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보다 블로그를 믿는 시대…맹신 돼버린 전자담배 2020-01-08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신종 전자담배에 대한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학계가 나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근거가 미약한 정보들이 이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정부와 학계가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경고…위해성 논란 가열 세계적 의학 저널인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은 지난해 12월 이례적으로 저널에 신종 전자담배에 대한 별도의 코너를 신설해 공개했다. 또한 새해에는 편집 의견을 덧붙여 전자담배와 관련한 질병에 대한 자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이를 업데이트 하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는 비단 NEJM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다. 세계 3대 저널로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도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전자담배와 관련한 임상보고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액상형 신종 전자담배 사용자가 중증 폐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의학계도 이에 대한 논란으로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건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향을 넣은 전자담배는 완전히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중심으로 일명 EVALI(E-cigarette or vaping product use associated lung injury)라고 명명된 폐질환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고 전문가들은 공통된 목소리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들도 속속 도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보스턴대 의과대학 연구진의 대조 임상 연구가 대표적이다. 총 4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조 임상에서 신종 전자담배를 사용한 임상군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97.7mg/dl을 기록해 흔히 연초로 불리는 전통 담배를 피운 사람(86.1mg/dl)보다 오히려 높았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신종 전자담배가 오히려 연초담배보다 심장질환과 뇌질환 위험성을 높인다며 이에 대한 자제를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경고하고 있다. 신종 전자담배가 더 안전하고 유해성이 없다는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박인원 이사장(중앙의대)은 "의학자라면 어느 누구도 신종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특히 금연에 도움이 된다던지 보조제 역할로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은 더욱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성분 조사를 통해 폐손상 의심물질 검출을 발표한 데 이어 정부가 합동으로 안전관리대책을 내놓고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묵살되는 경고의 목소리…무엇이 이를 막고 있나 하지만 세계 각국 보건당국의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들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진실 공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오히려 음모론까지 대두되며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A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자담배의 위해성에 대해 의견을 낸뒤 몇 달간이나 홍역을 치러야 했다"며 "기사에 대한 비판적인 댓글은 물론이고 학교 메일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비난이 쏟아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대부분 근거가 없는 정도를 넘어 괴담 수준으로 짜깁기된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결국 의학자들의 근거는 믿지 않고 블로그 등에 올려진 괴담을 더 믿고 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맹신이 생겨나게된 근거는 무엇일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지난 2014년 영국에서 이뤄진 연구가 시발점이다. 무작위 혹은 이중맹검이나 대조 연구가 아닌 일종의 리포트 형식이었지만 여기에 명시된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95% 덜 해롭다는 문구는 매우 강력하게 전달됐고 신종 전자담배 애호가들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됐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7회 전자담배 서밋에서 전자담배 위해성 논란은 관리의 문제라고 규정하고 일반 담배보다는 유해성이 적은 것이 분명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유해성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의학은 오늘의 진실에 내일 거짓이 될 수 있는 과학의 영역"이라며 "수년전에 이뤄진 연구로 더욱 세밀하게 설계된 현재의 임상 연구 결과를 뒤짚는다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신종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 중단을 권고하자 정부가 세수를 위해 전자담배를 규제한다는 음모론도 확산되는 추세다. 세금이 부과되는 연초 담배의 사용량이 줄어들자 전자담배에 대한 공포감을 부추겨 세수를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음모론은 인터넷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의학적 근거들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협회는 지난해 11월 식약처가 신종 전자담배에서 유해성분 주 하나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며 사용 중단을 권고하자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극소량의 유해물질 만으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며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학계도 보다 확실한 근거를 쌓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역학조사와 임상 보고서만이 아닌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질병관리본부의 용역을 받아 신종 전자담배와 폐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대한폐암학회도 유사한 주제로 연구 용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근거가 나온다고 해도 현재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유해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음모론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근거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한림의대)은 "국내 모 화장품에서 벤젠이 소량 검출된 것만으로도 회사가 망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전자담배에서 검출된 수많은 유해 물질은 안전하다고 믿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음료수에서 그러한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하면 온 나라가 다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이 성분이 전자담배에 들어있다는데 어떻게 덜 해롭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고 아닌 경고 이상의 대책 주문 "정부와 학계 나서야"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진실공방처럼 변질된 지금의 논란을 정부와 학계가 서둘러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마치 음모론과 같이 정부와 학계의 의견을 몰아가는 현실을 바로잡고 근거를 갖춘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괴담을 지적한 A대병원 교수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왔는데도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들이 방관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의사협회가 직접 나서 정리하고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한의사협회도 대한의학회도 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의미"라며 "의협에 이같은 의견도 전달했는데도 여전히 아무 대응이 없다는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또한 이러한 진실공방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한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명확한 조사와 분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미국 등의 대처 등에 맞춰서 정책 방향을 정하거나 여론 등에 밀려 섣부르게 내놓은 방안들은 오히려 혼란만 부추기게 된다는 지적이다. 