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관리제 한 달, 의료 현장 본격 시동 2019-02-07 05:3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현장 방문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지난 1월 14일 기대와 우려 속에 첫발을 내딛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이하 만관제)의 첫날 현장 광경은 '환자가 있어도 일단 대기'였다. 각 의원별로 메뉴얼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거나 시스템 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서버나 각 의원별 청구연동 정비 후 의원별로 교육상담 환자 등록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메디칼타임즈는 만관제 시범사업 도입 약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 중랑구의 내과 의원을 찾아가봤다. 이날 방문한 서울내과의원 곽경근 원장(대한개원내과의사회 검진이사)은 만관제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아직까지 각 의원은 교육상담을 위한 환자등록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까지 건강보험공단 서버가 불안정해 환자데이터가 날아가거나, 청구 연동 등을 이유로 늦게 시작하게 됐다"며 "시범사업 케이스 환자를 본격적으로 등록한 것은 며칠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관제 시범사업의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교육상담이 필요한 환자가 진료를 위해 방문했을 경우 환자에게 만관제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할 경우 대상자로 등록한다. 이후 병력&8231;가족력&8231;위험 요인 등을 포함한 포괄평가, 혈당검사&8231;지질검사&8231;신장검사 등 임상검사를 실시해 입력을 하면 담당의사가 혈당, 혈압 우울증 등을 고려한 케어플랜을 수립한다. 이때 담당의사가 케어플랜을 수립한 날을 서버 상에 기입해야만 교육상담으로 진행이 가능하고 이후 교육상담에 대한 청구도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관리계획을 세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2일이 걸리며, 교육상담까지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진료 이후 재방문까지의 기간이 길어 환자가 관리계획 수립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으로 현재는 각 참여 의원이 교육상담보다 환자등록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구조. 메디칼타임즈가 취재를 실시한 오전 진료시간 동안 만관제 시범사업에 등록된 환자는 총 3명으로 요일별로 편차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3~6명 정도의 환자가 등록되고 있다는 게 곽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 일차의료만성질환 관리추진단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지만 사업에 궤도에 오르면서 등록 환자 숫자가 증가세에 있다"며 "이후 각 의원별로 등록환자수가 일정 수를 넘으면 사업 모니터링이 가능해 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곽 원장은 "사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환자를 빨리 등록할 예정"이라며 "2월 안에는 한 의원 당 최대 등록 숫자인 300명을 채우는 게 목표이고 늦어도 3월 안에는 다 등록돼야 한다"고 밝혔다. 만관제 시범사업과 관련해 현장의 의료진이 가장 우려했던 내용은 본인부담금에 대한 환자의 거부감. 현재 만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환자들은 10% 정도의 본인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부 현장에선 기존에 비슷한 시범사업과 비교했을 때 본인부담금을 이유로 적극성이 떨어지거나 비용에 대한 마찰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메디칼타임즈가 이날 등록을 실시한 3명의 환자를 만나봤을 땐 본인부담금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중랑구에 거주중인 60대 A 환자는 "고혈압에 대한 관리를 위해서 등록을 했고 앞으로 기대감이 크다"며 "혼자하기 어려운 것을 케어해준다는 측면에서 본인부담금을 지불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50대 B 환자는 "본인부담금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 이것 때문에 참여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며 "대부분의 환자가 설명을 들으면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즉, 기존에 무료로 실시했던 사업과 비교했을 때도 환자가 느끼기엔 본인부담금이 충분히 허용범위 안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 각 참여 의원은 환자 등록을 마치게 되면 교육상담기간 동안 큰 메뉴얼 아래 각 환자 사례를 점검하며 관리를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범사업을 점검한 뒤 본 사업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며, 환자 교육상담 방향성에 대해서는 참여 의원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게 곽 원장의 의견이다. 곽 원장은 "궁극적으로 환자별로 똑같은 매뉴얼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으로 가려한다"며 "운동과 식이요법 그 다음은 사회적인 여건을 체크하고 아우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환자별로 놓인 상황을 관리하는 것은 참여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숙제다"며 "이것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과 시도가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페셜리스트 향한 첫걸음…기대반 걱정반" 2019-01-07 12: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2019년도 제62차 전문의자격시험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시험 준비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해도 해도 모자란 느낌이다. 시험을 앞두고 떨리지만 준비한 만큼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목표다." 7일 아침 일찍부터 전국의 전공의가 각 전문과목의 '스폐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전문의 자격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한곳으로 모였다. 삼육대학교에서 7일 오전 9시부터 시행된 '2019년도 제62차 전문의자격시험'은 총 26개 과목의 전공의가 시험을 치르게 되며 이날 시험은 1그룹에 배정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예방의학과 △가정의학과 △결핵과 등 13개과의 전공의가 응시했다. 나머지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핵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2그룹에 포함된 과목은 오는 11일 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다. 