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된 협상결렬, 건보공단도 변해야 산다 2020-06-04 05:45:0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병원과 의원, 치과의원 결렬로 지난 2일 새벽 6시까지 진행된 2021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은 마무리됐다. 전 유형 타결은커녕 전례도 없던 3개 유형 결렬이라는 사태가 벌어졌다. 병원과 의원, 치과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최종 제시받은 가인상률은 1.6%와 2.4%, 1.5%다. 관례상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수가인상률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많은 요양기관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개 유형의 결렬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결과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수가인상을 위해선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했기에 이해 가는 측면도 있다. 요양기관이 힘든 만큼 국민도 힘들기에 고통 분담하자는 의미에서 이전보다 낮은 수가인상률로 협상이 마무리 된 것이다. 하지만 매년 하게 되는 유형별 수가협상을 지켜 볼 때면 요양기관 입장에선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측면이 존재한다. 그동안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은 재정건전성과 전년도 진료비 증가율을 협상 카드로 내세워 공급자단체들을 상대해왔다. 간단히 말해 전년도 진료비가 많이 늘었다면 이를 내세워 다음연도 수가인상률을 높게 줄 수 없다는 논리를 만들어 냈다. 이 건보공단의 협상전략은 올해도 계속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체 유형 중 가장 낮은 수가인상률을 기록한 치과의원이다. 치과의원은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노인틀니, 임플란트, 치석제거 등이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되면서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치과의원은 건보공단 연구용역에서 유형 중 수가인상 순위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결렬'은 예견됐던 일이었다. 건보공단이 연구용역에 충실해 협상에 임했다 하더라도 치과의원 입장에서는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을 협조했더니 수가협상 결렬이라는 페널티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실제로 치과의사협회는 결렬 직후 성명서를 통해 "2017년 대선공약으로 발표한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진료대기로 2019년도 치과 진료비가 급등해 불이익을 초래하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의료계 입장에서는 이번 수가협상에서 치과의원 결렬로 협상 본보기로 삼을 것이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보장성강화에 참여했는데 정작 건보공단은 급여비가 늘어났다는 이유로 저조한 수가인상률을 제시하니 말이다. 건보공단에 묻고 싶다. 만약 올해 국민의 코로나19 검사로 병&8231;의원에 건강보험 재정투입이 늘었다면 이를 내년 수가협상 전략으로 활용할 것인가. 이 같은 협상전략이 계속된다면 건보공단을 향한 공급자단체의 불만은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건보공단이 공급자단체를 협상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내년 5월에는 이들을 납득할 만한 새로운 협상전략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원격의료, '타다'식 배드 엔딩될까…환자 효용 고려해야 2020-06-01 05:45:0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과거 의사협회를 출입했던 기자로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비대면 기조가 확산되면서 다시 원격의료 이슈가 부면 위로 부상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의료진 내부의 반발 심리가 누그러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원격의료가 한몫을 담당할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온다. 원격의료를 경험한 A교수는 "생각보다 완벽해 놀랐다"고 평했다. 스마트폰으로 환자와 실시간 상담과 나누고, 카메라를 통해 병변을 확인하는 과정이 기대 이상으로 깔끔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놀란 부분은 원격의료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다. 이런 의견이 의료진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과거엔 내부의 아젠다 단속에 의해 이야기 말미엔 "오프 더 레코드를 부탁한다"는 말이 의례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전임 집행부에 몸담았던 의협 고위 임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세상이 변했다고. 의사들의 '반대'만으로는 원격의료를 막을 명분도, 힘도 없다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그 역시 과거 원격의료 투쟁 전선에서 앞장섰던 인물이다. 작년 출장차 들른 미국에서 흥미로운 몇가지 장면을 봤다. 미국당뇨병학회는 연속측정기술(CGM)이 어떻게 환자의 관리 및 예후에 기여를 하는지, 그 가능성을 리얼월드데이터로 최초 공개했다. 국제 당뇨병 전문가 패널을 결성, CGM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결정한 것도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의 기술의 위상 변화를 나타낸다. 의학과 기술은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견인했다. 