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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교통사고와 다른 의료사고 '특별법' 제정 시급" 2018-11-07 06:0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최근 의사 법정구속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의료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본사 스튜디오에서 대한소아과학회 은백린 이사장, 대한응급의학과 홍은석 이사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오태윤 이사장 3명과 법무법인 서로 최종원 변호사를 초청, 긴급대담을 통해 이번 사건 이후 의료계가 무엇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전문과목 학회 이사장들은 일단 의사협회가 추진하는 궐기대회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그밖에도 의료사고특별법 등 근본적인 해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오태윤 이사장 일단 개인적으로 집회에 참여할 생각이다. 하지만 총파업은 다른 얘기다. 사실 흉부외과에선 이번 사건 이전부터 연기가 났었다. 분당OO병원 명성이 높은 흉부외과 의사가 폐암수술을 하고 경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뇌종양을 놓쳤다. 당시 사건도 민사에서 합의금 받고 이후 형사 소송까지 걸었고 금고 1년 구형했다. 당시 흉부외과학회, 의사회는 물론 경기도의사회까지 나서 상고사유서 제출하면서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의료계에서 탄원서까지 준비한다고 하니 법원이 순식간에 사건을 진행, 확정짓더라. 은백린 이사장: 사실 미국 역시 1999년까지만 해도 의료오류로 사망하는 환자가 연간 4만 8000명에서 9만 8000명에 달했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환자보다 많은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중 54~70%의 환자가 예방 가능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같은 맥락에서 종현이법 즉, 환자안전법이 생겼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이 아쉬움이 남지만 스위스치즈 모델에 해당한다고 본다. 환자안전 관련해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주장했던 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도 있지만, 앞으로 소를 계속 키워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한다. 그게 병원의 일이다. 앞으로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만들고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그런 얘기가 필요하다. 오태윤 이사장 결국 의료사고처리특별법 제정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이번 사건을 두고 해당 의료진에게 '과실치사'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환자를 살리겠다는 선한 의도로 치료를 하다가 잘못되는 것과 음주 교통사고와는 분명 차이가 있지 않나. 물론 잘못한 사람은 벌을 줘야하지만 선의에 의한 환자 진료는 법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홍은석 이사장 응급의학과 의사들도 처음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렇게 허술한 진료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게 잘못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일단 소아환자가 사망했으니 사과문을 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보다 의료현장의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불안감이 너무 심각하다. 혹여라도 자신이 놓친 환자가 열흘 뒤에 '당신 때문에 죽었으니 책임지라'고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은백린 이사장: 정말 어려운 얘기다. 오죽하면 의사들이 일요일에 모여서 이렇게까지 하겠느냐 일부 국민들은 인정해주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있다. 또 의사가 선의로 의료행위를 했음에도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해주는 게 선진국의 사례라고 알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의사들이 진료에 위축돼 '다른 병원으로 가세요'라고 하기 시작하면 그 피해는 국민 전체로 갈 것이다. 홍은석 이사장 응급의학과의 경우 궐기대회에 많이 동참할 것으로 본다. 다만 법적으로 응급실은 필수의료이기 때문에 근무는 해야하므로 '오프' 등 근무가 없는 의사를 중심으로 참여할 것이다. 사실 응급의학과는 '최상의 응급의료시스템을 제공한다'라는 명확한 신념이 있다. 그 신념은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시간당 환자수, 중증도에 따라 환자 수 제한 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래야 최상의 응급의료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다. 은백린 이사장 사실 소아환자를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보호자는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겠나. 그래도 구속은 얘기가 다르다. 이미 민사는 합의가 됐고 배상이 된 상황이지 않았나. 최종원 변호사 개인적으로 만약 학회 이사장이라면 오히려 회원들을 안심시킬 것 같다. "이번 판결은 이례적이라고, 너희는 괜찮다"고 말이다. 그 정도로 이번 판결을 이례적으로 이후 의료사고 소송에 판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본다. 이는 개인적인 의견이 아닌 동료 변호사 혹은 주변의 판사들도 같은 견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특별취재팀=이창진, 이지현, 문성호 기자
'의사구속 사건' 흉부·소아·응급 학회 이사장에게 물었다 2018-11-05 05:4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성남OO병원 의사 3명이 법정구속되는 이례적인 판결로 의료계가 떠들썩하다. 소아환자의 사망을 둘러싼 논란부터 민사에 이어 형사에 이르기까지 재판 과정까지 의료계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본사 스튜디오에 대한소아과학회 은백린 이사장, 대한응급의학과 홍은석 이사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오태윤 이사장 3명과 법무법인 서로 최종원 변호사를 초청, 이번 사건에 대한 전문가적 견해를 들어봤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각 전문과목 이사장들은 직접 환자를 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감한 쟁점인 '사망 원인'과 '사건의 진실'을 단정짓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법정구속에 이를 사안은 될 수 없다는 데 같은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최종원 변호사는 이례적이긴 하지만 사법적 시각에서는 이와 같은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8세 소아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횡격막 탈장'은 어떤 질환인가 은백린 이사장: 횡격막 탈장이 흔한 질환이면 이렇게 얘기도 안 하겠다. 선천성 횡경막 탈장은 종종 본다. 산모가 산전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 출산 직후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8세 소아에서 횡격막 탈장은 소아과 전문의 취득 후 지금까지 진료를 하면서 경험하지 못했다. 오태윤 이사장: 흉부외과 의사이다보니 횡격막 탈장 수술을 제법 하는 편이다. 하지만 주로 성인이다. 교통사고 등 외상을 통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소아의 경우는 거의 없다. 형사 판결문에서 '합기도 하던 중 맞은 것 같다'는 문구를 통해 추정하건데, 운동 중 충격으로 횡격막이 살짝 찢어졌을 수 있다. 이를 모르고 계속 운동하다보면 작은 틈이 생기고 찢어지면서 피가 날 수 있다. 그런 피가 가슴에 고여 흉수의 양상을 보였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8세에서 외상성으로 횡격막 탈장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홍은석 이사장: 개인적으로 응급의학과와 외과 두개의 보드를 가진 전문의로 현재 외상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소아환자에서 외상성 탈장은 기억이 없다. 성인환자에선 간혹 있다. 그래서 응급의학회에도 사례를 못찾았다. 이런 사례가 나오면 희귀하기 때문에 증례보고를 할텐데 본 적이 없다. 그정도로 이례적인 사례다. 흉수를 확인했다면 횡격막 탈장으로 인한 사망을 막았을까 오태윤 이사장:초기에 엑스레이 검사 결과를 확인했든 안 했든 사망의 원인이라고 보기 힘들다. 