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의료환경 급변화…미래의학도 변화 준비한다" 2020-07-06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현재 의료 환경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교육에 머물러 있다간 진료를 실행하는 의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자는 물론 임상 현장에서도 산업에 따라가려면 그에 맞는 기본소양을 키워야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가상현실(VR) 등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이 산업은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의료계에도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미래 의학교육'이라는 키워드 또한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려 미래의 의사들을 어떻게 교육시킬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각 의과대학 학장이 모인 한국의과대학&8231;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는 '미래의료/의학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과정개발TF(이하 미래의료TF)'를 꾸려 미래의료와 의학을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래의료 TF는 최근까지 3번의 회의를 마친 상태로 오는 7월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각 의과대학 학장이 모여 논의하는 TF인 만큼 실행계획 또한 보다 힘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칼타임즈는 미래의료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화여대의과대학(이하 이화의대) 한재진 학장을 만나 미래의료TF가 고민하고 있는 미래의학교육의 방향을 들어봤다. 한재진 학장이 공개한 최근 미래의료TF가 전국 의과대학 학장을 대상으로 '미래의료와 의학을 선도하는 교육 과정 개발을 위한 설문결과(35개 대학응답)' 중 일부를 살펴보면 1개 대학을 제외하고 미래의료와 의학을 선도할 교과목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실제 이러한 영향으로 많은 대학이 빅데이터, 연구방법론, 인공지능 등의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4차 산업과 관련된 교과목이 단순 소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발전적인 교과목 커리큘럼을 만들 필요성을 느꼈다는 게 한 학장의 설명이다. 한 학장은 "의과대학들이 교육평가나 졸업성과 등 미래의학을 준비한다는 내용이 비슷하고, 캐치프레이즈와 목표가 있음에도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접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미래의학에 대해 고민하지만 구체적인 교육과정은 실행하지 못하는 형편이다보니 KAMC차원의 교육과정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일정한 틀의 교육과정이 나오면 이를 검증하고 각 대학별로 통째로 교육과정을 활용하거나 일부분만 차용하는 식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학장은 "의대생이 교과과정을 마친 후, 사회에 나갔을 때 바뀐 4차산업에 당황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재의 목표"라며 "커다란 교육기반을 만드는 것보다 발 빠르게 변화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향이 맞다고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7월 말 논의가 이뤄진다면 이후 실행방안대로 진행해 올해 안에 교육과정 개발을 마치고 내년에 시범적으로 교육과정 적용까지 이뤄지는 게 현재 미래의료TF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 그는 "KAMC가 만든 플랫폼을 바탕으로 각 대학이 필수든 선택이든 자유롭게 적용하는 게 1차 목표"라며 "심화과정으로 학생들을 위한 여름캠프를 만들거나 추가적인 교육과정을 만드는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의대교육, 코로나19 예상치 못했지만 잘 버텼다" 한편, 미래의학교육과 관련해 영향을 미친 변수 중 하나는 코로나19. 각 의과대학 교육이 일시적으로 셧다운되기도 했으며, 이후 한시적 비대면 강의를 실시하다 결국 한 학기 모두 비대면강의가 이뤄졌다. 코로나19 초기 학교에서는 이정도 까지 영향이 있을지 몰랐지만 비교적 의과대학의 경우 발 빠르게 대처했다고 평가한 한 학장은 상반기를 잘 버텨낸 만큼 하반기에는 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학장은 "의과대학은 타과 대학이 방학 중일 때 교육을 시작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온라인강의 등에 선제적인 대처를 했다"며 "온라인 시험도 일부 문제가 있었지만 대부분 대학이 잘 버텨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돌아오는 하반기. 한 학장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지만 온라인강의를 진행하더라도 상반기보다 발전적인 형태의 교육을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상반기의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급박하게 교육이 진행됐지만 이미 한 번의 경험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한 만큼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가령 학생들이 온라인수업을 듣고 시험만 치루는 형태에 한정돼 있었다면 평가 툴을 보완하거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일부분 대면강의를 진행하는 방법도 고민한다는 것. 끝으로 한 학장은 의학교육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끊임없는 고민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들이 의학교육 현장과 진료현장에서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고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에 모두 작용하고 있다"며 "의과대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선별된 지식을 전달하고 역량강화에 도움을 줘 미래의 의사사회가 되는 토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직격탄 맞은 이비인후과 개원가 대책마련 시급" 2020-06-29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개원가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직격탄을 맞았지만 장기화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전문과목이 회복세로 돌아선 상황. 하지만 소아청소년과와 더불어 이비인후과는 여전히 반등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비인후과 특성상 호흡기 환자 진료가 많아 '낙인'이 씌워진 채 환자의 외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안함', '우려'', '심각성'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이비인후과의사회 박국진 회장이 꼽은 현 상황에서 느끼는 대표적인 키워드. "비상구가 없으니 버틸 수밖에 없다"고 전한 박국진 회장은 경영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향후 전망도 안개속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비인후과 개원가 대부분이 적어도 50%에서 70%의 환자수가 줄어 직접적인 경영 타격을 입었지만 심각한 것은 언제까지 진행될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일부에서는 이비인후과 약을 먹으면 학교나 유치원을 오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이비인후과에 대한 오해와 낙인이 만연하게 퍼져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오는 28일 예정돼있던 춘계학술대회를 취소했다. 회원들의 여론조사결과 상당수가 학회를 진행하는데 반대했기 때문. 