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 개원 현장…인근 개원가 환자이동 예의주시 2019-04-18 06:00:58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서북권 최초 대학병원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개원 후 보름여가 지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주변 개원가의 시선은 '우려 반 기대 반' 은평성모병원이 서울시 은평구 최대 규모의 랜드마크로 건축된 만큼 주변 개원가와 함께 동반성장을 기대하는 시선과 반대로 의료전달체계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걱정하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7일 은평성모병원을 찾아 병원 개원 후 주변 개원가의 변화와 전망을 들어봤다. 은평성모병원이 위치한 곳은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3번출구 기준 도보로 10분정도가 소요된다. 지하철 역세권에 밀집돼 있는 의원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은평성모병원과 개원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은 셈이다. 또한 지하철 3번출구 근처에는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대부분 진료과가 위치한 상태로, 범위를 넓혀 1번출구 근처까지 고려할 경우 구파발역을 중심으로 20개가 훌쩍 넘는 의원이 위치하고 있다. 환자의 입장에선 개원가와 은평성모병원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기왕이면' 의원보다는 병원을 선택하는 고민도 가능해지는 것. 은평성모병원을 방문한 50대 환자는 메디칼타임즈 대화에서 "환자입장에선 집 앞에 새로 생긴 좋은 병원이 있는데 아무래도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며 "시설도 더 좋을 것이고 대학병원이다 보니 내 몸을 더 잘 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즉, 환자 입장에선 은평성모병원의 개원이 경증과 중증 등 환자 상태와 별개로 병원 방문을 고려하게 된다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은평성모병원 개원을 바라보는 개원가의 시선은 어떨까? 메디칼타임즈가 구파발역 의원을 돌며 의견을 청취했을 때 대다수 의원에서 돌아온 답변은 '기대된다'는 긍정적인 시각. A정형외과 원장은 "은평성모병원 진료협진협력팀에서 직원이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교류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론 큰 병원이 가까운 곳에 들어와서 환자 맡기기도 좋고 편리한 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비인후과 B원장은 "큰 병원이 들어온 만큼 유동인구도 많아지고 주변상권도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나쁘게 보고 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지역이 커질 수 있는 기회이고 결국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다수 의원은 은평성모병원이 개원초기 공격적으로 환자유치를 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도 각 의원의 환자 수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대다수 긍정적 시각에도 먹거리 뺏길라 우려 시선도 하지만 개원가의 긍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일부 개원가에선 은평성모병원이 수익에 치중해 로컬의 파이를 나눠가져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C내과 원장은 "듣기로는 검진 쪽을 강화한다고 소화기내과 스태프를 많이 뽑은 것으로 들었는데 결국 같이 나눠먹기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대학은 대학답게 로컬은 로컬답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말처럼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의 작용으로 은평성모병원 주변 부동산시장은 약국 문의에 비해 의원 개원 문의는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게 부동산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동산관계자는 "이미 은평성모병원 주위로 7개의 문전약국이 위치해 있지만 약국 개국문의는 아직도 꾸준히 있는 편"이라며 "하지만 의원의 경우 기존에 조금씩 있던 관심도 전혀 없는 상태로 큰 병원 근처의 개원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은평성모병원 개원을 바라보는 개원가의 호의적인 시선과 별개로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곳도 있다. 바로 연신내역 근처에 위치한 청구성심병원. 청구성심병원은 201병상, 중환자실 10병상, 준중환자실 11병상 등으로 은평구의 거점병원 역할을 해왔지만 같은 2차병원에 대학병원 타이틀까지 붙인 은평성모병원이 불과 역 1개 차이를 두고 개원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된 것. 청구성심병원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은평성모병원 개원 이후 환자 추이 통계를 낸 적이 없고 아직 개원 이후 특별히 체감하는 바는 없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다만, 은평구 개원가는 은평성모병원과 청구성심병원의 역할이 중첩되기 때문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은평구소재 D내과 원장은 "기존에 청구성심병원이 역할을 해왔지만 당연히 일반 의원보다 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청구성심병원 외에도 은평구민들이 많이 방문했던 강북삼성병원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과계 교육상담 심층진료 시범사업 현장 가보니 2019-04-11 06:00:56
|메타가간다|외과계 교육상담 시범사업 현장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15분. 전립선비대증으로 서울 골드만비뇨의학과 의원을 찾은 60대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갔다가 나오기까지 시간이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진단에 필요한 소변, 혈액 검사 등을 거친 후 이 환자는 다시 진료실에 들어갔다. 골드만비뇨의학과 조정호 원장(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보험이사)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치료 계획을 설명했다. 일주일 동안 약물 치료를 해본 후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결정하자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8분이 걸렸다. 조 원장과 환자의 대면 시간은 23분으로 일단 끝났다. 이제 조 원장의 서류 작업이 남았다. 60대의 이 환자는 수술 전후 관리 등을 위한 교육상담료 시범사업 대상이기 때문이다. 골드만비뇨의학과는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교육상담 시범사업 현장을 직접 찾았다. 