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 폭풍 속 명맥 유지 비결 "원칙 지킨 정통 수술" 2017-02-28 05:00:59
|리얼병원스토리|나누리병원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집중심사, 수술 대신 비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척추 관절 수술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척추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은 상황 속에서도 14년이 넘도록 꿋꿋이 척추관절 수술을 표방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병원이 있다. 나누리병원이 그 주인공이다. "비급여 수술 가장 적게 하는 병원 자신" 현재 나누리병원은 강남을 비롯해 서울 강서, 인천 부평과 주안, 경기도 수원 영통 등 5곳이 이름을 함께 쓰고 있다. 나누리 서울병원 임재현 원장(54)은 '나누리'라는 이름을 직접 지었다. "나눈다는 개념이 divide가 아니라 share에 가깝다. 환자와 고통을 나누고, 직원과 성장과정 및 결실을 나누며, 사회와 나누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만 살자고 하면 도태된다. 같이 살고 나눠야 병원이 오래간다." 임 원장은 현재 장일태 이사장과 함께 나누리병원 개원 멤버다. "규모가 있어야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의원보다 병원 개원을 목표로 했다. 가장 이상적인 병원 개원이라면 땅을 사서 건물을 짓는 것이겠지만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오피스 건물을 병원으로 리모델링 하는 차선책을 선택했다. 공사만 10개월이 걸렸다." 그렇게 90여 베드로 처음 문을 연 나누리병원은 "정통 척추수술을 하자"는 원칙을 세웠다. "2003년 처음 문을 열 때는 척추관절 수술 태동기였다. 척추관절 수술 병원들이 속속 생겨나던 때였고 나누리병원도 그중 하나였다. 신경성형술 등 비급여 수술이 많았는데 검증받은 정통 수술을 하는 척추관절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 실제 나누리병원은 당시 유행했던 신경성형술, 레이저 수술, 고주파 수술 등을 삼갔다. 척추변형유합술 등 학술적으로 인정받고 수십년간 정립된 수술을 고집했다. 그렇다고 저수가 현실에서 비급여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부분. 다만 원칙은 철저히 고수한다. 그럼에도 척추수술에 대한 정부의 감시 즉, 삭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진단, 검사 등을 포함하면 비급여 비중이 아무래도 높지만 수술에 있어서 만큼은 비급여 수술을 가장 적게 하는 병원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환자마다 상황이 다른데 보존 치료를 우선하는 심사기준 때문에 심평원을 직접 찾아 설전을 벌인 적도 있다. 수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삭감되더라도 치료할 건 한다." 신의 한 수는 '운동치료'…"병원 성장 동력" 그렇다고 원칙만 고집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것을 바로 적용하는 과감한 결단도 더한다. 운동치료 도입이 바로 그것. 임재현 원장은 2002년 미국 플로리다 대학 운동과학센터(center for exercise science)에서 척추재활치료에 대한 자격을 딴 후 이를 나누리병원에서 적용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척추관절 수술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예후도 좋지 않고, 회복도 느리다. 수술 후 재발이 잘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수술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임 원장을 말했다. "운동치료사 연수 프로그램을 직접 이수한 후 운동치료를 병원 개원 초기 도입했다.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수술 후 회복도 잘 되는 데다 척추관절 부상을 예방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개원 초기 병원 성장의 동력이 됐다." 나누리병원은 현재 별도의 법인 형태로 별관에 '메디컬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운동치료사 5명이 척추 및 관절 재활운동을 비롯해 부위별 맞춤 운동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척추내시경 치료센터를 개소하며 척추내시경 치료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결단과 일맥상통한다. 대신 내시경 수술에 대한 내외부적 검증을 충분히 거친 후 내린 결정이다. 센터를 개소하며 척추내시경 시술을 본격화하는 것과 동시에 학술적 연구를 위한 척추내시경 심포지엄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외국 의료진에게 척추내시경 치료 노하우까지 전수하고 있다. "병원 유지, 발전하려면 제도권 속에서 가야" 임 원장은 환자의 신뢰를 위해서라면 정부 정책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누리병원은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이다. 의료기관인증평가도 받았으며, 최근에는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평가에도 신청서를 냈다. 병상까지 줄여가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하고 있다. "병원이 명맥을 유지하고 발전하려면 제도권 속에서 가야 한다. 사이드로 가게 되면 수명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종 평가에 참여하는 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계기가 되더라.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는 데다 안전사고가 눈에 띄게 없어졌다." 임재현 원장은 병원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경영진의 마인드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나누리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1년에 한 번씩 주임급 이상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체육대회도 열고 있다. 현재 나누리병원에는 약 200명의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펠로우 과정을 거치고 스태프, 부장까지 진급해 최근 병원장까지 되는 의사도 탄생했다. "앞으로 은퇴를 하게 되더라도 나누리병원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병원 경영진의 마인드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병원이 계속 굴러갈 수 있는 토대다. 병원 경영진의 마인드를 직원과 공유하기 위한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임 원장은 척추관절 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았고, 척추관절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지만 희망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동안 공급 과잉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도태된 병원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시장은 항상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고령 환자에 대한 치료 노하우를 쌓는 것이 아닐까."
