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손실 시한폭탄…자산화율 높은 바이오업체는? 2018-04-06 06:00:33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금융감독원이 실적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인 바이오업체에 대한 테마감리에 들어가면서 업체들의 자산화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 혹은 비용으로 처리하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업체별 옥석 가리기 기준이 R&D 비용의 자산화 비율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자산화 비율이 높으면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더 많은 업체의 경우 향후 보수적인 회계 원칙을 통한 대규모 적자나 연속 적자 기록으로 관리 종목 지정, 상장 폐지 요건 부합 등의 2차 쇼크 가능성도 뒤따른다. 자산→손실 시한폭탄…고 자산화율 업체는 최근 495억원의 순자산이 급감한 바이로메드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차바이오텍 역시 연구개발비의 회계 처리 기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케이스. 지난해 연구개발비의 비용-자산 처리 현황을 공개한 업체들의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바이오업체들에서 높은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중이 확인됐다. 코미팜의 경우 2017년 25억 9000만원의 연구개발 비용 중 25억 1000만원을 자산으로 처리했다. 비용으로 처리한 금액은 약 9000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오스코텍은 61억 4000만원의 연구개발비 중 55억 5000만원을 자산으로 처리, 90.4%의 자산화율을 기록했다. 바이로메드는 311억원 중 272억원(87.8%)을, 랩지노믹스는 52억원 중 42억 8000만원(82.3%)을, 인트론바이오는 41억 7000만원 중 32억 3000만원(77.5%)을, 셀트리온은 2270억원 중 1688억원(74.4%)을 자산으로 처리했다. 이어 삼천당제약은 100억원 중 74억원(74.1%)을, 씨젠은 129억원 중 94억원(73.5%)을, 차바이오텍은 75억원 중 53억원(71%)을, 애니젠은 22억원 중 13억원(59.6%)을, CMG제약은 23억원 중 11억(48%)을 자산으로 인식했다. 위 업체들은 연구개발비용의 자산화 비율이 0%에 수렴한 케어젠이나 에이티젠, 펩트론과 같은 바이오 연구개발 업체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문제는 연구개발비 대 매출액의 비율이 높은 기업의 경우 재무건전성 마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점. 코미팜은 자산화율이 96.9%에 달하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중은 6.9%에 불과했다. 반면 오스코텍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율이 157%, 바이로메드는 985%, 팬젠은 108.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로메드이 경우 매출액보다 연구개발비의 규모가 10배 가량 많다는 뜻이다. 신약개발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들 자산은 손실 처리된다. 실제로 보타바이오의 경우 2015년 자산으로 처리했던 연구개발비 30억원을 일시에 손실 처리하며 실적 쇼크를 일으킨 바 있다. 금감원이 회계 기준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이유도 개별업체들이 낙관적으로 자산화했던 개발비를 일시에 손실로 처리하는 경우 급격한 실적 악화와 이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 작용했다. 임상 시작부터 자산화…애매모호한 회계 기준 연구개발비는 동전의 양면이다. 연구비는 일반적으로 당기 비용처리를 하지만 제품개발로 이어지는 개발비는 무형자산에 속하기 때문에 '자산'으로 처리한다. 연구개발 중심 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잡느냐, '자산'으로 잡느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뜻. 가시적인 연구 성과 등이 기대되는 경우 자산 인식과 같은 '윈도드레싱'으로 자금 수혈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 반면 신약 개발에 실패해 자산을 일시에 손실처리하는 경우는 재무건전성에 치명타를 입힌다. 자사 개발 신약이나 제네릭(복제약) 품목군 등 캐시카우를 보유한 제약사는 연구개발비를 주로 비용으로 처리하지만 벤처에 속하는 바이오업체는 관행적으로 연구개발비 대다수를 자산으로 인식해왔다. 2016년 기준 제약바이오 상장기업 152곳 가운데 55%인 83개 업체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했다. 누적된 비용 규모는 1조 4699억원에 달한다. 자산 인식의 조건은 개별 프로젝트와 관련 ▲무형자산을 사용 및 판매하기 위해 그 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무형자산을 완성하여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등을 제시할 수 있는 경우다. 자산화율 50% 이상을 기록한 다수의 업체들은 신약후보 물질 발굴 단계 이전은 비용 처리를, 이후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차바이오텍이 전임상단계를 통과한 이후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발생한지출을 무형자산으로, 오스코텍이 신약후보물질발굴단계에 발생된 지출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다수의 업체가 임상 진입을 기준으로 자산화를 시도한다. 반면 신약 개발이 신약후보물질도출연구, 신약후보물질발굴, 전임상,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정부허가, 제품 판매시작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임상 진입 시점의 자산화는 지나친 낙관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개발비를 모두 비용 처리하는 B업체 관계자는 "낙관적인 자산화가 손실 처리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엄격한 회계 처리 기준이 필요하다"며 "회계 처리 기준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제약사를 참고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고려, 대부분 정부의 판매 승인 시점 이후의 지출만을 자산화하고 있다.
"제약 마케터의 제1고객은 영업사원…품목은 내 자식" 2018-01-06 05:30:59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요즘은 젊은 후배들이 더 창의적이에요. 가르칠 게 없어요." 아뿔싸.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획 의도는 엄연히 '어서와, 영업·마케팅은 처음이지'. 선배의 꿀팁을 모아 후배에게 전해주는 것이었는데 선배-후배와 시대적 간극이 컸다. 인맥에서 아이디어를 캐는 아날로그 선배는 대원제약 계영일 호흡기 마케팅 1부 팀장, 온라인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디지털 후배는 나형준 마케팅 코대원 포르테 PM이다. 계영일 팀장은 2000년부터 입사해 영업부터 마케팅까지, 외자사에서 국내사까지 17년간 잔뼈가 굵은 베테랑, 2013년 입사한 나형준 PM은 바이오 붐이 일던 시기 미래를 보고 입사 원서를 낸 소위 '요즘 청년'이다. 각자 다른 행성에서 온 만큼 훈훈한 훈수는 없던 일이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그냥 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생존하고 있을까. 각자의 이야기 속에 서로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3일 칼 바람을 뚫고 대원제약을 찾았다. 계영일 팀장, 영업 베테랑 출신답게 마치 구면같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계영일 팀장, 2000년 제약업계 입사 이래 17년이 지났다. 의약분업과 쌍벌제, 공정경쟁규약 강화, 김영란법 등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 외자사 영업에서 시작해 2011년 대원제약에 마케팅 부서에 둥지를 텄다. 불혹을 넘긴 지점에서 새롭게 보이는 게 있을까. "영업을 할 때 우리는 사실 매뉴얼대로 했어요. 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디테일을 어떻게 하면 더욱 세련되게 할까를 고민했죠.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신뢰를 얻기 위해 자주 만나고 자주 말하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니까 오히려 젊은 후배들의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감성 영업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선배라도 배울 점이 많다고 봐요." 시간과 요일을 정해 방문하는 루틴한 영업이 과거의 방식이라면 요즘은 조금 더 창의적인 접근이 이뤄진다는 것. 나형준 PM이 거든다. "영업사원 대 의사로 만나면 그저 비즈니스 관계이지만, 30대 젊은이와 50대 삼촌(?) 정도의 관계로 만난다면 더욱 인간다운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거죠. 이를 테면…" 이를 테면 이런 거다. 최근 인기 있는 영화 정보를 알려주거나 뜨는 장소, 놀이, 유행을 알려준다. 취미가 맞는다면 운동을 같이 하거나 방탈출 카페에 같이 놀러가기도 한다. 영업이라고 해서 비즈니스로 접근하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둘 모두 영업에 몸담았지만 이제는 마케팅에서 새로운 적성을 찾고 있다. 마케팅의 일과는 이렇다. 매일 품목 별 제고 파악, 출하량 조사, 제품 생산 일정 조율, 변동되는 식약처 허가 사항 확인, 경쟁 제품 상황 확인 후 가공 재배포, 디테일링 툴 제작, 회의 보고 자료 제작, 영업사원 미팅과 공동 디테일링에 시장조사까지. 이 모든 일과가 영업사원일 때는 보이지 않던 지점들이다. 나형준 PM은 "영업 활동을 할 때는 솔직히 마케팅 부서가 그저 제품 홍보 판촉물이나 만드는 곳인 줄 알았다(웃음)며 "실제 마케팅 팀에서 일하다 보니 재고와 시기별 출하량 조율, 생산과의 연결고리도 있고,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 모색 등 신경 써야 하는 게 한 둘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참 마케터로서 고민도 깊다. 품목의 런칭부터 사장되는 한 싸이클링을 아직 다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거시적인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 이번엔 계영일 팀장이 거들었다. 계 팀장은 "런칭부터 사장까지의 싸이클링을 거역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마케터로서 최대한 성장을 유지하고 오래 늘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에 덧붙여 우리의 첫째 고객이 영업사원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마케터로서 노력한다 해도 영업팀이 현장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마케터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마케팅하기 위한 고민에 덧붙여 어떻게 하면 영업팀의 마음을 얻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계영일 팀장은 "마케팅 부서의 최고의 고객은 영업 팀이다"며 "현장에 나가서 그들과 자주 소통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작정 실적을 채워야 한다고 윽박지르기 보다는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영업팀을 말 그대로 고객이라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실제 계 팀장은 지난해 모 의사회와 지속적인 심포지엄을 통해 영업사원과 의사회 임원진들과 교류의 장을 제공했다. 영업팀에 인적 교류라는 혜택을 제공해 영업팀이 스스로 호흡기 품목을 선택하거나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나형준 PM은 "영업을 할 때는 마케터들이 이렇게 배려해 주는 줄 몰랐다"고 무릎을 쳤다. 프로모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을까. 역시 계영일 팀장은 아날로그, 나형준 PM은 디지털 세대였다. 계 팀장은 "아날로그 스타일로 타 제약사 사람들을 만나 프로모션 툴에 대해 정보도 얻고 말하지 않는 정보는 느낌으로 종합해서 결과를 도출한다"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고 귀띔했다. 나형준 PM은 "출근길에 시간을 쪼개 온라인 강의 테드(TED)를 시청한다"며 "다방면의 인사들의 강연이 제약과는 다른 영역인데도 묘하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하자면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시장조사뿐 아니라 경쟁사 현황을 파악하기도 한다"며 "글 하나 하나에 놓치기 어려운 진실이 묻어있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온 과거는 늘 아쉽다. 영업을 거쳐 마케터로서 막 날개를 펼치고 있는 젊은 후배에게 해 줄 말은 없을까. 계영일 팀장의 경험담 혹은 반성문은 다음과 같다. 1. 우순 순위를 정해 일처리를 할 것 2. 품목은 '나의 자식'이라고 생각할 것. 3. 억지로 아이디어를 짜는 것보다 나가서 머리를 식힐 것. 4. 틈틈이 영어공부를 할 것.
