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수술로봇 왜 쓰냐구요...빅데이터 축적이죠" 2020-10-19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수술로봇 시장도 작은데 왜 굳이 나서느냐고요? 수술로봇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게 빅데이터 축적입니다" 국내 최초로 출시한 척추수술로봇을 최근 임상에 도입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이성 교수의 말이다. 이 교수는 척추수술로봇 개발과정에서부터 참여, 최근 신촌세브란스병원 척추관 협착증환자에게 첫 수술을 집도했다. 결과는 성공적. 올해만 약 50건, 내년부터는 매월 50건의 수술을 목표로 잡고있다. 이 교수가 수술로봇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8년전인 지난 2012년, 미국 스탠포드 의과대학으로 연수를 떠났을 때부터다. 당시 미국은 척추수술로봇 개발 연구가 한창 무르익고 있는 시절로 영감을 받고 다음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후로 수술로봇 개발에 위해 연세대부터 KIST 등 공과대학을 다니며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2017년 (주)큐렉소로부터 수술로봇 매커니즘에 대한 의학적 자문 요청을 받았고 가능성을 확인한 이 교수는 지금껏 쌓아온 경험을 쏟아부었다. 이후 2018년 3월 세브란스병원과 큐렉소는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로봇수술 개발을 시작했다. 다빈치사에서 개발한 수술로봇은 보편화되고 있지만 척수수술로봇 분야는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시작단계. 큐렉소가 개발한 '큐비스 스파인'이 전세계 상용화된 척추수술로봇 중 다섯번째다. "큐비스 스파인 성능은 상위권이라고 자신합니다. 앞으로 다른 병원의 도입사례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소위 말하는 빅5병원의 교수인 그는 도대체 왜 국산 수술로봇에 열정을 쏟아 붓는걸까.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국내 수술로봇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고, 국산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이성 교수는 앞서 해외에서 수입해서 도입했던 수술용 로봇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언젠가는 수술로봇을 국산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장비 사용 여부를 떠나 수술 이후 쌓인 빅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 늘 못내 아쉬웠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시장성도 없는데 왜 만드냐고 하지만, 그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해 기반을 닦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기초적인 로봇 단계죠.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오듯이 수술로봇도 수십년이 흐르면 그 단계로 흘러갈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그럴려면 지금의 단계가 없인 불가능하죠. 이번 버전의 로봇이 없으면 다음 버전으로 넘어갈 수 없으니까요." 실제로 큐렉소는 이미 다음 버전의 수술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출시된 로봇이 없기에 가능했다. 또 수술 건수가 쌓일수록 빅데이터도 쌓이면 이를 로봇개발에 반영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빅데이터라'라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국산수술로봇교육센터 건립 국가과제를 맡게된 것 또한 무형의 가치라고 봤다. "세브란스병원에 빅데이터실에 로봇수술 데이터와 교육 이후 피드백 자료까지 빅데이터화 할 계획입니다. 수백수천명 수술하고 교육하면서 수정, 발전해가는 과정에서의 데이터가 쌓이면 먼 미래에 자율수술로봇을 개발하는데 근간이 되지 않을까요?" 이 교수는 이미 다음 버전의 수술로봇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국산수술로봇교육센터 설립을 위한 회의장으로 바삐 발걸음을 옳겼다.
"뜨는 재활의료…AI개발로 전달체계‧삭감문제 잡겠다" 2020-10-12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올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재활의료기관'을 제도화하면서 최근 의료현장에서 '재활의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전문과목 사이에서 재활의학과가 소위 '인기과' 반열에 오르는 동시에 급성기와 만성기로 나눠져 있던 의료기관의 종별 체계에서 '회복기'라는 개념이 정착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재활의학계 안에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다. 바로 '재활환자 재활기능평가' 도구 개발이다. 재활환자 평가 자체가 병원마다 제각각인 터라 이를 통합&8231;정형화해야 한다는 불만 섞인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병원뿐만 아니라 재활환자 진료비를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같은 고민을 해왔다. 지역마다 진료비를 심사하는 기준이 달랐던 터라 삭감 논란이 빈번하게 벌어졌던 분야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대한재활의학회가 재활환자 평가도구 통합&8231;정형화를 위한 AI 개발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이를 주도하고 있는 이상헌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8231;사진)을 만나 AI 개발 계획을 들어봤다. 학회 주도 AI 개발로 재활환자 평가 '표준화' 앞서 재활의학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서 주관하는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의 하나로 '만성질환 재활과 신경계질환 진단 AI' 개발 예산을 따낸 바 있다. 구축사업을 위해 지원받게 된 예산은 57억원. 재활의학회는 '재활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급성 뇌경색 등 신경계 질환 관련 임상 및 진료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주된 목표다. 재활의학회가 중심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에는 이상헌 이사장이 몸담고 있는 고대안암병원을 필두로 가천대 길병원, 강원대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강릉의료원, 속초의료원 등이 진료 데이터와 영상 구축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AI 개발이 현실화된다면 전국의 재활병원이 이를 활용해 재활환자 기능평가에 쓰일 수 있다고 이상헌 이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즉 제각각인 재활환자 기능평가 도구를 표준화함으로써 병원 간의 상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진료비 삭감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상헌 이사장은 "심평원과 통합재활기능평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축적된 동영상을 바탕으로 학습용 AI를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정부 예산 57억원을 기반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도 지정이 됐는데 재활의료전달체계 확립에 있어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활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들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평가하는 것이 그동안 제각각이라 혼란과 삭감 문제가 존재해왔다"며 "AI 개발이 현실화된다면 각 병원별로 평가가 표준화될 수 있고 지역마다 달라 불만이 제기된 진료비 삭감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가 '병원정보시스템' 플랫폼 활용…보급 문제없다 이 가운데 문제는 개발된 AI를 전국의 재활병원들이 활용할 수 있느냐는 것. 