이날 전문의자격시험에 응시하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삼육대학교를 찾은 전공의들은 개인적으로 시험장을 방문하거나 각 과목별, 수련병원별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시험장을 찾았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대부분의 수험생은 긴장한 기색을 보인가운데 함께 고사장을 찾은 전공의들은 서로 "얼마나 공부했어?", "최근에 너무 바빠서 충분히 못한 것 같다" 등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시험을 앞둔 전공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시험을 준비할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직접 고사장으로 나오니 떨리는 것 같다"며 "준비한 만큼 실력을 발휘하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전문의자격시험 고사장 앞에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원들이 합동 부스를 차리고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현장에 직접 방문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전문의 시험은 시험을 치루는 전공의에게도 국가적으로 전문분야 의사가 배출되는 날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며 "임직원들이 응원의 말을 전하고 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험 출제 과정에서 많은 교수님들 노고가 컸고, 다들 시험을 잘 보고 합격해 앞으로 현장에서 의사로서 환자를 잘 돌보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날 시험을 치른 전공의들이 최종적으로 합격하게 되면 이후 개원, 펠로우, 봉직의 등 다양한 진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그 중 많은 학회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입원전담전문의의'. 시험장을 찾은 전공의는 아직까지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생각은 '반반' 이라고 밝혔다. 내과 A전공의는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우선 세부전공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주변의 동기들도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서는 50%정도는 생각하고 있고 확실히 가겠다는 것보다는 고려해보는 정도의 고민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전문의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 경환경이나 의료 환경이 안 좋기 때문에 전문의를 취득하고도 과거보다 선택을 하는 쉽지 않다"며 "회장으로서 어떻게 활로를 만들고 기회를 만들어야 할까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개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현재 의협차원에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며 "각 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을 늘려야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살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2019년도 제62차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한 전공의들의 1차 시험 합격자는 오는 15일 발표되며, 1차 시험을 통과하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2차 시험(실기 및 구술시험)을 각 학회별로 응시하게 된다.
"불꺼진 병동·떠나간 동료들…하지만 아직 꿈을 그린다" 2018-12-07 05:3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금방 열릴 줄 알았던 굳게 닫힌 응급분만실의 유리문은 이미 6개월째 먼지가 쌓여가고 있다. 하나씩 불이 꺼지기 시작했던 병동은 어느덧 한 층으로, 또 하나의 층으로 번져가며 어둠으로 변해갔고 그 안에 쉴새없이 움직이던 수백명의 의사와 간호사들 그리고 환자들은 전국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올해로 55년, 반 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국내 여성의학의 산실로 꼽히던 제일병원은 오늘도그렇게 불이 꺼져가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아무도 이렇게 긴 시간이 될 줄 몰랐던 제일병원의 현재. 하지만 몰락과 재기의 갈림길에 선 그곳에는 아직도 의사와 환자, 간호사가 있다. 떠나간 사람과 남은 사람들. 그들은 무엇을 보고 자리를 지키고 어느 것에 실망해 정든 병원을 떠났을까. 그 갈림길에 메디칼타임즈가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제일병원의 본관. 수백명의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이 북적대던 그곳의 불은 이미 절반 이상 꺼져버린지 오래다. 제일병원이 위험하다는 소식이 조금씩 새어나오던 것도 잠시 병원의 재정 상태는 순식간에 도마 위에 올랐고 임금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극단적인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그나마 잠시 이를 감내하기로 한 대타협의 결과로 응급 처방이 나왔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는 못했다. 임금 지급이 1년여간 지속되면서 결국 이렇게 마주했던 노조원들까지 하나 둘 병원을 떠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과 1년여만에 제일병원의 병동은 하나씩 불이 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하나의 병동에서 시작된 것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직원들을 막지 못하면서 한 층 한 층 문을 닫는 병동은 늘어갔다. 결국 2018년 12월 현재. 제일병원은 사실상 호흡기로 연명하는 상황에 놓였다. 병원의 몰락의 시초인 응급실은 이미 문을 닫은지 수개월이 흐르고 있고 무려 300병상이 넘게 불이 꺼지면서 분만 기능도 사실상 중단됐다.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어? 에이 금방 해결되겠지. 그렇게 하루하루 버텨온 거에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여성병원이잖아요. VIP도 많았고. 저만 해도 지금 몇 차례나 움직였는지 몰라요. 여기로 갔다가 거기 닫으면 다시 저리로 옮기고 하면서. 이제는 우리끼리 만나도 누구 나갔네 말았네 하는 얘기도 안해요. 그만큼 너무 많이 나가서 이제는 화제도 안되는거죠." 제일병원을 아직 지키고 있는 한 간호사의 말이다. 그렇게 하나둘씩 간호사들이 떠나가면서 제일병원의 상징인 본관은 사실상 건물만을 남겨 놓은 채 개점폐업 상태에 이르고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고자 야심차게 문을 연 여성암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병동이 문을 닫고 간호사들이 떠나가면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된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게 제일병원은 이제 '병원'의 기능을 잃은채 사실상 '의원'의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곳은 외래센터와 의학연구소 정도에 불과하다. 외래와 입원 중 이제 외래 기능만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일병원의 상징과도 같았던 모아센터도 거의 대부분이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분만이 이뤄지지 않으니 모아센터의 기능도 유지될 수 없을 터. 간신히 1층의 일부 구역만을 유지한 채 환자들의 팔로업만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다. 병원과 사생결단을 각오하며 싸웠던 노동조합 사무실. 그 곳도 이제는 을씨년스러울 만큼 조용하다. 그 안에 붙어있는 수십장의 대자보는 '추석'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최소한의 단발마조차 없어진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국내 여성의학의 역사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수많은 추측이 분분하다. 누군가는 저출산을 말하고 어느 곳에서는 이사장의 방만한 경영을 지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곳에 산모와 환자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정상화 약속을 믿고 의료진을 신뢰하며 제일병원을 찾았던 환자들은 일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병원을 찾지 못했다. 그 약속을 지키려 월급조차 받지 못하며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들도 그 가운데서 길을 긿었다. "산부인과는 약간 다른 과목들하고 느낌이 달라요. 