개원, 냉정한 미래-열정적 과거의 연결고리는 '전문성' 2018-01-05 05:00:59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젊은 의사라면 팍팍한 개원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미래가 너무 냉정해 망설여진다. 이미 개원을 했다면 열정적 과거를 떠올리며 현실을 살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미래와 과거를 잇는 것은 현재. 인천 정한수비뇨기과 정한수 원장(43)은 2016년 5월 개원한 개원 3년차 초보 개원의다. 서울탑비뇨기과 조규선 원장(54)은 올해로 개원 17년차를 맞았다. 메디칼타임즈는 '현재'에서 냉정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개원을 선택한 초보 개원 의사와 열정적 과거를 추억하는 베테랑 선배 의사를 만났다. 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각의 시점에서 재구성했다. 개원 3년차 젊은의사의 경쟁력은 '전문성' 가톨릭 관동대 의학과 1회 졸업생이다. 그렇다 보니 개원을 하고 싶어도 조언을 청할 선배들이 없었다. 봉직의를 하며 세미나란 세미나는 최대한 다니면서 선배 의사들이 말하는 개원 팁을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에서 젊은 의사를 위해 선배들이 공유하는 정보도 열심히 들었다. 더불어 비뇨기과 의사로서 실력을 쌓았다. 실력만큼은 자신 있었다. 자신감 하나로 개원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개원을 한다면 40세 이전이 좋다는 선배 의사들의 조언을 뒤로하고 40세가 넘은 나이에 개원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 봉직의사를 하면서 충분히 내공을 쌓았고, 환자들도 따라왔으니 말이다. 맨땅에 헤딩한 셈은 아니다. 그래도 개원 첫 달은 팍팍했다. 개원 입지 조건은 재래시장과 버스정류장 존재, 평수, 관리료를 중점적으로 봤다. 6년 동안 비어있던 건물 한 층을 임대했다. 건물 투자비용이 저렴한 대신 대학병원에서 쓸 법한 최신 장비를 사들였다. 환자와 의사 동선을 고민하면서 인테리어 설계를 7번이나 바꿨다. 냉정한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재 필요한 것은 전문성과 환자와 끈끈한 관계(일명 라포)를 만드는 것. "저쪽에서 약을 이렇게 썼는데 안 들어"라면서 환자가 왔을 때 할 수 있는 검사와 처방약에 대해 전문적인 판단을 세우고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 한 명을 보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신환은 15분 정도 설명을 해야 한다. 한 사람의 환자에게도 충분히 설명을 해줘서 정말 잘 치료를 받았다는 인식을 주는 게 훨씬 낫다. 입소문은 무시 못 할 부분이다. 환자가 화를 내면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아직 없다. 수많은 경함을 통해 내공을 쌓아야 하는 부분이다. 다행히 비뇨기과의사회 선배 의사들이 환자를 대하는 법 등에 대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잘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한 달을 더 번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환자들이 의사에게 갖는 가장 큰 불만은 설명 부족이다. 설명을 잘 들었다는 생각만 들게 해줘도 소위 '약발'이 더 잘 듣는다. 환자와 라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는 아직도 배워나가는 중이다. 그 밖에도 크게는 두 개의 골칫거리가 있다. 바로 직원 채용 문제다. 몇 달째 채용 공고를 내고 있는데 원서를 내는 사람조차 없다. 월급이 적은 것도 아니다. 과거 이력서를 냈던 사람들한테 연락을 해봐도 선뜻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도 장해 요소다. 개원하자마자 300만원을 삭감당했다. 위장약을 처방하면서 상병코드를 넣지 않은 것이다. 약 처방에 대한 상병코드를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삭감 당한 것이다. 교과서에 없는 내용인데도 정부가 만든 고시는 법전이 되는 현실이니까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심평원에 전화를 자주 해서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다. 많은 진료과 중에서도 비뇨기과 개원 여건은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졸업할 후배는 없고 은퇴를 생각하는 선배는 많으니 말이다. 전문성을 갖고 자신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하면 냉정한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개원 17년차 선배의사 경쟁력은 '전문성'에 '소통'까지 2001년 7월에 개원했으니, 횟수로는 17년째 같은 자리에서 개원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개원할 수는 없으니 페이닥터를 하면서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웠다. 그 당시에는 이를 '의탁'이라고 했다. 의국 선배의 병원에서 일하게 됐다. 대학 동문이라도 본인의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 게 흔한 상황에서 그 선배는 기꺼이 오픈했다. 2년 정도 일하다가 독립을 준비했다. 의사들은 학교별로 뭉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폐쇄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비뇨기과의사회가 하려고 한다. 비뇨기과의사회 임원들은 일면식도 없는 친구가 와서 도움을 달라고 하면 선뜻 나선다. 소위 베테랑이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 젊은 의사를 위한 청년의사포럼도 그 일환이다. 어느덧 선배 의사가 됐다. 개원을 위해 동문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던 만큼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경험을 나누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배웠으니 말이다. 일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는 후배들을 원장으로 선임해 1~2년 동안 함께 근무하며 노하우를 전수한다. 진료실 한편에 후배들이 볼 수 있도록 모니터를 따로 마련해 두고 진료기록을 차팅하는 것까지 공유한다. 나도 개원을 준비할 때 잘 된다는 의원을 얼굴도 모르는데 무작정 찾아갔기 때문에 그 어색함과 어려움을 안다. 그렇게 다니면서 인테리어 콘셉트도 가져오고 사진도 찍었다.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한다. 개원 준비 당시 썼던 수첩을 최근 펼쳐봤더니 그때 썼던 아이디어 중 절반도 실현을 못했더라. 개원의 시작은 뭐니 뭐니 해도 입지 선정이다. '수유시장 입구, 롯데리아 건물 4층, 3층 내과 성업 중'이라는 신문광고를 보고 이끌리듯이 현재 자리를 계약했다. 개원 입지는 진료패턴에 따라 정하는 게 중요하다. 고가 수술을 하는 사람이 시장이 있는 동네에 개원해서는 안 된다. 비뇨기과는 보통 피부과와 함께 하는 게 일반적인데 많은 비뇨기과 개원의가 피부과 진료를 더 많이 보는 게 현실이다. 나는 환자 비율이 5대 5다. 후배들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은 것은 환자와 소통의 방법이다. 초진 환자는 설명하는 데만 30분 넘게 걸린다. 시청각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예를 들어 전립선 검사 결과를 설명할 때는 PPT를 활용한다. 50세 이상 남성은 최소한 1년에 한 번씩 전립선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보통 "지금 이상도 없는데 뭐 하러 쓸데없이 검사해"라는 소리가 되돌아오기 쉽다. 이때 3년 동안 검사를 안 했다 암이 발생, 전이까지 된 환자의 사례를 보여주며 검사의 중요성을 고취시킨다. 대화 말미에는 "박사는 박사끼리 이야기해야 한다. 오늘 설명 잘 들어서 박사 돼서 가야 앞으로도 얘기할 수 있어요"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단골 환자와는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로드뷰를 활용해 고향을 함께 찾아가 보기도 하고 손을 자주 잡아주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개원 전 거친 전임의, 봉직의 과정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다. 전문의 취득 후 1년 만에 개원한 사람이 빠르기는 하겠지만 5년을 다른 생활했더라도 결국 5년의 시간이 묻어 나온다. 더 '싸게'가 아니라 더 '특화'해서 승부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수술이 다르고, 회복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환자가 직접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니가 흘린 눈물이 간호사가 되는 마법 주문이란다" 2018-01-04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백의의 천사가 백의의 전사가 되는 고된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속에서도 제2의 나이팅게일을 꿈꾸는 학생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그중 누군가는 그렇게 꿈을 이뤄 간호사 휘장을 달지만 막상 꿈꾸던 병원에 들어왔을때 녹록하지 않은 현실은 그들을 눈물짓게 하고 때로는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게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새롭게 만나는 수많은 환자들의 응원으로 새롭게 힘을 얻기도, 함께 하는 선후배들 사이에서 의료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다잡기도 하는 곳이 바로 간호부다. 그렇게 희노애락이 얽혀가는 대학병원에 첫 발을 딛은 신규 간호사는 과연 어떠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을까. 그렇다면 20년을 넘게 대학병원이라는 전쟁터를 헤쳐온 베테랑 선배 간호사는 이들의 고민을 어떻게 바라볼까. 그래서 준비했다. 1998년 삼성서울병원에 첫 발을 딛어 올해로 20년차에 접어든 안과 허수경 간호사와 2017년 막내로 병원에 첫발을 딛은 박채정 신규 간호사의 만남이다. 자칫 서먹하고 어색할 수 있는 만남에도 자칭 안과의 '분위기 메이커'라는 당찬 신규 간호사와 자칭 '관계의 달인'이라는 수석 간호사와의 만남은 무려 3시간을 넘겼다. 독자들을 위해 그 긴 시간의 대화를 압축 또 압축해 풀어본다. 아마 우리의 신규 간호사의, 우리의 수석 간호사의 허심탄회한 마음들을 엿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성장하고 있을까요?" "그 질문은 20년이 지나도 여전하단다" 박채정 간호사(2017년 입사): 졸업반일 때는 당장이라도 임상에 나설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간호실습을 나오면서 그 자신감이 무너졌고 병원에 들어오면서 더더욱 그랬어요. 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에 있나 하는 생각들이 하루하루 이어졌죠. 이제는 그나마 사람구실을 하지만(추임새:물론 지금도 모자라요ㅠㅠ) 불과 몇달 전만해도 0.5인분도 못했던거 같아요. 허수경 간호사(1998년 입사): 당연히 그렇지. 내가 올해로 20년차를 맞았지만 지금도 내가 있었던 부서가 아닌 곳에 가면 나도 한동안은 1인분을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걸. 그건 비단 신규만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곳에 떨어지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가 아닐까? 간호사가 아니더라도 모든 직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새로운 환경에서의 어쩔 수 없는 시행착오랄까. 결국 시간이 필요한 거지. 그래서 그런 고민이 들때면 난 늘 같은 말을 되뇌였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박채정: 어찌 보면 비슷한 고민이기도 한데 이제는 '성장'이라는 고민이 생겼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아쉬운 제가 과연 지금 성장을 하고 있을까? 하는 부분이요. 1년이 지났는데 과연 1년의 시간으로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그래서 혹시 1년이 더 지났는데도 모자라면 어쩌지? 3년이 지나면? 하는 고민이요. 어서 빨리 성장해서 환자에게도 선배님들에게도 든든한 간호사가 돼야 할텐데요. 허수경: 사실 그 고민은 간호사라면 누구나 안고 있는 부분 같아. 의사를 예로 들면 의사면허를 따고 전공의 1년차, 2년차 이렇게 착착 올라가는 코스가 있잖아. 4년차가 되면 치프가 되고. 하지만 간호사는 그런 것들이 없으니 막연하지. 내가 2년차 간호사의 역할을 하고 있나? 5년차 역할을 하고 있나? 수없이 되돌아 볼수 밖에 없어. 나도 여기서 20년을 보냈지만 여전히 그 고민은 안고 있는걸. 그렇기에 중장기적인 목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는 전문간호사 자격, 대학원 진학 등의 목표를 삼아가며 내 나름대로 성장의 척도를 계획했었어. 지금 와서 돌아보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 후배들에게도 조언하는 부분이고. "무엇부터 해야할지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돼요""결국 핵심은 사람이더라" 박채정: 처음 병원에 와서 고민했던 부분 중 또 하나가 인간관계였던 것 같아요. 저는 여기가 처음이지만 선배님들은 이미 3~5년간 함께 하셨던 분들이잖아요. 어떻게 그분들 속으로 들어갈까 고민이 많았죠. 궁여지책으로 저는 그래서 수첩을 활용했어요. 이 선배님은 이런걸 좋아하시고 이 부분에 예민하시고 이 선배님은 이렇고 하는 식으로 매일매일 메모하고 주의하고 맞춰보려고 애썼죠. 계속해서 인사드리고 카카오톡 등을 통해서 연락드리고요. 그래서 요즘은 좀 예뻐해 주시는 것도 같고 그래요.(웃음) 허수경: 그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아. 어떻게 그걸 알았지?(웃음) 결국 핵심은 사람이거든. 특히 병원이라는 조직 자체가 그런 것 같아. 그래서 나도 후배들에게 늘 얘기하는 부분이 그거야. 자세히 사람을 살펴보면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가 보인다는 거지. 사람마다 같은 상황에도 반응하는 것이 다르잖아. 예를 들어 나는 예의없는 행동에 가장 큰 화가 나거든. 하지만 동기들을 보면 후배들이 공부를 안했을때 화를 내는 경우도 있어. 나는 머리보다는 예의가. 그 친구는 예의보다는 실력이 우선인거지. 가장 중요한 건 선배들고 환자들도 사람이라는 거야. 