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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시미아 등장에 뜨거워지는 비만 처방 시장…가격이 관건 2019-09-02 05:45:59
|초점=큐시미아 출시로 요동치는 비만 시장|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현존하는 비만약 중 가장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로 기대감을 모았던 큐시미아(Qsymia, 알보젠코리아)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면서 비만 시장이 어떠한 모습으로 재편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과거 펜터민 제제 시장을 잠식하며 파이를 키워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시장 전체를 재편하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예정보다 빠른 출시로 공격적 출사표…비만시장 재편 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펜터민(phentermine)과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복합제인 큐시미아의 판매를 승인했다. 이르면 내년 초를 목표로 승인 절차를 진행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가까이 승인이 당겨진 셈이다. 대상은 BMI 30Kg/㎡ 이상이거나 고혈압이나 2형 당뇨병 등 동반질환을 보유한 BMI 27Kg/㎡ 이상의 성인으로 사실상 기존 치료제와 크게 차이가 없는 부분이다. 큐시미아는 이미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며 국내에서도 기대감이 높았던 약물이다. 실제로 EQUIP, CONQUER, SEQUEL 등 각종 대조 임상 시험에서도 큐시미아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를 보이며 업계 재편을 예고했다. CONQUER 스터디의 예를 보면 2487명을 대상으로 한 대조 임상에서 큐시미아를 복용한 환자들은 1년만에 10.2kg의 체중이 감소했다. 위약군(1.4kg)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다른 치료제와도 이미 기량 차이가 충분히 입증됐다. JAMA에 게재된 약물간 대조 임상 결과 같은 기간 동안 삭센다가 5.3kg, 콘트라브가 5kg, 벨빅이 3.2kg 감량 효과를 보인데 비해 큐시미아는 8.8kg을 줄여 감량 효과에 대해서는 적수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일선 개원가에서 뿐만 아니라 대학 등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증 비만 환자 뿐 아니라 고도 환자에게까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는 "체중 조절 효과만 놓고 보자면 큐시미아는 다른 어떤 치료제와 비교해도 월등한 수준"이라며 "이 효과를 어떻게, 누구에게 적절하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만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비만 약물 시장의 재편도 불가피한 부분이다. 현재 비만 시장은 전통 강호인 벨빅의 자리를 신흥 강자 삭센다가 잠식하며 일정 부분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벨빅은 2016년만 해도 14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비만 시장을 재패했지만 삭센다가 출시된 2018년부터는 점차 지배력을 잃어가는 중이다. 벨빅의 경쟁자로 출시된 콘트라브의 위상은 더욱 그렇다. 올해 1분기 매출만 봐도 삭센다는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정상을 차지했지만 벨빅은 20억원대에 그쳤고 콘트라브는 10억원도 넘기지 못했다. 이러한 시점에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로 무장한 큐시미아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시장을 가져갈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우선은 천하삼분지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벨빅과 삭센다 여기에 큐시미아 등 3가지 약물이 엎치락 뒤치락 하며 3강 체제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은 "큐시미아에 대한 신약 효과는 분명하게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벨빅은 충분히 검증된 안전성이, 삭센다는 향정약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점과 환자 선호도가 높다는 무기가 있는 만큼 당분간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월 출시 목표 마케팅 진행…일각선 비관론도 이렇듯 비만 시장이 요동치는 시기는 내년 1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 허가를 받은 큐시미아가 내년 1월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큐시미아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판매 허가를 받은 알보젠코리아는 이에 맞춰 디테일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을 계획중이다. 알보젠코리아 관계자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월을 목표로 큐시미아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선 비만학회, 비만연구의사회 등 비만 치료를 진행하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보젠코리아는 최근 학회와 의사회 등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출시 전 사전 점검 차원의 비공개 전문가 세미나 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정약으로 삭센다와 같은 전방위적 마케팅에 한계가 있는 만큼 키닥터를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항간의 예상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체중 조절 효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지만 이미 판매가 진행중인 미국의 경우를 봐도 막강한 파괴력을 가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비만학회 임원은 "미국의 경우만 봐도 전통적인 속박형 펜터민 제제가 사실상 시장의 주를 이루고 있다"며 "비용효과적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큐시미아가 가지는 분명한 장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에 나가던 펜터민 처방을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그리는 의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항정약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났던 삭센다와는 다른 측면에서 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내다봤다. 펜터민 복합제 장점이자 단점…"약값이 최대 관건" 이렇듯 전문가들은 큐시미아가 펜터민 복합제라는 점을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고 있다. 펜터민 용량을 최소화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래도 향정신성의약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큐시미아는 각종 임상에서 이상 감각 부작용이 많이 도출된 바 있다. 이상 감각은 향정신성의약품의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라는 점에서 완전히 이를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복합제로서 장점도 분명하다. 현재 펜터민 계열 비만 약물은 마약류 통합 관리법에 의해 최대 12주 이상 처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큐시미아는 이미 4가지 용량의 제품에 대해 허가를 받아 펜터민의 양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최대 28주까지 처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일부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기존의 펜터민 계열 비만 약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짜피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할 바에는 가장 최신 임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된 큐시미아를 선택할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은 "큐시미아가 풀리면 분명 펜터민 계열 약물 시장을 잠식할 확률은 매우 높다고 본다"며 "속박형 펜터민 제제들이 1959년 이후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장기 스터디가 없는 반면 큐시미아는 FDA 승인 과정 속에서 다양한 임상 결과를 냈다는 장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과연 알보젠코리아가 큐시미아를 얼마에 팔 것인가가 관건이다. 기존 펜터민 계열 비만 약물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혹시나 가격대가 높게 형성될 경우 유입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비만 치료제를 판매하는 A제약사 PM은 "업계에 소문으로는 기존 약물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을 검토중이라는 얘기가 무성하다"며 "신약의 특성도 있고 그만큼 효과에 대한 자신감도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이는 현재 비만 시장 최강자인 삭센다는 물론 기존 펜터민 제제 등 비만 약제와의 경쟁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환자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비용효과성을 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성모병원 황희진 교수는 "이미 효과는 모두 나와 있는 상황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 되지 않겠느냐"며 "경쟁력 있는 가격을 받는다면 매우 좋은 옵션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처방에 일정 부분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도 "비만약이 모두 비급여다 보니 약제 선택에 있어 가격적인 부분, 즉 환자의 부담도 무시할 수가 없다"며 "신약이다보니 저렴한 가격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기존 약제와 차이가 크다면 처방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초점|의료 공공성 방점찍은 헌재...