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되풀이 되는 부대조건에 울고 웃는 공급자 단체 2016-05-11 05:00:57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매년 진행되는 의약단체별 요양급여비용 협상(이하 수가협상)의 가장 큰 변수를 꼽자면 바로 '부대조건'이다. 따라서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부대조건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대조건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사안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한병원협회에만 별도로 제시한 바 있는 '54개 병원 ABC(Activity-Based Costing) 원가자료' 제출이다. 여기서 ABC 원가는 활동기준원가계산으로 'Activity' 개념을 도입해 제품별, 서비스별로 각각 활동소비량에 따라 배분하는 계산방식으로, 이를 통해 병원의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파악하겠다는 포석이다. 만약 올해도 건보공단이 부대조건으로 ABC 원가자료 제출을 제안한다면 병협이 2016년 전체 수가협상 판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이는 ABC 원가자료 제출에 대한 부대조건을 병협이 합의한다면 제로섬 방식인 수가협상에 따라 다른 유형들에게 영향을 미쳐 협상 '결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도 이를 감안한 듯 부대조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ABC 원가자료'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를 위해 건보공단은 2014년 후반기부터 수 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원가 계산 및 분석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고, 올해 내 원가 수집 시스템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부대조건을 달면 예전에는 수가를 올려주기 위한 명분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시에 따른 페널티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제는 부대조건을 제시해도 합의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건보공단은 'ABC 원가자료'가 확보된다면 비급여 조사는 물론 상대가치 개정작업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2년 간 병협과의 수가협상에서 부대조건으로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협상에서는 높은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며 "이를 위해 재정운영위도 설득했는데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원가자료는 쓰임새가 많다. 건강보험연구원에서도 매년 조사하지만 보장률을 조사할 때 비급여 행위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는데 원가자료가 확보된다면 훨씬 수월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며 "상대가치 개정작업도 마찬가지다. 원가자료가 확보된다면 소위 전문 학회별 힘겨루기를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고 원가자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병협은 여전히 ABC 원가자료 제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병협 관계자는 "올해도 원가자료 제출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 않느냐"며 "건보공단이 부대조건을 지난해처럼 또 다시 제시한다고 해도 합의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설령 합의한다고 해도 무슨 수로 병원들에게 원가자료를 제출 받을 수 있겠냐"며 "병원들도 제출할리 만무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약사회 "대체조제 주면 부대조건 얼마든지 받겠다" 수가협상 시작 전부터 부대조건을 거부하는 공급자단체도 있지만 시작 전부터 받겠다는 단체도 있다. 바로 약사회다. 최근 약사회 이모세 보험위원장은 "대체조제 활성화는 최근 몇 년 전 수가협상에서도 부대조건으로 합의해 함께 노력한 바 있는데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건보공단이 대체조제 활성화를 제안한다면 얼마든지 함께 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생동이 활성화되면서 제네릭 품목수가 늘어나 약국가는 약들을 진열할 곳이 부족할 정도"라며 "대체조제 활성화는 의사와 약사 관계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현재 약국가는 대체조제 활성화 아니면 약품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약사회 측 주장을 불편해 하는 공급자 단체도 존재한다. 즉 이미 부대조건으로 합의한 바 있지만 미이행 했으니 페널티를 먼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약사회와 건보공단은 지난 2013년 약국 보험수가 계약 당시 대체조제 활성화에 공동 노력키로 부대합의한 바 있다. 한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이미 약사회 측은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한 부대조건에 합의한 바 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부대조건 미이행에 따른 페널티부터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보공단과 의약단체와의 2016년 수가협상은 오는 17일 11시 약사회를 시작으로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공급자단체 "수가협상 기한 내 마무리, 건정심 안 간다" 2016-05-10 05:01: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2016년 의약단체별 요양급여비용 협상(이하 수가협상)을 앞두고 큰 변화를 꼽자면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이하 재정운영위)의 개편이다. 재정운영위는 의약단체의 수가인상 폭을 결정하는 핵심 키를 쥐고 있는 협의체. 건보공단이 매년 진행하는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재정 분(수가 밴딩 폭)을 논의,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정운영위에 최근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재정운영위를 이끌던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가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합류로 위원장직을 사퇴한 것이다. 이를 대신해 조재국 교수(동양대 보건행정학과)가 합류, 위원장직을 수행키로 했다. 재정운영위 개편을 바라보는 공급자단체들은 내심 기뻐하는 분위기다. 공급자들의 수가인상론에 대해 그동안 신중론을 펼쳐왔던 정형선 교수와 달리 새롭게 위원장을 맡은 조재국 교수는 공급자들에게 우호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조재국 교수는 재정운영위 위원장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급자 일방적인 희생 아래 수가협상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공급자단체들은 이번 수가협상으로 삼아 그동안 끝없이 주장했던 수가 밴딩 폭 공개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매년 공급자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주장했던 내용이지만, 올해만큼은 다르다. 밴딩 폭을 사전에 공개할 수 있도록 재정운영위에 요구하겠다"며 "지난해에는 건정심 소위에서도 이에 대한 사전 공개 여부가 논의 대상으로 올랐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의약단체들의 수가 밴딩 폭 공개 요구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의약단체들은 항상 환산지수 연구에 대해선 요구하지 않지만 수가 밴딩 폭은 항상 공개를 요구한다"며 "하지만 수가 밴딩 폭을 처음부터 공개하고 수가협상을 시작하게 된다면 건보공단에 이익이 없다. 가입자 측도 찬성할리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이라는 차원에서 재정운영위도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며 "만약 수가 밴딩 폭을 사전에 공개하고 수가협상을 시작한다면 재정운영위가 임시 수가 밴딩 폭을 밝힐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건정심 가도 기대할 것이 없다" 공급자단체들은 5월 31일 자정까지인 수가협상 기한 내에 합의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즉 건정심까지 가서 내년 수가인상률을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 그 이유는 건정심 공익위원으로 새롭게 합류한 정형선 교수를 되도록 피하겠다는 포석이다. 정 교수는 지난해 재정운영위 위원장을 맡아 물가인상률을 고려해 재정흑자에도 불구하고 수가인상에 대해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또 다른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수가협상을 가급적 기한 내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정심 공익위원으로서 재정운영위 위원장이었던 정형선 교수가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아니더라도 기대할 만한 내용이 없다. 지난해 병협도 건정심을 택했지만 변화된 것이 전형 없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재정원영위 위원장 시절 정 교수는 수가협상을 좌지우지하다시피 했던 인물로서 최근 몇 년간의 수가협상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며 "수가인상에 항상 신중했던 인물이기에 수가 협상을 결렬하고 건정심을 택한다 해도 희망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막 오르는 수가협상…메르스 사태, '변수'로 작용할까 2016-05-09 05:00:57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지난 한 해 병·의원을 포함한 요양기관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큰 희생을 치렀다. 정부가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에 손실 보상액으로 25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음에도 의료기관에 제대로 보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손해를 봤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공급자 단체장들의 상견례를 신호탄으로 시작되는 2016년 수가협상에서도 지난해 메르스 사태가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요양기관 중에서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손해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만큼 수가협상에서도 메르스 사태가 병원급의 수가 인상 요인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미 대한병원협회는 자체 조사를 통해 메르스 관련 병원급 의료기관의 직접적인 손실액 추계(감염병 관리기관 59개소, 메르스 피해병원 41개소 중 85개 기관 대상 60일 기준)액은 6767억원에 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병원들이 메르스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것과 희생한 면도 없지 않다"며 "이에 따라 수가협상에서도 메르스 사태가 하나의 협상 카드로 충분히 작용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메르스 사태 해결에 병원급이 큰 희생을 치렀다는 점을 수치화해 제시해야 하지만, 명확한 자료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즉 메르스 사태에 대한 손해와 희생에 따른 보상을 수가인상으로 받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급 의료기관뿐 아니라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 경우도 메르스 사태를 수가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의협이 자체 진행한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 전수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5·6·7월 3개월간 의원급의 전체 총 매출 감소액은 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의협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에 따른 손해액의 규모가 병원급 의료기관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큰 수가협상 카드로 활용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내과나 소아과 등의 경우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수가협상에서 의원급 의료기관도 언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수가협상 시 메르스 사태를 고려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견지했다. 이는 수가협상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2015년 '건강보험 주요통계' 상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는 여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 주요통계 상 종합병원급 진료비는 18조 71억원, 병원급은 10조1567억원으로 각각 전년과 대비해 7.5%(16조7496억원)와 9.5%(9조2748억원) 늘어났다. 의원급의 경우도 16조5417억원으로 전년대비 5.8%(15조6330억원) 진료비가 증가했다. 즉,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지만 1년을 통틀어 봤을 때는 진료비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인해 상당수 병원들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도 많았으며, 이를 우려해 급여도 선지급 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은 늘어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병원급 전체 진료비를 보면 의원급보다 1.5배 가까이 많았다"며 "실질적으로 메르스 사태는 7월 말부터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메르스 사태 이 후 병원을 가지 않았던 환자들이 종식 이 후 갔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개원, 미스터리 쇼핑으로 경쟁 병원 파악 필수" 2016-02-18 12:00:57
서울에서 내과 개원을 준비 중인 A, B 원장은 레지던트 시절부터 서로 마음이 맞아 공동개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이유는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를 위해서다. 공동개원 시 갈등과 헤어질 때의 분쟁을 염려하면서 주변사람들이 말리는 바람에 고민도 깊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처음의 마음, 동업계약서에 대한 의견을 나눠본 결과 공동개원을 해 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바로 다음 고민이 찾아왔다. "어디서 개원을 해야하나?"였다. 지하철역 인근과 선점 효과를 고려해 신도시 등 대규모 주거지역 위주로 둘러보고 있지만 어떤 자리가 딱 맞는 자리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진료과목 같거나 다르거나…진료 방향부터 설정하자" 공동개원 입지선택은 단순히 두 명의 원장이 같이 진료할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니다. A, B 원장 처럼 같은 진료과목의 공동개원도 있지만 마취통증의학과와 가정의학과 공동개원과 같은 다른 진료과목의 공동개원 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동개원 성격에 따른 진료권 설정과 진료내용에 따른 입지 전략이 중요하다. . L원장은 순환기내과 공동개원을 진행하면서 입지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처음부터 공동개원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지분 원장을 영입하는 형태라서 규모에 대한 고민도 더해졌다. 해결책은 목표를 전문적인 검사 등 비보험 진료에 중점을 두는 것이었다. 일반진료 보다 전문적 진료가 목표였기 때문에 그에 맞는 대상계층과 진료권을 분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서울 강남지역으로 입지가 좁혀졌다.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있었으나 확고한 공동개원 방향과 진료목표가 있었기에 개원을 진행했고 1년이 지나 진료와 경제적 목표 모두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은 확장과 더불어 지분원장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K성형외과는 3명이 공동개원하면서 각각의 진료분야를 세분화하고 전문화해 규모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단시간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입지에서도 공동개원의 장점 중 하나인 자금력을 앞세워 과감하게 투자해 핵심입지를 선택했다. 이처럼 공동개원의 방향과 진료목표를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 입지선택의 첫 단추다. 첫 단추가 명확하면 입지 선택의 고민은 훨씬 줄어들고 개원 후보지역도 명확하게 추려진다. "공동개원 장점 극대화 할 수 있는 지역 찾기" 공동개원의 장점은 통합진료, 규모의 대형화, 자금력, 마케팅, 진료 전문화 등이다. 즉, 단독개원에 비해 대형화, 차별화, 전문화를 통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공동개원 입지는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과정이다. 그 과정의 첫 번째는 배후진료권 분석이다. 물론 진료과목별로 배후진료권 범위가 다르지만 보통 공동개원은 진료권의 설정범위 내 인구분포 및 진료목표 대상층의 비율 등을 분석해 공동개원에 충분한 진료권 확보가 가능한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지자체 인구통계나 통계청, 소상공인진흥회의 상권분석시스템을 사용하여 직접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번째는 경쟁병원 분석이다. 공동개원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진료권 내 경쟁 병의원의 규모와 마케팅 정도를 파악하고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운영현황을 분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번째는 교통망 분석. 외부유입 인구가 없는 지역은 당해 지역내 교통망이 집중되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망이 집중되는 곳에 상권이 형성되고, 인구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광역적 진료권과 마케팅이 필요할 경우에는 외부교통망 분석이 보다 중요하다.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이 어느 지역을 통과하는지와 환자유입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 공동개원 입지는 공동개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과정이다. 공동개원은 단독개원 보다 규모나 마케팅, 진료전문화, 시너지 등에 있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또 신도시 등 신규개발 지역에서는 선점효과를 보다 강하게 누릴 수도 있다.
