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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삭감 유리벽…그림의 떡이 된 골다공증 신약 2017-07-20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의학계와 환자들의 수년간 노력으로 급여권에 들어온 골형성 촉진제가 삭감 유리벽에 갇혀 처방이 막히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10년 세월이 지나서야 겨우 급여권에 들어왔지만 그나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도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방식이라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약의 혜택을 받는 것도 요원한 일이라는 점에서 의사와 환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만에 제도권 진입 하지만 기다린 것은 삭감 유리벽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순천향의대)은 19일 "포스테오가 한국에 정착하기 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지만 여전히 그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포스테오와 테리본이 급여를 받은 지금도 처방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한달에 60만~70만원까지 가던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6만원대까지 낮아졌지만 실제 환자에게 처방을 할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이라며 "처방을 막는 규정이 너무나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릴리의 테리파라타이드 제제인 포스테오는 기존 골흡수 억제제 중 한가지 이상에 효과가 없는 환자 중에서도 65세 이상이면서 T-score -2.5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한 환자에게만 쓸 수 있다. 그마저도 투여기간은 24개월에 묶여 있다. 환자가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동안 단 24개월 밖에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일선 의료진들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약을 쓸 수 있는 환자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급여일때 포스테오를 처방하던 환자 중에서 급여 기준에 맞추면 약을 줄 수 있는 환자가 10명 중에 1~2명 밖에 남지 않는다"며 "10%밖에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급여기준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이미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골다공증 치료가 골흡수억제제에서 골형성 촉진제로 패러다임이 넘어가 처방률이 50%~60%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10%대 처방이 나오는 현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료진들의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충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도 어쩔 수 없이 골흡수 억제제를 처방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 B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골형성 촉진제를 쓴다면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고 판단이 되는 환자도 많지만 기준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골흡수 억제제만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며 "처방을 한다면 결국 임의비급여 형태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요즘은 환자들도 많은 정보를 얻고 있기에 처방을 원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며 "결국 의사도 답답하고 환자도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10년만의 급여도 제한적…새로운 신약 기대감 제로 상황이 이렇게 벌어지면서 의료진들은 새로운 신약에 대한 기대감마저 포기하는 모습이다. 유수 학회들에서 신약의 우수한 효과가 발표되고 있지만 국내 적용까지는 기약이 없는 이유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킨 포스테오조차 10년만에 급여화가 이뤄지고 그마저도 처방율이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약 적용은 먼 훗날의 일이라는 공통된 의견. C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세계 학회에서는 과거 약제에 비해 2~3배의 효과가 있는 약들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다"며 "프레오나 데노수맙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PTH(골형성 촉진제)도 10년만에 그것도 이렇게 타이트하게 급여가 잡힌 상황에 이런 약들이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느냐"며 "그나마 급여에 잡히기라도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품목 허가를 받은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데노수맙)은 그나마 진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최초의 RANKL 표적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는 골밀도 증가율과 골절 예방에서 이미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여했던 환자들에게도 큰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약제. 포스테오가 10년이나 걸린 급여권의 문턱을 빠르게 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프롤리아는 이미 지난 6월 약평위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료진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은 상태다. 이미 10년간 안정성과 효과를 인정받은 포스테오조차 이렇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상태에서 신약의 기준은 더욱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A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아마도 데노수맙이 급여권에 들어온다해도 아주 제한된 2차 약제로 허가될 확률이 높다"며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포스테오보다 2~3배는 더욱 엄격하게 급여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급여가 이뤄진다해도 실제로 환자들에게 쓰는데는 극도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이사장(한양의대)은 "지나치게 엄격하고 극단적으로 급여기준을 잡다 보니 효과가 좋은 약을 써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고 골절 등으로 고통 받은 뒤에야 약을 쓰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포스테오부터 데노수맙까지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소모적 논쟁으로 지속적인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늘고 있지만 만성질환이라는 프레임이 이를 저해하고 있는 듯 하다"고 풀이했다. 유리벽을 깨기 위한 몸부림…한국형 의학적 근거가 발목 이로 인해 학계를 중심으로 이러한 급여기준과 신약 등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 대한골다공증학회 등이 나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은 "복지부도, 공단도, 심평원도 골형성 촉진제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급여비용의 절반도 나가지 않는 것이 단적인 예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정부 또한 학회와 논의를 이어갈 의지를 갖고 있다"며 "기준 완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골대사학회, 골다공증학회가 주장하는 부분은 현재의 엄격한 급여기준부터 그나마 현실적으로 풀어내는 일이다. 65세 이상으로 묶여 있는 기준까지는 어쩔 수 없더라도 2번 이상의 골절을 1회로 줄이고 2차로 묶여 있는 부분을 제한적으로나마 1차까지는 풀어내는 것이 학계의 목표. 하지만 역시 문제는 의학적인 근거들이다. 