자본 개입 원천 차단 2019-08-30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의료인이 하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의료법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5년만에 합헌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네트워크 병의원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의료 공공성에 방점을 찍으며 자본 개입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는 점에서 잇따라 이어지고 있는 1인 1개소법 판결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년간 이어진 1인 1개소법 논란 합헌으로 최종 정리 헌법재판소는 29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의료인의 이중 개설을 금지한 일명 1인 1개소법에 대한 위헌 제청 등 3건의 사건을 병합해 최종 합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2년 1인 1개소법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명확성과 평등권, 과잉금지 등을 이유로 제기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최종 판정이다. 헌재의 결정문에 따르면 결정이 관통하는 단어는 바로 의료의 공공성이다. 의료에 시장 논리가 적용되서는 안된다는 것이 헌재 결정의 핵심인 셈이다. 네트워크 의료기관들이 주장한 내용은 크게 3가지다. 바로 이중 개설에 대한 명확성이 불투명하고 의료인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이미 의료법인 등 법인들은 사실상 네트워크식의 산하 병원을 가지고 있는데 개원의만 이를 막는 것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첫째 법안의 명확성에 대한 헌재의 판단은 통상적인 해석으로 충분히 법률의 취지를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헌재는 "의료법 제33조 8항이 규정하는 의료기관 중복 운영의 의미에 대해 의료인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며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에 의해 보완도 가능하다"며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에 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명의 의료인이 주도적인 지위에서 여러가지 의료기관을 지배, 관리할 경우 다른 의료인을 종속하며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입법자도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항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공공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법안에 대한 해석이 일부 명확하지 않더라도 판사에 의해 충분히 보완될 수 있으며 의료의 공공성을 감안할 때 필요한 조항이라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과잉 금지 또한 의료 공공성이라는 명제에 의해 가로막혔다. 의료의 공공성을 생각할때 의료인의 권리가 일정 부분 제한되는 것이 과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 실태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의료인의 사회적 의무를 종합하면 이 조항이 과잉금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힘들다"고 못박았다. 또한 "이 조항이 침해하는 의료인들의 이익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공익에 우선해 헌법이 보호해야 하는 가치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신뢰보호의 원칙도 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 또한 의료인의 일부 이익을 침해한다고 해도 의료의 공공성을 감안해서 이 정도의 제한은 어쩔 수 없다며 완전히 선을 그은 셈이다. 마지막 평등 원칙에 대해서도 의료법인과 기관간에 차이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영리를 추구하는 의료기관과 비영리로 못박힌 의료법인간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의료법인은 설립부터 국가의 관리를 받고 사회와 정부의 통제가 가능하며 명시적으로 영리추구가 금지된다"며 "의료기관과 법인을 달리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이 요구 또한 기각했다. 의료계 내부도 엇갈리는 반응…향후 판결에도 영향 불가피 이렇듯 헌재가 5년간 이어온 법정 공방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이에 대한 반응들은 엇갈리고 있다. 가장 최전선에서 공방을 벌여온 유디치과와 치과의사협회가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이 법안은 개정 당시부터 유디치과법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을 정도로 유디치과와 밀접하게 이어져 왔다. 전국에 130개 의료기관이 포함된 국내 최대 네트워크 의료기관이라는 점에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이유다. 따라서 유디치과는 이번 합헌 결정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선진화된 의료기관들이 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완전히 막혔다는 입장. 유디치과협회 진세식 회장은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관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져야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의료비가 낮아질 수 있다"며 "설사 합헌 결정이 나왔더라도 이러한 논란을 딛고 1인 1개소법을 합리적으로 재개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인 1개소법의 불명확한 문구룰 악의적으로 해석해 치과의사협회 등이 유디치과를 공격하려 했고 일부 기득권 세력들이 이를 이용해 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법이 일부 이익집단을 악용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었기에 위헌법률심판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와 대치해온 치과의사협회 등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의료행위의 질적 저하를 막은 현명한 판단이라는 의견이다. 치협은 합헌 결정이 나온 뒤 입장문을 통해 "1인 1개소법이 없다면 타 의료인에게 고용된 의료인들이 불분명한 지위와 책임으로 실적만을 추구하며 과잉 진료를 양상했을 것"이라며 "보건의료계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루를 지켜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치협은 1인 1개소법을 지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불법 네트워크 병원의 실효적인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법과 건강보험법 보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헌재가 의료 공공성에 방점을 찍으며 1인 1개소법의 존재 이유에 대해 확고한 결정을 내놓으면서 향후 판결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법부에서는 네트워크 병의원에 대한 요양급여환수처분에 대해 잇따라 제동을 걸으며 사실상 1인 1개소법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1인 1개소법을 위반해 57억원의 환수 처분을 받은 원장이 제기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1인 1개소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법원 또한 마찬가지 확정 판결을 내놓으며 상당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대법원조차 1인 1개소법을 어겼다해도 진료비 환수가 재량권 남용이라는 확정 판결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법 자체가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헌재가 의료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1인 1개소법의 법률적 근거를 명확하게 세웠다는 점에서 향후 판결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준래 변호사는 "주식회사 형태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거나 자본에 의해 비 의료인이 의료인을 지휘, 감독하게 된다면 사무장병원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1인 1개소법은 이렇듯 의료행위가 영리 추구로 흐르지 않게 한 보루"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은 이러한 의료법 조항에 타당성을 부여한 것인 만큼 향후 재판부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틴 내성 환자들 유일한 대안은 PCSK9 제제...문제는 비용 2019-08-12 06:00:55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A씨(46세, 남)는 200mg/dL가 넘은 높은 '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LDL-C)' 수치로 인해 40대 중반에 한 차례 심근경색증을 겪었다. 첫 치료 당시부터 병원에 입원까지 해가며 수 백만원의 치료비를 감당해야만 했다. A씨는 심근경색증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LDL-C 수치를 70mg/dL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 요법 치료를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퇴원 후였다. 치료제를 매일같이 복용하며 일상생활을 이어왔지만 치료 후 1년이 지나도록 LDL-C 수치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자, 재발의 두려움과 경제적 부담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것이다. 담당의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만으로는 200mg/dL이 넘었던 A씨의 LDL-C 수치를 목표치까지 낮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국내외 진료지침 권고사항에 따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와 함께 PCSK9 억제제(레파타) 병용요법을 추가 권고한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언제까지 치료를 지속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급여인 PCSK9 억제제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들에 경제적 부담을 떠넘기기 싫어 치료를 망설여야만 했다. 사망 고위험군 심근경색증 재발, 지질관리 '스타틴'만으로 가능할까? 국내서 사망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심근경색증의 재발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1년도 급성심근경색증 평가 결과를 보면, 국내 심근경색 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은 8.3%로 초기 발생 시 치료를 받고 퇴원해도 10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의 2010년 ISPOR(국제 의약품경제성 평가 및 성과연구학회) 유럽학술대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환자 개인과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1조2542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직접비용이 4803억원(38.3%), 간접비용은 7738억원(61.7%)으로 추산됐다. 