이비인후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모인 학회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 박 회장은 "학술대회 취소는 회원들이 그만큼 예민하고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압박을 받고 있단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앞서 이비인후과의사회가 회원들을 대상(588명)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45%가 폐업을 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해 개원가의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박 회장은 "실제 폐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만큼 경영상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완전히 벼랑 끝에 선 상태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가령 일반적인 상황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면 의원 이전이나 휴업이나 폐업 후 봉직의 전환이라는 선택도 고민해보겠지만 전국적으로 이비인후과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 어려움을 껴안은 상태로 버티기를 선택한다는 의미다. 메디칼타임즈가 박국진 회장을 만날 당시부터 박 회장은 장갑, 마스크, 페이스쉴드 등 4대 보호구를 이미 착용하고 있던 상태. 이처럼 개원가에서 조심하는 것과 별개로 확진자가 거쳐 갈 경우 무차별적인 격리에 들어가 개원가의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박 회장 또한 확진자가 거쳐 가면서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경험한 바 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이비인후과 개원가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가 의원을 휴업한 회원은 약 80명 정도로 이중 양성이 나온 의사는 없었지만 무조건 자가격리를 이어가 부정적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는 주장이다. 박 회장은 "이비인후과 진료 특성상 확진자가 다녀갈 수 있지만 검사 후 음성이 나온다면 능동감시로 전환해야하지만 과도한 격리가 이뤄졌다"며 "격리나 동선 공개로 인한 낙인 효과 등 피해를 2중 3중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이비인후과 진료의 특성에 맞는 지침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비인후과 환자들은 마스크를 내리고 진료를 해야 하고 정상적인 진료를 했을 때 과도한 격리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진료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며 "환자 진료 시 의료진이 불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소한 이비인후과 진료특성을 고려한 표준지침이라도 달라고 공문을 보내 요청한 상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이비인후과의사회를 새롭게 이끌 수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박 회장은 취임 반년이 지났지만 코로나로 인해 구상했던 여러 현안을 추진하지 못하는 점도 고민거리 중에 하나. 박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의사회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다른 회무보다 하반기 독감 유행 등을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독감이나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시기가 되면 더 심각해지고 이비인후과 개원가가 겪은 어려움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급성호흡기클리닉 등을 제시했지만 1인 개원의가 참여하기는 쉽지 않고 실질적 대안이 안 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영 어려움은 제외하고라도 이비인후과 환자가 불안함 없이 외래를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정부가 이비인후과 환자들이 진료를 주저하지 않도록 표준지침 마련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액, 치매 수가인상 써야죠" 2020-06-26 05:45:56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문재인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치매 국가책임제'가 시행한 지 3년이 지났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전국 치매안심센터 설치와 함께 병&8231;의원 신경인지검사를 건강보험으로 적용시키면서 인구고령화로 다가올 '치매 사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이어 최근 뇌 기능 개선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며 문재인 정부 초기와는 다르게 '치매'가 이슈 중심에 서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대한치매학회 박건우 이사장(고대 안암병원 신경과)을 만나 질환 치료를 둘러싼 분야 현안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로 아낀 금액, 수가개선 쓰자"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했다. 약제 재평가 제도를 도입한 후 첫 번째 대상이었던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약평위 회의에서 적응증 축소를 피하지 못했다. 그 결과, 치매에 대한 처방만 건강보험 급여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에만 보험을 적용하고 그 외 나머지는 선별급여를 적용시켰다. 선별급여 대상은 정서불안과 노인성 가성 우울증 등이다. 치매를 제외한 증상에 처방받을 경우 환자는 약값의 8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를 두고서 박건우 이사장은 '의사' 입장에서 무기 하나 줄어든 것이라고 표현했다. 치매학회 입장에서 약의 오남용 측면에서는 급여 축소가 불가피했지만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이하 MCI)'가 선별급여로 포함된 부분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박 이사장은 "종이칼이든 장난감 칼이든 간에 치매와 MCI 진료에서 상징적인 치료 무기였던 것은 분명하다"라며 "일종의 환자와 의사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매개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약은 환자에게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다. 효능만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이번 결정은 치매를 제외하고선 처방하지 말라는 의미와 같다. 의사입장에서는 무기하나 없어진 허전한 느낌이면서도 앞으로 다른 치료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책임이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박 이사장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논란과 약 오남용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급여 축소는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약제 급여 축소로 아낀 건강보험 재정을 기존 정신질환 환자들에게 쓰일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설계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작년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총 32만 6000명, 처방액은 3500억원에 달한다. 보험영역으로 남은 치매 관련 처방 17.2%(약 600억원)는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나머지 82.8%(약 2900억원)의 처방은 말 그대로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 '옵션' 영역에 불과해 처방 중단 및 시장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즉 급여 축소로 아낄 수 있는 29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환자에 돌아갈 수 있도록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주장이다. 박 이사장은 "MCI가 선별급여로 적용되는 것은 아쉽다. 해당 환자들에게는 앞으로 인지중재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해야 하는데 수가체계가 미비하다"며 "이제 신의료기술을 통과했고 현재는 선별급여로 적용 중인데 솔직히 현재로서는 환자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 향후 수가개선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프라 집중 국가 치매정책, 민간능력 지원할 때 정부가 주도 중인 치매국가책임재의 핵심은 환자 본인과 가족의 고통을 분담해 주는 종합 지원정책으로 정리된다. 여기서 일단 큰 축을 담당하는 것이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요양병원 확충 등 인프라 구축이다. 