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한톡|안전한 환경에서 진료를 꿈꾸며 2020-01-21 11:02:49
&160; "코드 블루, 코드 블루, 별관 3층" &160; 와다다다다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흰 가운을 흩날리며 뛰어가는 인턴 선생님, 전공의 선생님들, 급하게 제세동기를 챙기며 분주해지는 간호사 선생님들. 우리는 모두 의료인이다. &160; "코드블루 해제, 코드블루 해제" &160; 사람의 생과 사가 손끝에 달려있다니. 어쩌면 신은 우리 의료인들에게 많은 걸 시험하시고 싶었나보다. &160; 전공의가 끝나고 대학병원에 남아 펠로우를 하고, 교수까지 한다는 건 어지간히 쉬운 일은 아니다. 외래 환자 뿐만 아니라,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회진을 가야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학생 교육, 전공의 교육, 연구 등 신경 써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160; 그 중에 제일은 이 환자에게 대학병원 교수란 마지막 의사라는 점이다. 최후의 보루. 내가 아니면 이 환자는 살 수가 없다. &160;&160; "충남 천안 S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 80대 사망환자 유가족에게 집단 폭행당해" &160;&160; 아침에 일어나 기사를 보았을 때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다. 천안, S대학병원? 올 한 해 실습을 돈 우리 병원? 내 꿈과 추억이 한 가득 깃들여있는 이 곳? 떨리는 손을 겨우 진정시키며 기사를 마저 읽어갔다. 눈물이 그저 흐르는 건 교수님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까, 내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을까. &160; 기사 댓글을 읽어보니 더 가관이었다. 의사 편에 들어 언론 조작을 하는 것은 아닌지, 왜 의사의 잘못에 대해서는 언급이 돼있지 않은지. 많은 사람들은 최선을 다한 뒤에도 폭행당하는 의료인의 안위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닌, 의료인의 과실을 어떻게든 찾아내보려고 하는 시선으로 다가왔다. &160; 근래에 의료인 폭행 사건은 뉴스나 주변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빈번한 일이었다. 작년에도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당시에 사건 원인은 머릿속에 폭탄칩이 설치됐다는 피의자의 피해망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에 '임세원법'이라는 이름으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의료인 폭행 사건은 여전히 화두에 있으며, 의료인들 또한 마음 속 깊숙하게 혹여나 내가 피해자는 되지 않을까 두려움이 자리 잡혀 있다. &160; 실습을 도는 동안 우리 피케이*들은 가장 가까이서 교수님들 뒤를 쫓아다니며 열심히 배웠다. 수술방, 외래, 회진, 정말 열심히도 흰 색 가운을 입고 졸졸 병아리마냥 따라다녔다. &160; *피케이 : 의과대학 6년 교육과정 중에 본과 3, 4학년은 직접 병원에서 실습을 도는데, 이걸 pk라고 부른다. 독일어 Polyklinic의 약자라고 한다. &160;&160; 가장 가까이서 느껴본 바로는 교수라는 직은 환자에 대한 사랑 없이는 절대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의학용어를 알기 쉬운 일상 표현으로 바꿔서 설명해주고, 보호자를 격려해주고, 다른 의료인들의 눈과 손이 된다. 빠진 처방이 있으면 추가해주시고, 놓친 검사가 있으면 왜 필요한지 다시 설명해준다. &160; 지식과 기술이 녹슬지 않도록 매일 교과서와 논문을 다시 찾아본다. 그래도 혹여나 놓친 부분이 있을까 다시 반복해서 환자 차트와 검사 결과를 확인한다. 처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읽은 그 마음과 마찬가지로. 그럼에도 가진 힘을 다하신 다음에도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면, 그 때는 부디, 신께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주길 바란다. &160; 하지만 의대 교육을 받는 6년 동안 단 한 번도 우리는 우리의 몸을 스스로 지키는 법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다. 매일 매일 사람을 고치는 법, 살리는 법에 대해서 공부했으면서, 정작 우리는 우리를 지키는 법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다니. &160; 그러면 정작 우리 의료인들은 누가 지켜주고 살려주는 것인가. &160;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하고 싶다. 사랑하는 내 동료들이, 우리를 이끌어주는 선배님들이, 새로운 희망이 될 우리 후배들이, 모두 건강한 환경에서 의술에 정진할 수 있길.