여기서 환자들의 생존을 좌우하는 심근경색증 재발의 주요 위험인자로 LDL-C 수치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4월 대한약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서혜선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6만9942명을 최소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LDL-C 목표수치에 도달하지 못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전 포인트는 LDL-C 목표치를 70mg/dL까지 조절한 환자군 100명과, 도달하지 못한 환자군 100명을 1년간 비교 관찰했다는 것. 그 결과, 목표치에 도달한 환자군은 11.9명이 심혈관질환을 새롭게 진단받은 반면, 그렇지 못한 환자군은 24.3명이나 심혈관질환을 새로 진단받았다는 대목이다. 때문에 국내외 순화기학계에서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기왕증을 가진 환자의 경우 LDL-C 목표치를 70mg/dL 이하 혹은 기저치(baseline) 대비 50% 이상 낮추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스타틴 고강도 요법만으로 LDL-C 치료 목표 도달이 어려운 ASCVD 환자들에서는 신규 치료옵션으로 진입한 PCSK9 억제제의 병용을 추천한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의 경우 '이상지질혈증 관리 및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 목표 LDL-C 달성 후에도 ASCVD가 진행되는 환자를 극초고위험군으로 설정하고 LDL-C 목표치를 기존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제시한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C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에 PCSK9 억제제의 사용을 권고한다. 특히 해당 환자군에선 에제티미브 병용전략을 쓴다고 해도, LDL-C 목표치까지 떨어뜨리는 극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일부 시각도 제기된 것이다. 따라서 PCSK9 억제제 치료 옵션은, 최근 네 번째 개정본이 발표된 국내 이상지질혈증 치료 지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유효성과 안전성에 학계 주목을 받았다. 제56차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장에서 공개된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스타틴의 대안 옵션으로 PCSK9 억제제를 새롭게 권고한데 이어 LDL-C 수치가 70mg/dL 미만인 환자에서의 치료기준을 신설했다. 특히 약물 치료제 부분 주요 변화로, 현행 스타틴 치료에도 LDL-C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나 PCSK9 억제제의 병용치료를 권고했다. 또 스타틴 치료 후 이상반응을 보일 시에도 PCSK9 억제제의 사용을 적극 추천했다. 충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배장환 교수는 "심근경색증을 겪고 심혈관계 질환의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의 상당수가 기존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병용요법으로도 충분한 LDL-C 하강이 안 되거나, 스타틴에 의한 근육통 등으로 스타틴의 지속이 어려운 경우에는 PCSK9 억제제를 병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이상반응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틴 불응 환자서 PCSK9 옵션 대안 레파타 유일 심혈관 사망률 감소 입증 최단기간, 예방효과 확인 2.2년 걸려 현재 국내에서 ASCVD 예방 효과를 입증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PCSK9 억제제는 암젠 '레파타(에볼루쿠맙)'가 유일한 상황이다. 여기서 레파타는 기존 ASCVD 치료에서 LDL-C 목표를 달성 못한 환자의 최대 95%가 치료 목표를 달성한 유일한 치료제로 이목을 집중시킨 것. 또한 전 세계 3만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LDL-C 강하효과 임상데이터를 보유한 PCSK9 옵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레파타는 심근경색증, 뇌졸중 또는 증상을 가진 말초동맥질환과 같은 ASCVD를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3상임상 'FOURIER 연구'를 기반으로 허가를 받았다. 해당 연구에서는 이미 스타틴으로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군이 레파타를 통해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심근경색증 27%, 뇌경색 25%, 관상동맥 재관류술 22%까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췄다. 주목할 점은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62.5세로 심근경색증,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의 비율이 각각 80%, 20%로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 환자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심혈관질환의 대표적 위험 요소로 꼽히는 고혈압, 당뇨, 흡연을 동반한 환자가 각각 80%, 40%, 30%를 차지했다. FOURIER 연구에 따르면 레파타 치료 4주 이내에 LDL-C 강하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효과는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레파타 투여군의 LDL-C 중앙값은 26mg/dL으로 기저치인 92mg/dL보다 크게 감소했으며, 레파타 투여군 가운데 76%는 LDL-C 수치가 25mg/dL 미만으로 조절됐다. 특히 추적관찰기간의 중간값은 2.2년으로 5.1년의 스타틴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빠른 시간 내 확실한 예방혜택을 입증한 것이다. 배장환 교수는 "보통 스타틴을 근간으로 하는 지질강하제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 감소효과는 일반적으로 수년을 사용하고 나서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특히 최근 진행된 연구일수록 예전보다 항혈소판제재, 레닌-안지오텐신 저해제, 베타 차단제, 지질강하제를 포함하는 표준치료요법이 더 강하고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을 감소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질강하제의 사망률 감소를 확인한 주요 임상연구 중 하나인 에제티미브를 바탕으로 한 'IMPROVE-IT 연구'는 7년이라는 장기간 추적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 재발 감소효과를 확인했으나, 여전히 임상적인 효과를 입증한 약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레파타의 FOURIER연구는 지질저하제의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를 입증한 연구 중에서는 최단 기간의 연구이며, 사망률이 아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확인에 있어서도 2.2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확인한 것, 더불어 스타틴 치료 이후 더 이상의 치료 옵션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렇게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큰 심혈관질환에 있어 급여 확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2018년 8월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들을 위한 레파타의 허가 확대가 이뤄졌지만, 이후 1년 가깝도록 뚜렷한 급여 진척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는 것. 그동안 PCSK9 억제제의 임상 결과가 학계에서 수차례 집중 조명되면서 기대감을 키웠던 터라, 진료현장에서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배장환 교수는 "이미 심근경색증을 경험한 고위험 환자들은 재발 시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해당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통해 목표 수치인 LDL-C 70mg/dL에 효과적으로 도달한다는 것은 단순한 지질 숫자 싸움이 아닌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의 재발과 사망률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알약형 장정결제 나왔지만 기대보다 우려...시야 탁해 2019-07-29 06:00:58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지난 2013년 신장병 이슈로 임상에서 사라졌던 알약형 장정결제가 6년만에 다시 출시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과거 문제가 됐던 부분들을 걷어내고 FDA 승인을 받은 OSS(oral sulfate solution)성분으로 무장하면서 복약순응도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분분한 의견이 나오는 모습이다. 세계 최초 복합 개량신약 '오라팡' 출시…복약 순응도 최대 강점 다시 한번 알약형 장정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제품은 한국팜비오의 오라팡이다. 오파팡은 OSS제제를 기반으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계 최초 개량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됐다. 과거 알약형 장정결제가 그랬듯 오라팡도 복양순응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과거 맛과 향에 대한 거부감과 4리터 이상을 복용해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실제로 지난해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암 검진 수검행태 조사에 따르면 대장내시경에 부담을 느씨는 가장 큰 이유로 장정결제 복용이 1순위로 꼽혔다. 그만큼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것보다 되려 사전 절차인 장정결제를 복용하면서 준비하는 것이 더욱 힘들다는 것이 수진자와 환자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이 부분을 공략한 것이 바로 알약형 장정결제의 시작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대 초반 인산나트륨을 기반으로 하는 알약형 장정결제가 출시된 바 있다. 이 역시 복약순응도를 무기로 상당한 기대감을 모았지만 출시된지 몇년 지나지 않아 신장병에 대한 부작용 이슈가 계속해서 대두되면서 결국 미국과 유럽학회 모두 이에 대한 사용을 제한하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이번에 출시된 알약형 장정결제는 역시 이러한 안전성 이슈를 제일 먼저 극복했다. 