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준 칼럼]창상피복재 보험 지급 거절...해법은? 2022-01-17 05:45:55
|메디칼타임즈=오승준 BHSN 대표 변호사 기자| 아토피 등을 주소로 창상피복재를 구매한 후 이를 집에서 도포하지 않고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실손의료보험 적용을 받아 사실상 공짜와 다름없는 가격에 위 제품을 구매하고는, 중고플랫폼에 비싸게 되팔아 차익을 누리고 있었다. 이는 보험사에 대한 보험사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인·허가 없이 의료기기를 판매한 행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보험상품의 손해율이 나날이 높아지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를 두 자리수 비율로 인상하는 한편, 2022년부터 제로이드 등의 구매와 관련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실제 아토피 치료가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애꿎은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제도를 악용하는 일부 불법행위자들 때문에 관련 보험금 전체의 지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타당해 보이지 않고, 지급을 거절하겠다는 법리적 논거 또한 상당히 취약해 보인다. 보험사들은 대법원 2019. 8. 30.선고 2018다251622 판결을 주된 논거로 들고 있는데, 위 판결의 원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13907 판결문을 열람해보면, 그 사례는 “화상 치료에 있어 의사가 아닌 제3자가 주체가 된 치료과정에서 사용된 보습제” 와 관련한 것으로서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사용한 ‘화장품’이기 때문에 약관에서 정하는 입원제비용 또는 외래제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요지이다. 따라서 의사가 직접 사용하는 치료재료(의료기기)로서 질병의 진단 하에 구매한 창상피복재에까지 위 판례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물론, 남은 제품을 환자들이 집에서 직접 사용한다는 점에 있어서 이것이 과연 치료제비용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으나, 적어도 질병 진단이 있고 병원에서 처치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 관련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환자들이 직접 병원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사실 보험계약의 주체는 보험사와 환자이기 때문에 병원이 직접 나서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환자의 상태와 치료가 필요한 이유 등에 대해 소견서를 면밀히 작성해 주고, 혹시 보험사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있으면 적극 협조해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환자들에게는 “실제 법원이나 금융감독원 등의 결정이 바뀐 것은 아니다.” 라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 주고, 금감원 민원 등을 통해 개별적인 해결책을 찾아볼 것을 설명해 드리는 정도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의사는 환자를 진단하고, 그에 적합한 치료를 하면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 등에 지나치게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한 안내로 인해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영자로서의 느끼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금감원의 결정이나 하급심 판례 등이 등장할테니 그 결과를 숙지하고 잘못된 안내가 나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겠다.
차라리 '공공의대' 받고 '강제지정제 폐지' 가자 2022-01-17 05:45:50
대선이 한창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선거철이면 매번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원단을 결성한다. 2022년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위해 각 부호들은 다향한 공약을 한다. 그중에서 탈모치료를 건강보험으로 하겠다는 공약이 나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탈모치료와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 급여화를 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있다. 선별급여든 보험급여든 보건복지부령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잊지 않았는데 잊은 것처럼 지나가는 일들이 있다. 바로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위헌 소송과 판결문 내용이다. 이 판결문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비급여의 급여화 그리고 공공의대 설립과 공공의료 확대 그리고 과목간 불균형 등이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위헌 청구 소송은 2002년고 2014년 2차례에 걸쳐 선고 되었다. 두 차례 모두 2002년의 선고와 거의 다르지 않다. 헌법재판소의 2002년 판결문에 따르면 요양기관 강제지정제의 목적은 법률에 따라 모든 의료기관을 국민건강보험 체계에 강제로 편입시켜 요양급여에 필요한 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피보험자인 전 국민의 건강보험수급권을 보장하는데 있다. 강제지정제에 의해 의료인의 직업 활동이 포괄적으로 제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강제지정제에 의해 제한되는 기본권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아닌 '직업행사의 자유'다.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은 개인의 핵심적 자유영역에 대한 침해를 의미한다. 하지만 일단 선택한 직업의 행사 방법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개성신장에 대한 침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핵심적 자유영역에 대한 침해로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요양급여비용의 산정제도가 의료행위의 질과 설비투자의 정도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고 비급여대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므로 개인의 직업관을 실현하고 인격을 발현할 수 있는 여지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다만 행위별 수가 불균형을 해소하고 민간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체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법재판소는 입법자가 강제지정제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첫째, 건강보험(당시 의료보험) 시행은 인간의 존엄성 실현과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위해 헌법상 부여된 국가의 사회보장의무의 일환이다. 이를 위한 모든 현실적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미뤄질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는 규범적 인식에 있다고 했다. 헌재는 둘째,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이 약 10여%(2002년 기준이고 현재도 유사하다)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을 건강보험 체계에 강제로 동원하는 것이 건강보험의 시행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인식에 기초한다고 했다. 세 번째로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예외를 두면 건강보험 의료기관이 혹은 건강보험제도가 2류로 전락하고 그로인해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탈회할 수 있어 건강보험의 공보험 체제가 무너질 것을 이유로 들었다. 강제지정제로 인해 의사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직업선택의 제한이라는 위헌적인 요소가 아니라 직업 수행의 문제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으며 이는 비급여를 통해 제한된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권 5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비급여 진료가 급여화 되었다. 또 현 정권은 공공의대와 공공의료를 확대하려고 한다. 서민들을 위해 국민들을 위해 공공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반대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이런 것인 늘어나면 헌재에서 판결하고 요구한 사항들과 위배되거나 벗어나는 상황이 오기에 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다. 공공의료는 공공의료기관이 제공하고 민간의료는 민간의료서비스가 제공하자는 이야기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료 산업화나 영리의료를 반대하다면 공공의료를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적극 찬성해야 한다. 반대로 지금의 건강보험 제도를 유지하고자 하면 공공의료에 찬성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 공공의료 확대와 공공의대정원 증원에 동의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비급여 급여화가 많이 진행되었다. 헌재의 판결문에 의하면 직업수행의 자유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헌재가 지적한 과목간 불균형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 이 상태에서 정부는 공공의료를 확대하는 것을 각종 법안 그리고 예산에 반영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런 것은 헌법재판소가 건강보험 요양기관 강제지정제가 합헌이라는 취지에 반대되는 이야기다. 따라서 다시 위헌소송을 진행하거나 계약제를 요구해야 한다. 2002년 당시 위헌소송에서 당시 두 명의 재판관은 강제지정제에 '위헌'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강제지정제는 일의 순서에서 문제가 생겼다. 먼저 공공의료시설의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정도에 맞춰 건강보험 범위를 점차 확대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는 첫째로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이로써 문화의 발전을 지향하는 헌법의 이념에 비춰 채택이 주저되는 수단이다. 둘째로 획일적 통제제도의 비효율성에 비춰 제도의 장기적 성과가 상대적으로 의심되는 수단이다. 헌법상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남으로써 의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지 20년이 지났다. 70년대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만원버스는 모두 없어졌다. 지금은 쾌적한 냉난방이 되는 버스가 등장하고 전철과 광역버스가 서민들을 이동시켜주는 것은 물론 길거리에는 최고급 외제차가 즐비한 세상이다.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 받으려는 국민들에 대한 욕구가 있다. 국민소득과 인식이 70년대와는 달라졌다. 