복지부 공무원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은 '탁상행정' 2016-01-19 05:05: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이창진 기자|세금 먹는 하마, 밀실 또는 탁상행정. 공공기관 종사자라면 누구나 듣기 싫은 소리일 것이지만, 유독 보건복지 기관 종사자에게는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직종 및 단체가 워낙 다양하고 첨예하므로 의견 수렴 및 정책시행에 있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메디칼타임즈는 2016년 새해를 맞아 보건복지부 공무원 50명(남 24명, 여 26명)과 건강보험공단 직원 50명(남 34명, 여 16명)과 심사평가원 직원 50명(남 17명, 여 33명) 등 총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복지부와 건보공단·심평원 모두 보건의료계로부터 가장 듣기 싫은 소리로 '탁상행정'을 꼽았다. 탁상행정은 보건복지 기관이 정책 수행에 있어 보건의료계단체가 문제를 제기할 때 나오는 '단골메뉴'다. 우선 복지부는 48%(24명)가 듣기 싫은 소리로 '탁상행정'을 꼽았으며, 이어 '영혼 없는 존재'(20%, 10명)와 '세금 먹는 하마'(14%, 7명) 순이었다. 심평원도 탁상행정(54%, 27명)을 가장 듣기 싫은 소리라고 꼽았으며, '세금 먹는 하마(24%, 12명),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18%, 9명) 등으로 답했다. 건보공단의 경우 복지부와 심평원과 마찬가지로 탁상행정(42%, 22명)을 가장 듣기 싫은 소리로 답했으며, 보건의료계단체와 수가협상을 하는 기관답게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도 32%(16명) 두 번째로 듣기 싫은 소리라고 꼽았다. 복지부 한 직원은 "정책을 검토하고 시행할 때는 항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단체와 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밀실이나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을 제기하는데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의사기관장 시대 "보건의료계 화합 기대돼" 보건의료계로부터 '탁상행정'이라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서일까. 보건복지 기관 직원들은 의사 출신 부처 및 기관장들에게 가장 기대되는 점으로 '보건의료계 화합'을 꼽았다. 우선, 3곳의 보건복지 기관 종사자들은 모두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부처 및 기관장으로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요양기관 청구 및 심사를 담당하는 심평원(64%, 32명)이 기관장에 전문직 종사자가 적합하다고 답했으며, 이어 복지부가 (52%, 26명), 건보공단(50%, 25명) 순이었다. 특히 이들은 의사 기관 및 부처장 취임을 통해 '보건의료계와의 화합'을 기대했다. 복지부는 무려 72%(36명)이 기관장 취임을 통해 '보건의료계와의 화합을 기대'한다고 답했으며, 기타 항목(14%, 7명)으로 부처의 전문성 강화가 기대된다고 응답했다. 심평원도 의사 출신 기관장 취임을 통해 '보건의료계와의 화합'(68%, 34명)이 기대된다고 꼽았으며, 이어 타기관 외풍 차단(18%, 9명), 인사개혁(8%, 4명), 권위주의 개선(6%, 3명) 순으로 응답했다. 건보공단도 마찬가지로 보건의료계 화합(52%, 26명)이 가장 기대된다고 답했으며, 권위주의 개선(24%, 12명), 타기관 외풍 차단(16%, 8명), 인사개혁(8%, 4명) 순이었다. 건보공단 한 직원은 "성상철 이사장 취임 후 강조되고 있는 것이 보건의료계와의 소통 강화"라며 "특히 보건의료계단체와의 수가협상에서도 그 점이 강조되기도 했다. 성 이사장 취임 후 모든 보건의료계와 관련된 정책 시행에 있어 사전 스킨십을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배들의 예상치 못한 퇴임 "인생무상 새옹지마" 그렇다면 보건복지 기관 직원들이 생각하는 입사 전·후 달라진 관점, 즉 부처(기관)에서 근무하며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세 기관 모두 단연 '국민적 신뢰'를 꼽았다. 복지부(46%, 23명), 건보공단(36%, 17명), 심평원(54%, 27명) 모두 '국민적 신뢰'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복지부(20% 10명)와 심평원(22%, 11명)은 '상명하복 조직 체계'가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건보공단은 '인사 공정성'(22%, 11명)이 '국민적 신뢰'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꼽았다. 즉 어느 기관 종사자나 '인사' 문제만큼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선배들의 예상치 못한 퇴임을 보면서 느낀 점'을 물은 질문에도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복지부의 경우 '인생무상'(46%, 23명), 즉 허무하다고 답했으며, 이어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도생(38%, 19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건보공단의 경우도 선배들의 예상치 못한 퇴임을 보며 인생무상(44%, 23명)이라는 감정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심평원은 이럴수록 '소신 업무'(40%, 20명)를 해야겠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복지부 직원은 "인사문제에서 공무원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최근 복지부를 보면 실·국장들의 중도 퇴임뿐 아니라 과장급들도 중도퇴임하는 사례도 있다"며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심평원의 한 직원은 "임금피크제가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되면서 인사 문제가 대두하기도 했다"며 "최근 공로연수를 앞둔 실장급 간부들이 임시조직에 배치되기도 했는데, 이를 바라보며 각자 살아남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복지부·공단·심평원 "새해 희망뉴스는 파격 임금인상" 2016-01-18 05:05: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이창진 기자|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시대 3년차,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원주 시대 새내기 1년차.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보건복지 기관 직원들은 달라진 생활패턴이 여전히 낯설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지 모른다. 메디칼타임즈는 2016년 새해를 맞아 보건복지부 공무원 50명(남 24명, 여 26명)과 건강보험공단 직원 50명(남 34명, 여 16명)과 심사평가원 직원 50명(남 17명, 여 33명) 등 총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청사 지방 이전 후 문제점을 묻는 항목(중복 답변 포함)에는 복지부와 건보공단, 심평원 모두 의견이 갈렸다. 2년간 지방근무를 경험한 복지부 공무원들은 '보육과 자녀 교육' 38%(19명)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고 이어 '생활비 부담'(28%, 14명)과 '부서(부처) 간 협업'(22%, 11명), '외로움'(12%, 6명) 및 기타(11%, 6명) 순을 보였다. 올해 이전한 건보공단 직원들은 '생활비 부담'을 38%(19명)로 가장 많이 답했으며 '보육과 자녀교육'(22%, 11명), '부서(부처) 간 협업'(20%, 10명), '외로움'(14%, 7명)으로 답했다. 여성 직원들이 많은 심사평가원은 조금 달랐다. '부서(부처) 간 협업'이 28%(15명), '보육과 자녀교육'이 25%(13명), '외로움' 23%(10명), '생활비 부담' 19%(10명) 순으로 업무와 생활에서 여성들이 느낀 감정이 크게 작용했다. 그렇다면 정부에 바라는 지원책은 무엇일까. 3개 기관 직원들 모두 '거주 지원비'를 강하게 요구했다. 거주 지원비 등 정부 지원 '일순위'…심평원 '외로움' 23% 차지 복지부는 2년간 지원된 거주 지원비가 올해부터 종료된 상태이고,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거주 지원비 자체가 없는 상태이다. 보건복지부는 64.0%(32명)가, 건강보험공단은 66%(33명), 심사평가원은 70%(35명)이 '거주 지원비'를 정부 지원책으로 꼽았다. 이어 복지부 20%(10명), 건보공단 20%, 심평원 16% 등은 자녀보육에 필수적인 '어린이 집'을 주문했다. 기타 의견으로 복지부는 '적정 업무'와 '국회 업무 방식 개선' 등을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모두 '통근 버스 운행 활성화' 등 교통문제 개선을 들었다. 청사 이전 후 장점은 무엇일까. 복지부는 '짧아진 출퇴근 시간' 44%(22명)와 '새로운 청사 건물' 28%(14명)을, 건보공단은 '새로운 청사 건물' 54%(27명)와 '좋은 공기' 26%(13명)을, 심평원은 '새로운 청사 건물' 44%(22명)과 '짧아진 출퇴근 시간' 40%(20명) 등으로 답했다. 새해를 맞아 듣고 싶은 희망뉴스를 묻는 질문에는 모든 기관에서 '임금 인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참고로 복지부와 건보공단, 심평원은 매년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반영하고 있으며, 올해 3.0% 수준으로 인상됐다. 복지부는 47%(24명), 건보공단은 56%(28명), 심평원은 68%(34명) 등 모든 직원들이 '파격적 임금인상'을 올해 희망뉴스로 채택했다. 희망뉴스, 임금인상 최다…의료계와 신뢰구축·승진 후순위 복지부는 다른 희망뉴스로 '보건의료계와 신뢰구축' 17%(8명), '민원 0% 실현' 16%(7명), '승진' 12%(6명)을 들었고, 건보공단은 '승진'과 '보건의료계와 신뢰구축'을 각 18%(9명), 심평원은 '보건의료계와 신뢰구축' 26%(13명)과 '민원 0% 실현' 6%(3명) 등을 선정했다. 이는 정책과 승진 등 업무적인 면보다 박봉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솔직한 심정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일, 입사 전으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직장을 선택할까. 결과는 의외였다. 복지부와 건보공단 직원들은 절반이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반면, 심평원 직원들은 64%가 '현 직장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복지부의 경우, '현 직장을 선택하겠다'는 답변과 '선택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동일하게 46%(각 23명)로 나왔다. 건보공단도 동일한 질문에 '현 직장을 선택하겠다', '선택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50%(각 25명)로 동수를 보였다. 직원들, 직장 신뢰감·실망감 교차…세월호·메르스 피로도 반영 심평원(중복 답변)은 '현 직장을 선택하겠다'가 64%(32명), '선택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36%(21명)를 보였다. 복지부와 건보공단 직원은 현 직장에 대한 신뢰와 실망감이 엇비슷하게 교차하고 있으며, 심평원은 직장 신뢰감이 더 우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세월호 사태와 메르스 사태 등 해마다 예상치 못한 사건과 사태가 발생하면서 수습과정에서 여론의 질타와 개인적 피로도로 지친 보건복지 기관 직원들의 심리적 부담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자녀가 자신과 동일한 직장인과 결혼시 30~40% '반대한다' 한발 더 나아가 자녀들이 자신과 동일한 직장인과 결혼한다면 찬성할지 묻는 문항도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복지부는 '결혼시키겠다'는 답변이 50%(25명), '결혼시키지 않겠다'가 42%(23명)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건보공단은 60%(30명)가, 심평원은 68%(36명)가 '결혼한다면 찬성하겠다'고 답해 복지부 공무원들과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복지부 한 공무원은 "자녀가 딸이냐 아들이냐에 따라 공무원 사위와 며느리를 바라보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박봉에 연금도 불안한 공무원 사위를 자신있게 찬성한다고 말할 수 있는 공무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원주 청사 이전으로 주말 부부 직원들이 많아졌다. 자녀 교육과 교통 불편 등 달라진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복지부와 전문가단체와 업무협의도 닥쳐봐야 알 것 같다"며 지방시대를 맞은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
