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남의 일 아니다" 또다시 거리로 나선 의사들 2018-11-12 06: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미세먼지가 많아 흐리고 뿌연 날씨가 지금 의사들 앞에 닥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너나 구분 없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11일 의사들이 또 다시 거리로 나왔다. 손을 밖에 내놓고 있으면 입김을 불어야 할 정도로 추운날씨와 미세먼지 상태도 '나쁨'을 기록했지만 전국에서 의사 구속의 불합리함을 지적하기 위해 전국에서 대한문 앞으로 모여들었다.(경찰추산 5000명, 주최 측 추산 1만 2000명)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성남OO병원 의사 3인이 과실치사혐의로 법정구속된 것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11일 오후 2시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었다. 이날 의협이 준비한 피켓은 모두 10장으로 '진료의사 부당구속 국민건강 무너진다', '의료분쟁특례법 제정하라', '방어적인 진료조장 사법부가 책임져라' 등 다양한 문구가 담겨 있었다. 각각 적혀있는 피켓문구는 다르지만 모두 의사구속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는 내용. 의협 집행부는 현실적인 대책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결의발언을 통해 "의료계 대표자들이 전국의사 총파업 필요성에 동의했다"며 "실행 시기와 방식의 결정은 의협 집행부에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궐기대회에 참석한 서울소재 B원장은 "내부 의견이 엇갈려 파업까지는 가지 못할 것으로 봤는데 의협이 칼을 뽑아든 것 같다"며 "정부나 사법부도 이번 행보를 보고 무척 당황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궐기대회에서는 프로그램 중간 중간 퍼포먼스를 넣어 연대사나 결의발언 등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부나 시민들에게 의료진이 겪는 현실을 호소했다. 첫 번째 퍼포먼스의 경우 '러시안룰렛'을 차용해 의료현장에 있는 의료진 누구든지 언제 발사될지 모르는 총구 앞에서 두려움에 처해 있는 의료현실을 지적했으며, 두 번째 퍼포먼스는 최대집 회장이 잘못된 의료 위기 시계를 다시 되돌려야 한다며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타난 의사들. 앞서 열린 2번의 궐기대회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강원도에서 자녀들과 함께 왔다는 의사는 "사회에서 보기엔 그렇지 않겠지만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끝이 안보이고 희망이 안 보이는 느낌이다"며 "저희 자녀들뿐만 아니라 누구한테든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여서 아이들이 조금 힘들 수 있겠지만 함께하는 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같이 나오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자녀와 함께 나온 또 다른 의사는 "선의로 진료를 했는데 그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구속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의사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가 어리지만 표현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이미 오랜 기간 현장에서 활동한 의사들도 거리로 나와 후배들에게 힘을 보탰다. 본인이 70대임을 밝힌 대전시의사회 소속 회원은 "그동안 의사회 활동을 활발히 한 것은 아니지만 힘을 보태기 위해서 나왔다"며 "궂은 날씨에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미 나이를 먹은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배들이 안심하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두 팔 걷고 나서야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의사협회는 궐기대회 현장을 유튜브를 통해 궐기대회 시작부터 청와대 앞 발언까지 생중계를 실시했는데 시청자가 적게는 100여명에서 청와대 앞 발언 시에는 1000여명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생중계 실시간 채팅창에는 "오늘의 함성이 의료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외과 의사들이 제일 고통스럽겠다", "직접 가진 못했지만 추운데 고생한다 파이팅" 등 궐기대회를 향한 의사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반증하듯 궐기대회가 열리는 시간동안(14:30~17:30)을 기준으로 N포탈 뉴스토픽 순위에는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궐기대회가 끝난 뒤 서울 G구의사회 회원은 "앞서 열린 두 번의 궐기대회보다 인원수는 더 적을지 모르지만 짧은 준비기간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의사들이 많은 것 같다"며 "그만큼 이번 사안이 의사들에게 더 크게 다가왔고 표출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정부가 만든 '괴물', 표류하는 제주 녹지국제병원 2018-10-22 12:00:59
|메디칼타임즈 황병우 기자| 정부 협의로 만들어진 제주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이 사실상 개설허가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과 아직 모른다는 시선이 교차하며 표류하는 모습이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위치한 제주헬스케어타운. 넓은 부지에 단독으로 위치한 병원이 하나 있다. 국내 1호 영리병원으로 잘 알려진 '녹지병원'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녹지병원의 최종 개원허가 여부 결정 시점에 대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직접 녹지병원이 위치한 제주헬스케어타운을 찾았다. 녹지병원은 최근 개원허가 문제로 뜨거운 감자지만 외부의 시끄러운 분위기와는 다르게 병원 주변은 '정적'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렸다. 병원 개원허가가 아직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평일 일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니는 차량도, 사람도 쉽게 마주치기가 어려웠다. 병원을 방문한 기자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굳게 잠겨있는 문. 외부인의 출입을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정문과 후문 모두 문을 잠근 후 자물쇠로 한 번 더 문을 걸어 잠갔다. 후문의 경우 건물 안쪽은 의자로, 건물 바깥쪽은 모래주머니로 문을 막아놔 최근에 이 출입문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건물 안쪽을 쉽게 볼 수 없도록 1층 내부 대부분을 블라인드로 가려놨지만, 출입문을 통해 내부를 살펴봤을 때는 병원보다는 큰 컨벤션홀에 가까웠다. 기자가 유일하게 내부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후문에 위치한 점자 안내판. 점자안내판은 지하 1층부터 2상 3층까지 어떻게 구성이 돼 있는지와 함께 1층의 건물구조도가 명시돼 있었다. 점자안내판을 살펴보면 지하1층은 행정사무실, 세미나실, 컨벤션홀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1층 수술실, 시술실, 피부 관리실 △내시경 등 각종 검사실 △병실 순으로 위치하고 있다. 특히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1층에 위치한 피부 관리실로 기본 피부 관리실 이외에 VIP피부 관리실, VIP상담실, VIP대기실을 따로 마련해 기존의 비영리법인 병원과 다른 풍경이 있다. 병원 문도 잠겨있고, 내부 불도 꺼져있고 그렇다면 정말로 병원 내에 상주하고 있는 인원이 없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찰나 병원 한쪽 조그만 문을 통해 직원이 드나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녹지병원은 병원인력으로 의사 9명, 간호사 28명, 국제의료 코디네이터 18명 등의 직원의 채용을 마친 상태다. 또 녹지병원은 2만 8163㎡ 부지에 지상 3층·지하 1층(연면적 1만 8223㎡) 규모로 세워졌지만 넓은 부지 위에 방치돼 있는 상황. 기자가 만난 녹지병원의 직원들은 개원허가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난감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녹지병원 A직원은 "이미 작년에 건물이 완공되고 장비까지 세팅이 된 상태에서 기다림이 길어져서 그런지 특별한 생각은 없다"며 "내일이라도 허가만 떨어지면 진료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인데 아쉬울 뿐이다"고 말했다. "녹지병원 개원 사실상 물 건너갔다" vs "그래도 아직은..." 현재 녹지병원 개원은 최근 공론조사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로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최종 설문조사에서 제주도민 참여 배심원단 180명 중 △개설허가 반대 58.9%(106명) △개설허가 찬성 38.9%(70명) △판단유보 2.2%(4명) 동으로 반대가 과반이상 나왔다. 이와 함께 공론조사위원회는 제주도에 제출하는 권고문에 △녹지국제병원을 비영리병원 등으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녹지국제병원 고용자들 일자리와 관련해 제주도 차원에서 정책적 배려 검토 등의 의견을 제출했다. 조사위원회의 권고안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대한 권고안을 존중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녹지병원의 개원은 어렵지 않겠냐는 일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반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CD) 등 녹지병원 관계자들은 개원 승인과 관련해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기영 JCD 의료산업처장은 "원래 복지부가 녹지병원을 승인할 때도 비급여 진료과목에 대해서만 허가를 해줘서 피부과, 성형외과, 건강검진센터 등에 초점을 맞춰 기획이 된 것"이라며 "아무래도 일반적인 병원과는 다르기 때문에 쉽게 전환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녹지병원 앞에는 숙박시설을 짓고 있는데 이 건물은 병원과 연계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녹지병원을 찾은 환자와 가족관광객이 오면 환자는 병원에 머물지만 남은 가족들은 병원 앞에서 숙박을 하며 관광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 때문에 단순히 녹지병원을 비영리법인 전환하거나 국공립 병원으로 전환하는 대안의 실행은 어려워 보인다는 게 김 처장의 의견이다. 실제 현재 녹지병원을 기준으로 대각선으로 50m 가량 떨어져 있는 건물은 개원허가 결정 여부의 영향인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기자가 병원을 방문한 이틀 동안 공사가 중단된 채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개원허가 칼자루 쥔 제주도청 깊어지는 고민" 개원허가 칼자루를 쥔 제주도청은 여전히 이렇다 할 답 없이 1년 가까이 개설허가를 미루고 있다. 제주도청 보건건강위생과 관계자는 "지역주민, 녹지재단, 채용된 직원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있어 도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조사위원회 권고안을 중심으로 협의 중이고 빠른 결정을 내기 위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로선 녹지병원의 개원허가 방향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 난 것이 없다는 것.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사항은 없고 도 단독으로 결정할 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가 다 같이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응급실은 오늘밤도 주취자 전쟁터…경찰 상주 의미 무색 2018-07-20 06: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술 드신 거 맞죠? 검사하면 나옵니다."(간호사) "어제도 오셨는데 오늘 또 오셨네요. 격리실에서 수액 맞고 술 깨고 가시겠네요."(경찰) 지난 18일 밤 11시 서울의 한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이하 응급의료센터). 예진실에서 119 구급대원에게 실려 온 주취자를 살피는 간호사의 얼굴에는 고단함이 묻어난다. 