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세상에 공짜란 없다 2021-09-16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공짜'나 '무료', '할인'은 그 말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 끌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달콤한 말에 속아 그 이상의 대가를 치러 후회하는 경우도 생긴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이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명언으로 쓰이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 의사를 상대로 한 제약사들의 온라인 영업&8231;마케팅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대면 영업&8231;마케팅이 어려워지자 택한 해결책이다. 이들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 자사 품목 혹은 연수평점 이수가 가능한 주요 학회와 의사회 연수강좌를 대행하는 방법으로 영업&8231;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의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 곳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뛰어든 글로벌, 국내 제약사를 모두 합하면 약 20개 업체에 달한다. 여기에 제약사 외 기존 플랫폼 기업들까지 합하면 30개가 넘어서는 상황. 이로 인해 한 때 '블루오션'이라고 불리던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어느새 '레드오션'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국면이다. 의사 회원을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에 따라서 이들의 생존 운명도 결정될 전망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기업들도 의사 회원 수 증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사 회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온라인 플랫폼이 지니는 가치는 상승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의사단체들의 온라인 연수강좌 대행을 할인해주는가 하면 무료로 대행해주는 곳까지 등장했다. 의사평점이 달린 연수강좌를 저렴한 가격 혹은 무료로 대행해주는 방법으로 의사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인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약사 간 덤핑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무료 혹은 할인으로 행사를 매년 해줄 것인지 의문"이라며 "회원 가입이 목표인 상황에서 이듬해 가입을 완료한 의사 혹은 관련 의사단체에게 또 다시 온라인 대행료를 할인해 줄지 의사단체들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 개인의 선택이다. 의사 스스로 필요에 인한 온라인 플랫폼 가입은 자유겠지만, 자신만이 지니는 면허번호가 제약사나 업체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어떤 형태로 활용될 지에 대해선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당장 눈앞에 '무료' 혹은 '할인'이라는 말 보다는 장기적인 활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명언이 된 것처럼 온라인 마케팅 시장에서 면허번호가 지니는 가치를 의사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 목소리가 사라진 코로나 시대 2021-09-13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 대유행 사태가 2년여간 지속되고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도와 한계점이 부각되면서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말 그대로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토대로 강도높은 방역 조치를 단계적으로 풀어내며 중증 질환자 중심의 관리 체계를 새롭게 짜자는 취지다. 그도 그럴 것이 강도높은 방역 조치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눈물은 마를 새가 없고 이는 곧 소상공인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벌써 1년 여가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 경제적 상황을 일단 뒤로 놓고 나면 과연 국내에서 위드 코로나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한 의구심이 남는다. 먼저 과연 위드 코로나가 어떠한 의미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위드 코로나는 시기의 문제이지 언제라도 가야할 골라인에 가깝다. 비단 코로나에 한정해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델타, 델타 플러스, 람다 등 수많은 변이종이 퍼지고 있는 지금 코로나에 대한 완전 정복은 요원한 이야기가 됐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하고 이는 선택이 아닌 운명이다. 다만 그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질병들과 '위드'하고 있다. 전 세계를 공포로 물들였던 메르스와 신종플루는 이미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나오고 있고 신종플루 환자는 생각보다 많은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이 질병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바로 치료제가 나왔기 때문이다. 비록 과거에는 사망까지 이르렀던 질병이지만 치료제의 등장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위드 신종플루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은 아무도 신종플루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떨까. 다행스럽게 백신이 나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치료제는 가능성에 불과하다. 위드 코로나를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단추가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 뿐이다. 그토록 자주 언급되던 집단 면역이다. 전 국민의 90% 이상을 면역 상태로 만들어서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대국민 조사에서 상당수의 국민들이 위드 코로나를 거론한 것을 봐서는 말이다. 하지만 언뜻 그럴싸해 보이는 이 방법은 엄청난 희생을 동반한다는 것은 왜인지 잘 드러나지 않는 듯 하다. 결국 면역은 두가지 방법 외에는 갖출 방법이 없다. 코로나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거나 코로나에 걸린 뒤 이를 극복해 자연 면역을 얻는 방법 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백신 1차 접종가 이제 70%에 다다르고 있다. 2차가 이를 따라오려면 물리적으로도 한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것도 백신이 기대만큼 충분히 모두 들어왔다는 가정 아래서다. 하지만 이렇게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어쨋든 백신 면역자는 70%에 불과하다. 위드 코로나의 최소 선제 조건인 90% 이상이 되려면 나머지 20% 이상의 자연 면역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12세 미만의 소아들과 백신 부담감에 접종을 하지 않은 80세 이상 고령층, 임산부 등이 포함된다. 아주 단순 계산을 해도 이 수는 1천만명에 달한다. 적게 잡아도 5백만명 이상이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고 방역조치를 완화하는 순간 이 숫자가 다 찰때까지 확진자가 터져나온다는 의미다. 