우선 미국FDA가 승인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장정결제 성분인 OSS를 기반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OSS의 안전성에 기대면서 이를 알약형태로 바꾸면서 복용의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알약 내에 시메치콘 성분을 포함해 과거 알약형 장정결제에 비해 장내 거품을 없애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국내 8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에서 오라팡은 장정결도 95.5%를 기록해 과거 OSS액체(98.2%)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거품 발생도 0.9%에 불과해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한국팜비오 개발팀 정현정 상무는 "서울대병원 등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이미 복약만족도와 안전성을 충분히 인정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오라팡을 복용했던 대부분의 환자들도 76.8%가 재사용 의지를 보일 만큼 순응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해질 수치 변화나 소화기계 안전성 연구에서도 충분히 강점이 드러났다"며 "기존의 OSS 제제보다 총 용량을 10% 줄이고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 엇갈리는 시선…검진 시장 위주로 진출 이렇듯 국내에서 다시 불이 붙은 알약형 장정결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대감과 우려를 함께 보이고 있다. 우선 건강검진 등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에서는 기대감이 더욱 우세한 분위기다. 가장 큰 문제점인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되는 이유다. 실제로 알약형 장정결제 출시 이후 가장 먼저 도입이 되고 있는 것도 바로 건강검진센터다. 특히 기업형 건강검진센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동석호 이사장(경희의대)은 "출시 당시부터 제약사에서 검진기관과 세미급 종합병원을 타겟팅했다"며 "이미 일부 검진기관들은 이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고 다른 검진기관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장내시경 검사에 가장 큰 불만 요소가 바로 장정결제"라며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순응도가 높은 알약형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최근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도 알약형 장정결제에 대한 별도의 세션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만큼 검진기관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우려감이 더 높은 분위기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과 달리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더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또한 대장내시경의 특성상 환자를 대면한 뒤 처방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장정결제를 처방한 뒤에야 환자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A대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장은 "내부에서도 몇차례 얘기가 오갔지만 아직은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며 "대장내시경은 환자를 보지 않고 미리 정결제를 보내주는 프로세스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될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부 임상에 참여한 교수들도 대학병원은 아직 시간을 두고 봐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내시경 시야에 대한 부분도 상당수 개선이 되기는 했지만 일부에서는 시야가 탁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환자별로 아직 케이스가 확보된 상황이 아니라 중증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자 학계에서도 알약형 장정결제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복약순응도는 환자들의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대한장연구학회 임원은 "알약형 장정결제가 OSS 성분을 그대로 알약으로 만든 것이라고는 하지만 제형 변경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까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며 "OSS 제제의 안전성을 그대로 차용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우선 국내에서 3상 임상을 진행한 만큼 안전성이 확보된 것은 분명 인정해야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설계된 임상일 뿐 리얼월드데이터나 부작용 보고가 취합된 것은 아닌 만큼 학회에서도 이러한 후향적 연구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첫 삽화성 편두통 가이드라인 꼼꼼히 들여다보니 2019-07-22 12:00:57
|한국형 삽화 편두통 예방 약제 치료 지침|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우리나라 삽화 편두통 환자들을 위한 예방 약제 1순위로 프로프라놀롤이 권고됐다. 기전별로는 베타차단제 상당수가 치료약제 우선 순위로 꼽혔고 최근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주요 약물로 이름을 올린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는 기대보다 우선순위가 낮게 책정됐다. 프로프라놀롤 등 베타차단제 우선 순위…근거와 권고 모두 최상위 대한두통학회는 2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최초로 한국형 삽화 편두통 예방 치료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별도의 위원회를 거쳐 마련된 것으로 기전별, 약물별로 근거와 권고 수준을 모두 명시한 최초의 치료 지침이다. 우선 예방약 1순위로는 베타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이 꼽혔다. 학회는 프로파를놀롤이 근거수준 높음과 권고등급 강함의 성적을 매겨 최우선 순위로 사용을 권고했다. 프로프랄놀롤은 5072명을 대상으로 한 26개의 위약 대조 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편두통 빈도를 줄반 이하로 감소시킨 비율이 1.9배나 됐다. 또한 칼슘통로차잔제와 비교한 메타분석에서는 두 치료군 간의 반응률의 상대 위험도 평균 차이가 -0.02를 기록했다. 이렇듯 이미 연구를 통해 근거가 마련된데다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편두통 예방 약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몇 안되는 약제라는 점이 1순위 권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 베타차단제인 메트프롤롤도 프로프라놀롤과 마찬가지로 근거수준 높음, 권고등급 강함으로 우선 순위 약제로 선정됐다. 하지만 현재 보험급여 인정 기준에 포함된 니들롤은 근거수준 보통, 권고등급 약함으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일부 고려할 수 있다는 정도로만 정리됐고 베타차단제 계열인 네비볼롤과 비소프롤롤, 핀돌롤은 근거수준 낮음, 권고등급 약함으로 예방약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제안했다. 칼슘통로차단제 위험성 강조…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도 마찬가지 과거 미국과 유럽 진료지침을 따라 우선순위로 거론됐던 칼슘통로차단제들은 이번 진료 지침에서 모두 우선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니카드리핀, 니페디핀, 니모디핀은 아예 예방 약제로 사용하지 말라고 제안했으며 베라파밀도 전문가 의견에 따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권고를 받았다. 특히 플루나리진과 신나리진은 고령환자에게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가급적 투여를 피하라는 경고 문구까지 달렸다. 칸데사르탄으로 대표되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도 마찬가지로 우선 순위에서 멀어졌다. 칸데사르탄은 근거수준은 보통을 받았지만 권고 등급은 약함을 받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판단을 받았고 리시노프릴과 텔미사트란은 근거수준과 권고 등급에서 모두 하위점을 받아 사실상 예방 약제로 평가받지 못했다. 뇌전증약 일부도 최우선 순위 평가…토미라메이트 1순위 추천 뇌전증 치료제 계열 중에서는 근거수준 높음, 권고등급 강함으로 토피라메이트가 최우선 처방 순위로 꼽혔다. 토피라메이트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처(FDA)에서 공인한 삽화 편두통 약제인데다 9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 28일 동안 1.2회 두통 빈도수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4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 시험에서는 위약과 비교해 50% 이상 두통 빈도를 감소시킨 비율(OR)이 2.03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한 828명을 대상으로 한 4개 연구에서는 50% 이상 두통 빈도 감소에 대한 비율(OR)이 3.27을 기록하며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준 것이 근거의 기준이 됐다. 이외 디발프로엑스나트륨도 같은 등급을 받아 1순위 예방 약제로 이름을 올렸고 발프로산은 근거는 많지만 부작용 면에서 권고등급에서 약함 판정을 받았다. 항우울제 계열도 기대 이하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현재 전문약 중 편두통 예방 약제로 많이 처방되는 아미트리프틸린의 경우 근거 수준에서 보통, 권고등급에서 강함을 받았다. 이외 플루옥세틴과 노르트리프틸린 등은 근거 수준 매우 낮음, 권고등급 약함으로 사실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보험·허가 기준 "환자 위한 적극적 관심 필요" 하지만 역세 문제는 보험과 허가 기준이다. 실제로 이번에 치료 지침에 포함된 17개 약제 중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보험급여 인정기준에 포함된 약물은 프로프라놀롤 등 총 6종 뿐이다. 