반면 호송 침대에서는 술에 취한 환자가 간호사의 말은 듣지 않고 숙면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응급의료센터에서 일상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최근 이 같은 서울시 응급의료센터 모델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의료인 폭행사건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찰이 늘 상주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부 환자단체는 주취자 폭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도 이 같은 경찰 상주 응급의료센터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8일 서울의 한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실 의료진 및 상주 경찰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어색한 의료진과 경찰 기자가 찾은 응급의료센터는 입구에서 경찰이 대기하며, 주취자 및 행려자가 이송될 경우 신원 확인 및 혹시 있을지 모를 난동이나 폭력을 대비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의료진은 경찰이 상주함에도 애써 만든 주취자 대응 프로토콜(Protocol)을 단 한 번도 지켜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응급실에 상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노숙인 구호 체계와 주취자 대응 체계를 만들었는데 단 한 번도 이 같은 체계로 해본 적이 없다"며 "경찰이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상주하는데 제대로 된 신분확인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그동안 경찰의 태도는 문제가 있었다"며 "물론 모범이 되는 경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상주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심지어는 경찰이 보는 앞에서 여자 인턴이 주먹으로 얼굴을 맞은 적도 있다"고 경찰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이 응급의료센터는 의료진과 상주 경찰 사이의 마찰을 빚어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만, 의료진은 최근 익산 응급실 의료인 폭행 사건 이 후 경찰이 능동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밤 11시 이 후부터 119 구급대원이 이송해 온 주취자 여럿이 응급의료센터에 등장하자 경찰은 근처에 머물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폭력 및 난동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주취자를 두고 의료진과 상주 경찰과의 그 어떤 대화도 볼 수 없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응급실 의료진 폭행 사건을 계기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데 경찰이 상주하는 것은 그래도 도움이 된다"며 "주취자가 의료진은 겁을 먹지 않지만 경찰을 보게 되면 조용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취자 강력 대응, 우리도 하고 싶은데…" 새벽 12시가 지날 무렵. 두부손상 환자를 119 구급대원이 이송해왔다. 술을 마셨냐는 간호사의 질문에 환자는 혀가 꼬인 발음으로 "마시지 않았다"고 간호사와 언쟁을 벌인다. 이를 지켜보는 상주 경찰은 어떤 생각일까. 기자 옆에 있던 한 상주 경찰은 "우리도 테이저건을 소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취자가 난동을 벌이거나 폭력을 할 경우 사용해야 하는데 자칫 민사적으로 휘말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보다 능동적인 대응을 펼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적극적이 대응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당 상주 경찰은 2016년도부터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테이저건을 사용한 경험이 없다. 함께 있던 다른 상주 경찰도 "우리가 개입할 때는 첫째로 주취자가 자해 또는 난동을 벌일 경우와 둘째로 병원 시설을 파손할 경우"라며 "마지막으로 기타 경찰의 초동 조치가 필요할 때 인데 이 경우가 경찰이 대응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당장 주취자가 의료진에게 폭언을 할 때 경찰이 나서 주취자를 제압해야 하는가"라며 "과잉조치로 문제가 될 수 있지 않겠나. 자칫 인권위에 제소가 될 수도 있고 이와 관련된 사례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처지는 병원 자체 보완직원도 마찬가지. 3인 2교대로 운영되는 병원 보안직원들도 주취자가 폭력을 행사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한다. 더구나 주취자 폭력에 의해 부상을 당해도 치료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센터 보안직원은 "주취자가 보안직원의 뺨을 때려도 말로 제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주취자가 말로 한다고 듣겠나. 이 때문에 보안직원에도 상습 주취자를 일컫는 블랙리스트가 있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찰 상주 모델 발전하려면…"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보는 응급실 폭력 예방 방법은 무엇일까. 의료진은 무엇보다 경찰이 상주하는 만큼 주취자 폭력 발생 시 바로 고소, 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경찰이 상주하는 응급의료센터 모델이 발전하려면 주취자가 폭언이나 폭력, 난동을 벌일 시 즉시 고소나 고발 절차를 밞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경찰 측은 자체 네트워크를 이유로 어렵다고만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상습 주취자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병원 보안직원은 "아침에 수액을 맞히고 돌려보냈던 주취자가 좀 전에 다시 실려 왔다"며 "이들에게는 응급실이 좋은 것이다. 한 여름에 덥지 않고, 수액까지 주사해주니 얼마나 좋겠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상습주취자는 이미 중독 상태가 된 분들이다. 이들이 중독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며 "최근에 노력해서 이들을 보낼 수 있는 시설 한 곳과 연결시켰는데 현재로서는 상당히 부족하다. 정부가 진정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습 주취자들의 치료비 대부분은 국가에서 납부하는 세금으로 이뤄진다.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면 정말 황당함을 넘어 분노할 것"이라며 "상습주취자에 대한 중독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세계 첫 24시 한방진료센터, 수익성 바라면 힘든 일이죠" 2018-06-12 06: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경희의료원 24시 한방진료센터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수익성을 바란다면 힘든 일이죠. 경희의료원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에요. 경희대의 상징성이죠." 국내에서 최초로 양한방 협진 시스템을 만들며 새 바람을 일으켰던 경희의료원이 또 한번 파격적인 시도에 나서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응급의료센터와 나란히 24시 한방진료센터를 만들어 양방과 한방 모두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사실상 국내를 넘어 세계 최초의 한방 응급실을 만든 셈이다. 24시 한방진료센터 류재환 센터장은 "국내 한의학과 한방병원을 리드하고 있는 경희대인 만큼 그 상징성을 보이기 위한 방안을 찾은 끝에 24시 진료센터를 열게 됐다"며 "24시간 동안 양방과 한방 진료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응급실 개념을 연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과연 24시 한방진료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는 것일까. 현장에서 살펴본 24시 한방의료센터는 응급의료센터와 유사한 개념을 지니고 있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365일, 24시간동안 한방 전문 의료진이 자리를 지킨다는 점이다. 업무를 돕기 위해 간호사 등의 의료인력 또한 배치된다. 운영은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와 같이 전문과별로 의료진이 배치돼 24시간 진료를 진행하며 응급시 교수들이 투입되는 '응급 콜' 시스템도 갖췄다. 사실상 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만 있을 뿐 응급의료센터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한방병원이 운영되는 시스템인 셈이다. 이를 위해 24시 한방진료센터는 동서협진실 교수들과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모든 진료과목 의료진들이 교대 근무를 서며 자리를 지키게 된다. 류 센터장은 "의료법상 한방병원에는 응급실 명칭을 쓸 수 없어 24시 한방진료센터라는 간판을 붙인 것 뿐 응급실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며 "24시간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콜 시스템을 통해 응급 입원, 치료 모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4시 한방진료센터 내부는 사실상 작은 한방병원이라고 할 만큼 모든 장비와 약제를 갖추고 있다. 진료실에 들어가면 우선 가장 먼저 다빈도 한약제제 50여종이 가득 찬 약 상자들이 눈에 띈다. 한약의 특성상 조제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다빈도 약제와 재료의 경우 미리 24시 한방진료센터에 구비해 놓은 것이다. 이 약 상자에는 반백탕가미를 비롯해 내소화중탕, 견통도담탕, 유풍단과립 등 많이 처방되는 약제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진료실에 배치된 침상에는 침부터 부황, 뜸, 온열치료 등 한방 치료가 모두 가능하도록 관련 기기들과 도구를 준비해 놓았다. 또한 교수의 진료를 원할 경우 곧바로 의뢰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고 입원 또한 즉각적으로 가능하도록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류재환 센터장은 "한방적 치료에 있어 다빈도에 해당하는 근골격계 질환부터 안면 마비, 기능성 질환, 신경정신계 질환 모두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24시 한방진료센터에 갖춰놓았다"며 "남여노소 특정한 환자군에 얽매이지 않고 대처가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은 여기에 교통사고 손상이 있는 환자들을 타겟팅 하고 있다. 최근 교통사고 환자들이 한방 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는 "교통사고 손상이 있는 경우, 자동차보험 적용을 통해 본인부담없이 빠른 시간 내에 한방치료를 통해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며 "상해 정도에 따라 24시 진료센터를 통해 한방병원에 바로 입원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24시 한방진료센터를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와 나란히 배치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방 진료과간 협진을 넘어 응급환자의 경우도 양한방 협진을 도모하고자 하는 큰 그림이다. 하지만 가장 큰 메리트는 가격에 있다. 일반 병의원의 응급의료센터는 야간, 응급 가산이 붙어 진료비가 비싸지지만 24시 한방진료센터는 이를 전혀 받지 않기 때문. 한방병원 진료 시간에 내원하는 것과 새벽 2시에 24시 한방진료센터를 오는 것에 진료비 차이가 전혀 없다는 의미다. 또한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가장 큰 수익원인 보약 등도 최대한 판매를 자제하고 치료적 부분에 매진하기로 했다. 실적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류재환 센터장은 "일각에서 24시 한방진료센터가 수익성을 목적으로 인력과 시설을 돌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24시 한방진료센터는 경희대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시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희의료원을 비롯해 경희대 한방병원은 국내 최고의 한의학 교육기관이며 수련기관"이라며 "수익에 치중하기 보다는 정도를 걸으며 길을 열어가야 하는 상징적인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만성 인력 부족 중소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존폐 위기" 2018-05-24 06: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미즈메디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산부인과 전문병원 미즈메디병원은 최근 신생아중환자실(NICU)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태 이후 보다 엄격해진 정부의 눈을 중소병원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일반 입원실로 활용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이후 중소병원의 NICU 운영이 위축되고 있다. 대형병원은 전공의라는 가동 인력이라도 있지만 늘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병원들은 운영 자체가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NICU 6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을 직접 찾아 중소병원의 현실을 살펴봤다. 