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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문학, 의사의 자세 확립 위한 것"

발행날짜: 2011-07-28 06:42:21

연속 인터뷰③ 강신익 인제의대 인문의학연구소장

<의과대학 교수에게 인문학을 묻다>

의사의 윤리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의과대학은 앞다퉈 의료인문학과를 개설하는 등 인문학 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의과대학 교수를 직접 만나 의료인문학에 대한 그들의 철학과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인터뷰는 매주 연재된다. <편집자주>
"의료인문학은 기능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인문학은 지식교육을 위한 게 아니라 의사로서의 삶의 자세를 확립하기 위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자타공인 의철학자로 불리는 인제의대 강신익 교수(54·인문의학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강 교수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영국에서 의철학과를 전공한 뒤, 현재 인제의대 인문의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학자.

그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의료인문학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의료인문학 교육은 당장 효과가 나타나고 눈에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능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자칫 의료인문학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특히 "의학과 인문학은 패러다임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의학이 근거중심 학문이라면 인문학은 가치를 근거로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의사국시에 의료인문학 문항을 넣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인문학을 5지선다형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인문학의 교육 취지를 손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의사국시에 문항을 포함, 의대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의료인문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면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강 교수와의 일문입답.

Q: 의료인문학의 올바른 교육 방향은 무엇인가.

A: 무엇보다 의료인문학은 기능적인 학문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맞지 않다. 인문학은 지식교육이 아닌 의사로서의 삶의 자세를 확립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교육 목표 또한 지식이 아닌 정서적인 면을 타깃으로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이 상호적인 교육이 적절하다. 특히 인문학은 가치를 중시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Q: 의학과 인문학(철학)은 학문의 접근 방법부터 다르지 않나.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의학과 인문학은 패러다임이 다르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없다. 인문학 교수에서 이분법적인 사고는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에도 맞지 않는다. 이는 곧 의학의 잘못된 발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Q: 의료인문학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동의하나.

A: 동의할 수 없다. 실제로 현재 의대에선 의료인문학 이외에도 의철학, 의료윤리 등 각 분야에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인문의학 관련 책도 발간됐고, 관련 논문도 상당수 나왔다.

또 생명윤리학회, 의료윤리학회, 의학문학회 등 관련 학회도 다수 생겼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중적으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정작 의료계 내부에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의료인문학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기 보다는 의료인문학에 대한 용어 정의가 안 돼 있는 상태라고 보는 게 적합하다. 이번 기회에 의료인문학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인문학 교육이 좋은 의사(?)를 만드는 데 필요한가. 왜 그렇게 생각하나.

A: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문학이라는 게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기능적으로 접근해 '교육 효과가 얼마나 있나'에 대해 따지다 보면 인문학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접근하려는 시각이 아쉽다.

지난 10여년 간의 경험을 볼 때 의료인문학은 정서교육이자 가치교육이 돼야한다. 지식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과학적인 교육은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을 제시해주지만 인문학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해서 동기를 부여해주는 학문이다.

의료인문학의 교육 목표가 상투적인 표현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가령 '따뜻한 의사가 되자'라는 목표를 보자. 뻔한 말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깨닫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자신의 태도에 대해 반성하고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Q: 개인적으로 어떻게 인문의학 관심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A: 치과의사로서 20년간 환자를 마주하면서 현장에서 좌절감을 맛봤다. 의사가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하는 지 등에 대해 의대에서 어느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다.

선배나 교수님을 따라하는 게 전부였다. 이것이 의료교육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최근 의사국시에 의료인문학 관련 문항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의사국시에 의료인문학 문항을 포함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시켜보면서 느끼는 부분이지만 인문학을 5지선다형 문제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교육의 취지를 손상시킨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 생각해봐라. 의료인문학 전임교수 배정 여부를 의과대학 인증평가에 반영하면서 의료인문학이 발전한 게 사실이다. 의사국시에 관련 문항을 포함시키는 것도 이와 유사한 순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그렇다면 어떤 문항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A: 시험 출제 내용은 의료윤리학을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일부 역사를 다루는 의사학 문항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 두 과목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하면 문제를 출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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