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직원 '주식부자' 논란의 진실 2020-10-28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약제관리실 직원이 주식으로 613%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에서 여당 출신 한 재선 의원이 심평원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이다. 내용은 이렇다. 치료재료와 약제담당 부서 직원 주식 보유현황을 살펴봤더니 수익률은 5%에서 많게는 613%로 다양했고, 보유한 주식은 종근당에서부터 한미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CTC바이오, SK케미칼 등 모두 제약&8231;바이오주였다. 재선 의원은 방지책으로 해당 부서 직원은 제약&8231;바이오주식 소유 및 거래를 제한하고,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금융투자 보유 현황을 신고토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후맥락만 보면 당장 재선의원의 지적은 당연하다. 치료재료와 약제담당 부서는 제약사 혹은 의료기기업체의 정보를 입수하기 용이하고 이를 통해 주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볼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도자료가 배포된 이날 심평원 국정감사 주인공은 국회의원도, 김선민 원장을 포함한 임원도 아닌 ‘주식부자’가 된 직원들이었다. 언뜻 봐서는 심평원 직원이 주식정보를 사전 입수해 엄청난 이득을 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제 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주식부자 논란 주인공이 된 약사 출신 직원 3명. 이들 모두 심평원 입사 이전에 매입했던 주식이 문제가 됐는데 올해 초 매도했다. 특히 SK케미칼 주식으로 600% 넘게 이익을 봤다고 알려진 직원의 경우 올해 3월에 팔았지만, 재선 의원 측이 내놓은 수익률은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따지고 들자면 3월에 판 주식의 수익률은 엄연히 다른데 10월을 기준으로 삼고 부풀려 언론에 제공한 것이 될 수 있다. 더구나 해당 직원은 현재 장기휴가 중으로 약제관리실에 근무하고 있지도 않다. 물론 심평원의 안일한 대처도 문제다. 약제관리실 근무 시 주식보유 현황만 신고하게 했을 뿐 구체적인 제한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국정감사 기간이 돼서야 면피성으로 부랴부랴 별도의 심사규정을 만들어놓기도 했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고,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오해받을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인데, 새삼 실감케 한다. 주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서이기에 심평원도 분명 방지책을 마련해놨어야 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전후사정 없이 자극적인 제목과 수치만으로 내용을 전달하려한 국회의원의 시각은 아쉽기만 하다. 이는 SNS 등 온라인상의 ‘어그로(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내용의 글이나 행동)’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21대 국회는 아직 시작단계이고, 3번의 국감이 남아 있는 만큼 앞으로라도 깊이 있고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지길 희망한다.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의학자들의 임무 2020-10-26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독감 유행 시즌이 오기도 전에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고 있다. 혹자의 말대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상온 노출 백신 유통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더니 이물질 논란에 이어 이제는 사망자가 30명을 넘어서며 접종 중단까지 논의된다. 사실 독감 백신 접종은 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업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백신 공급 차질과 덤핑 접종 등 의료계 내부에서의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을 뿐 이처럼 사회적 파장으로까지 이어진 예는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그 파장은 사실상 전국을 뒤덮고 있다. 백신 제조부터 유통, 접종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이제는 사실상 정쟁으로까지 불씨가 번져가고 있다. 온 나라가 대혼란으로 빠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진화하기에 앞서 책임론부터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서로 다른 주장과 근거들이 나오다 보니 이제는 무엇을 믿어야 하느냐는 토로도 나온다. 바야흐로 불신의 시대다. 문제는 이러한 대혼란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진화(鎭火) 기전인 과학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온에 노출된 백신이 과연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 현재 사망한 접종자들과 백신과의 인과관계, 향후 접종을 지속해야 하는지 등 모두가 궁금해 하는 이 문제를 풀어줄 유일한 통로는 과학 뿐이다. 이 문제는 여아간 정쟁으로 풀수 없으며 사회적 합의나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오로지 과학적 근거만이 불신으로 뒤덮혀 가는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의학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의학계가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린다. 일단 국내 최고 전문가 단체인 대한백신학회는 이같은 이상 반응에도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냈다. 사망 사례가 지역적으로 국한되지 않으며 제조사와 생산고유번호가 다르고 발현 증상도 상이한 만큼 인과 관계가 약하다는 것. 