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백스주 식약처 내부감사는 처장에게 달렸다 2020-10-19 05:45:50
필자가 작년 7월 식약처의 부실한 의약품/의료기기 안전관리를 폭로하는 첫 1인 시위를 한 다음날 의약품심사부장실에 불려가 징계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3일에 걸친 감사를 받게 됐다. 그 때 감사담당관에게 물었다. '저에 대한 감사를 누가 요청한 겁니까?' 상식적으로 누군가 감사를 요청했기 때문에 감사를 받게 되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감사담당관이 '선생님에 대한 감사는 누가 요청한 것이 아니라, 식약처장(현 이의경 처장)도 알고 있다. 선생님이 하신 일은 결과적으로 식약처의 발전에 도움이 되겠지만 저는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라고 답변을 했다. 그 때 비로소 식약처 내부감사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반적으로 감사는 해당 조직과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가 근무했던 한 외국계 회사에서는 감사 조직이 철저하게 독립돼 있었다. 회사의 대표도 감사 조직에 어떤 힘을 행사할 수 없고, 도리어 감사 조직이 대표를 감사하고, 대표를 퇴출시킬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런데 식약처 조직 구조를 살펴보니, 감사담당조직이 전체 조직에서 독립돼 있지 않았다. 이런 감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결국은 식약처 고위공무원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위 짜고치는 고스톱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필자에 대한 징계 사유에는 심지어 감사를 받기 시작한 이후에 발생한 일들, 즉 필자가 외출 시간을 착각해 1시간 늦게 사무실로 복귀한 것, 퇴근하면서 업무용 캐비닛을 잠그지 않은 것 등도 포함됐다. 그야말로 털 수 있는 것은 다 털어서 징계사유에 밀어 넣은 것이다. 그 결과가 정직3개월과 해고였다. 반면 식약처 내부의 어떤 과장은 성추행으로 경찰 고발을 당했지만 내부감사 뒤에 지방청 과장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무마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식약처 내부 감사가 조직의 비리를 감추고, 내부 직원 감싸기 용으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강력한 의구심이 든다. 최근 필자가 2019년 식약처 내부에서 문제제기했지만 식약처 고위공무원들이 묵살한 리아백스주 허가 문제가 비로소 이슈가 되고 있다. 필자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리아백스주 허가는 식약처의 가장 무능한 연구관이라도 하지 않을 비정상적인 허가였다. 여러 매체들은 리아백스주의 허가과정과 관련해, 식약처 허가담당과장이 젬백스로 이직 후 허가 업무를 총괄한 점, 허가 심사기간 심사를 담당하는 종양약품과 과장이 갑자기 교체된 점, 또 당시 식약처 차장이 이후 삼성제약(젬백스 계열회사) 부회장으로 이직한 점, 관련된 사람들 대부분이 현재는 동일한 인허가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점 등 의구심이 드는 내용들을 연달아 보도하고 있다. 이에 이번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의원은 리아백스주의 부적절한 허가에 대한 식약처 내부감사를 요청했고,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므로 이번 내부감사에 대한 총책임은 이의경 처장이 져야 할 것이다. 이번 내부감사는 단순히 리아백스주에 관련한 것뿐 아니라, 식약처 내부감사가 과연 공정하게, 엄격하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한 드라마(비밀의 숲 시즌1)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조직을 지키지 말고 조직의 존재이유를 지켜주십시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존재 목적은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듯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의약품 등의 허가심사를 수행하는 것'에 있다. 만약 이번 리아백스주 내부감사에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이의경 처장은 조직을 지키게 될지는 모르지만 조직의 존재이유는 버린 것이다. 그런 조직은 해체돼야 마땅할 것이다(필자는 1인 시위 중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을 해체하고 제3의 전문기구 설립을 요구한 바 있다). 부디 이번 내부감사가 식약처의 환골탈태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 2020-10-14 12:15:00
저는 2017년부터 4년째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6년 9월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입원전담전문의는 의료계 내에서도 생소한 직종이었습니다. 이 이전에는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라고 미국에서 도입된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미국에서 1996년 도입된 호스피탈리스트는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직종으로 발전하였고 종사하는 인원도 2019년 기준 6만 명이 넘을 정도로 증가하였습니다. 질적으로도 재원 기간의 감소, 재입원율 감소, 입원 중 사망률 감소, 입원 중 비용 감소, 환자 및 보호자의 만족 또한 보여주었습니다. 호스피탈리스트들의 노력으로 인한 수적, 질적인 향상으로 미국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가 하나의 전문 직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위의 미국의 사례를 보면서 저뿐만 아니라 저 이전부터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들 또한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면서 가장 중요시하고 노력했던 부분은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유지하며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입원전담전문의의 도입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입원 환자의 진료를 교수진의 책임 하에 최일선에서 전공의 선생님들이 담당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입원전담전문의가 처음 도입되었던 시기만 하더라도 아직 수련중인 전공의 선생님과 비교하여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전공의 4.5년차, 전공의 5년차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시작하였던 입원전담전문의들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버티면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떻게 입원 환경을 개선하는지 하나 둘 보여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입원전담전문의의 도입을 통하여 응급실 체류 시간을 짧게 하였으며 재원 기간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논문을 통하여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복합질환 환자들에 있어서도 입원전담전문의가 재원 기간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 또한 보여주었습니다. 