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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의 급여화, 환자쏠림 자명…철학 없는 문재인 정부" 2017-09-15 05:0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비급여도 문제지만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 의료전달개선협의체는 올해 안으로 논의의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메디칼타임즈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어홍선 부회장, 대한의원협회 김성원 의료정책특임고문, 보건복지부 손영래 비급여관리팀장 겸 예비급여팀장을 초청, 특별 대담을 가졌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없이는 비급여의 급여화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와 정부의 공통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1차, 2차, 3차로 나눠져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어떻게 뜯어고쳐야 할까. 손영래 팀장: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지불체계 개편이 없는 한 보장성 강화는 없다. 허대석 교수: 영국은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을 하다가 위암 진단이 나오면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을 3개 정도 환자에게 준다. 환자가 이 3개 병원을 거부하고 수도에 있는 큰 병원을 가고 싶다고 하면 보험을 안 해준다. 정부가 배급을 하려면 어느 병원을 가도 의료수준이 같다는 것을 확신시켜주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야 한다. 질이 낮은 곳은 폐쇄까지 시켜버린다. 이처럼 보장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철학이) 없다. 커피를 자판기에서 먹나 호텔에서 먹나 같은 조건이니 제주도에서 수술 받아도 되는 걸 서울까지 오는 것이다. 철학이 없다. 본인부담률이 줄면 당연히 환자 쏠림은 늘어날 것이다. 분명 지금 계산과는 맞지 않을 것이다. 순식간에 쏠림이 일어난다. 의료전달체계와 비급여의 급여화를 맞물려서 생각하지 않으면 극단적 상황이 일어날 것이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환자가 안 움직인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순이다. 김성원 고문: 보장성 강화 대책은 대형병원으로 쏠림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수가를 올려줄지 모르겠지만 수가를 올려주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환자가 줄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은 어려워질 것이다. 손영래 팀장: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은 의원급 진찰료 인상, 병원 입원료 인상 같은 단순 논쟁이 아니다. 의원급에서 상담진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 병원급에서 경증환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체 진료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정영호 부회장: 개인의원과 지역 병원들이 모두 경쟁하고 있다. 옆으로 갈까 봐 무서우니까 아예 큰 대형병원으로 환자를 회송한다. 지역에 있는 의료수요를 그 지역 안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상생할 수 있다. 김성원 고문: 일례로 요로결석 환자를 주변 비뇨기과 의원에 보내고 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정영호 부회장: 그런 게 원활하게 되도록 정부는 수가를 만들어야 한다. 의료이용과 패턴에 소비자도 있지만 공급자 의지도 중요하다. 지역 의료기관끼리 경쟁하는 것을 빨리 깨야 한다. 이 경쟁 구도를 어떻게 연합하고, 동맹해서 서로 균형을 이루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어홍선 부회장: 돈으로는 안 되고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 예전에는 진료의뢰서를 써줬을 때 해당 지역을 넘어가지 못했다. "전달체계 개선안 연내 발표, 70~80개 아이디어 담길 것" 손영래 팀장: 전달체계 개선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논쟁을 해보면 동네 병의원과 대형병원 기능 정립, 지역 안배성 추구 등으로 크게 정리된다. 하지만 공급자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개선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개원가 내부에서도 합의가 안된다. 급진적인(radical) 변화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어홍선 부회장: 외과는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있다. 의료전달체계에서도 외과 파트에 대한 대책은 없다. 외과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전공의는 다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공급자부터 통일이 안 돼 있다. 결국 가치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이다. 균형(balancing)이 어렵지만 소중한 가치를 존중하는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손영래 팀장: 외과 파트에 대한 문제의식이 작년 말부터 생겼다. 의료전달체계협의회에서도 여러 아젠다 중에서 포지셔닝 돼 있다. 의료 보장성 강화와 함께 전달체계 개편도 중요하다. 70~80가지 정도의 아이디어들이 담길 것 같다. *에필로그:메디칼타임즈 특별대담에 참석해 주신 허대석 교수와 정영호 부회장, 어홍선 부회장, 김성원 고문, 손영래 팀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취재팀= 이창진, 이지현, 이인복, 박양명 기자
"붕괴하는 일차의료, '보장성 강화' 어디에도 대책은 없다" 2017-09-14 12:0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의료전달체계 뿌리인 1차 의료기관의 위기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에서도 여전하다. 메디칼타임즈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어홍선 부회장, 대한의원협회 김성원 의료정책특임고문, 보건복지부 손영래 비급여관리팀장 겸 예비급여팀장을 초청, 특별 대담을 가졌다. 개원가 대표로 자리한 어홍선 부회장과 김성원 고문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에 일차의료가 배제될 것을 강하게 우려했다. 병원계 대표로 토론에 임한 정영호 부회장도 외과계 개원가의 생존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허대석 교수 또한 국가중심병원인 서울대병원조차 원가를 낮춰 개원가와 경쟁구도를 구축하는 상황을 지적하자 손영래 팀장은 사람중심, 환자 안전, 의료질 향상 등 대원칙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거듭 당부했다. 일차의료가 배제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김성원 고문: 작년 진료비 증가율은 11%다. 하지만 의원급 기관당 진료비 증가율은 4%에 그쳤다. 반면 치과는 23%, 병원급은 10% 이상 늘었다. 그런데 개원가는 보장성 강화 대책에서 완전 소외돼 있다. 주로 중증질환, 고가검사에서 급여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개원가는 해당하지 않는다. 어홍선 부회장: 8월 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보도자료부터 문제가 있다. 정부는 적정수가 보전을 약속하면서 필수의료, 인력보충, 분만, 감염, 환자안전과 연계한다고 명시했다. 이 모든 게 1차 의료기관의 현실과는 맞지 않다. 지금도 민초 의사들만 반발하고 병원계는 조용하지 않나. 허대석 교수: 맞는 얘기다. 내시경만 해도 상급종합병원에는 환자가 많이 몰리니까 원가를 의원보다 훨씬 싸게 책정할 수 있다. 결국 1차, 2차 의료기관은 점점 쇄약해질 것이다. 면역항암제만 봐도 비급여는 모두 다국적기업이 생산하는 약이다. 다국적 제약사는 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고가약만 생산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외형은 엄청나게 커보이지만 고가약, 고가장비 이익은 다국적 기업이 다 갖고 가고 하루종일 내시경을 50건씩 해서 원가를 낮추고 있다. 개원가를 다 망하게 만드는 요인인 셈이다. 정부에 과연 바람직한 상황인지 묻고 싶다. 정영호 부회장: 허긴 그렇다. 개원가 진료비는 진찰료와 행위료가 전부다. 그런데 이 수가가 워낙에 낮다 보니 비급여로 보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병원은 대형일수록 검사비, 재료비 비중이 크다. 검사비와 재료비 수가를 진찰료, 입원료, 행위료 쪽으로 할 필요가 있다. 손영래 팀장: 의학적 비급여를 없애기 위해 약 4조 3000억원 정도를 급여권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수가를 만들어서 3조원만 보충이 된다고 하면 나머지 1조 3000억원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그 때 어떤 부분에서 수가 인상이 필요한 것인지는 의료계와 논의해봐야 한다. 사람에게 주는 수가, 전달체계 기능강화 수가를 먼저 고민할 계획이다. 