환자가 진료실을 떠난 후 조정호 원장이 해야 할 일은 환자에게 별도의 개인 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아야 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기관 업무포털에 접속해 교육상담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 환자 이름, 생년월일부터 의사 이름과 면허번호, 교육상담 대상 질환 등에 표시해야 한다. 혹여라도 업무포털 접속이 잘 안되는 날이면 서류 작업은 한없이 길어질 수 있다. 12분이 더 걸렸다. 환자가 초진이었기 때문에 수가는 약 2만4000원. 이를 위해 약 35분의 시간이 들었다. 조 원장은 "다행인 점은 우리 의원은 규모가 있는 편이라 서류 작업은 직원이 전담하는 편"이라며 "1인 원장이 운영하는 소규모 의원이라면 투자하는 시간 대비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아 시범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안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골드만비뇨의학과는 의학적 상담은 원장이 직접 담당하지만 환자에게 개인 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기 위한 설명 등은 전담 직원이 따로 한다. 이와 함께 수술 전후 일상생활에서 가질 수 있는 추가적인 궁금증 등도 함께 상담한다. 의사 1명과 직원 1명 등 총 2명의 인력이 환자 한 명에게 30~40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셈이다. 골드만비뇨의학과 이지영 실장은 "교육상담을 위해서는 개인 정보 활용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처음 의원을 찾았을 때 개인 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는데 또다시 동의서를 내밀면 환자가 경계한다"며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는 환자 서명을 받은 후 스캔을 떠서 진료포털 사이트에 다시 업데이트 해야 한다.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가 불편한 과정인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호 원장은 들이는 시간과 노력 대비 수가가 너무 낮으며 환자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이 너무 불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수술 환자는 상담 시간만 10~15분 이상 걸렸는데 이에 대한 수가가 전무했던 상황에서 새롭게 신설되는 거니 긍정적인 것"이라면서도 "시범사업이다 보니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유인책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통 환자 한 명을 진료하기 위해 모니터에 진료창을 비롯해 X-레이 검사 화면, 초음파 영상 등 2~3개 창을 기본으로 띄워놓는다"라며 "교육상담 수가를 신청하려면 인터넷에 접속해서 별도의 창을 띄워서 환자를 일일이 정렬해서 찾아야 하는데 상당히 번거롭다. 본사업에 들어가면 EDI에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2만4000원 수준의 수가는 너무 낮아 참여하는 외과계 의원이 적다"라며 "수술 준비 과정, 치료 계획 설명 등 들이는 노력에 비해 수가가 낮다. 최소 5만원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여화된 추나 현장가보니…"침·뜸 패키지로 받으세요" 2019-04-10 06:00:59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목이 뻐근해서 추나치료 받으러 왔는데요…" "추나가 최근에 진료비 부담이 낮아졌어요. 추나요법과 함께 침·뜸 패키지로 하시겠어요?" 메디칼타임즈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이틀째를 맞이한 지난 9일, 한의원을 직접 찾아가봤다. 실제 한의원에 방문해 추나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자 기존보다 진료비 부담이 없어져 다른 진료와 병행하면 더 예후가 좋아질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의원 직원에 따르면 진찰이 필요하지만 비급여로 시행됐을 때 가격이 천차만별일 때와 달리 일반적으로 단순추나, 복합추나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1만700원~1만8000원 내에서 가능하다. 기존에 추나를 시행하던 한의원은 건강보험 적용(추나치료 급여화)을 내세우며 환자 홍보에 열을 올린 반면, 추나를 하지 않던 한의원은 전용베드를 준비하며 향후 환자증가를 대비하고 있었다. 서울소재 A한의원 원장은 "추나베드가 없어도 치료에 문제는 없지만 건보적용 이후 환자 문의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전용베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나베드의 가격이 개당 200만~2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을 고려할 때 급여화에 따른 한의계 개원가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부회장은 "추나의 건보적용이 이뤄졌기 때문에 추나베드를 구비할 수 있지만 협회는 추나를 못하는 곳은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추나베드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기대로 무분별하게 추나를 시행하는 곳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추나만 가능한가요? 질문에 "다른 치료도 같이" 한의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추나의 건강보험 적용을 알려주는 포스터. 근골격계 질환 등에 건보가 적용되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문구로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건보적용 이후 실제 진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급여 이전에도 하루에 20명 넘게 추나를 시행해왔다는 한의원에서 직접 치료를 받아봤다. 진료실에 들어가 목이 불편다고 상담을 했다니 진단과 함께 추나 치료 외에 침 치료도 같이하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대개 침 치료, 전기치료, 뜸 치료 등과 함께 복합적으로 처방하기 때문이라는 설명. 추나만 받는 것도 가능하냐고 질문했지만 "가능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는 최초 추나치료를 받으러 방문했지만 예후가 더 좋아진다는 말에 모든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앞으로 추나 건보적용에 따라 한의원의 근골격계질환 치료의 경우 기존 침&8231;뜸&8231;부황 치료에 추나가 추가되거나 추나치료에 침&8231;뜸&8231;부황치료가 더해지는 패키지 형식으로 치료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모든 치료를 받고나니 진료비가 2만1200원이 나왔다. 비급여 당시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줄어든 액수다. 다만, 추나치료 본인부담금만 생각하고 방문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추가지출이 있었다. 또 일반적으로 한 번의 방문으로 치료가 끝나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환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진료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추나 건보적용은 환자 1인당 연 20회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한의사가 진찰시 치료소견에 따라 주 2~3회 내원 치료를 받으면 약 한달만에 건보적용 횟수를 모두 소진하는 꼴이다. 추나요법이 강조하는 근골격계, 디스크와 협착 등의 치료는 단순통증이 아닌 이상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를 남용할 경우 비급여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한편, 추나요법 건보적용으로 실비보험 혜택이 가능했다는 점도 이색적인 풍경 중 하나다. 이날 방문한 한의원 직원은 추나요법 1회 시술의 본인부담진료비가 시술유형에 따라 1만~3만원으로 실비청구가 가능하다고 귀띔하며 혜택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 한의원은 추나 급여화부터 실비보험까지 환자 유입을 늘리기 위한 든든한 무기를 장착한 듯 보였다.