이상헌 이사장은 이 같은 해법으로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수행 중인 차세대 병원정보시템(이하 P-HIS)에 탑재하겠다는 것을 제시했다. P-HIS에 재활의학회 개발 AI를 탑재시킴으로서 P-HIS를 활용하는 병원들은 무리없이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는 이상헌 이사장이 P-HIS 개발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총괄 책임자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P-HIS는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을 축으로 처방전달시스템(OCS), 의료영상정보저장전달시스템(PACS) 등이 포함된 대규모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정부 예산만 200억원이 넘게 투입된 초대형 사업이다. 동시에 재활의학회 회원 혹은 병원의 경우 일정기간 무료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이상헌 이사장은 "재활의학회 이사장으로서 임기가 곧 마무리되는데 임기 동안 꼭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인데 앞으로 AI 구축을 책임지게 되면서 재활의료전달체계 마련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며 "AI 구축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은 전문인력이 부족한 강원지역 등 지방이다. 구축이 마무리된다면 많은 비용 절감과 지방 재활환자 치료에 기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 재활환자 치료에 도움을 주기위해 강원대병원과 강릉의료원 등이 이번 개발에 참여하게 된 주된 이유"라며 "우리나라는 현재 급성기병원은 이미 세계최고 수준인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으로 '급성기 재활'도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약물이 아무리 좋아져도 당뇨병은 늘 미지의 광구죠" 2020-10-05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그 어느 분야보다 당뇨병 약물의 발전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서야 합병증이라는 새로운 광구가 열리고 있는거에요. 이제 그 부분을 파봐야 하는거죠. 그 길이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요." 최근 당뇨병과 파킨슨병간의 상관 관계를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수록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1.6배나 높아진다는 연구다. 이 연구는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RCT)이 아닌 빅데이터 연구로는 이례적으로 임팩트 팩터가 16을 넘는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지에 실려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인과 관계가 아닌 상관 관계만으로도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드문 경우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만남에서 그 시사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새로운 광구가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 의미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당뇨병과 파킨스병 상관관계 입증 "합병증 확산 가능성" 이상열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역학 연구만으로 당뇨병으로 인해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상관성을 시사한 것"이라며 "향후 전향적 연구를 위한 초석이 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500만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혈당과 파킨슨병 발생 위험을 분석한 빅데이터 연구다. 연구 결과 파킨슨병 위험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공복혈당장애군은 3.8%, 유병기간 5년 미만의 당뇨병군은 18.5%가 증가했다. 특히 5년 이상의 당뇨병 환자군은 무려 위험성이 61.8%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히 강력한 상관 관계를 의미하는 부분. 하지만 이번 연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데는 상당한 걸림돌이 많았다. 보수적인 해외 저널의 기준 때문이다. "리뷰에만 1년이 넘게 걸렸어요. 일단 전국민 건강보험체계와 산정특례라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국내 의사들이야 건보공단 데이터, 파킨슨병 산정특례하면 딱 알아듣지만 해외 연구자들은 산정특례 코드만으로 그것이 어떻게 파킨슨병임을 의미하느냐는 의구심을 던지거든요." 이번 연구는 국가건강검진 데이터와 파킨슨병 산정특례 자료를 통합 분석해 변인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산정특례는 국가가 인정하는 일부 희귀, 난치성 질환 등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크게 줄이는 제도. 즉 산정특례 코드가 부여됐다는 것은 약물 처방이나 진단 코드 등에 비해 더욱 신뢰도가 있지만 외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인 만큼 일종의 의심을 받은 셈이다. "그래서 통계 처리에 더욱 힘을 쏟았어요. 인과성이 아닌 상관성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죠.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어요. RCT가 시작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니까요. 저널에서도 그 부분을 인정한거죠. 당뇨병에 더 많은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하는걸요" "당뇨병 경증질환 취급 위험…미치는 파장을 봐야" 실제로 이 교수는 이번 연구가 당뇨병이라는 질환을 다시 보게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두고 있다. 메트포민부터 DPP4를 거쳐 SGLT-2, GLP1까지 수많은 당뇨병 약물이 나오면서 마치 당뇨병이 경증 질환으로 치부되고 있지만 미치는 파장을 본다면 절대 그렇게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상열 교수는 "우리나라의 예만 봐도 당뇨병이 경증으로 코드가 획일화 되어 있다"며 "당뇨병 하나만을 보면 약물의 발전으로 충분히 통제 가능한 질병으로 가고 있지만 숲을 보면 절대 그렇게 치부해서는 안되는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당뇨병 합병증 연구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대혈관질환이나 신질환, 족부 등에 국한됐던 당뇨병 합병증이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약물의 발전으로 당뇨병 그 자체에 대한 치료가 원활해지면서 이제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합병증과 삶의 질적인 면으로 연구가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 이 교수는 "SGLT-2 억제제로 심혈관 위험까지 아우르는 등 당뇨병 약물이 워낙 좋아지면서 사망률은 물론 임상 경과들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며 "그렇기에 예전에는 관심조차 줄 수 없었던 합병증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이제는 당뇨병과 암과의 인과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으며 이번 연구와 같이 신경계, 퇴행성 등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새로운 광구들이 속속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 의사로서도 연구자로서도 더 많은 것을 고려하고 공부해야 하는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당뇨병 자체를 컨트롤 하는 것을 넘어 그 수많은 합병증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새로운 근거들을 찾아가며 나아가 위험인자 관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범위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정부 정책은 지나치게 좁은 시각에서 당뇨병을 바라보고 있다"며 "단순한 만성질환, 경증질환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경증과 중증, 기저질환적 측면을 모두 바라보는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내 연구 환경의 한계 결국 빅데이터는 가야만 하는 길" 사실 이번 연구 외에도 그는 알아주는 학구파다. 