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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정신과 봉직의 연속 무죄…검찰 과욕 부른 오판" 2019-03-18 05:30:45
|초점|의정부 지역 정신과 봉직의 53명 일괄기소 사태 전말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2016년 정신건강의학과를 공포에 떨게 했던 검찰의 정신병원 봉직의사 대량 기소 사태. 3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됐을까. 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올해 3월 현재까지 진행된 대법원 판결 모두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사 무죄 판결로 이어졌다. 메디칼타임즈는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사들의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 광장 유휘운 변호사(41)를 만나 지난 3년간 진행된 사건 전말을 짚어봤다. 이번 사건은 한 마디로 '의료현실을 간과한 검찰의 과욕이 불러온 오판'이라는 지적이다. 의정부 지역 정신병원 봉직의사들은 2016년 5월부터 8월까지 의정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출석 통지서를 받는다. 봉직의사들은 당시 정신질환자 입·퇴원을 조언하는 참고인으로 알았으나, 검찰의 신문이 지속되면서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직면했다. 의정부지방검찰청은 지역 내 정신병원 16곳을 압수수색하고, 비자의 입원(강제입원) 규정 위반 혐의로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사 53명을 일괄 기소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번 사건은 정신질환자의 퇴원 심사에서 출발했다. 2016년 검찰은 정신질환자 퇴원 심의기구인 기초퇴원심의회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하고 정신병원들 환자 강제구금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던 중 방송 등 대중매체에서 정신병원 환자들의 강제입원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사 방향을 퇴원에서 입원으로 전환했다. 검찰이 입원 수사에 자신감을 가진 이유는 정신질환자의 비자의 입원 규정이다. 당시 관련법은 보호자 2명 동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 동의로 입원 시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검찰이 주목한 것은 보호자 입증 서류 제출 시점. 보호자 본인 사인과 함께 비자의 입원 환자와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문제는 관공서가 문을 닫은 야간이나 주말. 대다수 정신병원은 입원을 먼저 시키고, 보호자들에게 평일 관련 서류를 가져올 것을 당부했다. 검찰은 정신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비자의 입원환자 일각에서 보호자 입증 서류가 입원일보다 늦게 접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입원장에 사인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53명을 일괄 기소했다. 위기 사태를 감지한 정신건강의학과 젊은 의사들은 봉직의협의회 창립하며 대형로펌을 통해 적극 대응했다. 광장 유휘운 변호사는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의회를 통해 29명 의사들의 사건을 의뢰받았다. 처음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정신병원 대부분이 비자의 입원 시 환자 보호자 입증 서류는 통상적으로 1주일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복지부는 유권해석을 통해 입증 서류를 '즉시' 받아야 한다고 했고, 검찰은 '즉시'를 ‘당일’이라고 해석해 의사 29명 모두 위법하다고 확신했다"며 소송 초기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정신질환 특성상 입원과 퇴원을 수시로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환자도 보호자도 병원 의료진과 행정직이 모두 알고 있고, 과거 입원 시 보관한 입증 서류도 있어 입원 2주 후 입증서류를 받은 병원도 적지 않았다. 검찰은 법규정에 의거해 단골 입원환자라도 즉시, 당일 내 보호자 입증 서류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사건의 반전은 변호인단이 제기한 입증서류 책임 권한이다. 유휘운 변호사는 "봉직의사가 환자 보호자 입증 서류를 받아야 할 책임이 있는가라는 의심을 했다. 정신병원 책임은 기관장인 의사나 이사장에게 있다. 왜 봉직의사가 입증 서류를 받아야 하느냐"라면서 "검찰은 주치의가 병원장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입증 서류 책임을 물어 봉직의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봉직의 29명의 해당 병원 병원장과 원무과 직원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며, 전국 유수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로부터 강제입원 시 보호자 입증 서류 처리 절차와 책임소지 등을 담은 확인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를 통해 봉직의와 원무과 직원은 상하 관계가 아니며, 병원 입퇴원 관련 증빙서류 책임은 봉직의가 아닌 원무과와 기관장 소관임을 증명했다. 다시 말해, '진료는 의사 책임, 행정은 원무과와 기관장 책임'이라는 의미다. 검찰도 상황이 불리해지자 재판 과정 중 공소장을 변경해 기소대상을 봉직의사와 기관장을 확대해 공범으로 규정하고, 둘 중 하나라도 처벌하는 양벌규정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2018년 1월 1심 판결을 통해 비자의 입원 입증서류는 봉직의사에게 책임이 없다면서 29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해당 정신병원 기관장들에게 서류미비 등으로 벌금형 등을 주문했다. 이어 2심 재판부도 2018년 9월 동일한 판결을 유지했다. 그리고 대법원은 2018년 12월부터 봉직의별 주문을 이어갔다. 2019년 3월 현재, 광장이 담당한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 29명 중 7명이 무죄를 확정했으며, 나머지 22명은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태다. 유휘운 변호사는 "남아있는 대법원 판결을 예단할 수 없으나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고 "3년 가까이 소송을 담당하면서 29명 봉직의 모두 심리적, 육체적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수차례 검찰 이어 법원 출석을 휴가로 대체하면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비용 보상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의료기관의 행정적 책임을 봉직의사에게 추궁한 검찰 오판한 사례"라고 전제하고 "동일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선 병원별 의사의 업무분장을 문서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의사 책임이 진료범위를 넘어 행정적 분야에 미치지 않도록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들이 선의로 행정직원에게 환자 입·퇴원 관련 서류 전달 여부를 확인해도 수사기관은 의사가 행정직원을 지도했다, 책임 있다고 본다"면서 "봉직의들도 계약서가 힘들다면 병원 매뉴얼에 의사의 업무범위를 분명히 규정할 것을 병원장에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휘운 변호사는 끝으로 "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사들에 대한 법률적 처벌과 처분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의사들도 법률적 문제 발생 시 의료 담당 법무법인 변호사를 통해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상급종병 10~20위 다툼 치열 상위권은 부동 2019-03-06 05:30:58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상위권은 부동의 입지를 구축한 반면 10~20위권 병원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40위권 병원은 한계단 순위를 엎치락 뒤치락 하는 수준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3사분기 누적 기준) 상급종합병원 요양급여 청구액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빅4병원 이외에도 8위권까지 대형 대학병원은 탄탄한 병원 규모를 기반으로 청구액 순위에 변화가 없는 반면 10위권 대학병원의 순위권 다툼은 치열했다. 수년째 빅5병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성모병원은 서울대병원과는 격차가 있지만 2016년도 요양급여 청구액 5059억원에서 2017년도 4953억원, 2018년도 3사분기 누적기준 4854억원으로 무난하게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그 뒤를 바짝 추격하며 2016년도 4380억원에서 2017년 4337억, 2018년 3사분기 누적 4363억원까지 따라잡았으며 아주대병원과 길병원도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며 부동의 7, 8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9위부터는 매년 다른 병원이 새롭게 등극하고 있다. 