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병동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희연병원...목표는 지역복귀 2020-01-21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완충병동을 개설한 이유는 저출산고령화 의료정책에 대비한 요양병원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명분과 실리다." 창원 희연요양병원(이사장 김덕진)은 최근 원내 4층에 완충병동을 자체 개소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의료정책과 제도 어디에도 없는 희연요양병원 완충병동을 방문해 현장 취재했다. 4인실 입각한 총 53병상으로 구성된 완충병동은 재활과 요양 중간개념의 병동이다. 완충병동은 노인환자 지역복귀를 목표로 재활치료를 지속 시행 중인 희연요양병원의 히든카드로 풀이된다. 김덕진 이사장은 "완충병동은 재활기능 호전 중 입원기간 경과로 퇴원이 불가피한 환자들의 일상복귀 훈련지원을 목적으로 자연과 우리 집을 접목한 병동"이라면서 "요양병원 장기입원에 따른 요양재활 난민을 차단하고 환자들의 지역 복귀를 유도하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병상과 동일한 수가를 적용하는 완충병동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김덕진 이사장은 "지금까지 요양병원은 최대 2년까지 장기입원이 가능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보건의료 정책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급성기병원의 재원기간 단축과 함께 요양병원 역시 작년 11월부터 경증환자를 입원시키면 손해 보는 수가로 변동됐다"고 전했다. 그는 "커뮤니티케어(지역돌봄 서비스) 배경도 노인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연계 차원에서 나왔다"면서 "이제 중증 입원환자가 아니면 요양병원 성공은 요원하다"며 요양병원들의 능동적 대응을 주문했다. 완충병동 내부는 환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 병실 구조로 개별 TV 모니터와 별도 커튼, 냉장고, 개인 사물함 그리고 간접조명 등 환자중심으로 이뤄졌다. 여기에 환자 신체조건에 따라 병상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리모컨과 휠체어 입원환자를 배려한 세면기 그리고 낙상 사고 대비 화장실 비상벨의 무릎 아래 위치 설치 등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인간존엄'과 '환자중심' 가치를 실현하는 희연요양병원 정신과 철학이 완충병동에 녹아있는 셈이다. 환자 재활은 완충병동도 예외는 아니다. 완충병동 밖에 물리치료와 재활치료 1인용 운동 공간을 마련했으며, 식사 역시 환자가 병실 밖으로 이동해 할 수 있도록 24시간 재활을 통한 지역사회 재택복귀에 초점을 맞췄다. 김덕진 이사장은 병실 바닥부터 침상과 욕실, 화장실까지 모든 비품과 가구 하나하나 살피며 환자 불편을 최소화했고, 거동불편 입원환자를 위한 고가의 일본 자재 수입도 마다하지 않은 과감한 투자를 했다. 환자들을 위한 샴푸실과 함께 직원들의 드레스 룸을 별도 마련해 환자와 직원 모두 행복한 병원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직원들 의자 뒷면에는 '머물면 반드시 낙오한다. 가난만은 피해야 한다'는 희연 인식 문구를 부착하며 교육과 훈련에 입각한 실천하는 최고 수준의 요양병원다운 가치를 부여했다. 김덕진 이사장은 "올해 보건의료정책 방향은 크게 병상 감축과 수가제도 개선, 재원기간 단축 그리고 커뮤니티케어 등으로 요양병원들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완충병동은 희연요양병원을 지탱하는 긍정과 열정의 일환"이라며 제도변화를 선도하는 '희연' 정신을 강조했다. 희연요양병원은 지자체에 병상 허가신고를 완료한 후 완충병동 53병상을 추가한 총 530병상 요양재활병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1년 시한부 선고 받은 수은혈압계…혼란과 과제 여전 2020-01-20 05:45:58
|메디칼타임즈=원종혁·이인복·최선 기자|수십년간 진료실을 지켜온 수은 혈압계와 체온계가 마침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년여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은 채 남겨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 이로 인해 정부는 물론 의료계와 의학계는 이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지만 난제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은혈압계 퇴출 가시화…의료계 대응책 마련 총력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월로 예정됐던 수은 제품을 함유한 체온계와 혈압계 사용의 금지 조치를 2021년 4월까지로 유예했다. 2013년 당시 수은 첨가 제품에서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채택한 국제조약인 '미나마타협약(국제수은협약)'에 따라 국내 발효 시기가 오는 2월 20일로 예정됐으나, 정작 의료현장에서의 폐기물 처리 문제부터 장비 마련에 일대 혼선이 야기됐기 때문이다. 비수은 혈압계로의 사용 전환이라는 '입구'는 분명했지만, 폐기물 처리와 기기 인증 방안에 있어 이렇다할 '출구'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게 이번 사태의 핵심 이슈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미나마타협약을 근거로 2014년 8월 수은 혈압·온도계 등의 사용 금지를 규정한 '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당분간 미뤄둔 셈이다. 시행일이 코앞까지 왔지만 수은 제품의 폐기물 처리 등에 구체적인 안내와 명확한 대책이 빠져있던 이유다. 더불어 청진기와 함께 약 100년간을 진료실 필수품으로 자리잡아온 수은 혈압계를 전자식 자동 혈압계로 전환하는데 있어, 진단 정확성의 이슈가 끊이질 않고 따라 다닌 것도 패착 중 하나로 풀이된다. 실제로 병원계와 개원가는 지금의 혼란이 이미 예상됐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퇴출 시기는 정해졌는데도 이에 대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는 "대학병원급은 이미 준비를 끝냈다고 본다. 시행일에 맞춰 수은 혈압계를 비수은 혈압계, 자동혈압계 등의 전자 혈압계로 다 전환한 상태다. 병원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대학병원들은 대규모 구매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대부분 입찰 진행을 마치고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면서 "전체 의원급까지 확실히 변경됐는지는 파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은 기간 폐기물 처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교수는 "단순히 수은 혈압계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문제는 아니다.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라면서 "최근 전자 혈압계 공급 업체들이 무료 수거를 전면으로 내세우고는 있다. 마치 냉장고를 사면 기존에 쓰던 가전 제품을 무료 수거해주는 방식인데, 일부 병원급에서는 이들 업체들이 기존 수은 혈압계를 수거해 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슈1. "병원 창고에 쌓인 수은 폐기물 어떻게 처리하죠?" 익명을 요구한 서울 A의료원 원장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일방적인 금지 조치만을 내놓았지, 정작 중요한 폐기물 관리에는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미 지난해 가을쯤 싹 다 바꿨다. 상황에 따라 중소병원들이야 조금 늦을 수 있겠지만 대학병원들은 이미 99% 수준이 교체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문제는 이렇게 모아진 폐기물에 대해, 바꾸라고만 하지 정부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공간은 중요하다. 언제까지 폐기 제품을 보관해야할지 걱정들이 많이 나온다"면서 "쓰지도 버리지도 못하게 하는 현 상황이 탁상행정의 결과 아니겠나. 다른 병원 얘기를 들어봐도 분위기는 비슷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유예 결정을 발표하면서 병원계의 폐기물 처리에 대한 문제점 만큼은 인지한 상태다. 다만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시행 시기를 미뤄둘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비준 절차가 완료되면서 국제수은협약 발효일로부터 수은이 함유된 체온계, 혈압계의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폐기 작업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이에 따라 소관 부처를 통해 수은폐기물 안전처리를 위한 분류 및 처리기준 신설 등 관련 규정 정비를 진행 중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2월부터 수은 함유 체온계, 혈압계가 금지될 경우 수은폐기물 처리업체가 갖춰야 할 시설, 장비 등이 마련되지 못해 수은함유 체온계, 혈압계의 보관 및 운반, 폐기 등 처리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의료기관 등의 혼란 방지를 위해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의 관련 법령의 개정, 시행 일정을 고려해 유예 조치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서둘러 의료기관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에 폐기물관리법 하위 법령 개정 후 시행일인 2021년 4월가지 수은 함유 체온계, 혈압계의 사용금지를 유예한다"며 "다만 사용금지 유예조치 기간중이더라도 국민 보건 위해 요소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무수은 체온계, 혈압계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슈2. "전자혈압계 정확할까? 계측비용 부담 어쩌라고요" 이렇듯 퇴출 시기는 연장됐지만 일선 의료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전자혈압계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또한 비수은 혈압계 즉, 전자식 혈압계의 정확성과 함께 기기 특성상 일정 기간 마다 계측(캘리브레이션) 보수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도 호소하고 있다.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이미 개원내과 차원에서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준비를 해왔다. 수은 혈압계가 굉장히 단순한 듯 하지만 이를 퇴출시키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일"이라며 "수은 혈압계는 상당히 정확한데 전자식 혈압계는 오차 범위가 생각보다 크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식 혈압계는 구매 가격이 이미 수은 혈압계보다 월등하게 비싼데다 1~2년에 한번씩 진행해야 하는 계측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개인적으로 자동 혈압계를 사용하다가 어느샌가 혈압 측정이 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캘리브레인션에 몇 십만원은 금방 깨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개원내과의사회는 의사회 차원에서 공동구매를 시작한 상황이다. 피치 못하게 교환을 진행해야 한다면 최소한 비용 부담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다. 김종웅 회장은 "의사회 차원에서 공동구매를 시작했다. 사후 서비스와 계측 비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켜 회원들에 상당히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의사 단체들은 공동구매 형식으로 이러한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병원과 같은 입찰 방식으로 구매비와 계측비용을 줄이자는 것이 바로 그 취지다. 김 회장은 "구매비용도 문제지만 계측비가 상당한 만큼 단체 계약을 통해 금액을 낮추고 주기적 계측 보정을 받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전자혈압계의 정확도에 대한 부분도 많은 우려가 쏟아지는 부분이다. 퇴출이 결정된 이후에도 수은혈악계를 고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혈압은 아주 작은 오차로도 진단과 처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정확한 측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과 개원의들에게 혈압계가 청진기와 마찬가지로 필수품인 이유"라면서 "이미 전자식으로 바꾼 곳도 꽤 있지만 수은 혈압계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정확도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어쩔 수 없이 퇴출이야 되겠지만, 회원들 가운데 아직 이를 인지를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회원들 애로점 등도 지속적으로 파악하려 한다"며 "오차가 최소화되는 시간까지 당분간은 일정 부분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슈3. "진료실, 가정혈압 진단 기준 다시 만드나요?" 한편 학계에서도 이번 이슈를 놓고, 수은 혈압계 퇴출에 대한 후속 작업으로 가이드라인 관련 전문가 논의와 더불어 혈압계 인증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표 학회인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은 혈압계를 대체하는 혈압계 사용과 관련해 국내 연구를 다수 진행해 온 상황이기도 하다. 자동 혈압계의 정확도를 놓고 일부 걱정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회 차원에서도 인증기관을 통한 검증 작업을 어느정도 완료한 만큼 우려할만한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다양한 자동 혈압계가 나와있는데, 하이브리드 혈압계의 경우 기존 수은주 압력계를 대신해 전자식 압력계를 활용하며 수은 혈압계와 마찬가지로 청진기로 혈압 측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기도 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정책연구소장인 성기철 교수(강북삼성병원)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진동법 전자혈압계를 수은 혈압계 대신 사용하는데 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서 "수은 혈압계가 퇴출돼도 사용가능한 검증된 청진법을 이용한 혈압계가 여전히 상존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성 교수는 "수은 혈압계가 통용되던 시절에도 전자 혈압계는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고, 전자혈압계는 미국 유럽 영국등의 검증방법에 의해 수은혈압계와 비교 검증되 사용되고 있다"면서 "검증된 전자 혈압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고혈압전문가는 거의 없고 실제로 미국 유럽에서 수행됬던 대규모 임상시험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은 혈압계가 아닌 전자혈압계를 이용해서 수행됐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생성된 근거를 바탕으로 고혈압 진료지침서를 만들어왔는데, '혈압을 어느정도까지 조절해야 한다'라는 근거의 대분분이 이미 전자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을 이용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한국에서도 식약처에서 고혈압 약물허가를 위한 신약 임상시험에서도 수은 혈압계를 이용한 청진법을 이용하지않고 진동법을 이용한 전자혈압계를 사용해왔다"며 "청진법의 측정자의 숙련도 성실성에 따라 측정값이 달라질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혈압계 인증과 관련한 입장도 분명히 전했다. 