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바뀐 폐렴 지침..."항생제 함부로 쓰지마라" 2019-10-17 05:45:57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12년만에 개정작업을 거친 흉부학회 폐렴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는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2007년 가이드라인이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반면, 이번 지침에서는 모든 성인 환자에 항생제의 적정한 용량·용법 등의 사용을 위한 '항생제 스튜어드십(Antimicrobial Stewardship)'의 도입에 무게를 뒀다. 그동안 경험적 치료 전략을 추천한데서 환자별 객담검사와 혈액 배양 검사를 통한 항생제 사용 전략을 강조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흉부학회(ATS)/미국감염병질환협회(IDSA)가 공개한 성인 '지역사회 획득 폐렴(community-acquired pneumonia, 이하 CAP)' 가이드라인의 최신 개정본은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10월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https://doi.org/10.1164/rccm.201908-1581ST).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는 "전세계적으로 CAP는 사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며 "지난번 가이드라인 이후 10여년간 새로운 임상 데이터가 나왔고, 이후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항생제 스튜어드십 시행에 강력한 임상적 근거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모든 환자에 객담 및 혈액배양 검사 추천,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단독 사용 제한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모든 환자에서 객담검사와 혈액배양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추천했다. 이들은 주요 병원균으로 분류되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또는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에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 경우가 해당된다. 앞서 중증 환자들에만 객담검사와 혈액배양 검사를 추천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 사용에도 제한적인 입장을 취한 것도 차별점이다. 2007년 가이드라인에서는 모든 외래 환자에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단독요법을 강력 권고한 반면 이번 개정 지침에서는 내성 양상에 근거해 외래 환자에 상태를 반영한 뒤 조건부 사용을 추천한 것이다. 세균성 감염과 바이러스성 감염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혈청 '프로칼시토닌' 수치 검사를 진행하는 것에는 기존과 상반되는 입장을 보였다. 이유인 즉슨, 프로칼시토닌 수치가 낮은 환자에서 세균성 폐렴를 완전히 배제할 만한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고 중증 CAP 환자에서는 항생제 치료를 잠시 중단할 만큼 진단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외 해당 환자들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에도 제한을 걸었다. 치료 불응성 패혈성 쇼크(Septic shock)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고려할 수 있지만, 나머지 환자에는 별다른 혜택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개정위는 "경험적 항생제 치료는 광범위한 폐렴 환자에서 실익보다는 손해가 클 것"이라며 "지금껏 나온 임상결과들에서도 광범위 항생제 오남용은 치료성적을 개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한편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락탐(β-Lactam)/마크로라이드(macrolide) 병용전략과 베타락탐/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 병용전략을 모두 선호 옵션으로 추천했다. 이 밖에도 모든 환자에 추척관찰 전략으로 흉부영상 진단은 추천하지 않았다.
재발 걱정하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대안은? 2019-10-14 05:45:58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을 진단 받고 치료 중인 A씨(43, 여)는 "암 환자는 내려놓는 법을 먼저 배운다"고 말한다. 현재 A씨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진단 이후 표적 치료제를 통해 수술 전 보조요법 치료를 받고 수술까지 마친 상황이다. 문제는 수술 전 보조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술 조직에 암이 남아있는 소위 '재발 고위험군'이란 결과를 듣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A씨처럼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는 있지만, 아직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컸다. 올해 갓 중학교에 입학한 딸을 생각하며 며칠을 고심했다는 A씨는 결국 급여가 가능한 다른 치료제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는 "암 환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지금 치료 과정도 힘들지만 대시 재발할 위험이 높다는게 가장 큰 걱정이다. 하지만 돈이라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니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건 그저 내 삶을 위한 욕심일 뿐"이라고 전했다. 현재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재발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떨치기 어렵다는 A씨. HER2 양성 유방암 재발 고위험군에서 재발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치료제는, 여전히 국내 급여 혜택에서 소외된 상황이다. 치료 예후 불량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4명 중 1명 재발 경험"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18년 유방암백서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암 세포의 성장 촉진 신호를 전달하는 HER2 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된 유방암이다. 이렇게 HER2 수용체가 과발현된 경우, 재발이 빠르고 생존기간이 짧아 치료 예후가 불량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실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4명 중 1명은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을 경험하는 것이다. 올해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제8차 유방암 진료권고안에서도,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가운데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혹은 수술 전 보조요법 이후 완전관해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재발 위험이 보다 높은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유방암 환자 관리전략에서 재발과 전이 예방을 강조하는 이유가 그렇다. 흔히 유방암은 치료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재발하거나 전이가 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격전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8.9%에 불과한 반면, 바로 직전 병기인 국소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1.5%까지 치솟는다. 또한 유방암이 재발할 확률은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의 2배에서 많게는 5배에 달한다. '유방암 경험자의 관리'를 주제로 대한의학회지에 실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히 이런 재발 위험은 유방암으로 처음 진단 받은 이후 30년까지도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한 것이다. 이로 인해 유방암 환자는 치료 이후에도 재발과 전이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이유다(Journal of the Korean Medical Association, 59(4), 266-275). 