"간호사 태움은 피해망상"vs"가해자의 억지 논리일 뿐" 2016-01-14 05:05: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간호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쉽게 단정짓지 못하는 '태움' 누군가는 이를 음성적인 집단 괴롭힘이라고 말하고 혹자는 이를 피해 망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조직을 지탱하기 위한 필요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30만 간호사들의 머리속에 태움이라는 단어가 공존하면서도 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태움'은 간호계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공론화가 되지 못하는 소재중 하나다. 각기 다른 생각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도 신규 간호사는 죽는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13년째 간호사로 재직중인 A씨는 태움을 이같이 정의한다. "수십명의 동기들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태움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분명 간호계의 문화는 맞는거죠. 다만 그 정도와 방법이 제각각이기에 일반화 시키기가 어려운 것 아닐까요?" 실제로 A씨의 대학 동기들 중에서도 5~6명이 신규 간호사 딱지를 떼기도 전에 태움을 견디지 못해 이직을 하거나 간호사를 그만뒀다. "동기 한명은 하루에도 두세번씩 차트나 볼펜으로 가슴팍이나 어깨 등을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 않은 일까지 책임을 강요하기도 하고요. 태움이라는 것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 정도인지는 몰랐어요." A씨 또한 태움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죽하면 간호사들의 커뮤니티에서는 태움을 피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다. A씨도 이 노하우를 톡톡히 활용했다. 프리셉터가 배정되자 마자 매일 자비로 조각 케이크 등 간식을 날랐고 첫 월급 날에는 같은 병동 선배 간호사들에게 저녁을 대접하며 화장품을 선물했다. "병원도 사람 사는 곳이잖아요. 마음을 다하면 예뻐해 주실꺼라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좋은 올드(10년차 이상의 경력 간호사) 선생님들을 만나서 문제 없이 병원에 적응한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가 A씨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그렇기에 대형병원에서 근무중인 B씨는 태움을 돌멩이에 죽는 개구리로 비유한다. 태우는 사람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소한 행동들로도 신규 간호사들은 사직을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규때 병원 행사에서 춤을 추라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춤을 워낙 못춰요. 워낙 강요를 하기에 업무지시가 아니니 하지 않겠다고 빠졌는데 그때부터 1년 넘게 태움을 당했어요. 말끝다마 똑순이 똑순이 하고…" B씨는 그때부터 자신을 향한 태우기가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수간호사를 비롯해 선배 간호사들이 그를 '똑순이'라고 부르며 모든 일을 삐딱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을 잘 처리해도 '똑순이라 역시 일을 잘하네. 근데 왜 춤은 못출까?'라고 비꼬았고 실수 하나만 해도 '춤도 못추는데 일도 못하면 어쩌나 똑순이가'라고 지적했다. 말끝마다 붙어 다니는 '똑순이' 호칭으로 그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고 심각하게 사직도 고려했다. 평생 그 말이 따라다닌다면 도저히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만 되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똑순이'말이 들릴 때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현기증이 났어요. 누군가는 별것도 아닌 일로 호들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정말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에요. 그게 어떤 고통인지." "신규 간호사 태우기는 피해망상일 뿐…근무기강 어쩔 수 없어"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말도 못할 고통으로 다가오는 '태움'이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정당한 업무 지시와 주의, 징계를 태움이라며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대형병원의 수간호사 C씨는 태움을 일부 간호사들의 '피해 망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과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을 피해자로 포장하는 그릇된 개념이라는 것이다. "몇 년전에 신규 간호사가 배정받아 왔는데 진한 화장에 향수까지 뿌리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혹여 민망할까 싶어 탈의실에 불러서 주의를 줬죠. 환자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 진한 화장과 향수는 자제하라고." 하지만 그 간호사는 반복해서 향수를 뿌렸고 결국 C씨는 지시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수차례 신규 간호사를 호되게 나무랐다. 간호사 근무 규정에 명시돼 있는 일인 만큼 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몇일 뒤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자신이 신규 간호사를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신규 간호사가 사직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마치 제가 외모를 지적하며 신규를 태우는 몰상식한 사람이 되어 있는 거에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를 모르고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거죠. 환자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 향수는 자제하라는 것이 괴롭히는 건가요? 그건 피해망상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지 않아요?" 일각에서는 근무 기강을 위해 일정 부분의 강도 높은 제재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신규 간호사가 병원에 익숙해지기까지 일부러라도 반복적인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년이 넘는 경력의 D간호부장도 이같은 얘기를 꺼내놨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현장의 특성상 일정 부분 인위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태운다는 표현이 부정적이어서 그렇지 일정 부분 그런 행위도 필요해요. 특히 신규 간호사들은 아직 임상에 적응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실수가 많거든요. 실수 하나에 심각할 경우 환자들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데 일부러라도 더 타이트하게 관리를 하죠." 그러면서 그는 임상현장에서 있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자신 또한 신규 간호사를 태워봤다는 얘기였다. 시작은 그랬다. 신규 간호사가 배정받아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그가 받아놓은 오더가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래서 누구에게 받았는지 물었더니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냥 주치의라고 했다고 했다. "아무리봐도 이런 오더가 내려올리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누구한테 받았냐고 했더니 주치의라고만 했대요. 환자 몸에 들어가는 약을 누가 왜 오더를 내렸는지 파악도 안하고 엉터리로 받아놓은거죠. 왜 그랬냐고 했더니 말이 빨라 제대로 못 받아적었대요.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 신규 간호사는 계속해서 실수를 연발했다. 심지어 투약량을 실수하는 적도 있었고 차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그는 더욱 더 신규 간호사에게 엄격하게 대했다. 모든 일에 대해 재차 확인을 했고 일부러 '군기'도 더 잡았다. 호통을 치고 주의를 주는 일도 잦아졌다. 자신의 일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집중하라는 의도였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실수를 덮어주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 만약에 그 간호사의 실수로 환자가 잘못되면 어떻게 책임을 지나요. 조금은 가혹할 수 있지만 엄해야 할 때는 엄하게 할 수 밖에 없어요." 태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임상 현장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필요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신규 간호사는 7개월 뒤 결국 사직했다. 사직 이유에 선배 간호사들의 괴롭힘을 참기 힘들다는 사유를 남겨놓은 채로. "매년 신규 간호사의 10~20%는 비슷한 이유로 사직을 해요. 좋은 간호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인데 괴롭힘이라고 생각하고 못견디는 거죠. 하지만 그들도 선배가 되어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봐요. 왜 그렇게 가혹하리만큼 엄하게 관리를 했는지. 그게 집단 괴롭힘이고 태움이라고 말해버리면 간호사 집단은 구제불능의 '또라이' 집단 아닌가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4년을 준비한 간호사의 삶…3년간의 태움에 잿더미" 2016-01-13 05:05: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태우다 : [동사] '타다'(불씨나 높은 열로 불이 붙어 번지거나 불꽃이 일어나다)의 사동사. 태우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대다수 국민들은 모르는, 하지만 간호사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태움'. 하얀거탑에 가려져 알음알음 풍문으로만 전해내려 오는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간호계의 은어다. 혹자는 한번 걸리면 활활 타오를 때 까지 타다가 울며 병원을 나서기에 태움이라고 하고 누구는 비꼬다라는 뜻의 영단어 'Burn'이 태움으로 의역된 것이라는 얘기도 전한다. 그 뜻이 무엇이건간에 분명한 것은 간호대학을 나와 종합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간호사 어느 누구도 태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그만큼 간호사 문화에 깊숙히 박혀 있지만 누구도 빼내지 못하고 있는 태움. 그렇기에 과연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어디 나왔어? 첫 마디에 불붙은 태움…비극의 전주곡 서울의 한 간호학과를 졸업한 A씨. 간호사 면허를 받아들고 내딛은 그의 첫 발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늘 과내에서도 5등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을 정도로 학업에 매진했던 그는 간호사 국가시험 또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고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대형병원에 입성했다. 간호사 커뮤니티에서 그 병원에 태움이 심하다는 소문이 종종 돌았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다. 