하루에 수백만명이 터져나올지 하루 만명씩 1000일이 걸릴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과연 현재 의료시스템 안에서 이 환자들을 받아낼 수 있을지를 되짚어봐야 한다. 현재 하루 확진자 2000명을 감당하지 못해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까지 병상확보 행정 명령을 내린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말이다. 이러한 면을 고려할때 우리가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전략을 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과연 이들을 얼마나 세분화해 단계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백신 인센티브니 9시에서 10시까지 업무 시간을 연장하니 하는 다소 정치적인 단기 계획이 아닌 이들 수백만명, 혹은 1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예비 확진자들을 어떻게, 얼마에 걸쳐 받아내야 하는 가에 대한 부분 뿐이다.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최소 몇 년에 걸쳐 진행돼야 할 대규모 과제다. 거기에 지금 국내 의료진들의 피로도도 중요하게 따져봐야할 변수 중의 하나다. 실제로 국내 의료진들은 이미 2년여에 걸친 전투 끝에 피도로가 극에 달해있다. 게다가 이를 견디지 못해 줄줄히 사표를 던지면서 이미 코로나 의료 시스템에 구멍이 생겨나는 중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기에 하루에도 몇장씩 공문을 보내가며 이들을 채찍질 하고 있다. 게다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그 공문의 내용도 바뀌고 있다. 의료진들이 백기를 들고 그 사명을 뒤로 한채 현장을 떠나는 이유다. 위드 코로나는 시작도 못해보고 이미 시스템이 망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정치적 해석에 따른 현재의 방역 정책과 위드 코로나 논의에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필사적인 방법을 활용해서라도 제동도 걸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위드 코로나에 따른 희생을 알리고 현재 일방적인 공문으로 촉발되는 의료진들의 이탈을 알리는데 힘을 아껴서는 안된다. 위드 코로나라는 방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은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하는 전문가들 뿐이다. 이들의 침묵은 또 다른 정치 방역을 양산하고 이는 곧 또 다른 공문 방역의 시작을 의미한다. 대선 정국 속에서 이들이 유력 대선후보와 나눠야할 이야기는 첫째도, 둘째도 이 부분이다. 시대적 사명을 잊어서는 안된다.
|수첩| 진찰료·입원료 적정보상 의료정상화 출발점 2021-09-09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의료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수술실 내 CCTV 의무 설치법 국회 통과와 의사 증원을 담은 노정 합의 그리고 의사 지도 하에 진료와 처방을 포함한 전문간호사 고시 개정안 등 의료계 압박 법안과 정책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 거대 여당의 치밀한 전략 속에 내년도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선심성 보건정책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 등을 표방하며 보건의료 분야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초음파와 MRI 등 질환별 재정 부담이 큰 굵직한 보장성 강화는 코로나19 사태로 다소 늦어지는 했지만 완료됐거나 논의 중이다. 보장성 강화만이 능사일까.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했다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공급자를 위한 적정보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보장성 강화 항목에 국한된 수가 보상이 아닌 의료생태계를 선순환 시킬 근본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의료서비스의 기본은 진찰과 입원이다. 의원급과 병원급의 진찰료와 입원료에 대한 현 수가 수준이 저수가라는 것은 복지부도 인정한 부분이다. 의료기관 운영의 중심축인 진찰료와 입원료에 대한 적정보상을 재정 부담을 이유로 외면해 온 게 현실이다. 3분 진료와 사회적 입원 등 박리다매 식 의료기관 행태는 복지부가 자초했다. 복지부가 최근 외과계 기본술기인 창상봉합술 수가 논의를 통해 적정보상을 추진하는 것처럼 의료시스템 토대를 보완해야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복지부 의지이다. 현 상황은 진찰료와 입원료 모두 수 조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복지부는 여전히 주저하는 모양새이다. 보장성 강화에서 빠진 소아와 외상, 분만 등 필수의료 역시 진찰료와 입원료 적정보상을 전제로 정상화에 다가갈 수 있다. 의료단체 임원은 "조만간 복지부와 3차 상대가치 개편 논의를 시작한다. 핵심은 복지부의 실행 의지"라면서 "총점 고정 원칙을 고수한 진찰료와 입원료 수가의 땜질식 처방은 저수가 체계 지속을 위한 돌려막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여야 모두 대선 주자 경선 레이스로 여론전을 펼치며 청와대 입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선 주자가 결정되면 보장성 강화와 감염병 방역 대책 등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방역과 치료 핵심인 의료인력들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헌신을 바라는 것은 구태이고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사와 간호사, 보건의료인 모두 건강보험 만으로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진찰료와 입원료 적정보상은 의료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혁신형 제약기업 외자사 빈자리의 아쉬움 2021-09-06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제도에 대해 대대적 손질을 시작했다. 세계시장에 비해 부족한 국내 글로벌 선도기업을 2030년까지 육성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혁신형 제약기업의 약가우대 등의 카드가 다시 언급되고 있는 상황. 지난 6월 말 보건복지부 고시 기준 혁신형 제약기은 전체 48개사로 이중 다국적제약사는 총 3곳. 한국오츠카가 4회 연속 인증을 받은 가운데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얀센이 2018년 이후 2번째 인증을 받았다. 전체 인증기업 수 대비 다국적제약사의 비중은 기업의 명성에 비해 다소 아쉬운 숫자. 다국적제약사가 국내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좀 더 늘려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보건복지부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2년부터 신약 연구 개발 실적이 우수한 기업들을 인증하는 제도다. 선정된 기업은 복지부로부터 연구 개발(R&D), 세제 혜택 등을 제공받는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신약 개발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 개발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책정했는지, 리베이트 혹은 사회적 책임 등의 결격 사유가 없는지 등을 인증 요건으로 두고 있다. 