지난 2016년도 9위에 양산부산대병원이 이름을 올렸지만 2017년도 고대구로병원이 10위권에 등극하며 역사를 새로 썼으며 2018년 3사분기 기준으로 충남대병원이 저력을 발휘하며 9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던 고대구로병원은 2018년 3사분기 누적 기준으로 소폭 하락 12위까지 자리를 내줬다. 몇년 전 사회적 이슈가 맞물리면서 악재에 시달렸던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16년도 청구액 2082억원으로 15위까지 밀려났지만 2017년도 2304억원, 2018년도 3사분기 기준 2316억원으로 각각 13위, 11위까지 회복했다. 충남대병원은 2016년, 2017년도 각각 11위에 머물렀지만 2018년도 3사분기 기준 9위를 기록하면서 10위권 안으로 성큼 진입했다. 또한 중위권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지난 2016년도 28위(1710억)에서 2017년도 24위(1863억), 2018년도 3사분기 21위(1820억)까지 상승, 지난해에는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앞질렀다. 하지만 순천향대 부천병원도 매년 상승기류를 타고 있기는 마찬가지. 2016년도 25위(1776억)에서 2017년도 23위(1895억), 2018년도 3사분기 22위(1808억)로 한계단 한계단 올라서고 있다. 하위권 상급종합병원 중 일부 급성장한 병원도 눈에 띈다. 그 주인공은 충북대병원과 한양대병원. 특히 매년 40위권을 유지했던 충북대병원은 30위권으로 진입하며 성장 중이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총 요양급여 진료비는 1332억원으로 전체 상급종합병원 중 40위에 그쳤지만 2017년 1506억원으로 36위까지 껑충 올라선 이후 2018년 3사분기에는 32위를 기록하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충북대병원만큼의 급등세는 아니지만 한양대병원도 선전 중이다. 2016년도 요양급여 청구액 1503억원으로 36위에 머물렀지만 2017년도 32위(1655억원), 3018년 3사분기에는 30위(1510억원)까지 올라서며 20위권을 넘보고 있다. 이에 대해 상급종합병원 재무담당자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대학병원 진료비 청구액은 증가세에 있지만 과연 경영에 득이 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대학병원 경증환자 쏠림으로 진료 건수만 늘어나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진료비 3조 돌파한 빅4…외래·수술건수 기록 경신 중 2019-03-05 05:30:59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소위 빅4병원으로 칭하는 대형 대학병원의 환자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3사분기 누적 기준) 상급종합병원 요양급여 청구액 현황에 따르면 총진료비 청구액이 급증하고 있다. 빅4병원의 전체 총진료비 청구액은 2016년도 3조 2652억원에서 2017년도 3조 3440억원에 이어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3조 1271억원까지 늘었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빅4병원의 총진료비 청구액 순위(2018년도 3사분기 기준)는 서울아산병원(1조 160억원), 세브란스병원(7762억원), 삼성서울병원(7297억원), 서울대병원(6052억원) 순을 유지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 여파로 세브란스병원에 2위 자리를 넘겨준 이후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부분은 빅4병원의 환자쏠림 가속화. 각 대학병원이 공개한 경영정보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대형 대학병원의 외래환자 수 및 수술건수는 매년 빠르게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6년도 요양급여 청구액 1조 571억원으로 첫 1조원을 탈환한 이후 2017년 1조 570억원을 기록, 2018년 3사분기 누적 기준 1조 1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실적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아산병원은 2015년 이후 2704~2705병상으로 병상 규모는 유지하고 있지만 2015년 재원환자 수 91만4168명에서 2016년 93만1788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8년 94만 328명으로 더 늘었다. 수술건수 또한 2014년 5만 9947건에 그쳤지만 2015년 6만999건으로 6만건을 돌파한 이후 2016년 6만3118건, 2017년 6만3791건, 2018년 6만5599건으로 매년 급증세다. 1일 외래환자 수 또한 2015년 1만886명에서 2016년 1만1610명, 2017년 1만1862명, 2018년 1만2279명으로 늘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2016년도 요양급여 청구 총액 7988억원에서 2017년도 8348억원, 2018년도 3분기 누적 7762억원으로 단연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세브란스병원을 맹추격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도 요양급여 청구 총액이 7315억원에 그쳤지만 2017년도 7842억원, 2018년도 3분기에 이미 7297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삼성서울병원 연보에 따르면 2016년 1일 외래환자 수 8007명에서 2017년 8581명까지 늘었다. 연도별 입원환자 수도 2015년 8만185명에서 2016년 10만4755명으로 급증한 이후 2017년 10만7831명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빅4병원 중에서는 4위에 머물러 있지만 서울성모병원과는 격차를 벌리며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도 요양급여 청구액 총액 6778억원에서 응급실 개선공사 여파로 2017년도 6680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8년도 3분기 누적 6052억원으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7년도 기준 서울대병원의 의료이익은 2016년도 96억7590만원에서 2017년도 120억원3279만원으로 약 23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료외수익도 2016년도 1494억원에서 2017년도 1584억원으로 9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빅4병원 한 보직자는 "최근 상급병실료 개편, 선택진료비 폐기 등 의료정책 변화로 대형 대학병원에 환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치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래환자 수는 물론 수술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부적으로 환자 쏠림현상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몰려드는 환자를 막을 수 없어 진료를 하고는 있지만 의료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구속→무죄로 뒤집힌 이대목동 사건…끝없는 갈등 예고 2019-02-22 05:30:59
|초점=전원 무죄로 끝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현직 의대 교수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 전원 무죄로 판결이 완전히 뒤집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쟁점이었던 오염원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간에 팽팽한 접전 끝에 판결이 갈린 것. 이를 두고 의료계의 잃어버린 1년과 유가족의 눈물을 두고 논란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확정 판결까지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판결 가른 쟁점 오염 원인…인과관계 입증 실패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1일 신생아 집단 사망에 대한 과실(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전원 무죄로 이들을 방면했다. 지난 2017년 현직 의대 교수가 구속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 1년여 간의 공방 끝에 완전히 뒤집힌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러한 배경은 역시 최대 쟁점이었던 오염원에 대한 부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이 패혈증이었던 만큼 그 원인이 중요한 판단 기반이 된 이유다. 현직 의대 교수인 조 모 교수가 구속된 발단도 여기에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결과 패혈증의 직접 원인으로 분주 과정에서 일어난 주사제 오염이 결정적 증거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검찰과 재판부는 증거 인멸 등의 이유를 삼아 조 모 교수를 곧바로 구속시킨 채 재판에 들어갔지만 결과는 완전히 상반됐다. 재판부도 분명하게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공소사실에 적시된 분주로 인한 감염에 대한 책임은 분명하게 의료진에게 있다는 것이다. 