정부는 이러한 급여 기준 완화의 타당성을 입증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형 의학적 근거를 먼저 내라는 정부와 일단 급여기준을 완화한 뒤 이를 통해 의학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학회와의 의견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변 이사장은 "정부에서는 객관화된 데이터를 원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상 이를 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결국 정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일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골다공증학회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것도 결국 학계의 의견을 통해 정부를 설득해보자는 의미"라며 "그나마 정부 또한 현재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가 전향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부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급여 정책을 풀어가야 하는 이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신약을 포함해 급여 등재와 기준은 결국 얼마나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그나마 학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급여를 인정해 준다면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준을 타이트하게 잡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의학계의 요구대로 골감소증을 포함해 다양한 신약의 문을 연다면 그만큼의 보험재정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와 검증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10년만에 기지개 켠 골형성제…급여화 역풍에 발목 2017-07-19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지난 10년간 제도권 밖에 머물던 골형성 촉진제가 전문가와 환자들의 기나긴 노력 끝에 급여권에 들어오는데 성공했지만 엄격한 기준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급여화의 역풍으로 오히려 처방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 비급여일때보다 가격 접근성은 분명 좋아졌지만 쉽게 처방을 낼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는 셈이다. 탁월한 효과에도 10년간 표류…골형성 촉진제 수난시대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순천향의대)은 18일 "수년간 노력 끝에 골형성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온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나치게 엄격한 급여기준으로 인해 오히려 비급여일때보다 처방이 힘들어지는 딜레마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급여 적용을 통한 골다공증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골형성 촉진제. 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는 다국적 제약사인 릴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후 지난 200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 허가를 얻어 국내에 상륙했다. 이렇게 국내에 들어온 골형성 촉진제 포스테오는 부갑상선 호르몬을 재조합하는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으로 골 미세 구조를 향상시켜 골절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쉽게 말해 과거 골다공증 치료의 대표 약물이었던 비스포스포네이트. 골흡수 억제제가 골밀도 저하를 막는 작용을 한다면 테리파라타이드는 골형성을 촉진시키는 반대의 기전을 하는 셈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오랫동안 골다공증 치료제로 자리를 잡았지만 공복 30분 전에 복용해야 하고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테리파라타이드는 이러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효과 또한 훨등했다. 이처럼 비스포스포네이트의 부작용을 줄인 테리파라타이드지만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2016년 12월 즉 10년이 걸려서야 급여가 적용된 것이다. 그런데 세계 최초 개발이라는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비교 대상 약물이 없어 급여화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개발사인 릴리측에서는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줄인 새로운 기전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약가를 요구했고 의사와 환자 모두 테리파라타이드의 장점을 익히 알면서도 처방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릴리가 약가를 낮추고 정부 또한 비교약제를 통해 급여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결국 60만원에 달하던 약값이 30만원으로 낮아지며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이사장(한양의대)은 "골형성제 급여 진입은 환자의 특성에 맞춰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면에서 환자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라며 "의사로서도 효과가 기대되면서도 비싼 약값에 처방을 망설여야 했던 부분이 해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 그동안 의사들도 환자들도 수년간 급여를 요구해 온 것"이라며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격한 급여기준 한계로 지적 "부러진 다음 치료하라니" 이처럼 산전수전 끝에 릴리의 테리파라타이드 약제인 포스테오가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골형성제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릴리의 진입으로 빗장이 열리자 동아ST의 테리본이 올해 2월 급여에 등재된 것이다. 릴리가 10여년 동안 노력끝에 겨우 급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진입이다. 의학계와 환자들의 열망에 힘입어 골형성 촉진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한계점은 여전하다. 급격한 약제비 증가를 우려한 정부가 급여 기준을 상당히 엄격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리파라타이드 처방을 위해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했는데도 효과가 없거나 T-score -2.5 SD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해야만 쓸 수 있다. 그나마 이것도 릴리의 포스테오에 한정되서다. 동아ST의 테리본은 65세 이상 폐경 후 여성이라는 조항이 들어갔고 투여 기간 또한 72주로 한정됐다. 아울러 포스테오와 교체 투여도 제한된다. 결국 이렇게 공고하게 짜여진 틀 안에 들어가야만 급여화된 골형성촉진제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의료진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오히려 처방에 한계가 생기는 급여화의 역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러한 기준이라면 오히려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차라리 비급여라면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지금은 선택권마저 없어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팍팍한 급여기준으로 인해 지금껏 골형성 촉진제로 호전을 보였던 환자들까지 처방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이러한 환자들이 악화된다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질 셈인가"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의료진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골다공증은 악화되고 나면 호전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예방적 치료 또한 중요하지만 지금의 급여기준은 악화가 된 후에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B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골절에 대한 부분"이라며 ""골절을 막자고 치료를 하는 것인데 2군데 이상 부러진 뒤에야 약을 쓸 수 있다는 기준이 도대체 상식적인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절반 이상 골형성 촉진제로 처방 패러다임이 넘어갔는데 우리나라는 한자리수라는 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굳이 예방적 치료나 골감소증에 급여를 해줄 수 없다면 적어도 악화를 막는 수준까지는 기준을 풀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비고시 복지부 공무원의 비애 "나는 50대 만년 사무관" 2017-07-15 05:30:59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사례 1] 나는 보건복지부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50대 공무원이다. 