성 교수는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은 혈압계 퇴출 이후에 대한 대비를 오래 전부터 해왔고 2017년부터는 수은 혈압계 퇴출 이후에 대비해 공식적인 학회 차원의 TF를 구성해 국내외 연구자들과 토의하고 준비해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회가 특정 혈압계를 검증하고 인증하는것은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어 하지 않기로 했지만 현재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식약처의 업무가 적정하게 이루어지는지, 시장에 유통되는 전자 혈압계가 적정한지 면밀히 관찰해 학회가 취할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진단 기준에 대한 전문가 논의도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고혈압 진단기준으로 잡고 있는 '140/90mmHg'이 수은 혈압계로 측정한 수치인 만큼, 이에 대한 변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진료지침에는 수은 혈압계로 측정한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가정혈압계 측정 135/85mmHg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토록 한만큼 수은 혈압계 사용이 금지된다면 이러한 진단 기준에 한 가지 기준을 더 잡아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진단 기준과 관련해 지침 개정을 위해서는 진료지침위원회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죽음의 계곡' 건너는 내과병동…환자들이 위험하다 2020-01-20 05:45:56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수도권에서도 손꼽히는 대형병원 신장내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피로씨(가명)는 전문의 취득 후 30년 만에 응급실 당직 근무를 서게 됐다. '58년 개띠'로 내과 안에서도 곧 정년을 앞둔 '어른'으로 통하는 그였지만, 최근 내과 수련 3년제 전환 여파로 3, 4년차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나간 탓에 당직 근무를 설 수 밖에 없게 돼버렸다. 그래서 그는 정년을 3년 앞두고 먼지만 가득 쌓였던 '응급내과' 교과서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이처럼 전공의특별법 여파로 내과 전공의 수련이 3년제로 전환된 이 후 2020년 1월 3, 4년차 전공의가 본격적으로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서 전국 내과 수련병원 인력공백이 극에 달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내과 병동과 중환자실, 응급실에 이르기 까지 지난해 12월부터 무의촌 상태로 환자가 위험하다는 경고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현실화 된 3, 4년차 빈자리, 벼랑 끝에 내몰린 의료진 사실 2020년 내과 전공의 3년제 시대가 현실화됨에 따라 그동안 4년차 전공의가 담당해왔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것이냐는 우려는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병동이나 당직 근무를 전적으로 전공의에게 의존해 왔던 한국의 수련병원 실정을 고려할 때 전공의 수가 1/4가 갑자기 줄어드는 만큼 내과는 소위 '무의촌' 상태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결국 해법이 될 줄 알았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경우도 여전히 걸음마 수준을 못 벗어나면서 내과의 인력공백 사태는 현실화 된 것이다. 실제로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국내에서도 꼽히는 초대형병원 5개 정도를 제외하고선 대부분의 수련병원 내과 교수들과 1, 2년차 전공의들은 늘어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력공백에 대한 대비 없이 3, 4년차 전공의들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서 인력공백이 두드러지자 교수와 전공의들이 이른바 고통분담하면서 당직 등의 업무를 억지로 메우고 있다 시피했다. 내과 교수들은 기존 외래에 더해 중환자실, 응급실 당직을 돌아가면서 서는가 하면, 1, 2년차 전공의들은 주 80시간인 전공의특별법을 늘 어겨가면서 내과 병동 당직을 추가로 더 서고 있던 것이다. 심지어 전공의조차 부족한 지방 수련병원은 스텝들이 병동당직까지 도맡아 서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수도권 A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병원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3, 4년차 전공의가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내과 진료의 질은 더 떨어졌다"며 "내과 3년제 전환을 대비하고 전문의를 늘린 병원들이 얼마나 있겠나. 더구나 입원전담전문의 채용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교수들이 응급실, 중환자실 당직까지 맡게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방 수련병원 내과 교수들은 이 같은 인력공백 사태를 소위 빅5병원이 부채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임상강사로 불리는 소위 '펠로우'를 무더기로 뽑아대면서 자연스럽게 지방 병원들이 피해를 더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진료비 청구 1위를 다투는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은 최근 391명의 펠로우를 대거 채용했다. 이들의 전공의 정원이 130명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3배 넘는 펠로우를 뽑은 것이다. 지방 B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소위 국내 1위 병원은 내과를 비롯해 다른 전문 과목까지 당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 곳은 펠로우가 환자보고를 하기 때문에 전공의는 마치 인턴 같다"며 "서울 초대형병원들이 전공의만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펠로우까지 독식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펠로우 정원을 늘려서 내과 등의 인력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펠로우들도 신분세탁을 위해 서울 초대형병원으로 몰려간다"며 "결국 지방 수련병원 내과의 경우 입원전담전문의는 꿈꿀 수 없는 존재인 데다 3, 4년차 무더기 이탈이 맞물리면서 인력공백 문제가 고착화됐다"고 아쉬워했다. 죽음의 계곡이 된 2개월 "환자들이 더 걱정"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 현장에서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2개월을 '죽음의 계곡'으로까지 표현하면서 진료 질 악화를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한 마디로 환자들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올해 의국장(chief, 치프)을 맡게 된 한 수련병원 내과 전공의는 "3, 4년차가 한 번에 빠져나가고 기본적인 인력 숫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1, 2년차가 감당해야 할 업무량이 늘어나다 보니 부담감이 적지 않다"며 "특히 당직 시 콜을 받게 되면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환자 진료를 둘러싼 불안감은 전공의뿐만 아니라 교수들마저 갖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 인력공백 상황이 현실화되면서 10년 넘게 보지 않았던 응급실 당직을 내과 교수들이 서게 되면서 환자 진료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다는 것이 일선 내과 교수들의 의견이다. 동시에 인력공백에 따라 과거 5명이 보던 내과병동 당직을 3명이 보게 되는 일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내과 병동이 300병상이라고 친다면 전문의 1명당 100명의 환자 진료가 맡겨진 셈이다. 또한 전공의들의 경우는 3, 4년차 선배들이 한꺼번에 나가면서 주치의로 보던 환자들이 기존에는 25명 안팎이었는데 최근 35명 안팎으로 10명 가까이 늘어났다. 그 만큼 업무로딩이 늘어나면서 환자 진료에 있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수도권의 또 다른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11년 만에 중환자실 당직을 서봤다"며 "불안감이 왜 없겠나. 전공분야가 아닌 외과나 다른 타과 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올 때문 불안감부터 엄습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내과학회 수련부위원장인 아주대병원 김대중 교수는 "이전에 전공의특별법 여파로 교수가 병동 당직을 서던 것이 이번 일을 계기로 수도권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라며 "해법으로 제시된 입원전담전문의가 단 1~2명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이러한 내과 수련병원의 현실은 빈익빈 부익부로 가게 될 것"이라며 "전문의를 얼마나 더 확보하는 데 달려있다. 여력이 충분한 대형병원들은 전문의를 충분히 확보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전략을 펼치겠지만 지방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 이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호사 대리처방 판결로 인정…의료법 개정안 탄력 받나 2020-01-20 05:45:54
|분석=간호사 대리처방 판결 인정|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그동안 의료기관 업무정지를 포함해 무거운 처벌을 받아왔던 간호사의 대리처방을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현재 대리처방 요건을 규정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영향도 불가피한 상황. 이에 대해 법조계는 과거 불이익을 받았던 의료기관에 대한 권리 구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법원, 간호사 대리처방 행위 인정…업무정지 처분 취소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간호사 대리처방을 인정해 급여를 청구하다 현지조사에서 적발돼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A의료기관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 소송에서 의료기관의 손을 들어줬다. 간호사의 대리처방은 임상 현장의 특성과 촉탁의 제도의 한계점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인정될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이 재판부의 최종적인 결론이다. 19일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10월 보건복지부가 A의료기관에 현지조사에 들어가 간호사가 대리로 처방받은 진료비 등을 청구한 사실을 적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지조사단은 이 의료기관이 간호사가 대리로 처방받은 진찰료를 청구한 것은 물론 원외 처방전을 발행해 약제비를 청구하게 하면서 1000만원여의 불법 청구를 했다며 40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의료기관은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가족들이 매번 의료기관에 함께 올 수 없는 만큼 환자를 보호하는 간호사도 가족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 단순히 민법상 가족의 범주에만 포함되지 않을 뿐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의 가족보다 의사에게 사태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만큼 오히려 가족보다 대리처방 요건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러한 A의료기관의 주장을 인정했다. 과거 무수한 사건들을 통해 간호사의 대리처방을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분을 이어가던 경향을 완전히 뒤짚은 셈이다. 재판부는 "현재 의료법은 간호사의 임무로 환자에 대한 관찰과 자료수집,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 보조, 환자에 대한 교육과 상담,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의 기획과 수행을 규정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며 간호사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알 수 있고 전문적 의료 지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의사에게 설명할 수 있다"며 "환자의 가족들이 간호사보다 이러한 사실들을 더욱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대리처방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결론내렸다. 간호사의 임무를 고려할 때 환자의 가족보다 더욱 충실하게 환자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으며 전문적 의학 지식을 통해 의사에게 더 효율적인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반대 논리로 촉탁의사를 통한 전문 진료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현재 촉탁의 제도의 한계를 감안할 때 반대 논리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통상 월 2회에 걸쳐 진행되는 촉탁의사의 진료만으로는 적시에 의료서비스게 제공되기 어렵고 가족의 대리처방 자체를 인정해 온 것은 이미 복지부도 촉탁의 제도의 한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간호사의 대리 처방 행위가 촉탁의 제도를 훼손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에 따라 간호사 대리처방 행위를 들어 내려진 업무정지 처분은 부당하다"며 "복지부는 업무정지처분과 함께 A의료기관에 내려진 환수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간호사 대리처방 사실상 인정…의료법 개정·권리구제 촉각 이처럼 행정법원이 간호사의 대리처방 행위를 사실상 합법적 방식으로 인정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의료법 개정 작업은 물론 지금까지 무거운 처벌을 받아온 의료기관들의 권리 구제가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재판부는 간호사의 대리처방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업무정지 등의 무거운 처벌을 내려왔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지금까지 간호사의 대리처방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의료법상 요양급여기준 위반으로 판단해 처방전을 발급한 병원에 행정처분이 내려졌다"며 "그러한 면에서 요양급여기준을 유추 적용해 간호사의 대리처방을 적법하다고 판단한 이번 사건은 상당한 파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만 간호사 대리처방으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B, C의료기관들이 줄줄이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인정받지 못해 병의원의 문을 닫아야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근거가 쌓여진 만큼 2심이나 새롭게 행정 처분을 받는 의료기관들의 경우 소송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겨난 셈이다. 