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의 괴리 2021-01-11 05:45:50
|가천의대 의예과 2학년 최시연| 전에 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작중 소아외과 의사의 앞에, 복통을 호소하는 한 어린 환자가 등장한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가 동생과 장난을 치다가 식탁에서 떨어졌다고 설명한다. 다행히도 생명이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서, 엑스레이 촬영은 차분하게 이루어진다. 촬영 후 나온 소견은 갈비뼈 골절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에피소드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굳은 표정으로 엑스레이 사진을 내려다보던 의사는 말한다. 갈비뼈 골절은, 낙상으로는 쉽게 나타나지 않으며 아동학대를 의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징후라고. 의사의 빠른 신고 덕에 곧이어 도착한 경찰은 부모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고, 부모는 지나친 훈계 또한 학대임을 반성하며 아이에게 미안함의 눈물을 흘린다. 예과 1학년이던 나는, 이런 케이스가 실화를 기반으로 한 것임에 충격을 받았고 내가 배움을 통해 지나치지 않고 반드시 알아차려야만 할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2020년 10월, 정인이라는 생후 16개월의 아이가 응급실에서 사망한 사건이 화제가 되었다.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으로 양부모의 폭행에 의한 사망이었다. 보도자료를 통해 접한 아이의 사망 직전 엑스레이 사진은, 아동 학대가 얼마나 비인간적인지를 말하듯 한 눈에 파악하기도 어려운 부상들로 가득했다. 아이의 골절된 후두부, 쇄골, 대퇴골에서는 적어도 10군데 가량의 골절 유합 흔적이 발견되었다. 복강 전체는 이미 피로 가득했고, 외력에 의해 장간막, 소장과 대장이 파열되었으며 췌장이 절단되어 있었다. 그 작은 몸 안에 어떻게 이런 부상이 모두 존재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그 작은 생명은 스러졌을 것이었다. 이런 참혹함을 목격하고 난 후, 아이를 살려달라며 오열하는 양부모들을 본 응급실 의사들의 심경은 어땠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후 조사를 통해 정인이는 적어도 8개월 가량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학대에 시달려왔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부분은, 아동학대 신고가 각각 다른 시점, 다른 사람에 의해 3번이나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사망할 대까지 학대가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첫 신고는 오로지 양부모의 입장만 듣고 내사종결되었으며, 심지어 세 번째 신고는 진료를 본 소아과 의사가 강력하게 학대 소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무혐의로 종결되었다. 이 사건은 수많은 국민들의 공감과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아동학대범을 중형에 처해 달라는 청원과 진정서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가장 무력하게 여기는 것은, 이들이 아무리 큰 벌을 받아도 16개월의 어린 정인이는 결코 돌아올 수 없다는 점이다. 온몸으로 도와달라고 소리치고 있었을 정인이의 고통을 알아보지 못한 어른들이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에 없었고, 그것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했다. 내가 드라마에서 접한 아동학대는 책임소재가 분명했으며 신고를 통해 개선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매체에서 본 것보다도 훨씬 더 잔인하고, 참혹했다. 경찰에 한 세 번의 신고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참혹한 부검 결과조차 학대의 증거가 되지 못했다. 우리는 픽션에 많은 것을 투영한다. 그것은 때때로 희망을 전하기 위한 메시지가 되기도 하고, 잘못된 것을 알리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런 픽션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질 때, 가끔 나는 멍해지고 무력해졌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 것은, 또 다른 정인이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의지였다. 이 세상에는 분명히 아직 우리가 알아보고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또다른 정인이가 있다. 정인아미안해
신축년 새해를 바라보며, do what you like! 2021-01-04 05:45:50
|가천의대 본과2학년 모채영|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20년이 저물어간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우울감과 박탈감은 잠시 잊고, 새로운 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저마다 신년 계획을 짜고 코로나 종식 이후의 삶에 대한 기대감을 해묵은 상자 안에서 꺼낸다. 의대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학년마다 다르지만 나와 같이 병원 실습을 돌기 위해 준비하고 마지막 남은 이론 학기를 끝내는 학생들도 있고, 본과로 진입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떨고 있을 학년들도 있으며, 마지막 남은 의대 생활을 갈무리하는 학년들도 있을 것이다. Medical Mavericks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 30일 훌륭한 연자분들을 모시고 진행하고자 하였던 세미나가 취소되고, 열심히 준비해왔던 행사가 취소되어 잠시 상심하였지만 그래도 새로운 해를 바라보며 프로젝트들을 준비중이다. 취소된 세미나를 완전한 언택트 방식으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현재 준비 중인 언택트 프로젝트를 하나 1월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3월에 새로운 멤버들을 선발하고, 준회원 명단을 갱신한다면 그분들을 위한 프로젝트들도 기획 중에 있다. 내년에는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한계를 넘어 온라인에서의 활동 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힐 생각이다. 2019년 8월 가톨릭 의생명연구원에서 진행하였던 진로세미나에서 많은 의대생들이 보여주었던 열정은 바로 그동안 부재했던 비임상 진로에 특화된 체계화된 네트워크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그동안의 활동이 모두 오프라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점이 2020년에 Medical Mavericks 활동의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사료된다. 