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완전관해' 막는 묘한 급여기준 2019-04-04 06:00:56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A씨(34세, 남)는 올해로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 투병 3년차를 맞았다. 그간 ALL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치료를 여럿 시도해 봤지만 벌써 재발만 두 번을 경험했다. 다행히 최근 진행한 항암치료에서 종양세포가 모두 사라지는 '완전관해' 상태에 도달했다는 검사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러한 관해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신속한 조혈모세포이식술뿐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난관에 가로막혔다. 힘들게 조혈모세포 공여자를 찾았지만, 공여자의 사정 때문에 당장 이식이 어려워졌기 때문. 어렵게 도달한 관해상태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생각에 A씨는 다시 막막함을 느꼈다. 재발 잦은 ALL, 완전관해 유지 우선과제 현재 재발 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LL)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꼽히지만, 관해유도요법을 통해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이하 CR)에 도달하면 조혈모세포이식(HSCT)을 통한 완치까지 내다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완전관해에 도달하기까지가 굉장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한 번 이상의 재발을 겪은 재발 불응성 ALL의 경우 급격하게 환자 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의 특성상 재발을 거듭할수록 치료를 통한 완전관해 도달률이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임상에 따르면, 첫 번째 재발 이후 1차 구제요법(salvage treatment) 치료를 받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성인 전구 B세포 재발 불응성 ALL 환자들의 완전관해율은 40%인 반면, 2차 또는 3차 이상 구제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완전관해율은 각각 21%와 11%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Haematologica, 2016;101(12):1524-1533). 여기서 관해 '유도요법'과 관해 도달 환자에서 이식 전까지 '공고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는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가 유일하다. 해당 약물은 성인 및 소아 재발 불응성 전구 B세포 ALL 환자의 치료제로, 2015년 11월 성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을 보인 해당 질환을 적응증으로 국내 식약처에 첫 허가를 받았다. 실제 성인과 소아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에서도, 기존 표준항암화학요법 대비 완전관해 도달률을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까지 개선시켰다. 이를테면 TOWER 연구 결과, 블린사이토는 성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재발 불응성 ALL 환자들을 대상으로 44%의 완전관해 도달률을 나타내 대조군인 항암화학요법(22%)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205 임상에서는 블린사이토 치료를 받은 소아 재발 불응성 ALL 환자 70명 중 39%(27명)가 치료 2주기만에 완전관해에 도달했으며, 이 중 74%(20명)는 치료 1주기만에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관해유도-공고요법 "별개 치료 구분 어려워" 이러한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블린사이토는 현재 성인 및 소아 재발 불응성 ALL 환자의 관해유도요법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는 있다. 또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라 블린사이토 관해유도요법을 통해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 가운데 즉각적인 이식을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의 경우 이식 전까지 블린사이토를 최대 3주기까지 추가 투여하는 공고요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관해 유도요법과 공고요법을 따로 구분해 적용하면서 조혈모세포이식까지의 공백을 메우는 가교치료에 환자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인 것이다. 공고요법과 관련한 해외 급여 상황도 이러한 점에서 비교가 된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블린사이토가 처방권에 진입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허가사항과 동일하게 유도요법과 공고요법을 구분없이 전체 5주기 투여에 급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식 공여자가 부족하다거나 병원의 이식 진행 불가 등 드문 요인으로 인해 당장 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려운 환자에 진행하는 해당 공고요법을, 관해 유지치료 과정으로 한데 묶어서 보고있기 때문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각 임상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우선 블린사이토 관해유도 치료를 2주기 동안 받고, 이후 관해율을 모니터링해 최대 3주기까지 공고요법을 받는 것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관해 유도요법과 공고요법의 임상적 유용성이 모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학계 의견서 제출 "극소수 공고요법 대상, 실질적 치료 필요해" 최근 대한혈액학회 성인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연구회는 이러한 의견을 취합해 실제 치료 현장에서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기반한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의 급여화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올해 심평원에서 검토할 항암제 기준비급여 항목에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연구회 도영록 위원장(계명대 동산의료원)은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질환 자체가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렵다"며 "실제 국내 임상현장에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바로 이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고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의 수는 매우 적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도 위원장은 "학회에서도 임상현장에서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블린사이토 공고요법의 신속한 급여 적용을 정부에 직접 요청한 만큼 연내 급여화가 조속히 이뤄져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한 완치만을 목표로 힘든 치료를 견디고 있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조혈모세포이식 현황을 고려하면 임상현장에서 공고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매우 적으며, 모든 환자들이 블린사이토 치료를 3주기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고요법 중 이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3주기 치료가 완료되기 전 언제라도 이식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석 교수는 "재발 불응성 ALL 환자들은 블린사이토와 같은 항암치료를 통해 완전관해에 도달하더라도 조혈모세포이식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국내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성공률도 높지만, 연간 한 자리 수 수준으로 아주 드물게 이식을 바로 시행할 수 없는 환자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급기야|다제내성결핵 관리 빨간불 탈출구 없나? 2019-03-25 06:00:58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결핵 발병률 및 사망률 1위, 다제내성결핵 3위.' 전 세계 의료계가 결핵 퇴치를 주창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결핵 관리 위험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더욱이 일반 결핵과 달리 치료와 환자 관리가 까다로운 다제내성결핵 분야에서는, 글로벌 분위기와 달리 치료지침 업데이트마저도 요원하기만 한 것이다. 세계결핵의 날(3월 24일)을 즈음해 세계보건기구(WHO) 주도로 국가별 결핵 퇴치를 위한 적극적인 실천이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 결핵 관리방안에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된다. 질병관리본부 '2017년 국제 결핵 현황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핵 발병률은 10만명당 70.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 모두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내 결핵 발생률의 경우,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은 라트비아(인구 10만 명당 32.0명) 보다 2배, 영국(8.9명)이나 프랑스(8.0명), 독일(7.5명)등 유럽국가들에 비해 8배 가량 높았으며, 가장 낮은 미국(3.1명)에 비해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결핵 사망률은 2013년 10만명당 4.4명에서 2017년 5.0명으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일반 결핵에 비해 치료기간이 길고 치료성공률이 낮은 다제내성결핵(MDR/PR-TB) 발생률 또한 OECD 회원국 중 3위를 차지한 것이다.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 김명연 의원과 결핵협회는 제9회 결핵예방의 날을 맞아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결핵퇴치史'를 열고, 국내 결핵 퇴치에 대한 사회 각계의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다제내성결핵은 일반 결핵 대비 오랜 치료기간과 많은 의료비용이 소요됨에도 전 세계적으로 치료 성공률이 55%에 불과하다"며 "결핵 퇴치를 위해서는 다제내성결핵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다제내성결핵 치료 성공률이 2017년 66.6%였으나, 2018년 3분기 60.2%로 감소하면서 치료성공률을 제고하는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WHO 다제내성결핵 치료지침 업데이트, 미국 및 유럽학계도 개정 절차 다제내성결핵은 대표적 결핵 치료제인 '아이소니아지드'와 '라팜피신'을 포함한 2개 이상의 결핵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결핵으로, 결핵 약제의 임의 복용 중단으로 인한 획득내성 발생과 다른 다제내성결핵 환자에 감염되어 발병한다. 보통 다제내성 결핵은 8개월간의 집중치료기간을 포함, 총 20개월 가량 2차 약제를 포함한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게 학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엔 세계보건기구(WHO)의 다제내성결핵 치료지침도 최신 임상데이터를 토대로 개정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작년 12월 공개된 WHO 개정안에서는, 다제내성결핵 치료 성공률 향상과 부작용 및 사망률을 줄이고자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한 약제 순서대로 치료제 등급을 개편했다. 이번 치료약제 등급개정은, 논문 50여 건에 소개된 26개국 환자 1만2030명의 증례를 근거로 다제내성결핵 약물을 분석 반영한 결과였다. 