사실 흉수가 두드러지는 경우라면 복부 엑스레이에서도 흉수 확인이 가능하다. 복부 사진이지만 흉수보이는 자리가 아래쪽이기 때문에 흉수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개인적으로 CT촬영을 해보자고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장담할 순 없다. 당시 환자의 호흡도 좋았고 안정적인 상태라면 외래에서 다시 보자고 얘기했을 수도 있다. 환자 치료에 대한 접근방법이 다른 것일 뿐 틀렸다고 말하기 어렵다. 은백린 이사장:그렇다. 특히 응급의학과 입장에서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그쪽에 꽂히는 게 사실이다. 마침 복부 촬영에서 변이 차있으니 변비와 개연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착시효과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전공의 시절을 회상하면 소아환자들이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다가도 일단 관장을 해주면 뛰어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오태윤 이사장:사실 흉수를 확인했다고 해도 탈장이라고 진단할 순 없다. 이 분야 전문가인 흉부외과 전문의라도 흉수를 보고 탈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감정서 내용(응급실 첫 내원 당시부터 횡격막 탈장 소견이 명맥하다)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종원 변호사: 사실 의사들 입장에서 보면 성남지원이 무리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법조인들은 대부분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식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법률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엑스레이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률적 논리는 이렇다. 앞서 흉수가 차있는 것을 확인해 치료했더라면 횡격막 탈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식으로 사고가 흐른다. 의료현실과 법원의 판단 사이의 괴리 은백린 이사장: 전공의들에게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게 있다. '검사만 믿지 마라'라는 것이다. 환자의 증상을 진찰했을 때 의사의 소견이 진단의 80%를 차지한다. 검사는 그것에 대한 확인의 과정일 뿐이라고 말이다. 검사 즉, 엑스레이를 언제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그런데 이번 사건은 '스위스치즈 모델'과 같다. 스위스에서 만드는 치즈는 숙성시키는 동안 작은 구멍이 자연스럽게 난다. 이 치즈를 잘랐을 때 맨위부터 아래까지 구멍이 뚫릴 확률이 얼마나 있겠나. 하지만 의료에선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 가령 이런 거다. 병원에선 간혹 투약오류가 발생한다. 내가 외래에서 처방하면 일차적으로 간호사가 본다. 그리고 약국으로 넘어가서 약사도 리뷰한다. 이 과정에서 이상하면 연락이 온다. 하지만 실수로 투약 오류 처방을 냈는데 일차적으로 간호사도 내 옆에 전임의도 놓치고 가장 마지막에 병원약사도 놓치는 일이 실제로 있다는 얘기다. 한가지 덧붙이면 지난 7월 미국으로 단기연수를 갈 기회가 있었다. 워싱턴 소아병원이었는데 300병상 규모의 병원이었다. 그곳에선 나와 유사한 경력의 의사의 경우 신환은 1시간, 재진은 30분 간격으로 예약을 받는다. 반면 나는 소아신경하는 의사로 감기나 설사 등 단순질환자는 한명도 없다. 뇌전증, 뇌성마비, 발달지연 등 질환으로 환자 한명 한명 MRI, 뇌파, 피검사 결과 등을 모두 열어보면서 진료를 해야 하지만, 오전 9시에 진료를 시작해 오후 2~3시까지 약 30~5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현실이다. 홍은석 이사장: 그렇다. 응급실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진단할 수는 없다. 나 자신도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있다. 하지만 응급실 현장에서 안정이 됐고 열도 없어 이후 외래로 내원하라고 하는 것이 의사로서 주의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 최종원 변호사:이후 외래로 내원할 것을 전달한 것은 잘했다. 하지만 엑스레이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해야 할 일을 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겠느냐고 보는 것이다. 홍은석 이사장:그렇다면 변비 관장 치료해서 돌려보낸 것이 치료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나. 최종원 변호사:그건 다른 문제다. 사실 응급의학과 과장만 재판을 받았다면 실형까지는 안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세명은 구별을 두기 어렵다. '어느 누구든지 해야만 하는 일을 했더라면 사망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논리를 적용해 처분한 것 같다. 오태윤 이사장:그런데 의사의 감정서가 영향을 미치긴 하나. 최종원 변호사:결정적이다. 감정문은 법원 판단의 핵심 증거다. 의료소송에서 법원은 감정서를 기반으로 판결한다. 하지만 민사 과정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서에선 엑스레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고 형사에선 그 점이 드러나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수 있다. 오태윤 이사장:그런데 민사에선 감정을 2군데 받았는데 형사에선 왜 1곳에만 감정을 의뢰한건가. 최종원 변호사:대게 1곳에 감정을 한다. 감정을 맡길 수 있는 풀이 많으면 2~3곳 복수로 채택할 수 있지만 감정 풀이 좁아서 한군데 밖에 할 수 없다. 은백린 이사장: 2013년도 당시 의료환경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진료실에서 동시에 검사 기록지를 다 띄워놓고 확인하지만 5년전 성남OO병원의 경우 EMR시스템 상 여전히 스캔을 해서 확인했던 세대였을 것 같은데 외래에서 기록지를 다 뒤져서 보는게 가능했겠나 싶다. 개인적으로 요즘 외래 진료할 때 환자들이 50페이지 분량의 검사기록지와 CT, MRI 등 사진을 가져온다. 정부가 정해놓은 심층진료 시간은 15분이다. 그 시간동안 초진에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진하고 검사기록지까지 다 확인할 수 있겠나. 그런 점에서 잠재적 범죄자라고 할 수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재판부는 이같은 의료현실을 감안해줬으면 한다. 최종원 변호사: 앞서 밝혔지만 만약 응급의학과 과장이 엑스레이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조치를 했다면 100% 무죄가 나왔을 것이다. 엑스레이 검사에서 흉수를 확인해 진료기록을 남겼다면 이후 추적관찰을 했을 것이고 그럼 횡격막 탈장도 조기에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를 법률적 용어로 '공동정범'이라고 한다. 같이 실수했으니 공동 책임이라는 것이다. 과실범의 구조는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했더라면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라는 데 있다.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과장 누구라도 검사 결과지를 확인했는데 몰랐다고 해도 이렇게 까지는 절대 안나온다. 그리고 판사가 집행유예를 하지 않고 선고했다면 법정구속은 원칙이다. 은백린 이사장: 판결문을 보면서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를 보니 응급실에 처음 내원한 5월 27일은 월요일 새벽 0시이고 마지막으로 외래에 내원한 6월 8일은 토요일 오후였다. 아시다시피 가장 취약한 시간대이다. 해당 응급의학과 의사도 16시간 근무한 것으로 돼 있더라. 그 시간대는 거점병원 응급실만 열려있는 상태로 응급환자가 밀려들어 응급실이 도떼기 시장이 되는 시간대이다. 법원의 판단에 이런 측면도 고려돼야 하지 않나. 최종원 변호사: 물론 법원도 고려한다. 의료사고 일시와 당시의 환자 수 등 모두 고려해 판단한다. 가령 응급실에 온 환자가 뇌CT촬영에서 이미 피가 터져있었지만 당직한 전공의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해 사망한 경우 그날 환자가 몇명이었는지부터 몇시간째 근무를 했는지 등을 감안해 판단한다.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법조인들도 잘 알고 있다. 또한 교과서처럼 진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특별취재팀=이창진, 이지현, 문성호 기자