초호화 요양병원 빛낸 비결은? 이사장의 '발품 경영' 2017-02-15 05:00:58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벽면과 바닥 전체를 둘러싼 대리석과 고급스러운 조형물, 로비에 퍼지는 은은한 조명과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까지… 호텔이 아니다. 개원 1년이 채 안됐지만 이미 대기환자가 줄을 서는 서초참요양병원 얘기다. 심평원의 깐깐한 잣대에도 단한번 꼬투리 잡힌 적 없는 이 병원은 고령화시대 요양병원의 롤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 병원 의자, 커튼 하나까지 이사장이 직접 제작해 원가 절감 서초참요양병원은 로비부터 복도, 병실까지 병원 분위기는 완전히 걷어냈다. 대신 호텔 혹은 리조트에서 느낄 법한 쾌적함을 가득 담았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로비 카운터에서는 접수창구가 아닌 커피나 차 등 주문을 받았다. 오전에 한산했던 1층 로비는 오후가 되면서 환자를 찾아온 가족은 물론 지인으로 가득찼다.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156병상(1인실 76병상, 6인실 80병상)을 갖춘 병원은 신경과, 재활의학과, 한방과, 치과 등 총 5개 진료과를 갖췄다. 지하 1층에는 환자의 보호자와 간병인을 위한 목욕탕은 물론 월풀목욕실, 맥반석 찜질방, 족욕실은 물론 미용실, 포켓볼 당구대 시설까지 갖췄다. 대학병원급에서도 갖추기 어려운 수중재활치료 시설에 4억원을 호가하는 로봇보조정형운동장비에 수(水)치료실을 뒀다. 이런 수준의 시설을 갖춘 요양병원의 병원비는 얼마나 될까. 6인실 기준 병원비는 월 평균 70만~80만원선. 1인실은 하루 병실차액은 18만원 수준이다. 최근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는 초호화 요양병원과 비교하면 높지 않는 액수다. 과연 남는 게 있을까. 서초참요양병원의 설립자인 김선태 원장은 "다른 곳에서 원가를 줄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병원의 이사장이자 김 원장의 부인인 김옥희 이사장은 발품을 팔아가며 병원을 꾸미고 원가를 최소화했다. 병원 로비에 고급스러운 의자와 탁자부터 병실 거튼까지 각종 자재를 인도네시아 공장에 직접 주문, 제작함으로써 원가를 줄였다. 또한 직원식당에 값싸고 질좋은 식자재를 받기위해 이곳저곳을 돌며 직거래 활로를 찾았다. 병원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고자 직접 공사현장에서 뛰다보니 아예 인테리어 업체를 차렸다. 참예원의료재단 산하에 4개 병원 공사를 진행하려다 보니 각종 인테리어 공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화려한 병원의 외관과는 달리 평소 김옥희 이사장은 언제라도 공사장에 나가도 좋을만한 간편한 복장이다. 호텔급 수준의 인테리어로 상당한 비용을 쏟아부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사장이 발품을 팔아 다니면서 예산을 최소화한 것이다. 김선태 원장은 "외부 업체에 맡겼다면 상당한 비용이 들었겠지만 직접 자재를 구하고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노하우도 쌓이고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면서 "비용을 줄인 만큼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노인요양병원을 한다고? 이상한 의사다" 고급화 전략을 꾀하고 있는 서초참요양병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참예원의료재단의 역사를 되짚어야한다. 서초참요양병원은 지난 2001년 서울에 최초로 문을 연 노인요양병원을 시작으로 영등포구 참병원, 성북참노인전문병원, 송파참노인전문병원에 이어 강남구청에서 운영권을 위탁받은 행복요양병원까지의 노하우를 담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화곡역에 노인요양병원을 개원할 때만 해도 서울에는 노인요양병원이 없었다. 관할 보건소 직원은 "서울에 노인요양병원을 하는 경우는 없다. 한적한 시골에서 운영해야지 왜 서울에 하려고 하느냐"며 의아해하던 시절이다. 서초참요양병원 설립자인 김선태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당시 화곡동에 과감하게 200병상 규모로 개원했고 1년만에 2개층을 증축하기에 이르렀다. 김 원장에 따르면 당시 중풍 환자가 재활치료를 위해 갈 곳이 마땅치 않다보니 한방병원으로 몰렸고 월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의료비로 1년이면 집 한채 비용이 나가던 때였다. 차라리 공동간병을 제공하면서 물리치료를 해주면 비용은 절감하고 치료효과는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과정에는 김 원장의 부인이자 참예원의료재단을 총괄하고 있는 김옥희 이사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크게 한몫했다. 환자, 보호자부터 의료진까지 모두가 행복한 요양병원 서초참요양병원은 시설 뿐만 아니라 인력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내과와 신경과 각각 전문의 1명씩, 재활의학과 2명, 한의사 1명, 당직의사 1명 총 6명의 전문의에 1주일에 1번씩 치과진료를 실시한다. 대부분 요양병원 의사 연령이 60대 이상인 것과 달리 모두 40대 젊은 의료진으로 구성했다. 게다가 요양병원 의사 인력 1등급 기준은 35:1이지만 참요양병원은 23:1 수준. 간호사 인력도 1등급 4.5:1이지만 3.5:1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운동 치료사는 총 30여명으로 1:1운동 치료를 실시한다. 의료진들은 매일 오전 컨퍼런스를 실시, 전날 입원한 환자부터 상태가 좋지않은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해 상의한다. 이 과정에서 신경과, 내과, 재활의학과, 한방과의 협진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수십알의 약을 먹던 고령의 환자들이 협진을 통해 약을 줄이고 최적의 진료를 받는단다. 다른 요양병원과 달리 참요양병원만의 특색은 환자의 질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의사에 따라서는 회진하는데 반나절을 할애할 정도다. 의료진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명할 수 있고 호스피스 환자 보다는 재활치료를 받고 집으로 귀가하는 환자 비중이 높아 의사로서의 보람도 크기 때문이다. 의료인력이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간병인에게까지 식사 때마다 밥과 국을 제공한다. "요양병원 넘어 실버타운 롤모델 제시하겠다" 참예원의료재단 산하의 4개 병원 모두 300년이 이어가는 병원이었으면 한다는 게 김선태 원장의 바람이다. 그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메이요 클리닉'처럼 주민의 기부로 운영할 정도로 환자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주는 병원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숨가쁘게 달려온 참예원의료재단의 성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옥희 이사장은 얼마 전, 경기도 가평 일대에 1만여평 규모의 대지에 1300평 규모의 건물을 매입하고 또 다른 요양병원의 모델을 구상중이다. 또한 요양병원을 넘어 실버타운 조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고립된 공간에 노인만 존재했던 지금까지의 실버타운과 달리 인근에 주택이 있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 노인 환자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어린이와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며 엔돌핀을 얻기 때문이다. '최고의 요양병원은 본인이 살던 집이다'라는 게 김선태 원장의 생각. 그는 실제로 환자가 집에서 케어할 수 없는 상황일 때에만 병원으로 올 것을 권한다. 서초참요양병원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도 집에서 느끼는 안락함을 주는 것. 이를 위해 전 병실, 화장실까지 온돌을 깔고 병실에 환자 침대 이외에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을 들여놨다. 재활치료실 창문 밖으로는 바로 옆 아파트 공원, 놀이터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이곳의 장점. 환자들은 창밖으로 들리는 아이들이 웃음소리에 활력을 느끼고 우울감을 잊는다고. 