|수첩|배민의 데이터 가치는 5조원…의료데이터는? 2020-01-20 05:45:5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최근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약 5조원 가량에 인수했다. 겨우(?) 배달 업체를 5조원에? 그렇다. 납득하기 어렵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건 또 있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회사가 요기요라는 경쟁 배달 앱 업체라는 점이다. 이미 기반 기술을 축적한 회사가 특수한 업종도 아닌 경쟁 배달 업체를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차라리 고작 몇 억으로 비슷한 카피 앱을 만드는 게 남는 장사가 아닐까, 본인도 그렇게만 생각했다. 정부가 15일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심의 의결했다. 주요 골자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료 데이터는 사실상 기록확인 및 증빙용에 머물렀다.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죽은 데이터(dummy)에 불과했다는 뜻. 그간 AI, 빅데이터, 4차 산업 혁명 등 말만 거창했지 결과물은 보잘 것 없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회를 최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의료데이터를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한 경우 제3자 제공이 가능해졌다. 이제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을 포함한 과학적 연구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복지부는 "의료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기반 제공과 새롭게 부상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등 신기술 개발 그리고 저평가 트랙을 확대해 인공지능과 정밀의료 등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 혁신성을 보다 넓게 인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만난 모 의료정보 데이터 업체 대표는 근거(evidence) 중심의 의학의 근본에는 결국 데이터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의학을 경험 기반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리얼월드데이터와 같은 실재적인 증거들을 기반으로 한 근거 중심 의학 시대라는 것. 그리고 이후 시대는 데이터 주도 의학(data driven medicine) 시대가 열릴 것이라 확신했다. 환자의 상태 변화 등이 기록으로 남고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고, 실시간 진단/치료 자료가 수집되고 이것이 신약 개발이나 의학적 근거 창출에 반영되는 구조. 말 그대로 데이터 주도의 의학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후에야 배달의 민족의 인수 합병 건에 보이지 않던 지점들이 보였다. 딜리버리히어가 정작 거금을 들여 구매하고 싶었던 건 플랫폼의 외형이 아니라 전국 유통망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음식 배달 및 취향, 지역별 선호도와 같은 '빅 데이터'였다고. 실제로 배달의 민족은 전국민의 절반 이상의 음식 취양, 행동 양태, 선호도 등 자료를 보유한 '데이터 회사'나 다름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의료정보 데이터의 활용을 가능케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이 바이오 산업 전체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런 수순. IT강국이면서 임상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 환경에서 데이터의 활용만큼 확실한 추진체도 없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이 축적한 데이터의 가치가 5조원에 달한다면, 그간 국내에서 축적된 의료정보의 값어치는 어떨까. 그 데이터로부터 향후 파생될 부가가치의 총합은 어떻게 될까. 작년 방한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한국이 집중해야 할 목표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을 꼽았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핵심은 질 좋은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했냐는 양에서 승부가 난다. 한국은 이제 막 신약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칼럼|권역외상센터로 지정받은 병원의 자격조건 2020-01-20 05:45:50
경증환자가 큰 병원에 가면, 대형 응급실의 과밀화로 의료자원을 낭비하게 할 것이고, 중증환자가 작은 병원에 가면, 생존률이 낮아질 것이다. 응급의료체계가 환자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응급의료체계의 학문적 목적은 '적절한 환자를,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병원에'로 표현된다. 한국은 권역외상센터를 정부가 지정하고 있다. 그런데 응급실을 가진 다른 많은 병원들도 외상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손가락을 베인 환자도 외상환자이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외상센터 개념은 엉터리이다. 손가락을 베인 환자들은 어디에서 진료받아야 하는가? 그들이 진료받을 병원도 지정받아야 한다. 외상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병원이 각 급수의 외상센터라는 개념 하에서, 경증환자는 작은 병원, 중증환자는 큰 병원으로 가는 체계의 구성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주(州)에 따라 다르지만, 외상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병원들을 1-3급 또는 1-5급으로 분류해 지정 혹은 인증하고 있다. 외상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병원이 외상센터인 것이다. 급수가 다를 뿐이다. 손가락을 베인 환자는 5급 외상센터에서 진료받으라는 것이다. 병원이 일단 외상센터로의 지정을 신청했다면, 해당 병원은 어떤 의학적 수준의 환자를 진료하기를 원한다고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다. 외상센터로 지정되었다면, 당국, 구급대 및, 국민과 병원 간에 계약이 성립됐다는 의미다. 외상센터는 병원과 어떤 관계인가? 미국에도 독립된 건물을 가진 외상센터는 드물다. 1급 외상센터라 하더라도 그렇다. 외상센터로 지정받은 것은 병원 전체이며, 특정 공간이나 인원이 아니다. 중증외상센터로의 지정은 해당 병원 전체의 진료능력과 관계된다는 의미이다. 중증외상센터로의 지정에 따른 의무는, 특정 건물에 속한 특정 인원이 아닌, 해당 병원 전체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즉, 이번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 병원 집행부 간의 분쟁에 있어, 병실부족과 운영 상의 제반문제에 대한 책임은 병원 집행부에 있다. 문제해결의 의지가 없었다면, 외상센터로의 지정을 신청하지 말았어야 한다. 또한 최근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의 갈등과 관련해 언론보도와 정부당국의 대처가 국민들로 하여금, 바이패스(bypass, 우회)가 악(惡)이라고 오해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바이패스라는 용어는 이러한 목적의 달성을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구급대로 하여금, 중증외상 환자를 진료능력이 없는 작은 병원에 이송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즉 선(善)한 목적으로 도입된 가치중립적 용어이며, 바이패스가 악(惡)으로 매도되어서는 안된다. 한국의 구급대는 미국의 60년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결정하고 있다. 거리가 가깝다고 중증환자를 작은 병원, 경증환자를 큰 병원에 이송하고 있다. 그러면, 생존률이 낮아진다. 중증외상 환자를 바이패스 시키면 권역 외상센터에게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당국이 수립하고 있다고 한다. 당국은 구급대에게도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중증외상 환자에서 작은 병원을 바이패스하고 중증외상 센터로 이송하는 것이 구급대의 의무가 되어야 한다. 물론 중증외상 센터는 사고현장과 거리가 멀 것이다. 당국은 닥터헬기 운용방안을 먼저 확립해야 할 것이다. 이번 분쟁의 근본원인은 개인 간의 감정 싸움이 아니다.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 병원 집행부간 분쟁은, 상기 개념을 인식한 상태에서 실행하지 못한 보건당국, 소방 구급대, 아주대학교 이사회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상기의 개념을 확립하고 사회에 확산시키지 못한, 응급의학 전문의 및 외상외과 의사 포함하는, 전문가 집단의 몰이해와 무책임에 기인한다.
