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에 분노한 의사들, 원격진료에서 폭발 2013-12-18 06:40:36
⑥정부의 원격의료 강행…의-정 갈등 도화선 올해 의료계 최대 이슈를 꼽으라면 무엇보다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과 이로 인해 촉발된 의-정 갈등이다. 논란의 시발이 된 것은 복지부의 국정감사를 통한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하면서부터다. 보건복지부 이영찬 차관은 10월 14일 국정감사 주요업무 보고를 통해 "의료인간 허용된 원격의료를 환자와 의사로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화상진료 등 어떤 형식이라도 원격진료 강행시 환자 안전과 동네의원 경영 악화 등을 우려하며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의료계의 압박에도 아랑곳없이 복지부는 29일 예고한 대로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동네의원, 즉 1차 의료기관들은 환자를 원격으로 진료하는 것은 물론, 진단과 처방도 가능하게 규정했다. 이에 의료계는 원격진료의 안전성 문제와 함께 동네의원들의 경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대정부 투쟁의 일환으로 전국의사대회를 개최했다. 현재 원격의료에는 야당뿐 아니라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단체, 한의사협회, 치협, 약사회, 간호협회 등이 함께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어 19대 국회내 통과는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신임 문형표 복지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어 당분간 진통은 지속될 전망이다. ⑦의사 옭죄는 아청법 "진료하기 겁난다"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에 대해 10년간 진료를 금지한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이하 아청법)이 올해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2012년 8월 2일 개정된 아청법은 아동과 청소년, 성인 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 받아 확정된 의사는 그 형 또는 치료감호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 면제된 날로부터 10년간 의료기관에 근무할 수 없다. 지난 9월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주최하고, 의협, 치협, 간협, 병협이 공동 주관한 '아청법 합리적인 개선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이 법의 문제점을 집중 분석했다. 임병석 의협 법제이사는 "이 법은 성범죄자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임에도 성범죄를 행한 의료인을 모든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임 법제이사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병리과 등의 의사까지 취업제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의료계는 아청법이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 범죄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이들을 보호하는 것임에도 성인 대상 범죄자까지 포함해 10년간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최근 성인 대상 성범죄의 경우, 금고형으로 확정될 때에 한해 10년 동안 취업을 제한하는 아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⑧하루가 멀다하고 법정에 모인 제약·의료인들 작년까지 업계 45년 이상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동아제약(현 동아ST). 최장수 기업 동화약품. 여기에 대웅제약, 일양약품, 대화제약, 신풍제약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올해 검찰 등에 과거 리베이트가 적발된 제약사들이다. 이 중에서도 동아제약 사건은 가장 큰 파장을 낳았다. 쌍벌제 이후 사건이었고 이후 법원 판결에서 연루 의료인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돼 면허정지가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의료인 중 일부는 항소를 포기해 최소 2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면허정지 처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사건은 공판만 10차례 가까이 열려 사건 연루 당사자은 법정에서 큰 심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리베이트 사건은 제약사 대표들의 줄사임으로 이어졌다. 우연의 일치 마냥 신풍제약, 대화제약, 동화약품 등의 수장이 리베이트 사건 적발 후 사임했다. 끝나지 않는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적발 소식. 한미약품의 CP팀 신설 등의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자정 노력이 내년에는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⑨진주의료원 끝내 폐업…재개원 논란 여전 공공의료 정책의 말살일까, 무능한 경영에 대한 대가일까. 진주의료원의 폐업은 올 한해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지방의료원의 허와 실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지방의료원 첫 폐업조치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이는 단순히 경영이 어려운 지방의료원이 문을 닫았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공공병원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하게 됐으며 건강한 적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의하게 됐다. 