스모프리피드가 균에 오염되면 급속히 증속될 수 있는데도 감염에 취약한 신생아들에게 아무런 검증과정 없이 투약한 것은 명백한 과실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여기에 맞서 제시한 보험급여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재판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미 1994년 복지부의 행정해석으로 없어진 조항으로 정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러한 분주 과정에서 감염 관리 지침을 지키지 않은 간호사들은 물론 이를 지도 감독해야할 의무를 지닌 조 모, 박 모, 심 모 교수들도 과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그외 변호인들이 주장한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의료제도와 보험급여, 병원의 환경 등이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할만한 이유는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판결을 가른 것은 '가능성'이었다. 과연 시트로박터균이 오염된 것이 분주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 맞느냐는 의심이다. 재판부는 "투여 준비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고 시트로박터균으로 패혈증이 발생해 사망한 결과는 부정하기 어렵다"며 "역학조사 결과도 이러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스모프리피드가 시트로박터균에 감염됐다는 의심은 피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주목한 것은 과연 이러한 의심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또한 여러가지 제반 사항을 종합했을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100%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분주 과정에서 스모프리피드에 시트로박터균이 오염됐고 이로 인해 신생아들이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100%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합리적 의심만으로 죄를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인 셈이다. 결국 의료진의 과실이 모두 인정되고 이로 인해 사망했을 확률이 매우 높기는 하지만 1%라도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섣불리 죄를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결론이다. 곧바로 이어지는 항소심…반색하는 의료계와 싸늘한 여론 이러한 재판부의 결론에 검찰은 즉각 항소하며 2심을 서두르고 있다. 모든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다. 이에 따라 다시 진행되는 2심은 분주 오염에서 시트로박터 감염, 패혈증과 사망으로 이어지는 인과 관계를 검찰이 어떻게 규명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검찰의 유력한 증거였던 질본의 역학조사 결과가 1심 판결로 증거 능력을 사실상 상실한 이상 그 이상의 근거를 갖춰야만 하는 이유다. 실제로 질본의 역학조사는 조 모 교수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될 만큼 강한 증거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역학조사가 예방적 관계 근거에 불과하며 신뢰 구간이 너무 넓어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사실상 2심에서도 간접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뿐 더이상 공소 사실을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로서의 가치는 잃어버린 셈이다. 이미 관련 전문가들 대부분이 증인으로 출석했고 서로 상반된 의견을 주고 받았다는 점에서 증언에 의한 증거 능력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1심 재판부가 제시한 1%의 가능성. 즉 다른 오염원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을 없애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검찰에게는 남은 카드가 될 수 있다. 재판부가 가능성으로 제시한 다른 주사제의 오염이나 싱크대 오염 시점과 사망과의 인과관계 등이 오염원이 아니라는 점을 규명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는 의미다. 반면 변호인들의 입장은 이와 상반된다. 이미 1심 재판부가 가능성의 문을 열어둔 이상 이 가능성을 계속해서 확장시켜 나가며 인과관계가 특정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여론도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다. 의료진 전원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의료계는 합리적인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보내고 있지만 실제 여론은 매우 싸늘하다. 오염으로 인한 패혈증이 확실한데 의료진을 처벌할 수 없다면 사망한 신생아 4명과 유가족들은 어디에 호소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판결이 보도된 직후부터 각종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판결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1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2심 재판부 또한 이러한 부정적 여론 속에서 변론과 선고를 이어가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반대 급부로 무죄 판결을 받을 만큼 증거가 불명확한 사건으로 잃어버린 의료진의 1년과 명예, 이대목동병원의 실추된 이미지, 신생아실 의료진들의 상실감 등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확정 판결까지 이러한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사 공격받은 외과 의사들 분노, NECA로 향했다 2019-02-20 05:30:59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20년 동안 해오던 수술인데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신의료기술을 통과하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것도 몰랐다. 갑자기 잠재적 범죄자로 몰렸다." 실손보험사들에게 '맘모톰을 이용한 유방의 양성종양절제술(이하 맘모톰 절제술)' 관련 진료비 확인 공문을 받은 유방외과 전문의들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됐다"며 억울함을 쏟아내고 있다. 억울함에 따른 분노는 신의료기술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로 향하고 있다. A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대다수의 나라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기술이 우리나라에서만 문제가 되고 있다"며 "절제술이라는 기존 기술이 있기 때문에 신의료기술을 인정할 수 없다면 지금부터는 절개 수술만 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절개술을 하면 최소 3~4cm 이상은 피부를 절개해야 한다. 맘모톰 절제술을 하면 5mm 구멍으로 양성종양을 절제할 수 있다"며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의료기술 평가 당시 근거로 활용한 논문도 업데이트 안 된 과거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2~2003년 논문을 근거로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지난해 맘모톰 절제술 환자에 대한 잔존병소율이 5% 밖에 안 된다는 연구 논문이 SCI급에 실리고 있는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술기 초기 단계에는 의사들도 배우는 과정이라서 잔존병소율이 30%가 된다는 논문이 나왔다"며 "기술이 발전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만큼 최신 논문 결과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의료기술 평가 받으라고 안내한 게 심평원" 그는 또 "맘모톰 절제술이 급여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평가를 받는게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안내가 있었다"며 "20년 동안 해온 시술이기에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탈락할지는 상상도 못한 것" 이라고 호소했다. 경기도 B외과 원장도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불법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며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으니 수술을 하지말라는 통보도 별도로 받은 적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손보험사도 몰랐으니 환자한테 보험금을 다 지급해놓고 이제와서 병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며 "의사들도 몰랐기 때문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A대학병원 교수도 "실손보험사는 의원급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에도 공문을 발송하고 있는것으로 안다. 