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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왕진 활성화 사업, 아쉽지만 가야할 길 2019-11-07 11:20:13
왕진 활성화를 위한 '일차의료 왕진수가 시범사업'이 올 연말 첫 발을 내딛는다. 이를 지켜보는 필자의 심경은 꽤나 복잡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들어내고도 끝내 남는 것은 '진한 아쉬움'과 '책임감', '작은 희망' 정도라 하겠다. 진한 아쉬움 지난해 국회에서 법을 개정할 때부터 정부 내부 논의, 그리고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까지 그간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아쉬움이다. 최근의 환경 변화는 우리 사회로 하여금 왕진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지만 거동이 불편해 직접 의료기관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 또 중증 환자에게 왕진은 반드시 필요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런 배경으로 국회와 정부는 왕진 활성화를 위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숙제는 크게 두 가지. 왕진 관련 법률 정비가 이뤄져야 했고, 의사가 왕진에 나설 유인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정수가를 보장하는 일이다. 국회가 먼저 지난해 왕진수가 신설의 근거를 마련하는 법률 개정을 진행했고, 뒤이어 정부가 적정수가와 사업모형 산출을 위한 시범사업을 준비했다. 준비과정은 치열했고, 첫 결과물도 나쁘지 않았다. 비현실적인 왕진수가가 제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벽으로 지적됐던 만큼 이를 현실화하는 노력이 있었다. 그렇게 결정된 왕진수가는 11만6200원. 이는 이동시 교통비와 기회비용 등을 감안한 것으로 왕진시 실시한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별도 수가 청구도 가능하게 했다. 이전에는 왕진수가라 할 것도 없이 진료실 내 진료와 동일한 수준의 진찰료, 다시말해 의원급 기준 초진 1만5640원, 재진 1만1210원만 인정돼왔으니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적잖은 진전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건정심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이것이 조정되고 말았다. 포괄수가인 왕진료 A는 11만5000원(별도산정 불가), 비포괄로 의료행위별 별도산정이 가능한 왕진료 B는 8만원 수준으로 내려앉고 만 것. 의료계가 그간 적정 수가가 제도 활성화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정도의 수가로 누가 진료실을 포기하고 왕진을 가겠는가. 비현실적인 수가가 기존 왕진제도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결정은 두고두고 아킬레스 건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해야겠다. 왕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작금의 정책적 환경에서 의료계가 논의의 주도권을 가져야 했음에도 의협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책임감과 희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감'과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린 것은 이것이 환자를 지키는 의료인의 책무로서 반드시 가야할 길이며, 우리는 이제 막 그 길에 첫발을 내딛은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이에 따른 노인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 의료 취약계층에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방문진료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일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의사가 해야한다. 왕진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환자의 가정과 지역사회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 일차의료기관이어야 하며, 왕진 의사에게는 사회적 기여도에 맞는 적절한 수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시범사업 논의과정을 지켜본 의료계는 적잖은 실망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부는 왕진제도 신설 자체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함께 염려하는 바다. 다만 이제 막 사업의 첫 발을 내딛은 만큼 조금 더 지켜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은 말 그대로 ‘시범사업’의 단계다. 모든 의사가 왕진에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니며, 원하는 의사는 본인의 뜻에 따라 참여하면 된다. 정부에도 당부한다. 거동 불편 환자의 의료접근성 개선, 이들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왕진을 활성화하고 싶다면 시범사업 과정에서 사업모형과 수가의 적절성을 꼼꼼히 살피고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왕진에 나설 수 있도록 이를 현실화하는 후속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번아웃 의사들이 보험회사 밥그릇까지 챙겨야 하나 2019-11-04 12:00:50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보험업법개정안 등 실손보험 청구 전자ㆍ간소화를 위한 법률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계류중이다. 