한발 더 나아가 여야간 갈등으로 번지면서 정치적인 논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야당은 공공의료를 말살하고 있다며 경남도의 폐업조치를 막았고, 여당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지지했다.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진주의료원에 입원한 환자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전원조치 됐으며 그 중 일부 환자는 몇일 후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진주의료원을 둘러싼 논란싼 여전히 진통 중이다. 경남도 측은 내년 초 진주의료원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진주의료원 매각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진주의료원의 재개원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경남도가 의료원 청산 및 매각을 강행할 수 있을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2014년 진주의료원의 행방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다. ⑩올해도 신약 삭감 태풍…의사도 환자도 멘붕 지난 4월경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팀은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B형간염신약 '비리어드(테노포비어)'를 쓴 이후 삭감률이 50%까지 육박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병원 A교수는 기자와 만나 "최신지견 등을 바탕으로 소신 처방을 했고 결과 또한 만족스러웠다. 삭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메디칼타임즈>가 이런 상황을 최초 보도한 후 복지부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7월부터 B형간염치료제 단독 내성에 단독 요법을 인정하는 급여 기준을 내놨다. A교수는 "무조건 신약이 나왔다고 쓰는 건 아니다. 최신지견에 맞는 진료가 우선이다. 하지만 삭감이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기본적인 의학적 양심조차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와파린 이후 60년 만에 나온 차세대 경구용 항응고제들이 삭감 태풍 주인공들이다. 와파린보다 효능이 월등히 좋다는 것이 대규모 임상을 통해 입증됐지만 급여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중 고위험군에서 와파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만 이뤄진다. 이유는 와파린이 차세대 항응고제보다 수십배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학병원 교수들의 하소연이다. 지난 4월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의사들의 폭풍 관심을 불러일으킨 '삭감액 0원 도전하기' 강의. 의료진들은 '최신 지견에 따라 소신 처방하는 삭감된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깔린 한국만의 특수한 의료 환경이 불러온 웃지 못할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매출만 생각한다면 전공의 안뽑죠" 2011-08-26 06:45:14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수련병원이라는 것이 개인병원으로서는 엄청난 희생이 따르지만 결국은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두번째로 전공의를 맞은 새빛안과병원 박규홍 원장은 단일 병원으로서 수련병원 신청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병원의 질 향상'을 가장 먼저 꼽았다. 새빛안과병원은 2009년 병원신임평가를 받고 2010년 전공의 1년차를 교육하는 수련병원으로 지정됐다. 도전 한 번만에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작년에는 전공의 한명 모집에 10명이 몰렸다. 올해 후반기에도 1명 모집에 5명이 지원했다. "수련병원은 전공의 교육을 위해 전문 진료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술적(academic)인 것을 기본으로 갖고 가야 합니다. 개인 병원으로서는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닙니다." 박 원장은 경제논리만 따졌다면 수련병원 신청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과 전문병원, 좋은 병원으로 온전하게 거듭나야 되겠다는 정체성과 목표 때문에 시도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빛안과병원은 1994년 경기도 고양시 강촌에 성모안과의원으로 시작됐다. 백내장과 굴절 수술을 전문으로 하던 박 원장은 개원 3년 정도가 지나자 안과 병원에 대한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환자가 안과를 왔을 때 백내장이나 굴절 수술 외에도 녹내장, 망막질환 등 다양한 진료를 온전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 박 원장은 배움을 쉬지 않았다. 3~4일 의원 문을 닫고서라도 해외 학술대회에 적극 참여했다. 망막, 각막, 녹내장 등 다른 안과질환 전문가도 영입하기 시작했다. 녹내장 분야 권위자인 가톨릭의대 성모병원에서 재직했던 백남호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병원 출신 각막ㆍ안(眼) 성형 전문의도 영입했다. 2005년 의원에서 병원으로 전환하고서도 박 원장은 의료진이 연구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했다. 일주일에 한번은 환자 진료 대신 논문에 매진하도록 하고 서울대병원이나 가톨릭대 부속병원에서 1년간 전임의 과정을 거칠 수 있게 했다. 해외연수도 전액지원하고 있다. 김기석 진료부장은 미국 위스콘신의대 망막파트에서 1년간 연수를 하고 돌아왔다. 