공무원 시험으로 주무관으로 입사해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만년 사무관이다. 국민건강을 위해 보건복지 정책을 직접 기획 추진하고, 과장과 국장이 되면 나만의 청사진을 그려보겠다는 20대 시절 부푼 꿈은 이미 접었다. 과천청사 시절 행정고시 공무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룬 쟁쟁한 실국장 선배 공무원들은 사라진지 오래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기획조정실을 비롯한 각 실별 배치된 비고시 출신 실장과 국장은 하나둘 시나브로 사라졌고, 지금은 본부 조직표 상 비고시 출신 과장 이름도 손에 꼽을 정도다. 본부 조직표 비고시 출신 과장 일부 그쳐 "30년 근무 잘해야 서기관" 그나마 비고시 출신 자리였던 기획조정실 감사관, 재정관, 인사과장 자리도 행정고시 공무원들로 채워지는 인사가 일상화됐다. 후배 주무관들은 "30년 근무해도 잘해야 서기관"이라는 푸념을 쏟아내는데 달리 해줄 말이 없다. 인사과장에게 찾아가 문제를 제기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달라", "노력하고 있다" 등 똑같은 답변뿐이다. 사무관과 서기관 승진은 장관 발령이나 실제는 국실장을 거쳐 차관이 결정한다. 이들 모두가 행정고시 출신이니 비고시 출신은 만년 사무관과 만년 서기관으로 변방일 수밖에 없다. 가끔은 '내가 이러려고 공무원이 됐나'는 자괴감이 든다. 지자체 공무원이 업무 부담도 적고, 복지 혜택도 많고, 승진도 잘된다는 소리가 자꾸 크게 들린다. 이상한 인사시스템, 공정한 룰 부재 "답답하지만 버텨야 한다" 5급 사무관으로 시작한 행정고시 출신과 7급과 9급으로 시작한 공무원 시험 출신의 출발점은 분명히 다르다. 행정고시 출신이 똑똑하고, 잘 나가는 대학을 졸업한 인재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최소한 주무관에서 사무관, 사무관에서 서기관, 서기관에서 부이사관, 부이사관에서 일반직고위공무원 등 직급별 승진의 공정한 룰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무관까지 15년, 서기관까지 7~8년 등 흰머리가 돼서야 과장도 아닌 팀장 대상에 오르는 현 인사시스템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아이들은 장성해 서울서 대학을 다니고, 아내와 나는 세종시로 이주했다. 공무원연금 경력을 채워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아이들 얼굴에 마음을 고쳐 먹는다. 등록금과 결혼자금 등 앞으로 들어갈 돈이 많은데 답답하지만 버텨야 한다. 혹시 아나, 신임 장관이 인사개선 조치로 서기관 승진기회가 빨라질지… [사례 2] 행정고시를 패스해 부서 과장을 맡고 있는 40대 공무원이다. 입사 시절 초짜 사무관 소리를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동안 선배들이 실장에 이어 차관되는 모습을 보면 왠지 가슴이 벅차오른다. 과천청사와 계동청사, 세종청사까지 근무지는 변화했고 그동안 퇴임한 선배들만큼 새로 들어온 후배들도 많아지면서 같은 건물에서 근무해도 얼굴과 이름을 모두 기억하긴 힘들다. 인사 시즌이 되면, 복도 통신이 가동된다. 부서 내 나이 많은 비고시 출신 사무관은 서기관 승진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이나 이번에도 어려울 것 같다. 비고시 출신 중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젊은 주무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과장은 부서 일만 하는 게 아니다. 비고시 출신 뛰어난 사람 많아 "부처간 협의 성과 의문" 부처 간 협의와 예산 배정 등 보이지 않은 노력이 숨어 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 내 관련 부서 대부분이 행정고시 출신으로 업무를 조율하고 설득하는 데 선후배 라인을 총동원해야 한다. 경륜있는 비고시 출신들이 현안 업무는 뛰어나지만 행정고시 선후배 라인과 무관해 윗분들 오더를 제대로 수행할지 솔직히 의문이다. 그래도 비고시 출신과 고시 출신 사이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상호 존중하며 다독여 나가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물론, 행정고시 출신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 몇 년 전 기회를 잡아 해외파견을 다녀왔다. 선진국에서 있으면서 느낀 부분은 현실에 너무 안주했다는 점이다. 보건의료계와 충돌해 현안이 발생하면 막느라 급급했지 제대로 된 중장기 정책 계획을 세웠다고 자신할 수 없다. 실국장도 새로운 정책보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진행 중인 정책을 무탈하게 마무리하길 기대한다. 고시 출신 간부진 현안 막는데 급급 "중장기 정책 계획 부재" 과거 청와대 오더와 지적이 있으면 국 전체가 뒤집어졌지만, 새로운 정부는 중앙부처에 힘을 실어준다고 하니 밤샘 작업은 줄어들 것 같다. 나도 승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동기들 중 국장 승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불안하다. 일찍 승진하면 결국 일찍 퇴임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일반직 고위공무원이 돼야 국장 승진이 가능해 어느새 윗분들에게 보조를 맞추는 나를 발견한다. [에필로그]이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은 복지부 많은 공무원들 취재를 통해 가공한 가상인물로 특정 공무원을 지칭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복지부는 고시파만의 리그?…비고시 과장 승진 바늘구멍 2017-07-14 12:05:55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나라다운 나라', '공정한 나라' 정책목표가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린다." 보건복지부 한 비고시 공무원은 변하지 않은 고시 중심 인사 관행에 대한 답답함을 이 같이 표현했다. 복지부 공무원들이 기대한 투명한 인사와 공정한 인사가 실현됐을까. 아쉽게도 결과는 '아니오'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공무원 인력 현황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총 760명 공무원이 세종청사 본부에 근무 중이다. 이 중 고시 출신 공무원은 187명(24.6%), 비고시 출신 공무원은 573명(75.4%)이며 남성이 418명(55%), 여성이 342명(45%)으로 구성됐다. 복지부 실장 4명을 비롯한 국장과 과장(팀장급 포함) 등 소위 간부진 98명 중 고시 출신 공무원은 71명(72.4%)을 차지했다. 반면, 비고시 출신 공무원은 27명(27.6%)에 불과했다. 과장급 이상 고시 72% 차지-비고시 28%…순수 비고시 14% 불과 이는 1년 전 상황과 비교할 때 거의 동일하다. 2016년 8월 당시, 과장급 이상 105명 중 고시 출신 공무원이 74%(78명), 비고시 출신 공무원이 26%(27명)였다. 복지부가 추진해 온 공정 인사가 무색해진 셈이다. 비고시 출신 간부진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비고시 과장급 이상 27명 중 의사 출신 3명, 약사 출신 2명, 한의사 1명, 치과의사 1명, 별정직 2명, 비상안전기획 1명 그리고 개방직 3명을 제외하면, 7급과 9급 출신 순수 비고시는 14명(14.3%)에 불과했다. 이들 순수 비고시 최고참 직급은 서기관(4급)에 머물고 있어 과장 승진도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는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비고시인 전문직 의사 및 약사 공무원들 승진 역시 보이지 않은 장벽이 존재한다. 의사 공무원들 잘해야 '국장'…약사 공무원들 30년 근무해도 '과장' 사무관 특채로 출발한 의사 출신 공무원들은 잘해야 국장급인 공공보건정책관에 그치고, 질병관리본부 센터장(국장급)으로 이동해 정년하는 경우가 일반화됐다. 약사 출신 공무원들은 더 열악하다. 의사 출신은 사무관(5급)에서 시작하나, 약사 출신은 주무관(7급)에서 시작해 사무관 승진까지 15년은 족히 걸린다. 30대에 입사해 40대 중반이 넘어서야 겨우 주무관 꼬리표를 떼고, 30년 가까이 근무해도 부이사관인 과장을 끝으로 정년을 맞는 순수 비고시 출신과 유사한 공무원 길을 걷고 있다. 무보직 서기관도 인사 문제 주요 요인이다. 무보직 38명 중 고시 출신이 23명, 비고시 출신이 15명으로 과장급 승진을 기대하는 고시 공무원들 내부경쟁도 치열하다는 반증이다. 복지부에서 꽃보직으로 불리는 국내외 파견 공무원도 고시 출신이 압도했다. 국방대학교를 비롯한 국내외 교육훈련 파견 공무원 17명 중 고시 출신이 14명(82.4%), 비고시 출신이 3명(17.6%)이다. 이렇다보니 비고시 출신 공무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고시 공무원들 불만 가중…여당 "인사 불균형, 사기와 효율성 저하" 전체 구성원의 75%를 차지하면서도 간부진은 손에 꼽을 만큼 인사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비고시 출신 A 공무원은 "장차관이 바뀌면 공정한 인사를 약속하지만 처음에만 반짝할 뿐 승진은 여전히 고시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다. 