고령환자 생각안했나 오히려 불편해진 서울대병원 2019-04-01 06:00:58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A4042환자 들어오세요. A4042환자, A4042환자?! 김OO환자 안 계세요?" 서울대병원이 환자 이름없는 진료를 선언, 대한외래가 문을 연지 한달이 훌쩍 지났지만 의료현장을 완전히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노인 환자 상당수가 진료번호에 적응하지 못해 환자 진료번호와 환자의 이름이 혼재했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한외래 진료 시작 한달 째인 지난 3월 25일 오전 10시경 진료 현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당초 서울대병원 측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동명이인 환자의 혼란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환자 이름 대신 환자별 진료번호를 부여하는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병원 경영진은 야심차게 미래 병원의 모습을 제시했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상당수가 노인 환자인 만큼 당장 의료현장에 녹아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대한외래 내과 외래 진료실 앞에서는 A4042라는 번호를 수차례 불렀지만 응답이 없었다. 간호사가 수차례 이름을 호명하고 나서야 한 노인 환자가 "여기요"라며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70대 초반의 여성 환자였다. 함께 온 보호자도 70대 중반의 남성으로 간호사의 안내로 외래진료실로 향했다. 간호사들도 환자들이 진료번호를 불러도 대답이 없다보니 번호와 이름을 번갈아가며 불렀다. 마음이 바빠진 간호사들은 바로 진료번호에 뒤 이어 환자 이름을 호명했다. 안과 외래에 내원한 50대 중반의 남성 환자는 "이름 대신 진료번호를 호명하는 것은 솔직히 나도 적응이 안된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상관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 환자들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이 적응을 못하니 간호사들도 번호와 이름 두가지 모두 호명하고 있다"며 "환자도 간호사도 적응이 안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혈압, 키, 몸무게 등 신체계측 결과를 즉각 외래진료실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도 노인환자에게는 어려워보였다. 기자가 찾아간 당일, 60대 중반의 한 여성환자는 외래진료실 옆에 자리한 신체계측 장비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그는 "도대체 몇번째야. 얘가 또 왜이래? 아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며 수차례 신체계측을 시도해 다섯번째 만에 성공했다. 측정결과를 바로 진료실로 보내주는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는지 물어보니 환자는 "난 모르겠다. 제대로 측정이 안되서 고생했다"고 답했다. 환자들 길 찾느라 분주…대기시간 불만 여전한 반면 대기공간은 숨통 "호흡기내과는 어디로 가나요?" "신경과는 왜 없나요?" 대한외래 곳곳에 자리한 자원봉사자들은 쏟아지는 환자들의 질문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대한외래로 온 환자들은 본관에 남아있는 진료과를 찾느라 분주했다. 일부 진료과만 대한외래로 이전했다는 점을 공지했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본원 1층에 내과 중에서 순환기, 호흡기, 류마티스 등은 본관에 남고 재활, 정형, 산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을 남겼다. 또 본관 지하 1층에는 신경과, 신경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그대로 남았다. 반면, 대한외래 지하 2층에는 내과 일부(감염, 내분비, 소화가, 알레르기, 혈액종양, 일반 등)와 신장비뇨의학센터(신장내과, 비뇨의학과), 외과, 정신건강의학센터를 옮겼으며 지하 3층에는 안과, 피부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등을 이전했다. 그렇다면 대한외래 개원 이후 본원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과거 비좁았던 공간은 개선됐을까. 기자가 찾아간 외래 진료실 공간과 채혈실은 여전히 북적였다. 환자들은 "언제 진료받는 거야"라며 대기시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병원을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환자나 근무하는 직원들은 이전보다는 개선된 것이라고 봤다. 본원 내과에 내원한 50대 남성은 "지금도 복잡하긴 하지만 과거에는 복도에 걸어다닐 공간도 협소했던 걸 생각하면 숨통은 튼 셈"이라고 말했다. 본원 내과 앞에 자원봉사자도 "대한외래에도 채혈실을 만들면서 환자가 분산된 덕분인지 검사 대기실이 여유가 생긴 게 이 정도"라고 했다. 특히 대한외래를 이용하는 환자들은 휴게공간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대한외래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는 환자들이 간식을 즐기거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50대 중반의 남성 환자는 "바뀌고 나서는 처음 와 봤는데 대기시간이 긴 것은 여전하다"면서도 "휴게공간에서 대기할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는 많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성바오로병원 가보니 2019-03-22 05:3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선생님, 저희 같이 사진 한 장 찍어요." "어르신, 4월부터는 은평으로 오셔야 해요." 62년 간 서울 동대문구 일대 서민들의 건강을 책임진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성바오로병원이 오늘(22일) 오전 진료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야심차게 추진한 '은평성모병원'이 4월부터 문을 열기로 하면서 그동안 청량리를 지켜온 성바오로병원을 폐원이 결정된 것이다. 폐원을 하루 앞 둔 21일 오후에 찾아간 성바오로병원은 새 병원 이전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병원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1944년 서울 제기동의 작은 ‘시약소(施藥所)’가 모태인 성바오로병원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1957년 현재의 청량리에 터전을 마련하면서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지역 서민들의 건강을 책임져 왔다. 