올해 11월에는 각막 전문의 최진석 진료과장이 일본으로 단기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박 원장은 "수련병원은 수술 종류가 다양해야 하고 논문도 정기적으로 써야하며 전공의 당직실, 의학도서관, 중앙공급실 등 시설도 갖춰야 하는 등 기준이 있다"며 "인증을 받기 위한 일련의 준비를 통해 병원의 질도 높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을 생각했다면 백내장과 굴절 수술에만 집중할 수도 있었는데 매출 기여도가 낮은 사시, 녹내장 등을 진료 하면서 병원 수준이 높아질 수 있었다"며 "안과 증상만으로 이상을 감지해 뇌 CT를 촬영한 결과 종양을 발견한 사례도 5건이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규홍 원장은 많은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한다고 생각하는 현실에 답답해 했다. 그는 "레지던트가 실제로 진료에 투입돼 병원 수익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것이면 모르겠는데 차트 정리 등을 옆에서 도와주는 정도"라며 "레지던트 수련을 통해 전문의를 비롯한 병원 구성원들이 노력하면서 궁극적으로 병원이 레벨업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새빛안과병원의 내년 도전과제는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을 받는 것이다. 박 원장은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도전해보자라고 생각했다"며 "인증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면 병원이 한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새빛안과병원은 좋은 병원, 제대로된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상 7층 건물을 9층으로 증축하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법인화도 준비하고 있다. 박 원장은 "2016년은 병원이 생긴지 22주년이다. 그 때는 대한민국 대표 안과병원이 돼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30년 역사 '보통병원' 3년만에 대변신 2011-08-19 06:49:08
지난해 병원급 의료기관 중 청구액이 많은 전국 10대 병원에 부산에 위치한 부산고려병원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산고려병원은 3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평범한 중소병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3년만에 1일 외래환자가 800~1000명에 이를 정도로, 부산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병원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부산고려병원의 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2007년 부산고려병원은 20여년간 자리잡던 개금동을 벗어나 대연동으로 이전한 후 증축을 마쳤다. 김철 이사장은 이 시점을 기점으로 기존의 일반 병원이 아닌 전문병원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했다. "정형외과 의사로서 어디에다 내놔도 자랑스러운 최고의 전문병원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허언이 아니었다. 김 이사장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우수한 의료진 영입이었다. 부산대병원 교수와 센텀병원 의무원장 등을 지낸 박원욱 병원장 등 지역내 스타 의사들을 대거 영입했다.(현재 의료진은 20명) 그는 "좋은 병원이 되려면 최고의 의료진을 구성해, 그에 걸맞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특히 의사들이 먼저 인정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중소병원과 달리 간호사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현재 간호등급은 4등급으로 앞으로 3등급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의료진 영입과 동시에 필요한 것은 질 관리. 간호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매주 컨퍼런스와 오픈 세미나를 진행한다. 또한 학술, 학회지에 발표하는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적극적인 질 관리를 시도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적극적인 진료시스템 개선. 먼저 전문의 당 1명의 간호사가 지원하는 전담간호사제를 시행해 환자들이 간호사를 통해 치료의 경과부터 불만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와 함께 방문간호시스템도 도입했다. 방문간호팀이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가 거주하는 곳을 직접 찾아가 경과를 살피는 시스템이다. 김 이사장은 "노련한 방문간호팀이 전국 어디든 우리 환자가 있는 곳은 찾아갔는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우리 환자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평생관리의 차원에서 도입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고객서비스(CS) 마인드도 완전히 바꾸었다. 상주CS교육이라는 시스템도 도입했는데 6개월간 CS전문가가 병원에 상주하면서 직원들의 교육을 담당했다. 동시에 사내 CS 전문가를 양성했다. 부산고려병원 김소양 행정원장은 "6개월간 직원의 마인드가 많이 변했다"면서 "특히 환자들과 다투거나 직장에 불만이 많은 직원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변화들이 모여 부산고려병원을 새로운 병원으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김철 이사장은 그러나 지금은 'First Step'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부산고려병원은 현재 척추, 관절로 나누어진 센터를 확대해 어깨, 수부 등 6개 전문분야로 세분화해 각 영역에 적합한 의사를 추가로 영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정형외과 전문병원으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올해 도입한 전문병원과 관련 정형외과 전문병원 신청도 했다. 