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생' 비리어드 311억 처방 증가·엑스원도 635% 성장 2015-01-20 06:00:00
|메디칼타임즈 이석준 기자| 서울대병원 입성에 성공한 복제약 '엑스원(엑스포지 제네릭)'이 지난해 처방약 시장에서 전년 대비 무려 635% 성장했다. 기존 오리지널에서 염을 바꾸고 가격을 확 낮춘 차별화 전략이 의료진 마음을 단단히 샀다는 평가다. 1일 2회 DPP-4 복합제 '자누메트'를 1일 1회로 먹기 편하게 바꾼 '자누메트 엑스알'은 출시 첫해에 100억원을 넘으며 단숨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했다. '비리어드'는 311억원이나 처방이 급증하며 '완생' 중 '완생'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메디칼타임즈는 UBIST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100억원 이상 처방약을 전년 대비 분석해 봤다. 증감률 부문에서는 '엑스원'이 단연 돋보였다. 전년 대비 무려 635%가 증가했다. 2013년 15억원에서 1년만에 6배가 넘는 처방액을 끌어냈다. 단 '엑스원'의 2013년도 처방액은 3개월치(10월 출시)다. '타미플루' 역시 2013년 43억원에서 지난해 202억원으로 374% 급증했다. '트라젠타 듀오(136%)', '텔미누보(107%)', '레일라(107%)', '제미글로(102%)' 등 4개 품목도 100% 이상 성장률을 과시했다. CJ헬스케어 박연경 PM은 "엑스원은 다른 제네릭과 달리 암로디핀 아디페이트 염기를 사용했다. 덕분에 광안정성이나 흡수성에서 경쟁품보다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자체 개발 염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염이 달라 단순 생동 시험이 아닌 임상 1상을 거쳐 근거를 쌓은 점도 의료진에게 어필했다"고 분석했다. 처방액 증가 부문에서는 '비리어드'가 군계일학 성적을 냈다. 전년보다 무려 311억원이 늘었다. '비리어드'는 '바라크루드'와 함께 간 전문의들이 초기 환자에 1순위로 쓰라고 권고하는 약물이다. 여기에 최근 모든 약제(다약제 내성 포함) 내성에 단독 투여가 가능하도록 권고한 개정안까지 나오면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았다. 특히, 상당수 소화기내과 교수들이 잘 관리되는 병용 요법에도 '비리어드' 단독 스위치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어 갈수록 입지가 탄탄해지는 형국이다. 서울대병원 김윤준 교수는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 병용처방 환자에게는 테노포비어 단독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트라젠타 듀오'도 223억원 급증하며 DPP-4 억제제+메트포르민 시장에 강자로 떠올랐다. '타미플루(160억원)', '자누메트 엑스알(103억원)', '엑스원(95억원)', '텔미누보(93억원)', '넥시움(57억원)', '레일라(56억원)', '제미글로(56억원)', '리리카(53억원)', '넥실렌(51억원)' 등도 처방액이 50억원 늘며 선전했다.
학교도 다르고 의국도 다른 그들만의 동업 비법은? 2015-01-16 06:00:00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출신 학교도 다르고, 의국도 다르다. 출신 지역이 같은 것도 아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임원이었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데아 성형외과의 국광식, 권장덕, 권성일, 진훈 원장이다. 개원 4년째를 맞은 이들이 알고 지낸 시간은 최소 10년. 대내외 활동을 워낙 활발하게 하다 보니 밥 한 끼도 함께 할 시간이 없는 그들이 지난 14일 저녁 진료가 끝난 후 한자리에 모여 동업 이야기를 풀었다. "의사회 활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활동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성형외과의사회 임원 활동은 끝났지만 각자 또 다른 의사회에서도 임원을 맡고 있죠. 여기에 학술모임, 취미활동 등을 더하면 저녁에 다 같이 얼굴 보기가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권성일 원장) 회의가 아닌 사적인 이야기를 위해 모인 것은 근 6개월 만이라고 한다. 국광식 원장은 "매달 한 번씩 아침일찍 모여 병원 운영 관련 회의를 한다. 업무적인 얘기만 하다가 옛날 이야기를 몇 년 만에 다시 꺼내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웃음 지었다. 성형외과의사회에서 부회장, 기획이사, 총무이사, 학술이사 등의 보직을 맡으며 얼굴을 맞대온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임원 출신이라는 것. 수많은 임원 중에서 이들 4인방이 뭉치게 된 이유는 뭘까. 선봉에는 권장덕 원장이 있었다. "병원에는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혼자서 할 수도 있고, 같이 할 수도 있으며, 봉직의를 둘 수도 있습니다. 내용적으로 수준 있고 질적으로 큰 병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4명 모두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비슷한 목표가 있었고, 시기도 맞았습니다."(권장덕 원장) 네 사람 모두 같은 목표를 위해서 모였지만 뭐니뭐니해도 함께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의사회에서 서로 얼굴을 보고 일을 같이 한지 몇 년이 지나다 보면 인품에 대해서 감을 잡게 됩니다. 사람이 같이 모여서 병원을 하려면 정말 믿을 수 있고, 존경할 만하며, 미래를 함께 얘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진훈 원장) "의리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신뢰, 믿음입니다. 몇 년 동안 비슷한 일을 하고, 서로 보면서 쌓인 믿음이 바닥에 깔리게 된거죠."(국광식 원장) 덕분에 요즘 동업하려면 꼭 써야 한다는 '동업계약서'도 구체적이지 않단다. 국 원장은 "변호사들이 보면 웃을 수도 있다. 계약서라고 쓰긴 썼지만, 그냥 같이 하자라는 내용밖에 없다. 수입 분배 방식이나 동업 계약이 깨졌을 때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 수입도 수술의 많고 적음을 떠나 똑같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번 2시간 일찍 출근해 회의를 하는 것 말고는 얼굴 보기도 힘들다는 이들의 소통 방법은 'SNS'다. 페이스북에 4명 원장만 접근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소통은 늘 하고 있습니다. 의견은 항상 다를 수가 있는데 대부분이 만장일치로 통과됩니다. 규칙은 4명 중 3명이 동의하면 (안건이) 통과되는 식인데, 대부분의 사안이 만장일치입니다."(권장덕 원장) 국광식 원장은 만장일치 비결이 '기다림'이라고 했다. 의견이 다르면 같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일례로 직원 인센티브 같은 인사문제는 개원 이후 끊임없이 나온 문제지만 해결이 안 났다. 국 원장은 "개원할 때도 등장했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얘기됐었는데 의견이 서로 달라 기다리고 있다. 생각이 아예 다르면 안 하다가 비슷해지면 하면 된다"고 낙관했다. 4년간 동업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의사회 임원 경험이 다른 의료기관 보다 의료계의 문제점을 빨리 인식하고 즉각 병원 운영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의사회에서 정책적인 문제들을 조정하는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병원 운영에 선제적으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자동제세동기(AED), 산소공급장치, 수술실 등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일어나기 전 모두 갖췄습니다."(국광식 원장) "자기발전을 위해 항노화연구회 등 학술 모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일했던 경험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구모임도 스스로 찾게 된 것입니다. 자기발전을 해야 환자한테 잘할 수 있고, 병원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권성일 원장) 그렇다면 4년간 무탈하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동업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권장덕 원장은 '의무'와 '배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무라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의무는 없고 권리만 주장하면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자신의 위치에서 의무를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 원장도 "여러 명이 모여서 규모를 키웠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각자 자기가 할 일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로에게 바라는 한마디 '건강' 새해를 맞아 서로에게 덕담을 한마디씩 해달라는 요청에 공통으로 내놓은 걱정은 '건강'이었다. 권장덕 원장은 국광식 원장에게 "늘 하던 대로 하시고, 살만 조금 빼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국광식 원장은 권성일 원장에게 "개원 후 가장 변화가 없는 사람이 권 원장이다. 출퇴근 시간도 정확하고 늘 똑같다. 올해는 똑 부러지는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가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권성일 원장은 진훈 원장에게 금연을 권했다. 그는 "진 원장은 기관지가 안 좋아서 기침을 자주 한다. 저는 일을 오래 하고 싶어서 운동한다. 건강이 허락지 않으면 아무리 하고 싶어도 못한다. (진 원장은)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다." 국 원장은 권장덕 원장에게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진 만큼 주위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항상 언행과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36시간 오프' 파격 조건에 미달과 딱지 뗐다 2015-01-14 06:06:37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응급의학과 레지던트 2년차 0명, 3년차 2명, 4년차 0명. 지난해 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현황이다. 2년차와 4년차가 각각 한명씩 있었지만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며 그만두는 바람에 3년차 2명 밖에 남지 않은 암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2명 정원에 별도 정원 1명까지 포함해 총 3명의 정원을 채웠다. 기존에 있던 레지던트도 줄줄이 빠져나가던 이 곳에 갑자기 어떻게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난 것일까. "업무 강도, 수련환경 선택의 중요한 기준" 그 배경에는 파격적인 수련환경의 개선이 있었다. 