내년에는 이것을 전거지감(前車之鑑)의 기회로 삼아, 그동안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여 의대생들이 매버릭스에 기대하는 바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생각이다. 물론, 단순히 매버릭스 행사에 참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버릭스의 일원이 되어 이러한 행사들을 직접 기획해볼 수도 있다. Medical Mavericks의 모토는 "Do what you like!"이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원하는 바를 찾아 나서면,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언젠가는 이상으로만 보이던 꿈도 실체화되어 눈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의대생들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의료계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 또한 새해를 맞아 그동안 가슴속에 품어왔던 생각을 꺼내 보신다면,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꿈이 현실로 오기를 바라며, 자신이 바라는 바를 실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과거와 미래의 의료혁명 2020-12-28 05:45:50
록펠러와 석유산업이 일으킨 1차 의료혁명 |연세의대 본과2학년 김요섭|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현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세브란스씨의 후원으로, CMB와 미8군의 지원으로, 이제는 우리의 힘으로…" 세브란스씨는 왜 제중원에 투자를 했고, CMB는 대체 어떤 단체일지 궁금해서 논문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충격이었다. 세브란스씨는 바로 석유왕 록펠러의 절친으로 스탠다드 오일의 공동창업자였고, CMB는 China Medical Board로 록펠러가 직접 설립한 중국 최초의 근대 의료 협회였던 것이다. 한국에는 세브란스 병원 설립을 돕고, 중국에는 중국 최초의 의료 협회인 CMB와 의료기관인 협화(Xiehe)의과대학 (현 칭화대학교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후원한 것이다. 같은 시기, 미국 내에서 록펠러의 1차 의료혁명은 카네기재단의 후원으로 작성된 Flexner’s Report (1910)와 Evidence Based Medicine의 실현을 통해 꽃을 피운다. Flexner’s Report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나, 155개의 의과대학 중 31개만 남기고 모두 문을 닫는다. 둘, 의과대학 입학 자격 요건을 강화한다. 셋, 의사에게 과학적 사고를 가르친다. 넷, 의과대학이 병원에서의 임상교육을 담당한다. 다섯, 의사면허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한다. Flexner’s Report는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을 근거 기반 의학의 롤모델로 선포했고 다른 의과대학들에게도 교육과정의 혁신을 촉구했다. 근거기반의학은 화학적 제제를 처방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제약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고 록펠러와 석유 재벌들은 석유의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의료혁명을 지지했을 것이다. Google/Apple/Amazon/Samsung 등 IT업계가 이끌어가는 2차 의료혁명 구글, 애플, 삼성, 아마존, 페이스북, NVDIA 등 수많은 IT 기업들이 의료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근래에 스마트/헬스케어워치 회사인 핏빗, 생명공학회사인 칼리코, 생명과학/헬스케어 회사인 베릴리, 의료인공지능을 만드는 딥마인드, 벤처캐피탈인 구글벤처스 등을 인수하여 지주회사 알파벳을 설립했다. 그리고 알파벳의 업종/업태, 즉 제품과 서비스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기술과 의료를 포괄하고 있다. 이 뿐인가, 구글에 인수된 칼리코의 창업자 Arthur D. Levinson은 현재 애플의 회장직을 맡게 되었으며 스탠포드 대학병원 흉부외과 출신 Dr. Sumbul이 애플워치 디렉터직을 맡게 되는 등 IT업계에 의료, 생명공학 전문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하다. 삼성이 삼성헬스와 C랩 운영을 통해 헬스케어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의 투자를 받아 헬스케어 ICT합작법인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설립하였고 2020년도 연세의료원장 최연소 후보였던 나군호 교수는 돌연 교수직을 내려놓고 네이버 임원으로 이직하였다. 이렇게 네이버와 카카오톡 등 국내 IT업체들도 스마트 의료 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2차 의료혁명에 관심을 보이는 건 비단 IT업체만이 아니다. 중국 3대 보험회사인 PingAn 보험회사도 싱가포르 헬스케어 회사인 Good Doctor를 인수하고, 24시간 약 자판기와 원격의료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우리나라 보험회사들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과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본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머지않아 디지털 치료제, 의료인공지능 등에 대한 과목이 의대생 필수 교과목으로 떠오르고, 네이버 의료원, 카카오 의료원과 같은 신흥 의료기관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전문의 과정이 탄생하고, 진단과 치료의 방침이 상당히 바뀌리라고 본다. 1차 의료혁명이 록펠러와 석유산업이 주도한 evidence based medicine이었다면 2차 의료혁명은 IT업계들이 주도하는 digital healthcare based medicine이 되지 않을까? 인공지능이 초진을 보고 필요에 따라 해당 분야의 전문의를 원격으로 연결해준다. 전문의는 모바일로 문진을 하고 환자는 병원에 와서 검진만 받고 모바일로 검사결과를 확인한 뒤 모바일 앱을 통해 복약지도와 생활습관 지도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생체 센서가 더 발전하여 온도, 혈압, 산소포화도, 뿐만 아니라 WBC, RBC, 혈당, 동맥혈가스 등 다양한 지표들을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환자의 24시간 365일 건강 상태를 주치의가 모니터링하는 미래가 조만간 펼쳐질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세계 최고 수준의 두뇌와 전문성을 지닌 우리나라 의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전문성을 발휘할 미래가 기대된다.