김 원장은 "앞으로 요양병원만 덩그러니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면서 "자녀들이 손자, 손녀를 데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놀럭가는 기분으로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50살 문턱서 당직서게 된 의대교수 "침실이 된 연구실" 2017-01-10 05: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전공의특별법으로 뒤바뀐 삶(하)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새벽 1시 입원병동 당직을 서는 A 대학병원 내과 교수. 예전 같으면 전공의들이 도맡다 시피 했던 입원병동 당직을 이제는 교수들이 선다. 이른바 교수와 전임의가 1박2일 근무를 서고, 전공의는 칼퇴근하는 문화. 지난해 12월 23일,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빚어진 새로운 병원풍경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교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A 대학병원 내과 1년차인 김철수(가명) 전공의와 하루 일상을 함께한 뒤 이어 같은 날 병동당직 근무를 서는 김행복(가명) 내과 교수와 밤을 지새웠다. 공식적인 병동당직 근무시간은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로, 12시간 근무를 선다. 이미 병동당직 근무를 서기 전 하루 종일 오전 외래에 소화기내과 세부전문의로 내시경 시술을 했던 상황. 1박 2일 동안 잠 한 숨 못자고 꼬박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처지다. "처음 병동당직을 서게 된 계기는 내과 전공의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였죠. 지난 몇 년 동안 미달이 돼 전공의특별법 기준에 맞게 전공의 처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내과 전공의를 뽑았죠. 그래서 작년부터 병동당직을 서게 됐는데 50 가까운 나이인지라 쉽지 않네요." A 대학병원의 내과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하기 이전부터 법 시행을 염두에 두고, 이전부터 전공의특별법 시행 시스템에 맞춰 의국을 운영한 결과 정원을 모두 채우게 됐다. 병원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인 저녁 8시. 본격적은 병동당직 근무시간이다. "저녁 10시 이전까지는 그래도 병동당직 간호사들의 콜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도 10시 이전까지는 각 과 전공의와 환자 주치의들이 콜을 받아 직접 처방을 내리니까요." 실제로 저녁 10시부터 병동당직 간호사들로부터 주기적으로 전화와 문자로 콜이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처방을 요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소화제나 진통제, 수면제 처방이 대부분이다. "병동당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소화제나 진통제, 수면제를 처방을 위한 간호사들의 콜이 대부분이에요. 큰 어려움이 없는 처방들이지만 간혹 CPR(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환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을 수가 없어요. 지난 번 병동당직에서도 CPR을 한 환자가 있었기도 했고요." 교수연구실에서 간호사들로부터 콜을 받아 처방을 내린 김 교수는 11시 당직근무 병동과 가까운 내과 의국으로 향한다.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환자실 당직 근무 전공의를 제외한 모든 내과 전공의들이 퇴근한 후라 내과 의국은 텅텅 비었다. 졸지에 내과 의국을 내과 지도교수가 쓰게 된 셈이다. "내과 의국에서 TV를 보면서 간호사 콜을 대기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당직서면서 의학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보고 있는데 그나마 의국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데에 만족해요." "내과 교수는 그나마 낫다…외과 교수는 살인근무" 김 교수는 병동당직 근무를 서면서 기자에게 내과 교수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말한다. 전공의가 말 그대로 '씨가 마른' 외과 계열은 전공의가 맡아서 할 당직까지 터 맡아 교수들이 살인적인 당직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수술을 하는 것 자체가 기적적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와 함께 병동당직 근무 조인 A 대학병원 외과 박근철(가명) 교수는 일주일에 3일을 당직을 선다고 한다. A 대학병원의 경우 몇 년째 외과 전공의를 뽑지 못하고 있어 전공의가 근무 설 응급실까지 외과 교수가 담당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새벽에 만난 외과 박 교수는 응급실에 외과와 병동당직까지 총 일주일에 3번을 서게 되면서 병원에 살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외과나 비뇨기과 같이 전공의를 뽑지 못한 전공과목들은 일주일에 총 3번을 당직을 서고 있어요. 전공의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도 5년 안에 전공의가 한명이라도 들어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당직을 섭니다." 박 교수의 말을 들은 내과 김 교수는 전공의협의회 등에서 반대 주장을 하고 있는 PA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들었다. "솔직히 외과의 경우 저희처럼 지방 대학병원은 PA가 없으면 운영 자체를 하지 못해요. 서울의 대형병원은 전공의를 뽑으니까 그나마 운영이 가능한 것인데, 전공의협의회 등에서 PA 반대 입장을 내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여기 와서 일 한번 해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교수 연구실에서 쪽잠 자는 신세 새벽 4시. 당직으로 인해 20시간 가까이 잠을 자지 못한 탓에 김 교수는 다시 자신의 연구실로 향한다. 당직 콜을 대기하면서 쪽잠이라도 자보려고 하는 것이다. 이미 연구실 안에 간이침대와 침구를 마련해 놓았다. 간이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에도 병동에서의 간호사들의 콜은 계속된다. "당직비 12만원 받으면서 요즘말로 정말 이러려고 대학병원 교수가 됐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연구실 안에 간이침대에서 쪽잠 자는 신세잖아요. 나는 남자니까 그나마 낫지만 여자교수들은 전공의 당직실에서 잠을 잤다고 들었는데, 정부 정책 입안자들이 직접 당직을 서도록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는 연구실에서 쪽잠이라도 자야 한다고 다짐한다. 다음 날 당직이 끝난 뒤에도 바로 근무가 잡혀 있기 때문이다. 당장 9시에 급하게 생긴 내시경 시술부터 몸이 피로한 탓에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당직근무가 끝나도 아침 먹고 8시에 다시 컨퍼런스 들어가야 해요. 거기다 내시경 시술이 갑자기 9시에 잡혔는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시술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이 후 하루 종일 회진 돌고 외래를 봐야 하는데 나이 50이 다 된 몸으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네요." 당직근무가 마무리 된 아침 8시. 김 교수는 아침을 먹으며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한탄했다. "전공의 처우개선이 필요한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이렇게 안하면 어쩔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전공의특별법을 통과시킨 정부나 국회 모두가 원망스러워요. 솔직히 이로 인한 피해는 모조리 환자한테 돌아가는데 그걸 모르는 것 같아요. 이렇게 밤새고 교수들이 진료하고 외과는 수술까지 한다고 하는 걸 환자들이 알까요. 알면 병원 못 올거에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고양이 세수를 한 뒤 김 교수는 다시 내시경 시술을 위해 처진 어깨로 병원 내시경실을 향한다. .