유방암은 치료 후 10~20년이 지난 후에 재발하는 경우도 종종 보고되기 때문이다. "재발 고위험군 분류 환자, 새 치료 전략 조속한 검토 필요해" 지난 8월 수술 전 보조요법 이후 수술 조직에 암이 남아있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엠탄신)'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수술 전부터 표적 치료제를 통한 수술 전 보조요법 시행 이후에도 완전관해를 보이지 않은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서 재발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해당 치료제는 글로벌 3상임상시험을 통해 수술 전 보조요법 이후에도 수술 조직에서 침습성 잔존암이 있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즉 재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 그리고 기존 표준 치료 대비 재발 위험을 50%까지 낮췄다는데 의미를 갖는다. 문제는, 아직 급여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점이다. 유방암은 치료 예후, 즉 생존율이 높고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존율이 높은 것은 조기 유방암일 경우이며, 재발 혹은 전이가 되면 생존율이 급감한다. 또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급여가 적용되는 표적 치료제는 현재 허셉틴이 유일한 상황이다. 이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영역에서 허셉틴, 퍼제타, 캐싸일라가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A씨와 같이 재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 혹은 전이가 된 말기 암의 경우,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 및 완화를 목적으로 치료가 이뤄지게 된다. 이미 암 투병을 경험한 환자가 다시 한 번 항암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하는 '환자의 고통'도 문제이나, 추가 치료로 인해 발행하는 사회&8729;경제적 비용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말기 암 환자의 완화 치료를 위한 요양기관 대상 정부 지원금이 2005년 대비 2014년 1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기도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정준 교수는 "유방암의 경우, 10년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만약 재발이나 전이가 됐을 경우 치료 예후가 불량하고 생존율 또한 급감한다"라며 "따라서 조기 유방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재발 위험을 낮추고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설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수술 전 보조요법 후 수술 조직에 암이 남아있는 경우,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유일하게 해당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을 통해 재발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는 캐싸일라가 최근 국내 허가를 받았으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큰 상황이라 조속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 대장암 선별검사 기준 등장에 헷갈리는 의료계 2019-10-11 05:45:57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50세부터 79세까지 건강한 노년층의 경우엔 "정기적인 대장암 선별검사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는 영국의학회지인 BMJ가 처음으로 공표한 대장암 선별검사 전략으로, 주목할 점은 동일 연령층에서 위험도에 상관없이 엄격한 모니터링을 강조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등의 국제 암가이드라인들과 대척점에 선다는 대목이다. 다만 해당 연령층 모두가 아닌, '15년간 누적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3% 이상'인 노년층의 경우엔 대부분의 지침들과 동일하게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권고하는 입장을 더했다. 영국의학회지인 BMJ 10월2일자 온라인판에는 학회 첫 대장암(colorectal cancer) 선별검사 전략에 의견을 모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doi: https://doi.org/10.1136/bmj.l5515). 그동안 공개된 선별검사 관련 임상연구들을 체계적으로 고찰(systematic review)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암발생 위험도가 높은 성인과 달리 건강한 50세에서 79세 연령층의 경우 대장암 선별검사를 엄격하게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선별검사의 경우, 지난 15년간 암발생 누적 위험도가 3% 이상으로 높아진 성인에서만 의무적인 시행을 권고한 것이다. 지침위원장인 임상유효성연구그룹(CERG)의 리세 헬싱겐(Lise Helsingen) 박사는 "이번 전문가 합의서의 개정 배경은 성인 연령층에서 선별검사를 진행하는데 따른 혜택과 위험비의 균형을 잡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관전 포인트는, 암발생 누적 위험비를 놓고 나온다. 위험도가 3% 미만인 성인에서는 대장암 선별검사의 권고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모든 노년층에 정기적인 대장암 선별검사를 강력히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주목해볼 부분인 것. 실제 전 세계 암진료 지침의 레퍼런스 자료로 활용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대장암 가이드라인에서도 엄격한 대장암 선별검사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최신 개정본에서도, 평균적인 위험인자를 가진 50세~75세 연령층의 경우 정기적인 선별검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에 참여한 듀크암연구소 던 프로벤젤(Dawn Provenzale) 박사는 편집자 논평을 싣고 "엄격한 환자 모니터링을 강조한 NCCN 가이드라인의 기조는 그대로 가져간다"면서 "대장암 환자별 맞춤 치료 전력을 고려한다 해도 해당 연령층의 선별검사 포함은 중요하다"고 의견을 냈다(doi: https://doi.org/10.1136/bmj.l5558). 더불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선별검사 옵션으로 일반 대장내시경에 더해 'S상결장내시경검사(sigmoidoscopy)'를 추가했다. S상결장내시경검사와 관련한 15년~17년간 추적관찰을 진행한 세 건의 무작위임상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S상결장내시경검사는 여성에 비해 남성에서 대장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했고(Ann Intern Med. 2018;168:775-82), 여성에서도 선별검사에 따른 일부 혜택은 기대된다는 임상근거를 내놓은 것이다(Lancet Gastroenterol Hepatol. 2019;4:192-93). 이와 관련해, NCCN 가이드라인도 올해 11월과 12월 열리는 정기모임에서도 해당 임상 세 건의 데이터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편집자 논평에서는 "이번 권고사항은 이전 선별검사 경험이 없고 대장암 의심증상이 없으며, 기대여명이 15년 이상 남은 남성과 여성에 모두 적용된다"면서 "대부분의 대장암 선별검사 전략이 50세 이상에서는 개인별 위험도에 상관없이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추천하는데 이는 해당 연령층에서 15년간 암발생 위험도가 1~7% 수준으로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BMJ에 실린 가이드라인에서는 선별검사 전략으로 네 가지 옵션을 추가했다. '분변 면역화학검사(faecal immunochemical test, FIT)'를 비롯한 S상결장내시경검사, 대장내시경의 선별검사 기준을 새롭게 제안한 것. 첫 업데이트를 통해 "15년간 암 누적 위험도가 3% 이상으로 올라간 인원의 경우 네 개 선별검사 전략을 고려할 수 있고, 이들 스크리닝 옵션은 대장암 사망률 감소에 모두 비슷한 혜택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별검사에 따른 심각한 위장관 및 심혈관 이상반응은 아주 드물게 나타났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골목상권 비판 딛고 개원 6개월, 상생모델 제시하다 2019-09-26 05:45:58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으며 개원한 대신요양병원. 대학병원을 소유한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요양병원'인 탓에 개원 당시 지역은 물론이거니와 전체 의료계 안에서도 시장질서 혼란 등을 이유로 큰 비판 감내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 문을 연 지 6개월이 지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모했을까. 