시범 사업 분석을 통하여 환자와 보호자 대상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 도입을 통하여 만족도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의사와의 접촉 시간 또한 늘었으며, 간호사를 포함한 동료 의료진의 만족도 또한 향상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병원들에서는 입원의학과, 입원의학센터, 종합내과, 통합내과 등의 과 신설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즉 입원전담전문의를 입원 환자 진료의 전문가로 인식하는 모습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입원전담전문의를 지원하고 싶어 하는 예비 지원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노력해 왔던 일선의 입원전담전문의들을 지치게 하고 실망케 하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28일 의료계 집단 휴진에 대한 대책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비상진료 패키지로 운영하여 전담 환자 이외에 일반 환자들을 볼 수 있다는 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대책은 사전에 입원전담전문의들과 논의되지 않은 상태로 발표되었고 마치 입원전담전문의가 인력 부족의 대체제로 외래 및 응급실의 공백을 담당해야 하는 것처럼 잘못된 시그널을 주었습니다. 그동안 어렵게 만들어 온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서는 인력 부족의 어려운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중심으로 입원 환자 진료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한 후에 나오는 대책이었어야 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모습이 2020년 9월 7일 국회 국감장에서 또 나타났습니다. 당시 국감에서 보건복지부는 의대생들이 의사고시를 응시하지 못하여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사 인력 중 인턴 역할에 대한 대책 중의 하나로 입원전담의의 확대를 통하여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를 보면서 입원전담전문의들은 그동안의 입원전담전문의 정체성을 위한 노력들이 다시 한 번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보건복지부가 2020년 8월과 동일하게 입원전담전문의들을 단순히 인력 부족의 대체제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정부의 이러한 잘못된 시그널들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운영하는 병원과 입원전담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도 전해질 수 있어서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2018년 보건복지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입원전담전문의는 의료 인력자원 활용문제의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 보고 있으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의사진로의 중요한 트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2020년 보건복지부의 입원전담전문의를 향한 시선과 모습들은 2018년의 발표와는 너무도 달라서 입원전담전문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 환자 진료의 전문가로서 입원 환자 진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입원 진료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환자 및 보호자,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료 의료진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단순히 의료 인력 부족의 대체제가 아닌 향후 의료 인력 자원의 활용과 배치에 있어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미 시범사업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본 사업으로의 빠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보건복지부도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정책 발표를 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합니다. 의료계의 여러 어려운 상황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이럴수록 그동안 잘 만들고 유지해 왔던 결과물을 무너뜨리지 않는 지혜가 간절히 필요합니다.
근로계약서 쓰지 않는 가족 같은 회사? 2020-10-13 11:47:50
|노무칼럼| 노무법인 해닮 이동직 대표 노무사 어느 날 막역하게 지내던 대표님 한 분이 떨리는 목소리로 연락하셨습니다. 평상시 워낙 느긋한 성격이라 항상 차분하게 말씀하셨던 분이 자기 목소리를 잃을 정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연락했다는 사실은 중차대한 큰 사건이 벌어졌다는 의미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업력 20년만에 처음으로 노동청에 가게 생겼으니 아무 것도 모르는 자신을 뒤에서 적극 도와달라는 취지의 통화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청에 문제를 제기한 직원이 경리 업무를 봐오던 대표님의 처제란 점을 다른 경로를 통해 우연찮게 알게 된 뒤, 통화의 요지가 ‘업력 20년만’이 아니라, ‘처제’란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족 같은 회사는 손가락질 받기 십상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를 참칭하는 회사가 가족이라는 미명 하에, 가족이라면 절대 시키지 않을 일들을 위태로운 근로조건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에 주로 당해왔던 수많은 청년들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족끼리 왜 이러냐고 하소연하는 이야기를 매일반 작성하고 있고, 이게 굴절된 세태를 반영하는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 소재인 탓에 수차례 매스컴을 타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주로 가족 같은 회사를 꾸려 왔다고 자부하는 사장님들이 이러한 진실과 마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는 일단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탓에 근로시간, 근로일, 휴게시간, 임금 등 핵심적인 근로조건들이 항상 애매모호합니다. 