반대로 그들도 박 간호사를 대하는 것이 힘들수 있다는 거지. 혹시 그러한 부분들이 힘들다면 믿고 따르는 선배들을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누구나 고민했던 부분들이니까 각자의 노하우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 박채정: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도 늘 가지고 있어요. 스테이션이 차곡차곡 일이 오지는 않잖아요. 일이 쏟아질때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 하는 부분이요. 그래도 저는 프리셉터(3~5년차 간호사로 신규 간호사들의 교육을 맡는다) 선생님과 파트장님을 너무 좋은 분을 만나서 많이 여쭤보고 조언도 얻지만 그래도 어려운건 사실이거든요. 다들 너무 바쁘시니 질문하기도 참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언제까지 계속 여쭤보며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허수경: 그래서 나는 후배들에게 다른 것보다 나랑 잘 맞는 선배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곤 해. 이건 꼭, 반드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야. 아무리 일 잘하고 똑똑한 간호사라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거든. 누군가 한명에게는 진심으로 조언을 받고 심리적으로도 위로를 받고 해야 버틸 수 있어. 보통의 경우는 프리셉터가 그런 역할을 하지. 그래서 좋은 프리셉터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가 신규일때 프리셉터 선생님이 아주 무서웠거든. 하루는 환자 앞에서 호되게 혼이 났는데 그후로 환자들이 내 말을 무시하는 것이 느껴지는 거야. 그 일이 엄청나게 트라우마로 남았었어. 그래도 박 간호사는 좋은 멘토들을 만난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아. 선배들을 보며 많이 공부해. 나중에 가면 내가 신규일때 했던 고민들이 경험이 되거든. 혹여 욕을 먹고 무시를 당했다 해도 그걸 감정으로 기억하지 말고 교훈으로 남겨 후에 후배들에게 그 교훈을 넘겨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선배가 되겠지. "동기, 후배에게 어떠한 모습일지 두려워요""흘린 눈물만큼 성장해" 박채정: 어느덧 1년이 지나 이제 몇달 뒤면 후배 간호사가 들어와요. 아직 저는 신규 간호사 티를 못 벗은 것 같은데요. 선배들, 동기들, 후배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보여질지 궁금하고 두려워요. 경쟁이라기 보다는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죠. 옆 병동 신규 간호사와 비교되지 않을까. 후배가 갑자기 나보다 잘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죠. 특히 같은 병동에 '슈퍼 신규'라고 불렸던 전설의 학교 선배가 있는 것도 사실 든든하기도 하지만 부담도 되요. 선배는 저렇게 월등한데 후배는 왜이래? 하는 말을 들을까봐(웃음). 그래서 더욱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속에 늘 그 두려움은 여전한 것 같아요. 허수경: 사람이다 보니 늘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간호사는 홀수년마다 슬럼프에 빠진다고 해. 1년차에는 너무 힘들고 두려워서, 3년차에는 이제 몸에 익으니까 반복되는 일상으로, 5년차에는 이걸 내가 평생할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지. 중요한 것은 늘 겸손하게 노력하는 자세라고 봐. 그리고 나의 장점을 찾아내는 일이지. 그 어느 사람도, 그 어느 간호사도 누군가에 비해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믿어. 본인의 그 재능을 믿는다면 지금의 그 걱정은 어느 정도 사라지지 않을까? 20년차인 지금도 슬럼프에 빠지고 매일매일 고민을 해. 나는 어느 정도인가. 나는 잘하고 있는가 하면서. 그 모든 것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 과정에서 고민한 시간만큼, 그 속에서 흘린 눈물만큼 더 빠르게 성장할꺼야. 믿으라고. 자신을 그리고 동료를. 박채정: 그래서인지 저도 최근에는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어요. 우선 저 혼자서도 스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한명의 간호사가 되는 것이 목표에요. 선배님들은 주말에 홀로 지키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아직 못하거든요. 간호사만큼 평생 공부를 해야하는 직업이 없는 것 같아요. 병동마다 환자마다 너무나 많은 지식들이 필요하니까요. 최근에 모교에 와서 선배 간호사와의 만남식의 프로그램을 하기로 했어요. 사실 이게 학생때 꿈이었거든요. 간호사가 되서 후배들을 끌어주는 것 말이죠. 삼성서울병원에 제 롤모델들이 너무나 많아요. 너무 멋지고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아서요. 허수경 선생님도 정말 대단해요. 결혼과 출산, 육아의 허들을 넘고 여기에 서셨잖아요. 저도 할 수 있을까요? 많은 신규 간호사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에요. 허수경: 나도 그랬어. 내가 한명의 간호사로 설 수 있을까.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아이를 낳고도 일을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최근에 외래 파트로 옮긴 후에는 과연 내가 환자들을 교육할 수 있을까 하는 식으로. 하지만 정답은 없는 것 같아. 누가 맞고 틀린 것이 아니라 결국 다른 것이거든. 세상에 같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 환자들을 봐봐. 코 앞까지 닥쳐진 죽음 앞에서도 이를 이겨내고 또 세상으로 나아가잖아. 우리도 그래야겠지. 당장 한치앞이 두렵고 무섭고 때로는 울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같이 한발짝씩 앞으로 가보자. 그렇게 박 간호사가 나를 믿고 내가 박 간호사를 믿고 같이 격려하면서. 그 관계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 아니겠니?
"복잡한 의료정책 결정구조…답 없는 문제 해결사 사무관" 2018-01-03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보건의료 정책과 건강보험 수가로 결정되는 의료 생태계에서 복지부 공무원의 삶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현 정부가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시행을 새해 화두로 제기하면서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고무되는 형국이다. 보건복지부에 도전장을 내밀고 공무원 길을 선택한 의사 출신 보건사무관들은 진료 의사와 확연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복지부 입사 4년차인 의료자원정책과 권근용 보건사무관(37, 계명의대 2007년 졸업)은 아직도 자신을 초짜 사무관이라고 말한다. 권근용 사무관이 맡은 업무는 전공의 수련교육을 비롯해 의과대학 인증과 의과대학 정원, 의사 면허, 의료인 보수교육, 입원전담의, 의사 전문가 평가제 그리고 의료기사 업무까지 사실상 의사가 되기 위한 모든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와 을지의대 의학박사 과정을 수료한 그는 예방의학과 전문의로 질병관리본부의 공중보건의사부터 공무원 길과 인연에 맺었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현 위기대응총괄과)를 시작으로 에이즈관리과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복지부 공무원을 결심했다. 예방의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본과 4학년 당시 의료정책을 설계하고 시행하는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뜻에서 공무원 꿈을 키워온 권 사무관은 보건소 간호사인 어머니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권근용 사무관은 "어릴 적부터 간호사인 어머님이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무원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머님은 처음에 의사 아들이 공무원되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예방의학과 전문의가 되고 질병관리본부에 근무하면서 뜻을 말씀드렸을 때 열심히 잘해보라고 격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복지부에 2015년 입사해 배치된 첫 부서는 응급의료과다. 재난의료와 닥터헬기를 담당하며 2년 동안 응급의료 정책 실무를 경험했다. 권 사무관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 근무 당시 가습기 살균제와 부산 산부인과 신생아 결핵감염 역학조사를 통해 정책 추진 시스템을 체득했다. 원인파악을 위한 사실관계 규명을 시작으로 행정적 개선 조치 검토와 전문가 자문 그리고 제도개선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의료자원정책과로 부서를 이동하면서 수련교육 등 의료 정책 과정을 실감했다. "의료정책, 의견수렴과 예산과 법안 검토 후 국민건강 전제로 추진" 보건의료정책 결정 과정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복잡하다. 여기에는 청와대와 국회, 기획재정부, 이해단체 그리고 언론 등이 모두 엮여 있다. 권근용 사무관은 "의료정책 의사결정 과정은 복지부 아이디어와 민간 전문가 의견, 국회, 청와대 주문을 시작으로 초안이 만들어진다. 예산과 법안 등 실현가능한 부분을 검토하고 국민 건강이라는 전제조건을 명분으로 정책이 추진된다"고 전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현안과제와 중장기 정책은 복지부 사무관이 항시 준비태세를 갖춰야 할 기본 사안이다. 그가 담당한 업무 중 최우선 현안은 단연 전공의특별법이다.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학회, 의사협회, 병원협회 그리고 최근 설립된 수련병원장협의회까지 시시각각 변화하는 수련정책 개선을 위해 만나야 하는 단체들이다. 권 사무관은 "지난해 12월 23일 전공의특별법 전면 시행 이후 수련환경이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련교육과 급여, 수당, 폭행 등 전공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 80시간 근무 상한제를 비롯해 수련환경 개선이 정착되기 까지 아직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전공의협의회 등 의료단체 의견을 귀담아 들으며 의료현장에서 올바르게 시행, 정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공무원 원칙적 근무시간은 오전 9시 출근과 오후 6시 퇴근이다. 하지만 이를 100% 지키는 공무원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두 아이(5살, 3살) 아빠인 권 사무관은 의사 아내(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세종으로 내려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다. 오전에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해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면 저녁 늦은 시간이 되기 일쑤다. 의사에 비해 박봉인 공무원 급여를 각오하고 선택한 길이나 삶이 퍽퍽한 것은 일반 봉급쟁이와 다르지 않다. 권 사무관은 "의료자원정책과 발령 당시 주무관 공백으로 수련업무 파악과 국정감사 등 2~3개월 간 정신없는 일상을 보냈다. 많은 경우의 수를 파악해야 했고, 현안 관련 이해당사자 간 관계와 정책 추진 등 지난 4년 공무원 생활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면서 "아내가 '힘들면 좀 쉬면서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라는 응원과 격려의 말로 힘을 내고 버텼다.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인생 동반자이자 버팀목인 아내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복지부 공무원, 중립적 입장 견지-사무관들 정책 재량권 존재" 의사들이 공무원을 바라보는 편향된 시각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권 사무관은 "공무원을 영혼없는 존재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복지부 공무원들의 고민도 이해해야 한다. 공무원이라는 신분 특성 상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하고 "책임져야 하는, 이해관계가 얽힌 의료업무 특성 상 공무원 스스로 정책 보고서를 제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사무관으로서 국가 예산과 법안을 활용한 의료정책 재량권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공무원에 도전하는 의사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권 사무관은 "공직생활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 공무원 길을 선택하기 전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환자 진료가 아닌 가치판단과 의사결정 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명확한 소신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면서 "의사 사무관은 한 마디로 의학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가치판단과 의사결정 소신 필요-의료정책 시행 시 보람과 희열 느껴" 권근용 사무관은 "자신이 수립한 의료정책이 시행되고 효과를 보일 때 느끼는 보람과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복지부 입사 4년차 이나 신입 사무관 입장을 견지하고 국과장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하고 "인생 목표가 경제적인 것이 아닌 국민들과 의료인을 위한 의료정책을 펼치고 싶다면 복지부 공무원은 흥미롭고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단언했다. 미래의 꿈을 묻은 질문에 '의료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다다르고 싶다'고 말한 권 사무관은 의사의 삶 대신 일과 가정 양립인 두 아이 아빠이자 평범한 공무원으로서 오늘도 세종청사로 바쁜 출근길을 재촉한다.