이미 당뇨병과 관련한 논문만 100여편이 넘고 현재 진행중인 연구만도 10여편이 넘는다. 그 중 상당수는 빅데이터 연구다. 그러한 면에서 그는 빅데이터 연구가 현재 국내 의학계의 특성을 고려할때 가장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꼽고 있다. 환자군이 적어 대규모 RCT 연구를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전국민 건강보험 체계라는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면 결국 가야할 길은 빅데이터 외에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상열 교수는 "사실 이번 연구만 봐도 대규모 청구 자료와 산정특례 코드가 있기에 가능했던 빅데이터 기반의 성과"라며 "전국민 건강보험 체계로 질병 데이터가 한 곳으로 모인다는 점과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건강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가 적어 대규모 RCT를 진행할 만큼 대규모 환자군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 글로벌 임상도 한계가 분명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그 또한 빅데이터 연구의 한계는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가야만 한다면 장점을 봐야지 단점을 들춰내면 한발짝도 떼지 못한다는 신념이 분명하다. 국내 현실에 맞는 좋은 도구가 있는데도 막연하게 RCT가 가진 장점과 비교만 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란만 가져온다는 신념이다. 이 교수는 "물론 RCT가 학술적으로는 더 높은 근거 수준을 갖는 것이 분명하지만 빅데이터 연구가 가지는 분명한 장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만 들춰내서는 한도 없고 끝도 없는 논쟁만 지속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RCT는 실패하면 끝이지만 빅데이터 연구는 수많은 가능성을 포함하며 다양한 연구의 기반이 되는 액셔너블(Actionable)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특장점이 있다"며 "향후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연구 방향성 설정 등에 매우 큰 값어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부터 잘못된 공공의료 정책…첫 단추 잘못됐다" 2020-09-28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하반기 의료계를 관통한 이슈였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정책은 의료취약지 공공의료와 기피과 문제, 의료불균형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시작했다. 하지만 정책추진 과정과 시기, 방법론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의정 합의문이란 형태로 임시 봉합된 상태지만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공공의료의 최일선에 있는 보건소 등 현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고보고 있을까?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실행하는 정부정책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한공공의학회 김혜경 고문(공공의료TF위원, 전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장)을 만나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 이전에 선행돼야할 과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한공공의학회 김혜경 고문은 가정의학과전문의로 지난 1988년 구리시 보건소장으로 발령받은 뒤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장 등 보건소에서 약 33년 간 근무한 뒤 올해 정년퇴임을 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공공의료 현장에서 지금까지의 변화를 보면 느낀 것이 많다는 의미. 김 고문은 이번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정책을 지켜보면 공공의료의 개념 정립문제를 지적했다. 여러 전문가로부터 지적됐던 용어 문제를 가장 서두에 언급한 것. 그는 "공공의료가 공적재정으로 운영되는 의료로 정의할 수 있다면 건강보험재정으로 제공되는 우리나라 모든 의료는 공공의료다"며 "공공보건의료라는 용어는 잘못된 용어로 공중보건과 의료로 수정해야하고 공공의료의 취약도 공공의료기관의 취약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 고문이 제시한 사례는 일본의 '정책의료'. 일본의 경우 현재 정부가 언급하고 있는 공공의료를 정부가 책임져야할 부분 즉, 공공의료기관 확충, 지역의료, 필수의료, 중증의료에 대한 정책을 정책의료라는 이름으로 아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고문은 "민간의료와 공공의료라는 이분법적 용어를 사용해 민간과 공공분야를 대립시킨다"며 "민간의료의 영리추구적 의료행위로 공공성이 부족해 공공의료를 확충한다는 것은 잘못된 용어 사용으로 인해 초래된 잘못된 진단과 처방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고문은 정부가 공공의료분야에서 일할 의사인력 확충을 외치면서 현장의 근무실태와 공공의료를 왜 기피하는 지에 대한 원인분석은 미비했다고 언급했다. 진단이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았으니 처방도 명확하지 않았다는 의미. 김 고문은 "이해당사자인 의협과의 사전협의는 물론 보건소 및 공공의료기관 등 현장근무 의사들과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정책이 추진됐다"며 "보건소나 지방의료원의 현황을 파악해 문제 해결을 위한 가시적인 정책 추진을 선행해야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정부의지를 신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고문은 이번 정부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중보건이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일반적으로 공공보건의료라는 말로 공중보건을 포함시키고 있지만 '공중보건'과 '의료'는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실제 질병관리청 승격이 이뤄졌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공중보건조직 강화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고문은 "공공보건의료 확충이라는 잘못된 용어가 아닌 공중보건의 강화, 정부책임의료 강화 등 명확한 용어 확립이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계획을 가지고 각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고문은 오랜 기간 보건소에서 근무한 만큼 보건소와 지방의료원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언했다. 