국민들에게 싸구려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속적인 갈등을 빚을 것이 아니라면 3분 진료에서 벗어나려는 혁신적인 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공의료 확대를 반대하지 않지만 독재시절의 강요한 건강보험 제도이고 헌법재판소도 문제를 제기한 제도를 수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강요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쏟아지는 보건의료 대선 공약들…뭣이 중헌디? 2022-01-13 05:45:55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정도 앞둔 가운데 민생 현안 중 한 가지로 보건의료 공약이 각 당의 후보들로부터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국민들은 남북 간 종전 선언보다 언제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될 지가 더 궁금할 것이다. 따라서 대선 후보들은 더욱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공약에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유입 차단에 실패하고, 백신 선 구매의 기회도 놓친 것은 이미 아주 오래된 일이 되어 이제는 서로 말을 꺼내기도 무안할 지경이다. 코로나19 감염이 줄어들어 잠시의 여유가 있었을 때 병상 확보라도 제대로 했다면, 지금처럼 절벽 끝까지 몰려서 민간 의료기관에 손을 벌리는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반복된 방역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K방역 자만심'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신들의 실책으로 말미암아 감염 확산이 걷잡을 수 없게 되었음에도 정부는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미루고만 있다. 국민들의 기본 생활권을 제한하는 백신패스 정책은 정부 정책 시행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국민적 합의'를 가볍게 무시하는 정책이기에 국민들은 이에 저항하고 있고, 정책 시행의 정당성은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은 현 정부의 오만함과 무능함은 차기 정권에서 심판 받으리라 믿기에, 현재 각 당의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실현 가능성도 불투명한 포퓰리즘 공약들의 발표보다는 코로나19 팬데믹 하나 만이라도 잡을 수 있는 공약을 내달라는 것이다. 백 가지 재주가 있는 여우보다는 나무에 오르는 재주 하나만 있는 고양이가 지금은 더 절실하다고 보인다. 일단은 살고 볼 일이므로, 코로나19가 잡혀야 경제도 살고, 교육도 정상화 되고, 마트에서 장도 볼 수 있고, 해외여행도 갈 수 있는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앞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가 계속될 것이므로, 백신 연구도 지속되어야 한다.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감염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경증이라도 기저질환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언제든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염병 전담 병원이 필요하고, 감염병 전담 병원은 전문적인 설비와 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담 병원들은 전국에 고르게 분포해야 하며, 발생 환자가 신속하게 병원으로 입원할 수 있도록 이송체계도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어도 또 다른 감염병의 출현을 대비하기 위해서 현 의료시스템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는 길이기에 어렵지만, 올바른 정부라면 낮은 자세로 각계각층에 어려움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국민에게 명령하지 말고 협조를 구하라는 말이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생을 마감하고, 일반 중환자들이 입원할 병상이 없어 집과 길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으며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신부가 구급차 내에서 출산을 했다는 뉴스도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 쪽에서는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 누군가는 생사의 위기에 처해 있는 이 순간에, 도대체 뭣이 중헌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은 오로지 득표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안타깝고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 부디 차기 정부를 맡으려는 사람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정확하게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보건의료 분야의 공약을 펼칠 때는 다른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시 하는 공약을 펼쳐주었으면 한다. 보건의료 분야의 많은 정책들은 실타래처럼 얽혀있고, 각 직역 간 갈등이 수면 아래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합의를 통한 해결의 여지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보건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들거나 기본 원칙을 훼손하게 되면, 불가역적인 손상이 발생하고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승준 칼럼]환자 DB에 관한 소유권 다툼 결론은? 2022-01-10 06:00:47
최근 자문을 하고 있는 의원에서 환자 DB를 두고 다툼이 발생했다며 조언을 구해 왔다. 원장과 독립을 앞둔 봉직의, 그리고 마케팅 업체까지 얽혀 서로 자신이 DB “소유자” 라고 주장하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급기야 서로 환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업하는 지경에 이르자, 환자들도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개인정보의 관리주체 일반적으로 환자의 정보는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대상” 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 및 의료법 제21조 제2항에 따르면, 의료인, 의료기관의 장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법이 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환자의 진료 정보를 절대 제3자에게 제공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진료 기록의 관리권한은 의료기관에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고, 원장은 환자로부터 직접 동의를 받아 수집한 주민번호, 연락처 등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을 부담한다. 만약 봉직의가 퇴사 후 새로운 병원을 개설하여 기존 환자의 기록을 열람하고 싶다면, 환자의 동의를 받아 진료기록 등을 전송받아야 할 것이다(의료법 제21조의 2). 자신이 새로 개설한 병원을 홍보하고 싶다는 이유로 환자들의 연락처를 몰래 반출하여 홍보에 사용하면, 그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업체가 생성한 DB의 소유권 위와 같이 병원이 직접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나의 DB(주로 연락처)가 생성되었다면, 이 DB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없다. 관리책임은 병원이 부담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는 원장(A)이 직접 환자의 DB를 수집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 업체인 B에 DB마케팅을 위탁했고, B 업체가 주도적으로 연락처를 수집하여 DB를 생성하였다. 개원가에서는 이와 같은 “DB마케팅”을 유행처럼 많이 활용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CRM 자체를 위탁하는 케이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케이스에서 마케팅 업체는 DB를 가지고 장사를 하는 곳이니 계약이 끝나면 다른 의료기관 마케팅을 하는데 DB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병원 입장에서는 이미 내가 진료하고 있는 환자를 다른 곳으로 빼돌리는 자체가 영업권 침해라고 강하게 맞서는 상황이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이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정보를 제공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병원과 마케팅 업체 간의 계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마케팅 업체가 특정 병원(A)의 진료 예약 등을 대행해 주는 위탁업체일 뿐이라면, 마케팅 업체인 B에게 이용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B가 환자들의 연락처 DB를 가지고 영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반면에 B가 A원장의 위탁업체로서가 아니라 주체적인 수집자로서 직접 환자 개인정보를 취득하였고, 제공자의 동의도 받았다면 수집 목적에 맞게 B가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막기 어렵다. A는 계약 종료 후 A의 영업권을 지킬 수 있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 뿐이다. A원장의 경우 계약서를 찾아보니 계약 종료 후에는 B에게 DB를 반환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그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과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었고, A의 기존 환자들에게까지 문자메시지를 보내 다른 병원의 광고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에 A원장은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여 1차 경고를 하였고,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법원이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국 A는 기존 환자에 대한 영업권을 존중 받고, 그리고 B가 수집한 DB에 대해서는 A가 자료를 폐기하는 내용으로 합의하고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처럼 환자의 개인정보, DB 문제는 단순히 그 소유관계를 따질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제공 동의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관리책임자는 누구인지 그 책임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 보아야 한다.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생각보다 쉽게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종병 참여 환영하는 이유 2022-01-10 05:45:50