|급기야|"있지만, 못 써요" 총알 부족한 다제내성균 관리 구멍 2018-11-05 05:40:57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신규 항생제들의 국내 처방권 진입 지표가 '늪'에 비유되고 있다. 매년 환자수가 급증하는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 관리 분야에서는 중요한 총알로 평가되지만, 정작 이러한 항생제 신약의 국내 도입률은 '제로'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자"는 짙은 그늘에 가려진 채, 내성 환자 관리에 처방할 수 있는 선택지는 계속해서 줄고 있는 탓이다. 대한감염학회 김양수 이사장(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은 "이러한 항생제 내성 관리 문제는 서서히 환자의 목을 조르는 상황과도 같다"고 비유했다. 김 이사장은 "감염 문제는 지난 2015년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사태로 대중에 알려졌지만 항생제 내성 문제는 이보다 심각하다"면서 "항생제 내성은 사망자 발생건수도 그로 인한 비용 발생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행, 국제 기조는 명확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항생제 내성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반면 치료 옵션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며 "단지 시장의 힘에만 맡겨두면 가장 시급한 새로운 항생제들이 적기에 개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항생제의 오남용은 엄격하게 규제하면서도 동시에, 항생제 신약의 공급과 접근성을 충분히 확보하자는데 초점을 모았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다제내성균 감염 문제를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까지 지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규 옵션의 처방권 도입에는 요원한 상황이다. OECD 국가 중 녹농균에 대한 카바페넴 내성률 2위, CRE나 VRSA 전수감시체계를 시행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는 이유다. 다제내성균 관리? 신약 공급부터 처방까지…신약 가뭄 도돌이표 영국의 항생제 내성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암보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보고가 나온다. 1년에 1000만 명 정도가 항생제가 없거나 내성 문제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 상황은 이러한데, 항생제 신약들이 국내 도입 문턱에만 오면 유독 애를 먹는다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실제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부터 '항생제 개발 촉진법(GAIN Act)이 시행된 이후 달바반신, 테디졸리드, 오리타반신, 세프톨로잔-타조박탐, 세프타지딤-아비박탐, 메로페넴-버보박탐 등 올해 10월까지 11개의 항생제가 미국FDA 허가 관문을 넘었다. 하지만 이 중 국내 허가를 받은 제품은 2개 품목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서 허가 및 판매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도입이 지체되는 이들 신규 항생제는 치료제 확보가 시급한 3대 슈퍼박테리아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 ▲카바페넴 내성 및 3세대 세팔로스포린 내성 장내세균에 대안 옵션이라는 점이다. 일부 품목은 ESBL 생성 장내세균에 효과적일뿐 아니라, 내성 증가가 지적되는 카바페넴과의 동등성을 입증하며 대체약으로도 거론된다. 감염학계 '카바페넴 보존 전략 주요'…"대안 치료제 있지만 실 사용 어려워" 최근 다제내성균 관리 차원에서 최후의 항생제로 평가되는 '카바페넴'의 과다 사용을 줄이자는 학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웹통계 시스템을 살펴보면, 항생제 내성균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arbapenem resistant enterobacteriaceae, 이하 CRE)' 감염증 발생은 올해 6월 기준 전수조사 1년 만에 1만 500건에 달했다. 대한화학요법학회 및 대한감염학회는 "ESBL 생성 그람음성균 증가로 치료제인 카바페넴 사용이 계속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카바페넴 내성균주가 출현하고 있다"며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을 보유해 현재로서 ESBL 생성 그람음성균에 대한 치료의 보루로 여겨지는 카바페넴을 반드시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처방 가능한 항생제 선택지가 제한적인데다 ESBL 생성 그람음성균 증가로 인해 치료제인 카바페넴 항생제 사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내성균주 출현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카바페넴의 대체 옵션으로 평가받는 저박사(세프톨로잔/타조박탐) 복합제는 작년 4월 국내 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신규 항생제로는 국가필수의약품 목록에 신속 등재된 상태. 그러나, 국내 의료 현장에서 해당 복합제는 여전히 비급여에 묶여 있어 실 사용은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된다. 경희의대 감염내과 이미숙 교수는 "슈도모나스(녹농균)는 30% 정도의 카바페넴 내성률을 보이고 최근 항생제 내성의 증가로 신독성이 높은 콜리스틴을 카바페넴과의 병용으로 많이 쓰기도 한다"며 "저박사를 대안으로 쓸 수 있는데 현재 비급여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생제는 급여가 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 현 의료정책 기조가 비급여의 급여화인데 항생제만큼은 그 부분이 빗겨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 내 급여기준이 제한되어 있거나, 의료기관 내 제한 항생제로 분류될 경우 처방접근성 자체가 제한되는 문제가 따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환자들이 희귀약품센터를 통해 개인적으로 항생제를 구하거나, 치료가 시급한 중증 질환자에 약을 제 때 투여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 규제 및 임상조건에 허들? '비열등성' 키워드 발목 잡힌 신규 항생제들 중증도가 높은 악성 암종이나 희귀질환들과 달리, 내성 문제가 심각한 항생제 신약에는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경제성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선별등재제도가 2007년 도입된 이후 6개 신규 항생제가 허가받았는데,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것은 타이제사이클린(타이가실) 이외 모두 비열등 정도의 임상자료를 입증하며 가중평균가로 결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에서 우월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기존 대체약제의 가중평균가를 받아들이거나 경제성 평가를 통해 대체약제 대비 비용 효과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수십 년 전 출시된 모든 계열의 항생제와 그 제네릭까지 포함해 산출하는 가중평균가는 낮을 수 밖에 없고, 현행 경제성 평가는 유효성과 안전성 등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의 가치를 측량하기 때문에 신규 항생제의 내성 관리 측면의 가치가 반영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테디졸리드'는 국산신약임에도 식약처 허가 후 급여권까지 진입했지만 시판하지는 않고 있다. 보험 약가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론칭을 포기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항생제 신약 개발에 또 다른 어려움을 제기한다. 통상 항생제는 중증 환자 등 위약을 대조군으로 허용하지 않는 만큼, 현존하는 가장 좋은 치료법(BAT)을 비교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우월성이 아닌 비열등성 검증을 목표로 잡은 임상 자료가 많기에, 추후 가격을 인정받는데에도 현실적인 제한점이 나오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이의경 교수는 "(사례를 보면)항생제는 개발 실패 확률이 높고 새로 개발된 약이 적어 오래 전 개발된 약가 기준에 맞추기 때문에 임상을 통해 우월성을 입증하더라도 기존 낮은 약가를 토대로 약가가 낮게 잡히는 편"이라며 "이 때문에 항생제로 인한 이익을 얻기가 어렵고 개발을 포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총알' 담보하는 국제 기조…항생제 가치 평가 방향성은? 신규 항생제 도입 문제가 계속되는 국내 분위기는, 다제내성균 관리방안 마련에 분주한 주요 선진국들의 행보와도 비교된다. 영국 및 프랑스, 스웨덴 등 선진국에서는 다제내성균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 신약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보험급여 정책개정을 논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12년 항생제 개발 촉진법인 GAIN act (Generating Antibiotic Incentive Now Act)를 입법화하며 항생제 고갈을 해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영국은 정부에서 용역을 통해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올해 미국FDA는 "점점 더 많은 박테리아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지속적이면서 치명적일 수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모든 방면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관전 포인트는, 신약의 도입 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항생제 가치를 고려하는 가치 평가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프랑스는 경제성평가와 함께 ASMR(의약품의 임상적 편익 개선수준)이라는 기준을 잡고 있다. 