통상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긴 하지만 업무가 많을 때는 1시간 전에 출근해 작업준비를 해야 할 때도 있고 고객이 6시 직전에 당도하면 6시 넘어서 업무를 볼 때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렇게 근무한 날이 많으면 그 달은 인센티브 20만원이 임금에 얹어져 추가로 지급됩니다. 반대로 일이 없을 땐 조기 퇴근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근무한 날이 많으면 그 달은 정해진 임금에서 10만원씩을 추가로 공제합니다. 아직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회사가 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업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꽤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사례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좋은 게 좋은 거는 가족 같은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나 미션일진데, 외려 그 노랗게 빛바랜 가치와 미션에 의해 사세가 급격히 기울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는 형사적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설령 불리한 근로조건을 기재할 수 있다는 염려 탓에 근로자 본인이 먼저 나서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말자고 합의했을지라도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의무를 사업주에게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닌 사업주에게 그 형사적 책임을 묻게 됩니다. 게다가 출퇴근일지 · 업무일지 · 업무보고 카톡 등 조기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한 명확한 증빙이 있다면, 연장수당을 소급해 산정해 체불액으로 청구할 수 있고, 이럴 경우 근속기간 1년당 체불액이 몇 백만 원을 초과하는 건 예삿일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에서 더 나아가 아예 가족 회사를 꾸려 왔던 그 대표님은 결국 피진정인 신분으로 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진정인이었던 처제에게 기백만 원의 체불액을 서둘러 지급했지만, 사건 취하 동의를 받지 못해 결국 약식명령으로 벌금형 처분을 받게 됐습니다. 아직도 술자리에서 그 대표님은 처제 얘기로 술안주를 삼는데, 술안주가 심심한지 금세 꼬부라진 혀는 자신은 그저 가족 같은 회사를 꾸려온 죄 밖에 없다고 항변합니다. 한비자는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중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이론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주가 훌륭한 인품으로 관리와 백성들을 다스려야 한다는 유가의 가르침은 비현실적이며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한비자를 비롯한 법가는 예와 도덕이 아니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논지를 기재한 법전을 통해 민중을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한비자에 대해 이렇게 평합니다. "한비자는 도덕을 법률에 맞추도록 하되, 마치 먹줄을 친 것처럼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 줄을 벗어나지 않도록 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는 인정에 비추어 생각할 때는 절박한 일이요,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자는 것은 좋으나, 결과적으로 인간의 따뜻한 아름다움을 없애는 일이다." 도덕을 법률에 맞추려는 한비자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인간의 따뜻한 아름다움을 없애는 일이라고 사마천은 평가절하한 셈입니다. 하지만 공정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요즘 같은 시대엔, 가족끼리 왜 이러냐고 하소연하는 청년들이 넘쳐나는 하 수상한 시절엔 법률로서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려는 법가 사상의 미덕이 곧 인간의 따뜻한 아름다움을 나누는 것이고, 나아가 가족 같은 회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직장인이 다니고 싶은 회사로 등극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는 게 아닐까요?
4천명 늘리자더니 3천명 포기해서야 되겠나? 2020-10-12 05:45:50
옛말에 ‘되술래잡다’라는 말이 있다. 잘못을 빌어야 할 사람이 도리어 남을 나무라다는 뜻으로 '적반하장(賊反荷杖)'에 갈음하여 쓸 수 있는 우리말이다. 우리의 전통놀이 가운데 하나인 '술래잡기'는 '순라(巡邏)'가 도둑을 잡는 데서 유래된 놀이다. 그런데 도리어 도둑이 술래를 잡아버린다면, 이미 그것은 놀이가 아니다. 최악의 반칙이다. 이처럼 아이들도 당연하게 지키는 이 놀이의 규칙을 거꾸로 돌려버리는 경우를 ‘되술래잡다’라고 한다. "국시 문제 풀려면 의대생들이 직접 사과해야" "의대생 어디 가고 병원장이 국시 재응시 반협박하나" "병원장, 의대생 응시 기회 달라 90도 사과…복지부 국민이 양해 못해" 요즘 다시 화두가 되고 있는 의대생 국시 재응시와 관련된 기사의 제목들이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의사협회와 사전 논의없이 코로나19 사태를 기회삼아 공공의대 설립추진과 의대정원 증원을 밀어붙인 정부여당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왜 학생들이 사과를 해야한다는 것일까, 학생들이 대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대학병원 수장을 비롯한 원로들이 학생들을 대신하여 머리를 숙이는 것일까. 이러한 사과는 정부여당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정작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혹자들은 밥그릇 싸움이라고 애써 평가절하하려 하지만 학생들은 현재의 왜곡된 의료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없이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로 현재의 의료제도를 더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의료백년대계를 위해 의사로서의 삶 중 1년을 희생한다는 각오로 선배 의사들과 함께 투쟁에 나섰다. 그런데 왜 정부와 여당은 국민 여론을 핑계로 의사가 아닌 의대생들에게 무릎꿇고 사과하기를 요구하는가? 도대체 학생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단 말인가? 오히려 정부여당은 학생들에게 사과를 요구하기 이전에 자신들이 의료백년대계가 아닌, 단지 정치적 이유에 의해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과 의료계, 특히 의대 본4학생과 부모에게 사과해야 한다. 의사 4000명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서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정원 증원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놓고 이제와서 3000명의 의사를 포기하려 하는가? 이제 더 이상 학생들에게 사과를 요구하지 말자. 올바른 의료제도의 책임은 정부여당에게 있다. 정부여당이 국민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 ※기고·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식약처 국감이 기대되지 않는 이유 2020-10-06 05:45:50