이번 칼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치료제와 줄기세포치료술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줄기세포의 단순분리, 단순배양에 더해 어떤 실험실적 조작을 가해 개발된 것으로서 신약개발의 임상시험 단계를 거쳐 규제기관을 통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허황된 이름이 붙여져 있는 하티셀그램을 포함 4개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허가돼 있다. 이 치료제들의 현실에 대해서는 필자의 이전 칼럼(2020.8.3. 줄기세포치료제 조건부허가의 실상)을 참고하기 바란다. 참고로 미국의 FDA는 현재까지 줄기세포치료제를 단 1건도 허가하지 않았다. 줄기세포치료술은 환자의 체내 줄기세포를 단순 분리하거나 단순 배양해 다시 환자 몸에 투여하는 치료기술이다. 가장 광범위하게 치료에 활용되는 분야가 혈액종양 분야로서 예를 들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술 등이 있겠다. 이는 치료기술이기 때문에 국내의 경우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으면 된다. 그런데 국내 유명 포털에 '줄기세포클리닉'을 검색하면 우리나라는 일부 의원에서 항노화, 면역력 강화, 뇌졸증, 폐질환, 신장질환, 치매, 파킨슨 등등 온갖 질환의 치료에 줄기세포 시술을 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 의사가 변종바이러스와 인간의 대결에서 인간의 무기는 줄기세포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미국 FDA와 연방법원은 이런 시술이 불법이라고 엄격히 경고하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아마도 신의료기술 인증이 허술하게 된 부분을 편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이 의료기관들은 복지부의 비급여 진료비용 자료제출은 제대로 했을까? 이런 의사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당신 같은 사람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똥.덩.어.리' 규제기관이 줄기세포치료제와 줄기세포치료술을 구분하지 못한 예가 중간엽세포 시술이다. 식약처가 세계 최초라는 이름으로 허가한 '하티셀그램'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면 환자의 골수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단순 분리 및 배양한 것으로 보이고, 어떤 특정한 조작을 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연구팀이 시술하고 있는 매직셀도 중간엽 세포를 사용하는 시술로서 하티셀그램과 그 줄기세포는 근본 같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식약처는 하티셀그램은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라고 대대적으로 허가를 했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는 김효수 교수 연구팀의 매직셀은 신의료기술에서 퇴짜를 놨다(혁신의료기술로 제한 승인함). 그래서 어떻게 됐는가? 한 방송사의 고발에 따르면 하티셀그램은 허가 적응증인 급성심근경색에 대해서는 어떤 병원에서도 시술되지 않고 있다. 오직 해당 회사의 대표가 운영하는 의원에서 당뇨, 뇌졸증 등 온갖 질환에 수천만원의 시술비를 받고 투여되고 있을 뿐이다. 도리어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연구팀의 매직셀은 환자에게서 시술에 필요한 실비 정도에 해당하는 수백만원을 받고, 국내 최고의 병원에서 확실한 적응증을 가지고 안전하게 시술되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저널에도 여러 개의 연구결과를 발표했지만, 과장 홍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제발 식약처와 NECA는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 좀 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정부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는 못하면서 의료기관의 연구자들이 시도하는 줄기세포에 대한 탐색적 연구는 매우 어렵게 만들어서 의료기관의 줄기세포 연구가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2019년 첨단재생바이오법이 통과되면서 의료기관의 탐색적 연구들이 활발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이 됐다. 이 법이 통과될 무렵 많은 우려와 반대가 있었으나, 필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환영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훌륭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유감스럽게도 회사가 아니라 병원에 있기 때문이며, 줄기세포치료의 안전성을 고려할 때 의료기관 주도의 연구가 먼저 활발해지고, 데이터와 경험이 축적되는 것이 미래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상급종합병원들이 첨단재생의료기관으로 다양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 부디 앞으로 많은 경험이 쌓이고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세계적인 줄기세포 치료제가 한국에서 개발되기를 바래본다. 한가지 우려는 줄기세포 임상연구의 안전관리를 질병관리청이 맡고 있다는 점이다. 식약처도 안전관리를 제대로 안하지만 질병관리청도 백신부작용 관리하는 것을 보니 도찐개찐인 것 같다. 차라리 각 의료기관의 IRB에서 심사하고, 최근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설립된 중앙IRB에서 이중심사를 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안전 감시가 문제로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임인년 새해에는 '개척자 정신'으로 시작합시다 2022-01-10 05:45:50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중에도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해는 매일매일 뜨고 지며, 날은 매일매일 같은 날들이 반복되지만 우리는 한 주일, 한 달, 일 년을 나누어 매듭을 짓는다. 선조들의 지혜 덕분에 우리는 시간개념을 가지고 이처럼 정리하는 습관을 지니게 된 점에 감사드린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해는 어떻게 보냈는지 하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나는 무엇을 위해 뛰어왔나 하고 생각해 보니 몇 가지 뇌리를 스치는 일들이 떠오른다. 우선 생리학자로서 전공하는 분야에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나온 것이 참 반가웠다. 내가 하는 일이 그래도 의미가 있는 일이구나 하는 안도감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초의학을 전공하면서 느꼈던 외로움이 다소나마 해소되는 사건이었다. 지난해에는 유독 의사과학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백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우리나라의 연구역량이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한 것 때문일까? 기초의학 교수로서 사회로부터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으니 어깨가 무거워진다. 아무튼 사회에서는 의사과학자를 필요로 하는데 의사과학자에 대한 문제는 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 불완전한 의학을 완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초연구에 지원하지 않는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데 있다. 필자가 졸업할 당시는 5% 정도가 기초의학을 지원했는데 지금은 전국적으로 찾아보기가 어렵다. 기초의학계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하였으나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의사들의 연구에 대한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증이 되었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의대생들을 위한 연구중심 교과과정을 신설하고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지식(knowledge)은 경험(experience)으로부터 나오고 경험은 지혜(wisdom)를 생산한다'는 아인슈타인 박사의 말처럼 경험은 새로운 것을 체득하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체득(embodiment)한다는 것은 직접 경험해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내재화(internalization) 혹은 내적동기부여(intrinsic motivation)라는 기전이 작동하는데 이는 자기주도적 학습(self-directed learning)을 통해 가장 강하게 작동하므로 스스로 좋아서 경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일찌감치 공자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며 자기주도적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의대생의 연구 경험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정부의 의사과학자 양성정책은 의대생부터 전문의까지 모든 계층에 걸쳐서 열려있다. 이제 의사들이 '배우고 경험하려는 용기'를 낼 차례이다. 강해진 사회의 요구, '좋은의사'란? 다음으로 지속적으로 사회적 화두에 오르는 것은 '좋은 의사'이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40개 의과대학이 회원인 협회를 맡아 오다 보니 의과대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할 때가 많았다. 공공의료 문제도 그렇지만 좋은 의사를 원하는 사회의 요구는 매우 강하다. 특히 벌써 재작년이 되었지만, 의정 갈등을 겪으면서 사회에서 의과대학에 요구하는 것이 좋은 의사를 만들어 달라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의사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많은 문제점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결과는 여전히 우리의 문제로 돌아온다. 또한 언론 기사의 댓글을 읽으면서(물론 댓글이 일부의 생각이 표출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런 상태로 과연 의사가 사회의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회의적인 생각도 많이 들었다. 사회가 지속해서 변화하면서 의료계에 대한 여러 가지 사회적 요구가 생겼는데 우리는 진료실에서 찾아오는 환자들만 대하다 보니 질병은 잘 치료하지만 '나와 똑같은 인간으로서의 환자는 잘 치료하고 있는 걸까? 사회와의 관계에 대하여는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깊어진다. 우리는 왜 의사가 되었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데까지 이르면 답답해진다. 열심히 살기는 하는데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가 보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사회 속에서 발생하는 의료의 문제를 이제는 의료계가 먼저 해법을 제시하고 사회를 이끄는 것이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정부와 사회는 의료 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 특히 의사들의 도시농촌 간 격차가 큰 것을 주된 문제로 생각한다. 