개원가는 1차 진료,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진료쪽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환자와 의료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수가 인상을 바라고 있다. 어떤 부분을 올릴지는 굉장히 큰 문제다. 정영호 부회장: 만성질환 관리 분야의 수가 총액이 의료기관에 경영적으로 안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내과계는 길이라도 보인다. 문제는 외과계다. 외과계가 살려면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외과 행위료를 대폭 올리든지, 수많은 행위를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있다. 여기서도 개원가만 올려줄 것인지는 쉽지 않은 문제다. 그 일환으로 참여병원 수가에 대해 외과계가 가져가는 것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많아져야 할 것 같다. 참여병원 제도가 활성화되면 외과계 의원이 시설 및 장비에 비용을 투자할 이유가 사라진다. 정부가 말하는 적정수가란? "총액을 지키는 것" 손영래 팀장: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수가란 비급여를 급여화 할 때 총액을 지키면서 급여를 인상하는 것이다. 사실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보장성 강화 대책은 지난 정부의 3대 비급여,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때의 원칙과 같다. 정부의 원칙은 사람중심, 환자 안전, 의료질 향상이다. 선택진료와 상급병실료를 없앨 때도 외과쪽 전문 수술 수가를 인상하고 중환자실과 신생아입원실 입원료 수가를 인상했다. 전부 그 원칙이 바탕에 있다. 현재 비급여를 분석하고 있다. 의학적 비급여가 4조3000억원이라면 그 내용은 종별로 나눠질 것이다. 그런데 전체 진료비 실태조사를 보면 의원급 비급여가 10~13% 정도로 많지 않다. 이 중에서도 영양주사 같은 기능성 주사제의 비중이 꽤 높다. 이는 급여화에서 제외한다고 했으니 이를 빼고 나면 의학적 비급여 통계에서 의원급 비급여 양은 10% 이내다. 4조 3000억원의 비급여를 급여권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의원급의 비중은 4300억원 정도다. 즉, 4300억원은 의원급 수가 인상쪽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어려운 문제는 이를 나누는 것(distribution)이다. 수가는 엄청나게 많은데 재정은 적다. 상급종합병원은 43개 밖에 안되는데 재정의 절반이 상급종병 몫으로 돌아간다. 이전 정부에서도 이 작업을 하면서 종별 칸막이를 썼다. 칸막이를 쳐놓고 작업했었는데 총액은 맞춰냈지만 내부에서 분배를 둘러싼 논쟁은 더 심했다. 그 결과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재정이 밑으로 흐른 부분도 있었다. 김성원 고문: 이 문제는 꼭 짚고 싶다. 재정 증가율을 간과할 수 없다. 정부는 치과가 임플란트와 틀니를 급여화하면서 5000억원의 재정이 들거라고 했는데, 작년 3조2000억원이 나갔다. 작년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5%나 차지했다. 의료이용량 증가에 대한 고려를 별로로 하지 않은 것 같다. 정부는 그 때의 주장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하는데 비급여가 급여권으로 들어오면 급증할 게 굉장히 많다. 기획재정부도 건보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2020년에는 진료비가 100조원을 넘어간다고 한다. 손영래 팀장: 안에서 검토, 분석하는 재정추계는 100가지가 넘는다. 굉장히 많은 시뮬레이션을 검증한다. 대부분 재정에서 10년 정도까지는 현행 보험료 수준에서 발표한 것이다. 재정 지출은 공개되는 자료인만큼 믿어주길 바란다. 어홍선 부회장: 의사가 가장 원하는 것은 환자를 진료할 때 의학적 근거하에 의사가 판단해 치료하고 처방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존심이다. 의사들은 이것마저 차단되는 게 아닌가 우려하는 것이다. 자율권이 없는 조직은 과연 발전할 수 있겠나. |특별취재팀| 이창진, 이지현, 이인복, 박양명 기자
"의학적 근거없이 질주하는 문재인 케어…건보료부터 설득하라" 2017-09-14 05:00:59
|메디칼타임즈 특별취재팀| 정부의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2017년 하반기 의료계를 뒤흔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800여개의 비급여를 급여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직접 발표하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어홍선 부회장, 대한의원협회 김성원 의료정책특임고문, 보건복지부 손영래 비급여관리팀장 겸 예비급여팀장을 초청, 특별 대담을 통해 비급여 전면 급여화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 정부는 60% 대에서 머물고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은 '비급여'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의료계는 불가피한 보험료 인상, 의료계의 저수가 현실 등을 정부가 나서서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칙없는 비급여의 급여화" 허대석 교수: 급여화는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좋은 일이지만 현정부의 비급여 전면 급여화는 '원칙'이 없다. 원칙을 정리해야 한다. 의학적 근거가 높은 순서대로 급여화가 이뤄져야 한다. 영국은 근거수준을 계속 평가해 그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냥 회의 한 번 덜컥 해버리면 급여가 결정나버린다. 지난 정부에서 등장한 선별급여만 봐도 그렇다. 우선 선별급여 목록 약 480개를 보면 근거 수준이 높다고 선뜻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한방향기요법, 자연훈련법 등이 들어있는데 무슨 기준으로 급여화를 하겠다는 말인가. 김성원 고문: 비급여의 급여화 전제가 의학적 근거 수준이 아니라 오로지 재정적 문제에서만 접근하는 것 같다. 보장률, 보장성에만 너무 매몰돼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려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손영래 팀장: 처음 3800개라고 발표했던 비급여 항목은 재정비부터 해야 한다. 70년대 만들어진 목록이기 때문에 '이게 뭐지?'라는 것도 있다. 각 학회와 논의해서 의학적 근거를 검토하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도 검토를 의뢰하려고 한다. 3800개를 정비한 후 근거수준이 높고 경제성이 뛰어난 것은 필수급여로 하고 그렇지 않은 항목은 예비급여로 편입한다. 물론 소수겠지만 퇴출되는 항목도 있을 것이다. 어홍선 부회장: 비급여의 정의에 혼란이 있다. 비뇨기과의 예를 들겠다. 발기부전약도 비급여지만 의학적 타당성은 매우 높다. 노동력 상실과 관계없고 삶의 질을 높인다. 그렇지만 미용성형과는 다른 개념이다.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미용성형 관련 비급여는 예외로 둔다고 했지만 정의에 따라 계속 예외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손영래 팀장: 비급여의 급여화는 필수적 의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치료에 필요성 정도를 보고, 그 원칙을 정할 것이다. 대머리, 발기부전 것에서 치료의 필수성이 있다고 볼 것인가, 기능개선으로만 볼 것인가에 대해 선을 그으려고 한다. 비급여를 급여화 한다고, 보장성 강화가 가능할까? 김성원 고문: 2005년부터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작됐는데 정부는 매번 보장률을 80%로 하겠다, 70%로 하겠다고 발표 했었다. 그러면서 몇십조원을 투자해 왔는데 보장률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를 오로지 비급여 때문으로 보는가. 손영래 팀장: 그렇다. 국민 총의료비 크기를 보는 것 중 하나가 보장률인데 이게 안오른다는 얘기는 환자 본인부담금이 커지고 있거나, 비급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원 고문: 정부가 보장성 강화를 위해 투자하는 재원이 비급여 증가 속도를 못 따라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비급여가 보장률을 정체시키는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본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 정부는 비급여 때문에 보장률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믿고 정책을 펴고 있는데 전제부터 잘못됐다. 정부는 비급여를 급여화 했을 때 보장률이 올라갈 것인지 일종의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장성은 경상의료비 대비 공공의료비 비중을 말하는데 독일이나 프랑스는 85%까지 올라가 있다. 이만큼 올라가면 국민 부담은 줄게 돼 있다. 비급여 때문에 보장성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가 아니고 정부 재원이나 국민 부담이 낮기 때문에 보장성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다. 비급여 규제를 하더라도 공공의료 부분 보장성은 많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 비급여를 희생양 삼아서 규제하면 오히려 건강이용량도 늘어날 것이고 정부 재정에도 엄청난 압박이 올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상당히 왜곡돼 있다. 보험료가 낮으며 정부재원도 적고 수가도 너무 낮다. 이런 요소들은 그대로 둔채 국민 부담을 덜어준다고 급여율만 올리면 건보재정이 당장 동날 것이다. 