특히 법안 시행이 코 앞까지 이를때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의 새로운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국회는 지난해 8월 의료법 내에 대리처방 근거를 마련하는 의료법 개정안 입법 작업을 진행하며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동일한 상병에 대해 장기간 동일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환자 가족 등의 대리 처방을 허용한다는 명문화된 규정을 마련했다. 지금도 환자 가족 등을 통한 대리처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는 요양급여기준과 복지부 유권해석에만 의지하는 것일 뿐 모 법인 의료법에는 이러한 규정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정 작업은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도 상당한 진통을 지속하고 있다. 대리처방 규정에 가족 외에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 환자의 진료를 위해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을 추가한 것을 두고 의견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요양병원이나 시설 등은 간호사와 간병인 등을 명확하게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의 의견은 완전히 이와 상반된다. 이미 촉탁의 제도를 통해 의사가 환자를 돌보고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간호사나 간병인 등의 대리처방이 필요하느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는 것. 그러나 이번에 재판부가 이러한 촉탁의 제도로만은 의료서비스의 공백을 메우기 힘들며 결국 대리처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의료법 개정안의 시행에 앞서 잡음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간호사가 가족과 마찬가지로 대리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유추적용을 한 동시에 이를 허용한다 해도 촉탁의 제도의 취지가 침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판시했다"며 "그동안 불명확하고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간호사 대리처방과 관련한 행정 처분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병원들이 간호사 대리처방으로 부당한 제재와 처벌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제라도 대리처방에 관한 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법원이 간호사 대리처방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과거 법 집행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의료기관들의 권리구제도 첨예한 안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년대담-下|입원전담의, 정년까지 지속가능할까요? 2020-01-14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입원전담전문의로 정년 퇴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지속가능한 분야인가. 입원전담전문의 진로를 선택하기 이전에 한번쯤 던져볼 질문이다. 현직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 중인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도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주니어 스텝. 이 제도를 국내 최초로 주장한 교수인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에게 그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내년 정년을 앞둔 원로 교수의 연륜과 깊은 식견을 담은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막연한 불안감 "지속가능해야할텐데" 김준환=사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제도가 만들어지더라도 지속가능하려면 병원 내에서 역할이랄까요, 지위도 찾아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막연합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하셨듯 기술중심으로 교육을 받은 후배 의사를 교육을 통해 통합진료가 가능하도록 해야하고…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할까요. 허대석=입원전담전문의만의 영역을 개척해나갈 필요가 있어요. 가령, 입원환자가 퇴원할 때 노인환자들 알약 수가 10여개가 넘죠. 각 진료과목별로 세분화된 진료를 받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같은 폴리파마시(Polypharmacy, 다약제 복용)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입원전담전문의밖에 없다고 봐요. 이 문제는 세분화, 전문화된 의사들은 관심도 없고 할 수도 없죠. 김준환=아, 맞습니다. 병동에 있다보면 고령화를 피부로 느끼죠. 노인환자들 퇴원할 때 약 갯수도 최소화해드리곤 하는데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당장 이번주 회의때 적용해야겠는데요. 허대석=간병문제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입원환자에게 가장 큰 이슈는 고가 항암제가 아니죠. 환자와 보호자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간병인데 의사들은 눈높이를 환자에게 못맞추고 있어요. 기술중심으로 훈련된 의사들은 신약에만 매달리고 있지만 글쎄요, 과연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측면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한다고 봐요. 정부도 고가항암제 등 신약에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환자들은 간병 이슈로 퇴원하지 못하는게 현실이죠. 김준환=간병은 생각치도 못했는데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병동에 환자, 보호자 면담을 진행하다보면 간병 문제가 심각하거든요. 허대석=거창한 논문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연구 혹은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봐요. 필요하다면 정부에 제도개선도 요구하고요. 김준환=맞는 말씀이십니다. 입원환자를 많이 접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해야할 부분입니다. 언급해주신 활동을 바탕으로 역할을 해나가다보면 지속가능성도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대석=이밖에도 환자 안전, 입원환자 질 개선 등 입원환자 치료 개선을 위한 이슈는 얼마든지 많아요. 일단 문제제기부터 시작해봐요. 수천억 예산을 쏟아붓는 면역항암제 등 신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도 많아요. 환자단체와도 교류하면서 환자들의 니즈를 파악해볼 필요도 있어요. 환자들의 목소리가 되면 정책적으로 효과적일수 있으니까요. 김준환=네, 입원전담전문의 영역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덕분에 새로운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떴습니다. '내 교수님' 찾는 입원환자들 김준환=또 다른 고민은 여전히 환자들이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음에도 '나의 의사 선생님'을 찾는다는 사실입니다. "제 교수님 언제 뵐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특히 종양내과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일 때 중증환자들이다보니 그런 경향이 짙었던 것 같아요. 허대석=물론 일부 현실적인 한계는 있어요.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입지를 견고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있어요. 전화를 통해 병동환자가 퇴원 이후 약 복용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보는 거에요. 이를 기반으로 서베이를 할 수도 있죠. 퇴원 후 환자들이 겪은 어려움은 없는지 등을 알 수도 있겠죠. 이는 한국 의료제도에서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다고 봐요. 이런건 기술중심의 의료진이 하기 어려워요. 김준환=일종의 해피콜 개념이네요. 결국 자연스럽게 환자와 국민들에게 입원전담전문의를 알리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업무는 많아질 수 있겠지만, 방법은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야간당직도 인력관리 유연성 높이면 해결 허대석=그나저나 앞서 우려한 지속가능성 관련해 병원마다 인력 관리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봐요. 결국 당직이 문제죠. 나이를 먹을수록 야간당직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가령 월 15일만 몰아서 근무하고 15일은 오프를 주거나 파격적인 급여를 제시하는 등 그에 적합한 의료인력을 투입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한다고 봐요. 김준환=네, 만약에 당직 전담 인력이 있다면 저 또한 월 1주일 정도 당직 근무를 서는데 이를 줄여나갈 수 있다면 좋쵸. 허대석=사실 미국 병원에 가보면 할머니로 보이는 간호사가 당직근무를 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야간에 잠이 없어진 분들이 근무를 하는 거에요. 이들은 월 15일 근무, 15일 오프로 운영하면서 근무 만족도를 높일수도 있어요. 누구나 일하는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해요. 문제는 노동제도가 보다 유연해져야 한다는 점이에요. 경직된 분위기 속에선 어렵죠. 김준환=맞습니다. 아니면 당직에 대한 충분한 리워드를 줘야합니다. 특히 최근 내과 전공의 3, 4년차가 동시에 전문의 시험 준비에 돌입하면서 당직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태입니다. 이와 더불어 병원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세부분과 교수님은 물론 보건복지부 실무진과도 접해야할 일이 늘어가는데 어떻게 소통하고 설득해야할지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허대석=문제가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 환자 혹은 국민입장에서 답을 찾으면 단순해요. 그런데 이해당사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어렵죠. 또 점점 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 쉽진 않겠지만, 김 교수는 아직 젊기 때문에 뭐든지 가능하다고 봐요. 하하하. 김준환=하하하,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지만 막연한 고민들이 있었는데 교수님을 뵙고 나니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항암제 주도권 종양내과 뚜렷…면역항암제 대세 등극 2020-01-13 12:00:59
|메디칼타임즈·IQVIA 공동기획=대한민국 암 치료 대동여지도|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우리나라 대학병원 교수들 중 종양내과가 항암 등 암 치료에 압도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제 처방을 위한 바이오마커로는 PD1, PDL1 등이 확고한 비중을 차지했다. 항암제 시장이 면역항암제로 이미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종양내과 암 치료 주도권…ENT, 피부과 등 비중 낮아 메디칼타임즈는 글로벌 헬스케어 데이터그룹인 IQVIA가 지난 2019년 한해동안 자사 패널인 대학병원 교수 4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EPI 스터티 결과를 공동으로 분석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전문과목별 암 치료 현황을 보면 암 치료와 항암제 처방에 대해 종양내과의 주도권이 확고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 중에 암 환자 비중을 조사하자 종양내과는 평균 100%를 기록했다. 종양내과 교수는 예외없이 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문과목은 혈액내과였다. 혈액내과 교수들이 치료하는 환자의 96%가 암 환자라고 답했다. 이후에는 외과의 비중이(77%) 상당히 높았다. 수술을 진행한 뒤 항암 치료 등으로 이어지는 수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비뇨의학과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72%의 환자들이 암 투병중이었기 때문이다. 비중이 낮은 과목 중 대표적인 전문과목은 이비인후과로 21%에 불과했고 피부과도 20% 밖에 되지 않았다. IQVIA 관계자는 "패널 분석 결과 종양내과, 혈액내과, 외과 순으로 항암 치료 등을 담당하는 비중이 높았다"며 "반면 이비인후과와 피부과 등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게 낮았다"고 설명했다. 항암제 처방도 마찬가지 양상을 나타냈다. 종양내과 교수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항암제 처방 건수의 79%는 종양내과 교수들에 의해 이뤄졌다. 환자 10명 중 8명은 종양내과 교수로부터 항암제를 처방받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병기가 악화될 수록 비중이 더욱 확대됐다. 초기암 환자의 경우 각 전문과목에서 항암제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3~4기 환자들은 80%가 종양내과 교수에 의해 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역시 전문과목별 차이는 명확했다. 암 환자 비중이 크게 낮았던 이비인후과의 경우 항암제 처방 비중도 2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항암제 시장 면역항암제 대세론…바이오마커 압도적 그렇다면 이들이 처방하는 항암제의 경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면역항암제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항암제 처방을 하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바이오마커 검사 여부와 종류를 조사한 결과 면역항암제 처방을 위한 사전 준비 경향은 눈에 띄게 나타났다. 종양내과에서 PD1과 PDL-1, PDL-2 등에 대한 바이오마커 검사 비중이 90%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바이오마커는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이를 처방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면역항암제의 선두 주자인 옵디보는 PDL-1 발현율 10% 이상에서,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50% 이상에게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검사가 늘고 있다는 것은 옵디보나 키트루다 등을 처방하기 위한 기대감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비단 종양내과 뿐만이 아니었다. 혈액내과에서도 42%의 교수들이 PD1과 PDL1, PDL2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항암제 처방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양대 전문과목에서 모두 이 바이오마커들을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음으로는 미세부수체(microsatellite)가 부인과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었다. 종양내과에서 73%의 교수들이 microsatellite 검사를 진행했고 부인과에서도 30%의 검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바이오마커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TRK가 꼽혔다. 