아무리 환자가 많아도 다들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것이 10달을 함께 하잖아요. 그 아이가 뱃속에서 커가고 산모들이 그 날을 기다리던 순간들을 함께 하는 거에요. 제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서도 병원을 나오지 못한 것도 그 이유가 컸어요. 그 산모들이 다 눈에서 아른거린다니까요." 최근 정든 직장을 떠난 간호사의 말이다. 수개월째 체납되는 월급을 감내하던 그는 제일병원이 분만 기능을 중단하자 미련없이 병원을 나왔다. 더 이상 병원을 지킬 이유가 없었던 이유다. "저는 그만큼 병원을 믿었거든요. 산모들에게도 항상 그렇게 얘기했어요. 잠깐 시끄러운 것 뿐이고 아이를 만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꺼다 하고. 헌데 분만장을 닫아버리니 전 거짓말을 넘어 사기를 친 셈이 됐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버텨요." 그렇게 저마다의 이유로 병원을 떠나가고 이제 제일병원에는 의료진이 절반도 남지 않았다. 그들을 돕던 행정 직원들도 마찬가지. 다들 평생 직장으로 믿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발 딛을 틈 없던 외래 접수실은 이제 한가로이 거닐 정도가 됐고 입퇴원계 등 원무과는 단 한명이 모든 업무를 도맡고 있다.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설치했던 예진실, 설명간호사 데스크는 이미 불이 꺼진지 오래. 이미 환자들마저 떠나버려 곧바로 의료진을 만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일부 의료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제일병원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을 믿고 따라준 환자를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의료진의 사명감이다. "나라고 이렇게 앉아있고 싶겠어요. 오라는 곳도 꽤 있었어요. 헌데 환자 얼굴을 보면 못나가요. 그래 이 사람까지는 내가 해결하고 나가야지 하면서. 그러다보면 이런 상황에서도 또 환자가 오고. 그 절실한 사연들을 아니까 그래 여기까진 해야지 하고." 제일병원에서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교수의 말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자신에게 배우기 위해 병원에 들어선 후배들을 향한 마음도 녹아있다. 이름만 대면 어느 병원에서도 탐낼 만한 명의들이 아직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나야 나가도 갈 곳이 있지만 레지던트 애들은 무슨 죄에요. 지금같은 시기에 산부인과 지원한 것도 얼마나 용기가 필요했을텐데. 내가 나가더라도 얘들은 다 어떻게든 해결을 해주고 나가야죠. 물론 그 안에 병원이 정상화되서 수련을 마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현재 제일병원은 12월 중순을 목표로 또 다른 인수 협상자와 논의를 진행중에 있다. 이미 수차례 다양한 인수자들이 거쳐갔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무산된 협의가 이제는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불꺼진 병동에서 떠나간 동료들을 보며 가슴을 치면서도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지키고 있는 아직은 제일병원 식구인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제일병원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던 그 날로 돌아가는 것. 환자들의 미소에서 보람을 찾던 그 순간을 다시 맞는 것. "다들 왜 안나가냐고 하는데 사실 저는 제일병원에 입사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사고 했거든요. 여기에 제 삶이 다 녹아있는 거에요. 스테이션부터 의자 하나하나. 그 안에서 같이 웃고 울던 동료들. 다 제 삶이에요. 나가면 송두리채 내 삶이 지워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이사장, 경영, 부채 그런걸 다 떠나서 같이 힘내던 그 날들이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평생 직장으로 믿고 들어왔으니 아직은 막연하게나마 그 희망이 있는거죠." 2018년 12월 현재 1인 3역을 하며 제일병원을 지키고 있는 고참 간호사의 마지막 말이다.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 낡은 왕진가방 안에 답 있어요" 2018-11-27 12:00:59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오전 11시 50분. 서울시 노원구 파티마의원 장현재 원장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왕진에 나설 채비를 시작했다. 그는 익숙한 모습으로 왕진가방을 챙긴 후 10년째 그와 함께 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한 뒤 중계동 104번지로 향했다. "언제부터 한번 와달라고 연락을 받았는데 오늘에서야 가네요. 솔직히 당장 외래에 환자가 있는데 이들을 뒤로 하고 왕진을 나가는게 쉽지 않아서…" 차로 10분쯤 달려서 도착한 곳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로 알려진 중계동 104번지. 주민 상당수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많다. 장 원장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당시 이 마을 초입에 개원하면서 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왕진을 다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마을 주민치고 장 원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날 왕진을 요청한 환자는 김말순(가명·85세)할머니. 10여년 전 당뇨로 오른쪽 발을 절단한 이후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면서 병·의원 진료도 어려워졌다. 동네 특성상 문 밖을 나서면 계단과 내리막길인 탓에 혼자 집 밖 외출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고 선생님, 바쁜데 어떻게 오셨어." "한번 온다 온다하고 못와서 오늘 작심하고 왔어요. 당 수치부터 확인할까요? 어깨랑 배는 괜찮으시고요?" "늘 아프지 뭐. 휠체어 타니까 어깨도 늘 아프고." "그럼 주사(근육내자극주사) 한대 놔드릴까요? 장 원장이 할머니와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으며 간단히 진료를 마치자 어느새 10분이 흘렀다. "할머니, 다음에 또 올께요. 방은 깨끗하네요. 요양보호사는 잘해줘요? 심심할 때 말벗은 되죠? 불편한 점 있으면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한테 얘기하시고요." "아이고 고마워. 이 의사양반은 참 고마운 사람이야. 명절날에 나 한명을 치료해준다고 일부러 집까지 찾아와줬잖아. 10년도 다된 얘기지만 아직까지도 고맙지뭐야." 오랜 세월 함께한 탓일까. 장 원장은 할머니의 건강뿐만 아니라 방 상태는 청결한지, 우울감은 없는지, 식사는 잘하고 있는지 등을 두루 챙겼다. 왕진을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12시 40분경. 환자 한명만 다녀왔을 뿐인데 50분이 훌쩍 지났다. 이렇게 진료하고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급여비용은 일반 진찰료 및 진료료 이외 소정의 교통비 정도가 전부다. 그마저도 백사마을 노인 환자 상당수가 생활형편이 어렵다보니 별도의 교통비는 기대하기도 어렵다. "개인적으로 봉직의 의사가 한명 더 있으니 가능한 일이죠. 저도 혼자 개원하면서 왕진은 쉽지 않아요. 별도 수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고령화시대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늘어가는데 점점 더 필요할 것이라고 봐요." 10년째 왕진하며 다듬어진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 모형 사실 장 원장의 왕진은 단순히 일회성 진료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97년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한 것. 그의 왕진 시스템은 '의사 및 방문간호사-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일단 사회복지사가 한달에 한번 꼴로 해당 환자의 집을 방문해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고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장 원장과 공유한다. 