병원급은 금액 단위가 아무래도 더 크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다"며 "보험사가 전국적으로 전방위적으로 공문을 보내고 있다. 보험사의 횡포다"라고 비판했다. 신의료기술평가위 "안전성 입증, 유효성 근거 미흡" 외과계 의사들은 2016년 10월에 이어 2018년 4월에도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했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뭘까. 먼저 맘모톰 절제술의 정식 명칭은 '초음파 유도하의 진공보조장치(일명 맘모톰)를 이용한 유방 양성병변 절제술'이다. 2016년에는 신의료기술을 신청할 때부터 안일함이 있었다. 안전성, 유효성 평가를 수행할 만한 연구결과가 부족하다는 뜻의 '조기기술'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시 한번 평가를 신청했을 때는 '연구단계기술'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연구단계기술 중에서도 Ⅱ-a 등급이 나왔다. 대체기술은 있지만 임상도입 시 잠재적 이익이 큰 의료기술로 임상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는 뜻이다. 메디칼타임즈가 평가보고서를 입수해 내용을 확인한 결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는 맘모톰 절제술의 안전성은 입증됐지만 유효성의 근거 수준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관련 가이드라인 4편과 문헌 56편을 분석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가이드라인은 ▲국제유방초음파학회 및 스위스유방학회 최소침습 유방생검연구회 전문가 권고안 ▲독일 유방학회 최소침습중재연구회 및 독일초음파학회 유방초음파연구회 전문가 권고안 ▲미국 유방외과의사학회 전문가 권고안 ▲영국 NICE 가이드라인 등을 활용했다. 논문은 비교군 연구(코호트 연구)가 3편, 단일군 연구(증례연구)가 53편이었다. 논문 출판연도는 2009~2013년이 18편으로 가장 많았고 2004~2008년 16편, 2001~2003년 12편, 2014~2018년 10편이었다. 연구 국가는 우리나라 논문이 18편이었고 중국과 미국이 각각 13편과 10편이었다. 8명으로 구성된 맘모톰 절제술 소위원회는 "맘모톰 절제술의 안전성은 수용 가능한 수준이지만 유효성을 입증하기에는 연구결과가 부족해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의 기술"이라며 다수 의견으로 제언했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이를 반영해 "안전성은 수용가능하지만 선택된 비교 연구의 수와 표본 크기가 충분치 않고 단일군 연구에서 잔존 병소율이 비교적 높게 보고돼 유효성을 입증하기에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의 기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외과계 의사들은 신의료기술 평가 탈락 결과를 받아든 즉시 다시 신의료기술 평가 신청을 했다. 이번주 중 신의료평가 대상 여부 심사부터 다시 한번 절차를 밟는다. NECA 신의료기술평가본부 관계자는 "맘모톰 절제술을 중요한 사안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근거를 보완하는 과정 등을 거쳐 빠르면 1, 2개월 사이에도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상센터 긴장‧피로의 연속…"이러다 죽을 수도" 2019-02-15 05:30:59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벌써 이틀 연속 당직을 서고 있기 때문에 피곤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직 전날 병원에 잠시 출근했던 것까지 감안하면 2.5일째 병원을 지키고 있는 중입니다." 실제 의사의 업무강도를 동행 취재하기 위해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를 방문한 기자에게 조항주 권역외상센터장이 건넨 첫 마디였다. 그를 만나고자 병원을 방문한 시간은 오후 3시. 개인 집무실에서 만난 조 센터장에게 이틀 연속 당직이 특별한 일인가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익숙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곧 이어 그가 보여준 1월, 2월 당직표에는 조 센터장을 나타내는 파랑색이 2일 연속은 물론 3일 연속까지도 칠해져 있었다. 그만큼 이틀연속 당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것. "현재 스태프가 외상외과 5명, 신경외과 1명, 정형외과 2명, 흉부외과 1명이 있는데 전체 스태프 TO인 23명에 비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외과의 경우 전체 5명중에 4명이 당직을 서는 상황이라 이틀 연속 당직을 서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PM 3:30 대화를 나누는 중에 조 센터장에게 콜이 왔다. 오후 2시에 교통사로로 입원한 환자의 CT결과가 나왔기 때문. 함께 1층의 외상센터로 이동하는 중 조 센터장은 이틀 연속 당직에도 짬을 내서 쉴 시간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당직이후에는 오전 회진이 있고 센터로 응급외상환자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짬을 내서 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후 3시 55분 환자의 CT사진을 확인한 후 집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또 콜 벨이 울린다. 이번엔 전날 입원한 환자의 이마를 꿰매야 하기 때문. 그의 말처럼 10분~20분의 잠깐의 시간 동안 집무실에 있는 것으로는 휴식을 취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이렇게 일과 시간에 환자의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는 게 그의 설명. 센터로 응급환자가 몰리게 되면 일과 중에 해야 할 치료를 못하고 당직이 아닌 날도 저녁까지 남아 환자를 치료하는 오버타임이 당연시 되는 것이다. 전날 입원한 환자의 치료까지 마치자 잠시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이 시간에도 조 센터장이 쉴 시간은 없다. 센터장으로서 환자를 보는 것 외에도 행정적인 업무를 해야 되기 때문. 조 센터장을 따라가 집무실에 들어가자 눈길을 끄는 것은 책상 앞의 간이침대. 보건복지부에서 권역외상센터의 스태프 집무실에는 간이침대를 설치하도록 해놨기 때문인데, 실제 조 센터장이 간이침대에서 쉴 시간은 많지 않다. "업무 중 잠시 쉴 시간이 생기더라도 콜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맘 편히 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외상외과 업무를 처음 시작할 때 당직실을 찾아다니고 책상에 엎드려 휴식을 취할 때에 비하면 환경이 많이 좋아진 것입니다." PM 5:22 1시간 정도 외상응급환자가 들어오지 않아 행정업무를 보는 조 센터장에게 당직 스케줄을 물어보던 도중 소방대로부터 콜이 왔다. 후진하는 차량에 깔려 심정지가 온 환자, 이미 구급차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로 옆에서 보는 사람이 더 다급해지는 마음이다. 최초 콜 당시에 구급차가 도착하기 까지 15분 걸린다고 했지만 5분이 채 되지 않아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오랜 기간의 경험일까 조 센터장이 저 구급차가 콜 환자인 것 같다며 센터로 내려가는 길을 재촉한다. 환자가 도착하고 외상센터 의료진이 모두 달라붙어 심폐소생술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지만 안타깝게도 환자의 심장은 다시 뛰지 못했다. "환자가 심정지가 왔고 특별한 외상이 없어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었습니다. 계속된 근무로 피곤한 상태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면 힘이 나지만 반대로 이렇게 환자가 사망할 경우에는 더 피로감이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PM 6:18 5시부터는 당직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 바빠지는 시간이다. 보통은 당직 중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조 센터장인지만 동행 취재가 있어서인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집무실에서 가까운 병원식당을 찾았다. 눈치도 없이 김치찌개를 먹은 기자의 입이 방정이다. 식사 중 콜이 오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하기 무섭게 콜 벨이 울린다. 집안에서 침대에 부딪혀 머리가 찢어진 환자인데 피가 멎지 않는다는 내용. 다행이 외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지만 남은 식사를 마시듯이 해결한 채 외상센터로 이동한다. 괜한 질문을 한 것 같아 눈치가 보이지만 조 센터장은 저녁식사뿐만 아니라 어느 시간 때의 식사든지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고 말하며 웃는다. PM 7:00 6시 환자치료 이후 꽤 오랫동안 콜이 울리지 않았다. 휴식을 취할 법도 한데 조 센터장은 또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중이다. 궁금함에 질문하니 다음날 오전 인턴교육 강의자료 준비와 서울소방대와의 MOU체결 때 사용할 자료를 준비하는 것. 2일 간의 당직근무 후에도 집으로 퇴근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출근의 시작이다. 