또한 VEGF, PIK3CA, FGFR, CD38 등이 전체 검사의 7% 미만인 바이오마커로 이름을 올렸다. IQVIA 관계자는 "확연하게 면역항암제에 대한 교수들의 관심이 보여지고 있는 추세"라며 "바이오마커는 교수들의 관심과 처방 패턴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향후 항암제 시장이 면역항암제로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신년대담-上|불러도 대답없는 입원전담의, 묘수는 없나? 2020-01-13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지난 2012년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는 미국의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국내에 도입해야한다고 주창했다. 그후로 8년,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이름으로 제도화를 앞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현재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이자 입원의학연구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김준환 교수는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까. 허 교수를 직접 만나 물어봤다. 김 교수는 불안한 미래를 이유로 입원전담전문의 길을 선택하는데 주저하는 후배의사들을 어떻게 설득해야할지,어떻게 새로운 제도를 알려나갈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미국의 경우 병원 경영진이 먼저 필요에 의해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다르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기술중심에서 통합으로 방향성 전환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로교수와 주니어교수의 만남 김준환=저는 허대석 키즈라고 할 수 있어요. 내과 2년차 당시 2014년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제도 논의가 막 탄력을 받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허대석 교수님 칼럼, 인터뷰를 읽으면서 개념을 잡았으니까요.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 팀 조직을 구성할 때 참고 많이했어요. 5인 1조로 시작한 것도 교수님이 공개적으로 발표하신 내용을 참고했어요. 허대석 키즈라고 할만하죠?! 허대석=허허, 내년에 정년퇴임하는데 김 교수 같은 분이 있어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까지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는 어떻게 운영 중인지 궁금하네요. 김준환=입원전담전문의를 맡고 있는 의료진은 가정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등 다양합니다. 교수님께서 앞서 인터뷰에서 지적했듯 세분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통합적으로 가야한다는데 공감합니다. 허대석=사실 미국도 초반에는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에는 외과 등 타과에서도 대거 뛰어들었지만 결국은 내과에서 상당수 전담하는 모델로 정착했고, 세부 분과를 활성화하고 전문화하던 것에서 점차 통합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죠. 김준환=네, 맞습니다. 통합적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허대석=잠시 서울대병원 얘기를 해볼까요. 서울대병원도 1979년 신축 오픈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내과 내 분과를 처음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어요. 그 이전에는 내과에 세부 분과가 없었죠. 이후 내과에서 세분화를 시작하면서 외과로 확산되고 어느새 큰 흐름이 됐죠. 개인적으로 세분과 이전과 이후를 모두 지켜본 의료진 입장에서볼때 장단점이 있어요. 전문화되면서 의학기술이 발전한 것은 인정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이 남죠. 불안한 길, 후배들 어떻게 설득할까요? 김준환=후배들이 많이 지원하고 선순환돼야 자리가 잡힐것 같은데요. 대개 병원들 "지원자 없다"고 얘기하고 후배 의사들과 얘기해봐도 "아직은 불안하다"고들 해요. 어떻게 이 친구들을 설득해야할까요. 허대석=사실 미국은 병원 경영진을 적극적으로 나섰기에 빠르게 확산됐는지도 모르겠어요. 한국 병원들은 합리적인 의료인력 관리가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봐요. 의대교수가 입원환자와 외래환자를 동시에 케어해야하고, 분과당 교수 정원을 배분하는 식이다보니 결국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데 분과간 장벽을 넘을 수 없더라고요. 김준환=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변화가 있긴 합니다. 올해로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 4년차가 됐는데요,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 과거에는 6개월하고 그만두는 분들 꽤 있었어요. 그런데 현재까지 버텨주는 인력 점점 쌓이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단 해당 의료진 수가 늘며서 조직도 커지고 있고요. 허대석=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병동관리를 중앙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야하는 길이라고 봐요. 지금까지는 입원에 대한 수가가 없었던 셈이죠.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와 더불어 입원환자 진료에 대한 수가를 만들어가야죠. 결국은 홍보…어떻게 알려야할까요? 김준환=교수님 얘기하신 것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알려야하는것 같아요. 여전히 의사 중에도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모르고 국민들은 더욱 모르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바람은 본사업이 돼서 알렸으면 하고요. 실제로 병원 관계자를 만나보면 3년만 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히 있거든요. 허대석= 환자를 잘 설득할 수 있는 작명이 중요해요. 기술중심으로 세부적으로보다는 토탈케어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김준환=그런데 미국에서 온 친구들은 제너럴리스트 당당하게 소개하는데 왜 한국은 세부전문의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게 있을까요. 허대석=맞아요. 사실 한국제도는 분과전문의 제도라는데 국가마다 의료제도가 있는데 우리는 미국제도를 도입했죠. 문제는 그 제도가 갖고있는 기술중심으로 세분화되면 모순에 빠질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시 회귀한 것인데 우리는 그대로라는 사실이에요. 기술중심으로 가면서 환자케어가 소홀해진 측면이 분명 있잖아요. 김준환=세분화에서 통합적으로 가야하는 것 맞습니다. 서울아산병원도 올해 통합병동을 추가로 늘릴 예정입니다. 허대석=OECD 지표를 보면 한국이 인구대비 병상수 2배 많고 재원일수도 2배 많죠. 반면 정부는 보장성강화라는 미명하에 고가항암제에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요. 하지만 과연 환자들이 제대로 케어받고 있는지는 의문이에요. 결국 기술중심으로 가고 있기 때문인데 방향성을 고민해봐야할 때라고 봅니다.
5년간 공회전한 심장통합진료…TAVI시술은 '그림의 떡'? 2020-01-11 05:45:56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심장이 몸의 엔진이라면 심장판막은 '심장의 문'이다. 심장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데 하루 10만번 이상 열리고 닫힌다. 그 문이 고장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판막이 잘 닫히지 않는 경우 미세한 틈을 통해 혈액이 역류한다. 보통 흉통이나 호흡 곤란을 겪다가 역류 양이 늘어날 경우 폐쇄부전증, 판막이 망가져 혈액이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협착증으로 귀결된다. 판막에 염증이 생기는 심내막염의 경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부전이나 부정맥과 같은 합병증도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판막도 나이를 먹는다. 사용 연한, 즉 고령화에 따라 내구성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사회 전체가 노령화되면서 심장판막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심장판막이 고장나는 경우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가슴을 열고 병변판막을 절제해서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방법이 있고,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로 불리는 타비(TAVI) 시술도 고려할 수 있다. 인공판막으로 교체한다는 점은 같지만 타비는 혈관을 통해 교체한다는 점에서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군 환자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행 보험급여 기준으로는 수술적인 방법은 보험이 가능하다. 타비의 경우는 선별급여를 통해 20%만 보험이 된다. 80%는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뜻. 문제는 타비 비용은 보통 3500만원 안팎으로 80%를 부담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수술방식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수술적 방법을 시행하는 흉부외과와 타비를 주로하는 심장내과 사이의 의견일치가 쉽지 않아 치료 방식을 두고도 이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5년된 타비 보험급여 규정, 문제는 '기계적 협진' 타비의 급여 적용은 201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3개 병원에서 선별급여 20%로 시행된 타비는 당초 시술 대상 환자도 협진을 통해 결정하게 설계되면서 각 과별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심장통합진료'에는 순환기내과 세부전문의 2인 이상(한국심장초음파학회에서 인증 받은 심장초음파전문의 1인 포함), 흉부외과 전문의 2인 이상,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인 이상,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 이상 참여해야 한다. 흉부외과가 수술적 방법을, 심장내과에서 타비를 주도하다 보니 협진을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하기 보다는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빈번했다. 전원이 의견 일치를 보는 경우에만 타비 시술이 가능하다고 제한한 것도 장애물로 남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모 교수는 "각 과별 교수간 소위 말하는 입김이 다르고 병원마다 사정도 달라 협진을 통해 의견 일치가 쉽게 되지는 않는다"며 "타비가 도입된지 오래되진 않았기 때문에 이런 걸 갈등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착되는 단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흉부 쪽과 내과 쪽은 각자 환자를 바라보는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술기를 빨리 도입하려는 의사도 있고, 보다 근거가 쌓이길 바라는 보수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계적인 협진'을 명시했어도 토론과 논의 과정을 거쳐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어 타비 적용환자를 둘러싼 반박하기 어려울 만큼의 근거가 쌓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규정(2019년 10월)은 심장통합진료에 참여한 전문의 전원의 동의하에 결정함을 '권고'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제제 근거가 없어 부작용은 여전한 상황이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는 "본 병원의 경우는 위원회를 만들어 협진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병원이 대다수"라며 "다른 병원에선 먼저 환자를 보는 의사가 수술/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전원 일치된 의견이 도출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흉부외과에서 처음 환자를 보게되면 수술로, 심장내과 쪽에서 환자를 보면 타비로 하게된다"며 "타비도 수술 대비 완벽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 맞는 적정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에 따르는 혜택보다는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는 무엇보다 타비 시술이 진행돼야 하지만 현재의 협진 제도 및 선별급여 제도가 걸림돌이 된다는 게 그의 판단. 홍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보통 고연령층이 많아 3500만원 안팎의 타비 시술 비용 중 80%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적어도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군 환자에 한해서는 의료진의 선택으로 타비 시술의 80% 이상은 급여로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제안했다.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타비 재평가, 바람직한 방향은 문제는 재정이다. 건강보험의 급여우선 순위가 비용-효과성으로 설계된 까닭에 무턱대고 재정 투입을 요구하긴 어렵다. 특히 타비 시술이 3000만원 대의 고가 수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0~500만원(환자 부담 5~10%)에 불과한 수술적 요법은 차선에 가깝다. 타비의 전면적인 보험급여화는 무분별한 시술 환자 증가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홍그루 교수는 "경등이나 중등도 환자에게 수술과 시술 중 결정권을 주면 십중팔구 시술을 선택한다"며 "재정이 한정돼 있어 이런 방식은 심장내과 쪽도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흉부외과와 심장내과 모두 동의할 만한 객관적인 고위험군 환자 지표를 만들어 수술이 어려운 사람을 가려내야 한다"며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만 80% 이상 선별급여를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에는 타비의 예후가 더 좋다는 근거들이 쌓이고 있는 만큼, 일부 환자군을 대상으로 타비의 급여 확대 정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고령의 심장판막증 환자 중 특히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는 타비가 효율적일 수 있다. 일면적으로 '값싸' 보이는 수술 방식 역시 회복 기간에 따른 입원 비용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최대 3000만원에 이르러 타비 비용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도 부각된다. 