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민 심평원장에게 주어진 의료계 검찰 프로젝트 2020-04-22 07:50:59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건강보험 적정성과 타당성을 판단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자리매김하겠다." 김선민 신임 심평원장은 22일 열린 취임식에서 진료비 심사&8231;평가 대표되는 기관의 기능과 위상을 이전보다 올려놓겠다고 다짐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보건&8231;의료계의 검찰 혹은 대법원의 역할 정립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선민 원장은 2000년 기관이 설립된 후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해왔다. 심평원에서 14년여의 세월을 보내면서 기관의 어제와 오늘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온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김선민 원장이 추진해야 할 최우선 개혁 과제로는 '신뢰회복'을 꼽는다. 사실 카운터파트인 의료계의 심평원에 향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심평원의 주요 기능인 심사서부터 평가, 수가 개발을 두고서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일일이 사례를 들어서 말하기도 버거울 정도다. 오죽하면 의료계가 심평원의 심사를 두고서 '심평의학'이라고 비아냥거릴까. 신뢰회복이 더 급한 이유는 의료계의 협조와 참여가 생명인 조직이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협조 없이는 진료비 심사를 제대로 할 수 없을뿐더러 보건&8231;의료 제도 설계, 기관의 조직 구성 자체도 어려워질 수 있는 곳이 심평원이다. 실제로 기관의 원주 이전 후 현미경 심사를 전담할 의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관의 최대 과제인 심사체계 개편에 있어 의료계 일부의 보이콧으로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분야의 전문가가 바로 김선민 원장이라는 점이다. 2개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이면서도 심평원 내 의사조직인 진료심사평가위원회에서 10년 넘게 평가위원으로 생활해왔던 그이기에 의사들의 협조와 참여가 절실한 기관 운영 상 어려움을 가장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론 김선민 원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0년대 초반 포괄수가제 전도사 나섰던 탓에 의료계로부터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 현재까지도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 때문에 김선민 원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불만을 가진 의사들의 목소리가 SNS를 통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결국 세간의 따가운 비판을 불식시키고 의료계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이제 김선민 원장의 몫이다. 그래야지 심평원도 비로소 의료계 검찰로서 권위가 생기지 않을까. 김선민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의료계와 국민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한 기전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본인이 꿈꾸는 신뢰회복 프로젝트가 꼭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더 이상 심평원 앞에서 의료계나 환자단체가 집회하는 모습은 보지 않았으면 한다.
코로나19 이후의 '뉴 노멀' 준비는 됐나 2020-04-20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전 세계를 집어삼킨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 즉 뉴 노멀(new normal)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정치, 경제부터 세계화 흐름까지 불과 몇 달만에 송두리째 뒤바꾼 코로나의 위력으로 이제 뉴 노멀은 거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코로나 이전의 상식과 표준은 이제 돌아올 수 없다는 의견은 이제 단순한 전망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코로나의 종식과는 무관하게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료산업은 특히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플루와 사스, 메르스 등 수많은 전염병 사태를 겪었지만 이만큼 전 세계적으로 의료 시스템을 점검할 사건은 없었기 때문이다. 의료 선진국이라 믿었던 나라들도 코로나 팬데믹에 추풍낙엽으로 무너졌고 승승장구하던 제약산업도 코로나에 속수무책이다. 국가별로는 차이가 있겠지만 분명하게 최우선적으로 의료산업에 대한 뉴 노멀이 대두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 평가받는 우리나라 의료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새로운 뉴 노멀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이른바 비대면 의료서비스, 한마디로 원격의료다. 그동안 수차례 도입이 언급됐지만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로 책상에 묻혀있던 원격의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제 거부하기 힘든 흐름이 됐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직접 비대면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반대는 이제 허들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제는 과연 그 준비가 되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의사와 환자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연결시킨다고 해서 원격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료라는 과정은 사실상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증상을 묻는 문진부터 체온, 혈압, 혈당 등 기기의 영역을 넘어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의사의 전문성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하는 종합 과학의 영역이 바로 의료다. 