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의료학회 사회참여 선언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 2020-02-17 12:19:31
|메디칼타임즈=원종혁 기자| 대한민국 초고령화사회 진입과 함께 만성질환 관리에 사회적 역량 투입이 어느 때보다 주요하게 평가되는 분위기다. 환자수 증가와 더불어 치료재료 사용 등 건강보험 재정 투입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면서, 지역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질환 예방 사업 및 환자 합병증 관리전략에는 새로운 탈출구가 더없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인구 고령화와 직결되는 주요 만성질환들의 경우엔, 최근 간판 학회들의 역할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전 처럼 학회 내부 행사에 주력하기 보다는, 사회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쪽으로 입장정리가 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씁쓸한 평가를 털어낼 채비를 하는 것이다. 일단 이들 학회가 내건 슬로건에 기대는 크다. 국제 학회들간 협업을 통해 '세계적인 학회로의 비상을 꿈꾸겠다'는 케케묵고,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서 더 그렇다. 대한당뇨병학회 11대 이사장에 취임한 윤건호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도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은 부분을 강조하면서 속내를 비췄다.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사업에 성공여부는 "사회 전체가 변화해야만 가능해진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면서 학회의 역할 변화를 앞세운 것이다. 청사진에 주목해 볼 점 역시, 대중과 정부와의 소통에서 열린 학회의 역할이었다. 올해부터 향후 2년간 도시개선 운동과 사회공헌 활동이란 중점 키워드를 꺼내들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학회의 자세 변화를 주목해달라는 당부였다. 실제 다양한 환자단체들과의 협업을 위한 창구로 '사회공헌위원회'라는 학회 공식 기구를 상설화하고, 글로벌 도시개선 프로젝트인 'Cities Changing Diabetes(CCD) 활동'도 병행한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다. 전 세계 26개국, 학회와 지자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도시지역 사회운동을 통해 올해부터는 서울시와 부산시를 시작으로 참여 도시의 수를 더욱 늘려나가게 될 것이라는 세부 계획에도 눈길이 갔다. "인구의 도시화는 인구통계학적인 큰 변화 중 하나다. 학회는 각 도시가 가진 문제점들을 연구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시 당국에 전달하게 된다. 이와 연계해 시 당국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고, 자원 봉사자는 정보를 일반 시민에게 알리는 도시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확고한 입장 표명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느껴졌다. 이렇듯 국내에서 첫 발을 내딛는 의료 학회의 사회참여 활동들은, 이미 해외 지역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접목되고 있다. 고칼로리 식습관 등을 이유로 벌써부터 비만인구가 넘쳐났던 서양의 경우 성인 당뇨병 등의 유병인구 급증세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었던 것. 여기서 글로벌 학회들은 단순히 질환의 예방과 치료라는 학술적인 키워드를 내세우기보다는, 지역사회와의 공조 등을 통해 프로젝트성 사회활동을 강행해온 것이다. 실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및 유럽 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 현장을 돌아본 기자의 눈에도 이러한 사회참여 운동의 성과는 낯설지가 않았다. 5일간 열리는 학회기간에 단순히 지역의 관광산업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학회기간에는 당뇨인들의 인식 개선과 참여 축제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들이 넘쳐났다. 단편적으로 학회와 치료재료를 공급하는 제약사 및 의료기기 회사들, 지역 자치단체의 협업으로 '구간 경보 마라톤 대회'나 '토크 콘서트' 등을 열면서 사회 속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계기를 만들어 놓은 셈이었다. 보건 의료전문가나 의료진들의 학술교류 행사에 머물지 않고, 질환과 환자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외에도 의학회의 역할에는 다양한 해결과제들이 나올 수 있다. 글로벌 임상연구에 한국 의료진들이 헤드쿼터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초 임상을 넘어 젊은 임상 키닥터를 양성하는데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내는 일도 그 중 하나다. 원천기술 확보 등 기초임상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신약 임상에 국내 의료진이 주요 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고 해외 석학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다국적제약사에 국내 임상 유치를 강화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만의 리그라는 틀을 깨고 나와 사회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올해 주요 학회들의 입장 변화에는 걱정보다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수첩|잠깐의 기자 경험이 준 큰 울림 2020-02-13 11:16:00