허대석 교수: 암환자 본인부담률은 20%에서 5%까지 낮아졌다. 그사이 암환자 의료비는 2~3배 이상 늘었다. 본인부담은 줄었지만 총액은 바뀌지 않았다. 시장 전체가 늘어났으니 비급여 부분이 커진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환자들이 엉뚱한데다 치료비를 쓰고 있다는 소리다. 약 500개의 선별급여 항목 중 필수는 거의 없다. 적정보상이 안 되면 의사들은 다른 비급여를 또 개발해서 내놓을 것이다. 정부 통제 밖의 다른 어떤 것 말이다. 환자 역시 일정 방향으로 쓰고 싶어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손영래 팀장: 사실 이번 대책의 제일 고민거리다. 의료계에서 비급여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없던 개념 '예비급여'…혁명적이다? 손영래 팀장: 우리나라는 비급여 팽창 속도가 급여의 2.1배다. 상당히 왜곡된 구조다. 근거는 있지만 비용효과성이 떨어진다고 하는 항목은 본인부담률을 높여서라도 관찰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도입한 게 '예비급여'라는 제도다. 정영호 부회장: 문재인 케어가 혁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비급여라는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비급여가 팽창하는 것을 끊어주기 때문에 혁명적이라는 것이다.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비급여를 제외한 모든 의료행위를 예비급여라는 이름으로 정부는 통제에 나선다. 즉 가격과 빈도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껏 보험등재를 한 번 하려면 수가 결정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썼다. 검증된 것만 급여를 해줬는데 예비급여는 전혀 반대의 개념이다. 과거에는 수가를 결정할 때 저수가를 근거로 만들어진 상대가치점수를 참고했다. 이것부터가 문제다. 정부 입장에서는 제조사 원가, 행위 원가 자료를 100%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비급여 수가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예비급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수급여, 이미 급여화 돼 있는 부분에 대해 상당부분 원가보상을 하고 예비급여 가격을 정해야 한다. 필수급여는 저수가인데 예비급여 수가만 높게 책명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 전체적인 원가보상이 어떻게 이뤄지게 할 것인지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 손영래 팀장: 예비급여는 급여와 비급여의 중간지대다. 빈도 분석을 위한 제도이지 통제를 위한 제도가 돼서는 안된다. 예비급여는 재평가를 할 예정이다. 통제를 하기 시작하면 재평가를 할 때 과소추계 된다는지, 편법을 쓴다든지 등의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가 정상화를 위해서는 비급여를 급여권으로 이전하면서 그 재정 포션을 급여권으로 넣어줘야 한다. 급여와 비급여를 합산한 수익률은 100을 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방법론은 물론 다르다. 예를 들어 MRI는 급여권에서 2000억원, 비급여권에서 8000억원이 움직이고 있다. 8000억원을 유지하면서 급여권으로 들이려고 할 때 MRI 가격을 관행수가 수준으로 올리는 방법이 있다. 또 기존 가격을 인정하면서 결손되는 비용을 다른 부분에서 인상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방법적인 부분은 의료계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의사들은 비급여를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해야하고 사람에 대한 가치보다 장비, 기계들로 이익을 남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이익부분을 급여권으로 옮겨가면서 이 재정을 필요한 수가 부분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저수가 현실, 정부가 나서서 국민 설득해야" 어홍선 부회장: 당초 정부 발표대로라면 내년 보험료 인상률은 3% 이상이 됐어야 함에도 1%p 낮은 2%대로 결정됐다. 최종 심의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변혁이 없으면 아무리 정부와 의료계가 논의해도 탁상공론에 그치게 된다. 의료계랑 이야기한다면서 협의체를 만들자고 하면 뭐하나. 최종의결 기구에서 이렇게 막히는데. 보험료율 이라도 3% 올렸다면 의료계는 정부를 조금이라도 더 믿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전면' 급여화라고 해서 국민 기대감만 증가시켰다. 같이 합의하고 이해하고, 발전적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임에도 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제는 의료비 걱정없다'는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있다. 혁명적인 프레임을 좋아하지만 방법론 상에서 급진적이고 오류가 있다. 지금까지 저수가였다. 각종 자료가 말해주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건강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줘야 한다. 허대석 교수: 근본적 이슈는 국민이 의료에 대해 무엇이 불만인가를 봐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는 모든 게 소비중심이다. 과잉진료, 과잉소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저수가인데다 보장성 강화를 더 해주면 물적으로 쓰는 양은 더 늘어날 것이다. 지난 40년간 저수가로 팽창하면서 국민한테 물적으로는 많이 보장해줬다. 그걸로는 보장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왔다. 필수진료는 이미 다 되고 있다. 현재 정부 정책은 국민이 엉뚱한 데 돈을 쓰게 만들고 있다. 간병, 왕진 등 잘 안되고 있는 부분에 돈을 써야 한다. 김성원 고문: 보장성 강화를 할 생각이 정말 있다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국고 지원도 4200억원 추가 하는 것으로 끝난 것 같은데 의지가 정말 없다고 본다. 진정한 의미의 보장성 강화에는 관심없고 총액계약제로 가는 전초가 아닌가 생각한다. 손영래 팀장: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설득을 하려면 인상이 왜 필요한지를 설득해야 한다. 지난해 급여비로 나간 돈이 45조원이다. 지금 건강보험 재정은 21조원이 흑자다. 이 상태에서 당장 보험료를 인상할 것인지 후반에 비교적 크게 인상할 것인지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허대석 교수: 의사들이 비급여를 하지 않고도 진료를 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 필수의료에 대한 수가가 낮다보니 비급여를 하고 있다는 현실을 이야기해주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설득해야 한다. |특별취재팀| 이창진, 이지현, 이인복, 박양명 기자
젊은 교수 날개 꺾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이대로 괜찮나 2017-09-13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지현 기자| 지방 A국립대병원 외과 A임상교수: 처음 임상교수로 임용됐을 땐 정교수를 꿈꿨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데까지 1년이 채 안 걸렸죠. 교수직은 커녕 외과의사로 성장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사직했어요. B대학병원 흉부외과 B임상교수: 저는 분명 계속 일했는데 병원 내에 잡힌 실적은 형편없었어요. 분주하게 수술장을 오갔지만 저의 실적 상당수는 시니어 교수에게 돌아갔어요. 수년째 관행처럼 이어져오던 터라 새삼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는 게 분위기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게 현실이죠. 선배 교수 갑질에 떠나는 젊은 교수들 이는 임상교수들 사이에선 놀랍지 않은 에피소드다. 다수의 젊은 교수가 소위 시니어 교수의 갑질을 참지 못해 병원을 옮기거나 교수직을 포기하고 있다. 대학병원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교수직은 겸직교수, 기금교수, 임상교수, 진료교수 등으로 구분한다. 그중 교육부 발령을 받는 겸직교수와 학교 소속인 기금교수는 신분이 안정적인 반면 임상교수 특히 진료교수는 신분이 불안정하다. 병원의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1~2년 채용하는 진료교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재부 정원을 받는 임상교수도 신분상 불안감이 크다는 지적이 거세다. 병원 측에서 사실상 정규직이라고는 하지만 임상교수들은 재계약이 다가올수록 고용 불안에 떨어야 한다는 게 젊은 교수들의 하소연이다. 일부 젊은 교수들은 임상교수 정원만 책정하고 이후 관리는 부재한 기재부 측에 관리소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재부에서 정원 받아 정규직으로 전환해놓고 실제로는 2년간 계약직으로 돌리고 있으니 답답하죠. 