"7시 칼퇴근 하는 1년차 내과 전공의, 꿈이 아니다" 2017-01-09 05: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전공의특별법으로 뒤바뀐 삶(상)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소위 말해서 '칼퇴근' 하는 전공의. 지난해 12월 23일,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가능해진 일이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와의 수련계약 기준을 지켜야 한다. 특히 올해 말부터는 주당 최대 80시간의 수련시간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선 수련병원 현장에선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이를 들여다보기 위해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A 대학병원 내과 1년차인 김철수(가명) 전공의와 하루 일상을 함께했다. "보통 7시부터 업무를 시작해요. 노티, 이른바 환자 상태에 대한 인수인계를 한 후 회진을 돌게 됩니다. 월요일과 수요일, 목요일에는 회진 전에는 각과 미팅을 하게 되는데 보통은 전공의들과 스터디를 하게 됩니다." 이는 김 전공의의 출근 이후의 오전 일과다. 전공의특별법 시행과 상관없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일상. 오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교수와 회진 시 내려진 환자 처방을 실행하고, 응급실 등을 통해 새롭게 입원한 환자를 진료한다. 하루 일과를 이처럼 마무리하면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솔직히 말하면 하루 일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전공의특별법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당직을 서고, 안 서고 문제인데, 현재 주중과 주말 한 번씩 서고 있어요. 이전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병동, 내과 당직 등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시간으로 따진다면 80시간에 맞춰 일하고 있는데, 예전과 비교하면 꿈도 못 꾸던 일인데 이러한 약속을 믿고 내과를 지원한 점도 있어요." 실제로 A 대학병원의 내과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하기 이전부터 법 시행을 염두하고, 이전부터 전공의특별법 시행 시스템에 맞춰 의국을 운영해 왔다. 김 전공의도 A 대학병원의 이러한 시스템에 매력을 느껴 내과에 지원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A대학병원은 지난 몇 년간 미달이었던 전공의 모집에서 내과는 항상 정원을 채우고 있다. "제가 1년차 전공의지만 늦어도 8시 전에는 퇴근하는 것 같고 평균적으로는 7시에는 퇴근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전공의특별법이 없었을 때는 상상이 안돼요. 교수들이 내과 지원에 있어 저에게 전공의특별법 준수를 공약했던 일이었는데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요." "수련환경 후퇴? 오히려 수련 더 집중" 퇴근 후 다시 만난 김 전공의는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인해 수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했던 수련환경 후퇴 우려는 기우라는 지적이다. "근무시간의 문제는 말했다시피 당직을 서고 안 서고의 문제로, 기존에는 교수들이 퇴근한 후 콜을 받았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더구나 우리 병원은 진료 환자 수가 내과 전공의는 25명, 혈약종양은 30명으로 제한돼 있어요. 다만, 진료 환자 수 제한으로 경험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김 전공의는 퇴근 후 자기만의 시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오히려 수련환경 개선으로 인한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소위 말해 바둑에서의 '복기'처럼 복습처럼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자기 공부를 할 시간이 생기니까 더 차분하게 집중할 시간이 생겼어요. 이전에는 당직의 피로감 등으로 인해 여유가 없었어요. 쫓기듯 일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하루 일과를 다시 떠올리며 퇴근 후 복습하는 버릇을 만들고 있어요. 전공의특별법의 장점이죠." 그렇지만 김 전공의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솔직히 말해서 A 대학병원에서도 모든 과들이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맞춰 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다른 과 일부 전공의들은 상대적으로 과다한 근무시간으로 피로한 상황. "솔직히 우리 병원에서는 내과에서만 전공의특별법을 지키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특정 지어서 말할 수 없지만 병원에서 인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면 전공의특별법을 지킬 수 없는 환경이에요.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전공과목들은 전공의특별법을 시행해도 소용이 없어요. 11시 퇴근은 기본인 전공과목들이 여전해요." 이러한 면에서 김 전공의들은 내과 교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내과는 교수들이 그동안 전공의특별법을 지키기 위해서 당직도 함께하고, 호스피탈리스트도 채용해서 가능한 것이었어요. 교수들이 전공의처럼 당직을 서는데 체력도 힘들텐데 솔직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김 전공의는 모든 전공의들이 전공의특별법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시행 초기이기에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과도기 인 것 같아요. 하지만 법을 아직 모두가 지키고 있지는 않기에 충격요법도 필요해요. 그래도 전공의 처우개선이 여론 환기도 되면서 이제는 교수들의 비서업무 같은 것은 사라졌어요. 수련병원들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나아질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삐~용' 영하의 날씨마저 녹이는 "우리는 응급환자 이송반" 2017-01-05 05: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응급환자, 우리가 지킨다" S-MICU(서울시 중증환자이송서비스)현장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1. "전원 가능하겠어? 이송 중 어레스트(심정지) 올 수 있습니다." "일단 소변 배출이 어려워 투석이 시급하니 전원하고 봅시다." '삐~용 삐~용'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 운영 중인 SMICU 구급차가 꽉 막힌 도로를 이리저리 비집고 달린다. 수축기 혈압 수치 60㎜Hg까지 떨어진 70세 남성 환자. 언제라도 심정지(어레스트)상태가 될 수 있는 상황. 응급 투석용 카테터를 달고 중심 정맥관에 중탄산나트륨 수액, 바소프레신 수액, 노르에피네프린 수액을 달았다. 보라매병원에 환자가 몰려 투석 장비가 부족해지면서 인근의 강남성심병원으로 긴급히 이송해야하는 환자였다. '괜찮을까' 보라매병원에서 강남성심병원으로 달리는 구급차 내부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앞서 농담을 건네던 의료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싹 가셨다. 서울시가 서울대병원에 위탁 운영 중인 중증환자이송서비스(S-MICU, Seoul Mobile Intensive Care Unit) 현장은 '생과 사' 기로에 있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려는 의료진의 열정으로 영하의 날씨를 체감할 수 없었다. S-MICU란, 흔히 구급차라고 생각하는 119 혹은 민간 구급차와 달리 응급의학과 전문의 1인과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한팀으로 병원간 환자 전원을 돕는 시스템. 병원간 환자 특히 중증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경우 S-MICU가 활약을 하고 있다. 본사업 시행 2년째에 접어들면서 서울시 상당수의 의료기관에서 연락이 온다. 한국에는 없던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으로 응급구조사만 타는 다른 구급차와 달리 전문의(전문의 1명, 간호사 1명, 응급구조사 1명이 한 팀)가 직접 환자 상태를 살피면서 이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근무는 박용주 전임의. 보라매병원에서 강남성심병원으로 전원된 70대 고령의 환자는 덜컹거리는 구급차로 10분간 달렸지만 환자 상태는 오히려 안정세로 돌아섰다. 박 전임의가 자동 인공호흡기 대신 앰부를 수동으로 펌프질 해대며 정성을 기울인 보람이 있었다. S-MICU의 전문의의 역할은 구급차에서 해당 병원 응급실에 무사히 전원한 것 이외에도 해당 주치의에게 환자의 상태를 알리고 어떻게 응급조치를 했으며 현재 환자 상태는 어떤지 알려주는 것까지다. 