이외 사회적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 이하 WTP), 다기준결정기준분석 (Multi Criteria Decision Analysis, 이하 MCDA) 등도 평가에 포함된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이의경 교수는 "지금은 정해진 가치를 입증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에서 책정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신약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지 노력이 필요하다.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선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경제성평가, WTP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국내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률이 높은 상황에서 적정 사용과 함께 신약 공급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보험정책을 담당하는 사람과 의료진들의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항생제 내성관리에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과 함께 긴급 항생제에 대해선 치료 옵션 가치를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집자주|'급·기·야'는 '급여기준 이젠 이야기 할 때'의 줄임말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때문에 제한적인 의약품 및 치료행위 등의 급여기준을 개선해, 환자의 의료서비스 혜택 확대를 추구하는 메디칼타임즈의 특별 기획 컨텐츠입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관리 사각지대 방안은? 2018-10-16 06:00:23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 임의로 스타틴 투약을 멈추는 경우가 흔하다는 게 문제죠." 강력한 혈압 조절에 부가적인 심혈관 혜택이 재차 강조되는 상황에서, 동반질환 관리의 사각지대가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는 병용전략의 중요성과 함께, 복합제 선택이 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고혈압과 지질 강하 치료 전략의 변화 트렌드를 짚어보는 학술 토론회가 서울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비즈니스 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 토론회에는 ▲2018 고혈압 팩트시트: 경희의대 손일석 교수 ▲최신 고혈압 가이드라인: 서울의대 이해영 교수 ▲고혈압 환자에서 심혈관 위험 관리전략: 가톨릭의대 임상현 교수 ▲CHD 환자에서 지질 강하 치료: 고려의대 김응주 교수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에서 심혈관 위험 최선 관리 전략: 성균관의대 최진오 교수 등 고혈압 및 고지혈증 분야 국내 석학들이 대거 참여해 치료와 관리를 위한 지견을 공유했다. 연세의대 강석민 교수는 "최신 개정 작업을 끝마친 미국 가이드라인은 혈압을 조절하는 방법 가운데 혈압약을 써서 강력하게 조절하는 혜택에 무게 중심을 둔 것"이라며 "무조건 혈압약을 세게 처방하는 것만이 가이드는 아니다. 환자별 맞춤 치료가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년 유병률이 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에서는 복약 순응도 이슈가 부각된다. 경희의대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강동경희대병원)는 "우리나라 성인 인구 가운데 고혈압 치료자에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지난 10여년간 빠르게 증가했다"며 "고혈압 치료자 중 절반 이상이 당뇨 혹은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받는 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은 질환에 대한 인식으로 혈압약은 계속 먹더라도 부작용이나 복약순응도를 이유로 지질강하제(스타틴 제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치료 이탈현상이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고 지적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공표한 국내 고혈압 Fact Sheet(팩트시트)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 환자가 1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혈압 치료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2002년 34%에서 2016년 46%로 빠르게 증가했다. 여기서 고혈압 치료자 중 57%가 당뇨 혹은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동반한 것. 비만, 당뇨병, 공복혈당장애,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질환, 만성콩팥병 등 1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비율은 65%, 2개 이상 동반 비율은 44%로 나타나 효율적인 관리전략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가톨릭의대 임상현 교수는 "진료현장에서 마주하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6개월만 지나도 스타틴 복약순응도가 현저히 저하된다"면서 "통계 결과에서도 이상지질혈증의 조절율은 고혈압 조절율의 3분의 1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표가 이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혈압약과 달리 치료 중간에 스타틴 투약을 멈추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함께 잡는다는 치료 목표가 중요하다"면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목표혈압 도달을 위해 2제 이상의 복합제가 필요한 가운데 단순히 단일제의 용량 증량보다는 선택 옵션을 애드온하는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지오텐신Ⅱ수용체 차단제(ARB)와 칼슘채널차단제(CCB) 복합제에 스타틴을 합친 3제 복합제의 수요 증가도 이러한 상황을 대변해준다. 성균관의대 최진오 교수는 "혈압이 높은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70%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미국 심장학회 고혈압 가이드라인들이 최근 복약순응도와 관련해 복합제 사용을 권장하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3제 복합제 선택과 관련 여러 임상 근거들을 살펴보면 CCB 계열 암로디핀과 ARB 계열 텔미사르탄을 복합하는 것이 ARB 용량 증량보다 조절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로수바스타틴은 다른 스타틴에 비해 LDL-C의 수치를 낮추며 관상동맥 질환 진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지질혈증 동반 고혈압 증가세 "복약 순응도 3제 복합제 선택지 고려" 국내 고혈압약제 처방 점유는, 베타차단제나 이뇨제 계열 약물보다 ARB와 CCB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단일요법 처방에 ARB 제제 43.3%, CCB 계열약이 42.9%의 분포를 보인 것.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도 2제요법 가운데 ARB+DU 조합보다 ARB+CCB 조합을 추천하고 있다. 특히 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 조합은 초기 혈압 조절과 안전성 내약성 프로파일을 입증해가는 상황. 임상현 교수 "혈압에서 주요한 것이 RAS 체계에서 특히 안지오텐신 2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ARB나 ACE 억제제의 선택 비중이 높은 것"이라며 "최근 미국 및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도 2제요법에서도 ARB+DU(이뇨제) 조합보다 ARB+CCB 조합을 추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혈압 치료제 처방현황을 짚어보면 2제요법의 처방이 가장 높았고, 단독제제와 3제요법도 꾸준하게 늘고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2016년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준으로 한 구체적인 처방현황을 보면 2제요법이 43.0%로 가장 많았고 단독요법(34.8%)과 3제 이상 병용(22.2%) 순으로 확인됐다. 