그는 뉴욕의 'Hospital For Special Sugery'를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델로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이 병원은 200병상 규모인데도 정형외과 의사가 160명에 달한다"면서 "아직은 먼 꿈이지만 장래에 이 같은 병원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년퇴임 덕에 은퇴 두렵지 않아요" 2011-08-12 06:50:55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정년퇴직 제도를 시행중인 이비인후과가 있다. 병원급에서나 있는 정년퇴직제를 개원가에서 실시해 의료진들에게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인공은 유니언 이비인후과의원. 사당, 여의도, 종로, 상봉 등 4곳에 지점을 둔 네트워크 이비인후과로, 지난 2003년부터 성장하기 시작해 2년 후면 최초로 정년퇴직 의사가 배출된다. 정년퇴직 시점인 70세가 되면 네트워크에 대한 지분을 후배의사에게 넘기는 식이다. 만약 이후 진료를 계속할 의사가 있다면 페이닥터 형태로 계속 근무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의사의 단골환자를 유지할 수 있으면서 후배 의사들을 양성할 수 있고, 선배와 후배 간에 진료를 함께 함으로써 서로 간에 진료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은퇴한 의사는 자신이 보유했던 지분을 일종의 퇴직금처럼 노후대책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유로울 수 있다. 이는 유니언 이비인후과의 특이한 수익 배분 시스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철저하게 공동개원을 유지하면서 4개 지점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각 의료진들이 공평하게 나눈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어느 누구 하나 이견을 제기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는 유니언 이비인후과 네트워크에 합류할 때 이미 합의한 사항인 만큼 이에 대한 불만은 없단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정년퇴직제 또한 이러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유니언 이비인후과 종로지점 이의석 원장은 "대학에 있던 교수들이 정년을 마친 이후에도 개원가에서 진료를 유지하려는 것을 감안해 5년 정도 늦춰 70세를 정년 시점으로 전했다"고 설명했다. 정년퇴직 첫 번째 주인공이 될 의사는 사당지점의 전병두 원장(68). 그는 2년 후, 지분을 후배에게 넘기겠지만 일단 진료를 유지하면서 평소 좋아하는 골프, 종교생활 비중을 늘려갈 생각이다. 그는 정년퇴직제에 대해 선배의사, 후배의사, 환자 등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정년을 앞둔 의사는 진료시간을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여유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후배 의사는 경쟁이 심한 개원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개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선배의사의 노하우와 후배의 새로운 술기에 대해 서로 공유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도 갑자기 새로운 의사에게 진료받기 보다는 의료진이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전 원장은 "진료는 계속하면서 여유로운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한다"면서 "후배의사와 함께 진료하면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의석 원장은 "젊은 개원의들은 자신이 60~70세가 됐을 때에 대해 상상하지 못하는 듯 하다. 그러다가 갑자기 힘이 없어지고 병원 문을 닫게되면 노후가 불행해진다. 특히 요즘처럼 개원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는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말기암환자들 얼굴에 미소가 머문다 2011-08-05 06:40:05
남양주시 수동면 축령산 자락에 자리잡은 수동연세요양병원. 4기 말기암환자들을 위해 호스피스를 특화한 게 다른 요양병원과 다른 점이다. 전체 287병상 가운데 무려 140~150병상이 호스피스병동이다. 염안섭(36) 원장은 "말기암환자들이 모르핀주사나 맞고 임종을 기다리는 게 호스피스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의 지향점은 '쉼과 회복'. 병원을 한바퀴 둘러보면 이게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자가 오후 3시경 병실 복도를 지나가보니 환자들의 웃음소리가 여기 저기에서 들려왔다.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도 거의 없다. 일부는 전액 무료인 물소뿔을 이용한 일종의 경락 마사지 '꽈샤요법'이나 재활치료, 특수온열치료, 왕뜸 등을 치료를 받고 있었고, 또 일부는 병원 뒤 축령산을 등산하거나 산책을 즐겼다. 병원 앞마당 팔각정에서 조용히 독서를 즐기는 환자들도 눈에 들어온다. 병원 옆 널찍한 텃밭에는 환자들이 직접 고추, 파, 고구마, 콩 등을 키우고 있었다. 염 원장과 병원을 둘러보던 중 만난 말기 폐암환자는 숨이 찬지 잠시 나무에 몸을 기대고 있었지만 편안해 보였다. 다른 환자는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면서 염 원장과 마주치자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원장님. 진짜 말기암환자들인가요?"