특히 성바오로병원은 지난 1978년 5월 국내 최초의 심장전문센터인 한국순환기센터를 설립해 1982년 첫 개심수술을 성공한데 이어 국내 최초로 경흉부 심장 초음파 기기를 도입, 심장 수술 1000례 돌파 등 지난 30여 년 동안 국내 심장질환 치료의 발전을 이끌어왔다.&160; 하지만 인근 회기동 경희의료원, 안암동 고려대병원, 상계동 백병원과 한양대병원 등 인근 대형병원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정체기를 맞이한 후 22일 오전 진료를 끝으로 폐원에 이르게 됐다. 이미 성바오로병원 부지가 중소형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체) STS개발에 매각되면서 청량리 일대는 대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 이 같은 아쉬움 때문인지 교수들을 포함한 병원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순환기 및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성바오로병원을 추억하는 한편, 원무나 보험심사팀들은 이사 짐을 싸는 동시에 향후 계획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한 성바오로병원이 폐원 절차를 맞으면서 인근 문전약국은 이미 영업종료 전단을 붙이고 문을 굳게 닫았다. 성바오로병원의 한 직원은 "공식적으로 22일 오전진료를 마치고 오후에는 문을 닫고 이사 준비를 할 예정"이라며 "은평성모병원의 기대감이 있지만, 청량리 지역의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상당히 크다. 안내는 하고 있지만 새 병원과의 거리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바오로병원 본관 2층과 3층 수납창구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찾은 환자들로 여전했다. 수납창구에 있는 간호사들은 연신 환자들에게 병원 폐원과 함께 은평성모병원 이전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병원 로비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는 일부 환자들은 약봉지와 함께 은평구의 새 병원 위치를 안내한 전단을 들고 있었다. 기자와 만난 한 환자는 성바오로병원 폐원을 안타까워하며 이제 어느 병원으로 발길을 돌릴지 고민하는 모습. 신경과를 찾았다는 한 어르신은 "청량리에서 살면서 이 병원만을 찾았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지난해부터 은평성모병원으로 이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폐원한다고 하니 아쉽기도 하지만 이제 다른 병원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는 "어머니가 치매로 고생하고 있는데, 주기적으로 성바오로병원을 찾는다"며 "고정적으로 진료를 처방을 받기 때문에 은평성모병원으로 이전한다고 해도 계속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성바오로병원은 22일 오전 진료와 마무리 미사를 끝으로 공식 폐원할 예정이다. 이 후 1주일 간 이전을 준비한 뒤 4월부터는 은평성모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만성질환관리제 한 달, 의료 현장 본격 시동 2019-02-07 05:3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현장 방문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지난 1월 14일 기대와 우려 속에 첫발을 내딛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이하 만관제)의 첫날 현장 광경은 '환자가 있어도 일단 대기'였다. 각 의원별로 메뉴얼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거나 시스템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서버나 각 의원별 청구연동 정비 후 의원별로 교육상담 환자 등록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메디칼타임즈는 만관제 시범사업 도입 약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 중랑구의 내과 의원을 찾아가봤다. 이날 방문한 서울내과의원 곽경근 원장(대한개원내과의사회 검진이사)은 만관제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아직까지 각 의원은 교육상담을 위한 환자등록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까지 건강보험공단 서버가 불안정해 환자데이터가 날아가거나, 청구 연동 등을 이유로 늦게 시작하게 됐다"며 "시범사업 케이스 환자를 본격적으로 등록한 것은 며칠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관제 시범사업의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교육상담이 필요한 환자가 진료를 위해 방문했을 경우 환자에게 만관제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할 경우 대상자로 등록한다. 이후 병력&8231;가족력&8231;위험 요인 등을 포함한 포괄평가, 혈당검사&8231;지질검사&8231;신장검사 등 임상검사를 실시해 입력을 하면 담당의사가 혈당, 혈압 우울증 등을 고려한 케어플랜을 수립한다. 이때 담당의사가 케어플랜을 수립한 날을 서버 상에 기입해야만 교육상담으로 진행이 가능하고 이후 교육상담에 대한 청구도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관리계획을 세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2일이 걸리며, 교육상담까지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진료 이후 재방문까지의 기간이 길어 환자가 관리계획 수립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으로 현재는 각 참여 의원이 교육상담보다 환자등록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 메디칼타임즈가 취재를 실시한 오전 진료시간 동안 만관제 시범사업에 등록된 환자는 총 3명으로 요일별로 편차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3~6명 정도의 환자가 등록되고 있다는 게 곽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 일차의료만성질환 관리추진단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지만 사업에 궤도에 오르면서 등록 환자 숫자가 증가세에 있다"며 "이후 각 의원별로 등록환자수가 일정 수를 넘으면 사업 모니터링이 가능해 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곽 원장은 "사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환자를 빨리 등록할 예정"이라며 "2월 안에는 한 의원 당 최대 등록 숫자인 300명을 채우는 게 목표이고 늦어도 3월 안에는 다 등록돼야 한다"고 밝혔다. 만관제 시범사업과 관련해 현장의 의료진이 가장 우려했던 내용은 본인부담금에 대한 환자의 거부감. 