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횡포에 의업 포기 순간, 손 내밀어 준 이동욱 후보 2021-03-09 05:45:55
필자는 2000년 의약분업 때 외과 수련의 1년차였다. 기대를 안고 대한의사협회의 결정에 열심히 따라 싸웠으나 무소불위 정부의 칼날에 맥없이 끝났다. 결국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이 예견한 불행한 예언들이 적중했음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 역시 의료 전문가의 의견은 정책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의약 분업 사태 이후 수 차례의 의협회장 선거에서 후보들은 불합리한 수가체계 개선, 부당한 각종 규제 철폐,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 등을 공약으로 걸고 출사표를 던져왔다. 개선의 희망을 가지고 투표에 임했으나 결국 회원들의 뜻과 다른 행태를 보이는 집행부, 대의원회 앞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의협 회장 자리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와 같이 절대반지를 끼면 이성을 잃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달려가는 자리인 듯 보였다. 그리고 닳고 닳은 보건복지부 공무원들과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논란이 일어나면 의협은 안타깝게도 아마추어적인 대응으로 패배가 거듭되어 이는 결국 회원들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뻔히 보이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무력하게 복지부 뜻대로 이루어졌다. 10여 년 전 기존의 수구세력을 타파하고자 개혁파인척 하는 세력이 나타났으나 그들도 또 하나의 적폐 카르텔이 되어 회원의 권익을 해치고 있다. 의협이 민초 의사들이 낸 회비로 지탱되는 원로 의사님들의 사랑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허허실실 안이한 조직이 아니라 실제 의료에 나서고 있는 의사들을 보호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싸워줄 수 있는 사령부가 되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회장이 되어야 할까? 너무나 당연하지만 회원들 편에 항상 서 있으면서 함께 동병상련하고 14만 회원들을 위한 치밀한 전략과 실행능력이 증명된 사람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런 사람이 이동욱 후보이다. 개원 5년차 때 갑작스런 심평원 실사를 받은 적이 있다. 주무관의 강압적인 태도에 얼어 단지 실사인데 이미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선배님의 소개로 일면식도 없던 이동욱 후보님과 수차례 통화하며 결국 실사를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었다. 다른 분들을 도와주시면서 쌓은 많은 경험으로 실제적인 조언을 받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어떻게 싸워야 할 지 아는 분이 내 편에서 든든하게 조언해 주시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후보님의 말씀이 말 뿐이 아니라 정말 걱정안해도 되는 일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몇 년 후, 제대로 행한 의료임에도 실손보험사의 횡포로 인해 의업을 그만둘지 고민하게 되는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전국적으로 여러 회원들이 의협이나 여타 의사회에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 '어쩔 수 없다, 죄짓지 않은 우리에게 죄를 인정하고 합의하여 배상을 최소화하고 싸울 시간에 더 많이 일해서 만회하라는 것'이었다. 보험사가 집단소송을 걸 때는 대형 로펌이 논리가 확실하니 일개 의사들은 이길 수가 없다는 패배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동욱 후보에게 필자 및 필자와 같은 고통을 겪는 수백 명의 회원들의 억울함에 대해 도움을 호소하였고, 여타 사건들을 도맡아 바쁜 와중에도 "한 번 고민해 보겠다"는 후보님의 말씀이 회원에게 큰 자신감과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실제로 이 사태를 격파할 방향성을 정확히 제시했다. 이후 기세등등하던 실손보험사는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해당 실손보험사의 집단 소송 사건에 대한 치밀한 분석, 회원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 치밀한 대응 전략을 제시했으며 필자와 여러 수많은 의사들, 갸우뚱하는 의사들까지도 한 목소리가 되어야 이길 수 있다고 설득을 위해 수 차례 회의까지 하였다. 결국 모두 한 목소리가 되어 한 주장으로 맞서니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지금은 그 당시 좌절했던 모든 동료들이 의사로서 현업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 의협은 지금까지 의료 정책이나 실제 회원들이 겪는 문제들에 대해 뒷짐지고 보험사, 정부, 의사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의협의 존재이유에 대해 실망하였고 의사가 오히려 의사의 적이 되는 힘빠지는 상황 또한 많이 연출되어왔다. 회원 의사를 범법자로 만들고 오히려 힘들게 하는 등 아무 역할이 없는 의협에 대해 회원들은 냉소적이다. 이제는 암울한 의료 환경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민초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만이 아닌 힘이 되어 주기 위해 진심어린 노력을 해 주는 회장이 정말 필요한 때이다. 여러 가지 의료관련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잘못된 규제 및 의료제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리고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이 검증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직책이 많았지만 회원들 위한 변변한 성과가 지금까지 없는 후보, 퍼포먼스를 위한 퍼포먼스만 하는 후보, 회장이 되고 나면 무엇을 하겠다는 후보, 잘못된 의협에 대해 침묵하여 왔던 후보, 투쟁력이 없는 후보, 이런 사람들이 또 의협회장을 한다면 어쩌면 앞으로 3년도 눈앞이 깜깜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을 게다. 의협은 항상 우리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래서 정부도 보험사도 의협 눈치를 보는, 그런 의협을 위해서는 회무능력이 검증되고 투쟁력이 있는 이동욱 후보가 꼭 필요하다.
정부 향한 외로운 싸움…임현택 후보 격려전화로 힘 얻는다 2021-03-08 05:45:50
대한의사협회의 존재 목적이 무엇일까? 필자가 1995년 의사 면허를 받고, 해마다 의협 회비를 냈지만(물론 병원 외 직장에서 일할 때는 내지 않았지만) 사실 의협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도 없었고(대부분의 의사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의협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다. 이런 필자가 처음으로 의협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것은 2000년 의약분업 및 의료파업 사태 때인데, 의협이라는 단체가 전체 의사들의 의지를 모아서 대외적으로 의견을 표출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단체가 그래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뒤로 다시 의협의 존재를 잊고 지냈지만… 이런 평범한, 의협에는 관심이 일개도 없었던 필자가 의사단체의 힘을 여실히 느끼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 말이다. 필자는 식약처에서 2.5년간 일하면서 식약처의 부실한 의약품/의료기기 안전관리 실상을 목도하였고, 내부에서 목소리를 높여봤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하였지만, 식약처의 부실한 안전성 관리가 환자들과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눈감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의료전문가요, 지식인의 양심으로 식약처의 부실관리 실상을 외부에 알리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신문에서 어떤 분이 1인 시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 이거야 결정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고, 개인 비용으로 을지로에 가서 피켓을 제작하고, 국회의사당이라는 곳을 처음 가서 땡볕에 1인 시위를 하였다. 그런데 알고 지내던 한 의약전문지 기자가 제 1인 시위 소식을 다른 전문지 기자들에게도 알려줘서, 필자의 1인 시위 소식이 여러 의약 전문지에 실리게 되었다. 필자는 그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들이 이 이슈를 잘 다루어 주어서 식약처가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남은 휴가를 잘 활용해서 몇 번 더 1인 시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무모하고, 순진한 생각이었는가? 나 순진한 사람이었네! 그런데 1인 시위하고 다음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바로 식약처 의약품심사부장실에 불려갔다. 사직에 대한 질문과 징계위원회 회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착한 어린이상과 표창장은 여러 번 받아봤지만, 징계는 받아본 적이 없었던 필자에게 이는 굉장한 압박이 되었다. 그리고 1인 시위가 필자의 의도, 즉 식약처의 실상을 알려서 식약처가 정신 좀 차리게 해야겠다는 의도와는 별개로 필자 개인의 인생에는 매우 위험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자각하게 되었다. 의약품심사부장실을 나오면서 마음이 답답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고, 나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바로 그 때였다. 약간은 망연자실한 상태였던 필자에게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던 순간이. 임현택 선생님이었다. 개인적으로 전혀 몰랐고, 의협에도 관심이 없었던 필자가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더군다나 알 리가 없었다. 죄송한 일이지만 말이다. 임현택 선생님이 전화로 전후 사정을 듣더니 식약처의 행태, 특히 징계위원회 회부에 대해서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 사실 필자는 어떤 걸 부탁해야 되는지도 몰랐고, 그래서 어떤 요청도 하지 못했으나, 임현택 선생님은 자발적으로 식약처에 장문의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리고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변호사를 통해 간접적인 볍률적 자문을 받도록 도와주었다. 사실 필자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회원이 아니다. 그러나 임현택 선생님이 그런 경계를 짓지 않고, 마치 의사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에 대한 순찰자와 같이 필자를 도와주었던 일은 어쩌면 임현택 선생님이 의협 회장 후보가 되기 이전에 이미 그런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현택 선생님은 필자가 1인 시위를 시작하고, 3개월 정직과 해고라는 징계를 받는 과정과 그 이후 과정에서도 틈틈이 전화로 격려해 주었는데, 가장 힘이 되었던 말은 ‘끈질기게 싸우면 이긴다’는 말이었다. 식약처라는 거대한 정부기관을 향한 싸움이 힘들지만, 끈질기게 싸우면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말이, 가끔 그냥 다 포기하고 싶은 필자의 약한 마음을 붙잡아 주었고, 그래서 지금도 칼럼을 통해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의 의약품/의료기기 부실 관리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싸우고 있다. 요즘 식약처가 필자가 1인 시위를 통해 가장 강력하게 문제제기했던 의약품 안전정보인 DSUR, PSUR 검토를 식약처 정책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계속 싸울 힘을 얻게 된다. 이는 필자 1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했고, 격려해주고, 도와준 사람들의 힘이 모여서 가능했다고 믿는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의협의 존재 목적이 무엇일까? 필자는 두가지라고 생각하는데, 한가지는 회원이 힘든 일을 당했을 때 도와주는 것이요, 두번째는 회원 전체를 위한, 궁극적으로 환자와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도록 대외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목적에 대해서,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임현택 선생님은 의협 회원이 의도치 않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먼저 연락하고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어려움에 처해보니 알겠더라. 두번째 대외적인 활동 부분은 임현택 선생님이 지난 6년간의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활동을 통해 충분히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임현택 선생님이 의협의 회장이 되기를 바란다. 한가지 임현택 후보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 현재 의사들의 협회가 많이 나뉘어져 있다. 그래서 의사들의 의견이 각각 외부에 발표되고, 결국 의사 집단은 콩가루 집안이라는게 들통이 나고, 어떤 결속된 의지를 표출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임현택 후보가 회장이 되면, 흩어져 있는 의사들의 협회가 각각 활동은 하더라도 대외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의협을 통해 one voice를 낼 수 있도록 의협의 코디네이션 역할을 좀 더 강화해 주셨으면 한다. 임현택 선생님, 퐈이아!