여기에 환자의 걸음걸이부터 혈색, 눈동자, 어투, 입냄새까지 의사가 환자를 앞에 두고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정보도 바로 의료의 영역이다. 필요할 경우 촉진 또한 마찬가지다. 원격이라는 도구는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대신 이러한 정보의 상당수가 상실된다. 아무리 IT기술이 발달했다 해도 미묘한 혈색을 파악하거나 입냄새, 촉진 등은 불가능의 영역이다. 팔을 당겨보거나 청진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한계들은 첨단 기기들이 메워야 한다. 정확한 혈압과 혈당, 체온을 정확히 측정하고 AI 등을 통해 환자에게 보여지는 미세한 정보들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다. 여기에 하나만 오차가 생겨도 원격의료는 돌아오지 못하는 화살이 된다. 원격의료의 시작이 의료계의 반대를 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준비에 있는 이유다. 혈압이 잘못 측정되면 환자는 필요한 용량을 넘어서는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할 수 있다. 혈당 또한 마찬가지로 급격히 올라간 혈당을 잡아내지 못하면 그 환자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흔히 의료산업이라 표현하지만 의료는 다른 사업과는 결을 달리한다. 모든 산업은 극도의 진보를 추구하지만 의료는 극도의 보수에 가치가 있다. 한단계 더 진보된 기술로 95명을 살린다 해도 5명이 죽을 가능성이 있다면 뒤돌아서 검증해야 하는 것이 의료다. 그것이 획기적인 신약도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수년간 검증을 받는 이유고 신박한 치료법이 나와도 기존 치료법과 대조해가며 동료 의학자들에게 수차례 평가를 받는 이유다. 호주의 연구진이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 플랫폼인 아마존과 이베이에서 판매중인 혈압계를 전수조사한 결과 제대로 검증이 된 제품은 6%에 불과했다. 94%는 엉터리 혈압계라는 의미가 된다. 의료는 가속페달이 아닌 제동장치가 중요한 산업이다. 악셀을 밟기 전에 브레이크는 점검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호흡기 바이러스 공포 남겨진 과제는 2020-04-13 05:45:50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올해 상반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코로나19) 사태로,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가 대공황 상황임을 십분 체감하는 분위기다. 12일 기준 216개 국가에 확진자는 170만명 이상이 발생했고, 전 세계 누적 사망자수는 어느새 10만명을 훌쩍 넘겼다. 중국 우한지역에서 촉발된 이번 코로나 감염병 대유행 사태 초기만해도, 이정도 예상은 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지난 사스(SARS)나 메르스(MERS) 사태와 비교해 치사율을 3% 남짓한 수준으로 내다보면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영역으로 점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어떨까. 아직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세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한다해도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초기 대응에 좋은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싱가포르, 유럽의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예상치인 3% 이내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방역체계가 뚫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등지는 현재 누적 사망률 10%를 넘기며 말그대로 절망적인 상황이 그대로 포착되는 까닭이다. 초대형 재난상황으로 까지 비유되는 감염병 대유행 사태.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일시적으로 잠잠해졌다가, 주기적으로 유행할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가 준비해야할 과제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감염병 학계 전문가들과 의료계에서는 제도적인 대비책으로 '선제적 방역체계'를 강조하는 한편, 계절성 유행질환으로 자리잡을 호흡기바이러스 감염 관리에 각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이번 사태에서도 보여졌듯, 코로나19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및 치료가 지연된 경우 사망률은 높게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유럽의 일부 지역을 보면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고위험군 감염도 상당부분 진행됐을 때까지 바이러스 유행상황임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감염질환감시체계와 관련해 정부가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실험실 감시사업(KINRESS)'을 운영하는 상황이지만, 여기에도 효율적인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사업과 관련해 참여 병원이 50~100개 정도 수준이다. 