박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 같은 노력을 계기로 인프라 확충에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하면서 이제는 인프라의 깊이를 더 하는데 초점을 맞춰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단히 말해 그동안의 치매관리 정책이 정부 주도였다면 앞으로는 '민간주도'에 '정부지원' 구조로 재편돼야 한다는 의미다. 박 이사장은 "치매안심센터는 엄청난 성과다. 의사들이 아무리 주장해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추진됐다"며 "이제는 치매안심센터 등 정책의 깊이를 더하고 민간 주도로 치매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 치매 인프라만 구축하고 민간 인프라는 손 놓고 있을 것인가. 현재 정부가 만든 치매시설과 민간의 요양원과 데이케어센터 등을 비교하면 아쉬움을 애기할 수밖에 없다"며 "언제까지 공립 요양원으로만 정책을 유지할 것인가. 사립 시설도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이사장은 의료현장에서의 치매 치료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보호자 교육'을 꼽았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교육이 치매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치매 치료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보호자 교육"이라며 "이를 위해서 인지중재치료가 중요한데 현재 제도상으로는 이를 해줄 수 없다. 보호자 교육에 따른 수가가 책정돼야지만 가능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이사장은 "정부보다도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 환자 치료에 직접 쓰이지 않는 재정이라 치매환자 교육비를 책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로 아끼는 재정이 있을 것인데 이를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교육비 등으로 다시 활용하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화 뒤쳐지는 급여기준 다학제 근거로 바로잡겠다" 2020-06-25 05:45:0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암은 이제 의료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영역으로 가고 있어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셈이죠. 소화기암학회가 가야할 길도 결국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영역을 나눠갖기 보다는 암이라는 주제 안에서 머리를 맞대보자는 거죠." 대한소화기암학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주광로 신임 회장(경희의대)은 24일 메디칼타임즈와의 만남에서 학회 운영의 청사진을 이같이 요약했다. "다학제 목표로 모인 학회…사회적 역할 고민해야" 소화기암이라는 대주제를 향해 모인 학회인 만큼 여타 전문과목 학회와는 다른 접근법을 통해 방향성을 잡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주 회장은 "소화기암학회의 태동 자체가 다른 전문과목 학회와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며 "위와 간, 대장, 췌장 분야에 각기 전문 학회가 있지만 암이라는 주제로 다시 헤쳐 모인 것이 바로 소화기암학회"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2006년 학회 설립 당시에는 올바른 항암치료 방향을 잡아보자는 취지였지만 이제는 완연하게 소화기암의 모든 분야에 대한 다학제 접근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순히 항암치료를 넘어 암의 진단과 치료, 항암, 관리까지 아울러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사회적 사업들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방향성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진료실과 연구실 안에서 환자를 기다리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암을 관리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단 기법이 발달하고 약제가 좋아지더라도 지금과 같이 사회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는 제대로된 암 관리가 힘들다는 판단이다. 주광로 회장은 "아무리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해도 잘못된 민간 요법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수두룩 하다"며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관심을 갖는 의사나 학회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암 환자 관리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의학 정보를 전달한다 해도 술을 먹지 마라, 담배를 피지 마라 등 너무가 기본적인 부분들만 획일적으로 강조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며 "암 환자 치료 실적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지금 이제는 진료보다 인식 개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소화기암학회는 최근 대한임상영양학회를 비롯해 예방의학회, 통증학회 등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진정한 다학제 학회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바른식당 캠페인 등 실제 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행사들을 대폭 늘린 것도 같은 이유다. 단순히 진료를 넘어 암 환자에 대한 종합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주 회장은 "최근 의학과 공학을 연결하는 4차 산업 모델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오히려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오히려 암학회와 임상영양학회, 통증학히 등이 함께 고민하는 토탈 암케어에 대한 분야"라며 "예방과 진단,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치료, 이후 영양과 통증 관리, 식단까지 아우르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라고 제언했다. 의료정책위원회 신설…"다학제 학회로서 적극적 정책 제언" 하지만 의학회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도 뒤로 미뤄놓은 것은 아니다. 특히 주 회장은 다학제 학회로서 의료 정책에 적극적으로 제언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다.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의료정책위원회를 신설한 것이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의료정책위원회는 위, 간, 대장, 췌장 등 소화기의 다양한 분야에서 제기되는 의료 정책과 임상 현장간의 괴리를 좁히기 위한 다학제 TF팀의 형식으로 각 분야 전문위원들이 대거 참여할 계획이다. 새롭게 개발되는 표적 항암제와 면역 항암제 등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고 유전차 치료 등 정밀 의료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급여기준 등 정책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전문가 단체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복안. 주광로 회장은 "소화기암 분야에서 그 어느때보다 좋은 신약들이 나오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선택지가 매우 좁은 것이 현실"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는데도 비급여조차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포독성항암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약제가 속속 나오지만 정부에서 제시하는 기준과 근거를 맞추기 위해서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화기암 분야에 전문가들이 모두 학회로 모여있는 만큼 각 세부암별 위원회를 거쳐 모아지는 정책 제안들을 의료정책위원회를 통해 정부에 직접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항암치료에 대한 표준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된다. 