전화번호는 033 근무는 서울? 이상한 공단 예비급여부 2020-01-16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지방이전을 완료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에서 서울본부 혹은 지사, 지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소위 '선택받은 자'라고 불린다. 원주 혁신도시로 본부의 위치를 옮긴 탓에 직원들 중 소수만이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야 말로 서울 지역 근무자들은 기관 내에서 선망에 대상이 됐다. 심지어 심평원에서는 '중병'이 걸려야지만 서울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심평원 부서 이동 신청 1순위가 직원 본인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 진단'을 받았을 경우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건보공단 내에서는 지역본부와 지사에 더해 서울에 근무하는 부서가 추가로 하나 더 있다. 바로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수행을 위해 만들어진 '예비급여부'. 건보공단 예비급여부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TF로 신설된 조직으로, 2018년 정규직제에 편성돼 급여보장실 산하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예비급여부는 제도를 함께 설계하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과의 원활한 협의를 명분으로 내세워 서울 당산동 스마트워크센터에 사무실을 차렸다. 건보공단 본부의 편성된 부서 중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한 부서가 된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도 역행한다는 것. 혹여나 정부와의 협의를 마친 사항이라고 한다 해도 형평성 차원에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형제나 마찬가지인 심평원은 본원 직원 단 한 명도 서울에 남기면 안 된다는 국토부 지침에 회의 공간만 남겨둔 채 원주 이전을 지난 달 완료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복지부와 심평원과의 원활한 협의를 이유로 내세웠던 명분조차 이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12월 부서 이름까지 똑 같은 심평원 예비급여부 조차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했으니 말이다. 여기에 이상한 점이 또 있다. 서울에서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 홈페이지 상 예비급여부의 민원 전화번호는 강원도의 지역번호인 '033'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전화를 걸면 서울에서 당겨 받도록 했단 것인데, 서울근무가 당당하다면 이 역시 떳떳하게 '02'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물론 부서 자체가 본부 소속인지라 전화번호를 일괄적으로 처리했던 이유도 존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 내 직원들뿐 아니라 타 공공기관 직원들이 바라볼 때 인기부서든 비인기부서든 상관없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앞으로 건보공단은 예비급여부가 서울에 있는 것이 더 나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내야 할 것이다. '선택적' 지방이전이라는 '꼼수'로 세간에 회자되기 싫다면 말이다.
"올해도 똥으로 많은 환자를 치료할 겁니다" 2020-01-15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최근 의학분야에서 인분(人糞) 연구가 핫하다. 인간의 장내미세환경이 많은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의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른바 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것인데, 연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고홍 교수는 그 중 가장 앞선 인물이다. 고 교수가 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아과의 의사시절(고 교수는 소아과 전문의로 시작했다) 돌도 안된 어린 아이들이 염증성 장질환 앓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좀 더 안전한 치료법을 찾다가 해외문헌에서 보고된 장내미생물 분변 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연구에 한창 빠져있을때쯤 돌연 장내미생물이식(FMT)의 신의료기술 허가는 연구에 불을 지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6년 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치명적 장염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Clostridium difficile) 감염 환자에 대해 FMT를 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을 허가했다. 당시 고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에서 FMT가 효과적이라는 증례를 쌓았 놓았고, 이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부주도 연구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연구 과정이 신의료기술과 동일해 어려운 심사관문을 운좋게 통과할 수 있었다. 기회를 잡은 고 교수는 윗사람을 설득해 세브란스병원내 FMT 센터도 만들었다. 정부지원 연구비 수주와 적극적인 병원지원에 힘입어 성과도 속속 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만큼은 확실한 치료효과를 입증했고, 효과가 없었던 환자도 장내환경 변화를 통해 최대한 효과가 있도록 만들수 있을 정도다. 한발 더 나아가 변이식 치료를 했을 때 환자마다 다른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도 규명한 상태. 고 교수는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완성되면 이른바 장내미세환경의 비밀도 어느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교수는 "치료의 원리는 간단하다. 건강할때 균의 조성을 아는게 중요하고 병이 생겼을 때 검사해서 균형이 깨졌다면 교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점은 개별화 맞춤형 치료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장내미생물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건강한 사람의 장내 균총이 있는게 아니라, 건강한 개인의 장내 미생물 균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개인에 접근을 해야지 여러사람을 그룹핑할 수 있는게 아니다. 장내 미생물의 시작은 개별화다. 개인 맞춤의학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연구는 건강한 똥에서...건강한 똥 어디 없나요?" 연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고 교수의 최애 관심사는 '건강한 똥'의 확보다. 