참여 병원수를 300~400개 까지 늘려야만 보다 광범위하고 효율적인 감시체계의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란 현장 감염병 전문가의 의견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렇게 선제적 방역체계가 중요해지는 것에는, 감염병 유행의 특징도 변해왔다는 점을 분명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팬데믹 상황으로 번진 감염질환들은, 더이상 수인성 감염질환이 아닌 호흡기바이러스의 영향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수인성 감염병의 대표 사례인 콜레라 등에 이어 성접촉에 의한 에이즈(HIV 감염), 모기와 관련된 지카바이러스나 뎅기열 등이 간간히 이슈가 되기는 했지만, 이런 감염병들 대부분이 전파경로가 정해져 있고 감염의 폭발성이 약해 비교적 관리가 쉬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런데 1918년 수백만명의 목숨을 잃게 만든 스페인독감 사태에 뒤이어 1968년 홍콩독감, 계절성 유행질환으로 자리잡은 인플루엔자(독감) 등 대규모 감염사태를 일으킨 전염병은 모두 호흡기바이러스 질환이었다. 이들은 파급력과 전파력이 매우 강한데다 감염예방도 어렵다는 점에서, 팬데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매일같이 감염 관리 및 방지책이 보도되고 있고, 제도적인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다. 다행인 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손위생이나 기침예절 등 기본적인 보건교육 인식수준이 높아졌다는 부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같은기간 인플루엔자, 결막염, A형간염 등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가쁜 호흡을 놓아서는 안 되겠지만, 또 다가올 다음 호흡기바이러스의 유행상황에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할 때이기도 하다.
코로나 방역과 보건정책 투 트랙 필요하다 2020-04-08 16:13:53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지난 1월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누적 확진자 수가 4월 들어 1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방역대책을 매일 쏟아내고 있다. 중국 우한 입국자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 등 사실상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진단검사와 격리조치에 들어가며 확진자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가 3개월째 지속되면서 대구경북 파견 의료진과 전국 주요 병원의 선별진료소 의료진 모두 체력적, 정신적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실제적 운영을 복지부가 전담하면서 6주가량 세종과 대구경북지역 파견과 지원 업무로 800여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조차 지쳐가는 형국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은 치료 백신 개발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제 '개인방역 생활화' 대신 '코로나 생활화'라는 용어조차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보건의료 정책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복지부와 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 등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 역할을 하는 중앙부처와 산하기관의 보건의료 업무는 사실상 '올 스톱'된 상태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사태를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국가 중심의 단일보험 체계이기 때문이다. 국립 의료기관과 민간 의료기관으로 명목상 구분되어 있지만 의사의 의료행위와 약제 처방, 치료재료 하나하나가 건강보험 영향권 안에 있는 만큼 복지부 권고와 지침은 의료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암묵적 경고이다. 언제까지 의료계와 복지부가 음압병상과 손실보상 논의만 지속할 것인가. 코로나 사태라는 방역 문제와 중증난치성 환자 치료 체계를 구분해 지속가능한 보건 정책으로 개편해야 한다. 신종 감염병으로 피해를 본 의료기관에 대한 별도 고시를 통해 건강보험 수가로 보상하는 상시 체계로 전환해 병의원이 방역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정책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오는 19일까지 연장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복지부와 청와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여야가 총선 공약으로 앞 다퉈 내놓은 복지부의 보건부 분리와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이라는 핑크빛 약속은 21대 국회에서 논의할 정부조직법 개정 사항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복지부와 의료계 모두 '국민 건강'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다. 치료제 개발 전 코로나19 완전 종식이 실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배제한 방역 정책만 지속한다면 국민과 의료계, 공무원 모두 자칫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지부 한 공무원은 "코로나 사태로 보건의료 및 복지 업무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메르스와 세월호 사태를 겪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는 종식될 기미가 없다"면서 "코로나 장기화를 감안해 이제 미뤄진 정책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공무원은 "올해 시행되거나 진행 예정인 보건의료 정책 현안을 더 이상 지체시킬 수 없다. 