소화기암학회를 통해 전국 어디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상향 평준화된 치료 프로토콜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지금과 같이 특정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면서 의료전달체계와 지역 의료계가 무너지는 현실을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주 회장은 "적어도 소화기암 분야에 대해서는 항암치료 프로토콜을 표준화하는 것이 학회의 주된 목표"라며 "대학병원 교수나 종합병원 과장들이나 동일한 프로토콜을 통해 표준화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면 전달체계 개선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빅5병원을 위시한 일부 대학병원으로 환자가 모두 쏠리면서 적기에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라며 "소화기암의 전문가가 모여있는 다학제 학회로서 항암 치료 표준화 작업을 꼭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유방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 후 재발 관리...건보도움 절실" 2020-06-22 05:45:50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국내 유방암 환자 대부분은 조기에 발견된다. 1기 환자가 약 45%로 가장 많고 2기가 약 31%, 0기(상피내암)가 약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결과적으로 조기 유방암으로 분류되는 0~2기까지를 모두 합하면 92% 수준에 이르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2017년 기준, 매년 2만 6천여명의 새로운 유방암 환자가 생겼는데 이는 10명 중 9명이 조기 유방암이라는 얘기. 여기서 검사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통상 20% 수준을 넘기면서 특정 유전자 변이 환자들의 유병 분포가 적지 않은 규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한국유방암학회 술기이사인 강수환 교수(영남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비슷한 비율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마주한다"면서 "조기 유방암의 치료에 있어 핵심은 완치이며, 이는 재발을 막을 때 가능하다. 재발률을 최대한 낮추고 생존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약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진료현장에서도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높은 재발률 문제가 치료의 관건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방암 환자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도 20~30%가 재발을 경험하게 되는데, HER2 양성 유방암은 질환 특성상 재발 위험이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금껏 공개된 연구들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가 '완전관해(pCR)' 상태에 도달한 경우 재발률이 56% 감소하며, 사망 위험도 64%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학계 전문가들은 생존율 데이터를 얻기 어려운 조기 유방암 환자들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완전관해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강 교수는 "병리학적 완전관해는 조직학적으로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뜻이지만, 여전히 재발 위험은 남아있기 때문에 완치와 동일시될 수는 없다"며 "선행화학요법과 수술을 통해 완전관해가 확인된 환자라도 15% 정도는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는 재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술 전과 수술 후를 포함해 1년은 HER2 표적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서 HER2 표적치료제의 투여 기간을 수술 전과 수술 후 합해 1년 이내로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행화학요법을 6회, 수술 후 12회로 1년 간 약 18회 정도 치료를 진행하는데 환자의 컨디션이나 개인 사정에 따라 횟수에 차이가 있지만 1년을 넘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강 교수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치료 환경의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내에서 퍼제타 및 허셉틴 병용요법이 선행화학요법(수술 전 보조요법)에서는 작년 선별급여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부담이 낮아졌다. 이제는 비용 때문에 선행화학요법을 포기하는 환자들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작 문제는 수술 후 보조요법이다. 다행히 병용 약제들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은 가능해졌지만, 퍼제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환자들이 약제비를 100%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면서 "선행화학요법과 같이 선별급여를 통해 30%까지만이라도 부담이 낮아진다면 의료진 및 환자들도 선택의 폭이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얘기인 즉슨, 조기 유방암 환자는 완치를 목표로 하는 환자들인데 유방암이 재발하면 항암치료 반응이 좋지 않고, 예후 또한 불량하기 때문에 치료가 훨씬 까다로워질 수 있다. 더불어 재발 이후에는 치료 목적이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 삶의 질 유지로 목표가 완전히 달라지는 이유다. 강 교수는 "조기 유방암은 완치를 통해 환자들이 병없이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용전략과 관련해, 약물 기전적으로도 허셉틴과 퍼제타를 같이 쓰는 방안에 분명한 이점도 언급됐다. "두 치료제 모두 HER2 표적치료제이지만, 작용 방식에 차이가 있어 함께 썼을 때 분명히 시너지가 있다"며 "HER 단백질 수용체가 과발현되면 유방암 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허셉틴은 HER2에 결합해 신호전달을 방해한다. 퍼제타는 허셉틴과 다른 부위의 HER2를 표적하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으로 보다 강력하게 HER2 이합체화를 차단함으로써 암세포의 성장을 지연시킬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강수환 교수와의 일문일답. Q.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에 퍼제타를 활용한 수술 전 보조요법이 작년부터 선별급여를 통해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어느정도 변화를 체감하나?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 표준치료는 세포독성항암제인 AC(독소루비신&8729;시클로포스파미드) 투여 후 탁산과 HER2 표적치료제 허셉틴을 병용 투여하는 것이었다. 퍼제타도 허가 약제로 쓸 수는 있었지만, 약제비 부담이 있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낮았다. 다행히 작년 5월부터 선별급여를 통해 수술 전 보조요법에서 퍼제타를 병용투여할 때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30%으로 줄었다. 환자들은 이에 더해 실손보험을 통해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급여 적용 이후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뀌었다. 대부분의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들에게 'TCHP' 요법을 쓴다. 즉, 탁산(Taxane),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 허셉틴(Herceptin), 퍼제타(Perjeta) 네 가지 약제를 6사이클(cycle) 투여한 뒤 수술을 진행한다는 얘기다. 물론 30%의 본인부담률에 대해서도 비용 부담을 느끼는 환자의 경우 AC와 허셉틴 병용요법을 쓴다. 그러나 선별급여 이후 퍼제타를 더한 치료 비용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다. 처음엔 부담을 느끼던 환자들도, 퍼제타를 함께 투여했을 때 병리학적 완전관해(pCR)율이 더 좋다는 점을 잘 설명해 드리면 대부분 치료를 결심한다. Q.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으로 퍼제타를 병용 투여한 환자들은 기존 치료법 대비 완전관해율의 차이가 어느정도 되나? -HER2 양성인 환자에게 퍼제타 병용요법을 사용하면 기존치료 대비 완전관해율이 크게 증가한다.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퍼제타 기반 선행화학요법 이후 확인되는 완전관해율은 65%에서 최대 80%에 이른다.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최소 절반 이상은 완전관해가 온다고 볼 수 있다. 완전관해가 확인되면 재발률뿐 아니라 생존율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Q. 