수술 향상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연구되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이 의학의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 5년간 의학의 발전을 이끈 건 누가 뭐라고 해도 기술이다. 빅데이터, AI, 왓슨, 블록체인이 과거 경험하지 못한 의료계의 새 풍경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원격의료를 법제화했다. 무려 23년 전 일이다. 원격의료 반대 기치를 내걸고 2만 여명의 의사들이 여의도로 집결한 2013년. 다시 7년이 지났다. 누구나의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졌고, 그 스마트폰으로 업무는 물론 홈뱅킹, 넷플릭스 시청과 같은 여가 활동도 해결된다.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까지 상용화된 세상이다.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오진 가능성이라는 문구는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반대의 가장 큰 논리였던 부작용 이슈도 결국 환자 효용 증대 앞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오진의 위험성 때문에 원격의료의 도입에 반대한다"는 주장의 순수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원격의료의 부작용을 어떻게 줄이고 어떤 방식을 도입해야 환자의 효용이 높이냐는 본질적인 논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의협은 제 밥그릇 챙기는 집단으로 매도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로 새로운 기술을 원천봉쇄한 '타다'식 배드 엔딩에 원성을 산 건 정부가 아니었다는 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안 된다는 논리 하나로는 버티기엔 말 그대로 시대가 변했다.
의사협회에 놓인 벼랑 끝 수가협상 2020-05-28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이른바 수가협상이 한창이다. 올해 협상은 코로나19라는 유례 없는 감염병 사태 속에서 진행되는 터라 일선 의료기관이 바라는 초·재진료 인상의 눈높이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 가운데 단연 주목을 받는 유형은 바로 의원급 의료기관.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년간 의원을 대표해 나선 의사협회가 협상에서 모두 건보공단과 합의하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만약 협상 결렬이 되풀이된다면 제도 도입 이후 3년 연속 최초 '결렬'인 데다 최대집 회장 임기인 3년 동안 단 한 번도 체결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상황은 어떨까. 일단 협상의 기본 바탕이 되는 '전년도 급여 데이터(청구실적)'는 지난 2년과 비교해 별반 다르지 않다. 진료비 증가율과 비중 면에서 조금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지만, 협상의 전략을 바꿀 만큼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의원을 대표해 나선 의사협회 협상단의 책임이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건보공단과의 협상을 생각한다면 의사협회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녹록지 않다. 지난 2년간 건보공단은 모든 유형과의 체결이 어렵다면 소위 '한 유형을 살리고 한 유형은 버리는' 협상 전략을 구사해왔다. 실제로 2년 연속으로 의원이 결렬한 사이 병원은 '체결'하면서 성공을 맛봤다. 지난해의 경우 병원은 1.7%의 인상률에 도장을 찍었는데 전체 1조 478억원의 추가재정 중 절반에 가까운 4349억원을 가져갔다. 즉 지난 2년간의 결과를 토대로 올해 협상을 가늠해본다면 또다시 이 같은 결과가 재연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현재도 이러한 예상은 협상장 안팎에서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2년간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보장성강화 파트너는 의원보다는 병원이었다. 이 때문에 건보공단 내에선 무조건 병원과는 타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앞으로의 보장성강화 정책에서도 병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데다 지난 2년간의 비협조로 일관한 의사협회의 대정부 전략도 밑바탕이 됐다. 건강보험의 재정도 문제다. 당초 17조원 적립금 규모에서 감염병 사태로 대구·경북지역 건강보험료 경감과 조기지급과 선지급, 감염 수가인상 등으로 현재 16조원으로 줄어들었다. 감염병 사태로 건강보험료 인상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보장성강화 정책도 병행해야 하는 정부와 보험자 입장에서 대폭적인 수가인상은 힘들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을 총괄하는 복지부 이기일 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보험자와 의료기관 어려움을 같이 살펴봐야 한다"며 "의료기관 경영이 어렵다고 이야기만 하지 말고 선지급 제도를 활용해 달라"고 의미심장한 말도 남기기도 했다. 과연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 의사협회 협상단은 2년 연속 결렬이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협상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어느때보다도 협상력이 중요하다. 한 주 남은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 간의 협상에서 의사협회의 극적인 반전을 기대해본다.