신약전문가들이 좋은 후보물질을 찾듯 좋은 치료를 위해서는 좋은 똥이 많이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시로 모집광고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기준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의학적으로 조금이라고 안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은 모두 열외다. 이를 테면 아무리 건강해도 비만, 술, 담배, 만성질환, 편협된 생활습관, 불규칙 생활습관 등이 있으면 모두 불가능하다. 과연 그런 20대 젊은이가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있단다. 이 기준을 통과하면 대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가 걸러지는데 합격률은 10% 미만이다. 이렇게 모아진 변은 분해와 가공의 단계를 거쳐 센터내 스툴뱅크에 차곡차곡 모아져 난치성 장 질환 치료에 활용된다. 연구의 어려움도 적지 않을 터. 고 교수는 "연구는 흥미롭지만 의사입장에서는 주변에 시설이 받쳐주지 않으면 하기 힘들다. 이식할 수 있게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냄새도 많이 나서 심리적인 부담감도 적지 않다. 솔루션 비용도 받을 수 없는 한계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연구 변화에 대한 인식. 장내미생물연구는 기존 임상연구 프로세서와 달리 인체장내환경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대상연구가 불가능한데, 아직도 많은 곳은 기존의 임상 프로토콜을 원한다. 그러다보니 설득도 어렵고, 막상 임상에 돌입하면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환자의 치료과정을 확인하고 실제로 좋아지는 모습이 논문으로 보고되면 점차 환경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고 교수는 "통상 가이드라인에 등재돼 있는 1차, 또는 2차 치료제의 개념과 달리 맞춤형 솔루션의 한 방법으로서 가이드라인이 추가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나아가 연구를 업그레이드한다면 개별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 똥연구는 다양하게 시도중이다. 연구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장내미생물과 암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또 호흡기, 면역질환,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분야는 면역질환이다. 그는 "국내서도 심근경색 환자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보고 있다. 과거의 발표된 논문을 모아보면 심근경색 환자와 장내미생물 환경에 대해 교집합이 있다"며 "이렇듯 장내미생물지도가와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치료법도 속속 개발되면 생각보다 많은 질환을 똥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출마에 관심있지만 아직은 계획없다" 2020-01-13 05:45:55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탄핵 위기를 넘기고 남아있는 임기 약 1년을 채우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최대집 회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총선 출마설에 대한 입장부터 산하 단체와의 관계 개선 문제, 남은 임기 동안의 계획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정치권의 제안만 있다면 임기 중에도 국회의원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고소·고발전으로 비화된 산하단체와의 갈등을 놓고 "인간적 도리를 무시하는 파괴적 방식을 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 지원만큼은 꼭 이루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Q. 의협 회장 당선 전부터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활동을 해온 터라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정계 입문 가능성 있는 이야기인가. 총선 정국도 아닐 때부터 비례대표 1번을 받았다 등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2020년 4월 총선은 의료계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총선 출마) 계획은 없다.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근본적 문제를 개선하고 싶어서 의협 회장으로 나온 것이다. 의료계 내부가 아닌 다른 정치적 영역에서 의료제도의 근본 문제를 개선한다는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게 효율적인가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조언을 많이 듣기도 했다. (총선 출마) 제안이 온다면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나. Q. 지난해 말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회장 불신임 안건이 올라왔다. 해마다 의협 집행부 불신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임총이 열리고 있다. 그 이유와 임총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생각을 들려달라. 37대 집행부에 이어 39대, 40대 연속해서 회장 불신임안이 발의되고 있다. 역대 회장들이 불신임을 받을만한 커다란 과오가 있었는지 묻는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불신임안이 매번 등장하는 이유는) 의료계가 커다란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하에서 저수가 환경, 의사의 의료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문제, 실손보험 청구대행 강제화와 건강보험공단 특사경법까지 진료현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한 악법이 계속 발의되는 등 (의료계는)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 집행부가 회무를 수행하더라도 회원의 판단과 평가는 미흡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집행부가 미흡하고 여러가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보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신임안이 계속 등장하면 집행부가 소신 있게 회무를 추진하는 데 상당히 장애가 된다. 대의원회 내부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관 개정을 통해 조직구조 개선을 이뤄야 하는 문제인 만큼 전체 중지를 모아 조직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Q. 강력 투쟁 의지를 잠시(?) 접고 의정협상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상 결과는 나오긴 하나. 시도회장단과 대의원회가 협상 중단을 권고한다면 총파업이라는 강력한 투쟁이 가능한가. 현재 총파업 투쟁은 유보이며 대정부 투쟁 기조는 전반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먼저 의정협상을 통해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고자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3일까지 4차례 회의가 이뤄졌다. 