나머지 약제들은 모두 비급여로 처방을 해야 하거나 오프라벨 처방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의대)은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 조사에서 질병 부담이 큰 질환 2위에 랭크되는 등 심각하게 삶의 질을 떨어트리지만 보건 당국의 이해와 관심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편두통 환자의 10%밖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통학회 조수진 부회장(연세의대)도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겨우 몇가지 약제에 급여를 적용하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약제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환자별로 맞춤 처방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대한두통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는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약물의 조속한 허가 절차와 급여 등재를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신경과학회 정진상 이사장(성균관의대)은 "진료지침에 들어갈 만큼 근거를 쌓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처방할 수 없는 약제들이 여전히 많다"며 "한국형 치료지침이 만들어진 만큼 이를 더욱 다듬고 근거를 덧붙여 환자들이 더 많은 약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유방암 잡는 새 표적 치료제들 등장에 기대감 '솔솔' 2019-07-22 06:00:58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폐경전 여성 비율이 높은 국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 분야에, 표적 치료제 병용전략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특히 CDK4/6 억제제 계열약들이 폐경 후 여성 환자군에 더해, 폐경 전 환자에서도 동일한 생존 혜택을 입증하며 약물 선택지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서양과 달리 국내의 경우 40~50대의 젊은 여성 유방암 환자들이 절반 가까이 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최근 심평원의 항암제 급여기준에 따르면, 폐경 전 젊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내분비요법 옵션은 '고세렐린'에 '타목시펜'을 가감하거나 고세렐린에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를 추가하는 전략 뿐이며, 이 외에는 항암화학요법이라는 제한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CDK4/6 억제제 선발품목인 입랜스(팔보시클립)의 경우도, 폐경 후 여성의 1차 내분비요법으로서 '레트로졸(letrozole)'과의 병용 급여는 적용됐지만 폐경 전 환자를 포함한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와의 병용요법은 급여에서 아직 벗어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엔 난소기능억제제를 매달 맞으면서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분해시키는 풀베스트란트에 CDK 4/6 억제제를 병용하는 대규모 임상 데이터들이 쌓이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에서, 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CDK4/6 억제제 임상은 3건이 대표적이다. 선발품목인 입랜스가 2015년 팔보시클립과 풀베스트란드 병용요법을 평가한 'PALOMA-3 연구'를 처음으로 발표했고 뒤이어, 2017년 릴리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가 동일 대상군에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 결과를, 2018년 노바티스 '키스칼리(리보시클립)'가 타목시펜과 비스테로이드성 아로마타아제 억제제(NSAI)와 내분비호르몬요법인 고세렐린 병용전략을 내놓았다. 국립암센터 이근석 교수(유방암센터장)는 "1차 호르몬 약제에는 타목시펜 등의 SERM제제, 페마라 등의 아로마타아제 억제제(AI), SERD, CDK4/6 억제제 등이 있지만 지금껏 임상자료를 보면 치료제의 무진행생존기간만을 비교해봐도, AI와 CDK4/6 억제제의 병용사용이 최대 28.2개월로 여타 제제 대비 가장 긴 임상적 혜택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폐경전 환자 절반 차지 "CDK4/6 억제제 폐경후 환자와 동일 혜택 보여" 먼저 폐경전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대표적 임상 결과는 '입랜스(팔보시클립)'의 PALOMA-3 연구부터 시작된다. 임상에 등록된 환자들은 폐경 전과 후 유방암 환자들로, 내분비요법을 받았지만 질병이 진행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입랜스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과 위약과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입랜스 병용군에서 11.2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군 4.6개월보다 약 2배 이상 길게 나타났다. 호르몬 단독 요법에 비해 항암화학요법의 도입 시기를 2배 가량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2건의 임상결과에서도 혜택은 다르지 않았다. 입랜스와 내분비요법 병용군은 20.1개월, 카페시타빈 단독군은 14.4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또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3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후발품목으로 처방권에 진입한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 역시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과 위약 투여군(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을 비교한 임상 결과를 가지고 있다. 결과를 보면, 19.5개월(중간값)의 추적관찰 기간 무진행 생존기간(Investigator-assessed PFS) 중간값은 버제니오 병용군에서 16.4개월로 위약군 9.3개월에 유의하게 앞선 것이다. 이어 올해 6월 ASCO 유방암 세션에서 발표된 '키스칼리(리보시클립)'의 폐경전 호르몬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임상도 주목할 결과다. 대규모 임상을 통해 관건이었던 전체 생존율(OS) 개선에 성공한 것. 'MONALEESA-7 연구'는 내분비호르몬(고세렐린과 비스테로이드 아로마타아제 억제제(NSAI) 또는 타목시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키스칼리 또는 위약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3상 연구로 총 672명의 환자(아시아 환자 30%)가 등록됐다. 그 결과 리보시클립 투약군의 전체 생존율은 위약 대비 29% 높았다. 42개월째 전체 생존율은 리보시클립은 70.2%, 위약은 46.0%였다. 기존 치료제에 따라 NSAI 투여 환자들의 OS 개선도는 30%였으며, 타목시펜투여 환자들은 21%로 생존혜택이 비교된 것이다. 이근석 교수는 "MONALEESA-7 연구가 폐경 전 여성을 대상으로 올해 ASCO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CDK4/6 계열약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생존기간 데이터가 나왔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현재 폐경 후 여성에서처럼 폐경 전 여성에서도 동등한 임상적 혜택이 검증이되면서 굳이 현행 적응증에 따라 해당 표적약을 사용하기 위해 난소절제를 해야하는지는 의문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입랜스의 PALOMA-3 연구의 하위분석에서도 생존혜택과 관련해 항암치료를 17개월이라는 시간을 번 것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사회 생산적 활동에서도 이득이 크게 나온다"고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해외에서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분포가 15~20% 정도를 차지하는 것과 달리 오히려 국내에서는 45세에서 55세까지 폐경 전 여성 비율이 살짝 높은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주목할 점은 폐경 전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이 생물학적으로 공격적으로 암이 진행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똑같이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유방암이라고 해도 고령에 비해 젊은 연령에서는 성장인자도 더 많이 나오고, 공격적인 동시에 전이가 빨리 이뤄진다"며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국내 상황에서 특징적으로 삼중음성유방암 및 HER2 양성 유방암의 비율이 높고, 나이든 여성의 유방암보다 좋지 않은 치료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유병 상황을 설명했다.
중증 신장질환 동반 AF 환자들 NOAC 효과 없다 2019-07-17 06:00:54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진행성 만성신장질환(CKD)이 동반된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직접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 또는 NOAC)의 치료 혜택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질환이 없거나 초기 CKD 환자에서 보여진 뇌졸중 감소 혜택과는 달리, 말기신부전이나 투석 중인 환자의 경우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메타분석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와파린 등 비타민K 길항제와 비교해 NOAC의 개선혜택과 안전성이 큰만큼, 일방적인 결론보다는 약제마다 신장대사율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에 넣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당 데이터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만성신장질환자 총 3만4000여명이 등록된 45건의 임상논문을 분석한 결과로, 국제학술지인 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 7월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호주 UNSW의대 순일 베드베(Sunil V. Badve) 교수팀이 공개한 임상은 NOAC과 비타민K 길항제를 비교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결과, 중증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이러한 직접작용 경구용 항응고제에 혜택이 명확치 않다고 나온 것이다. 여기서 연구팀은 "대규모 임상의 하위분석 결과 대부분은 심방세동이 동반된 만성신장질환자에서 직접작용 경구용 항응고제의 사용은 비타민K 길항제와 비교해 뇌졸중과 전체 색전증의 위험을 21%까지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출혈성 뇌졸중 위험 역시 52%를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도 심방세동이 동반된 환자 중에서도 초기 만성신장질환에서 유독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논문을 통해 "만성신장질환이 없는 환자와 초기 진행 환자에서는 비슷한 혜택이 보여졌지만, 진행성 만성신장질환자와 투석에 의존하는 말기신장질환(ESRD)에서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평가했다. 초기 CKD 동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혜택 명확' 신장기능 악화시 얘기 달라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에 포함된 45개 임상은, 2019년 2월까지 발표된 논문들로 총 3만4082명 환자가 등록됐다. 여기엔 심방세동으로 항응고제를 처방받는 11건의 임상을 비롯해, 혈전증 예방요법 임상 6건, 투석 환자의 혈전증 예방 임상 8건, 심방세동 이외 심혈관질환 평가 임상 9건 등이 포함됐다. 또한 직접작용 항응고제와 비타민k 길항제를 비교한 임상이 15건, 위약 비교 임상 10건, 저분자량헤파린(LMWHs) 임상 5건, 아스피린 비교임상 4건 등이 들어갔다. 다만 환자들의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20mL/min 미만이거나 사구체여과율이 15mL/min/1.73m2 미만으로 떨어진 경우의 임상연구들은 분석 단계에서 제외됐다. 연구에 대상이 된 NOAC은 자렐토(리바록사반)를 비롯한 엘리퀴스(아픽사반), 릭시아나(에독사반), 베빅사(베트릭사반) 등이었다. 