코로나 블루, 짙은 파란색을 어떻게 연하게 만들 것인가 2020-12-21 05:45:50
|가천의대 의학과 2학년 모채영|1차, 2차 대유행 그 이상의 거대한 파도가 전국을 덮친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은 최소 1년 이상의 판데믹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임상 시험을 통과한 백신이 타국에서는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그 백신이 집단 면역의 효과를 나타낼 만큼 사회에 풀리는 것은 전문가들의 예측에 의하면 적어도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다. 질병의 발발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은, 작게는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답답함과 동네 카페에서 즐기던 여유의 상실이지만, 크게는 누군가의 실업과 사회적 활동의 상실이다. 다시 말해서, 판데믹 속에서의 일상은 상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실이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은 정신의학적인 영역에서이다. ‘코로나 블루’는 아직 정식으로 인정받은 용어는 아니다. 우울한 상태를 의미하는 ‘blue’와 ‘코로나-19’를 합친 신조어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민의 40%가량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환 교수가 한 언론사와 실시한 인터뷰에서, 코로나 블루의 증상은 답답함, 두통, 어지러움, 이명, 소화 불량 등 신체적인 증상 및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묘사되었다. 기존에 정신과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던 사람에서는 증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승환 교수는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잠재 환자를 현재 치료받고 있는 환자의 7-10배로 추정하였으며, 이러한 환자들은 직접적인 소통이 억제되는 혼란스러운 현재의 사회 상황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코로나 블루에 노출된 것은 의대생들도 예외가 아니다. 단체 생활을 중시하는 의과대학의 특성상 현재 판데믹 위생 규정은 기존의 결속력을 와해시키고 단체 안에서의 소통을 약화시켰다. 기존 일상과의 괴리 속에서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상실감에서 비롯된 우울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Medical Mavericks 준회원 대상 자체 조사 결과, 응답한 36명의 준회원 중 27명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해본 적 있다고 응답하였다. 기존에도 의대생들이 과중한 공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음을 고려해 보았을 때, 코로나 판데믹 상황은 의대생들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조언 및 정신 건강 상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의료계를 넘어 범국민적인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적절한 조치를 제때 취해야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영웅은 죽지 않나요? 2020-12-14 05:45:50
|차의전원 본과 3학년 최재호| 결국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산발적인 집단감염의 통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세계에 대대적으로 홍보한 K-방역의 몰락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 2차 대유행과 대조되는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다. 매일 큰 폭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는 물론이고 사태가 장기화되며 국민과 보건의료인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는 점이 대두된다. 한 예로 에크모(ECMO, 인공심폐 장치)를 유지해야 하는 중환자에게는 일반 환자의 3~4배에 달하는 인력이 24시간 필요하다.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에, 코로나19중환자 28명을 120여 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돌보고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중환자 병상을 확보한다고 발표했지만, 확보된 병상에 투입될 의료인력에 대한 계획은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중환자 전담 의료진의 경우, 추가 교육이 필요하고, 업무강도 또한 일반 의료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의사를 비롯한 보건 의료인들을 “노동자”로 바라보기보다는 “전문가” 혹은 “영웅”의 서사로 읽어냈다. 사회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고, 코로나 전사로서 악당 바이러스를 물리쳐내는 역할을 기대했다. K-방역의 이면에는 탁월한 체계와 신속한 대처보다는 보건의료인 모두의 희생이 있었던 것이다. 개개인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의료현장은 절대 지속가능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수많은 의료진이 “덕분에”라는 응원만으로 힘을 내서 대구로 향했다. 비단 대구뿐 아니라 전국의 의료진 모두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코로나에 맞서 싸웠다. 자발적으로 몸을 내던진 의료진에게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지난 몇 달간을 돌아봐야 한다. 7월, 정부는 의료계의 의견은 일말도 반영되지 않은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법안을 발표했다. 의정 합의 이후 의사 단체행동 금지법 등 보복성 법안을 쏟아내고, 이에 모자라 국정감사에서는 “의사 죽이기 발언”이 연일 되풀이됐다. 이에 더해 공공의대 관련 예산 십 수억 원이 승인되기까지 한 현실이다. 국가적 재난 사태 중에 정치적 행동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손자병법에서조차 병사의 사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루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 의료계는 사기를 잃은 것이다. 이제라도 의료계와 사회가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8232;병원 차원에서도 이슈가 뜨겁다. 