최근 메디칼타임즈가 직접 찾은 대신요양병원은 총 330병상 중 200병상만 문을 열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새로 문을 연 병원인지라 전체적으로 '첫발'만 뗐을 뿐 아직까지는 본궤도에는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상급종합병원 첫 요양병원인 대신요양병원은 2016년 3월에 착공, 연면적 1만 5020㎡에 지하 2층 지상 11층, 240대의 충분한 주차공간과 특화된 재활치료실, 인공신장 투석실, 호스피스 완화병동 등 총 330병상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9월인 현재 4개 병동만을 문을 열며 입원환자 130여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병동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는 11월 추가로 병동을 확대하는 동시에 호스피스 완화병동 운영을 위한 의료진 교육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20병동 규모로 문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현재 재활의학과와 신경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의 전문의가 있지만 추가로 혈액종양 내과 전문의까지 채용할 예정이다. 김기림 병원장은 "11월까지 200병상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야 지만 수익과 지출구조가 맞출 수 있다"며 "입원환자의 85%가 동아대병원에서 온 재활환자들이다. 결론적으로 당초 계획했던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신요양병원은 개원 당시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받으면서도 설립의 명분으로 제시했던 동아대병원과의 상생관계를 제대로 구축한 모습이다. 환자의 대부분이 동아대병원에서 전원이 된 중증재활 환자인 탓에 추적관리가 수월해진 동시에 대부분의 임상검사를 동아대병원이 대신한다. 즉 대신요양병원에서는 환자의 재활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이다. 김 병원장은 "피검사를 포함해 모든 임상검사는 동아대병원에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요양병원에서는 임상검사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더구나 자신의 주치의였던 동아대병원 교수들이 입원환자를 추적 관리해주지 않나. 환자의 만족도는 배가 되는 것"이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특히 김 병원장은 그동안 일반 요양병원에서 담다하지 못했던 중증재활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자부했다. 입소문을 탄 것일까.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아주대병원과 건양대병원 등도 요양병원의 운영모델을 눈으로 보기 위해 최근 직접 대신요양병원을 찾기도 했다고. 그는 "솔직하게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고려해 그동안 제대로 된 홍보를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지역 병원들의 오해를 많이 해소시켰다. 일반 요양병원이 하지 못했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활의료기관 지정, 악재 딛고 일어서겠다" 그러나 대신요양병원의 자리 잡기가 이처럼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목표로 삼았던 정부의 재활병원 지정에 있어 대신요양병원은 신청기준 조차 되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서부터다. 지정에 있어 1년 동안의 진료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대신요양병원은 2개월의 진료기록이 모자란다. 이 때문에 대신요양병원은 당초 계획했던 재활병원으로의 탈바꿈을 3년 뒤로 미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요양병원은 요양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면서 재활병원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6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요양병원 인증평가를 준비하는 동시에 3년 동안 재활병원 지정을 위한 준비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병원장은 "3년 뒤를 기약해야 하기에 너무나 아쉽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것이 요양이 필요한 중증재활환자를 치료하는 것이기에 포기할 수만은 없다"며 "내년 상반기 요양병원 인증부터 제대로 받는 등 시스템부터 갖추도록 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애초부터 요양병원에 가기 힘든 중증환자 치료에 매진하려고 설립한 것"이라며 "이제는 인근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도리어 보내는 사례도 있다. 대학병원과 요양병원 사이에서의 새로운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도시 개원 1순위 소청과 '공동개원' 넘어 '병원' 꾀한다 2019-09-19 05:45:59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신도시, 재개발구역 개원 1순위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가 공동개원을 넘어 병원규모로 개원하며 대형화를 꾀하고 있다. 또 어린이병원이 들어서면서 인근 소규모 의원들도 그에 발맞춰 생존전략을 찾느라 고심하는 모습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신도시 소청과의 개원 대형화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김포 구래지구 내 한 아동병원을 직접 찾아가 환자들의 반응과 인근 개원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건물 외벽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0명이 진료를 하고 있다고 써 붙인 플랜카드. 아동병원은 병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공동개원형태의 의원보다 의료진의 숫자가 많을 수밖에 없고 이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진료실로 들어서자 전문의 숫자만큼 진료실이 많아 한 번에 환자가 몰려도 순환이 빠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아동병원을 방문한 환자 보호자 또한 검사가 빠르고 설명에 할애하는 시간이 길다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A보호자는 "주변에 소규모 의원도 있지만 검사도 입원도 빠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선호하게 된다"며 "다른 의원에 다니다가도 주변에서 소개를 받아서 오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또 다른 B보호자는 "작은 의원은 피검사를 외부로 갔다 오느라 오래 걸렸는데 병원규모가 있다 보니 결과도 빠르고 설명도 더 자세했다"며 "아무래도 의료진이 많아서 환자 한명에게 할애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런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아동병원 주변 의원 영향…일부 의원 진료스케줄 늘리기도 이러한 아동병원의 영향일까? 메디칼타임즈가 개원입지 취재를 위해 방문한 다른 신도시지역과 다르게 소청과의원이 눈에 띄게 적은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어린이병원 주변에는 10층 이상 규모의 메디칼빌딩이 2곳 이상 들어서 있지만 정형외과, 안과, 내과, 치과 등의 다른 전문과목 의원이 있음에도 소청과의원이 단 한곳도 없던 것. 어린이병원에서 5분정도 거리에 소청과의원이 한 곳 존재하지만 인터뷰에 응한 보호자에 따르면 해당 의원의 원장은 TV에도 나온 적이 있는 이른바 스타원장. 기자가 해당 의원 방문당시 의원 휴무일이라 직접적인 확인은 불가능 했지만 보호자의 말에 따른다면 개인 경쟁력을 확보한 의원만이 아동병원 옆에서 버티고 있는 셈이다. 또한 아동병원의 개원과 맞물려 진료스케줄의 변화를 가져간 소청과의원도 있었다. 아동병원에서 도보로 10분~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한 소청과의원은 2019년 3월 이후 평일 휴진 없이 진료를 한다는 설명을 담은 용지를 입구에 붙여 놨다. 지난 3월은 아동병원의 개원과 맞물리는 시기로 해당의원도 공동개원 형태로 365일 진료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동병원 개원에 따라 진료 시간을 더 확보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아동병원 형태의 개원은 메디칼타임즈가 방문한 김포 구래지구 외에도 다산 신도시, 인천 청라 신도시 등에도 60병상 규모의 병원급 소아청소년과 개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개원 초기에 경영지표가 판가름 나는 소청과 특성상 전문의 2~3명이 뭉쳐 의원을 개원하는 것을 넘어 입원실을 갖춘 아동병원 형태의 개원을 도모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개원입지전문가는 "신도시에 개원하는 모든 전문과목이 그렇듯 첫 깃발을 꼽을 때 환자유입을 위해 공동개원 형태를 고민하는 추세"라며 "특히 이비인후과나 소청과 같은 경우는 1년 안에 승부가 나기 때문에 더 의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청과는 맘 카페 등의 영향으로 한 계절이 돌면 이미 1, 2, 3등이 결정이 난다"며 "스타의사나 진료에 탁월한 원장은 1인 의원도 상관없지만 규모의 경제로 접근하면서 아동병원까지 고려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큐시미아 등장에 뜨거워지는 비만 처방 시장…가격이 관건 2019-09-02 05:45:59