고려의대 김응주 교수는 "강력한 혈압 조절이 심혈관 위험도를 예방하는데 혜택이 기대되지만 국내 환자에서 부작용을 경험하면 순응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환자들이 고혈압 약제에 대한 호의적이지 않다. 강력한 조절과 함께 환자 순응도도 고려에 넣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복합제의 경우 의료진의 복약지도가 잘 이뤄진다면 환자 관리 측면에 순응도가 보다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5년만에 개정됐다. 제48회 춘계국제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진료 지침은, 다양한 분류가 존재하는 고혈압 정의와 기준과 관련 대한고혈압학회는 정상혈압과 주의혈압·고혈압 전 단계, 고혈압 1/2기로 분류하는 소폭의 조정으로 마무리했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가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로 하향조정했지만 대한고혈압학회는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 기존의 140/90mmHg 기준을 유지키로 했다. 서울의대 이해영 교수는 "최신 학계 가이드라인들의 두드러지는 변화는, 당뇨 환자의 치료 전략이 발전하면서 당뇨병 위험도가 낮아진 반면 연령 관련 위험도는 올라간 것"이라며 "단순 당뇨병은 중위험도, 심혈관질환 동반 당뇨는 고위험군, 65세 이상은 위험인자 2개로 간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해외에서 130/80mmHg까지 기준을 내린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며 "변경에 따른 CV 위험도가 늘거나 줄어드는 변화 대비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약제 비용이 막대하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국은 단일제로 단계적 병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유럽만해도 처음부터 병용요법으로 강력한 혈압조절을 진행한다"며 "국내도 아직은 임상적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강력한 혈압 조절에 무게 중심을 두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요양병원 생존법 변화와 개선…노인의료+복지 불가피" 2018-10-01 05:40:58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내가 환자라면 소변을 본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 어떻겠느냐. 여기부터 요양병원 개선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창원 희연병원 이사장)은 지난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후쿠오카 지역에서 진행된 제72차 일본병원 현지연수 결과를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 넘게 일본 지역 수많은 요양병원을 현장 방문해 재활치료와 재택치료 그리고 노인홈의 변화와 발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희연병원을 통해 실현시키고 있는 요양병원 분야 전문가이자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만성기의료협회 주최 3박 4일간 일본 현지연수는 매일 4~5시간 병원 방문과 임원진 간담회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참석자들의 소회 발표 등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덕진 회장이 한국 요양병원 관계자들과 왜 일본병원 현지연수를 72차례나 지속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쉽게 풀렸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초과한 초고령사회 일본 병원계는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 요양병원의 미래를 반추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본보기이다. 참석자들도 전 병실 1인실 도입과 신체억제 폐지, 욕창제로 아리요시병원을 시작으로 재활치료 선도 기관인 세이아이 재활병원 그리고 의료와 복지 복합체인 사가기념병원을 잇따라 방문하며 호기심 어린 눈빛에서 진지한 고민이 담긴 표정으로 변화됐다. 김덕진 회장은 "아리요시병원은 후쿠오카 선언으로 불리는 신체구속 폐지로 후생성(한국의 보건복지부) 관료들이 방문해 정책을 입안하는 데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면서 "일본 방문병원 임원진들이 설명하고 답변한 내용 속에는 한국 병원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활치료 중심인 세이아이 재활병원은 내년도 한국의 재활병원 제도화 전환 시 미래 모습이다. 그리고 한국 요양병원도 일본처럼 요양원을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인의료와 재가시설을 결합하지 않으면 요양병원이 살아남을 수 없는 시스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김덕진 회장은 "의료와 복지 복합체인 사가기념병원의 경우, 이사장은 방문할 때마다 곧 병원이 적자를 보고 있어 곧 망할 것처럼 말하지만 매년 건물 하나 씩 늘려가고 있다"면서 "이들 3개 일본 병원의 모습을 통해 한국 요양병원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지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병원 방문을 마친 참석자들도 자성과 함께 기대감을 피력했다. 대구 한솔요양병원 이예지 사회복지사는 "원장님이 항상 병원 앞에 늑대가 와 있다고 걱정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일본 병원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일본 병원을 바로 따라가긴 힘들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환자가 뭐가 불편한지, 왜 짜증을 내는지 다시 한번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동아대병원 보험팀에서 파견된 학교법인 동아학숙 이도연 팀장은 "일본 요양병원은 급성기부터 요양과 재활치료, 재택까지 잘 구축되어 있었다. 한국이 진행 중인 재활병원 시범사업의 제도화에 일본의 장점이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며 달라질 의료정책을 희망했다. 울산 길메리요양병원 이희수 물리치료사는 "재활치료 중심 세이아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치료사를 바꿔가며 치료하는 재활 시스템이 놀라웠다"면서 "물어보니 환자 1명을 위해 물리치료사와 재활의학과 의사 모두가 매일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일본 병원 연수에 3차례 연속 참석한 고도일병원 노태린 행정원장은 "일본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크고 작은 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넓은 공간의 재활치료실이 너무 부럽다. 한국 대도시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답변했다. 노인환자 중심의 일본 수가체계도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김덕진 회장은 "잘나가는 일본 요양병원과 재활병원에는 물리치료사와 재활치료사 등이 150명 넘게 있다. 인력기준에 맞춰 운영하는 한국 병원과 비교하면 어느 병원 환자가 집에 일찍 가겠느냐"고 반문하고 "답은 뻔하다"며 재택복귀를 위한 환자 중심의 일본 의료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수가는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재활환자를 위해 20분 단위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 각 3단위씩 3시간 치료한다"고 전하고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 요양병원은 노인환자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치료법을 쓴다. 의사가 환자 상황을 보고 물리치료보다 작업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이를 인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처럼 심평의학으로 불리는 수가기준에 맞춰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를 적용하지 않는다. 의사의 판단과 전문성을 존중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진 회장은 끝으로 "노인환자 치료와 간호 모두 환자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의료진이 환자 개별적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일본과 같이 한국도 환자 중심의 의료정책과 수가정책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고령사회 일본 지역병원 위기 "노인홈까지 해도 적자" 2018-09-29 06:00:58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초고령사회 일본 병원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증가하는 노인 인구 대비 생산인구 감소와 한정된 재정 그리고 대도시 인구 집중화. 