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전체기사>기획
개원의도 워라밸 원하지만…현실은 하루 10시간 진료 2018-07-02 05:41:59
|메디칼타임즈 취재팀| . 서울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운영하는 50대 개원의 A씨는 직장인들이 한다는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다. 일주일 중 일요일과 평일 중 하루는 의원 문을 닫는 것이다. 1년 반째 주 5일만 의원 문을 열고 있는 A씨는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돈 보다 인간답게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크고 작은 가족 대소사 챙기기도 쉽고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덜 쌓이는 것 같아서 진료하는 날도 덜 힘들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열풍이 의료계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10시간이 넘도록 한 평짜리 진료실에서 환자와 마주하며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하던 분위기가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워라밸을 실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앞으로 이 문화가 의사 사회로 확산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워라밸 열풍을 개원의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개원의 1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개원의들은 워라밸을 '실현하고 있다', '그렇지 못하다'는 입장이 각각 54명씩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워라밸이 매우 좋다는 개원의가 10명, 워라밸이 매우 나쁘다는 개원의가 2명이라는 것을 봤을 때 워라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더 많다고 할 수 있겠다. 더욱 긍정적인 부분은 10명 중 7명은 워라밸 문화가 의료계에도 확산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정책 영향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젊은 의사, 개인적 인식 변화 때문이라는 이유가 뒤를 이었다. 생활가치가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기타 의견도 있었다. 반면 17%의 개원의는 의료를 공공재로 보는 정부 정책, 개원가의 치열한 경쟁, 수입 감소 영향 등의 이유로 워라밸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눈에 띄는 것은 워라밸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하더라도 수입이 낮아지는 것은 크게 바라지 않는다는 모순을 발견할 수 있었다. 10명 중 6명꼴인 65%가 워라밸을 위해 수입이 낮아지더라도 봉직의로 전향할 생각이 '없다'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절반이 넘는 50.6%가 월 수입이 최소 2000만원은 돼야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덕분일까. 워라밸에 대한 긍정적 인식 속에서도 개원가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71%에 달하는 개원의가 하루 평균 9~10시간 미만으로 의원 문을 열고 있었다. 개원 시간이 8시간 미만인 개원의는 14%에 불과했다. 의원 문을 여는 시간이 11~12시간 미만에 해당하는 개원의도 14%에 달했다. 절반 이상이 한 달에 평균 5일만 쉰다고 했다. 사실상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80%가 넘는 의사가 의원 문을 닫고 쉬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답했고, 27%는 쉬고 싶었던 적이 매우 자주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익이 줄어들까 걱정이 되고(59%) 인근 의원과 경쟁(41%) 때문에 쉽사리 문을 닫지 못하고 있었다. 개원의는 일종의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직장인처럼 '연차'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그래서 쉬고 싶을 때 쉽사리 쉴 수가 없다. 64%에 해당하는 104명의 개원의가 몸이 아프거나 피곤해도 쉬지 못해 가장 안타까웠다고 답했다. 남들 다 쉬는 휴가 시즌이나 명절에 일해야 할 때, 가족의 대소사에 참석하지 못할 때, 자녀와 배우자가 아플 때도 쉴 수 없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개원의 10명 중 7명꼴인 74%는 워라밸이 보장된다면 '여행'을 가장 하고 싶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이를 종합하면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게 개원의의 바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는 주 6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앞서 언급했던 주 5일 의원 문을 여는 개원의 A씨의 단호한 결심이다.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의사는 면허가 있다. 의사끼리 경쟁하지 말라고 환자 유인행위나 진료비 할인은 법으로도 제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의사들은 경쟁을 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의식을 버리고 의사도 주 40시간 근무를 확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암신약 급여등재율 높아졌지만 여전히 '그림의 떡' 2018-05-18 12:00:59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항암 신약들의 보험등재율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급여등재기간이 지체되면서 치료 환경에 발목을 잡고 있다." 4년전 30%에 못미쳤던 항암제 급여율은 70%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OECD 가입국 평균의 2배를 넘기는 급여등재기간은 문제로 지적됐다. 중앙보훈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봉석 교수는 18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6차 대한종양내과학회 정기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암환자 약제 접근성 확대를 모색하는 취지로 마련된 한국암치료보장성확대협력단(KCCA) 특별세션에서는, 문캐어 1년을 맞아 국내 암 치료 환경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김봉석 교수는 "한국인 3명 중 1명은 암으로 사망하는 상황으로, 전체 항암 치료 비용 중 60% 정도가 비급여 항암제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문제가 됐던 보험등재율은 다소 해소됐지만, 여전히 급여 등재까지 걸린시간은 789일로 요원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과거 항암제 급여율은 29%(2014년 12월 기준)로 OECD 평균 급여율이 62%라는 점과 비교해 급여권 진입에 체증이 심각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2007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항암제 급여율은 72% 수준으로, 2014년 대비 약 2.5배가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작년 16개 품목, 올해 8개 품목이 최초 급여로 인정되며 항암제 급여율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비급여 급여화 개선이 필요하는 등 신속한 급여화는 시급한 해결 과제로 밝혔다. 