|초점=큐시미아 출시로 요동치는 비만 시장|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현존하는 비만약 중 가장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로 기대감을 모았던 큐시미아(Qsymia, 알보젠코리아)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면서 비만 시장이 어떠한 모습으로 재편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과거 펜터민 제제 시장을 잠식하며 파이를 키워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시장 전체를 재편하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예정보다 빠른 출시로 공격적 출사표…비만시장 재편 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펜터민(phentermine)과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복합제인 큐시미아의 판매를 승인했다. 이르면 내년 초를 목표로 승인 절차를 진행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가까이 승인이 당겨진 셈이다. 대상은 BMI 30Kg/㎡ 이상이거나 고혈압이나 2형 당뇨병 등 동반질환을 보유한 BMI 27Kg/㎡ 이상의 성인으로 사실상 기존 치료제와 크게 차이가 없는 부분이다. 큐시미아는 이미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며 국내에서도 기대감이 높았던 약물이다. 실제로 EQUIP, CONQUER, SEQUEL 등 각종 대조 임상 시험에서도 큐시미아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를 보이며 업계 재편을 예고했다. CONQUER 스터디의 예를 보면 2487명을 대상으로 한 대조 임상에서 큐시미아를 복용한 환자들은 1년만에 10.2kg의 체중이 감소했다. 위약군(1.4kg)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다른 치료제와도 이미 기량 차이가 충분히 입증됐다. JAMA에 게재된 약물간 대조 임상 결과 같은 기간 동안 삭센다가 5.3kg, 콘트라브가 5kg, 벨빅이 3.2kg 감량 효과를 보인데 비해 큐시미아는 8.8kg을 줄여 감량 효과에 대해서는 적수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일선 개원가에서 뿐만 아니라 대학 등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증 비만 환자 뿐 아니라 고도 환자에게까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는 "체중 조절 효과만 놓고 보자면 큐시미아는 다른 어떤 치료제와 비교해도 월등한 수준"이라며 "이 효과를 어떻게, 누구에게 적절하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만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비만 약물 시장의 재편도 불가피한 부분이다. 현재 비만 시장은 전통 강호인 벨빅의 자리를 신흥 강자 삭센다가 잠식하며 일정 부분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벨빅은 2016년만 해도 14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비만 시장을 재패했지만 삭센다가 출시된 2018년부터는 점차 지배력을 잃어가는 중이다. 벨빅의 경쟁자로 출시된 콘트라브의 위상은 더욱 그렇다. 올해 1분기 매출만 봐도 삭센다는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정상을 차지했지만 벨빅은 20억원대에 그쳤고 콘트라브는 10억원도 넘기지 못했다. 이러한 시점에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로 무장한 큐시미아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시장을 가져갈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우선은 천하삼분지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벨빅과 삭센다 여기에 큐시미아 등 3가지 약물이 엎치락 뒤치락 하며 3강 체제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은 "큐시미아에 대한 신약 효과는 분명하게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벨빅은 충분히 검증된 안전성이, 삭센다는 향정약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점과 환자 선호도가 높다는 무기가 있는 만큼 당분간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월 출시 목표 마케팅 진행…일각선 비관론도 이렇듯 비만 시장이 요동치는 시기는 내년 1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 허가를 받은 큐시미아가 내년 1월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큐시미아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판매 허가를 받은 알보젠코리아는 이에 맞춰 디테일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을 계획중이다. 알보젠코리아 관계자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월을 목표로 큐시미아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선 비만학회, 비만연구의사회 등 비만 치료를 진행하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보젠코리아는 최근 학회와 의사회 등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출시 전 사전 점검 차원의 비공개 전문가 세미나 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정약으로 삭센다와 같은 전방위적 마케팅에 한계가 있는 만큼 키닥터를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항간의 예상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체중 조절 효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지만 이미 판매가 진행중인 미국의 경우를 봐도 막강한 파괴력을 가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비만학회 임원은 "미국의 경우만 봐도 전통적인 속박형 펜터민 제제가 사실상 시장의 주를 이루고 있다"며 "비용효과적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큐시미아가 가지는 분명한 장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에 나가던 펜터민 처방을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그리는 의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항정약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났던 삭센다와는 다른 측면에서 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내다봤다. 펜터민 복합제 장점이자 단점…"약값이 최대 관건" 이렇듯 전문가들은 큐시미아가 펜터민 복합제라는 점을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고 있다. 펜터민 용량을 최소화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래도 향정신성의약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큐시미아는 각종 임상에서 이상 감각 부작용이 많이 도출된 바 있다. 이상 감각은 향정신성의약품의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라는 점에서 완전히 이를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복합제로서 장점도 분명하다. 현재 펜터민 계열 비만 약물은 마약류 통합 관리법에 의해 최대 12주 이상 처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큐시미아는 이미 4가지 용량의 제품에 대해 허가를 받아 펜터민의 양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최대 28주까지 처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일부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기존의 펜터민 계열 비만 약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짜피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할 바에는 가장 최신 임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된 큐시미아를 선택할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은 "큐시미아가 풀리면 분명 펜터민 계열 약물 시장을 잠식할 확률은 매우 높다고 본다"며 "속박형 펜터민 제제들이 1959년 이후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장기 스터디가 없는 반면 큐시미아는 FDA 승인 과정 속에서 다양한 임상 결과를 냈다는 장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과연 알보젠코리아가 큐시미아를 얼마에 팔 것인가가 관건이다. 