그는 "보건소는 추후 만성질환관리 등 지역 내 일차의료기관과 거버넌스체계를 구축해 사업 추진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서 드러났듯 감염병관리 기능의 보강과 향후 빅데이터를 통한 지역 내 건강관리 등 보건소 기능 개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 고문은 "지방의료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발표됐지만 지방의료원이 광역자치단체 소속인 상황에서 실행되기 어렵다"며 "기초지자체 소속 정부기관이 보건소처럼 광역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영하게 하고 진료수입 등은 사호에 광역자치단체 수입으로 불입하는 방법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고문은 향후 공중보건 체계를 바로 잡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그는 "국내 공중보건은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해 많이 뒤쳐져 있다"며 "정년퇴임을 했지만 공중보건 공부를 위한 유학 등 국내 공중보건 기틀을 다지는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가임상시험센터,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신의 한수" 2020-09-21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관건인 임상시험 병목현상 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구축해 신속한 지원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배병준 이사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국가임상시험센터 구축의 의미를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추경 예산을 통해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 구축 비용에 35억 6700만원을 신규 배정했으며, 보건복지부는 배병준 이사장을 감염병임상시험사업단장에 위촉했다. 배병준 이사장은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2회로 복지부에 입사해 의약품정책과장, 서울지방식약청장, 주영국 대사관 공사참사관, 보건산업정책국장, 커뮤니티케어추진단장, 사회복지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 1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수장으로 취임한 그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임상시험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 토대를 마련했다. 배병준 이사장은 "그동안 감염병전담병원은 지방의료원 중심으로 지정되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확진자 임상시험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정부에서 지정한 임상시험센터는 대학병원 중심으로 현 감염병전담병원 중 12개 병원만 임상시험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시험 병목현상 개선을 위해 국가임상시험지원센터를 정부에 제안했다. 임상시험센터 지정 병원을 중심으로 지방의료원과 생활치료센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임상시험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임상시험센터 컨소시엄은 국립중앙의료원(서울권)과 아주대의료원(경기권), 경북대병원(대구경북권) 등 3곳이 지정됐으며 21개 병원이 공동 참여한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유권해석으로 감염병 임상시험 관련 IRB(임상시험심의위원회) 상호 인정과 기관 위탁을 허용한 상태이다. 배병준 이사장은 "추경 예산에 입각해 컨소시엄별 5억원을 배정해 임상시험 의사와 간호사 인센티브와 전담병원별 임상시험 공간 확보 등 기본 시스템을 마련했다"면서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임상시험지원재단은 내년도 국가임상시험센터 예산을 증액해 컨소시엄 지정 수를 늘리고, 컨소시엄당 지원 예산을 7억 5000만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K-방역 잠재력이 확인된 만큼 제약바이오 임상시험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배병준 이사장은 "국내 임상시험 비중은 전 세계의 3.7%지만, 실제 토종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판매 비중은 절반 수준인 1.7%에 그치고 있다"면서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도 글로벌 제약사의 자본력에 의해 라이센스 아웃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병원에 의료수가로 정해진 치료 수입을 통해 임상시험을 활성화하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제하고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국가 차원에서 임상시험 의료진 인건비 지원을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지 오래됐다"고 환기시켰다. 배병준 이사장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제약업체 임상시험이 75%를 차지하고, 임상의사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은 25%에 불과하다"며 "현 정부에서 감염병임상시험센터 구축을 위해 추경 예산에 반영한 것은 신약개발 가치와 임상시험 중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지원재단은 감염병임상시험센터 원활한 지원을 위해 의사 출신 등 전문인력 충원을 준비하고 있다. 배병준 이사장은 "신약 개발 임상시험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의사와 약사 등 전문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상근과 비상근 등 임상 전문인력 풀을 확대해 임상 현장 경쟁력 확보와 중소 제약업체 컨설팅 등 신약 임상시험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격성 띤 정신질환자, 의사는 척 보면 압니다" 2020-09-14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 경기도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은 최근 의사회 사무국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공격적인 환자가 있어 경찰에 알려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막상 입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이 환자가 또다시 외래를 찾고 있어 혹시라도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질까 두렵다는 내용이었다. 부산에서 정신과 의사가 환자 피습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였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신임 회장(52, 가람신경정신과의원)은 의사들이 환자의 폭행에서 안도하고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공격 성향을 띤 정신질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의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던 원장에게는 해당 지역에서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는 병원 리스트를 안내했다"며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의사 혼자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전전긍긍하는 게 아니라 경찰, 입원실 연계 가능 병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시스템적으로 자리잡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의 흉기에 숨진 후 비슷한 사건을 막기 위한 보호책이 나왔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 환자 안전을 위해 보안 인력과 장비를 설치하고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 중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면 처벌을 강화하게 하는 법이 만들어졌다. 