총선 이후 의료계와 협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정부가 마스크 하나로 버티는 국민과 의료계에 조속한 시일 내 새로운 보건의료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의료인들 헌신에 감사한다는 말이 접대용 멘트로 들리지 않기 위해서 지속 가능한 보건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잔뿌리내린 온라인강의 관건은 적재적소의 정착 2020-04-06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의과대학 교육이 많이 언급된 한 달이었다. 코로나19 초기에 대부분 의과대학이 특수성을 이유로 기존 커리큘럼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모든 의과대학이 개강을 연기하고 별개로 여겨졌던 병원 실습에서도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 특히, 대학 개강연기와 맞물려 병원실습 유무, 비대면강의와 오프라인시험까지 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온라인강의다. 기존에 일부 의대에서 TBL(teaching based learning)이나 PBL(problem based learning)등의 방식을 적용하며 온라인강의를 활용하긴 했지만 이젠 모든 의대에서 전면적인 온라인강의 적용이 이뤄졌기 때문. 의도치 않은 온라인강의 활용이지만 보수적인 의대교육에 이번 온라인강의의 사례가 하나의 '혁신'으로 작용할까? 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잠깐의 일탈과 새로운 기회 마련 등 시각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 의대에 온라인강의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의대생의 자기관리문제다. 어디에서도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온라인강의의 가장 큰 강점이자 단점이 학생 주도적 학습 환경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할지를 미지수로 보고 있는 것. 이는 KAMC가 고민하는 의대 통합6년제 고민과도 맞닿아있다. 통합6년제는 기존 예과2년 본과 4년의 제도에서 탈피해 보다 효율적인 커리큘럼 활용을 꾀한다는 게 주목적이지만 예과 2년 동안의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는 시각이 밑바탕에 깔려있기도 하다. 즉, 의대생이 예과2년을 보내고 본과에서 어려움을 겪는 차이를 줄이고 의대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것. 다만, 이러한 자기관리에 대한 우려가 의대교육에서 온라인강의 활용에 주 걸림돌로 작용해야하는지는 물음표를 가지는 시선도 많다. 일단 의대는 시험이라는 절대적안 지표로 학생들의 수준을 평가하고 여기에 더해 유급이라는 시스템이 있어 의대생이 공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취재 중 만난 한 의대생은 "오프라인 강의라 하더라도 어차피 직접 공부하는 문제는 개개인에게 달린 몫이다. 자기관리의 문제는 오프라인강의냐 온라인강의냐를 구분 짓는 척도로서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의대가 가지고 있는 의대교육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온라인강의가 가진 긍정적인 요소가 있어 보인다. 실제 취재 중 의대교육의 양이 너무 많아 이제는 덜어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 그렇다면 온라인강의가 기존의 강의를 대체할 수 있는 만능재는 아니지만 이러한 고민의 해결 방안으로 고려할 가치는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온라인강의가 앞으로의 의대교육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강의가 급작스런 도입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각 의대의 입맛에 맞게 발전시켜나갈 여지도 충분해 보인다. 다른 분야의 사례지만 몇 년 전 애플사에서 내놓은 아이폰이라는 혁신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 정도로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가져다주었다. 이미 현재의 의대생은 온라인강의로 의대교육을 접하게 됐고 우리는 의대교육의 전환점을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젠 온라인강의의 실행 유무가 아닌 '어떻게'를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원격의료가 시대적 흐름이라면 2020-04-02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코로나19가 의료계에 산적한 주요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원격의료'도 그중 하나다. 의료계는 의사-환자의 원격진료를 변함없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대면진료가 기본이며,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에서 책임소재 등 선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지나가면 의사-환자의 원격의료 허용 문제는 의료계의 반대와는 상관없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척돼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이미 코로나19 사태를 발판 삼아 전화처방을 허용했다. '한시적'이라는 단서는 달려있지만 이미 의료현장에서 전화상담 및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을 코로나19 사태가 만들어준 것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지만 경험을 통한 데이터가 이 시간 현재도 있는 만큼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ICT 규제 샌드박스 1호 실증특례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이용한 심장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활용한 의사-환자 사이 원격진료를 허용한 것. 