그 결과, CKD와 심방세동이 동반된 환자에서 직접작용 경구용 항응고제는 비타민K 길항제와 비교해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의 위험을 21% 줄였다. 더불어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52% 줄였던 것. 하지만 정맥 혈전색전증이나 관련 사망 위험을 두고서는 이들 NOAC제제와 비타민K 길항제 사이에는 유의한 혜택이 관찰되지 않았다. 복합 평가에서도 해당 동반질환자의 경우 주요 출혈 위험을 비교했을 때 혜택의 크기가 작았던 것. 연구팀은 "분석 결과 초기 단계의 CKD 환자에서는 NOAC의 혜택이 비타민K 길항제보다 우월했지만 진행성 CKD 환자나 ESRD 동반 환자에서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말기신장질환 위험도 개선 및 치료 혜택 적다? "추가적 임상근거 필요" 여기엔 추가적으로 NOAC제제에 대규모 임상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달렸다. 배드베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투석에 의존하는 ESRD 환자에 더해 혈중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25mL/min 미만인 환자에서도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들어 심방세동과 말기신장질환이 동반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들도 있다. 엘리퀴스(아픽사반)의 경우 'RENAL-AF 연구'를 진행하면서 투석에 의존하는 ESRD와 심방세동이 동반된 환자에서 아픽사반과 와파린의 비교작업에 들어갔으며, 이외 비슷한 임상 디자인의 'AXADIA 연구', 'AVKDIAL 연구'도 저울질 중이다. 이번 논문과 함께 편집자 논평을 실은 캐나다 알버타의대 에인슬리 힐데브랜드(Ainslie Hildebrand) 교수는 "다만 말기신장질환과 심방세동이 동반된 환자에서 와파린을 사용한 앞선 임상들에서는 색전성 뇌졸중의 위험을 줄이지 못했고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두 배 가까이 늘린 것은 주목해봐야 한다"고 정리했다. 따라서 앞으로 공개될 RENAL-AF 및 AXADIA 연구에서는 이러한 환자군에서의 유효성 증명에 집중해야봐야 한다는 것. 논평을 통해 "이들 결과들이 나올때까지는 진료현장에서 환자별 맞춤치료 전략을 통해 잠재적인 치료 혜택과 위험을 균형있게 조율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의견을 달았다. 학계 "만성신장질환 동반, 혈전증 발생 전단계" 약제 신대사율 다른 것도 고려 통상적으로 학계에서는 만성신장질환(CKD)과 말기신장질환(ESRD)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심방세동을 비롯한 정맥혈전색전증(VTE)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혈전증 전상태(prothrombotic state)'로 주목하고 있다. 일반인에 비해 많게는 10~20배까지 위험도 상승하기 때문. 더욱이 이렇게 CKD와 심방세동이 동반된 경우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울혈성 심부전, 심근경색,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고 ESRD에서 정맥 혈전색전증 위험은 출혈 사건과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위험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도 대부분의 CKD 환자에서는 정맥 혈전색전증 예방요법으로 항으고제의 사용을 권고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CKD가 없거나 초기단계인 환자에서와 달리 진행성 CKD 및 ESRD가 동반된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경구용 항응고제의 처방이 많지 않은 것도 주목해봐야 한다는 것. 학계는 "이러한 문제는 출혈 이슈 증가로 인해 처방이 어려운 것"이라며 "더욱이 해당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는 치료 혜택도 분명하게 나온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심혈관센터)는 "보통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30 미만인 환자이거나 투석 환자에서는 현행 가이드라인에서도 권고하지는 않지만 NOAC마다의 특성이 달라 복잡한 측면이 있다"면서 "체내 약물대사기전상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다비가트란, 에독사반 등 약제마다 간 및 신장대사율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픽사반 등 상대적으로 신장으로 대사가 덜 되는 일부 NOAC의 경우 해당 환자군에서도 혜택이 있다는 임상근거들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달이나 늦어진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대혼란 불가피 2019-07-15 12:00:55
|예고된 인플루엔자 백신 대란|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올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이 예년보다 한달 늦게 출하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매년 극심한 혼잡을 빚었던 예방 접종 사업에 대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는 물론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와 일선 개원의들이 빠듯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지만 사실상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한숨을 쉬고 있다. 독감 백신 접종 한달여 연기 불가피…대란 우려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가 독감 백신 접종이 지난해보다 3주에서 한달 정도 미뤄져 진행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10월 초부터 연령별로 접종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빨라도 10월 마지막주에서 11월 초로 일정을 잡고 있는 것. 이렇듯 백신 접종이 늦어진 것은 우선 세계보건기구(WHO)가 매년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비해 발표하는 균주 선정이 예년보다 한달 늦어졌기 때문이다. WHO의 균주 발표에 맞춰 제약사들이 독감 백신을 제조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거쳐 출하돼 일선 의료기관에서 접종하는 일련의 일정이 모두 한달 가량 미뤄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질본 관계자는 "WHO에서 균주 선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면서 예년보다 한달 가량 공지가 늦어졌다"며 "최대한 빠르게 접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제약사들의 공급 일정 등을 고려할때 예년보다 늦어질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선 10월 4주를 접종 시작으로 잡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통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대한 빠르게 백신을 승인해 이 시간적 괴리를 최대한 메운다는 방침이지만 올해부터는 생물학적 제제, 즉 백신에 대한 심사 기준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일정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기준 강화로 균주만 확인했던 예년과 달리 매년 새로 백신을 만들때 마다 품목 허가 과정부터 완전히 다시 밟아나가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일정이 알려지면서 일선 의료기관들도 비상이 걸렸다. 매년 접종철마다 공급 물량 부족과 빠듯한 일정에 큰 혼란을 겪어온 상황에서 한달이나 접종 일정이 늦어지면서 이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책 마련 나선 정부·의료단체…순차 접종 일정 조정 유력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질본에서 연락을 받자 마자 지역 의사회장들에게 이러한 계획을 전하고 대비를 당부했다"며 "이들을 통해 우선 이러한 차질은 이미 의사들에게 전달이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등 예방접종사업을 진행하는 단체와 회원들을 대상으로 긴급하게 회의를 갖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정용 부회장은 "질본과 의협에서 의견 조회가 들어와 최대한 빨리 백신을 출하해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보냈다"며 "독감 백신 접종 사업은 짧은 기간 내에 필요 인원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한달이 늦춰진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선 과거 10일 간격으로 일정을 잡았던 75세 이상과 65세 이상 노인 접종을 3일 간격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질본도 최대한 서둘러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는 점에서 원안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접종 차질에 따라 질본 차원에서 요령있게 일정을 조율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독감 유행과 접종 시기의 괴리를 메우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A의사회 임원은 "연령별 순차 접종 기간을 조금씩 당겨 시간을 메우고 식약처에서 빠르게 약을 출하하면 또 일정 부분 시간을 벌 수 있다"며 "남은 것은 질본인데 아마도 독감 주의보를 예년보다 몇일 늦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독감 주의보가 나가는 순간 접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추세"라며 "백신 출하와 접종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질본이 이를 부채질 할 리는 없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남은 문제는 역시 물량이다. 