서울시장 선거 코앞, 코로나 극복 위한 공공의료는? 2021-03-08 05:45:50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공약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의 사회 경제적 파장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160;K방역을 견고히 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책 수립이 그중에서도 핵심 사안일 것이다.&160;하지만 섣부른&160;선거용 정책이&160;의료현장과 동떨어진 옥상옥이 되고 결과적으로 의정간 갈등만 심화될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160; 의료의 공공성 문제에 접근하고자 노력한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160;다양한 종별 의료기관이&160;밀집한 서울시의 특성상 공공의대를 설립하거나 공공의료기관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은 의료의 공공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비켜가는 것이다. 서구의 선진국들 조차 공공의료의 막대한 비용 부담에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 필수의료의 확충과 민간과 공공의 연대를 위한 정책이다.&160;&160; 공공의료란 정부가 통제하는 의료가 아니라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다. 적절한 공적 자금의 투여 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실효성이 함께 뒷받침되지 않는다면&160;목적한 바를 이루기 어렵다.&160;지역사회 여건에 따른 전문가와 주민의 참여는 공적지원의 확대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며 그 핵심은 의료전달체계 정립에 있다.&160;&160;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와 같은 지역사회감염 관리 체계를 포함해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유기적으로 연대할 수 있도록 한다면&160;지역사회 감염 관리 능력을 담보하고 주민의 생활을 한결 여유롭게 보호할수 있다.&160;거대 병원 설립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문제이며 단기간에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지역사회 의료기관간의&160;공조체계에 대한 논의가 보다 중요하다.&160;&160; 의료전달체계상 동네일차의료기관 부터 준종합병원과 민간공공병원 그리고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분담과 협조는&160;&160;감염성 질환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160;보다 효율적이면서 양질의 보건의료복지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헬스케어, 재택의료와 같은 포스트 코로나의 준비 또한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160; 특히 동네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하는 일차의료는&160;주민들이&160;가까운 거리에서 질병 치료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취약 계층을 비롯한 지역주민들 모두가 접근가능한 보건의료복지의 관문이다. 또한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시대를 맞이하여 지역사회에서의&160;&160;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의료전달체계와 지역보건의료심의원회 등의 논의는 이전 부터 있어 왔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왔다. 의료전달체계는 그 자체가 공공성을 갖고 있으며&160;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160; 보건소는&160;전문성을 갖고 지역 보건의료 기관의 필수 의료 업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160;환자의 선택권을 이유로 종별의료기관간의 경계를 무시하고 의료기관간의 무한경쟁을&160;유발하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하며 구 또는 권역 별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의료전달체계를 만들어야한다. 또한 복지 시대에 맞춰 전문가와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건강문제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지역사회 보건-의료-복지-마을의 협의체로 확대돼야 한다.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사회적 고립을 견디기 어려운 시민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경제침체와 의료비용 부담 또한 더욱 늘어나고 있다.&160;시민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160;
미래 의협회장에 대한 고찰 2021-03-04 05:45:50
대망의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출발했다. 우편투표는 3월 2일부터, 전자투표는 3월 17일부터 시작된다.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신고 회원 수 12만 9811명, 선거인 수 5만6468명으로 약 43.5%가 등록했다. 울산광역시가 약 77.5%로 가장 높고, 경기도가 31.08%로 가장 낮으며 이어 서울이 32.81%로 낮다. 반면에 해외거주자 등 기타 67%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선거와 코로나 정국에 파묻혀 지금쯤 열기가 활활 타올라야 할 의사회장 선거가 아직도 불을 지피고 있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등록된 선거인수의 비율이 50%를 넘기지 못한 걸 보면 관심이 아애 없거나 냉소적인 회원들이 많다. 그 이유를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역대 회장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잘 해 왔지만 여전히 민초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국가고시나 전문의 취득을 목전에 둔 의대생, 전공의가 대대적으로 참여한 파업, 즉 대한민국 의료계 역사상 최초의 그리고 최고로 강력한 의지가 실현되기도 전에 한순간에 무너진 것을 목격한수 많은 회원들에게 실망감과 좌절을 안겨 주었다. 그 동안 당한 수모를 단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절대 절명의 기회를 놓쳤다고 탄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가 없는 것은 암울한 현실이 우리 회원들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인 면허취소 법률개정안이 수정 없이 입법화되면 의료인 사기가 추락할 뿐만 아니라 결국은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환자를 포함한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간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들이 당면한 가운데 어떤 분이 회장이 되어야 할 것인가?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첫째, 편향된 정치적 성향을 포기해야 한다. 과거에 일부 지역에서 특정 정권에 줄을 섰다가 버림받은 교훈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입맛대로 해 줄 정권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차피 의사보다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협조하면서 타협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분이 되어야 한다. 둘째, 내유외강 하되 실리를 취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초강경 대응으로 강력한 이미지가 전달은 되겠지만 대부분 소득 없이 끝나거나 도리어 손해만 보는 경우가 많다. 설사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마무리를 잘 해야 할 것이다.러시아 외교관이 '레일 바이크' 식 수레를 타고 북한탈출을 보듯이 임기도 마치기 전에 무책임하게 혼자 달아나서는 안 된다. ‘필마단기(匹馬單騎)’ 하더라도 지혜로워야 할 것이다. 셋째, 사리사욕을 포기해야 한다. 회장의 명예는 더 없이 크고 높다. 임기를 성공적으로 잘 마치고 다음 선거에서 선거인수가 과반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차별화된 공약도 중요하지만 ‘나는 왜 회장이 되어야 하는가’ 는 대명제를 두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회장의 명예 하나만으로도 만족하고 섬기는 철학을 지녀야 할 것이다. 넷째,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분이 좋겠다. 비록 임기가 3년이지만 막중한 과제들이 산적해있는 현실에서 임기 중 적절한 시점에 중간평가를 받으면 좋겠다. 그래야 추진 동력을 높일 수 있다. 찬반 의견이 대립할 수 있으나 회원들이 단합하고 참여율을 높이는데 일조하지 않을까 한다. 다섯째, ‘이청득심(以聽得心)’ 해야 할 것이다. 비록 회장단에서의 논하여 대국민 성명을 내놨지만 ‘백신 접종에 협조하지 않겠다’가 도리어 국민들에게 상처만 안겨 줬다. 발표 전에 법률 전문가, 사회심리학자, 특히 보건의료계 기자단의 의견과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른 현안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협회와도 대화를 가져야 한다. 심사숙고하고 시의적절한 판단이 요구된다. 여섯째, ‘투 트랙’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집단파업 후 금고형을 받으면 면허박탈은 자명한 현실이다. 누가 되더라도 병원단체 등 각 단체 간 입장이 다르기도 하여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노총 산하에 보건의료노조가 있어 그 파워는 막강하다. 그들의 대응전략과 경쟁력은 뛰어나다. 논리 정연한 의사들이라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모 병원에서 민주노총 산하에 공공의료노조에 가입하고 활동하자 법률적 지원 등 막강한(?) 지원이 뒤따랐고 근무환경에 안정성이 확보되는 현장을 목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안목과 식견을 갖춘 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장관이나 국회의원들이 즐겨하는 위장전입으로 주택을 구입해도, 실수로 교통사고를 내도, 형편이 어려워 임금이나 퇴직금을 제 때 못 줘도, 응급실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보호자를 마구 막아도 이젠 면허가 박탈된다. 의사들이 똑똑하지만 부유하고 이기적이라 적폐세력으로 간주하는 위정자들이 입법을 하기 때문이다. 당면한 면허박탈을 막기 위해 위정자들을 설득하고 달래는 전술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굳어진 각종 현안들을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이길 수가 없다. 환자와 국민은 마지막 남은 우리 편이 될 수가 있다. 가슴에 와 닳는 방법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타이틀 좋고 학벌 좋은 의사들끼리 단합하여 회장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거칠고 난폭한 이미지로는 더 이상 해결책이 될 수가 없다. 사심 없이 은근과 끈기로 활동하며, 차분하고 지혜로운 분이 제41대 회장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투표에 더 많이 참여해야 내가 살고 그리고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이 칼럼은 메디칼타임즈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질병청 지침에 AZ 코로나 백신 부작용 기술해야 2021-03-02 05:45:50