실제 2014년 당시 평균 601일이 걸리던 항암제 급여기간은 2007년에서 2018년 5월까지 789일로 지체됐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최근 4년간 허가 및 급여된 항암 신약들의 급여 속도가 짧아지고 있으나, OECD 국가 평균 300일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약 2.6배가 늦다"고 설명했다. 허가 이후 급여화가 시급한 암종은 여럿이지만, 신장암 사례가 꼽혔다. 실제 신장암 환자의 경우 1차 약제로 수텐, 넥사바, 토리셀, 보트리엔트, 아바스틴이 허가받았지만 급여 적용 가능 약제는 아바스틴을 제외한 4개 옵션 중 1개를 선택해야만 한다. 또 2차 옵션에서도 아피니토 및 인라이타, 옵디보, 카보메틱스가 있지만 아피니토 1개에만 급여가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현재 신장암 환자 치료 환경을 보면, 1차 및 2차 허가약제는 다수가 있지만 현재 보험 급여 약제는 매우 제한적이라 비급여 치료를 유지하는데 소득보다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혈청형 춘추전국, 백신 대형품목 잇단 독주 제동 2018-05-14 06:00:15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잘 팔리는 초대형 예방백신 품목들의 매출에 제동이 걸렸다. '프리베나13(화이자)' '조스타박스(MSD)' 등 시장 대항마 없이 캐시카우 역할을 도맡아온 주요 백신 품목들에, 독점 영예가 하나 둘 깨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이러한 백신사업부의 먹거리 전쟁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독보적 옵션이었던 조스타박스는, 벌써부터 글로벌 마켓에 결과를 체감하고 있다. 신규 대항마로 GSK '싱그릭스'가 론칭된 미국지역의 경우, 작년 4분기 조스타박스의 매출이 45% 가량 빠진 것이다.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 대형품목인 '프리베나13'을 가진 화이자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프리베나13에 앞서 3상임상이 한창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백신(유전자 재조합, PF-06425090)'을 주력 기대품목으로 언급한 것이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빨랐던 사노피가 작년 12월 "후기 임상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자체 진단을 내리며 개발 중단을 선언한 터라, 현재로선 화이자가 우위를 점한 분야기는 하다. 화이자제약은 "특정 품목을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백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도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백신은 작년 초부터 1만6000명을 대상으로 3상임상을 시작해 오는 2020년 9월 최종 결과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렸다. 폐렴구균 백신 매출 위기감…글로벌 매출 가파른 하락세 그런데, 차세대 장염 백신 개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점을 찍은 프리베나13의 글로벌 매출이 조금씩 빠지는데다, 경쟁업체가 '항체 커버리지'를 올린 신규 단백접합백신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매출실적 보고에 따르면, 프리베나13의 1분기 매출은 3%가 감소했다. 이러한 매출 감소세는 프리베나13의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시장에서만 12%가 하락했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더욱이 프리베나13을 최근 중국 시장에 론칭하며 이머징마켓에서의 매출 상승을 꾀하는 모양새지만, 이마저도 결과를 낙관할 수가 없다. 중국 월백스 바이오텍(Walvax)이 프리베나13을 겨냥한 폐렴구균13가 재조합 백신의 승인신청서를 접수하며, 저렴한 중국내 백신과의 경쟁도 불가피한 탓이다. 13가 PCV 독점 시장 "15가, 20가 백신도 등장한다?" '백신 명가'간 경쟁도 임박했다. 조스타박스를 가진 MSD가 최근 15가 단백접합백신(PCV)으로 시장 진입에 나섰다. 15개 혈청형을 포함한 해당 폐렴구균 백신(V114)은 현재 2건의 3상임상을 진행 중으로, 최근 프리베나13과의 직접비교 3상 계획서를 관계당국에 제출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상황이다. 일부 도출된 혈청형 데이터만 보더라도 MSD의 폐렴구균 백신 후보군에는 강력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MSD는 분기실적 발표에서 "폐렴구균 백신의 새로운 혈청형 추가가 필요한 것은, 침습적인 폐렴구균 질환 예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프리베나13의 후속품목으로 폐렴구균 질환과 관련 20개 혈청형을 커버하는 백신후보군을 검증하고 있지만, 오는 연말 초기 '개념검증 단계'를 거쳐 내년 주요 임상에 돌입할 예정인터라 아직 갈 길은 멀다. 화이자제약은 실적발표 자리에서 "프리베나13에 이어 20가 폐렴구균 백신 후보군의 중기 임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백신사업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현재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백신의 2상임상 및 허가당국과 3상 확대에 주요 논의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확 낮춘 고혈압 진료지침 "당뇨 환자에 무리수" 2018-05-05 06:00:57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강력한 혈압조절을 권고한 미국 고혈압 진료지침의 변화에, 국내 내분비대사학계는 '보류' 입장을 달았다. 심혈관질환 등 고위험군에서의 치료 혜택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변화를 촉발시킨 임상근거들엔 정작 당뇨 환자 데이터가 부족해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제31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작년 연말 공표된 '미국심장학회(ACC/AHA) 고혈압 진단기준의 변화'를 놓고 열띤 논의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수축기혈압)에 80(이완기혈압)으로 낮춰 설정하고 고혈압 전단계를 세분화한 진단기준을 제시했지만 "국내 환자별 임상적 근거를 충분히 고려해 가이드라인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허혈성 심질환이 많은 서양인과 달리 뇌졸중 위험이 높은 동양인에서의 치료 혜택은 어느정도 인정되지만, 해당 환자군에 목표치를 따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달았다. 이와 관련, 대한고혈압학회 또한 오는 제48차 춘계 학술대회에서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존 목표혈압 유지에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치료 시작시점 쟁점 "140 미만 환자에 위험도 줄지 않아"= 충남의대 내과 김현진 교수는 디베이팅 세션에 앞서 "진료현장에 당뇨병과 고혈압이 동반된 환자를 자주 마주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운을 뗐다. 작년 11월 발표되며 여파를 키웠던 미국심장학회와 심장협회 공동가이드라인에 문제점을, 약물 치료 시작 시점으로 꼽았다. 목표혈압 기준을 130/80으로 강력하게 낮춰 잡고, 항고혈압약물 치료 역시 동일 시점으로 권고한데엔 여전히 쟁점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가이드라인 변화에 주축이된 임상들을 살펴보면, 당뇨 환자 임상 데이터가 없을뿐더러 근거수준이 높은 무작위대조군연구(RCT)가 부족한 결정이었다는 이유다. 