자신이 묵묵히 역할을 해나가다보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프리셉터를 만나면서부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처음 만난 5년차 프리셉터의 첫 마디는 반말 섞인 "신규, 어디 나왔다고?"였다. 그 다음날부터 그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그 말을 들어야 했다. 그 프리셉터는 마주칠때 마다 "어디 나왔다고?"를 물었고 심지어 동기들에게도 "쟤 어디 나왔다고 했지?"라고 묻곤 했다. 그래도 그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다. 워낙 자교 출신 비율이 높은 병원이었던 만큼 이 정도 설움은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만 해도 '태움'이라는 자각도 없었다. "당연히 텃세는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그러니까 하루에도 수십번씩 묻는 질문에 웃으며 답했겠죠. 그게 시작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거죠." 문제는 이후에 일어났다. 자교 출신이 아닌 만큼 빨리 자리를 잡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욕이 넘쳤지만 프리셉터는 물론 선배 간호사들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는 철저히 혼자였다. 그렇기에 그는 더욱 조바심이 났고 결국 한마디를 건넸다. "선생님 저도 열심히 할 수 있어요. B대 출신들 못지 않게 잘 해내겠습니다. 시켜만 주세요." 실수였다. 그 말이 그렇게 큰 파장을 가져올지 당시에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 다음날부터 그는 자신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선배에게 항의한 개념없는 신규 간호사가 돼 있었다. 3년을 타면서 버틴 간호사의 삶 신규 앞에 무너지다 얼굴도 모르는 간호사들까지 "쟤가 걔야?"라며 수근대기 시작했고 동기들 또한 슬슬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스테이션에서도, 식당에서도 모두가 자기를 보며 수근대는 것 같았다. 그것이 3년간의 지옥의 시작이었다. "나이트(야간) 근무였을 때였어요. 스테이션에 앉아 차팅을 하고 있는데 올드(10년차 이상의 경력 간호사) 한분이 오시더니 '어머. 요즘 신규는 앉아서 일하나봐. 당찬 신규 들어왔다더니 그 분이신가보네'라고 하더라고요. 뭔가 잘못되고 있구나 생각이 든 시점이었어요." 그뿐만이 아니었다. 근무표 또한 말도 안 되게 꼬여갔다. 5일 연속 나이트를 뛰는 것은 약과였다. 나이트 근무를 끝낸 후 오후 2시까지 잡혀 있다가 다시 나이트 근무를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정해진 오프(휴일)도 못챙기는 날이 많아졌다. 아무도 자신의 업무를 백업해주지 않았고 업무 조정은 기대할 수조차 없었다.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 날도 많아졌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태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그는 소리없이 점점 타들어 가고 있었다. "하루는 나이트를 끝내고 오프(휴일)라 집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린넨 갯수가 안맞는다고 찾아내라는 거에요. 결국 병원으로 돌아가 찾으러 다녔는데 데이조(오전근무)의 문제였던 거에요. 근데 그걸 저한테 물품 관리 소홀로 징계를 주더군요." 하지만 그는 이러한 태움에 정면으로 맞섰다. 적어도 그들이 바라는대로 해주지는 않겠다는 오기였다. 그렇게 그는 3년의 지옥같은 시간을 버텨갔다. 회식을 하면서 그에게 연락도 하지 않은 것도, 명절 선물이 중간에서 없어진 것도, 챠트를 책상 위에 던지고 가는 것도 그는 참아냈다. 그러나 그의 그런 의지를 무너트린 것은 후배 간호사들 앞에서 쏟아진 모욕이었다. 시도 때도 없는 태우기는 그의 몸과 마음을 한없이 부수고 있었다. "신규 간호사가 저한테 뭘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대답을 해주고 있는데 옆의 선생님이 '물어볼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저렇게 하면 잘릴걸?'하면서 비꼬는거에요. 더이상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어떻게 하겠어요." 그렇게 그는 꿈의 직장에 들어간지 3년만에 병원을 나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3년간의 악몽은 병원문을 나서는 그날까지 이어졌다. "사직서를 냈는데 이미 그달 듀티(근무표)가 나왔으니 그건 채우고 나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관례라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사직서를 냈는지 알면서 어떻게 그러는지… 정말 타고 타다 잿더미가 된 심정 아무도 모르겠죠."
"의대서도 한의학 배워야"VS"과학적 검증 이뤄지면 노프라블럼" 2016-01-12 06:00:32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의료계가 오래전부터 품어 온 염원이었던 의료일원화 문제가 또다시 한의계와 의료계의 정치적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진짜 의료일원화가 됐을 때 실제 당사자가 될 수도 있는 한의대 학생들은 왜 현대 의료기기를 쓰려고 할까. 정치적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의료일원화 문제를 정작 학생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경희대 한의대 본과 3학년 곽희용 학생(24)과 한림의대 본과 3학년 계수민 학생(24)을 만나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다. 수십 년 동안 대두된 이야기인 만큼 풍문으로라도 '의료일원화'라는 단어는 익숙하게 알고 있었다. 그 영향인지 의학과 한의학의 통합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론까지 고민할 정도로 피부에 와 닿는 사안은 아니었다. 대신 의대생과 한의대생 모두 일원화도 일원화지만 한의학의 과학화가 먼저라고 했으며, 서로의 학문에 대해 언제든지 배울 준비가 돼 있다는 열린 사고를 갖고 있었다. 한의대생 "선생님도 말린 한의대 선택, 과학화 해낼 수 있다" 곽희용 학생은 고등학교 때 한의대 진학을 결정하자 선생님이 말렸다고 한다. 선생님은 "의대가 안정적이다. 차라리 서울대 공대가 어떻겠냐"라며 그를 설득하기까지 했단다. 그러나 곽희용 학생은 한의학이 1차 의료에서 질병 예방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정리가 안된 부분이 있으면 내가 하면된다"는 당찬 생각을 갖고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했다. 한의대에서는 초음파, X-레이 등 현대 의료기기를 통한 질병 진단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교과서로 쓰이는 '한방 순환 신경내과학' 구성은 의학과 한의학이 공존하고 있었다. 강의는 한의사가 한다. 심장초음파 수업은 의사가, 응급의학과목 수업에는 복수면허 의사가 진행한다. 곽희용 학생은 한의대에서 공부를 해보니 한의학의 과학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의대에서 한의학 교육도 하지 않다보니 의사들의 한의학에 대한 불신의 골이 너무 깊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곽희용 학생은 "교육 통합을 이야기 하기에는 한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불신이 너무 크다"며 "의사들이 한의학을 제대로 몰라서 불신의 골이 깊은 것이다. 의대에서 한의학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운을 뗐다. 한의학 과학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일침했다. 그는 "한의학은 연구가 너무 안 돼 있다. 구슬들이 있는데 아직 못 꿰고 있다. 체계화하는 과정이 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사는 약 2만명"이라며 "의학보다 한의학이 연구하기 더 쉬운데 인력이나 돈이 부족하다. 의학계가 함께 한의학을 연구하기 시작하면 더 빠른 발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도 협진을 위한 진단의 개념으로 생각할 문제이며, 이 과정이 한의학의 정체성 부정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의사가 현대의학적 진단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예후를 유추하고 환자에게 티칭 해주며 치료를 할 때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참고하기 위함"이라며 "예를 들어 고지혈증 환자에게 한약을 투여하고 이후 평가를 위해 혈액분석기를 사용하는 것이 한의학 정체성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수업시간 교수님들이 강조하는 게 응급 환자는 보지 말고 전원하라는 것"이라며 "의료계는 한의학이 대체의학이라고 하는데, 넓은의미로 한의학에서 보면 의학이 대체의학이다. 의학이 응급 환자 생명을 구한다면 한의학은 환자 건강을 찾는 데 중점을 두면 된다"고 밝혔다. 곽희용 학생은 한의학과 의학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발전해야 하며, 그 일환으로 의대에서도 한의학 수업이 개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의대서는 의대 과목을 배우는데 그 목적은 이원화 체제에서 현대의학이 해줄 수 있는 영역, 한의학이 할 수 있는 영역, 협진 가능 영역을 파악하고 환자에게 최선의 선택을 권하기 위함"이라며 "한의학에서 인체를 보는 관점이라든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방법은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육과정에도 한의학을 넣어 의사도 의학보다 한의학이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알아야 하고 한의사에게 환자를 협진요청 혹은 전원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생 "과학적 검증만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의료일원화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최근 특히 많이 듣고 있는 것 같다. 의료일원화가 돼야 한다고 평소에도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 그 역사라든지 어떻게 돼야 할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의학에 한의학이 흡수되는 방식을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더라." 한림의대 계수민 학생의 의료일원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다. 의대는 한의대처럼 한의학을 따로 배우는 과정이 없다. 그는 "지금까지 한의학 교육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로 수업을 들은 적이 없다"며 "한 달 동안 법의학, 사회의학, 대체의학 등을 배우는 데 대체의학 속에 한의학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또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론을 세우고 연구하는 게 의학이라고 생각한다"며 "의학이 한의학보다 우월하다는 게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한의학을 비롯해 다른 나라 전통의학도 과학적 방법으로 이론화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대체의학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수민 학생이 말한 데서 의료계가 한의학을 맹렬히 거부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의학도로서 검증이 안된 학문은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또 한의학의 과학화가 필요한 이유도 된다. 그는 "한의학은 대부분 검증이 안됐다. 음양오행설, 기의 흐름 등의 표현이 철학적이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요소들이 아니다"라며 "현재 한의학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부분만 갖다 쓰고 한의학적인 것을 덧입히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학적으로) 검증이 됐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의학은 과학이다. 