민간병원을 동원하여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대형 종합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여 코로나 병상으로 활용하는 것인데, 이 또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10개월간 병상확보를 주장해왔던 전문가 의견은 온데간데없고 결국에는 다시 제자리다. 코로나 병상을 제공하고 치료할 시에 5배, 10배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지원만 있을 뿐, 코로나 병상으로 확보된 자리에 원래 치료받던 환자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찾아볼 수 없다.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로만 죽지 않는다. 환자는 암으로도 죽고, 폐렴으로도 죽는다. 기존 중환자에 대한 치료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 단발적으로 병상을 확보하더라도, 이후 추가 중환자 병상의 지속 가능한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유명 온라인 게임 캐릭터의 대사 중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뿐”라는 구절이 있다. 영웅만 믿고 있다가는 의료체계의 붕괴라는 돌이킬 수 없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코로나 전사들이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 사회를 위해, 환자를 위해 의사는 쓰러지지 않았다. 온 국민과 정부, 의료계 모두가 힘겨운 혈투를 벌이고 있는 이 현실속에서 더는 개개인의 희생에 의존하지 않고,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이 전쟁을 이겨내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일당백을 해내는 한 명의 영웅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영웅이 되기를 바란다.
재난의 불공정: 코로나19 백신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2020-12-07 05:45:50
|충북의대 예과2학년 전승민|코로나19 팬데믹이 거의 1년 동안 지속되고 전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이로 인해서 코로나19를 ‘이퀄라이저’(equalizer)라고 칭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퀄라이저란 모든 이들을 동등하게 만드는 현상 또는 힘이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이퀄라이저는 인간 사회에서 평등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죽음이 있다. 빈민과 부호, 백인과 유색인종, 왕과 평민, 남자와 여자 사이에 모든 차이점도 결국 죽음 앞에서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죽음 앞에서 동등하고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을 ‘위대한 이퀄라이저’(the great equaliz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인종, 경제적 상태, 정치적 환경, 나이, 성별 등 사회를 구분하는 모든 기준을 무시한 채 무서운 기세로 환자와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또한 위대한 이퀄라이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물론 우리 모두를 동등하게 불행하게 만든 코로나19에 ‘위대한'이라는 표현이 모순적이다). 하지만 이는 피상적인 견해에 불과하며 그 껍질을 조금만 분리해도 속에 내포된 불편한 진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죽음의 예시를 다시 한 번 사용하겠다. 죽음이 모든 인간에게 반드시 찾아온다. 하지만 내전 중인 예멘에서 영양실조와 질병 때문에 죽은 1살짜리 아이와 스칸디나비아에서 풍요와 평화를 90세까지 누리다가 고통 없이 죽은 노인의 죽음을 과연 비교할 수 있을까? 이들의 죽음은 균등하다. 어쨌든 둘 다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균등(equality)을 공정(equity)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노인이 누리던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적 권리와 이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교육, 보건, 영양 등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의죽음이 과연 공정일까? 우리는 코로나19에서도 이러한 불공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에서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수 백 년 간 지속된 구조적 차별 때문에 백인보다 더 높은 감염률과 사망률을 보인다. 프랑스에서 부자들이 코로나19를 피해 한적한 시골의 별장과 저택으로 대피하는 와중에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핫 스폿(hotspot)이 된 지역에서 전전긍긍해야 한다. 한국에서 수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을 때 ‘팬데믹 특수’를 맞아 돈방석에 앉게 된 이들도 존재한다. 재난은 불공정하다. 그것은 기존에 존재하던 사회경제적 불공정을 더 악화시키고 그 충격을 더 강력하게 만든다. 겨울이 가난한 이들에게 더 춥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재난도 약자에게 더 가혹하고 잔인하고, 이러한 불편한 진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곧 더 큰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강구해야 할지 모른다.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여러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화이자(Pfizer), 모더나(Moderna) 등 제약사가 개발 중인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물론 백신이 완성된 것은 아니고 설령 백신이 보급돼도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바로 회복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존재하지만 백신 개발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문제는 누구부터 백신을 접종시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과 같은 일부 국가들은 백신이 완성되기 전부터 물량 확보를 위해 ‘싹쓸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 특히 개도국들은 이들이 남긴 부스러기나 주워 먹어야하는 또 다른 재앙적 상황에 부닥쳐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에 따르면 개도국들에 대한 백신공급은 2024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계 모든 시민은 국적을 초월해서 백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보건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들은 