라고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많았다. 매일 3차례 예배를 보고, 정서적 안정을 위해 웃음치료,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끊임없이 육체를 움직이도록 전인치료를 꾸준히 한 결과라고 한다. 병원 직원들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염 원장이 호스피스를 특화한 건 우연이 아니다. 그는 연세의대를 졸업한 후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정의학을 전공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가정의학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또 영국 웨일즈대 석박사, 하버드의대 완화의료 연구과정을 수료하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펠로우 시절에는 호스피스 클리닉을 전담했다. 영성적 치유를 위해 감리교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한 목사이기도 하다. 염 원장은 펠로우를 마치자 마자 말기암환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치유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수동연세요양병원을 개원했다. 그는 "사실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가 끝난 말기암환자들은 대학병원도 받아주지 않을 정도로 갈 곳이 없다"면서 "그런 환자들을 섬기기 위해 호스피스를 특화했다"고 밝혔다. 염 원장이 이런 신념으로 병원을 개원하자 세브란스병원장을 역임한 김성규 전 교수도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윤방부 현 가천대 부총장도 연세의대 정년퇴임후 수동연세요양병원에서 상근한 바 있다. 염안섭 원장은 "환자들에게 암세포가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들이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공간을 제공하고,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의사와 직원들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빚과의 전쟁 이겨내고 전문병원 '우뚝' 2011-07-29 07:15:48
"대장항문 전문병원으로서 5년 안에 우리나라 1위, 10년 안에 세계 1위가 될 겁니다. 100년, 200년 내내 영속하는 병원을 만들 생각입니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58)의 꿈은 컸다. 단순히 의원을 개원해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 대신 세계적인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개원 했다. 양 원장은 “의원만 운영했다면 돈은 많이 벌었겠지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적다”며 “병원을 운영하면 컨퍼런스를 열고, 후배의사를 가르치며 나 자신도 공부하게 된다”고 말했다. 남양주, 서울 강동에 있는 양병원의 시작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86년 경기도 구리 ‘양외과 의원’에서 시작된다. 개원을 한 후 실패를 하면 앞으로 길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2년 동안 응급실까지 운영하며 24시간 진료를 했다. 이때부터 양원장은 빚을 내고, 2~3년 후 갚고, 다시 빚을 내 병원을 확장 하는 빚과의 전쟁을 반복한다. 양 원장은 의원 개원 2년 후 조금 더 큰 땅을 사게 됐고 병원을 짓고 싶어졌다. 그는 당장 실행에 옮겼다. 땅을 사고, 병원을 짓기 위해 진 빚은 4억원에 달했다. 우여곡절 끝에 1990년 40병상의 병원을 완공했다. 양 원장이 이렇게 병원 짓기를 갈망했던 계기가 뭘까? “혼자서 의원을 열었을 때는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동료 의사가 여러 명이서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양 원장의 꿈은 커져 갔다. 5억원의 부채를 지고 1996년 경기도 남양주에 100병상에 가까운 양병원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듬해 찾아온 IMF에 병원 역시 휘청했다. 집에 생활비도 거의 못 가져다주고 매달 몇천만원의 적자를 보는 시기였다. 양 원장은 “당시에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6개월 이상 잠을 잘 수 없었고 낮에도 완전히 무표정을 하고 의욕을 상실한 사람이 돼 버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1998년 다시 나라가 IMF를 극복하면서 병원도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고 99년 가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었다. 큰 병원을 가지고 싶다는 꿈은 서울 진출로까지 이어졌다. 남양주와 가까운 강동쪽에 병원을 짓기로 결심한 것. 2005년 3월 문을 연 서울 길동 양병원도 개원 첫 해에는 20억원의 적자를 봤다. 서울 양병원도 2007년 말이 돼서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경기도와 서울에 자리를 잡은 양병원은 대장항문전문병원으로서 대학병원에 준하는 실적을 쌓기 시작했다. 200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장암 수술을 잘 하고 비용도 저렴한 병원’ 전국 2위, ‘수술 후 퇴원까지 입원기간이 짧은 병원’ 5위를 기록했다. 서울양병원은 수술건수가 2005년 763건에서 2010년 2673건으로 6년 사이 3.5배 증가했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2011년 6월말 현재 800례를 돌파했다. 외래환자도 2005년 1만7000명에서 2010년 7만500명으로 약 4배나 늘었다. 양 원장은 “병원을 찾은 환자의 5%만 다시 찾아와도 수익이 올라간다”며 “환자 만족을 위해서는 정도를 가면 된다. 환자에게 진심을 다하고, 병을 잘 고칠 수 있도록 실력을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양 원장이 다른 전문병원과 차별화를 하고 있는 것이 출판부 운영과 양아카데미다. 