2월25일 질병관리청에서 의료인에게 배포한 코로나바이러스-19 예방접종사업 지침(초판)에 백신의 종류에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는 이상 반응 및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정보에도 횡단성 척수염이 기술되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Lancet 2020)에 따르면, 치료군에 배정받은 한 시험대상자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백신과 관련이 있다고 최종 평가된 횡단성 척수염 1예가 발생했다. 이 사례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는 임상시험이 중단된 바가 있다. 물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허가된 후 영국 등에서 대단위 접종이 이루어졌고, 아직까지 횡단성 척수염 이슈가 없기 때문에 이 부작용의 빈도는 극히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가 매우 쉽게 실수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안전성에 있어서 빈도가 낮으면 간과하는 실수 말이다. 유효성은 약/백신 자체의 성격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타 백신 대비 낮은 유효성으로 인해 백신을 접종받은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코로나에 걸리고 입원할 수 있다. 이는 백신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유효성의 한계로서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부작용은 다른 얘기다. 백신을 맞고 효과가 없는 것과 백신을 맞은 후 횡단성 척수염이 발생해서 평생의 후유증이 남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리고 부작용은 당하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100%의 빈도이다. 상당 부분의 약물/백신 부작용은 예방이 가능하거나, 또는 조기 발견으로 사망 또는 후유증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비록 매우 낮은 빈도의 부작용이라고 할지라도 사망 또는 후유증이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필자가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임상시험을 하는 임상시험센터에서 일할 때 조현병 치료제인 aripiprazole의 생동성 시험이 의뢰됐다. 이 약물의 부작용 정보를 살펴보니 acute laryngeal dystonia가 있는데, 해외 생동성 임상시험에서 이로 인해 사망한 사례까지 있었다. 이 치료제도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는 치료제로서 이 부작용의 빈도는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당시 필자가 일하는 병원에는 acute laryngeal dystonia를 감시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생동성 임상시험 수행을 거절했다. 임상시험센터 운영자는 필자에게 가능성이 거의 없는 부작용 때문에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했지만, 위에도 기술했지만 부작용은 발생한 사람에게는 100%의 빈도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불가능하다면 임상시험을 하지 않는 것이 시험대상자들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믿었다. 그 뒤 몇 달이 지나서 필자의 병원에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오게 됐고, 그 전문의와 의논해 함께 임상시험을 준비했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례에 대비해 임상시험센터에서 응급실까지의 이동을 시뮬레이션해 몇 분이 걸리는지 체크하고,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응급실, 중환자실과도 긴밀히 협조했다. 당시 임상시험에 지원한 시험대상자들에게는 해외에서 발생한 1예의 사망 사례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목소리가 이상해지는 등 목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거나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면 즉각 연구자에게 알려달라고 경고했다.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그렇게 설명하면 누가 임상시험에 지원하겠냐고 시험대상자 모집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시험대상자들이 미리 중대한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빠른 조치가 가능하기에 자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만에 하나 위험한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여러분들을 관찰할 것이고,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즉각 조치해 아무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시험대상자 모집은 원만하게 이루어졌고, 시험대상자들과의 긴밀한 소통 가운데 임상시험은 안전하게 수행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중 전문가들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평가한 횡단성 척수염 환자가 분명히 발생했다. 비록 해당 사례는 회복됐지만, 횡단성 척수염 부작용은 평생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중대한 부작용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빈도가 낮다고 할지라도 의료진과 환자는 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이 부작용 사례를 보면 백신 접종 직후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2차 접종 후에도 상당 시간 경과 후 발생했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질병관리청은 해당 정보를 반드시 지침에 기술해서 알려야 한다. 우리는 안전불감증 나라에서 살고 있다. 부처명에 '안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식약처조차도의약품/의료기기 안전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안전 사고는 계속 반복이 된다. 최근에도 안내염 집단 발생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드러난 식약처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다음 칼럼에서 다루고자 한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부장칼럼]의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2021-03-02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제 41대 대한의사협회 수장을 뽑는 선거가 어느덧 중반으로 흐르고 있다. 의협이 공개한 선거인명부 선거인수는 총 5만6300여명으로 지난 회기 4만4000여명보다 1만2000여명이 더 늘었다. 선거자수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한표한표가 더 중요해진 상황. 유권자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올해 출전하는 후보들의 공약을 더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올해 의협회장 선거에는 모두 6명의 후보자가 출전했다. 경쟁 구도는 지난 2018년 치러진 40대 회장선거와 유사하다. 다만 여성과 80년대생 젊은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고, 코로나 때문에 장외 선거전이 사라졌다. 게다가 올해는 결선 투표제가 사상 처음 도입된다. 이변을 일으켜, 1차에서 끝날지 결선으로 이어질지도 관전포인트다. 올해 의협회장 후보자들은 모두 지역 또는 분과의사회에서 수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50대 초반의 활기참이냐, 50대 후반의 노련함이냐, 60대 초반의 무게감으로 나눌 수 있겠다. 출신 대학도 모두 달라 학연지연으로 대표되는 표심잡기도 향방을 알 수 없다. 그 점에서 올해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후보자들의 공약과 이행 의지를 면밀히 따지고 투표에 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진짜 바꿀 수 있는 의협회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의협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잘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자가 최종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점들은 후보자들이 낸 공약에 다 있다. 표현은 다르지만 6명의 후보자들은 의협의 대표성, 정치적 영향력, 소통부재 등을 해결해야할 공통공약으로 담을 만큼 해당 부분에 개혁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의협의 대표성은 여러 가지에서 찾을 수 있는데 회원의 참여도가 핵심이다. 지난 회기에 선거 유권자는 4만4012명이었다. 이중 실투표자는 2만1547명으로 48.9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즉 10만 의사중 2만여 의사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 최대집 회장은 이중 6392표를 받았는데 이는 전체의사의 6%다. 대표성 이슈가 회자되는 근본 원인이다. 적은 회원이 선택해준 반면에 의협회장이 갖는 대표성은 크고 무겁다. 그러다보니 조금만 잘못해도 공격을 받는다. “더 이상 의사의 대표단체가 아니다”라는 지적부터 “새로운 의사대표단체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지난해 의료인력 확대를 논의한 의정협상에서 협상주도의 일부를 젊은 의사들에게 내준 것은 의협의 대표성에 큰 상처로 남았다. 이런 대표성 문제는 이번에 나온 6명의 후보자들이 잘 알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을 일일이 거론할 수 없지만 모두 나름의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회원포용 정책은 3년뒤 새로운 회장선거에서 나타날 것이지만 그 업을 쌓는 것은 지금부터다. 그런 의미에서 비회원, 회원할 것 없이 전체 의사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현실적인 유인책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있는지 살펴보는게 중요하다. 정치적 영향력 키우기도 모든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 중 하나인데 그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없거나 약했다는 반증이다. 후보자들은 “지금까지는 정치색에 이끌렸고, 맘에 안드면 무대뽀식 또는 떼쓰기식 투쟁은 더 이상 먹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차기 회장의 역할은 정치력을 토대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본인이 하든 참모가 하든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문제 또는 이슈가 생겼을 때 다방면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득과 실을 따져 신중하게 검토하는 일. 한 개의 카드를 내주고 두 개의 카드를 갖고 올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가진 후보자가 이번 선거에서 주목을 받을 것이다. 선거기간에 마침 국회발의 범죄자 의료면허 박탁법이 등장, 결과는 보류됐지만 언제든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상식적으로 범죄자에게 치료를 받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실수로 저지른 행위로 범죄취급을 받아 면허를 박탈한다면 그 또한 안될 일이다. 다시등장한다면 무조건 반대보다는 범죄행위를 좀 더 구체화하고 세분화해, 챙길 것은 챙기고, 내줄 것은 내주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백신협조 거부라는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져 그동안 쌓아왔던 의협의 신뢰성을 또한번 읽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국민들의 정서를 잘 읽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후보자를 고르는 능력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통부재 해결능력도 중요하다. 사실 이는 어느조직이나 갖고 있는 고질병이다. 늘 뻥뚫리는 소통능력을 갖춰라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이슈 만큼은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는 있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좀 더 많은 의사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회무에 반영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세상이 좋아져 의견을 듣는 것도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실시간으로 여론 수렴이 끝나는 시대다. 어렵지도 않다. 10만 의료인의 의견을 혁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협으로 바뀌어야 한다. 옛것만 추구하다 의협의 이미지는 보수로 남았고, 굳은 살이 되었다. 대외적으로는 명분과 논리로 맞서는 의협으로 변모하는 노력이 필요다. 올해 이런 공약을 현실화시키는 후보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도 저도 복잡하다면 하나만 보자. 의협의 존재 이유는 회원들의 권익확보다. 이런 철학과 가치관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후보자를 고르면 된다. 다행히 올해는 그런 후보들이 많다. 그래서 더 자세히 봐야한다. 매년 그래왔지만 올해 또한 의료계에 이슈가 적지 않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경영악화로 수가 이슈가 화두가 될 것이며, 의료인력충원, 의료인처벌 등 의료법 개정은 언제든지 재등장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의정협상이 예상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올해 의협의 수장을 뽑는 일은 남의일처럼 보면 안된다. 이기회에 투표율을 끌어올려보자.