임상교원에 대해 안이하게 관리하고 있는 기재부 측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기재부 측에 확인한 결과 각 대학별 임상 교원 근수년수 등 근무환경에 대한 현황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말로만 정규직…현실은 고용불안 시달리는 임상 교수들 실제로 최근 계약한 모 국립대병원 한 임상조교수의 임용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계약서상에는 결격사유가 없으면 계약기간을 2년 연장한다고 명시해 사실상 정규직이라고 했지만 수술 등 실적이 부진하면 스스로 병원을 떠나야 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재계약시 각 진료과 과장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장의 지시에 복종하게 되고 불만이 있더라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여기서 임상교수의 재계약 키를 잡고 있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C국립대병원 교수는 외부 의료진 유입이 적은 지방의 국립대병원일수록 선배 교수들의 기득권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다고 했다. "대학병원 특히 지방 국립대병원에서 과장은 절대권력을 쥐고 있어요. 병원장도 임기만 끝나면 힘이 있나요. 병원 개원 당시부터 자리를 잡은 시니어 교수가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거죠." 그에 따르면 올해 초 핵의학과 한 임상조교수도 위와 같은 이유로 병원을 떠났다. "검사 및 판독 등 잡무는 많은데 병원이 원하는 실적은 모두 시니어 교수에게 잡히는 식이니 좋은 평가를 받을리가 없고 결국 재계약에서 불이익을 받는거죠. 이런 경우는 알려지지 않았을 뿐, 종종 발생한다고 봅니다." 아직 역사가 길지 않은 모 국립대병원의 경우 해당 의과대학 출신 교수는 일부에 그치는 수준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고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A국립대병원 임상조교수 출신인 의료진은 젊은 교수들이 자기 발전을 위해서라도 떠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수술 및 검사 실적이 없으면 급여도 다른 교수들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어요. 낮은 급여에 발전 가능성도 낮은 병원에서 앞도 안 보이는 교수직만 바라볼 수 없어 떠나는 거죠." 수술 방식도 선배 교수의 통제 하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제한적이고 그나마 수술 실적도 시니어 교수에게 돌아가는데 어떤 젊은 의사가 버티겠느냐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젊은 교수들의 고충은 지난 2012년도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간, 순천향의대 박윤형 교수(예방의학교실)가 연구책임자로 실시한 '의과대학 교수의 교육, 진료,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만족도 조사연구'보고서를 통해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간 평균 근무시간 현황을 파악한 결과, 5년 미만의 임상교수가 61.5시간으로 가장 길었으며 5~10년 미만이 57.8시간, 10~15년이 53.5시간으로 집계됐다. 즉, 근무경력이 짧을수록 근무시간이 길었다. 반면, 소위 병원에서 실적으로 쌓이는 진료환자 수는 5년 미만의 젊은 교수 대비 15년 전후의 교수에 몰렸다. 실제로 1주일간 평균 진료 환자 수 또한 5년 미만이 외래 88.7명, 입원 14.2명(수술 9.7명)인 반면 10년이상~15년 미만은 외래 134.5명, 입원 26명(수술 4.9명)이었으며 15년 이상~20년 미만은 외래 122.4명, 입원 24명(수술 7.8명)수준이었다. 물론 설문대상이 1000여명에 그치는 수준으로 일반화 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젊은 교수일수록 업무강도는 높은 반면 실적은 저조했다. 모 대학병원 조교수의 제보에 따르면 갑질 교수의 행태 중에는 의학기술의 발전과 무관하게 자신의 술기만 고집해 후배 의사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모 대학병원 D외과교수의 경우 갑상선 절제술을 기존의 수술 방식만 고집해 후배 의사에게도 복강경 및 다빈치 수술을 제한하기도 해요. 의학발전을 위해서도 사라져야 할 갑질이라고 봅니다." 역량있는 교수 떠난 자리 의료공백 불가피 사실 더 큰 문제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로 왕성하게 환자를 진료했던 젊은 교수가 병원을 떠난 이후다. 최근 논란이 된 충북대병원 외과 과장의 갑질로 결국 사직한 젊은 임상교수의 경우 사실상 혼자 소아외과 분야 응급수술 등을 도맡아왔다. 수년째 외과 전공의도 없어 혼자 응급콜을 받아왔는데 그가 떠나면서 당장 야간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충북대병원 한 의료진은 젊은 임상교수의 이탈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소아외과 분야는 의료진 자체가 많이 않아 대체가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이 미흡할 수 밖에 없을 거에요. 의사 개인에게도 불행이지만 환자를 생각해서도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후배 의사 위해 과거 '권위주의' 벗어야 할 때" 선배 교수들도 반론은 있다.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과장도 '갑질'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 "워낙 의사사회가 도제식 환경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인데 이를 '갑질'이라고 봐야하는지 의문입니다. 선배 의사는 후배 교수를 양성하려는 것인데 젊은 교수 입장에선 독립적인 진료를 원하는 시각차가 생겨난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시니어 교수들도 소위 갑질 문화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상당수. 또 일각에선 개선책을 찾기 위한 노력도 있다. 모 대학병원 기조실장도 문제의식을 느끼는 교수 중 한 명. "도제식 수련 특성상 쉽게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이는 전근대적인 사고로 당연히 사라져야 할 부분이죠. 요즘 시대가 어느 때인데, 과거 권위주의를 벗어야 할 겁니다." 서울대병원 김수웅 교육인재개발실장은 별도의 조직을 통해 이와 같은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각 과별로 자정활동을 하고 있어 후배 교수에 대한 갑질 사례가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일부 과에서 남아있는 것으로 알아요. 이는 최근 발족한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통해 개선할 예정입니다." 소위 말하는 시니어 교수의 갑질은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윤리적으로 접근, 개선책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료계 고질적인 병폐에 대해 의료계 한 인사는 보다 적극적인 개선방안 모색 필요성을 제기했다. "갑질 교수에 대해 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병원 내 권력을 장악한 일부 교수의 갑질로 젊은 의사들의 싹을 자르는 것은 의료계 전체를 보더라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죠. 후배 의사에게 올바른 의료환경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단단한 삭감 유리벽…그림의 떡이 된 골다공증 신약 2017-07-20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의학계와 환자들의 수년간 노력으로 급여권에 들어온 골형성 촉진제가 삭감 유리벽에 갇혀 처방이 막히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10년 세월이 지나서야 겨우 급여권에 들어왔지만 그나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도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방식이라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약의 혜택을 받는 것도 요원한 일이라는 점에서 의사와 환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만에 제도권 진입 하지만 기다린 것은 삭감 유리벽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순천향의대)은 19일 "포스테오가 한국에 정착하기 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지만 여전히 그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포스테오와 테리본이 급여를 받은 지금도 처방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한달에 60만~70만원까지 가던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6만원대까지 낮아졌지만 실제 환자에게 처방을 할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이라며 "처방을 막는 규정이 너무나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릴리의 테리파라타이드 제제인 포스테오는 기존 골흡수 억제제 중 한가지 이상에 효과가 없는 환자 중에서도 65세 이상이면서 T-score -2.5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한 환자에게만 쓸 수 있다. 그마저도 투여기간은 24개월에 묶여 있다. 환자가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동안 단 24개월 밖에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일선 의료진들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약을 쓸 수 있는 환자들이 극히 드물다는 것.