이쯤 되니 업무의 강도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질리는 수준이다. 힘들지 않은가 하는 질문에 조 센터장은 익숙하지만 당연히 힘들다고 답했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이전에는 체력이 강한 걸로 유명했는데 확실히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만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피로를 풀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완벽한 상태가 100%라고 했을 때 40%에서 70%사이를 왔다 갔다 하지 100%을 채우지는 못하는 느낌입니다." 그는 항상 피곤하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고, 최근에는 당수치가 올라가 건강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PM 9:48 조 센터장과 함께한지 약 7시간이 됐을 무렵 도봉구 소방서로부터 콜이 왔다. 20대 환자로 오토바이를 타다 가드레인에 부딪혀 멘탈체인지 상태. 10분이 지났을 무렵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환자가 외상센터로 들어왔다. 조 센터장이 의식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지만 환자는 고통에 몸부림 칠뿐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다행이 당장 생명을 위협할 만한 외상은 없기 때문에 CT사진을 본 뒤 어떤 치료가 필요할지 명확해 질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의사로서 환자가 무의식 상태로 오는 것보다 이렇게 움직이는 게 더 고맙습니다. 살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죠." PM 10:30 환자의 상태를 보고 조치를 취하다보니 어느새 저녁 10시 30분 그나마 있던 전담간호사가 퇴근할 시간이다. 이날의 경우 환자가 계속 오는 바람에 전담간호사의 퇴근이 늦어졌지만 보통은 이 시간부터는 당직의사 혼자만 남게 된다. 당연하게도 혼자 남게 되면 신경 쓸 것도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i10 PM 10:50 얼마 되지 않아 콜이 또 들어왔다. 마주 오는 5톤 트럭이 반대차선 차량과 부딪혀 사고를 냈다. 이렇게 큰 사고를 당해서 올 경우 긴장상태다. 한번 수술에 들어가 몇 시간씩 수술을 하다가 또 다른 외상환자가 들어오게 되면 퇴근한 스태프에게 콜을 돌리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권역외상센터의 경우 퇴근을 하더라도 온전히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새벽에 콜을 받고 나와 몇 시간씩 수술을 하게 되면 출근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집에 돌아가기 애매해지는 시간대가 된다. 결국 외상센터 당직실에서 숙박을 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조 센터장의 설명이다. "매일 일정한 수의 응급환자가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날은 1명 어떤날은 10명도 넘게 오다보니 항상 긴장상태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4명의 응급환자가 온다고 하면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외상센터에는 각 층마다 쉴 수 있는 당직실이 위치하고 있다. 이 또한 이전에 당직실이 적어 고생했던 경험의 산물이라고 한다. i11 PM 11:01 환자가 도착해 상태를 살펴보니 어깨와 갈비뼈가 부러졌지만 당장 생명이 위독하지 않아 급한 수술은 면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환자에게 미안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i12 방금 들어온 정확한 환자의 상태를 보기 위해 CT를 찍고 결과나 나오는 시간이 새벽 2시라고 한다. 새벽 2시까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하는 조 센터장이 1시 30분에 결과가 나오게 해달라고 말한다. 응급환자가 없어 잠시 쉬더라도 곧 환자의 상태를 봐야하기 때문에 쉬는 것이 불가능해 나오는 작은 투정이다. 조 센터장에게 마지막으로 근무 중 힘든 것을 한 가지 꼽아달라고 부탁하자 들쭉날쭉 불규칙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2일, 3일씩 연속 당직을 서다보면 피로가 누적되고 당연히 힘듭니다. 설사 퇴근 후 집으로 들어가도 콜이 오면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다시 센터로 언제든지 나가야 합니다. 피로가 절정에 달하고 회복할 여유가 없다 보면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과로하는 의사들 근골격계 질환에 스트레스 달고산다 2019-02-14 05:00:59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디스크, 관절염, 소음성 난청, 불면증…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보는 의사가 앓고 있는 질병이다. 물론 같은 의사라도 전문 진료과목에 따라 주로 앓는 질병의 종류에는 차이가 있었다. 의사들이 특히 시달리고 있는 직업병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목·허리 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은 기본 의사들은 진료실에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환자를 청진하고 문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은 기본으로 갖고 있었다. 내과 계열이지만 내시경 검사 및 시술을 주로 하는 소화기내과 의사들은 손목과 어깨가 온전치 못하다. 어깨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 있다는 S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자체가 무거운데 이를 들고 어깨와 손목으로 짧게는 10분, 길게는 한 시간이 넘도록 시술하고 있으면 관절에 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외과이면서도 내과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목디스크를 달고 지낸다. 서울 K이비인후과 원장은 "귀, 코, 목이라는 좁은 구멍을 들여다봐야 하니 자세가 정상적이지 않다"며 "허리나 목을 꺾고 진료를 해야 하니 목이나 허리 디스크는 달고 있다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서울 M이비인후과 원장도 "목디스크로 마비까지 왔다"며 "물리치료를 받고, 스트레칭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환자를 봐야 하는 현실이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에 완치가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수술을 주로 하는 외과계열 의사들도 근골격계 질환을 피할 수는 없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S원장은 "외과는 몸으로 때우는 진료과"라며 "같은 자세로 수술을 해야 하니 관절이 온전치 못하다"고 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L원장도 "목, 허리 디스크로 할 수 있는 치료는 수술 빼고 다 해본 것 같다"며 "주사도 맞아보고 약도 먹고 물리치료도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고개를 숙이고 앉아서 하는 수술을 많이 하면 목디스크, 내시경을 보며 서서 수술을 많이 하면 허리 디스크나 무릎 통증, 족저근막염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의사라면 달고 사는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에는 모든 의사들이 시달리고 있었다. K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수술 불안감에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주는 스트레스가 크다"며 "스트레스를 흡연과 음주로 해소하려다 보니 관상동맥질환을 얻어 스텐트 시술까지 하는 의사가 꽤 많다"고 말했다. P원장도 "언제 분만 환자가 생길지 모르니 낮밤이 일정치가 않다"며 "잠은 인간의 기본욕구인데 이것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니 엄청난 스트레스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참는 사람이 많다"며 "설마 내가라는 생각을 갖고 검진조차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의사도 본인의 건강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시 대기 산부인과·외상외과, 불면증 호소 소아청소년과는 돌발성 난청을 호소하는 의사들이 많았다. 아이들의 고주파 울음소리에 항상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A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목이나 귀를 진찰하면 귀가 아기 얼굴 옆으로 가게 되는데 이 때 아기가 고성을 지르면 순간 귀가 멍해진다"며 "청력이 떨어져 병원을 다니고 있다"고 털어놨다. 