환자를 전원 받은 강남성심병원 주치의(레지던트)는 박 전임의(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 교대로 근무. 신상도 과장, 이경원 교수가 직접 나갈 때도 있음)가 말한 응급처치에 귀를 기울였다. 성공적으로 전원을 마치고 모처럼 점심식사로 낙지전골을 주문했다. 막 한술 뜨려는 찰나 '띠리리리~' 핸드폰이 울렸다. "네, 출동합니다" 1초의 주저함도 없이 식당을 나섰다. 2. '삐~용 삐~용' 구급차는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적십자병원으로 향했다. 담도암으로 항암제 치료 중인 61세 남성 환자.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입원해 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투석 장비 부족으로 급히 적십자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했다. 환자 한명에 딸린 수액제만 4개. 혈압승압제, 부정맥약, 이뇨제, 중탄산나트륨 수액. 여기에 동맥에 바늘을 직접 꽂는 혈압 체크기까지... 구급차는 움직이는 중환자실 그 자체다. "오셨어요?" 연락을 받고 내려온 적십자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S-MICU 전문의에게 아는체를 하며 환자 상태를 묻는다. 무사히 전원을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길 또 다시 '띠리리~' 핸드폰 벨이 울린다. "산소 포화도는 몇인가요?" "벤틀레이터(인공호흡기) 했나요?" "바이탈은요?" 질문을 쏟아내던 박용주 전임의는 "네, 그럼 출동하겠습니다"로 전화통화를 마쳤다. 낌새를 차린 간호사는 어느새 환자 시트를 벗기고 집기를 닦으며 다음 환자를 싣고 달릴 준비에 들어갔다. 말이 필요 없었다. 척하면 척. 딱하면 딱. 모든 게 착착 준비됐다. '삐~용 삐~용' 환자를 싣으러 달려가는 구급차 안. 박용주 전임의 눈에는 피로감이 가득하다. 어젯밤 119에서 당직 근무를 한 상태(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교대로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일반인 질병 상담, 전원 조정, 직접의료지도 지원 근무를 선다). 그는 오늘 오전 8시부터 내일 오전 8시까지 24시간 근무를 해야한다. 현재 약 20시간째 연속 근무 중. 잠시 눈을 감을 찰나 병원에 도착했다. 간호사도 2명이 24시간 교대근무. 사업 초기 12시간 교대근무를 했지만 인력이 감소하면서 24시간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이동하는 중에도 수시로 차트정리부터 집기 소독 관리를 하느라 손이 쉴틈이 없었다. 3. 다음 환자는 그나마 경증(?). 호흡곤란으로 세란병원 응급실을 찾은 80대 여성환자. 얼마 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스텐트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어 아산병원 응급실로 전원이 필요했다. 환자 의식은 있지만 호흡이 불안정해 호흡기를 달았다. 이송 중 덜컹거리는 구급차에서 기침이 계속 이어지자 호흡약물흡입기(nebulizer, 네뷸라이저) 치료를 시행했다. 어느새 안정을 찾은 환자는 잠시 잠을 청했다. 간호사는 수시로 혈압, 체온 측정. 환자 상태를 꼼꼼하게 기록. 전원할 병원에 전달할 각종 서류를 작성했다. 무사히 전원을 마치고 오는 길 어느새 어둠이 짙게 깔렸다. 간호사 핸드폰 밧데리는 방전됐다. "저녁식사 때 만큼은 전화벨이 안 울려야 할텐데…" "그러게요, 움직일 힘도 없네요…" '띠리리리~' 저녁식사를 하던 중 응급 콜이 울렸다. 미처 허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간호사의 방전된 핸드폰이 채 충전되지 않았지만 그들은 영하 8도의 추위를 뚫고 다시 달려 나갔다. "자, 출동합시다."
지역 유일 ‘종합병원’ 개원…환자 위한 ‘참 좋은 선택’ 2016-09-05 01:09:18
|메디칼타임즈 정희석 기자| 경기도 중남부지역에 위치한 ‘광주’(廣州). 동쪽은 여주, 서쪽은 성남, 남쪽은 용인·이천, 북쪽은 하남과 한강을 경계로 남양주와 접하고 있는 광주시는 예로부터 중부내륙과 통하는 서울의 관문이었다. 면적 431.05㎢·인구 31만2579명(2015년 기준) 이 지역에 종합병원이 생긴 건 불과 3개월 전이다. 젊은 정형외과 전문의 2명이 의기투합해 지난 6월 ‘참조은병원’을 재개원한 것. 저수가로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폐업까지 이어지는 병원 현실에서 과감한 투자로 광주지역 유일 4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을 개원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유를 듣고자 참조은병원 안준환·원종화 공동원장을 만났다. 안 원장은 “참조은병원은 2010년 11월 일반병원으로 시작해 올해 6월 종합병원으로 신·증축 개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당시만 하더라도 척추관절 전문병원 개원 붐이 막 시작될 때였다”며 “우리 또한 정형외과 봉직의로 일했기 때문에 서울·경기 중심부에 전문병원 개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연히 광주와 인연을 맺었고 지역 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일반병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자리를 함께 한 원종화 원장이 말을 거들었다. 그는 “일반병원 개원 당시 지역주민들은 인근 서울·분당지역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거리상 오고가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또 병원 문턱이 높아 많이 불편해했었다”고 말했다. 의료서비스 공백 해소를 위해 2010년 개원한 참조은병원은 지난 6월 16일 14개 특성화 센터·22개 진료과목·의료진 40여명의 지역 유일 종합병원으로 재탄생했다. 일반병원에서 400병상 규모 종합병원 재개원에 투자한 비용은 약 550억원. 두 젊은 원장들의 과감한 투자는 참조은병원을 인근 경기지역과 서울·분당을 아우르는 ‘의료 허브’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준환 원장은 “참조은병원은 지역거점 일반병원으로 시작했지만 남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대학병원급 시설·장비·의료진을 갖춘 수도권을 대표하는 종합병원으로 키우고 싶은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병원에 안주한다면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더 좋은 병원을 만들기 위한 목표가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참조은병원이 위치한 지리적·입지적 장점은 이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원종화 원장은 “경기도 광주의 ‘광’(廣)은 ‘넓을 광’자로 과거 하남은 물론 잠실 등 서울 일부가 광주지역에 속했다가 각각 분리된 것”이라며 “광주는 서로 밀집이 안 돼 있을 뿐이지 큰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광주는 하남·이천·여주와 가까울뿐더러 전철·자동차전용도로 개통과 함께 제2영동고속도로가 연결되면 환자 수용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광주시만 보더라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 중으로 향후 인구 50만 도시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간호인력 수급문제 체감…타 병원 특성화센터 벤치마킹 일반병원과 종합병원은 시설·장비·의료진 규모와 운영 면에서 엄연한 차이가 있을 터. 그들에게도 개원 과정에서의 많은 어려움과 준비가 따랐다. 일단 의료진 확보가 쉽지 않았다. 6월은 개원시기만 놓고 봤을 때 인력 이동이 잦은 연말연시에 비해 ‘비수기’에 속한다. 안 원장은 “6월 개원은 시기적으로 의료진과 행정직원을 충원하기에 좋은 때가 아니다”라며 “다행히도 병상 수만 늘린 종합병원이 아닌 대규모 투자로 훌륭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면서 대학병원에서 최신 지견을 공부하고 바로 배출된 젊고 역량 있는 의사들을 대거 영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간호인력 수급. 400병상으로 개원했지만 현재 200병상이 운영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원종화 원장은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중소병원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아직 간호사가 부족하다”며 “간호인력이 충분히 확보되면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혈관 등 특성화센터 설립에도 공을 들였다. 안준환·원종화 원장은 특히 심혈관센터 운영 여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했다. 