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급여일때 포스테오를 처방하던 환자 중에서 급여 기준에 맞추면 약을 줄 수 있는 환자가 10명 중에 1~2명 밖에 남지 않는다"며 "10%밖에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급여기준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이미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골다공증 치료가 골흡수억제제에서 골형성 촉진제로 패러다임이 넘어가 처방률이 50%~60%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10%대 처방이 나오는 현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료진들의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충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도 어쩔 수 없이 골흡수 억제제를 처방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 B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골형성 촉진제를 쓴다면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고 판단이 되는 환자도 많지만 기준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 골흡수 억제제만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며 "처방을 한다면 결국 임의비급여 형태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요즘은 환자들도 많은 정보를 얻고 있기에 처방을 원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며 "결국 의사도 답답하고 환자도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10년만의 급여도 제한적…새로운 신약 기대감 제로 상황이 이렇게 벌어지면서 의료진들은 새로운 신약에 대한 기대감마저 포기하는 모습이다. 유수 학회들에서 신약의 우수한 효과가 발표되고 있지만 국내 적용까지는 기약이 없는 이유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킨 포스테오조차 10년만에 급여화가 이뤄지고 그마저도 처방율이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약 적용은 먼 훗날의 일이라는 공통된 의견. C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세계 학회에서는 과거 약제에 비해 2~3배의 효과가 있는 약들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다"며 "프레오나 데노수맙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PTH(골형성 촉진제)도 10년만에 그것도 이렇게 타이트하게 급여가 잡힌 상황에 이런 약들이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느냐"며 "그나마 급여에 잡히기라도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품목 허가를 받은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데노수맙)은 그나마 진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최초의 RANKL 표적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는 골밀도 증가율과 골절 예방에서 이미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며 비스포스포네이트를 투여했던 환자들에게도 큰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약제. 포스테오가 10년이나 걸린 급여권의 문턱을 빠르게 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프롤리아는 이미 지난 6월 약평위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료진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은 상태다. 이미 10년간 안정성과 효과를 인정받은 포스테오조차 이렇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상태에서 신약의 기준은 더욱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A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아마도 데노수맙이 급여권에 들어온다해도 아주 제한된 2차 약제로 허가될 확률이 높다"며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포스테오보다 2~3배는 더욱 엄격하게 급여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급여가 이뤄진다해도 실제로 환자들에게 쓰는데는 극도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이사장(한양의대)은 "지나치게 엄격하고 극단적으로 급여기준을 잡다 보니 효과가 좋은 약을 써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고 골절 등으로 고통 받은 뒤에야 약을 쓰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포스테오부터 데노수맙까지 비용효과성 등에 대한 소모적 논쟁으로 지속적인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늘고 있지만 만성질환이라는 프레임이 이를 저해하고 있는 듯 하다"고 풀이했다. 유리벽을 깨기 위한 몸부림…한국형 의학적 근거가 발목 이로 인해 학계를 중심으로 이러한 급여기준과 신약 등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 대한골다공증학회 등이 나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은 "복지부도, 공단도, 심평원도 골형성 촉진제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급여비용의 절반도 나가지 않는 것이 단적인 예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정부 또한 학회와 논의를 이어갈 의지를 갖고 있다"며 "기준 완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골대사학회, 골다공증학회가 주장하는 부분은 현재의 엄격한 급여기준부터 그나마 현실적으로 풀어내는 일이다. 65세 이상으로 묶여 있는 기준까지는 어쩔 수 없더라도 2번 이상의 골절을 1회로 줄이고 2차로 묶여 있는 부분을 제한적으로나마 1차까지는 풀어내는 것이 학계의 목표. 하지만 역시 문제는 의학적인 근거들이다. 정부는 이러한 급여 기준 완화의 타당성을 입증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형 의학적 근거를 먼저 내라는 정부와 일단 급여기준을 완화한 뒤 이를 통해 의학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학회와의 의견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변 이사장은 "정부에서는 객관화된 데이터를 원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상 이를 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결국 정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일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골다공증학회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것도 결국 학계의 의견을 통해 정부를 설득해보자는 의미"라며 "그나마 정부 또한 현재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가 전향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부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급여 정책을 풀어가야 하는 이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신약을 포함해 급여 등재와 기준은 결국 얼마나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그나마 학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급여를 인정해 준다면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준을 타이트하게 잡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의학계의 요구대로 골감소증을 포함해 다양한 신약의 문을 연다면 그만큼의 보험재정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와 검증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10년만에 기지개 켠 골형성제…급여화 역풍에 발목 2017-07-19 05:00:59