특정 국가의 국민이기 전에 건강권이라는 보편적 권리를 갖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견해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1년 동안 지속된 코로나19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이름도 모르는 개도국 사람들에게 백신을 보급하는 것은 어쩌면 잔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치료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인종 또는 국적을 이유로 개인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의료인들은 이러한 명제에 강력하게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지금 위급한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을 치료하기 전까지는 저 환자가 죽든 말든 치료해서는 안 된다'라는 지침이 있다면 그것을 수용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전까지는 개도국에 백신 보급은 보류하겠다'라는 ‘백신 민족주의'(vaccine nationalism)과 큰 차이가 있는가? 특히 개도국은 선진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리고 설령 이러한 이타적이고 공정에 기반을 둔 이유에 동의하지 않아도 개도국에 백신을 분배해야 할 실리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초연결 사회에서 몇 개 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해도 대다수의 다른 국가에서 팬데믹이 계속 창궐할 경우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 중국 우한이라는 한 도시에서 발병한 코로나가 1년 미만의 짧은 시간 동안 전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킨 것도 이러한 초연결 사회 때문이다. 우리 모두의 목표는 팬데믹의 종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는 코로나19의 불공정에 대한 고민과 해답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것이 절대 쉽지는 않겠지만 코로나19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지하병원 The Cave 2020-11-30 05:45:50
|강원대 의전원 2학년 김미성 의대생| 영화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현실을 잠깐 잊게 해 주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진행하는 영화제의 리뷰어를 Medical Mavericks 회원 중에서 모집한다는 소식에, 별다른 고민 없이 신청했습니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의 관심 밖에 있는 ‘소외된 위기’를 세상에 알리고자, 매년 ‘국경없는 영화제’를 개최합니다.‘ 이 문구를 주의 깊게 읽었더라면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을 텐데 또 현실에서 잠깐 도피할 수 있는 재미있는 무언가를 보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신청했습니다. 영화제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안전하게 영화제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넷플릭스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영화 ‘The Cave’를 보기 시작하기 전까지는요. 영화는 유엔조사위원회에서 반인도적 전쟁 범죄로 분류한 동 구타 포위 작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이 포위 작전은 5년 이상 계속되었다고, 2013년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동맹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사린 가스를 살포한 후, 폭격은 점점 확대되어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동 구타에 남은 30만 명은 정부군에 포위된 상태로 그곳에 갇혀 있었습니다. 2018년 1월까지, 이곳에서는 의사 한 명이 3600명을 담당해야 했습니다. 영화는 동 구타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닥터 아마니와 닥터 살림, 그리고 지하 병원‘케이브’를 함께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평소 100분, 120분 정도 되는 영화도 거뜬하게 보지만 겨우 이 95분짜리 영화를 한 번에 다 볼 수 없었습니다. 영화는 폭격기 소리와, 폭격기 소리를 듣는 사람과, 폭격기가 지나가고 남은 폐허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이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의 절규와, 아이의 울음소리, 죽은 아들을 보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진통제 대신 핸드폰으로 틀어둔 오케스트라 소리를 진통제 삼아 듣게 하는 닥터 살림, 약을 구하지 못해 병원으로 다시 찾아와 당신보다 더 높은 남자 책임자를 데려오라고 하는 보호자의 생떼를 마주하는 닥터 아마니, 폭격기 소리에 트라우마가 생겼는데도 꿋꿋하게 일하는 사마헤르를 보여줍니다. 그들의 일상을 겨우 30분 정도 엿보았을 뿐인데도 괴로워서 더 마주할 수 없었습니다. 노트북을 닫고 나면 영화 속 장면이 뇌리에 남아 끈질기게 생각의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수술하다 폭격을 맞아 무영등이 꺼진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까요. 소염제도 없는 병원에서 염소가스 공격을 받은 사람을 어떻게 치료해야 했을까요. 해야 하는 건 많은데,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도대체 저라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영화 속에서 닥터 아마니는 서른 살 생일을 맞습니다. 마침 저도 얼마 전에 서른 살 생일이 막 지았기 때문에 이 공통점을 축으로 저와 그녀를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닥터 아마니는 어른이 되어 광적인 사회와 인종 차별, 독재 정권을 직면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 했습니다. 그녀는 자유의 길을 찾다가 소아과 의사가 되었고, 자신의 직업을 분노의 표출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본인이 끔찍한 현실에 답하고 있다고 느낀다 했습니다. 저에게 직업은 돈벌이 수단이었습니다. 꿈은 병원 밖에 있고, 현실은 달콤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니가 부러웠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환자에게 해 주고서도 더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눈물을 흘리는 그 삶이 부러웠습니다.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결국 마지막엔 부모님께로 돌아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텅 빈 표정으로 하는 아마니를 보며 부럽다고 생각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저 자리에 저도 서 있고 싶습니다.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마지막 병원을 지키고 싶습니다. 저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전 문제를 찾아내 변화하고 싶어요. 힘든 삶일 건 알지만, 또한 더 정직한 삶이니까요.’ - 아마니 발루어 박사