진료실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환자를 봐야 하는 통에 화장실 갈 틈이 없어 요로결석을 앓는 이비인후과 의사도 많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비인후과 특성상 육체적 노동이 많다"며 "앉아서 환자 상담도 하지만 환자 진료 자체가 양손을 써야 하고 드레싱을 해야 하며 환자가 진료실에 없어도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다 보니 화장실을 자주 갈 수 없어 병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의사는 특히 이동식 방사선 촬영 장치인 시암(C-arm) 사용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 때문에 큰 질병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L원장은 "시암이 비수술적 치료로 각광받고 있다"며 "방사선 피폭을 피하기 위해 보호안경부터 목 보호대, 납장갑, 납가운을 입고 시술에 임하지만 환자가 많으면 아무리 보호대를 착용해도 피폭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선 피폭으로 손톱이 까맣게 변색되는 등 피부 장애가 생긴다"며 "심하면 피부 괴사로 손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수술을 많이 하다 보니 시력저하 등 안과적 질환도 뒤따른다고 했다. L원장은 "오랫동안 구부리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수술을 하니 시력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안경도 원시, 근시, 노안 등에 맞게 준비해 상황에 따라 바꿔 쓰고 있다"고 말했다. M이비인후과 원장도 "대학병원에서 특히 귀를 전공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는 수술현미경을 많이 들여다봐야 하니 백내장이 빨리 오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언제 올지 모르는 환자를 24시간 기다려야 하는 외상외과, 산부인과 의사들은 잠자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기도 Y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이 불규칙해 면역력이 떨어져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있다"며 "당직이 아니라도 언제 위급한 환자가 왔다는 콜이 올지 몰라 편히 쉬지도 못하고 피곤해도 잠에 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면증은 만성피로로 이어져 출근 중 졸음운전을 해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사고가 난 적도 있다"고 했다.
숨가쁜 의료현장…알려지지 않은 제2·제3의 윤한덕 많다 2019-02-13 05:30:59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소위 빅4로 칭하는 A대형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A교수의 시계는 지난 6월 이후 멈춰있다. 중환자를 돌보느라 잠시도 쉬지 않았던 그는 지금 중환자실에 있다. 의사가 아닌 환자로… 그는 A대학병원에서 유명했다. 콜을 받으면 즉각 환자에게 향했다.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피곤이 몰려왔지만 자신이 움직이고 돌보는만큼 환자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환자 곁을 박차고 일어설 수 없었다. 그의 주업무는 폐이식 환자케어. 집중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가 대부분으로 에크모 치료를 도맡았다. 고가 장비의 고난이도 치료로 대체가능한 인력도 적었다. 더 문제는 그의 노고와는 별개로 수가는 낮았다. 자연스럽게 해당 병원은 추가 인력을 채용을 해줄리 만무했고 그의 업무로딩은 계속 높아졌다. 대체 인력이 없던 A교수는 온몸을 불살랐다. 그덕에 죽음의 문턱 앞에섰던 수많은 환자들이 건강하게 걸어서 퇴원했다. 환자는 살렸지만 그는 자신의 몸을 챙길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늘 병원에 있으니 외래진료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자신을 위한 진료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동료 의사들은 그의 몸부터 돌볼 것을 당부했지만 그에게는 늘 환자가 먼저였다. 퇴근이 따로 없었다. 가족들의 희생이 뒤따랐지만 죽어가는 환자 앞에서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그는 뇌출혈로 쓰러졌고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그의 나이는 40대 초반, 쌓이고 쌓인 피로가 버티지 못하고 터져버린 것이다. 최근 고 윤한덕 센터장의 보며 A대학병원 의료진들은 그를 떠올렸다. 같은 병원 모 교수는 "A교수가 윤한덕 교수와 뭐가 다른가. 결국 환자를 위해 자신을 혹사하다가 이렇게 된 게 아니겠나. 의료현장에는 알려지지 않은 윤 교수가 꽤 많다"고 했다. 환자 대기시간 줄이려다 보면 업무 과부하 불가피한 의료 현실 의사들의 과로 실태는 곳곳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 2016년 실시한 전국의사조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주 평균 진료환자수 외래 118.7명, 입원 25.3명, 수술 14.3명에 달하고 종합병원은 외래 163.0명, 입원 29.3명, 수술 11.5명 수준이다. 전문과목별로 살펴보면 내과계의 주 평균 외래환자 수는 261.3명, 입원 환자수 33.7명, 수술환자 수 13.4명이었으며 외과계 평균 외래환자수는 239.9명, 입원 환자수 23.1명, 수술환자 수 7.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원계에서도 주 평균 수술환자 수는 30.7명에 달하기도 했다. 직접 수술은 하지 않더라도 수술후 케어해야하는 환자 수가 상당했다.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 즉, 대학병원 교수 외래진료를 주 1~3일에 몰아 실시하고 수술 또한 1~2일에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업무량이다. 오전 8시~새벽 12시까지 이어지는 수술 스케줄…다음날 오프없이 외래진료 실제로 B대형 대학병원 수술장 스케줄을 보면 살인적이다. B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B교수에 따르면 대개 외과 교수들의 수술 스케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7시까지다. 하지만 수술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다보면 수술 일정은 무한대로 늦어진다. B교수는 "외과 교수 한명 당 수술방 2곳이 동시에 열리는데 이는 주 1~2회 수술을 몰아서 진행해야 그나마 환자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6~7시에 수술 스케줄이 끝나는 경우는 거의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일 수술 대기 중인 환자는 금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에 수술시간이 연장됐다고 수술을 다음날로 넘기는 것은 쉽지 않다"며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99% 당일 수술 스케줄을 소화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특히 유명 외과 교수의 경우 수술 대기환자를 소화하려다 보니 오전 8시부터 새벽 12시까지 무리한 수술 스케줄을 잡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가 밝힌 외과의사의 일상을 들어보면 대충 이렇다. 밤 12시까지 수술을 하고 난 다음날도 오프는 아니다. 외래진료가 그들을 기다린다. 이 역시 대기 중인 외래 환자를 최대한 빨리 진료하려다 보니 진료시간을 늦도록 이어진다. 숨돌릴 틈도 없이 움직였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병동에 환자도 하루종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간신히 병동 회진까지 마치고 연구실에 앉는 시간은 오후 7시쯤. 퇴근은 아직 멀었다. 논문 준비를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 SCI급 논문을 제출해야 이번 교수 승진에서 점수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게을리 할 수가 없다. B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자녀가 어린 여교수들은 아이들과 한두시간이라도 보내기 위해 저녁 늦게라도 퇴근해서 아이를 재우고 다시 심야에 병원에 와서 못다한 연구를 한다"며 "내가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수시로 든다"고 했다. 의사의 과로, 피할 수 없는 숙명인가 전공의들은 전공의법으로 좀 나아졌을까.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의 돌연사가 반증하듯 그렇지 못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서류상에는 오프이지만 현실속에선 근무 중인 전공의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소위 빅5병원으로 칭하는 대형 대학병원 외과계 전공의 가족이 대전협에 민원을 제기했다. 1주일에 12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서류상에는 오프이지만 인계할 전공의는 수술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근무상태가 이어지고 원내에 있다보면 콜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는 게 일선 전공의들의 전언이다. 