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첨바법 시행 10년...안전성·가격 규제 관건 2020-10-20 12:00:59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올해 8월, 국내에서 첫 발을 뗀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바법)'. 첨단치료제 인허가 관리전략의 일환으로 태동한 해당 재생의료 관련 법제도의 큰 틀은, 이미 십수년전 미국 및 유럽지역에서 도입 및 운용되기 시작했다. 진료현장이나 실험실적 연구분야에서 다양하게 얻어진 임상데이터들을 근거로 축적해, 상업적 개발로까지 연결시키거나 '치료기술화(化)'시킨다는 것이 당시 본제도의 목적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제약산업 분야 저분자화합물을 비롯한 항체 바이오의약품, 면역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과 관련한 의료기술적 진보가 빨라지면서 경제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시장선점경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운용되는 첨바법의 공통된 특징은, 첨단치료제의 '임상연구'와 '임상시험'을 이원화된 트랙으로 구분지어 관리한다는 대목이다. 얘기인 즉슨, 임상연구와 상업용 인허가 작업을 투트랙(Two track)으로 각기 분리해 제도를 운영한다는 것. 때문에 인간의 세포 및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시켜서 원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원시키는 최신 의료기술을 통칭하는 '첨단재생의료'에 관한 법제도는, 당시 정의와 분류기준을 만드는데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기존 의약품 및 의료기기와 달리 살아있는 세포를 주요 재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작용기전이 복잡해 단순 비임상 등을 통한 안전성이나 유효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고 의료시술과의 연관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임상연구 관리'와 '제품 인허가' 투트랙 전략 공통분모 첨단 재생의료 관리제도의 도입이 가장 빨랐던 곳은 유럽(EU)지역이었다. 2007년말 유럽의 관련 법 제정 공표 이후 일본과 미국이 각각 2014년과 2016년도에, 서로 이름은 다르지만 미래의료 혁신기술로 지칭되는 재생의료 법제도를 신설했다. 재생의료 법제도 동향을 살펴보면, 먼저 유럽은 2007년 11월 살아있는 세포나 조직을 치료 목적으로 인체에 사용하는 행위가 기존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Regulation 1394/2007/EC'를 제정하면서, 질병 치료 또는 예방 등을 위해 살아있는 유전자, 세포, 조직 등을 인간에게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첨단치료제재를 뜻하는 'ATMP(Advanced Therapy Medicinal Product)' 범주를 새롭게 정의했다. 결과적으로, 첨단치료제들을 별도로 규제하기위해 '병원면제제도(Hospital Exemption)'를 도입 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 일본은 2014년 11월, '재생의료 등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직전년인 2013년도 재생의료연구를 비롯한 개발 및 상용화에 이르는 종합적인 정책을 추진하기위해 임상연구와 자유진료를 관리하는 '재생의료법'을 만들면서 기존 약사법의 명칭을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품질, 유효성 및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고, 재생의료제품의 정의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경우, 2016년 12월 '21세기 치유법(21st Century Cures Act)'을 만들면서 FDCA(Food, Drug, and Cosmetic Act)에 세포치료, 치료적 조직공학 제품, 인간 세포 및 조직 제품, 복합제품 등이 포함되는 새로운 의약품 분류로 '재생의료치료(Regenerative Medicine Therapy, RMT)'를 정의하고, 관련 치료기술은 인허가 단계를 거쳐서 첨단재생의료치료제를 의미하는 'RMAT(Regenerative Medicine Advanced Therapy)'으로 품목허가를 받게 했다. 제도를 부르는 명칭에는 차이가 있지만, 재생의료 기술을 투트랙으로 관리하겠다는데 공통점은 명확했다. 유럽은 병원면제제도 아래에서 임상연구를 관리하고, 제품 인허가 작업은 ATMP 임상시험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일본 또한 임상연구 및 자유진료의 경우엔 후생성의 관리에 놓이고, 제품 인허가는 인허가기관인 PMDA(Pharmaceuticals and Medical Device Agency)에서 '재생의료제품 조건부 허가제도'를 적용시킨다. 미국 역시 21세기 치유법에서 재생의료치료(RMT)와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로 이원화 관리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재생의료 치료제 경쟁 활발, 세포치료제 분야 상업적 임상 몰려 이러한 첨단 재생의료 정책 및 법·제도의 도입은, 지난 십여년간 실제 산업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환자와 산업적 측면을 모두 고려했을때 현존하는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과, 장기적으로 축적해놓은 임상연구 데이터(Real World Data, RWD)를 치료제재의 효능을 입증하거나 보험급여 결정에도 중요한 근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생의료산업협회가 발간한 2016년 12월 정기 보고서에서도 변화는 시작됐다. 산업 분류에 따라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치료제 등의 관련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치료제 산업은 56%를 차지했다. 더불어 치료제 기반산업으로 세가지 영역에서 '툴 및 플랫폼 개발기업' '바이오뱅킹' '서비스기업' 이 각각 19%, 13%, 12% 순으로 조사된 것. 여기서 바이오뱅킹에는 줄기세포 및 지방조직, 제대혈, 인체조직 등을 수집, 저장, 유통하는 분야가 포함됐으며, 서비스기업에는 비임상 및 임상시험 대행기업(CRO)과 생산공정 개발 및 생산 대행기업(CMO 및 CDMO), 인허가 및 상용화 대행, 자문 기업 등이 해당됐다. 미국 및 유럽, 일본 등 관리제도가 본격 시행된 기간인 2007년부터 2017년까지의 임상시험 현황에서도 변화는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세포치료제 및 줄기세포치료제 분야에 상업적 임상이 집중된 상황이기는 하다. 해외 임상시험의 경우 세포치료제가 67%, 세포유전자치료제 12%, 조직공학치료제 11%, 유전자치료제 9%를 차지했으며, 국내는 줄기세포치료제(56%)에 이어 세포치료제(26%), 유전자치료제(17%), 조직공학치료제(1%) 순으로 조사된 것이다. 제도시행 이후 "2015년 기점, 유전자 세포치료제 등 글로벌 경쟁 본격" 상업적 임상연구들이 몰려있는 '세포제조 기반산업' 분야에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실질적인 결과물이 이미 다양하게 도출되고 있다. 제품상황을 파악해볼 수 있는 'Cell Expansion Technologies and Global Markets(BCC 리서치)'가 발간한 2015년도 조사 보고서를 보면, 재생의료와 신약개발, 임상진단 각 분야에 재생의료 시장은 2014년, 2015년, 2020년 각각 31억 달러, 36억 달러, 79억 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 분야는 당해년도 각각 26억, 30억, 70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임상진단에서는 17억, 20억, 49억 달러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 이에 따라, 첨단 재생의료 치료제시장에 상용화 경쟁도 빨라졌다. 2011년 7월 국내기업인 파미셀이 자가골수유래 줄기세포치료제(MSC)인 'Cellgram-AMI'로 급성심근경색에 허가를 받은데 이어, 메디포스트가 '카티스템(Cartistem)'으로 2012년 1월 연골손상 분야, 안트로젠이 자가지방유래 MSC인 '큐피스템(Cupistem)'으로 크론병에 각기 허가를 끝마쳤치면서 우위를 점하는 듯했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 양상은 2015년 이후 글로벌 바이오벤처기업을 비롯한 다국적제약기업들이 가세하면서 더 치열해졌다. 2015년 이후부터는 CAR-T 치료제 등 유전자조작 세포치료제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이 글로벌 허가작업을 진행하면서 본격 경쟁구도를 만든 것이다. 실제, 유럽지역에서는 Chiesi가 개발한 'Holoclar' 품목이 각막손상에 첫 줄기세포치료제로 등극하면서 2015년 2월 시판허가를 마쳤다. 또 2015년 9월 일본 JCR의 'TEMCELL HS'와 Terumo의 'HeartSheet' 품목이 각각 이식편대숙주병과 중증 심부전에 허가작업을 끝마치기도 했다. 이후 2016년 4월 다국적제약기업인 GSK가 자가 CD34+세포를 이용하는 '스트림벨리스(Strimvelis)'로 ADA 중증복합면역결핍증 치료제로 처방권에 진입했으며, 노바티스가 개발한 CAR-T 치료제 '킴리아'가 2017년8월 CD19-유전자조작 자가 T세포를 활용한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에 허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 '예스카타'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에 2017년 10월 허가를 받았으며, 일본에서는 작년 1월 Nipro가 'Stemirac'이 자가골수유래 MSC 치료제로 척수 손상 환자에서 승인을 획득한 상황이다. '억' 소리나는 치료제 비용 부담 과제, 해외 "안전성 관리 시스템 구축 집중" 이렇듯 상용화 작업이 빨라지면서 안전성 관리방안과 비싼 치료제 비용이 과제로 던져졌다. 시판허가를 받은 재생의료제품 대다수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연구개발 단계부터 가격경쟁력을 고려한 개발전략이 필수로 꼽히는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 첨단 재생의료관리법을 통해 시장에 진입한 스트림베일스, 예스카타, 럭스튜나(LUXTURNA) 등이 각각 한화 4억원에서 9억원 수준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 책정됐기 때문. 이와 관련해 국내와 보험체계가 유사한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소(NICE)는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인 예스카타에 대해 2018년 8월 부정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적정 가격을 초과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제약사측과의 협의를 통해, 영국NHS는 길리어드와의 제조협약을 체결하고 1년에 최대 200명의 환자들 대상으로 NHS와 길리어드와의 상업협정을 맺고 '항암제기금(Cancer Drugs Fund)'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승인한 사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제도의 도입이 빨랐던 해외지역의 경우도, 안전성 관리 방안에도 지속적인 문제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암 및 희귀질환 등 중대질환에 대한 혁신의약품을 신속처리하기 위한 제도의 특성상 법의 오남용 우려 등이 제기되는 탓이다. 