대체의학 중에서도 과학적으로 검증만 하면 의학이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계수민 학생은 한의학 과학화가 필요하다면 의사들도 한의학을 알아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제대로 된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는 한의학을 배울 준비도 돼 있다고 했다. 그는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인정한다기보다는 나름의 고유하고 견고한 체계가 있다"며 "그런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비과학적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한의학을 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학 중심의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도 과학적 검증이 이뤄진 부분들에 대해서는 의대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성서 온 대의원회·금성서 온 집행부, 그들의 의료일원화 2016-01-11 05:01:59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역사는 반복되는가. 역사의 불가역성이라는 말이 의료일원화 논의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무려 50년간 의료일원화는 시도와 실패라는 굴레로 반복됐기 때문이다. 시도하는 자와 반대하는 자의 싸움으로 귀결되는 싸움. 이번에도 승리는 반대하는 자의 손에 넘어가려 한다. 의사 회원들의 반응 뿐 아니라 일원화의 이해당사자인 한의계 역시 '일원화 반대'라는 기치 아래 합종연횡하고 있는 상황. 이쯤되면 시도하는 자와 반대하는 자의 당위성에 귀를 기울여 봐야 한다. 지치지도 않고 50년간 끌어온 싸움, 앞으로도 반복될 의료일원화 전쟁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화성에서 온 대의원회, 금성에서 온 집행부, 그들의 방정식 지난 11월 의료일원화를 들고 나온 의협은 나름 '비빌 언덕'이 있었다. 의협 집행부는 '대의원회의 뜻'을 받들어 의료일원화를 추진해왔다는 입장을 들었다. 추무진 회장의 말을 들어보자. "의료일원화는 의료계의 오래된 숙원사업으로, 최근 십수년간 대의원총회 수임사항이며 의협의 막중한 과제이기도 하다." 그럴싸했지만 대의원회는 외면했다. 대의원회는 "회원들의 정서와 어긋난, 내부적인 공론화도 거치지 않은, 내부적인 분란을 초래한다"며 "오히려 복지부와 한의사들에게 이용당하는 협의체를 통한 의료일원화 논의는 즉각 중지돼야 한다"고 되레 집행부를 압박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대의원회 운영위 관계자는 "과거부터 대의원총회 수임사항으로 의료일원화가 의결된 것은 맞지만 대의원회의 일원화 방향은 현 의협 집행부의 방향과 달랐다"며 "누구도 기존 한의사에게 의사 면허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의원총회의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는 2010년 의료일원화 용어 등장 이후 5년간 구체화된 부분이 없다. 그간 논의는 주로 ▲한의사 대상 강의 금지 ▲한방 부작용 신고센터 설립 ▲한의사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금지 추진 등에 집중된다. 쉽게 말해 대의원회가 정의한 의료일원화의 사전적 의미란 다름 아닌 '한의사 말살'을 뜻한다. 반면 의협 집행부가 내놓은 일원화 원칙은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뿐 아니라 의사-한의사 면허 통합이 포함된다. 문제의 시발점은 바로 의사-한의사 면허 통합 부분. 의료일원화를 한의사 말살로 해석한 대의원회는 이 대목에서 뒷목을 잡았다. 대의원회로서는 면허 통합을 "의협 집행부가 나서서 의사와 한의사를 동급으로 만들겠다"는 주장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었던 것이다. 대의원회 관계자는 "일원화 방식이 구체화된 2009년 제61차 대의원총회만 봐도 수임요지에 분명히 기존 한의사에 대한 의사면허 부여 금지가 나타나 있다"며 "이는 2010년에도 똑같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추무진 회장 역시 에둘러 표현했을 뿐 의료일원화를 '한의학의 말살'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시 한번 추무진 회장의 말을 들어보자. "의료일원화가 되면 한의사 명칭이 사라지게 된다. 의료일원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의사를 면허제도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대의원회의 수임 사항, 집행부가 왜곡했나, 오해했나? 대의원회의 의중을 그대로 파악하고 있으면서 왜 집행부는 면허 통합을 들고 나왔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총론과 각론의 차이다. 집행부 관계자는 "대의원회가 아무리 한의학의 말살을 말한다고 해도 이는 추상적인 범주에 불과하다"며 "이를 실행해야 하는 집행부의 입장에서는 다른 층위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제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료일원화라는 과업을 추진하는 데에는 실행 방안이라는 구체적인 장치들이 필요하다"며 "의료일원화에 면허 통합이 없이 사실상 일원화하는 방안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는 "대의원회가 집행부에 의료일원화를 주문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며 "따라서 집행부가 나름의 방법론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집행부의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나름 기존 면허 보유자에게는 현 면허제도를 유지한다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뒀음에도 순식간에 한의사에게 면허를 부여하려고 한 역적으로 몰린 상황은 억울하다는 것. 대의원회와 집행부의 목표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은 교육일원화 대목에서 확연해진다. 집행부는 의료일원화의 방안으로 의대와 한의대를 통합해 교육하는 교육일원화를 들고나왔다. 행간에 삭제된 의미는 이렇다. 사실상 일본의 일원화 모델처럼 교육일원화를 통해 의학 내에서 한의학을 흡수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추무진 회장은 "현재 한의사 수는 2만 2760명이고 매해 800여명씩 새로 배출돼 10년 후면 3만명을 넘어선다"며 "한의사 수 증가가 보건의료체제 전반에 여파가 미칠 우려가 크다"고 일원화를 통한 한의사의 자연소멸을 에둘러 강조했다. 의협은 일원화의 당사자인 한의사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흡수통합하겠다는 행간의 의미를 짐짓 모른 척했지만 한의사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한의사협회에 이어 한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 학장 및 원장 일동은 "의사협회가 의대-한의대 교육과정과 의사-한의사 면허를 통합한다는 황당무계한 내용을 선언했다"며 "추무진 회장은 의료일원화는 결국 한의사를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비난의 날을 세웠다. 집행부의 원죄는 "Wrong time, Wrong place" 이쯤되면 황당해진다. 한의사들만 반대할 것 같은데 되레 의사들도 반대한다. 집행부에 오더를 내린 대의원회마저 "No"를 외친다. 집행부만 머쓱한 상황이다. "회원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집행부의 볼멘 목소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억울하다는 집행부에도 원죄는 있다. 바로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서 의료일원화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바로 의-한 정책협의체에서 뜬금없는 일원화라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집행부가 순수하게 의료일원화라는 목적만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굳이 '지금' 의료일원화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 집행부는 한방 현대의료기기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의료일원화라는 방패막이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 더 합리적인 해석이다. 한방 현대의료기기의 허용 범위를 논의하기 위한 의-한 정책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 논의가 나온 것도 이런 의혹을 더욱 부채질한다. 더 큰 문제는 집행부의 상황 오독. 집행부는 의료일원화 주장으로 한방 현대의료기기 논의를 효과적으로 막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수의 판단은 다르다. 오히려 일원화 주장이 한방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힘을 실어준다는 분석이다. 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의 말을 들어보자. "복지부가 의협과 한의협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협의체를 운용하려 한 이유는 간단하다. 의협이 참여하지 않은 정책협의체를 통해 복지부가 한의사 사용 가능 현대 의료기기 리스트를 발표하기란 심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복지부로서는 의협이 참여해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에 합의했다는 핑계거리가 생겼다." 이는 복지부가 의협에 보낸 중재안에 그 의중이 잘 드러난다. 의료일원화를 하자는 의협에게 복지부는 교차진료 확대를 제안했다. 그 행간에는 "어차피 의료일원화를 주장했으니 그럴 바에야 미리 교차진료를 해보는 게 어때"라는 말이 생략된 셈이다. 추무진 회장, 그 침묵의 수사학(修辭學)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2015년 후반기에 등장한 의료일원화라는 단어는 또다시 과거형 유물이 될 전망이다. 여론에서 확인한 대로 일원화를 추진할 동력도 계기도 없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추무진 회장, 그 특유의 침묵이 이번에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는 점이다. 비대위와의 갈등, 35번 메르스 동료 의사 관련 대국민 사과, 의료정책연구실 인사 논란, 대의원회 운영위 규정 논란 등 매번 터지는 사건마다 침묵으로 일관한 자세가 이번에도 재현됐다. 왜 지금 갑자기 의료일원화인가에 대한 해명은 고사하고, 대한의사협회의 의료일원화 토론회에서 제기된 보수교육 후 한의사에게 의사자격을 주는 방안을 누가 제안한 것인지 첨예한 논란을 일으킬 때에도 추무진 회장으로부터 속시원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의료-한방의료간 교차 진료 단계적 확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가 포함된 복지부의 중재안이 유출되고 나서야 의협은 마지못해 "회원들이 실제 합의해 준 것으로 오해할까봐 이런 내용을 함구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심지어는 대의원회 역시 복지부의 중재안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불신임까지 거론되서야 추무진 회장은 기자회견을 자처했지만 끝내 "의료일원화를 중단하겠다"거나 "의-한 정책협의체를 탈퇴하겠다"는 속시원한 말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회원들 사이에서 퍼진 26일 복지부의 한방 현대의료기기 리스트 확정 발표설이 30일 발표설로 변경되는 사이에도 의협의 해명이나 대언론 대응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야말로 추무진 회장표 '침묵의 수사학'인 셈. 너무 멀리 가버린 의료일원화 논의는 결국 집행부의 묘수에서 계륵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일원화 카드를 버리기에는 레임덕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고, 일원화를 강행하기에는 추무진표 리더십이 아쉬운 상황이다. 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12일 한방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중대 선언을 포함한 기자회견을 연다고 선전포고를 놓은 상황. 공세를 방어해야 할 추무진 회장은 과연 어떤 대응책을 꺼내들까. 의사 회원들이 정부나 한의계에 대한 공격보다 현 의협 집행부를 향해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곱씹을 만 하다. 잠잠해 질 때까지 버틴다는 침묵의 수사학의 약발이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됐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룡 제약사는 왜 환자 없는 시장에 열광하는가 2016-01-11 05:01:50