의협의 '반대' 입장은 여전히 변함없다. 하지만 이미 원격진료는 의료 현장에 적용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시대적 흐름 속에서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제 의료계 대표 단체인 의협도 마냥 '반대'만 외치고 있을 수 없다. 원격의료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의협은 선제적으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최대집 집행부는 특이하게도 의료 현안마다 TFT를 꾸려 업무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원격의료라는 큰 방향을 거스를 수 없다면 의료계가 수용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할 때다. 이미 의협은 지난해 8월 정부의 의료취약지역 원격의료 지원 시범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원격의료대응TFT'를 꾸렸다. 원격의료 반대를 외치기 위한 조직이었지만 미래를 고민해볼 수도 있겠다.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의료계 전문가를 비롯해 업계 관계자들도 자문위원 형태로라도 합류토록 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코로나로 확인된 한국의료의 힘 2020-03-30 12:00:23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의료 강대국으로 손에 꼽았던 미국, 영국 등 세계 강호국가의 의료가 코로나19로 휘청대고 있다. 미국도 의료진 방호복이 없어 비닐봉투로 방호복을 만들어 입고 근무를 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심지어 중증환자 생명과 직결된 인공호흡기가 부족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회사에서 인공호흡기를 강제생산하도록 하는 국방물자생산법까지 발동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코로나19 초기 집단면역 방침을 밝힌 이후 방역 강화로 급선회하면서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찰스 왕세자에 이어 보리스 존슨 총리까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는 2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수 9만7천여명, 누적 사망자 수는 1만779명으로 중국의 사망률을 뛰어 넘은지 오래다. 얼마전 만난 한 의과대학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휘청대는 의료 강대국을 보며 "한국이 선망했던 의료 강대국도 별게 아니었다"고 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 의료 수준이 어느새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재미난 사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이 선방하고 있는 그 저력은 불과 3개월전까지만 해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던 지적하던 의료시스템에 기반한다는 사실이다. OECD국가 대비 병상 수, 고가장비, 외래 방문횟수 등 모두 2배에 달하는 의료공급의 과잉이 코로나 시국에서 완충작용을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 상황에서 가용할 병상이 있었고 의료진들도 평소 상당한 검사건수를 소화해본 경험이 있기에 세계가 놀라는 1일 1만5천건의 검사량을 감당할 수 있었다. 유럽의 모 의료진이 코로나 사태로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에 하루 평균 12시간 근무가 일상인 의대교수들은 쓴웃음을 삼켰다는 웃픈 이야기도 있다. 또 일정 수준 이상병상 규모를 가용할 병상을 갖추고 있어 비상상황에서 유도리를 부려볼 수 있었고 의료접근성이 낮은 덕에 코로나 환자를 방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의료를 재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영국 등 의료선진국의 제도와 시스템을 따라하기 급급했던 시절은 과거가 됐다. 이미 해외 각국이 한국의 코로나19대처법을 벤치마킹하고 있지않나. 물론 의료진을 혹사해서 버티고 있는 의료시스템을 유지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한국 의료의 장점과 미국 유럽의 의료의 강점을 적절하게 버무린 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다만, 적어도 한국 의료를 떠 받치고 있는 의료진과 의료제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자부심을 가져도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제 '의료 선진국'이 이렇게 하니 우리도 따라가야한다는 식의 제도나 정책에서 벗어던질 때가 됐다는 얘기다. 미국, 유럽 국가들과의 비교가 아닌 한국 문화와 현실 에 적합한 우리만의 의료시스템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코로나 치료제의 운명은? 승자의 독식인가 저주인가 2020-03-26 05:45:5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요즘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기시감을 느낀다. 너도나도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을 선언하는 모양새가 예전과 닮았다. 불과 5년 전만해도 주식의 주도 업종은 단연 바이오·제약이었다. 2015년 한미약품이 7조 8천억원대 기술수출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주도의 랠리 장세가 펼쳐졌다. 2016년 한미약품이 또다시 1조원대의 기술수출을 발표하자 사람들은 이를 카지노의 '잭팟'에 비유했다. 