|메디칼타임즈=최원우 학생인턴기자| 모든 의대생들은 의과대학의 커리큘럼을 따라가면서 주어진 것만 하기에도 벅찬 상황이 온다. 기자도 올해 본과 1학년이지만 개정된 1+5 교육과정을 따라 지난 1년 동안 치열한 시간을 경험했고, 어느새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시키는 것만 할 줄 아는, 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나날을 벗어나 스스로 목표를 따라가려면 그에 걸맞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했다. 지난 2주간 있었던 전문지 기자 인턴십은 목표를 잃어버렸던 삶에서 탈피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 걸음부터 시작하다 회사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여 인턴기자의 직함을 달게 된 그날, 기자의 머릿속은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 찼다. 가장 컸던 것은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던 기사를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앉아서 전화를 돌리며 열심히 기사를 쓰는 선배들을 보면서 그 전문성에 위압감을 느껴서 그랬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의료계 사건사고의 최전선에 선 기자는 현장에서 막연히 부딪혀보며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시작은 작은 한걸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출근하여 접한 첫 업무는 기사를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스트레이트, 칼럼, 르포의 기사의 특징에서부터 시작하여 리드 작성, 기사구조 조성 방법까지 어렵게나마 숙지할 수 있었다. 언론정보학과에서 4년에 걸쳐서 배우는 일을 단 한 시간 안에 배워야하기 때문에 얼마나 기사의 세계가 깊고 넓은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모자란 부분은 선배들의 조언을 참고하고 다른 기사들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의 구멍을 메울 수 있었다. 그러나 기사를 쓰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기사를 쓰기 위해서 적절한 이슈를 찾고, 그것으로부터 기사의 방향성을 설계한 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재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었다. 인터뷰 질문을 찾아서, 적절한 대답을 이끌어내기까지. 그것이 새내기 기자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새내기 기자의 첫 취재 2주의 인턴기간 동안 제약회사들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취재하는 기회가 있으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부딪히며 시작하는 인터뷰인 만큼 시작부터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처음 보는 인터뷰 대상과 ‘라포’를 어떻게 형성해야 할지 모르는 어려움도 있었다. 특히, 준비한 질문이 떨어져서 다음 질문을 생각하기까지의 짧은 침묵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또, 질문의 의도와는 다른 대답을 받거나 내규 상 답변이 어려운 질문도 있었으며,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 질문을 마저 하지 못하는 등 아쉬움도 남았다. 그러나 보도자료와 검색만 하여 사무실에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저널리즘을 체험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특히, 선배들과 함께 취재를 나가면서 듣는 뒷얘기들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기자의 귀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취재과정을 통해서 ‘행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었으며, 미숙하지만 주어진 정보를 종합해서 큰 그림을 귀납 추리할 수 있는 ‘센스’를 배울 수 있었다. 의과대학에 복귀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의 인턴십을 마친 기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의과대학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개강과 함께 쏟아지는 무서운 학업량, 시험이 다가올수록 줄어드는 수면량과 마주하여 한 학기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부딪혀 보는 도전 정신은 가슴 한켠에 남아, 의료인으로서의 지식, 넓은 시야, 환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두루 갖춘 의대생이 될 기회를 주지 않을까 한다. 마치 의료약자를 위해 싸우고 저널리즘의 정의를 실현하는 현장의 보건의료 전문언론인들처럼 말이다.