한방 첩약 유효성 검증 지지하는 이유 2021-02-22 05:45:50
작년 11월 20일부터 안면신경 마비, 월경통 그리고 뇌혈관질환 후유증에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이 되고 있다. 그러나 유효성, 안전성에 대한 검증의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8년 8월 24일 요미우리신문은 한방약 효능과 부작용을 검증과, 데이터 수집을 보도하였다. 2019년에는 내각관방이 예산을 확보하고, 한방약 1 종류 당 100 만 명의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건강·의료 전략 추진 본부와 후생노동성이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 후생노동성은 2006년 10월에 ‘중독(重篤)부작용 질환별 대응매뉴얼 가성 알도스테론증’ 책자를 일본 내분비 학회 등의 도움으로 제작 배포했다. 이것은 주로는 감초나 그 주성분인 glycyrrhizin 을 함유한 한방약, 기침약. 위장약, 간장의 병에 대한 의약품 그리고, 일반용 의약품에서도 보이는 고혈압, 부종, 칼륨저하에 대한 내용을 일반인에게 안내하는 것으로, 이를 유발할 수 있는 감초탕, 작약감초탕, 소청룡탕, 인삼탕, 갈근탕, 소시호탕, 방풍통성산, 육근자탕에 대한 주의점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1953년 결성된 ‘전일본 민주의료기관 연합회’(약칭; 전일본민의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8년1월 기준) ‘전일본 민의련 부작용 모니터’에서 한방약으로 인한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이상사례 공통용어 기준) Grade 2 (주: 비칩습적 치료가 요하는 상태)이상의 부작용은 96 례, 105 건이다. 이중 가성 알도스테론증 관련( 주: 저칼륨혈증, 혈압상승, 부종 발생) 48건, 약물성 간기능장애 23건, 간질성 폐렴 10건, 발진 소양 등 21건, 스티븐스 존슨 증후군 1건, 아나필락시스 1건, 심부전 급성 악화 1건 등이 보고되고, 작약 감초탕 32건, 억간산 16건(억간산 가진피 반하 3건), 소청룡탕 7건, 반하사심탕 6건, 청폐탕, 보중익기탕 각 5건의 사례가 보고되었다. 게다가 1997년 12월에는 소시호탕의 관련을 부정할 수 없는 간질성 폐렴 50례 중, 8례의 사망발생 사례를 후생성 의약안전국이 발표하였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한방약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한방약을 공적 보험에서 제외하려는 시도가 이미 3번이나 있었는데, 1993년, 1998년에는 '급부의 중점화·효율화' 키워드와 재원 문제로 공적 보험에서 제외하려는 논의가 있었다. 또 다시 2009년 11월에는 행정 쇄신 회의에서, 한방약은 보험 적용으로부터 제외해야 한다고 하는 결론을 내렸으나, 관련 업계의 반대로 2010년도는 겨우 한약의 보험 적용은 계속되게 되었지만 향후에도 다시 한방약의 보험 제외 논의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도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의료체계의 확립을 위해서 그동안 의학의 제도권 밖에서 있는 TM(Traditional Medicine;전통의학)에 대하여 2019년5월 25일 WHO 제72차 총회에서 ICD(국제 질병 및 사인분류) -11에 26 장(chapter) 즉 TM 장을 추가했다. 즉, 시간 경과에 따라 TM을 측정, 산출, 비교, 가설 설정 및 모니터링(measuring, counting, comparing, formulating questions and monitoring) 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인터넷에 “제72차 WHO가 ICD 11에 처음으로 중의약(中醫藥)의 전통의학 chapter를 포함시켰는데 이것은 중국정부와 중의전문가가 10 여 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획득한 보물처럼 귀한 성과이다”라고 자신들의 노력의 결과임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WHO 사무총장이 동년 6월 란셋(THE LANCET)에서 WHO는 "전통의학을 참고(refer to)하거나 지지(endorse)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전통 중의약 중에서 미국 FDA의 3기 임상시험(유효성 시험)을 통과한 것은 아직 없다고 한다. 따라서 객관적 통계학적 검사로 질병 치료 효과와의 연관성 검증에 성공하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과학중심의학연구원 강석하 원장 등이 제기한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제1항 제4호 위헌확인 헌법소원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려진 바가 있다. 헌법소원에서 "전통적 경험이 안전성, 유효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서양인은 이미 1800년대에 깨닫고 현대의학을 발전시켰다"며 "안전성, 유효성 심사 면제는 합리적, 과학적으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고 적어도 단순히 고전 한약서에 나와 있다는 이유만으로 면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중의약과 이것에서 유래한 한방약에 대하여 중국과 일본 그리고 WHO가 부작용 검증이나 안전성에 대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 FDA 임상시험 신청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과 관련 첩약의 유효성 검증’을 대한의사협회가 올해 1월 29일에 다시 한 번 주장하고 있음은 세계적 추세에 걸 맞는 적절한 주장으로 지지한다.
|칼럼|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2021-02-15 05:45:50
|칼럼|이양덕 원장(대전 이양덕내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선정기준에는 ‘근무시간 외에도(주말포함) 냉장고 온도 이탈시 알람가능(문자 또는 유선연락 받을 수 있는 알람)’이 있는 디지털 온도계가 백신관련 필수 세부사항에 있다. 백신의 이상적인 콜드체인 유지를 위해서이겠지만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 이 조치를 시행한 배경은 의료기관 백신냉장고 적정온도유지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의료기관 콜드체인에 문제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면 그것을 적발(摘發)하기보다는 실현가능한 해결방안을 연구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선돼야하며 그것이 백신의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을 높일 것이다. 이에 필자의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만들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 ㉮ 냉장고의 위치는 햇빛이 들지 않고 온도변화가 가장 적은 곳으로 한다. ㉯ 냉장고 안의 열용량을 높이기 위해 2L 물병을 선반에 배치한다. ㉰ 온도계의 탐침(probe)를 가운데 선반에 있는 물병에 붙인다. 그리고 이 온도계가 5℃가 되도록 냉장고를 조정한다. ㉱ 바닥이 넓은 바구니에 백신을 담아 물병 위에 놓는다. ㉲ 냉장고의 문을 열 때는 무엇을 꺼낼지 확인하고 짧은 시간에 문을 닫는다. 온도란 인간이 느끼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를 수치화 시킨 것이다. 온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열이고 일종의 에너지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려면 열역학을 이용해야 한다. 1. 열역학 제영법칙 ㉮, ㉰, ㉱는 열역학 제영법칙을 이용하였다. 열역학 제영법칙은 물체 A와 B가 열평형 상태이고 물체 A와 C가 열평형 상태이면, 물체 B와 C는 열평형 상태이다. 즉 열평형에 대한 법칙이고 온도계가 열역학 제영법칙을 응용한 기구중 하나이다. ㉮ 냉장고의 단열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있어야 한다. 창가는 햇빛, 외부온도 등에 의해 온도변화가 심하니 피하는 것이 좋고 건물 안쪽이 냉장고의 위치로 적합하다. ㉰, ㉱ 온도계가 측정하고자 하는 것은 냉장고 안의 백신의 온도이다. 온도계의 탐침, 물병, 바구니의 백신은 서로 접촉해 있으면 열평형 상태를 이룰 것이고 백신의 좀 더 정확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물병과 접촉해 있는 백신은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열역학 제일법칙 ㉯, ㉰, ㉲는 열역학 제일법칙에 근거하였다. 열역학 제1법칙은 고립계의 전체 에너지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내부에너지의 변화량은 외부에서 계에 유입된 열에너지와 외부에서 계에 한 일을 더한 값과 같다. ΔU=Q+W ㉯ 냉장고는 고립계에 가깝다. 여기에 외부의 열에너지가 들어오면 그 만큼 열에너지가 증가하고 냉장고 안의 온도가 변화한다. 단위 온도만큼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 즉 열용량이 큰 물질이 있으면 온도변화가 크지 않다. 물의 열용량은 4200J/kg.℃이고 건조한 공기는 993J/kg.℃로 물이 공기보다 4.23배이다. 공기의 밀도를 1.275kg/m3로 계산하면 같은 부피의 물은 공기보다 784.31배 무겁다. 따라서 부피로 비교했을 때 물의 열용량은 공기보다 784.31X4.23=3317배가 된다. 간편한 계산을 위해 물 1L와 3000L 공기의 열용량이 같다고 하면 1L를 1℃ 올릴 수 있는 열량으로 공기 3000L 1℃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즉 물의 열용량 대 공기의 열용량 비는 약 3000:1이다. 600L 용량의 냉장고 안 공기를 200℃ 변화시킬 수 있는 열량으로 물 20L의 2℃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열평형을 생각하면 1℃의 변화만 일어날 수 있다. 냉장고에 2L 물병 10개만 넣어둔다면 일시적인 공기의 온도변화에 냉장고 안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 ㉲ 냉장고 물병의 온도가 5℃를 유지하도록 조정하였다면(개인적 경험으로는 2일정도면 평형을 이룬다) 40℃의 무더위 속에서도 냉장고 문을 열어다하더라도 냉장고의 센서가 공기의 온도를 감지해 냉기가 다시 나올 것이며 문을 닫으면 다시 고립계가 되어 실제적인 백신 온도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위에 적은 내용은 2020년 9월경부터 필자가 두 개의 쇼케이스 냉장고를 가지고 실험한 것들이다. 제품사양에 나오는 온도범위는 0℃-10℃였으며 물병의 온도를 5℃로 조정하고 사용했을 때 물병에 붙어있는 온도계는 4℃-6℃를 벗어난 적이 없었으며 공기의 온도를 측정한 온도계도 2℃-8℃안에서 유지되었다. 1분 이상 냉장고 문을 열어 공기 측정 온도계가 8℃를 벗어났을 때도 생수에 부착된 온도계는 6℃미만을 유지했다. 의료기관에 냉장고 온도 이탈시 주말을 포함한 근무시간 외에도 문자나 유선연락을 받을 수 있는 온도계 설치를 하였다하더라도 직원이 24시간 상주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보다는 적정 온도 이탈시 온도를 조절해주는 백신 냉장 시스템의 개발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의사는 냉장 시스템 기술자가 아니다.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안정적인 온도조절 백신 냉장 시스템이 개발되기를 기다리며 필자의 '열역학법칙을 활용한 백신냉장고'가 동네의원의 백신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칼럼|AZ 코로나19 백신 허가, 꼭 지금이어야 했나 2021-02-15 05:45:50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이 결국 허가됐다. 그런데 이 백신의 문제가 마치 65세 이상에서의 유효성 한가지인 것처럼 잘못 이슈화되고 있어서, 필자가 이전 칼럼(2020년 12월14일자 칼럼)에서도 다루었지만, 다시 한 번 이 백신의 문제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문제점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과연 50% 이상의 효과가 나올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50%를 넘을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만약 50%를 넘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 필자도 그렇게 우려를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허가를 위한 자료는 Lancet에 발표된 중간 분석 결과가 주된 데이터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Lancet 논문에 따르면 1,2차 모두 표준용량을 접종받은 군에서의 유효성은 62.1% 인데, 신뢰구간이 41.0~75.7% 이다. 