보험소비자의 편의 제고라는 이유로 발의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이 법안은 보험회사 등이 요양기관에 진료비 계산서·영수증 과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등을 전자문서로 전송하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요양기관이 그 요청에 따르도록 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해당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는 해당 법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알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달 24일 '동의'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법안 통과가 급물살을 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법안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실손보험회사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의료정보를 무더기로 유출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민간보험회사의 업무 편의를 위해 국가 기관의 빅데이터를 제공해 공익에 위배된다. 셋째, 과중한 업무 때문에 번아웃 상태인 의사에게 민간보험회사 수익성까지 챙기도록 강요하는 부당성이 있다. 만일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기관은 환자 진료의 세부 내역까지 실손보험회사에 보내야 한다. 환자의 건강에 관한 은밀하고 소중한 정보가 민간보험회사의 손아귀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험회사가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추후 해당 환자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항목을 골라서 가입시키는 등 역선택을 하게 될 소지가 있다. 세계적으로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공공기관이 보유한 자료를 수집 제공하는 국가는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2년 2월 자동차손해보험보장법의 개정에 따라 2013년부터 심평원이 자동차보험 심사를 시행하면서 시행 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실손보험회사에 데이터까지 제공하게 된다면 심평원의 존재 이유는 과연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의료계에는 과로사, 흉기에 의한 사망 등 진료현장의 의사들이 의욕을 잃게 만드는 우울한 소식들이 줄지어 들려오고 있다. 의사들은 그 동안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저수가로 이미 번아웃 상태다. 만약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한다면 더 이상 의사들에게 환자 진료라는 본질적 업무 이외 불필요한 짐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 의사가 환자를 잘 돌보도록 도와주고 격려해도 부족한 때 의사더러 실손보험회사 밥그릇 까지 챙기라고 하는것이 합당한 일인가? 의료계는 국민의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의료정보를 대거 유출하게 될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법안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이 법안이 폐기될 때 까지 모든 수단을 다해서 막을 수 밖에 없음을 정부와 국회는 알아야 할 것이다.
|이경권 칼럼|진정한 선진국의 조건 2019-11-04 05:45:50
|우리나라가 선진국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경제지표상으로는 선진국이라는 견해가 다수인 것 같고 각 영역을 찬찬히 살펴보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개인적으로는 선진국에 한 표를 던진다. 물론 몸담고 있는 법조 영역이나 의료계 내부를 살펴보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의 개별 영역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보다 못한 제도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전체적으로 평가해 보면 우리도 이제는 선진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요즘 벌어지는 일 가운데 하나의 예를 들어 우리가 부족한 점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현재 영남 지역의 일부 병원들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무면허의료행위를 했다는 혐의다. 의사가 해야 하는 심장초음파를 간호사가 대신 하였다는 것이다. 임상병리사나 방사선사가 하면 적법하고 간호사가 하면 위법이다라는 주장이나 우리 의료 현실에서 보조인력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주목하는 점은 왜 보험회사가 의료기관이나 특정 의료인을 고소했냐는 점이다. 그 자세한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개인적 견해로는 실손보험의 보험금 지급액이 보험회사가 계획했던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즉 대부분의 실손보험 약관에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 이를 활용하기 위해 고소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보건경제학자나 예방의학자들은 벌써부터 현행 의료시스템인 급성기 질병 치료의 단계에서 질병의 발생을 막는 예방적 의료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해왔다. 일부 호응하는 정책도 있으나 주장에 비해 변화의 속도는 훨씬 더디다. 실손보험사태의 본질도 상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훨씬 더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하여 가입자와 보험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상품을 개발하는 것인데, 과연 개발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법조계도 마찬가지다. 사건이 생겨야만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자문을 받는 단계에서 흔쾌히 충분한 돈을 지불하는 풍토가 정착되었다고 보기 힘들다. 어느 이공계 교수님의 외침처럼 정부의 연구비 지급방식도 유사한 면이 있다. 연구비가 지급되면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어야 한다. 어떻게 연구를 하면 100% 결과가 나올 수 있는가? 실패하는 정부 출연의 연구는 있으면 안 되는가? 보험업계는 보험상품의 판매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후에 보험금 지급 단계에 대한 충분한 사전조사를 해야만 한다. 그 결과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상품의 개발에 나서야 한다. 요실금 사건으로부터 보험회사는 배운 것이 없는가? 무릇 선진국이란 사회 모든 영역에서 예방적 활동이나 사전조사에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그것이 비록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진정 선진국이 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실력이다. 본 칼럼은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뉴스레터 및 LK 보건의료정보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lkhealthcare.co.kr