이와 함께 요양보호사에게도 해당 환자가 필요로 하는 (돌봄)서비스를 전달하며 요양보호사는 매일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청소 및 말벗을 해준다. 이 과정에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부분은 장 원장에게 전달한다. 그럼 장 원장은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를 통해 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방문간호 지시서를 작성해 욕창케어 등 간호 서비스를 하도록 조치하고, 의료적 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왕진을 나간다. 이날 왕진을 받은 김 할머니처럼 거동이 불편한 경우 장 원장이 처방한 약을 직접 가져다 줄 형편이 안될 때 사회복지사가 대신 전달을 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장 원장은 인근에 거주하는 장기요양보험 대상자 환자의 상태를 거의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그가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에 발맞춰 병원 내 재가복지센터를 설립, 사회복지사(4명)와 요양보호사(80여명)를 채용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다른 재가복지센터와는 의사인 장 원장이 시설장인 덕분에 사회복지적 측면인 '돌봄'케어 이외 '의료'적 케어가 가능하다. 의료기관이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함에 따라 '의료'라는 테두리 내에 '복지'를 녹여낸 것. 김 할머니처럼 필요한 경우 왕진을 통해 만성질환을 수시로 케어해 결과적으로 응급실 등 상급 의료기관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쏟으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 한국형 모형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왕진을 마치고 돌아서며 장 원장은 노인환자의 노년의 삶의 질을 고려할 때 '왕진'시스템이 확산, 정착됐으면 하는 게 바람을 드러냈다. "촉탁의사로 인근 요양원에 100명 가까운 환자를 보고 있는데 가끔 가보면 안쓰러워요. 개인적으로 모든 환자가 집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설이라는게 아무리 좋아도 규제가 필요할테고.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의 지원을 받고 의사가 의료적 케어를 해주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거든요. 제가 왕진가는 환자들처럼요."
"국시원도 부러워하는 실습 공간, 자유와 협력이 철학" 2018-11-22 05:30:58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학생과 모의 평가자가 임상술기실로 들어가면 평가자가 One-way미러로 밖에서 이를 지켜보며 그 자리에서 컴퓨터로 채점을 시작한다. 그 시간 본과생 전원이 들어갈 수 있는 임상실습실에서는 이를 모니터링하며 점검할 수 있으며 맞은편에 있는 PBL실에서는 학생들이 모여 이에 대한 토의를 진행한다. 필요하다면 4~5명씩 팀을 이뤄 모니터로 상호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CCC실에서 같은 학년 학생 모두가 모여 논의를 시작한다. 마치 먼 미래의 캠퍼스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지만 이미 이를 구현하고 있는 대학이 있다. 최근 새 둥지를 튼 성균관대 의과대학이다. 성대의대의 아이디어와 삼성의 자본, 기술력이 만나 새롭게 제시하는 새로운 캠퍼스의 모습. 의사 국가시험을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견학을 와서 감탄하고 부러워했다는 그 캠퍼스는 어떤 모습일까. 새롭게 문을 연 성대의대의 임상교육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첨단 시설과 압도적인 공간이다. 학생들이 눈치를 보며 빈 강의실을 찾으러 다니고 토론을 하기 위해 인근 커피숍을 예약하는 예는 이제 성대의대에 없다. 각 층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로비 공간은 한 학년 전체가 앉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롭다. 그룹 스터디를 위해 만든 은행홀과 나무홀도 마찬가지다. 이 안의 모든 것은 학생들 스스로 만들고 이동할 수 있다. 책상을 모두 붙이면 50명 가량이 한번에 앉는 토의실이 되고 모니터 앞으로 책상을 모으면 빔 프로젝터 등을 활용한 소규모 모임도 가능하다. 성대의대 최연호 학장은 "그룹 토의 공간인 은행홀과 나무홀을 만들때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지만 학생들을 위한 사실상의 빈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며 "책상을 갖다 놓건, 의자를 치우건 모든 것은 학생들이 채우고 비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성대의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PBL 시설도 수백명의 정원을 가진 의대보다 더 많이 만들었다. 학생들이 빈 강의실을 전전해 가며 그룹 과제를 하는 것이 안타까운 터였다. 3면이 모두 화이트보드로 채워진 이 공간의 특징도 열린 공간이다. 벽에 마음대로 글씨를 쓰고 모니터를 옮겨 다니며 필요에 맞춰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다. 예과부터 본과까지 전 학년을 통틀어야 240명에 불과해 서울의대 등 주요 의대의 한 학년 수밖에 안되는 만큼 최대한 자주 모여서 함께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넓은 강의실에서 일방향적으로 주입되는 학습에서 멋어나 소그룹을 이용한 토론으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주도적 학습을 이끌고자 하는 의지. 최 학장은 "소그룹 학습은 타 의대들이 동경하는 성대의대만의 최대 강점"이라며 "새롭게 문을 연 임상교육장에서 이를 더욱 권장하고자 곳곳에 이를 위한 공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임상실습을 위한 공간들이다. 단순히 책으로 배운 지식에 매몰되는 의사를 만들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들이다. 단순히 국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보다는 학생들이 충분한 실습으로 곧바로 진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하는 장치다. 우선 실습을 진행하는 OSCE, CPX 등 임상실습실은 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전국 의대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국시원보다 넓은 공간에 이를 배치한 것도 자랑거리. 총 6개로 구성된 개별 임상실습실은 진료실처럼 꾸려진 공간에 학생과 모의 평가자가 들어가면 검찰청 취조실에서나 볼 수 있던 One-way 미러를 통해 평가자가 면밀히 이를 관찰하게 된다. 과거 이를 수기 등으로 입력해 다시 컴퓨터로 옮기던 것과 달리 이 모든 임상실습실 외부 One-way 미러 옆에는 평가자가 바로 평가점수와 코멘트를 입력할 수 있는 기기가 부착됐다. 단순히 개별 임상실습실만 구축한 것이 아니다. 한번에 40~50명이 들어가 실습을 참관하며 소규모로 토의를 할 수 있는 임상교육장도 만들었다. 개별 임상실습실에서 실습을 마치고 이 모습을 살펴보며 동료들끼리 서로 토론하며 문제점을 찾아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마찬가지로 CCC(Creativity and Curiosoty Classroom)로 명명된 공간도 마찬가지 기능을 한다. 과거 일렬로 놓여있던 책상과 의자를 완전히 소규모로 분리해 아예 4~6명 단위로 그룹을 조성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특히 실시간으로 인터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최신 통신시설을 갖춰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곧바로 자료를 공유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장치도 추가했다. 최연호 학장은 "국시원에서 이 시설들을 보고 이 곳에서 의사실기시험을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할 정도로 수준높은 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며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첨단 시스템과 시설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학습실도 성대의대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는 공간이다. 과거 자리를 맡느라 새벽부터 전쟁을 벌이는 학생들을 위해 이번에 새롭게 만든 학습실은 모든 학생이 앉아도 자리가 남을 만큼 넉넉한 좌석을 준비했다. 특히 국시를 앞둔 본과생들이 편안하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도 만들어 배려했다. 최연호 학장은 "새로운 실습공간을 관통하는 교육 철학은 자유와 협력"이라며 "자유롭게 공부하고 마음껏 토론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팀 정신을 만들고자 곳곳에 이러한 철학들을 새겨 넣었다"고 말했다.