강윤희 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임상심사위원은 "영국 등이 전자담배 유해서 논란에 차분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엄격한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예 어떤 전자담배에 어떠한 성분이 들어있는지조차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관리 사각지대를 방치하다가 과학적 근거가 아닌 대통령의 한마디로 사용 제한 권고를 내리면서 진실공방 사태를 부추긴 것"이라며 "정부가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문제들이 이렇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전문가들의 의견과 근거를 종합해 음모론이 새어나갈 수 없도록 명확하게 지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지적한 것과 같이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인용하는 등의 방식으로는 적절한 대처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논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것은 정부 당국외에는 없다는 의견이다. 백유진 대한금연학회장(한림의대)은 "전자담배에 대한 판매금지를 내린 나라는 30여 개국에 이른다"며 "나라별로 중점을 두는 시각이 상이한 만큼 정부에서도 명확한 정책 방향성을 가지고 규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누군가는 이러한 논란에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하고 이는 전문가들의 근거를 통해 정책 입안자들이 해야할 일"이라며 "덜 위험한지 더 위험한지가 주제가 아니라 위험하다는 명제 하나로도 국민건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의학자들의 경고 전자담배 무엇이 위협인가 2020-01-07 05:45:59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액상형, 가열형 등 신종 전자담배들의 무분별한 사용에 문제로 지적된 것은, 단순한 건강 위해성 논란이 아니었다. 글로벌 보건당국을 비롯한 주요 호흡기학회들에서는 이들 전자담배로 인한 특정 폐질환의 집단발생(outbreak) 이슈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관건은 작년 8월부터 신종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폐손상이 발생한 인원에 대해 'EVALI(E-cigarette or vaping product use associated lung injury)'란 용어를 새롭게 정의내리는 한편, 정확한 원인 규명과 폐질환 관리 방안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폐손상 및 사망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의료전문가들은 "액상형 담배에서도 다른 신종담배 못지 않게 위해성을 가졌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히 지목했다. 일반적으로 이들 신종담배가 일반 담배(연초)보다 위해 성분이 낮다고는 하지만, 일반 담배에 비해 기준치 이상으로 특정 유해성분이 배출되는 등 안전성에 대한 증거가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이슈의 중심에 선 EVALI의 경우, 대표적 발생 원인으로는 대마유래성분(tetrahydrocannabinol, 이하 THC)을 비롯한 비타민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미국 등 해외지역에서 핵심 유해성분으로 지목된 THC 외에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 일부 가향물질 성분에서 유해성분이 다량 검출됐다는 대목. 국내의 경우도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정부 합동조사 결과, 시중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를 분석한 자료에서 이들 액상 전자담배의 안전성에는 잡음이 새어나왔다. 국내 유통이 금지된 THC 성분은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나 일부 제품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이슈1. 디아세틸 등 가향물질 3종, 폐질환 가능 사용 금지 기조 실제 '디아세틸(Diacetyl)' '아세토인(acetoin)' '펜탄디온(2,3-pentanedione)'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 '글리세린(Glycerine)' 등 주요 5가지 가향물질들에서는 유해성분 검출 수준이 기존 담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디아세틸, 아세토인, 펜탄디온 등 가향물질 3종에 대해서는 43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가향물질이 나왔으며, 6개 제품에서는 3종의 가향물질이 동시에 검출됐다. 무엇보다 이번 신종담배의 폐손상과 사망 사례 등 문제를 촉발 시킨 미국FDA 역시 "디아세틸, 아세토인 성분의 경우 흡입시 폐질환 가능 성분으로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유럽지역에서도 대표적으로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EU) 담배관리지침(Tobacco Product Directive 2014/40/EU)'에 따라 디아세틸, 펜탄디온을 2016년부터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 국내 전수조사 결과에서도, 문제로 거론된 가향성분에는 유해성분 검출량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디아세틸의 경우 29개 제품에서 0.3∼115.0ppm, 아세토인은 30개 제품에서 0.8∼840.0ppm, 2,3-펜탄디온은 9개 제품에서 0.3∼190.3ppm이 검출되며 기존 담배의 검출량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는 대부분 향을 포함하고 있어 미검출 제품들도 다른 가향물질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폐질환 유발 가능성이 있는 다른 가향물질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디아세틸, 아세토인, 펜탄디온 등 가향물질 3종이었다. 조사 대상에 들어갔던 프로필렌글리콜이나 글리세린의 경우에는, 전자담배를 4주간 사용한 그룹에서는 일부 염증인자가 증가되는 경향은 있었지만 사용을 중단한 1주일 후에는 비사용군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Cancer Prevention Research, 2019). 이미 다수의 학술지에서도 디아세틸, 아세토인, 펜탄디온 등 가향물질은 각종 폐질환 관련 염증지표에도 밀접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세 가지 가향물질 성분과 관련해, 아세토인과 펜탄디온은 디아세틸 성분의 전구체이거나 비슷한 화학구조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전자담배에 널리 사용되는 가향성분인 디아세틸은, 소위 '팝콘 폐(popcorn lung)' 등 비가역적 폐질환인 폐세기관지폐색증에 유발성분으로 지목된다(Food and Chemical Toxicology, 2019 및 Appl. In Vitro Toxicology, 2017). 미국 및 영국에서는 사람 기관지상피세포에서 농도의존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IL-8) 증가시키고 방어기능 손상(barrier dysfunction)을 유발할 수 있어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사용을 금지하는 분위기다. 이어 디아세틸의 전구체인 아세토인도 경고 성분 가운데 하나다. 2015년도 'Nicotine & Tobacco Research'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서도, 아세토인은 세포독성을 증가시키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IL-8 증가,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지적했다. 미국FDA는 이를 인용해 전자담배 가향성분으로 사용되는 아세토인을 폐질환 가능 성분으로 경고하는 동시에, 디아세틸과 마찬가지로 기관지상피세포의 방어기능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거론했다(Environ Health Perspective, 2016). 화학구조식이 유사한 펜탄디온의 경우도, 앞선 디아세틸과 같이 IL-8 증가나 기도 상피세포의 섬유화(fibrotic airway lesions)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Front Physiol., 2018 및 Appl. In Vitro Toxicology, 2017). 이외에도 괴사성비염(rhinitis), 기관염(tracheitis) 및 기관지염(bronchitis)을 유발해 영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을 금지하는 물질에 포함시킨 상태다. 이슈2. 미량 검출된 비타민E 아세테이트, 대식세포 폐포 교환 방해 주목 더불어 국내 유통제품의 액상담배 제품에서는 대마유래성분인 THC가 정량 한계 미만(Not Quantitative, 이하 NQ)으로 보고됐지만,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일부에 미량 검출된 것도 주목해볼 대목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되었으며 담배의 경우 2개 제품에서 각각 0.1ppm, 0.8ppm, 유사담배의 경우 11개 제품에서 0.1∼8.4ppm이 검출된 것과 비교된다. 일단 주요 글로벌 보건당국에서는, THC 이외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유력물질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FDA가 작년 12월 홈페이지를 통해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한 최종 내용에서도 EVALI 환자 관련 제품 검체 중 705개 검사 결과, 451개(약 64%) 검체에서는 THC가 포함됐다. 무엇보다 451개 THC 검출 제품 중 희석제로 49%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고, 24%는 중간사슬 중성지방(medium chain triglycerides)과 같은 희석제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검출량은 미국FDA의 검사 결과와 비교 시 매우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고 미국CDC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부득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임의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과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자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혼입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제조·수입·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품질관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카놀라 오일, 아몬드 오일 및 대마유(THC 함유) 등에 흔히 존재하는데, 그대로 섭취시에는 유해하지 않으나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오일성분이 폐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lipoid pneumonia) 유발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제 학술지인 NEJM 2019년 12월20일자에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전자담배 혹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폐손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Vitamin E Acetate in Bronchoalveolar-Lavage Fluid Associated with EVALI). EVALI 의심 환자에서 기관지폐포세척액 내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분석한 결과, 51명 EVALI 환자 가운데 48명(94%) 인원의 폐 세척액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반면, 궐련 및 전자담배 흡연자 등 건강한 비교집단에서는 단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비타민E 아세테이트 흡입에 대한 안전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겔 상태에서 액상으로 전환할 때 나타나는 변화가 일부 호흡기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있는 기전"이라고 밝혔다. 