|메디칼타임즈 이석준 기자| 신약 개발 등 필수의약품 공급, 그리고 공중 보건 이바지. 거창하지만 제약사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톡 까놓고 말해 몇 없는 환자를 위해 많게는 조단위의 투자금을 기꺼이 쏟아붓는 제약사는 드물다. 사명감 하나로 손해 보는 의약품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소리다. 그런데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이 환자 없는 시장에 열광하고 있다. 너도 나도 팔을 걷어부치며 열과 성의를 다해 신약을 만든다. 환자 없는 시장은 관련 의약품도 적다. 희소성을 가진다. 시장이 작지만 독점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환자는 없지만 역설적으로 상대적인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흐름을 보자. 희귀의약품 지위는 나날이 격상된다. 2020년 글로벌 처방약 마켓의 20%를 넘는다는 보고서들이 많다. 이것도 제네릭 매출은 제외된 보수적 접근이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은 10% 이상으로 전체 처방약 5%를 두 배 이상 상회한다. (자료 출처: 제약·생명공학 전문 컨설팅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 희귀의약품이 전체 시장에서 더 이상 틈새가 아니라는 대목이다. 등장한 지 얼마 안된 백혈병 및 림프종 치료제 '임브루비카(이브루티닙)'. 가장 유망한 희귀의약품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처방액은 무려 82억 달러(9조83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출처: 제약시장 분석기관 퍼스트워드파마) 이 약 역시 대상 환자는 적다. '임브루비카'로 치료가 가능한 외투(맨틀)세포림프종은 국내 전체 암 발생의 2%에 불과한 비호지킨 림프종 중에서도 3% 정도의 희귀질환이다. 하지만 불과 5년 뒤 글로벌 처방액은 1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진단 기술 발달도 공룡 제약사들이 환자 없는 약에 열광하는 이유에 타당성을 더해준다. 전에는 몰랐던, 또 알 수 없었던 표적을 찾아내면서 치료제의 다양함을 인정케 했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폐암약 하면 폐암약이던 치료제가 비소세포폐암만 봐도 특정 유전자 변이에 따라 EGFR, ALK 등으로 약제 선택이 달라진다. 더 이상 나올 약이 없을 거 같던 제약산업에 신약이 매년 탄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최윤라 교수는 "과거에는 암 모양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최근은 개인 유전자 변이에 다른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본다. 이제는 유전자 변이 형태가 더욱 중요해지고 알아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윤덕현 교수도 "진단 기술 발달로 소수의 환자지만 맞춤별 치료제가 탄생하고 있다. 임브루비카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작년 미국 승인 신약은 총 45개로 지난 19년만에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이중 항암제가 15개로 주를 이뤘다. 환자 없는 희귀약…허가도 LTE급 환자 없는 약은 허가도 빠르다. 신속심사 등 이점을 갖는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메리트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FDA 허가 신약 중 절반 이상이 4가지 대체승인절차(신속 개발, 혁신적 치료, 우선 심사, 신속 승인) 중 하나를 이용했다. 특히 혁신적 치료(Breakthrough Therapy) 절차는 실질적 개선을 입증한 데이터를 제출하면 FDA가 2개월 내 심사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서 허가가 나면 심사관과 제약 기업이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최종 승인이 이뤄진다. 통상 6~10개월이 소요된다. 스티븐 갤슨 암젠 글로벌 규제 업무 및 안전성 담당 수석 부사장은 "지난 20년간 유럽과 미국에서 도입된 신속허가 절차들은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자는 혁신적인 치료제 접근성 향상을, 제약사는 규제 당국, 학계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하며 혁신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시판 승인 된 암젠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 치료제(ALL)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도 대표적인 예다. 이 약은 미국에서 혁신적인 치료제 지정을 통해 일반적인 과정보다 5.5 개월을 단축해 FDA 승인을 획득했다. 희귀의약품 전문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희귀약은 적용 대상군이 적지만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진단 기술 발달로 표적 치료제가 각광받고 있고 신속 허가 이점도 있다.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다. 공룡 글로벌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희귀약 개발에 열광하는 이유"라고 판단했다.
"전공의 처우 개선 최악의 시나리오는 PA 합법화?" 2016-01-07 05:10:58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지난해 전공의 특별법 제정으로 '값싼 의료인력=전공의'의 굴레에서 벗어날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다. 전공의 시절을 거쳐 현재 개원의 혹은 봉직의 생활을 하고 있는 최일선 의사들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메디칼타임즈 신년기획 <용감한 의사들> 패널로 나선 5명의 의사들은 전공의 특별법 제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PA합법화의 계기가 돼선 안된다는 점과 함께 수련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공의 특별법, 의미 있지만 기반 여건도 개선해야" 스파이더맨(정신건강의학과의원 개원의): 일단 병원장들의 모임인 병원협회가 수련병원을 통솔하는 무기였던 수련병원평가기구를 외부로 끌고 나왔다는 점 전공의 수련에 대해 일부 정부가 지원을 하게 됐다는 점 등 2가지가 가장 의미있다고 봐. 헐크(산부인과 전문의, 본인을 잡과 개원의로 소개함): 절대적으로 공감해. 수련평가기구를 특정 협회의 전유물이 아닌 대전협, 의협, 의학회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하게 됐다는 게 중요하지. 아이언맨(종합병원 4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나 또한 법 제정에 대해 박수를 치고 싶어. 하지만 전공의는 교수에게 노동착취를 당하기도 하지만 전공의 내부에서도 착취가 있잖아? 레지던트 4년차가 대표적인 경우지. 대부분 4년차는 자신의 업무를 저년차에게 전가하니까. 전공의 연차별 노동착취도 사라져야한다고 봐. 울트라맨(종합병원 3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네, 저 또한 레지던트 3~4년차와 1~2년차간 입장차가 있다고 봅니다. 이 간극을 줄이려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겠죠. 전공의특별법이 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스파이더맨: "내가 전공의 때에는 더 심했다는 식의 논리를 내세우면 우리사회가 변할 게 없지. 실제로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에 변화가 없었던 거고. 이젠 바뀌어야지. 옵티머스프라임(대학병원 내과계 전임의): 전공의 특별법이 지향하는 바에 동의해요. 다만 현실적으로 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환경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지 않나 생각합니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전임의로 일하다보니 그런 현실을 많이 접합니다. 법 제정은 환영하지만 주위 여건이 그에 발맞춰 갔으면 합니다. 울트라맨: 하긴 요즘 "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 때에도 힘들게 일했는데 펠로우가 되서도 일을 더하게 됐다"고 토로하는 동료들이 많긴 합니다. 아이언맨: 맞아, 당장 전공의 근무시간이 감소하면 펠로우가 밀접한 이해관계자가 되긴 하지. 전공의 업무가 누군가에게는 가야 할텐데 정부지원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결국 그 일을 의사가 떠 맡게 되는 건 뻔하지. "전공의 수련시간 감축…수련의 질이 관건" 아이언맨: 그런데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부분은 수련시간이 줄어들면 수련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거야. 실제로 미국에는 이와 관련된 논문이 상당수 있으니까. 논문을 살펴보면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삶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피로도는 개선됐지만 수련 및 전공의 능력은 저하됐다는 내용이 있지. 특히 외과계는 술기 연마가 필요한 부분이니까 시간적인 투자가 더 필요하지 않겠어? 헐크: 허긴, 나는 산부인과 수련을 받았는데 3~4년차에 칼을 받아서 맹장 등 수술 많이했어. 요즘은 펠로우가 많아지면서 전공의에게 기회가 없으니 수술에 자신감이 후배들이 많더라고. 그런 점에서 수련강도 보다는 수련 내실화에 신경을 써야해. 의사 선배 입장에서 전공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정부와 병원에 수련 내실화를 강력하게 주장하라는 것이야. 적어도 너희가 수련을 마쳤을 때 바로 개원 혹은 수술장에 투입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는 수련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라는 거지. "PA는 전공의 수련 내실화의 암적인 존재" 아이언맨: 나는 전공의 수련과정 내실화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문제가 PA 합법화라고 생각해. PA는 수련 내실화를 막는 암적인 존재지. 교수가 편하게 일하려면 PA가 좋겠지. 매번 전공의를 교육하면서 수술하려면 귀찮으니까. 하지만 그게 귀찮아서 전공의 자리를 PA로 대신하려면 당장 교수 타이틀 포기하고 중소병원 의사로 옮기라고 말해주고 싶어. 울트라맨: 그런데 병원협회는 PA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어서 큰일입니다. 병원 운영을 위해 PA를 채용하겠다는 것은 어이없는 논리죠. 아이언맨: 문제는 PA합법화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점이지. 그렇게 되면 전공의는 학생으로 펠로우는 전공의으로 하향평준화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는거야. 그래서 특별법 제정 그 이후가 중요해. 옵티머스 프라임: 네, 맞습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지금은 복지부, 의병협, 의학회, 전공의협의회 등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 같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보입니다. 상생할 수 있는 의견을 모아서 국가에 제안을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안타깝네요. 스파이더맨: 그래, 값싼 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하려는 것부터 고칠 필요가 있어. 나는 우연한 기회에 병협 신임평가위원회에 가본 일이 있는데 모 중소병원이 전공의 정원을 달라고 요구하다가 안되니까 "병원 망하란 말이냐"라며 언성을 높이는 게 인상 깊었어. 그 당시엔 말 못했지만 "전공의 없어서 망할 병원이라면 문 닫아야한다"고 말해주고 싶어. 용감한 의사들에 참여한 의사는 산부인과 40대 중반 개원의(헐크), 정신건강의학과 40대 중반 개원의(스파이더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40대 봉직의(아이언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30대 봉직의(울트라맨), 대학병원 전임의(옵티머스 프라임) 등 5명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가면과 익명으로 진행했다.