그렇다면, 수술 후 보조요법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환자들이 경제적으로 가능하다고만 한다면 수술 후에도 퍼제타 기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술 후 병리학적 완전관해(pCR)가 확인된 환자라도 15%의 재발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퍼제타 병용요법은 6년 추적 관찰한 임상연구를 통해 재발 위험 감소 효과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퍼제타 병용요법은 기존 요법 대비 침습성 질환의 위험을 24% 낮춰 더 우수한 재발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특히 림프절 전이 양성 환자는 재발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환자군에서 재발 위험 감소 효과가 28%로 더 크게 나타났다. Q. 임상 결과와 비교해 실제 치료현장에서 HER2 표적치료제의 치료반응은 어땠나? -임상연구와 큰 차이가 없었다. 3명 중 2명 정도의 비율로 완전관해(pCR)가 확인되고 있다. 이번주에 두 명의 HER2 양성 환자를 수술했는데, 이분들도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완전관해가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HER2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분들에게는 "치료 잘 받으시면 세 분 중 두 분은 병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하며 치료 의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모든 환자에게 임상시험 결과 및 개인적인 치료 경험에 근거하여 가능한 치료옵션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한다. 결국 치료는 환자분들이 받는 것이므로 환자분들의 선택에 도움을 드리려 노력한다. 다만 때에 따라 치료비 부담이 큰 약제들은 오히려 희망고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스러운 점도 있다. 특히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허셉틴에 퍼제타까지 함께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에 이를 소개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허셉틴은 보험이 되는 반면 퍼제타를 병용하면 비급여 치료비가 추가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 접근성을 생각하면 의료진 입장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
"취약계층 치료하는 병원일수록 의료질 더 높아져야" 2020-06-16 05:45:55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서울시 보라매병원 역사상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김병관 병원장이 이달 세번째 병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서울의대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시작해 약 7년간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고 병원장 자리에 올랐다. 보라매병원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해 보라매병원에서 꽃을 피운 셈이다. 특히 보라매병원 뿐만 아니라 서울대병원 역사상 3연임 타이틀을 거머쥔 김병관 병원장을 직접 만나봤다. "개인적으로는 봉사할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다.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 김병관 병원장에게 '3연임 병원장'이라는 타이틀은 자부심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을 안겨줬다. 서울시 보라매병원은 심평원 적정성 평가 14개 항목 전체 1등급, 국내 7번째 폐이식 성공, 2019년 70대 고령자 간·신장이식 성공,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 평가 4회 연속 1등급 달성, SCI급 논문 연 300편 발표, 2017년 연구비 수주액 100억원 돌파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의료진의 눈에 띄는 연구실적. 공공병원에서 SCI급 논문을 연 300편 이상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취약계층을 주로 치료해야하는 공공병원이기 때문에 의료의 질이 최상위권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연구를 게을리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연구를 잘 하는 병원이 아니면 진료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흔히 공공병원은 취약계층이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하는 의료기관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김병관 병원장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의료의 질이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들이 마음 한켠에 돈이 없어서 더 좋은 병원에 못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하는게 공공병원의 미션에 녹아있다고 본다." 이 같은 생각에서 김병관 병원장은 2014년도 처음으로 병원장직을 맡은 직후부터 의료진들이 연구에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갔다. 과거 교육연구실에 그치던 조직을 연구소라는 기구로 격상시켰고 교수들에게 연구소 보직을 주고, 연구원 산하에 위원회는 물론 연구 소모임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 비용은 병원이 적극 지원했다. 김 병원장이 '연구' 텃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AI연구회, 염증성 장질환 연구회 등 연구 소모임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해외 석학을 초청해 강연도 진행하고 다양한 연구 주제를 가지로 토론을 이어가며 질 높은 논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의료진들이 연구에 필요하다는 물품이나 시설은 최대한 수용했다. 동물실험실도 증축했고 실험기구도 대거 들여놨다. 무엇보다 동기부여를 위해 SCI급 논문을 발표하는 의료진에게는 300만원 포상 등 인센티브도 적극 활용했다. 또 승진 재임용 심사에서 논문 여부가 높게 평가될 수 있도록 평가 제도 또한 손질했다. 하지만 김병관 병원장은 현재의 성과를 본인만의 노력으로 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연구 성과는 1년 내에 나타나는 게 아니다. 과거 선배 의료진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가 최근에 드러나는 것이라고 본다. 이전까지만해도 연구비 수주액이 20억~30억 규모에 그쳤는데 3~4년전부터 1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수년 째 지속적인 노력으로 보라매병원은 빅5병원 수준의 논문을 쏟아내는 공공병원으로 성장했다. 또한 김병관 병원장은 또 다른 목표는 취약계층이 경제적인 이유로 중증질환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 3월, 암센터를 오픈하고 이달(6월) 항암주사실을 확장하면서 암 환자가 치료받는데 쾌적한 공간을 제공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는 간호사 인력을 충원하면서 올해부터는 중환자실 간호등급이 1등급으로 높여서 운영 중이다. 이전까지는 2등급이었다. 노력의 결과일까. 보라매병원은 5대 소화기암 의료취약계층 환자 진료 성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환자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약계층 환자가 암 치료에서 차별없이 진료를 받았다는 반증인 셈이다. "보장성강화로 암 수술 등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취약계층은 암 치료 과정 막바지에 간병비 등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분석 결과가 감사할 따름이다." 김병관 병원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761병상 중 400병상에 간호간병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정신과, 재활, 소아청소년과 등 특수병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상을 차지한다. 그는 3번째 임기에선 어떤 목표를 세우고 있을까. "최근 시대 변화에 발맞춰 직원들의 복지 증진에 주력할 생각이다. 최근 간호사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워라밸. 근무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다. 정원을 늘려서라도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다." 간호사와 더불어 의사들의 워라밸을 높이는 것도 고민이다. 그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일반 직원은 33.5%증가했고 환자는 10% 늘었으며 의료수익은 45%가 상승했다. 반면 의사 수는 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결국 의료진이 혹사했다는 의미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지난 2019년말 교수 워크숍에서 전체 교수 180명에서 200명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반드시 지킬 생각이다."