|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 지난 10년간 제도권 밖에 머물던 골형성 촉진제가 전문가와 환자들의 기나긴 노력 끝에 급여권에 들어오는데 성공했지만 엄격한 기준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급여화의 역풍으로 오히려 처방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 비급여일때보다 가격 접근성은 분명 좋아졌지만 쉽게 처방을 낼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는 셈이다. 탁월한 효과에도 10년간 표류…골형성 촉진제 수난시대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이사장(순천향의대)은 18일 "수년간 노력 끝에 골형성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온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나치게 엄격한 급여기준으로 인해 오히려 비급여일때보다 처방이 힘들어지는 딜레마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급여 적용을 통한 골다공증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골형성 촉진제. 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는 다국적 제약사인 릴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후 지난 200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 허가를 얻어 국내에 상륙했다. 이렇게 국내에 들어온 골형성 촉진제 포스테오는 부갑상선 호르몬을 재조합하는 방식의 바이오의약품으로 골 미세 구조를 향상시켜 골절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쉽게 말해 과거 골다공증 치료의 대표 약물이었던 비스포스포네이트. 골흡수 억제제가 골밀도 저하를 막는 작용을 한다면 테리파라타이드는 골형성을 촉진시키는 반대의 기전을 하는 셈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오랫동안 골다공증 치료제로 자리를 잡았지만 공복 30분 전에 복용해야 하고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테리파라타이드는 이러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효과 또한 훨등했다. 이처럼 비스포스포네이트의 부작용을 줄인 테리파라타이드지만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2016년 12월 즉 10년이 걸려서야 급여가 적용된 것이다. 그런데 세계 최초 개발이라는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비교 대상 약물이 없어 급여화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개발사인 릴리측에서는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줄인 새로운 기전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약가를 요구했고 의사와 환자 모두 테리파라타이드의 장점을 익히 알면서도 처방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릴리가 약가를 낮추고 정부 또한 비교약제를 통해 급여 적정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결국 60만원에 달하던 약값이 30만원으로 낮아지며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이사장(한양의대)은 "골형성제 급여 진입은 환자의 특성에 맞춰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면에서 환자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라며 "의사로서도 효과가 기대되면서도 비싼 약값에 처방을 망설여야 했던 부분이 해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 그동안 의사들도 환자들도 수년간 급여를 요구해 온 것"이라며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격한 급여기준 한계로 지적 "부러진 다음 치료하라니" 이처럼 산전수전 끝에 릴리의 테리파라타이드 약제인 포스테오가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골형성제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릴리의 진입으로 빗장이 열리자 동아ST의 테리본이 올해 2월 급여에 등재된 것이다. 릴리가 10여년 동안 노력끝에 겨우 급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진입이다. 의학계와 환자들의 열망에 힘입어 골형성 촉진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한계점은 여전하다. 급격한 약제비 증가를 우려한 정부가 급여 기준을 상당히 엄격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리파라타이드 처방을 위해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했는데도 효과가 없거나 T-score -2.5 SD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해야만 쓸 수 있다. 그나마 이것도 릴리의 포스테오에 한정되서다. 동아ST의 테리본은 65세 이상 폐경 후 여성이라는 조항이 들어갔고 투여 기간 또한 72주로 한정됐다. 아울러 포스테오와 교체 투여도 제한된다. 결국 이렇게 공고하게 짜여진 틀 안에 들어가야만 급여화된 골형성촉진제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의료진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오히려 처방에 한계가 생기는 급여화의 역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러한 기준이라면 오히려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차라리 비급여라면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지금은 선택권마저 없어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팍팍한 급여기준으로 인해 지금껏 골형성 촉진제로 호전을 보였던 환자들까지 처방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이러한 환자들이 악화된다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질 셈인가"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의료진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골다공증은 악화되고 나면 호전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예방적 치료 또한 중요하지만 지금의 급여기준은 악화가 된 후에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B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골절에 대한 부분"이라며 ""골절을 막자고 치료를 하는 것인데 2군데 이상 부러진 뒤에야 약을 쓸 수 있다는 기준이 도대체 상식적인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절반 이상 골형성 촉진제로 처방 패러다임이 넘어갔는데 우리나라는 한자리수라는 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굳이 예방적 치료나 골감소증에 급여를 해줄 수 없다면 적어도 악화를 막는 수준까지는 기준을 풀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비고시 복지부 공무원의 비애 "나는 50대 만년 사무관" 2017-07-15 05:30:59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사례 1] 나는 보건복지부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50대 공무원이다. 공무원 시험으로 주무관으로 입사해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만년 사무관이다. 국민건강을 위해 보건복지 정책을 직접 기획 추진하고, 과장과 국장이 되면 나만의 청사진을 그려보겠다는 20대 시절 부푼 꿈은 이미 접었다. 과천청사 시절 행정고시 공무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룬 쟁쟁한 실국장 선배 공무원들은 사라진지 오래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기획조정실을 비롯한 각 실별 배치된 비고시 출신 실장과 국장은 하나둘 시나브로 사라졌고, 지금은 본부 조직표 상 비고시 출신 과장 이름도 손에 꼽을 정도다. 본부 조직표 비고시 출신 과장 일부 그쳐 "30년 근무 잘해야 서기관" 그나마 비고시 출신 자리였던 기획조정실 감사관, 재정관, 인사과장 자리도 행정고시 공무원들로 채워지는 인사가 일상화됐다. 후배 주무관들은 "30년 근무해도 잘해야 서기관"이라는 푸념을 쏟아내는데 달리 해줄 말이 없다. 인사과장에게 찾아가 문제를 제기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달라", "노력하고 있다" 등 똑같은 답변뿐이다. 사무관과 서기관 승진은 장관 발령이나 실제는 국실장을 거쳐 차관이 결정한다. 이들 모두가 행정고시 출신이니 비고시 출신은 만년 사무관과 만년 서기관으로 변방일 수밖에 없다. 가끔은 '내가 이러려고 공무원이 됐나'는 자괴감이 든다. 지자체 공무원이 업무 부담도 적고, 복지 혜택도 많고, 승진도 잘된다는 소리가 자꾸 크게 들린다. 이상한 인사시스템, 공정한 룰 부재 "답답하지만 버텨야 한다" 5급 사무관으로 시작한 행정고시 출신과 7급과 9급으로 시작한 공무원 시험 출신의 출발점은 분명히 다르다. 행정고시 출신이 똑똑하고, 잘 나가는 대학을 졸업한 인재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최소한 주무관에서 사무관, 사무관에서 서기관, 서기관에서 부이사관, 부이사관에서 일반직고위공무원 등 직급별 승진의 공정한 룰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무관까지 15년, 서기관까지 7~8년 등 흰머리가 돼서야 과장도 아닌 팀장 대상에 오르는 현 인사시스템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아이들은 장성해 서울서 대학을 다니고, 아내와 나는 세종시로 이주했다. 공무원연금 경력을 채워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아이들 얼굴에 마음을 고쳐 먹는다. 등록금과 결혼자금 등 앞으로 들어갈 돈이 많은데 답답하지만 버텨야 한다. 혹시 아나, 신임 장관이 인사개선 조치로 서기관 승진기회가 빨라질지… [사례 2] 행정고시를 패스해 부서 과장을 맡고 있는 40대 공무원이다. 입사 시절 초짜 사무관 소리를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동안 선배들이 실장에 이어 차관되는 모습을 보면 왠지 가슴이 벅차오른다. 과천청사와 계동청사, 세종청사까지 근무지는 변화했고 그동안 퇴임한 선배들만큼 새로 들어온 후배들도 많아지면서 같은 건물에서 근무해도 얼굴과 이름을 모두 기억하긴 힘들다. 