또한 연구 개발 활동의 혁신성 및 인적·물적 투입 자원의 우수성, 기술적·경제적·국민 보건적 성과의 우수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 등을 평가하는 등 인증 기준도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의 관점에서 이러한 기준이 정말 ‘까다로운가’라고 되짚어보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혁신형제약기업 인증현황을 보면 다국적제약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나 매출면에서 비교가 되는 기업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제네릭 기반에서 신약 개발로 넘어가고 있는 환경에서 다국적제약사가 국내에서 일정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만큼 R&D 투자 규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국적제약사 중 유일하게 4회 연속 인증을 받은 오츠카이다. 한국오츠카 제약은 국내 연구진과 초기 임상부터 글로벌 연구 개발을 지속해 향혈전제 프레탈서방캡슐 개발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제약사에게도 할 말은 있다.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선정돼도 세제효과나 약가우대 등 체감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굳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지난 달 30일 정부가 발표한 ‘제약·의료기기 등 혁신형 바이오기업 육성방안’에 담긴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지원 방안을 새롭게 모색한다는 소식은 새로운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지난 2016년 이후로 추진이 보류되고 있던 만큼 이 또한 아직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 정부도 일방적으로 제약산업계에 R&D역량 강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지원책이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제약산업에 뿌리 내린 이래 화려하진 않지만 성실한 자세로 의료 발전에 힘써 왔다." 한국오츠카제약 문성호 대표의 말이다. 정부가 바이오백신 허브를 내세우면서 실시된 포럼과 토론회에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협력을 통한 R&D와 파이프라인강화 그리고 상생을 내세우고 있다. 상황 전체를 대변할 순 없지만 혁신혁제약기업의 숫자가 일부분을 대변할 수는 있다면 다국적제약사 R&D를 위한 노력도 더 필요하지 않을까?
수술실 CCTV법 2년 유예기간이 중요하다 2021-09-02 05:45:50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법이 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7년 전에 관련 법안이 등장했고, 최근 일부 병원에서 '대리수술' 사실이 연이어 적발되고,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면서 법안 통과는 급물살을 탔다. 수술실 CCTV 설치는 결과적으로 '대리수술' 때문에 나온 법이다. 수술실에서 실제 '수술'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구별하기 위한 장치다. 의료계의 비윤리적인 관행이 수면위로 드러나 법안 통과에 속도가 붙은 만큼 의료계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의료계 입장에서는 전세계 최초 규제책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외과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해당 법안이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의료계는 되돌아보고 자성해야 한다. 만들어진 분위기에서 법안 통과는 시간 문제였고, 8월 31일자로 물은 엎질러졌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법안이 즉각 시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년의 유예시간을 벌었다. '수술실 안에 CCTV를 설치한다'는 부분은 확정이지만 어떤 카메라를 어디에다가 설치할지, 비용 지불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 세부적인 내용을 정해야 한다. 의료계가 지금껏 법안 통과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면 이제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때다. 미래 이야기는 철저히 '대리수술'에 포커스를 맞춰서 고민해야 한다. 의료계의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단연 외과계 의사들의 위축. 안그래도 기피과로 꼽히는 외과계의 위기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먼저 정부에 내밀어야 한다. 정부 역시 의료계의 잘못된 관행의 근원은 '저수가 현실'에 있다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문재인 정부 초기 약속 했던 적정수가를 보장하는 분위기라도 만들어야 한다. 수술하는 의사가 안그래도 없었는데 앞으로는 더 없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기피과에 돈을 더 준다는 것 말고도 젊은의사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방책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때보다도 현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 용사 위한 지원금 왜 거듭 제동 걸리나 2021-08-30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지난 26일 열린 건정심에 상정된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 감염관리 지원금'을 연장하는 안건이 또 다시 부결됐다. 해당 지원금은 다름 아닌 코로나19 전담병원 등 방역 최전방을 지키고 있는 의료인력의 처우개선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지쳐가는 의료인력을 북돋아 주기 위한 취지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 4차 대유행이 한달 넘게 장기화 됨에 따라 코로나19 방역 의료인력들은 더욱 지쳐가는 상황에서 지원금 연장안 부결은 의아할 따름이다. 정부는 물론 여론에서도 '코로나 용사'라며 국민들의 칭송을 받는 이들을 위한 지원금인데 왜 매번 건정심에서 제동이 걸릴까. 원인은 국고 지원에 있다. 엄밀히 말하면 건정심 위원들은 코로나 용사들을 위한 지원금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지원금이 건보재정에서 지출되는 것을 문제삼는 것이다. 지난 1차 지원금 당시에도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건정심 위원들은 소위원회를 통해 논의를 우려를 제기하며 어렵게 이를 통과시켰다. 그런데 또 다시 문제가 반복되니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코로나19는 국가적 재난으로 이를 극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의료인력을 위한 재정은 당연히 국고에서 나와야한다는 건정심 위원들의 주장은 상당히 합당해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생각이 다른 듯 하다. 보상금을 국고에서 지출하는 문제는 코로나 용사에 대한 칭송과는 별개인 것일까. 여기에 추가해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한 코로나19 백신접종 비용 또한 국고가 아닌 건보재정에서 감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 문제는 정부는 법에서 정하고 있는 국고 지원율 20%조차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건보재정 건정성 확보를 위해 법정 지원 비율을 20%로 정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의 국고 지원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 13.6%, 2018년 13.2%, 2019년 13.2%, 2020년 14%에 이어 올해도 15%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전 가진 문재인 케어 4년 성과보고 자리에서 "건강보험이 코로나 방역의 최후방 수비수 역할을 든든하게 해줬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문 케어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는 현 정부가 그 핵심인 건보재정에 소홀한 모습은 많이 아쉽다.