"구속, 남의 일 아니다" 또다시 거리로 나선 의사들 2018-11-12 06: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미세먼지가 많아 흐리고 뿌연 날씨가 지금 의사들 앞에 닥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너나 구분 없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11일 의사들이 또 다시 거리로 나왔다. 손을 밖에 내놓고 있으면 입김을 불어야 할 정도로 추운날씨와 미세먼지 상태도 '나쁨'을 기록했지만 전국에서 의사 구속의 불합리함을 지적하기 위해 전국에서 대한문 앞으로 모여들었다.(경찰추산 5000명, 주최 측 추산 1만 2000명)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성남OO병원 의사 3인이 과실치사혐의로 법정구속된 것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11일 오후 2시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었다. 이날 의협이 준비한 피켓은 모두 10장으로 '진료의사 부당구속 국민건강 무너진다', '의료분쟁특례법 제정하라', '방어적인 진료조장 사법부가 책임져라' 등 다양한 문구가 담겨 있었다. 각각 적혀있는 피켓문구는 다르지만 모두 의사구속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는 내용. 의협 집행부는 현실적인 대책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결의발언을 통해 "의료계 대표자들이 전국의사 총파업 필요성에 동의했다"며 "실행 시기와 방식의 결정은 의협 집행부에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궐기대회에 참석한 서울소재 B원장은 "내부 의견이 엇갈려 파업까지는 가지 못할 것으로 봤는데 의협이 칼을 뽑아든 것 같다"며 "정부나 사법부도 이번 행보를 보고 무척 당황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궐기대회에서는 프로그램 중간 중간 퍼포먼스를 넣어 연대사나 결의발언 등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부나 시민들에게 의료진이 겪는 현실을 호소했다. 첫 번째 퍼포먼스의 경우 '러시안룰렛'을 차용해 의료현장에 있는 의료진 누구든지 언제 발사될지 모르는 총구 앞에서 두려움에 처해 있는 의료현실을 지적했으며, 두 번째 퍼포먼스는 최대집 회장이 잘못된 의료 위기 시계를 다시 되돌려야 한다며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타난 의사들. 앞서 열린 2번의 궐기대회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강원도에서 자녀들과 함께 왔다는 의사는 "사회에서 보기엔 그렇지 않겠지만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끝이 안보이고 희망이 안 보이는 느낌이다"며 "저희 자녀들뿐만 아니라 누구한테든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여서 아이들이 조금 힘들 수 있겠지만 함께하는 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같이 나오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자녀와 함께 나온 또 다른 의사는 "선의로 진료를 했는데 그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구속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의사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가 어리지만 표현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이미 오랜 기간 현장에서 활동한 의사들도 거리로 나와 후배들에게 힘을 보탰다. 본인이 70대임을 밝힌 대전시의사회 소속 회원은 "그동안 의사회 활동을 활발히 한 것은 아니지만 힘을 보태기 위해서 나왔다"며 "궂은 날씨에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미 나이를 먹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배들이 안심하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두 팔 걷고 나서야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의사협회는 궐기대회 현장을 유튜브를 통해 궐기대회 시작부터 청와대 앞 발언까지 생중계를 실시했는데 시청자가 적게는 100여명에서 청와대 앞 발언 시에는 1000여명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생중계 실시간 채팅창에는 "오늘의 함성이 의료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외과 의사들이 제일 고통스럽겠다", "직접 가진 못했지만 추운데 고생한다 파이팅" 등 궐기대회를 향한 의사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반증하듯 궐기대회가 열리는 시간동안(14:30~17:30)을 기준으로 N포탈 뉴스토픽 순위에는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궐기대회가 끝난 뒤 서울 G구의사회 회원은 "앞서 열린 두 번의 궐기대회보다 인원수는 더 적을지 모르지만 짧은 준비기간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의사들이 많은 것 같다"며 "그만큼 이번 사안이 의사들에게 더 크게 다가왔고 표출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정부가 만든 '괴물', 표류하는 제주 녹지국제병원 2018-10-22 12:00:59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정부 협의로 만들어진 제주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이 사실상 개설허가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과 아직 모른다는 시선이 교차하며 표류하는 모습이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위치한 제주헬스케어타운. 넓은 부지에 단독으로 위치한 병원이 하나 있다. 국내 1호 영리병원으로 잘 알려진 '녹지병원'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녹지병원의 최종 개원허가 여부 결정 시점에 대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직접 녹지병원이 위치한 제주헬스케어타운을 찾았다. 녹지병원은 최근 개원허가 문제로 뜨거운 감자지만 외부의 시끄러운 분위기와는 다르게 병원 주변은 '정적'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렸다. 병원 개원허가가 아직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평일 일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니는 차량도, 사람도 쉽게 마주치기가 어려웠다. 병원을 방문한 기자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굳게 잠겨있는 문. 외부인의 출입을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정문과 후문 모두 문을 잠근 후 자물쇠로 한 번 더 문을 걸어 잠갔다. 후문의 경우 건물 안쪽은 의자로, 건물 바깥쪽은 모래주머니로 문을 막아놔 최근에 이 출입문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건물 안쪽을 쉽게 볼 수 없도록 1층 내부 대부분을 블라인드로 가려놨지만, 출입문을 통해 내부를 살펴봤을 때는 병원보다는 큰 컨벤션홀에 가까웠다. 기자가 유일하게 내부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후문에 위치한 점자 안내판. 점자안내판은 지하 1층부터 2상 3층까지 어떻게 구성이 돼 있는지와 함께 1층의 건물구조도가 명시돼 있었다. 