따라서 혜택과 위험을 고려할때 적어도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감염학회 등 상당수 전문 단체들의 의견과도 방향을 같이 한다. 그러나 의료계 대표 중앙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백신 접종 잠정 중단을 권고했다.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의료기관들도 접종을 망설이고 있는 만큼 적어도 일주일간 독감 백신 접종을 유보해야 한다는 권고다. 의료계를 대표하는 전문가 단체와 중앙 단체가 사실상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은 것. 불신을 걷어내야 할 막중한 역할을 갖는 과학자들이 되려 혼란과 불신을 초래한 셈이다. 그러한 면에서 누가 제시한 방안이 옳을 것인가에 대한 평가와 분석은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혼선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전국이 불안과 불신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 적어도 의학자들이 의견을 내고자 했다면 명확한 근거와 방향성을 가지고 하나의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 물론 창구도 단일화하는 것이 수순이다. 성급하게 목소리를 쏟아내기 보다는 전문 학회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던, 의학계 중앙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의 이름으로 내던, 의료계 중앙 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대표하던 이 의견서와 권고문이 나오기까지는 전문가들이 근거를 종합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수반되는 것이 필수적인 절차다. 이 절차가 없다보니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정책적 결정을 해야 하는 정부 또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담기 쉽지 않아진 것도 사실이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라는 근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가 늘 부르짖는 목표가 있다. 바로 국민의 신뢰와 전문가로서의 권위다. 하지만 하나의 사안을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데 어떤 말을 신뢰하라고 할지 의문이다. 전문가로서의 권위 또한 마찬가지다. 국내 최고 권위의 학술 단체인 의학회의 의견을 의료계 대표단체인 의협이 뒤짚으며 권위를 논할 수 있을까. 차라리 한 발 늦더라도 명확하고 뚜렷한 근거와 방향성을 가진 책임감 있는 걸음을 딛어야 한다. 그것이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의학자들의 임무다.
반복되는 독감백신 안전성 문제 팩트체크 2020-10-22 05:45:50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예방백신 접종 후 보고된 사망 사고에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힌 조사결과를 보면, 전날 기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총 353건이 신고됐으며 이중 사망 사례 1건이 보고되며 안전성 이슈에 불을 지폈다. 이가운데 부작용은 유료접종 124건, 무료접종 229건이 해당됐으며 국소반응은 98건, 알레르기 99건, 발열 79건, 기타 69건 등 비교적 경증이었다. 이는 앞서 백신 유통 및 백색 입자 관련 수거 회수 대상 백신을 접종한 인원에서 보고된 이상반응과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주목할 점은, 예방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비단 어제오늘 얘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2015년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표한 백신의 안전성 조사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사정은 잘담겨있다. 핵심은 이렇다. 예방접종이란 개념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대단위 접종을 진행하다보니 '우연의 일치'로 얘기치못한 중증 부작용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물론,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 발생과 같은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는 것은 드문일이 아니다. 독감 백신 접종에 따른 대표적 중증 부작용은 '항원-항체 면역반응'이 원인이 돼 급격한 전신 면역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를 꼽을 수 있다. 급성 호흡곤란, 혈압 감소, 의식소실 등 쇼크 증세와 같은 심각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러한 과정이 매우 짧은 시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독감과 유사한 주요 중증 부작용에는 '급성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으로 불리는 '길랑바레 증후군(Guillian-Barre syndrome)'도 보고된다. 이와 관련한 사례를 살펴보면, 전국민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시행한 첫 국가가 1970년대 후반 미국이었다. 실제 미국에서는 1976년 돼지 독감이 유행하면서 돼지 독감 예방 접종을 시행했는데, 이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은 사람 가운데 일부에서는 길랑바레 증후군이 발병한 것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환자들이 길랑바레 증후군이 나타나기 몇주전 감기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 또는 가벼운 위장 질환이 선행되기도 했고, 예방접종 이후에도 보고가 됐다. 이외 아직까지는 백신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립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독감 백신에 들어있는 성분이나, 생산과정에서 특정 계란 단백질에 나타나는 과민반응 양상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감염병 전문가들이 내리는 평가는 이렇다. 