한국 사회가 우려하는 보건의료계 미래와 너무도 유사하다. 일본 병원 현지연수의 마지막 코스인 후쿠오카 사가기념병원은 일본 의료계의 감추고 싶은 민낯을 보였다. 사가시현에 위치한 사가기념병원은 지역밀착형 거점병원으로 의료와 보건, 복지를 총망라한 복합체이다. 쉽게 말해, 급성기 병동부터 요양병동, 재활병동 그리고 노인요양시설까지 모두 갖췄다. 사가기념병원은 매년 건물을 하나로 증축해 ‘사가기념병원 거리’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지역병원답게 넒은 부지를 십분 활용한 병원 건물은 고층 빌딩식 한국 대형병원과 다른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사가기념병원 임원진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일본 병원들의 고민을 진솔하게 전달했다. 유치타 이사장(의사)은 "사가기념병원은 의료 병동과 개호 병동, 요양병동 등을 운영한다. 개호보험 재활치료는 재택복귀율 3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기준을 유지하지 못하면 수가 가산은 없다"면서 "당연히 필요 이상의 치료는 줄고, 수익은 감소한다"고 말했다. 사가기념병원이 운영 중인 노인홈은 복지 시설로 모두 1인실이며, 별도 운영하는 노인형 아파트는 국가 지원 없이 전액 본인부담이다. 사가기념병원은 왜 이렇게 많은 병원과 시설을 운영할까. 유치타 이사장은 "노인홈도 여러 가지 모형이 있다. 병원 적자 경영을 감안해 다양한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병원 측은 이례적으로 2017년 결산보고 결과를 한국 연수단에게 공개했다. 노인요양시설과 노인홈, 노인형 아파트 등 복지 시설만 연간 2천 만엔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참고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노인홈은 의료진과 함께 생활하는 공동생활 방식과 외진 곳 독립생활이 어려운 고령자를 위한 특별양호 방식 등 다양하다. 유치타 이사장은 "병원을 포함한 법인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현재 은행에 이자만 갚고 있는 상황이다. 대안으로 검진센터를 증축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지역병원의 경영악화는 사가기념병원만의 얘기가 아니다. 사가시현 신문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지역 기업체 순위 100위안에 병원 수가 급감했다. 사가기념병원은 2015년 20위에서 2016년 70위, 2017년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06년 기업체 100위에 속한 지역병원은 15개에서 2016년도 5개로 줄었다. 유치타 이사장은 "노인층 타깃 치료는 무리가 있다. 검진센터 증축을 통해 경영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다양한 노인홈 운영도 종합적 형태로 환자 수 증가를 위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재활치료 재택복귀율 30% 기준 도달 시 지급하는 수가가산도 병원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치타 이사장은 "재택복귀율과 중증도, 재원일수 등에 기인한 수가 가산과 삭감 그리고 지역병상 총량제는 병원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일본 지역병원이 직면한 현실을 토로했다.
"재활치료 핵심은 재택 복귀…일본 사례로 시행착오 줄여야" 2018-09-28 06:00:58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1976년 개원 이후 40여년간 장애 환자 치료에 집중하며 일본 최고의 재활병원으로 자리매김한 후쿠오카 세이아이 리하빌리테이션병원(이하 세이아이 재활병원)을 방문한 한국 연수단. 210병상인 세이아이 재활병원은 뇌졸중 40%, 골절 12%, 치매 10% 등의 입원환자로 구성됐다. 특이점은 임직원 450명 중 재활에 필요한 의료기사가 150여명에 달했다. 물리치료사 65명, 작업치료사 64명, 언어치료사 24명 등이 회복기 재활치료에 정성을 쏟았다. 세이아이 재활병원도 초고령 사회에 발맞춰 법인 차원에서 재활병원 외에 노인요양시설과 방문간호, 메디컬 피트니스 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마디로 노인환자의 재활치료부터 재택치료와 가정 복귀 후 체력 향상과 기능 회복 등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통합적인 의료시스템인 셈이다. 세이아이 재활병원의 노력은 재택 복귀율로 대표된다. 2013년 15%에 불과한 장애 및 노인환자 재택 복귀율이 2015년 3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다른 특징은 개호노인시설인 '카토레아'. 재활병원 인근에 위치한 카토레아는 옥상 노천탕을 갖추며 온천 문화에 익숙한 일본 노인들의 감성과 케어를 접목한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 100명 정원에 의사 1명을 비롯해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간병인 등 일본 정부의 기준치보다 높은 보건의료 인력을 채용해 높은 질을 자랑하고 있다. 재활병원에 비해 치료 시간은 적으나 재택복귀를 목적으로 재활에 집중하며 의료진과 입소자 모두가 웃으면서 함께 노력하는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세이아이 재활병원 운영 중인 방문간호는 한국 보건복지부도 벤치마킹 중인 아이템이다.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지역과 가정에서 요양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사의 지시 하에 간호사와 의료기사가 방문해 간호케어와 재활서비스를 제공해 자립을 촉진시키고 있다. 일본 병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의료진 인건비는 경영 부담이다. 세이아이 재활병원 이바야시 이사장(의사)은 한국 병원장과 이사장은 월급날 잠을 못잔다는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대해 "나는 잠을 못 자지는 않는다. 7개 재활병원을 운영하면서 인건비 비율은 60%를 차지한다"면서 "어쩔 수 없다"며 한국 병원들의 인건비 고민에 공감했다. 이바야시 이사장은 이어 "일본 역시 불필요한 검사 삭감 등 수가 관련 압박을 받고 있다. 회복기 재활수가는 경영에 도움을 준다"고 전하고 "재활 횟수를 늘려도 수가는 비슷한 게 현실"이라고 답했다. 참고로, 일본의 재활수가는 급성기와 회복기, 유지기 등으로 구분돼 있다. 일본 정부는 재택 복귀율을 좌우하는 회복기 재활수가에 높은 가중치를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올해 재활병원 시범사업 이어 내년도 제도화를 앞둔 한국 의료 실상을 들은 세이아이 재활병원 임원진은 뼈 있는 충고를 남겼다. 이바야시 이사장은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모두 책임감을 느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상식적인 재활의료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일본 사례를 통해 한국 재활의료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폐광촌 위기를 기회로 "욕창 제로·신체억제 폐지 첫 실현" 2018-09-27 06:00:58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일본 후쿠오카 동행 취재에서 첫 방문한 병원은 일본 요양병원계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는 아리요시병원. 병원장 이름을 내건 아리요시병원은 과거 탄광촌 지역 결핵 치료 병원에서 폐광 이후 급감한 인구와 고령화에 대비해 요양병원으로 변신했다. 산간 시골지역에 위치한 아리요시병원은 출입구부터 내부까지 따뜻하고 가정적 분위기로 차갑고 경직된 통상적인 병원 이미지와 달랐다. 평균 나이 86세인 입원환자를 배려해 백열등 느낌의 은은한 조명으로 편안함을 주고 있으며 병실 구조를 일본 전통가옥과 현대가옥을 접목시킨 형태로 노인환자의 편의성을 최우선했다. 김덕진 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아리요시 원장은 한국 연수단을 반갑게 맞이하며 병원 간부진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마련하는 열의를 보였다. 아리요시 원장은 "과거 탄광촌 전성기 때 지역주민 6만명에서 지금은 3만명에 불과하다. 지난 40년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1%에서 30%로 급증했다"면서 "후쿠오카 등 지방의 인구 감소가 현저하다"며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구 불균형을 이미 경험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과거 노인의료 비용을 무료로 하면서 병원들이 노인을 수입 수단으로 여기며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악덕병원은 환자 1인당 월 70만엔을 청구했다. 당시 일반병원의 환자 1인당 월 청구액은 25만엔 수준이었다"며 "국민들의 불신이 가중되면서 노인의료단체가 결성됐고 적정치료와 질 중심인 노인정액제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리요시병원은 의사 4명, 간호사 27명, 준 간호사(간호조무사) 21명, 복지사 31명, 약사 2명, 영양사 2명, 마사지사 1명, 방사선사 1명, 언어 청각사 2명, 어학요법사 4명 및 행정직 24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양병원으로 전환한 아리요시병원의 고민은 한국 요양병원과 대동소이했다. 