코로나로 후퇴하는 학술활동....온라인 규제만이라도 2021-08-26 11:52:09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2년에 접어든다. 국민들만 마스크에 방역 지침 준수로 힘든 게 아니다. 의료진들 역시 번아웃에 시달린다. 흥미롭게도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의학분야 학회에서도 코로나19에 시달린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인터뷰 차 만난 A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진료 지침을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당뇨병학회가 당뇨병 치료 지침 가이드라인을, 고혈압학회가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것처럼 매년 학회들은 주 진료 분야의 진료 지침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해외 학회가 제시한 지침이 한국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한국의 보험, 약제 허가 사항 등을 반영한 치료 가이드라인은 옵션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당연시' 되는 이 가이드라인 작성에는 음지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필요하다는 점. A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에 따르면 수 백개에 달하는 논문을 읽고 그중에 양질의 논문을 추리는 작업, 이후 전문가들이 모여 어떤 질환에 어떤 권고 등급으로, 어떤 문구를 써야 하는지 모든 과정을 사실상 학회 임원진들의 책임감으로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13명에 달하는 인원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수시간씩 회의를 1년여간 진행한다는 건 어지간한 책임감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 사실상 재능기부 형태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 셈이다. 저간 사정은 불보듯 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학술대회 개최에 인원 제한 및 제약사 부스 설치 비용 지원 등에 제한이 생기면서 재정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다. 정부의 온라인 학회 지원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아 넉넉한 회의비 지원은 커녕 회식 한번 어렵다는 게 최근 학회의 주머니 사정이라는 것. 지원은 바라지도 않지만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규제만이라도 풀어달라는 게 학회들의 아우성이다. 늘상 당연시 생각하는 진료 지침은 이런 사정들이 생략된 채 세상에 빛을 본다. 의료 술기, 약제 사용과 관련해 비용-효과성 판단은 국민 건강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올바른 투약 및 적정 약제 사용을 유도해 건보 재정 절감에 기여를 한다. 큰 그림으로 보면 학회 활동은 지식인들의 '지적 유희'가 아닌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자발적 재능기부라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 선별적인 재난지원금 지원 문제로 한창 시끄러웠다. 어느 때부터 '약한 자는 선이고, 강한 자는 악'이라는 언더도그마(underdogma) 이데올로기가 의료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심심찮게 듣는 '의사들은 도둑놈'이라는 말도 이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성숙 여부는 전문가들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지로 판단할 수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전문가들이 전문가들로 살고 있을까. 아니면 도둑놈이라는 오명으로 규제의 우선순위 대상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무조건적인 희생과 재능기부 요구는 전문가의 태업을 부르는 주문과도 같다.