대한금연학회 회장인 백유진 교수(한림대 가정의학과)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지용성 지질의 특성을 가지는데, 폐포를 통해 가스교환이 되는 산소 호흡과정에서 기름이 다량 들어가면 폐포 교환을 방해하게 된다"면서 "조직 대식세포가 해당 기름을 포식하는 과정에서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CDC 조사에서도 폐 세척액을 분석한 결과 해당 환자들의 경우 기름과 대식세포가 많이 관찰된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슈3. EVALI 대응방안 구축 초점, 국내외 가이드라인 개정 활발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외 보건당국은 EVALI 관리 방안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였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첫 보고서 격인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망 등 안전성 문제를 지적한 '의료진용 임상 가이드라인'을 작년 10월 공개했다. 여기서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호흡기 질환 증상을 EVALI라고 새롭게 정의내리는 한편, 환자 문진시 호흡기 및 위장관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의 경우 전자담배 사용여부를 반드시 물어볼 것을 주문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CDC 산하 폐손상반응임상연구그룹(Lung Injury Response Clinical Working Group)의 자문을 통해 업데이트된 것으로, 주요 내용을 보면 영상학적 진단을 포함한 초기 환자 평가에 더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사례, 퇴원 결정을 내린 경증 환자의 경우도 48시간 이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는 등의 사례를 보고했다. 특히 EVALI 의심 환자의 95%가 호흡이 짧아지고 기침, 흉통 소견을 보였으며 77%는 구역,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도 경험했다. 절반 가까운 환자에서는 중환자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22%는 호흡 문제로 인해 기계환기장치(mechanical ventilation)를 필요로 하기도 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에서는 권고사항으로, 호흡기 또는 위장관 증상을 보인 환자들을 문진할 시엔 EVALI 발생 가능성 등 다양한 원인을 열어두고, 전자담배 사용여부 등을 모든 환자에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환자들에서 퇴원 이전에 최소 24시간~48시간까지 맥박·호흡·체온·혈압 등 활력징후(바이탈 사인)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퇴원이 결정된 환자들에서도 48시간 이내 모니터링을 시행할 것을 추가했다. 여기서 최근인 2020년 1월 2일(현지시간) 2차 업데이트된 EVALI 중간 분석결과(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 보고서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지역에서는 지난 10월 15일까지 총 1,479건의 EVALI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사망자 수는 33명에 달했는데, 이는 올해 1월초 집계 결과 더 늘었다. 2020년 1월 2일까지 집계된 EVALI 관련 증상을 보인 환자는 총 2561례, 5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했다. 특히 이러한 수치는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는 대목이다. 더불어 EVALI 증상과 관련 재입원 한 환자의 70.6%와 사망 환자의 83.3%가 한 개 이상의 만성 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는 대조군에서 만성 질환을 동반한 비율이 25.6%에 그친 것과는 뚜렷한 차이였기 때문. 언급된 만성 질환으로는 심장질환을 비롯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수면무호흡증 등 만성 폐질환, 당뇨병 등이 해당됐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폐손상 및 사망 사례에 대한 학회의 경고 입장과, 국내 역학데이터 구축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미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사망 사례가 보고된 만큼 궐련형 담배보다 안전하다거나 덜 해롭다는 주장에 근거들이 힘을 잃고 있는 이유다. 결핵 및 호흡기학회 박인원 이사장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해성이 적다거나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어려워졌다"면서 "진행 중인 연구 용역을 통해 국내 데이터가 만들어진다면 어느정도 논란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학회는 국내 역학 데이터와 관련해 '만성기도질환 환자의 신종 전자담배 사용 실태 및 호흡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주제로 액상 전자담배에 안전성과 위해성 자료 분석에 돌입한 상황이다. 백유진 교수는 "통상적으로 신종담배의 경우 사용 방식이 기기마다 다르고 장기적인 노출 문제라든지, 청소년층에서 사용했을 때 일반 담배로 전환하는 관문이 되는지 등 산적한 문제들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덜 위험한 제품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경고하는 금연학회의 성명서를 발표했고, 대한의사협회지 2월호에는 관련 정책방향 제언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담배 안전성 2R..."괜찮다" 인식 어떻게 생겼나? 2020-01-06 05:45:59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전자담배를 둘러싼 시각은 양극단을 달린다. 일반담배 대비 덜 위해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해 첫 사망 보고가 나오면서 안전성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과도한 공포심 확산이 전자담배가 가진 긍정적 측면을 가릴 수 있다거나, 전자담배를 안전하다고 보는 막연한 기대감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전자담배가 결코 일반담배 대비 더 안전한 것은 아니다"라며 입을 모으는 상황. 과연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인식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안전하다는 인식, 어떻게 생겼나? 전자담배의 보급과 유행, 대중화의 역사는 10년이 넘는다. 일반담배 대비 '안전'하고 '편하다'는 인식의 확산과 함께 흡연자들에게 일반담배의 대체재로 등극한 것. 담배를 끊을 수 없다면 차라리 '덜 위험'한 전자담배를 피는 편이 낫다는 판단 때문에 보급화의 길에 접어들었다. 쉽게 말해 전자담배를 둘러싼 인식은 일반담배보다 덜 위해하면서 흡연 욕구를 줄여주는 금연보조제 역할을 같이 가지고 있다. 이런 인식은 어떻게 생긴 걸까. 전자담배와 관련한 '강력한 믿음'은 2014년 영국 데이비드 J 너트(David J Nutt) 연구진이 이끈 연구에서 나왔다. 해당 연구에서는 "전자담배는 일반담배 대비 95% 덜 위해하다(e-cigarettes are 95% less harmful to users than smoking)"는 문구가 직접 등장한다. 수치상으로 95% 덜 위해하다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전자담배=안전하다'는 등식이 대중에게 각인됐다. 문제는 해당 연구가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거나 메타분석과 같이 실증적 자료를 기반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 이는 과학적인 연구가 아니라 패널들을 모아놓고 주관적인 견해들을 종합한 의견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해당 내용은 연구 방법론에도 등장한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를 의사 결정 회의 방식을 통해 도출했다(we used the approach of decision conferencing, sought from participants their expert judgments and not opinions)고 언급했다. 폐암학회 관계자는 "해당 연구가 전자담배의 인식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이후 전자담배 제조 업체들도 해당 문구를 인용하거나 직접 생산한 자료에서 수치로 안전성을 평가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가 최근 논란이 된 것도 안전하다는 인식의 배신 때문에 파급력이 컸던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의심없이 전자담배를 담배의 대체재로 생각하거나 금연 욕구를 저해하는 보조제까지 생각하기에 이르렀지만 학술적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업체가 이와 유사한 자체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전자담배 긍정론에 불을 지폈다. 2017년 필립모리스는 "국제기관의 58가지 유해물질을 측정한 결과 아이코스는 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평균 90% 적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2018년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의 암 발생에 대한 영향을 연구한 결과도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담배 연기에 노출시 폐기종과 폐암 발생에 민감한 종으로 개발된 실험용 쥐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전체 18개월동안 일반담배 연기, 아이코스 증기, 공기(대조군)에 각각 노출시켰다. 