홍 교수는 "보험을 적용해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3000만원에 이르는데 타비는 시술 방식이라 입원 기간과 회복이 짧다"며 "수술 방식 역시 전신 마취와 입원 기간 등 비용을 다 합치면 총 비용은 타비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재정을 이유로 타비의 급여 확대를 제한하는 것은 옳은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에서 진행한 타비 제도 연구 용역 결과에서도 학술적인 이유보다는 무분별한 시술 남발을 이유로 협진 제도 강화로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올해 타비의 재평가를 앞두고 의료계에서 급여 기준 변경 목소리가 나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의견 수렴에 나섰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료계에서 나오는 불만 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전문가 자문가 회의를 거쳐 심장학회, 흉부외과 학회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별 급여 확대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구체적인 윤곽은 올해 중반기가 지나야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의사보다 블로그를 믿는 시대…맹신 돼버린 전자담배 2020-01-08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신종 전자담배에 대한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학계가 나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근거가 미약한 정보들이 이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정부와 학계가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경고…위해성 논란 가열 세계적 의학 저널인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은 지난해 12월 이례적으로 저널에 신종 전자담배에 대한 별도의 코너를 신설해 공개했다. 또한 새해에는 편집 의견을 덧붙여 전자담배와 관련한 질병에 대한 자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이를 업데이트 하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는 비단 NEJM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다. 세계 3대 저널로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도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전자담배와 관련한 임상보고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액상형 신종 전자담배 사용자가 중증 폐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의학계도 이에 대한 논란으로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건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향을 넣은 전자담배는 완전히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중심으로 일명 EVALI(E-cigarette or vaping product use associated lung injury)라고 명명된 폐질환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고 전문가들은 공통된 목소리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들도 속속 도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보스턴대 의과대학 연구진의 대조 임상 연구가 대표적이다. 총 4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조 임상에서 신종 전자담배를 사용한 임상군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97.7mg/dl을 기록해 흔히 연초로 불리는 전통 담배를 피운 사람(86.1mg/dl)보다 오히려 높았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신종 전자담배가 오히려 연초담배보다 심장질환과 뇌질환 위험성을 높인다며 이에 대한 자제를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경고하고 있다. 신종 전자담배가 더 안전하고 유해성이 없다는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박인원 이사장(중앙의대)은 "의학자라면 어느 누구도 신종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특히 금연에 도움이 된다던지 보조제 역할로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은 더욱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성분 조사를 통해 폐손상 의심물질 검출을 발표한 데 이어 정부가 합동으로 안전관리대책을 내놓고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묵살되는 경고의 목소리…무엇이 이를 막고 있나 하지만 세계 각국 보건당국의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들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진실 공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오히려 음모론까지 대두되며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A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전자담배의 위해성에 대해 의견을 낸뒤 몇 달간이나 홍역을 치러야 했다"며 "기사에 대한 비판적인 댓글은 물론이고 학교 메일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비난이 쏟아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대부분 근거가 없는 정도를 넘어 괴담 수준으로 짜깁기된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결국 의학자들의 근거는 믿지 않고 블로그 등에 올려진 괴담을 더 믿고 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맹신이 생겨나게된 근거는 무엇일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지난 2014년 영국에서 이뤄진 연구가 시발점이다. 무작위 혹은 이중맹검이나 대조 연구가 아닌 일종의 리포트 형식이었지만 여기에 명시된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95% 덜 해롭다는 문구는 매우 강력하게 전달됐고 신종 전자담배 애호가들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됐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7회 전자담배 서밋에서 전자담배 위해성 논란은 관리의 문제라고 규정하고 일반 담배보다는 유해성이 적은 것이 분명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유해성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의학은 오늘의 진실에 내일 거짓이 될 수 있는 과학의 영역"이라며 "수년전에 이뤄진 연구로 더욱 세밀하게 설계된 현재의 임상 연구 결과를 뒤짚는다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신종 전자담배에 대한 사용 중단을 권고하자 정부가 세수를 위해 전자담배를 규제한다는 음모론도 확산되는 추세다. 세금이 부과되는 연초 담배의 사용량이 줄어들자 전자담배에 대한 공포감을 부추겨 세수를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음모론은 인터넷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의학적 근거들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협회는 지난해 11월 식약처가 신종 전자담배에서 유해성분 주 하나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며 사용 중단을 권고하자 즉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극소량의 유해물질 만으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며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학계도 보다 확실한 근거를 쌓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역학조사와 임상 보고서만이 아닌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질병관리본부의 용역을 받아 신종 전자담배와 폐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대한폐암학회도 유사한 주제로 연구 용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근거가 나온다고 해도 현재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유해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음모론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근거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한림의대)은 "국내 모 화장품에서 벤젠이 소량 검출된 것만으로도 회사가 망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전자담배에서 검출된 수많은 유해 물질은 안전하다고 믿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음료수에서 그러한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하면 온 나라가 다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이 성분이 전자담배에 들어있다는데 어떻게 덜 해롭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고 아닌 경고 이상의 대책 주문 "정부와 학계 나서야"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진실공방처럼 변질된 지금의 논란을 정부와 학계가 서둘러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마치 음모론과 같이 정부와 학계의 의견을 몰아가는 현실을 바로잡고 근거를 갖춘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괴담을 지적한 A대병원 교수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왔는데도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들이 방관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의사협회가 직접 나서 정리하고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한의사협회도 대한의학회도 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의미"라며 "의협에 이같은 의견도 전달했는데도 여전히 아무 대응이 없다는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또한 이러한 진실공방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한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명확한 조사와 분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미국 등의 대처 등에 맞춰서 정책 방향을 정하거나 여론 등에 밀려 섣부르게 내놓은 방안들은 오히려 혼란만 부추기게 된다는 지적이다. 강윤희 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임상심사위원은 "영국 등이 전자담배 유해서 논란에 차분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엄격한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예 어떤 전자담배에 어떠한 성분이 들어있는지조차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관리 사각지대를 방치하다가 과학적 근거가 아닌 대통령의 한마디로 사용 제한 권고를 내리면서 진실공방 사태를 부추긴 것"이라며 "정부가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문제들이 이렇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전문가들의 의견과 근거를 종합해 음모론이 새어나갈 수 없도록 명확하게 지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지적한 것과 같이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인용하는 등의 방식으로는 적절한 대처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논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것은 정부 당국외에는 없다는 의견이다. 백유진 대한금연학회장(한림의대)은 "전자담배에 대한 판매금지를 내린 나라는 30여 개국에 이른다"며 "나라별로 중점을 두는 시각이 상이한 만큼 정부에서도 명확한 정책 방향성을 가지고 규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누군가는 이러한 논란에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하고 이는 전문가들의 근거를 통해 정책 입안자들이 해야할 일"이라며 "덜 위험한지 더 위험한지가 주제가 아니라 위험하다는 명제 하나로도 국민건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의학자들의 경고 전자담배 무엇이 위협인가 2020-01-07 05:45:59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액상형, 가열형 등 신종 전자담배들의 무분별한 사용에 문제로 지적된 것은, 단순한 건강 위해성 논란이 아니었다. 글로벌 보건당국을 비롯한 주요 호흡기학회들에서는 이들 전자담배로 인한 특정 폐질환의 집단발생(outbreak) 이슈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관건은 작년 8월부터 신종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폐손상이 발생한 인원에 대해 'EVALI(E-cigarette or vaping product use associated lung injury)'란 용어를 새롭게 정의내리는 한편, 정확한 원인 규명과 폐질환 관리 방안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폐손상 및 사망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의료전문가들은 "액상형 담배에서도 다른 신종담배 못지 않게 위해성을 가졌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히 지목했다. 일반적으로 이들 신종담배가 일반 담배(연초)보다 위해 성분이 낮다고는 하지만, 일반 담배에 비해 기준치 이상으로 특정 유해성분이 배출되는 등 안전성에 대한 증거가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이슈의 중심에 선 EVALI의 경우, 대표적 발생 원인으로는 대마유래성분(tetrahydrocannabinol, 이하 THC)을 비롯한 비타민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미국 등 해외지역에서 핵심 유해성분으로 지목된 THC 외에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 일부 가향물질 성분에서 유해성분이 다량 검출됐다는 대목. 국내의 경우도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정부 합동조사 결과, 시중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를 분석한 자료에서 이들 액상 전자담배의 안전성에는 잡음이 새어나왔다. 국내 유통이 금지된 THC 성분은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나 일부 제품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이슈1. 디아세틸 등 가향물질 3종, 폐질환 가능 사용 금지 기조 실제 '디아세틸(Diacetyl)' '아세토인(acetoin)' '펜탄디온(2,3-pentanedione)'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 '글리세린(Glycerine)' 등 주요 5가지 가향물질들에서는 유해성분 검출 수준이 기존 담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디아세틸, 아세토인, 펜탄디온 등 가향물질 3종에 대해서는 43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가향물질이 나왔으며, 6개 제품에서는 3종의 가향물질이 동시에 검출됐다. 