일본의 경우 임상연구 및 임상시험 사례가 급증하면서 재생의료 서비스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강화될 필요성에 공감해 '재생의료 안전성 확보법'을 시행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2014년 11월 후생노동성 법 시행 이후 임상연구(후생노동성)는 2016년, 2017년, 2019년 3월 기준 각각 재생의료 관련 법 시행이전인 2012년 65건에서 99건, 124건, 145건으로 늘었으며 임상시험(PMDA) 역시 4건에서 35건, 68건, 68건으로 모두 증가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 또한 2019년 4월 '유전자치료 가이드라인(NIH GUIDELINES FOR RESEARCH INVOLVING RECOMBINANT OR SYNTHETIC NUCLEIC ACID MOLECULES)을 새롭게 공표하면서 "유전자치료에 위험(Risk) 구분에 따라 심사를 달리한다"는 안전성 조건을 추가로 내놓았다. 유전자치료 연구를 시행하는 기관에 IBC(Institutional Biosafety Committee)를 설치해 연구계획서에 대한 기관 내 심사 및 감독을 담당하도록 했으며, 기관에 전문관리자인 'BSO(Biological Safety Officer)'를 배치해 유전자치료 연구의 진행과정을 감독하고 위험을 관리하도록 명령한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인간 대상 유전자치료 연구의 경우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을 추가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점을 적시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계 분위기가 첨단 신기술에 대한 현재 논의는 네가티브 규제나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규제 외관에 대한 것으로 한정돼 있지만 구체적 방식과 절차에 대한 내용적 측면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답없는 소청과…11년차 개원의는 봉직의 택했다 2020-10-20 05:45:59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K원장(43)은 지난 6월 전라남도 A군에서 11년이 넘도록 운영했던 소아청소년과 의원 문을 닫았다. '병원 사정으로 폐업한다'는 문자 메시지 안내가 환자들과의 마지막이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K원장에게 일어난 변화는 '폐업'이었다. 저출산에 코로나19까지 겹치자 26개 병상을 유지하면서 의원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더 이상 힘들다고 판단헀다. 지역에서 입원실이 있는 의원은 유일했는데 이제 단 두 곳의 소아청소년과 의원만 남아있다. 12명의 직원은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개원 멤버인 4명의 직원에게도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갑자기 폐업을 결정하다보니 임대한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라 월세는 계속 내고 있다. 그렇게 하더라도 폐업을 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니까. 사실 3~4년전부터 저출산으로 인한 경영에 타격을 받고 있었다. 근로 시간을 늘려도 매출이 더이상 증가하지 않고 연 진료 건수도 서서히 감소하는 게 경영 통계상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는 특별히 내부 악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주변에 경쟁 상대가 증가하지도 않았는데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 전체 환자 수는 유지하고 있었지만 신환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곳에 있다 보니 소위 '단골' 환자만으로 의원을 운영해 나간 셈이다. 여기서 1~2년만 더하면 청소년 범주에 속하던 고등학생까지 성인이 되면서 전체 환자 수마저 줄어들겠다는 걱정이 퍼뜩 들었다. 2018년부터 갑자기 확 오른 인건비도 경영 악화의 원인이었다. 인건비 상승률이 최근 3년 동안 40~50%를 웃돌았으니 말이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19'라는 놈을 만났다. 코로나19 대유행은 경영에 직격타를 날렸다. 3월부터 환자 수 자체가 70~80% 줄었다. 입원실을 채울 수 없으니 유지비까지 부담으로 작용해 경영상 타격은 더 커졌다. 그렇게 강산이 바뀐다는 기간 동안 운영했던 의원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회복 불가능이라고 판단했다. 설사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K원장은 40대 초반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봉직의'로서의 삶을 살기로 했다. 다행히(?) 분만하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신생아 진료를 담당하기로 했다. 의사로서 마지막 단계는 개원이라고들 하는데 한창 일할 나이에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해결책이 없는 막다른 길에 몰린 것이다.봉직의로서라도 무사히 은퇴를 할 수 있다면 최선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봉직의로서라도 무사히 은퇴를 할 수 있다면 최선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노인질환, 요양 등을 공부해야겠다는 계획도 일단은 세워뒀다. 이미 동료들 사이에서는 아이와 함께 찾아온 부모를 대상으로 당뇨병, 고혈압 등에 대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는 분위기다. 조부모를 타깃으로 대기실 안에 혈압기 등을 설치해 놓기도 한다. 아예 피부미용으로 전환하는 동료도 있다. 대다수의 소청과 의사들은 자의든 타의든 비보험 필수의료 시장으로 편입될 수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한 소청과를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현실에 자괴감이 든다"고 K원장은 토로했다. 개원가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존재 이유 소청과 의사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사실 개원가에서 중증 소아환자를 보지는 않지만 소청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 감기다 생각하고 이비인후과, 내과를 가면 된다고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감기가 아니라 알레르기일 수도 있고 폐렴이 이미 왔을 수도 있다. 심하면 선천성 심질환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 설사 진짜 감기더라도 소아에게 쓰는 약의 용량은 성인과 다르다. 그래서 소청과 의사들의 진료 과정은 더 긴 편이다. 귀와 목을 들여다 보는 것은 기본이고 배와 가슴, 등 청진은 필수다. 감기가 아닌 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선별하는 역할은 소청과 의사만이 할 수 있다. "유치원 선생님이나, 초등학교 선생님이 왜 필요할까요?" 인간의 발달 시기상 그에 맞는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직이 필요하듯 소아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소청과 의사가 필요하다. 폐과 위기 소청과 "미래 없는 일에 지원할 사람 없다" 미래가 없는 일에 지원할 사람은 없다. 소청과는 더 이상 개인이 노력해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왔다. 국가가 나서야 한다. 세계 최저 출산율인 현재나, 출산율이 현재의 2배를 넘어섰던 10년 전이나 환자 한 명에게 받을 수 있는 돈은 크게 차이가 없다. 아이들은 진료 중 갑자기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조 인력이 필수도 투입된다. 이 부분에 대한 수가도 인정해야 한다. 진찰 시 질병과 관련없는 육아 등에 대한 보호자 질문에 대한 상담도 별도의 수가로 인정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소청과는 폐과 수순을 피하기 어렵다. *K원장 이야기는 최근 폐업을 하고 봉직의의 삶을 선택한 K원장과 개원을 접고 봉직의로 활동하다 이마저도 그만둔 A소청과 전문의의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첨바법 시행 50일…한산한 업계·길잃은 환자들 2020-10-19 12:00:59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지하 2층. 다소 어두운 조명, 장식이랄 것이 없는 단조로운 색채. 복도식 길을 따라가자 화려한 인테리어의 성형외과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 나왔다. 문 앞에 '세포 배양실'이라는 명패가 방의 용도를 알려줬다. 10평 남짓한 공간에는 원심분리기부터 현미경, 냉동보관소까지 갖춰져 흡사 연구소를 방불케했다.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본격적인 세포 배양 및 재생의료를 위해서는 설비외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지난 8월 28일부터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바법)’이 본격 시행됐다. 재생의료와 바이오의약품의 두 가지를 축으로 하는 첨바법은 국내에서 아직 가보지 않았던 길이다. 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관련 산업을 영위하는 바이오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부실한 신약 심사 및 임상으로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란 우려도 교차한다. 현장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을까. 새 시대를 준비하는 조용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이달 16일 시행 50일을 맞는 첨바법과 관련해 현장 분위기를 점검했다. 16일 강남구 테헤란로 유진성형외과를 찾았다. 첨바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유진성형외과는 그간 지방이식 및 항노화 줄기세포프로그램 등 세포 배양에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첨바법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강태조 원장을 따라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엘레베이터 문을 나와 복도로 연결된 길을 따라가자 작은 방이 나왔다. 앞서 언급한 대로 화려한 성형외과와는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다. 흡사 연구소처럼 보이는 기계들이 앞에 두고 강 원장이 설명을 이어갔다. "항온 항습이 유지되는 인큐베이터 장비와 세포의 활성도 등을 관찰하는 현미경, 영하 90도의 초저온냉동고, 세포 분리 자동화장비 등을 갖췄다"며 "원자재 및 폐기물을 구분 구획하는 작업과 함께 액체 질소탱크를 들여온 후 조만간 당국에 시설 등록을 하겠다"고 말했다. 