독감 예방접종에 따른 해당 부작용의 발생 비율보다, 독감에 감염됐을 경우 보고되는 심각한 치명률이 더 높다는 평가다. 독감 백신 접종군과 비접종군에서 길랑바레증후군의 발생 비율만 봐도, 예방백신 접종 이후 발생하는 비율이 인구 1백만명당 1~2건 수준으로 보고된다. 반면, 비접종군에서는 20건에 가까운 높은 발생 위험을 보고하는 것이다. 올해 감염병 대유행을 맞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백신의 안전성 문제는 다르지 않게 다뤄지고 있다. 화이자제약을 비롯한 아스트라제네카, 모데나, J&J, 일라이 릴리 등 다양한 다국적제약기업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상황이었지만, 수만명의 임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3상임상들은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잠정중단 소식이 줄이어 전해졌다. 그렇다면, 순항하던 백신 임상들이 속속 중단되는 이유는 무얼까. 임상과정에서 나타난 얘기치 못한 사망 등의 중증 부작용 사례가 백신을 집접적으로 접종한 환자군에서 일어난 것인지, 위약을 투약한 대조군에서 발생한 것인가하는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통상 임상을 진행하는 인원과 임상 참여자들은 위약과, 유효 백신성분을 접종하는 것을 알지못하는 이중맹검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더불어 수만명의 임상참여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임상을 진행하는 만큼, 객관적인 결론을 도출하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예방접종 피해보상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예방접종과 관련한 문제로 인해 인과관계가 밝혀질 경우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제도인데, 작년 68명 정도가 신청해 42명이 구제 인정을 받았다. 천만명 이상이 접종을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수치는 흔하다고 단정을 내릴 수치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독감 백신의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는데,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백신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의 단발적 이슈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접종을 피하기보다는, 객관적 결과 검증에 더욱 신중을 기울여야지 않을까 한다.
닻 올린 대전협 집행부 필요한건 균형과 중심 2020-10-19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신임회장으로 한재민 인턴이 당선되면서 집행부가 교체됐다. 회장 임기가 1년인 탓에 매년 이뤄지는 연례행사지만 젊은의사 단체행동이 있었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신임 집행부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 한재민 회장 당선 후 실기한 지난 5일 첫 기자회견에는 여러 일간지와 방송사의 취재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앞서 3번의 대전협 집행부가 교체를 지켜봤지만 비슷한 상황조차 접하지 못한 입장에서는 대전협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다. 한재민 회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여러 부분을 언급했지만 핵심은 단체행동 기조의 유지. 기자회견 당일 국시원 국정감사와 복지부 종합국감에서정부가 인턴수급 불균형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을 시 단체행동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11월 중에라도 단체행동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투쟁에 대한 입장확인이 가능했다. 한 회장이 대전협 신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회원들이 인턴이라는 위치에도 힘을 실어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투쟁노선을 외면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해석이다. 신임 집행부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인 단체행동을 언급했지만 집행부 입장에선 중심을 어떻게 잡고 가져갈지에 대한 부분도 과제로 남기게 됐다. 딜레마는 대전협 집행부의 주요 현안인 의정협의와 단체행동이 사실상 양 극단에 있는 점. 지지기반인 회원층을 만족시키기 위한 단체행동 기조를 유지하면서 의정협상에서도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정치적 균형 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부적인 수습도 과제로 남아있다. 한 회장은 후보시절 전 집행부의 소통과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공수가 교대된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비판의 목소리가 발목잡지 않도록 유연한 대처도 필요해 보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가까이 대한의사협회의 최대집 회장이 대표적인 예로 있다. 최 회장은 투쟁을 외치며 회장에 당선됐지만 회원의지지 이유였던 그 '투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모든 행보마다 발목을 잡히는 빌미로 작용했다. 대전협 신임회장 선거 당시 투표 결과는 52대 48. 절반가량의 전공의는 다른 후보를 선택했던 상황에서 이들을 설득하고 포용하지 못한다면 자칫 신임 집행부의 행보가 내로남불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전협 신임 집행부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회장선거가 연기되면서 집행부를 제대로 꾸리기도 전에 회장 임기가 시작됐고 현재 의정협의, 의사국시 등 주요현안은 산적해 있다. 셰익스피어의 글 중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글귀가 있다. 당면한 현안에 젊은의사의 역할은 커졌고 그만큼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신임 대전협 집행부가 단체행동이라는 기틀 위에 유연한 사고를 더한 슬기로운 행보를 기대해본다.