주목할 점은, 사용 시 치료 실패와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치료제들이 대거 배제됐다는 대목. 이들 치료제 대부분이 주사제로 이독성을 비롯한 신독성 등 부작용이나 시력 및 청력 등을 잃을 수 있는 비가역적인 부작용 발생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를 기점으로 글로벌 호흡기학회 진료지침도 개정작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유럽호흡기학회(ERS)는 학회지를 통해, 2018년 11월 WHO의 주요 변화를 골자로 해당 개정내용을 반영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결핵치료가이드라인(ESTC) 전체 12개 항목 중 다제내성결핵 치료제와 관련된 12번째 항목(Standard 12)은 WHO 가이드라인과 동일하게 약제등급이 바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또한 미국흉부학회(ATS) 및 미국감염성질환학회(IDSA)와 협력해 다제내성결핵 개정 가이드라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 CDC의 검토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국내 결핵진료지침 개정 늦어져 "권고 약제 괴리 크다" 그런데, 정작 사망률과 발생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국내에서는 다제내성결핵 치료가이드라인 개정조차 속도를 못내고 있다. 실제 2017년 마지막 개정을 거친 국내 결핵 진료지침(개정3판)은, WHO의 2014년 가이드라인을 주로 반영한 것으로 최근 업데이트한 권고등급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국내 다제내성결핵 치료 처방 원칙은, 최소 5가지 항결핵제(다제내성결핵 약물 4가지+ 피라진아미드)로 구성되며 이 때 항결핵주사제 4가지 중 1가지가 포함되도록 권고한다. 관건은 국내 가이드라인에서 1차로 추천하는 항결핵주사제 4종 중 '카나마이신' '카프레오마이신'은 치료 실패 및 재발위험을 높여 이번 2018 WHO 지침의 권고등급에서는 아예 제외됐다. 또한 WHO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Group B나 Group C로 분류된 약제가 국내에서는 1차 권고약제로 유지되며, 우선권고약물(Group A)로 상향 조정된 '베다퀼린'과 '리네졸리드'는 국내 가이드라인에 5군 치료제로 분류해 거의 최후 단계로 밀려있는 것이다. 이에 지난 국정 감사장에 국회 보건복지위 김명연 의원은 "국내 다제내성결핵 환자의 초기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환자들이 치료제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 및 실패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최신 의료기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WHO 가이드라인 개정안의 신속 도입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치료 성공률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많은 치료 방식을 택할 경우, 입원률과 부가적인 치료가 늘어 오히려 치료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리나라 획득내성 및 이차감염 부담 높아…"치료 비순응자 관리 맹점" 노숙자 등 사회 취약계층에 중증 결핵 환자의 내원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공공 서울시립서북병원의 경우도 이러한 다제내성 결핵환자 관리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서북병원 서해숙 진료부장은 "진료현장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의료진의 처방을 이행하지 않는 비순응자 관리 영역"이라고 말했다. 약물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치료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환자 등에서 나타나는 내성 문제나 다른 사람에 이차감염 전파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라는 것. 서 진료부장은 "서북병원은 전국에 소재한 국공립병원중 사회 경제적 취약계층으로 가장 힘든 환자들이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대략 15% 정도가 비순응 환자로 추산된다"면서 "이러한 취약계층 치료에는 단순 환자 한 명의 질환 치료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제반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되는 다제내성결핵 환자의 경우 치료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초기부터 강도 높은 치료를 권고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설명. 서 진료부장은 "이들에서 초치료가 잘 안 되면 두 번째 치료 역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성 환자에서는 오랜기간 약물치료를 유지해야 하지만 결국엔 힘든 과정 속에서 약을 중단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로인해 더 많은 내성 환자가 발생하면서 환자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 포기 환자 악순환 "광범위 내성 환자엔 과도한 규제 풀어야" 최근 다제내성결핵을 대상으로 세계보건기구나 미국 및 유럽호흡기감염학회 치료지침이 크게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의 경우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서 진료부장은 "실제 진료현장에 마주하는 환자들은 더이상 치료가 힘들어서 전원 오는 결핵 환자들이 많다"며 "업데이트를 통해 우선권고된 베다퀼린과 같은 결핵 신약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러한 치료 옵션을 국가에서는 현재 사전심사제를 통해 6개월 먹고 투약을 종료하라고 권고한다"며 "강력한 치료가 권고되는 해당 환자들에서 약을 갑자기 끊으라는 것은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신규 옵션으로 경구제 '리네졸리드'라는 약물의 경우, 부작용이 없으면 6개월이라는 기간에 상관없이 쓸 수 있지만 효과가 정말 좋은 반면 장기간 복용할 경우 말초신경염이나 시신경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실제 처방에 딜레마가 크다는 평가다. 그는 "단순 환자가 아닌 광범위 내성 등 마지막 치료 환자가 대상"이라며 "무조건 고가 신약이라는 이유로 질병관리본부, 심평원에 사전심사 승인을 받아야 쓸 수 있게 한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약물 모두 딜레마가 있다. 베다퀼린은 상대적으로 고가 약물이다보니 국가에서 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리네졸리드로 치료가 안 된 환자에서 베다퀼린을 사용했을때 치료 결과를 봐야한다"며 "환자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약물을 먹는데 비용효과성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못박았다. 서 진료부장은 "베다퀼린이 국내에 진입했을때 가장 처음 써본 장본인으로 작년 학회에서 다제내성이 아닌 광범위 약제내성 환자에 임상결과를 발표했다"며 "단순 일반 결핵이 아닌 이들에서 치료성공률 70%를 넘겼다는 것은 과거 30%와 비교해 상당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작년 세계보건기구 주도로 전 세계 25개국 이상에서 베다퀼린 등을 쓴 환자 증례를 모집했을 때, 국내에 서북병원의 임상 증례도 포함됐다. WHO의 새로운 다제내성 가이드라인에는 해당 임상 자료가 들어갈 예정으로 전했다. 끝으로 서 진료부장은 "환자와 24개월 정도를 동행하다보면,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우울이나 불안증을 대부분 동반하고 있다. 어떤 약제를 써야하는지 치료 부분이 가장 중요하지만 여기에 환자가 처한 기저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며 "결국엔 가장 중요한게 환자다. 단순히 비용효과를 고려해 약물을 선택하는 한쪽 측면만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급기야|중증 아토피, 가려움 넘어 삶의 질까지 붕괴 2019-01-28 05:30:58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A씨(남, 만 27세)는 출생 시부터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고 평생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전신 및 국소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광선치료 등 여러 치료를 전전했지만 증상의 호전과 악화는 계속 반복될 뿐, 지속적인 가려움증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은 부지기수였다. 어떤 날은 피부 병변 때문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작년 8월 말,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주사 치료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는 얘기에 쉽사리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국정감사장에는 환자 두 명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B씨는 치료를 위해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다 시력까지 잃은 뒤였다. 또 다른 환자 C씨는 "지금은 호전돼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질환의 악순환으로 병가와 휴직을 반복 중"이라며 "상처 투성이인 몸에 또 언제 예고 없이 증세가 악화될 지 모르기 때문에 늘상 약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들은 질환으로 인한 심리적&8729;신체적 고통과 함께, 아토피피부염이 질환 중증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경증질환'으로 분류되면서 높은 치료비 부담에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일주일에 4일은 수면장애·우울증"…민간요법 기대는 치료난민까지 실제 아토피피부염은 사춘기 이후 성인까지 지속되는 상당히 긴 유병기간을 가진다. '영유아기에 잠시 앓고 지나가는 가벼운 피부병'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7년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20세 이상 성인의 비중은 43%에 달했다. 특히 성인 환자 중 증상이 심각한 중등도~중증 성인 환자들의 경우엔 극심한 가려움증과 이로 인한 수면장애 및 불안, 우울증 등으로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관련 임상 결과들에서도 해당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일주일에 평균 4일을 가려움증으로 수면장애에 시달렸으며, 심지어 63%의 중증 환자는 12시간 이상 가려움이 지속되는 사례를 보고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박영립 회장(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은 "중등도 이상 아토피피부염은 극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이 큰 경우가 많고 심리적인 고통도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3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데 이는 일반인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금껏 이들 환자에 장기적으로 투여 가능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표준치료법이 부재했었다는 대목이다. 경증 환자의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한 ▲항히스타민제 ▲국소 칼시뉴린 저해제 등을 사용하고, 중증 환자에서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전신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 박 회장은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광범위한 면역억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고혈압, 신독성 등의 부작용의 위험으로 1년 이내 사용이 권고돼 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다른 전신면역억제제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실상 치료 대안이 전무했다"며 "이런 환자들 중 한방 등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소위 치료 난민까지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20년만 첫 표적 생물학적제제 진입…"국내 아토피 치료 현실 외면하고 있다" 딱히 치료적 대안이 없었던 중등도 이상 아토피피부염 분야에도, 생물학적 제제가 최초 진입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2017년 3월, 미국FDA에 승인을 받은 사노피 젠자임의 듀피젠트(두필루맙)는 20년 만에 등장한 아토피피부염 표적 신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피부암을 제외한 피부과 질환 치료제 가운데 처음으로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가장 큰 차별점은 표적 생물학적제제로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핵심 매개 물질인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성인 환자 2800여 명이 등록된 대규모 임상자료에서 확인된다. 