100병상 이상 병원은 보안인력 의무 배치에 대한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안전관리료'가 책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진료실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동욱 회장은 "최근 부산에서 정신과 의사 피살 사건 후 개원가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의원을 경찰 순찰구역에 포함시킨다는 대책이 나왔지만 미온적인 방편일 뿐"이라며 "결국에는 정신건강복지법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과 의사라면 공격성이나 충동성이 강한 환자를 알 수 있다"라며 "현행법은 이런 성향이 심한 환자가 입원을 하지 않고 통원치료를 할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부산에서 환자에게 피살을 당한 원장도 분명 이 환자의 공격성을 인지하고 위험하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퇴원을 결정했고, 화를 부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공격성이 짙은 환자가 퇴원 후에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데 지금은 치료를 자율에 맡기고 있다. 정신질환자가 모여서 지내는 그룹홈도 없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꼭 병원이 아니더라도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특정 센터나 시설 등 중간단계가 필요하다"며 "정신건강의학과 분야에서는 그런 단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공공의료라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제도적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은 최근 복수차관제 도입으로 보건 담당의 2차관이 신설되면서 산하에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생겼다는 것. 그는 "정신건강복지법 이후 정신건강 분야의 허점이 많이 노출됐는데 별도의 부서가 생겨 기대하고 있다"라며 "학회와 함께 정신과 의사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 신임 회장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있었던 일련의 투쟁 과정을 지켜보면서 전공의 등 젊은의사를 끌어안기 위한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과거 젊은 의사들은 교육, 수련, 수가에만 관심을 갖고 매진해왔는데 지금은 의료정책에 눈을 떴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라며 "의사회 연수교육도 전공의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지역 전공의와 개원의 모임도 하면서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혈우병 환자 예방요법, 순응도 높인 치료제 선택 중요" 2020-09-09 05:45:55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X염색체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대표적 출혈질환인 혈우병. 혈액내 응고인자 결핍으로 인해 신체 각부위에서 출혈이 일어날 경우, 정상적인 지혈과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자관리의 난제로 거론된다. 인구 1만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며, 현재 국내에서는 2019년도 기준 2,367명의 혈우병 환자들이 등록된 상황이기도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국내에서도 혈우병 전문가들이 모여 환자관리를 보다 전문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태동한 대한혈액학회 산하 연구단체가 있다. 2010년 결성된 혈우병연구회는 작년 10월, 신임 회장으로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순기 교수 주도아래 국제학회들과의 네트워킹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김 회장은 "연구회의 설립 목적이라면, 국내 혈우병을 포함한 선천성 출혈질환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격년으로 열리는 동아시아혈우병포럼(East Asia Hemophilia Forum, EAHF)에 대한 준비와 실행, 그리고 세계혈우연맹(World Federation of Hemophilia, WFH) 참가를 준비하자는 취지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한국혈우재단과의 유기적인 협조아래 국내 혈우병 연구를 주도하고, EAHF와 WFH 참가뿐 아니라 국제혈전지혈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Thrombosis and Hemostasis, ISTH) 참가로도 범위가 확대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올해 한국인 혈우병A 환자 505명을 대상으로 치료 만족도와 선호도를 조사한 리얼월드데이터(RWD)가 국제혈전지혈학회(ISTH)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여기서 한국인의 경우 편의성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다루기 쉬운 디바이스 등의 편의성이 높은 치료제를 보다 선호한다는 특징이 관찰된 것이다. 김 회장은 "혈우병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자연 출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고, 그로인한 연골 손상과 관절 구축장애가 남는게 문제"라며 "이런 장애로 인해 삶의질이 떨어지고, 수명이 감소하게 된다. 과거와 달리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출혈의 예방을 위해 정해진 계획대로 보충해주는 예방요법을 받음으로써, 관절 출혈 등 출혈 이슈가 예방되면서 점차 삶의질이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혈우병 환자들이 의료진의 치료방침을 준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혈우병 치료가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는 인식 및 혈우병 치료를 위한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치료방침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이 치료의 순응도가 낮아지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치료제 선택시에는 디바이스의 편의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환자관리의 중요한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올해에는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당초 목표로 잡았던 환자 등록사업이나 전국 순회 교육프로그램, 내년에 열릴 동아시아혈우병포럼 준비 계획 등에 모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2020년도에는 혈우병 등록사업을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환우 및 가족 순회교육 계획을 목적으로 잡았다. 그리고 내년에 실시할 EAHF 준비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그런와중에 전무후무한 COVID-19의 세계적인 유행에 따라 모든 집회와 모임에 제한이 가해지는 대변혁이 발생했고 혈우병연구회 역시 이런 변화에 따라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는 비대면 회의를 통해 의견교환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회장은 "최근 혈우병에 여러 치료법들이 개발되고 약제도 다양해져서 치료옵션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항체 환자에 대한 피하주사의 사용이 있고 또한 유전자치료도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런 방향은 환자와 가족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올해 ISTH 학회에서 한국인 혈우병A 환자에 리얼월드데이터가 발표됐다. 