신뢰구간 하한이 50% 미만이라는 점은 3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접종 간격인데, Lancet 논문에 따르면 1,2차 접종간격이 길수록 유효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6주 이상 간격으로 2차 접종을 한 경우 유효성은 65.4%이고, 신뢰구간 41,1~79.6%이나, 6주 미만 간격으로 접종받은 경우에는 백신의 효과가 53.4%로 감소하는데, 문제는 신뢰구간이 -2.5~78.8%로 사실상 그 효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다(신뢰구간 하한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효과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 미국 3상의 접종 간격은 4주이다. 따라서 이 데이터에 근거해서 추론하면 미국 3상에서 백신 유효성이 50%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코로나 백신 허가를 위한 유효성 기준은 50%,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유효성은 70%이다. 즉, 적어도 50%를 넘겨야 허가가 가능하다. 그런데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3상에서 50% 미만으로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그러니 만약 지금 시점에서 이 백신을 허가하고, 1,2차 접종을 완료했는데, 4월경 미국 3상에서 50% 미만의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식약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설명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 뒤 3차 부스터의 효과 추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만약 미국 3상에서 유효성이 50% 미만으로 좋지 않게 나오더라도 3차 부스터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면 낮은 유효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알다시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중 발생한 오류로 인해 1차 접종을 저용량으로 접종받은 사람들에게서 유효성이 현저하게 좋았다. 이 이유를 설명하는 한가지 기전이 저용량으로 접종받은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항원 운반체인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덜 생겨서, 2차 접종 때 백신에 대한 공격이 낮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 점은 추정되는 가설 중 하나이기는 하나, 다른 설명 가능한 기전이 없기 때문에 이 가설이 어느 정도 타당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가설대로라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을 여러 차례 할수록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즉 3차 부스터 이상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대한 추가 방역 대책이 안드로메다로 가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위에 설명한 두번째 문제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예: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한 추가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하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이미 벡터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져, 같은 플랫폼에 변이 바이러스를 얹는 형식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물론 벡터에 대한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정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말이다. 정리하면 발표된 데이터를 근거로 추론할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3상에서 50% 이상의 유효성을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 백신은 반드시 미국 3상 결과를 보고 허가를 했어야 했다. 미국의 FDA와 스위스가 65세 이상 접종 제한이 아니라 아예 허가 자체를 보류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식약처의 답정너 심사로 결국 이 백신이 이 시점에 허가돼 심히 유감이다. 2개월 정도만 기다리면 미국 3상 결과가 나올텐데 말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역의료 확립 위한 정보역량 강화 시급하다 2021-02-15 05:45:50
건강 문제를 얘기할 때 ‘건강의 장 이론’(Health Field Concept)을 자주 설명한다.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흔히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만 해결되는 생의학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그 이외 환경적 요인이나 개인의 습관적 요인, 환자가 속한 나라의 제도와 문화도 중요하고 이들이 조화롭게 구성이 되어야만 건강이 유지된다는 개념이다. 보건정책을 전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병원 이외의 요인을 강조하고자 이 개념을 자주 이용한다. 이번 코로나를 통해서 우리는 바이러스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고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의 병원단계에서의 이용만큼 이나 어쩌면 더 중요한 비중으로 방역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병원 전 단계 즉 사회 속에서 대응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과학으로서의 의학(medicine)과 건강의 장 이론에서 언급하는 모든 요인을 포괄하는 통합적 의미인 의료(health) 둘 모두가 중요함을 말한다. 30년 전 저혈당 쇼크나 고혈당 쇼크로 응급실을 찾는 당뇨병 환자가 많았다. 병원에서는 이 환자의 칼로리 소모 정도와 몸속의 인슐린 용량을 정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그 균형을 맞추어 주면 금새 환자는 정상을 회복하고 퇴원하였다. 이제는 실시간 수준으로 운동량과 칼로리, 인슐린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니 이런 환자들도 응급실 신세지는 일 없이 거리를 활보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모두 의학적 기술발전의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당뇨병을 포함 만성질환자들의 관리가 큰 부담이다. 환자수도 줄지 않고 있고, 의료비를 포함 의료자원의 소모량에서도, 삶의 질 지표에서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과거와 비교할 때는 분명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 체감의 질병관리는 저만치 뒤떨어져있다. 이런 건강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통합적 의료로서 이 문제를 쳐다보는 지역단위 의료체계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한다. 지역에서는 통합적 의료가 과학으로서의 의학보다 더 중요하다. 중앙단위에서 건강문제는 보건복지부를 포함 개별 부처들에서 관련 지침을 만들고, 관련 연구비나 산업을 활성화하는 예산을 책정하고 정책을 시행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중앙 정책을 집행하고 피드백의 과정을 거치는 지역단위에서는 개별 부처의 이 모든 정책들이 융합되어 돌아가야 한다. 중앙지침이 현장으로 가면 현장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여기에는 지역의 정보체계가 필수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한 지역의 상황실장의 인터뷰에서 이를 증명한다. 당시 상황실장은 “‘매일 매일 현장대응정보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각각에서 작성한 것이 모여야 효율적으로 관리도 되는데 실제는 그러지 못하고 쪼가리 DB가 하루에 100개씩 만들어지는 거다. 매일 이렇게 하니까 2주 전에 어떤 자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는 많이 열 때는 30개씩 카카오톡 방을 열고 퍼 나르고 있었다. 모든 정보는 카톡 방에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다운받아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면 똑같은 상황을 그대로 당 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정보체계의 구축이 가장 급하다고 했다. 지역의 이슈는 항상 해당 지역에 해답이 있다. Real world data에 기반한 지역 문제를 다룰 정보 인프라information infrastructure 즉, 정보체계를 구축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 대응에서 이러한 성과에는 이런 시스템적 뒷받침이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한국의 정보화 인프라 역량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포스트코나 혹은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위해서는 다음에 기술하는 몇 단계 과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 우선 그 첫 단계로 지역의 모든 활동자료를 모으는 단계다. 사회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집할 정보를 결정하고,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은 이미 질병관리 지침이라는 형태로 정리되어 있다. 이를 디지털 솔루션화 하는 단계가 첫 단계의 일이다. 지역마다 역점을 두는 활동이나 캠페인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 의료에서 한정해서 본다면 지역정보의 표준화영역, 진단부문정보화, 영상부문정보화, 임상의사 결정시스템, 진료정보교류 등 많은 요소 학문과 그 응용기술에 대한 고민들이 있어왔다. 이제는 이런 개별 정보학을 지역사회 통합서비스의 각 활동유형 혹은 질병관리 프레임에 맞게 적용하고 개별 지역에서 실제로 해보는 실증단계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두 번째 단계는 1단계의 개별 지역별 서비스(예, 아토피천식 프로그램)가 하나의 플랫폼 화 되어 가는 단계다. 코로나를 포함 호흡기 플랫폼 등이 그 사례이다. 이미 질병관리청이나 보건복지부 혹은 개별 호흡기 관련 학회에서 감염병 모두에 해당되는 공통사안을 지침으로 개발해 두었다. 이런 지침들은 공통형이라서 개별 질환인 코로나19, 메르스, 사스 , 신종플루, 아프리카돼지열병, 결핵, 에이즈, 말라리아, 간염 등 을 수용할 수 있다. 이제 개별 지역별로 이런 플랫폼을 가지고 지역자료를 축적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지역정보체계의 마지막 단계로 사회 재난의 다양한 이슈별로 구동하는 플랫폼이 최종적으로는 해당 지역사회(시군구, 마을 단위) 전체 체계로서 즉, 지역의 인프라로서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을 때다. 이 단계에서는 마을 이장, 군수, 시장, 도지사 등 지자체 장이 나서야 한다. 일반 시민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협동체까지 참여해서 지역 주민 체감형으로 사업이 구동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에 필요한 이런 일련의 전 과정이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일반 시민의 스마트폰에서도 작동되고, 이동구급차의 차량 내 정보기기에서도 연계되고, 병원 진료실에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주민들이 평소에 자주 산책하는 개천 길, 운동장, 체육관, 등산길, 맛 집, 유명 관광지 등에서도 생성되는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시설이 생활형으로 설치되는 단계이다. 우선은 실증을 위한 시험적 지역을 지정하고 해마다 관련 예산을 늘려나가면서 주민이 체감하는 지역건강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할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지구적 재난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한 국가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작은 중소 도시의 실증사례와 실증자료에 기반한 지침은 우리나라 KOICA ODA 사업과 연계되어 세계로 나갈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비정부기구 등에서 코로나 관련 자료의 구축과 공유를 위한 노력들을 지역의 핵심역량과 연결할 때 진정한 한국형 뉴딜사업이 구현 될 수 있을 것이다.