의정협상이라는 틀을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음에도 대내외적 문제 때문에 결렬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계획했던 총파업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거대담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신뢰 회복을 위한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데 양측이 공감했기 때문에 합의가 되면 회원들에게 공개하고 공론화하려고 한다. 내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대부분이 동의하면 정부와 실행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정부와 협상 내용을 공개한 후 수용 여부에 대해 2주 이내에 결론을 내릴 것이다. 투쟁을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한데 충분히 축적됐다고 생각한다. 개원의, 전공의, 교수 직역에서는 충분한 실행력도 확보돼 있다. "파괴적 방식으로 집행부와 대립하는 산하단체 납득 안돼" Q. 집행부 이사진의 겸임이 많다. 게다가 이사진의 보직도 수시로 교체하면서 정작 이사진 교체는 회장 당선 후 20개월 동안 크게 없었다. 어떤 인사원칙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장 단순한 원칙은 의사 회원의 고통을 덜어주고 권익을 확보하기 위해 뜨거운 열정이 있는지다. 진실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과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이뤄내는 데 필요한 게 마음이다. 그 다음이 전문성과 역량이다. 의협 집행부 임기는 3년이다. 시간적으로 너무 짧다. 회무에 충분한 경험이 있던 사람들도 새로운 현안을 계속해서 접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를 아예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쇄신을 위해 상임이사진을 3분의1, 4분의1씩 교체한다면 회무 수행에 큰 혼란이 올 것이다. 과감하게 이사진을 쇄신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집행부 임기가 4년, 5년씩 길어야 가능할 것이다. 임총을 계기로 인적 쇄신을 하려고 한다. 3~4명 정도 교체를 생각하고 있고 전문성이 필요한 보험, 의무, 정책 분야를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가급적 빨리 결정하려고 한다. Q. 산하 단체와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인사 기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고,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아예 회장을 고발하기까지 했다. 관계 개선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나. 건전한 비판은 조직을 건강하게 하는 필수 요소다. 집행부가 잘못하는 게 분명한데도 아무 지적을 안 한다면 그것이 비정상적이다. 다만 그 비판이 타당한 것이냐, 합리적인 것이냐는 짚어봐야 한다. 산하단체로서 의무를 수행하지는 않고 계속해서 파괴적인 방식으로 집행부를 비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장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의협 직원을 우편물 관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런 파괴적 방식의 문제 제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산하단체로서 얼마든지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 그 채널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고 비판하더라도 기본적인 큰 틀안에서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인간적 도리를 무시하는 파괴적 방식을 쓰고 있다. 전 의료계가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Q. 임기 초부터 이야기하고 있는 '의료개혁과 의료정상화'는 거대담론이다. 남은 임기 1년여 동안 꼭 해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나. 첫 번째는 수가 정상화다. 수가 정상화를 위한 5개년 또는 7개년 계획을 세워 다음 집행부도 이어나갈 수 있게 초석을 다지는 일을 반드시 임기안에 해놓겠다. 두 번째는 전공의 교육 수련비용 국고지원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다. 수련병원을 정상화할 수 있는 중요한 촉매가 될 수 있다. 1조원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한꺼번에 해당 금액을 모두 투입하는 게 아니라 관련 법령을 정비해서 첫해에는 2000억~3000억원 지원 같은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국고지원이 이뤄지면 수련병원에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대학 사회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지면 의료개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공불락 난소암 표적치료시대...전략 설계가 핵심 2020-01-13 05:45:54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유독 재발이 잦은 난소암 치료 분야에는, 환자 상태와 약물 접근성 등을 고려한 항암전략의 설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3대 여성암 가운데 하나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지만, 난소암은 암이 진행되기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는데다 효과적인 검진법마저 확립되지 않아 통상 환자 2명 중 1명꼴로 암이 상당히 진행된 3기 이후에 발견되는 특징을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3기 이상의 환자에 80% 수준에서도, 평균 15개월 전후로 재발을 경험하는 만큼 질환의 예후가 좋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라는 꼬릿말도 떼질 못하고 있다. 최근 메디칼타임즈는 대한부인종양학회 부인암예방의원으로 활동하는 인제의대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지용일 교수(암통합진료 부인암 팀장)를 만났다. 지 교수는 "난소암은 2000년대 초반까지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을 섞는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치료제 발전이 더딘 암종 분야"였다며 "2013년 이후 최초 표적항암제가 처방권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치료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BRCA 변이 발생 환자 10% 수준" 치료 차수별 약물 선택지 주목 난소암의 치료 단계는 일반적으로 1차 치료 후 6개월 이내에 재발한 환자는 '백금계 저항성', 6개월 이후 재발한 환자는 '백금계 감수성'으로 분류하여 각기 특성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여기서 난소암 치료 영역에 첫 등장한 표적 항암제 '아바스틴'은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1차부터 3차까지 다양한 차수에서 처방이 가능하다. 