한국 의료환경에서 의사는 과로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의료현장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의사의 과중한 업무를 잘못된 의료시스템과 국민들의 잘못된 의료이용 문화에서 찾았다. B대학병원 B교수는 "낮은 수가로 병원을 운영해야하다 보니 병원은 최소한의 의사로 최대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의사의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병실료 급여화 등으로 환자가 대학병원에 몰리면서 피로감은 더 극심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결국 잘못된 의료시스템이 의사의 과로를 부추기고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의사가 부족한데 대학병원 허들은 낮아지면서 환자는 더 몰리고 여기에 연구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면서 교수들은 버티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전협 관계자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과도기적 시점으로 여전히 허위 당직표가 존재한다"며 "거시적 차원에서 의료분야 예산을 늘려 병원이 전문의를 추가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료이용합리화 즉, 경증환자는 1, 2차에서 중증환자는 3차병원에서 진료받는 의료이용 문화라 자리를 잡아야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정부는 예산을 풀고 환자는 인식을 새롭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ESD는 내과‧흉부외과만? 유권해석 부른 진료과 논란 2019-02-07 05:30:56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수도권 대학병원서 근무 중인 A 외과 교수는 최근 병원 내 적정진료팀으로부터 갑작스런 심사 조정 통보를 받았다. 이전부터 실시해오던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절제술(이하 ESD)이 그 대상이었다. 외과의사는 ESD 시술 자체를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심사 조정 통보 이 후 청구 자체가 차단된 탓에 결국 시술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조기 위암 치료로 일선 병원들이 실시하고 있는 ESD 시술 권한을 둘러싸고 의료현장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위와 식도를 포함한 상부소화관 대상 ESD 시술을&160;내과와&160;흉부외과 전문의만 급여 대상으로 제한했기 때문.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고시 개정으로 ESD 시술을 예비급여 대상으로 전환해 실시 중이다. 종전 ESD 시술의 환자 본인부담률이 100%였다면 예비급여 확대로 80%로 완화된 것. 나머지 20%는 건강보험 부담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고시가 개정된 시점부터 내과와 흉부외과를 제외한 타과 전문의의 ESD 시술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B 외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일부 수도권 대학병원서 외과 전문의가 실시한 ESD 시술이 심사 조정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상부위장관 ESD 시술은 내과와 흉부외과 전문의만 실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시술을 특정 진료과만으로 고시를 제한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내과와 흉부외과만 시술 권한을 제한한 것인데, 내과가 전문성이 보다 크겠지만 외과 전문의도 ESD 시술을 일정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그동안 시술해 왔다"며 "더구나 고시 인력기준 상에 긴급 상황에서 개복 또는 개흉 시술이 가능한 인력&8231;시술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즉 외과 의사를 고시로 상주시켜 놓고 정작 ESD 시술을 못하도록 막은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해당 수도권 대학병원의 심사 조정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대학병원들의 외과 전문의들도 ESD 시술 자체를 중단한 상황. 관련 학회 보험이사는 "해당 심사 조정 사실로 인해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은 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견을 제시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일단 심평원에서도 내부적인 자료를 파악한 뒤 답변을 주기로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10년 다 된 유권해석이 막은 외과 ESD 시술 그렇다면 관련 의료진의 주장처럼 해당 고시가 외과 전문의의 ESD 시술을 중단시킨 것일까. 하지만 ESD 급여기준이 포함된 관련 고시를 확인한 결과, 특정 진료과를 제한하고 있지 않았다. 구체적인 ESD 시술에 대한 인력 및 시설 기준의 경우 '해당 진료과 전문의 자격 취득 후 3년이 경과한 의사가 시술해야 하며(시술의사 기재), 긴급 상황에서 개복 또는 개흉 수술이 가능한 인력&8231;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고시 상에서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 3년이 경과하도록 했지만, 특정 진료과로 제한하고 있지 않은 것. 취재 결과, 2011년 ESD 시술 고시 개정 시 함께 내려졌던 유권해석에 따른 문제였던 것이다. 유권해석이 담긴 관련 질의응답 문서에 따르면, ESD 시술 가능한 진료과로 '상부소화관(위, 식도)의 경우에는 내과 및 흉부외과, 하부소화관(결장)의 경우에는 내과 및 외과를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즉 ESD 시술이 전액 환자 본인부담이었던 시기에 마련된 유권해석이 그대로 유지된 채 고시가 개정되면서 외과 전문의의 시술 청구가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에는 전액 환자 본인부담으로 조정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는 예비급여로 전환돼 건강보험 청구가 가능해진 가운데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한 심평원 심사가 적용되면서 조정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ESD 시술이 예비급여로 전환됐지만 이에 맞춰 유권해석도 함께 변화되지 못한 점이 있던 것 같다"며 "고시 개정 이 후로 관련 문제가 발생해 문제점 해결을 위한 내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급기야|중증 아토피, 가려움 넘어 삶의 질까지 붕괴 2019-01-28 05:30:58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A씨(남, 만 27세)는 출생 시부터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고 평생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전신 및 국소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광선치료 등 여러 치료를 전전했지만 증상의 호전과 악화는 계속 반복될 뿐, 지속적인 가려움증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은 부지기수였다. 어떤 날은 피부 병변 때문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작년 8월 말,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주사 치료제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는 얘기에 쉽사리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국정감사장에는 환자 두 명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B씨는 치료를 위해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다 시력까지 잃은 뒤였다. 또 다른 환자 C씨는 "지금은 호전돼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질환의 악순환으로 병가와 휴직을 반복 중"이라며 "상처 투성이인 몸에 또 언제 예고 없이 증세가 악화될 지 모르기 때문에 늘상 약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들은 질환으로 인한 심리적&8729;신체적 고통과 함께, 아토피피부염이 질환 중증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경증질환'으로 분류되면서 높은 치료비 부담에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일주일에 4일은 수면장애·우울증"…민간요법 기대는 치료난민까지 실제 아토피피부염은 사춘기 이후 성인까지 지속되는 상당히 긴 유병기간을 가진다. '영유아기에 잠시 앓고 지나가는 가벼운 피부병'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7년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20세 이상 성인의 비중은 43%에 달했다. 