점자안내판을 살펴보면 지하1층은 행정사무실, 세미나실, 컨벤션홀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1층 수술실, 시술실, 피부 관리실 △내시경 등 각종 검사실 △병실 순으로 위치하고 있다. 특히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1층에 위치한 피부 관리실로 기본 피부 관리실 이외에 VIP피부 관리실, VIP상담실, VIP대기실을 따로 마련해 기존의 비영리법인 병원과 다른 풍경이 있다. 병원 문도 잠겨있고, 내부 불도 꺼져있고 그렇다면 정말로 병원 내에 상주하고 있는 인원이 없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찰나 병원 한쪽 조그만 문을 통해 직원이 드나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녹지병원은 병원인력으로 의사 9명, 간호사 28명, 국제의료 코디네이터 18명 등의 직원의 채용을 마친 상태다. 또 녹지병원은 2만 8163㎡ 부지에 지상 3층·지하 1층(연면적 1만 8223㎡) 규모로 세워졌지만 넓은 부지 위에 방치돼 있는 상황. 기자가 만난 녹지병원의 직원들은 개원허가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난감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녹지병원 A직원은 "이미 작년에 건물이 완공되고 장비까지 세팅이 된 상태에서 기다림이 길어져서 그런지 특별한 생각은 없다"며 "내일이라도 허가만 떨어지면 진료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인데 아쉬울 뿐이다"고 말했다. "녹지병원 개원 사실상 물 건너갔다" vs "그래도 아직은..." 현재 녹지병원 개원은 최근 공론조사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로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최종 설문조사에서 제주도민 참여 배심원단 180명 중 △개설허가 반대 58.9%(106명) △개설허가 찬성 38.9%(70명) △판단유보 2.2%(4명) 동으로 반대가 과반이상 나왔다. 이와 함께 공론조사위원회는 제주도에 제출하는 권고문에 △녹지국제병원을 비영리병원 등으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녹지국제병원 고용자들 일자리와 관련해 제주도 차원에서 정책적 배려 검토 등의 의견을 제출했다. 조사위원회의 권고안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대한 권고안을 존중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녹지병원의 개원은 어렵지 않겠냐는 일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반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CD) 등 녹지병원 관계자들은 개원 승인과 관련해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기영 JCD 의료산업처장은 "원래 복지부가 녹지병원을 승인할 때도 비급여 진료과목에 대해서만 허가를 해줘서 피부과, 성형외과, 건강검진센터 등에 초점을 맞춰 기획이 된 것"이라며 "아무래도 일반적인 병원과는 다르기 때문에 쉽게 전환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녹지병원 앞에는 숙박시설을 짓고 있는데 이 건물은 병원과 연계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녹지병원을 찾은 환자와 가족관광객이 오면 환자는 병원에 머물지만 남은 가족들은 병원 앞에서 숙박을 하며 관광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 때문에 단순히 녹지병원을 비영리법인 전환하거나 국공립 병원으로 전환하는 대안의 실행은 어려워 보인다는 게 김 처장의 의견이다. 실제 현재 녹지병원을 기준으로 대각선으로 50m 가량 떨어져 있는 건물은 개원허가 결정 여부의 영향인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기자가 병원을 방문한 이틀 동안 공사가 중단된 채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개원허가 칼자루 쥔 제주도청 깊어지는 고민" 개원허가 칼자루를 쥔 제주도청은 여전히 이렇다 할 답 없이 1년 가까이 개설허가를 미루고 있다. 제주도청 보건건강위생과 관계자는 "지역주민, 녹지재단, 채용된 직원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있어 도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조사위원회 권고안을 중심으로 협의 중이고 빠른 결정을 내기 위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로선 녹지병원의 개원허가 방향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 난 것이 없다는 것.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사항은 없고 도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가 다 같이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응급실은 오늘밤도 주취자 전쟁터…경찰 상주 의미 무색 2018-07-20 06: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술 드신 거 맞죠? 검사하면 나옵니다."(간호사) "어제도 오셨는데 오늘 또 오셨네요. 격리실에서 수액 맞고 술 깨고 가시겠네요."(경찰) 지난 18일 밤 11시 서울의 한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이하 응급의료센터). 예진실에서 119 구급대원에게 실려 온 주취자를 살피는 간호사의 얼굴에는 고단함이 묻어난다. 반면 호송 침대에서는 술에 취한 환자가 간호사의 말은 듣지 않고 숙면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응급의료센터에서 일상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최근 이 같은 서울시 응급의료센터 모델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의료인 폭행사건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찰이 늘 상주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부 환자단체는 주취자 폭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도 이 같은 경찰 상주 응급의료센터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8일 서울의 한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실 의료진 및 상주 경찰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어색한 의료진과 경찰 기자가 찾은 응급의료센터는 입구에서 경찰이 대기하며, 주취자 및 행려자가 이송될 경우 신원 확인 및 혹시 있을지 모를 난동이나 폭력을 대비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의료진은 경찰이 상주함에도 애써 만든 주취자 대응 프로토콜(Protocol)을 단 한 번도 지켜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응급실에 상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노숙인 구호 체계와 주취자 대응 체계를 만들었는데 단 한 번도 이 같은 체계로 해본 적이 없다"며 "경찰이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상주하는데 제대로 된 신분확인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그동안 경찰의 태도는 문제가 있었다"며 "물론 모범이 되는 경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상주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심지어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여자 인턴이 주먹으로 얼굴을 맞은 적도 있다"고 경찰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이 응급의료센터는 의료진과 상주 경찰 사이의 마찰을 빚어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만, 의료진은 최근 익산 응급실 의료인 폭행 사건 이 후 경찰이 능동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밤 11시 이 후부터 119 구급대원이 이송해 온 주취자 여럿이 응급의료센터에 등장하자 경찰은 근처에 머물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폭력 및 난동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주취자를 두고 의료진과 상주 경찰과의 그 어떤 대화도 볼 수 없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응급실 의료진 폭행 사건을 계기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데 경찰이 상주하는 것은 그래도 도움이 된다"며 "주취자가 의료진은 겁을 먹지 않지만 경찰을 보게 되면 조용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취자 강력 대응, 우리도 하고 싶은데…" 새벽 12시가 지날 무렵. 