그 결과 일반담배 연기에 노출된 그룹의 폐암종 발병률 및 다발성(개체 당 종양 개수)은 공기에만 노출된 그룹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평균 90% 감소했다는 결과는 자체 연구뿐 아니라 독일과 미국, 영국, 일본 등 여러 국가기관에서 확인된 과학적인 사실"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WHO 지정 9가지 유해물질이 평균 90% 적은 것은 식약처 분석 결과에서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안전하다 vs 안전하지 않다, 극단적 시각차 원인은? 최신 연구결과에서도 전자담배의 시각차는 양극단을 달린다. 유해물질이 적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결과가 있지만 최근 잇단 흡연자 사망 사건은 전자담배 이슈가 일면적으로 해석 가능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뭘까. 그리고 미국에서 사망자가 집중된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자담배의 분류가 액상/궐련형/고체형으로 나뉘는데다가 각 제조사의 성분 비율, 구성, 가향 첨가 방식, 흡연 방식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관계자는 "사람들은 전자담배를 하나의 제품처럼 인식하지만 전자담배는 뭐가 들어있는지, 성분 비율이 어떤지, 흡입 방식이 어떤지 등 너무나 많은 조합이 있다"며 "새로 제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를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는 단편적 시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위해 물질 성분 수가 적거나 함량이 낮은 '일부 전자담배'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공식처럼 대입시켜 전자담배는 모두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는 없다는 것. 그는 "매번 전자담배를 일반담배와 비교해서 덜 해롭다고 강조하지만 이제는 전자담배를 그 자체로만 바라보고 해로운지 여부에 집중해야 한다"며 "흡입 기기, 성분 비율 등 변수가 너무 많아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1:1로 비교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현행법상 연초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만 담배로 인정하기 때문에 줄기에서 추출하거나 합성한 니코틴은 엄밀히 말해 전자담배도 아니"라며 "법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이를 정책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만이 능사 아냐…전자담배는 억울하다? 이번 위해성 논란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주요 인자로 거론되면서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성분이 주로 대마 성분을 함유한 카트리지에 혼입되는 까닭에 대마가 불법인 한국에서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이슈라는 것. 특히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특별한 '위해 성분'이라기 보다는 기름과 같은 지용성 성분이 폐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기전이기 때문에 위해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이다. 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기름과 비슷해서 다량이 폐포에 들어가면 대식세포가 반응하면서 염증이 일어난다"며 "미국 CDC 조사에서도 폐 세척액 분석 시 기름과 대식 세포가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세먼지 논란 시 고등어 구이가 언급된 것도 조리시 미세한 기름 방울이 공기중에 녹아들고 이것이 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며 "다만 전자담배는 지용성 성분이 대량으로, 직접적으로 흡입되고, 그 빈도 수가 월등히 높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전자담배 사망자 발생 등 문제가 집중된 것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 때문으로 보인다"며 "휘발유에 가짜 기름을 섞어 팔듯이 비싼 대마 대신 비슷한 점도와 성질을 가진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섞어 팔면서 위해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전자담배를 구성하는 필수 성분이 아니다. 값싼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비싼 대마 성분과 섞어 팔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어 대마가 합법인 미국의 일부 주를 중심으로 이같은 섞어 팔기가 건강 이슈를 발생시켰다는 것. 국내에선 굳이 비타민E를 섞을 필요가 없지만 일부 미국산 제품 및 원료가 수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월 발표한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 조사 결과에서는 THC(대마 성분의 일종)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나 13개 제품(8.5%)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모 업체 관계자는 "최근 유해성 논란이 있었던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액상형 성분으로 우리와는 관계없다"며 "해당 성분 자체는 독극물이 아니라 단지 기름처럼 폐에 들어가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고, 국내의 유입 가능성도 희박한데 무분별한 추측들이 전자담배 공포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전자담배에는 온갖 화학물이 들어가고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다"며 "가향 물질 역시 염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있어 사망 이슈가 비타민E 아세테이트에서 기인했다고 밝혀져도 여기서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분 조합, 가향 물질 비율 등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고, 학술적으로도 장기간 전자담배 성분에 노출됐을 때의 영향, 기기별 흡연 방식에 따른 위해 성분 방출량 변화 등을 살펴야 한다"며 "게다가 미국의 폭증한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처럼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흡연으로 이어지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지도 봐야한다"고 경고했다. 급작스런 전자담배 이슈에 관련 학회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아직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학회 입장은 결코 궐련형에 비해 전자담배가 덜 해롭지는 않다는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금연연구회 김재열 교수는 "이미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사망사례가 나온 만큼 절대로 궐련형보다 안전하다거나 덜 해롭다는 주장은 근거를 잃었다"며 "지금까지 궐련형 담배로 인한 직접적 사망 원인이 보고된 적은 한건도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닥튜버가 본 펜벤다졸 사태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2020-01-03 05:45:58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정보를 쏟아내는 채널이 포털사이트에서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다. 검색도 유튜브에서 하는 시대에 의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주로 다루는 콘텐츠는 의사의 전문성을 살려서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정보'다. 유튜브가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 잡다 보니 SNS를 품격있게, 의료윤리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내부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자체적으로 '의사 소셜미디어 사용 가드라인'까지 만들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KSMO TV_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 '산부인과TV' 박혜성 원장(해성산부인과), '닥터짹튜브' 닥터짹(신경외과 전문의) 등을 초청해 유튜브 바다에 뛰어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youtube환자를 보면서도 유튜버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의료정보'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에 대해 거듭 고민하고 있었다. 박혜성 원장: 의학이라는 것보다는 환자가 뭘 알고 싶어 하는 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는 치료에 대한 것보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를 궁금해한다. 의사는 진료에 있어서 음식의 중요성을 환자에게 말하지 않다 보니 '음식'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환자의 니즈(Needs, 요구)가 있는데 의사가 무시하면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제공하게 된다. 파라메디컬(paramedical, 의료보조) 한 부분도 의사가 제공하면 좋다. 이상철 교수: 학회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다 보니 개인적 경험보다는 근거중심 정보를 다루고 있다. 