# 술에 취해 계단에서 굴러 머리가 찢어진 한 40대 여성이 A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찢어진 상처 치료를 위해 머리카락을 자를 수 밖에 없었다.
이 여성은 스트레스로 탈모가 진행중인데 머리카락을 자르라고 하니 너무 화가 난다며 의료진과 보안요원에게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휘둘렀다.
또 다른 환자 보호자와 다투고, 응급실 스테이션에 난입해 다른 환자의 검사지를 찢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 휘말렸던 간호사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퇴직서까지 냈다.
응급실을 이용하는 환자, 보호자의 의료진 폭행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미비할 뿐만 아니라 현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병원법무담당자협의회(회장 중앙대병원 강요한)는 6일 이화여대에서 '응급의료현장의 폭력발생방지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강요한 회장은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폭행을 당하면 진료 공백이 생기게 되고 결국 제3자인 다른 환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호 전문업체 에스텍이 18개 종합병원의 응급실 상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2718건의 난동 사건이 일어났으며 고소고발로 이어진 것도 41건이었다.
난동 사건은 2009년 2564건보다 약 200여건이 늘었다. 고소고발도 2009년 24건 보다 약 2배 정도 증가했다.
2718건 중 절반에 가까운 1115건(44.2%)은 취객 난동 사건이었으며 진료지연, 정신과 환자 난동, 접수 수납 지연 등으로 인한 사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응급의료현장의 폭력발생방지를 위한 토론회가 6일 이화여대에서 열렸다.
응급의료현장 폭력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의료진 대상 폭력예방 및 대처 교육 ▲응급실 보호자 출입 엄격 제한 ▲보안요원 권한 확대 ▲경찰의 응급실 폭력 사건에 대한 인식 전환 ▲대국민 홍보 등 5가지가 공통적으로 꼽혔다.
응급실은 중환자와 외에도 술에 취한 환자, 보호자, 지인, 동행인 등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워 통제가 어려운 환경이다.
따라서 응급실은 환자 본인 보다는 보호자, 동행인들에 의한 폭력, 폭언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유승민 변호사는 "응급실 내 보호자의 숫자를 제한하고 보호자가 안심하고 편안하게 대기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확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의 응급실 폭행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는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응급의학회 유인술 기획이사는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 치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하지만 폭행 사건이 생겼을 때 경찰을 부를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공권력에 의지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보다 평소 친분이 있던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부르면 출동시간도 더 빠르고 일도 더 깔끔하게 해결해 준다"며 "이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허수진 검사는 "수사기관을 믿지 않고 도움받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본인들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어서 안타깝다"며 "수사기관과 법원의 인식변화가 필요하고 경찰과 연계한 협력 시스템을 미리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응급실 폭행 현황에 대해서는 너무 생소한 내용"이라며 "버스 운전기사 폭행 등이 언론을 통해 중점적으로 다뤄지면서 환경이 많이 개선된 것처럼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현실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인술 기획이사는 "대국민 홍보는 이미 학회 차원에서 10년전부터 주장해온 사안"이라며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의료진이 잘못했으니까 그런 일이 일어났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이를 환기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과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의료기관 내 폭행, 협박 방지 등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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