매년 공급 부족으로 2차, 3차까지 추가 공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75세 이상과 65세 이상 노인들을 3일 간격으로 접종하자면 의료기관별로 상당한 비축 물량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물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대한 빠르게 필요한 물량을 출하해 혼란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우선 8월 안에 독감 백신을 출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라며 "공급량도 지난해 수요량에 한달 미뤄진 일정을 감안해 2500만 도즈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혈당·심혈관·체중 일석삼조 GLP-1 제제 블루칩 될까? 2019-07-10 06: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일석삼조(一石三鳥)는 굉장히 매력적인 옵션이다. REWIND 연구로 심혈관 질환 예방 혜택에 방점이 찍히면서 이제는 옐로우칩에서 블루칩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항당뇨병약인 GLP-1 RA 제제(Glucagon-Like Peptide-1 RA)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은 공통된 의견이다. SGLT-2 억제제가 대세로 굳어지고 DPP-4 억제제가 심혈관 안정성을 입증하며 구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다크호스로 여겨졌던 GLP-1 제제가 3중 효과를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앞세운 SGLT-2 억제제의 성장을 지켜만 봐야했던 이유인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엇갈린 연구들이 이제 방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하나 같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혈당 강하 효과는 모두가 확실하게 입증된 가운데 심혈관 혜택에 대한 약물간 경쟁력이 둔화된다면 결국 체중 조절이라는 하나의 옵션을 더 가진 GLP-1 제제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이나 3~4개의 연구로 사실상 정리가 끝난 DPP-4 억제제나 SGLT-2 억제제에 비해 GLP-1 제제는 최근까지도 대규모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HARMONY와 REWIND 연구로 이제는 확실하게 방향성이 잡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심혈관 혜택 논란 ELXIA에서 EXSCEL까지 이어지는 여정 2007년 항당뇨병약을 이끌던 로지글리타존에 대한 심근경색 위험 이슈가 의학계를 달구면서 심혈관 안전성 연구(CVOT)가 필수 요소가 된 이래 DPP-4와 GLP-1 제제는 늘 이 논란에 휩쌓여야 했다. 확고하게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된 SGLT-2 억제제와 달리 GLP-1 제제와 DPP-4 억제제는 엇갈린 연구 결과들로 인해 대규모 연구가 나올때마다 논란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승승장구하던 2015년 발표된 ELIXA가 대표적인 경우다. 릭시세나타이드(Lixisenatide)를 대상으로 25개월간 진행된 이 연구는 4가지의 주요 심혈관 이상반응(MACE)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최초의 보고다. 특히 이 연구는 비열등성과 우월성을 모두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이뤄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을 높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투약군(13.4%)과 대조군(13.2%)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이유다. 또한 심부전 발생 등도 마찬가지로 차이는 없었다. 그나마 체중 조절에 효과를 보였다는 점은 위안을 삼을만한 부분이다. 이후 나온 2017년에 나온 EXSCEL 연구도 마찬가지다. 엑세나타이드(Exenatide)를 대상으로 3가지의 MACE를 분석한 이 연구는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연구중에서 가장 많고 포괄적인 환자(1만 4752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역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역시 결과는 유사했다. 그나마 투약군(11.4%)이 대조군(12.2%)보다 조금은 위험을 낮추는데 성공했지만 HR값이 0.91로 사실상 의학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로 인정되지 못했다. 인제의대 내분비내과 박정현 교수는 "릭시세나타이드와 엑세나타이드는 GLP-1 제제 중에서도 속효성 약물로 작용시간이 매우 짧았다"며 "또한 심혈관 안전성 연구에서도 비열등성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 나온 REWIND 연구 등에서 볼 수 있듯 장시간 지속형 약물들은 비열등성은 물론 추가 심혈관 예방 효과도 입증했다"며 "적어도 장시간 지속형 제제는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논란 뒤짚은 SUSTAIN-6, LEADER, HARMONY 연구 하지만 이러한 암울한 분위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LEADER, SUSTAIN-6, HARMONY로 이어지는 장시간 지속형 제제들의 연구들이 우수한 성적표를 받으며 그간의 논란을 잠재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LEADER 연구는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를 대상으로 9340명에게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 임상을 진행한 대규모 연구다. 가장 먼저 GLP-1 제제의 심혈관 질환 예방 혜택 가능성을 밝힌 연구이기도 하다. 총 3.8년간 3가지의 주요 심혈관 이상반응을 조사한 이 연구에서 리라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이 3가지 모두가 감소했다. 종합적 평가에서 투약군이 13.0%로, 위약 대조군이 14.9%, HR 0.87(95% CI 0.78&8211;0.97)로 심혈관 질환 예방 혜택을 증명한 것이다. 심혈관 사망율 또한 4.7%대 6%로 크게 낮추는데 성공했다. 특히 항당뇨병약의 주요 부작용중의 하나인 신장 질환도 투약군이 대조군에 비해 크게 낮아지면서(HR 0.78%) 추가적인 혜택도 증명했다. 이후 연구들도 마찬가지로 판세를 계속해서 뒤짚어갔다. 총 3297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심혈관 안전성을 조사한 SUSTAIN-6 연구도 LEADER의 결과를 뒷받침했다. 비열등성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연구였지만 마치 우월성 연구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심혈관 질환 위험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군은 심혈관 사건 발생율이 6.6%로 위약 대조군 8.9%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HR 0.74, 95% CI 0.58&8211;0.95) 그나마 최근의 연구인 HARMONY 또한 마찬가지의 성과를 얻어냈다. 알비글루타이드(Albiglutide)의 심혈관 안전성을 조사한 이 연구는 1.6년이라는 기간 동안 94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른 연구와 마찬가지로 3가지의 주요 심혈관 이상반응을 조사한 결과에서 투약군은 7.1%, 대조군은 9%로(HR 0.78, 95% CI 0.68&8211;0.90) 뛰어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이 연구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22% 감소시킨데 이어 사망율도 7% 가량(HR 0.93)낮추는데 성공했다. 또한 심근경색의 경우도 무려 25%나 줄이는데 성공했으며(HR 0.75) 뇌졸중도 14%를 감소시켰다.(HR 0.86%) 1. 6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뤄진 연구였지만 GLP-1 제제가 주요 심혈관 질환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종합적으로 보여준 연구였던 셈이다. 판세 굳힌 REWIND 연구 심혈관 질환 예방 혜택 정립 이러한 연구 성과들에 쇄기를 박은 것은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된 REWIND 연구다. 9901명에게 둘라글루타이드(Dulaglutide)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역시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조 실험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 연구는 그간의 연구들 중 가장 긴 5.4년(중간값)의 추적 관찰 기간동안 진행된데다 연구 중 처음으로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예방 효과를 살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투약군에서 주요 심혈관 이상반응을 12%까지 낮추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군도 모두 동일하게 위험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심근경색 위험을 4%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심혈관 사망 위험은 9%, 뇌졸중은 24%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군도 모두 동일하게 위험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당화혈색소와 체중 감소라는 GLP-1 제제의 경쟁력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투약군에서 체중이 2.95kg이 줄으며 위약군 1.49kg에 비해 거의 두배 가까이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모든 GLP-1 제제가 인정받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장기 지속형 제제만큼은 혈당 강화와 더불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와 체중 감소 효과를 확실하게 증명한 셈이다. 상반되는 연구들로 인해 SGLT-2 억제제와 비교해 심혈관 질환 예방 혜택을 강조하지 못했던 설움을 HARMONY와 REWIND를 통해 판세를 굳혔다는 의미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는 "REWIND 연구는 GLP-1 제제가 혈당 강화와 더불어 심혈관 질환 예방 혜택과 체중 조절 효과까지 1석 3조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의미있는 연구"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대한당뇨병학회에서도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들어 GLP-1 제제를 우선 권고했듯 이번 연구 결과가 반영된다면 매우 효율적인 약물 옵션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지침 또한 계속해서 GLP-1 제제의 순위를 상향 조정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제2형 당뇨병 치료에 다크호스로 등장한 SGLT-2 억제제 2019-07-09 06:00:59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8년.' 신규 제2형 당뇨병 치료제에서 심혈관계 보호효과가 있다는 첫 대규모 임상 보고가 나오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2007년 5월,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 블록버스터 당뇨병약 '아반디아(로지글리타존)'에 심혈관계 위험성을 지적한 니센(Nissen) 박사의 논문이 국제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되며, 모든 시판 당뇨병 치료제들에서는 심혈관 안전성이 족쇄처럼 따라 붙었다. 해당 이슈는 임상적 근거수준이 높은 무작위대조군임상(RCT)이 아닌, 당시 40여 개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였지만 학계와 의료계, 산업계 파장은 컸다. 복용한 환자들에서 심근경색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우려 수준으로 높게 나오면서, 미국FDA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허가당국은 모든 당뇨병 치료제에 대규모 임상을 통한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을 조건부로 걸었던 것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오랜기간 경구용 혈당강하제 시장에 베스트셀링 품목으로 자리잡은 DPP-4 억제제 계열약들의 경우엔 지금껏 총 5편의 심혈관 안전성 자료가 발표되며 검증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는 수준에 그쳤다(기획-1편 참조). 