"입으로 차트 쓰는 시대 머지 않았죠" 2020-06-15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 지금은 사람의 말을 컴퓨터가 인식해 문서로 변환하는 것 쯤은 식은 죽 먹기다. 음색은 물론이거니와 발음, 톤, 억양까지 정확히 인식하며, 또한 대충 말해도 최대한 유사한 단어를 찾아낸다. 실생활에서는 네비게이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누구나 한번쯤 정확한 인식능력에 놀란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음성인식 기술은 이제 실생활은 넘어 전문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결합돼 지구상 가장 어렵고 방대한 학문인 의학분야에 속속 이식되고 있다. 가톨릭의대 정승은 교수(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는 국내에서 의학차트 음성인식률 100%를 목표로 음성인식 개발업체인 퍼즐에이아이와 함께 개발에 밤낮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병원내에서 기획실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이 일에 손을 뗄 수 없는 건 애정을 쏟는 만큼 나날이 발전하는 인식기술에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차트 타이핑 안녕" 그가 음성인식 차트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하루에 수 천여장의 차트가 만들어지는 대형병원들의 데이터(자료)의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 특히 새 병원은 애초부터 데이터베이스를 잘 구축해 놓으면 의료자원을 다방면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컸다. 그런면에서 음성인식은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쉽게 적용해볼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도 수 많은 의무기록을 일일이 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인력 등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이 크게 다가왔다. 일일이 칠때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주치의 변경, 인수인계 등 환자관리가 용이한 것은 의사입장에선 가장 큰 혜택일 것이다. 다만 요런(?) 신박한 기술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의무기록을 음성으로 구현하려면 수많은 학습이 필수다. 정 교수는 "쉽게 말해 대충말해도 잘 인식할 수 있게 하려면 인공지능을 접목해 학습이 필요하다"며 "얼마나 잘 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또한 시간의 싸움이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같은 용어를 되풀이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쉽게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 게다가 이미 잘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 또한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서 진료과에 맞는 학습만 시키면 모든과에 적용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현재 정교수가 막바지로 개발하고 있는 영역도 정확도를 높이는 학습화. 이를 테면 영어와 한글의 병용시 문제없이 인식하는 것, 빠른 속도로 발음하는 경우, 의학용어를 약어로 말하는 경우, 정확하지 않지만 유사한 용어를 발음할 경우 등을 보정하고 있다. 이미 상당한 학습이 진행되 지금도 구현은 가능한 단계다. 실제 구현방법이 궁금해 기자가 시현을 요청하자 MRI와 CT 판독소견을 자동으로 인식해 써지는 모습이 마치 동화에서 나오는 마술펜을 연상시킨다. 정 교수는 "아무리 자판이 빨라도 하루에 수백여건의 판독결과를 일일이 키보드로 입력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여전히 오류는 존재하지만 환자관리에 치명적인 부분은 없다. 지긋지긋한 차트 타이핑시대가 끝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전 적용 원격의료와 음성차트 기술 나란히 발전할 것" 이런 과정이 더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실전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진료과는 영상의학과. 영상의학과는 타과대비 판독 리포트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적용이 필요한 부분이란다. 구축이 되면 다음단계는 외과, 간호부서 등등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과의 경우 집도의가 수술직후 많은 보고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음성인식기술이 꼭 필요한 영역이고, 환자를 최전선에서 관리하고 방대한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간호부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그외에도 수술이 필요한 진료과도 필요할 것이라며 학습시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병원가에서 음성차트 접목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나와 있고, 병원들 또한 이식수술을 마치거나 준비중이다. 대형병원들은 현재 거의다 준비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향후 2~3년내에는 음성차트 플랫폼을 사용하는 병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 이후 원격의료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음성인식 차트는 원격의료의 주요 기술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의무기록의 통일화가 정부차원에서 추진되면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 교수는 "코로나 계기로 인해서 더 빨리 땡겨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웹미팅, 웹강의가 어렵고 귀찮다고 했지만 뉴노멀로 자리잡은 것처럼 비대면의료(원격의료)가 확산되면 음성차트 기술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이대로 가면 앞으로는 의사와 의사간, 의사와 환자간, 의사와 간호사간 목소리를 구별하는 기술도 머지 않았다"며 "음성인식은 업무량을 50% 이상 줄일 수 있어 궁극적으로 환자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저평가 된 췌담도, 초음파·ERCP 덕분에 달라졌어요" 2020-06-08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췌장담도 질환은 첨단의 시대인 현재도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환으로 단연 꼽힌다. 췌장암, 담도암 등은 암중에서도 조기사망률이 높아 아직도 무서운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췌장담도 질환을 치료하는 전문의에 대한 인정은 홀대받기 일쑤였다. 