즉, 어느 치료 차수에 아바스틴을 사용할지를 먼저 결정하고, 추가적으로 BRCA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신규 'PARP 억제제'의 사용을 고민하게 되는 상황인 것이다. 지용일 교수는 "난소암 환자의 80~90%에서 BRCA 변이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난소암 치료에서는 아바스틴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BRCA 변이가 발생한 약 10%의 환자에서는 아바스틴과 또 다른 치료 옵션을 어떤 순서로 사용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최근 'NCCN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답이 나와있다. PARP 억제제 중 하나인 '올라파립'은 3차 이상에서 권고하고 있으며, 아바스틴은 우선 권고 옵션으로 추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 교수는 "3차나 4차 치료에서는 최근 등장한 '니라파립'이 사용될 것이라 예상한다"며 "니라파립은 현재 2차 이상의 백금기반요법에 반응한 환자 중 BRCA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되는데, 상동재조합결핍(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HRD) 환자에서도 사용될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치료 옵션으로 등장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아직까지 어느 차수에 쓰면 좋을지 논의 중인 상황이다. 키트루다는 PD-L1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서 사용 가능한데, 난소암에서는 PD-L1에 반응하는 환자가 많지 않고 실제 처방에서 아직까지 기대만큼의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아바스틴 처방차수 고려한 수술 전략, "합병증 없으면 지속 처방 가능" 이와 관련해 난소암 치료 분야에 아바스틴은, 2018년 5월부터 백금계 감수성 재발 환자에까지 급여 범위가 확대됐다. 그동안의 처방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진료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혜택을 이렇게 정리했다. 무엇보다 난소암의 경우, 첫 표적 옵션이었던 아바스틴이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항암치료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평가다. 과거 수술을 통해 완전관해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면, 최근엔 아바스틴 처방 차수를 고려한 수술 전략을 세운다는 것. 지 교수는 "아바스틴이 난소암 치료 옵션으로 처음 등장했을 때, 1차 치료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됐다. 현재는 재발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의 1차 치료와 백금계 감수성 환자의 2차 치료에서도 급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급여권 가이드 내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실제 결과들을 보면 항암화학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이 매우 개선됐으며, 환자들에서도 세포 독성에 따른 추가적인 이상반응이 없기 때문에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며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도 아바스틴의 강점"으로 꼽았다. 지 교수는 "환자들에게 아바스틴을 설명할 때 '암세포가 지나가는 길을 부숴버리는 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암세포는 혈관을 따라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데, 아바스틴은 신생혈관생성을 차단하는 혁신적인 기전으로 인해 암세포의 전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니라파립 등 난소암 신약이 출시되면서 치료 옵션이 증가했기 때문에, 앞 치료 차수에서 아바스틴을 사용하고, 이후에 니라파립 등을 통해서 질환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40~50대 비교적 젊은 여성서 발생률 증가세, 심각한 문제" Q. 국내 난소암 유병률은 어떠한가? -2016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는 10만명 당 2,630명으로, 2010년 2,055명 대비 28% 증가했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 환자가 많았지만 검진율이 높아지면서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난소암이나 자궁내막암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환자 연령대도 젊어지고 있다. 배란 횟수가 난소암 유병률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초경 연령이 빨라지고 늦은 결혼, 적은 출산 등 사회적인 요인으로 인해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난소암은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고령 환자가 아닌, 최근 40~50대의 비교적 젊은 여성에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Q. 재발률과 관련, 가장 효과적인 치료 전략은 무엇인가? -3~4기 환자에서 수술 및 항암치료를 진행한 이후 보통 15개월에서 20개월안에 대부분 재발한다. 재발 시점에 따라 6개월 이전의 경우 백금계 저항성, 6개월 이후의 경우 백금계 감수성 환자로 구분한다. 임상을 통해 확인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치료 차수에서 어떤 약제를 처방해야 할지에 대한 전략을 치료 전에 미리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수술을 진행할 때부터 환자 특성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따른 치료법을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최근 등장하는 PARP 억제제들은 HRD 양성 환자에서 치료 혜택이 크게 나타난다. 향후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처방 지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독소루비신 계열의 주사제에 기대가 컸지만, 아무래도 3, 4차 치료에서 처방되다 보니 기대한 바 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 치료 혜택이 좋은 약제일수록 앞선 치료 차수에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난소암은 처음 수술 이후 1차 치료 시 무진행생존기간이 평균 18개월 정도 나온다. 그러나 다음 치료가 진행될 수록 그 기간은 짧아져, 결국 3차 치료에서는 백금계 감수성 환자보다 백금계 저항성 환자가 더 많아지게 된다. 즉,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위한다면 2차 치료까지는 효과가 좋은 약을 우선 사용해야 한다. 난소암은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을 다 처방한 이후에 그 다음 약을 고민하는 개념은 아니다. 재발이 잦기 때문에 환자 상태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미리 치료 전략을 수립한 후 치료에 임해야 한다.