어떻게 평가하시나. -이번 연구는 한국에서 진행된 혈우병A 치료에 대한 환자 및 보호자의 만족도와 선호도를 조사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본 연구는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한국의 혈우병 치료를 대표하는 6개의 병원에서 8인자 치료제를 사용한 혈우병A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치료 만족도 설문지(TSQM, Treatment Satisfaction Questionnaire for Medication)는 총 4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었는데 '약효(Effectiveness)' '부작용(Side effects)' '편의성(Convenience)' '전반적 만족도(Global satisfaction)'의 4가지 도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4개의 항목을 조사했다. 전체 505명의 환자(평균 나이 31.5세, 평균 치료 기간 102 개월) 중에 87.7 %가 중증 환자였으며, 53.5%가 예방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80%의 환자가 두개의 바이알을 연결하는 형태의 치료제, 6.3%의 환자만이 프리필드 듀얼 챔버 시린지(Prefilled Dual Chamber, PDC) 주사기를 사용하였으며, 52.3%의 환자가 출혈을 경험했다. 치료 만족도 설문지(TSQM) 평균 점수는 효과성 면에서 64.6점, 부작용 면에서 97.9점, 편의성 면에서 57.1점, 그리고 만족도에서 66.8점을 보였다. 치료 만족도는 치료제 유형, 바이알 개수 및 투여 빈도와 관련이 있었다. 월 2회 투여(0.39BW) 및 프리필드 듀얼 챔버 시린지(PDC) 주사기 (0.22BW)가 선호되는 반면에, 월 2회를 넘는 투여(0.42BW 감소)는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즉 더 낮은 투여 빈도와 프리필드 듀얼 챔버 실린지를 사용하는 경우에 더 높은 선호도(part-worth utility)를 보였다. 즉, 국내 혈우병A 환자 역시 보다 쉬운 디바이스 타입 혹은 투여 빈도 감소 등의 간편한 치료제를 선호했다. 따라서 이들에게 편의성을 보다 높인 치료 전략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프리필드 듀얼 챔버 시린지(PDC)의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진타 솔로퓨즈가 있다. Q. 혈우병을 포함한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잡은 리얼월드데이터(RWD)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혈우병을 포함한 희귀질환은 환자의 숫자가 적은 만큼 실제 환자들이 사용한 경험을 데이터화해 후향적으로 분석한 리얼월드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사실 희귀질환은 전향적인 연구가 매우 어렵다. 결과를 도출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의학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리얼월드데이터는 오랜경험과 관찰에서 나온 경우이기 때문에 환자행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치료전략에 참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Q. 국내 혈우병 환자가 2천여명 정도다. 혈우병A 환자가 500명 이상 참여했는데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시나? -이번 연구가 한국인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리얼월드데이터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강조하고 싶다. 특히, 국내 혈우병 환자가 약 2천여명이며, 혈우병A 환자가 그 중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때, 이와 같은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 다른 국가와는 차별화되는 한국인 환자의 성향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Q. 실제 진료현장에서 혈우병A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혈우병A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이라면 바쁜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병원방문과 잦은 주사제 투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은 생업에 종사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과거에는 2주간격으로 처방을 받아야 했지만, 2019년 후반부터는 4주 간격으로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된 점도 환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그러나 여전히 미흡한 면이 많이 있을 것이다. 환자들의 욕구나 지적사항을 경청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Q. 과거에 비해 혈우병 치료옵션은 다양해졌다. 치료제 선택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를 꼽는다면?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었고, 특히 반감기가 연장된 약제들이 출시되었다. 환자들의 선택이 다양해지고 편리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기존의 표준반감기제제(SHL)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환자에 따라 기존 SHL 약제로 잘 조절되는 경우에는 굳이 EHL로 변경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제는 환자마다 개별적으로 치료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환자의 연령, 약동학, 활동량 등을 고려하여 혈우병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반감기가 짧은 소아나 활동성이 많은 환자의 경우에는, 활동과 관련된 출혈 혹은 잠재성의 출혈(Subclinical Bleeding)을 예방하기 위해, 높고 잦은 응고인자 활성도 최고치(PEAK Level) 레벨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하고 있기에, 이를 고려했을 때 표준반감기제제를 옵션으로 두고 디바이스의 편의성을 통해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 Q. 평생 출혈을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 혈우병 환자들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전자질환은 수만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혈우병은 이 가운데 단 하나의 돌연변이에 의한 출혈질환이다. 이에 대한 의학적 발전은 눈부시게 일어나서, 치료약도 다양하게 존재하는 시대가 됐다. 치료 매뉴얼대로 치료를 받으면 정상인과 똑같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조금도 실망하거나 한숨쉬며 지낼 필요가 없다. 향후에는 근본적인 치료인 유전자치료도 나올 것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예방요법을 실행해야겠다.
"진료 중 떠오른 아이디어, 융합의학과로 가져오세요” 2020-09-07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환자 진료 중 샘솟는 아이디어가 있으셨어요? 그럼 융합의학과 문을 두드리세요."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김성완 과장(서울대 전자공학)은 9월부터 임상교수들을 상대로 융합의학연구 클리닉을 열었다. 융합의학연구 클리닉이란, 의대교수가 외래를 열고 환자를 진료하듯, 이들 융합의학과 교수들은 클리닉을 열고 임상교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둔 것. 이를 통해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도출하자는 취지다. 임상교수 누구라도 진료 과정에서 의료장비 및 의료시스템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제로 전자공학, 기계공학, 통계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머릿속에 맴돌던 아이디어를 꺼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 그는 "일단 매주 4시간씩 클리닉을 열고 교수들의 수요에 따라 8시간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회의 진행 시간은 분야에 따라서 교수당 30~60분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융합의학연구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 이외에도 각 진료과를 찾아가 간담회를 통해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그 자리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상교수들의 반응을 벌써부터 뜨겁다. 