미즈메디병원은 정부 지정 산부인과 전문병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임산부, 소아 환자 치료에 특화돼 있는 병원이다. 미즈메디병원 NICU는 2대의 집중치료기(ICS), 4대의 인큐베이터 등 6병상으로 이뤄져 있다. 인공호흡기 2대, 가온 가습 고유량 비강 캐뉼라 산소 공급기 1대, 광선치료기 6대 등을 갖추고 있다. 간호사는 5명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 구회경 소아청소년과 전문의(49, 신생아 세부전문의)가 NICU 전담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당직은 김민균 씨(40)와 번갈아가면서 서고 있다. NICU라고 하지만 대형병원처럼 1년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게 아니다. 신생아 중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신생아만 NICU에서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한 달 중 열흘은 환자가 없을 때도 있다고 한다. 구회경 전문의는 "한 달에 200명 정도 분만을 하고 있는데 중소병원은 사실 NICU 보다 신생아실이 더 메인"이라며 "NICU에는 황달이나 호흡곤란 등이 있는 신생아나 임신 32주 이상이고 출생 체중 1500g 이상의 미숙아 중 중증도가 높지 않은 경우에만 입원토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사건은 미즈메디병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 의약품 분주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지질영양제는 물론이고 헤파린같이 대용량으로 나오던 의약품이라도 한 번 쓰고 난 후 폐기를 원칙으로 정했다. 구 전문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 후 정맥영양주사제를 맞은 신생아는 없었다"며 "앞으로 이런 아기들이 생겼을 때 전원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심평원 NICU 평가 지표, 중소병원 현실과 안 맞다" NICU 운영 원칙까지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했지만 미즈메디병원은 NICU 운영 자체를 하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NICU 적정성 평가 기준이 중소병원 현실과는 안 맞기 때문이다. NICU 적정성평가 지표에 따르면 NICU에는 상근 전담전문의가 있어야 하는데 하루 8시간 이상, 주 5일 이상을 NICU에 근무해야 한다. 근무시간 동안 다른 업무 병행 및 교대 근무는 인정하지 않는다. 전일이 힘들다면 주중 5세션 이상을 근무할 수 있는 '반일 전담전문의'까지 인정한다. 구 전문의는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신생아가 NICU에 입원하고 있고 한 달 중 NICU에 입원하는 환자가 아예 없을 때도 있다"며 "사실 중소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외래도 보고,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들도 보며 NICU까지 담당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ICU에만 상근해야 한다는 것은 중소병원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은 이야기"라고 잘라 말하며 "대학병원은 자체 분만이 별로 없고, 중증도가 높은 신생아들이 있지만 중소병원은 그렇지 않다"고 털어놨다. 현재 미즈메디병원은 NICU를 일반 입원실로 운영하고 있다. 구 전문의는 "미숙아에게 NICU 때와 같은 치료를 하고 있지만 일반 입원실에 입원했기 때문에 진료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아기들마저 전원하면 보호자 만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평원에서 제시하는 기준대로 중소병원에서도 NICU를 운영해야만 한다고 최종 결론이 나면 NICU를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병원 현실에 맞는 NICU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 NICU 전담 전문의라고 제한하기보다 신생아 전담 전문의라고 해서 신생아실도 같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구인회 선생과 김민균 선생의 주장이다. 김민균 씨는 "중소병원은 신생아실을 같이 보는 게 효율적"이라며 "신생아실에 있다가 갑자기 아기 상태가 안 좋아져 NICU로 옮겨야 하는 일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중소병원은 수련의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할 때 NICU 시스템을 경험하고 신생아실 회진을 돈다. 전공의가 없는 중소병원은 전문의가 신생아실 회진을 비롯해 NICU를 전적으로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즈메디병원 신생아실은 통유리로 24시간 개방돼 있어 보호자들이 언제든지 아기를 볼 수 있다. 베드 사이에 나란히 배치돼 있는 수전에서 의료진은 신생아를 한 명씩 볼 때마다 손을 씻는다. 구 전문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분만은 주로 중소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출생 직후 입원이 필요한 신생아를 대학병원 NICU에서 다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입원은 필요하지만 중증도가 높지 않은 신생아는 중소병원에서 관리하고 중증도가 높은 신생아는 대학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프로게이머 오해 받던 진료행태, 심층진료로 사라진다 2018-02-08 05:00:57
|메디칼타임즈가 간다|인하대병원 심층진료 현장을 가다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약물 치료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울렁거림도 있고 간혹 머리카락도 빠질 수 있습니다. 제일 문제는 3개월 이 후 손과 발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는 거예요." "곧 있으면 설날인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치료시기를 조절할게요." 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주한 교수가 대장암 환자인 박인나(가명)씨와 진료 중에 나누는 대화다. 임주한 교수가 진료에 임한 시간은 총 18분.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이른바 '15분 진료'로 불리는 심층진료 시범사업 대상 의료기관으로 지정 받으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인하대병원은 지난 1월 22일부터 복지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아 7개과 8명의 교수진을 대상으로 심층진료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 중에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심층진료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 중인 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와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환자의 동의를 얻어 진료를 참관한 뒤 향후 본 사업 전환 시 개선 사항을 들어봤다. 의사·환자 모두 원했던 '심층진료' 공교롭게도 기자가 방문한 날은 혈액종양내과 임주한 교수가 시범사업 시작 후 첫 심층진료 환자를 마주하는 날이었다. 심층진료 첫 환자는 최근 서울 S대학병원에서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아 수술을 마치고, 항암치료를 위해 인하대병원을 방문한 박인나(가명)씨. 아들과 함께 한 그는 진료 접수과정에서 심층진료 시범사업의 내용을 알게 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솔직히 심층진료라고 하는 것을 처음 들어봤어요. 환자 본인부담도 크지 않은데다 병원에서 권유하게 돼 알게 됐거든요.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너무 좋죠." 이어진 진료에서 임주한 교수는 박씨의 대장암 S대학병원에서 진행된 수술 등 진료 경과를 함께 살펴보며, 향후 6개월 동안 진행될 항암치료 과정을 설명했다. 그 때부터 임주한 교수의 손은 바빠진다. S대학병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처방 기록과 박씨가 가지고 온 CT 등을 함께 살펴보며 자세한 치료과정을 소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문 위쪽 직장이 있고 대장이 있는데 그 부분 11cm 가량 절제했어요. 이제부터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데 6개월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하고, 치료 종류도 선택해야 합니다." 뒤 이어 임주한 교수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과정 등을 설명하고, 박씨가 궁금해 하는 향후 항암치료 과정 종료 후 주의사항과 첫 항암치료 시기를 협의하는 것을 끝으로 첫 심층진료를 마무리 했다. "항암치료 할 때 여쭤 볼 테지만 중간에 손과 발의 감각이 무뎌진다 싶으면 용량을 조절해야 해요. 그리고 첫 번째 항암치료는 입원하시고 받는 것이 좋아요. 곧 명절이기 때문에 가족 분들과 함께 하실 수 있도록 시기를 조절해 입원장을 내드리겠습니다." 이에 따라 진행된 심층진료 시간은 총 18분. 진료가 끝난 뒤 박씨는 기자를 만나 진료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는 진료를 함께 참관한 박씨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항암치료 과정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향후 재발 위험성까지 자세하게 들을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 좋았어요. 근데 환자들은 심층진료라는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병원이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데, 홍보를 더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동안 '프로게이머'로 오해 받았다" 진료가 끝난 후 만난 임주한 교수는 심층진료 시범사업 참여를 자원했다며, 그동안의 진료 형태가 너무 버거웠다고 말한다. 의사가 환자와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고 오직 컴퓨터 모니터로만 진료하는 의료 형태를 지적한 것이다. "그동안 8분을 잡고 진료를 하는 것도 버거웠어요. 대형병원은 간호사, 전임의가 진료를 도와주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혼자 진료를 해왔어요. 지방병원 교수들은 느낄 텐데 그 짧은 시간동안 환자와 모니터를 보다 보면 수능시험을 보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오죽하면 진료를 받던 아이가 저보고 프로게이머 같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죠." 임 교수는 시범사업을 참여하게 되면서 그나마 환자와 상담을 하며 진료하게 됐다며, 기존 외래에 추가 세션을 열어 현재 심층진료 환자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심층진료가 본격 급여화 시 진료의 강도에 따라 수가가 나눠져야 한다는 개선점을 지적했다. "혈액종양내과 측면에서 본다면 진료의 강도에 따라 수가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종류에 따라 진료 시간은 달라지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의사의 결정이에요. 처방 건수 등을 통해 진료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동시에 심층진료 시범사업 도입 시부터 문제로 제기했던 수가 현실화를 꼬집었다. "대부분 지방 병원 교수들은 비슷한 생각을 할 텐데 수가현실화가 시급해요. 수가 보전을 통해 15분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8분 진료를 어쩔 수 없이 해왔던 거예요. 저는 이 때문에 계속 혼자 환자 얼굴보면서 키보드 타자치는 연습까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신환에게만 가능한 심층진료, 현실성 없다" 임주한 교수와 함께 자리한 소아청소년과 이지은 교수는 심층진료 시범사업 대상자를 초진환자로 제한한 점을 문제로 꼬집었다. 실제로 복지부는 심층진료 시범사업을 지난해 하반기 도입하면서 대상자를 초진 환자로 연 1회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저희는 원래부터 진료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였는데, 이번 심층진료 시범사업이 추진되면서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제는 초진 환자에 한 해 1회만 심층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 점이에요. 그 환자는 평생 그 전공 과목에서 1번 밖에 심층진료를 받을 수 없도록 묶어 놓은 것이죠." 이지은 교수는 소아청소년과만이 아니라 모든 과에서 적어도 2번의 심층진료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적인 검사를 마치고 환자에게 전달할 때 심층진료가 필요하다. 근데 초진에 한정해 놨기 때문에 정작 필요할 때 못하는 현실인 데다 여러 전문과목 협진이 필요할 때도 추가적인 심층진료가 필요하다. 본 사업으로 전환된다면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임주한 교수도 이 같은 문제점에 동의하며, 재진 환자의 심층진료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초진 환자 1번에 제한 한 것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어요. 솔직히 처음 온 환자는 검사만 하고 결과가 나오고 보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15분 진료가 필요치 않은 사례도 많거든요. 검사를 해보고 어떤 질환인지 파악 한 뒤 가족들까지 함께 불러서 질환과 향후 치료 설명이 정말 중요한데 그 때는 정작 심층진료를 할 수가 없어요." 더구나 최근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 된 이 후에는 심층진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 임주한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이들 의료진은 의사의 진료 결정권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심층진료를 시작하면서 의사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은 전혀 없다는 점도 문제에요. 저희한테 진료를 올 때까지 의사의 결정권은 없거든요. 현재는 초진 환자가 자신이 혼자 파악해서 심층진료를 받기 위해 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의사의 조언이 전혀 배제된 시스템이죠." 그러나 이들은 심층진료 시범사업의 문제점은 많아도 반드시 본 사업 전환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솔직히 현재의 수가를 보면 의사들에게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꼴이에요.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진료 형태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자만 집중적으로 보는 체계가 돼야 하는데, 수가 정상화 등을 통해 심층진료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거리로 나온 의사들 "미래 두렵다, 하지만 뭉치면 강하다" 2017-12-11 05:00:58