국감 시즌이 오고 있다. 필자가 식약처에서 일해보니, 식약처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국감이다, 그 다음이 언론(기사)이고. 내부 전문가의 의견은 그들에게 흥칫뽕일 뿐이다. 필자가 내부에서 DSUR(임상시험중인 의약품의 안전성 관리), PSUR(허가후 안전관리) 검토를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이 없었지만, 이런 사안들이 작년 국감 및 언론에서 다루어지니, 식약처가 아주 조금은 반응을 보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물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바뀐 것은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국감에서 다루어진 이슈가 팔로우업이 안된다는 것이다. 작년에 다루어진 이슈가 새로운 이슈에 의해 묻히기도 하고, 이슈를 다루는 국회의원이 바뀌고, 또 식약처 담당자가 바뀌면서 결국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지속된다. 그래서 가만히 보아하니, 식약처는 국감 기간 잠깐 긴장하고 끝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속으로 되내이면서 잠깐 인고의 시간을 버티면 되는 것이다. 식약처 국감 때 자주 등장했지만 전혀 해결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라 의료기기 안전성 관리이다. 이는 필자가 작년 7월 식약처를 대상으로 1인 시위를 하면서 지적했던 문제이고, 또한 식약처의 고위 공무원들을 직무유기로 고발한 사안 중의 하나였다. 식약처는 2003년부터 인체에 이식되는 의료기기 안전관리를 위해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제도를두고 있다. 문제는 전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한 국정감사 이력을 살펴보자. 2013년 국정감사에서 식약처는 인공유방 등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의 소재 파악 의무를 소홀히 해 의료기관이 폐업할 경우 추적관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식약처장은 추적의료기기의 이력추적관리 표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식약처는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의 품목 수만 부풀리고 있고, 매년 의료기기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기의 제조, 수입,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과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답은 당연히 똑같았다. 추적관리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식약처는 실리콘 인공유방의 부작용 사례가 수천건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추적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을 받았다. 여전히 추적관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한 언론사의 기사 제목은 '식약처 의료기기 관리 안하나, 못하나, 총체적 난국' 이었다. 2016년 국정감사 직전 식약처는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배포했다. 그러나 여전히 추적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는 형식적인 내용이었다. 어쨌든 이 해에는 의료기기 안전관리에 대한 지적이 없었다. 총선으로 국회의원들이 대거 바뀐 것도 한가지 원인이었을 것이다. 2017년에는 의료기기 안전 관리에 대한 지적이 없었다. 이렇게 그나마 식약처가 무시할 수없는 국정감사에서조차도 지적이 안되면 식약처 의료기기 안전관리는 발전이라는 것이 없을 것이다. 2018년에는 식약처는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 부작용 중 인공유방 품목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을 받았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실리콘 인공유방에 의한 역형성림프종 환자가 실제 발생했기 때문에 의료기기 추적관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집중 감사를 받았다. 예를 들어 폐업을 한 의료기관에서 인공유방 시술을 받은 환자는 그 리스트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점에 대해서 지적을 받았는데, 이는 2013년 지적받은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었다. 놀랍지 아니한가! 필자는 작년 1인 시위를 통해 인공유방 시술 후 역형성 림프종이 발생하기까지 약 10년 전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07년 해당 제품이 허가된 우리나라는 이제 조금씩 환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었다. 현재까지 3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도 시술받은 환자 리스트조차 파악이 안되니 환자들에게 충분한 경고가 불가능한 것이다. 필자가 작년 10월 식약처 고위공무원을 고발한 것은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을 받고, 내부전문가를지적을 받아도, 진정성 있는 변화를 추구하지 않아서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되는데도, 식약처 내부에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상이 올해 국감도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 이유이다. P.S. 작년에 실제 인공유방 관련 역형성림프종 환자가 발생하자 식약처는 환자 등록연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식약처는 환자 등록연구를 진행하고 있을까? 필자는 안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인공유방 부작용 환자 등록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적어도 수십억~수백억(도 사실 모자람) 필요한데 그 예산이 하늘에서 뚝 떨어질 리 없고, 식약처는 환자 등록연구를 해 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심평의학' 제대로 해봅시다 2020-10-06 05:45:50