수목원 입장료 할인이 임상독려 인센티브?...황당한 지원책 2021-08-23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발생한 모더나사 코로나 백신 공급 지연 문제와 그에 따른 본사 항의 방문 사태는 국산 백신의 필요성을 더욱 잘 설명해준다. 백신은 생산에 한계가 있고, 자국 우선이기 때문에 외산에 의존하면 공급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에도 우리나라는 외국계 제약사를 방문해 구걸하는 치욕을 경험 했었다. 이를 계기로 자급자족을 결의했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실수를 두 번 하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회에 반드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해 자주 백신국가를 실현해야 한다. 다행히 정부와 제약바이오업계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도 코로나 백신 개발이 한창이고, 곧 가시적 성과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조합백신, DNA 백신, RNA 백신, 바이러스백터 등 4개 플랫폼 기전의 10개 백신이 개발 중이다. 임상 1/2상 단계가 대부분이지만 임상 3상 허가를 받은 제품(SK바이오사이언스)도 있다. 여기서부터 개발 시간 단축은 환자들의 적극적인 임상 참여에 달렸다. 그런데 임상참여 인센티브가 논란이다. 최근 정부는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임상시험 참여자 인센티브 내용을 발표했는데, 과학관, 수목원, 문화원, 민속극장과 같은 시설 및 공공기관 입장료 면제와 같은 다소 황당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과기부는 국립과학관 입장료 면제를, 신림청은 수목원 입장료 면제를 제시했다. 환경부는 생태원 입장료를 50% 할인해주고, 문체부는 공연장의 입장료를 30% 할인해준다. 대체로 2000~5000원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이것을 임상 참여 인센티브로 내놓은 발상이 한심스럽다. 임상시험은 의약품 개발 전에 이뤄지는 의학적 과정이다. 그런 만큼 매우 신중하고 엄격한 사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1상과 2상 임상과 같은 연구는 독성 확인과 용량 설정 연구라는 점에서 상당한 위험성도 따른다. 드물지만 원인 모를 사망사고도 발생한다. 더군다나 백신은 건강한 정상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칫 임상 과정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허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고, 그런 만큼 참여자에게는 격에 맡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옳다. 한마디로 일종의 보험적 성격이 있어야 한다. 이를 테면 임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의학적 처치를 충분히 책임지고, 관리해 주겠다는 약속. 행여나 원인 모를 중증이상반응과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한 보상 등이 그것이다. 내몸이 어떻게 될지도 모는 상황에서 5000원 정도의 수목원 입장료 할인권을 제시한다고 의약품 개발 임상에 선뜻 참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도 코로나 백신 투약 후 사망사고가 나오고 있지만 원인불명, 연관성 없음으로 대부분은 모든 책임을 환자가족이 떠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상시험 과정 중 생기는 문제까지 생긴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지금이라고 인센티브 내용을 전면 수정하고, 재발표해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 자발적 참여자에 대한 숭고한 희생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내용을 담은 인센티브가 핵심이다. 의미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는데 적극 동참하겠다는 사명감은 국가의 보호 하에 있을 때 저절로 나오는 것이다. 자칫 급하다고 나몰라라 하는 자세는 백신의 신뢰 나아가 국가의 신뢰까지 모두 잃을 수 있다.
협상의 기술 2021-08-23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미국 하버드 로스쿨에서 '협상·중재 프로그램' 설립한 로버트 보돈 교수는 협상의 원칙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설득보다 '경청'이 먼저고, 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하나는 반드시 '반대급부'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 동시에 제대로 된 협상은 파이를 키우는 '윈-윈' 전략으로 가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 한 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재평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가산 재평가 등 관련 기관의 다양한 제네릭 약제 재평가 정책 후속조치로 관련 제약사들과 약제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임상 재평가의 경우 제약사가 임상에 실패할 경우 그동안 청구됐던 약제비를. 가산 재평가의 경우 약가 가산 적용을 받던 약제들의 약가 인하를 둘러싸고 해당 제약사들과 협상을 벌이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건보공단은 추가로 특정 약물이 청구가 급증하면 추가 약가를 인하하는 사용량-약가연동 협상(PVA, Price-Volume Agreement)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건보공단이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벌이고 있는 다양한 '협상'은 과연 협상의 기본 원칙에 부합할까. 일단 설득보다 경청이 먼저라는 협상 자세는 부합된다고 본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제약사들과 의견을 나눈 후 추가로 이의신청 과정까지 뒀기에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일부 제약사들의 의견은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다양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제약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과연 '협상'을 하면서 건보공단은 상대인 제약사가 원하는 '반대급부'로 무엇을 제시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보건당국의 다양한 제네릭 정책 추진이 과연 정부, 제약사, 환자 모두에게 윈-윈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단적으로 최근 콜론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둘러싼 환수협상을 봐도 그렇다. 당장 약물의 급여삭제 시 의료진들은 처방을 대체할 약이 없다는 점을 하소연하고 있는데 정책에 따른 환자 민원 부담은 오롯이 의사들에게 맡겨둔 상황이다. 물론 이 같은 정부의 제네릭 재평가에 따른 급여 축소 방침에도 이유가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고가 신약이 국내에 속속 도입되고 있고 이에 대한 환자들의 급여 등재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어떻게든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적이라고 협상이라고 칭한다면 제약사들도 정부 정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보다 반대급부는 차치하더라도 치밀한 제도 설계, 의견수렴 등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최근 이 같은 분위기 탓인지 국내사들을 중심으로는 정부 정책만 나오면 소송 가능성 여부부터 챙겨본다는 말을 버릇처럼 하게 된다고. 이제는 정부의 약제비를 둘러싼 다양한 '협상'을 두고서 '통보'로 읽는 제약사 태도가 일상화된 지 오래다. 충분한 준비와 의견수렴 없이 진행되는 '협상'으로 벌어진 제약사의 태도 변화가 안타깝기만 하다.