|수첩|코로나 방역 중심에 정은경 본부장이 있다 2020-02-12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3주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확진환자 발생과 접촉자 동선이 매일 공개되면서 전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이 일상화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확진환자가 자가 격리 등 방역당국의 관리 하에 있는 내외국인으로 한정되고, 추가 발생 시기도 전보다 둔화됐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5년 전 186명(사망자 38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메르스 사태와 전혀 다른 양상인 셈이다. 당시 청와대 하명을 받은 보건복지부가 서울시와 확진환자 동선 공개 여부와 접촉자 관리를 놓고 격한 대립을 보였으며, 확진환자 관리 소홀을 명분으로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많은 의료기관의 폐쇄 조치가 단행됐다. 또한 의료 전문가 목소리보다 국정 유지에 방점을 맞춘 복지부의 어설픈 방역정책으로 메르스와 사투를 벌인 많은 의료인들이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졌었다. 그렇다면 2020년 문재인 정부의 방역체계는 달라졌을까. 냉정히 평가하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 정부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발생 이전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촘촘히 점검 보완하는 등 전 정부와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는 궁색한 변명이다. 그럼 되묻고 싶다. 메르스 사태가 없었다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그리고 문 정부에서 메르스가 첫 발생했다면 무엇이 달랐겠냐고. 복지부는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메르스 사태를 교훈으로 병상 간 이격거리 의무화와 면회객 제한, 상급종합병원 입원병동 슬라이딩 도어 설치 등 의료기관 감염관리 정책을 강도 높게 시행했다. 전 정부의 과오를 발판으로 신종 감염병 대응체계를 마련한 만큼 생색을 낼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여당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라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전 정부의 과오는 차지하더라도 메르스라는 교훈을 얻었기에 국민들과 의료계, 정부 모두 합심해 타개해 나가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역당국을 바라보는 의료계 시각이다. 노란점퍼를 입고 매일 브리핑하는 공무원 중 눈에 띄는 인물은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이다. 메르스 사태 시 질병관리본부 센터장으로 노란점퍼를 입고 연일 마이크 앞에 섰을 때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 역학조사관으로 차출된 많은 의사 공무원들은 사태 종료 후 감사원의 감사처분으로 직책 강등 등의 수모를 겪었고 이중 질병관리본부를 떠난 의사도 적지 않다. 의사 출신인 정은경 본부장 역시 센터장 정직 감사원 처분을 받았지만 이를 감수하며 질병관리본부를 지켰고 문재인 정부에서 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의료계가 정은경 본부장에게 신뢰를 보이는 까닭은 그가 단순히 의사라는 이유가 아니라 메르스 사태 처리과정을 몸소 체험하면서 폐쇄적 관료주의 문제점을 명확히 알고 의료현장에 부합한 방역체계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청와대와 복지부 대응 방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분명한 사실은 현재의 국가적 위기상황을 박능후 장관도 문재인 대통령도 아닌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이 중심을 잡고 헤쳐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 정부에서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본부장의 실질적 위상은 현 정부에서 변화된 게 없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와 차관급 회의 모두 참석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인사권도 사무관 이하로 국한되어 있다. 대학병원 한 보직자는 "메르스 종료 후 책임회피와 자리보전에 급급했던 복지부 장관과 고위직 공무원들과 달리 정은경 당시 센터장은 처분을 감수하면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면서 "국가 방역체계 중심은 질병관리본부다. 그 중심에 정은경 본부장이 있기에 의료계가 신뢰하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함께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사태 이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또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오랜 기간 숙련된 전문가 출신의 제2의, 제3의 정은경 본부장이 필요한 이유다.