"엄격한 선·후배 관계? 전공의 '브로맨스' 기대하세요" 2018-01-02 05:0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7년이 저물고 2018년 무술(戊戌)년을 맞이했다. 새해가 되면 모든 사람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준비하는 사람, 기존 직장에서 새로운 직장으로의 이직을 꿈꾸는 이들, 조직을 떠나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까지. 이처럼 새롭게 자신만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이들 중에는 의료인들도 있을 터. 메디칼타임즈는 신년을 맞이해 설렘과 긴장을 안고 의료계에 첫 발을 딛는 새내기들의 기대와 고민을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동시에 이들에게 '생존의 팁'을 전해줄 수 있는 강호 고수들의 이야기까지. 그 첫 번째로 오는 3월부터 비뇨의학과 전공의를 시작하게 될 고려대 안암병원 진현중 인턴(25세)과 사수를 맡을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치프(Chief)인 윤성구 전공의(29세)를 만나봤다. 지금부터 남자들끼리 갖는 두텁고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브로맨스(bromance)가 생각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보고 지인들이 바보래요." 진현중 인턴: 학생 때부터 외과계열에 관심이 있어 전공과목 선택에 고민이 많았어요. 비뇨의학과는 수술의 정도가 작은 수술부터 큰 수술 다양한 것이 장점이거든요. 수술자체도 로봇수술에서부터 내시경 수술까지 최신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전공과목이기에 고민 끝에 비뇨의학과를 결정하게 됐어요. 윤성구 전공의: 맞아. 올해 나도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환자를 보면 비뇨의학과가 상당히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 솔직히 비뇨의학과가 남성이 치중된 학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극히 일부분이야. 진현중 인턴: 그런데 전공의 지원 당시 지인들이 '아깝게 왜 그러냐'면서 저보고 바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주변을 의식하면 하고 싶은 것을 못하니까 소신대로 비뇨의학과를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어요. 윤성구 전공의: 주변에서 하는 말들은 비뇨의학과를 잘 몰라서 하는 것 같아. 솔직히 나도 비뇨의학과를 지원할 때 가족과 친구들이 차라리 군대를 먼저 갔다 오라고까지 했었어. 그러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시야가 넓어지니 그 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하지만 비뇨의학과라는 학문 자체가 재밌었고, 장기적으로 고령화 사회에서는 유망해질 전문과목이라고 생각했거든. 솔직히 인턴을 돌면서 해당 전문 과목을 알 수가 없어. 그런데 비뇨의학과는 처음부터 달랐었어. 그래서 비뇨의학과를 지원하겠다고 결심했는데, 그 당시 소문이 나니까 다른 대형 대학병원까지 나한테 전공의 지원을 권유하기도 했었어. 워낙 비뇨의학과 전공의가 귀한 존재이기도 하잖아. "일만 시킨다? 공부를 많이 시켜서 걱정" 진현중 인턴: 전공의를 시작하면서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삼시세끼 잘 먹는 것이에요. 오프를 많이 받고 싶은 것은 작은 소망이랄까요(웃음). 솔직히 일이 많은 것은 좋은데, 조급하게 무언가를 요구하면 그것이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윤성구 전공의: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모든 것을 빠르게 완벽하게 하는 것 보다 느려도 꼼꼼히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을 교수님들은 원하는 것 같아. 물론 1년차가 새롭게 들어오니까 기대하는 것이 있지만 들어오자마자 완벽히 해내는 것 보다는 조금씩 배워가는 것이 옳은 거야.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인데 그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을 교수님들은 원해. 솔직히 공부를 너무 많이 시켜서 걱정이 되지 않을까? 진현중 인턴: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나요? 윤성구 전공의: 흠. 발표를 많이 시키는 것이 특성이야. 기회가 되면 미국이나 유럽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겨. 나도 지난해 교수님들과 미국학회에 가서 발표하는 기회도 있었는데 돌이켜 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 진현중 인턴: 당연히 영어로 하는 거겠죠? 큰일 났네요. 윤성구 전공의: 대본은 완벽하게 준비해야해(웃음). 그래도 운이 좋아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야해. 우리는 수재가 들어온다고 해서 엄청 기대했다고.(참고로 진현중 인턴은 과학고를 2년 조기졸업하고 의대 6년을 마쳐 인턴생활을 고대 안암병원에서 하고 있다.) "후임 전공의 안 들어오면…" 진현중 인턴: 솔직히 걱정인 것이 2년 뒤가 걱정이에요. 후임 연차가 오지 않으면 현재의 병동 운영 시스템이 지켜지지 않은 것 아닌가하는.(참고로 안암병원 비뇨의학과에는 현재 3년차 전공의 2명이다.) 윤성구 전공의: 사실 후임 연차가 이렇게 들어오지 않을 줄은 몰랐어. 하지만 괜찮아. 네가 없어도 병동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졌어. 혹여나 환자가 많아서 진료하는데 시간이 느려지기는 하겠지만,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을 거야. 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혼자 공부하고 논문 쓰는 시스템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야. 진현중 인턴: 그래도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2년 뒤에 선배님들이 나갔는데 저 혼자이면 어떡하나 해서요. 윤성구 전공의: 물론 사람이 많을수록 좋겠지만, 네가 교수가 꿈이라면 멀리 보면 현명한 선택을 한 것 같아. 솔직히 프라이드를 가졌으면 좋겠어. 너 아니면 아무도 못하는 것이라고. 환자 소변줄을 넣을 수 있는 1년차 전공의는 이 성북구에 너 밖에 없는 거야. 진현중 인턴: 그러면 제가 전공의를 시작하면서 숙지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윤성구 전공의: 예전에 1년차 전공의는 100일 당직이라는 게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졌어. 우리가 너를 100일 정도 봐줘야 해. '백당'이라고 하는데 네가 당직을 서면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없으니까 온콜 형태로 봐주려고 해. 그런데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모르면 항상 노티를 해야 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노티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거야. 만약 네가 당직을 서다 모르는데 잘 해결 됐다고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큰 사고가 터질 수 있거든. 모르면 무조건 전화해 물론 새벽에 전화하면 툴툴댈 수는 있는데 그건 좀 이해해줘(웃음). 진현중 인턴: 맞아요. 1년차가 모든 걸 하다보면 사고가 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성구 전공의: 한명의 실수로는 사고가 나진 않아. 너를 우리가 보고 펠로우, 교수님들, 마지막으로 과장님이 보니까 프라이드를 갖고 임해줬으면 좋겠어. 진현중 인턴: 교육시간도 다 지켜주시고 배우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 기대가 되네요.
빅5병원 2위 탈환 노리는 삼성서울…빅5 넘보는 분당서울대 2017-10-31 05:00:59
|기획-2017 상급종병 청구현황①| 메르스 사태 이후 빅5병원 순위 어떻게 바뀌나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기점으로 시작된 빅5병원의 청구액 순위가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3년간 상급종합병원의 요양급여 청구액 현황'에 따르면 메르스를 기점으로 재편된 순위구도가 2017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또 한번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빅5병원의 2017년도 상반기(6월)까지의 요양급여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아산병원이 청구액 4917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으며 메르스 사태 이후 2위로 등극한 세브란스병원이 자리를 지켰다. 이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순으로 요양급여 청구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빅5병원, 2위 탈환 넘보는 삼성서울병원 눈여겨 볼 것은 내년에도 이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 2016년도까지만 해도 메르스 여파로 맥을 못추는 듯 보였던 삼성서울병원이 2017년 상반기 상당히 회복세로 접어든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올 상반기(6월)까지의 요양급여 청구액은 약 3662억원으로 청구액 2위인 총 3762억원을 기록한 세브란스병원과 격차를 100억원까지 좁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도까지만 해도 삼성서울병원의 청구액 규모는 7315억원으로 세브란스병원의 청구액 7988억원에 비해 500억원 이상의 간극이 있었다. 이 같은 변화의 조짐은 최근 삼성서울병원 연도별 환자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삼성서울병원 2016년도 연보에 따르면 2014년도 일평균 외래환자수 8055명(연 200만 6천명), 일평균 입원환자 수 261명(연 9만5천여명)에 달했지만 메르스 이후인 2015년 일평균 외래환자수 6839명(연 172만 7천명), 입원 환자수 220명(연 8만여명)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2016년도말 일평균 외래환자 수가 8007명(연200만7천여명), 입원 환자수 286명(10만4천여명)까지 회복, 메르스 이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외래환자 지역별 통계를 보더라도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급감했던 지방 환자가 상당히 회복됐다. 2016년도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12개 시도에서 내원했던 지방 외래환자는 총 7만 9837명으로 2015년 6만 3052명 에 비해 26.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 광주, 울산, 제주도에서 내원한 환자는 2015년대비 2016년도 약 35%이상 증가했다. 이는 곧, 메르스 직후 삼성서울병원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이 이미 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성모병원 맹추격하는 분당서울대병원 또한 올 상반기 기준으로 빅5병원을 향한 분당서울대병원의 질주가 더욱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빅5병원 간판을 지키고 있는 서울성모병원이 분당서울대병원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것. 분당서울대병원의 2017년도 6월까지의 요양급여 청구액 현황을 보면 1962억원으로 서울성모병원의 청구액 2253억원에 가까워졌다. 지난 2016년도말 기준으로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의 청구액 규모는 약 700억원까지 벌어졌지만 올 상반기 약 300억원까지 간극을 좁혔다. 실제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게시한 분당서울대병원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2016년도 청신호가 켜졌다. 2015년도 총 의료수익 5575억원에서 2016년도 6202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의료외수익 또한 2015년도 508억 7560만원에서 2016년도 547억 9417만원으로 늘었다. 반면 당기순손실은 2015년도 296억 2093만원에서 2016년도 153억 707만원으로 감소했으며 병원의 재투자 자금으로 볼 수 있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전입액도 2015년 대비 2016년도 20억원 증가한 금액을 확보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현재 성장세를 지속하며 더 치고 나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게 관건. 앞서도 2015년도 당시에도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성모병원과 청구액 규모 300억원 내로 간극을 크게 좁혔지만 빅5병원의 벽을 넘지는 못한 바 있다.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대책 작동 불능…고용량 처방 고개 2017-09-27 05:00:57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정부의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근절책이 실효성을 거두고 있을까.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문제가 불거진 2015년부터 고용량 점안제 처방 건수 증가폭이 더욱 커지면서 실효성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조제액 역시 고용량 점안제의 연 10% 이상 성장이 예상되면서 '1회용 표시 의무화'와 '휴대용 보관 용기 동봉 금지'와 같은 자율규제 방안이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메디칼타임즈는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문제가 불거진 2015년부터 의약품 시장 조사 기관 유비스트의 처방조제액과 처방 건수를 분석했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회 사용이 가능한 리캡 용기 점안제와 관련 "점안제는 개봉한 후 1회만 즉시 사용하고 남은 액과 용기는 바로 버려야 한다"는 용법 용량 및 사용상 주의사항을 마련한 바 있다. 문제는 주의사항이 변경된 이후에도 당국이 사후관리에는 손을 놓으면서 용량 기준으로 보험약가를 받는 제약사들이 고용량 리캡 용기 점안제를 그대로 출시하고 있다는 점. 2016년 국정감사에서는 "식약처가 허가사항 변경에도 불구하고 다회 사용이 가능한 고용량 제품 시판을 여전히 허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유비스트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2015년부터 다소 주춤했던 고용량 점안제(주성분 히알루론산나트륨)의 처방건수가 다시 증가 폭을 키웠다.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 고공행진 일회용 점안제는 크게 ▲0.3~0.45ml ▲0.5ml ▲0.6~1.0ml 용량으로 나뉜다. 