김 교수는 "고위험군에서 혈압을 낮출수록 좋다는데 힘을 실었던 실었던 SPRINT 임상 역시 당뇨병 데이터가 미약했다"며 "포함된 일부 임상들에는, 수축기혈압을 130 미만으로 줄였을때 뇌졸중은 39% 수준으로 줄었지만 심근경색에는 어떠한 혜택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항고혈압약물 치료시 수축기혈압이 140 이상인 환자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었지만, 오히려 140 미만인 경우 위험도가 줄지 않았다는 임상근거들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물론 UKPDS, HOT, ADVANCE 임상 결과 등을 통해서도 당뇨 환자에 엄격한 혈압관리가 심혈관 혜택이나 미세혈관 합병증 등에 혜택이 있다는데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혈압 변동과 관련 'J 커브'에 비춰보면, 110/60을 기점으로 오히려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올해 업데이트된 미국당뇨병학회(ADA) 진료 권고안 역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당뇨 환자에 목표혈압 기준은 환자 개인별, 인종별, 동반질환과 위험요소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면서 "올해 ADA 가이드라인에서도 약물치료 시점을 140/90 이상으로 유지하는 한편, 진료실 혈압보다 가정혈압 모니터링에 대한 추가 권고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당뇨병 학회의 경우도, 일반적인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조절 수치를 140/85로 잡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날 논의에서 강력한 혈압조절이 뇌졸중 예방에는 분명한 혜택이 있다는 점은 언급됐다. 연세의대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가이드라인 변화를 촉발시킨 SPRINT 임상이 50세 이상의 고위험군(비당뇨 환자)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데 제한점은 있다"면서도 "해당 치료전략이 뇌졸중 예방에 임상적 근거가 나오는 상황에서, 동양인의 경우 서양인과 달리 뇌졸중 발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력한 혈압 조절에 따른 영향권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냈다.
|급기야|골절돼야 보험되는 이상한 골절예방약 급여기준 2018-05-04 06:00:58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A씨(여, 67세)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골다공증을 확진 받았다. 방치하면 뼈가 부러질 수도 있으니 예방 치료를 위해 약을 먹는 게 좋겠다는 의사 처방이 있었다. 그러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이미 많은 치료제를 복용하던 A씨는 먹어야 되는 약이 늘어나는 것도, 당장 불편한 곳이 없는 데 굳이 돈을 들여 치료받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복용하는 B씨(60세)는, 6개월에 한 번 피하주사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주치의에게 문의하니 해당 치료제는 골밀도가 더 낮아지거나 골절이 생겨야 보험이 되니 기다려보자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B씨는 골절을 예방하려고 치료를 받고 있는데, 편하고 효과 좋은 치료제를 쓰려면 상태가 나빠지거나 골절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니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성 골다공증 지속 증가세…치료율 낮고 치료 중단율은 높아 최근 대한내분비학회 국제춘계학술대회(SICEM)에서는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기준 개선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쟁점의 중심은 골다공증 치료제의 급여 기준이었다. 이에 따르면, 복잡하고 모호한 약제기준을 정비해 1차 치료제와 2차 치료제를 구분하고 각 치료 차수 별로 일반원칙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내분비계열 약제 중에서도 약제마다 급여 인정 기간이 제각각이고, 정작 예방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현행 골다공증 치료제들의 급여기준 손질이 시급하다는게 골자다. 내분비학회 관계자는 "골다공증약을 쓰는 이유는 골절을 막기 위한 것인데 현 급여 기준에 의하면 골절이 없는 환자에서는 약을 쓰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 "골다공증은 인구 고령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질환인데 작은 부분에서 비용을 아끼려다가 추후 막대한 의료비용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 2015년 발표한 국내 골다공증 치료 현황 통계를 보면, 약물 치료를 받는 여성 골다공증 환자는 10명 가운데 4명도 되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치료 중단율은 66%에 이른다. 문제는 '고령사회형 중증질환' 범주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골다공증이 다른 만성질환과 비교해도 치료율이 현격히 저조하다는데 있다. 2016년 공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과 고혈압의 치료율은 각각 67.2%, 65%를 차지했다. 반면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 치료율은 여성 36%, 남성 16%로 나타나, 실질적인 개선책 마련을 시사하는 것이다. 학계 "현행 1차 치료 옵션 골다공증성 골절 예방 역부족"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골다공증은 결국, 골절로 돌아온다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매년 4%씩 증가하는 추세에서 향후 인구고령화로 인한 골다공증성 골절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회장(한양대구리병원 정형외과)은 "골다공증 환자에서 저조한 치료율과 치료 중단율이 높은 주된 이유는, 기존 1차 치료제들에 부작용과 주요 부위 골절에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진료현장에서는 골다공증 1차 치료에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이하 BP) 계열 또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계열 치료제를 사용한다. 실제 치료 환경에서 십수년간 사용된 만큼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것은 강점이다. 하지만 이들 옵션에 치료적 한계점은 꾸준히 거론된다. 지난 2013년 대한가정의학과학회지에 발표한 을지의대 최희정 교수(가정의학과)의 연구 논문도, 골다공증 치료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의 문제점을 언급하고 있다. 최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목적은 골절을 예방하는 데 있으므로 무엇보다 골절 예방효과가 잘 입증되어 있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구 또는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BP는 골절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며 현재 골다공증 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실제 이들 약물에 대한 순응도가 낮아 임상연구에서와 같은 수준의 골절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도 BP 계열 치료제들에 생체이용률이 낮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복용 후 30분 이상 직립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등 정확한 복용법을 지켜야만 골절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과 부작용 발생 우려로 3~5년간 복용 시 치료 휴지기도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한 제한점으로 논의되는 것이다. 