여당의 의사면허 때리기 보복의 정치공학 2020-10-15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거대 여당의 의사면허 문제 제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초반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으로 시작된 의사면허 지적은 여러 의원들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연일 가속화 되는 형국이다. 강병원 의원은 고령 의사 신체·정신적 능력 점검에서 살인죄와 강간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 유지를 질타하면서 '의사면허=철밥통'이라는 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은 최근 10년간 의사면허 재교부율 100% 자료를 근거로 "복지부가 의사면허 관련해 왜 이렇게 물러 터졌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권 의원은 면허 재교부 이후 면허취소 행위를 한 의료인 면허를 영구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최혜영 의원의 경우,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분리한 합격 인정을 특혜라고 규정하고 보건의료인 시험과 형평성을 제기하며 의사국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고영인 의원은 타 직종과 비교한 의사국시 높은 합격률(3년 평균 94%)을 지적하면서 "의사국시만 보면 무조건 합격시켜주는 시스템"이라고 비꼬았다. 여기에 여당 허종식 의원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긴급 의뢰해 실시한 성인 1천명 대상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의료계를 강하게 압박했다. 의대생 국시 재응시 '반대' 57.9%와 의대 증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찬성' 61.4% 등 설문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부실한 의사면허 관리체계를 사과하고 개선방안 검토 등 사실상 여당 지적을 수용했다. 여당 의원들이 의사면허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의사협회와 여당, 의사협회와 복지부 간 합의문 도출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의 파업이 내재되어 있다는 시각이다. 여당 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한 합의문 서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내 분위기는 차가웠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 총선 공약과 당정 정책 결정을 왜 파업 중인 의료계 의견을 수용해 원점에서 재검토하느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친여 세력 입장에서 의료계 입장을 사실상 수용해 합의문에 서명했는데 끝나지 않은 젊은 의사들의 반기가 괘씸하게 여겨졌다는 후문이다. 여당 측은 입법기관인 의원들의 개별 감사 활동으로 당 차원의 전략과 개입은 없다는 입장이나, 집요할 정도의 문제 제기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든 상황이다. 여당 관계자는 "의사면허 제도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지만 시정되지 않은 부분"이라면서 "당 차원에서 의사면허 관련 전략과 질의를 논의한 적은 없다. 의대생 재응시 관련 설문조사 역시 해당 의원 개별 결정으로 당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만약, 의사협회와 여당의 합의문 서명이 의협 회장 혼자가 아닌, 전공의협의회 회장과 의대생 대표 등이 참석해 원만히 진행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야당 관계자는 "합의문 후유증 없이 의료계와 원만히 마무리됐다면 국감에서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며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우발적 상황이 아님을 내비쳤다. 거대 여당의 의사면허 때리기와 복지부 장관의 옹호 발언으로 의료계 내부 분위기는 격앙된 상태이다. 현 의사면허 제도의 취약한 부분을 연일 파헤치는 여당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의사협회는 의료 때리기 국감을 비판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대응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합의문 도출 이후 젊은 의사들의 파업 강행과 의대생들의 사과 불수용 등이 여당을 강하게 자극한 것 같다"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정치 보복으로 되갚아주는 정치 공학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의사면허 때리기를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면 거대 여당을 이길 수도, 타협할 수도 없다. 국정감사 이후 전개될 압박 법안과 보건 정책에 대비한 합리적인 대책 마련 없이 성난 파도를 잠재우기 힘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투쟁·협상 병행할 범투위 개편안, 쇄신의 기회 될까 2020-10-12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탄핵 위기에서 벗어난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남은 임기 동안 최대 과제는 지난달 4일 정부·여당과 서명한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협상단을 꾸리고 정부에 제안할 안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의협 내부에는 투쟁과 협상을 병행할 조직체인 '범의료계 4대악 저지 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가 있다. 최대집 회장이 주도해 파업 정국에 만든 조직이지만 현재는 그가 불신임 위기 후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사실을 알기에 최대집 집행부도 어느 때보다 협상단 구성을 비롯해 범투위 조직 재편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27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범투위는 투쟁뿐만 아니라 당정과 합의 이행을 감시하고 협상과 정책 실무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는 크고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범투위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명망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인사를 새 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숙고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토의안건으로 올라온 조직 개편안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최대집 회장이 임총장에서 말했던 것과 배치되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가안에는 최대집 회장은 공동위원장 형태로 '위원장'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최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든 아니든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과 배치되는 것이다. 