포스트 코로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2020-05-25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최근 의학계의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코로나 대응과 함께 역시 학술대회 문제가 꼽힌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사실상 춘계학술대회가 연기나 취소된 상황에서 장기화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이미 연기해 놓은 학회는 물론 추계 학회까지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학회들이 춘계학술대회를 6~7월로 미뤄놓았다는 점에서 이미 발등에 불은 떨어진 상황이다. 대부분의 추계학술대회가 9월을 기점으로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더이상 미룰 수 있는 시간적 한계도 분명하다. 이미 빅5병원에서 원내 감염 사례가 나온데다 이태원 사태의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6월 개최 학회들은 진행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제도적 지원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과 효과는 이미 검증이 끝난 상황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5월 이미 성공적으로 온라인 학회를 끝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웨비나 등을 통해 기술적 기반들은 충분히 검증이 된 부분도 있다. IT 강국답게 이미 많은 학술행사나 교육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는 비단 의학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지나치게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나마 의학회와 의사협회, 복지부가 머리를 맞댔지만 아직까지는 뚜렸한 윤곽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e-부스 설치 방안도 복지부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 또한 첫 회의를 6월로 잡아놓았다. 제도적 지원을 위해서는 공정경쟁규약 개정 등 굵직한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6~7월로 잡아놓은 학회들은 이미 선택지가 없다. 연수 평점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춘계학술대회 시즌에 많은 학회들이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수개월간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다 이제서야 부랴부랴 복지부에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또한 연수 평점 취득 기간을 유예해 달라는 요구다. 하지만 이미 세계 유수 의학회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암학회(AACR)을 비롯해 임상종양학회(ASCO)도 이미 온라인 진행을 확정했다. 미국내분비학회(ENDO) 오는 6월 학술대회를 이미 온라인으로 준비중이다. 그외에 6월, 7월에 진행되는 세계 학회 대부분도 온라인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K-의료, K-방역 등을 외치며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도 막상 의학자들의 학술의 장은 제도적 한계에 막혀 뒷걸음질 치고 있는 셈이다. K-의료의 쓸쓸한 그림자다. 전 세계는 현재 한국의 의료시스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이미 진행된 온라인 학술대회와 포럼에 해외 국가에서 접속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망을 통해 K-의료를 세계에 알릴 기회가 열린 셈이다. 현재 정부에서 제시하는 온라인 전환의 문제는 출결 확인이다. 의사들이 학술대회 창을 열어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연수 평점이 의사 면허의 유지를 위한 방편이라는 점에서 출결 확인은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프라인 학회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바코드를 찍는다고 해도 그 강의에 집중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미 세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그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 중에 하나다. 의사들의 출결 확인을 이유로 세계적 흐름인 온라인 학회가 막힌다면 국제적 망신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담구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왕 담굴 꺼라면 하루라도 서둘러야 한다.
만능약 기대 면역항암제 급여, 속도만이 능사일까 2020-05-21 05:45:50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일부 고형암종에서 최신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들의 보험급여 적용을 놓고 정부와 제약사가 약값 힘겨루기를 한다며 논란이 뜨겁다. 이미 국내 처방권에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니볼루맙)를 필두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임핀지(더발루맙) 등의 면역관문억제제 신약들이 진입한 상황이지만, 말그대로 비싼 약값을 놓고는 비용효과성 논의에 더딘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속에서 환자단체연합회는 이들 면역항암제를 판매하는 다국적제약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요지는 이렇다. 면역항암제 시장에 선발품목으로 들어온 옵디보·키트루다 등 표적 면역항암제의 경우 일부 악성 암종을 제외하면 건강보험에 비급여 대상으로 분류돼 여전히 고가의 약값을 지불하고 있어 환자들의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면역항암제 치료비로 한달에 500~600만원을 약값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의 생존권도 함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인데 여기서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면역항암제의 경우,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한 환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기존 표적항암제들과는 차별화된 기전으로, 어느 '누군가'에게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지하게 따져볼 부분도 있다. 