독감 백신의 실체 2020-11-16 05:45:50
|경상의대 의학과 1학년 김가연|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해 독감 백신의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이 여럿 올라와 크게 이슈가 되었다. 대부분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에 사망했다는 청원이었다. 독감은 influenza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처음 이 바이러스는 독한 감기를 일으키는 것 같아서 독감이라고 명칭이 붙여졌지만, 감기를 발생하는 바이러스와는 다른 종류이다. 1918년 독감 대유행 당시 사망자는 약 4천만 명에 이르렀고, 이는 1차 세계대전 사망자의 수보다 많은 수라고 한다. 10월부터 늦은 봄까지 발생률이 높으므로 10월에서 12월 사이 독감 예방백신을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이번 해의 경우에는 접종 권장 시기가 10월~11월이고, 12월 이후 본격적인 유행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여러 시에서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 독감에 취약 계층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큰 바이러스로 매년 유행 주가 변한다. 따라서 매년 접종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매년 접종해야 할 만큼 중요도가 큰 백신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이 알려짐에 따라 독감 백신의 부작용이 주목받고 있다. 질병 관리청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으로 백신 예방 접종 후 신고된 사망 건수가 101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 97건은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4건은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사망 건수 101건을 포함해서 백신을 맞은 후 신고된 이상 반응은 1837건으로 알려졌다. 비록 1257만 건 이상 접종된 수에 비교하면,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인 1837건은 정말 작은 건수지만, 필자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독감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 사례는 이번 이상 반응이 아니어도 종종 증례로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인 발열, 근육통, 감염 이외에도 독감 백신 접종 후, 안면 마비나 뇌 신경이 마비되는 증례도 종종 보고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어서 접종 후 30분 정도 병원에서 기다리다가 아무 반응 없을 시에 집으로 귀가하게 되어 있다. 즉 독감 백신은 사백신이지만, 건강상태가 좋을 때 맞아야 할 정도로 위험한 백신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일부 폐기했지만, 상온에 짧게 노출된 백신을 그대로 접종하도록 하였고 이 노출된 백신의 안정성을 제대로 검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여럿 있었다, 또한, 매년 공급되어야 하는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었다는 사실만 봐도 백신의 유통관리가 허술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뿐만 아니라 매년 접종 시기가 되면 독감 백신이 부족한 현상과 병원에 직접 독감 백신 수량을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이에 대한 더 체계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 마스크의 재고를 알려주는 시스템처럼 병원마다 독감 백신의 수량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매년 접종해야 하는 독감 백신의 관리를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감 백신의 일반적인 부작용 증세인 발열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날 시 현재 코로나 19가 유행하는 상황으로는 병원 출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발열 증세가 있을 때, 코로나 검사를 받은 후 결과가 음성이 나온 다음에야 적절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특히 더 독감 백신이 더 철저하게 관리되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 반응이 많이 신고된 만큼 독감 백신에 대한 공포심이 형성되어 있다. 독감 백신 포비아로 인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매년 접종이 필요한 독감 백신의 특징상 집단면역은 형성되지 않을 것이고, 코로나 19가 유행하는 지금 독감 바이러스도 동시에 유행하게 된다면 더 큰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독감 백신에 대해 신뢰성을 잃는다는 것은 집단면역을 무너뜨리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도 백신 신뢰도와 집단면역은 비례한다는 여러 예시가 있다. 따라서, 현재 백신으로 인해 논란이 많은 만큼 더 철저하게 독감 백신과의 관계성을 조사함으로써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상 증세가 고령층에 많이 신고된 만큼 그 안전성을 다시 한번 검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번 상황을 통해 다음부터는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고 논란이 없는 독감 백신을 공급하고 올바른 집단면역 획득을 통해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접종하는 독감 백신이 더는 건강을 위협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의사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사람이다 2020-11-09 05:45:50