타 제약사들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기술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도 앞다퉈 신약 개발을 선언했다. '그럴 듯한' 파이프라인과 기전만 있으면 그것이 곧 돈으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것만 같은 열기가 끓어오르면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바이오벤처의 IPO 붐도 끊이지 않았다. 거품은 꺼지고 나서야 알게 된다는 격언이 있다. 당시도 마찬가지. 바이오 열풍이 불 때는 마일스톤이 무엇인지,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몇 퍼센티지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그때는 정말 그랬다. 슬롯머신 앞에 선 것처럼. 그 이후는 굳이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무산, 물거품, 주가 출렁, 곤두박질과 같은 단어들이 지면에 오르내리면서 신약 개발에 얼마나 지난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하이 리스크가 실제 얼마나 위험한지 사람들은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과연 교훈을 얻었을까.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뜰 것 같은 종목이 뭐냐"다. 경제위기설로 주가가 무더기 급락한 가운데 '코로나 치료제'와 같은 가능성만 언급돼도 주가가 춤을 추기 때문이다. 최근 모 제약사 품목이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를 썼다가 주가 급등을 눈앞에서 경험했다. 해당 제약사에서 어떤 경위로 정보를 알고 기사를 쓰게됐냐는 전화를 받으면서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웠다. 맹목적인 투자 열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코로나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미국 임상만 100여 개다. 치료제, 백신 개발을 선언한 국내 업체는 20여곳. 중국 업체/임상을 제외하고 그렇다. 한 적응증에 단기간 이렇게 많은 업체가 뛰어든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나 싶다. 코로나 테마주에 묻지마 투자를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인은 이에 편승하겠다는 업체들의 얄팍한 이기심이다. 기술도, 의지도 없으면서 시류에 기대 '코로나'를 억지로 끼워넣는게 아닌가 의심이 드는 순간이 꽤 있다. 수 십개 업체가 뛰어든 경쟁에서 첫 성공 업체가 전체 시장을 독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암울하긴 마찬가지. 개발 성공 및 상품화 이전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는 일은 업체들에겐 끔찍한 상상이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개발을 해봤자 기다리고 있는 건 '승자 독식', 혹은 '승자의 저주'뿐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조금 더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5년 전 그 슬롯머신 앞에 선 것이 아니라면.
|수첩|어이없게 '수장' 잃게 된 대형병원들 2020-03-23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수도권 대학병원장들이 복지부 김강립 차관 자가격리 소식에 발칵 뒤집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3일 박능후 장관에 이어 김강립 차관 주재로 열린 릴레이 간담회. 분당제생병원장이 간담회 참석한 이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동석한 인원들까지 2주간의 자율적 자가격리 조치에 처해진 것이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들의 신분이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일선 의료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학·종합병원장들이 20명 안팎으로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김강립 차관과 마찬가지로 간담회에 참석한 병원장들도 당장 다음 주말까지 꼼짝없이 집에서 격리생활을 해야 할 형편이다. 더구나 참석한 병원장들의 사연을 들어가면 그 안타까움은 배가 된다. 코로나19로 수도권 대형병원들 중 가장 큰 홍역을 치른 권순용 은평성모병원장도 해당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2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 간 것이다. 2월 내내 전 직원이 힘을 합쳐 코로나19 폭풍을 견뎌내고, 정상진료에 들어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다시 병원의 컨트롤타워가 어이없게 부재 상태가 돼버렸다. 병원장이 참석한 다른 수도권 대학·종합병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순천향서울병원이나 강동경희대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장도 2주간의 자가격리에 처해져 유선으로 보고를 받으면서 코로나19 전쟁 속 전장을 지휘하는 한편, 예정됐던 외래와 수술일정을 또한 연기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결과론이지만 복지부의 간담회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확보가 간담회의 목적이었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료현장을 누비는 병원장들을 모임 자제령 속에서 간담회에 꼭 불러냈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요즘같은 시기에 전문 회의장도 아닌 '다닥다닥 붙어앉는' 구조의 작은 식당에서 간담회를 계획했던 발상조차도 이해하기 힘들다. 만약 간담회로 인해 확진을 받은 병원장이라도 나타난다면 해당 병원 보직자들까지도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질려고 했던 걸까. 더구나 복지부와 그 산하기관들이 평소 자주 활용하던 '영상회의'라는 대안도 존재했음에도 말이다. 심지어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마스크 마저 쓰지 않았다는 화난 목소리까지 기자에게 들려온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복지부는 박능후 장관의 '말실수'를 시작으로 사태 대응에 크고 작은 문제점을 지적받아 왔다. 이번 김강립 차관의 자가격리 논란도 결국에는 코로나19 정부 대응 속 큰 오점으로 남아 향후 '백서'에도 남을 법 하다. 의료현장에서 정부를 향해 '안 그래도 힘든데…'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는 이유다.