또 다른 치료 옵션인 SERM 치료제들의 경우엔, 노인 골절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는 고관절 골절과 같은 주요 부위 골절 예방 효과에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다. 때문에 지난해 급여권에 진입한 신규 RANKL 표적치료 옵션인 프롤리아(데노수맙)의 보험 급여 기준을 두고 의료진과 환자들에 혼란이 따르는 이유다. 작년 10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프롤리아는 급여 기준이 2차로 제한돼 있다. 이에 따르면,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1년 이상 충분히 투여했음에도 새로운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거나, 1년 이상 투여 후 골밀도 검사 상 T-스코어가 이전보다 감소했을 때, 신부전과 과민반응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금기에 해당할 때 급여를 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골다공증성 골절로 예방과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은 경제적으로 취약계층이 많다"면서 "이들에 신규 옵션이 고려되는데도 정작 필요한 환자에 약을 쓰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재 처방권에 진입한 치료 옵션 가운데, 3대 주요 골절부위인 고관절&8729;척추&8729;손목 모두에서 실질적인 골절 예방 효과를 입증한 프롤리아의 임상적 근거는 유일하다. 문제가 되는 골절 고위험군 환자들이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연령대임을 고려하면, 6개월에 1회 피하주사하는 편의성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10년 처방 경험 축적 "비용효과성 주목하는 이유"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프롤리아 옵션의 임상적 효과는 두드러진다. 2010년 미국FDA 허가 이후 프롤리아는 현재까지 10여년 간에 걸친 실제 처방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2016년 세계골다공증학회에서 발표된 골다공증 치료제 리얼월드 연구는, 허가 임상인 FREEDOM 연구에서 확인된 프롤리아의 골절 예방 효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음을 검증했다. 프롤리아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BP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골절 고위험군 이었음에도, 더 높은 골절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특히 시장진입이 빨랐던 미국 및 유럽, 일본 등에서 수행된 비용효과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프롤리아는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 대상 1차 치료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제와 위약 대비 높은 비용효과성을 보였다. 대한골다공증학회 관계자는 "프롤리아가 1차 치료제로 급여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골다공증 환자들이 프롤리아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환자들에 1차 치료 옵션이 다양해지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 역시 골절예방 치료에 프롤리아를 현행 보험급여 적용 대상인 1차 치료제들과 동일한 최고 수준으로 권고한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초고령 사회 임박 대한민국, 골다공증 골절 대란 대책 마련 시급 작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기며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알렸다. 향후 10년 안에 전체 인구의 4분의 1 수준이 65세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성 질환 가운데서도 예방약이 없는 치매와 달리, 골다공증성 골절은 효과적인 1차 치료 옵션 도입을 통해 의료 개입이 가능한 건강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회장은 "지금처럼 국가에서 골다공증 문제를 방관할 경우 향후 국가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부담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며 "국가 차원의 장기적 골절 예방 시스템을 발 빠르게 마련하고, 보다 강력한 골다공증 치료 옵션인 프롤리아를 1차 치료에서 권고하는 등 해외 주요 선진국들의 앞선 움직임을 참고해 우리나라에 실정에 맞는 골다공증 정책적 노력이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의견을 냈다. |편집자주|'급&8228;기&8228;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한국GSK 본사 송금액 2년 연속 1위…과도 지적 2018-04-20 06:00:49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최근 2개년간 한국GSK의 본사 송금액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78%라는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한 2016년도에 이어, 작년 170%의 배당성향을 나타내면서 해외로 유출되는 본사 송금액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한국GSK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잠시 주춤했던 해외 송금액은 2016년과 2017년 배당성향이 378%, 170%를 기록하면서 매출 상위 10개 다국적사 중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금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준다는 의미다.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의 지분은 대부분 글로벌 본사가 가지고 있어 배당금 전부는 해외 본사로 송금된다. 그런데, 한국GSK의 배당성향은 20% 전후를 기록하는 국내 제약사 배당성향과 비교했을 때 최대 6배가 많았다. 작년의 경우 47억원의 영업손실 및 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의 2배 수준인 150억원을 해외 본사에 송금했다. 더욱이 한국GSK는 2016년에도 378%라는 이례적인 배당성향을 보인 것이다. 또 같은해 배당금 120억원을 글로벌 본사로 송금해 배당성향 2위를 기록한 한국로슈보다 4배가 많은 500억원을 보내며 해외 송금액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한국GSK의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에 그쳤다. 이와 관련, 한국GSK의 본사송금액이 커진 시기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본사송금액이 300억원을 기록하며 2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넘어섰고, 2013년 본사송금액은 600억원까지 오르며 배당성향이 200%가량을 기록했다. 