이러한 의사 인력 분포의 불균형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 세계적인 고민 사항이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문가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여 우선 지역에서 동기가 부여된 의대생을 선발하고 지역의료에 관한 내용을 교육과정에 넣을 것을 권고하였는데 여기에도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한 경험에 큰 의미를 두고 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결국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체득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으며 강제 근무를 조건으로 한 공공의대와 같은 정책은 근무환경이 개선되어 근무하고 싶은 환경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효과를 볼 수 없다고 하여 조건부 권고사항으로 채택했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은 강제로 움직일 수 없기에 보다 섬세한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 뿌리 깊은 유교 사상으로 인해 여성들이 현대의학을 전공한 남자 의사의 진료를 꺼렸던 시대에 여성 환자를 진료할 여성 의사 양성이 필요하다며 경성여자의학강습소를 만든 로제타홀 선교사처럼 사회의 요구를 인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개척자 정신이 우리에게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 따라서 의료계가 먼저 개척자 정신으로 지역사회에 발생하는 의료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최근 제3의 의학의 축이라 알려진 의료시스템과학(Health Systems Science, HSS) 즉 의사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는 교과과정을 의과대학 교육과정 중에 넣어서 교육하고 체득하게 한다면 동기가 유발된 의사들이 양성될 것이며 이들을 정부와 사회 모두가 응원하고 기다려 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와 함께하는 의사를 좋은 의사라 부를 것이다. 의사과학자이든 좋은 의사이든 간에 현재 사회에서 의료계에 요구하는 사항을 앞서서 인지하고 국민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의료계가 한목소리가 되어야 한다. 한목소리가 되어 의료계가 가야 할 길에 대하여 방향을 정하고 원칙과 명분을 꿋꿋이 지키며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의사가 환자를 위하여 앞장서서 가는 길에 대하여는 사회도 큰 응원을 보낼 것이라 믿는다.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사항은 사회가 요구하기 전에 전문가인 의료계가 먼저 파악하고 적극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앞장설 때 정부와 사회는 의료계를 신뢰하고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척자 정신을 통한 의료계의 변화에 젊은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임인년 새해에는 의료계가 한목소리가 되어 국민을 건강하게 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정부 그리고 사회와 함께 계속 전진할 수 있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오승준 칼럼]병의원에서 마약류 오·남용 또는 도난 사고가 났을 경우 2022-01-03 05:45:50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은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취급자로 분류되어 각종 관리·보고 의무를 부담한다. 예를 들어 의사가 마약류 진통제인 페타딘을 처방하였다면 처방전에 발급자의 업소 소재지, 상호 또는 명칭, 면허번호 및 환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여 서명한 후 2년간 기록을 보존해야 한다. 마약류 저장장소를 일반인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장소에 설치해야 하고, 직원들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도록 관리자를 지정해야 한다. 마약류취급자로서 감수해야 할 여러 가지 의무들 중에 가장 힘들고 까다로운 것은 임·직원들에 대한 관리가 아닐까 한다.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은 마약류와 빈번하게 접하며 의혹을 느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는 도난, 오·남용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표원장은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례 1 &8211; 마약류 오·남용 A 원장은 원내의 간호조무사 B가 프로포폴과 디아제팜에 중독돼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가 정맥주사를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는 것을 장기간 묵인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병원 영업을 종료한 후 B가 병원에 혼자 남아 있다가 임의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프로포폴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므로, 이를 취급하는 의사는 그 업무인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의료행위의 목적으로만 프로포폴을 취급·사용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조무사인 B가 마약류 금고 열쇠를 보관하고 있었다. 이 때 의사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사망에 관한 책임까지 인정될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죄에 해당하여 형량이 대폭 늘어날 수도 있다. 실제 사례에서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의료법 위반죄가 인정되어 처벌을 받았다(의정부지방법원 2016노551 판결).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되면 의료법 제8조 제4호에 따라 의료인 자격 결격자에 해당하므로, 결국 면허 취소까지 당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례2 &8211; 원내 마약류 도난 병·의원 종사자 또는 관계자들에 의해 마약류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들은 스스로 마약류를 주사하기 위해 또는 제3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마약류를 절도한다. 이 때 병원이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수량을 철저히 확인해 왔다면, 도난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겠으나, 평소 관리의무를 소홀이 할 경우에는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늦게 발견한 경우에는 당연히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고, 그 수습에도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법문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의료업자는 소지하고 있는 마약류가 도난·분실된 경우에는 보건소에 지체 없이(5일 이내에) 그 사유를 보고하여야 한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년의 범위에서 마약류 취급에 관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보고를 할 경우에는 책임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다. 마약류취급자는 종업원에 대한 지도ㆍ감독을 철저히 하여 의료용 마약류의 도난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할 의무도 부담하기 때문에(동법 시행령 제12조의 2), 도난이 발생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하나의 처분사유이기도 하다. 도난 사실 자체만으로도 1년의 범위에서 마약류 취급에 관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법률 자문을 하고 있는 병원에서 마약류 도난 사건이 발생하여 비상 대책회의가 열린 적이 있다. 주제는 범인인 직원에 대한 고소 여부, 그리고 보건소 보고 여부였다.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보건소에 문의해보니, 가급적 빠르게 신고를 해야 하지만, 마약류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큰 잘못이 없었다면 병원에는 피해가 없을 가능성인 높으니 안심하라는 말을 해주었다. 이에 해당 병원은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보건소에 여러 소명 자료를 제출하며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수 있었다. 마치며 결국 마약류관리법이 책임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철저한 관리·주의를 해달라는 것이다. 법률과 규칙이 정하는 여러 보안의무, 보고의무 등을 이행하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마약류가 관리되도록 법령을 설계했다. 우리 병원은 마약류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지, 혹시 간과하고 있는 내용은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자.
[칼럼]보릿고개 그리고 그 속의 입원전담전문의 2021-12-30 05:40:51
이제는 위드 코로나로 돌아서고 있는 현재, 코로나와의 사투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따뜻한 여름이 지나가면 또 겨울이 오 듯,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는 것은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4년차가 졸국을 앞둔, 일명 ‘보릿고개’가 또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어떻게 보면 크리스마스와 설날처럼 매년 있는 행사지만, 올해 보릿고개가 유독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외과 3년제 시행으로 인해, 2개년 차의 외과 전공의들이 동시 배출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외과보다 2016년에 먼저 3년제 전환이 시행되었던 내과에서는 이미 2019년도에 이와 같은 현상을 겪었지만, 외과의 경우는 수술방에서의 공백 또한 고려해야 하기에 만만치 않은 인력 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두 개 년차의 전공의들로 지내야 하는 당장의 보릿고개를 차치하고서 라도, 내년부터는 전년대비 75%, 혹은 그 미만의 전공의 수로 수련을 시작해야 하기에 인력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전공의들만으로 병동과 수술방의 의료를 담당하기에는 힘든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며, 더 나아가서 3년제 시스템과 더불어 전공의특별법이 존재하는 이상, 기존 전공의 수련 시스템으로 이를 유지시키기 힘들 것이란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의료의 질의 향상을 위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더욱 필요해지는 것은 저명한 사실이다. 더욱 더 심화될 전공의 부족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가장 먼저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언급이 되는 것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가 당장의 부족한 전공의들의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의 개념으로 생각되어서는 안 되며, 그렇게 접근을 해서도 안 된다. 갈수록 의료의 질이 더욱 중요해지는 흐름에 따라 병동에서 항시 전문의 진료를 볼 수 있는 것이 이제는 필요시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아가서는 이 시기를 계기로 앞으로의 전공의의 수련 형태 및 과정도 변화를 꾀해야만 하고, 전문의가 병동을 지키는 것이 당연시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 및 전망에도 불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현 상황은 제자리걸음이다.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이 되었다는 것 외에는 특이 변동사항이 없는 상황이며 규모 또한 그 전에 비해서 커지지 않고 있다. 