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는 올해 '12시간 근무 후 36시간 오프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미달과 딱지를 뗐다. 응급의학과는 오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긴 하지만 대부분 12시간 근무 후 12시간 오프를 주는 게 대부분. 앞서 명지병원 응급의학과가 12시간 근무에 24시간 오프 시스템을 구축해 전공의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여기서 더 나아가 36시간 오프를 선언한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성심병원 안희철 응급의학과 과장은 "사실 전공의 모집을 위해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행히 1년차 3명이 충원되면서 레지던트가 총 5명으로 늘어나 36시간 오프를 보장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 8만여명의 환자가 응급실을 내원할 정도로 환자 수가 많아 레지던트들의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수련환경 개선 즉, 업무 강도가 수련병원을 선택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의국 분위기 좋아서 지원했어요" "저는 꼭 이 병원에서 수련받고 싶습니다. 인턴을 하면서 이 병원 산부인과에서 수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주대병원 교육부련실에 레지던트 원서접수를 위해 찾아온 한 인턴은 강력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타 의대 출신인 그가 한사코 아주대병원에서 수련받기를 원한 이유는 뭘까. 그 답은 의국 내 분위기에 있었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곁에서 지켜본 산부인과 의국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실제로 아주대병원 산부인과는 2015년도 레지던트 모집에서 정원 3명에 총 5명 지원자가 몰렸다. 자병원 TO를 감안해 충원했다고 하더라도 높은 지원율이다. 특히 산부인과 지원자 상당수가 아주대병원 인턴 출신이라는 점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사실 아주대병원 산부인과도 지원율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지원자를 찾지 못해 교수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며 레지던트의 빈자리를 채우기 일쑤였다. 하지만 아주대병원 산부인과는 의국 분위기 쇄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당장 전공의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교수들이 당직은 물론 응급실까지 챙기며 그나마 남은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을 줄였다. 다른 전공과목 전공의들은 잡무와 과도한 업무로 시달리지만 산부인과 전공의들은 배려 속에 수련을 받았다. 전공의가 소수이다 보니 도제식 교육이 원활해졌고, 교수들도 전공의 한명 한명 손수 챙기며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왔다. 노력에 대한 결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아주대병원 교육수련부 한 관계자는 "당시 좋아진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로 지원하는 인턴들이 지원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간판이나 교수를 쫓아 수련병원과 전공과목을 결정했지만 최근에는 좀 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셈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은 "과거에는 병원 간판이나 지도 교수님의 명성만 보고 수련을 결정했지만 최근에는 많은 요인이 작용한다"며 "특히 수련환경이나 의국 분위기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지원율 보증수표 '대형병원'…"일단 믿고 간다" 2015-01-12 06:00:33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서울아산병원 외과 레지던트 2년차 김OO씨가 병원 내 동물실험실에서 돼지로 복강경 수술을 연습 중이다. 지난 달에는 쥐를 대상으로 혈관수술 술기를 익혔다. 한달에 2번씩 참여하는 술기 실습과정을 거치면서 수술에 자신감이 붙었다. 이 상태라면 레지던트를 마치고 나갈 때 쯤이면 꽤 난이도 있는 수술도 가능할 것 같다. 그는 역시 대형병원에서 수련받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삼성서울병원 인턴 이OO씨는 요즘 술기를 익히느라 바쁘다. 다른 병원으로 간 친구들은 자신은 의사인지 심부름꾼인지 헷갈릴 정도로 잡무에 바쁘다고 하지만 단순 업무를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니 대접 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레지던트 수련도 이 병원에서 받고 싶다. 2015년 레지던트 모집에서 높은 지원율을 보인 대형 대학병원의 수련환경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젊은 의사들이 소위 빅5병원이라고 칭하는 대형 대학병원을 선망해 마지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잡무는 최소화 술기 등 수련에 집중" 인턴이 몰리는 대형 대학병원의 공통점은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대학병원에서 수련과정을 마치고 나면 전문의로서 어떤 의료기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든든한 무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 서울아산병원 외과는 필수 술기제도를 도입해 모든 전공의가 기본적인 술기를 익혀야 수련을 마칠 수 있다. 레지던트는 실제 수술장에서 충수 절제술부터 복강경 담낭 절제술, 간담도 문합술 등 1년차부터 4년차까지 연차에 맞게 난이도를 높여가며 집도 경험을 통해 술기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 물론 레지던트 집도는 교수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한다. 이에 앞서 평소 월 2회씩 돼지나 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복강경 및 혈관 미세 문합술 연수를 통해 술기를 익힌 것이 술기에 큰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김OO(외과 레지던트 3년차)씨는 "환자가 많다보니 업무 강도는 높다. 하지만 그만큼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수술실에선 SA(Surgecal Assistant)간호사가 병동에선 PA(Physician Assistant)간호사가 각각 잡무를 맡아주니 수련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대형병원은 환자가 많기 때문에 편하게 수련을 받으려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수련을 받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도 지난해 인턴에 한해 적용했던 전공의 임상술기 인증제를 올해부터 레지던트까지 확대했다. 술기 인증제란, 인증 받은 술기에 대해서만 환자 시술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는 전공의가 술기를 익히도록 독려하는 장치다. 교육수련부 관계자는 "술기 인증제는 전공의들이 난이도에 따른 필수 술기를 익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라며 "의사 본연의 업무인 환자 진료 능력을 키우는 게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자체적으로 인재양성 프로그램 'RHCP(Residency HIPO(high potentisl) core program)'을 도입, 수련이수 학점제를 통해 직급별로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와 원어민 교사를 1:1로 배정해 해당 전공의가 외국어 논문 작성 등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삼성서울병원에서만 볼 수 있는 시스템. 전공의들은 언어 실력에 따라 최소 6개월 이상 원어민과 1:1로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각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임상 교수들에게 수련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전공의들은 평소 책이나 방송을 통해서 접했던 교수들이 수술하는 것부터 환자를 응대하는 것까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권준수 교육인재개발실장은 "각 임상교수가 각 분야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전공의 수련에 임하고 있다"며 "도제식 교육을 근간으로 하는 의학교육의 특성상 우수한 교수진이 있다는 것은 상당한 강점"이라고 자평했다. 유급휴가·멘토제 등 전공의들 만족감 높여 대형 대학병원의 수련환경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시스템, 휴가, 연봉 등에서도 부수적인 부분에서도 전공의를 위한 배려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연 14일 휴가를 보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병원에 비해 많게는 1.5배 이상 높은 급여를 보장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연 14일 휴가보장과 함께 전공의 1인 1베드를 지급, 휴식공간을 보장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병동 옆에 달린 당직실 이외 2인 1실 숙소를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환자가 많은 대형병원 특성상 수련 강도가 높은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일할 때는 힘들더라도 쉴 때는 확실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는 게 두 수련병원의 공통점이다. 또 삼성서울병원은 모든 교직원에게 제공하는 30만원 복지카드 혜택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14일 휴가는 유급휴가로 제공하고 '선택적 복리후생 제도' 즉, 자기개발 및 여가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연 60만원)를 지원한다. 전공의가 병원 내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인턴 멘토제와 전공의 간담회 등은 삼성서울병원만의 특이한 시스템. 인턴 멘토제는 교육수련 담당 교수와 교육위원회 및 진료과목별 교수 각각 한명씩 멘토 교수로 위촉해 인턴 3명 당 멘토 교수 1명을 한조로 편성하는 것으로 수련과정에서의 고민을 해결해준다. 전공의 간담회는 원장단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직접 레지던트의 목소리를 듣고 수련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삼성서울병원은 기본적으로 타 학교 출신이 비율이 높다보니 텃새는 물론 선후배간 경직된 분위기도 없는데다가 간담회를 통해 불편한 점을 얘기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두고 있어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큰 편이다.