원 원장은 “우리와 비슷한 규모의 병원 심혈관센터를 보면 ‘잘하면 본전, 못하면 적자’이기 때문에 운영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종합병원은 광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은 물론 대학병원 환자까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 경기 중남부지역 최초로 심장혈관·뇌혈관조영술이 가능한 심혈관센터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원에 앞서 심혈관센터를 운영 중인 서울·경기지역 대학병원·종합병원을 찾아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배우고 벤치마킹했다”고 덧붙였다. “첨단 의료기기 도입…대학병원급 의료서비스 제공” 참조은병원은 종합병원 재개원을 맞아 ‘특성화·전문화’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원종화 원장은 “일반병원에서 단순히 진료과목·병상 수가 늘어난 종합병원이 아닌 심혈관·뇌신경·관절외상·인터벤션센터 등 특성화와 함께 분과 전문의 간 협진으로 전문성을 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반병원 시절 강점이었던 척추관절·내과·건강검진은 물론 흉부외과·성형외과 등 외과 계열 진료과목도 적극 강화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호흡기내과 분과 전문의 2명을 영입해 중환자실과 연계한 호흡기분야 중환자 치료 전문성을 키우고 신장내과 분과전문의와 혈관외과·인터벤션전문의 간 협진으로 운영되는 인공신장센터 역시 특성화했다”고 밝혔다. 대학병원급 시설·장비에 버금가는 과감한 투자도 선행됐다. 심혈관·뇌신경·인터벤션·소화기 등 각 특성화센터에 필요한 도시바 Angio(1대)·CT(2대)·MRI(2대)를 비롯해 올림푸스 내시경 등 첨단 의료기기를 대거 도입한 것. 안준환 원장은 “훌륭한 의료진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첨단 의료기기가 뒷받침돼야한다”며 “더불어 환자 이송·전원 등 대학병원과 공생하려면 수준에 맞는 시설과 장비 도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병원으로 재개원한 지 3개월 남짓, 참조은병원은 순항하고 있을까? 원종화 원장에게 물었다. 병상 수가 커진 만큼 환자 또한 늘어났는지 말이다. 그는 “규모는 400병상이지만 현재 200병상만 운영 중이며 병원 홍보 또한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환자들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마음가짐이나 준비가 덜 된 만큼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중요한 건 결국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기 때문에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환자 유치에) 무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유치에 서두르거나 조급하지 않는 이유는 의사와 환자, 병원과 지역주민들과의 신뢰형성이 먼저라는 안준환·원종화 원장 나름의 경영방침 때문이다. 원종화 원장은 “종합병원을 개원하면서 30대 의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은 참조은병원이 젊고 스마트한 병원을 표방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환자들도 마인드가 변해 문턱이 낮은 병원과 의사들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장을 포함해 젊은 의사들의 기본 마음가짐은 환자를 내 부모·형제처럼 생각하고 최대한 설명을 잘 해주는 것”이라며 “환자로부터 외면 받는 병원은 결국 생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병원 10층 세미나실을 지역주민들이 강의실·공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 역시 병원과 지역주민들 간 공생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역을 넘어 수도권을 대표하는 종합병원으로 대학병원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참조은병원이 환자들로부터 ‘참 좋은 선택’이 되길 기대해본다.
24시간 전문의 진료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꿈꾸다 2016-06-27 05:00:54
|메디칼타임즈 정희석 기자| "대학병원도 못하는 24시간 전문의 진료가 가능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설립하겠다."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척추관절전문 '남기세병원' 남기세 병원장의 꿈이자 또 다른 도전과제다. 2014년 매물로 나온 강동 튼튼병원을 인수해 설립한 남기세병원은 그의 꿈을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의대 출신 정형외과 전문의로 우리들병원 제1정형외과 과장과 KS병원 원장을 거쳐 서울나은병원 대표원장을 지낸 남 원장이 밝힌 남기세병원 탄생 배경은 이렇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제기동에 서울나은병원을 개원하기 전부터 강동구 지역을 개원 입지로 고려했지만 당시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어서 어려운 상황이었다." "운 좋게 원하는 장소와 시설을 갖춘 강동 튼튼병원이 급매물로 나와 비교적 값싸게 인수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대학교 후배인 더조은병원 출신 황우연 원장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곳이 남기세병원이다. 궁금했다. 병원 명에 본인 이름을 넣은 특별한 이유 말이다. 그는 "환자한테 부끄럽지 않은 병원이 되기 위해서"라고 했다. "환자는 병원 이름을 기억하지 의사가 누군지는 잘 모른다. 수술은 의사가 하고 책임 또한 의사가 진다. 내 이름을 걸고 환자한테 창피하지 않는 척추관절병원을 만들겠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남 원장은 일찍이 서울 강동구 지역을 입지 요충지로 내다보고 병원 둥지를 틀었다. 서울시 남동부에 자리한 강동구는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은 경기도 구리시, 서쪽은 광진구와 마주하고 있다. 또 남서쪽으로는 송파구, 남동쪽으로는 경기 하남시와 경계를 이룬다. 남 원장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발전이 덜 된 지역이 강동구였다. 지역 발전만 이뤄지면 충분히 환자가 충족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서울에 있지만 인근 하남시 환자까지 유입이 가능한 점도 강동구의 지리적 강점"이라며 "인구 약 18만 명의 하남시는 미사지구가 들어서면 약 40만 명까지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병원 입지 때문인지는 몰라도 남기세병원은 2014년 11월 개원 이후 순조로운 성장세다. 남 원장은 "강동 튼튼병원 인수 당시 실적 등 재무제표를 보면 기존 튼튼병원의 2년 6개월 간 매출규모를 남기세병원은 1년 6개월 만에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네트워크병원이 부족한 의사들의 실력을 막대한 비용을 들인 홍보로 커버해 환자를 끌어오는 반면 남기세병원은 의사들의 실력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환자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7000건의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한 무릎인공관절 치환술·재치환술 대가 조우신 박사가 올해 3월 의료원장으로 합류하면서 병원 이름값은 더 높아졌다. 그는 "인공관절 재치환술은 치환술에 비해 기술적으로 5배 정도 더 힘들다. 더욱이 평균적으로 인공관절 수술 10건 중 재치환술은 1건 정도에 불과해 시술 경험을 쌓기도 매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부한 인공관절 재치환술 경험을 가진 고등학교·대학교 선배이자 스승인 조우신 박사를 모시면서 이 분야 병원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공관절 만큼은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며 “현재는 척추보다 관절 분야에 더 많은 시설·장비·인력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기세 원장은 매일 아침 환자 수술 전 이뤄지는 '모닝 컨퍼런스' 역시 실력 있는 병원으로 입소문을 타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수술을 앞둔 환자를 대상으로 척추 전문의 3명이 모여 어떻게 수술을 시행할지 의견을 모으고 조율하며 검증해 최상의 수술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을 모닝 컨퍼런스를 통해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남 원장은 척추관절병원을 인수해 운영한 지 2년이 채 안됐지만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는 정형외과 전문병원 설립이 목표다. 정형외과 전문병원 필요성을 느낀 직접적인 계기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두 아들의 치료과정을 직접 지켜보면서 경험한 답답함과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남기세 원장은 "아들이 머리가 찢어져서 주말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머리를 꼬매는데 4시간이 걸리더라. 