면역항암제 등장 당시 일부 난치성 암환자들에 완치 사례가 소개되며, 마치 차세대 항암제의 끝판왕이자 기적의 신약으로 너무나 큰 관심을 받았다는 것이다. 항암신약들의 효과 판정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전체 생존기간(OS), 무진행생존기간(PF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기간(DOR) 등 평가지표을 놓고는 이전 세대의 표적항암제나 화학항암제들과의 비교에서 모두가 월등한 생존 개선혜택을 검증했느냐 하면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7월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경우 기대를 모았던 간암과 폐암 1차약 임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간세포암 1차 표적치료제로 10년간 진료현장에서 사용 중인 넥사바(소라페닙)와의 직접비교 3상임상인 'Checkmate-459 연구'에서 일차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율(OS) 개선에 실패한데다, 비소세포폐암 1차약 병용 임상에서까지 이렇다할 개선효과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3상임상 'CheckMate-227 연구' 결과만 봐도 당초 기대와 달리 항암화학요법 단독치료와 비교해 옵디보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전략은 일차 평가변수였던 전체 생존율 개선혜택을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Part 2 임상 결과에서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옵디보를 추가로 병용한 환자군에서 OS 중간값은 18.83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단독군 15.57개월에 비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면역기전을 차단하는데 따른 안전성 문제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어, 처방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입장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이렇게 임상현장에서는 면역항암제 단독사용만으로는 암환자에서 생존개선효과가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는 판단에, 이제는 표적항암제들과의 병용전략에 집중하는 것이 분명한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PD-1 및 PD-L1에 작용하는 면역관문억제제에 CTLA-4 및 TIGIT 계열 표적항체약 등을 추가하거나, 나아가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항암제들을 다양하게 섞어쓰는 일명 '칵테일요법'이 대세가 된 만큼, 지불해야 하는 약가 재정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최근들어 보건당국의 고민도 깊어 보인다. 면역항암제 등 고가약제의 급여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올해 보험약제 분야에 던져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현재 면역항암제의 급여 등재절차는 암질환심의위원회와 약가급여평가위원회, 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 등 3단계를 거쳐야 등재가 이뤄진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예전 보험약제 연간 사용량이 100억원도 많았는데 지금은 면역항암제와 희귀질환 약제 등 고가 약으로 연간 수 천 억원 대에 달한다. 복지부 입장에서 비용효과성을 감안하지 않으면 그 것도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면역항암제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차세대 면역치료제 신약들의 진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미 1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약값으로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뉴시너센)가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이르면 올해 도입이 검토되는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s) 세포치료제 킴리아나 후속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는 1회 투약비용에만 5억원에서 많게는 25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의 약값을 예고하고 있다. 분명 약제 보장성 강화는, 난치성 중증 질환에 더없이 중요한 방책이다. 그럼에도 고가의 신약들이 계속해서 처방권에 진입하는 가운데, 한정된 보험약제 재정을 놓고 질환들에 형평성과 함께 임상효과가 확실히 검증된 신약들을 평가하는데에는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이지 않을까.