현재 만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환자들은 10% 정도의 본인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부 현장에선 기존에 비슷한 시범사업과 비교했을 때 본인부담금을 이유로 적극성이 떨어지거나 비용에 대한 마찰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메디칼타임즈가 이날 등록을 실시한 3명의 환자를 만나봤을 땐 본인부담금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중랑구에 거주중인 60대 A 환자는 "고혈압에 대한 관리를 위해서 등록을 했고 앞으로 기대감이 크다"며 "혼자하기 어려운 것을 케어해준다는 측면에서 본인부담금을 지불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50대 B 환자는 "본인부담금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 이것 때문에 참여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며 "대부분의 환자가 설명을 들으면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즉, 기존에 무료로 실시했던 사업과 비교했을 때도 환자가 느끼기엔 본인부담금이 충분히 허용범위 안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 각 참여 의원은 환자 등록을 마치게 되면 교육상담기간 동안 큰 메뉴얼 아래 각 환자 사례를 점검하며 관리를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범사업을 점검한 뒤 본 사업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며, 환자 교육상담 방향성에 대해서는 참여 의원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게 곽 원장의 의견이다. 곽 원장은 "궁극적으로 환자별로 똑같은 매뉴얼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으로 가려한다"며 "운동과 식이요법 그 다음은 사회적인 여건을 체크하고 아우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환자별로 놓인 상황을 관리하는 것은 참여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숙제다"며 "이것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과 시도가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페셜리스트 향한 첫걸음…기대반 걱정반" 2019-01-07 12: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2019년도 제62차 전문의자격시험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시험 준비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해도 해도 모자란 느낌이다. 시험을 앞두고 떨리지만 준비한 만큼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목표다." 7일 아침 일찍부터 전국의 전공의가 각 전문과목의 '스폐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전문의 자격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한곳으로 모였다. 삼육대학교에서 7일 오전 9시부터 시행된 '2019년도 제62차 전문의자격시험'은 총 26개 과목의 전공의가 시험을 치르게 되며 이날 시험은 1그룹에 배정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예방의학과 △가정의학과 △결핵과 등 13개과의 전공의가 응시했다. 나머지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핵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2그룹에 포함된 과목은 오는 11일 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다. 이날 전문의자격시험에 응시하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삼육대학교를 찾은 전공의들은 개인적으로 시험장을 방문하거나 각 과목별, 수련병원별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시험장을 찾았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대부분의 수험생은 긴장한 기색을 보인가운데 함께 고사장을 찾은 전공의들은 서로 "얼마나 공부했어?", "최근에 너무 바빠서 충분히 못한 것 같다" 등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시험을 앞둔 전공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시험을 준비할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직접 고사장으로 나오니 떨리는 것 같다"며 "준비한 만큼 실력을 발휘하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전문의자격시험 고사장 앞에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원들이 합동 부스를 차리고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현장에 직접 방문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전문의 시험은 시험을 치루는 전공의에게도 국가적으로 전문분야 의사가 배출되는 날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며 "임직원들이 응원의 말을 전하고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험 출제 과정에서 많은 교수님들 노고가 컸고, 다들 시험을 잘 보고 합격해 앞으로 현장에서 의사로서 환자를 잘 돌보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날 시험을 치른 전공의들이 최종적으로 합격하게 되면 이후 개원, 펠로우, 봉직의 등 다양한 진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그 중 많은 학회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입원전담전문의의'. 시험장을 찾은 전공의는 아직까지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생각은 '반반' 이라고 밝혔다. 내과 A전공의는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우선 세부전공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주변의 동기들도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서는 50%정도는 생각하고 있고 확실히 가겠다는 것보다는 고려해보는 정도의 고민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전문의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 경환경이나 의료 환경이 안 좋기 때문에 전문의를 취득하고도 과거보다 선택을 하는 쉽지 않다"며 "회장으로서 어떻게 활로를 만들고 기회를 만들어야 할까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개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현재 의협차원에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며 "각 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을 늘려야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살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2019년도 제62차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한 전공의들의 1차 시험 합격자는 오는 15일 발표되며, 1차 시험을 통과하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2차 시험(실기 및 구술시험)을 각 학회별로 응시하게 된다.