|메디칼타임즈가 간다|전국의사총궐기대회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우리는 의사다! 뭉치면 강하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기동훈 부위원장 선창을 따라 서울 대한문 앞에 모인 의사들은 외쳤다. 10일 전국에서 모여든 의사(경찰추산 7000명, 주최측추산 3만명)가 말 그대로 '뭉쳤다'. 12개 차선 중 6개 차선을 가로막고, 일대에 약 960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이들의 외침은 단 두 가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반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반대다. 단상 위로 올라간 의료계 리더들도 목소리를 높여 반대를 외쳤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이필수 위원장은 A4용지 4장에 달하는 분량으로 의사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호소했다. 그는 중간중간 화를 참지 못하고 연단을 주먹으로 내리치기도 했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한의사에게 고한다"며 "엑스레이를 쓰고 싶으면 의대에 들어가 의사면허를 취득하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외곽에서는 의협 직원들과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소 연구조정실장이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궂은 날씨는 궐기대회 현장을 더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그나마 영상의 기온이 힘이 되는 정도. 아침까지 눈비가 내려 땅이 젖은 탓에 의사들은 약 5시간을 내리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서있어야만 했다. 주최 측과 시도의사회에서 준비한 미니 방석은 써보지도 못했다. 서울 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건강보험 재정에만 혈안이 돼 불법적인 것도 눈 감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이 날씨에 전국 의사가 거리로 나왔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개원의도 "의료정책은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어찌 된 일인지 의사의 지적 재산권은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근간이 붕괴되다 보니 젊은 의사도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시도의사회를 비롯해 각 진료과 의사 단체에서는 부스를 만들어 따뜻한 차와 간식, 핫팩 등을 나눠주며 몸을 녹일 수 있게 했다.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는 흰색 목도리 500개를 배포했고 서울 강남구의사회는 투쟁성금 1000원을 받고 '투쟁어묵'을 준비하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준비한 현수막을 비롯해 어깨띠, 배지, 피켓 등도 눈에 띄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문재인케어 건강보험 재정파탄 국민과 의사가 함께 저지하자!'라고 쓰인 노란색 조끼를 만들었다. 경기도의사회는 성종호 부회장은 의사회에서 만든 배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서울 중랑구의사회, 강동구의사회는 각각 '건정심 구조개혁 심사기준 확립하라', '적정부담 적정보장 국민건강 지켜내자'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고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했다. 포항시의사회도 '선심성 의료정책 결론은 재정파탄'이라는 현수막을 들었다. 예비의사인 의대생도 궐기대회 현장에 빠지지 않았다. 궐기대회 불과 이틀 전 힘을 보태겠다고 선언한 이들은 직접 손으로 쓴 대자보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배운대로 진료하고 싶습니다', '양심에 어긋나는 의료를 행할까 두렵습니다', '소신 있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썼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이하 의대협)에 따르면 약 4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서울의대 문하늘 학생은 목도리와 장갑을 벗고 무대에 올라 공연을 통해 선배 의사에게 힘을 실었다. 의대협 류환 회장은 "미래의 의료인으로서 행동하려 한다"며 "의사 선배와 정부에게, 그리고 나아가 국민에게 우리의 뜻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강의실 바깥으로 나오는 것을 선배들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정으로 환자와 국민을 위한 길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선배의 뒤에 숨어있지 않고 쏟아지는 화살을 같이 맞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들의 목소리가 국민에게 얼마나 전달됐을까. 궐기대회의 영향인지 '문재인 케어'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상당 시간 상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칼잡이 삶 대신 선택한 입원의학과 "새로운 블루오션" 2017-09-19 05:01:53
|메디칼타임즈가 간다|국내 최초 입원의학과를 가다_하편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이틀에 한 번 돌아오는 당직, 빡빡한 수술스케줄, 밤에도 어김없이 생기는 응급수술. 일선 대형병원에서 근무하거나 했던 외과의사라면 누구나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단어일 것이다. 인하대병원 입원의학과 소속으로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 중인 외과의사들도 마찬가지다. 의사 중에서도 유일하게 외과의사만이 가질 수 있는 자존심 같은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칼잡이'의 삶을 버리고 입원전담전문의를 택하게 된 지원동기이기도 하다. 현재 입원의학과 소속의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인 박정미 진료교수(75년생), 장용선 진료교수(79년생), 이정훈 진료교수(81년생)는 교대로 주·야간을 번갈아 입원환자를 책임진다. 두 명은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한 명은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하는 시스템이다. 이들은 근무 중 외과의사임에도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는 유일한 외과의사들이다. 출근하면 곧장 외과계 병동으로 이동해 수술을 마친 환자들을 살피며 환자들의 소소한 증상에서부터 의견, 다양하고 비밀스럽기까지 한 생각을 함께 공유하며 생활한다. 그래서 입원의학과 소속 전문의들의 진료실은 환자와 같은 병동에 위치한다. 전공의나 전임의 시절 환자면담이나 회진이 늘 촉박했고 간단하게 이뤄졌다면, 이제는 회진이 기본 1시간을 넘긴다. 근무 시간 중에 적어도 2~3회 이상 환자들과 대면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병원에서 달마다 포상하는 '친절상'은 입원전담전문의들에게는 덤이다. 박정미 진료교수(외과)는 "전공의 시절부터 당직에 빡빡한 수술스케줄 등으로 인해 환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늘 있었다"며 "실제로 외과의사들이 수술실로 다 들어가면 입원환자 드레싱을 해줄 사람이 없었다. 사람이 없어서 드레싱을 받고 싶으면 밤 12시에 환자를 깨워서 하는 일도 비일비재 했었다"고 회상한다. 박 진료교수는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지금은 낮에 입원병동에 늘 상주하기 때문에 수술이 끝나고 잘 됐는지, 상황은 어땠는지 우리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며 "가깝게는 간호사들이 너무 좋아한다. 간호사들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콜 응대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입원병동에서 근무해 수술하지 않지만 외과의사의 자긍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장용선 진료교수(외과)는 "처음 지원했을 때 주변에서 가면 수술은 할 수 있냐. 수술 안 하면 내 인생에 손해가 되지 않겠냐는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외과 입원전담전문의는 기본적인 수술에 대한 이해와 합병증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병동업무만 하면서도 외과 전문의로서의 자긍심을 잃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대신이 아닌 교육시키는 역할로 변화 입원의학과 개설된 지 2개월. 이들은 자신들로 인해 병원 내 전공의들이 수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계기가 됐다는 데에 만족한다. 이정환 진료교수는 "처음에 입원의학과에 근무하게 됐을 때 주위에서는 그렇게 고생한 전공의 생활을 왜 다시하냐는 의문이 대부분이었다"며 "물론 전공의 수련 개선으로 인해 입원전담전문의가 생겨난 것은 사실이지만 입원환자를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가 본다는 것은 의료 질적 측면에서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전공의 대체 인력이 아닌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는 교육자 역할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박정미 진료교수는 "입원의학과 개설 전에는 외과 소속이었는데, 위치가 참 애매했다. 호칭은 교수지만 외과 안에 스승이자 제자, 후배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입원의학과가 형성되고 교수들과 많이 동등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처음에는 전공의 5년차 느낌이었는데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입원병동에 있는 전공의를 붙잡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전공의를 교육할 수 있게 됐다"며 "즉 수술은 수술방에서 배우고, 입원환자에 대한 진료는 우리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전공의 때 했던 그 고생을 왜 다시하냐'는 비아냥거리는 주변 반응으로 인해 우려감이 들었다면, 차츰 앞으로의 '블루오션'이라는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김정수 진료교수는 "그동안 병원들의 시스템은 전공의와 주니어 스텝들의 고혈을 짜내서 돌아갔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앞으로 합리적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 사회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조직이 의료계인데, 입원전담전문의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입원의학과를 이끄는 조재화 교수는 가장 밝히고 싶은 의견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입원진료 체계 성공 여부에는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화 교수는 "앞으로 입원환자의 서비스는 전공의 중심 입원진료와 입원전담전문의 중심 입원진료로 나뉘게 될 것"이라며 "당연히 입원전담전문의 중심 입원진료는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원 필요성을 주장했다.