위원회 구성 목적도 의정협의체의 주요 논의에 대한 정책적 근거 제시 등 의정협상단 '지원'이라고 돼 있었다. 이는 범투위가 협상단의 자문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협상과 실무 기능을 수행하겠다던 말과도 맞지 않다. 앞서 최대집 회장이 정부 여당과 합의문을 최종 확정 짓는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다양한 직역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조직의 덩치도 너무 커져버렸다. 세부 구성안을 보면 중앙위원회 산하에 운영위원회, 조직강화위원회, 지원위원회를 둔다. 이와 별도로 지역의료, 첩약급여저지, 필수의료, 의료전달체계, 건정심구조개선, 전공의 수련환경, 선진의료 등 7개의 어젠다 별로 소위원회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중앙운영위원회 산하에 세개 위원회, 사안별로 별도의 위원회까지 만든다는 계획이다. 세부 위원회만 10개에 달하는 것. 이렇게 되면 중앙운영위 위원 30명에 15명 내외의 소위원회까지 만들어지면 위원 숫자만도 100명 내외다.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사람만 무작정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지 않나.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엿보인다. 우선 최대집 회장은 상임이사회에서 공동이든 아니든 위원장 자리를 스스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의사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돋보인다. 범투위 중앙위원회에는 전공의 5명, 전임의 3명, 의대생 2명을 위원으로 위촉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범투위 중앙위원회 정원 30명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숫자다. 의협은 내부 의견을 수렴해 조직 개편안을 다시 한번 다듬어서 오는 14일 상임이사회에서 최종 의결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의정합의 과정에서 소통의 최종 실패로 불신임 위기까지 갔다. 참석 대의원의 3분의2 이상 찬성이라는 벽으로 불신임은 되지 않았지만 최대집 회장 불신임에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이 절반을 넘었다. 임총 이후에도 결과에 불복하며 특정 지역 대의원이 사임까지 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최대집 집행부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의정합의 이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의 관심이 국정감사에 쏠려 있는 현 상황이 최대집 집행부에게는 어찌보면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다. 과감한 범투위 개편으로 쇄신의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 한다.
무너지는 바이탈과, 해법은 없나 2020-10-05 05:45:0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얼마 전 만난 전공의는 흉부외과 수련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소위 생명을 다루는 바이탈과 기피현상이 극에 달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밀어부치겠다는 전공의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전제조건이 있었다. 조건인 즉, 국내 대형 대학병원인 A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경우에만 흉부외과를 전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왜 빅5병원 중에서도 A병원일 경우에만 흉부외과를 지원하겠다고 생각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A병원은 의사 맨파워가 강하다. 다시말해 의사 수가 충분해서 업무 과부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태라는 의미다. 인력 풀이 충분하니 환자가 몰려도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 있고, 환자 수술 건수가 많으니 병원의 수익률도 더불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재투자가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은 병원. 이 같은 수련병원이라면 술기를 충분히 갈고 닦을 수 있고 바이탈과 의사의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도 업무 과부하로 번아웃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잠시 고개를 돌려보자. 내년에는 소위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바이탈과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소식과 더불어 공공의대 신설 정책 여파가 큰 축이지만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의료사고 관련 법정구속 사건도 한몫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흉부외과 등 기피과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감 도마위에 오른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년 전, 흉부외과 등 기피과 대상 지원정책을 도입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바이탈과의 몰락을 우려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기피과인 흉부외과 지원을 숙고 중인 전공의를 통해 앞으로의 바이탈과의 미래를 찾아보면 어떨까 싶다. 의사들이 지방을 기피하는 이유는 단지 지리적인 측면 이외에도 환자 수가 없으니 술기를 갈고 닦을 수 없고, 수술 건수가 적으니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고, 병원에 예산이 없으니 의사 수를 늘릴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바이탈과의 몰락. 요즘 젊은의사들은 왜 변했는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어떻게하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식품엔 호들갑 떠는 소비자들…의약품은? 2020-09-28 05:45:5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The Paradox of Quality Control. '품질제어 역설'로 풀이되는 이 말은 품질에 신경을 쓰면 쓸 수록 품질이 형편 없어진다는 경우를 뜻한다. 공장에서 자가 생산 제품의 질에 집중하느 그외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등한시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공장에서는 최상급 품질의 제품을 만들었지만 유통 과정, 소비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구매했을 때는 형편없는 품질의 제품을 받아들 수 있다. 