"불꺼진 병동·떠나간 동료들…하지만 아직 꿈을 그린다" 2018-12-07 05:3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금방 열릴 줄 알았던 굳게 닫힌 응급분만실의 유리문은 이미 6개월째 먼지가 쌓여가고 있다. 하나씩 불이 꺼지기 시작했던 병동은 어느덧 한 층으로, 또 하나의 층으로 번져가며 어둠으로 변해갔고 그 안에 쉴새없이 움직이던 수백명의 의사와 간호사들 그리고 환자들은 전국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올해로 55년, 반 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국내 여성의학의 산실로 꼽히던 제일병원은 오늘도그렇게 불이 꺼져가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아무도 이렇게 긴 시간이 될 줄 몰랐던 제일병원의 현재. 하지만 몰락과 재기의 갈림길에 선 그곳에는 아직도 의사와 환자, 간호사가 있다. 떠나간 사람과 남은 사람들. 그들은 무엇을 보고 자리를 지키고 어느 것에 실망해 정든 병원을 떠났을까. 그 갈림길에 메디칼타임즈가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제일병원의 본관. 수백명의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이 북적대던 그곳의 불은 이미 절반 이상 꺼져버린지 오래다. 제일병원이 위험하다는 소식이 조금씩 새어나오던 것도 잠시 병원의 재정 상태는 순식간에 도마 위에 올랐고 임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극단적인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그나마 잠시 이를 감내하기로 한 대타협의 결과로 응급 처방이 나왔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는 못했다. 임금 지급이 1년여간 지속되면서 결국 이렇게 마주했던 노조원들까지 하나 둘 병원을 떠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과 1년여만에 제일병원의 병동은 하나씩 불이 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하나의 병동에서 시작된 것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직원들을 막지 못하면서 한 층 한 층 문을 닫는 병동은 늘어갔다. 결국 2018년 12월 현재. 제일병원은 사실상 호흡기로 연명하는 상황에 놓였다. 병원의 몰락의 시초인 응급실은 이미 문을 닫은지 수개월이 흐르고 있고 무려 300병상이 넘게 불이 꺼지면서 분만 기능도 사실상 중단됐다.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어? 에이 금방 해결되겠지. 그렇게 하루하루 버텨온 거에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여성병원이잖아요. VIP도 많았고. 저만 해도 지금 몇 차례나 움직였는지 몰라요. 여기로 갔다가 거기 닫으면 다시 저리로 옮기고 하면서. 이제는 우리끼리 만나도 누구 나갔네 말았네 하는 얘기도 안해요. 그만큼 너무 많이 나가서 이제는 화제도 안되는거죠." 제일병원을 아직 지키고 있는 한 간호사의 말이다. 그렇게 하나둘씩 간호사들이 떠나가면서 제일병원의 상징인 본관은 사실상 건물만을 남겨 놓은 채 개점폐업 상태에 이르고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고자 야심차게 문을 연 여성암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병동이 문을 닫고 간호사들이 떠나가면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된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게 제일병원은 이제 '병원'의 기능을 잃은채 사실상 '의원'의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곳은 외래센터와 의학연구소 정도에 불과하다. 외래와 입원 중 이제 외래 기능만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일병원의 상징과도 같았던 모아센터도 거의 대부분이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분만이 이뤄지지 않으니 모아센터의 기능도 유지될 수 없을 터. 간신히 1층의 일부 구역만을 유지한 채 환자들의 팔로업만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다. 병원과 사생결단을 각오하며 싸웠던 노동조합 사무실. 그 곳도 이제는 을씨년스러울 만큼 조용하다. 그 안에 붙어있는 수십장의 대자보는 '추석'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최소한의 단발마조차 없어진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국내 여성의학의 역사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수많은 추측이 분분하다. 누군가는 저출산을 말하고 어느 곳에서는 이사장의 방만한 경영을 지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곳에 산모와 환자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정상화 약속을 믿고 의료진을 신뢰하며 제일병원을 찾았던 환자들은 일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병원을 찾지 못했다. 그 약속을 지키려 월급조차 받지 못하며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들도 그 가운데서 길을 긿었다. "산부인과는 약간 다른 과목들하고 느낌이 달라요. 아무리 환자가 많아도 다들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것이 10달을 함께 하잖아요. 그 아이가 뱃속에서 커가고 산모들이 그 날을 기다리던 순간들을 함께 하는 거에요. 제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서도 병원을 나오지 못한 것도 그 이유가 컸어요. 그 산모들이 다 눈에서 아른거린다니까요." 최근 정든 직장을 떠난 간호사의 말이다. 수개월째 체납되는 월급을 감내하던 그는 제일병원이 분만 기능을 중단하자 미련없이 병원을 나왔다. 더 이상 병원을 지킬 이유가 없었던 이유다. "저는 그만큼 병원을 믿었거든요. 산모들에게도 항상 그렇게 얘기했어요. 잠깐 시끄러운 것 뿐이고 아이를 만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꺼다 하고. 헌데 분만장을 닫아버리니 전 거짓말을 넘어 사기를 친 셈이 됐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버텨요." 그렇게 저마다의 이유로 병원을 떠나가고 이제 제일병원에는 의료진이 절반도 남지 않았다. 그들을 돕던 행정 직원들도 마찬가지. 다들 평생 직장으로 믿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발 딛을 틈 없던 외래 접수실은 이제 한가로이 거닐 정도가 됐고 입퇴원계 등 원무과는 단 한명이 모든 업무를 도맡고 있다.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설치했던 예진실, 설명간호사 데스크는 이미 불이 꺼진지 오래. 이미 환자들마저 떠나버려 곧바로 의료진을 만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일부 의료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제일병원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을 믿고 따라준 환자를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의료진의 사명감이다. "나라고 이렇게 앉아있고 싶겠어요. 오라는 곳도 꽤 있었어요. 헌데 환자 얼굴을 보면 못나가요. 그래 이 사람까지는 내가 해결하고 나가야지 하면서. 그러다보면 이런 상황에서도 또 환자가 오고. 그 절실한 사연들을 아니까 그래 여기까진 해야지 하고." 제일병원에서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교수의 말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자신에게 배우기 위해 병원에 들어선 후배들을 향한 마음도 녹아있다. 이름만 대면 어느 병원에서도 탐낼 만한 명의들이 아직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나야 나가도 갈 곳이 있지만 레지던트 애들은 무슨 죄에요. 지금같은 시기에 산부인과 지원한 것도 얼마나 용기가 필요했을텐데. 