식약처의 '답정너' 심사, 국민 불신 초래한다 2021-02-08 05:45:50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에 대한 최종 허가 기구이다. 허가는 철저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서 이뤄져야 한다. 얼마나 '철저하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심사하는가가 규제기관의 수준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필자가 식약처에서 일할 때 안구건조증 치료제에 대해서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과거 어떤 싸이클로스포린 제제를 미국의 FDA가 1차 유효성 지표에서 실패한 임상시험의 후향적 분석에 기반해 허가한 적이 있었다. 이는 문제가 있는 허가였다. 이 약물은 유럽의 EMA와 일본의 PMDA에서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당연히 식약처는 허가를 했다. 필자는 FDA 허가된 약이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데 그럴려면 심사는 왜 할까). 심지어 일본의 PMDA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로서 싸이클로스포린 성분 자체를 그 뒤로도 전혀 허가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안과학회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인데, 필자가 참으로 놀란 부분이었다. 그만큼 허가기관과 의학전문기관의 소통이 원활하고 허가기관이 의학기관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반영한다는 뜻이니까. 어쨌든 위의 예는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경우 각 규제기관마다 그 결과가 다를 수 있고, 심지어 각 국가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FDA가 항상 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EMA가 항상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PMDA가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일본의 PMDA는 FDA, EMA 등 다른 선진규제기관의 심사 결과와 무관하게 독자적인 판단을 잘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은 허가 후 안전성 관리도 FDA/EMA와 달리 매우 독창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나중에 칼럼에서 다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허가 후 안전성 관리를 일본 제도를 따라하다가, FDA와 EMA를 짬뽕해 형식적으로 따라하다가 결국 어느 것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 셀트리온 치료제 승인,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승인 등과 관련해 말들이 많다. 말이 많다는 것은 데이터가 깔끔하지 않거나(유효성이 현저하지 않음),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도 충분하고, 유효성의 근거도 충분하다면 사실 문제될 것이 없다. 바로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각 나라 규제기관의 역량과 수준이 드러나게 된다. 미국의 FDA는 판데믹 상황에서 최소한의 공정하고 과학적 기반 심사를 위해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전문가 심사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고, FDA는 우리나라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와 유사한 회의를 항상 공개적으로 해왔다. 전문가들은 사전에 충분한 자료를 전달받고 검토한 후 참석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토론을 하고, 최종적으로 투표를 한다. 이 토론 과정이 생중계된다. FDA는 이런 논의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자료를 구성할 뿐 토론 자체에 개입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시에도 토론 상황이 생중계됐는데, 22명의 참석자 중 4명이 만16세 이상 승인에 대해서 반대했지만, 나머지 전문가들은 찬성했기 때문에 화이자 백신의 경우 만16세 이상에 대해서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졌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 식약처가 심사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인 작년부터 셀트리온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 정부(대통령, 국무총리, 여당대표 등)는 올해 초 사용할 수 있다고 단정적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가 과연 객관적인 심사를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식약처가 그런 과학자로서의 자존심과 강단이 있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그렇기에 인보사케이주, 리아백스주 등 부적절한 조건부허가가 난무할 수밖에 없다), 식약처는 답정너 심사를 할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전문가회의, 중앙약심 등을 거친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사실 이미 결정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필자의 예상대로 진행 중이다. 2019년 8월 KBS 추적60분에서 인보사케이주 허가 문제를 다루었는데, 내용 중에 중앙약심 위원중 한 분이 중앙약심이 식약처의 거수기, 즉 이미 식약처가 내린 결론을 뒷받침하는 요식행위로 이용되는 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필자도 매우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식약처가 만약 진정한 의미에서 전문가회의, 중앙약심을 하고 있다면, 그 과정을 떳떳하게 공개하게 바란다. 생중계가 가장 바람직하다. 어떤 전문가들이 참석해, 어떤 토론을 했는지 국민들과 참석하지 못한 전문가들이 듣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럴 때 그 결과에 대해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식약처 보도자료에 따르면 '검증자문단은 현재 진행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최종결과보고서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중간분석자료를 허가 후에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자문했다.' 라고 돼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pivotal data는 전부 나중에 받고 일단 허가하겠다니 이것이 말인가 빙구인가. 설사 허가를 하더라도 말은 되게 허가하기를 바란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긴급 칼럼| 행복요양병원 감염병전담 강제 지정 문제점 2021-02-05 10:41:29
행복요양병원은 재활 및 요양 치료가 필요한 노인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요양병원으로 현재 262명의 고령의 중증 와상 환자분들이 삶의 회복을 위해서 열심히 재활 및 요양 치료를 받으며 입원 중입니다. 따라서 만성기 질환을 진료하는 행복요양병원은 감염성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의 역할 수행이 어려우며, 현재 입원 중인 262명 환자의 타병원 전원 진행 시 심각한 질환 악화 위험이 예측되어 더욱 더 감염병전담병원으로의 전환이 힘든 심정입니다. 행복요양병원은 이미 중앙사고수습본부에 2차례(1월 4일, 6일), 서울시에 4차례(2020년 12월 29일, 2021년 1월1일, 4일, 6일) 전담병원 지정 추진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한 채 2021년 2월 1일 서울시로부터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되었고, 2월 15일까지 코로나환자의 입원이 가능하도록 협조하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지정 통보 직전인 2021년 1월 28일에서의 강남구 이호현 복지생활국장님이 주재한 간담회를 통해 처음으로 서울시 관계자 (유희정 의약무팀장)와 대면하였으며, 병원 측에서는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전환 시 기존 환자분 전원 및 의료진의 대규모 사직 문제로 지정 계획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의 논의 없이 2월 1일 일방적으로 지정을 통보 받은 상태입니다. 이에 대하여 행복요양병원이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전환 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점에 대하여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의료를 행하는 병원에서는 가장 기본은 환자 안전과 의료 적정성이라고 판단합니다. 요양병원은 만성기질환 환자의 치료 및 요양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의료진 및 병원 시스템은 만성기질환 환자 관리에 맞춰져 있으며, 대부분 재활치료, 치매 및 요양이 필요한 환자를 중점적으로 담당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감염은 급성기 감염질환으로 만성기질환을 담당하는 요양병원에서의 진료영역을 명백히 넘어서는 것입니다. 요양병원에서도 간단한 감염성질환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폐렴 및 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 대학병원으로 전원 하여 치료하고, 회복 후 다시 요양병원으로 재입원을 합니다. 물론 국가 의료시스템이 붕괴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다르지만 현재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이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서는 요양병원에서의 급성기 감염질환 치료는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의료행위라고 판단합니다. 현재 (2월 2일 기준) 감염병전담병원 가동률은 전국 31.3%(가용병상 5917병상 여유)이며 서울시 35,4%(가용병상 1108병상 여유)입니다. 아무리 음압시설 등의 시설 보완을 하여도 요양병원 역량을 급성기병원 역량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에 감염병 전문인력과 시설이 갖춰지질 않았는데 대학병원에서도 쩔쩔매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를 요양병원에서 관리할 수 있겠느냐", "말이 전담시설이지 수용시설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정책은 불필요한 의료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적절하게 치료 받아야 하는 노인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책이라고 판단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코로나에 확진 되었지만 호흡기증상이 없는 경미한 환자만 전담요양병원 입원 대상으로 하겠다고 하지만,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고령에 복합성 만성질환, 다약제 복용 환자분으로 이미 고령이며 다수의 만성질환을 동반한 것 자체가 중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으로 질환 악화로 인한 상급병원 전원 가능성을 알고도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실제 작년 12월에 집단감염이 있었던 서울시 요양병원 의료진(신경과 전문의)의 언론 인터뷰 기사에서 “고령에 중증질환을 갖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은 감염되는 순간 열이 나고 호흡곤란이 시작되면서 중환자로 빠르게 넘어가게 된다”,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 하루라도 빨리 전담종합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해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 전담종합병원이 아닌 전담요양병원이라는 중간단계를 거치게 되면 치료시기를 놓치고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 되었습니다. 급성기병원 입원환자는 일반적으로 1주에서 1개월의 짧은 입원 후 퇴원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급성기병원 환자의 전원은 전원 준비기간 중 대부분의 급성기 치료가 시행 된 후이며, 또한 급성기 의료적 치료가 입원의 주목적이기에, 표준화된 동일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된다면 환자분에게 전원은 다소 불편할지라도 크게 거부할 일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행복요양병원의 경우 평균 재원 기간이 약 2년으로 단기 입원이 아닌 대부분 장기 입원 형태로, 질환에 대한 지속적 관리가 주목적입니다. 행복요양병원은 주치의를 통한 의료적 치료, 병동 간호사를 통한 간호처치(생체증후모니터링, 드레싱, 가래 흡인, 주사처치, 투약 등), 재활치료사를 통한 재활치료(물리치료, 작업치료, 인지치료, 언어치료), 영양사에 의한 식단 관리(연하보조식이, 당뇨식이, 경관식 등) 등의 총체적인 관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장기입원 환자분들이기에 오랜 기간 환자에 대한 관찰과 이해를 통해 환자마다 다른 세밀한 부분을 파악하여 개인화된 맞춤 처치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같은 성별, 같은 나이, 같은 질병인 경우에도 환자마다 수면 패턴이 다르고, 폐렴 발생 시 나타나는 증상과 진행속도가 다르며 약제에 반응 및 부작용이 모두 다르고, 식이 종류에 따른 기호도와 적응도가 다릅니다. 행복요양병원 의료진과 종사자들은 오랜 기간 환자분들과 함께하면서 이러한 환자 고유의 세밀한 특징을 치료에 반영하여 환자들이 최대한 건강하게 여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료, 간호, 식이, 재활치료 등의 총체적 치료의 변화는 환자에게 의학적 상태 악화 및 정서적 상태 악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점에 대한 보호자분들의 걱정은 단순한 우려가 아닌 환자분에게 닥친 실체적 위험에 대한 것입니다. 