그런데 관전 포인트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가장 후발주자로 진입한 'SGLT-2 억제제' 계열약들에서 쏟아져 나왔다. 안전성을 보자고 시작한 대규모 심혈관임상(CVOT)이었지만, 위약을 넘어서는 심혈관 위험 및 사망 위험 감소 혜택을 보이며 2015년 엠파글리플로진은 '우월성'에 첫 방점을 찍은 것이다. 당뇨병약에서 심혈관 안전성을 넘어선 심혈관(CV) 보호효과 즉, 혜택을 거론할 수 있게 된 데에는 SGLT-2 억제제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이유다. 올해 미국당뇨병학회장(ADA)에서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영국국립임상연구 네트워크 존 와일딩(John Wilding) 교수(내분비대사내과 전문가그룹 의장)는 "심혈관 혜택을 검증한 약제가 진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것은 당뇨병 치료에 큰 변화"로 꼽으면서 "지금껏 심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위험을 줄이는 확실한 임상 근거를 가진 약물이 없었다"고 그 역할을 강조했다. 다양한 임상분석 결과에서도, 당뇨병은 관상동맥질환을 비롯한 비치명적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여러 심혈관질환 위험과도 밀접한 관련을 보이고 있다. 성균관의대 내분비내과 진상만 교수(삼성서울병원)는 "내분비대사적인 측면에서 심부전과 당뇨병은 굉장히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며 "영국 UKPDS 결과에서도 제2형 당뇨병 남성에서 심부전 위험은 2배, 여성은 3배 이상 증가하는 동시에 이들 환자에서 매년 3.3%가 심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환자 관리 패러다임 심혈관 위험도 평가 주목, 진료지침 우선권고 변화 주도 작용기전상 신장 보호효과에 더해 심혈관 보호효과가 임상자료에서 속속 보고되면서, 실제 처방 경향도 바껴 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들어 당뇨병 환자들의 관리 패러다임이 단순 당화혈색소(HbA1c) 조절에서 한발 나아가 심혈관 위험인자 및 심혈관 사망, 주요심혈관이상반응(MACE), 심부전 위험, 만성신장질환(CKD) 위험 감소 등을 함께 평가하는 상황과도 결부된다. 실제 작년말 공개된 미국당뇨병학회(ADA)·유럽당뇨병학회(EASD)가 공동작업한 '글로벌 당뇨 통합 가이드라인'에서도, 변화의 키워드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 심혈관 위험도 평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메트포르민 처방 이후 2제 이상의 병용요법 시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유무와 위험을 먼저 파악해 심혈관 혜택 효과가 입증된 'SGLT-2억제제'와 'GLP-1유사체'를 우선 사용하도록 추천했다. 또 심부전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SGLT-2 억제제를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더욱이 이러한 내용은, 심부전과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6월 발표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부전학회(HFSA)의 첫 공동합의문에도 담겼다. 여기엔 신규 치료전략으로 경구 혈당강하제인 SGLT-2 억제제가 심박출률이 저하됐거나 보존된 모든 환자에서 최상의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현재 시장에 진입한 SGLT-2 억제제 계열약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을 비롯한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얀센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화이자와 MSD가 공동개발한 '스테글라트로(얼투글리플로진)' 까지 5개 품목이 대표적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계열약 처음으로 대규모 심혈관임상(CVOT) 혜택을 입증한 'EMPA-REG OUTCOME(2015년)'을 시작으로 'CANVAS(2017년)' 'DECLARE TIMI 58(2018년)'까지의 임상 결과가 SGLT-2 억제제들이 가진 심혈관 보호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 임상 결과로 꼽힌다. 이프라글리플로진과 후발품목인 얼투글리플로진의 경우엔 아직 심혈관임상 자료가 없는 경우다. 다만 이들 각각의 임상을 들여다보면, 연구 설정에 차이점은 있다. EMPA-REG OUTCOME의 경우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 전체 임상 환자의 99% 이상이 등록됐으며, CANVAS 임상에는 65.6%, DECLARE 임상에는 40.6%으로 차이를 보였다. 다시말해 엠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플로진이 병력을 가진 고위험군에서 심혈관 2차 예방 효과에 주력한 반면, 다파글리플로진은 1차 예방효과 검증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러한 3개 CVOT 임상 비교엔, 지난 6월 국내 시판허가 이후 5년2개월만에 시장 철수를 결정한 인보카나를 제외한 대표 2개 품목의 주요 임상결과를 살펴봤다. ▲EMPA-REG OUTCOME(2015년)-엠파글리플로진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 첫 타석에는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주축에 선다. 당뇨병 치료제 중 최초로 심혈관 사망 감소 적응증을 확보하는 기록을 남겼다.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를 입증한 랜드마크 'EMPA-REG OUTCOME' 연구를 보면, 자디앙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7020명)에서 심혈관계 사망 위험을 38%, 전체 사망 위험을 32% 낮췄으며, 심부전 입원율을 35% 각각 감소시켰다(NEJM 2015;373:2117-28). 더욱이 이러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치료에 더한 자디앙 병용요법은 심혈관계 관련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MACE)의 통합 변수로 평가된 전체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14% 줄였던 것. 또한 연구의 하위 분석 결과에서도, 자디앙은 위약 대비 심부전 여부와 관계 없이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올해 제79차 미국당뇨병학회 정기학술회(ADA 2019)에는, 자디앙의 첫 리얼월드(실제처방) 분석자료인 'EMPRISE 연구' 결과도 EMPA-REG OUTCOME에서 나온 결과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실제 처방 결과, DPP-4 억제제에 비해 심혈관 위험을 줄이면서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했다. 더욱이 심부전 입원율이나 관상동맥 재생술 시행 등 확장 심혈관 평가지표는 27%가 낮아졌으며, 강점을 보였던 심부전 입원율은 44%가 줄어드는 압도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ADA 및 EASD가 개정한 제2형 당뇨병 치료 공동 가이드라인에서, 해당 환자의 경우 SGLT-2억제제로 엠파글리플로진을 보다 강력한 권고수준으로 명시한 바탕이 된 것이다. ▲DECLARE TIMI 58(2018년)-다파글리플로진 포시가는 지금껏 공개된 SGLT-2 억제제의 CVOT 임상연구 중 가장 최근에 발표된 만큼, 규모와 기간 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앞서 대표적인 리얼월드 임상자료인 CVD-REAL 및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약 34만명 포함된 CVD-REAL2 등을 CVOT 임상에 앞서 공개하면서, 심부전을 비롯한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 감소 혜택에 실마리 정보를 제시한 바 있다. 더불어 랜드마크 'DECLARE TIMI 58' 연구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플로진과 달리 심혈관계 질환 기왕력 없는 환자에서 일차예방 효과로 범위를 넓게 잡으며, 저위험군에서 혜택을 검증하려는 첫 시도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를 보면, 33개국 882개 임상 기관 내 총 17,160명의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포시가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했다. 특히 연구에는 심혈관 질환을 보유한 환자는 40.6%, 기왕력 없이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두 가지 이상 보유한 환자는 59.4%로 분류가 됐다. 그 결과 주요심혈관계사건(MACE) 발생에 있어 포시가 치료군은 8.8%, 위약군 9.4%로 위약 대비 우월성이 아닌 비열등성을 확인하며 심혈관 안전성을 보였다. 다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심혈관계 사망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17% 감소시킨 것은 우월한 혜택으로 강점이 부각됐다. 이를 통해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가 올해 3월 발간한 ACC/AHA 1차 예방 가이드라인에 DECLARE TIMI 58 임상근거가 이름을 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해당 임상에 참여한 존 와일딩(John Wilding) 교수(내분비대사내과 전문가그룹 의장)는 "지난 5~10년 사이의 경구제 처방률을 보면, 설포닐우레아는 지속적으로 처방이 감소하고 있으며 DPP-4 억제제는 큰 폭으로 처방률이 증가했다"며 "연구 결과들을 보게 되면 DPP-4억제제 계열은 CV 보호에 대한 추가적인 혜택이 없다는 중립적 결과가 나타났고 GLP-1 유사체는 제제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DPP-4 억제제는 의료진이 편하게 처방할 수 있고, 비교적 이상반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CV 보호효과는 DPP-4 억제제에서는 나타나지 않으며 혈당을 낮추는 것이 주된 기능"이라며 "현장에서 보는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비만, 고혈압, 심혈관 질환을 흔하게 동반하는데 이들에 SGLT-2억제제가 명확한 혜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주목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자디앙과 포시가 4제요법 비교 연구를 진행한 충북대병원 내분비내과 오태근 교수는 "엠파글리플로진의 EMPA-REG OUTCOME, 카나글리플로진의 CANVAS, 다파글리프롤진의 DECLARE-TIMI 58 연구 등이 대표적인데 구성 환자들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SGLT-2 억제제는 기본적으로 혈당강하 효과에 더해 체중감소, 혈압감소 효과 등을 공통적으로 제공한다. 이 때문에 복합적으로 심혈관계 사망,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 감소 등에 이익이 되는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예상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GLT-2 억제제들의 심혈관 혜택을 보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는 큰 혜택이, 저위험군에서는 조금 적게 나타나는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아직 최장기간 임상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같은 계열 안에서 혜택의 차이가 크다고 결정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