묵묵히 일하는 복지부 공무원에도 박수를 2020-05-18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민들에게 각인된 인물은 의료진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다. 밤낮없이 근무하는 복지부 800여명의 공무원에 대한 얘기는 어디에도 없다." 최근 세종청사에서 만난 보건복지부 한 공무원은 코로나19 방역정책 평가에서 소외된 동료 공무원들의 서운한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지난 1월말 설연휴 기간 첫 확진자 판정부터 5월 현재까지 복지부 공무원들은 기존 업무를 잠정 중단하고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매달렸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신천지 교인 등 대구경북 지역의 폭발적 확진자 발생 시 현장에 급파돼 해당 지자체의 방역 시스템 구축 그리고 지역 의료기관과 자원한 의료진 유기적 연계와 지원방안 등을 진두지휘했다. 사태 초기 지자체 공무원들은 신종 감염병 방역 위급성과 보건체계 대책 마련에 서툴렀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하루 수 십 명에서 수 백 명 확진자가 나오는 현실에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지역 현장에서 파견된 복지부 공무원들은 초동 대처부터 사후관리까지 신속한 대처와 보완책을 제시하며 지자체를 독려했다. 복지부 공무원들의 동물적 감각은 세월호 사태와 메르스 사태 등 불과 수년 전에 벌어진 국가 재난을 경험한 학습 효과와 함께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중앙부처라는 소명의식이 작용했다. 일례로, 지역주민의 역학조사 결과와 확진판정을 밤늦게 통보받은 지자체 공무원들은 지자체장에게 구두로만 보고하고 태연했다. 해당 지자체에 파견된 복지부 공무원은 지자체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의 긴급 소집을 요청하며 확진자 동선에 따른 방역조치와 주민들에게 신속한 정보제공 등을 주문했다. 대구경북 지역 방역 보건정책의 백미는 생활치료센터이다. 폭증하는 확진자 수 천 명을 격리치료 할 병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절반 이상인 경증환자를 외곽 지역 별도 시설에서 치료 관리하는 생활치료센터 아이디어. 관건은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의료기관과 자택에 격리된 환자들을 어떻게 이동 시키느냐였다. 급파된 복지부 국과장은 대구경북 지역 의료체계 붕괴 조짐을 직시하고 의료기관과 소방청 협조를 끌어내며 경증환자들을 병원과 자택에서 생활치료센터로 강권하며 이동시켰다. 기업과 공공기관 협조를 얻어 연수원 등에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한 복지부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진 파견을 요청하고 관련 법령과 수가 고시 개정, 유권해석을 통해 새로운 치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생활치료센터 운영 초기 관리 감독한 행안부 공무원들은 방역과 보건의료가 혼합된 생활치료센터 방식과 입소한 확진자, 의료진 통솔에 난색을 표하며 복지부 공무원들의 신속한 대처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복지부 공무원 800여명 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중앙사고안전대책본부(중수본)에 파견 또는 겸직 중인 인원은 350명에 달한다. 이들 중대본과 중수본 그리고 지역현장 방역에 순환 근무할 때 부서에 남아 있는 공무원들의 동료 공무원들의 업무까지 대신하며 복지부의 흔들림을 차단했다. 사실상 복지부 공무원 800여명이 대한민국 국민 5천만명의 방역 보건체계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 관계자는 "복지부가 코로나19 대응 과정 중 실책도 있지만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중앙부처다운 모습을 보였다. 부처간 합동회의를 통해 방역과 보건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설득시켰다"면서 "회의 결과를 토대로 주저 없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복지부 과장급 이상은 몇 달째 세종청사 인근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복지부 한 간부는 "서울 집에 들어 간에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전하고 ”지역별 집단감염 발생에 대비해 간부들은 근무 후에도 세종청사 인근에서 대기 상태이다. 끝이 보이지 않은 싸움이라 지쳐가고 있지만 보건의료 정책을 책임지는 복지부 공무원으로서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질병관리본부 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공무원들 그리고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등 산하기관 직원들의 보이지 않은 헌신 덕분에 코로나19 대한민국 방역이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공든 탑 흔든 아쉬운 선택 2020-05-14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의료진 덕분에 덕분에 캠페인. 한쪽 손을 펼친 채 다른쪽 손은 엄지를 치켜세우면서 손바닥위에 올리는 이 캠페인은 코로나19 진료를 위해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국민 참여형 캠페인인 '덕분에 챌린지'다. 지금도 캠페인을 통해 의료진을 위한 릴레이 응원이 이어지고 있고 이는 코로나19 전선에서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으로 쌓아올린 공든 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공든 탑이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휴무 중 이태원클럽을 다녀온 김제시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기 때문. 이태원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2차감염까지 번지며 확산세에 있는 상황에서 의료진인 '공보의' 코로나19 감염을 두고 많은 언론이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김제시 복귀 이후 환자들을 3일가량 진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기사의 댓글에는 '현역으로 입대를 시켜야한다', '면허를 제한해야 될 만큼 큰 사안이다'는 등 과격한 언행이 오가며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현재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의료계는 '개인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어쩔 수는 없다', '의료진으로서 책임감이 부족했다' 등 두 가지로 의견이 갈리는 모습. 