인접한 측면 방의 가벽을 터서 30평 규모 대형 배양시설로 확장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 2층에는 이미 투약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채취하거나 배양한 세포를 보관하기 위한 질소탱크를 구비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중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의료기관 내에서만 세포의 채취 및 배양을 규정한 법에 따라 GMP 수준의 시설을 갖추는데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유진성형외과는 시설 구비를 위해 티에스바이오(TS BIO)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티에스바이오 역시 첨바법 시대 개막을 위해 작년 면역세포와 줄기세포의 무균주사제 생산 GMP 센터를 개소, 총 220평 규모에 연간 생산량은 세포치료제 기준 1만 로트, 세포보관은행 기준 15만 바이알을 보관 시설을 갖췄다. 강태조 원장은 "세포 배양의 효율성과 안전성은 GMP 시설과 노하우를 갖춘 바이오업체들을 따라갈 수 없는데 법으로 의료기관 내에서만 배양하게 했다"며 "본인 역시 의료진이긴 하지만 시설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업체에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세포를 의료기관에서 채취해 외부 업체를 통해 배양하고 이를 시술할 수 있지만 국내는 운반 과정의 변질 등을 우려로 이를 차단했다"며 "재생의료를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규제를 확실히 풀거나 가이드라인으로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치료 효과는 배양된 줄기세포의 양, 활성도, 무균 유지 등 시설/노하우에 좌우된다. 대규모 GMP 시설을 갖춘 업체를 배제하고 의료기관에만 배양을 일임하는 것은 오히려 낮은 효과와 이로 인한 신뢰성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 실제로 5~10년 전 줄기세포가 신의료기술로 각광받을 때도 일부 병의원들의 수준 이하의 시술이 신뢰도에 타격을 입혔다. 그는 "재생의료의 범주가 관절부터 피부, 아토피, 미용까지 다양한 질환을 포괄하는 만큼 성형 영역에서 유치하는 해외 환자 대비 최소 몇 십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과거 및 현재에도 미용 목적으로는 국내 환자들이 해외를 찾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조용한 대비를 하는 곳은 유진성형외과뿐만이 아니다. 방문한 인근 의료기관들도 이미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 곳이 눈에 띄였다. 포레스트한방병원은 병원 자체적으로 혈액을 채취 및 면역세포를 분리해 2~3주간 배양, 다시 주입하는 항암면역세포치료를 시작한다는 팜플렛을 대기실에 비치했다. 면역세포인 NK세포의 활성도를 검사하는 정밀면역검사 키트 출시 안내문도 대기실에 비치돼 있었다. ▲산업 현장 분위기는 '한산'…풀캐파 생산 아직 멀었다 세포 배양시설을 갖춘 업체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강스템바이오텍을 통해 분위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원균 줄기세포GMP센터장을 따라 세포 채취 및 배양, 보관이 이뤄지는 현장을 둘러봤다. 채취한 세포는 무균 유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품질관리시험을 거쳐 공여자 적합성이 확인되면 세포 내 줄기세포만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본격적인 인큐베이터 시설에서 배지를 교체 과정을 거치며 증식된다. 품질관리시험실을 지나 세포 배양시설 및 보관시설에 들어서자 규모에 압도됐다. 재생의학연구소 및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 배양시설을 갖췄다는 설명답게 복도를 줄지어 늘어선 각종 보관탱크 및 세포 배양 시설이 빼곡했다. 김원균 센터장은 "제조실만 320평, 품질시험실은 160평 규모에 달한다"며 "연간 생산 능력(보관 가능 수량)은 약 3만 6000 바이알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주한 생산 현장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분위기는 한산했다. 완벽에 가까운 시설을 갖췄지만 재생의료를 본격화하기 위해선 법령의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 수요가 공급을 견인하는 풀캐파(full-capa) 생산은 아직 멀었다는 뜻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재생의학을 '미래'로 보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줄기세포·재생의학 부설 연구소를 세운 것도 그의 일환. 생산 시설 타 건물에 위치한 재생의학연구소에서 노경환 강스템바이오텍 상무를 만났다. 그 역시 법과 현실의 괴리를 지적했다. 노 상무는 "첨바법의 하위법령이 나온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생산 및 허가 절차를 준비해 왔다"며 "인체유래물 수수 병원과 위탁 계약과 지하에 투약, 공급 내역 기록을 보관하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재생의료 관련 세포 배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다만 첨바법이 치료의 영역을 보다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제정됐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상업화로 연결지을 지가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첨바법을 시행할 수 있는 주체가 의료기관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업계가 포함될 여지가 적다"며 "의료기관에서 세포를 받아 배양하고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이 연구 목적으로 한정한 것은 한계"라고 진단했다. 희귀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 목적의 임상 진행은 가능하지만 안티에이징, 피부 미용 등 목적은 제한된다. 일본은 환자의 비용 자부담을 전제로 의료기관에서 채취한 세포를 업체에 제공, 배양하고 다시 의료기관에서 투약받을 수 있다. 노 상무는 "첨바법이 시행됐어도 현재 단계에서는 산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도움은 거의 없다"며 "일본 법령을 벤치마킹했다면 일본의 규제 및 규제 완화 사례를 그대로 가져와야지 규제 부분만 가져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학, 의료기술의 발전에는 산업이 견인하는 측면이 큰데 아무런 보상이 없는 현행 구조로는 첨바법이 죽은 법이 될 수 있다"며 "제한적이라고 해도 업체가 세포 배양 및 제공에 들어갈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드디어 열린 길? 방황하는 환자들 첨바법의 태동은 기존 법의 틀이 재생의료를 담을 수 없다는 데서 기인했다. 그간 국내에서의 재생의료 및 시술은 법의 밖, 즉 불법이었다. 그렇다면 첨바법 시행 이후 환자들의 치료 기회는 넓어졌을까. "드디어 시행됐다"는 환자들의 환호와는 달리 현장에선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첨바법 시행으로 국내에서 재생의료를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가 꺾였다는 뜻이다. 재생의료를 위해 해외를 찾는 환자가 연간 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세대 항암치료법으로 꼽히는 면역세포치료를 받기 위해선 환자가 아픈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해외 원정 치료건을 둘러싼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정부는 약사법과 의료법으로 관리할 수 없는 재생의료를 '첨바법'의 테두리 안에서 재생의료와 첨단바이오의약품을 관리할 것을 결정했지만 국내 시술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국내법상 바이오업체가 '세포처리 시설'로 허가를 얻을 경우 제대혈, 골수 등의 배양 및 보관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연구용으로만 제한된다. 강태조 유진성형외과 원장은 "의료기관도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불법인지 잘 모른다"며 "연구 목적으로 제한한 규정은 사실상 무상으로 재생의료를 제공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재생의료 환자 해외와 연결해주는 사업을 영위하는 티에스바이오 관계자는 "첨바법 시행 이후 이제 국내에서 재생의료가 가능한 것이냐는 문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어렵다는 말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포 배양 기술로 독보적인 고진바이오라는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일본 사례를 보면 도쿄 외곽에 위치한 고진바이오에 일본 각지의 세포가 도착하고 이를 배양해 나고야 등 원거리까지 다시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양은 단순 반복이 아니라 세부적인 노하우와 전문인력의 노동이 필요한 기술집약적인 산업"이라며 "배양에 따른 대가 지불 허용은 당연할 뿐더러 장기이식처럼 외부에서 외부 기관으로의 이동 또한 규제를 풀어야 환자와 업계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의사 해외진출 도피성아냐...경력·삶의질 중시 2020-10-13 05:45:59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젊은의사들은 정부정책과 의사 총파업이 해외면허취득에 대한 의지에 불을 붙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젊은의사들의 이러한 선택은 단순히 더 높은 급여를 위한 것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젊은의사들의 해외면허취득이 단기간의 현실도피성 선택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8일 해외의사면허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을 만나 최근 젊은의사들이 바라본 해외의사면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들어봤다. 이 자리에는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를 준비 중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형갑 회장, 김태영 공보의(울진군)와 JMLE(JAPAN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을 준비 중인 임윤택 공보의(상주시)가 함께했다.