|수첩|교실밖 배움의 현장…학생 인턴기자로서의 2주 2020-02-10 05:45:50
|메디칼타임즈=정은별 학생인턴기자| "귀하는 의과대학 의예과 정시모집에 합격하였습니다." 이 문구를 본 후 일 년 동안, 필자는 대학 입시라는 무거운 숙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것들을 배우자'라는 일념 아래 숨가쁘게 달려왔다. 학생기자 인턴십 문을 두드리기까지 다채롭고 색다른 경험들을 하며 영감을 얻고 활기차게 삶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지만, 겉핥기식으로 활동하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숨을 고르고 올 한해동안 집중하고 싶은 분야나 활동들을 정하는 취지에서 휴식과 여유를 즐기던 도중, 메디칼타임즈 학생인턴기자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다. 필자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기사를 쓰면서 사회 현안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생각해보며,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생각을 나누고자 하는 생각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의대생신문 기자로 활동하였다. 그러나, 처음 목표와는 다르게 학사 및 개인 일정들로 인해 기사를 쫓기듯이 쓰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뿐만 아니라, 기사를 올바르게 쓰고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도 힘들었으며 실제 현장을 취재하는 것보다는 인터넷으로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어 기사를 주로 썼다. 인터뷰를 진행하더라도 대면 질의하는 형식보다는 서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기자의 실제 생활사 생생히 체험하다 학생기자 인턴십을 시작할 때에는 어떤 기사를 쓰고 싶고, 활동을 꼭 해보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막연했다.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현안들에 대해 크게 논란이 되는 사건조차 자세한 경위를 잘 알아보지 않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현장을 둘러보고, 기사를 어떻게 쓰는 지 배우고 써보는 연습을 하겠다는 짐작 정도만 하고 사실 다양한 활동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짧게나마 의학전문지 기자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기초적인 기사의 종류와 기사 작성 기본 지침에 대해 여러 기자님들께 설명을 들었다. 그를 기반으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한 스트레이트 기사, 인터뷰 르포 기사, 포럼 현장 스케치 기사 등 기사 종류별로 지켜야 할 기본 규칙과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표현 및 문체를 실제로 써보는 연습을 하면서 이론을 적용하는 법을 미숙하게나마 터득할 수 있었다. 다양한 현장 취재를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마침 구정 연휴 이후 헤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된 현장을 텔레비전 뉴스나 인터넷 및 종이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지 않고 실제로 가볼 수 있었던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소위 '발품을 팔아' 하루에도 몇 군데씩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기사화할 소재가 있는지 고민해 보면서 독자들이 궁금해 할 것이 무엇인지 현장 취재를 하며 잡아내는 안목을 길렀다. 정해진 현장 취재, 인터뷰 외에도 평소 관심이 있었던 '연구하는 의사'와 관련된 제 6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을 취재하고 싶다는 건의를 하여 실제로 기사 작성까지 해 보았다. 작년에 의사과학자 관련 기사를 작성할 때에는 타 매체의 기사들로부터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었는데, 실제로 전문가들의 주제 발제 및 토론 현장에서 전달할 핵심 메시지를 뽑고, 선배 기자의 조언을 통해 다듬는 과정 거쳐 보다 간결하고 깔끔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다. 또한, 평소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제약회사, 식약처에 의사들이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해당 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 선배님들을 뵙고 진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한 양질의 질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조사를 하고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대면 질의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메디칼타임즈에서 운영하는 티미터뷰(TMInterview) 유튜브 영상에 출연하여 제약회사 전무님께 10문 10답을 하기도 했다. 유튜브 등 영상 매체가 각광받는 현 세태지만, 실제로 영상에 출연하거나 기획하는 것에 참여해 본 적이 없어 신선한 경험이었다. 활자가 아닌 시청각적 자료인 영상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현장 취재 직접 가보니 실습 첫 날인 지난달 28일, 의협 브리핑 현장에 투입되어 구정 연휴 직후 급격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각 이해당사자별 초기대응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의협에서 정부가 방역의 수장(headquarter)역할을 해야 함을 역설하며 전수조사, 전세기 운영 및 격리조치 등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는 점과 1339 및 지역 보건소 연락망 운영의 미흡한 점에 대해 명확히 요구를 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 언론, 일반 국민에게 한, 두가지 정도의 행동지침과 그에 대한 근거를 명료하게 제시함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해 체계적인 접근을 한 것이 인상깊었다. 구체적인 행동지침들을 포괄하는 의협 브리핑의 핵심 메시지는 "정부, 민, 관, 국민, 언론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였다. 얼핏 듣기에는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 깊은 메시지로 생각될 수 있지만, 브리핑에 이어진 질의응답을 거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이 메시지는 일종의 책임 회피, 분산의 일환이 아닐까?' 많은 기자들이 의협의 24시간 비상상황실 운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DUR 등의 시스템의 도입율과 실제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질의했을 때 의협 대변인은 "아직 논의 중이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의협의 대응방안에 대해 질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협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얼버무리고 "모두가 다 함께"노력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보인 것. 의협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초기대응 노력들을 구체적으로 확정한 것을 바탕으로 타 이해당사자들이 협심할 것을 호소했다면 어땠을까.