또 2014년 홍유석 한국GSK 사장이 부임한 이후, 그해 당기순이익 25억원을 훌쩍 넘겨 본사로 835억원을 송금하면서 배당성향이 3000%라는 이례적인 수치를 보였다. 2014년 당기순이익이 2013년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지만, 해외송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관계자는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기업은 경영난을 이유로 낮은 임금 인상폭을 제시하거나 인력감축을 강행하면서 본사로는 적지않은 배당금을 보내고 있다. 본사 이득 챙기기에만 급급한 다국적 제약사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한국GSK는 영국계 글락소그룹(Glaxo Group Ltd.)이 지분 95.02%를, 스티펠라보라토리즈(Stiefel Laboratories Ireland Ltd.)가 4.9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업체 흑자-적자 널뛰기…제2 쇼크 가능성도 2018-04-09 12:03:21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금융감독원의 테마감리로 인해 바이오업체들의 무분별한 연구개발비 자산화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보수적 회계 적용으로 인한 제2의 쇼크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대다수의 바이오업체들이 적자 실적으로 돌아서면서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 폐지의 위험성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산 처리 기준이 '3상 임상 진입 시점'과 같이 명확한 지침이 선행돼야 하는 한편, 기술특례 상장 업체에 한해서는 제도 취지에 맞게 다소 완화된 처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엄격한 회계 기준 적용 땐 무더기 적자 지난 22일 차바이오텍은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다. 차바이오텍의 감사업체 삼정회계법인이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을 내놓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무형자산의 인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개발 프로젝트 경상연구개발비를 비용처리 대신 자산화했다는 게 주요 근거다. 차바이오텍은 수정된 회계 의견을 반영, 기존의 영업이익 5309만원을 13억 6617만원 적자로 재 기재했다. 코스닥 일반 기업의 관리종목 지정 요건은 최근 4사업 연도 영업손실 등을 기준으로 한다. 차바이오텍은 이번 회계 기준 변경으로 4사업 연도 손실이 발생,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다. 차바이오텍처럼 회계 적용 기준에 따라 실적이 흑자에서 적자로 널뛰기를 할 수 있는만큼 자산화율이 높은 업체의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등의 제2의 쇼크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스코텍은 61억 4000만원의 연구개발비 중 55억 5000만원을 자산으로 처리, 자산화율 90.4%를 기록했다. 바이로메드는 311억원의 연구개발비 중 87.8%인 272억 6000만원을 자산처리했다. 문제는 매출액과 연구개발비의 비율. 매출액을 상회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업체의 경우 신약 개발 실패시 자산을 일시에 손실 처리,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자산화율 87.8%를 기록한 바이로메드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985%에 달했다. 매출액의 10배 가까운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이로메드는 2015년, 2016년, 2017년 3개년 모두 영업이익 적자를 본 만큼 2018년의 영업이익 여부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자산화율 90.4%를 기록한 오스코텍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157%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5년을 제외하고 2013년, 2014년, 2016년, 2017년에 걸쳐 손실을 기록 중이다. 6억 8559만원의 흑자를 기록한 2015년 역시 41억 5200만원의 연구개발비 중 97.6%인 40억 5200만원을 자산처리했다. 반면 이를 비용처리했을 경우 30억원대의 적자가 불가피해진다. 연구개발비의 자산 처리 여부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등 제2의 쇼크도 뒤따를 수 있다는 뜻이다. 기타 바이오업체들도 영업이익과 손실을 반복하고 있지만 엄격한 회계 기준 적용시 향후 무더기 적자 사태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평이다. 바이오업체 특성상 제품 출시로 캐시카우를 확보한 제약업체와 생태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A 업체 관계자는 "바이오업체들이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요건에 들지 않도록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며 "엄격한 회계 지침이 적용될 경우 무더기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오업체들은 실질적인 제품이 없는 대신 미래 가치와 기술력으로 시장에 뛰어든 케이스가 많다"며 "자의적인 회계 기준 적용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만 일괄 기준을 적용할 경우 무더기 적자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바이오는 제조업 아냐"…회계 기준 완화해야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고려, 대부분 정부의 판매 승인 시점 이후의 지출만을 자산으로 인식한다. 반면 국내 바이오업체 다수는 임상 시작부터의 지출을 자산으로 인식, 서류상 흑자 기업으로 포장하는 일이 벌어져 왔다. 비용 지출을 자산으로 계상하는 주요 원인은 업체별 주관적 잣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자산화의 주요 근거는 ▲무형자산을 사용 및 판매하기 위해 그 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무형자산을 완성하여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등을 제시할 수 있는 경우다. 문제는 이런 기준이 실현 가능성이나 기업의 능력, 의도 등 주관적 요소를 내포하면서 임상 시작부터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게됐다는 점이다. B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애매모호한 표현을 써서 비용을 자산처리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며 "그 이유는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의 비전문성과 회계 기준에 대한 주관적 잣대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오 임상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 미래 가치 등을 자산으로 평가, 인식하는 부분에서 회계법인이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따라서 업체가 제시하는 근거에 따라 휘둘리는 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신약 개발 성공률이 1%에 못미치는 현실에서 자산의 일시 손실 처리 사태가 나올 수 있는만큼 자산 인식의 기준을 임상 단계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바이오업체 신라젠은 회계에 있어 '모범생'으로 꼽힌다. 해외 제약사의 연구개발비의 운용 지침을 준용, 제품 출시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만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2015년, 2016년, 2017년까지 3개년도에 걸쳐 각각 237억원, 468억원, 506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기준 연구개발비는 총 331억원으로 신라젠은 331억원 모두를 비용으로 처리했지만 주가는 상장 당시 1만원 대 미만에서 10만원 대로 뛰어올랐다. 