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단순히 임상의사를 양성한다는 것 이외에 국가적으로 의학계 리더를 키운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육인재개발실장은 "단순히 기술자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국가 의학발전을 고민하는 의사를 키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공의 교육에 리더십, 국제적 감각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수련 이후 대형병원의 후광은 계속된다 여기에 수련 이후 인맥은 덤이다. 서울아산병원은 활성화 된 동문회가 큰 자랑거리다. 외과의 경우 동문끼리 메신저 방은 만들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눈다. 외과 조용필 의국장은 "메신저에 참여하는 동문이 총 183명에 달한다"며 "환자에 대한 논의부터 외과 관련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문라운지를 늘 개방, 수련 이후 술기를 익히고 싶을 때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 의국장은 "개원해서라도 추가적으로 술기를 배우고 싶다고 연락을 해오는 동문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동문은 숙소(동문 라운지)에 묵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올해 동문회 결성을 추진 중이다. 교육수련실 관계자는 "지난해 동문의 밤에 참석한 동문들이 동문회 결성에 대한 요구가 많아 올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동문 간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닥터 연구실 앞 무한 대기자…나는 제약사 MR이다 2015-01-08 06:05:01
|메디칼타임즈 이석준 기자| 오늘은 내 노력이 빛을 발할 때다. 엄동설한에 얼마나 발품을 팔았던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허니버터칩'이 그리 예뻐 보일 수가 없다. 진료실 대기실에 앉아 '이 친구 참 센스 있단 말이야'라는 의료진 피드백을 기대하며 '장그래' 웃어본다. 나는 다국적 제약사 영업사원이다. 짧게는 MR(Medical Representative)로 불리며 사전적 의미는 의학정보전달자다. 뭔가 거창하고,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는 잊은지 오래다. 국내 제약업계 현실상 우린 그저 의료진에게 말 잘 듣는 존재일 뿐이다. 새 임상 데이터를 수시로 제공하고 노무와 편익을 제공하는 뭐 그런 정도다. 그 외의 역할은 솔직히 찾아보기 힘들다. 연말이 다가오자 모든 회사원이 그렇듯 나 역시 실적 압박에 쫓긴다. 원래 영업을 잘 해왔던 터라 연초 목표치가 높았는데 이것이 발목을 잡았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으로 활동의 폭이 줄다 보니 목표 달성에 빨간등이 켜졌다. 잘한다고 오냐오냐 칭찬받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 아침 회의 때는 오랜만에 된통 깨졌다. 회사에서 핀잔을 들으며 정신없이 나왔지만 오늘은 발걸음이 가볍다. 그저 과자일 뿐인 이 녀석 '허니버터칩' 때문이다. 의료진에게 점수 좀 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꽤 들뜬다. 진료실 대기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모처럼 즐겁다. '허니버터칩' 주인공은 관련 질환 키닥터다. 그래서인지 오후 시간인데도 환자들이 줄을 섰다. 나 역시 약속은 했지만 만남이 30분째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불만은 없다.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진 만남을 위한 기다림은 제약사 MR만의 미덕 아닌 미덕이 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이내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약속 시간이 40여 분 지나고 진료실 문이 열린다. 간호사가 들어와도 좋다는 손짓을 한다. 훈련병 시절 조교가 나를 지목했을 때처럼 재빠른 동작으로 진료실로 달려간다. 그리고 교수님께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 모니터에 시선을 응시한 채 교수님이 묻는다. 얼굴 좀 쳐다보면 어디 덧날까라는 생각도 찰나, 이내 긴장을 한다. "무슨 일로 보자고 했어?" "네, 다름 아니라. 새 임상 데이터가 나와서 전달하려고 왔습니다. 풀 데이터는 물론 간략한 서머리도 준비했습니다." 데이터 얘기는 장황해서는 안된다. 관련 분야 최고 브레인 앞에서 아는 척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괜히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 묻는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다. 진료실에 들어간 지 1분 정도 흘렀을까. 데이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나고 가벼운 대화가 이어진다. "자료는 거기 놔두고… 요새 일은 할 만해?" "네,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 잘 됐구먼. 그럼 또 보자고…" 헤어질 시간이다. 비장의 무기 '허니버터칩'을 꺼낼 타이밍이다. "왜 안 가고 서 있어?" "다름 아니라 이 과자가 그렇게 유명세를 탄다고 해서 한 번 구해봤습니다. 교수님도 맛보시고 자녀들에게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해서 준비했습니다. 그럼 임상 데이터와 함께 놔두고 가겠습니다." 과자일 뿐인데 효과가 좋다. 나를 만나고 한 번 안 웃던 교수가 살짝 미소를 보인다. 센스 있다는 소리도 나왔다. '안 그래도 애들이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해서 골칫거리였는데'라는 추임새도 달아준다. 이때다 싶어 새 임상 데이터에 대한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의미 있는 데이터라는 피드백도 얻었다. 목표 달성이다. 회사 디테일 기록지에 뭔가 적을 수 있는 의료진 멘트가 하나 생겼다. 그렇게 '허니버터칩'은 1분 머물 진료실에 무려 3분을 넘게 있도록 도와줬다. 진료실을 나왔다. 이제는 새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앞으로 이런 과정을 3번 더 해야 한다. 오늘은 일명 '허니버터칩 데이'니까. 남들은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미생 중의 미생이라고 부른다. 나름 SKY 출신에, 스펙 쌓기 등 그 고생해서 들어간 글로벌 회사에서 의사 비위나 맞추고 있느냐는 잔소리도 상당하다. 극단적으로 "너가 의사한테 과자나 사다주려고 영업사원하냐. 한심하다"는 소리도 듣는다 물론 이런 생활에 가끔 회의도 든다. 리베이트 등으로 잡상인 및 영업사원 출입금지라는 병원 내 스티커를 볼 때면 욱하는 성격에 화가 치민다.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내 고객은 사회 최고의 브레인이다. 또 환자를 살리고 치료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의약품을 알리는 직업이다. 허니버터칩으로 좋은 약을 한 번 더 처방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걸로 됐다. 모르겠다. 내 인생이 미생인지 아닌지는. 하지만 언제까지나 인생은 미생이 아닌가. 의사라도 지금 살고 있는 삶이 완생은 아닐 것이다. 병원장도, 교수도, 펠로우도, 전공의도 역시 미생일 것이다. 본질은 자신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설령 과자를 사다주는 일이라도 말이다. 미생 역시 완생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니까. 오늘은 비록 과자를 들고 다니는 제약사 MR이지만 더 나은 내일은 분명히 온다. 아니, 지금의 미생은 내일의 완생을 그렇게 기대해본다.
월급 사장의 비애를 아는가…나는 대학병원장이다 2015-01-07 06:05:46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아 이제 다 모이신 건가요?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결국 단상에 올랐다. 센터의 모든 의사가 모인 자리. 이번 교수 회의에는 임상 교수와 전임의까지 모두 불렀다. 나는 이제 특단의 대책이라는 말로 지겨운 연설을 시작해야 한다. 비상경영체제다. 분발해야 한다면서. 사실 말은 그럴싸 하지만 결국 돈 아껴쓰고 돈 많이 벌라는 말이다. 말을 꺼내자 마자 교수들의 얼굴이 구겨진다. 차마 내 눈도 처다보지 못하는 전임의들은 대체 왜 내가 여기에 앉아 있나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그렇겠지. 나도 다 겪은 일이다. 교수들은 정년이라도 보장돼 있으니 배째라고 버티면 그만이지만 그들은 어찌 보면 계약직 아닌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그들에게 이러한 말이 얼마나 가슴에 비수로 꽂힐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소신과 신념도 좋지만 다들 어려울때 아니겠습니까. 힘을 모아 분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저도 얼마나 죄송하고 답답하겠습니까." 유독 김명민 교수의 얼굴이 눈에 띄었다. 의도한 바는 아닌데 괜시리 말을 하며 처다볼 수 밖에 없었다. 병원내 진료실적 꼴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괜시리 밉다. "죄송합니다. 더 분발하겠습니다." 김 교수가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꺼내놓는다. 따지고 보면 그가 뭐가 죄송한가. 하루에 100명이 넘는 외래 환자를 보고 틈틈히 수십건의 수술을 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저 말 그대로 수익이 적을 뿐이다. 빌어먹을 그 진료수익 말이다. 나도 가운을 입은 의사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그리 기분 좋을리가 없다. 거기다 이들은 다 내 후배고 제자들 아닌가. 스승으로서 못할 짓을 한다는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나는 의사가 아닌 경영자가 돼야 한다. 의사 면허를 받아든지 벌써 30여년. 생각해 보니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처음 모교 병원에서 인턴을 시작하며 의국 청소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다. 어레인지에서 밀려 그토록 원하던 흉부외과를 가지 못해 울분을 토하던 것도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 참 많이도 변했다. 선배에게 이단 옆차기를 맞아도 아무 말도 못하던 것이 전공의였다. 교수들의 조인트에 무릎에 감각이 있었었나 싶기도 했다. 쓰라린 배신의 기억도 이제는 추억이다. 꼭 교수 만들어 주겠다며 펠로우로 불러 뒤치닥거리를 시키던 그 교수. 3년이나 부려먹었는데 단칼에 나를 버렸다. 꼭 만들어 주겠다던 교수 자리는 이사장 친척이 날아와 차지했다. 그래도 미안했는지 브렌치 병원에 펠로우 자리는 만들어줬다. 그렇게 나는 변해갔다. 근면, 성실, 의학에 대한 열정. 