암과 관련한 음식, 대체의학, 민간요법 등을 다룰까에 대한 논의도 많이 했는데 해당 분야를 업으로 하는 집단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의사가 보기에는 근거가 없지만 다루기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여러 사람의 이해가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닥터짹: 의사는 환자 진료가 본업이다. 유튜브도 내가 재밌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주제를 최대한 다뤄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타 진료과 이야기를 힘들지만 건드려야 할 때가 있다. 그 때는 한층 더 공부를 많이한다. "의사라면 펜벤다졸 먹어라 당당히 이야기 못한다" 닥터짹: 펜벤다졸 사태는 근거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의사라면 어처구니가 없다. 근거가 떨어지기 때문에 약에 열광하면 안 된다. 분명 잘못된 것인데 잘못됐다고 하면 화부터 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심지어 의사가 나서서 암 환자가 먹어야 할 펜벤다졸의 용량, 용법까지 제시하며 유튜브를 하고 있다. 의사들끼리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이상철 교수: 기전적으로 이야기하면 기생충 약은 1~2회 먹게 된 약이고 소화가 안되게 설계돼 있는 약이다. 매일 먹어서 암세포에 약 성분이 전달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실험실에서 세포에 뿌리는 방식으로 했을 때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 1년에 한두번 먹는 약인데 한 달, 두 달 내내 먹는다고 했을 때 부작용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는데 유튜브에서 난리가 났다. 의사들 중에서 권장하는 사람이 있으니 미칠 것 같은 상황이다. 사실 펜벤다졸처럼 경계선을 명확하게 비난할 수 있는 행위도 있지만 수입을 목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의료 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무지 많다. 이들을 대놓고 비난하기가 너무 어렵다. 사회가 점차 근거 중심의 의료 행위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면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제는 NO…자연스러운 정화가 답 닥터짹: 규제가 말은 쉬운데 안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피하는 방법이 나온다. 전체적인 인식이 좋아져야 한다. 이상철 교수: 수가 정책에 문제가 있는 의료시스템에서 2차 병원이 살아남지 못하고 있다. 비타민 요법, 온열요법을 함께 하면서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의학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렇지만 행위로만 규제하기 시작하면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사회적 인식을 바로 가져가기 위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유튜브 콘텐츠도 선을 넘는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하면 이슈가 되고 그것들이 무너지고 자연스럽게 정화되는 형태로 가야 한다. 박혜성 원장: 유튜브도 노란딱지(광고 제한 또는 배제 아이콘으로 유튜브가 약관을 지키지 않은 콘텐츠에 붙이는 경고 표시) 등을 통해 자체 규제를 하고 있다. 낮은 근거로 이야기하는 의사들의 행동이 거슬리긴 하지만 유튜브는 철저히 시장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경쟁, 필요에 의해서 가는 게 맞다. 닥터짹: 유튜브 구독자는 TV 앞에 있는 대중과 다르다. 하나의 방송국을 챙기고 봐주는 사람들이 아니고 크리에이터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사람들이다. 잘못하거나 헛소리를 하면 바로 지적한다. 시청자가 내용에 대해 스스로 검증하고 토론하면서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유튜브, 시작은 쉽지만 성공은 어렵다" 박혜성 원장: 의사가 진료실에 앉아 오는 환자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소통을 해야 한다. 의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환자 눈높이에서 환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유튜브를 시작하기는 쉽지만 구독자를 늘려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유튜브를 통해 소통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상철 교수: 자기만족이나 기록을 남겨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누구나 유튜브에 뛰어들 수 있다. 유튜브는 의사 활동 중 추가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여기에 올인하는 의사들은 많지 않다. 스트레스를 너무 크게 받지 않으면서 해야 한다.
닥튜버들에게 물었다…의사들은 왜 유튜브에 열광할까? 2020-01-02 05:45:57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진료실은 좁다. 유튜브의 바다로 뛰어들어 환자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의사들이 점차 늘어나 의사유튜버의 줄임말인 '닥튜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환자들과의 소통의 장을 확대하는 닥튜버들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지난한해 동안 닥튜버들이 많은 곳에 초청받아 강연을 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본사 스튜디오에 'KSMO TV_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산부인과TV' 박혜성 원장(해성산부인과), '닥터짹튜브' 닥터짹(신경외과 전문의) 등을 초청해 신년대담을 개최했다.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선 닥튜버는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들이 유튜브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닥튜버들은 유튜브를 통한 환자의 소통이 진료실에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3명의 닥튜버 방향은 다르지만 시작은 하나 '환자 건강' 이상철 교수 : 개인적인 유튜브 채널과 다르게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학회에서 홍보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고 홍보활동을 하면서 민간요법 등의 항암치료 때문에 치료의 적정, 표준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 부분이 환자들에게 잘못 오용돼서 피해를 끼치는 사례를 느끼고 있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는 차원에서 신뢰할만한 기관, 올바른 채널에서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 박혜성 원장 : 은퇴 후에는 성교육을 하고 싶었고 관련된 공부를 꾸준히 해왔다. 글을 읽고 쓰다가 학회에서 발표도 하고 팟캐스트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 팟캐스트가 실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산부인과에 오는 환자들이 궁금한 것을 만들어야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 닥터 짹 : 레지던트와 펠로우를 넘어가면서 일을 할 때 반복 작업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매번 해야 하는데 반복적으로 설명해도 전달이 잘 안 되니하나의 플랫폼과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가 있으면 개인적인 수고도 줄고 환자에게도 좋을 것으로 봤고, 그것을 기점으로 콘텐츠가 쌓였을 때 아카이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박혜성 원장 : 진료실에서 매번 같은 질문을 받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설명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무료 성교육도 따로 진행 봤지만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환자들이 궁금한 것을 만들고 환자들과 소통이 되는 것 같다. 의사가 된지 30년이 됐는데 어려운 수술을 해도 고맙단 이야기를 잘 못 들었지만 지금은 환자들이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필요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다. youtube 닥튜버 순수한 환자와의 소통?…"마케팅&8231;개인브랜드화 목적 없을 순 없어" 박혜성 원장 : 저 뿐만 아니라 현재 많은 산부인과의사들이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다. 환자에게 설명하고 싶은 내용이나 공부한 내용을 알려주지만 많은 닥튜버들의 첫 번째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유튜브를 시작하는 의사들이 강남에 있는 의사들인 것을 보면 설명이 쉽다. 닥터 짹 : 결국 유튜브는 개인의 채널이기 때문에 의사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은 개인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이상철 교수 : 의사가 특정대상자를 위해서 하긴 어렵기 때문에 직접적인 광고라기보다는 스스로의 신뢰도를 올리는 방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향후 환자들에게 신뢰도를 주거나 충성도를 올리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해 보인다. 박혜성 원장 : 마케팅 효과를 봤냐고 물어보면 사실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다. 다만 효과를 보고 안 보고를 떠나서 만약 진료실에서 성교육이든 성상담이든 a부터 z까지 알려줄 수 없기에 의사가 상담을 못해준 것을 업로드 한다면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하지만 오늘 자리한 세명의 닥튜버의 사례만 봐도 모든 닥튜버가 본인의 정보나 병원명을 오픈하는 것은 아닌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상철 교수 : 종양내과학회 채널인 만큼 오픈해서 하고 있지만 환자나 보호자 중에 영상내용을 바탕으로 의료사고나 무언가 만족하지 못한 환자들이 실제 그 사람에 어필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개인병원이거나 봉직의는 사실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학병원이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긴 하겠지만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닥터 짹 : 개인적으로도 익명으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시는 분들은 다 알고 굳이 찾고자 하면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익명을 유지하는 이유는 댓글 중 환자가 자신은 이런 것 때문에 억울한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댓글이 달린다. 