기존 펜터민 계열 비만 약물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혹시나 가격대가 높게 형성될 경우 유입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비만 치료제를 판매하는 A제약사 PM은 "업계에 소문으로는 기존 약물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을 검토중이라는 얘기가 무성하다"며 "신약의 특성도 있고 그만큼 효과에 대한 자신감도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이는 현재 비만 시장 최강자인 삭센다는 물론 기존 펜터민 제제 등 비만 약제와의 경쟁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환자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비용효과성을 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성모병원 황희진 교수는 "이미 효과는 모두 나와 있는 상황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 되지 않겠느냐"며 "경쟁력 있는 가격을 받는다면 매우 좋은 옵션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처방에 일정 부분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도 "비만약이 모두 비급여다 보니 약제 선택에 있어 가격적인 부분, 즉 환자의 부담도 무시할 수가 없다"며 "신약이다보니 저렴한 가격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기존 약제와 차이가 크다면 처방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초점|의료 공공성 방점찍은 헌재...자본 개입 원천 차단 2019-08-30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의료인이 하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의료법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5년만에 합헌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네트워크 병의원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의료 공공성에 방점을 찍으며 자본 개입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는 점에서 잇따라 이어지고 있는 1인 1개소법 판결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년간 이어진 1인 1개소법 논란 합헌으로 최종 정리 헌법재판소는 29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의료인의 이중 개설을 금지한 일명 1인 1개소법에 대한 위헌 제청 등 3건의 사건을 병합해 최종 합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2년 1인 1개소법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명확성과 평등권, 과잉금지 등을 이유로 제기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최종 판정이다. 헌재의 결정문에 따르면 결정이 관통하는 단어는 바로 의료의 공공성이다. 의료에 시장 논리가 적용되서는 안된다는 것이 헌재 결정의 핵심인 셈이다. 네트워크 의료기관들이 주장한 내용은 크게 3가지다. 바로 이중 개설에 대한 명확성이 불투명하고 의료인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이미 의료법인 등 법인들은 사실상 네트워크식의 산하 병원을 가지고 있는데 개원의만 이를 막는 것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첫째 법안의 명확성에 대한 헌재의 판단은 통상적인 해석으로 충분히 법률의 취지를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헌재는 "의료법 제33조 8항이 규정하는 의료기관 중복 운영의 의미에 대해 의료인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며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에 의해 보완도 가능하다"며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에 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명의 의료인이 주도적인 지위에서 여러가지 의료기관을 지배, 관리할 경우 다른 의료인을 종속하며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입법자도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항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공공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법안에 대한 해석이 일부 명확하지 않더라도 판사에 의해 충분히 보완될 수 있으며 의료의 공공성을 감안할 때 필요한 조항이라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과잉 금지 또한 의료 공공성이라는 명제에 의해 가로막혔다. 의료의 공공성을 생각할때 의료인의 권리가 일정 부분 제한되는 것이 과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 실태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의료인의 사회적 의무를 종합하면 이 조항이 과잉금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힘들다"고 못박았다. 또한 "이 조항이 침해하는 의료인들의 이익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공익에 우선해 헌법이 보호해야 하는 가치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신뢰보호의 원칙도 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 또한 의료인의 일부 이익을 침해한다고 해도 의료의 공공성을 감안해서 이 정도의 제한은 어쩔 수 없다며 완전히 선을 그은 셈이다. 마지막 평등 원칙에 대해서도 의료법인과 기관간에 차이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영리를 추구하는 의료기관과 비영리로 못박힌 의료법인간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의료법인은 설립부터 국가의 관리를 받고 사회와 정부의 통제가 가능하며 명시적으로 영리추구가 금지된다"며 "의료기관과 법인을 달리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이 요구 또한 기각했다. 의료계 내부도 엇갈리는 반응…향후 판결에도 영향 불가피 이렇듯 헌재가 5년간 이어온 법정 공방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이에 대한 반응들은 엇갈리고 있다. 가장 최전선에서 공방을 벌여온 유디치과와 치과의사협회가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이 법안은 개정 당시부터 유디치과법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을 정도로 유디치과와 밀접하게 이어져 왔다. 전국에 130개 의료기관이 포함된 국내 최대 네트워크 의료기관이라는 점에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이유다. 따라서 유디치과는 이번 합헌 결정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선진화된 의료기관들이 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완전히 막혔다는 입장. 유디치과협회 진세식 회장은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관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져야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의료비가 낮아질 수 있다"며 "설사 합헌 결정이 나왔더라도 이러한 논란을 딛고 1인 1개소법을 합리적으로 재개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인 1개소법의 불명확한 문구룰 악의적으로 해석해 치과의사협회 등이 유디치과를 공격하려 했고 일부 기득권 세력들이 이를 이용해 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법이 일부 이익집단을 악용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었기에 위헌법률심판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와 대치해온 치과의사협회 등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의료행위의 질적 저하를 막은 현명한 판단이라는 의견이다. 