당장 몇 달 뒤에는 기존 외과 전공의의 2배수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함에도 불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로의 관심이 이전에 비해서 큰 차이가 없음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본사업으로 전환이 되었으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측면에서는 해결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현 수가수준에서는 오히려 채용을 할수록 병원에서는 손해를 보게 되는 비정상적인 체계도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앞으로 입원환자 진료의 패러다임이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는 변곡점에서 현 의료 상황은 그에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진료보조인력도 중요한 논의 사항일 수 있으나,결국 병동에서의 환자 진료에 있어 가장 중심이 되어야할 전문의 미래에 대한 논의조차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중요도 순서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현 상황에서 곧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예비 전문의들에게 수술로 채워지는 외과의사로서의 미래 대신, 이 길을 택하라고 하는 자체가 설득력이 부족한 것은 누가 봐도 저명한 사실이다. 어쩌면 그들에게 이 직종을 권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자 무리수일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아니 그렇기에 지금 이 시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일지 모른다. 줄어든 전공의들의 일을 대신 하는 역할보다는 3년제로 줄어듦으로써 수련 시간이 더더욱 줄어든 전공의들을 효과적으로 ‘수련’시키는 역할을 병동에서 입원전담전문의들이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병원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전공의가 부족해서 생길 수 있는 대안이 아니라, 앞으로는 병동 진료에 있어서의 구심점으로 삼고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진료 시스템을 마련해야만 한다.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겨울과 봄에는 절대로 대학병원에 가지 말라는 말이 있었다. 줄어든 전공의들로 병동의 업무를 담당해야하는 겨울과 신규 전공의들이 새 업무에 익숙해 져야할 시간인 봄에는 병원 가는 것을 웬만하면 피하라는 의미를 함축하는 말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이제는 항상 병동에서 똑같은 진료를 전문의에게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 졌기에 이와 같은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로 회상 정도만 할 수 있게 될 여건이 마련되었다.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말고, 본사업 전환이 완료 되었다고 끝날 것이 아니라 이 직종을 더욱 탄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시기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다시는 이와 같은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의 변화가 오지 않고 지금의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직종을 떠나는 순간, 그때야 말로 진정한 보릿고개가 찾아오는 그런 현상이 실제로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백신패스, 과학 그리고 인간의 자유에 대한 단상 2021-12-27 05:45:50
필자는 이전 칼럼을 통해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백신패스를 도입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경고했다. 왜냐하면 백신패스는 백신접종자들에게 마치 백신을 접종했으면 마스크도 벗어도 되고,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서 오히려 감염이 증가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백신은 유증상 감염의 발생을 줄여서 위중증,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지, 결코 감염의 전파를 예방하지 못한다. 어떤 코로나 백신의 임상시험에서도 감염전파 예방효과를 평가하지 않았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에서 보조적으로 무증상 감염의 예방효과를 평가한 결과 예방효과는 3.8%, 즉 예방효과는 없었다. 백신이 유증상 감염의 발생을 줄이므로 대규모 백신접종 후 일시적으로 코로나 발생빈도가 줄어들 수 있으나, 무증상 감염은 차단할 수 없기에 코로나 발생빈도는 다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 하버드대 역학연구팀은 지난 9월 유럽역학저널에 세계 68개국 및 미국 2,947 카운티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율과 코로나 발생률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각 국가의 백신 접종율 및 미국 각 카운티의 백신접종율과 코로나 발생률은 전혀 관계가 없었다. 오히려 백신접종률이 높을수록 코로나 발생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marginally positive association). 미국에서 백신접종률이 가장 높은(>90%) 5개의 카운티 중 4곳은 CDC가 'High transmission counties'로 지정한 곳이었다. 거꾸로 미국 CDC가 'Low transmission counties'로 지정한 57 카운티 중 15 카운티는 백신접종률이 20% 미만인 곳들이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데이터에 기반해 백신접종을 주요 방역대책으로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코로나 변이에 대해서는 더욱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은 백신접종은 humility와 respect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고, 미접종자들을 낙인찍는 것은 득보다 해로움이 더 크다고 했다. 또 손씻기, 자발적 거리두기, 좀 더 싸고 쉽게 자주 할 수 있는 검사를 활용하는 것 등이 우리가 장기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는데 더 중요하다고 했다. 거의 필자가 생각하는 것을 하버드대 역학연구팀이 받아 쓴 느낌이다! 이렇게 과학적 증거가 넘쳐나도 우리나라는 백신패스를 강행했다. 백신패스를 적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의 코로나 상황이 위중한 것을 뻔히 보면서 말이다. 또 백신접종의 임상적 유익이 없는 소아청소년들에게까지 백신접종을 거의 강요하고 있다. 백신접종이 감염전파를 줄일 수 있다는 그 전제가 과학적으로 틀렸음에도 말이다. 작년 중반부터 중앙임상위원회를 배제한 정부의 정책에는 과학이 실종됬다. 과학의 실종이 이렇게까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유발 하라리는 2020년 3월 파이낸셜 타임스에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는데, 코로나 이후 정부의 통제와 감시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람들은 사생활과 건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압박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진짜 그렇게 됐다.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유로운 사생활을 위해 백신을 접종하게 됐다. 그러나 애당초 humility와 respect 가운데 자발적으로 백신접종을 선택할 수 없는 것 자체가 자유가 아니다. 우리는 과학적 기반에 기초해서 건강과 자유 두가지 모두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이 실종됐을 때 우리는 가장 소중한 자유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며, 그렇다고 건강을 더 잘 지킬 수 있게 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백신패스는 그저 묵인할 수 있도는 사소한 실수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통제사회로 가느냐, 자유를 지키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백신패스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대통령 후보가 누구든지 그에게 나의 소중한 한표를 던지고자 한다. 그런 후보가 한 사람이라도 있기를 바래본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의협의 코로나 비대면진료 선언, 국민 불안 이용 의도" 2021-12-24 05:45:50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진료접수센터를 열어 비대면 진료를 선언하고 나섰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규명된 현재의 상황에서 과학적으로 한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지 못한 채, 한의사가 어떤 역할을 위해 진료접수센터를 설치하고 비대면 진료를 시작하겠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치료제 개발이 난항을 겪으며 차선책으로 예방 백신 접종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도 감염병 사태 극복에 대한 희망은 요원한 상태다. 대한민국 역시 대유행으로 확진자,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하게 늘면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다. 길어진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 과학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지 못한 한약과 한방치료를 이용하여 비대면 진료에 나서겠다는 한의사협회의 선언은 국민의 불안한 심리와 상황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 정국을 위기로 규정하고, 만성질환에만 제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방역의 효과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만성질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정부가 제안한 고육지책이다. 그런데도 의료법에서 금하고 있는 원격진료(비대면 진료)를 국민의 불안과 바이러스 위기 상황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진료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발상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모아 늘어나는 중증 환자 치료와 병실 확보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생활치료센터 및 치료 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대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국난 극복을 위해 연일 혼연일체가 되어 움직이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방역과 국민의 생명 보호에 앞장서야 할 한방에서 직역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 위협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비대면 진료를 선언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위험천만한 일이다. 즉각적으로 비대면 진료 주장을 철회하고, 불안한 정국을 이용하여 국민을 능멸한 일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특히,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이러스에 관한 지식이나 진단과 치료 과정에 관한 배움과 경험이 없는 한의사 일부가 한약재와 다른 한방치료로 바이러스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어이없는 소동을 벌이고 있어 염려스럽다. 국민의 생명 보호에 한의사도 적극 참여해 의료인 원래의 자세를 회복해야 한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무지로 생명을 앗는 위험천만한 비대면 진료 주장을 거두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근본 가치를 저버리고, 위기를 진료 영역 확장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비대면 진료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코로나 상황에서 고통으로 신음하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뜻이 남아있다면, 자중하고 국민을 위해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정신과 병원들 알코올 전문병원 꺼리는 이유 2021-12-20 05:45:50