어느 한 보호자분은 “요양병원 환자의 전원은 이사를 가는 것과 같은데, 모든 살림살이를 다 두고 몸만 달랑 나가라는 것과 같다, 이건 죽으라는 하는 것하고 같은 것이다. 지금 이 상황은 그냥 이사도 아니라 강제이주나 마찬가지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행복요양병원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 환자들이며, 환자 중 약 60%정도가 치매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치매환자에게 급격한 환경 변화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로 인하여 증상의 급격한 악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치매 환자들의 전원은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였던 의료진 및 병원 직원, 간병인 등의 모든 인적 관계의 완전한 단절과 더 나아가 외적 생활환경(병실, 식사 공간, 재활치료 공간, 보행공간, 산책 공간 등)의 급작스러운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는 환자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처사입니다. 급격한 생활환경의 변화는 치매연관 행동 장애 및 불면을 유발하여 불가피하게 항정신병 약제 처방을 증가시키고, 일부의 경우 억제대 사용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행복요양병원의 환자안전위원회에서는 질 향상 활동을 통하여 항정신병 약제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소의 약제사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를 물리적으로 강박하는 신체 억제대를 단 한 명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행복요양병원에서는 요양병원에서는 매우 드물게 치과 진료과목을 운영하여 입원환자분의 구강 및 치아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으며, 단순 구강 관리가 아닌, 임플란트를 포함한 일반 치과병원에서 시행하는 모든 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전 연구에서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치아 건강과 치매 위험이 서로 연관성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행복요양병원은 강남구 소속이지만 민간 의료법인에서 위탁 받아 회계상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병원입니다. 따라서 직원은 강남구 소속 공무원이 아닌 일반 요양병원 직원이기에 감염병전담병원 전환 시 대규모 사직이 예상됩니다.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어 운영 중인 서울시 직영 공공병원 의료진분들이 헌신적으로 환자 진료와 간호에 노력하고 계신 것은 충분히 알고 있으나, 그나마 고용과 복지가 안정된 공무원 신분이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 직원, 특히 의료진의 경우 다른 비슷한 급여를 받는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기에 모두 사직 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98%의 의료진이 사직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실제 서울시 첫 전담요양병원인 느루요양병원도 한의사 병원장을 제외하고 기존 의사 및 간호사 전원이 사직하였으며 다른 운영 중인 전담요양병원에서도 대규모 사직이 발생하였습니다. 감염병위기상황에서의 감염병 관리기관의 임시적인 지정에 관한 감염병예방법 제37조 제1항 제1호6는 ‘행정청의 조치가 필요한 재난 상황’에 관하여 ‘감염병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거나 기존에 지정된 감염병관리기관만으로 감염병환자 등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를 특정하고 있습니다. 조치의 내용에 관하여도 ‘기존에 지정된 감염병관리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을 일정기간 동안 감염병관리기관으로 지정’으로 구체화하고 있고, 조치 대상기관에 관하여도 같은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28조에서 의료기관 중에서도 그 범위를 ‘의료법 제3조 제2항 제3호 가목 및 마목에 따른 병원 및 종합병원’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단지 감염병예방법 제37조에 있는 내용만으로 요양병원의 감염병전담병원 지정이 가능하다고 하나, 같은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28조 내용에 나와 있는 명백한 의료기관의 범위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일하게 서울시에서 전담 요양병원으로 운영 중인 느루요양병원의 경우, 의사인력은 1명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담당(주간 시간대)하고 있으며, 야간 및 휴일은 한의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연 아무리 경증의 코로나환자라 해도, 고령의 기저질환을 동반한 코로나환자를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한의사가 적절하고 전문적으로 볼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더 큰 문제는 느루요양병원 간호 인력으로 간호 인력 전부는 중수본에서 (자원봉사자로 지원받은 인력을) 파견해주는 형식인데 과연 각 지역에서 모인 간호사들이 어떻게 서로 화합을 하여 안전하게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노인 환자 진료에서 중요한 것은 팀워크입니다. 간호사는 3교대 근무를 하면서 환자 상태에 대한 원활한 소통을 해야 합니다. 팀워크가 없는 지원간호인력 만으로의 조합은 환자안전에 중대한 위험 상황이며, 노인 환자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요양병원 또한 전담요양병원 지정 통보 시 대부분의 의료 인력은 사직하고 빈 건물에 파견 의료 인력 위주로 병원 운영이 될 것이며, 실제 운영 시 환자 안전에 중대한 위험 요인입니다. 현재 급성기 전담병원에서 돌봄 업무로 인하여 의료진들이 많이 힘든 것으로 기사를 통하여 알려져 있습니다. 요양병원의 전담병원 지정 이유 중 한가지로 중수본에서는 돌봄 기능을 특화 하여 요양병원을 전담병원으로 운영한다는 것인데, 돌봄은 다름 아닌 ‘간병인 업무를 누가 하는지’에 관한 내용일 뿐입니다. 요양병원은 대부분의 돌봄이 중국인 간병인에 맡겨지는 상황으로 저희 병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전담 요양병원 지정 시 당연히 모든 기존 간병인은 병원을 떠납니다. 대부분 간병인이 중국인이며, 이들 역시 고령이기에 코로나감염에 대한 불안이 매우 큰 상태입니다. 따라서 실제 코로나 확진 환자 돌봄을 위한 간병인 구인은 국가 차원에서도 어렵고 병원 차원에서도 어렵습니다. 결국 전담요양병원으로 운영하려면 간병인을 새로 지원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지원하는 간병인도 없는 상황에서 어떤 근거로 요양병원이 (코로나 환자의) 돌봄에 특화가 돼있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간병인은 거의 대부분 위생개념이 매우 낮습니다. 개인적 판단으로는, 이들을 격리병실에서 level D 방호복을 착용시키고 감염 안전수칙을 잘 지키게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담병원에 긴병인이 투입되지 못하고 간호인력이 돌봄 업무를 대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환자를 보기에는 부적절한 치료 역량을 가진) 요양병원에 파견해줄 인력을 기존 전담병원에 추가로 파견해 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돌봄 업무가 많이 요구되는 환자를, 전담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은 단순히 힘든 일이 되겠지만 요양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및 사망자 급증의 문제는 병상부족의 문제였고, 병상이 있어도 돌봄 요구가 많은 요양병원 노인환자의 경우에는 병상 배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발생한 문제입니다. 느루요양병원은 암 요양환자가 주로 입원하는 116병상 요양병원으로 최근 병상가동률 감소(50% 이하)로 병원에서 자발적으로 전담요양병원을 신청하였습니다. 느루요양병원은 전담병원 신청 당시 입원환자는 50명이었으며 모두 거동 가능하신 환자분이어서 느루요양병원 송파지점으로 전원이 이루어졌습니다. 1월 19일부터 운영을 시작하였으며, 현재 전담병원 병상은 68병상이며 병상가동률은 16%(2월4일 기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미소들요양병원은 403병상의 요양병원으로 2020년 12월 중순 경 코로나 집담감염이 시작되어 코호트 격리 조치 상태로 2021년 1월 중순까지 총 2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전담병원 지정 전 약 50명의 입원환자가 남은 상태로 현재 모두 전원 조치 되어 전담병원으로의 시설 보완 공사 중인 상태입니다. 미소들요양병원은 코호트 격리 기간 중 불가피하게 많은 직원의 사직이 발생하였으며, 전담병원 지정 후에는 그나마 남은 직원의 사직이 추가로 발생하였습니다. 전담병원으로 전환 시 약 200병상이 확보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요양병원 집단 감염 시 병상 부족으로 인한 코호트 격리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요양병원 자체의 본질적 문제도 있지만 그러한 열악한 곳에 코호트 격리 방식으로 확진자와 접촉자를 분리해주지 못한 것이 문제입니다. 초반 확진자만 제대로 전담병원으로 원활하게 전원 시켜주었어도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호트 격리와 요양병원 사망자 급증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지자 졸속으로 전담요양병원을 지정 추진하는 상황입니다. 요양병원의 코호트 격리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최근 보건의료단체연합에서 성명서를 발표하였으며 성명서 내용에 “정부의 ‘전담요양병원’ 방식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요양병원 코로나 확진자는 기본적으로 급성기 환자이고 일반 인구보다 건강상태가 취약한 집단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만성기병상인 요양병원을 활용해서는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담요양병원이 아니라 결국 중환자실이나 준중환자실, 급성기 병상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요양병원은 만성질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곳인데 급성기 질환인 감염병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요양병원에서 사망자가 속출하자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빨리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하였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며 "기존 운영 중인 감염병 전담병원을 추가로 확충하는 편이 더 나았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명확하게 전담병원으로서 요양병원이 부적절함을 지적하였으며,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전담병원을 더 확보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현재 행복요양병원에는 262명의 노인 환자들이 입원 치료 중입니다. 대부분 만성질환 및 중증 기저질환을 가지고 재활치료를 받으며 삶을 유지하고 회복하려 노력하는 분들이며, 이중 다수가 치매를 동반한 환자입니다. 환자들에게 강제전원은 의료적, 생활적인 환경의 총체적 변화를 가져와 환자에게 의학적 및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행복요양병원 환자들의 강제 전원은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다시 재고되어야 합니다. 행복요양병원의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의 추진은 기존 환자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전원문제를 발생시키고, 240명의 직원의 대량 실직의 매우 큰 희생을 요구하며, 결코 안전하게 코로나 환자를 치료 할 수 없는 병원을 만들 뿐입니다.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추진에 관한 성찰과 비판을 통해서 노인환자들이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칼럼|인사평가의 길 잃은 풍경들 2021-02-04 18:00:55