듀피젠트 단독요법으로 투여한 SOLO-1 및 SOLO-2 통합 분석 결과, 투여 16주 시점에서 약 2명 중 1명의 환자가 병변의 크기 및 중증도에서 75% 이상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와 병용 투여한 결과에서는 52주차에 약 3명 중 2명(65%)의 환자가 병변의 크기 및 중증도에서 75% 이상의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 가려움증의 경우 치료 2주만에 51%의 환자에서 임상적 개선을 보고했다. 피부질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척도인 피부 삶의 질 지수(DLQI)의 경우, 5명 중 4명(80%)의 환자가 유의한 개선 결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치료제의 접근성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작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8월 정식 출시됐지만, 보험 급여 적용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실제 듀피젠트가 국내 출시되기 전인 2018년 4월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급여화를 요구하는 환자들의 청원글들은 빗발치고 있다. 출시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17건의 청원글이 등록됐고,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총 1만3000여 명에 이르는 것이다. 게시물들은 하나같이 "10년간 군대도 가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중증 아토피를 겪으며 대인기피증을 겪고 있다" "아토피 환자들이 대인기피, 우울증 등으로 사회활동을 기피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도 무시 못할 수준" 등 질환으로 인한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지난 해 국정감사 현장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환자 B씨는 "정부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약값으로 한 달에 3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로션 하나를 구입하는 데 3만원이 들고 경구약은 10만원 이상"이라며 현 급여체계가 환자들의 치료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환자 C씨는 "이전에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월 50만원, 추가 치료 시 70만원이 추가로 들었다"며 "현재는 대학병원에서 매월 25만원의 의료비를 내고 있으며, 듀피젠트는 치료 효과가 크지만 비급여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굉장하다"고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증아토피피부염 산정특례 적용 필요성과 함께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과 열악한 국내 치료 환경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계 "생물학적제제 보험급여 우선 적용군 인정 필요"…중증 건선 형평성 문제도 관건 학계 전문가들 역시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중증 환자들에 치료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보험급여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박영립 회장은 "자외선 치료나 사이클로스포린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의학적으로 사이클로스포린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환자들은 사실상 다른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군이기 때문에 생물학적제제의 접근성 향상이 절실한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런 환자군에는 우선적으로 보험급여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 국내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일본은 작년 4월 보험 급여 론칭을 했으며 프랑스 및 독일,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는 아토피피부염 질환의 심각성 및 치료제의 혁신성을 인정해 보험 급여에 포함시켰다. 비용 효과성 입증 등 까다로운 보험급여 등재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영국의 경우도, 2018년 6월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소(NICE)가 듀피젠트를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의 치료제로 권고하는 최종평가결정안을 발표한 상황이다. 한편 같은 피부과 질환인 중증 건선과의 형평성 문제도 대두된다. 중증 건선의 경우 산정특례제도에 포함되면서 최근 출시된 생물학적제제들 모두가 환자 본인부담금 10% 수준에 머문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현재 증상의 심각성과 상관 없이 모두 경증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 차이가 큰 것이다. 이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종합병원 진료 시 처방약제비 본인 부담률은 40~50%, 상급 종합병원은 50~60%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증 건선은 환자들의 삶의 질이 암 환자보다도 떨어진다는 여러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증 건선 못지 않게 심각한 중등도 이상의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삶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건선 환자를 비교한 연구 결과, 피부과 삶의 질 지수(DLQI) 비교 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건선 환자보다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으며 건선 환자보다 불안, 우울증, 수면장애 증상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립 회장은 "유병기간이 길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토피피부염은 환자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을 붕괴시켜 사회적 고립을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면서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급기야|"복합부위통증 심해도 비용 부담에 약 그만주세요" 2018-12-11 05:30:58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인 A씨(50대 남)는 최근 진료를 받으면서 보험이 되지 않는 약 처방을 그만하겠다고 말했다. 고통이 심했지만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매 달 30만 원 이상 들어가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 현재 CRPS질환은 희귀난치병에 포함되기 때문에 건강보험의 경우 본인부담금 10%만 부담하면 된다. 가령 CRPS환자가 마약성진통제를 처방 받아 한 달 약값이 20만원이 들게 되면 건보적용 시 환자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2만원이 되는 것이다. 사실상 건강보험 상에서는 환자 개인의 부담은 적다. 문제는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영역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CRPS환자의 경우 비 암성 통증이다 보니 마약성진통제의 양이 한정돼 있고 이를 넘어가면 전부 본인이 부담하게 돼 보험이 안 될 경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CRPS환자는 병이 완치가 되지 않고 평생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 고통이 심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해 보험이 되는 약으로만 버티지만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학과 문호식 교수는 "마약성진통제인 경우 CRPS환자들의 통증 강도에 비해 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좁다"며 "CRPS의 치료를 위한 약제사용에 제한이 많다"고 말했다. 또 문 교수는 "CRPS의 주 치료제인 항우울제 및 항경련제의 경우도 보험의 적용범위가 좁기 때문에 치료하는데 애로가 많다"며 "CRPS의 진단에 사용되는 적외선체열진단, 정량적땀분비검사 등의 검사가 건강보험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CRPS환자가 겪는 어려움의 해소를 위해 약의 스펙트럼이나 적응증 확대와 더불어 마약성진통제의 하루용량 상한선이 늘어나야한다는 게 문 교수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CRPS 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CRPS환자들이 심한 경우는 제한 된 약에서 고통을 참다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어려운 환자들도 있다"며 "많은 CRPS환자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마약성진통제 하루용량 상한선 증가는 간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은 마약성진통제 하루용량 상한선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환자들에 대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 회장은 "마약성진통제 하루용량 상한선 증가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반대로 악용에 대한 부작용도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마약성진통제를 거래하거나 중독자를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가나 학회차원에서 충분한 교육 이후에 처방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 교수 또한 "당연히 국가에서는 마약성진통제 상한선을 늘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학회 내에서 중독자를 양산하지 않는 양을 고민하고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CRPS환자 어려움 궁극적으론 장애 판정 이뤄져야" 한편, 대한통증학회는 최근 추계학술대회 자리에서 CRPS환자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장애등급 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바 있다. 실질적으로 CRPS환자들이 심한 통증으로 인해 팔과 다리 등을 상용 못하는 장애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장애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 것. 