알코올 중독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만연해있는 중대 질환이다. 연구에서 습관성 음주와 폭음을 자주하는 ‘문제적 음주’가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는 이를 통칭해서 알코올 사용 장애(alcohol use disorder)로 부른다. 2016년도에 시행된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에 해당되는 분들이 전체 인구의 12.2%로 나왔다. 놀라운 사실은 알코올 중독 환자가 4.5%에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담배 중독 니코틴 사용 장애가 10.6%, 마약 같은 약물중독이 0.3%인 것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치다. 알코올 중독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내과적 건강 악화가 있다. 간경화증, 당뇨가 대표적이다. 또한 치매의 원인이 된다. 알콜성 치매가 대표적이다. 건강문제 외에 대표적인 것은 자해 혹은 타해의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평소 온순한 환자들이 술에 만취에 가정폭력을 휘두르고 타인에게도 공격적 행동을 한다. 또한 술에 취해 욱하는 심정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실제 자살성공 환자들의 40%이상이 술과 연관되어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가정폭력의 대상자가 되는 배우자나 자녀들은 심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각종 정신과적 질환의 빈도가 높아진다. 이렇듯 알코올 중독은 개인을 넘어 가정과 사회에 큰 부담을 주는 질환이다. 과거 알코올 중독치료는 심하면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고 관련 교육 및 치료를 받는 수준이었다. 중독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알기 전임으로 신체적 컨디션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환자가 적당한 단주의지만 보여도 일단 퇴원 후 관찰하였다. 그러다 보니 재발률이 높았다. 상당 수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해도 퇴원하면 재음주를 하였기에 알코올 중독은 치료가 잘 안 되는 질환이라는 편견이 생겼다. 조현병에 비해 약물로만은 치료가 잘 안되는 질환임으로 소위 ‘회전문 현상’이 생겼고 계속 반복 입원되는 환자들이 많다. 또한 초기 알코올 중독으로 시작했다가 대부분 약물중독으로 진행되는 외국에 비해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다. 역설적으로 한국의 알코올 중독환자들은 대부분 매우 심해져서야 병원을 방문함으로 외국과 비교할 때 매우 심한 단계의 중독환자들이 많다. 어찌 보면 약물중독 수준의 심각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알코올 중독은 일반 정신과 질환들에 비해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여된다. 병원의 치료 역량을 총 집중하여 치료해야하는 질환인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병원은 전국에 총 9개 병원이 있다. 400개가 넘는 정신과 병원 중 매우 적은 숫자이다. 높은 유병율과 알코올 전문병원의 좋은 치료결과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 정신과병원은 알코올 전문병원으로 신청하는 것을 꺼린다. 현실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연평균 66%의 알코올 관련 환자 비율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타 정신과 환자를 입원시키기 힘들다. 빈 병상을 타 정신과 환자로 입원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병상 가동률이 줄어든다. 인력도 타 정신과병원에 비해 평균적으로 20%를 더 채용해서 운영하니 비용 지출도 늘어난다. 전문병원 관련 수가가 있기는 하지만 건강보험 환자만 해당이다 보니 의료급여 환자가 전국적으로는 60%에 가까운 정신과의 현실에서 운영이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200명의 입원환자가 입원한 경우 인력이나 치료 세팅은 200명에 준해서 운영하지만 정작 전문병원수가는 100명 미만으로만 받는 것이다. 차라리 알코올 전문병원을 포기하면 인력도 줄일 수 있고 타 정신과 입원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운영에 더 플러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코올 전문병원들은 현재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운영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성취감과 소명의식 때문이다. 질환 특성 상 자·타해의 위험도가 높은 사례들로부터 가족들이나 사회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경찰에 의한 응급입원이나 행정입원 과정에서 알코올 전문병원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많은 공공의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집중치료로 좋아지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건강회복을 넘어서 가족들이 회복되고 직장에 복귀함으로 국가에 세금도 내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한다. 이런 부분들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입장에서 큰 보람임으로 차마 내려놓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도 한계가 있다. 계속 재정적 어려움을 감내하기에는 이젠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 9개의 알코올 전문병원 중 반 정도는 알코올 전문병원 포기를 경영상 문제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나머지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적 필수분야로 전문병원에 포함된 알코올 전문병원이 잘 유지되고 더 확대되려면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또한 제도적 뒷받침에서 의료급여환자가 차별받는 일은 없어야한다. 최소한 환자가 아플 때 받는 치료권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병원경영지원회사(MSO) 업무 범위와 한계 2021-12-16 05:45:50
병원경영지원회사(MSO)란 의료인이 병원을 개설·운영함에 있어서 인사·노무·홍보 등 본연의 의료행위 외에 병원 경영에 필요한 업무를 지원해 주는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보건·의료분야 실무계에서는 이제 병원경영지원회사 내지는 MSO라고 하면 모두 아는 용어가 되었으나, 병원경영지원회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업무수행의 내용은 무엇이며, 실정법상 위법한 지원업무는 어떠한 것인지 명쾌하게 정리된 바 없다. 병원경영지원회사는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처럼 반드시 비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영리추구가 제1의 목적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위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병원경영지원회사는 대부분 상법상의 주식회사의 모습이지만, 주식회사가 아닌 개인도 병원경영지원회사를 개설할 수 있다. 병원경영지원회사가 실정법상 적법하게 수행할 수 있는 업무범위는 의료행위 외의 병원 경영 전반에 관한 서비스, 즉 구매·인력관리·홍보·회계 등의 경영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즉 의료기관 개설자의 개설·운영권을 침해하지 않고 이를 보완 및 지원하는 경영지원서비스는 적법하게 제공할 수 있으며, 이러한 병원경영지원회사를 경영지원형 MSO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이에 비하여 의료인으로부터 병원 경영 자체를 위탁받아 직접 병원을 경영하거나 병원 운영의 자금이 부족한 경우 자금을 조달해 주는 병영경영지원회사를 자본조달형 MSO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형태의 병원경영지원회사는 실정법상 허용되고 있지 않으며, 자칫하면 사무장병원 운영자로 분류되어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건보공단의 부당이득징수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요즘은 의료인들이 병원경영지원회사를 설립하여 병원과 MSO 운영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인이 주식회사인 병원경영지원회사를 설립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주식회사는 의료인 개인과는 별도의 법인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당 주식회사가 자금을 조달해주거나 주식회사 직원들에게 경영을 맡기게 되면 의료법상 금지하고 있는 사무장병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의료인이 병원경영지원회사를 설립하여 다른 의료인들이 운영하는 병원의 자금조달에 관여하거나 병원을 위탁경영하는 경우에는 의료인의 ‘의료기관 복수개설금지(이른바 1인 1개소법)’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병원 명칭을 공통으로 사용하는 네트워크병원의 경우 각 병원간의 공동구매를 통한 비용의 절감과 공통의 노우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병원경영지원회사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형태로 병원경영지원회사가 각 병원들을 지원하는 운영방식은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니며 대부분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때에도 병원 경영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정도에 이르러서는 아니되며, 아울러 병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하여 자금조달에 관여해서는 아니된다. 즉, 병원경영지원회사가 자금조달을 하게 되면, 의료인이 자신의 병원을 자유롭게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전속적인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높다고 보고, 나아가 사무장병원으로 분류될 수 있으므로 실무에서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의료인이 병원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병원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게 조력한다는 점에서 병원경영지원회사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병원경영지원회사가 할 수 있는 업무영역과 금지되는 위법행위들이 무엇인지 명확히 정리되어 있지 않은바, 향후 보건의료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도 명확한 법리의 정립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K-방역 vs J-방역,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 2021-12-13 05:45:50