|김태겸 차의전원 본과 3학년|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올 한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온 지구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는 바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신종 감염병의 출현으로 각종 산업은 힘들어지고 가게의 상점들마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재정지원금 정책을 확대하는 등 많은 문제점과 이에 따른 대책들로 세상이 시끄럽다. 필자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앞으로 이런 사태가 반복되었을 시 우리는 어떻게 해야 지금처럼 혹은 지금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흔히 선진국이라고 하면 여러 부문에 있어서 우수하다고 생각을 한다. 국방에서부터 경제, 문화까지 아울러 우수한 국가가 일반적으로 선진국이라고 불리곤 한다. 하지만 긴 시간 동안 선진국으로서 자리를 지켜온 이탈리아(GDP 세계 8위)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선진국이라 하기에는 많은 물음표를 남겼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이탈리아의 문제를 의료 붕괴로 보고, 그 이면의 원인으로 시스템 문제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사/의대생 총파업 사태와 관련 있었던 공공의료와 이탈리아 사태는 멀리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이탈리아는 현재 우리나라 일각에서 주장하는 '무상공공의료+사설의료체계'를 실천하고 있는 국가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의사들은 일반적인 사인(私人) 취급을 받는 반면에 이탈리아는 공인(公人)으로 취급 받는다. 이번 총파업 사태에서도 의사는 공공재다라는 말이 많이 화제가 되었는데 이탈리아 또한 물질, 재화를 뜻하는 "공공재"는 당연 아니지만 "의사=공인" 이라는 점에서 공공성을 매우 강하게 부여하는, 그런 성격을 띈 공공의료체계가 그 나라의 의료시스템이다. 얼핏 들었을 때 좋아 보이는 무상이라는 단어와 공공이라는 단어가 붙었지만 이탈리아의 의료는 그 두 가지 단어 때문에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첫번째로, 우리나라의 공무원들처럼 이탈리아에서 의사의 수와 급여 또한 나라의 예산에 따라 결정이 된다. 따라서 집권 정치인들의 성향에 따라 보건 예산이 정해지게 되고 그에 따라 의사 수와 의사 급여, 의료 기자재 등 의료 퀄리티가 달라진다. 문제는 보건 예산이 많이 배정되면 의료 시스템이 좋아질 여지가 있지만 사정에 따라 보건 예산이 대폭 감축될 경우 보건 시스템의 퀄리티가 저하되는 문제점을 노출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탈리아의 공공보건 예산은 10여년 전 이탈리아 1인 당 2008년 3490 달러에서 2016년 2739 달러로 대폭 감소하였다. 두번째로, 의사의 급여가 보건예산으로 인해 결정이 되는 만큼 그 급여가 결코 높지 않다. 이웃 국가들 중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의 평균 연봉이 이탈리아보다 높다. 이럴 경우 이탈리아 의사들은 같은 의사이고 같은 의학 교육과 수련을 받았음에도 단지 몇 km 차이가 나는 곳에 산다는 차이 때문에 다른 급여를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남유럽 일부 국가나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그리스, 루마니아, 이탈리아 등) 의사들의 엑소더스(집단탈출)가 심하다. 즉 다른 나라로 이주하여 의사로서 같은 의료행위를 하고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이번 이탈리아 사태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의료시스템의 붕괴 그리고 그 이면엔 이런 많은 문제점들이 내포되어 있었다고 꼬집는다. 사실 이번 파업사태에서 많은 의사집단들이 공공의료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 현 의료계에 있는 문제점들이 시간이 갈수록 심화 되어져 가고 있음에도 그 문제점들의 해결은 외면시 한 채 문제의 고착화, 심각성의 심화를 불러일으키는 정책을 무턱대고 추진했다는 점에서 반대를 하는 것이 요지이다. 의료 자체가 전세계적으로 공공성을 추구하는 영역에 가둬두지 않는 이상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당연히 의사는 자신의 고충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곳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 의사의 의료 행위가 봉사의 가치를 지향함은 옳으나 직업 자체를 봉사로 규정할 순 없기 때문에 의사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어 소요된 시간과 돈을 생각해보면, 무조건 지방으로, 적은 급여로, 나라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대로 묵묵히 다 수긍하고 따르기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너무나도 불공평한 처사이지 않는가. 최근 필자 주변에만 하더라도 해외 의사 시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실제로 일본국가의사시험(JMLE) 준비 카페는 최근 1000명이 넘는 인원이 가입을 했다. 사실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방향으로 의료체계가 개선됨에 있어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의료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자 하는 사람 또한 없다. 하지만 그 시스템의 바퀴 역할을 하는 의료인을 보호하거나 고려하지 않고는 2020년 K-방역은 재현되기 힘들 것이며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보던 의사들의 집단 탈출 또한 더 이상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게 될 수 있다. 모두가 상생하는 의료체계를 고려해야 한다. 한쪽을 높이고 한쪽을 낮추는 양팔저울 식 정책은 결코 미래지향적이지 않으며 발전적인 정책이 아니다. 또한 비의료계에 속하는 국민과 의료계는 결코 양팔저울의 척도에서 반대편에 서있지 않다. 같이 손을 잡고 질병과 싸우며 건강한 대한민국을 구축하는 일종의 동료이다. 더불어 의사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아프면 일반 환자가 되는 사람이다. 비의료인인 국민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의료인에 입장에서도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환자를 돌보다 죽은 정신과 의사 사건들이나 환자에게 결핵을 옮는 의사들, 각종 전염성 질환 등에 감염되는 의사들은 오늘 날에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들 또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 절대 끄떡없는 신적인 존재가 아닌 같은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앞으로는 의료계에 남은 모든 숙제를 그러한 관점을 견지한 채로 슬기롭게 같이 풀어보길 희망한다.