그런 것들은 대학병원이라는 전쟁터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늙은 여우같은 교수 뒤치닥거리를 하며 배운 것은 바로 정치였다. 그래도 그것만큼은 철저히 익혔으니 배운 것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려나. 3년간의 내공과 2년간의 노력 끝에 결국 나는 교수 명패를 받아들었다. 뒤돌아 보면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모교 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만큼 나는 동기들보다 빠르게 진급을 해 나갔기 때문이다. 동기들이 조교수로 수년째 썩고 있을때 나는 부교수, 정교수로 빠르게 승진해갔다. 그만큼 나는 동기들보다 빠르게 대학과 병원 생리를 익혀갈 수 있었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낫다 했던가. 다른 동기들이 노 교수들을 보필하며 어시스트를 하고 있을때 나는 빠르게 수술 건수를 쌓아 나갔다. 그만큼 병원에서도 나를 팍팍 밀어줬다. 그럴수 밖에. 나는 이미 병원을 먹여 살리는 스타 의사였으니까.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브렌치로 떨어져 나갔던 나는 그 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모교 병원에 입성했다. 그것도 동기들보다 먼저 '장'자를 달고. 홍보실장도 장이다. 장 자도 한번 달아봐야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오호 이 자리는 한직이 아니었다. 언론에 계속해서 내 이름이 나가다 보니 정말 스타 의사로 발돋음을 하고 있었다. 굴러온 돌이라고 눈에 가시처럼 보던 교수들도 나를 찾아와 방송 출연을 부탁했다. 이제 나는 더이상 굴러온 돌이 아니었다. 기획실장, 센터장, 부원장으로. 한번 단 장 자는 이제 나를 로열 로드로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가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병원장은 맡는 것이 아니었다. 병원장에 취임하자 마자 병원계의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병원장실에 앉아 결재만 하던 과거의 자리가 아니었다. 이 모든 책임은 나에게 돌아왔다. 하루에 한번씩 이사장실에 불려가는 것이 일과가 됐다. 이제는 대책 보고서를 내놓으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다고. 사실 말이 좋아 병원장이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인사도 예산도 단 하나도 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모든 비난과 욕은 내 몫이다. 직원들은 내가 인사와 예산을 결정하는 줄 아는 모양이다. 아니라고 해명할 수도 없고 감당해야지 어쩌겠나. 그렇게 온갖 악역은 내 몫이다. 오늘처럼 돈 더 벌라고 채근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사실 진료 수익이 올라간다고 내 월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음주 이사회에서는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단다. 아마도 국내 1위 연구실적 뭐 그런 목표가 내려오겠지. 병원이, 교수가 무슨 자판기인줄 아는 모양이다. 그럼 이제 다시 악역이 나서야 한다. 나는 다시 교수들을 불러모으고 연구실적 강화니 하며 압박해야 겠지. 필요하면 부교수, 정교수 발령에 필수 사항으로 넣는다며 협박도 해야 한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대학에서 나가 진짜 병원장을 해볼 것을 그랬다. 명함뿐인 병원장 아직도 임기가 1년이나 남았다. 그안에 리베이트 사건이나 없었으면 좋으련만. 리베이트 받는다고 나한테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사건만 나면 왜 병원장을 불러대는지 모르겠다. 다른 병원처럼 영업사원 출입금지 팻말이라도 붙여야 하나. 이사장님한테 건의해 봐야겠다. *이 기사는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건을 에피소드로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병원이나 인물과 무관합니다.
승진에 목마른 월급쟁이…나는 의과대학 부교수다 2015-01-06 06:05:01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네 교수님. 거의 다 왔습니다. 수술복 갈아입고 바로 들어갑니다. 3번방 먼저 정리하고 4번방으로 가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수술방에 들어온지가 5분이 다 되어 가는데 펠로우가 보이지를 않는다. 세상 많이 좋아졌다. 펠로우가 교수보다 늦게 수술방에 들어오다니. 전화받고 한다는 얘기가 더 가관이다. 수술복이 없어 가지러 갔다고? 아까 수술복 쌓여있는걸 보고 왔구만. 교수한지 10년이 넘었는데 펠로우 거짓말에 넘어갈까. 그래 어디까지 가나 한번 보자. "교수님 본의 아니게 늦었습니다. 빨리 정리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헐레벌떡 뛰어온 연기는 일품이다. 하지만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 "야 이 XX야. 똑바로 못하냐? 수술방이 놀이터야? 니 맘대로 왔다 갔다 재밌냐?" 안다. 이 놈이 그래도 나한테 배운 것만 근 10년이다. 이제 어디 내놔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성실한 놈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병원은 보는 눈이 많다. 그리고 나는 아직 부교수다. 공연히 내 라인이네 말이 돌면 이 놈한테도 좋을 것이 없다. 요즘 나도 과장 눈 밖에 나서 고생인데 썩은 동아줄 매달리게 할 수는 없지 않나. 작은 잘못이라도 호되게 깨야 한다. 그래야 동정표라도 얻는다. 그래. 나도 저럴 때가 있었다. 교수 명패만 바라보며 앞뒤 없이 뛰던 시절이. 교수만 되면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질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동기들 모두 조교수 명패 달고 축하연을 할때 나는 펠로우를 6년이나 해야 했다. 그랬다. 나는 정치를 몰랐다. 모두가 앞다퉈 좋은 논문 거리를 교수들에게 안겨줄때도, 수술 보조를 도맡겠다 자원할때도 나는 그들이 왜 그러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내 할일만 잘하면 되는 줄만 알았다. "김 선생은 말이야. 늘 한결같아서 참 친해지기가 어려워." 당시 주임 교수의 말을 나는 칭찬으로 들었다. 그 말의 뜻을 나는 교수가 된 다음에야 깨달았다.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었는지. 내가 생각하는 교수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최선의 치료법을 연구하고 고난이도 수술을 전파하는 의학자. 또 그 학문과 술기를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선생님. 그러나 교수 10년차에 접어드는 지금.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꿈이었는지를 절실하게 알아간다. 교육? 연구? 당장 다른 교수들만큼 환자를 확보하기도 힘든 일상이다. '띠리링' 때 마침 모니터에 메시지가 도착한다. '김명민 교수님. 5일 오전 외래 환자 38명 진료. 초진 9명. 재진 29명. 오후 수술 3건.' 어제 나의 성적표다. 아 또 과장에게 끌려가 깨질 일만 남았다. 우리 센터에서 내가 늘 꼴찌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환자가 말을 하고 있는 중에 도저히 그만 나가라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수술방에 들어가지도 않고서 집도의를 내 이름으로 올리는 것도 도저히 못하겠다. 그것이 정직한 것 아니냐고 자위하기에는 요령이 없다는 자괴감이 앞선다. 그렇다고 환자들이 좋아하는 명의도 아니다. 나는 환자들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다른 교수들은 싹싹하게 잘도 설명하더만 나는 단답형 대화가 전부다. 더러워서 그냥 개원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내 접는 이유다. 교수로서도 인기가 없는데 개원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나. 이럴 줄 알았으면 정말로 의대 오지 말고 교사를 할 것을 그랬다. 다들 공무원이 딱 적성에 맞는다고 했는데 왜 흘려들었을까. 교사보다는 교수가 낫지 않느냐는 말에 택한 진로. 하지만 하루하루 이렇게 스트레스의 연속일줄 몰랐다. 연구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교수인줄 알았건만. 매일매일 날아오는 이 문자는 무엇이고 승진 논문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SCI에 논문만 실려도 칭찬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 1년에 한편씩 논문을 쏟아내야 한다. 하나만 모자라도 승진 누락이니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김명민 선생. 1회의장으로 오세요." 올 것이 왔다. 진료과장의 호출이다. 아 그러고보니 지난 4분기 실적표가 나왔나보다. 예고도 없이 바로 오라는걸 보면 화가 많이 났나보다. 또 20분은 잡혀 있겠네. "아 이제 다 모이신 건가요?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헉. 병원장이다. 센터장부터 진료과장, 교수들에 펠로우들까지 회의장을 꽉 채웠다.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센터 실적이 너무 떨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병원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요. 이대로 가면 센터 이대로 운영 못합니다. 우선 개선안 마련해 보고해 주시고 장기적으로 예산 절감안 마련해주세요." 펠로우들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렇다. 이것은 사실상 선전포고다. 이대로 운영할 수 없으니 수익을 더 올리지 않으면 구조 조정까지 불사하겠다는 통보다. "소신과 신념도 좋지만 다들 어려울때 아니겠습니까. 힘을 모아 분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저도 얼마나 죄송하고 답답하겠습니까." 원장의 시선이 나에게 꽂힌다. 왠지 나를 보며 말을 하는 것 같다. 왜 이렇게 돈을 못 버냐고 다그치는 것 같다. 죄인이 된 느낌이다. "죄송합니다. 더 분발하겠습니다."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성적표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나. 교수 발령이 물 건너 가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또 동기들보다 부교수를 몇년 더 해야 하나보다. 그나마 다른 병원은 연봉 디센티브 제도까지 도입한다는데 그렇게 안 된 것이 어디인가.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아보지만 그것도 잠시다. 지금은 교수 트랙만 올라서면 무난하게 정년을 채우던 시대가 아니다. 갑자기 만년 부장의 설움이 얼마나 큰지 아냐던 동창의 얼굴이 떠오른다. 오늘은 그 놈과 술이나 한 잔 해야겠다. 그래. 만년 부장과 만년 부교수가 한 잔 기울여 보자. 그것이 월급쟁이 인생 아니더냐. *이 기사는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건을 에피소드로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병원이나 인물과 무관합니다.