노인환자 치료의 가장 큰 장애물은 욕창 발생. 아리요시 원장은 "의료진이 바쁘다는 이유로 노인환자 관심이 줄어들면서 욕창 발생이 증가했다. 당시 입원환자 150명 중 40명에서 욕창이 발생했다'면서 "욕창을 만들지 말자는 첫 번째 목표를 설정하고 모든 의료진이 체위 변경과 청결 유지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들의 업무 가중은 있었지만 2년 후 욕창이 급감해 전체 입원환자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병원 환자들의 전원이 지속됐다"며 "25년 전 일로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며 함께 노력한 의료진에 감사를 표했다. 두 번째 전환점은 일본 요양병원 첫 신체억제 폐지와 전 병실 1인실화이다. 일명 '후쿠오카 선언'으로 불리는 아리요시병원의 선도적 노력은 입원환자 습관과 동선을 파악하는 세심함에서 출발했다. 20년 전 입원환자 150명 중 120명이 기저귀를 착용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우주복으로 불리는 차림으로 생활했다. 아리요시 원장은 "과거 4인실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해 커튼을 치고 배설을 유도했으나 소리와 냄새를 배려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환자에게 기저귀보다 이동식 화장실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하고 "전 병실 1인실 이후 수면과 배설 모두 한 공간에서 이뤄지면서 환자와 환자 가족 모두 안심했다"고 답했다. 아리요시병원의 평균 재원일수는 74일이며, 개호요양형은 686일이고 재택 복귀율은 64%이다. 병원장은 "배설 문제는 입원환자 습관과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의사와 간호사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기저귀 제로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노인환자들의 적절한 배설케어를 위해 의료진 노력과 시간이 동반된다"면서 "현재 전국 다른 요양병원과 후생성(한국의 보건복지부)에서도 견학차 방문하고 있다"며 아시요시병원에 대한 자부심을 표했다. 요양병원의 또 다른 고민은 노인환자들의 식사 문제이다. 일본 요양병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당 수 많은 입원환자가 치아와 소화기능 악화로 코 줄에 의지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 아리요시병원은 영양팀 노력 끝에 노인환자를 위한 별도 메뉴를 개발했다. 아리요시 원장은 "코 줄에 의지한 식사를 입으로 하도록 했다. 일례로 돈가스 메뉴를 노인환자들이 입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소프트 식사를 개발 제공하고 있다. 고기를 갈아서 맛과 영양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으며 수가가산도 가능하다"며 "마지막 여생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먹는 기쁨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리요시병원 역시 개호보험에 입각한 케어하우스와 그룹 홈 등을 별도 운영 중이다. 케어하우스는 개호 인력이 24시간 상주하며 케어하는 1인실로 입소인원은 50명이다. 그룹홈의 경우, 치매 환자들이 소규모 공간에서 살아가는 시설로 식사 준비와 청소, 세탁 등을 이용자와 직원이 공동으로 실시하며 가정적 분위기에서 인지증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리요시 원장은 "일본의 노인의료는 재택의료로 변화하고 있다. 주거를 제공한 재택 개념으로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 달러~3만 5천 달러 수준으로 소득이 늘지 않고 있어 노인연금 지속성을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 노인의료를 둘러싼 빠른 변화를 전망했다. 아리요시병원의 케어 이념은 '생활의 편안한 느낌은 삶의 편안한 느낌으로 한다'이며, 간호 이념은 '헤아림과 안전한 간호를 제공한다'이다. 끝으로 아리요시 원장은 "노인 입원환자의 사고 다발생 시각은 오전 5시이다. 낙상 제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주일 간 환자들의 시간대별 동선과 습관을 관찰하고 기록해 의료진이 선제적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면서 "요양병원 성패의 핵심은 병실과 식사 그리고 기저귀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도 PA라는 명찰 단 후배를 감옥 앞으로 밀고 있다" 2018-09-20 06: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지금 고민을 안다. 나도 병원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 병원 간호사 후배 누구라도 감옥에 가는 일은 없을꺼다. 곧 조치해주겠다. 행여 병원 나갈 생각은 말로 나를 믿고 기다려라." 오늘도 두려움으로 내 앞에 선 후배를 또 다시 감옥 앞으로 밀어 넣었다. 간호본부장으로 3년. 지금까지 내가 감옥 앞으로 밀어 낸 후배들이 몇이나 될까. 평간호사가 내 앞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안다. 그만큼 불안하고 힘든 마음에 수없이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저게 전부다. 아니 어쩌면 나도 저런 이야기들을 전하며 애써 현실과 타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후배를 언제 빠져 죽을지 모르는 늪에 밀어 넣으면서 말이다. "끝없는 악순환이 부른 비극 의료제도 사생아 PA" 사실 나도 이 자리에 앉아 이런 얘기들을 할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저 위에 설때는 누구보다 정의롭고 공명정대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 날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랬다. 나는 할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 학생때도 신규로 발령받아 병원에 첫 발을 딛던 30여년 전에도 나는 할말을 하고야 마는 악바리 근성이 있었다. 그래서 더 피곤하고 힘든 삶을 살았다. 아무도 제기하지 않는 문제들을 혼자 분노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그렇기에 아주 극소수의 응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나를 문제아로 취급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결국 모교 병원에서 밀려나 다른 취직 자리를 찾을때도 나는 당당했고 그 극소수의 응원들이 모이고 모여 어찌보면 결국 정점 아닌 정점에 올랐다. PA문제도 그랬다. 일부 병원에서 미국의 PA 제도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노동력으로 변환해 운영할때 나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절대 간호사들이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수없이 외쳤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 나는 지금은 그렇게 외칠 수 있을지 수없이 자문한다. 나는 이 빌어먹을 정도로 꼬여버린 병원의 시스템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식 PA가 도입됐을때 시작은 이렇지 않았다. PA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매우 한시적이었다. 병원을 지탱하던 전공의라는 노동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그 자리를 잠시 메워주는 역할에 불과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두가 '잠시만 도와주면 자연스레 정리되겠지'라고 쉽게 생각했다. 그것이 악순환의 시작이었다. 병원 건물은 점점 더 커져갔고 그에 비해 의사는 부족했다. 아니 이 커다란 건물을 떠받들 노동력은 부족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전공의는 줄고 수술방은 늘어갔다. 병동도 늘어났다. 하지만 병원은 늘어나는 환자에 비례해 돈을 벌고 있지 못했다. 의사를 더 뽑자니 돈이 없었다. 그럴때 기가 막힌 타이밍에 떡밥이 던져졌다. 지금의 간호등급제다. 간호사를 뽑으면 돈을 더 준다. 이건 절제절명에 있던 병원들에게 광명의 빛과 같았을지 모른다. '하얀거탑을 떠받들 노동력도 충원하고 돈도 벌 수 있다' 얼마나 좋은 기회였던가. 나와 같은 간호계 선배들의 이기심도 이를 부채질했다. 간호사 정원을 크게 확대할 수 있고 영향력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 당장은 PA로 투입하지만 '잠시만' 도와주면 자연스레 간호부 인력이 늘어난다는 헛된 망상들 말이다. 그렇게 PA는 서로 다른 필요와 이기심에 의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에 맞춰 업무와 역할도 점점 더 확대됐다. 전공의는 줄고 노동력은 부족한 상황들이 점점 더 악화되어 갔기 때문이다. 