(이하 이름 생략) 해외 문화 장벽 어려움 넘어선 더 나은 환경 선택 이유 이날 함께한 3명의 젊은의사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해외면허취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수련이나 진료환경이 최우선 요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임윤택 공보의(이하 임)= 본과 4학년을 마칠 때쯤 도쿄에 있는 한 병원에 견학을 다녀왔고 그 때의 경험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수련 환경 차이를 크게 느꼈는데 외과와 내과 모두 술기적인 면에서 기회가 더 많다는 인상을 받았고, 모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인상 깊었다. 당직 등 수련 환경을 고려했을 때도 일본에서 수련을 받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형갑 회장(이하 김 회장)= 이전부터 연구에 관심이 많았지만 국내 대학병원 진료환경에서는 연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있었다. 국내 임상교수는 1년 내내 진료를 보고 그 사이에 짬짬이 논문을 내는 환경인데 외국의 경우 진료를 보는 시기와 연구 시기가 구분이 가능해 밀도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해외면허 취득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김태영 공보의(이하 김)= 해외 가령 미국을 갈 경우 인종차별이나 언어장벽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만 큼 더 좋은 수련환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항상 마음은 가지고 있었다. 이번 정책 외에도 국내 환경에 여러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USMLE 준비로 이어졌다. 임= 아산병원과 도쿄대병원을 보이는 수치로 비교한 자료를 본적이 있다. 아산병원이 도쿄대에 비해 의사수가 1.5배 많고 병상 수는 3배정도 더 많다. 하지만 외래환자가 도쿄대병원은 하루 2800명 아산병원은 1만2000명 정도를 본다고 나와 있었다. 응급환자도 7배정도 차이나고 수술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데이터를 볼수록 해외면허 취득을 생각하게 된다. 김= 환자들이 3분 진료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CPX세대가 되면서 젊은의사도 마찬가지로 불만이 있다. 짧은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진의 경우 더 긴 시간도 필요한데 환경이 그런 것을 허락을 안 하기 때문에 좌절감이 있다.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고 적응을 하면서 다들 느끼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근무환경이나 여건 등 삶의 질이 중요한 것 같아 보인다. 환자와의 관계에서 얻는 기쁨도 있는데 만족이 안 되는 것 같다. 문화적 장벽을 넘어서더라도 외국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국내 환경을 돌이켜 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돈을 더 벌기 위한 선택은 오해…삶의 질 중요" 특히, 젊은의사들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급여, 즉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나간다는 인식은 오해라고 언급했다. 또한 선배의사들의 성공사례만을 보며 막연한 동경으로 해외면허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단점을 명확히 인지하면서 해외면허취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임= 일본도 우리나라 복지부와 같은 후생노동성에서 의사 임금을 조사하는데 작년을 자료를 봤을 때 의사들이 평균 연봉이 1억 2천만원정도 된다. 이 수치는 세전 기준으로 더 줄어들기 때문에 결코 한국에 비해 더 많이 벌기 때문에 일본행을 선택한다고 볼 수 없다. 돈보다 더 나은 환경이 우선 되는 것이다. 김 회장=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급여가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연방소득제와 주세가 따로 있고 최고소득의 경우 50%를 세금을 내면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미국행 결정의 가장 큰 고민은 외국인 의사가 갈 수 있는 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제한된 과에서 선택을 하는 경우 국내와 연봉차이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 해외는 비슷한 급여를 받는 것에 비해 삶의 질이 더 높다는 게 강점이라는 생각이다. 가령 국내에서 심장내과 전문의로 응급 수술을 한다면 며칠을 제외하고 전화기 달고 있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 평생 살아야한다면 매우 힘들 것 같다. 임= 일본은 연봉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지지만 전공 선택에 제한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 여러 측면이 있겠지만 특정 비인기과는 교수를 안 하면 전공을 살리기 어렵다. 교수가 안되면 고도의 수술을 배우고도 이식수술은커녕 암 수술을 할 기회도 없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중간규모 병원의 자리가 많아 교수가 되지 않아도 봉직의로 전공을 살릴 수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2차병원이 잘 돼있고 환자들의 신뢰가 높다. 교수가 되지 않아도 전공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 중 하나다. Q. 해외면허 취득에 분명한 강점과 매력포인트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해외면허취득의 막연한 동경으로 이런 선택을 내린 것은 아닌가? 김= 막연한 동경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미국은 선진국이기 때문에 잘나가는 것이고 아메리칸드림도 일부 작용한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환자를 대하고 정책을 접하면서 쌓인 부분이 터졌다는 게 정확하다. 막연한 꿈을 위한 것이라면 꼭 미국이여야 할 필요는 없다. 여러 실망감으로 결단을 내릴 때가 왔고 지금이면 안 되기 때문에 실행으로 옮긴 것이다. 김 회장= 솔직히 지금은 미국에 갔을 경우 장미 빛 미래보다 실패 케이스를 찾아본다. 막연한 동경보다 상황이 꼬였을 때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고, 단점을 보고 있어도 미국행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다들 해외면허취득을 선택하는 것 같다. 만약 내가 미국에서 수련을 외진 곳에서 하더라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만한 각오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임= 미국 전문의 취득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이 단순히 한국을 떠나고 싶은 생각으로는 동기유지가 안 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마음은 문제가 안 되지만 장점과 단점을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한다. 막연한 동경은 아닌 것 같다. 해외관심에 대한 자체는 의사의 진로가 다양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하지만 큰 환상은 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일본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솔직히 미국은 여러 면에서 문화정도를 제외하면 상위호환 한국에서 일하는 것에 비해서 크게 고민의 여지는 없다고 보는데 일본은 상당히 고민의 여지가 많다. "해외의사면허 관심 더 높아질 것…과도한 환상 금물" 해외의사면허취득은 이전부터 꾸준히 수요가 있었고 그 안에서 오름세와 내림세를 거쳐 왔다. 젊은의사들은 앞으로 해외의사면허취득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회장= 해외의사면허취득의 큰 걸림돌은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로 나가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정보도 많아질 것이다. 결국 정보가 많아진다는 것은 접근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젊은의사들의 도전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 김= 동의하는 부분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의대행정팀에서 해외의사면허시험 준비 절차자체를 이해를 못했다. 학생도 서류를 제대로 준비를 못했는데 1년이 지나고 도전한 선배들이 설명회도 하면서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생겼고 서류양식 자체가 만들어졌다. 이런 정보들이 하나둘 쌓여 접근성이 낮아졌고 많은 학생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임= 일본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준비 카페에 회원이 30%가 늘었다. 한번 시작되면 흐름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 같다. 다만, 일본의 경우 연봉이나 일본어의 장벽, 한일문화 등의 장벽으로 실제 준비가 얼마나 늘어날 지는 가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 회장= 사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저도 벌써 마음은 외국에 나가있지만 준비를 계속 해야 되는 상황으로 사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분명히 목표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그 열정이 꺼지지 않는 한 준비를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해외면허 취득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에게는 각오가 상당히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임= 해외면허취득을 준비하는 분들께는 이게 정말 만만치 않은 시험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준비를 하는데 분명히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신중하게 진입해야 한다. 하지만 준비를 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장점도 있고 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의료환경 비전없다”...해외로 떠나는 젊은의사들 2020-10-12 05:45:59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젊은의사들의 해외의사면허 취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의사 못하겠다'는 지나가는 말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 8월 의사 총파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8일 해외의사면허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을 만나 최근 젊은의사들이 바라본 해외의사면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들어봤다. 