"아직 교수가 되지 못한 자…내 이름은 전임의다" 2015-01-05 06:05:35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야 이 XX야, 여적 안 열어 놓고 뭐한 거야. 짬밥 좀 먹었다고 퍼졌냐? 제대로 못해?" 수술방 차고 들어오는 소리가 심상치 않다 했다. 역시 김 교수다. 9시 10분에 들어온다더니 왜 9시도 안돼서 수술방에 들어와서는 개복 안해놨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뭔가 억울하지만 어쩔 수 있나. 나는 을 중의 을인 임상 강사 2년차. 환자들은 나를 교수님이라고 부르지만 교수들에게 난 그저 '야', '이 XX'일 뿐이다. "죄송합니다. 10분에 들어온다고 하셔서 준비중이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마치겠습니다." 머리가 땅에 닿을때까지 인사를 해봐도 별 수 없다는건 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최소 30분 짜리다. 전공의 애들이랑 간호사들도 있는데 정말이지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꺼져 이 XX야. 옆방이나 제대로 해놓고 10시에 마무리나 하러 와. 너 논문 레퍼런스는 찾아 놓은거야? 아침까지 보내라는 말 못 들었어?" 아 맞다. 어제 꼬박 밤을 새워 만들어 놓고서 메일 보내는걸 깜빡했다. 하지만 나도 벌써 병원 밥이 10년이다.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보시기 편하게 출력해서 책상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보조 책상에 놔둬 눈에 안 띄셨나 봅니다. 결재 서류 옆 쪽에 놨는데…." 쫓겨나 듯 수술방에서 나와 문이 닫히자 마자 눈썹이 휘날리게 뛴다. 수술복에 컴포트화를 신었지만 그게 대수인가. 정확히 10분 내에 출력해서 결재 서류 옆에 놓고 컴백해야 한다. 5년동안 돼지 우리 같던 숙소와 학습실에서 벗어나 드디어 하나 얻어낸 책상. 고물 노트북에 잉크젯 프린터가 전부지만 그래도 병원 안에 유일한 내 공간이다. '지직… 지직 지지직….' 이 놈의 고물 프린터. 정말이지 더럽게 느려 터졌다. 속은 타들어 가는데 이 놈은 아는지 모르는지 차곡차곡 한 줄씩만 출력을 하고 있다. 문득 돌아본 책상 한구석에 학사모를 쓴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이 눈에 띈다. 전공의때 부터 가지고 다녔으니 이제 6년이나 세워놓은 셈인가. 그래 저런 때도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의대 합격증을 받았을때. 그 때의 벅찬 감격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친구들의 부러운 눈길. 동네 방네 전화를 돌리시던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눈빛.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내 이름이 플래카드에 걸렸고 수도 없이 쏟아지는 축하 전화는 덤이었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책상 앞에만 붙어있던 그 고통과 인내의 날을 보상받은 느낌이었다. 슈바이처 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의사가 되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럴 자신이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좋은 의사에 대해 고민을 멈췄던 시간이. 의대 6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누가 캠퍼스의 낭만을 논했는가. 내게 남은건 쪽지 시험에 대한 악몽 뿐이다. 인턴, 전공의 시절은 고민할 시간조차 없었다. 5년간 나는 병원에 서식하는 '인간'이라는 형상만 지닌 미생물이었다. 아무도 나를 의사로 봐주지 않았고 내 호칭은 늘 '야' 또는 '너' 였다. 이름을 찾은 것은 임상 강사에 채용된 후 부터였다. 갑자기 불려지는 '선생님', '교수님' 호칭이 그렇게 낯설기만 했던 것은 그 이유 때문이었을까. 그래 나는 의사였다. 이제부터 내 인생이 시작되는구나 희망에 부풀었다. 다시 한번 좋은 의사에 대해 고민도 시작했다. 그래 나는 이제 전문의다. 그것도 국내 굴지 대학병원에서 '교수님'이라고 불리는 전문의다. 그 희망은 통장에 찍힌 첫 월급을 보고 처참히 무너졌다. 310만원. 의대 6년, 인턴, 전공의 5년, 공중보건의사 3년을 지나 '교수님'이라고 불리는데 까지 14년이 걸렸는데 고작 300만원이라니. 처음 월급 통장을 보던 와이프의 표정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래 몰랐겠지. 전문의 월급이 이정도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겠지. 장모님이 내 월급을 모르시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와이프가 차마 얘기를 못한 것일게다. 덕분에 내 월급은 나와 와이프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밖에서 통용되는 '교수'와 '전문의'라는 타이틀은 어마어마하다. 하다 못해 친척들 경조사에 부조금도 조금 더 생각해야 하고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계산은 내 몫이다. 장모님 여행 비용도 늘 내가 부담한다. 의사 사위가 여행을 보내줬다는 자랑은 장모님 인생 최대의 행복이다. 덕분에 마이너스 통장의 수렁은 점점 더 깊어만 가지만 아무도 이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다. 혹여 계산을 피해볼까 구두끈이라고 묶는 날에는 쫌팽이로 찍히기 쉽다. 병원 밖의 사람들에게 전문의는 엄청난 월급을 받는 부르조아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나도 언젠가는 교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그 희망으로 버티는 순간은 몇 분도 되지 않는다. "야 이 XX야. 너 어디갔어? 너 오늘 왜 이러냐? 내 밑에 있기 싫어? 언제든지 얘기해." 젠장. 10분안에는 찾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화장실 왔다고 하기에는 시간이 안 맞는다. "수술방 나오다 넘어져 수술복이 찢어졌습니다. 여유분이 없어 받아서 가는 중입니다. 금방 도착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아 정말이지 내가 전공의도 아니고. 솔직히 월급 300만원 주면서 뭘 이렇게 시키는지 모르겠다. 이번 달 당직 스케줄만 봐도 그렇다. 어떻게 임상 강사가 전공의보다 당직을 더 설수가 있는지 나는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다. "선배님 오늘 당직이시죠? 고생하세요." 이 말 남기고 수술방에서 유유히 사라지는 전공의를 보면 정말이지 피가 거꾸로 솟는다. 내가 수련받을때만 하더라도 전공의는 하찮은 미생물에 불과했다. 이리 저리 치이는대로 굴러다녀야 했고 조용히 숨만 쉬며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지금 전공의들은 상전이 따로 없다. 특히 우리 외과는 전공의가 없다보니 교수들도 업어 키운다. 괜히 한번 쥐어박았다가는 고소나 안 당하면 다행이다. 그러다보니 당직도, 입원 환자 관리도 다 내 몫이다. 요즘은 주당 80시간제니 뭐니 해서 휴가도 잘 챙겨간다.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당연히 나다. 전공의도 80시간 이상 근무하지 못하게 한다는데 나는 왜 100시간씩 일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도 왜 김 교수는 나만 이렇게 못살게 구는 것일까. 차라리 나보고 돈을 벌라고 하면 마음은 편하겠다. 그래 다 양보하고 당직만 서도 된다고 해도 마음이 편하겠다. 하지만 병원은 전쟁터다. 수십명의 전임의들이 교수라는 단 한자리를 향해 목숨 걸고 뛰어나간다. 필요하다면 논문 대필이 문제가 아니다. 운전기사에 심부름꾼에 필요하다면 얼굴을 가린 쉐도우 닥터 노릇도 해야 한다. 15년을 넘게 꾼 꿈이 무너지는 것은 단 한순간이다. 교수한테 한번 찍히면 그 날로 아웃이다. 근근히 살아남아도 바늘 구멍을 통과하지 못한 펠로우는 쓸데없이 스펙만 높아 취업도 힘든 전문의가 될 뿐이다. 그나마 다행히 2년 뒤 정년 퇴임하는 교수가 둘이나 있다. 어떻게든 그때까지 버티면 혹시나 그 자리가 나에게 돌아올 수 있다. 이를 악물고 2년을 버텨야 하는 이유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묵묵히 쉐도우 닥터로 살아가야 한다. 10분안에 뛰어가서 옆 방 환자 수술 준비를 해놓지 않으면 나는 오늘이라도 짐을 싸야 할지도 모른다. '우웅 우웅' 또 핸드폰이 울린다. 불과 전화 끊은지 몇 분이나 됐다고.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죽느냐 사느냐 보다 더한 고민이다. 하지만 어짜피 올 때까지 전화하겠지.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 "네 교수님. 거의 다 왔습니다. 수술복 갈아입고 바로 들어갑니다. 3번방 먼저 정리하고 4번방으로 가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그래. 전공의 6년차면 어떠냐. 월급이 300만원이면 어떠냐. 지금은 교수 인듯 교수 같은 교수 아닌 나지만 언젠가 교수 명패를 받아드는 날 나도 외치게 될 것이다. 이제야 '완생'의 길에 발을 딛었노라고. *이 기사는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건을 에피소드로 재구성한 것으로 특정 병원이나 인물과 무관합니다.