무엇보다 이번 신종담배의 폐손상과 사망 사례 등 문제를 촉발 시킨 미국FDA 역시 "디아세틸, 아세토인 성분의 경우 흡입시 폐질환 가능 성분으로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유럽지역에서도 대표적으로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EU) 담배관리지침(Tobacco Product Directive 2014/40/EU)'에 따라 디아세틸, 펜탄디온을 2016년부터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 국내 전수조사 결과에서도, 문제로 거론된 가향성분에는 유해성분 검출량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디아세틸의 경우 29개 제품에서 0.3∼115.0ppm, 아세토인은 30개 제품에서 0.8∼840.0ppm, 2,3-펜탄디온은 9개 제품에서 0.3∼190.3ppm이 검출되며 기존 담배의 검출량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는 대부분 향을 포함하고 있어 미검출 제품들도 다른 가향물질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폐질환 유발 가능성이 있는 다른 가향물질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디아세틸, 아세토인, 펜탄디온 등 가향물질 3종이었다. 조사 대상에 들어갔던 프로필렌글리콜이나 글리세린의 경우에는, 전자담배를 4주간 사용한 그룹에서는 일부 염증인자가 증가되는 경향은 있었지만 사용을 중단한 1주일 후에는 비사용군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Cancer Prevention Research, 2019). 이미 다수의 학술지에서도 디아세틸, 아세토인, 펜탄디온 등 가향물질은 각종 폐질환 관련 염증지표에도 밀접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세 가지 가향물질 성분과 관련해, 아세토인과 펜탄디온은 디아세틸 성분의 전구체이거나 비슷한 화학구조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전자담배에 널리 사용되는 가향성분인 디아세틸은, 소위 '팝콘 폐(popcorn lung)' 등 비가역적 폐질환인 폐세기관지폐색증에 유발성분으로 지목된다(Food and Chemical Toxicology, 2019 및 Appl. In Vitro Toxicology, 2017). 미국 및 영국에서는 사람 기관지상피세포에서 농도의존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IL-8) 증가시키고 방어기능 손상(barrier dysfunction)을 유발할 수 있어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사용을 금지하는 분위기다. 이어 디아세틸의 전구체인 아세토인도 경고 성분 가운데 하나다. 2015년도 'Nicotine & Tobacco Research'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서도, 아세토인은 세포독성을 증가시키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IL-8 증가,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지적했다. 미국FDA는 이를 인용해 전자담배 가향성분으로 사용되는 아세토인을 폐질환 가능 성분으로 경고하는 동시에, 디아세틸과 마찬가지로 기관지상피세포의 방어기능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거론했다(Environ Health Perspective, 2016). 화학구조식이 유사한 펜탄디온의 경우도, 앞선 디아세틸과 같이 IL-8 증가나 기도 상피세포의 섬유화(fibrotic airway lesions)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Front Physiol., 2018 및 Appl. In Vitro Toxicology, 2017). 이외에도 괴사성비염(rhinitis), 기관염(tracheitis) 및 기관지염(bronchitis)을 유발해 영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을 금지하는 물질에 포함시킨 상태다. 이슈2. 미량 검출된 비타민E 아세테이트, 대식세포 폐포 교환 방해 주목 더불어 국내 유통제품의 액상담배 제품에서는 대마유래성분인 THC가 정량 한계 미만(Not Quantitative, 이하 NQ)으로 보고됐지만,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일부에 미량 검출된 것도 주목해볼 대목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되었으며 담배의 경우 2개 제품에서 각각 0.1ppm, 0.8ppm, 유사담배의 경우 11개 제품에서 0.1∼8.4ppm이 검출된 것과 비교된다. 일단 주요 글로벌 보건당국에서는, THC 이외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유력물질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FDA가 작년 12월 홈페이지를 통해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한 최종 내용에서도 EVALI 환자 관련 제품 검체 중 705개 검사 결과, 451개(약 64%) 검체에서는 THC가 포함됐다. 무엇보다 451개 THC 검출 제품 중 희석제로 49%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고, 24%는 중간사슬 중성지방(medium chain triglycerides)과 같은 희석제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검출량은 미국FDA의 검사 결과와 비교 시 매우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고 미국CDC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부득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임의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과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자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혼입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제조·수입·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품질관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카놀라 오일, 아몬드 오일 및 대마유(THC 함유) 등에 흔히 존재하는데, 그대로 섭취시에는 유해하지 않으나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오일성분이 폐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lipoid pneumonia) 유발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제 학술지인 NEJM 2019년 12월20일자에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전자담배 혹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폐손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Vitamin E Acetate in Bronchoalveolar-Lavage Fluid Associated with EVALI). EVALI 의심 환자에서 기관지폐포세척액 내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분석한 결과, 51명 EVALI 환자 가운데 48명(94%) 인원의 폐 세척액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반면, 궐련 및 전자담배 흡연자 등 건강한 비교집단에서는 단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비타민E 아세테이트 흡입에 대한 안전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겔 상태에서 액상으로 전환할 때 나타나는 변화가 일부 호흡기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있는 기전"이라고 밝혔다. 대한금연학회 회장인 백유진 교수(한림대 가정의학과)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지용성 지질의 특성을 가지는데, 폐포를 통해 가스교환이 되는 산소 호흡과정에서 기름이 다량 들어가면 폐포 교환을 방해하게 된다"면서 "조직 대식세포가 해당 기름을 포식하는 과정에서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CDC 조사에서도 폐 세척액을 분석한 결과 해당 환자들의 경우 기름과 대식세포가 많이 관찰된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슈3. EVALI 대응방안 구축 초점, 국내외 가이드라인 개정 활발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외 보건당국은 EVALI 관리 방안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였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첫 보고서 격인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망 등 안전성 문제를 지적한 '의료진용 임상 가이드라인'을 작년 10월 공개했다. 여기서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호흡기 질환 증상을 EVALI라고 새롭게 정의내리는 한편, 환자 문진시 호흡기 및 위장관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의 경우 전자담배 사용여부를 반드시 물어볼 것을 주문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CDC 산하 폐손상반응임상연구그룹(Lung Injury Response Clinical Working Group)의 자문을 통해 업데이트된 것으로, 주요 내용을 보면 영상학적 진단을 포함한 초기 환자 평가에 더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사례, 퇴원 결정을 내린 경증 환자의 경우도 48시간 이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는 등의 사례를 보고했다. 특히 EVALI 의심 환자의 95%가 호흡이 짧아지고 기침, 흉통 소견을 보였으며 77%는 구역,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도 경험했다. 절반 가까운 환자에서는 중환자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22%는 호흡 문제로 인해 기계환기장치(mechanical ventilation)를 필요로 하기도 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에서는 권고사항으로, 호흡기 또는 위장관 증상을 보인 환자들을 문진할 시엔 EVALI 발생 가능성 등 다양한 원인을 열어두고, 전자담배 사용여부 등을 모든 환자에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환자들에서 퇴원 이전에 최소 24시간~48시간까지 맥박·호흡·체온·혈압 등 활력징후(바이탈 사인)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퇴원이 결정된 환자들에서도 48시간 이내 모니터링을 시행할 것을 추가했다. 여기서 최근인 2020년 1월 2일(현지시간) 2차 업데이트된 EVALI 중간 분석결과(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 보고서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지역에서는 지난 10월 15일까지 총 1,479건의 EVALI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사망자 수는 33명에 달했는데, 이는 올해 1월초 집계 결과 더 늘었다. 2020년 1월 2일까지 집계된 EVALI 관련 증상을 보인 환자는 총 2561례, 5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했다. 특히 이러한 수치는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는 대목이다. 더불어 EVALI 증상과 관련 재입원 한 환자의 70.6%와 사망 환자의 83.3%가 한 개 이상의 만성 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는 대조군에서 만성 질환을 동반한 비율이 25.6%에 그친 것과는 뚜렷한 차이였기 때문. 언급된 만성 질환으로는 심장질환을 비롯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수면무호흡증 등 만성 폐질환, 당뇨병 등이 해당됐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폐손상 및 사망 사례에 대한 학회의 경고 입장과, 국내 역학데이터 구축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미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사망 사례가 보고된 만큼 궐련형 담배보다 안전하다거나 덜 해롭다는 주장에 근거들이 힘을 잃고 있는 이유다. 결핵 및 호흡기학회 박인원 이사장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위해성이 적다거나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어려워졌다"면서 "진행 중인 연구 용역을 통해 국내 데이터가 만들어진다면 어느정도 논란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학회는 국내 역학 데이터와 관련해 '만성기도질환 환자의 신종 전자담배 사용 실태 및 호흡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주제로 액상 전자담배에 안전성과 위해성 자료 분석에 돌입한 상황이다. 백유진 교수는 "통상적으로 신종담배의 경우 사용 방식이 기기마다 다르고 장기적인 노출 문제라든지, 청소년층에서 사용했을 때 일반 담배로 전환하는 관문이 되는지 등 산적한 문제들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덜 위험한 제품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경고하는 금연학회의 성명서를 발표했고, 대한의사협회지 2월호에는 관련 정책방향 제언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담배 안전성 2R..."괜찮다" 인식 어떻게 생겼나? 2020-01-06 05:45:59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전자담배를 둘러싼 시각은 양극단을 달린다. 일반담배 대비 덜 위해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해 첫 사망 보고가 나오면서 안전성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 과도한 공포심 확산이 전자담배가 가진 긍정적 측면을 가릴 수 있다거나, 전자담배를 안전하다고 보는 막연한 기대감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전자담배가 결코 일반담배 대비 더 안전한 것은 아니다"라며 입을 모으는 상황. 과연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인식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안전하다는 인식, 어떻게 생겼나? 전자담배의 보급과 유행, 대중화의 역사는 10년이 넘는다. 일반담배 대비 '안전'하고 '편하다'는 인식의 확산과 함께 흡연자들에게 일반담배의 대체재로 등극한 것. 담배를 끊을 수 없다면 차라리 '덜 위험'한 전자담배를 피는 편이 낫다는 판단 때문에 보급화의 길에 접어들었다. 쉽게 말해 전자담배를 둘러싼 인식은 일반담배보다 덜 위해하면서 흡연 욕구를 줄여주는 금연보조제 역할을 같이 가지고 있다. 이런 인식은 어떻게 생긴 걸까. 전자담배와 관련한 '강력한 믿음'은 2014년 영국 데이비드 J 너트(David J Nutt) 연구진이 이끈 연구에서 나왔다. 해당 연구에서는 "전자담배는 일반담배 대비 95% 덜 위해하다(e-cigarettes are 95% less harmful to users than smoking)"는 문구가 직접 등장한다. 수치상으로 95% 덜 위해하다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전자담배=안전하다'는 등식이 대중에게 각인됐다. 문제는 해당 연구가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거나 메타분석과 같이 실증적 자료를 기반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 이는 과학적인 연구가 아니라 패널들을 모아놓고 주관적인 견해들을 종합한 의견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해당 내용은 연구 방법론에도 등장한다.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를 의사 결정 회의 방식을 통해 도출했다(we used the approach of decision conferencing, sought from participants their expert judgments and not opinions)고 언급했다. 