'심평의학'은 일선의 의료인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에 대한 기준이나 지침 그리고 심사 조정되는 사안들의 사유 등에 대해 비난하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 10여년 전에 유수 대학병원 건물에 교과서적인 진료를 보장해달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불만을 토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교과서적 진료를 보장하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없다. 심사의 수준을 현실화해 나가고 있는 결과일 텐데, 이런 심평원의 변화는 아무런 평가를 못 받고 있다. 기준을 설정하는 위원회에서는 일부 의제에 대해 임상시험을 통한 근거가 더 축적돼야 할 항목도 급여 기준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전문가들을 드물지 않게 접한다. 지금은 오히려 심평원이 의료인들에게 '제발 교과서적인 진료를 해주세요'라고 할 판이다. 청구한 모든 내역을 심사조정 없이 다 인정하고 아무 기준 없이 행한 대로 보상하면 심평원이 이런 이야길 들을 일은 없다. 그런데 행위별수가제를 쓰고 있는 한 어떤 형태이든 기준과 심사의 지침이 없을 순 없다는 것을 모두 인정할 것이다. 그럼 문제는 어디까지가 적정한 진료이고 어디까지가 과한 진료 혹은 부족한 진료일까. 그 판단 기준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상당 기간 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위장관계 폴립절제술' 기준에 대해 일부 학회에서 강한 항의가 있어 회의를 한 적이 있다. 당시 해당 학회 대표로 오신 분이 주장한 내용을 상당부분 반영하여 기준을 개정 했는데 다음날 그 해당 학회에서 강력한 항의가 들어왔다. 도대체 누가 이런 기준을 만들었냐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기준을 만들어도 다른 전문가들이 동의하지 않는 일들은 왕왕 접하는 일이다. 2007년 이후 근거기반의사결정 체계를 도입한 것도 그런 사유에서였다. 근거와 의학적 표준에 따라 전문가들의 주관적 관점이 근거에 의하여 균형적으로 의사결정 하도록 회의 자료 작성의 표준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에 대한 'how'의 정의는 부족했다. 어떤 판단 기준으로 어떻게 의사 결정할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 잣대가 아직 공유된 것이 부족하다 보니 공들여 전문가들이 모여 진지하게 기준을 만들어도 몇 일 후 항의의 목소리가 들려오곤 한다. 건강보험법 체계하에서 급여대상을 정하는 원칙은 의학적 타당성, 의료적 중대성, 치료효과성, 비용효과성, 환자의 비용부담 정도, 사회적 편익을 고려해 복지부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요양기관에서 급여대상 환자들을 진료할 때 요구하는 원칙은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진료 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야 하며 약제, 치료재료의 경우는 식약처 허가사항 내, 그 외는 고시&8231;공고에 따른 범위 내에서 진료해야 한다. 임상연구 성격은 인정하지 않으며, 영양공급·안정·운동 그 밖에 요양상 주의를 함으로써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의약품을 처방·투여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를 하고 있고 이는 심사의 원칙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진료 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것을 구체적 사안에서 결정할 때 어떻게 해석하고 정해야 할까. 전문가들마다 그 판단 기준이 달라 어떤 전문가는 의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하나 어떤 전문가들은 정반대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공적 보험 체계에서는 이에 대한 판단의 척도가 분명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공적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어에서는 급여보장의 원칙으로 '의학적으로 필요하고(necessary) 의학적으로 적절한(reasonable)'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이러한 원칙은 사보험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말들조차 모호해 각론에 들어가서는 역시 많은 논쟁을 낳게 된다. 이러한 혼돈을 줄이기 위해 스탠포드의 사라박사는 신의료기술의 경우는 과학적 근거를 따르고, 기존 의료는 최대한 과학적 근거를 따르되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의학적 표준을 따르고, 이로도 결론을 얻지 못할 때는 신뢰할 만한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정의가 적절하게 느껴져 미국의 여러 주에서 법으로 '의학적으로 필요하고 의학적으로 적절한' 정의를 채택하게 됐다. 이러한 정의가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진료 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설명할 좋은 정의로 채택해도 좋을 것이며, 2006년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도입과정을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과 공개적 토론에서 이 정의를 제시했을 때 부정하는 전문가들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여기서 과학적 근거란 근거기반의학에서 말하는 과학적 근거를 말하는 것이며 이를 평가하는 체계는 이제 국제적으로 너무나도 정형화 돼 잘 알려져 있으므로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을 통해 양질의 수많은 근거들이 생성되고 있으나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는 이러한 연구들이 의학적 판단을 요하는 모든 상황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오랜 기간 의사들이 사용하며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된 결과들이 학술대회의 교류와 전문가들의 문헌 게재를 통해 산출되는 지식들이 있는데 이를 'practice-based evidence generation'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러한 내용들은 앞서 기술한 의학적 기준들과 합해 그 시대 그 시점에서 의학적 표준으로 자리잡게 된다. 의학적 표준은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종설 등의 형태로 발간된다. 따라서 과학적 근거에 따라 결정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이러한 자료들을 고찰해 일관성 있게 지지되는 의학적 표준을 판단의 근거로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체계도 어떻게 의사결정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과정과 절차와 방법을 엄밀히 하고 명문화함으로써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강한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나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음으로 일관성 있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엄밀한 평가 자료,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그리고 일관성을 갖춤으로 이제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 그래요 '심평의학' 제대로 한번 해봅시다.