과천청사 시절 고시와 비고시 출신 간부진이 동수를 이룬 전례는 무용담이 됐다"면서 "20대 입사해 40대 중반이 돼서야 사무관을 다니 젊은 고시 사무관들과 무슨 경쟁을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비고시 출신 B 공무원은 "실국장들은 모두가 한 식구라고 말하고 있지만 승진 시기가 되면 고시 출신 내부에서 밀어주고 당겨주는 보이지 않은 라인이 존재하고 있다"며 "잘해야 팀장, 과장에 불과하다는 젊은 주무관들의 자괴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 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도 복지부 인사 불균형을 주목하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복지부가 다른 중앙부처에 비해 고시와 비고시 출신 인사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안다. 공무원들 사기와 업무 효율성을 위해서는 70% 이상을 차지하는 비고시 출신을 일정 수 이상 과장급 이상 배치해야 한다"며 "신임 장관이 임명되면 복지부 내부의 곪아있는 인사 문제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가진단 전문의사 등장…정신건강복지법 '천태만상' 2017-07-11 05:0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2차 진단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의가 나온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밝힌 내용으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라 새롭게 나타난 모습이다. 이처럼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그동안 의료계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 혹은 문제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2차 진단만 하는 전문의 등장 일선 현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2차 진단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의 등장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라 보호의무자에 의한 환자 입원(강제입원, 비자의입원)을 위해서는 해당 정신병원 전문의가 1차 진단을 한 후 다른 병원 소속 정신과 전문의가 2주 이내에 입원이 필요하다는 2차 '추가진단'을 내려야 한다. 다만, 복지부는 법 시행 후 1개월까지는 추가진단 집중되는 시기를 우려해 같은 의료기관의 전문의가 추가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법 시행 후 1개월 이 후인 6월 30일부터는 원칙적으로 서로 다른 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가 추가 진단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 현재 지정 진단의료기관 총 256개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들이 2차 추가진단을 내리고 있다. 복지부가 지정한 지정 진단의료기관에는 국·공립 병원과 민간병원에 의원 몇몇까지 포함돼 있다. 수도권 A정신병원 봉직의는 "최근 2차 추가진단 소요가 많아지면서 이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전문의가 나타났다"며 "문제는 무더기로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진료가 이뤄질 지는 의문스럽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의료계는 2차 진단만을 하는 의사가 등장한 데 이어 이를 돈벌이로 악용하는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법 시행 이후 6월 한 달 간 계속입원 심사가 몰리면서 심한 경우에는 1~2주 이내에 처리해야 할 심사가 200건에 달한 의사도 존재하는 상황. 또 다른 봉직의는 "이미 2차 진단만을 하면서 이를 돈벌이로 악용하는 의사가 나타났다는 제보가 봉직의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며 "정신요양시설 촉탁의로 나간 경우로 나가면 한 번에 150~200명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 전문의가 수백 건의 환자의 2차 진단을 처리한다는 것인데, 판정수가(환자 1명당 6만 5천원)를 고려했을 때, 이득이 된다는 생각인 것"이라며 "관련 제보를 학회 측에서도 접수하고 있는데, 의료계 차원에서 이는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정신건강복지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병원 간 짬짜미 우려 "객관적 심사 어렵다" 여기에 현장에서는 최근 복지부가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발표한 '보호입원 환자의 입·퇴원 안내'가 이른바 병원 간 '짬짬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복지부가 배포한 입·퇴원 안내 중 '다른 정신의료기관으로의 보호입원 절차'의 경우 '관할 보건소는 지역 내 지정 진단의료기관 중 보호의무자가 선택하는 정신의료기관으로 해당 환자를 이송해 다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하도록 안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경우 등을 포함해 일부 보건소에서는 이미 2차 진단을 위해 병원과 병원 간을 연결해주고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의 근무 중인 또 다른 봉직의는 "현재의 정신건강복지법은 보건소가 2차 진단을 위해 매칭을 해주는 시스템"이라며 "해당 보건소 관할 A병원과 인근 B병원을 매칭시키고, 서로의 2차 진단을 하게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원무과나 의료진도 모두 알고 지내는 상황에서 매칭을 시켜주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는 짬짜미를 적용하도록 국가가 도와주는 꼴"이라며 "의사 개인의 사명감만으로 객관적인 심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선 현장에서는 하루빨리 정신건강복지법 중 문제가 제기된 사항에 대한 재개정과 추후 지정 진단의료기관의 실태조사 필요성을 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A대학병원 교수는 "의사를 불신하면서 만들어진 현재의 정신건강복지법은 재개정 밖에 해법이 없다"며 "솔직히 현장에서 문제점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는데, 과연 복지부가 이에 대해 실태조사를 할 수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오히려 진료하고 싶어도 못하게 하는 상황"이라며 "2명의 의사 진단을 통해 다른 판단이 나와 탈원화하는 것도 좋지만 치료의 권리도 배려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퇴원해 갈 곳 없는 환자들이 머물 수 있는 인프라부터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아니면 실제 퇴원 대란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복지법 정착 중? 정신병원, 정신줄 놓을 지경 2017-07-10 05:0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개선된 입·퇴원제도가 현장에 정착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한 달을 맞아 발표한 내용이다. 복지부의 발표를 보면 개선된 입·퇴원제도 시행으로 퇴원환자가 소폭 증가했으나 의료계에서 우려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환자의 대규모 일시 퇴원 등을 포함한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환자의 대규모 일시 퇴원 문제뿐 아니라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후 많은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진단 나가면 내 환자는 누가 돌보나" 일선 현장에서는 전문의 2인의 교차 진단 의무로 인해 기존 환자 진료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차진단 의무로 인해 인근 의료기관 혹은 시설에 전문의가 파견 시 이를 대체하는 전문의 부재로 진료공백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7월까지 지정 진단의료기관으로 선정된 병·의원은 민간병원까지 포함해 총 256개 의료기관으로, 이들 기관의 전문의들이 입원환자의 교차 진단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강제입원, 비자의입원) 시 해당 정신병원의 전문의가 1차 진단한 후 이들이 2주 이내에 입원이 필요하다는 2차 '추가소견'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의 A정신병원장은 "인근 진단 지정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가 와서 환자들의 입원진단을 함께 내리는데 하루가 걸린다"며 "우리병원의 전문의도 마찬가지다. 