치협은 합헌 결정이 나온 뒤 입장문을 통해 "1인 1개소법이 없다면 타 의료인에게 고용된 의료인들이 불분명한 지위와 책임으로 실적만을 추구하며 과잉 진료를 양상했을 것"이라며 "보건의료계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루를 지켜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치협은 1인 1개소법을 지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불법 네트워크 병원의 실효적인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법과 건강보험법 보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헌재가 의료 공공성에 방점을 찍으며 1인 1개소법의 존재 이유에 대해 확고한 결정을 내놓으면서 향후 판결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법부에서는 네트워크 병의원에 대한 요양급여환수처분에 대해 잇따라 제동을 걸으며 사실상 1인 1개소법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1인 1개소법을 위반해 57억원의 환수 처분을 받은 원장이 제기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1인 1개소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법원 또한 마찬가지 확정 판결을 내놓으며 상당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대법원조차 1인 1개소법을 어겼다해도 진료비 환수가 재량권 남용이라는 확정 판결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법 자체가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헌재가 의료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1인 1개소법의 법률적 근거를 명확하게 세웠다는 점에서 향후 판결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준래 변호사는 "주식회사 형태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거나 자본에 의해 비 의료인이 의료인을 지휘, 감독하게 된다면 사무장병원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1인 1개소법은 이렇듯 의료행위가 영리 추구로 흐르지 않게 한 보루"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은 이러한 의료법 조항에 타당성을 부여한 것인 만큼 향후 재판부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틴 내성 환자들 유일한 대안은 PCSK9 제제...문제는 비용 2019-08-12 06:00:55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A씨(46세, 남)는 200mg/dL가 넘은 높은 '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LDL-C)' 수치로 인해 40대 중반에 한 차례 심근경색증을 겪었다. 첫 치료 당시부터 병원에 입원까지 해가며 수 백만원의 치료비를 감당해야만 했다. A씨는 심근경색증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LDL-C 수치를 70mg/dL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 요법 치료를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퇴원 후였다. 치료제를 매일같이 복용하며 일상생활을 이어왔지만 치료 후 1년이 지나도록 LDL-C 수치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자, 재발의 두려움과 경제적 부담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것이다. 담당의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만으로는 200mg/dL이 넘었던 A씨의 LDL-C 수치를 목표치까지 낮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국내외 진료지침 권고사항에 따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와 함께 PCSK9 억제제(레파타) 병용요법을 추가 권고한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언제까지 치료를 지속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급여인 PCSK9 억제제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들에 경제적 부담을 떠넘기기 싫어 치료를 망설여야만 했다. 사망 고위험군 심근경색증 재발, 지질관리 '스타틴'만으로 가능할까? 국내서 사망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심근경색증의 재발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1년도 급성심근경색증 평가 결과를 보면, 국내 심근경색 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은 8.3%로 초기 발생 시 치료를 받고 퇴원해도 10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의 2010년 ISPOR(국제 의약품경제성 평가 및 성과연구학회) 유럽학술대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환자 개인과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1조2542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직접비용이 4803억원(38.3%), 간접비용은 7738억원(61.7%)으로 추산됐다. 여기서 환자들의 생존을 좌우하는 심근경색증 재발의 주요 위험인자로 LDL-C 수치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4월 대한약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서혜선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6만9942명을 최소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LDL-C 목표수치에 도달하지 못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전 포인트는 LDL-C 목표치를 70mg/dL까지 조절한 환자군 100명과, 도달하지 못한 환자군 100명을 1년간 비교 관찰했다는 것. 그 결과, 목표치에 도달한 환자군은 11.9명이 심혈관질환을 새롭게 진단받은 반면, 그렇지 못한 환자군은 24.3명이나 심혈관질환을 새로 진단받았다는 대목이다. 때문에 국내외 순화기학계에서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기왕증을 가진 환자의 경우 LDL-C 목표치를 70mg/dL 이하 혹은 기저치(baseline) 대비 50% 이상 낮추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스타틴 고강도 요법만으로 LDL-C 치료 목표 도달이 어려운 ASCVD 환자들에서는 신규 치료옵션으로 진입한 PCSK9 억제제의 병용을 추천한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의 경우 '이상지질혈증 관리 및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 목표 LDL-C 달성 후에도 ASCVD가 진행되는 환자를 극초고위험군으로 설정하고 LDL-C 목표치를 기존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제시한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C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에 PCSK9 억제제의 사용을 권고한다. 특히 해당 환자군에선 에제티미브 병용전략을 쓴다고 해도, LDL-C 목표치까지 떨어뜨리는 극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일부 시각도 제기된 것이다. 따라서 PCSK9 억제제 치료 옵션은, 최근 네 번째 개정본이 발표된 국내 이상지질혈증 치료 지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유효성과 안전성에 학계 주목을 받았다. 제56차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장에서 공개된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스타틴의 대안 옵션으로 PCSK9 억제제를 새롭게 권고한데 이어 LDL-C 수치가 70mg/dL 미만인 환자에서의 치료기준을 신설했다. 특히 약물 치료제 부분 주요 변화로, 현행 스타틴 치료에도 LDL-C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나 PCSK9 억제제의 병용치료를 권고했다. 또 스타틴 치료 후 이상반응을 보일 시에도 PCSK9 억제제의 사용을 적극 추천했다. 충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배장환 교수는 "심근경색증을 겪고 심혈관계 질환의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의 상당수가 기존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병용요법으로도 충분한 LDL-C 하강이 안 되거나, 스타틴에 의한 근육통 등으로 스타틴의 지속이 어려운 경우에는 PCSK9 억제제를 병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이상반응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틴 불응 환자서 PCSK9 옵션 대안 레파타 유일 심혈관 사망률 감소 입증 최단기간, 예방효과 확인 2.2년 걸려 현재 국내에서 ASCVD 예방 효과를 입증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PCSK9 억제제는 암젠 '레파타(에볼루쿠맙)'가 유일한 상황이다. 여기서 레파타는 기존 ASCVD 치료에서 LDL-C 목표를 달성 못한 환자의 최대 95%가 치료 목표를 달성한 유일한 치료제로 이목을 집중시킨 것. 또한 전 세계 3만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LDL-C 강하효과 임상데이터를 보유한 PCSK9 옵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레파타는 심근경색증, 뇌졸중 또는 증상을 가진 말초동맥질환과 같은 ASCVD를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잡은 3상임상 'FOURIER 연구'를 기반으로 허가를 받았다. 해당 연구에서는 이미 스타틴으로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군이 레파타를 통해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심근경색증 27%, 뇌경색 25%, 관상동맥 재관류술 22%까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췄다. 