환자 소개비 지급과 관련한 법률 동향 2020-10-05 09:50:42
최근 들어 강남 지역 개원가의 거래처 병원들이 환자 유인·알선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 있다는 연락을 자주 받는다. 현장에서는 영업팀, 홍보팀, 프리랜서, 광고 법인, 상담 실장 기타 다양한 이름과 방법으로 브로커를 운용하고 있는데, 결국 경찰이 문제를 삼는 부분은 이들에게 “소개비”를 지급했다는 점이다. 이름이 뭐가 됐든, 회사 내부 직원이든 외부 인력이든 중요하지 않다.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는 결국 “환자를 소개하는 대가로 소개비를 지급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다. 판례의 태도 등 과거 하급심 판례를 뒤적여 보면, 주로 손해사정사들, 기타 환자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직역의 외부인들로부터 교통사고 환자 등을 소개 받고, 소개비를 지급했다가 의료법 제27조 제3항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사례가 많다. 이들은 전문적인 브로커는 아니지만, 병원 1~2개 정도와 관계를 맺으며 소액의 소개비를 부수입을 챙겼던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유죄가 선고되었다. 다음으로는 병원 직원에 관한 판례가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판례는, “의료기관ㆍ의료인이 스스로 자신에게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그 과정에서 금품이 제공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의 '유인'이라 할 수 없고, 그 행위가 의료인이 아닌 직원을 통하여 이루어졌더라도 환자의 '소개ㆍ알선' 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10. 27 2004도5724 판결)”라는 대법원 판결이다. 병원 직원이 적극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부 활동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취지다. 단, 위 판결을 자세히 읽어보면, “행위자에게 금품이 제공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즉, 병원 직원이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을 하면서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이런 원칙하에, 직원들에게 환자 소개비를 ‘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했다가 처벌을 받은 사례들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른 병원으로부터 환자를 이송 받으면서 사례비, 수고비, 세탁비, 청소비, 응급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돈이 지급됐을 때, 이 또한 환자의 유인·알선이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레도 눈여겨볼 만 하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도1126 판결). 최근의 동향 등 최근에 수사 중인 사건들을 보면, 전문적인 브로커를 활용하다가 내·외부의 제보로 인해 문제가 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광고대행 법인이라며 별도의 주식회사를 세워 홍보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기도 하고, 직원으로 직접 고용하여 급여·인센티브 형식의 소개비를 지급한 케이스도 있다. 가끔 보면 소개비 지급에 관하여 버젓이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소개비 정산을 위한 정산자료를 만드는 병원도 있는데 이는 가장 피해야 할 형태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최근에 상담했던 사례에서 A병원은 MSO법인을 활용하기로 마음먹고, 광고, 홍보, 인사관리, 컨설팅 등 명목으로 MSO에 거액의 돈을 송금해 왔다. 그리고 MSO는 나중에 세무조사를 받을 각오를 하고 거액의 현금을 인출해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했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MSO에서 막아보겠다는 각오로 영업사원들은 다 MSO 소속으로 고용했다. 얼핏 생각하면 그럴싸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부 직원의 고발로 경찰에서는 이 구조를 다 파악하게 되었고, 가장 먼저 조사 받은 직원의 계좌에서 현금으로 받은 인센티브를 꼬박꼬박 ATM기를 통해 입금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수사하는 입장에서 이는 너무 명확한 증거다. 다음 사례는 더 심각하다, B병원은 모 스포츠단체와 협약을 맺고 환자를 소개받기로 했는데, 단체는 소개비가 암시되어 있는 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B병원 원장은 서로 비밀만 지키면 되겠거나 하는 생각에 계약서에 서명을 했는데, 이후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리게 되었다. 계산이 조금 맞지 않는 등 의견 차이가 있을 때마다 “계약서 들고 경찰서로 갑니다” 라는 협박에 시달렸다. 결국, 민사소송 끝에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한 이후에야 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밖에 최근의 사건 경향을 보면, 환자 소개 실적이나 매출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지급하다가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된 사례들이 많다. 대부분 병원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고 들어오고 있어서, 개설자 입장에서는 변명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인정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대응 방법 환자의 유인·알선과 관련하여 직·간접적으로 문제가 된 경우, 첫 번째로 문제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한 행위의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서부터 불법인지, 그리고 문제가 된 부당이득 또는 수수료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이 때 주변 경쟁자들 중 누가 제보를 했는지, 내부 직원 중 누가 정보를 제공했는지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문제의 해결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제보자에 대한 사적인 복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해서도 안될 행동이다. 그 다음이 전략의 수립이다. 전략은 병원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목표를 두고 큰 전략과 세부 전략을 나누어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 A병원은 MSO가 마케팅과 홍보에 사용한 실제 비용을 입증하는데 집중하여 MSO를 통해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한 돈은 사실상 얼마 안된다는 점을 소명했다. 그리고 B 병원은 스포츠단체와 주고받은 돈이 환자 수나 매출과 직접 관련이 없음을 입증하는데 집중했다. 