타 병원 환자의 입원 진단을 위해서 하루 동안 자리를 비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타 병원 입원진단을 위해 자리를 비우게 됨에 따라 원래 돌보던 환자에 대한 진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공립 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다른 의료기관의 환자를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이를 책임지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차 진단을 위해 지정 진단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봉직의들도 문제점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증언한다. 지방의 국립병원의 한 봉직의는 "(진단은) 환자 한 명당 평균 30분에서 1시간이 걸리는 업무"라며 "이 때문에 기존에 진료해야 하는 환자를 진료할 수가 없는 상황으로 기존 환자의 의료적 측면의 질 저하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의료계가 민간병원까지 지정 진단의료기관으로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정부가 밀어붙인 것"이라며 "민간병원으로 선정할 때도 뚜렷한 심사기준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를 신청한 모든 병원들 100%가 선정됐다는 것은 사실상 선정기준이 없다는 것 아닌가. 과연 선정기준이 있었는지도 의문스럽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 공백에 병원 내 불화까지 조장 또한 2차 진단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문의들은 과도한 법적인 부담을 자신들에게 지우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 놓고 있다. 복지부가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법적인 문제가 발생될 시 2차 진단을 내린 전문의에게 과도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차 진단의로 활동하고 있는 봉직의는 "6월 달 한 달 간 계속입원 심사가 몰리면서 심한 경우에는 1~2주 이내에 처리해야 할 심사가 200건에 달한 의사도 있었다"며 "이런 경우 정신요양시설 촉탁의로 나간 경우로 나가면 한 번에 150~200명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환자를 길거리로 내몰 수는 없으니 진단 업무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그는 "건수와 함께 업무결과에 대한 의미도 커져 심리적 부담도 커졌다"며 "계속 입원 청구를 하려면 과거에는 심판위원회에서 결정했지만 이제는 2차 진단의의 결정이 중요해졌다. 즉 해당 진단의에 과도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2차 진단의들은 자신이 속한 국공립 혹인 민간병원들과의 근무 계약에 혼선이 발생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관련 학회와 봉직의협의회는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인한 병원과 봉직의 간의 근무 계약 혼선을 방직하기 위해 '표준계약서'까지 새롭게 법적인 검증을 거쳐 마련하기까지 했다. 기존 계약은 유지한 상태에서 추가진단 업무가 기존 업무에 추가 됐을때 고용주인 병원장과 체결하는 계약서인 것이다. 이 표준계약서에는 추가진단 업무를 수행했을 때의 법적 책임과 수행시간, 이에 따른 추가수당 및 이동수단 제공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지방의 B정신병원장은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라 봉직의들의 연봉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제자리를 다시 잡을 것이라 본다"며 "하지만 추가진단에 따른 수당과 관련해 병원과 봉직의 간에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경상권 일부 병원의 경우는 추가 수당과 관련한 다툼을 벌이다 50대 50으로 나누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이 후 이러한 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이 법 시행 후 발생되고 있는 부작용 들이다. 추가진단에 따른 추가적인 의료공백 이 후 벌어지는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운빨로 살아남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치열한 생존기 2017-07-05 05:0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박양명 기자| "운이 좋았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을 받은 지 이미 20여년이 됐지만 아직도 가능성만 무궁한 시장. 이곳에서 살아남아 도약을 꿈꾸고 있는 와이브레인 이기원 대표와 라이프시맨틱스 송승재 대표는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을 '운'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정말 '운' 때문일까. 메디칼타임즈는 와이브레인의 이기원 대표, 라이프시맨틱스의 송승재 대표를 만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들어봤다. ◆설립 4년 만에 기기 상용화 돌입 와이브레인 와이브레인은 2013년 2월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이 모여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올해 5년 차를 맞았다. 머리 바깥쪽에서 안전한 방법으로 전류를 흘려보내 두뇌 내부 신경 네트워크를 따라 깊숙한 곳까지 전류를 전달해 뇌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개발한 와이브레인은 회사 설립 4년이 지나서야 우울증 치료 웨어러블 기기 '마인드(MINDD)'를 출시할 수 있었다. 의료기기인 만큼 식약처 인허가를 받아야 했고,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허가 한 달 만에 12개 병원에 마인드를 납품했다. 우리나라 대형병원 7곳에서 우울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중증 우울증이 경증으로 경감됐다. 경증 우울증 환자에게서는 기억력, 인지능력 향상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기원 대표는 "인허가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기기 회사는 인허가에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지만 사실 4년까지 걸릴 줄은 몰랐다"며 "임상시험이 정해진 타임스케줄에 따라 딱딱 되는 게 아니다 보니 예정했던 것보다 1~2년 정도 더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생기업이 구체적인 수익이 안 나온 상황에서 4년씩 버틴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라고 토로하며 "4년 동안 임상시험에 매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와이브레인의 기술과 가능성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와이브레인은 설립 직후 7억원의 투자를 시작으로 초기임상 결과가 나올 때마다 투자가 이어졌다. 솔본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DSC인베스트먼트·컴퍼니K 등 벤처캐피탈(VC)에게 약 100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의료기기 사업은 본질이 중요하다"며 "헬스케어의 본질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인데 중증도의 우울증이나 치매 같은 질환은 해결책은 거의 없지만 치료가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술대회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기술을 설명했더니 투자로 곧장 이어진 사례가 (본질을 보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며 "비용을 떠나 혜택을 주는 기술인지를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인드'의 확산을 위해서는 아직 신의료기술 통과라는 벽이 남았다. 의료진이 환자를 상대로 마인드 사용에 대한 비용을 받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도 1~2년이 걸린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구매하는 데 제약이 없어졌지만 환자에게 비용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그 사이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번 달 유럽 CE 허가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기기 상용화 단계에 와있는 와이브레인은 앞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상황을 접목해 개인 맞춤형 치료 제공까지 계획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부터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환자관리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와이브레인 인력 3분의2가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으며 데이터 익명화 프로그램, 보안시설 등도 갖추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닌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핵심"이라며 "환자 동의를 통해 복약 상황, 질환 진행 경과 등 객관적 데이터를 수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PHR 플랫폼 주목받기까지 4년, 라이프시맨틱스 2012년 9월 세워진 라이프시맨틱스는 시작부터 개인건강기록(PHR)이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벤처기업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PHR 플랫폼 '라이프레코드'를 운영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허브로서 가정용 의료기기·웨어러블기기 등 30여종에서 생성되는 PHR을 한데 모아 ▲구글 핏 ▲애플 헬스킷 ▲삼성 S헬스 등 글로벌 디지털헬스 플랫폼에 수집된 PHR도 연결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시 보라매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HIS)과도 연동된다. 