내가 나가더라도 얘들은 다 어떻게든 해결을 해주고 나가야죠. 물론 그 안에 병원이 정상화되서 수련을 마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현재 제일병원은 12월 중순을 목표로 또 다른 인수 협상자와 논의를 진행중에 있다. 이미 수차례 다양한 인수자들이 거쳐갔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무산된 협의가 이제는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불꺼진 병동에서 떠나간 동료들을 보며 가슴을 치면서도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지키고 있는 아직은 제일병원 식구인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제일병원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던 그 날로 돌아가는 것. 환자들의 미소에서 보람을 찾던 그 순간을 다시 맞는 것. "다들 왜 안나가냐고 하는데 사실 저는 제일병원에 입사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사고 했거든요. 여기에 제 삶이 다 녹아있는 거에요. 스테이션부터 의자 하나하나. 그 안에서 같이 웃고 울던 동료들. 다 제 삶이에요. 나가면 송두리채 내 삶이 지워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이사장, 경영, 부채 그런걸 다 떠나서 같이 힘내던 그 날들이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평생 직장으로 믿고 들어왔으니 아직은 막연하게나마 그 희망이 있는거죠." 2018년 12월 현재 1인 3역을 하며 제일병원을 지키고 있는 고참 간호사의 마지막 말이다.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 낡은 왕진가방 안에 답 있어요" 2018-11-27 12:00:59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오전 11시 50분. 서울시 노원구 파티마의원 장현재 원장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왕진에 나설 채비를 시작했다. 그는 익숙한 모습으로 왕진가방을 챙긴 후 10년째 그와 함께 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한 뒤 중계동 104번지로 향했다. "언제부터 한번 와달라고 연락을 받았는데 오늘에서야 가네요. 솔직히 당장 외래에 환자가 있는데 이들을 뒤로 하고 왕진을 나가는게 쉽지 않아서…" 차로 10분쯤 달려서 도착한 곳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로 알려진 중계동 104번지. 주민 상당수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많다. 장 원장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당시 이 마을 초입에 개원하면서 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왕진을 다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마을 주민치고 장 원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날 왕진을 요청한 환자는 김말순(가명·85세)할머니. 10여년 전 당뇨로 오른쪽 발을 절단한 이후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면서 병·의원 진료도 어려워졌다. 동네 특성상 문 밖을 나서면 계단과 내리막길인 탓에 혼자 집 밖 외출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고 선생님, 바쁜데 어떻게 오셨어." "한번 온다 온다하고 못와서 오늘 작심하고 왔어요. 당 수치부터 확인할까요? 어깨랑 배는 괜찮으시고요?" "늘 아프지 뭐. 휠체어 타니까 어깨도 늘 아프고." "그럼 주사(근육내자극주사) 한대 놔드릴까요? 장 원장이 할머니와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으며 간단히 진료를 마치자 어느새 10분이 흘렀다. "할머니, 다음에 또 올께요. 방은 깨끗하네요. 요양보호사는 잘해줘요? 심심할 때 말벗은 되죠? 불편한 점 있으면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한테 얘기하시고요." "아이고 고마워. 이 의사양반은 참 고마운 사람이야. 명절날에 나 한명을 치료해준다고 일부러 집까지 찾아와줬잖아. 10년도 다된 얘기지만 아직까지도 고맙지뭐야." 오랜 세월 함께한 탓일까. 장 원장은 할머니의 건강뿐만 아니라 방 상태는 청결한지, 우울감은 없는지, 식사는 잘하고 있는지 등을 두루 챙겼다. 왕진을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12시 40분경. 환자 한명만 다녀왔을 뿐인데 50분이 훌쩍 지났다. 이렇게 진료하고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급여비용은 일반 진찰료 및 진료료 이외 소정의 교통비 정도가 전부다. 그마저도 백사마을 노인 환자 상당수가 생활형편이 어렵다보니 별도의 교통비는 기대하기도 어렵다. "개인적으로 봉직의 의사가 한명 더 있으니 가능한 일이죠. 저도 혼자 개원하면서 왕진은 쉽지 않아요. 별도 수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고령화시대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늘어가는데 점점 더 필요할 것이라고 봐요." 10년째 왕진하며 다듬어진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 모형 사실 장 원장의 왕진은 단순히 일회성 진료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97년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한 것. 그의 왕진 시스템은 '의사 및 방문간호사-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일단 사회복지사가 한달에 한번 꼴로 해당 환자의 집을 방문해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고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장 원장과 공유한다. 이와 함께 요양보호사에게도 해당 환자가 필요로 하는 (돌봄)서비스를 전달하며 요양보호사는 매일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청소 및 말벗을 해준다. 이 과정에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부분은 장 원장에게 전달한다. 그럼 장 원장은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를 통해 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방문간호 지시서를 작성해 욕창케어 등 간호 서비스를 하도록 조치하고,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왕진을 나간다. 이날 왕진을 받은 김 할머니처럼 거동이 불편한 경우 장 원장이 처방한 약을 직접 가져다 줄 형편이 안될 때 사회복지사가 대신 전달을 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장 원장은 인근에 거주하는 장기요양보험 대상자 환자의 상태를 거의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그가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에 발맞춰 병원 내 재가복지센터를 설립, 사회복지사(4명)와 요양보호사(80여명)를 채용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다른 재가복지센터와는 의사인 장 원장이 시설장인 덕분에 사회복지적 측면인 '돌봄'케어 이외 '의료'적 케어가 가능하다. 의료기관이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함에 따라 '의료'라는 테두리 내에 '복지'를 녹여낸 것. 김 할머니처럼 필요한 경우 왕진을 통해 만성질환을 수시로 케어해 결과적으로 응급실 등 상급 의료기관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쏟으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 한국형 모형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왕진을 마치고 돌아서며 장 원장은 노인환자의 노년의 삶의 질을 고려할 때 '왕진'시스템이 확산, 정착됐으면 하는 게 바람을 드러냈다. "촉탁의사로 인근 요양원에 100명 가까운 환자를 보고 있는데 가끔 가보면 안쓰러워요. 개인적으로 모든 환자가 집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설이라는게 아무리 좋아도 규제가 필요할테고.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의 지원을 받고 의사가 의료적 케어를 해주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거든요. 제가 왕진가는 환자들처럼요."