물론 현 상황에서 의료진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책임을 물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해당 공보의가 대구에 파견을 다녀왔다는 사실. 실제 김제시 공보의의 이태원클럽 방문도 격리기간이 끝난 뒤 집에 다녀오기 위해 서울을 가면서 이뤄진 것이다. 앞서 해당 공보의가 대구지역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소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상기했을 때 칭찬과 격려가 아닌 비난의 화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순간의 선택이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공들여 쌓은 탑은 무너질 리 없다는 뜻이 담긴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이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의료진이 쌓아올린 탑은 이번 김제시 공보의의 확진으로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순간의 아쉬운 선택의 결과가 의료진에게 주어진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코로나19 현장의 '의료진 덕분에' 국민들의 격려와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의료진 선배, 동기, 후배들이 함께 쌓아올린 공든 탑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순간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과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의사들 유튜브도 좋지만 선은 넘지 말아야 2020-05-11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선을 넘다. '어떤 한계나 한도를 넘는다'는 게 사전 뜻이다. 최근 응급실로 실려온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부터 사망까지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 유튜브 개인 채널에 게시한 의사 유튜버에 대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병원은 영상을 게시한 의사를 직위해제했고, 대한의사협회는 이 의사의 행위가 비윤리적이라고 판단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심폐소생술을 하다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 의사가 법을 위반한 건 아니다. 의료사고를 낸 것도 아니다. 통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윤리적 '선'을 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윤리의 선은 어디까지일까. 윤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는데, 상당히 주관적인 문제다. 의사윤리강령,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 등 윤리적 적정선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지침이 존재하지만 주관적인 문제인 만큼 강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의학 교육자들은 의대 교육 과정에 윤리적, 인문학적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의대가 관련 교육을 개설하기도 했다. 영상 정보 홍수 시대에 의사들도 앞다투며 뛰어들고 있다. '닥튜버(닥터+유튜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니 말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텍스트 기반 SNS에서도 정치적 신념이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새로운 채널에 대한 흥미, 환자와의 소통, 대중의 관심 등 다양한 욕구들이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갈수록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적정선을 지키며 하는 건강한 SNS 활동은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의사와 환자의 소통 기회를 넓히고, 직업의 전문성을 확고히 할 수 있다. 이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의사의 본분이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기본적으로 의사에게 주어진 직업적 소명이다. 환자의 생명이 우선한다면 환자 정보 노출, 비과학적 정보 등 부적절한 내용이 걸러질 수 있지 않을까. '게시' 버튼을 클릭하기 전 의사의 본분을 한번만 더 생각해보고 누르자.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이번이 기회다 2020-05-04 05:20: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이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최근 만난 모 대학병원장의 말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그랬지만 코로나 정국 속 상급종합병원으로 향하던 경증환자가 사라졌다. 불과 6개월전, 복지부의 최대 화두이자 고민은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하는 것이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부터 의료질 지원금, 종별 가산율까지 복지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형 대학병원의 경증환자를 지역 의료기관으로 보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럼에도 의료현장에선 잡음이 새어나오는 등 쉽지 않아보였던 게 사실이다. 수십년간 지속해온 고리를 끊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가능할까 싶었던 미션(?)을 코로나가 한방에 해결해줬다. 당장 수술이나 응급처치를 요하는 중증질환자가 아니면 가능한 병원 내원을 하지 않았다. 특히 야간에 대학병원 응급실을 늘 차지하는 소아환자의 내원이 급감했다. 