즉 여러 종류의 IoT 기기를 쓰다 바꿔도, 삼성에서 애플로, 애플에서 삼성으로 스마트폰을 교체해도 사용 환경에 상관없이 PHR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PHR 플랫폼인 라이프레코드 지난해가 되어서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 설립부터 주목을 받기까지 약 4년이 걸린 셈이다. 송승재 대표 역시 라이프시맨틱스의 잠재성을 읽은 투자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서비스를 공짜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커 헬스케어 서비스 산업이 투자를 받기 힘든 환경"이라고 운을 떼며 "시가총액이 조 단위인 한 기업에게 회사 소개만 하고 수십억을 바로 투자 받은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PHR 플랫폼 라이프레코드를 국책 사업에도 접목,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개인건강기록 플랙폼 사업단이다. 사업단을 주관하는 라이프시맨틱스는 3년 동안 90억원을 지원받아 190여명이 연구진과 라이프레코드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우리나라는 의료자원을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데 이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게 국가가 할 일"이라며 "의료자원 중 인력은 비탄력적인 상황에서 국가가 투자를 통해 탄력적으로 관할 할 수 있는 분야가 헬스케어 IT인 것"이라며 정부가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새 정부가 치매환자, 취약계층을 위한 보장성 확대를 약속했는데 여기서도 헬스케어 IT는 빠질 수 없는 분야"라며 "사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왔다"고 덧붙였다.
창업 불모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유망주가 신불자로" 2017-07-04 05:00:59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문성호 기자| "비슷한 회사가 어디에 있을까요?" 헬스케어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A사 대표가 자금 마련을 위해 펀딩을 받으러 다니다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이 대표는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데, 비슷한 회사라니…?'라는 황당함을 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 현실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이 같은 반응이 흔한 일이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개인건강기록(PHR) 사업을 하고 있는 B업체 대표는 "우리나라는 새로운 이슈에 대해 인색하다"며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비슷한 아이템을 가진 다른 회사 유무, 해외 사례 등 구체적인 레퍼런스를 요구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담보되지 않으면 투자에 소극적인 분위기"라며 "차라리 잘 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모방한 카피캣 사업이 더 투자를 받기 쉽다"고 꼬집었다. 즉,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어도 투자 받기 힘든 환경이라는 것이다. 하물며 '데이터'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을 사업으로 해보겠다는 데 선뜻 투자를 받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 실제 비표준화돼 있는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N사는 1차 투자를 받은 후 8~10년을 버텼지만 올해 초 사업을 결국 접었다. N사 대표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를 할 만큼 업계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그의 결과는 신용불량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15년 발표한 '헬스케어 산업의 창업 동향과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헬스케어 산업 특성상 창업부터 성공까지 통상 7~10년이 걸리는데 자본을 투입하는 엔젤투자 및 벤처투자 생태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나라 업종별 벤처 투자에서 바이오, 의료 등 헬스케어 분야 투자 비중은 지난해 9월 기준 처음 20%대를 돌파해 23.2%다. 미국 50%대, 유럽 60%대와 비교하면 투자가 한참 저조한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외 스타트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벤처 투자 규모가 늘어난다고 해도 수혜를 보는 벤처기업은 3.3% 수준에 불과하다. 헬스케어 장비를 개발하는 C업체 대표는 "과거 헬스케어 시장은 하나의 완결성 있는 제품으로 나오는 기기 중심이었다"며 "최근에는 기기에 데이터가 결합해 여러 상황을 접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고 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도 보수적…유권해석 만이라도 적극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바꿔야 할 상대는 투자자만이 아니다. 정부도 그렇다. 민간에서 투자를 받기 어려운 현실이라 정부의 지원은 벤처기업들에게는 한줄기 빛이다. 하지만 법의 한계를 보완해야 하는 역할에 있어서는 정부도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B업체 대표는 진료기록 열람을 다루고 있는 의료법 21조를 예로 들었다. 환자가 본인에 관한 기록의 열람이나 사본의 발급 등 내용 확인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환자가 요구하면 진료기록 사본을 받을 수 있도록 법에서 강제하고 있지만 어떻게 줘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없다"며 "종이나 CD 형태로 주는 게 일반화돼 있어 온라인으로 전송이 가능한 지에 대한 확실한 답이 없다"고 허점을 짚었다. 이어 "이런 부분은 법을 고치기보다는 정부의 유권해석만 있어도 되는 부분"이라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에서 개인이 자신의 PHR을 어디서든지 편리하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시범사업까지 진행하고도 거기서 끝이다. B업체 대표는 "시범사업 후 서비스를 상용화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례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시범사업 참여한 병원들은 눈치 보기만 하고 있고, 정부도 시범사업까지 한 만큼 중재에 나서줘야 하지만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 시장은 단순히 약을 처방하는 것에서 콘텐츠를 처방하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정부도 보다 더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헬스케어 시장…기술 못 따라오는 규제에 '답답' 2017-07-03 05:0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박양명 기자| 신 시장으로 여겨진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의료기기 벤처기업인 A업체는 최근 국내시장을 포기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수익을 얻기란 시간낭비라는 판단에서다. A업체는 창업 후 4년 동안 줄곧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임상시험 및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최근 신의료기술 평가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근래 들어 임상시험과 신의료기술을 통합 평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A업체에게는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차세대 성장 산업동력으로 인정받으며, 많은 벤처·스타트업이 창업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블록버스터'는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뚜렷한 성공가도를 밟고 있다고 평가할 만한 업체들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이러한 현실에 전문가들과 현장에서는 공통적으로 '시장 환경이 세계적 변화의 흐름과 달리 정부에 따라 가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놓는다. 