혁신일까 무모한 도전일까 "입원의학 큰 그림 그리겠다" 2017-09-18 05:00:55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국내 최초 입원의학과를 가다_상편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응급실 혹은 외래로 입원한 환자의 진료 연속성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인하대병원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참여를 계기로 지난 8월부터 독립된 전문 과목으로 개설·운영하고 있는 '입원의학과'. 기존 내과·외과 입원전담전문의에 더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까지 모여 이른바 '입원진료 혁신'이라는 미션 아래 입원의학과가 본격 운영됨에 따라 성공 여부를 놓고 의료계와 정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인하대병원 입원의학과를 직접 찾아 입원환자들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진들을 만나봤다. 입원진료 시스템이란 빅피처로 시작된 입원의학과 입원진료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가진 의료진으로 구성된 진료과라는 의미를 가진 입원의학과는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그리고 신속대응팀으로 구성돼 있다. 입원의학과장인 조재화 교수(호흡기내과)를 필두로 입원전담전문의 4명(박정미, 이정환, 이정훈 장용선. 가나다순),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김정수, 이만종. 가나다순) 2명, 총 7명이 의료진이 입원환자를 책임지고 있다. 현재 이들은 병원 내에서는 진료교수라는 직함으로 불리며,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인 김정수(호흡기내과), 이만종 진료교수(심장내과)는 신속대응팀 활동까지 겸하고 있다. 병원은 이 같은 의료진 구성과 관련해 환자들의 진료 연속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구성원들 간에 원활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장점을 강조했다. 조재화 입원의학과장은 "응급실 또는 외래를 통해 입원하는 환자들의 중증도에 따라 차도가 있을 경우 입반병실에 입원하다가 좋지 않아 중환자실로 전실하기도 하고, 사례가 다양하다"며 "이러한 환자들의 진료에 연속성을 유지하고자 입원의학과라는 진료과목을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내과계,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하기에 내과 소속 또는 외과 소속의 한 분과로 만들기는 어려움이 있었고 진료를 할 뿐만 아니라 향후 독립된 과로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입원의학과 구성원들도 올해 초부터 입원의학과라는 진료과목 개설 논의 당시 기대했던 장점들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김정수 진료교수(79년생)는 "개설 목적 자체가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는 중환자들을 케어하고, 외래로 보내는 시스템을 정착해 나가자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시작됐다"며 "반대로 입원환자가 상태가 나빠지면 입원의학과 내에 호흡기, 심장, 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내과 입원전담전문의인 이정환 진료교수(80년생) 또한 "입원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좋아지거나 나빠지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불안한 점이 있다"며 "하지만 입원의학과 내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전문의가 즉시 대응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도 편하고 많은 지식공유와 함께 환자들의 케이스를 접할 수 있다"고 장점을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렇게 고생했던 전공의 생활을 왜 다시 하냐는 반응이 많았다"며 "하지만 세부 진료과를 벗어나 여러 과의 다양한 지식을 익히며 통합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의료진 7명이 전부? 2배로 늘려가겠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입원의학과의 발전방향은 무엇일까. 현재 내과 입원전담전문의의 경우 평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외과 입원전담전문의는 3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1명이 1시부터 8시까지 저녁근무를 서게 되고 2명이 주간근무를 서는 형태로 돌아가고 있다. 즉 입원의학과는 향후 내과 입원전담전문의가 1명인 상황이기에 내과 의료진을 우선적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가깝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2명의 내과 전문의를 충원할 계획으로, 이미 채용은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 김정수 진료교수는 "이미 플랜은 마련해놨다.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를 현재 1명으로 운영하다보니 근무일정이 쉽지 않은데, 최대 6명까지 늘려나갈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서울아산병원이나 분당서울대병원처럼 2주 근무하고 1주는 쉬게 되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과 입원전담전문의도 마찬가지로 현재 3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2명을 더 충원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입원의학과 의료진이 최대 15명으로 운영하게 된다. 현재 이 같은 플랜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불안한 신분에 대한 문제도 차츰 해결할 예정이다. 실제로 입원의학과 몇몇 의료진은 전임교원 전환에 대한 의지가 계기가 돼 참여하기도 했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인 이만종 진료교수(80년생)는 "위치가 애매하기 때문에 입원의학과를 만들어 준 것도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의학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심장내과 전문의인데 전공도 살리면서 새로운 중환자 의학을 할 수 있어서 입원의학과가 매력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 9월 19일 국내 최초 입원의학과를 가다_하편이 계속됩니다.
"요양병원이 감염에 취약하다고?" 수원요양병원의 해결책은… 2017-07-25 05:00:57
|리얼병원스토리| 수원요양병원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고령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이 감염에 가장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월 문을 연 수원요양병원 설립자 박희석 이사장은 2년 6개월에 걸친 공사기간 동안 '감염 예방'에 특히 신경을 쏟았다. 수십년 동안 쌓은 병원 경영 경험을 수원요양병원에 쏟아부었다. 조리사가 드나드는 조리실 문지방 타일까지도 직접 챙길 정도로 병원 곳곳에는 박 이사장의 세심한 관심이 녹아있었다. 수원요양병원에 있는 6대의 엘리베이터는 아무나 탈 수 없다. 전층에 보안 시스템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출입을 위해서는 카드키가 꼭 있어야 한다. 계단 비상구도 출입카드가 있어야 드나들 수 있다. 중환자가 있는 집중 관찰실은 감염 걱정에 특별히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다.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보니 보호자 출입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면회 시간을 제한하고 대신 24시간 간병인을 두는 보호자 없는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2명의 간병인이 하나의 병실(6인실)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수원요양병원에는 간병인만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보호자가 면회를 위해 병실을 방문할 때는 신발 위에 일회용 덧신까지 갈아 신고 들어가야 한다. 신발을 갈아 신을 수 있는 '신발 보관실'도 따로 뒀다. 박 이사장은 "사실 면회시간제한과 엄격한 보안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보호자가 많다. 이 부분이 병원 선택을 할 때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요양병원은 감염에 가장 취약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을 1순위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보호자의 항의도 있지만 계속 유지해야 할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요양병원의 환경은 병문안 문화 개선 일환으로 병문안을 통제하고 병동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라는 정부 방침과도 일치한다. 박 이사장은 "대형병원들도 병문안 문화 개선을 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중소병원에까지도 이 분위기는 넘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병원 특성상 장기입원 환자가 많다 보니 환자의 생활공간인 병실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띄었다. 병실에 일상적으로 비치돼 있는 냉장고, 싱크대, 휠체어 등은 병실 밖에 둘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중간 공간을 마련했다. 덕분에 휠체어를 둘 공간이 없어 병실 밖 복도를 활용하지도 않게 됐다. 병실 복도도 환자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재활하는 공간이 된 것.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냐는 질문에 당연한 듯이 "환자 공간이 쾌적해지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체 환자의 20% 암환자, 호스피스 병동 계획 중" 지하 3층, 지상 12층 규모의 수원요양병원 병상은 520병상이다. 실제로는 800병상 정도가 들어갈 수 있지만 병상수를 줄인 대신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서비스 공간을 대폭 확대했다. 병동 데스크 한편에는 보호자 면담실을 별도로 만들어 개인 정보가 노출될 수도 있는 상황을 미연에 차단했다. 한 개 층을 작업 및 물리치료실로 활용하며 1대1 전문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헬스센터도 만들어 환자와 보호자의 운동공간도 마련했다. 가족면회실, 대강당 등의 시설들이 병원에 자리 잡고 있다. 수원요양병원은 전화 상담 대신 방문 상담을 적극 권할 정도로 병원 시설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문을 연지 약 7개월여만에 병상 가동률은 50%를 넘어섰다. 도심에서 암 재활을 하는 요양병원이 없다 보니 수원요양병원은 앞으로 암 재활 분야를 특화할 예정이다. 개원 반년이 조금 넘었지만 벌써 암재활 병원이라는 입소문을 타 전체 환자의 20%가 암 환자다. 암 환자가 늘어나다 보니 혈액종양내과 의사, 사회복지사를 채용해 호스피스 병동을 만들 예정이다. 암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요양병원이라고 하면 산 좋고 물 좋은 시골에 위치해 말 그대로 요양을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요양병원에 대한 개념도 바뀌었다. 접근성을 가장 먼저 따진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보호자들은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병원을 찾는다"라며 "특히 암 환자는 추적 관찰도 중요하기 때문에 도심에 있는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기에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개원가, 모여야 잘 된다? 