신라젠 관계자는 "시장이 요구하는 회계 원칙이 더 강화되고 있다"며 "신라젠의 경우 임상 파이프라인의 연구 결과나 진행 상황을 공개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력과 미래 가치 중심의 바이오업체는 그 특성상 올, 낫씽의 구조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회계 기준은 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며 "임상 스테지징마다 가치 재평가와 같은 방식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 업체 관계자는 "기술특례의 취지가 기술력을 가진 업체에 투자를 지속, 키워주자는 의미"라며 "기술특례 상장업체나 바이오 업체의 경우는 회계 기준을 다소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개발과 연구를 열심히 하는 업체들이 최근 부실 업체인 것 마냥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제조업과 비슷한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 모두 부실기업처럼 보일텐데, 누가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겠냐"고 지적했다.
자산→손실 시한폭탄…자산화율 높은 바이오업체는? 2018-04-06 06:00:33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금융감독원이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인 바이오업체에 대한 테마감리에 들어가면서 업체들의 자산화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 혹은 비용으로 처리하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업체별 옥석 가리기 기준이 R&D 비용의 자산화 비율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자산화 비율이 높으면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더 많은 업체의 경우 향후 보수적인 회계 원칙을 통한 대규모 적자나 연속 적자 기록으로 관리 종목 지정, 상장 폐지 요건 부합 등의 2차 쇼크 가능성도 뒤따른다. 자산→손실 시한폭탄…고 자산화율 업체는 최근 495억원의 순자산이 급감한 바이로메드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차바이오텍 역시 연구개발비의 회계 처리 기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케이스. 지난해 연구개발비의 비용-자산 처리 현황을 공개한 업체들의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바이오업체들에서 높은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중이 확인됐다. 코미팜의 경우 2017년 25억 9000만원의 연구개발 비용 중 25억 1000만원을 자산으로 처리했다. 비용으로 처리한 금액은 약 90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오스코텍은 61억 4000만원의 연구개발비 중 55억 5000만원을 자산으로 처리, 90.4%의 자산화율을 기록했다. 바이로메드는 311억원 중 272억원(87.8%)을, 랩지노믹스는 52억원 중 42억 8000만원(82.3%)을, 인트론바이오는 41억 7000만원 중 32억 3000만원(77.5%)을, 셀트리온은 2270억원 중 1688억원(74.4%)을 자산으로 처리했다. 이어 삼천당제약은 100억원 중 74억원(74.1%)을, 씨젠은 129억원 중 94억원(73.5%)을, 차바이오텍은 75억원 중 53억원(71%)을, 애니젠은 22억원 중 13억원(59.6%)을, CMG제약은 23억원 중 11억(48%)을 자산으로 인식했다. 위 업체들은 연구개발비용의 자산화 비율이 0%에 수렴한 케어젠이나 에이티젠, 펩트론과 같은 바이오 연구개발 업체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문제는 연구개발비 대 매출액의 비율이 높은 기업의 경우 재무건전성 마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점. 코미팜은 자산화율이 96.9%에 달하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중은 6.9%에 불과했다. 반면 오스코텍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율이 157%, 바이로메드는 985%, 팬젠은 108.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로메드이 경우 매출액보다 연구개발비의 규모가 10배 가량 많다는 뜻이다. 신약개발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들 자산은 손실 처리된다. 실제로 보타바이오의 경우 2015년 자산으로 처리했던 연구개발비 30억원을 일시에 손실 처리하며 실적 쇼크를 일으킨 바 있다. 금감원이 회계 기준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이유도 개별업체들이 낙관적으로 자산화했던 개발비를 일시에 손실로 처리하는 경우 급격한 실적 악화와 이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 작용했다. 임상 시작부터 자산화…애매모호한 회계 기준 연구개발비는 동전의 양면이다. 연구비는 일반적으로 당기 비용처리를 하지만 제품개발로 이어지는 개발비는 무형자산에 속하기 때문에 '자산'으로 처리한다. 연구개발 중심 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잡느냐, '자산'으로 잡느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뜻. 가시적인 연구 성과 등이 기대되는 경우 자산 인식과 같은 '윈도드레싱'으로 자금 수혈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신약 개발에 실패해 자산을 일시에 손실처리하는 경우는 재무건전성에 치명타를 입힌다. 자사 개발 신약이나 제네릭(복제약) 품목군 등 캐시카우를 보유한 제약사는 연구개발비를 주로 비용으로 처리하지만 벤처에 속하는 바이오업체는 관행적으로 연구개발비 대다수를 자산으로 인식해왔다. 2016년 기준 제약바이오 상장기업 152곳 가운데 55%인 83개 업체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했다. 누적된 비용 규모는 1조 4699억원에 달한다. 자산 인식의 조건은 개별 프로젝트와 관련 ▲무형자산을 사용 및 판매하기 위해 그 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무형자산을 완성하여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등을 제시할 수 있는 경우다. 자산화율 50% 이상을 기록한 다수의 업체들은 신약후보 물질 발굴 단계 이전은 비용 처리를, 이후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차바이오텍이 전임상단계를 통과한 이후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발생한지출을 무형자산으로, 오스코텍이 신약후보물질발굴단계에 발생된 지출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다수의 업체가 임상 진입을 기준으로 자산화를 시도한다. 반면 신약 개발이 신약후보물질도출연구, 신약후보물질발굴, 전임상,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정부허가, 제품 판매시작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임상 진입 시점의 자산화는 지나친 낙관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개발비를 모두 비용 처리하는 B업체 관계자는 "낙관적인 자산화가 손실 처리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엄격한 회계 처리 기준이 필요하다"며 "회계 처리 기준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제약사를 참고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고려, 대부분 정부의 판매 승인 시점 이후의 지출만을 자산화하고 있다.