폐암학회 관계자는 "해당 연구가 전자담배의 인식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이후 전자담배 제조 업체들도 해당 문구를 인용하거나 직접 생산한 자료에서 수치로 안전성을 평가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가 최근 논란이 된 것도 안전하다는 인식의 배신 때문에 파급력이 컸던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의심없이 전자담배를 담배의 대체재로 생각하거나 금연 욕구를 저해하는 보조제까지 생각하기에 이르렀지만 학술적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업체가 이와 유사한 자체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전자담배 긍정론에 불을 지폈다. 2017년 필립모리스는 "국제기관의 58가지 유해물질을 측정한 결과 아이코스는 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평균 90% 적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2018년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의 암 발생에 대한 영향을 연구한 결과도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담배 연기에 노출시 폐기종과 폐암 발생에 민감한 종으로 개발된 실험용 쥐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전체 18개월동안 일반담배 연기, 아이코스 증기, 공기(대조군)에 각각 노출시켰다. 그 결과 일반담배 연기에 노출된 그룹의 폐암종 발병률 및 다발성(개체 당 종양 개수)은 공기에만 노출된 그룹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평균 90% 감소했다는 결과는 자체 연구뿐 아니라 독일과 미국, 영국, 일본 등 여러 국가기관에서 확인된 과학적인 사실"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포함된 WHO 지정 9가지 유해물질이 평균 90% 적은 것은 식약처 분석 결과에서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안전하다 vs 안전하지 않다, 극단적 시각차 원인은? 최신 연구결과에서도 전자담배의 시각차는 양극단을 달린다. 유해물질이 적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결과가 있지만 최근 잇단 흡연자 사망 사건은 전자담배 이슈가 일면적으로 해석 가능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뭘까. 그리고 미국에서 사망자가 집중된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자담배의 분류가 액상/궐련형/고체형으로 나뉘는데다가 각 제조사의 성분 비율, 구성, 가향 첨가 방식, 흡연 방식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관계자는 "사람들은 전자담배를 하나의 제품처럼 인식하지만 전자담배는 뭐가 들어있는지, 성분 비율이 어떤지, 흡입 방식이 어떤지 등 너무나 많은 조합이 있다"며 "새로 제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를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는 단편적 시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위해 물질 성분 수가 적거나 함량이 낮은 '일부 전자담배'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공식처럼 대입시켜 전자담배는 모두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는 없다는 것. 그는 "매번 전자담배를 일반담배와 비교해서 덜 해롭다고 강조하지만 이제는 전자담배를 그 자체로만 바라보고 해로운지 여부에 집중해야 한다"며 "흡입 기기, 성분 비율 등 변수가 너무 많아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1:1로 비교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현행법상 연초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만 담배로 인정하기 때문에 줄기에서 추출하거나 합성한 니코틴은 엄밀히 말해 전자담배도 아니"라며 "법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이를 정책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만이 능사 아냐…전자담배는 억울하다? 이번 위해성 논란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주요 인자로 거론되면서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성분이 주로 대마 성분을 함유한 카트리지에 혼입되는 까닭에 대마가 불법인 한국에서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이슈라는 것. 특히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특별한 '위해 성분'이라기 보다는 기름과 같은 지용성 성분이 폐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기전이기 때문에 위해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이다. 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기름과 비슷해서 다량이 폐포에 들어가면 대식세포가 반응하면서 염증이 일어난다"며 "미국 CDC 조사에서도 폐 세척액 분석 시 기름과 대식 세포가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세먼지 논란 시 고등어 구이가 언급된 것도 조리시 미세한 기름 방울이 공기중에 녹아들고 이것이 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며 "다만 전자담배는 지용성 성분이 대량으로, 직접적으로 흡입되고, 그 빈도 수가 월등히 높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전자담배 사망자 발생 등 문제가 집중된 것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 때문으로 보인다"며 "휘발유에 가짜 기름을 섞어 팔듯이 비싼 대마 대신 비슷한 점도와 성질을 가진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섞어 팔면서 위해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전자담배를 구성하는 필수 성분이 아니다. 값싼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비싼 대마 성분과 섞어 팔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어 대마가 합법인 미국의 일부 주를 중심으로 이같은 섞어 팔기가 건강 이슈를 발생시켰다는 것. 국내에선 굳이 비타민E를 섞을 필요가 없지만 일부 미국산 제품 및 원료가 수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2월 발표한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 조사 결과에서는 THC(대마 성분의 일종)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나 13개 제품(8.5%)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모 업체 관계자는 "최근 유해성 논란이 있었던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액상형 성분으로 우리와는 관계없다"며 "해당 성분 자체는 독극물이 아니라 단지 기름처럼 폐에 들어가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고, 국내의 유입 가능성도 희박한데 무분별한 추측들이 전자담배 공포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금연학회 백유진 회장은 "전자담배에는 온갖 화학물이 들어가고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다"며 "가향 물질 역시 염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있어 사망 이슈가 비타민E 아세테이트에서 기인했다고 밝혀져도 여기서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분 조합, 가향 물질 비율 등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고, 학술적으로도 장기간 전자담배 성분에 노출됐을 때의 영향, 기기별 흡연 방식에 따른 위해 성분 방출량 변화 등을 살펴야 한다"며 "게다가 미국의 폭증한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처럼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흡연으로 이어지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지도 봐야한다"고 경고했다. 급작스런 전자담배 이슈에 관련 학회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아직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학회 입장은 결코 궐련형에 비해 전자담배가 덜 해롭지는 않다는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금연연구회 김재열 교수는 "이미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사망사례가 나온 만큼 절대로 궐련형보다 안전하다거나 덜 해롭다는 주장은 근거를 잃었다"며 "지금까지 궐련형 담배로 인한 직접적 사망 원인이 보고된 적은 한건도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닥튜버가 본 펜벤다졸 사태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2020-01-03 05:45:58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정보를 쏟아내는 채널이 포털사이트에서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다. 검색도 유튜브에서 하는 시대에 의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주로 다루는 콘텐츠는 의사의 전문성을 살려서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정보'다. 유튜브가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 잡다 보니 SNS를 품격있게, 의료윤리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내부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자체적으로 '의사 소셜미디어 사용 가드라인'까지 만들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KSMO TV_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 '산부인과TV' 박혜성 원장(해성산부인과), '닥터짹튜브' 닥터짹(신경외과 전문의) 등을 초청해 유튜브 바다에 뛰어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youtube환자를 보면서도 유튜버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의료정보'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에 대해 거듭 고민하고 있었다. 박혜성 원장: 의학이라는 것보다는 환자가 뭘 알고 싶어 하는 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는 치료에 대한 것보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를 궁금해한다. 의사는 진료에 있어서 음식의 중요성을 환자에게 말하지 않다 보니 '음식'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환자의 니즈(Needs, 요구)가 있는데 의사가 무시하면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제공하게 된다. 파라메디컬(paramedical, 의료보조) 한 부분도 의사가 제공하면 좋다. 이상철 교수: 학회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다 보니 개인적 경험보다는 근거중심 정보를 다루고 있다. 암과 관련한 음식, 대체의학, 민간요법 등을 다룰까에 대한 논의도 많이 했는데 해당 분야를 업으로 하는 집단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의사가 보기에는 근거가 없지만 다루기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여러 사람의 이해가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닥터짹: 의사는 환자 진료가 본업이다. 유튜브도 내가 재밌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주제를 최대한 다뤄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타 진료과 이야기를 힘들지만 건드려야 할 때가 있다. 그 때는 한층 더 공부를 많이한다. "의사라면 펜벤다졸 먹어라 당당히 이야기 못한다" 닥터짹: 펜벤다졸 사태는 근거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의사라면 어처구니가 없다. 근거가 떨어지기 때문에 약에 열광하면 안 된다. 분명 잘못된 것인데 잘못됐다고 하면 화부터 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심지어 의사가 나서서 암 환자가 먹어야 할 펜벤다졸의 용량, 용법까지 제시하며 유튜브를 하고 있다. 의사들끼리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이상철 교수: 기전적으로 이야기하면 기생충 약은 1~2회 먹게 된 약이고 소화가 안되게 설계돼 있는 약이다. 매일 먹어서 암세포에 약 성분이 전달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실험실에서 세포에 뿌리는 방식으로 했을 때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 1년에 한두번 먹는 약인데 한 달, 두 달 내내 먹는다고 했을 때 부작용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는데 유튜브에서 난리가 났다. 의사들 중에서 권장하는 사람이 있으니 미칠 것 같은 상황이다. 사실 펜벤다졸처럼 경계선을 명확하게 비난할 수 있는 행위도 있지만 수입을 목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의료 행위를 하는 의료인이 무지 많다. 이들을 대놓고 비난하기가 너무 어렵다. 사회가 점차 근거 중심의 의료 행위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면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제는 NO…자연스러운 정화가 답 닥터짹: 규제가 말은 쉬운데 안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피하는 방법이 나온다. 전체적인 인식이 좋아져야 한다. 이상철 교수: 수가 정책에 문제가 있는 의료시스템에서 2차 병원이 살아남지 못하고 있다. 비타민 요법, 온열요법을 함께 하면서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의학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렇지만 행위로만 규제하기 시작하면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사회적 인식을 바로 가져가기 위한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유튜브 콘텐츠도 선을 넘는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하면 이슈가 되고 그것들이 무너지고 자연스럽게 정화되는 형태로 가야 한다. 박혜성 원장: 유튜브도 노란딱지(광고 제한 또는 배제 아이콘으로 유튜브가 약관을 지키지 않은 콘텐츠에 붙이는 경고 표시) 등을 통해 자체 규제를 하고 있다. 낮은 근거로 이야기하는 의사들의 행동이 거슬리긴 하지만 유튜브는 철저히 시장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경쟁, 필요에 의해서 가는 게 맞다. 닥터짹: 유튜브 구독자는 TV 앞에 있는 대중과 다르다. 하나의 방송국을 챙기고 봐주는 사람들이 아니고 크리에이터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사람들이다. 잘못하거나 헛소리를 하면 바로 지적한다. 시청자가 내용에 대해 스스로 검증하고 토론하면서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유튜브, 시작은 쉽지만 성공은 어렵다" 박혜성 원장: 의사가 진료실에 앉아 오는 환자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소통을 해야 한다. 의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환자 눈높이에서 환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유튜브를 시작하기는 쉽지만 구독자를 늘려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유튜브를 통해 소통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상철 교수: 자기만족이나 기록을 남겨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누구나 유튜브에 뛰어들 수 있다. 유튜브는 의사 활동 중 추가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여기에 올인하는 의사들은 많지 않다. 스트레스를 너무 크게 받지 않으면서 해야 한다.