한 방울의 점안 용량이 0.04ml인 점을 감안하면 0.3~0.45ml 용량으로도 10방울 정도의 점안이 가능해 '1회용'의 의미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이다. 일회용 점안제 중 고용량에 속하는 0.6~1.0ml 품목 수는 총 67개로 최다를 차지했다. 2015년 처방건수는 126만 2864건에서 2016년 134만 3372건으로 6.4%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처방건수는 97만 9805건으로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올해 총 처방건수는 146만 9708건으로 계산된다. 이는 2016년 대비 9.4% 늘어난 수치. 저용량에 속하는 0.3~0.45ml 점안제 품목 수는 41건으로 처방건수는 2015년 2만 8938건에서 2016년 8만 8693건으로 206.5% 증가했다. 고용량 처방건이 150만 건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용량 처방건의 급증은 적은 모수에 의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올해 8월까지 처방건수는 7만 9994건으로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올해 총 처방건수는 11만 9991건, 2016년 대비 3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증가폭의 둔화세다. 0.3~0.45ml 용량은 전체 처방 건수가 10만건 언저리에 불과한데도 2016년 처방건수 증가율이 206.5%에서 2017년 35.3%로 상당한 둔화 추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0.5ml 점안제는 -1.7%에서 14.0%로, 0.6~1.0ml 점안제는 6.4%에서 9.4%로 증가폭을 키웠다. 특히 0.3~0.45ml 대비 12배가 넘는 처방건수를 가진 0.6~1.0ml 용량군에서 9.4%가 늘어난 것은 점안제 재사용 자율규제의 작동 불능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재사용 대책 반짝 효과 그쳐…저용량 점유율 둔화 올해 2월 식약처는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근절 대책인 ▲제품명에 1회용 병용기재 의무화 ▲일회용 점안제에 휴대용 보관용기 동봉 금지 ▲소비자 안전사용을 위한 교육&8231;홍보 실시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자율 규제'에 해당하는 만큼 제약사에 구속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회용 표기와 보관용기 동봉 금지 조항이 솜방망이에 해당한다는 점은 반짝했던 저용량 점안제의 처방조제액 점유율 증가가 둔화 추세에서도 확인된다. 2015년 0.6~1.0ml에 속하는 고용량 점안제의 총 처방조제액은 928억 4540만원. 2016년엔 1136억 1644만원으로 22.4% 증가한다. 올해 8월까지 조제액은 843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올해 총 조제액은 12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6년 대비 11.4% 늘어난 수치. 2015년 0.3~0.45ml 저용량 점안제의 총 처방조제액은 25억 6246만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엔 67억 993만원으로 161.9% 급성장한다. 올해 8월까지 조제액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2017년 조제액은 91억 3615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36.2% 늘어난 수치. 문제는 역시 저용량 점안제의 점유율 둔화 추세에 있다. 2015년 고용량-저용량 일회용 점안제의 시장 점유율 비중은 94.8% 대 2.6%. 2016년은 92.4% 대 5.5%, 2017년(추정치)은 91.4% 대 6.6%로 예상된다. 적은 모수에도 불구하고 저용량 점안제의 점유율 상승폭이 2.9%p에서 1.1%p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고용량 일회용 점안제는 여전히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식약처의 대책 발표 이후 품목 허가된 일회용 점안제 제품은 총 12개. 일회용 점안제 대부분은 0.3ml에서 0.9ml까지 다양한 용량을 선택했지만 일부는 0.95ml, 0.8ml, 0.75ml 등 고용량 포장만 생산하기도 했다. 2월 말 허가를 받은 모 1회용 점안제 포장에는 1mL/관×30도 포함돼 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1회용이 아닌 1회용 점안제가 시장에서 최다 품목 수와 최다 조제액을 기록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자율규제의 작동 불능을 확인한 만큼 약가 재산정뿐 아니라 용량, 리캡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국내제약사 특명 "비리어드 제네릭 '의심'을 잡아라" 2017-09-25 12:13:59
|메디칼타임즈 원종혁 기자| 이르면 10월부터 비리어드 제네릭(복제약)의 시장 진입이 예고됐지만, B형간염약의 스위칭(교체투여)이 쉽지 않다는데 의료진의 표심 잡기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항암제 만큼이나 보수적 처방 성향을 보이는 B형간염약 시장에서 이들 제네릭 품목들이 신규 환자 중심으로만 마케팅을 가져간다는 제한점과, 비리어드 외에 신약 '베믈리디' 및 '베시보'와의 직접 경쟁도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다국적제약사의 에버그리닝 전략으로 이용되는 연장특허(존속특허)가 일부 깨지면서, 오는 10월부터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비리어드(테노포비르)' 제네릭 품목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들어올 전망이다. 한해 국내 매출만 1400여 억원에 달하는 비리어드의 물질특허는 오는 11월까지 유지되지만, 염 변경된 품목이 연장된 물질특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최근 판결이 나오면서 국내사들이 염 변경을 통한 제네릭 조기 출시 가능성을 높인 터다. 그런데, 비리어드 제네릭의 시장 진입을 바라보는 의료현장 분위기는 대체로 냉담한 상황이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세브란스병원)는 "비리어드 제네릭은 현재 비리어드 사용 환자 중 일부에서만 스위칭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앞서 바라크루드 제네릭 시장 사례을 보듯이 의외로 제네릭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듯 하다"고 말했다. 초치료 환자 위주의 처방에만 무게가 실린데다, 비리어드의 안전성 개선 품목인 '베믈리디(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이하 TAF)'나 국산신약인 '베시보(베시포비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였다. 비리어드 제네릭을 준비 중인 국내 제약사들도 이를 모르는 눈치는 아니다. 당장의 시장 흔들기보다는 신규 감염자를 우선한 마케팅 영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모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영업을 하다보면 항암제 시장만큼이나 B형간염약 시장은 보수적인 성격이 강하다"면서 "때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기보다, 비리어드 제네릭의 초반 마케팅을 신규 B형간염 환자에 초점을 맞추고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나름의 기대는 나온다. 비리어드 제네릭 시장이 이전 '헵세라(아데포비어)'와 '제픽스(라미부딘)' 제네릭 시장과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헵세라와 제픽스의 경우 내성 문제로 인해 제네릭 진입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었지만,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는 내성 보고가 거의 없다는 데 신규 제네릭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10월 진입을 준비 중인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비리어드 한 정 4000원에 비해 제네릭은 2000원 초반에 못미치는 가격으로도 출시될 수 있다"면서 "가격적인 강점이나 염변경으로 인한 알약 크기가 줄면서 복약편의성이 향상된 것도 충분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비리어드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11월달 이전에, 이미 물질특허와 염특허를 모두 회피한 이른바 '1그룹'들의 시장 진입이 10월초부터 시작된다. 현재 1그룹에는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을 포함한 10여 곳이 속했으며, 물질특허를 극복하지 못한 2그룹(약 10곳)의 제네릭 품목은 이보다 한달 늦은 11월달 들어온다. 약가문제 발목잡힌 '베믈리디'… 비리어드 아닌 베믈리디와 직접경쟁 '베시보 ' 고전 한편 길리어드는 비리어드에서 테노포비르의 혈중 잔류 용량을 줄인 신약 베믈리디로의 처방 전환을 노리던 상황이었지만, 최근 급여 적용을 놓고 약가 문제로 '조건부 비급여' 결정을 받으며 발목을 잡혔다. 베믈리디와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한 일동제약의 28번째 국산신약 베시보도 같은 시기에 허가를 받았는데, 베시보는 비리어드와 직접비교한 임상을 통해 비리어드보다 앞선 안전성을 겨냥한 상황이다. 안상훈 교수는 "베시보는 내성도 아닌 초치료환자에게만 적용되고, 비리어드가 아닌 신약 베믈리디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량 1회용 점안제 실태 여전…재사용 근절책 공회전 2017-09-21 05:00:57
|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 "점안제는 개봉한 후 1회만 즉시 사용하고 남은 액과 용기는 바로 버려야 한다." -2015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가 허가사항 변경에도 불구하고 다회 사용이 가능한 고용량 제품 시판을 여전히 허가하고 있다." -2016년 10월 국정감사 그 후로 바뀌었을까.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지적된 일회용 점안제의 재사용 근절 대책이 올해도 반복될 전망이다. 식약처의 1회용 병용기재 의무화, 일회용 점안제에 휴대용 보관용기 동봉 금지와 같은 대책이 사실상 권고 수준에 그쳐 재사용 가능한 리캡(Re-Cap) 용기와 용량 규제와는 동떨어진 대책이기 때문이다. 20일 식약처의 품목 허가 목록을 확인한 결과 식약처의 일회용 점안제 대책 이후에도 과용량 포장의 점안제가 지속 출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식약처는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 근절 대책으로 ▲제품명에 1회용 병용기재 의무화 ▲일회용 점안제에 휴대용 보관용기 동봉 금지 ▲소비자 안전사용을 위한 교육&8231;홍보 실시 등을 대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식약처는 공문을 통해 "일회용 점안제 중 일부 제품에 동봉되는 휴대용 보관용기가 재사용의 요인이 될 수 있어 동봉하지 않을 것을 요청드린다"며 이에 필요한 조치를 당부했다. 문제는 1회용 표기와 보관용기 동봉 금지 조항만 지키면 기존의 열고 닫을 수 있는 리캡 뚜껑과 과용량 포장은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솜방망이 '권고'로는 재사용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리캡과 과용량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 식약처는 1회용 표기 의무화와 휴대용 보관용기 제공 금지 방침을 내린지 4개월만에 실태조사에 나섰지만 1회용 표기 등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 점검에 그쳤다. 식약처의 대책 발표 이후 품목 허가된 일회용 점안제 제품은 총 12개. 일회용 점안제 대부분은 0.3ml에서 0.9ml까지 다양한 용량을 선택했지만 일부는 0.95ml, 0.8ml, 0.75ml 등 고용량 포장만 생산하기도 했다. 심지어 2월 말 허가를 받은 모 1회용 점안제 포장에는 1mL/관×30도 포함돼 있다. '1회용'에 맞는 이상적인 용량은 0.3ml 포장으로 꼽힌다. 한 방울의 점안제 크기는 0.04ml로 개개인의 사용 행태를 감안하더라도 0.3ml~0.4ml만 돼도 충분한 점안 용량이라는 것. 한 방울의 점안제 0.04ml로 계산하면 1ml 포장은 총 25방울의 점안이 가능한 용량으로 1회용으로 생각하기에는 다소 과한 수치다. 여기에 리캡까지 제공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사용이 곧 경제적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과량 포장은 약가라는 '사탕'을 근절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평이다. 원가 차이가 거의 없는데다가 용량에 맞춰 보험 약가를 지불하는 구조에서는 제약사가 굳이 1회용 기준에 맞춘 저용량을 생산할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가 일회용 점안제 재사용에 대한 근절 의지가 있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며 "식약처는 일회용 제품에 한해 리캡 용기를 금지하고 용량도 그에 맞는 품목만 허가해 주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심평원에서는 용량에 연동되는 보험약가를 1회용 기준으로 통일 조정하거나 고용량에 대한 단일가 적용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권고같은 솜방망이 조치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6월 복지부는 일회용 점안제 약가 산정 기준 근거를 마련한 '약제 결정, 조정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지만 업체간 의견 대립 등으로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관계자는 "점안제의 약가 통일이나 약가 재산정은 심평원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복지부와 식약처와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다"며 "복지부의 최종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급여의 급여화, 환자쏠림 자명…철학 없는 문재인 정부" 2017-09-15 05:0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비급여도 문제지만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 의료전달개선협의체는 올해 안으로 논의의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메디칼타임즈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어홍선 부회장, 대한의원협회 김성원 의료정책특임고문, 보건복지부 손영래 비급여관리팀장 겸 예비급여팀장을 초청, 특별 대담을 가졌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없이는 비급여의 급여화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와 정부의 공통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1차, 2차, 3차로 나눠져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어떻게 뜯어고쳐야 할까. 