현재 장애인복지법상 통증 자체는 장애로 인정되지 않으며 통증으로 인한 파생 장애가 인정되지만 그 경우가 매우 드물어 CRPS 환자는 장애등급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장애등급을 평가하는 맥브라이드, AMA, 국내법 등을 복합적으로 보지만 장애등급을 내릴 때에는 얼마나 부었는지, 관절이 강직이 됐는지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죽을 만큼 통증이 있더라도 실질적 장애인정을 받기는 어렵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문호식 교수는 "CRPS환자는 대부분 외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자동차보험이나 산재와 관련이 돼있다"며 "하지만 똑같은 세계통증학회 기준을 가지고도 해석방법이 다르고 까다롭기 때문에 환자들이 보장을 받기까지는 험난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CRPS가 희귀난치병에 포함된 질환이라서 건강보험 내에서는 많은 혜택을 보더라도 병의 특징상 직장생활 등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기 힘들다"며 "특히 젊은 나이에 외상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이고 난치병이라 오랜 기간 치료할 만한 경제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통증 장애 의료계 의견 갈려…"CRPS 진단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CRPS환자에 대해서는 '꾀병'에 대한 지적이나 판단기준에 대해서도 의료계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 문 교수는 많은 CRPS환자를 위해선 CRPS병 진단 자체가 너무 남발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증을 체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꾀병도 있고 그래서 장애평가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반대로 진짜 환자라면 제대로 혜택을 못 받고 있는 것"이라며 "자칫하면 모럴헤저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CRPS환자 진단을 내리는 것을 보다 엄격히 하고 학회차원에서 가이드라인 제시와 진단 교육을 통해 환자진단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fMRI를 이용해 뇌 인지기능을 보고 통증을 느끼는 것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통증환자가 실제하고 있는 만큼 이런 연구들을 통해 통증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환자들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그림의 떡'…과거 기준이 발목 2018-11-23 05:30:58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호흡기 내과 A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화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진단을 내릴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5년내 50%에 달하는 사망률 때문이 아니다. 폐섬유화증 치료제(성분명 피르페니돈)의 보험 적용 기준이 까다로워 정작 IPF로 진단해 놓고도 약을 처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A 교수가 진단한 특발성 폐섬유화증 환자중 1/3 가량은 보험 적용이 안 됐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까다로운 보험 적용 기준이 환자들의 상태 악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증 및 중등도의 특발성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현행 보험 기준은 다음과 같다. -폐기능검사 상 노력성 폐활량(forced vital capacity, FVC) 50% 이상 -일산화탄소확산능력(Carbon monoxide diffusing capacity, DLco) 35%이상 -6분 보행검사 시 150m 이상 보행 가능 보험에 적용되기 위해선 세 가지 모두를 충족해야 한다. 기준을 모두 충족하기도 어렵지만 정작 문제는 기준에서 제시된 범위가 과연 적합한지 여부다. 폐기능검사 상 노력성 폐활량 검사는 환자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만큼의 호흡할 수 있는지를 체크한다. 코를 막고 입으로만 호흡하도록 해 최대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호흡량으로 검출하는데, 이 기능이 50% 이상이 돼야만 보험 기준에 적용이 된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으로 폐 기능이 떨어져 노력성 폐활량이 50% 미만인 경우 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뜻. 쉽게 말해 증상이 중증 이상인 환자는 보험에서 제외된다. 일산화탄소확산 능력 또한 경증~중등도로만 설정됐다. 호흡기능 검사법의 하나인 일산화탄소확산 능력 검사는 폐의 산소운반기능을 조사하기 위해 일산화탄소를 사용한다. 보통 80% 이상을 정상을 간주한다. 보험 적용 기준은 35% 이상으로 이 기준에서 상태가 더 나쁜 중증 환자는 보험에서 제외된다. 6분 보행검사 시 150m 이상 보행이 가능하다는 조건 역시 중증의 폐섬유화증 환자가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기준이 이렇게 설정된 까닭은 무엇일까. 삼성서울병원 정만표 교수는 "폐섬유화증에 사용되는 피르페니돈 성분은 사실상 치료제라기 보다는 약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지연하는 역할을 한다"며 "보험 기준이 설정될 당시 인용된 해당 성분의 임상이 경증 및 중등도로 설정된 까닭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증세가 너무 악화 상태라면 약을 쓴다고 해도 별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보험 적용에서 제외한 것이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중증 이상의 폐섬유화 환자에서도 피르페니돈 성분을 사용해도 병세를 지연하는 등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급여기준은 경-중등도의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에 대한 피르페니돈 성분의 3상 연구 기준을 근간으로 한다. 피르페니돈 성분 치료제가 IPF 환자의 질병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행된 2개의 3상 연구인 CAPACITY 와 ASCEND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CAPACITY의 임상 설계는 FVC 50% 이상, DLco 35% 이상(FVC 나 DLco 중 하나는 90% 미만), 6분보행거리가 150 m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했고, ASCEND 는 FVC 50-90%, DLco 는 30-90%, 6분보행거리 150m 이상인 경-중등도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즉 폐기능이 좋은 초기 환자(FVC 90% 초과)나 진행된 환자(FVC 50% 미만 혹은 DLco 30-35% 미만)의 경우 연구에 포함되지 못해, 기존 연구결과는 이들에 대한 페르페니돈 성분 치료제 효과의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해주지는 못했다. 현재 이들에 대한 진행중인 위약대조 임상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초기~중증에서 페르페니돈 치료제 보험 적용, 근거있다" 앞서 언급한 미국-유럽에서 시행된 2개의 3상 연구(CAPACITY, ASCEND) 대상자들에 대한 추가 연구(Pooled Analysis) 결과가 최근 발표돼 좀더 다양한 환자에서의 피르페니돈의 효과에 대해 시사해주고 있다. Noble 등의 연구에서 ASCEND 와 CAPAITY 의 pooled data 를 이용해 FVC 를 80% predicted 로 나눠 보았을 때 세 군 모두에서 피르페니돈의 효과는 동일했다. DLco 도 50 % predicted 로 나누어 세 군을 비교해보았을 때 효과는 동일했고, 6분 보행거리도 450m로 나눠 보았을 때 세 군 모두에서 효과가 같았다. 간질성폐질환연구회 제갈양진 총무이사는 "연구는 치료 시작 시점의 폐기능(FVC, DLco), 운동능력(6분도보거리)에 상관없이 피르페니돈의 효과는 동일함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연구에 포함되지 못한 초기 환자(FVC 90% 초과)나 진행된 환자(FVC 50% predicted 미만 혹은 DLco 30-35% predicted 미만)의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FVC 80% 이상인 초기환자에서의 피르페니돈의 효과가 유의미했다. Albera 등이 CAPACITY/ASCEND 연구를 사후분석(post-hoc)한 연구에 따르면, FVC 80% 이상인 초기환자와 진행된(FVC 80%미만) 환자에서 52주간 질병진행 위험도는 동일했다.(hazard ratio 1.28, 95% confidence interval 0.85-1.92, p=0.2403). 피르페니돈의 효과는 FVC 가 80% 이상인 군에서 FVC <80% 이하인 군과 치료효과에 차이가 없었고(interaction p-value=0.3969) 다른 중증도 지표인 GAP stage 로 나누어 보았을 때도 GAP stage I 이나 II-III 인 군에서 피르페니돈 의 효과의 차이는 없었다. 제갈양진 총무이사는 "이 결과 역시 FVC 80% predicted 이상인 초기환자에서도 진행된 환자와 동일한 질병위험도를 보여주고 피르페니돈 의 치료효과도 동일해 조기치료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며 "또한 연구에 포함되지 못한 FVC 90% predicted 이상의 초기환자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증세가 진행된 환자에서 피르페니돈의 효과는 어떨까. 현재 치료 당시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피르페니돈 위약 대조 연구 결과는 없다. 다만 최근 Nathan 등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ASCEND 와 CAPACITY의 환자들 중 치료 3개월간 FVC 가 10% 이상 감소한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경우, FVC 가 10%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폐기능이 10% 이상 감소됐다면 이 환자들의 많은 수가 FVC 가 50% 미만이었을 것으로 판단됨) 지속적으로 피르페니돈 을 사용했을 경우 질병진행 및 사망위험도가 더 적었다. 이 결과는 치료중 FVC 감소를 경험한 환자들(치료중 FVC 가 50% 미만이된 환자들)에서도 피르페니돈 의 효과가 유지됨을 시사한다. 사망위험도가 높은 중증 환자의 경우 향후에도 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가 현실적으로 시행되기 어렵고, 폐 이식은 일부 환자에만 적응증이 되는 상황으로, 이들에서 유일한 치료기회인 피르페니돈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제갈양진 총무이사는 "실제 일본에서는 중증 환자들의 경우 전액 국가에서 치료비를 지원한다"며 "또한 폐이식 적응이 되는 진행된 환자의 경우도, 폐이식 등록후의 장기간의 대기시간 및 이로 인한 대기 중 사망을 감안할 때 피르페니돈 치료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폐쇄성 장애를 동반한 FEV1/FVC 가 0.8 미만 환자에서도 피르페니돈 치료제는 효과가 있었다"며 "Noble 등의 연구에서 ASCEND 와 CAPAITY의 pooled data 를 이용해 폐쇄성 장애의 지표인 1초간 노력성 호기량/노력성 폐활량(FEV1/FVC) 을 0.80 미만, 0.80-0.85, 0.85 이상으로 나눠 보았을 때 세 군 모두에서 피르페니돈 의 효과는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폐쇄성 기도질환(혹은 폐기종)을 동반한 환자에서도 피르페니돈 의 효과를 동일하게 기대할 수 있다는 뜻.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 박종선 교수는 "해외뿐 아니라 최근 아산병원에서도 중증 이상에 페르페니돈 성분을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며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온 만큼 이를 반영한 보험 적용 기준의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중등도에 한정된 보험 기준은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며 "현재 간질성폐질환연구회 차원에서 합리적인 급여 기준을 설정, 보험 적용 확대를 위해 정부 측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새로운 기준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급기야|"있지만, 못 써요" 총알 부족한 다제내성균 관리 구멍 2018-11-05 05:40:57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신규 항생제들의 국내 처방권 진입 지표가 '늪'에 비유되고 있다. 매년 환자수가 급증하는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 관리 분야에서는 중요한 총알로 평가되지만, 정작 이러한 항생제 신약의 국내 도입률은 '제로'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자"는 짙은 그늘에 가려진 채, 내성 환자 관리에 처방할 수 있는 선택지는 계속해서 줄고 있는 탓이다. 대한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은 "이러한 항생제 내성 관리 문제는 서서히 환자의 목을 조르는 상황과도 같다"고 비유했다. 