두부손상 환자를 119 구급대원이 이송해왔다. 술을 마셨냐는 간호사의 질문에 환자는 혀가 꼬인 발음으로 "마시지 않았다"고 간호사와 언쟁을 벌인다. 이를 지켜보는 상주 경찰은 어떤 생각일까. 기자 옆에 있던 한 상주 경찰은 "우리도 테이저건을 소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취자가 난동을 벌이거나 폭력을 할 경우 사용해야 하는데 자칫 민사적으로 휘말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보다 능동적인 대응을 펼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적극적이 대응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당 상주 경찰은 2016년도부터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테이저건을 사용한 경험이 없다. 함께 있던 다른 상주 경찰도 "우리가 개입할 때는 첫째로 주취자가 자해 또는 난동을 벌일 경우와 둘째로 병원 시설을 파손할 경우"라며 "마지막으로 기타 경찰의 초동 조치가 필요할 때 인데 이 경우가 경찰이 대응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당장 주취자가 의료진에게 폭언을 할 때 경찰이 나서 주취자를 제압해야 하는가"라며 "과잉조치로 문제가 될 수 있지 않겠나. 자칫 인권위에 제소가 될 수도 있고 이와 관련된 사례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처지는 병원 자체 보완직원도 마찬가지. 3인 2교대로 운영되는 병원 보안직원들도 주취자가 폭력을 행사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한다. 더구나 주취자 폭력에 의해 부상을 당해도 치료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센터 보안직원은 "주취자가 보안직원의 뺨을 때려도 말로 제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주취자가 말로 한다고 듣겠나. 이 때문에 보안직원에도 상습 주취자를 일컫는 블랙리스트가 있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찰 상주 모델 발전하려면…"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보는 응급실 폭력 예방 방법은 무엇일까. 의료진은 무엇보다 경찰이 상주하는 만큼 주취자 폭력 발생 시 바로 고소,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경찰이 상주하는 응급의료센터 모델이 발전하려면 주취자가 폭언이나 폭력, 난동을 벌일 시 즉시 고소나 고발 절차를 밞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경찰 측은 자체 네트워크를 이유로 어렵다고만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상습 주취자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병원 보안직원은 "아침에 수액을 맞히고 돌려보냈던 주취자가 좀 전에 다시 실려 왔다"며 "이들에게는 응급실이 좋은 것이다. 한 여름에 덥지 않고, 수액까지 주사해주니 얼마나 좋겠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상습주취자는 이미 중독 상태가 된 분들이다. 이들이 중독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며 "최근에 노력해서 이들을 보낼 수 있는 시설 한 곳과 연결시켰는데 현재로서는 상당히 부족하다. 정부가 진정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습 주취자들의 치료비 대부분은 국가에서 납부하는 세금으로 이뤄진다.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면 정말 황당함을 넘어 분노할 것"이라며 "상습주취자에 대한 중독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세계 첫 24시 한방진료센터, 수익성 바라면 힘든 일이죠" 2018-06-12 06: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경희의료원 24시 한방진료센터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수익성을 바란다면 힘든 일이죠. 경희의료원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에요. 경희대의 상징성이죠." 국내에서 최초로 양한방 협진 시스템을 만들며 새 바람을 일으켰던 경희의료원이 또 한번 파격적인 시도에 나서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응급의료센터와 나란히 24시 한방진료센터를 만들어 양방과 한방 모두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사실상 국내를 넘어 세계 최초의 한방 응급실을 만든 셈이다. 24시 한방진료센터 류재환 센터장은 "국내 한의학과 한방병원을 리드하고 있는 경희대인 만큼 그 상징성을 보이기 위한 방안을 찾은 끝에 24시 진료센터를 열게 됐다"며 "24시간 동안 양방과 한방 진료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응급실 개념을 연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과연 24시 한방진료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는 것일까. 현장에서 살펴본 24시 한방의료센터는 응급의료센터와 유사한 개념을 지니고 있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365일, 24시간동안 한방 전문 의료진이 자리를 지킨다는 점이다. 업무를 돕기 위해 간호사 등의 의료인력 또한 배치된다. 운영은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와 같이 전문과별로 의료진이 배치돼 24시간 진료를 진행하며 응급시 교수들이 투입되는 '응급 콜' 시스템도 갖췄다. 사실상 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만 있을 뿐 응급의료센터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한방병원이 운영되는 시스템인 셈이다. 이를 위해 24시 한방진료센터는 동서협진실 교수들과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모든 진료과목 의료진들이 교대 근무를 서며 자리를 지키게 된다. 류 센터장은 "의료법상 한방병원에는 응급실 명칭을 쓸 수 없어 24시 한방진료센터라는 간판을 붙인 것 뿐 응급실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며 "24시간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콜 시스템을 통해 응급 입원, 치료 모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4시 한방진료센터 내부는 사실상 작은 한방병원이라고 할 만큼 모든 장비와 약제를 갖추고 있다. 진료실에 들어가면 우선 가장 먼저 다빈도 한약제제 50여종이 가득 찬 약 상자들이 눈에 띈다. 한약의 특성상 조제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다빈도 약제와 재료의 경우 미리 24시 한방진료센터에 구비해 놓은 것이다. 이 약 상자에는 반백탕가미를 비롯해 내소화중탕, 견통도담탕, 유풍단과립 등 많이 처방되는 약제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진료실에 배치된 침상에는 침부터 부황, 뜸, 온열치료 등 한방 치료가 모두 가능하도록 관련 기기들과 도구를 준비해 놓았다. 또한 교수의 진료를 원할 경우 곧바로 의뢰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고 입원 또한 즉각적으로 가능하도록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류재환 센터장은 "한방적 치료에 있어 다빈도에 해당하는 근골격계 질환부터 안면 마비, 기능성 질환, 신경정신계 질환 모두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24시 한방진료센터에 갖춰놓았다"며 "남여노소 특정한 환자군에 얽매이지 않고 대처가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은 여기에 교통사고 손상이 있는 환자들을 타겟팅 하고 있다. 