의사는 고소득 전문직? "인정하지만 불안감 너무 크다" 2016-01-06 05:10:56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각종 통계지표는 의사들의 개원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의료계는 저수가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팍팍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매년 의과대학 입시 경쟁률은 하늘을 찌르면서 의사 직업에 대한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봉이 높은 직업 상위 30위에는 의사 직업이 14개 순위(치과의사 포함)를 차지하고 있었다. 메디칼타임즈가 신년을 맞아 기획한 용감한 의사들의 세 번째 수다. 과연 의사는 고소득 전문가일까? 수다를 자청하고 나선 의사들은 스스로를 고소득 직업이라고 인정하긴 했지만, 분명히 환경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언맨(종합병원 4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의사 연봉이 세긴 센 편이지. 대졸 초임 월급이 200만원 근처라고 하던데 의사는 인턴일 때가 그렇고 전문의가 되면 억대 연봉으로 진입하잖아. 연봉이 올라가는 속도도 일반 기업보다는 빠르지 않을까. 헐크(산부인과 전문의, 본인을 잡과 개원의로 소개함): 의사는 고소득자가 맞지. 다른 직종 보다 안정적이라고 느껴. 취업도 알음알음 하다보니 이력서를 써본 적도 별로 없잖아? 요즘 사회가 전반적으로 너무 어려우니까 의사 수입이 더 돋보이는 것 같아. 우리는 두품제로 이야기를 많이 했지. 가족 중에 의사가 없으면 4두품, 의사 친척이 있으면 5두품, 부모님이 개원의사면 6두품 부모님이 교수면 진골, 직계 가족까지 교수면 성골, 이런 식이지. 6두품 이상 안 되면 개원하기 힘들어. 4~5두품 정도로는 옛날만큼 편하지 않지. 사실 의사들에게 자식을 의사 시킬 거냐는 질문받으면 70~80%는 그렇다고 할 걸. 옵티머스프라임(대학병원 내과계 전임의): 그건 선배들 이야기죠. 저는 달라요. 지금 전임의나 전공의, 의대생이 느끼기에는 취업시장이 훨씬 추워졌죠. 친구들이랑 우리의 적정 소득은 얼마로 봐야겠느냐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불안감이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요. 기업은 직원한테 각종 복지혜택을 제공하지만 의사는 스스로 다 해야 하잖아요. 전임의를 2년했는데 앞으로 미래를 생각해보면 개원가로 나갔을 때 불안감이 너무 커요. 억대 연봉이라는 것도 선배들 때보다는 많이 떨어졌죠. 서울이나 경기도 내과 계열은 경쟁이 심해서 이미 연봉도 많이 떨어졌어요. 지금 우리가 받는 돈이 앞으로 어느 정도 지속될 지 장담할 수 없어요. 울트라맨(종합병원 3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맞아요. 예전에는 상향 평준화 였다면 지금은 양극화가 아주 심하죠. 지금은 망해서 자살하는 사람도 있듯이 의료 사회 저변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이제 갓 면허를 딴 새내기 의사들한테는 어려움이 클 겁니다. 아이언맨: 억대 연봉이라는 말은 세전이지. 세후 월급으로 따지면 700만원 수준인데 그 금액이 적은 것은 아니지. 우리 눈높이가 높은 거야. 고연봉은 맞지. 그건 인정하고 가자. 스파이더맨(정신건강의학과의원 개원의): 결국 직업 안정성의 문제인 것 같아. 불안하면 얼마를 받든지 그냥 불안해. 개원가는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지고 봉직의로 취직하면 불안하고. 공공병원에 취직을 해도 의사만 계약직 공무원이야. 전문직의 슬픈 특성이지. 희소성이 있으면 몸값이 높아지지만 많은 사람이 오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대표적인 게 변호사 아니야. 숫자가 늘어갈수록 가치는 떨어지지. 의사 면허번호만 봐도 나는 6만번 댄데, 지금 12만번이야. 당장 의사가 고소득일지는 몰라도 속도는 너무 빠르게 가고 있어. 우리는 개원할 때 내 돈을 투자하잖아. 나라에서 해준 게 없어. 그런데 진료비는 정해져 있어. 환자 한 명 봤을 때 1만원이라는 비용은 OECD 최저 수준이야. 헐크: 그렇게 보면 또 고소득은 아니네. 의사들은 또 먹고살아야 하니까 비급여에 치중해야 하고. '의사답게'라는 데 가치가 실려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네. 국가도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면 의사가 돈을 많이 버는 것 같고, 환자한테 부담을 준다는 논리에 갇혀서 아예 생각도 안 하잖아. 아이언맨: 처음 질문의 의미를 새겨서 정리해보자면 의사는 고소득자가 되는 게 맞는다고 봐. 전 세계적으로도 의사는 고소득자야. 돈 많이 벌려고 의대에 들어왔는데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야. 아닌 척 하는 게 이상한 거지. 스파이더맨: 나는 (의사가) 멋있어 보여서 들어왔는데?(웃음) 아이언맨: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 저소득자가 되는 게 경제적 논리에 안 맞는 게 아닌가. 의사가 고소득자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용감한 의사들에 참여한 의사는 산부인과 40대 중반 개원의(헐크), 정신건강의학과 40대 중반 개원의(스파이더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40대 봉직의(아이언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30대 봉직의(울트라맨), 대학병원 전임의(옵티머스 프라임) 등 5명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가면과 익명으로 진행했다.
"의-한, 통합할 수 없는 학문…의협, 어설프게 손댔다 역풍" 2016-01-05 05:1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지난해 하반기 의료계를 뒤흔들었던 의료일원화. 그리고 이 단어와 꼭 붙어 있던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용 문제는 의료계를 똘똘 뭉치게 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신년을 맞아 준비한 용감한 의사들. 의료 최일선에서 묵묵히 진료를 하다 한자리에 모인 용감한 의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자리 창출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며 개원가의 어려움을 가속화 시킬거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의료일원화" 헐크(산부인과 전문의, 본인을 잡과 개원의로 소개함): 어느 날 갑자기 추무진 회장이 그 (의료일원화)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공지도 없이 갑자기… 한 국가의 교육과정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니까 욕심은 충분히 낼만하지. 스파이더맨(정신건강의학과의원 개원의): 의료일원화 문제는 한두 번 나온 게 아니야. (의협이) 어설프게 손을 대서 역풍을 맞은 거지 뭐.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한다는데 거기에 의협이 숟가락 올린 거 아니겠나. 옵티머스프라임(대학병원 내과계 전임의): 그러니까요. 특정 직역의 로비로 정부가 움직인다는 이야기도 소문으로 돌더라고요. 의료일원화의 본질이 국민 건강 향상인지, 밥그릇 싸움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스파이더맨:: 사실 의학과 한의학은 통합이 될 수 없는 학문이잖아. 조금이라도 교류해본 사람들은 알 거야. 같은 질병을 놓고도 접근 방법이 너무나 달라. 다른 두 개 학문을 통합하는 것은 면허 통합보다 더 힘들 거야. 의협이 내놓은 의학 교육 통합은 면허를 통합하자는 정부 안보다도 더 어렵지. 아이언맨(종합병원 4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공보의 때 한의사 공보의 친구한테 의료일원화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한의계도 딱 정해진 입장이 없다더라고. 옛날 중국에서부터 서적으로 정리된 걸 공부하는 파가 있는가 하면, 허준부터 이제마까지 사상의학파가 있고, 경희대 한의대를 필두로 해서 과학화된 한의학을 믿는 파가 있다더라고. 한의계 내부도 말이 많은데 통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 결국 한의사들도 파워게임에서 이기는 쪽이 표준화된다는 소린데 의료일원화나 교육통합이 가능할지 모르겠어. 울트라맨(종합병원 3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맞아요. 의료일원화 핵심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신뢰할 수 있는 의료를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죠. 의료일원화는 당연히 분야가 더 넓은 의학이 기준이 돼야 하고, 그 중심은 과학화죠. 의학도 한의학도 과학적 증명을 이뤄내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국민 건강을 위해 폐기해야죠. 옵티머스프라임: 현재 한의사로 활동하는 분들은 서양의학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을 하면서까지 통합을 해서는 특히 안 되죠. 대신 현재 한의학을 배우는 친구들부터 의학을 같이 배우고 의사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는 건 어떨까요. "의사가 말하는 간과 한의사가 말하는 간은 다르다" 헐크: 어떻게 보면 의료일원화는 의사라면 이견이 별로 없을 거야. 그런데 당장에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한의학을 표준화하는 게 가장 기본이지. 그러지 않고서는 통합 자체가 힘들어. 내 경우 산부인과 의사라서 초음파를 하지만 간 같은 다른 장기를 보라고 하면 절대 못 봐. 의사들도 타과 관련 초음파는 무서워서 못 보지, 못 봐. 아이언맨: 의사는 놓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내가 전공한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데, 한의사는 충분히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강력하게 원하는 거 아닐까. 의사들이 말하는 간이 한의사가 말하는 간이랑 다르듯이 초음파를 댔을 때 한의사의 의도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똑같은 단어를 이야기하는 데 서로 다르게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어요. 사회적으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이 혼란을 무릅쓰고 굳이 왜 하려는지 이해가 안 돼요. 헐크: 그러게. 표준화가 안 돼 있으니까 같은 간을 보면서도 보는 게 다르지.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기가 어떤 방향으로 흐른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한의사도 있을걸. 울트라맨: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발기부전제만 봐도, 비아그라가 나오면서 몸보신으로 먹었던 한약의 수요가 많이 줄었잖아요. 환자들도 명확한 기전을 갖고 임상 연구를 통해 인정받은 약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 아닙니까. 비아그라는 부작용마저도 확실히 기술돼 있습니다. 한의학이 갖고 있는 과학적 불분명성, 경험에만 의존하는 치료, 약물의 불분명한 효과들에 대해 이제는 과학적인 증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육과정만 다른게 아니라 실습과정이나 경험적으로 전수되는 부분들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의료기기 사용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일반인에게 사용토록 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의학 교육이 책만 달달 외워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경제적 효과? 반짝 호황일 뿐, 나라 망하는 길 될지도" 아이언맨: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 문제는 일자리 창출과 연결돼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정부의 단순한 논리에서 출발한 거 아냐? 한방에 대해서는 정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워낙 관대하니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면 돈의 규모는 굉장히 커질 것 같아. 국민 입장에서는 의심하지 않고 돈을 더 많이 쓰고, 정부도 건강보험 재정에서 들어가는 돈이 아니니까 손해볼 것도 없고. 헐크: 그러게, 일자리 창출 면에서 호황이 되겠네. 하지만 길어봤자 5년이야. 한의원에서 초음파 보는 전문 기사나 물리치료사가 늘 거니까. 의원에 오는 환자 숫자는 줄면서 한의원 규모는 커지겠네. 산부인과가 급격히 안 좋아지게 된 데서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어. 산부인과 의원 사이즈가 대형화되면서 의원이 없어졌어. 한 번 개원하는데 10명의 의사가 모여서 60억짜리 건물을 하나 짓고, 이를 유지하려면 분만 건수가 최소 200명 이상은 돼야 해. 유지하려다가 파산하고 그러는거야. 규모가 커지다 보면 정치인들 임기 동안에는 반짝 호황을 누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나라 경제도 망하는 길이야. 이런 정도 수준의 준비 상황이면 지속 가능은 딴 나라 이야기지. 아이언맨: 의사와 한의사 면허가 혹시라도 통합하면 기존 잘 되는 의원 원장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아요. 의대 나온 의사의 페이는 떨어지고 한의사 페이는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거예요. 의사들끼리 착취하는 구조가 심화되는 데다 의원 간 합병도 많아질 것 같네요. 헐크: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네. 결사항쟁해야겠다.(웃음) 용감한 의사들에 참여한 의사는 산부인과 40대 중반 개원의(헐크), 정신건강의학과 40대 중반 개원의(스파이더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40대 봉직의(아이언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30대 봉직의(울트라맨), 대학병원 전임의(옵티머스 프라임) 등 5명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가면과 익명으로 진행했다.