손영래 팀장: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지불체계 개편이 없는 한 보장성 강화는 없다. 허대석 교수: 영국은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을 하다가 위암 진단이 나오면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을 3개 정도 환자에게 준다. 환자가 이 3개 병원을 거부하고 수도에 있는 큰 병원을 가고 싶다고 하면 보험을 안 해준다. 정부가 배급을 하려면 어느 병원을 가도 의료수준이 같다는 것을 확신시켜주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야 한다. 질이 낮은 곳은 폐쇄까지 시켜버린다. 이처럼 보장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철학이) 없다. 커피를 자판기에서 먹나 호텔에서 먹나 같은 조건이니 제주도에서 수술 받아도 되는 걸 서울까지 오는 것이다. 철학이 없다. 본인부담률이 줄면 당연히 환자 쏠림은 늘어날 것이다. 분명 지금 계산과는 맞지 않을 것이다. 순식간에 쏠림이 일어난다. 의료전달체계와 비급여의 급여화를 맞물려서 생각하지 않으면 극단적 상황이 일어날 것이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환자가 안 움직인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순이다. 김성원 고문: 보장성 강화 대책은 대형병원으로 쏠림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수가를 올려줄지 모르겠지만 수가를 올려주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환자가 줄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은 어려워질 것이다. 손영래 팀장: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은 의원급 진찰료 인상, 병원 입원료 인상 같은 단순 논쟁이 아니다. 의원급에서 상담진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 병원급에서 경증환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체 진료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정영호 부회장: 개인의원과 지역 병원들이 모두 경쟁하고 있다. 옆으로 갈까 봐 무서우니까 아예 큰 대형병원으로 환자를 회송한다. 지역에 있는 의료수요를 그 지역 안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상생할 수 있다. 김성원 고문: 일례로 요로결석 환자를 주변 비뇨기과 의원에 보내고 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정영호 부회장: 그런 게 원활하게 되도록 정부는 수가를 만들어야 한다. 의료이용과 패턴에 소비자도 있지만 공급자 의지도 중요하다. 지역 의료기관끼리 경쟁하는 것을 빨리 깨야 한다. 이 경쟁 구도를 어떻게 연합하고, 동맹해서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어홍선 부회장: 돈으로는 안 되고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 예전에는 진료의뢰서를 써줬을 때 해당 지역을 넘어가지 못했다. "전달체계 개선안 연내 발표, 70~80개 아이디어 담길 것" 손영래 팀장: 전달체계 개선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논쟁을 해보면 동네 병의원과 대형병원 기능 정립, 지역 안배성 추구 등으로 크게 정리된다. 하지만 공급자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개선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개원가 내부에서도 합의가 안된다. 급진적인(radical) 변화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어홍선 부회장: 외과는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있다. 의료전달체계에서도 외과 파트에 대한 대책은 없다. 외과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전공의는 다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공급자부터 통일이 안 돼 있다. 결국 가치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이다. 균형(balancing)이 어렵지만 소중한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손영래 팀장: 외과 파트에 대한 문제의식이 작년 말부터 생겼다. 의료전달체계협의회에서도 여러 아젠다 중에서 포지셔닝 돼 있다. 의료 보장성 강화와 함께 전달체계 개편도 중요하다. 70~80가지 정도의 아이디어들이 담길 것 같다. *에필로그:메디칼타임즈 특별대담에 참석해 주신 허대석 교수와 정영호 부회장, 어홍선 부회장, 김성원 고문, 손영래 팀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취재팀= 이창진, 이지현, 이인복, 박양명 기자
"붕괴하는 일차의료, '보장성 강화' 어디에도 대책은 없다" 2017-09-14 12:0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의료전달체계 뿌리인 1차 의료기관의 위기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에서도 여전하다. 메디칼타임즈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어홍선 부회장, 대한의원협회 김성원 의료정책특임고문, 보건복지부 손영래 비급여관리팀장 겸 예비급여팀장을 초청, 특별 대담을 가졌다. 개원가 대표로 자리한 어홍선 부회장과 김성원 고문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에 일차의료가 배제될 것을 강하게 우려했다. 병원계 대표로 토론에 임한 정영호 부회장도 외과계 개원가의 생존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허대석 교수 또한 국가중심병원인 서울대병원조차 원가를 낮춰 개원가와 경쟁구도를 구축하는 상황을 지적하자 손영래 팀장은 사람중심, 환자 안전, 의료질 향상 등 대원칙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거듭 당부했다. 일차의료가 배제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김성원 고문: 작년 진료비 증가율은 11%다. 하지만 의원급 기관당 진료비 증가율은 4%에 그쳤다. 반면 치과는 23%, 병원급은 10% 이상 늘었다. 그런데 개원가는 보장성 강화 대책에서 완전 소외돼 있다. 주로 중증질환, 고가검사에서 급여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개원가는 해당하지 않는다. 어홍선 부회장: 8월 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보도자료부터 문제가 있다. 정부는 적정수가 보전을 약속하면서 필수의료, 인력보충, 분만, 감염, 환자안전과 연계한다고 명시했다. 이 모든 게 1차 의료기관의 현실과는 맞지 않다. 지금도 민초 의사들만 반발하고 병원계는 조용하지 않나. 허대석 교수: 맞는 얘기다. 내시경만 해도 상급종합병원에는 환자가 많이 몰리니까 원가를 의원보다 훨씬 싸게 책정할 수 있다. 결국 1차, 2차 의료기관은 점점 쇄약해질 것이다. 면역항암제만 봐도 비급여는 모두 다국적기업이 생산하는 약이다. 다국적 제약사는 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고가약만 생산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외형은 엄청나게 커보이지만 고가약, 고가장비 이익은 다국적 기업이 다 갖고 가고 하루종일 내시경을 50건씩 해서 원가를 낮추고 있다. 개원가를 다 망하게 만드는 요인인 셈이다. 정부에 과연 바람직한 상황인지 묻고 싶다. 정영호 부회장: 허긴 그렇다. 개원가 진료비는 진찰료와 행위료가 전부다. 그런데 이 수가가 워낙에 낮다 보니 비급여로 보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병원은 대형일수록 검사비, 재료비 비중이 크다. 검사비와 재료비 수가를 진찰료, 입원료, 행위료 쪽으로 할 필요가 있다. 손영래 팀장: 의학적 비급여를 없애기 위해 약 4조 3000억원 정도를 급여권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수가를 만들어서 3조원만 보충이 된다고 하면 나머지 1조 3000억원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그 때 어떤 부분에서 수가 인상이 필요한 것인지는 의료계와 논의해봐야 한다. 사람에게 주는 수가, 전달체계 기능강화 수가를 먼저 고민할 계획이다. 개원가는 1차 진료,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진료쪽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환자와 의료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수가 인상을 바라고 있다. 어떤 부분을 올릴지는 굉장히 큰 문제다. 정영호 부회장: 만성질환 관리 분야의 수가 총액이 의료기관에 경영적으로 안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내과계는 길이라도 보인다. 문제는 외과계다. 외과계가 살려면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외과 행위료를 대폭 올리든지, 수많은 행위를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있다. 여기서도 개원가만 올려줄 것인지는 쉽지 않은 문제다. 그 일환으로 참여병원 수가에 대해 외과계가 가져가는 것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많아져야 할 것 같다. 참여병원 제도가 활성화되면 외과계 의원이 시설 및 장비에 비용을 투자할 이유가 사라진다. 정부가 말하는 적정수가란? "총액을 지키는 것" 손영래 팀장: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수가란 비급여를 급여화 할 때 총액을 지키면서 급여를 인상하는 것이다. 사실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보장성 강화 대책은 지난 정부의 3대 비급여,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때의 원칙과 같다. 정부의 원칙은 사람중심, 환자 안전, 의료질 향상이다. 선택진료와 상급병실료를 없앨 때도 외과쪽 전문 수술 수가를 인상하고 중환자실과 신생아입원실 입원료 수가를 인상했다. 전부 그 원칙이 바탕에 있다. 현재 비급여를 분석하고 있다. 의학적 비급여가 4조3000억원이라면 그 내용은 종별로 나눠질 것이다. 그런데 전체 진료비 실태조사를 보면 의원급 비급여가 10~13% 정도로 많지 않다. 이 중에서도 영양주사 같은 기능성 주사제의 비중이 꽤 높다. 이는 급여화에서 제외한다고 했으니 이를 빼고 나면 의학적 비급여 통계에서 의원급 비급여 양은 10% 이내다. 4조 3000억원의 비급여를 급여권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의원급의 비중은 4300억원 정도다. 즉, 4300억원은 의원급 수가 인상쪽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어려운 문제는 이를 나누는 것(distribution)이다. 수가는 엄청나게 많은데 재정은 적다. 상급종합병원은 43개 밖에 안되는데 재정의 절반이 상급종병 몫으로 돌아간다. 이전 정부에서도 이 작업을 하면서 종별 칸막이를 썼다. 칸막이를 쳐놓고 작업했었는데 총액은 맞춰냈지만 내부에서 분배를 둘러싼 논쟁은 더 심했다. 그 결과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재정이 밑으로 흐른 부분도 있었다. 김성원 고문: 이 문제는 꼭 짚고 싶다. 재정 증가율을 간과할 수 없다. 정부는 치과가 임플란트와 틀니를 급여화하면서 5000억원의 재정이 들거라고 했는데, 작년 3조2000억원이 나갔다. 작년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5%나 차지했다. 의료이용량 증가에 대한 고려를 별로로 하지 않은 것 같다. 정부는 그 때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는데 비급여가 급여권으로 들어오면 급증할 게 굉장히 많다. 기획재정부도 건보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2020년에는 진료비가 100조원을 넘어간다고 한다. 손영래 팀장: 안에서 검토, 분석하는 재정추계는 100가지가 넘는다. 굉장히 많은 시뮬레이션을 검증한다. 대부분 재정에서 10년 정도까지는 현행 보험료 수준에서 발표한 것이다. 재정 지출은 공개되는 자료인만큼 믿어주길 바란다. 어홍선 부회장: 의사가 가장 원하는 것은 환자를 진료할 때 의학적 근거하에 의사가 판단해 치료하고 처방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존심이다. 의사들은 이것마저 차단되는 게 아닌가 우려하는 것이다. 자율권이 없는 조직은 과연 발전할 수 있겠나. |특별취재팀| 이창진, 이지현, 이인복, 박양명 기자
"의학적 근거없이 질주하는 문재인 케어…건보료부터 설득하라" 2017-09-14 05:0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정부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2017년 하반기 의료계를 뒤흔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800여개의 비급여를 급여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직접 발표하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어홍선 부회장, 대한의원협회 김성원 의료정책특임고문, 보건복지부 손영래 비급여관리팀장 겸 예비급여팀장을 초청, 특별 대담을 통해 비급여 전면 급여화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 정부는 60% 대에서 머물고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은 '비급여'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의료계는 불가피한 보험료 인상, 의료계의 저수가 현실 등을 정부가 나서서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칙없는 비급여의 급여화" 허대석 교수: 급여화는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좋은 일이지만 현정부의 비급여 전면 급여화는 '원칙'이 없다. 원칙을 정리해야 한다. 의학적 근거가 높은 순서대로 급여화가 이뤄져야 한다. 영국은 근거수준을 계속 평가해 그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냥 회의 한 번 덜컥 해버리면 급여가 결정나버린다. 지난 정부에서 등장한 선별급여만 봐도 그렇다. 우선 선별급여 목록 약 480개를 보면 근거 수준이 높다고 선뜻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한방향기요법, 자연훈련법 등이 들어있는데 무슨 기준으로 급여화를 하겠다는 말인가. 김성원 고문: 비급여의 급여화 전제가 의학적 근거 수준이 아니라 오로지 재정적 문제에서만 접근하는 것 같다. 보장률, 보장성에만 너무 매몰돼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려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손영래 팀장: 처음 3800개라고 발표했던 비급여 항목은 재정비부터 해야 한다. 70년대 만들어진 목록이기 때문에 '이게 뭐지?'라는 것도 있다. 각 학회와 논의해서 의학적 근거를 검토하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도 검토를 의뢰하려고 한다. 3800개를 정비한 후 근거수준이 높고 경제성이 뛰어난 것은 필수급여로 하고 그렇지 않은 항목은 예비급여로 편입한다. 물론 소수겠지만 퇴출되는 항목도 있을 것이다. 어홍선 부회장: 비급여의 정의에 혼란이 있다. 비뇨기과의 예를 들겠다. 발기부전약도 비급여지만 의학적 타당성은 매우 높다. 노동력 상실과 관계없고 삶의 질을 높인다. 그렇지만 미용성형과는 다른 개념이다.