"당직 선 만큼 수당받으면 교수 월급 안 부럽죠" 2014-11-12 06:00:27
A수련병원 이창석 전공의(가명·3년차·성형외과)는 얼마 전부터 월급이 줄었다는 사실을 알고 맥이 풀렸다. 1, 2년차가 없다보니 3년차임에도 불구하고 밤낮없이 병원을 지키며 당직 근무를 해왔는데 오히려 월급은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안'을 제시한 이후 각 수련병원이 새로운 전공의 수련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나서고 있음에도 오히려 악화된 상황이 그는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방안을 담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시행, 이를 지키지 않는 각 수련병원에 대해 패널티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점으로 각 수련병원은 전공의 당직수당 등 수련환경 개선안에 맞춰 규정을 손봤다. 그렇다면 이창석 전공의의 월급은 왜 감소한 것일까. A수련병원은 수련환경 개선안에 맞춰 기존에 없었던 '전공의 당직수당' 항목을 신설했지만, 기본급은 월 118만원에서 86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추가 항목도 줄였다. 또 기존에는 기본급 이외 교통비, 식대, 상여금, 병실수당, 위험수당, 연장근무 수당 등 항목이었지만 최근 바뀐 월급명세서에는 기본급 이외 당직수당 항목이 생겼지만 식대, 연장근무 수당 항목으로 바꿨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병원이 지급하는 당직비는 그가 실제 당직 일수와 무관했다. 이 전공의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당직을 서고있지만 그가 받은 당직비는 대외 제출용으로 만든 '가짜 당직표'를 기준으로 계산됐다. 그가 실제로 근무한 당직 일수만큼 수당을 지급하려면 하루(12시간 기준) 4만원씩, 한달을 30일로 계산하면 월 당직비만 12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그가 실제 받은 당직 수당은 월 6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자 올해 초까지만해도 240만원대를 유지했던 월급이 얼마 전부터 230만원으로 줄었다. 어떤 달은 200만원까지 줄기도 했다. A수련병원이 전공의 당직수당을 수련 질을 높이기 보다는 병원 운영에 유리하도록 조정한 게 원인이었다. "실제 당직근무 한 만큼 수당을 받으면 교수 월급 안 부러울 것이다. 당직 수당 항목이 생기면 뭐하나. 이럴거면 차라리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이창석 전공의는 각 수련병원의 수련실태에 대해 서류상으로만 자료를 받을 게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 지 세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 그는 매달 정확한 월급 액수와 구체적인 항목을 확인한 적은 없었다. '제대로 들어왔겠지. 설마 병원이 전공의 월급을 떼 먹겠어?'라며 신경쓰지 않았다. 레지던트 근무를 시작하고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신기한 마음에 대충 훑어본 게 전부였다. 그 이후로는 한가하게 월급명세서 항목까지 챙겨볼 여유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월급봉투가 줄었다는 사실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365일 병원을 내 집 삼아 살았는데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한 것일까 한숨만 나온다." 이를 두고 또 다른 대학병원 전공의 대표는 "일부 수련병원은 실제로 당직 근무를 한만큼 수당을 지급하지만 상당수가 편법적으로 병원에 유리하게 바꿔 당직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전공의 입장에선 더 불리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진심으로 수련환경 개선에 관심이 있다면 문서상에 나와있는 실태를 볼 게 아니라 각 수련병원 속을 들여다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초 안에 설명을!"…보건소 독감 접종 예진이 스피드퀴즈? 2014-10-18 06:02:43
"작년에 예방 주사 맞으셨어요? 작년에 맞았을 때는 괜찮으셨어요?" 독감예방접종 시즌을 맞아 하루 1천명씩 상대해야 하는 보건소 공보의가 예진할 때 던지는 최소한의 질문이다. 과거 접종경력이 없거나, 부작용을 경험했을 경우 예방접종 후 어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빠르게 설명한다. 설명까지 걸리는 시간은 10~15초에 불과했다. 공보의들은 매년 이맘 때면 독감 예방접종 과정에서 예진 및 관찰과 관련해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이 때문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지방의 한 보건소 공보의는 "예방접종에서 예진과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은 의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환자가 작성한 사전예진표에 병력을 자세히 적으라고 안내하고 있다. 예진기록지에 근거해서 특이사항이 없으면 환자의 경험 여부에 따라서 말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에 예방접종 예진 항목이 있다. 10분의 시간을 준다. FM대로 하려면 10분은 필요하다는 것 아닌가"라며 "실전은 달랐다. 10분은 커녕 1분 내에 설명하기조차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정석으로 환자에게 불편한 곳을 직접 물어보고 가슴 청진도 하고 예진표 내용도 한번 더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적어도 1~2분은 잡아야 하는데 현재 시스템으로는 무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보의 역시 "급성 알레르기 반응에 대비해 20~30분 관찰실에서 대기하기를 권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하기는 힘들다. 예방접종 직후 집으로 갔다가 가벼운 부작용을 호소하며 다시 보건소로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감백신 부작용 확률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사람들이 몰리면 이상반응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데 관찰과 예진이 잘 이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안전사고 책임은 누가? 공보의가!" 대공협은 안전성과 효용성 등 2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제기했다. 대공협 김영인 회장은 "한꺼번에 많은 인원에게 예방접종을 하면 약품 관리가 소홀해 질 수 있다. 빠른 시간 안에 많은 환자에게 주사를 놔야 하기 때문에 상온에서 주사를 보관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약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예방접종의 효과가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방접종 후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문제도 걸려있다. 김 회장은 "정부는 '공공의료 사업이다. 어쩔 수 없으니 하자'는 식으로 지시만 내리고 안전에 대한 책임은 공보의가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전에 대한 책임은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최악의 상황에 공보의들은 면허를 걸고 예방주사를 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보의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독감 예방접종 시즌만이라도 의사를 늘리거나 환자를 분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공보의는 "제대로 예방접종을 진행하려면 독감 예방접종 시즌만이라도 의사를 고용해 여러명이 예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사는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예산문제에 막혀버린다. 현재로서는 개선방법이 없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김영인 회장은 "접종자가 분산돼야 한다"며 "민간 의료기관에서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음에도 보건소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가격 때문이다. 근처 의원급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가격으로 바우처 제도를 실시하면 환자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팍팍한 의료현실 "이자 갚느라 재테크 여력 없다" 2014-07-08 06:15:19
6년전인 2008년. <메디칼타임즈>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의사 390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2014년 현재. 6년전과 비슷한 문항들로 다시 의사 328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했다. 현실이 팍팍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는 그동안 CT, MRI, 초음파 등 영상수가를 인하했고,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를 전면 실시했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도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원격진료도 하겠다고 한다. 의료계는 행동으로 보여줬다. 전국 의사들이 서울 여의도에 집결하는가 하면 투쟁이라는 명목으로 집단휴진까지 했다. 의약분업 이후 처음이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어려워진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재테크를 방법을 묻는 질문에 11%가 '재테크를 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10명 중 1명 꼴이다. 이자를 갚느라 재테크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빚 때문'이라고 말하는 의사도 있었다. 재테크를 '못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한명도 없었던 6년전과 확연히 다른 결과다. 외제차 대중화 등 사회적 변화 의사 사회도 반영 6년전과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가 의사 사회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008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은 '국산차'를 탄다고 답했다. 외제차를 타는 비율은 20%에 그쳤다. 그랜저가 가장 많았고 소나타, SM5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올해 결과를 보면 국산차를 타는 비율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52.5%가 국산차를 타고 있었을 뿐, 외제차를 타는 비율은 40%로 늘었다. 가장 많이 타는 자동차도 BMW였으며, 아우디가 뒤를 이었다. 국산차는 제네시스, 그랜저, 쏘렌토가 동수를 기록했다. 자동차 뿐만이 아니다. 소주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를 선호했다. 2008년 소주를 마신다는 답변과 맥주를 마신다는 답변이 각각 28%, 23%로 비슷했지만 '소주'가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치킨과 맥주를 뜻하는 '치맥'이 고유 단어로 자리잡을 만큼 맥주가 보편화 된 현재, 맥주를 즐겨 마신다고 답한 사람이 30%를 훌쩍 넘어서며 소주를 앞질렀다. 또 '나홀로 점심'으로 해결하는 의사들도 과거보다 늘었다. 2008년 10명 중 2명만이 점심시간 혼자서 밥을 먹는다고 답한 반면 현재는 그 비율이 35%로 늘었다. 그 만큼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먹는다는 의사도 줄었다. 2008년 62%였지만 2014년 지금은 55%로 감소했다. 물론 바뀌지 않은 부분도 있다. 바로 의사들의 정치성향. 보수 정당을 선호하는걸로도 잘 알려져 있는만큼 '새누리당'에 대한 선호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6년 전 '가장 신뢰하는 당'으로 전체 390명 중 186명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꼽았다. 절반에 가까운 47.7%다. 진보 정당 보다 신뢰하는 당이 없다고 답한 숫자가 159명(40.8%)으로 훨씬 많았다. 6년 후 결과도 비슷했다. 가장 선호하는 정당으로 전체의 46.3%인 152명이 새누리당을 선택했다. 선호하는 정당이 없다는 답변이 30.5%로 뒤를 이었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선호하는 사람이 23.2%를 차지했다.