국내에서의 식품 유통 및 보관에 대한 잣대는 철저한 편이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다르지만 국내 정서상 유통기한을 넘긴 식품은 '폐급'으로 취급받는다.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식품도 곧장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면 의약품은 어떨까. 부작용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의약품은 식품보다 더 강도높은 취급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약의 조제 과정에서 맨손으로 약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남은 백신을 철저한 보관/유통 과정없이 의원간 직거래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이 이슈다. 시기가 문제였지 백신의 유통 및 보관 문제는 언젠가 한번은 터질 거라 생각했다. 흥미롭지만 의약품이 유통되는 질서 및 보관, 취급 상태가 어이없게 형편없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요즘 개인적인 일로 몸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몇주 전 진통제를 처방받은 바 있다. 눈을 의심했지만 약사가 맨손으로 조제하는 것을 봤다. 그것도 오픈된 조제실에서. 의원이라고 다르지 않다. 얼마 전 독감 백신 접종을 받으며 유심히 냉장고를 관찰했다. 독감 백신 뿐 아니라 다양한 백신들이 한 데 모여 있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다만 냉장고 문이 투명 유리라는 점은 걸린다. 수두백신이나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 약독화 생백신은 일광에 노출되면 백신 역가가 떨어질 수 있다. 전용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해도 냉장고문이 투명 유리로 된 것이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독감 백신 상온 노출을 계기로 유통 시 문제 사례를 많이 제보받았다. 덤핑 접종으로 유명한 곳에서는 상온에 백신을 줄지어 늘어놓고 접종한다는 말도 있다. 또 남은 백신을 의원들간 직거래 장터에서 사고 파는 행위도 유통/보관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 사실 독감 백신의 품질에 더 치명적인 것은 상온 노출이 아닌 냉동 상황이다. 냉장고가 아닌 냉동고라면, 동결 후 해동됐다면 백신 단백질은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그런데도 주사실 냉장고를 유심히 관찰하는 환자는 별로 없다. 제대로 항의 한번 못한 본인도 마찬가지. 독감 백신이 타겟이 됐을 뿐이지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의 유통 및 보관 문제는 언젠가 한번은 터질 이슈였다. 상온 노출뿐만 아니라 주의를 갖고 관찰하면 개선돼야 할 많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식품 유통에 대한 철저한 잣대가 세워진 건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각성 때문이다. 식품처럼 의약품도 교육이 필요하다. 서방정을 쪼개 먹으면 안 된다는 것도, 의약품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도 본인 역시 예전엔 몰랐다. 최종 구매 및 소비 주체인 환자들이 각성해야만 지속돼온 잘못된 취급 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의약품에 대해선 호들갑 좀 떨어도 된다. 충분히.
비급여 규제책이 불러올 동네의원 신풍속도 2020-09-24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정부가 동네의원 비급여 진료를 컨트롤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 첫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하여금 병원한테만 해오던 비급여 진료항목 공개를 의원에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놓았다. 이를 계기로 심평원은 10월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전국 모든 의원에 비급여 진료항목을 제출하라고 공문을 보낼 태세다. 당장은 심평원의 제출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은 없다. 시범사업인 탓에 자율참여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시범사업과는 다르게 제도화되면서 만약 심평원의 비급여 진료항목 제출요구에 불응한 의원은 2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내년 의원을 향한 정부의 비급여 진료 규제는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그동안 책자나 유인물로 비급여 진료 설명을 대체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불법이다. 환자&8231;보호자에게 직접 설명해야 한다. 지금처럼 환자들이 외래 진료 대기 전 책자로만 비급여 진료 항목을 살피고 안내받는 경우는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 되게 된다. 직접 환자나 보호자에게 비급여 진료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동의 받아야지만 진료가 가능하다. 다만, 복지부는 아직까지 환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주체’는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사가 됐던 간호사, 간호조무사가가 됐던 누군가는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환자의 '경험'과 '알 권리'가 중요시 되는 상황에서 비급여 진료 관련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고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하지만 비급여 진료 정책이 환자를 우선시한 것인지, 아니면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시 한건인지, 그리고 추진 과정에서 직접적인 당사자인 의원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냐고 물었을 때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찌됐던 간에 지난 달 집단파업이 의료계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 삼키던 사이 의원을 향한 비급여 진료 정책은 확정&8231;시행되게 됐다. 결국 의원은 제대로 된 의견 제시 없이 고스란히 정부의 정책을 지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요즘 잘 나가는 대학병원 문전약국을 가면 영양제 판매와 상담을 전담하는 영양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내년부터 동네의원을 찾아가면 대학병원 문전약국처럼 환자 비급여 진료 상담과 심평원 자료 제출을 전담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을까. 내년부터 정부 정책으로 변화될 동네의원의 새로운 모습이다.