세계가 주목하는 코로나 진단키트 아이러니 2020-03-19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코로나19로 명명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각 국가별로 이를 막기 위한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만큼 다양한 해법과 의견이 도출되면서 코로나19를 둘러싼 논란과 논쟁도 다양하다. 인위적으로 생성된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이라는 원초적인 음모론부터 치료제 적용과 방역 시스템, 국가별 입국 제한 조치 등은 늘 논란으로 이어졌고 어느 국가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의 불씨가 최근 예상하지 못했던 곳으로 튄 듯 하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코로나19를 진단 키트의 신뢰성 문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 불씨는 의외로 미국에서 튀어나왔다. 의사 출신 의원이 FDA의 답변을 이유로 국내 생산 진단 키트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이러한 소식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며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 부적절(not adequate)하다고 언급한 근거인 FDA의 답변이나 결정도, 대체 어느 제품을 어떠한 방식으로 조사한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되려 그 의원의 발언을 신뢰할 수 있는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이 파장은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한 의원이 던진 작은 돌 하나가 국내로 넘어오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진단 키트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의 동요를 잠재워야 할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혼란과 혼동을 더욱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이들 모두가 실시간 유전체 검사법인 RT-PCR의 신뢰도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일명 신속검사로 불리는 항체, 항원 면역 검사 키트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실제로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임상검사정도관리학회 등 의학계 단체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신속검사의 신뢰도를 확신할 수 없다며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10분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성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정확도가 50~70%로 현저하게 낮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시기에 이를 활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경고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 날 중소병원들의 모임인 중소병원협회는 신속검사키트가 충분히 신뢰할만하며 가격이 저렴하고 신속한 검사가 가능한 만큼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속검사를 승인해 주지 않고 있는 것은 CT와 MRI 중 하나만을 사용하라는 꼴이라며 RT-PCR 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루 빨리 허가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 한쪽에서는 신뢰할 수 없다며 도입해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며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진단 검사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의원이 던진 작은 돌 하나가 코로나19에 맞설 가장 근본적인 보호막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움직임은 아이러니하게도 평온하다. 앞서 말했듯 코로나19에 맞설 가장 근본적인 거름망인 진단 검사법에 대한 논란이 들끓고 있는데도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뒷짐을 지고 있는 듯 한 모습이다. 사실 식약처는 이미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놨어야 한다.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진단 키트에 대해 긴급 사용 승인을 했다는 점에서 한달 안에 그 정확도와 신뢰도에 대한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달을 훌쩍 넘긴 지금 시점에도 이러한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고 결국 진단 검사 키트를 둘러싼 논란은 점점 더 가열만 되고 있다. 모두가 힘을 모아 온 나라에 옮겨 붙은 불을 꺼야 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식약처가 절차에 따라 결과를 공개했다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논란이다. 발로 밟아 끌 수 있는 불을 더이상 키워서는 안된다. 온 나라에 물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