백신 접종률 70% 그 숫자의 의미 2021-08-17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지 2년을 향해 가는 지금 마침내 일일 확진자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그것도 가장 강력한 거리두기 전략이라는 4단계가 발효된지 5주만이다. 세상이 온통 아우성이다. 고강도 거리두기 전략으로 자영업자들은 연일 한숨을 쏟아내고 백신 접종을 손꼽아 기다리던 50대 국민들은 갑자기 2주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아연질색이다. 정부도 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4단계 조치를 연장하며 새로운 방역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발표가 없다. 고민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간헐적으로 그 방향성은 엿볼 수 있는 상태다. 대통령이 나서 9월 전까지 3600만명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고 선언했고 정부측에서도 더 강도 높은 거리두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새어나오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방향은 명확해 보인다. 백신 접종률(1차)을 어찌됐든 70%까지 올리고 거리두기 전략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 걸어온 방향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밀어붙이는 길의 끝에는 집단면역이라는 골라인이 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부터 줄기차에 이어온 목표다. 고강도 거리두기 전략으로 확진자를 통제하면서 70% 이상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 상태를 만든다는 전략이 골자다. 지금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무조건 이 골라인까지는 가보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이미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스라엘도 델타 등 변이종의 등장에 혼란한 모습이지만 일체의 목표나 전략 수정에 대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들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백신 접종 기간의 연장이다. 정부는 모더나사의 백신 공급 일정 차질을 이유로 화이자 백신의 접종 기간을 3주에서 4주로, 다시 6, 8주로 연장했다. 화이자가 임상에서 최대 42주까지 접종 기간을 늘려보기도 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임상시험에서였다. 또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고 다른 요인 등 모든 것을 종합해 3주 간격을 최적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후 나온 예방 효과를 비롯한 모든 리얼월드데이터도 이에 기반해 나온 근거들이다. 그 어느 곳에서도 백신 접종 기간을 6주, 8주로 늘렸을때 효과가 있는지는 커녕 안전한지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당연히 제조사도 그 결과를 모른다. 정부는 모더나사에 이에 대한 화살을 돌리고 있지만 이러한 접종 기간 연장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70%라는 숫자다. 백신이 모자란다며 접종 간격을 6주 이상으로 벌려 놓는 비과학적인 대국민 임상시험을 강행하면서도 19세~40세 백신 접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근거다. 접종 완료자는 15%에 불과하지만 1차 접종자는 40%를 넘어가고 있는 만큼 일단 1차 접종자라도 확 늘려서 일단 70%라는 숫자부터 맞추고 보겠다는 전형적인 숫자 놀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집단면역이라는 당초 목표의 취지에도 심각하게 어긋난다. 집단면역은 사회적 방어막을 형성해 고위험군 즉 기저질환자나 고연령층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다. 질병에 걸려도 치명률이 낮은 연령층까지 백신을 확대 접종해서 고위험군에게 이를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 하지만 정부는 집단면역을 고집스럽게 외치면서도 정작 고위험군인 50대 국민들을 비과학적인 임상시험에 밀어놓은채 19세~40세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집단면역이 가진 취지를 살리려면 당연히 50대 국민들부터 제대로 2차 접종을 끝내 위험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만 '70%'라는 숫자를 맞추기 위해 치명률이 0.001% 밖에 되지 않는 20대에게 그 백신을 주고 있는 셈이다. 전형적인 본말전도다. 물론 실제로 70% 접종을 완료하면 이스라엘과 다르게 전 국민 집단면역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2차 접종용 백신을 1차 접종으로 돌려막기하며 1차 접종자만 70%로 만든다 한들 집단면역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이를 위해 접종 기간을 고무줄처럼 임의로 조정하는 대국민 임상시험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백신이 모자라다는 것은 전 국민이 다 안다. 고위험군에게 백신이 먼저 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모두가 알고 있다. 또한 그렇게 양보해왔다. 그렇기에 1차 접종률만 70%로 올려놓고 보겠다는 숫자놀음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50대 고위험군 수백만명을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임상시험에 밀어넣으면서까지 달성해야 할 만큼 의미있는 숫자인지 묻고 싶다.