인사 시즌이 되면, 복도 통신이 가동된다. 부서 내 나이 많은 비고시 출신 사무관은 서기관 승진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이나 이번에도 어려울 것 같다. 비고시 출신 중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젊은 주무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과장은 부서 일만 하는 게 아니다. 비고시 출신 뛰어난 사람 많아 "부처간 협의 성과 의문" 부처 간 협의와 예산 배정 등 보이지 않은 노력이 숨어 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 내 관련 부서 대부분이 행정고시 출신으로 업무를 조율하고 설득하는 데 선후배 라인을 총동원해야 한다. 경륜있는 비고시 출신들이 현안 업무는 뛰어나지만 행정고시 선후배 라인과 무관해 윗분들 오더를 제대로 수행할지 솔직히 의문이다. 그래도 비고시 출신과 고시 출신 사이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상호 존중하며 다독여 나가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물론, 행정고시 출신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 몇 년 전 기회를 잡아 해외파견을 다녀왔다. 선진국에서 있으면서 느낀 부분은 현실에 너무 안주했다는 점이다. 보건의료계와 충돌해 현안이 발생하면 막느라 급급했지 제대로 된 중장기 정책 계획을 세웠다고 자신할 수 없다. 실국장도 새로운 정책보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진행 중인 정책을 무탈하게 마무리하길 기대한다. 고시 출신 간부진 현안 막는데 급급 "중장기 정책 계획 부재" 과거 청와대 오더와 지적이 있으면 국 전체가 뒤집어졌지만, 새로운 정부는 중앙부처에 힘을 실어준다고 하니 밤샘 작업은 줄어들 것 같다. 나도 승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동기들 중 국장 승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불안하다. 일찍 승진하면 결국 일찍 퇴임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일반직 고위공무원이 돼야 국장 승진이 가능해 어느새 윗분들에게 보조를 맞추는 나를 발견한다. [에필로그]이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은 복지부 많은 공무원들 취재를 통해 가공한 가상인물로 특정 공무원을 지칭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복지부는 고시파만의 리그?…비고시 과장 승진 바늘구멍 2017-07-14 12:05:55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나라다운 나라', '공정한 나라' 정책목표가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린다." 보건복지부 한 비고시 공무원은 변하지 않은 고시 중심 인사 관행에 대한 답답함을 이 같이 표현했다. 복지부 공무원들이 기대한 투명한 인사와 공정한 인사가 실현됐을까. 아쉽게도 결과는 '아니오'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공무원 인력 현황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총 760명 공무원이 세종청사 본부에 근무 중이다. 이 중 고시 출신 공무원은 187명(24.6%), 비고시 출신 공무원은 573명(75.4%)이며 남성이 418명(55%), 여성이 342명(45%)으로 구성됐다. 복지부 실장 4명을 비롯한 국장과 과장(팀장급 포함) 등 소위 간부진 98명 중 고시 출신 공무원은 71명(72.4%)을 차지했다. 반면, 비고시 출신 공무원은 27명(27.6%)에 불과했다. 과장급 이상 고시 72% 차지-비고시 28%…순수 비고시 14% 불과 이는 1년 전 상황과 비교할 때 거의 동일하다. 2016년 8월 당시, 과장급 이상 105명 중 고시 출신 공무원이 74%(78명), 비고시 출신 공무원이 26%(27명)였다. 복지부가 추진해 온 공정 인사가 무색해진 셈이다. 비고시 출신 간부진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비고시 과장급 이상 27명 중 의사 출신 3명, 약사 출신 2명, 한의사 1명, 치과의사 1명, 별정직 2명, 비상안전기획 1명 그리고 개방직 3명을 제외하면, 7급과 9급 출신 순수 비고시는 14명(14.3%)에 불과했다. 이들 순수 비고시 최고참 직급은 서기관(4급)에 머물고 있어 과장 승진도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는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비고시인 전문직 의사 및 약사 공무원들 승진 역시 보이지 않은 장벽이 존재한다. 의사 공무원들 잘해야 '국장'…약사 공무원들 30년 근무해도 '과장' 사무관 특채로 출발한 의사 출신 공무원들은 잘해야 국장급인 공공보건정책관에 그치고, 질병관리본부 센터장(국장급)으로 이동해 정년하는 경우가 일반화됐다. 약사 출신 공무원들은 더 열악하다. 의사 출신은 사무관(5급)에서 시작하나, 약사 출신은 주무관(7급)에서 시작해 사무관 승진까지 15년은 족히 걸린다. 30대에 입사해 40대 중반이 넘어서야 겨우 주무관 꼬리표를 떼고, 30년 가까이 근무해도 부이사관인 과장을 끝으로 정년을 맞는 순수 비고시 출신과 유사한 공무원 길을 걷고 있다. 무보직 서기관도 인사 문제 주요 요인이다. 무보직 38명 중 고시 출신이 23명, 비고시 출신이 15명으로 과장급 승진을 기대하는 고시 공무원들 내부경쟁도 치열하다는 반증이다. 복지부에서 꽃보직으로 불리는 국내외 파견 공무원도 고시 출신이 압도했다. 국방대학교를 비롯한 국내외 교육훈련 파견 공무원 17명 중 고시 출신이 14명(82.4%), 비고시 출신이 3명(17.6%)이다. 이렇다보니 비고시 출신 공무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비고시 공무원들 불만 가중…여당 "인사 불균형, 사기와 효율성 저하" 전체 구성원의 75%를 차지하면서도 간부진은 손에 꼽을 만큼 인사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비고시 출신 A 공무원은 "장차관이 바뀌면 공정한 인사를 약속하지만 처음에만 반짝할 뿐 승진은 여전히 고시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다. 과천청사 시절 고시와 비고시 출신 간부진이 동수를 이룬 전례는 무용담이 됐다"면서 "20대 입사해 40대 중반이 돼서야 사무관을 다니 젊은 고시 사무관들과 무슨 경쟁을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비고시 출신 B 공무원은 "실국장들은 모두가 한 식구라고 말하고 있지만 승진 시기가 되면 고시 출신 내부에서 밀어주고 당겨주는 보이지 않은 라인이 존재하고 있다"며 "잘해야 팀장, 과장에 불과하다는 젊은 주무관들의 자괴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 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도 복지부 인사 불균형을 주목하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복지부가 다른 중앙부처에 비해 고시와 비고시 출신 인사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안다. 공무원들 사기와 업무 효율성을 위해서는 70% 이상을 차지하는 비고시 출신을 일정 수 이상 과장급 이상 배치해야 한다"며 "신임 장관이 임명되면 복지부 내부의 곪아있는 인사 문제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가진단 전문의사 등장…정신건강복지법 '천태만상' 2017-07-11 05:0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2차 진단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의가 나온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밝힌 내용으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라 새롭게 나타난 모습이다. 이처럼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그동안 의료계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 혹은 문제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2차 진단만 하는 전문의 등장 일선 현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2차 진단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의 등장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라 보호의무자에 의한 환자 입원(강제입원, 비자의입원)을 위해서는 해당 정신병원 전문의가 1차 진단을 한 후 다른 병원 소속 정신과 전문의가 2주 이내에 입원이 필요하다는 2차 '추가진단'을 내려야 한다. 다만, 복지부는 법 시행 후 1개월까지는 추가진단 집중되는 시기를 우려해 같은 의료기관의 전문의가 추가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법 시행 후 1개월 이 후인 6월 30일부터는 원칙적으로 서로 다른 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가 추가 진단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 현재 지정 진단의료기관 총 256개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들이 2차 추가진단을 내리고 있다. 복지부가 지정한 지정 진단의료기관에는 국·공립 병원과 민간병원에 의원 몇몇까지 포함돼 있다. 수도권 A정신병원 봉직의는 "최근 2차 추가진단 소요가 많아지면서 이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전문의가 나타났다"며 "문제는 무더기로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진료가 이뤄질 지는 의문스럽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의료계는 2차 진단만을 하는 의사가 등장한 데 이어 이를 돈벌이로 악용하는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법 시행 이후 6월 한 달 간 계속입원 심사가 몰리면서 심한 경우에는 1~2주 이내에 처리해야 할 심사가 200건에 달한 의사도 존재하는 상황. 