김성완 과장에 따르면 이미 서울대 암병원부터 강남센터 등 기관 차원에서 융합연구를 제안해왔으며 임상 교수 중에는 벌써부터 개별적으로 함께 연구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6명의 교수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각 분야별 교수에게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출신의 연구원을 투입해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융합의학과는 ▲데이터의학(의료 인공지능·의료 빅데이터·의료정보학) ▲의생명과학(융합기초·의학물리·융합생화학·의생명과학·의약학) ▲의생명공학(로봇·영상·재료·전기전자·기계) ▲의료기술정책의학(헬스케어서비스·의료기기 사업화) 등 4가지 분야로 구분하고 각 세부분야별로 교수를 영입했다. 그는 "교육부에서 승인받은 교수 정원은 총 15명으로 이중 6명을 채용한 상태"라며 "올하반기에 이어 내년초까지 교수진 임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 경험 바탕으로 '융합의학' 선도 김성완 과장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미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 연구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우주왕복선 제작을 해오던 중 2010년 서울대병원 의공학과로 자리를 옮겨 수술용 로봇장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의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95년 AMT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부임해 1997년부터 3년간 미국 보잉사에서 수석 공학 과학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의학과는 무관해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융학의학과를 이끌기에는 적임자. 실제로 최근 융합의학과 6명의 교수는 38세부터 54세까지 연령대 스펙트럼이 폭넓다. 그는 "공개채용으로 6명을 선발하는데 60명이 몰렸다"며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연구자들로 각자의 역량에 맡기고 융합연구가 성장해나갈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 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성완 과장은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은 임상환자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는 지났다고 한다"며 "말로만 연구중심병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연구중심병원의 역할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해외 대학병원의 경우 병원 수익의 30~40%가 의사와 연구자가 협력해 산업화를 이끌고 있듯이 서울대병원도 연구를 통한 수익 비중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4차산업 시대에 맞는 진정한 연구중심병원의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자보 의료기관 현장심사 강화됩니다" 2020-08-31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자동차보험 심사 권한이 위임된 지 7년 만에 대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건강보험 심사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보험에서도 심평원의 심사 권한이 막강해지면서 소위 '의료계 검찰'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자동차보험 청구건에 대한 심사에 더해 앞으로는 사후관리와 심사지침 및 기준 마련에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심평원에서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영식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을 만나 향후 업무강화 방안을 들어봤다. 어렵게 출범된 자보심사위원회 최근 국토교통부는 의견수렴 등을 거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업무처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확정, 지난 5월부터 전격 시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심평원 내 진료심사평가위원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새로운 의료인 중심 심사기구가 탄생하게 됐다. 그것이 바로 자보심사위원회다. 확정된 개정안을 살펴보면 국토부는 '심평원의 진료수가를 심사함에 있어 의학적 전문성과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자보심사위원회 설치&8231;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즉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에 있어 '대법관'으로서 진료심사평가위원회가 활약해왔다면 자동차보험에서는 자보심사위원회가 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자보심사위원회 출범은 심평원 자보센터의 숙원처럼 여겨져 왔다. 건강보험과 달리 자동차보험에서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없다보니 까다로운 진료청구분에 대한 심사 결정에 어려움이 존재했다. 하지만 규정 개정으로 자보심사위원회와 산하에 삭감을 논의할 조정위원회까지 신설하게 됐다. 오영식 자보센터장은 "심사를 위탁받은 이 후 최근까지 건강보험처럼 조정위원회가 없는 상태에서 사례별로 심사해오던 터라 한계가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자보심사위원회와 산하로 조정위원회까지 생기면서 자보도 건강보험처럼 심사지침화가 가능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최근 132명에 이르는 자보심사위원회 상근, 비상근 위원을 위촉하는 한편, 조정위원회도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한의계의 지분이 눈에 띈다. 심사조정위원회의 13명 위원 중 절반이 한의계 차지가 된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의료계 몫으로 설계됐다. 이를 두고서 의료계 일각에선 한의계의 지분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제기하는 상황. 오 센터장은 "의료계에서의 문제제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보에서 한의계의 청구물량이 오히려 이젠 의료계를 넘어섰다"며 "자보진료비는 물론 의료계가 많지만 이러한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일단 올해는 1대1 구조로 운영한 뒤 향후 개선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심사직원 현장심사 가능해져 여기에 심평원은 내년부터 건강보험처럼 자보도 심사직원의 현장심사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토부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기 때문인데 그대로 확정된다면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정안은 심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심평원이 자보 진료수가 청구내역이나 제출자료 등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경우 현지확인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심평원이 필요성을 느낄 경우 언제든지 현지확인 심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지조사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라 어쩔 수 없지만, 현지확인 심사가 확대됨으로써 사후관리 체계가 강화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은 자보에서 한방진료비가 급증함에 따라 올해 경상입원환자 집중심사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오 센터장은 "현재는 의료기관이 자료제출 요구 후 제출한 자료 부족 또는 거부 시에만 사실 확인을 위해 현장확인 심사가 가능했다"며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전까지 40여차례밖에 나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입법예고안이 확정된다면 제한적이었던 현지확인 심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며 "내년 1월 적용이 되는데 현지확인 심사를 위해 인력 충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가능해진다면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선별집중심사와 심시지침 제정 등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임은 끝났다 향후 5년 안에 판막 수술 세대 교체" 2020-08-24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게임은 이미 끝났습니다. 