본과 4학년생의 솔직한 이야기 2020-11-02 04:45:50
|강원의대 본과4학년 심미정|먼저 시작하기 앞서 이 이야기는 현재 강원대의학전문대학원(이하 강원의전원)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필자의 이야기이며 본과 4학년 전체의 의견이 아님을 밝힌다. 처음에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필자는 신경과 의사가 되고 싶었다. 뇌라는 인체의 장기는 밝혀진 부분보다 밝혀내야할 부분이 많아 보였고, 새로 알아낸 의학적 정보로 치매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여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사가 되고 싶다고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의전원에 들어가게 되었고, 본과 1학년에 들어가자 처음 나를 맞아주는 것은 ‘골학’이었다. 강원의전원은 1월 초쯤 본과 2학년으로 올라가는 선배님들이 예비 본과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뼈에 대한 수업 ‘골학’을 진행하는 전통이 있다. 말이 뼈에 대한 수업이지 우리가 아는 머리뼈 이런 느낌이 아니다. 일주일 정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몸의 206개의 뼈에 각각의 튀어나온 부분, 들어간 부분, 거친 부분에 붙은 명칭을 쏟아내듯 강의해 주시면 그날 바로 외워 시험을 본다. 용어가 너무 어려운데다 양도 많아 보통 재시는 기본이고 3차, 4차 심지어는 5차까지 재시험을 보게되면, 새벽 3~4시 즈음에 끝이난다. 하루의 시험을 마치고 집에 가면 다시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아주 고된 스케쥴이다. 골학에 대해서 말하라고 하면 끝도 없이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거두절미하겠다. (골학이 궁금하면 다른 본과 1학년생들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머리부터 시작해 상지 하리 몸통 각각의 뼈에 대해 하루하루 수업이 진행되고 끝나면 이제 본과 1학년으로의 준비가 되었나 싶지만, 새로운 신경과 혈관, 증상과 진단방법 치료방법 등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랄 것 없이 매주 방대한 양으로 시험을 보던 본과 1학년이 가장 힘든 줄 알았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많아지는 공부 분량에 이제는 잠을 줄여 공부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상황이 되었다. 솔직히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본과 1,2,3학년 때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두기에는 내 앞에 떨어진 할일이 너무 많아 뉴스를 본다는게 필자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웠다. 가끔 교수님들이 들어와서 ‘요새 이게 그렇게 논란이라던데 너네 알고 있니?’ 라고 물어도 다들 아무 대답을 못했고, 교수님들은 ‘어휴 공부만 하지 말고 뉴스도 좀 보거라.’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꽤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다 보니 본과 4학년이 되어 있었다. 본과 1학 때 필자는 지나가는 본과 4학년 선배님들을 보며 이미 많은 시험을 다 겪으신 분들이니 너무 부러웠고, 얼른 4학년이 되어 졸업하고 싶다고 강렬하게 바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구보다도 본과 4학년이 되기를 결국에는 의사가 되기를 선망하던 필자가 현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응시하지 않았다. 갑작스런 정책 소식에 뉴스를 안 보던 필자가 뉴스를 찾아보게 되고 논란이 많던 정책에 옳은 의료를 하고 싶기에 결정을 내렸었다. 의전원에 다니는 필자는 20대 후반이지만 보통의 의과대학을 진학해 본과 4학년인 학생들은 대부분 25살이다. 나이가 많다면 많은 어리다면 어린 학생들이 내린 결정에 많은 격려도 있었지만 그 수를 훨씬 뛰어넘는 많은 비판이 있었다. 실제로 필자의 친구는 개인 인스타그램에 욕설이 하도 달려 댓글기능을 차단한 적도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몇 달 뒤에, 방대한 양으로 배우던 공부 내용을 모두 암기해 이틀 만에 쏟아내고 나오는 국시를 통과하면 곧 의사가 되는 본과4학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의사들이 다수의 사람들 눈에 이득만 챙기는 기득권 층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과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선한 동기로 시작한 순수한 마음이 의대생을 졸업하는 순간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퇴색되어 버리는 것 같았다. 이러나 저러나,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의학적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필기시험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없다. 이 또한 졸업 후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는 배를 불리려는 이기적인 면모로 비춰질지라도 필자는 선하다고 믿는 순수한 동기를 잃고 싶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