현실은 덤핑 경쟁에 몸살 2017-04-12 05: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부산 서면 메디컬스트리트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의료관광 환자 유치를 위해 시 차원에서 조성한 부산 진구 서면 메디컬스트리트. 부산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서면역 7번 출구에서 L백화점이 있는 약 300m의 대로변 일대에는 300여개의 병의원이 밀집해 있다. 서면메디칼스트리트 의료관광안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334곳의 의원(한의원, 치과 포함)과 6곳의 병원이 있다. 구체적으로 성형외과 55곳, 피부과 17곳, 안과 19곳, 치과 61곳, 한의원 56곳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놓고 보면 부산 진구에 있는 의원(한의원, 치과 포함) 719곳 중 절반에 가까운 46.4%가 메디컬스트리트에 있다. 최근 메디칼타임즈가 직접 찾은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과는 달리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인 환자보다는 부산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일본, 러시아 환자가 많기 때문. 메디컬스트리트 초입에 있는 의료관광센터 관계자는 "하루에 45~50명의 관광객이 문의를 하고 있고 의료관광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4~5명 정도"라며 "중국 단체관광객이 줄긴 했지만 중국 보다는 말레이시아, 러시아 환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런 이유에선지 병의원 임대 현수막을 내건 건물도 가뭄에 콩 나듯했다. 서면 A부동산 관계자는 "메디컬스트리트라서 병의원이 많은 것도 있지만 서면이 부산의 중심지다 보니 집중돼 있는 부분도 크다"며 "부동산을 통해 임대 하기보다는 알음알음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물을 통째 임대하고 있는 B건물주는 "치과가 있었던 자린데 잘 돼 확장, 이전했다"며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지만 한 군데 모여 있어야 잘 된다고 해서 변동이 잘 없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 어려움에, 저가경쟁에 속앓이" 실제 병의원 밀집 지역 내부를 들여다보면 외국인 환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저가 경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부산시가 나서서 외국인 환자 특화거리로 조성했지만 외국인 환자보다는 부산 시민과 인근 지역 환자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부산을 의료관광으로 찾은 환자는 1만3000명. 이는 우리나라를 찾은 전체 의료관광객의 4% 수준에 불과하다. C성형외과 원장은 "부산 시차원에서 개최한 중국 박람회에도 2번 참여했는데 중국인 환자는 단 한 명도 오지 않았다"며 "외국인 환자 유치를 많이 하는 병의원들도 박람회에서 성과를 본 게 아니다. 1년에 중국인 환자 4~5명만 유치해도 상위 병원"이라고 털어놨다. 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저가 경쟁은 이미 고착화된 상황. 보톡스는 1만원을 넘어 서비스로 제공하는 게 당연시 된 분위기라고 한다. D내과 원장은 "메디컬스트리트가 조성되기 전부터 자리잡고 있었던 일명 터줏대감들이 많다"며 "서면에 개원하면 잘 된다는 의미의 서면 불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경제가 워낙 어렵다 보니 신규진입 자체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성형외과 원장 역시 "서면에서 가장 크다는 성형외과가 저가 경쟁을 촉발시켰다"며 "수술비가 워낙 저렴하다 보니 작은 규모의 의원은 죽을 맛"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눈과 코 수술을 100만원 안으로 가능한 곳도 있고, 안과 라식 수술은 5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의사회 관계자는 "이미 4~5년전부터 개원과 봉직의 숫자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개원이 2000명이면 봉직의가 3000명"이라며 "그만큼 현실이 팍팍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원부터 아예 고가 전략을 쓰는 곳도 있었다. C의원 원장은 "2015년 개원했는데 덤핑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수술 후 관리와 결과를 앞세워 고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국토 최전방에 국군 있다면, 응급 최전방엔 우리가 있다" 2017-03-06 05: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하늘의 응급실, 단국대병원 항공의료팀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우리나라 최전방에서 국토를 수호하기 위해 근무 중인 국군장병들. 이들은 매일아침 경계근무를 위해 일출·일몰시간을 확인하고 전방경계 계획을 세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국군장병들처럼 생명의 최전선에서 환자를 구하기 위해 매일 아침 일출·일몰시간을 확인하고 머릿속에 되뇌는 이들이 있다. 바로 충청권 닥터헬기를 운영하고 있는 '단국대병원 항공의료팀'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충남권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단국대병원 항공의료팀을 찾아 이들과 하루를 함께했다. 단국대병원이 운영중인 닥터헬기는 지난해 1월 운항을 시작해 현재까지 300회 가까이 출동했다. 이들이 책임지는 충남지역의 인계점은 총 124곳. 출동은 주로 서산이 가장 많고 홍성, 당진, 보령 등 순이다. 항공의료팀의 공식적인 업무시간은 일출·일몰시간이다. 이날의 일출시간은 아침 6시 58분. 주간에만 닥터헬기를 운영하기 때문인데, 닥터헬기 운영을 책임지는 항공의료팀은 일출시간 30분 전에 근무지인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항통제실'에 도착해 하루 일과를 헬기 점검으로 시작한다. 이날 점검은 오전기장인 허정욱 기장이 맡았다. 군 장교 출신은 허 기장은 군대시절부터 헬기조종을 맡은 턱에 닥터헬기 사랑이 대단하다. "일몰·일출 시간에 원칙적으로 닥터헬기를 운영해요. 그래서 모든 항공의료팀원은 일몰·일출 시간을 확인하고 있어야 해요. 생활패턴이 군인들과 유사한데, 늘 아침마다 헬기를 체크하고 이상이 없는 지 확인하는 것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있어요." 닥터헬기 운영을 책임지는 항공팀이 헬기를 체크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라면, 응급환자 이송과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팀은 전날 이송돼 온 환자 치료 과정 등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의료팀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1명으로 구성되는데, 매일 교대 근무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의료팀 근무조는 응급의학과 조현영 교수와 박초아 간호사가 한 팀을 이뤄 환자 응급이송을 책임진다. "일단 시작하면 먼저 중앙응급의료센터 시스템에 들어가서 주요 공지사항들을 체크하고 있어요. 응급의학과 특성 상 응급에 대기하는 업무라 크게 다르진 않아요. 대신 겨울철이라 뇌졸중 환자들이 많아 최근 특히 더 대비하고 있어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점심시간 항공의료팀이 가장 바쁘면서도 긴장하는 시간은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시간인 점심시간이다. 보통 점심시간으로 볼 수 있는 11시부터 2시까지 출동요청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11시부터가 출동요청이 가장 많은 시간이에요. 직장인들이 보통 9시부터 일하기 때문에 다치는 시간대에도 이 후 시간대가 가장 많다고 생각하면 됩니다"라며 "11시부터 2시까지 출동요청이 가장 많아 점심도 항상 통제실에서 도시락으로 대체하고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이 날도 항공의료팀은 점심도시락을 해결하기도 전에 다급한 응급요청 전화가 걸려온다. 순간 통제실 내 대기 중이던 의사, 간호사는 의료장비를 챙기고, 헬기 기장과 정비사는 급히 통제실과 20m 거리인 헬기장으로 뛰어나갔다. 환자는 겨울에 가장 많은 뇌졸중 환자. 의료진도 서둘러 헬기에 탑승했다. 바로 태안으로 출발했다. 출동요청전화 수신부터 이륙까지 불과 5분이면 충분했다. 헬기는 기장과 부기장, 의사, 간호사까지 총 4명이 탑승했다. 환자를 이송할 인계점은 태안대대 비행장. 이동 중에도 의료팀은 의료장비를 계속 체크하거나 운항관리사에게 환자상태를 확인했다. 20여분이 지난 남짓, 천안에서 태안을 도착했다. 자동차로 2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를 약 20분 만에 도착한 것이다. 긴급 상황인 만큼 헬기는 최고속도인 140노트(시속 259㎞)로 운항했다. 헬기가 착륙 한 후 10분이 지나 환자가 도착했다. 해당 병원의료진과 닥터헬기 의료팀들은 환자상태에 대해 급히 얘길 나눴으며 한편에서는 환자를 헬기 내 응급침대로 옮겼다.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환자 이송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환자를 태운 헬기는 천안에서 출발한 지 1시간 20분 만에 환자를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의료팀은 환자를 이송하면서도 통제실에 있는 운항관리사와 환자 이송을 논의하며 응급치료를 실시했다. 이 같은 수고로 이미 헬기가 도착하기도 전에 응급의료진은 환자를 응급실로 옮기기 위해 대기했다. 의료진들은 신속히 환자를 응급차량으로 옮긴 뒤 함께 응급실로 향했다.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환자 이송이 마무리 된 후 다 함께 점심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보통 이렇게 하루 1건 정도의 응급이송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최대 저는 하루에 5번의 응급요청도 받아본 적이 있어요. 중요한 건 응급요청도 타이밍이 맞아야 해요. 동시에 응급요청이 오면 한 곳은 맞지 않아 갈 수가 없는 상황도 벌어진답니다." 여전히 아쉬운 응급의료시스템 정신없이 마무리 된 응급이송 이 후 이날 일몰시간인 18시 31분까지 추가로 이뤄지는 응급요청 전화는 없었다. 오후시간 동안 계속 대기하게 된 항공의료팀은 매주 한 번씩 하게 되는 통제실 대청소와 함께 항공팀 기장들은 경비시스템 점검을 시작한다. 최근 들어 항공의료팀은 불미스런 사건이었던 '헬기 파손' 사건을 떠올리며 더욱 꼼꼼히 경비시스템을 챙기고 있다.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면서 CCTV의 질을 한층 강화하고, 착륙장 등 주변 경계강화를 위해 철조망을 설치하기도 했어요.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할 사건이에요." 그러면서도 항공의료팀은 응급의료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대국민 인식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닥터헬기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응급의료에 대한 중요한 자산인데, 최근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해 상당히 아쉬워요. 닥터헬기 근처에 철조망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대국민 인식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방증이죠. 환자 생명을 위해 당연히 소중히 다뤄야 할 자산이거든요." 또한 허정욱 기장은 이웃나라인 일본과의 응급의료시스템 저변을 비교하며, 아직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닥터헬기가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이 많아요. 때문에 저희처럼 일출·일몰시간에 맞춰서 근무할 필요가 없어요. 구역도 정해져 있지만 시간도 정해져 있어 의료진들의 수고로움도 덜하죠.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일본보다 더 좋은 응급의료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이날 의료팀을 책임지는 조현영 교수는 의료진들의 보다 많은 확보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기존에는 6명의 응급의료과 전문의가 교대로 의료팀을 책임졌는데 내달부터 4명으로 줄게 됐어요. 응급의료제도가 발전하면서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외상센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의료진 확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발전적인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삭감 폭풍 속 명맥 유지 비결 "원칙 지킨 정통 수술" 2017-02-28 05:00:59