"제약 마케터의 제1고객은 영업사원…품목은 내 자식" 2018-01-06 05:30:59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요즘은 젊은 후배들이 더 창의적이에요. 가르칠 게 없어요." 아뿔싸.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획 의도는 엄연히 '어서와, 영업·마케팅은 처음이지'. 선배의 꿀팁을 모아 후배에게 전해주는 것이었는데 선배-후배와 시대적 간극이 컸다. 인맥에서 아이디어를 캐는 아날로그 선배는 대원제약 계영일 호흡기 마케팅 1부 팀장, 온라인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디지털 후배는 나형준 마케팅 코대원 포르테 PM이다. 계영일 팀장은 2000년부터 입사해 영업부터 마케팅까지, 외자사에서 국내사까지 17년간 잔뼈가 굵은 베테랑, 2013년 입사한 나형준 PM은 바이오 붐이 일던 시기 미래를 보고 입사 원서를 낸 소위 '요즘 청년'이다. 각자 다른 행성에서 온 만큼 훈훈한 훈수는 없던 일이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그냥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생존하고 있을까. 각자의 이야기 속에 서로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3일 칼 바람을 뚫고 대원제약을 찾았다. 계영일 팀장, 영업 베테랑 출신답게 마치 구면같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계영일 팀장, 2000년 제약업계 입사 이래 17년이 지났다. 의약분업과 쌍벌제, 공정경쟁규약 강화, 김영란법 등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 외자사 영업에서 시작해 2011년 대원제약에 마케팅 부서에 둥지를 텄다. 불혹을 넘긴 지점에서 새롭게 보이는 게 있을까. "영업을 할 때 우리는 사실 매뉴얼대로 했어요. 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디테일을 어떻게 하면 더욱 세련되게 할까를 고민했죠.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신뢰를 얻기 위해 자주 만나고 자주 말하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니까 오히려 젊은 후배들의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감성 영업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선배라도 배울 점이 많다고 봐요." 시간과 요일을 정해 방문하는 루틴한 영업이 과거의 방식이라면 요즘은 조금 더 창의적인 접근이 이뤄진다는 것. 나형준 PM이 거든다. "영업사원 대 의사로 만나면 그저 비즈니스 관계이지만, 30대 젊은이와 50대 삼촌(?) 정도의 관계로 만난다면 더욱 인간다운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거죠. 이를 테면…" 이를 테면 이런 거다. 최근 인기 있는 영화 정보를 알려주거나 뜨는 장소, 놀이, 유행을 알려준다. 취미가 맞는다면 운동을 같이 하거나 방탈출 카페에 같이 놀러가기도 한다. 영업이라고 해서 비즈니스로 접근하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둘 모두 영업에 몸담았지만 이제는 마케팅에서 새로운 적성을 찾고 있다. 마케팅의 일과는 이렇다. 매일 품목 별 제고 파악, 출하량 조사, 제품 생산 일정 조율, 변동되는 식약처 허가 사항 확인, 경쟁 제품 상황 확인 후 가공 재배포, 디테일링 툴 제작, 회의 보고 자료 제작, 영업사원 미팅과 공동 디테일링에 시장조사까지. 이 모든 일과가 영업사원일 때는 보이지 않던 지점들이다. 나형준 PM은 "영업 활동을 할 때는 솔직히 마케팅 부서가 그저 제품 홍보 판촉물이나 만드는 곳인 줄 알았다(웃음)며 "실제 마케팅 팀에서 일하다 보니 재고와 시기별 출하량 조율, 생산과의 연결고리도 있고,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 모색 등 신경 써야 하는 게 한 둘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참 마케터로서 고민도 깊다. 품목의 런칭부터 사장되는 한 싸이클링을 아직 다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거시적인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 이번엔 계영일 팀장이 거들었다. 계 팀장은 "런칭부터 사장까지의 싸이클링을 거역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마케터로서 최대한 성장을 유지하고 오래 늘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에 덧붙여 우리의 첫째 고객이 영업사원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마케터로서 노력한다 해도 영업팀이 현장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마케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마케팅하기 위한 고민에 덧붙여 어떻게 하면 영업팀의 마음을 얻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계영일 팀장은 "마케팅 부서의 최고의 고객은 영업 팀이다"며 "현장에 나가서 그들과 자주 소통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작정 실적을 채워야 한다고 윽박지르기 보다는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영업팀을 말 그대로 고객이라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실제 계 팀장은 지난해 모 의사회와 지속적인 심포지엄을 통해 영업사원과 의사회 임원진들과 교류의 장을 제공했다. 영업팀에 인적 교류라는 혜택을 제공해 영업팀이 스스로 호흡기 품목을 선택하거나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나형준 PM은 "영업을 할 때는 마케터들이 이렇게 배려해 주는 줄 몰랐다"고 무릎을 쳤다. 프로모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을까. 역시 계영일 팀장은 아날로그, 나형준 PM은 디지털 세대였다. 계 팀장은 "아날로그 스타일로 타 제약사 사람들을 만나 프로모션 툴에 대해 정보도 얻고 말하지 않는 정보는 느낌으로 종합해서 결과를 도출한다"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고 귀띔했다. 나형준 PM은 "출근길에 시간을 쪼개 온라인 강의 테드(TED)를 시청한다"며 "다방면의 인사들의 강연이 제약과는 다른 영역인데도 묘하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하자면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시장조사뿐 아니라 경쟁사 현황을 파악하기도 한다"며 "글 하나 하나에 놓치기 어려운 진실이 묻어있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온 과거는 늘 아쉽다. 영업을 거쳐 마케터로서 막 날개를 펼치고 있는 젊은 후배에게 해 줄 말은 없을까. 계영일 팀장의 경험담 혹은 반성문은 다음과 같다. 1. 우순 순위를 정해 일처리를 할 것 2. 품목은 '나의 자식'이라고 생각할 것. 3. 억지로 아이디어를 짜는 것보다 나가서 머리를 식힐 것. 4. 틈틈이 영어공부를 할 것.