|노무칼럼|이동직 노무사(노무법인 해닮) 본말전도(本末顚倒). 뿌리와 잎사귀가 뒤바뀌었음을 뜻하는 고사성어입니다. 주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이 구별되지 않거나 일의 순서가 잘못 바뀐 상태일 때 ‘본말이 전도됐다.’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연말연시에 사업장에서 인사평가를 하거나 인사평가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때 저는 어쩔 수 없이 이 고사성어를 떠올리며 조언을 해주곤 합니다. 어느 날 제조업체 대표님이 다급한 목소리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개업 초기부터 동거동락하며 잘 지내던 경영지원실 부장이 있는데, 최근 회의시간에 사사건건 이견을 제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해 연말 상여금을 어떠한 기준으로 얼만큼 지급할지 논의했을 때도 회사의 위태로운 재정 상황을 걱정하는 척 시늉만 했지, 결국 대표인 본인이 제시한 동결안을 모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조목조목 반박하더랍니다. 며칠 전엔 부장이 본인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대관업무를 수행하다 실무 담당자에게 밉보이는 일이 발생해 향후 관급사업 참여시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래서 부장과 관련한 이 사태를 조기에 종결시키기 위해 꺼내놓은 카드가 바로 인사평가. 대표님은 인사평가의 엄밀한 잣대에 대해 제게 한동안 일장 연설을 한 뒤 비로소 그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문의했습니다. 물론 부장을 염두에 둔 채 말입니다. 최근에 명망 있는 한 중견기업 인사팀에서 '근무성적평정표'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영업사원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 분기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명목으로 나눠주고 싶은데, 이를 위해 근무성적평정표를 토대로 영업사원을 S등급에서 D등급으로 나누겠다는 게 인사팀의 골자였습니다. 하지만 근무성적평정표는 정성적 평가에 한없이 치우쳐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사명감을 갖고 근면성실하게 담당직무를 수행하고 있는지(책임성), 담당직무를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수행하고 있는지(적극성), 상사 및 동료와 원만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협조성) 등 평가지표가 구체적이지 않고 계량화 할 수 없는 것들이라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친소관계, 사적우연에 따라 평가결과가 갈릴 여지가 다분했습니다. 게다가 거래업체에 상품을 파는 게 영업사원의 주요 직무임에도 영업실적을 무엇이라고 정의할지, 영업실적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지에 대해선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근무성적평정표에 기재된 게 전무했습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IT 관련 한 젊은 스타트업에선 신입 기획자 및 개발자들의 직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당면 과제였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을 동기부여시키기 위해선 결국 금전적 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각 팀당 일정한 금원을 할당한 뒤, 팀원들에 대한 팀장의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공지가 나간 후 팀원들은 평가자인 팀장의 입만 쳐다보게 됐습니다. 팀원들은 팀장이 내린 방침에 허점이 있어도 토를 달지 못했고, 조금 더 생산적인 업무처리 방식이 있어도 입을 닫았습니다. 팀장은 프로젝트의 원만한 수행을 위해 팀원들을 다독이며 협조를 구해야 하는 입장인 탓에 팀원들에게 남보다 박한 평가를 내리거나 후한 평가를 내릴 수 없었습니다. 팀장은 인센티브가 모든 팀원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평가결과를 중간값에 수렴시키고야 맙니다. 인사평가를 내세워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지표 없이 무턱대고 인사평가를 들이대거나, 인센티브를 나눠먹기 위한 도구로 인사평가를 악용하는 경우 등 과연 위 사례들을 두고 인사평가를 제대로 실시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이렇게 인사평가는 그간 산업현장에서 오용되고 남용돼 왔습니다. 오용되고 남용돼 왔다는 얘기는 그간 인사평가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폄훼돼 왔다는 의미겠지요. 인사평가는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인사평가의 공적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정의내린 상태에서 승진대상자를 가리거나 연봉 인상액을 결정하기 위해, 또는 직무교육 우선순위를 확인하거나 학습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인사평가가 실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인사평가가 직원들로부터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타당성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구체적이고 계량화 가능한 평가지표를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인사평가를 실시하기 전에 평가자 · 피평가자에 대한 인사평가 교육 및 평가방식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피드백이 선행돼야 할 겁니다.
병원 임직원 본인부담 감면 위법일까? 합법일까? 2021-02-01 05:45:50
비급여진료비에 관한 가격 책정, 할인 등이 비교적 느슨한 규제 하에 각 의료기관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환자 본인부담금은 홍보·마케팅에 있어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ㆍ알선ㆍ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문에서 “본인부담금 면제 및 할인”은 아주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부담금을 건드는 것은 절대 금기시 되는 행위 중에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다. 신용카드 할인, 포인트 적립 등도 비급여진료비에 한해서 진행하라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특히, 의료기관 임직원 할인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존재했는데, 보통 비급여진료비에 한해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게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였다. 보건복지부는 본인부담금을 할인하거나 면제할 경우에는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기에, 결과적으로 본인부담금을 할인함으로써 환자를 유인하고, 의료기관은 여전히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요양급여 청구까지 완전히 포기한 본인부담금 면제”를 조건으로 임·직원에 대한 본인부담금 할인을 검토할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해 왔다. 이에 대해 실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보건복지부에서 그런 해석을 하고 있는 이상, 대법원의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확실히 “괜찮다”라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각종 강연 등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해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다. 실무적인 관행과 보건복지부의 권고사항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부산지방법원 항소심에서 유의미한 판례가 선고되었다. “직원 및 가족에 대한 본인부담금 감면이 영리 목적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의료기관이 혜택을 제공한 감면 대상 범위와 감면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의료시장의 근본 질서를 뒤흔들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고, 본인부담금 감면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유인행위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본인부담금 감면 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임직원 및 가족들에 대해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목적이 “환자 유인”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임직원들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진료비 할인 혜택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물론, 할인 혜택의 범위를 넓혀서 N차 지인들에게까지 전부 본인부담금을 할인해 준다면, 어느 정도의 환자유인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으나, 임직원 및 그 가족에 한정한 혜택을 두고 “영리목적이 있다”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런 맥락의 하급심 판결이 처음은 아니고, 아직까지 대법원을 통해 확정된 판례도 아니지만, 이번 부산지방법원의 하급심 판례는 임직원에 대한 진료비 할인 혜택 제공에 있어 조금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유의미한 판결이라 사료된다.
|칼럼|코로나 1년 단상…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 2021-01-25 05:45:55
필자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세계 제2차 세계대전 시리즈를 보았다. 이를 보며 참 놀란 것이 전쟁에서의 실패가 어떤 전력의 차이에 기인하는 경우보다, 상당 원인이 부하나 동료의 경고를 무시했을 때 발생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진주만 폭격도 부하의 경고를 무시해서 발생했고, 반대로 미드웨이 해전은 경고를 경청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뤘고, 지금도 치루고 있다. 물론 이 전쟁이 다 끝나고 나서 전반적인 평가를 해야겠지만, 이미 드러난 뼈아픈 실책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가장 큰 실책은 초기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해외로부터의 입국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필자는 1년 전에 "방역 골든타임 놓친 정부…호미 대신 가래든 셈"이라는 칼럼을 썼었다(2020년 2월10일자 칼럼). 필자가 당시 정부에 요청한 것은 위험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금지, 내국인은 입국시 2주간 자가격리였다. 초기 격리에 실패할 때 결국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종식까지 많은 시간, 인력, 비용의 낭비를 초래하게 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을 경고했었다. 단지 필자 개인의 의견이었으랴. 대한의사협회,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 집단이 한 목소리로 외부로부터의 차단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사실 질병관리본부장의 첫 국내 브리핑에서도 의료전문가인 본부장은 입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그런데 다음날 정부는 아직 입국금지에 대한 결정을 하지 못했으며 논의 중이라는 발표를 했다. 그 때 느낌이 참으로 쎄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 때 질병관리본부장이 좀 더 강력하게 입국금지를 요청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그 위치는 방역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나 보다. 결국 정부는 전문가 집단의 반복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타격을 이유로 입국금지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았다. 방역과 경제 둘 다 잡을 수 있다고 자만한 탓이었으리라.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했을 때 그 뒤 어떻게 됐는가? 누군가 이런 매우 적절한 표현을 했다. 창문을 열어 놓고 모기를 잡고 있다고! 물론 전기모기채가 모기를 잡는 방식에 대전환을 가져왔듯이, 국내 방역 자체는 메르스 사태 이후 많이 발전했다. 진단키트가 굉장히 빨리 개발됐고, 확진자에 대한 역학 조사로 전파위험자들을 조기에 격리하는 시스템은 매우 유효한 듯 보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모기와 달리 무증상 전파가 가능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점점 지역사회로 퍼져갔고, 이로 인해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확진자들이 점차 증가했다. 정부는 1차 대구발, 2차 이태원발 대유행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해외로부터의 입국자 관리를 강화했는데, 이 때는 이미 지역사회로 퍼진 상태라 그 효과가 강력할 수 없었다. 즉, 우리나라는 대만, 뉴질랜드와 같이 초기에 강력하게 입국 금지를 취한 나라로는 돌아갈 수 없는 강을 이미 건넌 상태였다. 대만, 뉴질랜드가 우리나라보다 잘한 것이 뭐가 있겠는가? 초기 해외로부터의 차단을 확실하게 한 것 한가지뿐이다. 덕분에 이 둘 나라에서의 확진자는 대부분 해외 유입환자들이다. 외부로부터의 차단을 확실하게 할 때 그들도 비록 마스크를 쓰고 조심해야 했지만, 학교도 식당도 야구장도 정상적으로 열 수 있었고,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미국, 유럽보다는 낫지 않은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의 나라는 메르스를 겪지않았고, 신종플루를 잘 극복한 경험 탓인지 초기 경계에서부터 실패했다. 우리나라가 메르스 초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경계에서 실패했을 때 참혹한 결과가 초래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메르스를 겪어서 초기 경계에는 매우 예민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소리를 무시해 적극적인 조치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더 유감인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너무 많이 했고, 앞으로도 해야 되기 때문에. 정부는 경제적인 타격을 이유로 초기 입국금지를 강력하게 취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경제는 지킨 걸까? 지켰다고 해도 그게 잃지 않았어도 될 생명과 전국민의 1년 이상의 심한 고생과 맞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필자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필자가 존경하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러스킨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유일한 부는 생명이고, 이 부를 얻기 위한 선결 조건은 정직과 애정이다' 사람의 생명에 유일한 가치를 두고 초기 해외로부터의 차단을 확실하게 했다면, 생명도 지키고, 교육도 지키고, 경제도 더 잘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코로나는 언젠가 종식되겠지만 이런 판데믹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그 때는 부디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