또 다른 봉직의는 "이미 2차 진단만을 하면서 이를 돈벌이로 악용하는 의사가 나타났다는 제보가 봉직의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며 "정신요양시설 촉탁의로 나간 경우로 나가면 한 번에 150~200명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 전문의가 수백 건의 환자의 2차 진단을 처리한다는 것인데, 판정수가(환자 1명당 6만 5천원)를 고려했을 때, 이득이 된다는 생각인 것"이라며 "관련 제보를 학회 측에서도 접수하고 있는데, 의료계 차원에서 이는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정신건강복지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병원 간 짬짜미 우려 "객관적 심사 어렵다" 여기에 현장에서는 최근 복지부가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발표한 '보호입원 환자의 입·퇴원 안내'가 이른바 병원 간 '짬짬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복지부가 배포한 입·퇴원 안내 중 '다른 정신의료기관으로의 보호입원 절차'의 경우 '관할 보건소는 지역 내 지정 진단의료기관 중 보호의무자가 선택하는 정신의료기관으로 해당 환자를 이송해 다시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하도록 안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경우 등을 포함해 일부 보건소에서는 이미 2차 진단을 위해 병원과 병원 간을 연결해주고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의 근무 중인 또 다른 봉직의는 "현재의 정신건강복지법은 보건소가 2차 진단을 위해 매칭을 해주는 시스템"이라며 "해당 보건소 관할 A병원과 인근 B병원을 매칭시키고, 서로의 2차 진단을 하게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원무과나 의료진도 모두 알고 지내는 상황에서 매칭을 시켜주는 것이기에 결과적으로는 짬짜미를 적용하도록 국가가 도와주는 꼴"이라며 "의사 개인의 사명감만으로 객관적인 심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선 현장에서는 하루빨리 정신건강복지법 중 문제가 제기된 사항에 대한 재개정과 추후 지정 진단의료기관의 실태조사 필요성을 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A대학병원 교수는 "의사를 불신하면서 만들어진 현재의 정신건강복지법은 재개정 밖에 해법이 없다"며 "솔직히 현장에서 문제점이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는데, 과연 복지부가 이에 대해 실태조사를 할 수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오히려 진료하고 싶어도 못하게 하는 상황"이라며 "2명의 의사 진단을 통해 다른 판단이 나와 탈원화하는 것도 좋지만 치료의 권리도 배려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퇴원해 갈 곳 없는 환자들이 머물 수 있는 인프라부터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아니면 실제 퇴원 대란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복지법 정착 중? 정신병원, 정신줄 놓을 지경 2017-07-10 05:00:59
|메디칼타임즈 문성호 기자|"개선된 입·퇴원제도가 현장에 정착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한 달을 맞아 발표한 내용이다. 복지부의 발표를 보면 개선된 입·퇴원제도 시행으로 퇴원환자가 소폭 증가했으나 의료계에서 우려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환자의 대규모 일시 퇴원 등을 포함한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환자의 대규모 일시 퇴원 문제뿐 아니라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후 많은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진단 나가면 내 환자는 누가 돌보나" 일선 현장에서는 전문의 2인의 교차 진단 의무로 인해 기존 환자 진료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차진단 의무로 인해 인근 의료기관 혹은 시설에 전문의가 파견 시 이를 대체하는 전문의 부재로 진료공백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7월까지 지정 진단의료기관으로 선정된 병·의원은 민간병원까지 포함해 총 256개 의료기관으로, 이들 기관의 전문의들이 입원환자의 교차 진단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강제입원, 비자의입원) 시 해당 정신병원의 전문의가 1차 진단한 후 이들이 2주 이내에 입원이 필요하다는 2차 '추가소견'을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의 A정신병원장은 "인근 진단 지정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가 와서 환자들의 입원진단을 함께 내리는데 하루가 걸린다"며 "우리병원의 전문의도 마찬가지다. 타 병원 환자의 입원 진단을 위해서 하루 동안 자리를 비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타 병원 입원진단을 위해 자리를 비우게 됨에 따라 원래 돌보던 환자에 대한 진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공립 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다른 의료기관의 환자를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이를 책임지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차 진단을 위해 지정 진단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봉직의들도 문제점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증언한다. 지방의 국립병원의 한 봉직의는 "(진단은) 환자 한 명당 평균 30분에서 1시간이 걸리는 업무"라며 "이 때문에 기존에 진료해야 하는 환자를 진료할 수가 없는 상황으로 기존 환자의 의료적 측면의 질 저하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의료계가 민간병원까지 지정 진단의료기관으로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정부가 밀어붙인 것"이라며 "민간병원으로 선정할 때도 뚜렷한 심사기준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를 신청한 모든 병원들 100%가 선정됐다는 것은 사실상 선정기준이 없다는 것 아닌가. 과연 선정기준이 있었는지도 의문스럽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 공백에 병원 내 불화까지 조장 또한 2차 진단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문의들은 과도한 법적인 부담을 자신들에게 지우고 있다는 불만을 쏟아 놓고 있다. 복지부가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법적인 문제가 발생될 시 2차 진단을 내린 전문의에게 과도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차 진단의로 활동하고 있는 봉직의는 "6월 달 한 달 간 계속입원 심사가 몰리면서 심한 경우에는 1~2주 이내에 처리해야 할 심사가 200건에 달한 의사도 있었다"며 "이런 경우 정신요양시설 촉탁의로 나간 경우로 나가면 한 번에 150~200명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환자를 길거리로 내몰 수는 없으니 진단 업무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그는 "건수와 함께 업무결과에 대한 의미도 커져 심리적 부담도 커졌다"며 "계속 입원 청구를 하려면 과거에는 심판위원회에서 결정했지만 이제는 2차 진단의의 결정이 중요해졌다. 즉 해당 진단의에 과도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2차 진단의들은 자신이 속한 국공립 혹인 민간병원들과의 근무 계약에 혼선이 발생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관련 학회와 봉직의협의회는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인한 병원과 봉직의 간의 근무 계약 혼선을 방직하기 위해 '표준계약서'까지 새롭게 법적인 검증을 거쳐 마련하기까지 했다. 기존 계약은 유지한 상태에서 추가진단 업무가 기존 업무에 추가 됐을때 고용주인 병원장과 체결하는 계약서인 것이다. 이 표준계약서에는 추가진단 업무를 수행했을 때의 법적 책임과 수행시간, 이에 따른 추가수당 및 이동수단 제공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지방의 B정신병원장은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라 봉직의들의 연봉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제자리를 다시 잡을 것이라 본다"며 "하지만 추가진단에 따른 수당과 관련해 병원과 봉직의 간에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경상권 일부 병원의 경우는 추가 수당과 관련한 다툼을 벌이다 50대 50으로 나누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이 후 이러한 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이 법 시행 후 발생되고 있는 부작용 들이다. 추가진단에 따른 추가적인 의료공백 이 후 벌어지는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