개원, 냉정한 미래-열정적 과거의 연결고리는 '전문성' 2018-01-05 05:00:59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젊은 의사라면 팍팍한 개원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미래가 너무 냉정해 망설여진다. 이미 개원을 했다면 열정적 과거를 떠올리며 현실을 살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미래와 과거를 잇는 것은 현재. 인천 정한수비뇨기과 정한수 원장(43)은 2016년 5월 개원한 개원 3년차 초보 개원의다. 서울탑비뇨기과 조규선 원장(54)은 올해로 개원 17년차를 맞았다. 메디칼타임즈는 '현재'에서 냉정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개원을 선택한 초보 개원 의사와 열정적 과거를 추억하는 베테랑 선배 의사를 만났다. 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각의 시점에서 재구성했다. 개원 3년차 젊은의사의 경쟁력은 '전문성' 가톨릭 관동대 의학과 1회 졸업생이다. 그렇다 보니 개원을 하고 싶어도 조언을 청할 선배들이 없었다. 봉직의를 하며 세미나란 세미나는 최대한 다니면서 선배 의사들이 말하는 개원 팁을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에서 젊은 의사를 위해 선배들이 공유하는 정보도 열심히 들었다. 더불어 비뇨기과 의사로서 실력을 쌓았다. 실력만큼은 자신 있었다. 자신감 하나로 개원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개원을 한다면 40세 이전이 좋다는 선배 의사들의 조언을 뒤로하고 40세가 넘은 나이에 개원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 봉직의사를 하면서 충분히 내공을 쌓았고, 환자들도 따라왔으니 말이다. 맨땅에 헤딩한 셈은 아니다. 그래도 개원 첫 달은 팍팍했다. 개원 입지 조건은 재래시장과 버스정류장 존재, 평수, 관리료를 중점적으로 봤다. 6년 동안 비어있던 건물 한 층을 임대했다. 건물 투자비용이 저렴한 대신 대학병원에서 쓸 법한 최신 장비를 사들였다. 환자와 의사 동선을 고민하면서 인테리어 설계를 7번이나 바꿨다. 냉정한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재 필요한 것은 전문성과 환자와 끈끈한 관계(일명 라포)를 만드는 것. "저쪽에서 약을 이렇게 썼는데 안 들어"라면서 환자가 왔을 때 할 수 있는 검사와 처방약에 대해 전문적인 판단을 세우고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 한 명을 보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신환은 15분 정도 설명을 해야 한다. 한 사람의 환자에게도 충분히 설명을 해줘서 정말 잘 치료를 받았다는 인식을 주는 게 훨씬 낫다. 입소문은 무시 못 할 부분이다. 환자가 화를 내면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아직 없다. 수많은 경함을 통해 내공을 쌓아야 하는 부분이다. 다행히 비뇨기과의사회 선배 의사들이 환자를 대하는 법 등에 대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잘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한 달을 더 번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환자들이 의사에게 갖는 가장 큰 불만은 설명 부족이다. 설명을 잘 들었다는 생각만 들게 해줘도 소위 '약발'이 더 잘 듣는다. 환자와 라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는 아직도 배워나가는 중이다. 그 밖에도 크게는 두 개의 골칫거리가 있다. 바로 직원 채용 문제다. 몇 달째 채용 공고를 내고 있는데 원서를 내는 사람조차 없다. 월급이 적은 것도 아니다. 과거 이력서를 냈던 사람들한테 연락을 해봐도 선뜻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도 장해 요소다. 개원하자마자 300만원을 삭감당했다. 위장약을 처방하면서 상병코드를 넣지 않은 것이다. 약 처방에 대한 상병코드를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삭감 당한 것이다. 교과서에 없는 내용인데도 정부가 만든 고시는 법전이 되는 현실이니까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심평원에 전화를 자주 해서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다. 많은 진료과 중에서도 비뇨기과 개원 여건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졸업할 후배는 없고 은퇴를 생각하는 선배는 많으니 말이다. 전문성을 갖고 자신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하면 냉정한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개원 17년차 선배의사 경쟁력은 '전문성'에 '소통'까지 2001년 7월에 개원했으니, 횟수로는 17년째 같은 자리에서 개원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개원할 수는 없으니 페이닥터를 하면서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웠다. 그 당시에는 이를 '의탁'이라고 했다. 의국 선배의 병원에서 일하게 됐다. 대학 동문이라도 본인의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 게 흔한 상황에서 그 선배는 기꺼이 오픈했다. 2년 정도 일하다가 독립을 준비했다. 의사들은 학교별로 뭉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폐쇄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비뇨기과의사회가 하려고 한다. 비뇨기과의사회 임원들은 일면식도 없는 친구가 와서 도움을 달라고 하면 선뜻 나선다. 소위 베테랑이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 젊은 의사를 위한 청년의사포럼도 그 일환이다. 어느덧 선배 의사가 됐다. 개원을 위해 동문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던 만큼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경험을 나누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배웠으니 말이다. 일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는 후배들을 원장으로 선임해 1~2년 동안 함께 근무하며 노하우를 전수한다. 진료실 한편에 후배들이 볼 수 있도록 모니터를 따로 마련해 두고 진료기록을 차팅하는 것까지 공유한다. 나도 개원을 준비할 때 잘 된다는 의원을 얼굴도 모르는데 무작정 찾아갔기 때문에 그 어색함과 어려움을 안다. 그렇게 다니면서 인테리어 콘셉트도 가져오고 사진도 찍었다.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한다. 개원 준비 당시 썼던 수첩을 최근 펼쳐봤더니 그때 썼던 아이디어 중 절반도 실현을 못했더라. 개원의 시작은 뭐니 뭐니 해도 입지 선정이다. '수유시장 입구, 롯데리아 건물 4층, 3층 내과 성업 중'이라는 신문광고를 보고 이끌리듯이 현재 자리를 계약했다. 개원 입지는 진료패턴에 따라 정하는 게 중요하다. 고가 수술을 하는 사람이 시장이 있는 동네에 개원해서는 안 된다. 비뇨기과는 보통 피부과와 함께 하는 게 일반적인데 많은 비뇨기과 개원의가 피부과 진료를 더 많이 보는 게 현실이다. 나는 환자 비율이 5대 5다. 후배들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은 것은 환자와 소통의 방법이다. 초진 환자는 설명하는 데만 30분 넘게 걸린다. 시청각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전립선 검사 결과를 설명할 때는 PPT를 활용한다. 50세 이상 남성은 최소한 1년에 한 번씩 전립선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보통 "지금 이상도 없는데 뭐 하러 쓸데없이 검사해"라는 소리가 되돌아오기 쉽다. 이때 3년 동안 검사를 안 했다 암이 발생, 전이까지 된 환자의 사례를 보여주며 검사의 중요성을 고취시킨다. 대화 말미에는 "박사는 박사끼리 이야기해야 한다. 오늘 설명 잘 들어서 박사 돼서 가야 앞으로도 얘기할 수 있어요"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단골 환자와는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로드뷰를 활용해 고향을 함께 찾아가 보기도 하고 손을 자주 잡아주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개원 전 거친 전임의, 봉직의 과정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다. 전문의 취득 후 1년 만에 개원한 사람이 빠르기는 하겠지만 5년을 다른 생활했더라도 결국 5년의 시간이 묻어 나온다. 더 '싸게'가 아니라 더 '특화'해서 승부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수술이 다르고, 회복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환자가 직접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