향후 5년 안에 판막 수술의 패러다임이 바뀔겁니다. 스텐트도 그렇고 TAVI도 마찬가지로 데이터만 보면 가야할 길이 분명해요. 내과와 외과의 시각차는 접어둬야죠." 국내 심장학의 대부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는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심혈관 중재술(인터벤션)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이미 심장 스텐트가 관상동맥 질환의 표준 치료가 됐듯 대동맥 판막 협착증 등도 빠르게 수술에서 시술로 그 경향이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 이미 TAVI로 흐름 굳어졌다" 현재 대동맥 판막 협착증 치료는 대동맥판막 치환술(Surgical Aortic Valve Replacement, SAVR) 등 수술적 요법과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등 시술적 요법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 불과 10년 전만해도 SAVR이 사실상 유일한 치료법으로 꼽혔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우리나라도 TAVI가 빠르게 이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발전한 SAVR에 비해 TAVI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실한지를 놓고 일어나는 갈등이다. 스텐트 시술이 자리잡는데 있어서 가장 큰 허들이었던 심장내과와 흉부외과간의 영역 다툼이 또 한번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교수의 의견은 분명했다. 특히 그는 "게임은 끝났다"라는 단적인 표현으로 이러한 논란을 일축했다. 박승정 교수는 "TAVI는 심장 질환 치료에 있어 스텐트와 함께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위대한 진보"라며 "10년 전이라면 망설였겠지만 지금은 확고하게 TAVI가 수술보다 우수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학자는 데이터를 보고 우수성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미 모든 데이터가 TAVI가 더 우수하다고 가리키고 있는데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제시하는 데이터는 TAVI에 대한 대규모 임상 연구들이다. 이 중에서도 그는 PARTNER로 명명된 랜드마크 임상시험을 주목한다. 수술적 요법인 SAVR과 효과와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NEJM을 통해 발표된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인 PARTNER3를 보면 수술과 시술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TAVI가 SAVR에 비해 시술 1년 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59% 줄였으며 뇌졸중 발생률을 62% 줄인 것은 물론 재입원율도 35%까지 낮췄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명확한 데이터를 보고 수술이 우수하냐 시술이 우수하냐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이미 PARTNER 임상 등을 통해 적응증과 효과에 대한 부분은 게임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5년 이내 가이드라인 바뀔 것…장기 안전성 관건 이러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박승정 교수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대동맥 판막 협착증의 표준 치료가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치료 가이드라인이 뒤바뀔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5년의 시간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는 외과계를 설득할 시간이라고 답했다. 이미 나와 있는 결과를 통해 가이드라인 변경 등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박승정 교수는 "지금 나와 있는 근거들을 보면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의 97%를 TAVI로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개인적 의견이지만 2025년 경에는 무조건 TAVI를 먼저 고려하는 방향으로 치료 방향이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가이드라인이 변하는데 까지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외과 의사들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며 "스텐트도 처음에 논란이 많았지만 20년만에 표준 치료가 된 것처럼 근거가 더 확실한 TAVI는 5년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과제들은 남아 있다. 일단 TAVI가 도입된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기 안전성에 대한 공격은 이어지고 있다. 일명 기계 판막과 조직 판막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다. 현재 많은 외과 의사들이 조직 판막의 장기 안전성에 대해 지적하며 기계 판막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박 교수의 입장은 명확했다. 이미 트렌드가 조직 판막으로 옮겨왔으며 완전히 변화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박 교수는 "현재 외과에서 제기하는 이슈가 장기 안전성 즉 기계 판막이냐 조직 판막이냐 하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이미 트렌드는 조직 판막쪽으로 옮겨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미 의학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삶의 질을 논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며 "어느 환자가 평생 항응고제를 먹으며 출혈과 혈전 사이를 줄타기해야 하는 기계 판막을 원하겠느냐"고 못박았다. 따라서 그는 지속되는 임상시험 데이터들을 통해 우리나라도 TAVI의 확대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와 환자만 본다면 어려운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승정 교수는 "수술과 시술 중 어느 것이 결과가 뻔히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개흉을 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며 "이미 미국 등에서는 TAVI 시술 연령이 크게 내려가며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조만간 외과에서 주장하는 장기 안전성에 대한 부분도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제시될 것"이라며 "물론 나도 내과 의사이지만 이 문제는 내외과가 아닌 환자와 데이터만 보고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