양 원장은 의사들에게 적어도 책 한권씩은 지어내라고 독려한다. 양 원장이 직접 지은 책들도 ‘닥터건강검진’, ‘만화 소곤소곤! 대장암’, 양박사의 건강교실’ 등 다수다. 직원들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독서대학’을 운영한다. 책값을 지원하고 일정 점수를 받지 못하면 책값을 돌려받는 것이다. 또 영국 세인트막 병원 교육과정을 우리 현실에 맞게 옮긴 교육과정을 개설해 위대장 내시경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의사는 병을 잘 고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대장내시경 교육에는 1~2년이 걸리고, 최신 외국논문도 리뷰하면서 실력을 쌓고 있습니다.” “수가 너무 낮은 현실, 경영인 어깨 짓누른다” 그는 외과, 특히 대장항문외과 의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달에 치질 수술 30건 이상, 외래환자 진료 20명 이상, 위대장 내시경을 할 수 있어야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과 수가가 너무 낮은 것도 경영인 어깨를 짓누르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한탄했다. 양 원장은 “직원들의 월급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수가는 1% 올랐다”며 “의료인력의 월급이 자꾸만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통제(control)하는 것이 없어 병원 경영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래환자 1위 의원에서 수술전문 변신 2011-07-22 06:42:55
인천 부평구에는 30병상 규모의 이비인후과병원이 있다. 주인공은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하면 감기 환자가 태반인데 병원급으로 해서 승산이 있겠느냐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009년도 보건복지부의 국회 보고 자료에서 전국 이비인후과 중 외래환자가 가장 많은 의원으로 꼽힌 것만 봐도 다인이비인후과의원의 병원급 전환은 당연한 수순인 셈이었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8명은 매일 1~2건 이상의 이비인후과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수술은 귀, 코, 목 부위에서 암(Cancer)을 제외한 모든 이비인후과 질환이다. 귀 수술은 중이내환기관삽입술부터 고막성형술, 어지러움증 수술, 안면신경감압술, 외이도폐쇄증 교정수술까지 모두 한다. 코 수술은 비염수술부터 비중격교정술, 축농증내시경수술, 외비성형술까지 가능하고, 목 수술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교정수술. 편도적출술, 갑상선수술 등 다양하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각자 귀, 코, 목 분야별로 전문 영역을 갖고 있다. 특히 2008년 기준으로 비염수술은 850건, 편도선 절제술은 290건, 갑상선 절제술은 48건으로 매년 빠르게 수술 건수가 늘고 있다. 현재 다인이비인후과병원은 오는 10월 결정되는 전문병원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다인이비인후과도 처음부터 병원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다인이비인후과병원 대표원장인 박하춘 원장(55)은 지난 1990년 이비인후과로 시작했다. 그러나 박 원장은 늘 의원급 의료기관의 한계에 부딪치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찾아와도 장비나 시설 부족으로 돌려보내는 사례가 점점 늘어났어요. 안되겠다 싶어 조금씩 규모를 확장하기 시작한 게 어느새 이렇게 자리잡았네요." 그는 처음 작은 수술실을 갖추고 수술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술 건수가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할 시설이 필요했고 그때마다 필요한 것을 갖추다보니 지난해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전환했다. 의원급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이 되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일단 화장실부터 장애인화장실을 갖춰야했고, 앰블런스와 소방시설 등 병원 내부의 제반시설을 모두 손봐야 했다. 게다가 병원급 의료기관 전환에 따른 환자 본인부담금 상승으로 환자 층도 바뀌었다. 과거에 자주 찾던 지역 내 노인환자의 발길은 점차 줄었다. 대신 수술환자나 이비인후과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역 주민이 상당수를 차지했지만 어느새 지역 외에서 찾아오는 환자도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로 늘었다. 진료시간도 길어졌다. 감기환자가 아닌 수술 및 검사환자가 많다보니 상담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사를 해야 하는 환자는 길게는 2~3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래도 원스톱 진료를 원칙으로 한다. 의사 당 하루 평균 환자 수는 50~60명.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으로서의 위상을 제법 갖춘 다인이비인후과병원의 다음 과제는 병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 첫 번째로 박 원장은 의료진들에게 학회에 연구논문을 적극적으로 발표할 것을 주문했다. 환자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실력을 인정 받아야 전문병원으로써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이지만 내과와 마취통증과 전문의를 채용해 수술시 응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 원장은 "병원 전환을 준비하면서 롤 모델이 없어 힘들었다.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우고 있다"고 했다. 잘 나가는 '의원'을 버리고 '병원'을 택한 다인이비인후과는 앞으로 후배의사들의 훌륭한 롤 모델이 될 거라 믿는다.