특히 성인 환자 중 증상이 심각한 중등도~중증 성인 환자들의 경우엔 극심한 가려움증과 이로 인한 수면장애 및 불안, 우울증 등으로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관련 임상 결과들에서도 해당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일주일에 평균 4일을 가려움증으로 수면장애에 시달렸으며, 심지어 63%의 중증 환자는 12시간 이상 가려움이 지속되는 사례를 보고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박영립 회장(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은 "중등도 이상 아토피피부염은 극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이 큰 경우가 많고 심리적인 고통도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3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데 이는 일반인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금껏 이들 환자에 장기적으로 투여 가능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표준치료법이 부재했었다는 대목이다. 경증 환자의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한 ▲항히스타민제 ▲국소 칼시뉴린 저해제 등을 사용하고, 중증 환자에서는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전신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 박 회장은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광범위한 면역억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고혈압, 신독성 등의 부작용의 위험으로 1년 이내 사용이 권고돼 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다른 전신면역억제제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실상 치료 대안이 전무했다"며 "이런 환자들 중 한방 등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소위 치료 난민까지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20년만 첫 표적 생물학적제제 진입…"국내 아토피 치료 현실 외면하고 있다" 딱히 치료적 대안이 없었던 중등도 이상 아토피피부염 분야에도, 생물학적 제제가 최초 진입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2017년 3월, 미국FDA에 승인을 받은 사노피 젠자임의 듀피젠트(두필루맙)는 20년 만에 등장한 아토피피부염 표적 신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피부암을 제외한 피부과 질환 치료제 가운데 처음으로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가장 큰 차별점은 표적 생물학적제제로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핵심 매개 물질인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성인 환자 2800여 명이 등록된 대규모 임상자료에서 확인된다. 듀피젠트 단독요법으로 투여한 SOLO-1 및 SOLO-2 통합 분석 결과, 투여 16주 시점에서 약 2명 중 1명의 환자가 병변의 크기 및 중증도에서 75% 이상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와 병용 투여한 결과에서는 52주차에 약 3명 중 2명(65%)의 환자가 병변의 크기 및 중증도에서 75% 이상의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 가려움증의 경우 치료 2주만에 51%의 환자에서 임상적 개선을 보고했다. 피부질환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척도인 피부 삶의 질 지수(DLQI)의 경우, 5명 중 4명(80%)의 환자가 유의한 개선 결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치료제의 접근성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작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8월 정식 출시됐지만, 보험 급여 적용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실제 듀피젠트가 국내 출시되기 전인 2018년 4월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급여화를 요구하는 환자들의 청원글들은 빗발치고 있다. 출시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17건의 청원글이 등록됐고,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총 1만3000여 명에 이르는 것이다. 게시물들은 하나같이 "10년간 군대도 가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중증 아토피를 겪으며 대인기피증을 겪고 있다" "아토피 환자들이 대인기피, 우울증 등으로 사회활동을 기피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도 무시 못할 수준" 등 질환으로 인한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지난 해 국정감사 현장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환자 B씨는 "정부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약값으로 한 달에 3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로션 하나를 구입하는 데 3만원이 들고 경구약은 10만원 이상"이라며 현 급여체계가 환자들의 치료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환자 C씨는 "이전에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월 50만원, 추가 치료 시 70만원이 추가로 들었다"며 "현재는 대학병원에서 매월 25만원의 의료비를 내고 있으며, 듀피젠트는 치료 효과가 크지만 비급여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굉장하다"고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증아토피피부염 산정특례 적용 필요성과 함께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과 열악한 국내 치료 환경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계 "생물학적제제 보험급여 우선 적용군 인정 필요"…중증 건선 형평성 문제도 관건 학계 전문가들 역시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중증 환자들에 치료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보험급여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박영립 회장은 "자외선 치료나 사이클로스포린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의학적으로 사이클로스포린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환자들은 사실상 다른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군이기 때문에 생물학적제제의 접근성 향상이 절실한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런 환자군에는 우선적으로 보험급여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 국내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일본은 작년 4월 보험 급여 론칭을 했으며 프랑스 및 독일,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는 아토피피부염 질환의 심각성 및 치료제의 혁신성을 인정해 보험 급여에 포함시켰다. 비용 효과성 입증 등 까다로운 보험급여 등재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영국의 경우도, 2018년 6월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소(NICE)가 듀피젠트를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의 치료제로 권고하는 최종평가결정안을 발표한 상황이다. 한편 같은 피부과 질환인 중증 건선과의 형평성 문제도 대두된다. 중증 건선의 경우 산정특례제도에 포함되면서 최근 출시된 생물학적제제들 모두가 환자 본인부담금 10% 수준에 머문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현재 증상의 심각성과 상관 없이 모두 경증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 차이가 큰 것이다. 이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종합병원 진료 시 처방약제비 본인 부담률은 40~50%, 상급 종합병원은 50~60%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증 건선은 환자들의 삶의 질이 암 환자보다도 떨어진다는 여러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증 건선 못지 않게 심각한 중등도 이상의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삶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건선 환자를 비교한 연구 결과, 피부과 삶의 질 지수(DLQI) 비교 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건선 환자보다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으며 건선 환자보다 불안, 우울증, 수면장애 증상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립 회장은 "유병기간이 길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토피피부염은 환자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을 붕괴시켜 사회적 고립을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면서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