일당백 공보의, 이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2020-02-08 05:45:50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하 신종코로나) 사태가 난후로 가장 많이 언급된 직역 중 하나는 '역학조사관'이다. 이들은 격리조치나 검체추출 등의 업무를 맡고 있어 그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조사관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데 있다. 현재 각 시도별로 역학조사관은 많이 필요하지만 기준에도 못미치는 등 수급체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공백을 민간조사관, 공무원,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 등이 맡고 있다. 하지만 검체추출은 사실상 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어려운 영역이다. 단순 가래만 모으면 되는 하기도 검체확보와 달리 상기도 검체 추출의 경우 도구가 비강과 구강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환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등 위험요소가 다분하다. 이런 역할을 머릿수나 채우려고 넣어놓은 공무원이나 민간조사관이 잘할리는 만무하다. 결국 일하는 사람은 공보의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취재 중 만난 한 역학조사관 공보의는 "한 지역의 역학조사관은 3명이지만 그중 의사는 한명이며 사실상 모든 역학조사관 업무를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이렇다보니 사실상 환자관리, 검체추출, 업무보고 등까지 사실상 모든 업무를 공보의가 맡게되는 열악한 현실이 수일간 계속되고 있다. 민간 역학조사관 투입이 대안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비전문가다. 이들은 단순 자문인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24시간 대기인력이다. 이쯤에서 생각해야 하는 문제는 공보의 안전이다. 공보의의 업무로딩이 과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막연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부는 과로에 따른 어려움도 호소하고 있는 상황. 현재 공보의들의 업무로딩 수준은 빨간불이 들어온지 오래다. 기본적으로 제대로된 방역 체계를 갖추려면 그에 걸맞는 효율적인 인력수급이 전체가 돼야하는데 이번 사태를 취재하면서 현장에서는 허술함 그 자체인 셈이다. 이런 현실속에서 대부분의 공보의들은 메르스의 경험으로 방역대응 체계가 성장했다는 말에 전혀 공감을 못하는 분위기다. 하루빨리 과도한 업무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인력수급 해결을 해야할 때다. 전문학회들이 전문인력 활용 및 확대를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다행인 것은 현재 정부도 부족한 역학조사관 확충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도 역학조사관 등 검역인력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법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당장 필요한만큼 하루빨리 통과시켜주길 바랄뿐이다. 현장의 어려움은 역할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메르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역설적으로 현장은 공보의 역학조사관의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 정답은 하나다. 이제는 말이 아닌 역할에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턴 필수수련 미이수, 패널티가 능사인가 2020-02-06 05:45:50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지난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한 제2기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첫 과제는 서울대병원의 인턴 필수수련 미이수 건에 대한 패널티 여부가 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다음 회의 안건으로 서울대병원 인턴 사태의 최종 패널티 여부를 논의해 결정짓겠다고 계획을 잡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인턴 113명이 필수과목 수련 미이수로 1000만원의 과태료과 동시에 해당 전공의 추가수련, 전공의 정원감축까지 3단 콤보 행정처분을 받은 상황. 이에 서울대병원이 이에 불복해 소명절차를 밟으면서 수평위에서 재논의 과정으로 거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미 최종결론이 불리하게 나왔을 때를 대비해 법적 대응 전략도 세워둔 상태로 자칫 지리한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문제는 서울대병원 이후에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인턴 필수과목 미이수 수련병원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다. 