그 당시 '제한적'이고 '한시적'일 것이라고 믿었던 PA는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며 종횡무진하는 기괴한 의료제도가 만들어낸 괴물로 커져갔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형 괴물'로 말이다. 더욱이 전공의 주당 80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그 괴물은 더욱 더 커져만 가고 있다. 전공의라는 막강한 노동력을 가진 괴물이 사라지는 공간들을 메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불문율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그렇게 한국형 괴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모두가 긴장하며 이를 지켜보는 듯 하다. '이걸 이대로 둬야 하는가' 하는 불안감이 커져가는 모습들은 이제 의료계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정부가 PA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도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다. 의료계 내부에서 PA 문제를 해결하자는 공론화도 여러번이나 이뤄졌다. 누군가는 당장 없해야 한다고, 누군가는 아예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고도, 누군가는 현실을 인정하고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지만 공허했다. 결국 그 논의들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한때는 그러한 기대감도 있었다. 미국과 같이 PA가 공식적인 의료인의 한 파트로 인정받는 것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노동력'만을 원하는 의사들에 의해 요원한 상태다. 그들은 PA를 필요로 하지만 PA를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정부도 PA의 필요성, 아니 어찌보면 그들이 바치고 있는 하얀거탑의 붕괴를 걱정하지만 그들 또한 PA를 인정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알고 있고, 모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인정하지는 않는 그래서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그러한 불문율이 생겨난 셈이다. 그 불문율 속에서 오늘도 내 후배들은 언제 감옥에 갈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병원 문으로 들어선다. 모두가 알고 있고 모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명찰을 달고 말이다. 일부 간호계 리더들도 의료계 리더들도 이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들었을때 나는 또 한번 절망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어. PA는 지금 건드릴 수가 없는거야. 복지부도 몰라서 그렇게 두겠어?" 그렇게 우리 모두는 그 불안정한 불문율에 기댄 채 '한국형 괴물'을 키워가고 있다. 모두가 공범이지만 아무도 범인은 없는 그 이상한 게임을 지속하며 말이다. 그 속에서 나이팅게일을 꿈꾸며 간호사 휘장을 고대하는 후배들은 감옥 문턱으로 끌려 가고 있다. 모두가 쉬쉬하는 가운데 어느 곳에서는 후배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끌려가며 곤욕을 치룬다. 그것을 보며 또 다른 후배들은 두려움에 떨며, 자신이 기대했던 간호사의 이상을 접으며 오늘도 잠재적 범법자로 병원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이러한 현실이 몸서리치게 싫은 나이지만 나 또한 내일도 후배들을 또 다시 감옥 문턱으로 밀어넣을 것이다. 믿지 않으려해도 딱히 방법이 없는 무기력한 불문율을 믿으면서 말이다. 그렇다. 나도 공범이다.
이상지질혈증 동반 고혈압 환자, 복합제 주목 이유는 2018-09-20 06:00:56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 임의로 스타틴 투약을 멈추는 경우가 흔하다는 게 문제죠." 강력한 혈압 조절에 부가적인 혜택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동반질환 관리의 사각지대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강력한 혈압조절을 목표로 단순히 약을 세게 쓰기보다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의 복약 순응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병용전략과 함께 복합제의 사용이 학계 주목을 받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매년 유병률이 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들에서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난다. 진료현장에서는 "환자들이 질환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혈압약은 계속 먹더라도, 부작용이나 복약순응도를 이유로 지질강하제(스타틴 제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치료 이탈현상이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고 지적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공표한 국내 '고혈압 Fact Sheet(팩트시트)'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 환자가 1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혈압 치료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2002년 34%에서 2016년 46%로 빠르게 증가했다. 여기서 고혈압 치료자 중 57%가 당뇨 혹은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동반한 것. 비만, 당뇨병, 공복혈당장애,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질환, 만성콩팥병 등 1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비율은 65%, 2개 이상 동반 비율은 44%로 나타나 효율적인 관리전략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A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진료현장에서 마주하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6개월만 지나도 스타틴 복약순응도가 현저히 저하된다"면서 "통계 결과에서도 이상지질혈증의 조절율은 고혈압 조절율의 3분의 1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표가 이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혈압약과 달리 치료 중간에 스타틴 투약을 멈추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고 했다. 그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함께 잡는다는 치료 목표가 중요하다"면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목표혈압 도달을 위해 2제 이상의 복합제가 필요한 가운데 단순히 단일제의 용량 증량보다는 선택 옵션을 애드온하는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지오텐신Ⅱ수용체 차단제(ARB)와 칼슘채널차단제(CCB) 복합제에 스타틴을 합친 3제 복합제의 수요 증가도 이러한 상황을 대변해준다. 고혈압 ARB+CCB 처방 주도 "동반 질환 순응도 고려 복합제 고려해야" 국내 고혈압약제 처방 점유는, 베타차단제나 이뇨제 계열 약물보다 ARB와 CCB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단일요법 처방에 ARB 제제 43.3%, CCB 계열약이 42.9%의 분포를 보인 것. 고혈압학회 관계자는 "혈압에서 주요한 것이 RAS 체계에서 특히 안지오텐신 2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ARB나 ACE 억제제의 선택 비중이 높은 것"이라며 "최근 미국 및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도 2제요법에서도 ARB+DU(이뇨제) 조합보다 ARB+CCB 조합을 추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고혈압 치료제 처방현황을 짚어보면 2제요법의 처방이 가장 높았고, 단독제제와 3제요법도 꾸준하게 늘고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2016년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준으로 한 구체적인 처방현황을 보면 2제요법이 43.0%로 가장 많았고 단독요법(34.8%)과 3제 이상 병용(22.2%) 순으로 확인됐다. 국내 B 대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강력한 혈압 조절이 심혈관 위험도를 예방하는데 혜택이 기대되지만 국내 환자에서 부작용을 경험하면 순응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환자들이 고혈압 약제에 대한 호의적이지 않다. 강력한 조절과 함께 환자 순응도도 고려에 넣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합제의 경우 의료진의 복약지도가 잘 이뤄진다면 환자 관리 측면에 순응도가 보다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