비급여 보고 의무 위탁 기관은 어디? 2021-08-12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비급여 보고 의무화를 놓고 정부가 의료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616개 비급여 가격 입력 기한을 두차례 연장하고, 비급여 보고 의무화 논의도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굳이 불필요한 논란을 추가하고 있다. 비급여 보고를 받는 위탁 기관으로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두 곳 모두를 지정하겠다는 것. 비급여 관련 업무를 해보지 않았던 건보공단은 별도의 조직인 '비급여 보고제도 도입 추진단'까지 꾸렸다. 비급여 관리를 담당할 전문 인력도 채용했다. 패널 기관을 대상으로 한 진료비 실태조사 경험을 대입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심평원도 별도의 정책지원단을 구성하고 기존 비급여 업무 고도화를 비롯해 정부의 비급여 관리 종합대책 과제 수행 구체화에 나섰다. 심평원은 비급여 가격 공개 업무를 위탁해 제도 초기부터 해왔다. 비급여 보고 주체인 공급자, 즉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복지부의 업무 위탁을 놓고 심평원과 건보공단 양 기관이 경쟁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복지부가 스스로 만든 일이다. 심평원은 비급여 가격 공개 제도가 본격 시작됐던 2013년부터 관련 업무를 위탁하고 있었다. 10년 가까이 업무를 전담하며 충분히 진화할 수 있는 제반사항도 마련돼 있는 셈이다. 그런데 복지부는 비급여 보고 의무는 기존의 가격 공개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건보공단을 끌고 들어왔고, 관련 시스템 자체를 맨땅에서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별도 조직 구성 등으로 불필요한 예산도 나가게 만들었다. 의료계는 졸지에 그동안 심평원에 보고했던 가격을 건보공단에다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의료계가 비급여 보고 위탁 문제를 "정치적"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비급여 보고 의무화 논의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진 상황에서, 아직 보고 의무 위탁기관에 대한 이야기까지 해야 할 단계는 아니다. 시간은 충분히 있다는 소리다. 복지부는 비급여 보고 의무화를 반대하는 의료계와의 의견 조율이 급선무다. 정치적이라는 일각의 시선을 인지하고 있다면, 중심을 잡고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확진자 수 기준 방역 지침 적절할까? 2021-08-09 05:30:13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알파, 델타, 델타 플러스 등 다양한 변종이 나오면서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 추세다. 4일 하루에만 172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가능성도 대두된다. 지표만 보면 한국의 사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 같은데 의학계를 포함한 다양한 계층에서 조금씩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바로 확진자 수가 아닌 입원환자 및 사망자를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 확진자 수와 실제 바이러스가 미치는 피해 지표가 괴리감을 보인다는 뜻이다. 한국과 인구 수가 비슷한 영국은 한달 전만 해도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 8천명에 달했다. 한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하루 2만 8천명이라는 확진자 수는 '천문학적'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영국은 봉쇄해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런던에서의 노 마스크 하프마라톤 대회는 그저 신기하고 부럽게만 보일 뿐이다. 봉쇄해제 선언의 배경엔 확진자 수와 비례해 사망자가 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신의 징벌이 아닌, 대처 및 관리가 가능한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인식했다는 방증. 당시 영국의 일일 사망자는 22명에 불과했다. 이제 영국은 입원자 및 사망자 수에 보다 무게를 둔다. 영국과 한국의 접종률이 다르다는 점(영국 1회 이상 약 70%, 한국 약 40%), 원활한 백신 확보/보급 여부가 사망자 감소에 기여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에서 이같은 주장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그럴까. 172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국내에서도 일일 사망자는 2명에 그친다. 백신 접종률이 40%까지 올라오면서 국내 역시 중증 및 사망자가 급감한 것. 비단 백신 보급의 영향만은 아니다. 바이러스는 전파력을 높이며 사망률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화한다. 인플루엔자가 그런 예. 숙주를 죽이기 보다는 공생하는 쪽이 보다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델타 변이의 치사율은 0.1~0.3%로 보고된다. 확진자 수가 객관적 지표가 아니라는 문제도 있다. 검사자 수 대비 확진자 수의 비율을 따지지 않는 현행 방식으로는 얼마든지 확진자 수를 늘릴 수 있다. 검사 건수를 늘리면 확진자가 증가, 국내 방역 체계가 무너진 것처럼 통계 착시 현상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 학계도 비슷한 의견이다. A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더 이상 확진자 수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사망자 및 입원자, 그리고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방역 수위를 결정하는 건 사회적 효용 측면에서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것. 황당하게 들리지만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차량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다. 차량을 사용하지 않으면 적어도 각종 교통사고는 막을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이 사회적 효용 창출에 과연 부합하는지 여부다. 적절히 감염을 차단하면서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일에는 균형(trade-off)이 필요하다. 확진자 수 기반의 방역 지침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규제과학 미래 정부도 유연함이 필요하다 2021-08-05 06:00:01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제약바이오 육성을 두고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는 '규제'다. 최근에는 규제과학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면서 산업 육성과 함께 발맞춘 변화가 강조되고 있다. 핵심은 이렇다. 현재 mRNA 백신, 디지털 치료제 등 제약산업 발전에 따라 전통적 방식과 다른 개념의 제품이 등장하면서 이를 인허가하기 위한 규제과학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이에 따라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허가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오고 있는 부분은 인력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테크니션부터 규제과학 인력까지 광범위한 지원으로 인력양성을 꾀하는 모습이다. 정부기관은 물론 산업계에도 규제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력풀을 늘려 규제과학의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 별개로 국내 규제의 가장 위에 있는 식약처 등의 기관이 변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표가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월 열린 '제1회 규제과학 혁신 포럼'에서 정부는 제약산업 생태계에 도움이 되면서 유연성 있는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자리에 참석한 많은 전문가는 정부가 밝힌 이 '유연성'이라는 모호함에 의문부호를 붙였다. 당시 연세의대 박유랑 교수는 "규제과학이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 때마다 규제와 제도를 변화하는 땜질방식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만큼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법령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과학을 논의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풀 확보와 함께 이를 논의하는 정부기관이 변하지 않는다면 제자리걸음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가지 예로 비대면임상을 들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코로나 상황에 발맞춰 비대면임상 영역을 늘리고 있고 해외규제당국역시 한시적이지만 이에 발맞춰 비대면임상을 평가하기 위한 변화를 선택했다. 같은 상황을 국내에 대입했다면 '비대면임상이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에 '그렇다'고 제약바이오업계가 자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허가를 내리는 정부기관이 중심을 잡고 사안에 따라 단호함과 깐깐함을 보여야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규제의 변화를 말하는 단계에서는 업계에 변할 수 있다는 '유연성'에 대한 확신을 줘야하지 않을까?