|리얼병원스토리|나누리병원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집중심사, 수술 대신 비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척추 관절 수술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척추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은 상황 속에서도 14년이 넘도록 꿋꿋이 척추관절 수술을 표방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병원이 있다. 나누리병원이 그 주인공이다. "비급여 수술 가장 적게 하는 병원 자신" 현재 나누리병원은 강남을 비롯해 서울 강서, 인천 부평과 주안, 경기도 수원 영통 등 5곳이 이름을 함께 쓰고 있다. 나누리 서울병원 임재현 원장(54)은 '나누리'라는 이름을 직접 지었다. "나눈다는 개념이 divide가 아니라 share에 가깝다. 환자와 고통을 나누고, 직원과 성장과정 및 결실을 나누며, 사회와 나누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만 살자고 하면 도태된다. 같이 살고 나눠야 병원이 오래간다." 임 원장은 현재 장일태 이사장과 함께 나누리병원 개원 멤버다. "규모가 있어야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의원보다 병원 개원을 목표로 했다. 가장 이상적인 병원 개원이라면 땅을 사서 건물을 짓는 것이겠지만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오피스 건물을 병원으로 리모델링 하는 차선책을 선택했다. 공사만 10개월이 걸렸다." 그렇게 90여 베드로 처음 문을 연 나누리병원은 "정통 척추수술을 하자"는 원칙을 세웠다. "2003년 처음 문을 열 때는 척추관절 수술 태동기였다. 척추관절 수술 병원들이 속속 생겨나던 때였고 나누리병원도 그중 하나였다. 신경성형술 등 비급여 수술이 많았는데 검증받은 정통 수술을 하는 척추관절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 실제 나누리병원은 당시 유행했던 신경성형술, 레이저 수술, 고주파 수술 등을 삼갔다. 척추변형유합술 등 학술적으로 인정받고 수십년간 정립된 수술을 고집했다. 그렇다고 저수가 현실에서 비급여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부분. 다만 원칙은 철저히 고수한다. 그럼에도 척추수술에 대한 정부의 감시 즉, 삭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진단, 검사 등을 포함하면 비급여 비중이 아무래도 높지만 수술에 있어서 만큼은 비급여 수술을 가장 적게 하는 병원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환자마다 상황이 다른데 보존 치료를 우선하는 심사기준 때문에 심평원을 직접 찾아 설전을 벌인 적도 있다. 수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삭감되더라도 치료할 건 한다." 신의 한 수는 '운동치료'…"병원 성장 동력" 그렇다고 원칙만 고집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것을 바로 적용하는 과감한 결단도 더한다. 운동치료 도입이 바로 그것. 임재현 원장은 2002년 미국 플로리다 대학 운동과학센터(center for exercise science)에서 척추재활치료에 대한 자격을 딴 후 이를 나누리병원에서 적용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척추관절 수술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예후도 좋지 않고, 회복도 느리다. 수술 후 재발이 잘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수술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임 원장을 말했다. "운동치료사 연수 프로그램을 직접 이수한 후 운동치료를 병원 개원 초기 도입했다.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수술 후 회복도 잘 되는 데다 척추관절 부상을 예방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개원 초기 병원 성장의 동력이 됐다." 나누리병원은 현재 별도의 법인 형태로 별관에 '메디컬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운동치료사 5명이 척추 및 관절 재활운동을 비롯해 부위별 맞춤 운동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척추내시경 치료센터를 개소하며 척추내시경 치료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결단과 일맥상통한다. 대신 내시경 수술에 대한 내외부적 검증을 충분히 거친 후 내린 결정이다. 센터를 개소하며 척추내시경 시술을 본격화하는 것과 동시에 학술적 연구를 위한 척추내시경 심포지엄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외국 의료진에게 척추내시경 치료 노하우까지 전수하고 있다. "병원 유지, 발전하려면 제도권 속에서 가야" 임 원장은 환자의 신뢰를 위해서라면 정부 정책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누리병원은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이다. 의료기관인증평가도 받았으며, 최근에는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평가에도 신청서를 냈다. 병상까지 줄여가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하고 있다. "병원이 명맥을 유지하고 발전하려면 제도권 속에서 가야 한다. 사이드로 가게 되면 수명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종 평가에 참여하는 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계기가 되더라.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는 데다 안전사고가 눈에 띄게 없어졌다." 임재현 원장은 병원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경영진의 마인드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나누리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1년에 한 번씩 주임급 이상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체육대회도 열고 있다. 현재 나누리병원에는 약 200명의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펠로우 과정을 거치고 스태프, 부장까지 진급해 최근 병원장까지 되는 의사도 탄생했다. "앞으로 은퇴를 하게 되더라도 나누리병원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병원 경영진의 마인드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병원이 계속 굴러갈 수 있는 토대다. 병원 경영진의 마인드를 직원과 공유하기 위한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임 원장은 척추관절 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았고, 척추관절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지만 희망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동안 공급 과잉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도태된 병원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시장은 항상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고령 환자에 대한 치료 노하우를 쌓는 것이 아닐까."
초호화 요양병원 빛낸 비결은? 이사장의 '발품 경영' 2017-02-15 05:00:58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벽면과 바닥 전체를 둘러싼 대리석과 고급스러운 조형물, 로비에 퍼지는 은은한 조명과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까지… 호텔이 아니다. 개원 1년이 채 안됐지만 이미 대기환자가 줄을 서는 서초참요양병원 얘기다. 심평원의 깐깐한 잣대에도 단한번 꼬투리 잡힌 적 없는 이 병원은 고령화시대 요양병원의 롤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 병원 의자, 커튼 하나까지 이사장이 직접 제작해 원가 절감 서초참요양병원은 로비부터 복도, 병실까지 병원 분위기는 완전히 걷어냈다. 대신 호텔 혹은 리조트에서 느낄 법한 쾌적함을 가득 담았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로비 카운터에서는 접수창구가 아닌 커피나 차 등 주문을 받았다. 오전에 한산했던 1층 로비는 오후가 되면서 환자를 찾아온 가족은 물론 지인으로 가득찼다.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156병상(1인실 76병상, 6인실 80병상)을 갖춘 병원은 신경과, 재활의학과, 한방과, 치과 등 총 5개 진료과를 갖췄다. 지하 1층에는 환자의 보호자와 간병인을 위한 목욕탕은 물론 월풀목욕실, 맥반석 찜질방, 족욕실은 물론 미용실, 포켓볼 당구대 시설까지 갖췄다. 대학병원급에서도 갖추기 어려운 수중재활치료 시설에 4억원을 호가하는 로봇보조정형운동장비에 수(水)치료실을 뒀다. 이런 수준의 시설을 갖춘 요양병원의 병원비는 얼마나 될까. 6인실 기준 병원비는 월 평균 70만~80만원선. 1인실은 하루 병실차액은 18만원 수준이다. 최근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는 초호화 요양병원과 비교하면 높지 않는 액수다. 과연 남는 게 있을까. 서초참요양병원의 설립자인 김선태 원장은 "다른 곳에서 원가를 줄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병원의 이사장이자 김 원장의 부인인 김옥희 이사장은 발품을 팔아가며 병원을 꾸미고 원가를 최소화했다. 병원 로비에 고급스러운 의자와 탁자부터 병실 거튼까지 각종 자재를 인도네시아 공장에 직접 주문, 제작함으로써 원가를 줄였다. 또한 직원식당에 값싸고 질좋은 식자재를 받기위해 이곳저곳을 돌며 직거래 활로를 찾았다. 병원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고자 직접 공사현장에서 뛰다보니 아예 인테리어 업체를 차렸다. 참예원의료재단 산하에 4개 병원 공사를 진행하려다 보니 각종 인테리어 공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화려한 병원의 외관과는 달리 평소 김옥희 이사장은 언제라도 공사장에 나가도 좋을만한 간편한 복장이다. 호텔급 수준의 인테리어로 상당한 비용을 쏟아부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사장이 발품을 팔아 다니면서 예산을 최소화한 것이다. 김선태 원장은 "외부 업체에 맡겼다면 상당한 비용이 들었겠지만 직접 자재를 구하고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노하우도 쌓이고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면서 "비용을 줄인 만큼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노인요양병원을 한다고? 이상한 의사다" 고급화 전략을 꾀하고 있는 서초참요양병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참예원의료재단의 역사를 되짚어야한다. 서초참요양병원은 지난 2001년 서울에 최초로 문을 연 노인요양병원을 시작으로 영등포구 참병원, 성북참노인전문병원, 송파참노인전문병원에 이어 강남구청에서 운영권을 위탁받은 행복요양병원까지의 노하우를 담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화곡역에 노인요양병원을 개원할 때만 해도 서울에는 노인요양병원이 없었다. 관할 보건소 직원은 "서울에 노인요양병원을 하는 경우는 없다. 한적한 시골에서 운영해야지 왜 서울에 하려고 하느냐"며 의아해하던 시절이다. 서초참요양병원 설립자인 김선태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당시 화곡동에 과감하게 200병상 규모로 개원했고 1년만에 2개층을 증축하기에 이르렀다. 김 원장에 따르면 당시 중풍 환자가 재활치료를 위해 갈 곳이 마땅치 않다보니 한방병원으로 몰렸고 월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의료비로 1년이면 집 한채 비용이 나가던 때였다. 