그런 방식으로 병원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법률과 판례가 금지하고 있는 소개비 지급을 근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불가피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면 최대한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업무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임총을 파행으로 이끈 주승행 부의장은 사퇴해야 2020-09-29 05:45:55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주신구 대의원이 발의한 임시대의원총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성립되었다고 발표하고, 대의원회 의장이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공고하였다. 그러나 대의원 의장이 불참한 가운데 임시대의원총회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운영위원회가 의장에 의해 봉인된 임시총회 발의 동의서를 개봉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정상적으로 대의원회 의장이 발의 동의서를 검수하고 밀봉한 상태로 보관 중인 자료를 열람한 것은 어떤 사유로도 정당화시킬 수 없다. 일부 대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대의원운영위원회가 개인정보 보호법을 어기면서 개봉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임시총회 개최에 대해 동의하는 동의서에는 대의원의 이름과 면허번호가 적시되어 있고, 무엇보다 동의서 자체는 무기명 투표와 같이 보호되어야 할 의사 표현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밀봉을 훼손하고 부의장 3명과 간사 한 명은 동의서를 확인했다. 이는 절차를 무시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다. 동의서에 서명한 대의원 명단을 확인함으로써 보호되어야 할 대의원의 중요한 정보와 의사표현이 심각하게 침해받게 했다. 즉각적으로 감사단이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해 회원과 대의원 전체에게 소상하고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또한 "발의안에 불신임 사유가 명시돼 있지 않지만, 대의원이 낸 안건을 반송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임시총회에서 불신임 대상자의 소명을 듣고 참석 대의원들의 토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라며 마치 발의안에 불신임 사유가 담겨 있지 않다는 부정적인 개인 의견을 표명해 전체 대의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점은 매우 부적절하다. 발의안에는 정관에 따른 위반에 의거한다는 명확한 사유가 기술되었음에도 이를 부정하는 발언은 자신의 견해임을 전제하고 밝혀야 했음에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임시대의원총회 과정에서도 분과별 회의 환경이 부실함에도 회의를 급속하게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노출하였다. 특히 제3 안건(비대위 구성안) 표결에 앞서 의사진행발언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무기명으로 투표를 진행한 일부 분과의 투표 결과를 기명 투표와 합산하는 어이없는 결정을 내렸다.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의원의 정식 절차를 무시함으로써 운영 규정을 위반하는 독단적 만행을 저질렀다. 따라서 이렇게 결정된 제3 안건의 표결 결과는 원천 무효다. 아울러 의장직무대행으로서 상황을 이렇게 만든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적으로 부의장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임시총회 개시 후 모 대의원의 안건 불성립 주장에 대해 아무 제지나 언급 없이 해당 대의원이 표결에 참여시킨 것 또한 문제다. 자신이 스스로 안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불신임안에 대해 의사진행발언을 하는가 하면 표결에까지 참여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그런데도 이 대의원의 표결 참여를 지적하지 못한 의장직무대행의 회의 진행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방역을 핑계로 회의장을 끌어 잠근 밀실 진행도 비판받아야 한다. “왕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자”가 역할 감당하기 어렵다면, 물러서는 것이 당연한 이치나 스스로 중립을 훼손하여 대의원회의 신뢰를 추락시킨 잘못은 무엇보다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임시대의원총회를 파행으로 이끈 주승행 부의장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즉시 부의장 자리에서 사퇴하고 회의 뜻을 받드는 겸허한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대의원회 대의원직에서 물러나면서 마지막으로 회원을 위해 하는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거듭해서 촉구한다. ※기고·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삼전도(三田渡)의 굴욕(屈辱)을 아십니까? 2020-09-28 05:45:50
삼전도(三田渡)의 굴욕(屈辱)을 아십니까? 힘없는 조선의 군주가 청나라 황제에게 무릎 꿇고 머리를 9번이나 땅에 찧은 굴욕적인 역사입니다. 정부의 부당한 의료 정책에 맞선 의료계 투쟁에서 의과대학 학생이 투쟁의 기치로 내건 '국가고시 거부'가 의료계의 투쟁 승리로 끝났다고 주장이 무색하게 오히려 이들의 목의 죄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핑계로 손을 내민 정부와 협상에 응한 대한의사협회를 우려스럽게 바라보았던 이유는 자칫, 정부의 술수에 휘말려 잘못된 협상이나 합의로 의사와 의료의 미래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의사 집단 모두가 정부에 머리를 찧고 반성하는 삼전도 굴욕이 재현될까 두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예상이 정확하게 현실화하였습니다. 투쟁은 어쭙잖은 합의로 막을 내렸고, 덩그러니 내팽개쳐진 학생들의 국가고시 응시는 투쟁을 이기고도 사죄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인간으로, 국민으로, 의사로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나선 투쟁에서 승리했지만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한 이들의 박탈감과 허탈함 그리고 분노를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요? 이들 앞에 남을 것은 정부가 강요한 굴욕. 강요당한 굴욕의 학생만 존재하고 있습니다. "의대생의 국가시험 응시 거부는 일방적인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로서 마땅히 구제의 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대한의사협회는 이들이 정상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 "더불어민주당 및 정부와의 합의는 대생과 전공의 등 학생과 의사회원에 대한 완벽한 보호와 구제를 전제로 성립된 것", "이와 같은 전제가 훼손될 때에는 합의 역시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라고 했지만 정부는 사과 없는 의과대학 학생의 국가고시 응시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의과대학 학생은 우리 의사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이자 주체자입니다. 이런 이들이 굴욕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투쟁에 이기고도 볼모로 잡힌 의과대학 학생의 ‘국가고시 거부’가 또다시 꺼져가는 투쟁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명심해야 합니다. 