하지만 직접 진료를 본 것이 아니고 그런 것에 대해서 알 수 없다. 언젠가는 오픈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상철 교수 : 물론 과의 특성마다 조금 다른 부분은 있다. 홍보를 많이 원하는 파트에서는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정보제공이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그런 불이익을 막고 싶은 생각이다. 박혜성 원장 : 개인적으로 성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채널로 운영하고 있지만 양면의 날이다. 연예인이 이미지를 먹고살다가 한 번에 끝날 수도 있는 것처럼 닥튜버의 채널도 철학과 역할이 없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닥튜버들 항상 시간이 애로사항…댓글에 상처받기도" 닥터 짹 :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물론 외주라는 방법이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 비용이 부담됐기 때문에 스스로 부딪히는 수밖에 없었다. 영상편집, 자막 등이 사람을 정신 못 차리게 할정도로 시간을 잡아먹고 지금은 그나마 조금 빨리하는 방법을 읽혔지만 다른 일을 다 하고 자투리 시간에 모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상철 교수 : 학회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편집은 외주를 맡기기는 한다. 하지만 20~30분정도 되는 영상을 작업하기 위해 자막과 각주를 다는데 영상 하나당 왔다갔다하는 시간이 1주일씩 걸린다. 아무래도 내용자체가 일반 편집자들이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자막의 포인트와 용어들을 지정해주지 않으며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 박혜성 원장 : 다른 사람이 안하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서 주제를 찾는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제일 실망스럽고 괴로운 것이 나름대로 유익할 것이라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욕하는 댓글이 있으면 신경 쓰인다. 병원 홍보야 일부 될 수 있지만 시골에 산부인과를 하면서 돈이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산부인과의사로서 우리나라 성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인 그곳에 욕이 달리면 굉장히 서운하다.
"따뜻한 온돌방으로 차별화...환자도 의료진도 행복" 2019-12-27 12:00:58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어르신 환자분들이 좋으면, 의료진도 행복합니다." 천안 소재 의료법인 아름다운마음의료재단(이사장 배상혁) 참조은요양병원의 변화와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13년 12월 개원한 천안 참조은요양병원은 도심권 사랑방 같은 친근함 속에 노인환자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몇 안 되는 요양병원이다. 참조은요양병원은 지하 1층, 지상 4층, 150병상 규모로 가정의학과와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 의사 4명과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약사, 보건직 그리고 행정직 등 64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9년 9월 현재, 입원환자 평균 재원 133명을 비롯해 연인원 입원 3만 6481명, 외래 2000명 등 90% 가까운 병상 가동률을 보이는 작지만 내실 있는 진료실적을 지니고 있다. 입원환자 구성비율의 경우, 고도 중증질환이 40%를 넘어선 상태로 중증 중심 요양병원 수가개선을 이미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참조은요양병원의 잠재성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온돌병실 도입 등 파격적 시도와 과감한 투자이다. 기존 침대 중심의 병실 개념을 깨고 노인환자들의 정서를 반영한 온돌병실을 도입해 환자들의 만족감과 탈신체억제 시너지 효과를 도출했다. 치매와 뇌경색 노인 환자들이 지닌 혼자 말과 공격성 등 문제행동이 온돌병실 생활 이후 급감했으며, 침상을 내려오려는 행동으로 불가피했던 손목 억제대는 사라졌고 기저귀 착용 역시 현격히 개선됐다. 참조은요양병원은 온돌병실에 일대일 방식으로 간호인력을 투입해 간호처지와 공동 식사, 취미생활 등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새로운 병실문화를 마련한 셈이다. 또 다른 특징은 중증환자 전담 완화의료 전문병동이다. 완치가 힘들어 대형병원에서 전원된 중환자 전용 병실(ICU)을 별도 마련하고 상시 인력을 배치함과 동시에 간호병동에 이들 환자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설을 설비했다. 무엇보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오너인 이사장의 환자 중심의 마인드이다. 젊은 시절 소위 잘 나간 사업가였던 배상혁 이사장(59)은 당뇨와 심근경색으로 고비를 넘기면서 새로운 목표인 요양병원 개원에 열정을 쏟았다. 개원 초기 일부 의사들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나 마음에 맞는 전문가를 영입 후 환자들을 위하는 정성에 병원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배상혁 이사장은 "제조업에 종사했던 저는 병원 운영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진이다. 김종현 진료원장을 위시해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보건직 그리고 행정직 등 전 직원 모두 참조은요양병원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겠다는 열정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벌려고 요양병원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젊은 시절 당뇨 등으로 큰 위기를 넘기면서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병원이 저에게 주여진 소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의료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 천안과 충남을 뛰어넘어 전국 최고의 요양병원이 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참조은요양병원은 천안 성정동 지역주민을 위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 등으로 지역 내에 신뢰감을 쌓은 상태다. 2016년부터 직원 송년회를 없애는 대신 이사장과 전 직원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소외된 지역 주민을 위해 성금을 주민센터에 전달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배상혁 이사장은 "의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대학과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견문을 넓혀야 결국 병원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환자들과 직원들을 존중한 참조은요양병원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예고했다.
양주 덕정지구 '한국병원' 개원 호재 '낙수효과' 노려볼까 2019-12-23 05:45:58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양주신도시에 위치한 덕정지구가 개원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형성된 지 오래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450병상 이상으로 들어서는 한국병원 호재를 타고 개원가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특히, 한국병원 바로 앞에 부속상가를 짓고 병원 내에 없는 특정과목의 개원을 받으면서 안과, 이비인후과 등의 전문과목은 개원을 노릴 수 있다. 양주 한국병원은 덕정지구에 450병상 규모로 건립 중으로 최대 증축할 경우 650병상까지 늘어날 예정이며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이 위치한 곳은 덕정지구이지만 근처에 큰 병원이 없다는 강점을 살려 양주 신도시 내에 위치한 회천지구와 옥정지구의 유동인구를 함께 흡수한다는 게 병원의 전망이다. 진료예정과목은 ▲내과(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혈액종양내과, 류마티스내과) ▲외과(정형외과, 흉부외과, 일반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임상병리학과 ▲방사선과 ▲통증의학과(마취과) 등 7개 과와 응급의학과다. 개원가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병원과 함께 지어지고 있는 바로 앞의 메디타운상가. 한국병원이 병원 내 진료예정과목을 제외한 다른 전문과목 개원을 받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종합병원 개원 낙수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덕정지구의 중심 상권이 사실상 개원 포화상태인 점을 고려했을 때 신규 개원을 노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핫스팟이라는 점도 매력요인이다. 실제 메디칼타임즈가 회천3동행정복지센터가 위치한 3거리의 주요 상권의 빌딩을 살펴봤을 때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은 물론 정형외과, 산부인과까지 위치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정지구 부동산 관계자는 "상권이 형성 된지 시간이 지난 상태이고 매물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이라며 "중심상권에 위치해 환자들이 많이 오는 상황이라 한국병원 개원 이후의 상황은 예상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덕정지구의 경우 신도시처럼 상권이 형성 된지 얼마 안 된 상태라 늦은 개원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요 상권가와 떨어져 있는 곳의 신규개원 고려가 가능하다. 