이런 말이 있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짜 승자다" 코로나가 발생한지 어언 2년이 된 작금에 한국과 일본 중 누가 웃고 있는가? 물론 일본이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여전히 변동성이 남아 있기도 하다. 다만 한국과 일본 국민 모두 큰 고통을 겪었는데 같은 시점에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 방역에 있어서 한국이 선택한 전략은 진단시약의 조기 개발에 힘입은 3T(Testing-Tracing-Treatment) 전략이었다. 많은 선제적 검사로 무증상 확진자들까지 잡아내서 역학조사 기반 밀접접촉자들을 모두 격리하고, 각 도에 한두개 있는 거점 병원에서 치료를 하는 것이었다. 두더지 게임으로 치면 튀어나오든, 튀어나오지 않든 일단 전부 뿅망치로 쳐서 모든 두더지를 없애겠다는 정책이었다. 반면 일본은 유증상자 중심의 방역 정책을 구사했다. 임상적으로 유의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무료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고(물론 본인이 원하면 검사는 가능하나 유료), 동거인 정도를 함께 검사하고, 필요한 경우 인근 지정의료기관(우리나라로 따지면 동네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두더지 게임으로 치면 튀어나오는 애들만 잡고, 조용한 애들은 그냥 두는 전략이었다. 초기에는 당연히 모든 두더지들을 잡아내는 한국이 앞서나갔다. 신천지 집단감염의 위기를 기적적으로 극복한 한국은 모든 두더지들을 잡을 수 있다고 의기양양했다. 해외입국자들이 들어와도 다 잡을 수 있다고, 입국자 격리는 불필요하다고 했다. 그 결과 해외입국자로부터 시작된 이태원클럽 집단 감염이 발생했고, 이후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감염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즉, 코로나 감염이 지역사회로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방역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교회문을 닫게 하고, 클럽에서 발생하면 클럽문을 닫게 했다. '앞으로 2주가 고비'를 외치며, 같은 정책을 계속 밀어부쳤다. 그 결과 2020년 7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항체 양성율은 0.03% 였다. 반면 유증상자 중심의 방역 정책을 구사한 일본의 경우,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20년 8월 동경의 일반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항체 검사의 양성율은 46.8% 였다. 이 데이터는 한국은 조용한 감염을 거의 겪지 않아 자연면역을 획득한 자가 거의 없고, 일본은 상당수가 자연면역을 획득했음을 의미한다. 알다시피 백신에 의한 면역은 3~4개월 유효하고, 자연면역은 1년 이상 유효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정부는 "접종율 80%, 11월 집단면역"을 외치며, 백신접종율을 올리는데 올인했다. 필자는 주식 거래를 하지 않지만, 주식 거래의 대원칙 중 하나가 한 종목에 몰빵하지 않는 거라고 한다. 그런데 이 원칙은 사실 대부분의 정책에도 통한다. 현재 코로나 방역에 비교적 성공적인 국가들 중 어느 한 나라도 한가지 방역정책에 몰빵한 국가는 없다. 결국 국가의 백신정책에 따라 충분한 정보 없이 백신을 접종하고 중증의 부작용을 겪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게 됐고, 질병관리청의 인과관계 없음 통지서를 받은 이들은 호소할 곳이 없어 국민청원을 올리고, 이 내용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반면 백신접종율이 채 15%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본은 훌륭하게 올림픽을 치뤄냈고, 덕분에 우리는 김연경 선수의 마지막 올림픽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솔직히 필자는 그 때 느꼈다. '일본이 우리보다 한 수 위구나'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3T 전략, 백신전략으로는 올림픽은 커녕 송년회도 못할 지경이니 말이다. 그래서 정부의 목표대로 올해 11월 우리나라는 집단면역을 달성했는가? 그런데 수조를 투자하고,수천명의 중증의 피해자들을 양산한 정책이 실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사과하는 사람은 없고, 왜 정부는 계속해서 청소년 백신접종, 백신패스 등 백신 관련 정책만 밀어부치는가? 필자의 이전 칼럼에서 식약처의 망나니 칼춤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회사들 다 망한다고 했는데, 정부의 백신 칼춤에 국민들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물론 필자는 백신 무용론자는 전혀 아니다, 필요한 곳에 써야 할 뿐). 그럼 우리나라와 일본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What makes the difference? 이는 두 나라에서 방역정책을 결정하는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정부라는 행정조직이 결정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부에 전문가가 거의 없다. 식약처에서 일해보니 확실히 알겠더라. 의약품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조직에 의약품안전 전문가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사실 한 사람의 전문가가 있으면, 그 전문가가 다른 전문가를 키우고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식약처에는 그 한 사람의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의약품 안전에서 단 한 걸음도 더 나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식약처의 코로나 백신 안전성 관리도 전무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방역 초기에는 그나마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중앙임상위원회라는 전문가 그룹이 있었다. 중앙임상위원회가 1~2개월마다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해서 브리핑을 해줄 때 국민들은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 6월경 중앙임상위원회가 코로나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퍼지는 시점에서 코로나의 종식은 불가능하고 코로나와 함께 공존하는 방역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갑자기 예정됐던 중앙임상위원회의 설명회가 취소되고 그 뒤로 중앙임상위원회의 소리가 사라졌다. 이 중앙임상위원회는 국내 백신접종을 시작하기 전 진작에 백신으로는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없으며, 백신은 고위험군에게만 유효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즉 우리나라의 방역 정책은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치적으로 진행됐다. 정부 브리핑에서 전문가 그룹의 의견은 사라지고, 소위 일개 전문가라 불리는 몇 명의 의사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예전에 어떤 배우가 출연한 광고가 많아서 000의 하루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소수의 개인 전문가들이 그러하다. 아침에는 이 방송에 나오고, 저녁에는 저 방송에 나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렇게 일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의견에 아무 생각없이 따르는 그런 국민들이 아니다. 누가 전문가인지를 분별하는 국민들이고, 스스로 전문가가 되는 국민들이다. 결국 이제는 정부의 어떤 정책도 먹히지 않고 있다. 방역이 정치로 변질된 한국은 정부의 정책에 어떤 전문가 그룹의 뒷받침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방역정책은 누가 결정했을까? 물론 이 점에 대해서 다루어진 것은 없으나, 필자가 확신하건데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결정했을 것이다. 즉, 일본은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방역 정책을 주도했고, 정치가 여기에 개입하지 않았다. 필자가 이를 추정할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은 보건의료시스템의 정책을 결정할 때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정책을 펼쳐 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식약처는 어떤 약물의 허가에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결정적으로 반영한다. 일례로 안구건조증의 치료제로서 cyclosporine 제제가 미국, 유럽은 허가가 됐지만, 일본은 일본안과학회의 반대로 허가되지 않았다. 당연히 우리나라는 허가가 됐고, 우리나라 식약처는 약물의 허가시 일반적으로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아예 묻지도 않는다. 일본의 식약처는 늘상의 기능대로 코로나 백신의 안전성을 모니터링했고, 자체 데이터에 기반해서 10월14일 모더나 백신을 30세 미만에는 접종하지 않는 조치를 취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11월17일에야 비로소 모더나 연령 제한을 했는데, 당연히 우리나라는 능동감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 데이터 기반한 조치도 아니었고, 다른 나라들이 그렇게 하니까 마지못해 따라하는 조치였다. 한국과 일본의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리더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필자가 오래 전 싫은 리더의 유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 있는데, 1등이 무능한 리더, 2등이 성격파탄 리더였다.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무시한채 스스로도 진빠지고, 국민도 진빠지고, 결과도 참패인 방역 정책을 진행해 온 우리나라 정부는 성격파탄 리더일까? 무능한 리더일까? 정부는 지금이라도 중앙임상위원회를 다시 소환해서 전문가 주도의 방역 정책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국민들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료부분 특사경 도입을 반대한다 2021-12-13 05:45:50