"펜벤다졸 복용 사태 안타깝지만 막지 말고 도와줘야" 2019-11-04 05:45:50
요즘 펜벤다졸 이슈가 뜨겁다. 식약처는 펜벤다졸이 사람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간독성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으니 복용하지 말라는 보도자료를 두차례에 걸쳐 배포했다. 식약처의 논리라면 동물시험 결과만 있는 항암제를 사람에게 투여하는 임상1상은 승인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떤 신약이나 처음 사람에게 투여할 때는 동물시험 결과밖에 없다. 동물시험결과가 사람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추정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면 동물시험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동물에서의 결과가 사람에서의 결과를 추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부득불 소중한 동물을 희생하면서까지 동물에서의 결과를 얻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회사가 펜벤다졸의 지금까지의 동물시험 결과를 가지고 사람에서의 임상1상 승인을 규제기관에 요청했다고 하자. 규제기관은 과연 승인할까? 만약 본인이 그런 임상1상 계획서를 검토했다면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검토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입증된 펜벤다졸의 약리학적 기전상 사람에서 항암 효과가 있을 수 있는 과학적 개연성이 있고, 현재 환자들이 투여하고 있는 용량(조 티펜스의 복용량에 준함)은 동물에서 유효성을 보인 용량보다 높고, 동물에서의 안전성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식약처에서 우려의 의견을 나타낸 간의 종양 성장 촉진 효과는 마우스에서는 관찰되지 않았고, 래트에서만 관찰된 소견으로서 이 때 래트에게 투여된 용량은 현재 환자들이 투여하고 있는 용량의 2배 이상의 용량이다. 이와 같이 간 종양 성장 촉진 효과는 동물의 종에 따른 차이도 있고 용량에 따른 차이도 있어서 그 해석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재 환자에게 투여되는 용량에서도 간 독성 및 골수 억제 등의 위험성은 있으므로 간기능 검사 및 혈액(CBC) 검사의 주기적인 모니터링, 간 독성 및 골수 억제 위험성이 있는 약과의 병용 투여시 좀 더 집중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펜벤다졸 현상의 문제는 본래 임상1상은 약을 개발한 회사가 규제기관과 의료기관의 기관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고 의료진의 감독 하에 환자에게 약물이 투여돼야 하는데, 현재 펜벤다졸을 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임상시험의 절차를 밟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펜벤다졸을 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는 회사가 없는 이유는 항암제 1~3상과 허가까지에 드는 수천억대의 개발비를 투여할 만한 회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말기 암환자들은 자신의 몸에 펜벤다졸을 임의로 투여해 스스로 임상시험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누가 이 환자들을 비난할 수 있으며, 펜벤다졸을 먹지 말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임상시험 승인 후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는 DSUR 조차 검토하고 있지 않는 식약처가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다면 도리어 환자들이 위험천만의 셀프 임상 대신 주치의에게 복용 사실을 알리도록 하고, 주기적으로 간기능 및 혈액(CBC) 검사를 모니터링해 부작용의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안전을 관리하고, 3~6개월 후 추적 관찰에서 암이 진행하지 않는 효과가 관찰되지 않는다면 약을 중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항암제 신약의 성공률이 약 5%다. 그 성공한 신약의 효과가 약 50%의 환자에서 있다고 가정할 때 신약 임상1상 시험에 참여해 유효성을 경험할 확률은 2.5%다. 그렇기 때문에 리얼월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펜벤다졸의 임상1상 결과가 전체적으로 비록 효과가 없다고 나올지라도 2~3명에게라도 효과가 있다면 그것을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펜벤다졸이 말기 암환자들에게 준 희망을 생각할 때 이미 그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먹지 말라고 하지 말고, 안전하게 먹도록 도와주자. ※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저자 소속 기관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탁하공론(卓下空論)으로 시작되는 왕진 사업 2019-11-04 05:00:45
지난 30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왕진 시범사업 계획 등을 담은 '재택의료 활성화 방안'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지난 9월 건정심에 '재택의료 활성화 및 왕진·가정간호 내실화 추진 방안'을 보고했으나, 다수 건정심 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해 결론을 내지 못했었고, 이에 소위원회로 내려 다시 심의한 뒤 올린 안을 보고하고 사업추진 계획을 결정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성명서를 내어 반발했다. 의료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확정된 왕진 시범사업 안은 당초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것보다 왕진수가 수준, 재정투입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왕진료는 60분 기준 8만원, 1시간 반 11만5000원으로 낮아졌고, 후자는 별도행위료를 산정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더욱 낮아졌다. 