마사지숍 취급받는 검진센터 이대로 둘건가 2020-01-13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예방 의학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건강검진 시장이 무섭도록 성장하고 있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일부 사람들의 선택적 복지제도로만 여겨지던 건강검진은 이제 현대인의 필수 요소가 됐고 그 결과 연간 5조원에 달하는 대형 시장으로 성장한지 오래다. 블루오션을 내다본 검진센터들은 이미 수진자가 수만명을 넘어서며 기업형 기관으로 성장했고 이러한 성장에 군침을 흘리며 뛰어든 후발 주자들의 참여로 검진 시장은 이미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다. 과거 넉넉하게 나눠먹고도 남았던 파이는 이제 그 크기가 일정해져 가는데 달려드는 포크는 많아지니 과열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그리고 그 경쟁은 후미 그룹에서 치열하다. 이미 경쟁력을 갖춘 기관들은 급할 것이 없다. 검진의 특성상 일정 이상의 질 관리만 이뤄지면 단골은 유지된다. 하지만 단골이 없는 후발 주자들은 마음이 급하다. 당장 출혈이 불가피해도 덤핑이 나오는 이유다. 그 덤핑은 덤핑을 부른다. 그리고 덤핑 경쟁은 결국 출혈을 부르고 이는 곧 질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출혈 경쟁을 하면서 질 관리는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원가를 줄여야 하고 재투자는 어불성설이다. 한쪽에서는 1mm까지 잡아내는 기기를 쓰지만 다른 곳에서는 1cm도 잡아내지 못하는 기기를 쓴다. 어느 곳에서는 숙련된 교수급 인력이 30분에 걸쳐 내시경을 보지만 다른 곳에서는 10분안에 끝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극단적 질 차이를 보정할 수 있는 일체의 기전이 없다는데 있다. 실제로 의료법은 물론 건강보험법 등 어느 곳에서도 건강검진에 대한 문구는 일절 찾아볼 수가 없다. 이로 인해 사실상 어느 의료기관에서 건강검진이 이뤄지고 있는지 또한 어떤 의료기기와 어떤 의사로 검진이 이뤄지고 있는지 실태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신고제도 허가제도 아닌 의료기관과 환자간에 이뤄지는 철저한 서비스 계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엄연히 침습과 내시경, 초음파 등이 이뤄지는 의료행위이지만 어느 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 안경원조차 관련 법이 있는데 건강검진은 사실상 마사지숍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다. 검진으로 충분히 경고등이 왔어야 하는 질환을 그냥 넘어가도 혹여 천공 등으로 부작용이 생겨도 이는 민사 소송으로 밖에는 다퉈볼 여지가 없다. 악화는 늘 양화를 구축하기 마련이다. 특히 정보가 극단적으로 비대칭적인 의료 분야에서는 더할 나위가 없다. 그렇기에 이미 악화가 잠식한 검진 시장에 대한 인식 전환은 이제 필수적이다. 이미 악화는 양화를 절벽까지 밀어냈다. 외양간은 소를 잃기 전에 고쳐야 한다.
|신년칼럼|경자년, 의학발전 위해 희생한 쥐를 추모하며 2020-01-13 05:45:50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신년은 6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로 12지신 동물 중 첫 번째 쥐의 동물로, 경자해년의 경(庚)은 백색을 뜻하므로 경자해년은 하얀 쥐의 해라고 합니다. 하얀 쥐의 해는 다산(多産)과 풍요 지혜와 근면의 상징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예측이 빠르고 몸이 날쌘, 지혜롭고 총명한 동물로 전해내려 오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생쥐라고 하면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만화영화 톰(고양이)과 제리(쥐) 중에서 톰은 제리를 잡으려고 합니다만, 영리한 제리는 뛰어난 순발력으로 위기대처를 잘 해서 탈출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생쥐는 설치류에 속하는 동물로 1회 출산 시 10마리 내외로 번식력이 높으며 약 1,800여종으로 지구상에서 인간다음으로 가장 수가 많은 포유동물로 실험용 쥐의 경우 색깔은 대부분 흰색이지만 검정색, 갈색 등 다양합니다. 최근 과학계에서 쥐의 위상은 급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쥐를 개량한 실험용 쥐는 의학, 수의학, 약학, 축산학 등 의생명과학분야에 필요로 하며 더불어 인간의 질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특정질환모델 생쥐가 개발되어 질환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도 사용되고 있어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으며 2007년 노벨생리의학상으로 ‘유전자 변형 쥐’를 생산한 연구자가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위와 같이 동물실험 필요성이 있는 반면 실험동물의 사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유럽의 경우 동물보호단체에서 동물을 과학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없애고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법안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다른 대체 모델이 만들어 지기 전까지는, 질병연구에 있어서 실험동물의 사용은 필요악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첨단과학이 발달하고 의료기기 개발 및 신약 개발이 활발해 지면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전 단계인 임상시험에서 동물실험이 증가해 실험동물 사용수 또한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도 “응용연구와 의약품 개발에서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서는 동물 실험 이외 다른 대안이 없다”며 동물실험의 폐지는 현재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상대적으로 동물복지가 낮은 나라에서 동물실험이 더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동물실험에서 고통 받는 동물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동물보호법 및 2009년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습니다만, 최근에 동물실험윤리 증진 및 실험동물의 복지에 관한 구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관련 분야의 전문가 및 관련 부처 담당자, 동물보호단체 등 관계자가 모여서 토론회 개최 동물복지에 관한 세계적인 추세에 부응하고 실험동물 관련법과 제도를 점검하면서 동물실험윤리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연구자 입장에서 동물실험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국제규범인 3R 원칙 즉 대체사용법 강구(Replacement)하고 동물고통 최소화(Refinement) 및 동물 개체 수 감소(Reduction)를 반드시 준수하고 이와 함께 연구의 타당성과 중복실험을 피하면서 진행해야합니다. 