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미용성형 관련 비급여는 예외로 둔다고 했지만 정의에 따라 계속 예외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손영래 팀장: 비급여의 급여화는 필수적 의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치료에 필요성 정도를 보고, 그 원칙을 정할 것이다. 대머리, 발기부전 것에서 치료의 필수성이 있다고 볼 것인가, 기능개선으로만 볼 것인가에 대해 선을 그으려고 한다. 비급여를 급여화 한다고, 보장성 강화가 가능할까? 김성원 고문: 2005년부터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작됐는데 정부는 매번 보장률을 80%로 하겠다, 70%로 하겠다고 발표 했었다. 그러면서 몇십조원을 투자해 왔는데 보장률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를 오로지 비급여 때문으로 보는가. 손영래 팀장: 그렇다. 국민 총의료비 크기를 보는 것 중 하나가 보장률인데 이게 안오른다는 얘기는 환자 본인부담금이 커지고 있거나, 비급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원 고문: 정부가 보장성 강화를 위해 투자하는 재원이 비급여 증가 속도를 못 따라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비급여가 보장률을 정체시키는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본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 정부는 비급여 때문에 보장률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믿고 정책을 펴고 있는데 전제부터 잘못됐다. 정부는 비급여를 급여화 했을 때 보장률이 올라갈 것인지 일종의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장성은 경상의료비 대비 공공의료비 비중을 말하는데 독일이나 프랑스는 85%까지 올라가 있다. 이만큼 올라가면 국민 부담은 줄게 돼 있다. 비급여 때문에 보장성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가 아니고 정부 재원이나 국민 부담이 낮기 때문에 보장성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다. 비급여 규제를 하더라도 공공의료 부분 보장성은 많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 비급여를 희생양 삼아서 규제하면 오히려 건강이용량도 늘어날 것이고 정부 재정에도 엄청난 압박이 올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상당히 왜곡돼 있다. 보험료가 낮으며 정부재원도 적고 수가도 너무 낮다. 이런 요소들은 그대로 둔채 국민 부담을 덜어준다고 급여율만 올리면 건보재정이 당장 동날 것이다. 허대석 교수: 암환자 본인부담률은 20%에서 5%까지 낮아졌다. 그사이 암환자 의료비는 2~3배 이상 늘었다. 본인부담은 줄었지만 총액은 바뀌지 않았다. 시장 전체가 늘어났으니 비급여 부분이 커진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환자들이 엉뚱한데다 치료비를 쓰고 있다는 소리다. 약 500개의 선별급여 항목 중 필수는 거의 없다. 적정보상이 안 되면 의사들은 다른 비급여를 또 개발해서 내놓을 것이다. 정부 통제 밖의 다른 어떤 것 말이다. 환자 역시 일정 방향으로 쓰고 싶어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손영래 팀장: 사실 이번 대책의 제일 고민거리다. 의료계에서 비급여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없던 개념 '예비급여'…혁명적이다? 손영래 팀장: 우리나라는 비급여 팽창 속도가 급여의 2.1배다. 상당히 왜곡된 구조다. 근거는 있지만 비용효과성이 떨어진다고 하는 항목은 본인부담률을 높여서라도 관찰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도입한 게 '예비급여'라는 제도다. 정영호 부회장: 문재인 케어가 혁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비급여라는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비급여가 팽창하는 것을 끊어주기 때문에 혁명적이라는 것이다.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비급여를 제외한 모든 의료행위를 예비급여라는 이름으로 정부는 통제에 나선다. 즉 가격과 빈도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껏 보험등재를 한 번 하려면 수가 결정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썼다. 검증된 것만 급여를 해줬는데 예비급여는 전혀 반대의 개념이다. 과거에는 수가를 결정할 때 저수가를 근거로 만들어진 상대가치점수를 참고했다. 이것부터가 문제다. 정부 입장에서는 제조사 원가, 행위 원가 자료를 100%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비급여 수가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예비급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수급여, 이미 급여화 돼 있는 부분에 대해 상당부분 원가보상을 하고 예비급여 가격을 정해야 한다. 필수급여는 저수가인데 예비급여 수가만 높게 책명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 전체적인 원가보상이 어떻게 이뤄지게 할 것인지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 손영래 팀장: 예비급여는 급여와 비급여의 중간지대다. 빈도 분석을 위한 제도이지 통제를 위한 제도가 돼서는 안된다. 예비급여는 재평가를 할 예정이다. 통제를 하기 시작하면 재평가를 할 때 과소추계 된다는지, 편법을 쓴다든지 등의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가 정상화를 위해서는 비급여를 급여권으로 이전하면서 그 재정 포션을 급여권으로 넣어줘야 한다. 급여와 비급여를 합산한 수익률은 100을 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방법론은 물론 다르다. 예를 들어 MRI는 급여권에서 2000억원, 비급여권에서 8000억원이 움직이고 있다. 8000억원을 유지하면서 급여권으로 들이려고 할 때 MRI 가격을 관행수가 수준으로 올리는 방법이 있다. 또 기존 가격을 인정하면서 결손되는 비용을 다른 부분에서 인상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방법적인 부분은 의료계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의사들은 비급여를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해야하고 사람에 대한 가치보다 장비, 기계들로 이익을 남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이익부분을 급여권으로 옮겨가면서 이 재정을 필요한 수가 부분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저수가 현실, 정부가 나서서 국민 설득해야" 어홍선 부회장: 당초 정부 발표대로라면 내년 보험료 인상률은 3% 이상이 됐어야 함에도 1%p 낮은 2%대로 결정됐다. 최종 심의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변혁이 없으면 아무리 정부와 의료계가 논의해도 탁상공론에 그치게 된다. 의료계랑 이야기한다면서 협의체를 만들자고 하면 뭐하나. 최종의결 기구에서 이렇게 막히는데. 보험료율 이라도 3% 올렸다면 의료계는 정부를 조금이라도 더 믿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전면' 급여화라고 해서 국민 기대감만 증가시켰다. 같이 합의하고 이해하고, 발전적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임에도 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제는 의료비 걱정없다'는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있다. 혁명적인 프레임을 좋아하지만 방법론 상에서 급진적이고 오류가 있다. 지금까지 저수가였다. 각종 자료가 말해주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건강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줘야 한다. 허대석 교수: 근본적 이슈는 국민이 의료에 대해 무엇이 불만인가를 봐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는 모든 게 소비중심이다. 과잉진료, 과잉소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저수가인데다 보장성 강화를 더 해주면 물적으로 쓰는 양은 더 늘어날 것이다. 지난 40년간 저수가로 팽창하면서 국민한테 물적으로는 많이 보장해줬다. 그걸로는 보장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왔다. 필수진료는 이미 다 되고 있다. 현재 정부 정책은 국민이 엉뚱한 데 돈을 쓰게 만들고 있다. 간병, 왕진 등 잘 안되고 있는 부분에 돈을 써야 한다. 김성원 고문: 보장성 강화를 할 생각이 정말 있다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국고 지원도 4200억원 추가 하는 것으로 끝난 것 같은데 의지가 정말 없다고 본다. 진정한 의미의 보장성 강화에는 관심없고 총액계약제로 가는 전초가 아닌가 생각한다. 손영래 팀장: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설득을 하려면 인상이 왜 필요한지를 설득해야 한다. 지난해 급여비로 나간 돈이 45조원이다. 지금 건강보험 재정은 21조원이 흑자다. 이 상태에서 당장 보험료를 인상할 것인지 후반에 비교적 크게 인상할 것인지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허대석 교수: 의사들이 비급여를 하지 않고도 진료를 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 필수의료에 대한 수가가 낮다보니 비급여를 하고 있다는 현실을 이야기해주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설득해야 한다. |특별취재팀| 이창진, 이지현, 이인복, 박양명 기자
젊은 교수 날개 꺾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이대로 괜찮나 2017-09-13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지방 A국립대병원 외과 A임상교수: 처음 임상교수로 임용됐을 땐 정교수를 꿈꿨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데까지 1년이 채 안 걸렸죠. 교수직은 커녕 외과의사로 성장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사직했어요. B대학병원 흉부외과 B임상교수: 저는 분명 계속 일했는데 병원 내에 잡힌 실적은 형편없었어요. 분주하게 수술장을 오갔지만 저의 실적 상당수는 시니어 교수에게 돌아갔어요. 수년째 관행처럼 이어져오던 터라 새삼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는 게 분위기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게 현실이죠. 선배 교수 갑질에 떠나는 젊은 교수들 이는 임상교수들 사이에선 놀랍지 않은 에피소드다. 다수의 젊은 교수가 소위 시니어 교수의 갑질을 참지 못해 병원을 옮기거나 교수직을 포기하고 있다. 대학병원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교수직은 겸직교수, 기금교수, 임상교수, 진료교수 등으로 구분한다. 그중 교육부 발령을 받는 겸직교수와 학교 소속인 기금교수는 신분이 안정적인 반면 임상교수 특히 진료교수는 신분이 불안정하다. 병원의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1~2년 채용하는 진료교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재부 정원을 받는 임상교수도 신분상 불안감이 크다는 지적이 거세다. 병원 측에서 사실상 정규직이라고는 하지만 임상교수들은 재계약이 다가올수록 고용 불안에 떨어야 한다는 게 젊은 교수들의 하소연이다. 일부 젊은 교수들은 임상교수 정원만 책정하고 이후 관리는 부재한 기재부 측에 관리소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재부에서 정원 받아 정규직으로 전환해놓고 실제로는 2년간 계약직으로 돌리고 있으니 답답하죠. 임상교원에 대해 안이하게 관리하고 있는 기재부 측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기재부 측에 확인한 결과 각 대학별 임상 교원 근수년수 등 근무환경에 대한 현황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말로만 정규직…현실은 고용불안 시달리는 임상 교수들 실제로 최근 계약한 모 국립대병원 한 임상조교수의 임용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계약서상에는 결격사유가 없으면 계약기간을 2년 연장한다고 명시해 사실상 정규직이라고 했지만 수술 등 실적이 부진하면 스스로 병원을 떠나야 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재계약시 각 진료과 과장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장의 지시에 복종하게 되고 불만이 있더라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여기서 임상교수의 재계약 키를 잡고 있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C국립대병원 교수는 외부 의료진 유입이 적은 지방의 국립대병원일수록 선배 교수들의 기득권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다고 했다. "대학병원 특히 지방 국립대병원에서 과장은 절대권력을 쥐고 있어요. 병원장도 임기만 끝나면 힘이 있나요. 병원 개원 당시부터 자리를 잡은 시니어 교수가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거죠." 그에 따르면 올해 초 핵의학과 한 임상조교수도 위와 같은 이유로 병원을 떠났다. "검사 및 판독 등 잡무는 많은데 병원이 원하는 실적은 모두 시니어 교수에게 잡히는 식이니 좋은 평가를 받을리가 없고 결국 재계약에서 불이익을 받는거죠. 이런 경우는 알려지지 않았을 뿐, 종종 발생한다고 봅니다." 아직 역사가 길지 않은 모 국립대병원의 경우 해당 의과대학 출신 교수는 일부에 그치는 수준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고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A국립대병원 임상조교수 출신인 의료진은 젊은 교수들이 자기 발전을 위해서라도 떠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수술 및 검사 실적이 없으면 급여도 다른 교수들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어요. 낮은 급여에 발전 가능성도 낮은 병원에서 앞도 안 보이는 교수직만 바라볼 수 없어 떠나는 거죠." 수술 방식도 선배 교수의 통제 하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제한적이고 그나마 수술 실적도 시니어 교수에게 돌아가는데 어떤 젊은 의사가 버티겠느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젊은 교수들의 고충은 지난 2012년도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간, 순천향의대 박윤형 교수(예방의학교실)가 연구책임자로 실시한 '의과대학 교수의 교육, 진료,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만족도 조사연구'보고서를 통해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간 평균 근무시간 현황을 파악한 결과, 5년 미만의 임상교수가 61.5시간으로 가장 길었으며 5~10년 미만이 57.8시간, 10~15년이 53.5시간으로 집계됐다. 즉, 근무경력이 짧을수록 근무시간이 길었다. 