김 이사장은 "감염 문제는 지난 2015년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사태로 대중에 알려졌지만 항생제 내성 문제는 이보다 심각하다"면서 "항생제 내성은 사망자 발생건수도 그로 인한 비용 발생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행, 국제 기조는 명확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항생제 내성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반면 치료 옵션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며 "단지 시장의 힘에만 맡겨두면 가장 시급한 새로운 항생제들이 적기에 개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항생제의 오남용은 엄격하게 규제하면서도 동시에, 항생제 신약의 공급과 접근성을 충분히 확보하자는데 초점을 모았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다제내성균 감염 문제를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까지 지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규 옵션의 처방권 도입에는 요원한 상황이다. OECD 국가 중 녹농균에 대한 카바페넴 내성률 2위, CRE나 VRSA 전수감시체계를 시행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는 이유다. 다제내성균 관리? 신약 공급부터 처방까지…신약 가뭄 도돌이표 영국의 항생제 내성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암보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보고가 나온다. 1년에 1000만 명 정도가 항생제가 없거나 내성 문제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 상황은 이러한데, 항생제 신약들이 국내 도입 문턱에만 오면 유독 애를 먹는다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실제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부터 '항생제 개발 촉진법(GAIN Act)이 시행된 이후 달바반신, 테디졸리드, 오리타반신, 세프톨로잔-타조박탐, 세프타지딤-아비박탐, 메로페넴-버보박탐 등 올해 10월까지 11개의 항생제가 미국FDA 허가 관문을 넘었다. 하지만 이 중 국내 허가를 받은 제품은 2개 품목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서 허가 및 판매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도입이 지체되는 이들 신규 항생제는 치료제 확보가 시급한 3대 슈퍼박테리아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 ▲카바페넴 내성 및 3세대 세팔로스포린 내성 장내세균에 대안 옵션이라는 점이다. 일부 품목은 ESBL 생성 장내세균에 효과적일뿐 아니라, 내성 증가가 지적되는 카바페넴과의 동등성을 입증하며 대체약으로도 거론된다. 감염학계 '카바페넴 보존 전략 주요'…"대안 치료제 있지만 실 사용 어려워" 최근 다제내성균 관리 차원에서 최후의 항생제로 평가되는 '카바페넴'의 과다 사용을 줄이자는 학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웹통계 시스템을 살펴보면, 항생제 내성균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arbapenem resistant enterobacteriaceae, 이하 CRE)' 감염증 발생은 올해 6월 기준 전수조사 1년 만에 1만 500건에 달했다. 대한화학요법학회 및 대한감염학회는 "ESBL 생성 그람음성균 증가로 치료제인 카바페넴 사용이 계속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카바페넴 내성균주가 출현하고 있다"며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을 보유해 현재로서 ESBL 생성 그람음성균에 대한 치료의 보루로 여겨지는 카바페넴을 반드시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처방 가능한 항생제 선택지가 제한적인데다 ESBL 생성 그람음성균 증가로 인해 치료제인 카바페넴 항생제 사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내성균주 출현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카바페넴의 대체 옵션으로 평가받는 저박사(세프톨로잔/타조박탐) 복합제는 작년 4월 국내 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신규 항생제로는 국가필수의약품 목록에 신속 등재된 상태. 그러나, 국내 의료 현장에서 해당 복합제는 여전히 비급여에 묶여 있어 실 사용은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된다. 경희의대 감염내과 이미숙 교수는 "슈도모나스(녹농균)는 30% 정도의 카바페넴 내성률을 보이고 최근 항생제 내성의 증가로 신독성이 높은 콜리스틴을 카바페넴과의 병용으로 많이 쓰기도 한다"며 "저박사를 대안으로 쓸 수 있는데 현재 비급여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생제는 급여가 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 현 의료정책 기조가 비급여의 급여화인데 항생제만큼은 그 부분이 빗겨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 내 급여기준이 제한되어 있거나, 의료기관 내 제한 항생제로 분류될 경우 처방접근성 자체가 제한되는 문제가 따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환자들이 희귀약품센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항생제를 구하거나, 치료가 시급한 중증 질환자에 약을 제 때 투여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 규제 및 임상조건에 허들? '비열등성' 키워드 발목 잡힌 신규 항생제들 중증도가 높은 악성 암종이나 희귀질환들과 달리, 내성 문제가 심각한 항생제 신약에는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경제성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선별등재제도가 2007년 도입된 이후 6개 신규 항생제가 허가받았는데,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것은 타이제사이클린(타이가실) 이외 모두 비열등 정도의 임상자료를 입증하며 가중평균가로 결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에서 우월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기존 대체약제의 가중평균가를 받아들이거나 경제성 평가를 통해 대체약제 대비 비용 효과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수십 년 전 출시된 모든 계열의 항생제와 그 제네릭까지 포함해 산출하는 가중평균가는 낮을 수 밖에 없고, 현행 경제성 평가는 유효성과 안전성 등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의 가치를 측량하기 때문에 신규 항생제의 내성 관리 측면의 가치가 반영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테디졸리드'는 국산신약임에도 식약처 허가 후 급여권까지 진입했지만 시판하지는 않고 있다. 보험 약가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론칭을 포기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항생제 신약 개발에 또 다른 어려움을 제기한다. 통상 항생제는 중증 환자 등 위약을 대조군으로 허용하지 않는 만큼, 현존하는 가장 좋은 치료법(BAT)을 비교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우월성이 아닌 비열등성 검증을 목표로 잡은 임상 자료가 많기에, 추후 가격을 인정받는데에도 현실적인 제한점이 나오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이의경 교수는 "(사례를 보면)항생제는 개발 실패 확률이 높고 새로 개발된 약이 적어 오래 전 개발된 약가 기준에 맞추기 때문에 임상을 통해 우월성을 입증하더라도 기존 낮은 약가를 토대로 약가가 낮게 잡히는 편"이라며 "이 때문에 항생제로 인한 이익을 얻기가 어렵고 개발을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총알' 담보하는 국제 기조…항생제 가치 평가 방향성은? 신규 항생제 도입 문제가 계속되는 국내 분위기는, 다제내성균 관리방안 마련에 분주한 주요 선진국들의 행보와도 비교된다. 영국 및 프랑스, 스웨덴 등 선진국에서는 다제내성균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 신약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보험급여 정책개정을 논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12년 항생제 개발 촉진법인 GAIN act (Generating Antibiotic Incentive Now Act)를 입법화하며 항생제 고갈을 해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영국은 정부에서 용역을 통해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올해 미국FDA는 "점점 더 많은 박테리아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지속적이면서 치명적일 수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모든 방면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관전 포인트는, 신약의 도입 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항생제 가치를 고려하는 가치 평가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프랑스는 경제성평가와 함께 ASMR(의약품의 임상적 편익 개선수준)이라는 기준을 잡고 있다. 이외 사회적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 이하 WTP), 다기준결정기준분석 (Multi Criteria Decision Analysis, 이하 MCDA) 등도 평가에 포함된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이의경 교수는 "지금은 정해진 가치를 입증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에서 책정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신약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지 노력이 필요하다.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선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경제성평가, WTP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국내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률이 높은 상황에서 적정 사용과 함께 신약 공급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보험정책을 담당하는 사람과 의료진들의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항생제 내성관리에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과 함께 긴급 항생제에 대해선 치료 옵션 가치를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급기야|골절돼야 보험되는 이상한 골절예방약 급여기준 2018-05-04 06:00:58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A씨(여, 67세)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골다공증을 확진 받았다. 방치하면 뼈가 부러질 수도 있으니 예방 치료를 위해 약을 먹는 게 좋겠다는 의사 처방이 있었다. 그러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이미 많은 치료제를 복용하던 A씨는 먹어야 되는 약이 늘어나는 것도, 당장 불편한 곳이 없는 데 굳이 돈을 들여 치료받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복용하는 B씨(60세)는, 6개월에 한 번 피하주사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주치의에게 문의하니 해당 치료제는 골밀도가 더 낮아지거나 골절이 생겨야 보험이 되니 기다려보자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B씨는 골절을 예방하려고 치료를 받고 있는데, 편하고 효과 좋은 치료제를 쓰려면 상태가 나빠지거나 골절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니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성 골다공증 지속 증가세…치료율 낮고 치료 중단율은 높아 최근 대한내분비학회 국제춘계학술대회(SICEM)에서는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기준 개선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쟁점의 중심은 골다공증 치료제의 급여 기준이었다. 