잇단 배신 딛고 의료봉사 메카로 성장 2011-07-15 06:35:41
‘도전과 긍정’ 연세에스병원을 이끌고 있는 심영기 원장의 경영방침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60병상 규모의 연세에스병원의 시작은 청담동 '심영기 성형외과의원'이다. 작은 의원에서 시작해 중국에 지점을 내고, 국내에 종합병원을 개원하기 까지 오는 여정에서 매번 찾아왔던 '배신'을 이겨내야 했다. 심 원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 배반과 거짓말은 가장 견딜 수 없는 것 중 하나"라며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엄청난 금전적인 손해를 먼저 입고 시작해야 했다"고 밝혔다. 의원, 중국 병원, 종합병원을 개원하면서 손해를 본 액수만 해도 10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는 "새로운 병원들을 개원하면서 사기라는 것을 당하는 원인은 마음 속 욕심 때문"이라며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수업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안정된 직장이었던 국립의료원을 그만두고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개원을 결심했다. 90년대 초만해도 당시 성형외과의 메카는 명동이었다.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의원들이 차 있는 명동에 심 원장 역시 개원을 하려고 적절한 자리를 물색해 권리금까지 치렀다. 그러나 건물은 불법건축물이었고, 개원을 못하게 됐다. 결국 1993년, 당시에는 허허벌판에 가까웠던 청담동에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성형외과의원을 개원했다. 미용성형뿐만이 아닌 독일식 ‘하지정맥류’ 치료법을 시작했다. 성형외과의사로서는 생소한 분야였고, 동양에서는 최초로 시행되는 치료법이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중국 시장 진출 비결은 '투자자 마인드' 7년 뒤 심영기 성형외과의원은 국내가 아닌 중국에서 2호점을 내게 된다. 2000년 중국 대련에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인 '대련SK병원'을 개원한 것. 1996년부터 직원을 파견해 중국 의료시장을 조사하고, 98년에는 심 원장이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개원을 준비했다. 심 원장은 이 과정에서도 컨설팅 역할을 자처한 브로커에게 수천만원의 사기를 당했다. 그 결과 병원 개원이 반년 더 늦어졌다. 2년 7개월여만인 2000년 10월, 중국 제403인민해방군 병원과 합작, 100평 규모의 이 병원 1층을 임대했다. 개원 6개월만에 흑자를 냈다. 2006년에는 북경에 중국 내 2호점인 ‘북경SK병원’을 개원했다. 상해에 3호점 개원을 앞두고 있다. 각 지점에는 전문의가 2명씩 있으며 하루에 5~6건의 수술을 하고 있다. 심 원장은 한달에 한두번 정도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중국에서 연세에스병원의 성공은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 대기업이 야심차게 시작했던 병원이 결국 사업을 접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였다. 심 원장은 그 비결에 대해 ▲중국을 사랑하는 마음 ▲중국의 법령과 제도 이해 ▲중국어 공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의사이기보다는 오히려 과감한 투자자, 오너(owner)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원장은 “많은 의사들이 중국에 진출한다고 하면 본인이 직접 가서 수술하고 진료를 하는 것이 좋지만 중국인들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자신은 자문의사의 역할만하고 투자자의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심 원장은 한 달에 한두번 정도 중국을 방문해 직원 교육 및 수술 등을 하며 중국 직원의 대소사 챙기기 등 직원들과 가족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봉사 다녀온 의사의 보금자리 될 것” 중국에서의 성공과 함께 2008년 우리나라에서는 심영기 성형외과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옮겨 ‘연세SK병원’으로 진화했다. 진료과목 및 직원수, 병상수를 늘려 종합병원의 면모를 갖췄다. 이 과정에서도 수업료를 톡톡히 내야만 했다. 이번에는 병원 임원이었던 사람이 수억원을 가로챈 것. 병원 이름에 들어가는 ‘SK’가 대기업의 이름과 같다는 이유로 SK 측에서 이름 변경을 요구해 올해 4월에는 ‘연세에스병원’으로 이름도 바꿨다. 2008년 개원 당시 3만 9000명이었던 환자수가 2010년 11월현재 5만 7000명으로 늘었다. 연세에스병원 설립의 궁극적인 목표는 '의료봉사를 다녀온 의사들의 뿌리가 될 수 있는 병원'이다. 의료봉사를 갈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자녀 교육문제와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봉사활동 후 복귀해도 의학적으로는 실력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심 원장은 가까운 미래에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중 90%는 의료봉사를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학문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보금자리로 만들겠다는 것이 심 원장의 최종 꿈이다.