"BMW 타고 아침 출근, 8시간 진료하고 맥주 한 잔" 2014-07-07 06:15:55
. 오전 7시 집에서 자가용을 타고 회사에 출근한다.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8~9시간 꼬박 일하고 퇴근한다. 저녁에는 친구들과 가볍게 맥주도 한잔 한다. 주말에는 골프를 치며 건강도 챙긴다. 우리나라 의사의 평범한 하루다. 여느 회사원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다. 의사라면 '고급'만 취하는 상위층에 속한다는 일반인의 편견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을 통해 병원과 의원에서 일하는 의사 328명을 대상으로 생활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들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아침 "BMW 타고 오전 8~9시 출근" 의사 2명 중 한명은 오전 8시~9시에 출근했다. 의원의 경우 문을 여는 시간이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적어도 30분 전에는 도착해서 진료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 이른 시각인 7~8시에 출근한다고 응답한 의사가 22%로 뒤를 이었다. 6~7시라고 답한 사람도 18.3%나 됐다. 10명 중 6명은 자가용을 타고 출근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근하는 의사들도 33%에 달했다. 그렇다면 의사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자가용은 뭘까. 절반 이상인 52.5%가 국산차를 타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제네시스, 그랜저, 쏘렌토가 20명씩으로 가장 많았다. 경차인 티코를 탄다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부의 상징'이라고 불렸던 외제차가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와 맞물려 의사들도 10명 중 4명은 외제차를 타고 있었다. BMW를 타는 의사가 44명으로 가장 많았고, 아우디와 벤츠가 각각 24명으로 뒤를 이었다. 점심, 직원과 점심식사…화이자·녹십자, 가장 선호하는 제약사 대다수의 병의원은 오후 1~2시가 점심시간이다. 55%는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지만, 짧은 시간인만큼 35%는 혼자서 점심을 빨리 해결한다고 답했다. 인근 병의원 원장들이나 영업사원과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주변에 있는 약국의 약사들과 밥을 함께 먹는다고 답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진료하는 중간중간 환자가 잠깐씩 없는 사이 찾아오는 제약사 영업사원. 약 60%의 의사는 '약에대한 정보를 주는 영업사원'이 좋다고 했다. 10명 중 2명은 자주 방문하는 영업사원, 17.1%는 식사 등 스킨십이 좋은 영업사원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영업사원의 외모와 선호도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수한 외모의 영업사원' 항목에 답을 한 의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수백개의 국내외 제약사들 중 26곳이 '선호하는 제약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제약사는 국내외를 통틀어 '화이자'다. 44명이 선호하는 제약사라고 썼다. 2위는 녹십자로 24명이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유한양행, GSK가 각각 20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수난을 겪고 있는 동아제약도 16명이 호감을 표시했다. 삼진제약, 한미약품도 16명이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대웅제약, 노바티스, 얀센, 유나이티드제약이 각각 12표를 받았다. 종근당, 대원제약, 일동제약은 8표를 차지했다. 중외제약, 보령제약, 국제약품, 광동제약, 서울제약, 영진약품, 한울제약, 제일약품, 태준제약,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텔라스, 에자이 등도 한표씩 받으며 선호 제약사 명단에 들어갔다. 선호하는 제약사가 없다고 답한 비율도 14.6%를 차지했다. 저녁 "소주보다 맥주…안전한 은행저축 재테크 선호" 이제 퇴근해야 할 시간이다. 47.6%인 156명이 8~9시간 근무했다. 법정 근무시간인 하루 8시간을 잘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10명 중 4명은 그 이상을 일하고 있었다. 9~10시간, 10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20%씩 차지했다. 오늘 하루, 우리 직원들은 어땠을까. 204명인 62.2%가 '환자에게 불친절할 때' 직원들이 가장 얄밉다고 생각했다. 근무태도가 좋지 않은 직원들도 얄미움의 대상이다. 10명 중 1명꼴인 17.1%가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직원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월급 등 경제적 문제로 트러블이 있는 직원이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하룻동안 벌어들인 수입을 어떻게 재테크할까. 절반 이상인 57.3%가 가장 안정적인 방법인 '은행 저축'을 꼽았다. 부동산, 펀드, 주식이 뒤를 이었다. 경매를 재테크 방법으로 활용하는 의사는 없었다. 눈에띄는 것은 10명 중 1명은 팍팍한 현실 때문에 재테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실이다. 이자를 갚느라 재테를 못한다, 여유가 없다, 빚을 갚아야 한다 등 이유도 다양했다. 퇴근은 했지만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싫다. 친구들과 가볍게 한잔 걸치고 싶다. 66%에 달하는 의사들이 소주과 맥주를 즐겨 마셨다. 특히 맥주를 즐겨 마신다고 답한 사람은 36.6%로 소주를 마신다는 사람보다 24명이 더 많았다. 위스키와 와인을 즐겨마시는 사람이 뒤를 이었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도 17%를 차지했다. 늦은 밤, 보금자리인 집으로 가서 또다시 찾아올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10명 중 7명인 70.7%가 '내 집'을 갖고 있었다. 20%가 전세, 8%가 월세에서 살고 있었다. 하루종일 진료실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술까지 한잔 하니 건강 관리는 빼놓을 수 없는 일. 전체 응답자 중 104명이 골프를 즐겨 한다고 답했다. 등산, 헬스, 자전거가 뒤를 이었다. 소수 의견으로 걷기(산책), 에어로빅, 수영, 농구 등이 있었다. 즐겨 하는 스포츠가 없다고 응답한 사람도 16명 있었다.