또 동일 건물·세대 방문 시 왕진료를 삭감하여 지급하는 방안도 도입됐다. 왕진료 산정횟수도 줄어들었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는 의사 1인당 1주에 21회까지 왕진을 인정하도록 제안했으나, 건정심은 의사 1인당 산정횟수를 15회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 결과 새 모형을 반영하여 책정된 왕진수가 시범사업 재정은 142억에서 최대 355억원으로 추산됐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이번에 확정된 왕진수가 시범사업 계획에서 참여기관을 '의료기관'으로 적시함으로써, 당초 그 대상을 ‘의원급 의료기관’만으로 한정했던 것을 여타 직역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실성 없는 왕진 수가 복지부는 1시간 반 기준 11만5000원의 왕진료는 약 10km 이동거리를 감안한 교통비와 해당 시간의 기회비용 등 방문료를 포함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초 왕진료에 더 해서 청구할 수 있게 되어있었던 별도행위료의 산정이 금지됐다. 즉 각종 처치나 시술료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60분 기준 8만원의 수가를 청구할 경우 별도행위료 산정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지만, 현장에서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무엇을 별도로 산정할 수 있고 또는 안 되는지. 필자도 예전에 간혹 왕진 진료를 했던 의사로서 이번에 결정된 왕진 수가가 현실성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진료과나 의원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성질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동네 의원에서 60분 동안 내원하는 환자 수가 대략 8~10명 정도 된다(물론 편차는 더 있다). 올해 의원 진찰료는 초진 1만5890원, 재진 1만1410원이다. 단순히 진찰료만 따져도 계산이 맞지 않는다. 자기 진료실에서 편안히 환자를 보는 것의 절반(또는 그 이하)의 수가를 받고 왕진을 나가고 싶을까. 게다가 원장이 왕진을 다녀오는 동안 대기하게 될 외래 환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원장이 홀로 근무하는 의원은 현실적으로 왕진이 어렵고 2인 이상 의사가 근무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왕진이 시행될 수 있겠지만 그나마도 경제적인 동기를 부여받기 힘들어 보인다. 그 결과 의사를 여러 명 둘 수 있는 규모가 있는 의원에서만 왕진사업을 하게 되거나,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 부진을 이유로 병원까지 확대된다면 당초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재택의료 활성화 차원에서 왕진사업을 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실효성 있는 왕진 사업이 되려면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왕진 요청은 대개 만성중증질환자들의 정기적 또는 반복적인 진료나 관리보다는 환자 상태가 나빠질 때 의료기관 방문이 힘들 경우 재가에서 수액치료 등을 편안히 받기 위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단순한 진찰보다는 치료가 즉시 이루어져야 하기 마련이고, 의료기관 이송이 힘들 경우 의사의 판단 하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왕진수가가 적절히 보상되지 않으면 의사는 왕진을 나가기보다는 의료기관 이송을 권할 수밖에 없다(환자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수가뿐만이 아니다. 많은 의사들은 요즘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의료진에 대한 폭력사건 등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의료기관 내에서의 폭력도 무서운데 낯선 장소로 나가는 왕진에 대한 거부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왕진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복지부나 건정심이 왕진사업을 활성화시키고자 한다면 이런 문제점도 거론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동기 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면은 찾아 볼 수 없다. 복지부는 "의원급 왕진 시범사업과 관련해서 의협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한 것이며, 건정심 대면회의와 소위원회 등 3번 회의 모두 의협은 안 나왔다"고 말한다. 듣기 거북하지만 사실이며 따가운 얘기다. 만약 의협이 건정심에서 위의 얘기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왕진 시범사업이 실패로 돌아가면 우리의 합리적인 의견을 무시한 건정심의 책임이다"라고 했으면 이번처럼 쉽게 통과가 됐을까. 현장에 나가보지 않고 주로 학자나 공무원들이 탁자 위에서만 펼치는 헛된 논설로서 실현성이 없는 허황된 이론을 탁상공론(卓上空論)이라고 한다. 이번의 왕진 시범사업 모형이나 수가 또한 그렇다. 왕진사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그 주체인 왕진을 나가는 의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진료 현장 의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이번 결정은 탁상공론도 아닌 탁하공론(卓下空論)이다. 설령 의사의 공식적인 의견 표명이 충분치 않았다고 해도,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의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왕진은 의사에게 매우 부담스럽고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왕진을 활성화 하려면 가능한 그 간극을 좁혀야 한다. 지금이라도 보건 당국은 왕진 시범사업 계획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현실성 있는 수가와 더불어 왕진에 따르는 의료분쟁의 가능성이나 의료진의 안전 등 법적 안전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법제도 마련과 더불어 ‘안전관리료’ 등의 신설도 검토해볼만 하다). 어떤 정책 사업이든 성공하려고 시범사업도 하는 것이지 일부러 실패하려고 하는 건 없다. 어서 실효성 있는 제도 설계에 나서기 바란다.