분만 2건→2249건으로…비결은 '정도' 2011-07-08 06:37:15
분만 감소로 산부인과를 접는 게 대세인 요즘, 서울시 관악구에 날이 갈수록 분만 건수가 늘어나는 산부인과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주인공은 가연 관악산부인과. 여느 분만 산부인과를 떠올렸지만 산부인과 병원건물은 커녕 간판도 찾기 힘들었다. '도대체 간판도 제대로 없는데 어떻게 잘 된다는 거야?' 의구심이 밀려올 때 쯤, 14층에 '가연 관악산부인과'라고 적힌 작은 표지판이 보였다. 산모를 위한 응급 주차 안내 표시였다. 엘리베이터에 적힌 안내판에는 3~8층까지만 산부인과라고 적혀 있었다. 6층 규모의 산부인과라면 몰라도 빌딩 안에서 6개 층에 개원하는 식의 산부인과는 생소했다. [성공 스토리] 그러나 가연 관악산부인과는 알짜배기였다. 가연 관악산부인과의 한달 평균 분만건수는 205건. 2005년 2건에서 시작해 2006년 92건, 2007년 432건, 2008년 559건, 2009년 801건, 2010년 2249건, 2011년 현재 1230건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의료진은 산부인과 전문의 6명,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2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3명을 두고 있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수강을 하려면 2~3개월씩 대기해야 가능하고, 온라인 산모 카페는 이미 입소문을 타고 북적북적하다. 눈에 띄는 간판도 없지만 환자 상당수가 소개를 통해 찾아오기 때문에 늘 환자로 붐빈다고 했다. 주말에는 대기실이 부족해 계단까지 환자들이 줄을 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니 더욱 이 병원의 개원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어려웠던 개원 초기] 가연 관악산부인과의 시작은 2005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부인과 의사 3명(김형문, 신인환, 최용석 원장)은 5개월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입지를 찾고 또 찾았다. 좋은 입지를 찾기보다는 저렴한 곳이 최우선 조건이었다. 그렇게 해서 찾은 곳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 임대료 350만원에 2개 층을 쓸 수 있는 건물이었다. 개원 자본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개보수 공사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감독했다. 이 과정에서 최용석 원장은 다리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개원에 성공했지만 첫 달에는 분만이 한 건도 없었다. 첫 개원한 2005년에는 분만 2건이 전부였다. 개원 이후 5~6개월간 집에 가져가는 돈은 50만~6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은 환자 한명 한명에게 정성을 쏟았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환자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의사 3명이면 교대로 식사도 하고 휴가를 낼만도 했지만 이들은 진료를 마친 밤 11시에 저녁 식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숙박도 병원에서 해결했다. 여의사를 선호하는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려면 언제 내원해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4년간 고생한 후 2009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가연 관악산부인과는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성공요인] 역시나 개원 5개월 간 분만 2건에 그치던 산부인과가 관악구에서 분만건수가 가장 많은 산부인과로 거듭나기까지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했다. 병원 곳곳에는 그 흔적들을 엿볼 수 있었다. 단연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은 주치의 분만 시스템. 출산 전 지속적으로 외래진료를 해왔던 의사는 반드시 해당 산모의 분만을 맡도록 하고 있다. 부득이한 사정 이외에는 철칙을 고수해온 덕분에 99%가 주치의 분만이라고 자부했다. 신인환 원장은 "주치의 분만은 다른 산부인과에서는 알면서도 체력적으로 고되고 힘들기 때문에 흉내낼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산모들은 바로 이점 때문에 병원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산모들은 평소 진료를 받았던 의사가 출산을 맡아주길 원하기 때문에 이는 병원을 성장시키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언이다. 또한 분만 환자가 90%에 달하는 것도 요인 중 하나다. 가연 관악산부인과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분만을 택했다. 과거 요실금 수술 등 일부 부인과 진료도 했지만 산모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일반 외래 진료가 줄었고, 이제는 분만만 하는 산부인과로 자리매김했다. 신 원장은 "출산에 집중하기 위해 부인과 진료를 아예 접기로 했다"면서 "환자들의 욕구를 볼 때에도 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도 자랑거리다. 2~3개월간 대기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하니 백화점 문화센터보다 인기가 높은 셈이다. 워낙 대기 인원이 길다보니 문화센터 수강신청을 해달라는 내용의 청탁이 수시로 있을 정도라고. 그러나 문화센터는 병원 수익사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철저히 환자를 위한 혜택 요소로 두고 최소한의 비용만 받아 유지한다고 했다. 교육 내용도 산모들이 좋아할만한 프로그램을 수시로 개발해 지루함을 없앴다. 2009년, 병원 이전과 동시에 시작한 문화센터가 인기를 끌면서 주변 산부인과에 모두 퍼졌다. 한편에선 인근 의료기관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건물에 플래카드라도 걸어도 바로 보건소에 신고하고, 온라인상에서 환자로 위장해 병원에 대한 악성 댓글을 남기는 등 비방이 난무했다. 병원 간판을 크게 만들지 않는 것 또한 이런 이유가 적잖게 작용했다고 한다. 한번은 가연 관악산부인과에서 태아 성별을 고지, 법적으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악성 댓글이 온라인에 퍼졌다.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맞서기 보다는 화합을 택했다. 그리고 병원 클린 경영을 강화했다. 신 원장은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온라인 광고는 일체 하지 않고 줄어든 광고비용을 문화센터의 질의 높이거나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데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직원 월급도 국세청에 100% 신고해 추후에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병원 경영회의에 전체 의료진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공개할 정도로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바로 가연 관악산부인과의원이 관악구에서 분만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