단순 고열로 응급실로 직행하던 소아환자가 거의 사라졌다는게 일선 응급의학과 교수들의 전언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증환자 쏠림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이 된 셈이다. 다시말해 수년간 복지부와 의료계가 풀지못한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다. 코로나19 확산이 극에 달했을 당시, 평소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해온 2차 의료기관은 당연하다는듯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지역 내 역할을 톡톡히 했다. 1차 의료기관에 개원의 또한 보건소 혹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선별진료소로 향하며 지역 환자의 건강지킴이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코로나 사태를 전후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는 끝나도 종식선언 이전까지는 생활방역은 계속될 예정이다. 1, 2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국민들도 의료전달체계가 왜 필요한지를 몸으로 익혔다. 중증과 경증을 왜 구분해야하는지,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즉, 의료전달체계의 전환점으로 삼는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똘똘 뭉쳐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을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인력 갈아넣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속도는 '독' 2020-04-27 05:45:5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인력을 갈아 넣는다." 제품 출시 기일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인적자원을 혹사시키는 경우를 일컫는 표현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인간을 수단화하는 현상을 비꼬는 말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이런 표현이 심심찮게 쓰인다. 그만큼 빈번하다는 뜻. '인적자원'이란 용어 역시 인간을 소모품으로 치환할 수 있다는 유물론적 세계관의 투영이다. IT업계의 야근 문화가 사회 이슈로 거론됐을 때 이런 표현이 회자됐지만 정작 요즘 인력을 갈아넣는 분야는 따로 있다. 바로 제약/바이오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업체들이 우호죽순 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착수란 한 단어로 주가가 급등하니 바이오협회마저도 데이터로 증명하라고 당부할 정도. 너도 나도 임상 착수 선언을 하는 마당에 속도전은 당연한 수순이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서 속도감을 제대로 보여주는 업체는 셀트리온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종합 대응방안 발표부터 항체 치료제 개발 첫 단계 완료, 2단계 본격 돌입과 같은 세번의 발표가 한 달안에 나왔다. 회복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을 구축하고 항원에 결합하는 300종의 항체 확보에 성공하는 데는 역시 인력의 힘이 컸다. 셀트리온은 이를 일컫어 "연구개발진이 24시간 교대 체제로 총 투입돼 이뤄낸 결과"로 표현했다. 일반 항체 치료제 신약개발의 경우 이 단계까지만 3~6개월이 걸린다. 셀트리온은 인체 임상이 가능한 제품 개발완료 목표 시점을 기존 6개월 내에서 4개월 내로 앞당겨 오는 7월 말까지 인체 투여 준비를 마치기 위해 회사의 가용 개발 자원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한 예다. 어찌된 영문인지 치료제 개발 경쟁에 격려보다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이유는 간단한다. 잘못 만든 코로나19 백신/치료제는 코로나19보다 더 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느린 것은 느린 이유가 있다. 앞서 거론한 IT업계도 임상처럼 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친다. 인력을 갈아넣었는데도 정식 오픈 후 사소한, 혹은 중대한 버그가 발견된다. 버그는 수정으로 끝나지만 의약품은 다르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검증'받은 의약품도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 사례로 퇴출되기도 한다. 시판후조사(PMS)를 반드시 진행하는 것은 그런 연유. 적어도 의약품 개발에 있어서 성급함은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1월 홍콩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실체는 종적을 감췄다. 최근엔 장기간 진행된 후천성 면역결핍증(HIV) 백신 개발이 수포로 돌아갔다. 유망 HIV 예방 백신으로 거론되던 후보군이었지만 대규모 임상시험이 실패하며 개발이 중단됐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코로나19의 사촌쯤 되는 사스와 메르스 때도 다양한 치료제 개발마저 실패했다. 근거없는 낙관론에 기대 인력을 갈아넣는 속도전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1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결과 유효성, 안전성 검증이 미심쩍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 최초 세포치료제 타이틀을 내줬다. 그리고 결과는 모두가 아는대로 허가 취소라는 허무한 마무리다. 빠르면 탈이 난다. 의약품의 경우엔 특히 그렇다. 요즘 국내 바이오업체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 첫'이라는 타이틀에 눈이 멀은 속도전, 그리고 조건부 허가와 같은 성급한 지원은 그 신뢰도 하락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적어도 의약품에 있어서 '속도는 독(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