지방의료원 의료인 갈등 복지부가 자초했다 2021-08-02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전담하는 지방의료원 상황이 심상치 않다. 수도권 지방의료원에 근무 중인 의사와 간호사들 모두 소리 없는 아우성 중이다. 확진자 증가로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80~90%에 달하면서 음압병실로 향하는 의료진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외부의 폭염과 무관하게 음압병실은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방호복 착·탈의와 잦은 밤샘 당직으로 몸과 마음은 '번 아웃' 상태이다. 중증환자 치료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의 당연한 책무이다. 문제는 의료진 내부의 균열이다. 전문과 특성상 중증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의사들이 있는 반면, 진료실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의사들도 있다. 내과와 외과 전문의들 모두 자신의 전문술기를 1년 넘게 사용하지 못한 채 음압병실 진료 매뉴얼에 맞춘 단순 기술자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간호사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지방의료원 경력 간호사 대부분은 코로나 중증환자 전담 간호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음압병실 투입에 따른 방호복 착용과 야간 당직은 일상화된 셈이다. 의사들과 1년 넘게 중증환자 치료에 손발을 맞춘 이들 간호사 업무를 파견 간호사로 대체하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간호사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파견 간호사들과 급여 차. 연봉 계약인 지방의료원 간호사들과 일일 수당 30만원을 받는 파견 간호사들의 급여는 2배 차이를 보인다. 파견 간호사는 20일 근무하면 60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이는 지방의료원 경력직 간호사 한 달 급여보다 높은 액수이다. 환자 치료를 위한 의사와 간호사의 모든 업무는 중요하다. 외래 진료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이 아닌 음압병실과 선별진료소, 백신 접종,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업무 환경이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숙련된 의사와 간호사가 중증환자를 전담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누적된 의료진들의 불만이 분출되는 형국이다. 여기에 지난 6월말 코로나 환자 전담 의료진 수당 중단 사태도 한 몫 했다는 시각이다. 수도권 지방의료원 병원장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옛말이 있다. 의사와 간호사도 사람이다. 아무런 보상책 없이 헌신에 감사하다는 정부의 립 서비스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방의료원 의료진들의 민간병원 이동과 대량 사직은 시간문제이다. 의사와 간호사 공공병원 파견으로 할 일은 다했다는 보건당국의 안일함은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코로나 중증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오늘도 음압병실로 향하는 의사와 간호사 한명 한명의 소중함을 인지한다면 지방의료원 내부 갈등의 해법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 복지부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심장초음파 급여화, 진짜 숙제 남았다 2021-07-26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심장초음파 보험적용 방안을 의결했다. 연간 2800억~3500억원의 예산이 투입하는 방대한 작업이었지만 검사 행위주체 논란을 정리해야하는 진짜 숙제가 남아있다. 현재 심장초음파는 의사가 직접 시행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의사의 1:1 지도하에 방사선사나 임상병리사의 보조 역할을 허용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에선 일부 의료기관들은 간호사 등 법령상 정하지 않은 의료인력까지 투입하고 있다보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 사법부의 판단 또한 유죄와 무죄를 오락가락하면서 의료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복지부는 간호사에 의한 심장초음파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입장이 명확하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지만, 이제 급여화가 된 만큼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적어도 보험확대를 적용하는 오는 9월 1일 이전에 행위주체에 대한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 특히 심장초음파의 경우 고난이도 검사 행위임을 고려해 다른 초음파 검사 대비 높은 수가를 산정한 만큼 검사행위는 중요하다. 복지부 또한 검사의 시행 주체가 의사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급여를 확대했다는 입장이지만 심장초음파 급여화 관련 향후 계획으로 보조인력 및 보조범위에 대해 다양한 쟁점을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다. 의사와 보조인력간 업무범위, 교육과정, 임상현실, 의료서비스 질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겠다는 얘기인데 사실상 보조인력의 범위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행위주체에 대한 논의는 답을 찾기 어려운 사안이다. 단순히 의사부터 의료기사, 간호사까지 각 직역별로 입장이 첨예할 뿐만 아니라 의료계 즉 의사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보건의료계 단체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회의조직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사실 여기서 또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합리적이 기준과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정부의 정책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