이에 따르면, 복잡하고 모호한 약제기준을 정비해 1차 치료제와 2차 치료제를 구분하고 각 치료 차수 별로 일반원칙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내분비계열 약제 중에서도 약제마다 급여 인정 기간이 제각각이고, 정작 예방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현행 골다공증 치료제들의 급여기준 손질이 시급하다는게 골자다. 내분비학회 관계자는 "골다공증약을 쓰는 이유는 골절을 막기 위한 것인데 현 급여 기준에 의하면 골절이 없는 환자에서는 약을 쓰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골다공증은 인구 고령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질환인데 작은 부분에서 비용을 아끼려다가 추후 막대한 의료비용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 2015년 발표한 국내 골다공증 치료 현황 통계를 보면, 약물 치료를 받는 여성 골다공증 환자는 10명 가운데 4명도 되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치료 중단율은 66%에 이른다. 문제는 '고령사회형 중증질환' 범주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골다공증이 다른 만성질환과 비교해도 치료율이 현격히 저조하다는데 있다. 2016년 공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과 고혈압의 치료율은 각각 67.2%, 65%를 차지했다. 반면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 치료율은 여성 36%, 남성 16%로 나타나, 실질적인 개선책 마련을 시사하는 것이다. 학계 "현행 1차 치료 옵션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 역부족"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골다공증은 결국, 골절로 돌아온다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매년 4%씩 증가하는 추세에서 향후 인구고령화로 인한 골다공증성 골절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회장(한양대구리병원 정형외과)은 "골다공증 환자에서 저조한 치료율과 치료 중단율이 높은 주된 이유는, 기존 1차 치료제들에 부작용과 주요 부위 골절에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진료현장에서는 골다공증 1차 치료에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이하 BP) 계열 또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계열 치료제를 사용한다. 실제 치료 환경에서 십수년간 사용된 만큼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것은 강점이다. 하지만 이들 옵션에 치료적 한계점은 꾸준히 거론된다. 지난 2013년 대한가정의학과학회지에 발표한 을지의대 최희정 교수(가정의학과)의 연구 논문도, 골다공증 치료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의 문제점을 언급하고 있다. 최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목적은 골절을 예방하는 데 있으므로 무엇보다 골절 예방효과가 잘 입증되어 있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구 또는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BP는 골절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며 현재 골다공증 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실제 이들 약물에 대한 순응도가 낮아 임상연구에서와 같은 수준의 골절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도 BP 계열 치료제들에 생체이용률이 낮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복용 후 30분 이상 직립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등 정확한 복용법을 지켜야만 골절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과 부작용 발생 우려로 3~5년간 복용 시 치료 휴지기도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한 제한점으로 논의되는 것이다. 또 다른 치료 옵션인 SERM 치료제들의 경우엔, 노인 골절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는 고관절 골절과 같은 주요 부위 골절 예방 효과에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 때문에 지난해 급여권에 진입한 신규 RANKL 표적치료 옵션인 프롤리아(데노수맙)의 보험 급여 기준을 두고 의료진과 환자들에 혼란이 따르는 이유다. 작년 10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프롤리아는 급여 기준이 2차로 제한돼 있다. 이에 따르면,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1년 이상 충분히 투여했음에도 새로운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거나, 1년 이상 투여 후 골밀도 검사 상 T-스코어가 이전보다 감소했을 때, 신부전과 과민반응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금기에 해당할 때 급여를 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골다공증성 골절로 예방과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은 경제적으로 취약계층이 많다"면서 "이들에 신규 옵션이 고려되는데도 정작 필요한 환자에 약을 쓰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재 처방권에 진입한 치료 옵션 가운데, 3대 주요 골절부위인 고관절&8729;척추&8729;손목 모두에서 실질적인 골절 예방 효과를 입증한 프롤리아의 임상적 근거는 유일하다. 문제가 되는 골절 고위험군 환자들이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연령대임을 고려하면, 6개월에 1회 피하주사하는 편의성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10년 처방 경험 축적 "비용효과성 주목하는 이유"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프롤리아 옵션의 임상적 효과는 두드러진다. 2010년 미국FDA 허가 이후 프롤리아는 현재까지 10여년 간에 걸친 실제 처방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2016년 세계골다공증학회에서 발표된 골다공증 치료제 리얼월드 연구는, 허가 임상인 FREEDOM 연구에서 확인된 프롤리아의 골절 예방 효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음을 검증했다. 프롤리아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BP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골절 고위험군 이었음에도, 더 높은 골절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특히 시장진입이 빨랐던 미국 및 유럽, 일본 등에서 수행된 비용효과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프롤리아는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 대상 1차 치료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제와 위약 대비 높은 비용효과성을 보였다. 대한골다공증학회 관계자는 "프롤리아가 1차 치료제로 급여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골다공증 환자들이 프롤리아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환자들에 1차 치료 옵션이 다양해지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 역시 골절예방 치료에 프롤리아를 현행 보험급여 적용 대상인 1차 치료제들과 동일한 최고 수준으로 권고한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초고령 사회 임박 대한민국, 골다공증 골절 대란 대책 마련 시급 작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기며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알렸다. 향후 10년 안에 전체 인구의 4분의 1 수준이 65세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성 질환 가운데서도 예방약이 없는 치매와 달리, 골다공증성 골절은 효과적인 1차 치료 옵션 도입을 통해 의료 개입이 가능한 건강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회장은 "지금처럼 국가에서 골다공증 문제를 방관할 경우 향후 국가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부담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며 "국가 차원의 장기적 골절 예방 시스템을 발 빠르게 마련하고, 보다 강력한 골다공증 치료 옵션인 프롤리아를 1차 치료에서 권고하는 등 해외 주요 선진국들의 앞선 움직임을 참고해 우리나라에 실정에 맞는 골다공증 정책적 노력이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의견을 냈다. |편집자주|'급&8228;기&8228;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급기야|"재발 무서운 심근경색, 약 있어도 못쓰는 현실" 2017-12-15 05:00:58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새벽 3시, 54세 남성 환자가 흉통을 동반한 급성심근경색으로 A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급히 콜을 받고 달려온 김 교수는 환자에게 응급으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시행한 뒤, 가이드라인 내 임상권고를 바탕으로 티카그렐러 90mg 용량을 1년간 투여토록 결정했다. 다행히 환자는 치료기간 출혈이나 허혈성 사건의 재발 등 별탈없이 관리가 이뤄졌다. &8203;그런데, 생각지 않았던 문제가 닥쳤다. 지금껏 잘만 처방해왔던 티카그렐러 90mg의 급여 기간이 끝난데다, 티카그렐러60mg 용량은 작년 8월 유지요법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비급여로 묶여 있는 상황. 정작 치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선택할 옵션은 많지 않았던 것이다. 김 교수는 고민 끝에,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으로 스위칭을 시도했다. 해당 환자가 심근경색과 다혈관질환을 동반한 고위험군이니 만큼, 어찌됐든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이어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약물전환 일주일 후 고민은 현실로 되돌아왔다. 돌려보냈던 환자를 응급실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시술 부위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심근경색이 재발한 터였다. 김 교수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응급 PCI를 시행하고 티카그렐러90mg 치료를 재개하는 일련의 과정을 되풀이 해야만 했다. &8203; 이상은 실제 심근경색 환자를 치료하는 대학병원 의료진의 자문을 통해 재구성한 스토리다. 지금 순간까지도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고령시대 허혈성 심질환 매년 증가…급성심근경색 "치료 비용 가장 비싸" 급성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에서 1년 이후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항혈소판요법 전략의 필요성이 공론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년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질병 및 사망부담, 의료비용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이 발표한 허혈성 심장질환과 관련,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심사결정자료를 살펴보면 2015년 진료인원은 약 86만명, 진료비용은 약 7352억원으로 2011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매년 3.3%씩 올라갔다. 또 고령사회에서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전체 진료인원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그 비중 또한 2011년 87.7%에서 2015년 90.9%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 심평원이 국내 허혈성 심질환 치료의 현주소라 할 수 있는 최신 치료 경향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이슈는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정책동향 11권 5호 2017). 