이 자리에는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를 준비 중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형갑 회장, 김태영 공보의(울진군)와 JMLE(JAPAN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을 준비 중인 임윤택 공보의(상주시)가 함께했다.(이하 이름 생략) 총파업 겪은 의사 해외면허 고민→실천…"일부 이야기 아냐" 올해 의료계를 관통한 최대 이슈는 정부의 의료정책에 따른 의사 총파업. 젊은의사들의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이와 맞닿아있다. 일련의 상황을 겪으면서 한국에서 의사로 위치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과 좌절감을 느꼈다는 게 그 이유. 특히, 이들은 많은 젊은의사들이 단순히 해외면허취득을 고려해보는 정도가 아니라 진지하게 준비하는 인원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조금씩 가지고 있었던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생각을 수면위로 올리게 된 결정적인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김태영 공보의(이하 김)= 항상 해외면허취득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의사파업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생각 많이 하게 됐다. 물론 이에 대해 젊은의사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전부터 해외면허에 대한 씨앗이 마음에 있었다면 이번 정부정책을 계기로 그 싹이 튼 것 같다. 김형갑 회장(이하 김 회장)= 젊은의사 사이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것 중 하나는 정부의 공공재 발언이다. 공공재라는 단어는 재화나 서비스에 붙이는 단어인데 인격에 붙이는 게 너무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있었다. 심지어 그 발언이 나올 때도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고 있던 입장에서는 솔직히 자괴감이 들었다. 김= 진료를 보면서 느낀 것은 기계로 찍어대듯 반복적인 진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보건소나 보건지소의 경우 진료비가 공짜인 환자가 많다보니 자판기 대듯이 "네가 약을 안줘도 나 다른 병원갈 수 있다 그냥 저렴해서 온 거다 내가 해달라는 해줘"라는 식이다. 임윤택 공보의(이하 임)= 누가 알아주라고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식이 안좋다보니 사기가 꺾이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 의사를 하기 어렵다, 쉽지 않다는 고민이 계속 생기는 상황이 생기다보니 마음에서 나오는 분노가 있었던 것 같다. 김= 앞서 언급된 공공재라는 단어가 자꾸 생각나게 되는데 현재 진료환경에서 평생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 내가 노력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겨우 이것을 하려고 의사를 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정책이나 환경이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소홀해지고 악순환의 반복이라는 인식이 있다. Q.최근의 상황들이 심경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는데 실제 체감정도는 어떠한가. 김 회장= 매년 대공협에서 해외면허 자격 취득하는 과정에 대한 요청이 있었는데 지금은 가장 관심이 높았던 미국 외에도 일본, 호주 영국, 캐나다 등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방법에 대해 조사를 하고 포럼을 열 생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해외면허 취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임= JMLE 즉, 일본행이라는 선택지가 젊은의사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많지 않았지만 파업 전후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실제 일본면허를 준비하는 카페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한 곳 있는데 카페 회원 수가 몇 년을 모아서 2500명을 내외였는데 최근 3달 만에 약1000명이 늘었다. 불과 3개월 만에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는데 정부 정책 등의 영향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김= 보통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 중 해외면허 취득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까지 주변에 그런 인원이 없었다가 파업 이후 동기 5명 중 3명이 해외면허 취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수치다. 김 회장= 의대생부터 해외면허취득을 준비했는데 당시 동기 100명 중 2명이 해외면허취득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100명 중 10명이 관심을 가지고 준비과정이나 자격요건 등에 대해 물어보는 분위기다. 그 중에는 이미 수련을 받고 있는 인원도 있었다. 임= 맞다. 일본행도 후배, 선배, 동기 통틀어서 유일했는데 최근에는 종종 연락이 온다. 일본시험은 서류접수가 길고 복잡한 과정이 있어 선배들이 물어보기도 하고 준비하면서 알게 된 행정실 직원에게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총파업 이후 서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순히 관심에 높아지는 데 그치지 않은 것은 맞는 것 같다. 김 회장= 오늘 좌담회에 공보의가 자리하다보니 공보의만 준비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해외면허 SNS에 스터디 메신저방을 보면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보의나 군의관이 상대적 시간이 있어서 하는 것으로 절대 일부 그룹에 한정된 이슈는 아니다. 김= 수련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해외에 나가지 않겠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수련을 그만두고 일반의로 전환해서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올해 중간에 수련을 그만둔 인원이 꽤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 숫자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젊은의사의 해외행 인재유출 우려…"환경 개선은 필수적" 젊은의사들의 해외면허에 대한 관심은 궁극적으로 인재의 유출이라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개선해야하지만 젊은의사들은 현 상태로서는 결심을 뒤집을 만한 요소는 없다고 진단했다. 임= 인재유출은 당연히 문제고 이는 의사직군에 한정된 것이 아닌 다른 국가, 다른 직역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인재유출이 의사나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해외면허에 대한 관심 증가가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 회장= 실제로 인재유출이 가장 심한 곳이 이공계인데 공대출신 친구들이 미국에서 박사를 하고 나면 돌아오지 않는 케이스가 많다. 국내에서 전문과의 세부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인데 그런 문제가 우리 의료계에도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전에는 국내에서 버티면서까지 할 이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메리트가 사라져 문화적 장벽을 해쳐서라도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김= 단순히 페이(급여)의 문제로 해외면허를 선택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신의 꿈이나 더 나은 삶의 질이라는 기조가 있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무서운 점은 한번 크게 드러나 문제의식이 생기면 모르겠지만 조금씩 유출돼 나중에 돌이킬 수 없을 때는 늦을 것으로 본다.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감은 있다. 임= 결국 젊은의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두 가지다. 전공의 근무환경에 대한 문제가 있고 두 번째로 비인기과를 하고 나서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보니 비인기과를 하지 않겠다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 전공의법 등으로 어떻게든 규제하면 되지만 두 번째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해 보인다. 김 회장= 개인적으로는 전공의 근무환경도 법률로만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병원의 경영자나 조직이 자연스럽게 착취를 하지 않고 조직이 굴러갈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사회적 문제가 된 부분을 법으로만 했다가는 구조를 더 왜곡 시킬 수 있다. 지금의 병영경영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 개선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임= 하지만 어느 정도 법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100시간 착취가 있었지만 노동기능법이 생기면서 100시간 근무 전공의에게 추가 수당 지금을 하라고 해서 병원이 수백억 원을 전공의에게 지급한 사건이 있었고 이후 극적으로 나아졌다. 물론 앞선 사례가 지속가능하진 않고 일본은 진료를 보는 것으로 흑자가 나고 의사를 고용해 체질 개선이 가능했다. 한국의 경우 현 수가 구조상으로는 수술, 진료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고 그래서 비인기과의 문제가 생긴다. 병원이 고용해주면 되는데 고용이 아닌 전공의나 PA로 때우고 있으니 문제가 발생하는데 결국 수가 전체를 뜯어 고쳐야한다. 도돌이표가 되는 셈이다. 김= 결국 젊은의사의 해외면허 취득 결심은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앞으로 국내 환경이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나아질 수 없는 부분이 명백하고 정책을 떠나서 많은 젊은의사들이 회의감으로 해외행을 선택하는 것 같다.