형사소송법 제245조의 10은 특별한 사항에 한정하여 수사권을 갖는 공무원으로서 이른바 특사경(특별사법경찰관)을 규정하고 그 직무의 법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제정된 법률이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이하 사법경찰직무법으로 약칭합니다)입니다. 즉, 일반경찰이 수사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담당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고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하는 것이 '특별사법경찰관리'제도인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보험급여비용 지급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단속 경험이 풍부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에게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범죄에 한해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취지의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두가지의 측면에서 위 개정안을 반대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범죄는 특사경을 운용할 필요성이 없는 분야입니다. 예를 들어 특사경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분야 중 소방 분야가 있습니다. 즉 사법경찰직무법 제5조는 소방공무원에게 소방법 관련하여 특사경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소방법 관련 법률은 그 규정이 방대하고 복잡하며 다수의 행정규칙 등에 소방관련 준칙들이 위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경찰관으로서는 그 복잡하고 다양한 준칙들을 습득하고 이를 실제 사안에 적용하여 범죄를 밝히기란 매우 어려우므로 소방공무원에게 소방법 관련하여 특사경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매우 타당합니다. 그러나 위 개정안이 말하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범죄는 그 수사에 특별한 전문적인 법률 지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즉 일반 경찰도 위와 같은 범죄를 수사하는데는 하등의 지장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범죄 수사에 특사경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결코 찬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만약 특사경이 도입되게 되면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권익에 과도한 침해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미 현행 의료법은 보건복지부 등 공무원들에게 광범위한 행정조사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에 더하여 의료 부분에 특사경 제도를 도입되고, 그것이 광범위한 행정조사권과 결합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영장주의를 잠탈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통상적인 형사사법절차에서라면 의료인인 피의자를 수사함에 있어 피의자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현장 조사를 하려면, 해당 의료인이 동의를 하지 않는 이상 수사기관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으로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사경 제도가 도입되게 되면 보건복지부 등 공무원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를 함과 동시에 공무원의 지위에서 행정조사를 병행하는 경우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이를 거부할 권리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전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에서 의료인에게 반강제적으로 행정법규위반에 대한 사실은 인정하는 확인서를 징구하고, 그 확인서가 그에 따른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의료인의 패소에 결정적 역할을 하던 시기가 불과 몇 년 전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확인서를 징수하는 것은 의료인에게 자신이 법 위반을 하였다는 것을 자백하라는 것으로서 위헌적인 요소가 다분합니다. 즉 의료인의 법 위반사실은 현지조사로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행정청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법 위반으로 판단하면 해당 자료를 기초로 행정처분을 하면 그 뿐입니다. 그런데도 아직끼지도 현지조사에서 확인서를 징구하고 있는 것이 실무이고, 그러한 것은 결국 현재 행정청의 인권의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한 것입니다. 따라서 형법이나 형사소송법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도가 없는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관으로 수사권을 부여하게 되면, 광범위한 권익 침해가 발생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의료법에서 의료인의 권익을 제한하는 것으로 수술실 CCTV설치에 대하여 필자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그 설치에 대하여는 다분히 찬반 양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찬성하는 입장의 논리도 설득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사경 도입하려는 것은 그 필요성이나 시행되었을 때의 부작용을 고려하면 절대 찬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은 대중에 영합하는 법률개정에 불과한 것이고, 경찰국가로의 후퇴하는 법안일 뿐입니다.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은 폐기되어야 마땅한 것입니다.
식약처와 산부인과의사들의 충돌을 바라보며 2021-12-06 05:45:50
미프지미소라는 임신중절의약품의 허가를 둘러싸고 식약처와 산부인과의사들(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필자는 이 흥미진진한 충돌이 우리나라의 의약품/의료기기 허가에 의사들이 책임감있게 관여하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라며 지켜보고 있다. 처음 논란은 산부인과의사회가 식약처에 미프지미소 도입시 가교임상이 필요하다는 민원을 국민신문고에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가교임상은 인종적 차이에 따른 안전성/유효성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약식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pharmacokinetic data가 있는 경우 한국인을 대상으로도 유사한 data 가 나온다는 것을 입증하면 되지만 이런 pharmacokinetic data가 없으면 임상시험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제대로 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 일본은 신약의 허가를 위해 가교임상이 아니라 제대로 된 자국내 임상시험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배경에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대의는 자국내 안전성/유효성을 허가 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교임상 요구는 과한 것이 아니며, 가교임상을 면제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의 자료를 통해 한국인에서도 안전하고 유효할 것이라는 확증적 근거가 충분해야 한다. 미페프리스톤의 안전성은 비교적 입증된 것으로 보이나 미소프로스톨과의 복합제 안전성은 아직 입증이 덜 된 것으로 추정되며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를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식약처의 어떤 발표에서도 가교임상 면제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들어보지 못했다. 예를 들어 미페프리스톤, 미소프로스톨 각각이 한국인에서 안전할 것이라는 근거와 더불어 이 두가지 성분 사이 약물상호작용(drug drug interaction)이 없다는 근거가 있으면 되는데 이런 발표를 전혀 찾지 못했다. 심지어 가교임상면제에 대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결과를 다룬 기사들에서도 그런 과학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 다만 참석자 다수가 가교임상 면제에 찬성했다는 내용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록을 찾아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 9월2일에 진행한 회의의 회의록이 11월26일까지 올라오지도 않았다. 필자는 식약처의 이런 무책임한 행태에 분노한다. 필자가 식약처에서 일할 때 국내 제약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제 임상시험 중 약물 투여 후 2개월 이내에 약물이상반응으로 4명이 사망하는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비록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다고 해도 임상시험의 안전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잠시 중지(partial hold)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2개월은 말기암환자에게 주어진 여명보다도 짧은 기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약물과의 인과관계와 상관없이 약물 투여군에서 사망 환자가 증가하는 경우 임상시험을 잠시 중지하는 사례는 해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타그리소의 임상시험 중 심장 독성 모니터링 요청을 무시당한 바 있었던 필자는 이번에도 partial hold 요청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이번에도 거절하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경고했다(타그리소의 심장독성이 아시아인에게 더 빈번하다는 결과는 이후에 확증됐다). 그러자 식약처는 필자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일요일에 졸속으로 개최하더니(회의에 참석했던 위원에게 확인하니 회의 자료도 회의에 참석해서 받았다고 함)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회의록도 올리지 않다가 필자가 1인 시위를 하면서 이 문제를 제기하자 그 때서야 회의록을 부랴부랴 올리는 행태를 보였다. 미국의 FDA는 생중계하는 회의를 왜 우리나라는 회의록조차 제 때 올리지 못하는가, 이는 규제 후진국임을 증명할 따름이다. 어쨌든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다수가 가교임상 면제에 찬성했고, 허가에 문제가 없어 보였던 이 건이 다시 이슈가 된 것은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가 됐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과학적 근거보다 외부 압력에 의해 일하는 단체가 틀림없어 보인다. 결국 국정 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1월 24일 전문가 회의가 개최됐다. 그런데 산부인과의사회는 합법적인 낙태 범위 등을 명시한 법이 없는 상태에서는 논의가 무의미하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회의 30분만에 박차고 나가버림으로써 파행으로 치달았다고 한다. 필자도 그러하지만 비논리적인 논의를 견디지 못하는 것은 의사들의 치명적인 약점이 아닌가 싶다.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국도 FDA가 자문위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치매치료제 아두카누맙을 허가하자 이 약물의 허가를 반대했던 FDA 자문위원 3명이 사퇴해버렸다. 필자를 포함 의사들은 성격을 좀 고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필자는 향후 식약처가 어떤 행보를 취할지 사뭇 궁금하다. 과거 인보사 허가를 논의한 1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도 이 치료제의 허가가 부적절함에도 회의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자 일부 의사들이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버렸다고 들었다. 그런데 식약처는 이 의사들은 제외하고, 의사들의 참여는 배제한체 2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다시 열어 인보사를 허가했다.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물론 필자는 무조건 산부인과의사회 편을 드는 것도 아니다. 과학적 근거를 원할 뿐이다. 그런데 식약처가 가교임상 검토를 한두번 해본 것도 아닌데 가교임상 면제를 머뭇거리는 것을 보면 면제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오히려 가교임상을 빨리 진행하고 이 기간 산부인과의사회가 요구하는 법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이도저도 결정을 못내리는 동안 회사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게 생겼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