닥튜버들에게 물었다…의사들은 왜 유튜브에 열광할까? 2020-01-02 05:45:57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진료실은 좁다. 유튜브의 바다로 뛰어들어 환자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의사들이 점차 늘어나 의사유튜버의 줄임말인 '닥튜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환자들과의 소통의 장을 확대하는 닥튜버들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지난한해 동안 닥튜버들이 많은 곳에 초청받아 강연을 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본사 스튜디오에 'KSMO TV_대한종양내과학회' 이상철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산부인과TV' 박혜성 원장(해성산부인과), '닥터짹튜브' 닥터짹(신경외과 전문의) 등을 초청해 신년대담을 개최했다.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선 닥튜버는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들이 유튜브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닥튜버들은 유튜브를 통한 환자의 소통이 진료실에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3명의 닥튜버 방향은 다르지만 시작은 하나 '환자 건강' 이상철 교수 : 개인적인 유튜브 채널과 다르게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학회에서 홍보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고 홍보활동을 하면서 민간요법 등의 항암치료 때문에 치료의 적정, 표준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 부분이 환자들에게 잘못 오용돼서 피해를 끼치는 사례를 느끼고 있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는 차원에서 신뢰할만한 기관, 올바른 채널에서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 박혜성 원장 : 은퇴 후에는 성교육을 하고 싶었고 관련된 공부를 꾸준히 해왔다. 글을 읽고 쓰다가 학회에서 발표도 하고 팟캐스트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유튜브에 팟캐스트가 실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산부인과에 오는 환자들이 궁금한 것을 만들어야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다. 닥터 짹 : 레지던트와 펠로우를 넘어가면서 일을 할 때 반복 작업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매번 해야 하는데 반복적으로 설명해도 전달이 잘 안 되니하나의 플랫폼과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가 있으면 개인적인 수고도 줄고 환자에게도 좋을 것으로 봤고, 그것을 기점으로 콘텐츠가 쌓였을 때 아카이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박혜성 원장 : 진료실에서 매번 같은 질문을 받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설명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무료 성교육도 따로 진행 봤지만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환자들이 궁금한 것을 만들고 환자들과 소통이 되는 것 같다. 의사가 된지 30년이 됐는데 어려운 수술을 해도 고맙단 이야기를 잘 못 들었지만 지금은 환자들이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필요한 일을 한다는 생각이다. youtube 닥튜버 순수한 환자와의 소통?…"마케팅&8231;개인브랜드화 목적 없을 순 없어" 박혜성 원장 : 저 뿐만 아니라 현재 많은 산부인과의사들이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다. 환자에게 설명하고 싶은 내용이나 공부한 내용을 알려주지만 많은 닥튜버들의 첫 번째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유튜브를 시작하는 의사들이 강남에 있는 의사들인 것을 보면 설명이 쉽다. 닥터 짹 : 결국 유튜브는 개인의 채널이기 때문에 의사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은 개인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이상철 교수 : 의사가 특정대상자를 위해서 하긴 어렵기 때문에 직접적인 광고라기보다는 스스로의 신뢰도를 올리는 방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향후 환자들에게 신뢰도를 주거나 충성도를 올리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해 보인다. 박혜성 원장 : 마케팅 효과를 봤냐고 물어보면 사실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다. 다만 효과를 보고 안 보고를 떠나서 만약 진료실에서 성교육이든 성상담이든 a부터 z까지 알려줄 수 없기에 의사가 상담을 못해준 것을 업로드 한다면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Q. 하지만 오늘 자리한 세명의 닥튜버의 사례만 봐도 모든 닥튜버가 본인의 정보나 병원명을 오픈하는 것은 아닌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상철 교수 : 종양내과학회 채널인 만큼 오픈해서 하고 있지만 환자나 보호자 중에 영상내용을 바탕으로 의료사고나 무언가 만족하지 못한 환자들이 실제 그 사람에 어필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개인병원이거나 봉직의는 사실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학병원이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긴 하겠지만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닥터 짹 : 개인적으로도 익명으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시는 분들은 다 알고 굳이 찾고자 하면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익명을 유지하는 이유는 댓글 중 환자가 자신은 이런 것 때문에 억울한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댓글이 달린다. 하지만 직접 진료를 본 것이 아니고 그런 것에 대해서 알 수 없다. 언젠가는 오픈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상철 교수 : 물론 과의 특성마다 조금 다른 부분은 있다. 홍보를 많이 원하는 파트에서는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정보제공이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그런 불이익을 막고 싶은 생각이다. 박혜성 원장 : 개인적으로 성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채널로 운영하고 있지만 양면의 날이다. 연예인이 이미지를 먹고살다가 한 번에 끝날 수도 있는 것처럼 닥튜버의 채널도 철학과 역할이 없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닥튜버들 항상 시간이 애로사항…댓글에 상처받기도" 닥터 짹 :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물론 외주라는 방법이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 비용이 부담됐기 때문에 스스로 부딪히는 수밖에 없었다. 영상편집, 자막 등이 사람을 정신 못 차리게 할정도로 시간을 잡아먹고 지금은 그나마 조금 빨리하는 방법을 읽혔지만 다른 일을 다 하고 자투리 시간에 모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상철 교수 : 학회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편집은 외주를 맡기기는 한다. 하지만 20~30분정도 되는 영상을 작업하기 위해 자막과 각주를 다는데 영상 하나당 왔다갔다하는 시간이 1주일씩 걸린다. 아무래도 내용자체가 일반 편집자들이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자막의 포인트와 용어들을 지정해주지 않으며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 박혜성 원장 : 다른 사람이 안하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서 주제를 찾는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제일 실망스럽고 괴로운 것이 나름대로 유익할 것이라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욕하는 댓글이 있으면 신경 쓰인다. 병원 홍보야 일부 될 수 있지만 시골에 산부인과를 하면서 돈이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산부인과의사로서 우리나라 성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인 그곳에 욕이 달리면 굉장히 서운하다.
"따뜻한 온돌방으로 차별화...환자도 의료진도 행복" 2019-12-27 12:00:58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어르신 환자분들이 좋으면, 의료진도 행복합니다." 천안 소재 의료법인 아름다운마음의료재단(이사장 배상혁) 참조은요양병원의 변화와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13년 12월 개원한 천안 참조은요양병원은 도심권 사랑방 같은 친근함 속에 노인환자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몇 안 되는 요양병원이다. 참조은요양병원은 지하 1층, 지상 4층, 150병상 규모로 가정의학과와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 의사 4명과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약사, 보건직 그리고 행정직 등 64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9년 9월 현재, 입원환자 평균 재원 133명을 비롯해 연인원 입원 3만 6481명, 외래 2000명 등 90% 가까운 병상 가동률을 보이는 작지만 내실 있는 진료실적을 지니고 있다. 입원환자 구성비율의 경우, 고도 중증질환이 40%를 넘어선 상태로 중증 중심 요양병원 수가개선을 이미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참조은요양병원의 잠재성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온돌병실 도입 등 파격적 시도와 과감한 투자이다. 기존 침대 중심의 병실 개념을 깨고 노인환자들의 정서를 반영한 온돌병실을 도입해 환자들의 만족감과 탈신체억제 시너지 효과를 도출했다. 치매와 뇌경색 노인 환자들이 지닌 혼자 말과 공격성 등 문제행동이 온돌병실 생활 이후 급감했으며, 침상을 내려오려는 행동으로 불가피했던 손목 억제대는 사라졌고 기저귀 착용 역시 현격히 개선됐다. 참조은요양병원은 온돌병실에 일대일 방식으로 간호인력을 투입해 간호처지와 공동 식사, 취미생활 등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새로운 병실문화를 마련한 셈이다. 또 다른 특징은 중증환자 전담 완화의료 전문병동이다. 완치가 힘들어 대형병원에서 전원된 중환자 전용 병실(ICU)을 별도 마련하고 상시 인력을 배치함과 동시에 간호병동에 이들 환자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설을 설비했다. 무엇보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오너인 이사장의 환자 중심의 마인드이다. 젊은 시절 소위 잘 나간 사업가였던 배상혁 이사장(59)은 당뇨와 심근경색으로 고비를 넘기면서 새로운 목표인 요양병원 개원에 열정을 쏟았다. 개원 초기 일부 의사들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나 마음에 맞는 전문가를 영입 후 환자들을 위하는 정성에 병원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배상혁 이사장은 "제조업에 종사했던 저는 병원 운영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진이다. 김종현 진료원장을 위시해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보건직 그리고 행정직 등 전 직원 모두 참조은요양병원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겠다는 열정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벌려고 요양병원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젊은 시절 당뇨 등으로 큰 위기를 넘기면서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병원이 저에게 주여진 소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의료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 천안과 충남을 뛰어넘어 전국 최고의 요양병원이 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참조은요양병원은 천안 성정동 지역주민을 위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 등으로 지역 내에 신뢰감을 쌓은 상태다. 2016년부터 직원 송년회를 없애는 대신 이사장과 전 직원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소외된 지역 주민을 위해 성금을 주민센터에 전달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배상혁 이사장은 "의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대학과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견문을 넓혀야 결국 병원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환자들과 직원들을 존중한 참조은요양병원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예고했다.
양주 덕정지구 '한국병원' 개원 호재 '낙수효과' 노려볼까 2019-12-23 05:45:58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양주신도시에 위치한 덕정지구가 개원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형성된 지 오래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450병상 이상으로 들어서는 한국병원 호재를 타고 개원가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특히, 한국병원 바로 앞에 부속상가를 짓고 병원 내에 없는 특정과목의 개원을 받으면서 안과, 이비인후과 등의 전문과목은 개원을 노릴 수 있다. 양주 한국병원은 덕정지구에 450병상 규모로 건립 중으로 최대 증축할 경우 650병상까지 늘어날 예정이며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이 위치한 곳은 덕정지구이지만 근처에 큰 병원이 없다는 강점을 살려 양주 신도시 내에 위치한 회천지구와 옥정지구의 유동인구를 함께 흡수한다는 게 병원의 전망이다. 진료예정과목은 ▲내과(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혈액종양내과, 류마티스내과) ▲외과(정형외과, 흉부외과, 일반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임상병리학과 ▲방사선과 ▲통증의학과(마취과) 등 7개 과와 응급의학과다. 개원가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병원과 함께 지어지고 있는 바로 앞의 메디타운상가. 한국병원이 병원 내 진료예정과목을 제외한 다른 전문과목 개원을 받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종합병원 개원 낙수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덕정지구의 중심 상권이 사실상 개원 포화상태인 점을 고려했을 때 신규 개원을 노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핫스팟이라는 점도 매력요인이다. 실제 메디칼타임즈가 회천3동행정복지센터가 위치한 3거리의 주요 상권의 빌딩을 살펴봤을 때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은 물론 정형외과, 산부인과까지 위치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정지구 부동산 관계자는 "상권이 형성 된지 시간이 지난 상태이고 매물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이라며 "중심상권에 위치해 환자들이 많이 오는 상황이라 한국병원 개원 이후의 상황은 예상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덕정지구의 경우 신도시처럼 상권이 형성 된지 얼마 안 된 상태라 늦은 개원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요 상권가와 떨어져 있는 곳의 신규개원 고려가 가능하다. 메디타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건물이 올라가고 있으며, 개원은 2층부터 4층까지 가능한 상태. 현재 피부과 1곳이 문의해 계약에 근접한 상태라는 게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만일 피부과가 개원을 확정짓게 된다면 안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의 전문과목의 개원이 가능하다. 다만, 개원을 고려할 경우 주의해야할 점은 건물 완공시기가 아직 8개월에서 10개월 정도 남은 상태기 때문에 당장 개원을 목표로 알아보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메디타운의 경우 현재 분양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만 임대를 먼저 고려하는 개원가 특성상 그 부분에 대한 문의로 함께 받고 있는 상태다. 분양가는 의원이 개원 가능한 2층부터 살펴봤을 때 2층은 계약면적 실평수 당 1100만원, 3층이 980만원, 4층이 910만 원 선에서 거래가가 형성돼 있다. 덕정지구 메인 상권의 경우 50평을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정도가 평균 가격으로 책정돼 있다. 개원입지 전문가는 "병상수가 많은 병원을 뒤에 두고 겹치지 않는 과목을 진료한다는 점에서 메리트는 있다"며 "다만, 주변 의정부성모병원, 곧 개원할 을지병원 등과 비교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낙수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를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