소화기내과에서도 고난도 술기가 필요한 데다 높은 위험부담까지 따르는 것이 췌장담도 분야지만 수가 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왔다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 보장성강화 정책과 췌장담도 질환 관련 수가인상을 계기로 관련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역할이 재조명 받는 등 의료계 내 입지도 차츰 커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이홍식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을 만나 분야 현안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 상복부 기준 개선부터 내시경 초음파 급여 의지 췌장담도 분야는 이제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진행 중인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돼 버렸다. 2018년 4월부터 간&8231;담낭&8231;담도&8231;비장&8231;췌장 등의 상복부 초음파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전환된 지 2년이 지났고 앞으로는 내시경 초음파까지 급여 적용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상복부 초음파 관련해서는 최근 급여기준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일선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의 기준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담낭 용종의 경우 암의 위험인자라 추적관찰이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존재하지만, 연 1회로 제한한 터라 간 질환과의 형평성도 맞지 않을뿐더러 진료 왜곡이 벌어진다고 지적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미 췌장담도학회를 포함한 주요 학회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기준 개선을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또한 올해 예고된 심장 초음파 급여 논의도 사실상 코로나19 사태로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추가 논의 계획에 포함했던 내시경 초음파 급여 추진도 일정상 지연 혹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홍식 이사장은 "내시경 초음파가 건강보험에 적용된다면 환자 측면에서는 장점이 크다"며 "검사 장비가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건강보험 전환 시 우려되는 검사건수 증가는 우려할 바가 아니다. 환자 치료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고 급여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시경에 초음파 장치를 꽂아 몸 안에서 시행하는 내시경 초음파의 경우 일선 의료현장에서의 비급여로 시행되는데 관행 수가는 40만원에서 50만원 수준이다. 의료기기가 워낙 고가인 데다 상당한 의사 숙련도가 필요하기에 정부가 우려하는 보장성강화에 따른 검사 건수 증가는 우려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 췌장담도학회의 생각이다. 이 이사장은 "내시경 초음파는 췌장암의 진단, 췌장낭종, 담낭용종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데 숙련도가 필요해 대형병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1차 병원에서의 활용도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췌장담도 전임의 수련프로그램 인증 시사 사실 소화기내과 췌장담도 분야의 대표적인 시술은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이다. ERCP는 주로 췌장암, 담도암 의심환자에게 실시한다. 진단과 더불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내시경 검사로, 담도폐색으로 인한 황달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증상 및 검사소견에서 담도 또는 췌장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와 췌장암이 의심될 때에도 시행된다. 특히 2019년 보장성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된 치료재료 적정보상 정책에 따른 ERCP 수가 인상됨에 따라 학회 차원의 술기교육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전문질병군 포함과 함께 수가 인상 덕분에 소위 대형병원 내에서의 입지는 넓어졌지만, 의료계 일부에선 ERCP 수가 인상에 따른 검사건수 증가를 우려하며 의료 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이사장은 "ERCP 검사 건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수가가 인상됨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대학병원서 펠로우를 마친 전문의가 2차 병원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분과전문의 과정을 거쳐 ERCP를 할 수 있는 전문의라는 점을 증명할 만한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고심하고 있다. 이 이사장의 말처럼 췌장담도학회는 ERCP 시술 등을 포함한 췌장담도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라는 점을 보증하는 인증하는 '췌담도 인증의제'를 전임 이사장 시절부터 검토해왔다. 그러나 다른 학회들도 운영하는 인증의제로만으로 의료 질을 담보하기가 역부족이라는 것이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그가 구상한 것이 소화기내과 췌장담도 분야 펠로우 수련프로그램 인증제다. 한명 한명의 전문의보다 각 수련병원의 프로그램 자체를 꼼꼼하게 살펴보겠다는 의도다. 이 이사장은 "인증의제 도입을 찬성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ERCP 수련의 프로그램 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 수련을 마친 전문의 여부를 따지는 제도를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증이라는 말에 오해를 할 수 있는데 교육 프로그램을 인증하는 것으로 대상은 수련병원"이라며 "ERCP의 의료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뢰인 실망시키는 않는 헬스케어 전문변호사되겠다" 2020-06-01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보건의료는 국민 생명권과 직결되는 분야로 처분과 규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의료기관과 해당 업체들이 행정처분 대상인지 아닌지 제도를 정확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의 신분에서 민간인이 된 허나은 변호사(법무법인 율촌)가 보건의료 관련 소송 당사자인 의료 공급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을 강조하는 모습속에서 사뭇 새로운 의지가 엿보인다. 허나은 변호사(32)는 1988년생으로 2014년 사법시험 합격 후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제45기를 수료한 뒤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법률전문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복지부 의료인 리베이트 처분과 제약바이오업체 보험급여 관련 처분 등 보건의료 분야 소송을 전담했다. 30대 젊은 나이에 대형로펌 율촌에 영입된 허나은 변호사는 헬스케어 영역을 확대하는 보건의료 분야 법조계에서 관심의 인물이다. 허 변호사는 "소송과 자문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 율촌에 지원했다"면서 "복지부에서 소관 업무에 한정해 수행했다면, 율촌은 복지부와 식약처, 공정거래위원회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인 할 수 있고 다른 시각에서 고민할 수 있다"며 지원 동기를 피력했다. 그는 율촌 공정거래팀에 소속돼 파트너 변호사와 복지부 간부 출신 고문들 회의를 통해 헬스케어 분야 쟁송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허나은 변호사는 "최근 복지부 쟁송의 특징은 행정처분에 대한 의료인과 관련 업체의 소송 제기율이 증가하고 있고, 처분 당사자들의 승소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과거와 달라진 보건의료 분야 쟁송 패턴을 설명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은 사건으로 점안제 약가인하 취소 소송을 들었다. 복지부는 2018년 7월 고용량 품목과 재사용은 근거로 68개 1회용 점안제(299품목)의 상한금액을 최대 55% 인하했다. 해당 제약업체들은 반발하고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약가인하 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에 승소해 약가인하 이전 상한금액을 적용하며 현재까지 소송을 진행 중인 상태다. 허 변호사는 "보험약제과와 점안제 약가인하 관련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개정 작업부터 소송까지 담당했다. 제가 열과 성을 다한 사건"이라면서 "제도 설계부터 처분 과정 모두 꼼꼼히 검토해 진행했던 것으로 마지막 결과를 못보고 나온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당시 15대 1 경쟁률을 뚫고 복지부에 입사했다. 허 변호사는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법조계 관심이 높아지면서 복지부 근무를 선호하는 젊은 변호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복지부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후배 변호사들이 복지부에 헌신한다는 마음으로 지원했으면 좋겠다"며 조언했다. 그는 의사 수련과정과 비유하면 인턴을 마친 고년차 레지던트이다. 허나은 변호사는 자신의 목표와 관련 "의뢰인을 실망시키지 않은 변호사가 되겠다"고 전하고 "복지부 경험을 살려 헬스케어 분야 제도와 정책 관련 자문이나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초까지 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법률전문관으로 3년 근무했다. 