경자년, 하얀 쥐띠 해를 맞이해 비록 동물이지만 인간을 위해 희생한 숭고한 목숨을 기리고 연구목적으로 희생된 실험동물에 대해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동물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와 함께 진정한 실험동물의 복지를 위해서는 관련 실험동물시설에서 근무하는 현장 종사자들에 대한 제도적 관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서두에 잠시 언급한 톰과 제리의 만화에서 쫓아다니는 톰에서 이제는 소중한 제리를 모셔오는 모습을 잠시 떠올려보면서 끝으로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쥐띠 해를 맞이하여 몸 건강하고 여러분 모두가 뜻한 바를 이루시고, 또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인보사 사태로 끝났을까? 조건부 허가 제도 복마전 2020-01-13 05:45:50
작년 인보사 사태는 식약처의 여러 심각한 문제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언론에서는 주로 세포가 뒤바뀐 문제, 즉 품질 문제를 다루었지만, 유효성에 대한 심사 문제도 심각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주된 안건은 허가를 할 만큼의 유효성 근거가 있는가 하는 점이었는데, 1차 위원회에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2차 위원회 때 기존 위원들이 대거 바뀌면서 허가로 결론이 났다. 또한 대한류마티스학회과 대한슬관절학회는 심평원의 급여화 의견에 대해서 반대했는데, 일반적으로 의사 집단은 어느 정도 효과가 인정되면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급여화에 찬성을 하는 편인데, 급여화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는 인보사의 허가가 얼마나 부적절했는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인보사는 정부가 조건부허가를 완화하는 정책에 따라 조건부 허가된 치료제였다. 필자는 인보사 사태를 통해 국산 신약의 조건부 허가 심사가 매우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한 의약품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 없이 조건부 허가된 것을 확인하게 됐고, 식약처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고위공무원들에게 허가를 취소하라고 요청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심지어 이 제품은 임상3상 진행 중 무용성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와 식약처에서 임상시험 지속을 결정했는데, 무용성 결과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을 지속하는 경우를 필자는 처음 본다. 임상 지속의 이유는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는데, 효과는 없지만 안전하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지속할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 물과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회사는 임상시험 지속 결정으로 인해 주가가 많이 올랐고, 이전에도 조건부 허가 이후 여러 차례 먹튀 논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조건부 허가 10개 정도에서 2개 제품이 허가에 문제가 있다면, 나머지 8개도 과연 제대로 된 허가 심사가 이루어졌을지 의심해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체 50개가 안되는 국산 신약 중 10개 이상의 품목이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며, 이 중 허가시 조건을 충족한 제품은 단 1개에 불과하고, 임상3상을 완료한 제품은 단 1개의 제품도 없다. 국산 신약이 아니라 글로벌 신약은 어떠할까? 글로벌 신약의 경우 조건부 허가 후에는 대부분 임상3상을 진행해 성공하면 조건부를 뗀 정식 허가를 받거나 또는 실패하면 회사가 자진 철수하거나 허가가 취소된다. 예를 들어 다국적 제약회사 릴리에서 개발한 항암제 라트루보는 2016년 하반기 2상 결과에 기초해서 미국과 유럽 등 및 국내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 뒤 진행한 임상3상에서 실패하면서 2019년 1월 회사는 시장에서 자진 철수했다. 불과 3년이 체 안되는 시간 내에 이루어진 결과이다. 조건부 허가는 단어 그대로 조건 이행을 전제로 잠시 허가를 내주는 것이므로, 허가 자체도 신중해야 하지만 허가 후 제대로 된 조건 이행을 심사하고, 부적절한 경우 신속한 허가 취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조건부 허가는 부적절하게, 허가 후 조건 이행은 심하게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어떤 조건부 허가 약물은 허가받을 당시에만 잠시 생산되다가 생산을 전혀 하고 있지 않으며, 인보사의 경우 FDA에서 문제가 발견돼 허가가 취소됐지만 그 외에는 허가가 취소된 적도 없다. 만약에 제대로 된 조건부 허가였다면 해당 적응증의 환자들에게 대부분 처방이 이루어져야 마땅하지만, 그렇게 처방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매우 적다. 과연 누구를 위한 조건부 허가인가? 회사의 주가나 올려주고, 먹튀에나 도움을 주는 조건부 허가가 아닌가? 그런데 정부는 지난 하반기 통과된 첨단재생바이오법에 신속 심사와 조건부 허가 조항을 삽입했고, 식약처는 최근 '맞춤형 신속심사' 가이드라인을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와 글로벌의약산업협회와 의논해서 속히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과연 식약처는 이름을 바꾸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특히 의약품과 의료기기에 있어서는 안전처가 아니라 산업처로 말이다. 그러나 실상은 산업 자체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참 부끄러운 현실이다. (참고로 필자는 첨단재생바이오법의 취지에는 공감하며, 다만 조건부 허가와 조건부 허가를 위한 신속심사는 삭제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