병원·학회 성공적인 PR 어떻게 할까?(4편) 2019-10-28 14:38:14
PR은 ‘마라톤’ 하듯 대한치매학회는 치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일상예찬 캠페인’을 8년째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미술관을 찾아 예술 작품을 즐기고, 작품활동을 해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치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키고, 한편으로는 1년에 한번이라도 환자와 보호자가 편하게 나들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캠페인은 무엇보다 참석한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꾸준히 진행해온 덕분에 대한치매학회의 대표적인 연중 행사로 자리잡았다. ‘일상예찬 캠페인’과 같이 효과적인 PR은 병원이나 학회의 인지도를 높이고, 명성을 쌓는 밑거름이 된다. 병원이나 학회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단시간에 올릴 수 있지만, 명성을 단시간에 만들기는 어렵다. 병원이나 학회에서 필요할 때만 PR을 해선 명성을 쌓긴 어렵다. 캠페인이나 사회공헌활동처럼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에는 우리 병원 혹은 학회의 이미지와 잘 어우러지게 기획하는 것이 좋다. 홍보는 마라톤처럼 장기전이다. 신문이나 방송에 병원이나 학회 기사가 몇 번 난다고 해서, 병원에 대한 좋은 평가가 생기고 환자가 몰려들진 않는다. 단순히 환자를 많이 오게 하기 위해선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오랫동안 PR을 할 계획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어떤 키워드가 기억되게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볼 일이다. 얼마 전에 차를 타고 가다가 건물 외부에 설치된 병원광고를 봤는데, ‘OO관절척추병원, OOO원장, 20년 경력, 비수술’ 등 병원의 강점이 잘 보이게 키워드로만 광고 카피를 뽑았다. 아마 이 병원장은 환자들이 이 병원을 찾게 되는 이유 또는 환자들이 관절척추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을 오랜 시간 고민해서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PR을 할 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긴 호흡을 가지고 PR을 하면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우리 병원과 학회 관련해서 어떤 키워드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기고 싶은지를 잘 디자인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잘 실천해도, 성공적인 병원/학회 PR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280억 vs 25억…안전에 얼마 투자하겠습니까? 2019-10-28 05:45:00
최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2020년 식의약 안전기술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기관 공모를 발표하면서 연구비의 규모는 28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사업에 대한 2019년도 예산은 323억원 규모였다. 국가 예산으로 국민과 환자의 안전을 위한 연구에 투자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식약처는 연구기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식약처는 실제적인 심사와 행정을 맡은 조직이며, 그 맡은 일의 성격상 고도의 전문성, 곧 전문인력을 요구하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그럼, 식약처는 전문인력을 늘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예산을 쓰고 있을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심사관 인력 충원을 위해 2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이 중 일부를 임상심사위원(의사 심사관)의 충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내부 예산 부족으로 심사관들이 수십명 사직했지만, 결원에 대한 충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던 중 평가원장이 기획재정부에 부탁해 25억원을 확보했다고 들었고, 이로 인해 간신히 결원에 대한 충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장의 노력에는 감사하지만, 결원 충원을 위한 25억원과 연구사업비 280억원, 그 규모에 있어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식약처의 전문인력 부족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굵직굵직한 이슈들, 즉 발사르탄 사태, 인보사 사태, 인공유방 사태, 라니티딘 사태 등은 전문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안전관리 부재 및 심사의 질 저하가 결국은 국민과 환자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식약처의 전문성 저하는 안전에만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그토록 외치고 있는 바이오산업, 제약산업 육성에도 결국은 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안전이라는 토대 없이 진정한 의미의 바이오산업, 제약산업 육성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중국은 미국 FDA의 자문을 받아 1년 내에 의사 심사관 700명 이상을 충원했다. 중국이 국민과 환자의 안전만을 생각해서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규제기관의 전문성이 국가의 산업에 발전이 된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식약처의 전문인력 부족에 대해서 매우 오랫동안 문제제기가 됐고, 이번 국감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졌지만 왜 식약처는 획기적인 전문인력 충원을 하지 않을까? 