그렇다면 왜 국내에서는 벤처·스타트업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것일까. 걸음마 수준인 정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올해 진료정보교류 사업을 시작으로 업계가 규제라고 지적하는 부분에 대한 개선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복지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여기고 있는 개선방향은 '데이터 융합'. 복지부는 진료정보교류를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EMR 기록 등 다양한 의료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는 동시에 관련된 인증제를 도입해 다양한 형태의 의무기록을 표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융합된 데이터들을 보건·의료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심사평원이 운영 중인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처럼 일정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대한의료정보학회 박래웅 이사장은 "1980년대의 쌀을 반도체에 비유했다면, 4차 혁명에서 쌀은 데이터"라며 "우리나라는 인프라는 잘 돼 있지만 데이터 질이 높은가에 대한 의구점이 있고 유전체, 시그널, 영성, 바이오뱅크 등 각각의 데이터가 흩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제는 정부의 제도적 인프라 마련이 너무 더디다는 점. 이에 현장에서는 수준 높은 의료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담아낼 그릇이 없다는 한숨 섞인 불만들만 털어놓고 있다. A 의료기기업체 대표는 "신규 멘토링 사업 등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스타트업 등으로 창업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비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수익 창출로 연결되는지 보면 전혀 될 수 없는 구조다.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막상 국내에서 시작하려면 제도상의 규제가 너무나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 의료기기업체의 경우도 지난 정부 시절 원격의료 허용 등이 포함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제도 개선 움직임이 일자 신규 부서 신설과 함께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새 정부 들어서며 관련된 제도 개선이 없던 일이 돼 버렸다. 그는 "지난 정부 시절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는 그동안 추진됐던 제도 개선 사항들이 폐기되는 방향인 것 같다"며 "새로운 부서까지 만들며 연구·개발 부문에 신규투자를 했는데, 제도가 시장의 환경이 아닌 정권을 따라가는 것 같다. 기업들이 긴 안목을 갖고 투자할 수 없는 환경이 우리나라의 현 실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문화 돼 가는 개인정보 가이드라인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 부처들이 함께 마련한 '개인정보 가이드라인'의 경우도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국무조정실을 포함해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모여 개인정보 비식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한 바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을 둘러싸고 현장에서는 이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상황.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사업을 맡은 한 유헬스(u-health) 업체 대표는 "범부처 차원에서 개인정보 비식별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며 "많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업체들이 축적된 개인 질병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공유하기 위해선 비식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가 간과한 것이 식별 정보와 비식별 정보, 민감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이라면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정의를 내려줘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상당히 아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러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참여했던 정부 측도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간단히 말해 '사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 마련에 참여했던 정부 관계자는 "관계부처가 모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뚜렷한 비식별을 위한 개인정보의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추정하는데 그쳤다"며 "가이드라인이 정의를 내려주지 못하고 추정하다보니 개인정보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전혀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개인정보가 문제가 될 경우 민·형사상의 법적 제제를 받을 수 있기에 선뜻 가이드라인을 믿지 못하는 것"이라며 "관계부처들은 이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 때문에 개인정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선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업계도 컨트롤타워 부재 전문가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벤처·스타트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그동안 미래부와 복지부, 산업부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와 관련된 R&D 투자와 제도 개선을 담당하면서 뚜렷한 주부부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행히 새 정부 들어서면서 범부처 차원의 '4차 산업 특별위원회' 구성이 추진되고 있다. 오송첨복의료재단 선경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이 주목을 끌면서 정부도 R&D 연구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IT산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이를 강화시켜 의료와 융합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보다는 처음부터 필요한 의료와 IT기술 모두를 융합해야 한다. 이것이 핵심기술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국가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면 필요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융합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 이사장은 복지부의 역할 강조론을 주장했다. 선 이사장은 "핵심기술은 바이오·생명기술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IT기술 모두를 포함하는 것인데, 복지부는 보건의료산업화의 주무부처로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며 "복지부는 보건의료산업화의 철학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정부의 역할강화와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대표하는 유관기관 마련도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유헬스(u-health) 업체 대표는 "현재는 제품을 개발할 때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의료법뿐만 아니라 유권해석이 필요할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하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벤처·스타트업들을 대표할 만한 단체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각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개별로 대응하다보니 제도 개선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업계 모두 컨트롤타워가 마련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발전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사가 의사다울 수 있는 환경 바란다" 2017-06-01 05:00:59