멸종단계 접어든 흉부외과…더 문제는 '빈익빈 부익부' 2020-10-05 05:45:56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최근 10년간 흉부외과 전문의 배출, 연 평균 24명. 수련병원 절대 다수가 전공의 없이 교수 인력으로만 유지 중. 이는 2020년 흉부외과가 처한 현실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전국 흉부외과 전공의는 1년차 30명, 2년차 26명, 3년차 23명, 4년차 21명이 전부다. 1년차 전공의 모집 당시 30명을 넘겼지만 중도에 수련을 포기하면서 최종 전문의를 취득하는 흉부외과 의사는 20여명에 그친다. 흉부외과도 정예부대로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1993년 당시에는 1년차 전공의, 4년차 수료 전공의 모두 65명에 달했다. 1997년에도 1년차 전공의와 4년차 수련 전공의 51명으로 밸런스를 잘 맞추며 배출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00년 접어들면서 위축되기 시작하더니 2009년 1년차 지원자가 20명으로 급감하면서 큰 충격을 줬다. 다음해인 2010년 적극적인 전공의 모집에 사활을 걸면서 36명으로 늘어나는 듯 했지만 하락세는 걷잡을 수 없었다. 2011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줄곧 20명대를 유지하며 간혹 30명 초반을 기록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현실. 특히 1993년과 비교하면 전공의 배출은 1/2으로 반토막났으며 전문의 배출은 1/3로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은퇴 예정인 흉부외과 전문의를 계산하면 더 심각해진다. 학회가 파악한 것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흉부외과 1456명 중 전공의와 은퇴 전문의를 제외한 1155명 중 416명은 10년 내에 정년을 맞이한다. 문제는 은퇴한 만큼 신규 전문의가 배출이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흉부외과 전문의 배출은 평균 24명 수준, 10년간 이탈 없이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240여명이 의료현장에 남는다. 다시 말해 10년 후 신규 전문의는 은퇴한 전문의 수의 절반가량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흉부외과 중에서도 소아흉부 의사는 일부 병원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흉부외과학회 김웅한 이사장에 따르면 선천성 심장병 수술이 가능한 소아흉부외과 의사는 전국에 20여명. 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전국에 10곳 남짓이다. 김 이사장이 근무 중인 서울대병원은 소아흉부외과 전문의가 4명. 국내 최대 인력 수준이다. 지방의 경우 소아흉부외과 전문의가 있더라도 1명 혹은 2명에 그친다. 김웅한 이사장은 "대형 대학병원은 소아환자가 몰려 의사가 많아도 업무량이 많은 게 문제인 반면 지방은 환자가 없어서 소아흉부 전문의가 성인심장 환자를 치료하기도 한다"며 "지역간 격차가 극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아흉부 의사는 이미 멸종단계를 밟고 있다. 제도적인 지원 없이는 계속해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소아환자의 경우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송비용이 높아 병원 경영진들은 기피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흉부외과 전공의도 빈익빈 부익부가 문제 사실 더 문제는 의료진의 분포. 흉부외과학회가 최근 실시한 회원 대상조사에서 응답자 327명 중 160명이 전공의 없이 근무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327명 중 34명은 전공의가 10명 이상이라고 했다. 설문에 답한 흉부외과 의사 절반이상이 수술부터 병동, 외래까지 전담하고 있는 반면 1/10에 해당하는 소수의 의사들은 그나마 체계화 된 시스템 속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흉부외과를 운영하는 병원 입장에선 수술을 유지하려면 개심술 기준으로 적어도 1년에 200케이스 이상을 실시해야 흔히 말하는 규모의 경제를 유지할 수 있다. 술기의 질 관리 측면에서도 1년에 10건하는 의사와 1년에 100건을 실시하는 의료진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의료현장의 전문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소아흉부 수술의 경우 인건비, 장비, 시설 등 비용 대비 정부가 정한 수가는 턱없이 낮다보니 월 100건 이상 수술을 해야 현상유지할 수 있는 수준. 임상적으로 술기를 발전시키고 연구를 하려면 병원당 월 250건 이상의 수술 건수는 갖춰야 한다. 지역간 격차도 문제지만 흉부외과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을 갖춰야 선순환할 수 있는 만큼 집중화 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심장전문병원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월 250건을 해도 전문의 5명이 함께 하면 지치지 않지만 월 50건을 하더라도 전문의 2명이 하면 지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장수술은 술기도 중요하지만 이후에 병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늘 대비하고 즉각 대처해야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흉부외과 전문의 2명이 전부일 경우 수술과 동시에 밤새 응급 콜을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의료진은 번아웃에 빠지고 악순환이 이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게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의료진의 번아웃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수술 1건을 하는데 흉부외과 전문의 5명이 필요하다"면서 "흉부외과 의사 1명씩 흩어져있는 것 보다는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의료진은 중심 센터로 집중화하는 편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흉부외과醫의 애환...직함은 '교수' 현실은 '펠로우' 2020-09-29 11:58:0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수도권에 위치한 ㄱ대학병원 흉부외과 나지친(46) 교수는 4년전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평소 과로와 스트레스가 병을 키웠다. 살인적인 업무량이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흉부외과 의사의 길을 택한 이상 피할 방법이 없었다. 나 교수는 과장을 포함 총 4명의 스텝 중 막내 교수였다. 레지던트는 물론 전임의(펠로우)도 없었다. 인턴이 있다는게 유일한 위로였다. 전임의와 레지던트가 없으니 선배 교수들의 수술 보조는 나 교수의 몫이었다. 수술 후 환자를 살피는 것도 당연히 그의 일이였다. 직함은 교수이지만 펠로우 10년차쯤 되는 듯한 느낌이다. 그 와중에 교수 승진을 하려면 자신의 이름으로 수술도 해야하고 논문도 써야한다. 응급실 온콜은 일주일에 4일. 과거 교수가 단 2명이던 시절, 365일 중 362일 온콜을 받던 것을 생각하면 나아진 셈이다. 온콜은 병원에서 당직을 서는 대신 응급환자가 있는 경우 집으로 연락이 오면 대처하는 응급호출 방식. 하지만 응급실 연락이 안오는 날은 거의 없다. 흉부외과 특성상 열에 아홉은 콜을 받으면 병원으로 뛰어가야한다. 한번은 이럴꺼면 당직비라도 달라고도 해봤지만 당직비를 받으려면 온콜이 아니라 병원에서 머물러야만 받을 수 있다고 해서 포기했다. 그래도 몇년전 아내의 암투병을 겪은 일을 생각하면 아무 일도 아니다. 펠로우를 마치고 드디어 교수로 부임하던 해, 아내는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다. 셋째가 태어나서 채 돌이 지나기 전이었다. 아픈 아내를 대신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으로 데려다주고 출근을 할 수 있게 배려해준 동료들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때 결심했다. 평생 주4일씩 온콜을 하며 살아도 불평하지 않을테니 아내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다행히 아내는 완치됐고, 그는 그의 기도처럼 살인적인 스케줄을 버텼다. 나 교수의 아침은 새벽 6시부터 시작됐다. 그나마 병원에서 집이 가까워서 여유가 있다. 오전 7시까지 병원에 출근해서 8시이전까지 컨퍼런스가 열린다. 8시부터 외래 진료 혹은 수술 일정에 맞춰 움직인다. 막내 스텝인 나 교수의 수술 일정은 주로 월요일 오전 혹은 금요일 오후, 특히 금요일 오후는 다들 꺼린다. 수술 이후에 환자 상태를 살피려면 주말에 한번을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나 교수는 수술 보조에 자신의 수술 일정도 챙기려다보니 평일에도 야간수술이 일상이다. 5시 넘어서 시작한 수술은 대게 9시 마친다. 함께 고생한 간호사들과 허기진 배를 채우고 다시 수술한 환자 상태를 보고 집으로 가야 마음이 편하다. 그에게 근무시간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승진을 하려면 연구실적을 내야하는데 평일에는 도저히 짬을 낼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주말에 병동 회진을 나왔다가 연구실로 향한다. 소위 빅5병원이라는 대형 대학병원 교수들은 시간적 여유도 있는데다가 전공의들이 졸국을 하며 쓰는 논문에 지도교수 이름이라고 넣을 수 있는 게 부러울 따름이다. 대형 대학병원만큼은 아니더라도 흉부외과가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기만 해도 좋겠다. 병원 경영을 하는 교수들 말로는 흉부외과는 월 수술건수가 50건은 넘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고, 그 이상부터 추가 인력을 채용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전국의 모든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들이 그 선순환 구조를 맞출 때까지 몸을 갈아 버텨야 하는게 현실이다. 하루 24시간을 쪼개어 써도 급여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동년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 힘이 더 빠진다. 그나마 펠로우 시절에는 가산금으로 버텼는데 교수가 되니 그마저도 사라지면서 오히려 실수령액은 줄었다. 아내의 친구 의사 남편들은 전문과목과 무관하게 개원가에서 피부·미용 등 비급여 진료로 2~3배 이상의 급여를 가져오는 얘기에 자괴감에 빠진다. 그래도 나 교수는 믿는다. 자신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마지막 해결사라고. 한때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뉴하트'에서 주인공이 20년 넘은 구형 소나타를 타고 다니며 수술하느라 집에 못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당시 교수가 된 직후였던 나 교수는 흉부외과 의사는 고생만 하고 돈은 못번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지 않아 일부러 없는 살림에 외제차를 구입하고 후배들을 데리고 비싼 저녁을 먹이며 흉부외과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전공의 대답은 "의사로서 존경하지만 저는 그렇게는 못 살것 같아요"였다. 4년 전, 심근경색의 위기 버텨낸 나 교수는 요즘 좀 살만하다. 수년간 몸을 갈아넣은 댓가로 소위 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1년전부터는 나 교수 밑으로 펠로우도 들어왔고, 올해 ㄱ대학병원 흉부외과 개국이래 처음으로 전공의 1년차가 생겼다는 사실이다. 