애빌린 패러독스에 빠진 의대생들 2020-09-21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애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 조지워싱턴대 제리 하비 교수가 내놓은 이 이론은 집단 행동의 아이러니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내용은 단순하다. 미국 텍사스에 사위가 방문하자 장인은 가족들이 외식을 기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를 제안한다. 하지만 그들이 외식을 가야 하는 곳은 사막을 건너 세시간이 걸리는 애빌린. 사실 사위를 포함해 모든 가족들은 외식보다는 시원한 집에서 편하게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다른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외식에 나선다. 그렇게 사막의 모래 바람을 뚫고 더위를 견뎌가며 외식을 다녀온 뒤 식사 자리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가족 모두 외식은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가족들을 위해 내가 희생했노라고 분통을 터트리며. 아무도 외식을 원하지 않았지만 외식을 갔다온 역설적 상황 나온 셈이다. 결국 애빌린 패러독스가 시사하는 바는 간결하다. 집단 사고와 행동의 불확실성이다. 집단이 꾸려지고 우연치 않게 방향성이 정해지면 그곳에 속한 사람은 다른 구성원들이 당연히 모두 이에 동의한다는 것을 전제로 판단해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을 꺼리며 끌려가게 된다. 이로 인해 집단 행동 자체가 '아무도'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갖는 것. 혹시나 반대 의견을 내면 집단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소외를 당하지 않을까 싶어 누구도 바라지 않은 방향으로 집단이 나아가고 있는 것을 알고서도 모두가 침묵한 채 끌려가는 아이러니가 펼쳐지는 셈이다. 집단 행동을 접고 학교로 돌아간 의대생들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애빌린 패러독스였다. 모두가 원한다고 생각한 그 길을 위해 국시마저 포기하고 거리로 나섰지만 다들 불만과 불평을 터트리며 제자리로 돌아간 지금 그들의 설자리는 모호하다. 의료계를 대표한다며 사인 하나로 집단 행동을 멈춰버린 이도 젊음을 강조하며 화력 지원을 요청하던 이도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대책이 시급하다는 단어만 반복하는 녹음기를 틀어놓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도 애빌린 패러독스는 여전히 의대생들을 지배하고 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지금이라도 국시 응시를 통해 의사 면허를 받아드는 것이지만 단체 행동을 접은 지금까지 누구도 이 말을 꺼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학교육의 특수성인 폐쇄성이 상황을 최악으로 몰아가고 있는 셈. 의대 6년, 인턴 1년, 전공의 4년, 이후로도 모교에서 전임의, 교수로 커가는 그 수많은 세월을 함께 하는 폐쇄적인 집단내에서 누구도 감히 먼저 나서 '나는' 국시에 응시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누구라도 퍼스트 펭귄이 되어야 한다. 애빌린 패러독스를 깨는 유일한 길은 누군가 먼저 얼음을 깨고 바다로 뛰어드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국시를 보고 싶다. 누군가의 그 한마디면 패러독스는 순식간에 부서진다. 혹여 누군가는 정말로 애빌린에 가고 싶을 지도 모르지만 돌아가자는 사람을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오히려 그 퍼스트 펭귄이 모두를 살릴지도 모를 일이다. 젊은 의사들을 이끌며 집단 행동의 기수로 나섰던 이는 지금 대형병원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전임의 어레인지를 받기 위해 부산하다고 한다. 수십억의 군자금을 놓고서는 내놔라 말아라 잡음이 가득하다. 전쟁에 나섰던 이들이 각자 제 살길을 찾아 나선 지금 홀로 남아 패러독스의 족쇄 따위를 차고 있을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