|보건의료 정책 공약 특별 대담| |특별취재팀| 적정부담·적정수가·적정급여.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기본 방향이다. '적정'의 사전적 의미는 알맞고 바른 정도다. 도대체 적정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메디칼타임즈는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공공의료사업단 정책담당),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대한전공의협의회 기동훈 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복지 전문위원을 초청, 특별대담을 통해 '적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건의료정책 공약을 만드는 데 역할을 했던 조원준 전문위원은 적정의 개념을 적극 설명했고 권용진 교수는 적정수가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건보재정 흑자, 지금이 적정수가 논의할 때" 진행: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방향은 적정부담, 적정수가, 적정급여다. 적정의 개념이 참 애매하다. 조원준 전문위원(이하 조): 적정의 개념은 누가 보냐에 따라 달라진다. 공급자, 소비자, 정부 각각의 입장이 모두 다르다. 공통되는 개념은 지금보다 수가 구조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정치적 맥락에서 보면 누적 흑자가 당장은 쌓여있다. 보장성 확대에 충분한 재원을 묶어놓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해야 할 부분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이 흑자를 핑계로 (돈을) 주지 않는다. 다른 곳을 통해서 들어오는 돈을 차단하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비급여의 급여화에 쓰겠다는 것이다. 10년 전이라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수 있는 재정 상태라서 이런 논의 자체가 택도 없는 소리였다. 역설적으로 보면 재정에 대한 압박이 느슨한 상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함께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약간의 평화로운 시기가 금방 끝날지도 모른다. 서인석 보험이사(이하 서): 의사들은 저수가이기 때문에 박리다매를 할 수밖에 없다. 행위를 통제하는 게 기존 패러다임이다. '적당히'라는 말이 어려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재난적 의료비, 필수의료가 뭔지 정의돼야 하고 공급량과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는 공급자 조직도 있어야 한다. 의료계에서 비효율이 너무 많다. 이것을 찾아서 줄여야 한다. 권용진 교수(이하 권): 급여확대는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적정부담은 환자가 돈을 더 내야 한다는 소린데, 돈을 더 내야 하는 이유는 안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한테 부담을 더하라고 하려면 병원이 안전해졌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환자한테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 기동훈 회장(이하 기): 의사가 의사답게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교과서적 진료를 했을 때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굶어죽지 않는 그런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돈도 돈이지만 의사라는 사회적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 월급을 올리는 패턴이 여러가지가 있다. 본봉을 올릴 수도 있고, 수당을 올리는 방식이 있다. 그동안 본봉을 눌러놓고 수당을 더 주는 방식이었다. 지금 본봉에 문제가 있으니 올리겠다는 것이다. 눈에 확 띄게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행위 증가로 인한 불신을 방지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는 예측가능한 상황이 된다. "국민에게 왜 비급여인지 알려줘야" 진행: 수가를 올리겠다는 말은 비급여의 급여화로 이어지고 있다. 적정수가와 비급여의 상관관계는 무엇이라고 보나. 조: 무작정 수가를 낮게 책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순수하게 소비자 입장에서만 보면 본인부담률이 90%라면 급여화가 의미 없다. 제도적 입장에서는 급여화가 된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고 퇴출기전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근거를 갖고 정리하겠다. 비급여 때문에 현재 구조에서도 유지하고 있는데 통제 기전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급여 급여화를 통해 재원을 쓰면서 얻고자 하는 것은 지금 수가보다 올려주고자 하는 것도 있고, 결국에는 국민을 위한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건강보험이 뭘 해주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있다. 보장성 강화를 피부로 느꼈을 때 보험료 인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엉뚱하게 돈을 내고 있지 않다는 불신이 줄 것이다. 보장성 강화로 가려면 돈을 더 내야 할 것이라는 데 반발이 줄어들 것이다. 권: 비급여를 아무리 급여화 해도 비급여는 또 생긴다. 왜 비급여인지 국민에게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근거가 미흡하기 때문에 비급여인 게 있다. 왜 비급여인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국민은 의사가 좋다고 하니까 믿고 하는 것이다. 빨간비급여, 파란비급여를 만들어야 한다. 비급여 카테고리를 나눠줘야 한다. 국민에게 질이 낮아서 비급여인 것은 안해도 된다고 정부가 알려줘야 한다. 더불어 연구급여도 주장하고 있다. 항암제를 먹어야 하는 암 환자들은 의사보다도 더 공부를 열심히 한다. 한 달만 (약을) 먹어보면 효과를 안다. 먹어봤더니 효과는 있는데 보험이 안돼 약값이 수천만원이다. 환자가 먹었을 때 효과가 있으면 급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프로토콜 리서치가 없으니 정부 입장에서는 급여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가 급여를 신청하고, 환자가 복용한 후의 변화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쓴다. 비용은 제약사가 절반을 부담하는 형태로 한다. 케이스리포트가 되니까 충분히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환자는 연구대상이 되는 것이다. 조: 정책이 너무 경직되면 금방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고 길을 다양하게 만들어 놔야 있는 틀 안에서 진화할 수 있다. 초기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다소 감내할 수 있는 재정의 툴을 갖고 갈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점은? 진행: 마지막 질문이다. 새정부가 탄생했다.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기: 나라를 나라답게 의사를 의사답게. 환자를 위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배운데로 진료했을 때 환자한테도 존경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서: 의사가 자존감을 찾았으면 좋겠다. 의사가 하는 의료행위가 값어치가 있어야 한다. 의사 스스로 의료정책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박수 받을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에 갔으면 한다. 권: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으로 탄생했다.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민주주의 원칙만 잘 지키면 큰 미래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공개하고, 공론화하고, 공익을 위해 토론하는 원칙을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 특별취재팀= 진행 및 정리: 이창진, 이지현, 박양명 기자/ 사진: 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