과거 흉부외과 전체 수술 건수가 한달에 20건을 오갔지만 이제는 나 교수의 수술 건수만도 월 30건에 달한다. 얼마 전부터는 전체 흉부외과 수술 건수가 연 1000건을 넘겼다. 나 교수와 과장 2명이던 흉부외과 스텝이 어느새 6명까지 늘었다. 선순환 구조로 들어선 덕분일까. 몇년 전부터 병원에서 가산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살림도 나아졌다. 하지만 나 교수는 아직 갈길이 멀다. 위로는 선배 교수 4명이 있다. 앞서 지독한 번아웃을 겪으며 전임트랙에서 승진은 포기했다. 대신 임상교수로 수술과 환자 진료에만 집중한다. 그래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포기할 수가 없다. 교수의 길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자신을 믿고 따라와준 펠로우와 전공의에게 교육만큼은 챙긴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 다음으로 나 교수의 심장을 뛰게하는 일이다. "요즘은 좀 살만해요"라고 말하는 나 교수는 여전히 번아웃에 의욕을 잃고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동료와 후배들이 걱정스럽다. 누구나 사춘기처럼 찾아오는 번아웃, 그는 지친 흉부외과 의사들이 노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게 바람이다. *나지친 교수는 실제 ㄱ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로 인터뷰 한 내용을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지역 의사 10년간 3천명 늘리면 의료공백 해결될까 2020-07-27 05:45:59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격오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한 가족이 인근 지방의료원으로 실려왔다고 치자. 머리에 피를 흘리며 다리와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는 아빠, 복통을 호소하는 임신한 엄마, 골절이 의심되는 아들이 응급실로 내원했을 때 해당 의료원에서 처치가 가능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위 사례의 응급환자를 치료하려면 환자 상태를 진단을 위한 CT, MRI 검사는 물론 산과 초음파 검사 실시해야하며 그에 따라 수술장을 열어 응급수술이 가능해야한다. 또한 이를 위해선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내과 등 전문의가 병원에 당직 중이어야 하고 중환자실에 환자를 케어할 간호사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의사 인력 이외 시설, 간호인력, 검사인력까지 갖춰져야 응급환자 처치가 가능한데 현재 상황에선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지역 내 공공의료 및 중증·필수 의료기능 수행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와 더불어 지역의사제를 도입한 이후에는 가능해질까. 지금의 의료공백이 채워질까. ■의문 1. 지역의사제는 지방 의료공백을 해소할까 그 답을 두고 의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왜일까. 다시 지방의료원의 예로 돌아가보자. 의료원이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 가능한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상시 대기할 경우 그에 따른 인건비, 시설 운영비 예산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의료공백을 채우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최근의 정책 변화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는 "이번 정책의 취지는 농어촌 등 격오지에 의료공백을 없애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하자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핵심은 사라지고 의사 수 확대 논란만 남았다"며 지적했다. 즉, 의사 수 확대 여부는 지역 내 의료공백을 어떻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로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큰 의미가 없다는 게 그의 지적. 그는 "농어촌에 의사만 늘린다고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지역 의료 시설과 보조인력에 대한 계획은 없이 의사 수 확대 논란만 남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의문 2. 지역의사제로 배출된 의사의 질, 담보할 수 있을까 더 문제는 의료서비스의 질. 현재 전문의들은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펠로우 1~3년을 거친다. 수련과정만으로는 당장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하는데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가령, 대장항문외과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에도 술기를 익히려면 1,2년 펠로우 기간을 거친다. 또 이후에 1,2차 의료기관으로 진로를 생각한다면 경증환자에 맞는 술기를 또 익히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그에 비해 지역 내 중증·필수 의료기능을 수행해야할 지역의사제 의사들은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즉시 의무 복무를 시작할 경우 의료의 질은 담보하기 어렵다. 한림대의료원장을 지낸 정기석 교수는 "지역의사제로 양성한 의사가 있어도 결국 지역응급센터 등으로 전원해야하는 사례가 수시로 발생할 것"이라며 "외과, 흉부외과 의사의 경우 명의가 되기까지 전문의 취득후 5년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했다. 지역의사제로 양성한 의료진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은 채 의사 수만 늘려서는 지역 내 의료공백 해소는 어렵다"며 "현재 국공립의료기관에 경영적 한계와 역할 등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하지 않고 의사 수만 늘려서는 소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의료관리학) 또한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10년간 의무복무하는 의사의 수련은 어디서 하고 배치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의무복무 기간 10년 중 인턴 1년에 레지던트 3~4년을 제외하면 5~6년에 그치는 수준. 김 교수는 "의무복무 기간이 짧고 디테일이 부족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에 재부상하고 있는 의료단체 법인화 추진 2020-07-13 12:00:59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공짜 점심은 없다. 의료 분야 공익사업과 회계 투명성 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인화가 최선의 방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의료 분야 행사와 학술대회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의료단체와 학회의 이목은 법인화에 쏠려 있다. 의료정책과 환경 변화 때마다 등장하는 의료계 법인화 움직임은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는 의료단체와 학회 등의 생존 전략이다. 의료계 양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법인화는 6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사협회는 1948명 보건후생부(현 보건복지부)에서 조선의학협회를 중앙의사회로 인가를 받았으며, 병원협회는 1958년 보건복지부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다. 대한의학회는 의사협회 산하단체에서 2007년 보건복지부 사단법인으로 허가되며 별도 법인 위상을 갖추게 됐다. 시간이 흘러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의학회 산하 단체와 학회가 늘어나면서 별도 법인으로 홀로서기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의료단체와 학회의 법인화 배경은 재정 투명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흐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08년 2월 대한의학회(회장 김건상)는 제약협회와 '의학 학술활동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는 제3자 방식 지원인 지정기탁제 도입을 골자로 학회와 업체간 개별 계약으로 운영된 학술대회 후원금을 의학회 심의를 거쳐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부스 전시와 학회지 광고, 학술대회 심포지엄 등을 제외한 학술대회 지원 예산과 해외학회 연자 등 모든 학술활동 지원은 의학회 심의를 거치도록 한 셈이다. 당시 메이저 학회를 중심으로 학회들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지정기탁제 논의를 진행되는 동안 신장학회는 2007년 신장학재단을, 당뇨병학회는 2008년 당뇨병연구재단을 별도 설립해 복지부에 법인 허가를 받았다. 법인 설립을 통해 제약 및 의료기기 업체 후원을 합법적으로 요청하고, 투명한 영수증 처리가 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한 셈이다. 이어 2009년 대한소아내시경연구재단을 시작으로 대한정신건강재단, 피부과연구재단, 진단검사연구재단, 심장학연구재단, 외과연구재단, 응급의학연구재단, 비뇨기과학재단 등 2013년까지 메이저 학회의 재단 설립이 붐을 이뤘다. 여기에는 2010년 11월부터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가 일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과 약사법, 의료기기법 개정을 통해 의약품과 의료기기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등 각종 리베이트를 준 사람과 받은 의료인 모두 징역과 벌금, 면허 자격정지 등을 부과한 극약처방 정책을 강행했다. 쌍벌제 예외조항인 견본품 제공과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의료단체와 학회 모두 재정 투명성이 요구됐다. 2018년 10월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허가한 사단법인은 437곳이며, 재단법인은 230곳이다. 이중 의료단체와 학회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부서별 별도 허가 관리한다. 보건의료정책과는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를 포함해 60여개 의료단체와 학회 관련 법인을 허가한 상태로 해당 법인별 3년마다 감사를 실시한다. 법인 허가 요건은 설립 목적과 추진사업, 독자성, 전문성 등이 핵심이다. 재단법인은 자체 자본을 통한 법인 운영이 가능해야 하고, 사단법인은 구성원의 회비를 통한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들 법인 모두 기부금 기탁과 수익 연구사업도 가능하다. 