본인은 의사 인력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식약처에는 해외 규제기관 대비 의사 인력이 매우 적다. 예를 들어 미국 FDA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800명 이상이지만 평가원에는 11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는데, 식약처의 인적자원이 FDA의 1/10 수준임을 감안하더라도 의사가 80명 정도는 돼야 된다. 의사만 부족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데이터/통계 전문가, 약리 전문가, 비임상 전문가 등 광범위하게 전문가가 부족하다. 식약처는 최근의 일련의 사태들을 통해 내부 전문가 확충에 사활을 걸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정책들은 주로 외부 전문가 활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면 10월 22일 식약처는 바이오의약품 허가 심사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4개 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규제기관이 전문가 집단과 소통을 활발히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고, 본인 또한 내부에서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 집단과의 소통과 외부 전문가 집단과의 '업무' 협약은 매우 다른 것이다. 식약처가 발표하고 있는 외부 전문가와의 업무협약 내용들을 보면, 규제 기관이 마땅히 책임져야 하는 전문 영역을 외부 기관에 외주(아웃소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해외 규제 기관도 이렇게 내부 전문가가 심사해야 할 영역을 외부 전문가와의 업무협약으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외부 전문가는 맡은 바 사안에 대한 책임감, 규제적인 측면에서의 관점, 국민과 환자의 안전 중심적인 사고체계 등에서 내부 전문가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내부 전문가를 확충하지 않는 이유로 예산을 핑계로 든다. 또 전문가, 특히 의사들의 경우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전문가를 더 확충할 예산이 없는 식약처가 연구개발사업에는 어떻게 280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투입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정책 결정에 필요한 중요한 연구는 과제를 정해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식약처에서 2년여간 일하면서 의약품 관련 연구개발사업의 결과가 직접적으로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업무에 참고하라고 공람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또 마땅히 정책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 연구는 정책에 반영이 안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10년에 식약처는 개발 중인 신약의 안전성 정보인 DSUR(Development Safety Update Report)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지만, 정책에 반영해 시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지난 8월8일 임상시험 5개년 발전계획에는 DSUR을 마치 새로운 제도인 것처럼 삽입했다. 연구개발에 투여되는 돈도, 전문가 인력 충원에 투여되는 돈도 모두 국민이 내는 소중한 세금이다. 과연 국민과 환자들은 자신들이 내는 세금이 어디에 투여되기를 바랄까? 국민과 환자는 식약처가 현 시점에서 연구를 잘하기보다는 마땅히 해야 하는 실무부터 잘 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식약처가 가지고 있는 예산에 큰 변화가 없다면 280억원과 25억원은 그 사용처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저자 소속 기관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병원·학회 성공적인 PR 어떻게 할까?(3편) 2019-10-21 08:21:33
위기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 하기 최근에 영양제를 맞으러 산부인과에 간 한 베트남 여성이 낙태를 당했다는 기사를 봤다. 환자를 착각한 의료진이 6주차 임산부에게 낙태 수술을 한 것. 수술을 받은 여성이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 항의했지만, 병원에서는 “의사가 퇴근해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기 PR 측면에서 이 사건을 보면, 첫번째 대응이 아쉽다.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기 위해선, 처음 위기를 인지했을 때 초기 대응이 제일 중요하다. 환자가 항의 전화를 했을 때, 신속하게 사실 확인을 했어야 했다. 사실 확인이 됐다면, 피해 입은 환자를 위로하고 진정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았을까.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첫번째 노하우는, 위기가 외부 노출되기 전 단계에서 더 커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이다. 관계자들이 모여 가능한 세부적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정리해야 한다. 사실 확인이 정확히 되지 않으면, 위기를 더 키울 수 있다. 두번째, 위기 원인이 내부에 있다면 이 단계에서 바로잡아야 한다. 바로잡는다 함은, 잘못된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수습 대책을 마련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물론 이 단계에서는 법률적인 자문 결과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언론 취재가 집중되는 큰 위기라면, 언론 대변인을 지정하여 일관성 있게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어떤 원칙보다, 병원에서 위기가 발생한 경우에는 환자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당장은 손해처럼 보일 수 있지만, 멀리 보면 득이 될 수 있다. 위기시에 그 동안 쌓아놓은 명성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평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조직이 한번 위기로 쓰러지진 않는다. 눈에 보이진 않아도, 평소 고객(환자) 관계, 기자들과의 관계 등이 반대로 병원이나 학회에 위기 상황이 되었을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병원·학회 성공적인 PR 어떻게 할까?(2편) 2019-10-14 08:31:44