반면, 소위 병원에서 실적으로 쌓이는 진료환자 수는 5년 미만의 젊은 교수 대비 15년 전후의 교수에 몰렸다. 실제로 1주일간 평균 진료 환자 수 또한 5년 미만이 외래 88.7명, 입원 14.2명(수술 9.7명)인 반면 10년이상~15년 미만은 외래 134.5명, 입원 26명(수술 4.9명)이었으며 15년 이상~20년 미만은 외래 122.4명, 입원 24명(수술 7.8명)수준이었다. 물론 설문대상이 1000여명에 그치는 수준으로 일반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젊은 교수일수록 업무강도는 높은 반면 실적은 저조했다. 모 대학병원 조교수의 제보에 따르면 갑질 교수의 행태 중에는 의학기술의 발전과 무관하게 자신의 술기만 고집해 후배 의사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모 대학병원 D외과교수의 경우 갑상선 절제술을 기존의 수술 방식만 고집해 후배 의사에게도 복강경 및 다빈치 수술을 제한하기도 해요. 의학발전을 위해서도 사라져야 할 갑질이라고 봅니다." 역량있는 교수 떠난 자리 의료공백 불가피 사실 더 큰 문제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로 왕성하게 환자를 진료했던 젊은 교수가 병원을 떠난 이후다. 최근 논란이 된 충북대병원 외과 과장의 갑질로 결국 사직한 젊은 임상교수의 경우 사실상 혼자 소아외과 분야 응급수술 등을 도맡아왔다. 수년째 외과 전공의도 없어 혼자 응급콜을 받아왔는데 그가 떠나면서 당장 야간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충북대병원 한 의료진은 젊은 임상교수의 이탈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소아외과 분야는 의료진 자체가 많이 않아 대체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이 미흡할 수 밖에 없을 거에요. 의사 개인에게도 불행이지만 환자를 생각해서도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후배 의사 위해 과거 '권위주의' 벗어야 할 때" 선배 교수들도 반론은 있다.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과장도 '갑질'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 "워낙 의사사회가 도제식 환경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인데 이를 '갑질'이라고 봐야하는지 의문입니다. 선배 의사는 후배 교수를 양성하려는 것인데 젊은 교수 입장에선 독립적인 진료를 원하는 시각차가 생겨난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시니어 교수들도 소위 갑질 문화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상당수. 또 일각에선 개선책을 찾기 위한 노력도 있다. 모 대학병원 기조실장도 문제의식을 느끼는 교수 중 한 명. "도제식 수련 특성상 쉽게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이는 전근대적인 사고로 당연히 사라져야 할 부분이죠. 요즘 시대가 어느 때인데, 과거 권위주의를 벗어야 할 겁니다." 서울대병원 김수웅 교육인재개발실장은 별도의 조직을 통해 이와 같은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각 과별로 자정활동을 하고 있어 후배 교수에 대한 갑질 사례가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일부 과에서 남아있는 것으로 알아요. 이는 최근 발족한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통해 개선할 예정입니다." 소위 말하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은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윤리적으로 접근, 개선책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료계 고질적인 병폐에 대해 의료계 한 인사는 보다 적극적인 개선방안 모색 필요성을 제기했다. "갑질 교수에 대해 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병원 내 권력을 장악한 일부 교수의 갑질로 젊은 의사들의 싹을 자르는 것은 의료계 전체를 보더라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죠. 후배 의사에게 올바른 의료환경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단단한 삭감 유리벽…그림의 떡이 된 골다공증 신약 2017-07-20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의학계와 환자들의 수년간 노력으로 급여권에 들어온 골형성 촉진제가 삭감 유리벽에 갇혀 처방이 막히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10년 세월이 지나서야 겨우 급여권에 들어왔지만 그나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도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방식이라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약의 혜택을 받는 것도 요원한 일이라는 점에서 의사와 환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만에 제도권 진입 하지만 기다린 것은 삭감 유리벽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순천향의대)은 19일 "포스테오가 한국에 정착하기 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지만 여전히 그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포스테오와 테리본이 급여를 받은 지금도 처방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한달에 60만~70만원까지 가던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6만원대까지 낮아졌지만 실제 환자에게 처방을 할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이라며 "처방을 막는 규정이 너무나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릴리의 테리파라타이드 제제인 포스테오는 기존 골흡수 억제제 중 한가지 이상에 효과가 없는 환자 중에서도 65세 이상이면서 T-score -2.5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한 환자에게만 쓸 수 있다. 그마저도 투여기간은 24개월에 묶여 있다. 환자가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동안 단 24개월 밖에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일선 의료진들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약을 쓸 수 있는 환자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급여일때 포스테오를 처방하던 환자 중에서 급여 기준에 맞추면 약을 줄 수 있는 환자가 10명 중에 1~2명 밖에 남지 않는다"며 "10%밖에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급여기준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이미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골다공증 치료가 골흡수억제제에서 골형성 촉진제로 패러다임이 넘어가 처방률이 50%~60%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10%대 처방이 나오는 현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료진들의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충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도 어쩔 수 없이 골흡수 억제제를 처방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 B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골형성 촉진제를 쓴다면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고 판단이 되는 환자도 많지만 기준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골흡수 억제제만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며 "처방을 한다면 결국 임의비급여 형태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요즘은 환자들도 많은 정보를 얻고 있기에 처방을 원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며 "결국 의사도 답답하고 환자도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10년만의 급여도 제한적…새로운 신약 기대감 제로 상황이 이렇게 벌어지면서 의료진들은 새로운 신약에 대한 기대감마저 포기하는 모습이다. 유수 학회들에서 신약의 우수한 효과가 발표되고 있지만 국내 적용까지는 기약이 없는 이유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킨 포스테오조차 10년만에 급여화가 이뤄지고 그마저도 처방율이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약 적용은 먼 훗날의 일이라는 공통된 의견. C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세계 학회에서는 과거 약제에 비해 2~3배의 효과가 있는 약들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다"며 "프레오나 데노수맙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PTH(골형성 촉진제)도 10년만에 그것도 이렇게 타이트하게 급여가 잡힌 상황에 이런 약들이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느냐"며 "그나마 급여에 잡히기라도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품목 허가를 받은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데노수맙)은 그나마 진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최초의 RANKL 표적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는 골밀도 증가율과 골절 예방에서 이미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여했던 환자들에게도 큰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약제. 포스테오가 10년이나 걸린 급여권의 문턱을 빠르게 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프롤리아는 이미 지난 6월 약평위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료진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은 상태다. 이미 10년간 안정성과 효과를 인정받은 포스테오조차 이렇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상태에서 신약의 기준은 더욱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A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아마도 데노수맙이 급여권에 들어온다해도 아주 제한된 2차 약제로 허가될 확률이 높다"며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포스테오보다 2~3배는 더욱 엄격하게 급여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급여가 이뤄진다해도 실제로 환자들에게 쓰는데는 극도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이사장(한양의대)은 "지나치게 엄격하고 극단적으로 급여기준을 잡다 보니 효과가 좋은 약을 써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고 골절 등으로 고통 받은 뒤에야 약을 쓰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포스테오부터 데노수맙까지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소모적 논쟁으로 지속적인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늘고 있지만 만성질환이라는 프레임이 이를 저해하고 있는 듯 하다"고 풀이했다. 유리벽을 깨기 위한 몸부림…한국형 의학적 근거가 발목 이로 인해 학계를 중심으로 이러한 급여기준과 신약 등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 대한골다공증학회 등이 나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은 "복지부도, 공단도, 심평원도 골형성 촉진제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급여비용의 절반도 나가지 않는 것이 단적인 예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정부 또한 학회와 논의를 이어갈 의지를 갖고 있다"며 "기준 완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골대사학회, 골다공증학회가 주장하는 부분은 현재의 엄격한 급여기준부터 그나마 현실적으로 풀어내는 일이다. 65세 이상으로 묶여 있는 기준까지는 어쩔 수 없더라도 2번 이상의 골절을 1회로 줄이고 2차로 묶여 있는 부분을 제한적으로나마 1차까지는 풀어내는 것이 학계의 목표. 하지만 역시 문제는 의학적인 근거들이다. 정부는 이러한 급여 기준 완화의 타당성을 입증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형 의학적 근거를 먼저 내라는 정부와 일단 급여기준을 완화한 뒤 이를 통해 의학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학회와의 의견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변 이사장은 "정부에서는 객관화된 데이터를 원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상 이를 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결국 정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일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골다공증학회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것도 결국 학계의 의견을 통해 정부를 설득해보자는 의미"라며 "그나마 정부 또한 현재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가 전향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부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급여 정책을 풀어가야 하는 이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신약을 포함해 급여 등재와 기준은 결국 얼마나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그나마 학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급여를 인정해 준다면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준을 타이트하게 잡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의학계의 요구대로 골감소증을 포함해 다양한 신약의 문을 연다면 그만큼의 보험재정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와 검증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