보건의료정책과(과장 김국일) 관계자는 "과거에는 의료단체와 학회의 법인 신청을 쉽게 허가한 경향이 있으나 지금은 엄격한 심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 "의료 관련 일부 단체와 학회에서 법인을 통한 수익 사업에 초점을 맞춘다면 허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 학회에서 지금은 의료단체 법인화로 변모한 상황이다. 개원의협의회와 중소병원협회 등 의원급과 병원급 단체의 법인화 요구가 수년 간 지속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 입장은 단호하다. 이 관계자는 "중소병원협회의 경우, 병원협회 산하단체로 법인 설립 목적과 사업성이 중복되고 있어 법인 신청을 반려했다. 지금도 수 백 개의 법인을 관리하는 복지부 입장에서 유사 단체들의 별도 법인을 허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정신의료기관협회의 보건복지부 소속 사단법인 설립이다. 협회 관계자는 "복지부 법인 허가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신의료 관련 독자법안이 제정되면서 법인에 탄력을 받았다"면서 "유사단체 간 법인 설립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단독법이 있으면 복지부를 설득하는 데 유리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료단체가 선택한 방법은 시도 등 지자체 소속 법인이다. 수도권 대학병원 한 진료과는 지난해 서울시를 통해 의료인 교육 관련 단체 법인 설립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를 통해 법인 설립을 추진했지만 까다로운 요건으로 서울시 소속 법인으로 전환한 것이다. 법인을 추진한 모 교수는 "보건복지부 법인이 안정적이라는 생각에 신청했으나 까다로운 조건으로 서울시 법인을 신청했다. 법인 설립을 통해 의료인 교육 사업과 합법적 후원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의료단체 법인화 추진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1966년 복지부 사단법인으로 허가된 암협회 대표인 서울대병원 외과 노동영 교수는 "법인은 공익적 목적을 토대로 해야 한다. 의료단체와 학회가 법인화를 추진하는 것이 수익성으로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의료계를 향한 투명성과 도덕성 등 사회적 잣대가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의료단체와 학회의 지속가능한 생존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표적항암제 쓰려고 난소절제 권고받는 유방암 환자들 2020-07-11 05:50:59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A씨(31세, 여)는 전이가 진행된 4기 유방암 환자로 HR 양성(+)/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이제막 회사에서는 업무에 대한 인정을 받고 있었고, 결혼을 준비하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중이었다. 하지만 유방암 진단과 함께 치료를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당장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부담과 함께, 병원으로부터 치료를 위한 난소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는 권고를 듣고 심리적인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준비해왔던 결혼과 자녀계획, 직장 등 삶 전체를 포기해야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참아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내 폐경전 발병 빈번 "서구 대비 2배 이상 높아" 보건복지부가 2019년도에 발간한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발생률 1위 암종으로 2017년 기준 2만23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중 약 절반이 폐경전 유방암 환자이다. 앞서 소개한 A씨의 이야기처럼 폐경전 유방암 환자들은 자신의 건강과 함께 사회적, 경제적인 손실까지 감당해야 한다. 한창 직장에서, 가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암이라는 장애물을 만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다. 실제 국내 유방암 환자현황을 살펴보면, 40대 환자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40대 이하의 환자도 약 10.5%로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며 폐경전 환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이러한 폐경전 유방암은 폐경후 유방암 대비 암세포가 공격적이며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암세포가 전이된 경우 예후가 더욱 좋지 않다.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백서를 보면, 국내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3.2%로 높게 나타나지만 진행성 및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단받을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27%로 급격하게 감소한다. 전이성 유방암은 4기 유방암 중 암세포가 뇌, 폐, 뼈, 간 등 인체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치료 예후가 좋지 않고 증상이 심각한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닌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을 연장시키고, 이와 동시에 치료의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유방암 환자가 처음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비율은 5% 미만으로 낮게 나타나지만, 초기 진단 및 조기치료를 받은 국내 여성의 40%는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된다. 표적신약 급여 처방위해선 난소절제술 시행? "여성성 상실 문제 크다" 먼저 폐경후 환자의 경우엔 풀베스트란트와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이 급여권에 진입하는 등 치료환경에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선발품목인 '입랜스(팔보시클립)'와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의 경우는 지난 6월 1일 HR+/HER- 전이성&8729;재발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전에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됐거나 이전에 CDK4/6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를 투여 받은 적이 없는 환자(폐경 전 여성의 경우 4주 간격의 고세렐린(goserelin) 혹은 류프롤라이드(leuprolide)를 함께 투여해야 함)의 2차 치료 이상에서 급여가 적용됐다. 하지만 국내 환자를 포함해 폐경전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에서 부터 임상적 유용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키스칼리(리보시클립)'는 여전히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했으며, 현재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심평원의 경제성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후발품목인 키스칼리는, 일단 폐경여부와 상관없이 아로마타제 억제제 및 풀베스트란트 병용 모두에서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한 CDK4/6 억제제 계열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년동안 폐경전 여성에서 진행성 및 전이성 유방암에 초점을 잡은 임상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을 정도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던 탓도 있다. 이와 관련해 'MONALEESA-7 연구'를 살펴보면, CDK4/6 억제제에서는 처음으로 폐경전 HR+/HER2- 진행성 및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삶의질을 유지하면서 내분비요법 단독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약 30% 감소시켰다. 특히 해당 임상의 경우, 한국인 포함 아시아 환자가 30% 가량 대거 등록된 결과라는데 주목할만 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이근석 교수는 "폐경전 유방암은 폐경후보다 암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재발 및 전이 위험이 높다. 그만큼 치료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환자들의 몸과 마음이 지쳐갈 수밖에 없다"면서 "전이성 유방암 진단 후 빠르게 효과가 좋은 치료제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젊은 여성인 만큼 삶의질에 대한 고려도 함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국내 연구자주도의 폐경전 여성을 대상으로하는 임상 결과가 발표되면서 효과 좋은 치료제를 폐경여부에 관계없이 쓸 수있다는 사실은 그간 치료 옵션이 부족했던 폐경전 환자들에 굉장히 희망적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키스칼리는 대규모 임상을 통해 침습적인 난소절제술 대신 난소기능억제제와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를 병용한 내분비요법에 키스칼리를 추가해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A씨 사례와 같은 폐경전 유방암 환자에 고민없이 치료를 선택할수 있는 옵션이 생긴 셈이다.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심성훈 교수는 "폐경전 환자의 경우 CDK4/6 억제제를 급여 처방받기 위해서는 난소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며 "이로인해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감과 동시에 여성성의 상실이라는 큰 심리적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소절제술없이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하면서 삶의질을 유지하는 등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한 치료제가 진입한 만큼, 젊은 환자들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고려해 조속히 검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