메디타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건물이 올라가고 있으며, 개원은 2층부터 4층까지 가능한 상태. 현재 피부과 1곳이 문의해 계약에 근접한 상태라는 게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만일 피부과가 개원을 확정짓게 된다면 안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의 전문과목의 개원이 가능하다. 다만, 개원을 고려할 경우 주의해야할 점은 건물 완공시기가 아직 8개월에서 10개월 정도 남은 상태기 때문에 당장 개원을 목표로 알아보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메디타운의 경우 현재 분양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만 임대를 먼저 고려하는 개원가 특성상 그 부분에 대한 문의로 함께 받고 있는 상태다. 분양가는 의원이 개원 가능한 2층부터 살펴봤을 때 2층은 계약면적 실평수 당 1100만원, 3층이 980만원, 4층이 910만 원 선에서 거래가가 형성돼 있다. 덕정지구 메인 상권의 경우 50평을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정도가 평균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개원입지 전문가는 "병상수가 많은 병원을 뒤에 두고 겹치지 않는 과목을 진료한다는 점에서 메리트는 있다"며 "다만, 주변 의정부성모병원, 곧 개원할 을지병원 등과 비교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낙수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를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65일 기상부터 취침까지 재활관리...의료진 밀착 대동" 2019-12-18 05:45:55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환자가 기상해서 취침까지 365일, 24시간 병동 생활 속 재활을 실천한다." 일본 후쿠오카 지역에 위치한 고쿠라재활병원의 핵심 이념이다. 일본 최고 재활을 자랑하는 고쿠라재활병원은 내부 구조부터 일반 병원과 달랐다. 탁 트인 병원 로비는 편안한 느낌을 줬으며, 행정실과 약제실 등 전 직원의 모든 업무를 투명 창으로 외부에서 볼 수 있도록 개방했다. 하마무라 아키노리 명예원장은 "병원 같지 않은 병원,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편하게 느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재활의학 권위자로 그의 인간존엄 정신이 투영된 고쿠라재활병원의 병동도 남달랐다. 병동 넓은 복도에는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휠체어나 비품 등 어느 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한국 방문단 견학을 안내한 고쿠라재활병원 행정 간부는 "필요한 비품은 복도 벽 안쪽에 비치했다. 병실 일상생활 속 재활을 위해 넓은 복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 재활의 실천은 세심함과 과감한 투자로 이어졌다. 병동마다 별도 식당을 비치했다. 병실 내 생활을 지양하고 환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유도해 조기 재택복귀까지 선순환 시스템을 마련한 셈이다. 물론, 환자들의 모든 동선에는 의료진이 밀착해 대동한다. 병실 구조 역시 환자 중심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했다. 4인실 구조를 보면, 환자별 생활을 보호하는 칸막이 개인장과 1인실 못지않은 넓은 병실 공간과 안정감을 주는 조명 그리고 공동 사용하는 화장실을 중간에 배치해 환자들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198병상(회복기 병상+재활치료시설)인 코쿠라재활병원은 재활의학과 전문의 11명과 110명에 달하는 간호인력 거기에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만 175명이다. 환자 1명을 맨투맨으로 재활시키고도 남은 의료인력을 보유한 셈이다. 한국 요양재활병원의 딜레마인 신체구속 억제와 욕창은 사라진 지 오래다. 입욕 문화가 발달한 일본 정서를 반영해 노인환자들을 위한 일반 욕실과 거동 불편환자를 위한 기계식 욕실 등 환자 중심 배려가 곳곳에 배여 있었다. 2018년 한 해 동안 회복기 재활병동(158병상) 평균 재원일수 86.8일, 자택 복귀율 78.9%, 재택 복귀 84.9% 등 일본 최고 재활병원다운 성과를 도출했다. 고쿠라재활병원의 설립한 노인홈(한국의 요양원)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역포괄케어 실천 차원에서 특별양호노인홈인 '고쿠라노 사토'(80병상)를 운영 중이다. 한국 방문단 견학한 노인홈은 생활기와 말기 고령 노인들의 고향에 돌아왔다는 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과 유사한 시골집 분위기를 위해 마주보는 병실구조를 탈피해 지그재그 형식으로 병실을 배치해 고향 길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소 환자 10명을 한 유닛으로 병동마다 의료진을 배치했다. 노인홈 역시 재활 강화 시설과 공간을 별도 마련해 고쿠라재활병원 정신인 생활 속 재활을 실천하고 있다.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시골집 분위기를 연상해 노인홈 병실을 설계했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를 소중히 여기는 배려"라면서 인간존엄 소신을 피력했다. 재활 최강인 고쿠라재활병원 역시 초고령사회 병원 간 경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일본 각 지역에는 고가의 유료 노인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간호인력난도 심화되는 상황이다.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재활에 필요한 젊은 인력이 줄고 있다. 재활을 기피하는 젊은 간호인력이 늘어나고, 병원과 노인홈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간호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재활 거장인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직원들을 위한 흥미로운 연구회를 결성했다. 자칭 '인생연구회'. 환자들의 생활 속 재활을 지탱하는 힘인 직원들의 인생 상담자로 나선 것이다. 하마무라 명예원장은 "인생연구회에는 의료진과 직원 등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업무가 아닌 인생을 자유롭게 논의하는 자리"라면서 "연구회를 통해 직원들의 말 못할 고민을 알게 됐다. 직원들의 고민은 자기 발전의 걸림돌로 격이 없이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최강 재활병원 아성을 세운 고쿠라재활병원의 정신적 리더인 70대 하마무라 아키노리 명예원장의 인간존엄은 환자를 뛰어넘어 전 직원들을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최고 평가 요양병원…그 뒤엔 간호사가 있었다 2019-12-17 05:45:55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일본 후쿠오카 코후엔병원은 요양재활 특화로 전국 요양병원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1940년대 코후엔 요양원으로 출발해 평범한 요양병원에서 지역사회를 넘어 일본 최고 요양재활로 거듭나고 있는 코후엔병원의 비기는 무엇일까. 한국 방문단을 위해 코후엔병원 발전과정을 발표한 키노시타 병원장은 40대 젊은 의사다. 아버지 키노시타 이사장에 이어 3대째 병원을 가업으로 이어가는 코후엔병원. 놀랍게도 코후엔병원 발전과 도약은 한 간호사로부터 시작됐다. 30년 전 20대 젊은 간호사는 요양병원인 코후엔병원에 입사한다. 병실 안에 변기통이 있고 노인환자들은 하루 종일 누워 있고, 치매를 지닌 환자는 신체구속 상태에서 현재 한국의 일반 요양병원과 다르지 않았다. 시골에 위치한 코후엔병원은 인구 고령화로 주민들도, 의료 인력도 대도시로 빠져나가며 경영악화를 거듭한다. 20대 젊은 간호사의 눈에 비친 코후엔병원은 변화가 필요했다. 탈신체억제를 시작으로 와상 상태 환자들을 일으켜 세워 걸어가도록 했으며, 병실 밖 화장실로 배변을 유도했다. 그의 노력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반발을 불러왔다. 의사도 아닌 신입 간호사가 그동안의 암묵적 관례를 무시하고, 치매환자의 신체구속을 해제하고 환자를 일으켜 세워 걷게 하는 재활의료 영역에 침범한 셈이다. 환자를 묶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의료진 경고를 무시한 채 묵묵히 파격적인 간호업무를 시행했다. 시간이 흘러 젊은 간호사의 노력은 탈신체구속 억제와 재원기간 단축, 재택복귀 제고 등 환자들의 미소로 이어졌으며 경영적 성과로 도출됐다. 그 주인공은 코후엔병원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이다. 50대인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의료진은 환자를 묶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나는 무엇이 노인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학습하고 고민했고 이를 실천했다"면서 "환자들을 걷게 하면서 병실 내 배변을 없애고 화장실로 유도했다. 의료진이 아닌 환자 입장에서 가능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코후엔병원의 급격한 변화는 의료진 이탈로 이어졌다.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은 "병원 의료진들의 반발이 거셌다. 그 때 저는 '나갈 사람은 나가라'라며 환자 중심 간호를 지속했다. 현 이사장이자 당시 병원장이 저를 믿고 응원했기에 가능했다"며 "탈신체구속 억제와 와상 상태 환자를 걷게 하는 재활은 실적으로 이어졌고, 그 이후부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모두 아무 말 못했다"고 강조했다. 젊은 간호사의 추진력에는 당시 병원장인 키노시타 현 이사장의 두터운 신뢰감이 내재되어 있다. 키노시타 이사장은 한국 방문단 질문에 "(나카오 간호사 활동을)그냥 묵묵히 지켜봤다"면서 "코끝에 간지러운 환자들은 신체구속으로 얼마나 괴로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코후엔병원은 이를 계기로 빠른 성장을 거듭했다. 병원 이념도 새롭게 정립했다. '환자와 환자 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치료를 제공한다'는 이념 아래 변화하는 재활의료와 재택의료 등 시대흐름을 선도했다. 365일 생활 속 재활에 초점을 맞춰 식사와 배설, 목욕, 보행 그리고 지역 병의원과 연계 강화 등 일본 특성에 부합하는 일상생활 속 재활로 변모시켰다. 이로 인해 급성기병원에서 전원된 입원환자의 복귀율은 70%에 달했으며, 지역 의원의 전원율도 25%를 상회했다. 코후엔병원의 핵심 키워드는 종합진료와 재활 그리고 재택 네트워크이다. 요양병원 재활치료도 수가 가산이 반영된 일본 개호보험 특성상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의 노력과 실천은 지역사회 신뢰로 이어졌다. 와병 상태 전원된 중증환자가 코후엔병원에서 한 달 사이 앉아서 신문을 보는 일반 환자로 탈바꿈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코후엔병원 부단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가 모여 매일 매일 바뀌는 환자별 상태에 따른 최적의 진료방법을 협의해 실천한다. 경영팀은 주간과 월간 진료실적과 경영실적 보고서를 작성해 전 직원이 볼 수 있게 공개한다. 여기에는 급여기준을 넘어서 삭감된 사례까지 포함해 의료진 전체가 코후엔병원 현 상황을 진단하고, 진료과별, 병동별 미흡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하는 능동적인 대처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월차 보고서에는 입원환자의 재택 복귀율과 간호인력 피로도, 환자의 입퇴원 전원 출처와 방문간호 건수 등 환자와 의료진을 배려한 디테일한 기록도 수록되어 있다. 코후엔병원 병실을 방문했을 때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입원환자 이름 옆에 노란색과 주황색, 빨간색 표시가 되어 있다. 환자의 중증도를 표시한 것으로 24시간 돌아가는 병원 특성상 의료진 인수인계 과정 속에서 묻힐 수 있는 환자 상태를 주지시키고 환자에게 한번 다가서는 보이지 않은 룰을 정한 것이다. 키노시타 이사장은 "코후엔병원 의료진은 모두 평범하다. 40년 전 평범한 요양병원에서 요양재활 특화 병원으로 거듭하기까지 나카오 총괄간호부장을 비롯한 모든 의료진이 환자를 위해 부단한 노력과 헌신을 했다"고 말했다. 코후엔병원의 경영 노하우는 환자 중심에서 모든 실적을 공개하면서 전 직원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성장 동력을 부여하는 그들만의 평범함으로 압축된다.