의대생 61% "귀찮고, 찍힐까 강의평가 좋게준다" 2014-04-08 11:50:23
캠퍼스의 낭만을 느낄 겨를도 없이 빡빡한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의대생들. 과연 그들은 이러한 생활에서 어떠한 불만을 가지고 있을까. 또한 어떻게 이러한 스트레스를 이겨낼까. 메디칼타임즈가 전국 7개 대학 1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들은 만성 수면 부족과 성적 압박을 호소하고 있었다. 조사결과 이들이 의대생활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은 부족한 수면 시간(42%)이었고 지나친 학업량 (21%), 사생활 노출이 심한 분위기 (14%)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의대에서는 각종 쪽지시험과 퀴즈 등 시험을 보는 횟수가 타 학과 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많기 때문에 수면 시간이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이러한 스트레스를 풀고 있을까. 남자 의대생의 가장 많은 취미생활은 '스포츠, 헬스' (25%) 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오락, 게임' (22%), '영화 몇 드라마 감상' (22%)으로 나타났다. 여자 의대생의 경우에는 '영화 몇 드라마 감상'이 52%로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다. 전공 (의학) 만족도는 '매우 만족', '만족'에 응답한 비율이 73%에 달할 만큼 대다수의 의대생들이 의학이라는 전공에 만족하고 있었다. 반면 '불만'과 '매우 불만'에 응답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전공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적성에 맞는 직업'이라는 응답이 66%를 차지했으며 '안정된 미래 보장'이라는 응답도 28%가 나왔다. 대다수의 의대생의 경우 의사라는 직업이 본인의 적성과 일치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직업의 안정성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전공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학업 압박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45%, '여가 생활을 즐길 시간이 없음'이라는 응답이 43%로 나타났다. 적성에 맞지 않는 것보다 성적과 유급의 압박이 있는 의대 생활과 분위기를 힘겨워하고 있었다. 강의평가의 실효성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평가를 실제로 성실하게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7%에 불과했다. 또한 실제로 '강의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평가를 좋게 한다'는 응답이 무려 61%나 차지했다. 이는 학생의 강의평가로부터 얻어진 결과를 그렇게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강의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평가를 좋게 하는 이유로는 '신경 쓰기 귀찮다'는 의견이 57%로 가장 많았으며 '본인의 신분이 노출될까 염려되어 꺼려진다'라는 응답도 17%나 차지했다. A의대 본과 4학년은 "의대 수업의 특성 상 한 과목 강의에 여러 교수님들이 들어오시는데 각 수업 내용이 모두 기억에 나지 않아 평가하기도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라고 응답했다. 의대의 수업 시간은 매우 길다. 대부분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수업이 공강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수업을 제외한 개별적인 학습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세간의 인식대로 남학생과 여학생 간의 공부량의 차이가 있는지 설문해 보았다. '1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남성에서는 22%, 여성에서는 14%로 꽤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개인 학업량이 2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46%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남성 응답자의 경우 개인 학업량의 분포가 여성에 비해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고, 남학생과 여학생간의 뚜렷한 개인학습시간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B의대 본과 3년생은 "의대 강의 시간의 특성상 개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공단·의료계, '제 논에 물대기' 수가연구 되풀이 2014-03-12 06:30:59
올해도 어김없이 수가협상 철이 다가왔다. 건강보험공단과 대한병원협회는 협상테이블에서 내밀 환산지수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대한의사협회도 자체적으로 근거를 모으고 있다. 환산지수 연구는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협상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에 연구용역을 발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각 단체의 입장이다. 결국 예년과 다를 바 없어진 셈이다. 각 단체들은 제 입맛에 맞는 연구를 '제각각' 실시해 그 결과를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는 것이다. 대신, 연구 방식은 진화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옛날보다는 협상이 성숙해지다 보니까 소모적인 부분은 배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3년 연속 신현웅 박사 밀어주기 "새로 개발한 산식 적용" 우선 건강보험공단이 발주한 '2015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연구기획실장이 맡았다. 3년째다. 건보공단은 3년 연속 전문가에게 연구용역을 맡기면서 제도연구의 '연속성'을 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쪽으로 치우친 연구를 막기 위해 서울대 김진현 교수에게 공동연구를 맡겼다. 건보공단은 현재 진료량 변화율을 수가에 반영하는 '총진료비 지출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과 진료량을 동시에 통제하려는 방침이다. 신현웅 박사는 2013년도와 2014년도 환산지수 연구를 통해서 진료비 총량 관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진료비 목표관리제'라는 새로운 용어도 만들어냈다. 진료비 목표관리제는 가격과 진료량을 통합해 총량적인 개념의 수가계약을 하는 것이다. 방식은 수가계약 시 보험자와 공급자가 다음연도 목표진료비를 합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다다음연도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음연도 실제진료비가 목표진료비보다 높으면 수가를 인하하고, 그 반대면 수가를 인상하는 구조다. 신 박사는 구체적인 산식까지 제시한 상태며, 올해 연구에서는 실제로 산식을 인상률 계산에 적용할 예정이다. 신현웅 박사는 "지난해 연구를 진행하면서 공급자 의견을 반영해서 개선 모형을 만들었다. 무조건 깎아야 한다는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인상률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보공단이 협상에서 쓸 수있는 인상률 범위를 제시할 것"이라면서 "공급자와 가입자가 모두 받아들일만한 값에 대해 3월 한달은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상률이 예전 연구에서처럼 무조건 마이너스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병협은 외부에 연구용역 주고, 의협은 자체 해결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근거만들기에 들어갔다. 병협은 병원경영연구원에 맡겨왔던 연구를 이번에는 외부에 의뢰했다. 연구비만도 8000만원에 달한다. 대외적인 신뢰도를 높여서 협상에서 유리하게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병협 관계자는 "병원경영연구원과 연세대 보건대학원이 컨소시움을 이뤄 환산지수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2000만~3000만원씩 들었던 연구비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료비 증가율이 상승세이긴 하지만 그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어렵다는 병원 경영 상황을 제대로 연구해서 그 결과도 대외적으로 오픈하고 수치로 보험자와 가입자를 설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의협은 작년부터 외부에다가 연구용역을 맡기지 않고 있다. 결과가 협상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서 약 3000만원을 투자해 기본진찰료 회계조사를 진행한 후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준 없이 따로따로 하는 연구는 신뢰할 수 없다" 수가 협상에 참여하는 보험자와 각 공급자 단체는 또다시 나름의 방식으로 협상을 위한 근거를 만들고 있다. 서로에게 유리한 수치를 내밀고, 이견을 확인한 후, 결국은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정치적 논리에 이끌려 인상률을 결정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생겼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이평수 연구위원은 "연구를 누가 하냐는 것보다는 그 내용이 중요하다. 공급자, 보험자 모두 근본적인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엇을 기준으로 연구를 할 것인가, 협상을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합의가 안된 상황에서 각자 연구해서 주장하는 것은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현웅 실장도 궁극적으로는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SGR모형, 지수모형이 아닌 우리나라만의 모형을 개발 적용해서 그 안에서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년 예산을 들이는 연구 없이 우리만의 산식을 개발하고, 산식에 들어갈 요소들을 합의한 후 수가 인상률을 계산하고 협상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수가 연구 무용지물…회원·국민 보여주기용" 2014-03-11 06:55:07
5000만원. 건강보험공단이 공급자 단체들과 해마다 벌이는 수가협상을 위한 연구에 투자하는 예산이다. 올해역시 지난 1월 건보공단은 '2015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연구기획실장이 진행하기로 했다. 환산지수 연구는 '협상'을 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 진행된다. 공급자와 보험자가 수가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기싸움을 벌일 때 가장 기본적인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보공단뿐만 아니라 협상에 참여하는 다른 공급자 단체들도 매년 환산지수 연구를 자체적으로 실시해 왔다. 여기에도 수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제논에 물대기식 결론을 협상장에서 제시하니 보험자와 공급자의 입장차이는 확연히 달랐다. 결국 수천만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도출한 연구결과는 뒷전이 된다. 과거 건보공단의 환산지수 연구결과를 보면 수가 인상률은 마이너스 였다. 10%가 훌쩍 넘는 진료비 증가율과 비급여의 통제 불가가 주된 이유였다. 불과 1년전인 2013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결과만 봐도 연구진은 수가가 최고 약 5%까지는 더 낮아져도 괜찮다는 결론을 냈었다. 올해 환산지수 연구결과에서도 3%는 더 인하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환산지수 연구 결과는 대부분 인상률이 마이너스였다. 이를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어 (연구결과를 활용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반면, 공급자 단체는 경영난을 이유로 수가를 7~10%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결과를 협상장에서 제시했다. 실제 환산지수 연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보건의료 관계자는 "공단은 수가를 깎아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고, 공급자는 플러스 연구를 들고 협상장에서 기싸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서로 마이너스, 플러스 결과물을 들고 나오니까 0%에서 다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공단이나 공급자나 서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공단의 연구결과는 인상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정도에서만 활용되고, 수치는 아예 실제 협상에서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우선순위도 뒤바뀌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각 공급자 단체에서 진행하는 환산지수 연구결과는 아예 공개조차도 되지 않고 있다. 연구결과가 각 단체의 입맛에 맞게 제논에 물대기식으로 활용되니 결국에는 '환산지수 연구 무용론'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이평수 연구위원은 "환산지수 연구는 대회원용, 대국민용 보여주기식"이라면서 "각자 연구해서 주장만 한다는 것이지 결과를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수가협상에 쓰일 산식에 대한 합의를 공급자와 보험자가 만나서 먼저 해야 한다.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서 계산을 할지를 미리 정하는 회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은 국회에서도 나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수가협상 기준의 토대가 되는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가 실제 협상 결과인 순위, 비율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비판했다. 이어 "연구용역과 실제 협상결과가 그때그때 달라 환산지수 연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는 공급자 단체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에 대해 각 단체도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 "외부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