차라리 공동간병을 제공하면서 물리치료를 해주면 비용은 절감하고 치료효과는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과정에는 김 원장의 부인이자 참예원의료재단을 총괄하고 있는 김옥희 이사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크게 한몫했다. 환자, 보호자부터 의료진까지 모두가 행복한 요양병원 서초참요양병원은 시설 뿐만 아니라 인력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내과와 신경과 각각 전문의 1명씩, 재활의학과 2명, 한의사 1명, 당직의사 1명 총 6명의 전문의에 1주일에 1번씩 치과진료를 실시한다. 대부분 요양병원 의사 연령이 60대 이상인 것과 달리 모두 40대 젊은 의료진으로 구성했다. 게다가 요양병원 의사 인력 1등급 기준은 35:1이지만 참요양병원은 23:1 수준. 간호사 인력도 1등급 4.5:1이지만 3.5:1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운동 치료사는 총 30여명으로 1:1운동 치료를 실시한다. 의료진들은 매일 오전 컨퍼런스를 실시, 전날 입원한 환자부터 상태가 좋지않은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해 상의한다. 이 과정에서 신경과, 내과, 재활의학과, 한방과의 협진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수십알의 약을 먹던 고령의 환자들이 협진을 통해 약을 줄이고 최적의 진료를 받는단다. 다른 요양병원과 달리 참요양병원만의 특색은 환자의 질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의사에 따라서는 회진하는데 반나절을 할애할 정도다. 의료진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명할 수 있고 호스피스 환자 보다는 재활치료를 받고 집으로 귀가하는 환자 비중이 높아 의사로서의 보람도 크기 때문이다. 의료인력이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간병인에게까지 식사 때마다 밥과 국을 제공한다. "요양병원 넘어 실버타운 롤모델 제시하겠다" 참예원의료재단 산하의 4개 병원 모두 300년이 이어가는 병원이었으면 한다는 게 김선태 원장의 바람이다. 그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메이요 클리닉'처럼 주민의 기부로 운영할 정도로 환자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주는 병원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숨가쁘게 달려온 참예원의료재단의 성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옥희 이사장은 얼마 전, 경기도 가평 일대에 1만여평 규모의 대지에 1300평 규모의 건물을 매입하고 또 다른 요양병원의 모델을 구상중이다. 또한 요양병원을 넘어 실버타운 조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고립된 공간에 노인만 존재했던 지금까지의 실버타운과 달리 인근에 주택이 있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 노인 환자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어린이와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며 엔돌핀을 얻기 때문이다. '최고의 요양병원은 본인이 살던 집이다'라는 게 김선태 원장의 생각. 그는 실제로 환자가 집에서 케어할 수 없는 상황일 때에만 병원으로 올 것을 권한다. 서초참요양병원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도 집에서 느끼는 안락함을 주는 것. 이를 위해 전 병실, 화장실까지 온돌을 깔고 병실에 환자 침대 이외에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을 들여놨다. 재활치료실 창문 밖으로는 바로 옆 아파트 공원, 놀이터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이곳의 장점. 환자들은 창밖으로 들리는 아이들이 웃음소리에 활력을 느끼고 우울감을 잊는다고. 김 원장은 "앞으로 요양병원만 덩그러니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면서 "자녀들이 손자, 손녀를 데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놀럭가는 기분으로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50살 문턱서 당직서게 된 의대교수 "침실이 된 연구실" 2017-01-10 05:00:59
|메디칼타임즈가 간다| 전공의특별법으로 뒤바뀐 삶(하)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새벽 1시 입원병동 당직을 서는 A 대학병원 내과 교수. 예전 같으면 전공의들이 도맡다 시피 했던 입원병동 당직을 이제는 교수들이 선다. 이른바 교수와 전임의가 1박2일 근무를 서고, 전공의는 칼퇴근하는 문화. 지난해 12월 23일,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빚어진 새로운 병원풍경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교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A 대학병원 내과 1년차인 김철수(가명) 전공의와 하루 일상을 함께한 뒤 이어 같은 날 병동당직 근무를 서는 김행복(가명) 내과 교수와 밤을 지새웠다. 공식적인 병동당직 근무시간은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로, 12시간 근무를 선다. 이미 병동당직 근무를 서기 전 하루 종일 오전 외래에 소화기내과 세부전문의로 내시경 시술을 했던 상황. 1박 2일 동안 잠 한 숨 못자고 꼬박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처지다. "처음 병동당직을 서게 된 계기는 내과 전공의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였죠. 지난 몇 년 동안 미달이 돼 전공의특별법 기준에 맞게 전공의 처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내과 전공의를 뽑았죠. 그래서 작년부터 병동당직을 서게 됐는데 50 가까운 나이인지라 쉽지 않네요." A 대학병원의 내과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하기 이전부터 법 시행을 염두에 두고, 이전부터 전공의특별법 시행 시스템에 맞춰 의국을 운영한 결과 정원을 모두 채우게 됐다. 병원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인 저녁 8시. 본격적은 병동당직 근무시간이다. "저녁 10시 이전까지는 그래도 병동당직 간호사들의 콜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도 10시 이전까지는 각 과 전공의와 환자 주치의들이 콜을 받아 직접 처방을 내리니까요." 실제로 저녁 10시부터 병동당직 간호사들로부터 주기적으로 전화와 문자로 콜이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처방을 요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소화제나 진통제, 수면제 처방이 대부분이다. "병동당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소화제나 진통제, 수면제를 처방을 위한 간호사들의 콜이 대부분이에요. 큰 어려움이 없는 처방들이지만 간혹 CPR(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환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을 수가 없어요. 지난 번 병동당직에서도 CPR을 한 환자가 있었기도 했고요." 교수연구실에서 간호사들로부터 콜을 받아 처방을 내린 김 교수는 11시 당직근무 병동과 가까운 내과 의국으로 향한다.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환자실 당직 근무 전공의를 제외한 모든 내과 전공의들이 퇴근한 후라 내과 의국은 텅텅 비었다. 졸지에 내과 의국을 내과 지도교수가 쓰게 된 셈이다. "내과 의국에서 TV를 보면서 간호사 콜을 대기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당직서면서 의학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보고 있는데 그나마 의국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데에 만족해요." "내과 교수는 그나마 낫다…외과 교수는 살인근무" 김 교수는 병동당직 근무를 서면서 기자에게 내과 교수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말한다. 전공의가 말 그대로 '씨가 마른' 외과 계열은 전공의가 맡아서 할 당직까지 터 맡아 교수들이 살인적인 당직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수술을 하는 것 자체가 기적적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와 함께 병동당직 근무 조인 A 대학병원 외과 박근철(가명) 교수는 일주일에 3일을 당직을 선다고 한다. A 대학병원의 경우 몇 년째 외과 전공의를 뽑지 못하고 있어 전공의가 근무 설 응급실까지 외과 교수가 담당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새벽에 만난 외과 박 교수는 응급실에 외과와 병동당직까지 총 일주일에 3번을 서게 되면서 병원에 살다시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외과나 비뇨기과 같이 전공의를 뽑지 못한 전공과목들은 일주일에 총 3번을 당직을 서고 있어요. 전공의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도 5년 안에 전공의가 한명이라도 들어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당직을 섭니다." 박 교수의 말을 들은 내과 김 교수는 전공의협의회 등에서 반대 주장을 하고 있는 PA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들었다. "솔직히 외과의 경우 저희처럼 지방 대학병원은 PA가 없으면 운영 자체를 하지 못해요. 서울의 대형병원은 전공의를 뽑으니까 그나마 운영이 가능한 것인데, 전공의협의회 등에서 PA 반대 입장을 내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여기 와서 일 한번 해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교수 연구실에서 쪽잠 자는 신세 새벽 4시. 당직으로 인해 20시간 가까이 잠을 자지 못한 탓에 김 교수는 다시 자신의 연구실로 향한다. 당직 콜을 대기하면서 쪽잠이라도 자보려고 하는 것이다. 이미 연구실 안에 간이침대와 침구를 마련해 놓았다. 간이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에도 병동에서의 간호사들의 콜은 계속된다. "당직비 12만원 받으면서 요즘말로 정말 이러려고 대학병원 교수가 됐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연구실 안에 간이침대에서 쪽잠 자는 신세잖아요. 나는 남자니까 그나마 낫지만 여자교수들은 전공의 당직실에서 잠을 잤다고 들었는데, 정부 정책 입안자들이 직접 당직을 서도록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는 연구실에서 쪽잠이라도 자야 한다고 다짐한다. 다음 날 당직이 끝난 뒤에도 바로 근무가 잡혀 있기 때문이다. 당장 9시에 급하게 생긴 내시경 시술부터 몸이 피로한 탓에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당직근무가 끝나도 아침 먹고 8시에 다시 컨퍼런스 들어가야 해요. 거기다 내시경 시술이 갑자기 9시에 잡혔는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시술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이 후 하루 종일 회진 돌고 외래를 봐야 하는데 나이 50이 다 된 몸으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네요." 당직근무가 마무리 된 아침 8시. 김 교수는 아침을 먹으며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한탄했다. "전공의 처우개선이 필요한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이렇게 안하면 어쩔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전공의특별법을 통과시킨 정부나 국회 모두가 원망스러워요. 솔직히 이로 인한 피해는 모조리 환자한테 돌아가는데 그걸 모르는 것 같아요. 이렇게 밤새고 교수들이 진료하고 외과는 수술까지 한다고 하는 걸 환자들이 알까요. 알면 병원 못 올거에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고양이 세수를 한 뒤 김 교수는 다시 내시경 시술을 위해 처진 어깨로 병원 내시경실을 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