"고가약 삭감 이후 리베이트 주는 제약사 약 처방했다" 2016-01-04 05:15: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듣기만 해도 의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리베이트'. 그것도 부족해 늘 '불법'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메디칼타임즈는 2016년, 신년을 맞아 의료 최일선을 지키는 입담 좋은 의사들을 초청해 의료계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용감한 의사들'. 이날 자리한 의사는 산부인과 40대 중반 개원의(헐크), 정신건강의학과 40대 중반 개원의(스파이더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40대 봉직의(아이언맨),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30대 봉직의(울트라맨), 대학병원 전임의(옵티머스 프라임) 등 5명.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가면과 익명으로 진행했다. 헐크(산부인과 개원의, 본인을 잡과 개원의로 소개함): 나는 개업하고 좋은 의사가 되겠다며 약전에 나오는 좋다는 약은 다 써봤어. 그랬더니 모조리 삭감되더라고. 깜짝 놀랐지. 심평원에서 고가약을 처방했다는 이유로 삭감하는데 한 달에 1000만원 벌면 150만원은 날아갔어. 그때 쓰라린 경험은 약 처방에 대한 기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봐야지. 약 써줬다고 선물도 주고 돈도 좀 주고 하는데 처방 안 할 이유가 뭐야. 아니, 그렇잖아. 좋은 약 처방하면 삭감되고 제약사가 권하는 약을 처방하면 인사도 받고 선물도 받는데 누가 안 쓰겠어? (지금은 아니지만)한 때는 약값의 10~17%까지 돈(리베이트)을 받았지. 그렇다고 (영업사원이)주는 데로 다 받은 것은 아니야. 가령, 10개 제약사 약을 쓰면 7~8개는 안 받았어. 뭔가 느낌이 안 좋은 영맨이 주는 돈은 찝찝해서 못 받겠더라고. 그럴 땐 밥이나 같이 먹자거나 회식비를 지원하는 식으로 돌렸지. 물론 지금은 그것도 리베이트로 되서 안 되지만… 근데, 나 혼자만 너무 얘기하는 거 아닌가. 불안하게…(웃음). 봉직의는 이런 일이 없어? 아이언맨(종합병원 4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뭐 나도 가정의학과이고, 약을 많이 쓰다 보니 리베이트의 유혹이 없는 것은 아니지. 근데 소소한 것에 내 의사면허증을 걸고 싶지 않더라고. 그래서 난 그냥 안 받아. 울트라맨(종합병원 30대 가정의학과 봉직의): 저는 여기 계신 개원의 선생님들과 달리 봉직의 생활 2년에 불과해서 리베이트에 대해 딱히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당연히 리베이트는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도대체 어디까지가 리베이트인지 헷갈립니다. 스파이더맨(정신건강의학과의원 개원의): 나도 리베이트의 정의가 뭔지 모르겠어. 그리고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약을 골라야 할지 헷갈려. 헐크: 그러니까, 나는 영업사원이 밥이라도 사줄거냐, 말 것인가를 기준으로 해.(웃음) 스파이더맨: 나는 정신과 환자 특성상 약에 대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생판 모르는 사람(영업사원)이 와서 10원, 20원 더 싸다고 약을 바꾸긴 어렵지. 옵티머스 프라임(대학병원 내과계 전임의): 저는 전공의 시절,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이후여서 리베이트 유혹을 받기도 전에 딱 잘라 거절해왔어요. 동료들에게도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받지 말라고 했죠. 그런데 동료들이 내 앞에서는 맞는 얘기라고 하면서 뒤에서는 받더라고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한테는 리베이트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하더군요. 스파이더맨: 그런데 약 처방한 것의 몇 %를 돌려주는 것을 두고 리베이트라고 하는 게 이해가 돼? 재미있는 것은 내가 그 리베이트를 안 받는다고 정부가 약값을 낮추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야. 다들 알겠지만, 내가 안 받으면 해당 제약사 영업부에서 이득을 취하는 거야. 실제로 배달사고가 난 사례가 있잖아. 리베이트를 줬다는 사람만 있으면 받았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게 문제지. 아이언맨: 리베이트는 결국 국내 제약사를 보호하기 위한 법 아니겠어? 문제의 해결법은 간단해. 환자가 병원 및 약국에서 '이 약 주세요'라고 말하면 되지. 헐크: 아, 맞아. 미국이나 유럽을 보면 어떤 병원은 비싼 약을 쓴다고 홍보를 하기도 하지. 한국은 약값이 다 똑같으니까 A제약사 쓰다가 B제약사 약으로 바꾸면 돈(리베이트)을 주고, 의사들은 그에 따라 제약사를 바꾸게 되는 거라고. 결국 차단된 정보를 갖고 의사들을 욕하고 있는 셈인거지. 스파이더맨: 나는 일단 용어부터 '불법 리베이트'라는 게 기분 나빠. 리베이트 때문에 건보료가 인상되는 것도 아닌데 왜 문제 삼는지 이해가 안 되잖아. 아이언맨: 맞아, 리베이트라는 용어 자체가 의사들을 화나게 하는 것 같아. 정부는 리베이트를 불법이라고 정의했는데 도대체 리베이트가 뭐야? 솔직히 제약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아닌가? 마케팅 비용을 0으로 만들라는 얘긴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정부의 행보가 말이 안 된다고 봐. 스파이더맨: 결국 리베이트라는 단어의 덫이라고 봐. 제약사가 의사에게 약 처방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두고 '리베이트'라고 하는 순간 악이 돼버리는 거지. 그 단어를 쓰는 상황에선 국민 설득이 될 수가 없더라고. 게다가 '리베이트'라는 단어 앞에 '불법'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이는데 그게 설득이 되겠어? 아이언맨: 우리가 리베이트를 제한하는 법이 왜 나왔는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이 법은 국내 유명 제약사가 건의한 건데 왜 그랬겠어? 마켓쉐어를 유지하겠다는 거지. 다들 알다시피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제약사로 성장한 A제약사도 의약분업 이전에는 대단치 않았잖아. 그런데 의약분업이 되면서 상위권으로 진입했지. 그 배경에는 리베이트가 있었고. 후발 제약사 입장에서 1위가 되려면 리베이트가 관건이라는 것을 A제약사는 알고 있었던 것 같아. 그래서 리베이트를 할 수 없도록 법을 만드는 데 사활을 걸지 않았을까. 헐크: 그래, 리베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그것 말고도 문제가 많아. 새로운 제약사가 신규 진입할 수도 없지. 의사입장에선 약 성분이 동일하면 새로운 제약사 약을 처방할 이유가 없잖아? 솔직히 신규 제약사에서 제형을 싸게 만들었다, 맛도 좋다, 부작용도 줄었다고 열심히 설명하지만 솔직히 관심 없잖아? 자연스럽게 신규 장벽이 커지는 거지. 신규 제약사가 진입할 수 없도록 장벽을 만들어놓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놓고 욕은 의사가 먹는 꼴이잖아. 헐크: 이참에 국내 제약사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봐. 모 국내제약사의 전체 매출 중 자체 생산 약 비중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국적 제약사와 코마케팅을 통한 매출이더라고. 이런 제약사를 보호해주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 극단적으로 말하면, 망하는 게 맞다고 봐. 옵티머스 프라임: 저는 리베이트를 의료계 발전을 위해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면 교수나 연구자, 전공의를 위해 연구비나 해외, 국내 학술활동비, 개원가에는 의료정보 안내책자 제작 등 다양한 방안이 있지 않을까요? 의사는 물론 국민들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니 의사도 제약사도 국민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