최근 교통사고 환자들이 한방 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는 "교통사고 손상이 있는 경우, 자동차보험 적용을 통해 본인부담없이 빠른 시간 내에 한방치료를 통해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며 "상해 정도에 따라 24시 진료센터를 통해 한방병원에 바로 입원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24시 한방진료센터를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와 나란히 배치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방 진료과간 협진을 넘어 응급환자의 경우도 양한방 협진을 도모하고자 하는 큰 그림이다. 하지만 가장 큰 메리트는 가격에 있다. 일반 병의원의 응급의료센터는 야간, 응급 가산이 붙어 진료비가 비싸지지만 24시 한방진료센터는 이를 전혀 받지 않기 때문. 한방병원 진료 시간에 내원하는 것과 새벽 2시에 24시 한방진료센터를 오는 것에 진료비 차이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또한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가장 큰 수익원인 보약 등도 최대한 판매를 자제하고 치료적 부분에 매진하기로 했다. 실적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류재환 센터장은 "일각에서 24시 한방진료센터가 수익성을 목적으로 인력과 시설을 돌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24시 한방진료센터는 경희대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시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희의료원을 비롯해 경희대 한방병원은 국내 최고의 한의학 교육기관이며 수련기관"이라며 "수익에 치중하기 보다는 정도를 걸으며 길을 열어가야 하는 상징적인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만성 인력 부족 중소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존폐 위기" 2018-05-24 06: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미즈메디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산부인과 전문병원 미즈메디병원은 최근 신생아중환자실(NICU)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태 이후 보다 엄격해진 정부의 눈을 중소병원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일반 입원실로 활용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이후 중소병원의 NICU 운영이 위축되고 있다. 대형병원은 전공의라는 가동 인력이라도 있지만 늘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병원들은 운영 자체가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NICU 6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을 직접 찾아 중소병원의 현실을 살펴봤다. 미즈메디병원은 정부 지정 산부인과 전문병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임산부, 소아 환자 치료에 특화돼 있는 병원이다. 미즈메디병원 NICU는 2대의 집중치료기(ICS), 4대의 인큐베이터 등 6병상으로 이뤄져 있다. 인공호흡기 2대, 가온 가습 고유량 비강 캐뉼라 산소 공급기 1대, 광선치료기 6대 등을 갖추고 있다. 간호사는 5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 구회경 소아청소년과 전문의(49, 신생아 세부전문의)가 NICU 전담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당직은 김민균 씨(40)와 번갈아가면서 서고 있다. NICU라고 하지만 대형병원처럼 1년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게 아니다. 신생아 중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신생아만 NICU에서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한 달 중 열흘은 환자가 없을 때도 있다고 한다. 구회경 전문의는 "한 달에 200명 정도 분만을 하고 있는데 중소병원은 사실 NICU 보다 신생아실이 더 메인"이라며 "NICU에는 황달이나 호흡곤란 등이 있는 신생아나 임신 32주 이상이고 출생 체중 1500g 이상의 미숙아 중 중증도가 높지 않은 경우에만 입원토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사건은 미즈메디병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 의약품 분주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지질영양제는 물론이고 헤파린같이 대용량으로 나오던 의약품이라도 한 번 쓰고 난 후 폐기를 원칙으로 정했다. 구 전문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 후 정맥영양주사제를 맞은 신생아는 없었다"며 "앞으로 이런 아기들이 생겼을 때 전원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심평원 NICU 평가 지표, 중소병원 현실과 안 맞다" NICU 운영 원칙까지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했지만 미즈메디병원은 NICU 운영 자체를 하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NICU 적정성 평가 기준이 중소병원 현실과는 안 맞기 때문이다. NICU 적정성평가 지표에 따르면 NICU에는 상근 전담전문의가 있어야 하는데 하루 8시간 이상, 주 5일 이상을 NICU에 근무해야 한다. 근무시간 동안 다른 업무 병행 및 교대 근무는 인정하지 않는다. 전일이 힘들다면 주중 5세션 이상을 근무할 수 있는 '반일 전담전문의'까지 인정한다. 구 전문의는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신생아가 NICU에 입원하고 있고 한 달 중 NICU에 입원하는 환자가 아예 없을 때도 있다"며 "사실 중소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외래도 보고,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들도 보며 NICU까지 담당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ICU에만 상근해야 한다는 것은 중소병원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은 이야기"라고 잘라 말하며 "대학병원은 자체 분만이 별로 없고, 중증도가 높은 신생아들이 있지만 중소병원은 그렇지 않다"고 털어놨다. 현재 미즈메디병원은 NICU를 일반 입원실로 운영하고 있다. 구 전문의는 "미숙아에게 NICU 때와 같은 치료를 하고 있지만 일반 입원실에 입원했기 때문에 진료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아기들마저 전원하면 보호자 만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평원에서 제시하는 기준대로 중소병원에서도 NICU를 운영해야만 한다고 최종 결론이 나면 NICU를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병원 현실에 맞는 NICU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 NICU 전담 전문의라고 제한하기보다 신생아 전담 전문의라고 해서 신생아실도 같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구인회 선생과 김민균 선생의 주장이다. 김민균 씨는 "중소병원은 신생아실을 같이 보는 게 효율적"이라며 "신생아실에 있다가 갑자기 아기 상태가 안 좋아져 NICU로 옮겨야 하는 일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중소병원은 수련의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할 때 NICU 시스템을 경험하고 신생아실 회진을 돈다. 전공의가 없는 중소병원은 전문의가 신생아실 회진을 비롯해 NICU를 전적으로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즈메디병원 신생아실은 통유리로 24시간 개방돼 있어 보호자들이 언제든지 아기를 볼 수 있다. 베드 사이에 나란히 배치돼 있는 수전에서 의료진은 신생아를 한 명씩 볼 때마다 손을 씻는다. 구 전문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분만은 주로 중소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출생 직후 입원이 필요한 신생아를 대학병원 NICU에서 다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입원은 필요하지만 중증도가 높지 않은 신생아는 중소병원에서 관리하고 중증도가 높은 신생아는 대학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