더 황당한 일은 의사도 정신이 없다보니 마취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머리를 꼬맨 것"이라고 회상했다. "의사인 나도 이런 일을 겪는데 하물며 일반인들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정형외과 치료를 받을 때 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더 당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야간·주말은 물론 평일 대학병원 정형외과 진료를 받는 환자들 또한 불편함이 적지 않다. 그는 "대학병원의 문제가 협업이 잘 안 된다는 점이다. 가령 당일 무릎 진료를 받은 환자가 족부 진료까지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시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주일 뒤 재방문한 환자는 또 다시 1~2시간을 기다리는 등 불편함이 크다"고 덧붙였다. 남 원장이 구상하고 있는 정형외과 전문병원은 무릎·허리·어깨·척추·족부·수부 등 각 분야 전문의 약 20명이 24시간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곳이다. 남기세 원장은 "야간이나 주말에도 레지던트가 아닌 정형외과 전문의가 진료와 치료를 담당하는 것은 물론 분야별 전문의가 상주하고 의사 간 협업으로 환자 만족도가 높은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정형외과 전문병원 설립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왜 환자 수에 목매나? 해답은 병상 운영에 있는데" 2016-02-19 05:05:55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중소병원이 깊은 경영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가운데 매년 15% 이상 성장 중인 병원이 있다. 그 주인공은 김포 한강신도시에 뉴고려병원.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대부분의 병원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뉴고려병원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중소병원, 환자 수 보다 중증도 높여야 성공"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뉴고려병원 유인상 병원장은 "환자 수가 아니라 병상 효율성을 극대화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외래 및 입원환자 수를 늘리는데 주력하는 시간에 병상 효율성을 따져보는 편이 수익률을 높이는 비법이라는 얘기다. 환자 수를 늘려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야한다는 게 유 병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2차병원이라면 환자 수를 줄이는 대신 중증도를 높이는 편이 낫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가령, 환자 수를 늘리면 그에 따라 의료진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매출보다는 지출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그가 이처럼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실제로 뉴고려병원은 외래 및 병상 운영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 실제로 뉴고려병원은 경증환자 대신 수술이 필요한 중증환자만 받는다. 소아청소년과에서도 감기환자도 없다. 외래부터 단순 감기환자는 차단하고 폐렴 등 심각한 환자만 입원시킨다. 중증도를 높이는 것은 단순히 2차병원의 역할을 한다는 것 이외에도 병원 경영에도 선순환을 가져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고, 실제로 뉴고려병원 성장의 큰 축이다. "상급·일반병상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병상효율성 비결은 상급병실과 일반병실 운영의 묘미를 살리는 데 있다. 대부분 병원은 일반병실을 전부 채우고 상급병실은 어느 정도만 채우면 만족하기 마련. 하지만 뉴고려병원은 무조건 상급병실을 채운 후에 일반병실을 채우는 식이다. 특히 소아환자는 늘 일반병실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조건 상급병실을 채운 후 일반병상에 자리가 비면 무조건 옮겨준다. 이를 두고 "왜 병실을 늘리지 않느냐"고 질문할 수도 있지만, 병실을 늘리지 않는게 핵심이다. 그래야 일반병실 가동률은 98%를 유지하면서 자리가 비면 상급병실에서 내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유 병원장은 "첫날은 일반병실이 없으니 상급병실로 입원하지만 1~2일 이내로 일반병실로 갈 수있다는 것을 환자들도 안다"며 "원활한 운영을 위해 사전에 상급병실 운영에 맞춰 일반병실 수를 줄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 반드시 중요한 것은 상급병실이 남더라도 일반병실이 비면 바로 옮겨줘야 한다"며 "지역 내 중소병원은 환자와의 신뢰가 생명인 만큼 병원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믿고 상급병실을 선택할 수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성인 환자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중증도 높은 환자에게는 경영효율성 보다는 병원 본연의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성인은 대부분 수술환자로 '이들을 상대로는 병실차액을 붙이지 않는다'는 게 유 병원장의 철칙 중 하나다. 그는 "중소병원의 경쟁력 중 하나는 병실료 부담이 낮다는 것일 수도 있는데 왜 그들에게 병실료 부담을 주나. 다인실은 성인 수술환자로 채우고 비급여도 가능한 최소로 줄여 접근성을 높이도록 한다"고 했다. 뇌혈관센터의 경우 매년 15억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병상을 늘리는 것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 병상 하나를 늘리는 것에 대한 파장은 생각보다 크다. 당장 환자가 늘었다고 무턱대고 병상을 늘리면 악순환에 빠진다"며 "병상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돌며 중소병원 생존법 고민…병동 효율성서 답 찾아" 유인상 병원장의 경영 노하우는 발품을 팔아가며 쌓은 것이다. 뉴고려병원 모체인 고려병원에서 김포 장기동에서 한강신도시로 확장 이전을 준비하던 지난 2009년도에도 중소병원계 경영난은 이미 시작된 상황. '어떻게 하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이 필요했다. 그는 전국 유명 중소병원을 찾아다니며 경영 노하우를 파악하고 을지대 김영훈 교수(병원경영학과), 아주대 정기선 교수(병원경영학과)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유 병원장은 "병원이 잘 되는 곳의 공통점은 병상 효율성이 높았다. 단순히 환자 수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선순환 경영구조를 유지하려면 환자 수에 얽매여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문병원 타이틀 버린지 2년 째…진화는 멈추지 않는다 2016-02-01 05:05:55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관절전문병원 타이틀을 뗀 지 2년. 전문병원 간판이 없으니 경쟁력이 줄어든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뉴고려병원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환자대기실, 환자 민원을 줄여라" 뉴고려병원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경영난이 극심해진 가운데에서도 15% 성장했다. 그 비결을 이해하려면 일단 뉴고려병원의 환자 동선, 진료시스템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문병원 1주기에서 관절전문병원으로 선정된 뉴고려병원의 관절센터 외래는 늘 붐빈다. 환자 당 평균 진료시간이 15분 이상. 대기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환자 민원도 상당했다. 이를 대기실 구조를 바꿈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실은 진료실 문 쪽을 향해 있지만 뉴고려병원은 환자들의 시선을 TV모니터쪽으로 돌리면서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있도록 한 것. 대기실의 환자가 '앞에 환자가 언제 나오나' 지켜보면 의사도 환자도 불편하기 십상. 대기실 구조를 바꾼 이후 환자 민원도 줄고 의사들도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진료실 앞에는 가벽을 마련해 의료진 이력과 질환 정보를 제공해 보다 전문성을 부각시키며 1석 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경증환자 줄이고 중증환자에 집중하라" 또한 뉴고려병원은 소아청소년과로도 유명하다. 전원 예약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센터의 월 매출은 약 5억원. 주목할 점은 외래 대기실은 한산하고 의료진은 단 2명 뿐이라는 사실이다. 어떻게 가능할 것일까. 비결은 효율성을 극대화한 데 있었다. 