허혈성 심질환 가운데 급성심근경색의 치료 비용이 가장 높았으며, 고령화의 영향으로 환자수가 계속해서 늘자 새로운 치료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이다. '급성 심근경색증(상병코드 I12)' '속발성 심근경색증(I22)' '급성심근경색증에 의한 특정 현재 합병증(I23)'과 관련해 허혈성 심질환자의 1인당 진료비 및 진료인원의 추이를 보면, 1인당 진료비는 2015년을 제외하고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증가했으며, 진료인원 역시 지속 증가했다. 심평원 빅데이터부 김지우 주임연구원은 "2012년부터 5년간 허혈성 심질환 진료경향을 살펴보면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높았다"며 "빅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허혈성 심질환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매우 큰 질환이며, 동 질환으로 인해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수가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할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안 마련에 분주? 신규 치료 옵션 진입, 학계 진료지침 손질 끝 재발이 문제가 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수가 매년 늘고 있지만, 대안이 없는 게 아니다. 이들 환자에 표준 치료전략으로 급여를 적용받는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의 경우엔, 심근경색 1년 이후 시점에 투약시 명확한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족쇄를 달고 다녔다. 혈전성 심혈관 사건 감소와 관련한 대규모 임상근거가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위기가 바꼈다. P2Y12 억제제 계열 항혈소판제제인 티카그렐러60mg이 1년 후 유지요법으로서 대규모 사용 근거를 내놓으면서부터, 학계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까지 논의되는 모양새다. 2만1000여 명 규모의 티카그렐러 PEGASUS-TIMI 54 임상 결과는, 발표 이후 학회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며 '허혈성 심장질환 고위험군인 심근경색 환자에, 12개월 이상의 DAPT를 추천'하는 강력한 근거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바람은 국내 학회를 비롯, 미국 및 유럽지역의 주요 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올해 업데이트를 마친 유럽심장학회(ESC) 진료지침은, 이들 환자에 티카그렐러의 전반적인 임상혜택을 인정해 '티카그렐러60mg'을 기반으로 한 DAPT 전략을, 클로피도그렐이나 프라수그렐보다 우선 권고했다. 또 최근 성료한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급성심근경색환자에 1년 이후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규모 임상이 발표되며 여기에 힘을 실었다. 'COREA-AMI'로 명명된 해당 임상에서, 전체 1만3831명 급성심근경색 환자 중 치료 1년째 증상이 안정된 환자는 1만1507명이었고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유지한 환자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스피린 단독으로 치료한 환자군보다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연장해 사용한 치료군에서, 주요심혈관사건(MACE)의 발생이 낮게 나타났다. 고위험군 환자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강했고, 관건이었던 주요 출혈 발생에 있어서도 아스피린 단독군과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연장해서 사용한 환자군 사이에 차이는 없었다. "들어왔는데 쓰지 못한다"…허혈성 심혈관 사건 줄이는 혜택 인정해야 대한심혈관중재학회(KSIC) 제36차 하계대회에서도 올해 심혈관 중재 분야의 최신 이슈들 중 하나로 PEGASUS-TIMI 54 임상근거를 올렸다. 서울아산병원 이철환 교수(심장내과)는 "앞서 대규모 PLATO 임상에선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병용전략에서 클로피도그렐 대비 티카그렐러90mg을 1년간 사용하는 것에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허혈성 사건 발생에 혜택이 더 많다는 결론을 검증했다"면서 "1년 이후에 대한 치료전략이 궁금해지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결과를 PEGASUS 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07년 발표된 CHARISMA 임상연구의 사후연구(post hoc) 결과,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아스피린에 클로피도그렐을 병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 사용시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등의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그러나 해당 결과가 하위분석 연구의 사후연구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가설에 그치기 때문에 명확한 근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한을 뒀다. 불안정성 협심증, ST 분절 비상승 심근경색(NSTEMI), ST 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등이 포함되는 ACS의 특성상 질환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항혈소판제에 유효성 차이를 증명하기 위해선 대규모 임상이 아니면 정확한 답을 알 수 없다는 평가였다. 때문에 작년 8월, PEGASUS-TIMI 54 연구를 근거로 티카그렐러60mg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라벨 추가 적응증을 획득했다. 심근경색 병력(최소 1년 이상 이전에 발생)이 있는 환자에서 티카그렐러60mg 제형을 아스피린과 병용해서 사용할 경우, 혈전성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에 대한 효과를 인정받은 셈이다. 연세의대 장양수 교수(심혈관센터장)는 "기존에 급성심근경색 1년 후 환자에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병용하는 전략을 추천했지만, PEGASUS 연구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많이 바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급성심근경색증을 경험한 환자들에서 발병 후 1년이 지나더라도 심혈관사망, 뇌졸중, 심근경색의 재발률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들에 관리전략으로 고용량 스타틴을 사용하는 것과 항혈소판제를 유지하는 방법이 제시되는데, 혈전성 심혈관 사건 감소에 대한 근거와 관련 '당뇨병, 만성신장질환, 다혈관질환, 2번 이상의 MI 병력' 등 심근경색 환자 고위험군에서는 새로운 치료옵션이 필요하다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허혈성 사건 발생 위험이 높은 당뇨, STEMI, 콩팥기능 저하, 말초혈관폐쇄질환 등이 동반된 고위험군에서는 출혈 위험을 감안하고 허혈성 사건의 예방을 위해 티카그렐러60mg 제형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장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 티카그렐러60mg 용량을 급여 사용할 수 없다는데, 학회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면서 "논문 해석과 관련 두 가지 약물을 병용하는데 따른 출혈 위험은 당연히 한 개 약물 쓰는 것보다 높을 수 있다. 전반적인 허혈성 심혈관 사건을 분명하게 줄였다는 점을 종합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편집자주|'급&8228;기&8228;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연재 컨텐츠입니다.
애매한 사마귀 급여기준에 처방권 무너지고 환자 신뢰 금가고 2017-01-20 12:00:58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1.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는 어린이는 주삿바늘이 등장하자 두려움에 떨며 엄마를 찾았다. 이 어린이는 엄지손가락에 난 사마귀를 없애기 위해 경기도 T비뇨기과를 찾았다. "안 아프게 해줄게~" "몇 학년이야?" "괜찮아 괜찮아~" 치료를 하려는 의사와 어린 환자의 실랑이는 10분 넘게 이어졌다. 레이저 시술 부위를 마취한 후 레이저 기기로 치료를 시작했다. 살 타는 냄새가 진료실에 퍼졌다. 그렇게 또 10여분을 집중하며 사마귀제거술을 했다. "손톱 주변에 사마귀가 나면 변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작더라도 바로바로 제거하는 게 좋습니다. 사마귀는 감염성 질환이라서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눈에 안 보이니까요." 이 모 원장은 보호자에게 설명을 한 후 급여 청구를 했다. 우는 아이를 달래고, 치료한 후, 설명을 하고, 청구코드 입력까지 30분이 넘게 걸렸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이 원장이 받을 수 있는 비용은 약 4만원. . 충청남도 G비뇨기과에는 발가락에 사마귀가 났다는 환자가 찾았다. 걸을 때마다 불편하단다. 사마귀 숫자를 세어보니 11개. 박 모 원장은 한 시간이 넘도록 레이저로 11개의 사마귀를 제거했다.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박 원장이 받을 수 있는 비용은 최대 약 5만5000원. 사마귀 급여기준에 따르면 최대 3개까지밖에 인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마귀 3개를 제외한 8개는 비자발적 '서비스'다. 최근 의료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방문확인 폐지 물결의 시발점에는 애매모호한 사마귀 급여기준이 자리 잡고 있다. 급여기준은 너무나 간단하다.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 사마귀제거술을 하면 급여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의사의 재량을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듯하지만 '업무 또는 일상생활의 지장'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 때문에 일선 현장에서는 혼란이 생기고 있다. 정부가 요양급여비 청구 급증을 경계해 일정치 않은 잣대를 들이대며 삭감, 현지조사 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마귀제거술 수가 산정 방법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동일 부위에 근접하고 있는 2개 이상을 동시에 제거할 때 첫 번째는 100%, 두 번째부터는 50%로 산정하되 최대 200%를 산정한다. 다른 하나는 같은 부위 범위는 다섯 손가락, 발가락을 각각 하나의 범위, 손바닥과 손등을 합쳐서 하나의 범위, 발바닥과 발등을 합쳐서 하나의 범위로 한다는 것이다. 즉, 수가는 사마귀 3개까지만 지급되고 손가락과 발가락, 손등과 발등 이외 다른 부위는 급여가 안된다는 것이다. 수가는 첫 번째 사마귀제거술 시 2만7400원. 두 번째부터는 이 금액의 50%다. 3개까지 수가가 인정되므로 최대 5만4900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사마귀는 다발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달랑 3개만 보험이 되면 나머지 사마귀는 봉사하라는 소리밖에 더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 사마귀제거술을 할 때는 뿌리가 손상될까 봐 걱정도 많이 되고, 이 환자가 다음에 왔을 때 치료 부위가 어떻게 됐을까 궁금할 정도로 신경을 써야 하는 치료"라며 "또 사마귀는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의사는 감염 부담도 안고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아닌 애매한 부위에 있는 사마귀. 