최근 달라진 의료인 리베이트와 제약사 약가 관련 소송 패턴은. 복지부에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헌법소원, 법률 체계자구 심사, 법률자문 등의 업무를 했다. 쟁송 쪽은 복지부장관 상태로 한 항고 소송을 담당했고, 소송 종류는 다양했다. 의료인 리베이트로 인한 면허정지와 면허취소 처분 그리고 제약사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한 약가 인하 처분에 대한 항고소송도 일부 담당했다. 최근 복지부 행정처분에 대한 보건의료 공급자의 소송 제기율을 증가하고 있고 처분 상대방의 승소율이 높아진 것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보건의료 분야는 규제와 발전이라는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다. 보건의료계가 규제와 처분 중심의 법과 제도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보건의료 분야는 국민의 생명권, 건강권과 직결되는 분야로 처분과 규제는 있을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계가 처분과 규제인 제도가 어떤지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다면 처분 대상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리베이트 수수한 의료인 행정처분 시 처분기준은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입각해 리베이트를 첫 수수한 의료인이 300만원 미만일 경우 자격정지 처분이 아닌 경고에 그친다. 처분의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면 행정처분 대상이 될지 아닐지 알 수 있다. =복지부가 최근 치매약으로 불리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약가재평가에 들어갔다. 제약업체 입장에서 복지부 상대 소송에서 승패 관건은 무엇인가. 승패 요인은 소송 유형마다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약가 인하 소송의 경우, 리베이트와 재평가, 제네릭 등재, 가산 종료 등으로 다양하다. 제도 자체에 대한 다툼부터 해당 제약사의 구체적 사정에 대한 주장을 얼마나 명확하게 증명하느냐가 소송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형로펌도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인 정글의 법칙이 존재한다. 허나은 변호사의 목표와 꿈은. 조직에 헌신하면서 맡은 업무를 잘 완수하고, 의뢰인을 실망시키지 않은 변호사가 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복지부에 근무할 때 제도 설계가 가장 재미있었기 때문에 헬스케어 분야 제도와 관련한 자문이나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가가 되고 싶다.
"여의사 사회적 차별은 옛말, 의료계내 영향력 키울 것" 2020-05-25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여자 의사는 구색 맞추기 위함이었다. 남자들 세상이었다." 한국여자의사회 윤석완 신임회장(68, 성완산부인과)은 80년대 후반, 처음 서울시의사회 산하 구의사회에 뛰어들었을 때 분위기를 이같이 표현했다. 윤석완 회장이 느낀 분위기였지만, 실제 의사라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서도 '남자와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그랬다. 그때는 그랬다. 여의사회는 수년전부터 '양성 평등'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와 의료계 성폭력 대응 표준 매뉴얼을 제작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성평등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관련 인권 센터도 운영하며 캠페인도 진행했다. 윤석완 회장 역시 일련의 여의사회 움직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누가 나한테 이런 얘기를 미리 해줬더라면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해본 적 있을 것"이라며 "그 시대에는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냥 내가 하고 말지 하는 마음으로 견뎌내는 게 여성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때도 양성 평등을 외쳤더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존재다. 이제는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멘토로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성과 남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데 윤 회장도 공감했다. '여의사'의 위상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의사회 신현영 법제이사가 21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여성 의사의 입지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윤 회장은 "여성 의사의 정치사회적 역량이 부쩍 커졌다"라며 "정치사회적으로 주목받는 기대와 관심에 부응해 전문가로서 자질과 품격을 높이도록 자기개발에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자 의사는 육아와 가사를 병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 제약을 받아왔다"라며 "여성이 일과 가사를 양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에도 적극 목소리를 내는 등의 활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에서도 여의사 세력화 필요" 의료계 내에서도 여의사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018년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 숫자는 10만2471명으로 이 중 여성의사 비율은 24.6%로 2만5210명이다. 그럼에도 의협 대의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의원은 10명도 채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윤 회장은 "전체 의사의 4분의1이 여성임에도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의협 대의원회에 여의사 비율은 3~4%에 불과하다"라며 "의협회장을 비롯해 대의원까지 모두 바뀌는 내년에 시도의사회, 시군구의사회 병원급에 여의사 참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일괄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의사회가 의협 산하단체로 편입되면 대의원 숫자를 늘릴 수 있지만 정관 개정 등이 있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선은 관련 의사회와 기관에 여의사 참여 요청을 먼저 해보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1988년 서울 동대문구의사회에서 공보이사를 맡으며 의료계 조직 활동에 발을 들인 윤석완 회장은 동대문구의사회장, 이화의대 동창회장을 거쳐 여의사회장으로 정점을 맞았다. 그는 지금은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필요한 시대라고 했다. 서번트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을 뜻하는 말로 구성원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성장을 도모하면서 리더와 구성원 간 신뢰를 형성시켜 조직 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윤 회장은 "리더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다"라며 "구성원이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이사진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고 리더로서, 선배 의사로서 지혜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이 새롭게 추진하는 '언택트(untact) 사업'도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의사회는 유튜브나 SNS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TFT를 구성한 상태다. 윤 회장은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SNS를 통해 회무가 발전하도록 정보통신 기능을 강화하려고 한다"라며 "각종 정보 공유를 비롯해 대내외 사업 및 홍보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 얘기를 많이 하는 것보다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소통해 나갈 것"이라며 "실천하는 지성, 행동하는 지성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