주목할 점은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62.5세로 심근경색증,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의 비율이 각각 80%, 20%로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 환자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심혈관질환의 대표적 위험 요소로 꼽히는 고혈압, 당뇨, 흡연을 동반한 환자가 각각 80%, 40%, 30%를 차지했다. FOURIER 연구에 따르면 레파타 치료 4주 이내에 LDL-C 강하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효과는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레파타 투여군의 LDL-C 중앙값은 26mg/dL으로 기저치인 92mg/dL보다 크게 감소했으며, 레파타 투여군 가운데 76%는 LDL-C 수치가 25mg/dL 미만으로 조절됐다. 특히 추적관찰기간의 중간값은 2.2년으로 5.1년의 스타틴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빠른 시간 내 확실한 예방혜택을 입증한 것이다. 배장환 교수는 "보통 스타틴을 근간으로 하는 지질강하제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 감소효과는 일반적으로 수년을 사용하고 나서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특히 최근 진행된 연구일수록 예전보다 항혈소판제재, 레닌-안지오텐신 저해제, 베타 차단제, 지질강하제를 포함하는 표준치료요법이 더 강하고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을 감소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질강하제의 사망률 감소를 확인한 주요 임상연구 중 하나인 에제티미브를 바탕으로 한 'IMPROVE-IT 연구'는 7년이라는 장기간 추적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 재발 감소효과를 확인했으나, 여전히 임상적인 효과를 입증한 약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레파타의 FOURIER연구는 지질저하제의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를 입증한 연구 중에서는 최단 기간의 연구이며, 사망률이 아닌 심혈관질환 예방효과 확인에 있어서도 2.2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확인한 것, 더불어 스타틴 치료 이후 더 이상의 치료 옵션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렇게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큰 심혈관질환에 있어 급여 확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2018년 8월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들을 위한 레파타의 허가 확대가 이뤄졌지만, 이후 1년 가깝도록 뚜렷한 급여 진척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는 것. 그동안 PCSK9 억제제의 임상 결과가 학계에서 수차례 집중 조명되면서 기대감을 키웠던 터라, 진료현장에서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배장환 교수는 "이미 심근경색증을 경험한 고위험 환자들은 재발 시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해당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통해 목표 수치인 LDL-C 70mg/dL에 효과적으로 도달한다는 것은 단순한 지질 숫자 싸움이 아닌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의 재발과 사망률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알약형 장정결제 나왔지만 기대보다 우려...시야 탁해 2019-07-29 06:00:58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지난 2013년 신장병 이슈로 임상에서 사라졌던 알약형 장정결제가 6년만에 다시 출시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과거 문제가 됐던 부분들을 걷어내고 FDA 승인을 받은 OSS(oral sulfate solution)성분으로 무장하면서 복약순응도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분분한 의견이 나오는 모습이다. 세계 최초 복합 개량신약 '오라팡' 출시…복약 순응도 최대 강점 다시 한번 알약형 장정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제품은 한국팜비오의 오라팡이다. 오파팡은 OSS제제를 기반으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계 최초 개량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됐다. 과거 알약형 장정결제가 그랬듯 오라팡도 복양순응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과거 맛과 향에 대한 거부감과 4리터 이상을 복용해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실제로 지난해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암 검진 수검행태 조사에 따르면 대장내시경에 부담을 느씨는 가장 큰 이유로 장정결제 복용이 1순위로 꼽혔다. 그만큼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것보다 되려 사전 절차인 장정결제를 복용하면서 준비하는 것이 더욱 힘들다는 것이 수진자와 환자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이 부분을 공략한 것이 바로 알약형 장정결제의 시작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대 초반 인산나트륨을 기반으로 하는 알약형 장정결제가 출시된 바 있다. 이 역시 복약순응도를 무기로 상당한 기대감을 모았지만 출시된지 몇년 지나지 않아 신장병에 대한 부작용 이슈가 계속해서 대두되면서 결국 미국과 유럽학회 모두 이에 대한 사용을 제한하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이번에 출시된 알약형 장정결제는 역시 이러한 안전성 이슈를 제일 먼저 극복했다. 우선 미국FDA가 승인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장정결제 성분인 OSS를 기반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OSS의 안전성에 기대면서 이를 알약형태로 바꾸면서 복용의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알약 내에 시메치콘 성분을 포함해 과거 알약형 장정결제에 비해 장내 거품을 없애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국내 8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에서 오라팡은 장정결도 95.5%를 기록해 과거 OSS액체(98.2%)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거품 발생도 0.9%에 불과해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한국팜비오 개발팀 정현정 상무는 "서울대병원 등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이미 복약만족도와 안전성을 충분히 인정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오라팡을 복용했던 대부분의 환자들도 76.8%가 재사용 의지를 보일 만큼 순응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해질 수치 변화나 소화기계 안전성 연구에서도 충분히 강점이 드러났다"며 "기존의 OSS 제제보다 총 용량을 10% 줄이고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문가들 엇갈리는 시선…검진 시장 위주로 진출 이렇듯 국내에서 다시 불이 붙은 알약형 장정결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대감과 우려를 함께 보이고 있다. 우선 건강검진 등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에서는 기대감이 더욱 우세한 분위기다. 가장 큰 문제점인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되는 이유다. 실제로 알약형 장정결제 출시 이후 가장 먼저 도입이 되고 있는 것도 바로 건강검진센터다. 