사마귀 발생 부위에 압통이 있다든지, 2차 감염이 생겨 부종이 생기는 등의 불편함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 원장은 "팔꿈치에 사마귀가 있는데 눌려서 아프거나 하면 일상생활에 분명 지장이 가는 것인데 위치상으로 보험이 되는 게 아니라 비급여라고 설명하면 그냥 가버리는 환자도 있다"며 "비급여이면 진찰료 청구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박 원장도 "발목 이런 곳은 급여가 되는 줄 알고 오는 환자도 있는데 안 된다고 하면 다른 데는 되는데, 왜 안 되냐며 따져 묻는 경우도 있다"며 "환자가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청구라도 하면 조사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환자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의사가 이야기하면 급여기준에 따라 인정을 해줘야 하는데 특히 건강보험공단 현지확인은 무작정 부당청구로 간주해버린다"며 "결국 현장은 사마귀 진료자체를 꺼리게 되고 그 불편함은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뇨기과의사회 "급여기준 명확히 하자"…개선안은? 결국 사마귀 질환을 주로 보고 있는 비뇨기과 의사들은 급여기준을 현재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만간 비뇨기과의사회는 대한비뇨기과학회와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사마귀제거술에 대한 새로운 급여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비뇨기과의사회가 만든 급여기준 개선안을 보면 사마귀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사마귀 환자의 진료비는 요양급여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마귀제거술의 급여 범위도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다 출혈, 세균감염이 의심되는 상황 다발성 병변으로 자연적 소실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기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를 추가했다. 또 동일부위 범위는 얼굴, 두피, 목, 흉부, 복부, 등, 골반, 둔부로 나뉘고 사지는 관절부를 기준으로 팔은 상완과 하완, 다리는 대퇴, 하퇴로 나눴다. 비뇨기과의사회 박재홍 보험이사는 "수진자 조회로 수년 전에 사마귀제거술을 받은 환자한테 전화해서 일상생활 불편했냐고 물으면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환자가 '그다지'라는 말 한마디만 해도 행정조사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 및 일상생활에 지장이라는 이 구절 자체가 애매하다 보니 처벌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꼬투리를 잡을 수 있다"며 "의사 재량권을 넓히기 위한 표현이라고 해도 현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에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집자주|'급&8228;기&8228;야'는 '준 이젠 이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연재 컨텐츠입니다.
황반변성 보험 치료하려면 한 눈만 나빠져라? 2016-12-21 05:00:58
A 대학병원 안과 김 교수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어르신, 이제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려운 형편에 건강보험으로 겨우 황반변성 치료를 받던 노인이었다. 노인은 그동안 '아일리아'라는 주사를 맞아왔다. "어르신 병에 놓는 주사는 나라에서 14번 밖에 보험적용을 해주지 않아요. 어르신은 양쪽 눈에 황반변성이 있다보니 사실상 맞을 수 있는 기간이 한쪽 눈에만 병이 있는 환자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아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한쪽 눈 나쁜 사람이 14번 맞을 수 있으면 양쪽 눈 나쁜 사람은 갑절로 맞게 해줘야죠." 그렇다고 80만원이 넘는 약을 비급여로 권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계속 투여하면 아직 더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그러나 삭감이라는 벽은 너무 높았다. '오프라벨로 처방해야하나' 김 교수는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어르신 말씀이 맞아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나라에서 그렇게 정한 걸요. 다른 약을 찾아볼께요." 가뜩이나 흐릿한 눈에 눈물을 머금고 나가는 노인을 바라보니 괜히 자신이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얼토당토 않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대학병원 교수의 자문을 통해 재구성한 스토리다. 지금도 황반변성 환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황반변성 치료제 보험인정 횟수…단안·양안 관계없이 14번 불합리" 황반변성 환자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 결정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황반변성(H35.3, 황반 및 후극부의 변성) 진료인원은 2009년 약 11만 2000명에서 2013년 약 15만 3000명으로 5년간 약 4만 1000명으로 무려 36.6%가 증가했다. 특히 2013년 기준으로 70세 이상 구간의 진료인원이 전체 진료인원의 50.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60대 28.2%, 50대 14.6% 순으로 나타나 고령화 사회에서 주목해야 할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4년 11월 1일부터 황반변성 치료제의 사용횟수 증가 및 교체 투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 시행했다. 그러나 투여 횟수와 관련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의료진 및 환자들의 불만이 높다.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따르면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나 '루센티스' (라니비주맙) 등 Anti-VEGF 제제는 환자당 총 14번까지만 급여가 인정된다. 문제는 단안(單眼)과 양안(兩眼)의 구분없이 단지 14번으로만 투여횟수가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일리아는 첫 3개월 동안 매월 1회 주사하고 이후 2개월마다 1회씩 주사한다. 만일 단안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2016년 1월부터 맞기 시작했다면 2017년 8월까지 아일리아를 투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양안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2016년 1월부터 주사를 맞기 시작했어도 같은 해 10월이면 14회를 다 채우게 된다. 1회 치료에 주사를 두 번 맞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앞서 소개한 사례와 같은 일이 진료실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의료진의 불만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김안과병원 김철구 교수는 "급여기준에 따르면 총 14회 투여를 받을 수 있는데, 이대로라면 양안 황반변성 환자는 채 1년을 못 버틴다"라고 지적했다. 김철구 교수는 "아직까지 이 병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은 이상 효과와 안전성이 가장 인정돼 있는 치료가 바로 anti-VEGF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에서 기준한 약 횟수를 다 쓰면 그 이후에 환자는 어떻게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황반변성 치료제 보험인정 투여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황반변성 치료제는 고가 약인데 매달 80만원 이상을 내고 비급여로 맞을 수 있는 환자가 몇이나 될까"라며 "보험인정 14번은 부족한 횟수다. 확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향대학교 안과 이성진 교수 역시 "양안 황반변성 환자는 한번 치료에 주사를 두 번 맞다보니 단안 황반변성 환자에 비해 치료 기간이 거의 절반 정도"라며 "급여 인정 투여횟수가 다 된 환자에게 말할 때 힘들다.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비급여로 권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치료효과 기준 애매해, 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황반변성 치료제 급여기준에 따르면, 초기 3회 투여 후 치료효과가 없으면 이후 투여는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아일리아와 루센티스 간 교체투여 후에도 3회 투여 후 효과가 없으면 이후 투여는 급여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급여기준 상에서 '치료효과'가 명시돼 있진 않다. 그러다보니 의사와 환자, 심사 담당자가 보는 치료효과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삭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가 해부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서 약을 계속 쓰는데 심사에서 '시력이 나아지지 않았으니 치료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라고 판단하면 꼼짝없이 삭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김안과병원 김철구 교수는 "급여기준에서 말하는 치료효과라는 것이 사실 참 애매하다"며 "수치상으로 시력이 얼마나 좋아졌냐, 안구광학단층검사(OCT)를 했는데 증상이 얼마나 줄었느냐 등 정해진 것이 없다. 나쁜 의미로 볼 때 삭감할 때 잣대가 없다는 것"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 급여기준을 이렇게 만들었을 때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횟수가 누적되고 환자가 늘어나다보니 삭감이 들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의료진은 급여기준을 보면 시력이라는 근거는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력적인 부분도 상당 부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시력적인 부분 역시 기준이 상당히 애매하다. 김철구 교수는 "예를 들어 시력 기준을 광각인지, 안전수동, 안전수지 등으로 나누는데 안보이는 분들에게 손가락이 흔들리는 것을 보는 것(안전수동)과 갯수 세는 것(안전수지)은 굉장히 큰 차이가 난다. 혼자 길을 다닐 수 있냐 없냐의 차이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렇게 따지면 안전수동에서 안전수지로 좋아졌다고 할 때 의사 또는 환자 입장에선 시력적으로 좋아진 것이다. 그러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좋아졌다 아니다라고 말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크게 삭감이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되고 이슈도 되지 않았는데 만일 더 명확하게 기준을 정해주면 어떤 경우에 써도 된다 안 된다를 결정할 수 있고 환자에게 설명하기도 좋다"며 "지금처럼 환자는 좋아졌다고 이야기하는데 의사는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하면 일선 현장에서는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지금의 기준이 너무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자를 위한 의사 목소리 믿어달라" 결론적으로 황반변성 환자들을 위해 치료제 투여횟수의 급여 인정 확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심사에 반영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철구 교수는 "일단은 보험인정 투여횟수는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의료 전문가의 이야기를 믿어줬으면 좋겠다. 환자를 위해 처방하고 투여하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환자들은 어디가서 치료하라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이것만은 절대적으로 된다, 안 된다는 가이드가 필요하다"며 "환자가 치료받고 싶어하는데도 의사로서 안 된다고 말 할 때 마음이 저리다. 내가 환자를 위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맞냐는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편집자주|'급&8228;기&8228;야'는 '준 이젠 이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연재 컨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