‘강남언니’라는 앱이 요즘 핫(?)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각 병원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아도 한번에 병원 평가나 수술 후기를 볼 수 있고 견적도 다양하게 받을 수 있으니 편리하긴 한데, 후기작성 등 조건을 부가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수술비를 안내하고 환자를 유인하는 등 의료법 위반 사례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 관여도가 높고 경쟁이 치열한 성형외과나 피부과, 정형외과 등의 경우, 환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이나 광고, PR 활동도 경쟁적이다. 때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병원 담당자들이 댓글 싸움을 하기도 하고, 내부적으로는 홈페이지 방문자수, 기사 수 등을 비교하기 바쁘다. 하지만 소비자들도 옥석을 가린다. 기사가 많이 나온다고, 온라인에 많이 언급된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노출량에만 집중하다 보면, 컨텐츠의 진정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병원이나 학회 PR이 왜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보면,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PR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의학정보를 알려주고, 치료를 더 잘 받을 수 있게 하고, 환자들이 가고 싶은 병원이 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환자들의 의견을 계속 경청하고 이를 PR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 PR을 잘 하는 조직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꾸준히 설문조사를 한다. 환자들이 진짜, 병원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에 만족하는지, 우리 병원의 평판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떤 통로로 우리 병원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지 면밀히 살펴본다. 환자 중심 커뮤니케이션은, 그들이 무엇에 관심있는지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정보를 전달할 때, 그리고 전달하는 의학/건강 정보의 정확성에 대해 책임질 때, 우리가 하는 PR에 진정성이라는 힘이 생긴다. 진정성 있는 PR, 소비자들과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방법론이다.
병원·학회 성공적인 PR 어떻게 할까?(1편) 2019-10-07 05:45:10
"자, 오늘 회의 안건은, 우리 병원 PR 방법입니다. 요즘 가장 효과적인 채널은 어디일까요? 아무래도 유튜브가 대세죠?" "얼마전 '환자 많은 병원'이 A프로그램에 나온 다음에 환자가 엄청 늘었다고 하던데요?" "저도 들었습니다. 그럼 우리도 A프로그램에 한번 컨택 해보죠. 솔직히 말해 수술 실력은 우리가 훨씬 낫죠." PR에 관심 있는의료진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PR을 잘할 수 있나?"다. 하지만 실제 궁금해하는 건 위 사례처럼 어떤 매체에 기사가 나야우리 병원 또는 학회가잘 나올 수 있겠느냐는 거다. 그리고 다른 병원이나 학회는 어떻게 했는지 매우 궁금해한다. 성공적인 PR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첫째 병원이나 학회 PR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와 청사진을 분명히 할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국내 최고의 지방흡입 전문병원으로 포지셔닝하겠다"거나 "수술은 제일 마지막에 권하는 관절척추병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 병원이나 학회를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게 할지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건축 도면을 디자인하는 것과 비슷하다. 멋진 집을 짓기 전에, 잘 지어진 집을 많이 보는 게 좋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잘 지어진 다른 집이 우리 가족에게 딱 맞지는 않듯, PR도 마찬가지다. 병원이나 학회 특성에 따라 PR 전략과 매체는 다양하게 디자인될 수 있다. 병원 규모나 위치, 학회 성격과 위상 등에 따라 똑같은 매체에 방송되거나 기사화될지라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잘 진행된 PR 사례를 많이 접하더라도 우리 병원이나 학회에 적용하는 것은 한번 더 필터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는 것이 좋다. PR은 집을 건축하는 것 처럼, 병원이나 학회 등 조직과 연계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고, 명성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돌아볼 정도로 멋진 집을 짓기 위해서는 어떤 집을 만들고 싶은지부터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