특히 기업형 건강검진센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동석호 이사장(경희의대)은 "출시 당시부터 제약사에서 검진기관과 세미급 종합병원을 타겟팅했다"며 "이미 일부 검진기관들은 이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고 다른 검진기관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장내시경 검사에 가장 큰 불만 요소가 바로 장정결제"라며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순응도가 높은 알약형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최근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도 알약형 장정결제에 대한 별도의 세션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만큼 검진기관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우려감이 더 높은 분위기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과 달리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더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또한 대장내시경의 특성상 환자를 대면한 뒤 처방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장정결제를 처방한 뒤에야 환자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A대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장은 "내부에서도 몇차례 얘기가 오갔지만 아직은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며 "대장내시경은 환자를 보지 않고 미리 정결제를 보내주는 프로세스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될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부 임상에 참여한 교수들도 대학병원은 아직 시간을 두고 봐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내시경 시야에 대한 부분도 상당수 개선이 되기는 했지만 일부에서는 시야가 탁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환자별로 아직 케이스가 확보된 상황이 아니라 중증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자 학계에서도 알약형 장정결제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복약순응도는 환자들의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대한장연구학회 임원은 "알약형 장정결제가 OSS 성분을 그대로 알약으로 만든 것이라고는 하지만 제형 변경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까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며 "OSS 제제의 안전성을 그대로 차용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우선 국내에서 3상 임상을 진행한 만큼 안전성이 확보된 것은 분명 인정해야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설계된 임상일 뿐 리얼월드데이터나 부작용 보고가 취합된 것은 아닌 만큼 학회에서도 이러한 후향적 연구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첫 삽화성 편두통 가이드라인 꼼꼼히 들여다보니 2019-07-22 12:00:57
|한국형 삽화 편두통 예방 약제 치료 지침|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우리나라 삽화 편두통 환자들을 위한 예방 약제 1순위로 프로프라놀롤이 권고됐다. 기전별로는 베타차단제 상당수가 치료약제 우선 순위로 꼽혔고 최근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주요 약물로 이름을 올린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는 기대보다 우선순위가 낮게 책정됐다. 프로프라놀롤 등 베타차단제 우선 순위…근거와 권고 모두 최상위 대한두통학회는 2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최초로 한국형 삽화 편두통 예방 치료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별도의 위원회를 거쳐 마련된 것으로 기전별, 약물별로 근거와 권고 수준을 모두 명시한 최초의 치료 지침이다. 우선 예방약 1순위로는 베타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이 꼽혔다. 학회는 프로파를놀롤이 근거수준 높음과 권고등급 강함의 성적을 매겨 최우선 순위로 사용을 권고했다. 프로프랄놀롤은 5072명을 대상으로 한 26개의 위약 대조 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편두통 빈도를 줄반 이하로 감소시킨 비율이 1.9배나 됐다. 또한 칼슘통로차잔제와 비교한 메타분석에서는 두 치료군 간의 반응률의 상대 위험도 평균 차이가 -0.02를 기록했다. 이렇듯 이미 연구를 통해 근거가 마련된데다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편두통 예방 약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몇 안되는 약제라는 점이 1순위 권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 베타차단제인 메트프롤롤도 프로프라놀롤과 마찬가지로 근거수준 높음, 권고등급 강함으로 우선 순위 약제로 선정됐다. 하지만 현재 보험급여 인정 기준에 포함된 니들롤은 근거수준 보통, 권고등급 약함으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일부 고려할 수 있다는 정도로만 정리됐고 베타차단제 계열인 네비볼롤과 비소프롤롤, 핀돌롤은 근거수준 낮음, 권고등급 약함으로 예방약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제안했다. 칼슘통로차단제 위험성 강조…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도 마찬가지 과거 미국과 유럽 진료지침을 따라 우선순위로 거론됐던 칼슘통로차단제들은 이번 진료 지침에서 모두 우선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니카드리핀, 니페디핀, 니모디핀은 아예 예방 약제로 사용하지 말라고 제안했으며 베라파밀도 전문가 의견에 따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권고를 받았다. 특히 플루나리진과 신나리진은 고령환자에게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가급적 투여를 피하라는 경고 문구까지 달렸다. 칸데사르탄으로 대표되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도 마찬가지로 우선 순위에서 멀어졌다. 칸데사르탄은 근거수준은 보통을 받았지만 권고 등급은 약함을 받아 의사의 판단에 따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판단을 받았고 리시노프릴과 텔미사트란은 근거수준과 권고 등급에서 모두 하위점을 받아 사실상 예방 약제로 평가받지 못했다. 뇌전증약 일부도 최우선 순위 평가…토미라메이트 1순위 추천 뇌전증 치료제 계열 중에서는 근거수준 높음, 권고등급 강함으로 토피라메이트가 최우선 처방 순위로 꼽혔다. 토피라메이트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처(FDA)에서 공인한 삽화 편두통 약제인데다 9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 28일 동안 1.2회 두통 빈도수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4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 시험에서는 위약과 비교해 50% 이상 두통 빈도를 감소시킨 비율(OR)이 2.03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한 828명을 대상으로 한 4개 연구에서는 50% 이상 두통 빈도 감소에 대한 비율(OR)이 3.27을 기록하며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준 것이 근거의 기준이 됐다. 이외 디발프로엑스나트륨도 같은 등급을 받아 1순위 예방 약제로 이름을 올렸고 발프로산은 근거는 많지만 부작용 면에서 권고등급에서 약함 판정을 받았다. 항우울제 계열도 기대 이하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현재 전문약 중 편두통 예방 약제로 많이 처방되는 아미트리프틸린의 경우 근거 수준에서 보통, 권고등급에서 강함을 받았다. 이외 플루옥세틴과 노르트리프틸린 등은 근거 수준 매우 낮음, 권고등급 약함으로 사실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보험·허가 기준 "환자 위한 적극적 관심 필요" 하지만 역세 문제는 보험과 허가 기준이다. 실제로 이번에 치료 지침에 포함된 17개 약제 중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보험급여 인정기준에 포함된 약물은 프로프라놀롤 등 총 6종 뿐이다. 나머지 약제들은 모두 비급여로 처방을 해야 하거나 오프라벨 처방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의대)은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 조사에서 질병 부담이 큰 질환 2위에 랭크되는 등 심각하게 삶의 질을 떨어트리지만 보건 당국의 이해와 관심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편두통 환자의 10%밖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통학회 조수진 부회장(연세의대)도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겨우 몇가지 약제에 급여를 적용하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약제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환자별로 맞춤 처방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대한두통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는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약물의 조속한 허가 절차와 급여 등재를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신경과학회 정진상 이사장(성균관의대)은 "진료지침에 들어갈 만큼 근거를 쌓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처방할 수 없는 약제들이 여전히 많다"며 "한국형 치료지침이 만들어진 만큼 이를 더욱 다듬고 근거를 덧붙여 환자들이 더 많은 약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