"국시원도 부러워하는 실습 공간, 자유와 협력이 철학" 2018-11-22 05:30:58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학생과 모의 평가자가 임상술기실로 들어가면 평가자가 One-way미러로 밖에서 이를 지켜보며 그 자리에서 컴퓨터로 채점을 시작한다. 그 시간 본과생 전원이 들어갈 수 있는 임상실습실에서는 이를 모니터링하며 점검할 수 있으며 맞은편에 있는 PBL실에서는 학생들이 모여 이에 대한 토의를 진행한다. 필요하다면 4~5명씩 팀을 이뤄 모니터로 상호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CCC실에서 같은 학년 학생 모두가 모여 논의를 시작한다. 마치 먼 미래의 캠퍼스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지만 이미 이를 구현하고 있는 대학이 있다. 최근 새 둥지를 튼 성균관대 의과대학이다. 성대의대의 아이디어와 삼성의 자본, 기술력이 만나 새롭게 제시하는 새로운 캠퍼스의 모습. 의사 국가시험을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견학을 와서 감탄하고 부러워했다는 그 캠퍼스는 어떤 모습일까. 새롭게 문을 연 성대의대의 임상교육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첨단 시설과 압도적인 공간이다. 학생들이 눈치를 보며 빈 강의실을 찾으러 다니고 토론을 하기 위해 인근 커피숍을 예약하는 예는 이제 성대의대에 없다. 각 층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로비 공간은 한 학년 전체가 앉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롭다. 그룹 스터디를 위해 만든 은행홀과 나무홀도 마찬가지다. 이 안의 모든 것은 학생들 스스로 만들고 이동할 수 있다. 책상을 모두 붙이면 50명 가량이 한번에 앉는 토의실이 되고 모니터 앞으로 책상을 모으면 빔 프로젝터 등을 활용한 소규모 모임도 가능하다. 성대의대 최연호 학장은 "그룹 토의 공간인 은행홀과 나무홀을 만들때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지만 학생들을 위한 사실상의 빈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며 "책상을 갖다 놓건, 의자를 치우건 모든 것은 학생들이 채우고 비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성대의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PBL 시설도 수백명의 정원을 가진 의대보다 더 많이 만들었다. 학생들이 빈 강의실을 전전해 가며 그룹 과제를 하는 것이 안타까운 터였다. 3면이 모두 화이트보드로 채워진 이 공간의 특징도 열린 공간이다. 벽에 마음대로 글씨를 쓰고 모니터를 옮겨 다니며 필요에 맞춰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다. 예과부터 본과까지 전 학년을 통틀어야 240명에 불과해 서울의대 등 주요 의대의 한 학년 수밖에 안되는 만큼 최대한 자주 모여서 함께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넓은 강의실에서 일방향적으로 주입되는 학습에서 멋어나 소그룹을 이용한 토론으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주도적 학습을 이끌고자 하는 의지. 최 학장은 "소그룹 학습은 타 의대들이 동경하는 성대의대만의 최대 강점"이라며 "새롭게 문을 연 임상교육장에서 이를 더욱 권장하고자 곳곳에 이를 위한 공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임상실습을 위한 공간들이다. 단순히 책으로 배운 지식에 매몰되는 의사를 만들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들이다. 단순히 국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보다는 학생들이 충분한 실습으로 곧바로 진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하는 장치다. 우선 실습을 진행하는 OSCE, CPX 등 임상실습실은 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전국 의대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국시원보다 넓은 공간에 이를 배치한 것도 자랑거리. 총 6개로 구성된 개별 임상실습실은 진료실처럼 꾸려진 공간에 학생과 모의 평가자가 들어가면 검찰청 취조실에서나 볼 수 있던 One-way 미러를 통해 평가자가 면밀히 이를 관찰하게 된다. 과거 이를 수기 등으로 입력해 다시 컴퓨터로 옮기던 것과 달리 이 모든 임상실습실 외부 One-way 미러 옆에는 평가자가 바로 평가점수와 코멘트를 입력할 수 있는 기기가 부착됐다. 단순히 개별 임상실습실만 구축한 것이 아니다. 한번에 40~50명이 들어가 실습을 참관하며 소규모로 토의를 할 수 있는 임상교육장도 만들었다. 개별 임상실습실에서 실습을 마치고 이 모습을 살펴보며 동료들끼리 서로 토론하며 문제점을 찾아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마찬가지로 CCC(Creativity and Curiosoty Classroom)로 명명된 공간도 마찬가지 기능을 한다. 과거 일렬로 놓여있던 책상과 의자를 완전히 소규모로 분리해 아예 4~6명 단위로 그룹을 조성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특히 실시간으로 인터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최신 통신시설을 갖춰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곧바로 자료를 공유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장치도 추가했다. 최연호 학장은 "국시원에서 이 시설들을 보고 이 곳에서 의사실기시험을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할 정도로 수준높은 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며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첨단 시스템과 시설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학습실도 성대의대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는 공간이다. 과거 자리를 맡느라 새벽부터 전쟁을 벌이는 학생들을 위해 이번에 새롭게 만든 학습실은 모든 학생이 앉아도 자리가 남을 만큼 넉넉한 좌석을 준비했다. 특히 국시를 앞둔 본과생들이 편안하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도 만들어 배려했다. 최연호 학장은 "새로운 실습공간을 관통하는 교육 철학은 자유와 협력"이라며 "자유롭게 공부하고 마음껏 토론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팀 정신을 만들고자 곳곳에 이러한 철학들을 새겨 넣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