믿었던 독감 백신의 배신 국가예방접종 대 변화 맞나 2019-12-16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인플루엔자 백신이 정작 독감이 유행할때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국가예방접종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0월 초에서 중순으로 맞춰져 있는 접종 시기와 백신의 종류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질병관리본부도 이에 공감하며 개선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맞아도 B형 독감 방어율 20%대…무용론 논란 이러한 논란의 시작은 고려대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내놓은 영유아 인플루엔자 백신의 반감기 연구로 촉발됐다.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실린 이번 연구(doi.org/10.3346/jkms.2019.34.e279)는 과연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뒤 얼마나 그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6개월에서 35개월 사이 영유아 124명을 대상으로 10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3가 백신의 경우 6개월만에 B(Victoria)형 독감에 대한 저항률이 27.9%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B형 독감의 유행이 4~5월에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점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유행 시기에 4명 중 3명이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A형(H1N1)은 83.7%, 또 다른 A형(H3N2)은 94.6%로 상당 부분 혈청 저항률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점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시기에 구멍이 뚫린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연구를 진행한 고대의대 김윤경 교수는 "10월 초에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만 5월까지 독감이 유행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예방 접종 시기를 유연화하는 등 방어율을 높일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 확대 해석은 경계 "그럼에도 맞아야"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확대 해석은 경계하고 있다. 설사 B(Victoria)형 혈청 방어율이 떨어진다 해도 인플루엔자에 취약한 영유아들은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연구를 진행한 김윤경 교수도 이를 무용론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설사 B형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진다 해도 인플루엔자에 취약한 영유아들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 김윤경 교수는 "그나마 자연 감염 등으로 항체가 일부는 있는 성인들과 달리 영유아들은 완전히 인플루엔자에 취약한 상태"라며 "백신 외에는 영유아들을 인플루엔자로부터 보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B형 독감에 취약한 이유와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의 연구로 백신 무용론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드시 영유아들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매년 균주와 접종률, 방어율 등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한 만큼 우선 WHO와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필수적으로 접종을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종현 회장(가톨릭의대)은 "인플루엔자 백신은 결국 확률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균주와 접종률, 방어율 등 수많은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매년 다르게 결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균주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이를 질병관리본부가 재검토 하는 과정, 또한 전문가들과 논의해 유행 시기를 선정하는 것까지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다는 것. 김 회장은 "이러한 연구 결과 하나만을 놓고 백신의 효과를 논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의 추적 관찰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며 "단순히 한번의 결과에 대해 연연하기 보다는 우선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믿고 백신으로 영유아들을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 4가 백신 유용성 강조…질본도 긍정적 검토 그렇다면 이러한 방어율 저하를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4가 백신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행할 인플루엔자 균주와 A형과 B형의 유행 시기를 완전히 맞춘다는 것은 힘든 만큼 최소한 확률적으로라도 도움이 되는 4가 백신의 효용성을 다시 한번 살펴볼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전북대병원 소아과 조대선 교수는 "B형 인플루엔자의 경우 WHO의 권고가 맞지 않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4가 백신에 추가된 B형 균주의 감작 효과를 고려하면 국가예방접종 또한 4가로 전환했을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고려해볼 시기가 됐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반감기 연구에서도 4가 백신의 효용성은 충분히 드러났다. 4가 백신 0.5ml를 처방받은 그룹은 A(H1N1), A(H3N2), B(Victoria)의 항체 저항율이 각각 91.4%, 98.7%, 27.5%를 기록했다. 3가 백신 0.25ml의 경우 각각의 균주에 대해 혈청 저항율이 83.7%, 94.6%, 27,9%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일정 부분 우위를 확인할 수 있다. 4가에만 더해져 있는 B(Yamagata)형 역시 마찬가지로 우위를 점했다. 4가 접종군이 23.8%인데 반해 3가 접종군은 1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소아감염학회 김종현 회장은 "감염 전문가들 누구라도 3가 보다는 4가 백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매년 유행 균주가 변하는 환경상 결국 확률로 계산해야 하는 백신의 특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접종 시기에 대한 부분도 일정 부분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10월 초로 맞춰져 있는 백신을 가능한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경 교수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으로 유발된 보호 항체 반응이 예상되는 바이러스 활동 기간보다 빨리 사라진다면 영유아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예방 접종 기간을 조정해 전체적인 인플루엔자 유행 시즌을 모두 커버하다록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도 이러한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또한 의학계에서 지속적으로 근거를 제시해준다면 충분히 4가 전환과 접종 시기 변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B형 인플루엔자에 대한 취약성과 관련해서는 의학계에 충분한 의견을 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도 강구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4가 백신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들도 충분히 수집되고 있는 상태"라며 "문제는 예산인데 내년도를 목표로 국가예방접종을 4가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과 논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유아들의 B형 인플루엔자에 대한 취약성에 대해서도 의학계와 많은 논의를 나누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인 상태"라며 "이러한 기반 연구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예방접종 정책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