소청과센터는 예약을 기본으로 하고 고열 등 응급환자는 응급실을 통해서 진료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감기 등 경증환자는 최대한 배제하고 폐렴 등 중증질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입원율이 높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경증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오히려 손실이라는 게 유인상 병원장의 철칙. 유 병원장은 "경증 환자는 외래 예약단계에서부터 의원급으로 가도록 한다"며 "이것이 2차도 1차 의료기관도 윈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기반 병원의 핵심은 응급실, 여기에 올인해라" 또한 흥미로운 것은 보험심사과를 병원장실 옆에 두고 전문 보험심사 간호사만 10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심사과는 병원 지하 혹은 병원 외부 건물에 두는 등 위치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뉴고려병원은 이를 바꿨다. 병원 수익을 늘리는 것 만큼 불필요한 삭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인상 병원장은 "보험심사는 전문적인 분야로 심사간호사 출신이 중요하다"며 "행정직원이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병원장실 옆에 혁신기획팀도 뉴고려병원의 동력이다. 혁신기획팀은 QI(Quality Improvement)와는 달리 응급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는 조직으로 여기에는 행정직원 이외 응급의학과, 신경외과과장 의료진과 간호사가 투입돼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해법을 고민한다. 예를 들어 119대원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응급실에 대한 환자 입소문이 안 좋은데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의료진과 행정직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하는 것이다. 이처럼 응급실 운영에 별도 조직까지 두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지역기반 의료기관에서 응급실만큼은 제대로 운영해야 환자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 유 병원장은 "병원을 운영해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며 "당장은 손실인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병원을 유지하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아동병원은 미친 짓이다…저출산·저수가 곳곳에 암초 2015-11-30 12:15:48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소아환자를 위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정말 미친 짓일까. 적어도 70년째 한눈 팔지 않고 소아환자 치료에만 집중해온 소화아동병원의 현재를 보면 미치지 않고서는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다. 출산율 감소·소아환자 감소로 경영난 시작 소화아동병원의 전성기는 1946년 소화의원으로 시작해 90년대 후반까지 쭉 이어졌다. 1981년, 2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성장해 지금 위치한 서울역 인근으로 옮기면서 잠시 재정난을 겪었지만 워낙 환자가 많았기에 병원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출산율 감소에 따른 소아환자 수 감소는 병원 운영에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예방접종 및 영유아검진이 자리잡으면서 소아환자 수의 감소도 경영 악화에 한 몫했다. 여느 병원이 그렇듯, 환경 변화에 따라 소아환자 진료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전환했다면 지금의 경영난은 찾아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화아동병원은 소아환자 진료를 포기하는 것은 이 병원의 뿌리를 흔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이를 고수하고 있다. 아동병원의 전문성을 살려 소아내분비 클리닉, 알레르기 클리닉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근 각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는 전문 클리닉과 경쟁하다보니 이 또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병원 규모와 시설 및 장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요즘 엄마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폐렴 및 장염 환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게 됐다. 간호 2등급 유지하느라 인건비 부담 가중 한때 미숙아를 위한 인큐베이터 100대를 운영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췄던 소화아동병원의 자존심은 의료진이었다. 그래서 의료진 수는 크게 줄이지 않았다. 전성기 때에도 10명으로 진료했지만 지금도 9명(병원장, 부원장 포함)이 진료를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종합병원을 포기하면서 수련병원 지정 취소 신청을 했고 응급실 운영도 접었다. 하지만 야간에 병원을 찾는 소아환자를 위해 평일 야간은 9시까지 주말은 저녁 6시까지 진료한다. 한때 120명에 달했던 간호사는 최근 희망퇴직까지 진행하면서 60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간호 2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성인과 달리 주사 하나 놓을 때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이 떨어져도 인력을 유지하다보니 전체 병원 재정 중 인건비 비중이 70%에 육박할 수 밖에. 하지만 간호2등급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호사 인력난도 극심하다. 대학병원에도 신생아집중치료실(NIUC)이 없던 시절, 일을 배우고 싶은 간호사들이 들어오겠다고 줄을 섰지만 이제는 한 명이 아쉽다. 소화아동병원 류승주 행정과장은 "그나마 다행은 당시에 근무를 시작한 간호사들이 장기근속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에게 교육받은 간호사들은 1~2년후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늘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소화아동병원이 눈물을 머금고 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 신생아 집중 치료 시설)를 폐쇄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었다. NICU를 운영하려면 더 많은 간호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환자 수는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변화 모색 나섰지만 대출도 못 받는 신세로 전락 치열한 병원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난 2010년 김덕희 전 병원장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장을 지낸 노하우를 바탕으로 병원 외벽에 기린을 그려넣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병원 내부에도 리모델링을 통해 산뜻하게 손질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소미' 캐릭터를 만들었다. 올해 초 인건비 부담을 줄여보고자 뼈를 깎는 심정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했지만 병원의 재정난은 여전하다. 아동병원 특성상 여느 병원의 주요 수익사업 중 하나인 장례식, 영안실도 없다. 하다 못해 커피숍 등 편의시설도 운영하지 않고 있으니 진료 이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답답한 현실 속 대출을 통해 EMR도입, 리모델링 등을 통해 재도약을 노려보려했지만 그마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류 행정과장은 "은행권 대출을 받아 병원에 적극적인 재투자를 함으로써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었지만 대출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그 또한 힘들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인근에 대학병원은 어린이병원이 적자를 내더라도 다른 진료과에서 벌어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지만 소화아동병원은 오로지 독자생존 해야한다. 저출산 등 의료환경 변화로 환자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가로 버텨야 하는 현실. 70년을 역사를 지켜온 이 병원의 앞날은 위태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