아울러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의사협회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이 권리가 완전하게 회복되도록 의료계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도 의료공백 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말로만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 진정하게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식약처의 의약품 시판 후 안전관리의 실상 2020-09-22 05:45:50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의약품의 임상시험 중 발생하는 약물부작용 모니터링의 중요성과 식약처의부실한 실상에 대해서 말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 임상시험에서 1예의 횡단척수염이 발생하자 임상시험을 보류했다가 재개했다. 인보사에 대해서도 FDA는 임상시험 보류와 재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임상시험의 보류 및 재개는 FDA나 유럽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다. 안전이 우려되면 잠시 보류해서 안전에 대한 집중 검토 및 필요한 안전성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우려가 해소되면 다시 재개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프로세스가 작동할까? 필자가 아는 한 식약처가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임상시험을 보류시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식약처의 임상시험 중 안전성 모니터링은 이와 같이 매우 부실하다. 그럼 시판 후 안전성 모니터링은 어떨까? 의약품은 임상시험을 통해 어느 정도의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한 후 허가되지만,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들의 지극히 제한된 조건으로 인해, 실제 시판 후 다양한 환자들에게 투여될 때에는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FDA는 올해 로카세린이라는 비만 치료제가 암 발생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명령했다. 사실 이 약은 유럽에서는 동물실험자료상 종양 유발 위험성이 있어서 허가가 되지 않은 의약품인데 FDA는 허가를 했고, FDA가 허가를 했으니 당연히 우리나라도 허가를 해서 결국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 식약처의 허가 심사 문제에 대해서도 다음에 다뤄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FDA에는 약물감시부서가 독립적으로 있으며, 안전성 정보 검토는 대부분 의사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유럽은 훨씬 더 안전성 검토에 적극적이고, 보수적인데, 유럽의약품청(EMA)의 산하기관인 약물감시 위해평가 위원회(Pharmacovigilance Risk Assessment Committee, PRAC)가 이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PRAC은 지난 8월 20일 8개의 의약품에 대해 안전성 조치를 권고했는데, 매월 이런 안전성 조치가 쏟아져 나온다. PRAC은 유럽연합의 각 국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로서 PRAC의 권고에 따라 때로는 투여중지, 판매중지, 허가취소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올해 2월 PRAC은 울리프리스탈의 간독성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투여 중지를 권고했으며, 평가를 완료한 9월에는 허가 취소를 권고했다. 그럼 PRAC이나 FDA가 검토하는 주된 안전성 정보는 무엇일까? 다양한 안전성 정보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정보는 제약회사가 시판 후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PSUR(Periodic Safety Update Report)이다. PSUR에는 시판 후 보고된 모든 부작용 정보가 총망라돼 있다. 실제 제약회사는 PSUR을 비롯한 안전성 정보를 검토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지 못하다. 애쓰게 시판한 약의 공든 탑이 무너질까 안전성 정보를 축소하고, 저평가하기 쉽기 때문에 규제기관이 매의 눈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약사법에도 2015년부터 시판된 의약품의 PSUR을 정기적으로 식약처에 보고하도록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제도였다. 식약처는 2016년 ICH(의약품국제조화회의) 정회원 가입을 위해 FDA와 EMA의 안전성관리시스템(GVP, Good Vigilance Practice)을 대거 약사법에 밀어 넣은 것이다. 그러면서 식약처는 2016년 당시 내부 직원 30명을 의약품부작용 감시 전문가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는데, where are they? DSUR 만큼이나 중요한 PSUR을 전혀 검토하지 않는 식약처에 PSUR 검토를 반드시 해야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여러 차례 보내고, 구두로도 여러 차례 요청했었다. 식약처의 DSUR/PSUR 미검토는 필자의 식약처를 향한 1인 시위의 핵심이었다(이 2가지를 제대로 검토하려면 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1인 시위 다음날 식약처 고위 공무원은 필자를 앞에 두고, 이렇게 말을 했다. "PSUR 미국이나 유럽에서 다 검토하는데, 우리가 또 검토할 필요가 있나?"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대답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허가한 약 왜 심사하십니까? 그대로 허가내주면 될 것을" PSUR 검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식약처의 안전성 관련 조치는 거의 모두 FDA, EMA 등 선진규제기관에서 조치를 취하면 따라하는 식이 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FDA, EMA와는 다른 창의적인 약물감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약물감시 분야는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분야이고, 정성적/임상적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제도를 기능적으로 따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는 약물감시 전문가가 매우 희소하고, 또 PSUR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많은 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암제 개발을 주로 하는 한 다국적제약회사의 약물감시부서에는 600명이 넘는 의사가 일하고 있다고 한다. 식약처에 그 10%가 아니라 1%라도 있게 되기를 바란다. P.S. 참, 작년 국정감사 때 식약처가 PSUR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을 했던데 그것은 100% 뻥이었음을 밝힌다. 국회의원을 속일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과학자로서의 양심까지 버리지는 말기 바란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