서울대병원 인턴 사태 기사 이후 복수의 제보자는 삼성서울병원, 연세의료원에 이어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에 이르기까지 인턴이 필수과목 수련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않다는 사실을 제보해왔다. 실제로 기사화 된 내용을 기반으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산하 조직인 교육평가위원회에서는 해당 수련병원의 실태 파악에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은 수련환경 평가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과 달리 추가적으로 제2, 제3의 필수수련 미이수 사례가 확인될 전망이다. 이쯤에서 의문이 든다. 이들 수련병원도 행정처분 대상일까. 앞으로 추가적으로 밝혀지는 인턴 필수수련 미이수 병원도 거듭 형평성의 논리로 처분을 내릴까. 이번 인턴 사태를 취재하면서 만난 취재원들은 "털면 털린다"라고 입을 모았다. 인턴 필수과목 수련에 자신있는 수련병원은 손에 꼽을 것이라는게 공통된 생각이었다. 심지어 시간표에는 소아청소년과라고 적혀있지만 한달내내 조혈모세포실에만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전공의들의 전언이다. 일부는 내과로 적혀는 있지만 실제로는 응급실을 지킨 경우도 있었다. 결국 내외산소를 맞춰서 수련을 받은 인턴과 그렇지 않은 인턴의 수련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운좋게 내외산소가 적혀있는 일정을 받은 전공의는 무사통과하고 재수없게 내외산소 중 일정표에 없던 전공의는 패널티를 받아야하는 현실인 셈이다. 문제의 본질은 수련시스템에 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은 엉뚱한 사람이 물어야하는 상황이다. 복지부든 수평위든 이쯤에서 기준을 정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 이후로도 익명의 제보자들은 인턴 필수수련 미이수 사례를 알려오고 있다. 지금의 잣대라면 전국 수련병원 상당수가 전공의 감축에 추가수련으로 정상적인 인턴 수련을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첩|감염 사태로 입증된 전문가 역할의 중요성과 정부의 신뢰 2020-02-03 05:45:50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 확산 분위기에 정부는 우한에 머물고 있는 교민을 귀국시켰다. 귀국한 교민은 정부가 마련한 임시 생활시설에서 14일간 머무르며 경과를 관찰중이다. 정부는 우한 교민 격리 수용시설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지정했다. 한때 "우리지역은 안된다"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지만, 돌이켜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이 나은 결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20년 1월 30일 현재 중국에서 7711명이 발병했고 170명이 사망했다. 반면 중국 이외 국가에서는 17개국에서 99명이 발병했는데 사망자는 한 명도 없다. 전염병은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각국이 보다 투명하게, 선제적으로 방역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공포심은 독이 될 수 있다. 이성적 판단력이 흐려져 온라인에서 떠도는 가짜 뉴스에도 쉽게 흔들리는 등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의학적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국민 공포심을 낮출 수 있다. 2015년 메르스를 경험한 후 약 5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맞은 의료기관과 의료 단체의 대응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대한의사협회는 대국민 담화문를 3차까지 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의료계의 시각을 시시각각 전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우한교민 송환 격리 문제에 대해서도 외부 확산 위험이 없으며 정부의 국가 방역시스템과 의료체계를 믿어야 한다고 전했다. 고위험군 환자가 많은 병원 대응도 고강도다. 병원 직원은 기본, 병원 내에 있는 편의시설 직원까지도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하고 있다. 출입구에서부터 열 감지 카메라 설치하고 방문객의 중국 방문여부와 열을 확인하고 있다. 병문안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병동은 어느 때보다도 조용하다. 국민은 정부와 의료단체가 전하는 '마스크와 손씻기'라는 예방 수칙만 잘 지켜도 감염 위험, 감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악수를 자제하거나 일상 활동에서 장갑을 낀다면 금상첨화겠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새로운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도 들어왔고, 대응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긴 하다. 일부 지역 보건소는 걱정에 전화하는 환자들에게 마스크를 쓴 후 의료기관으로 가라고 안내를 하는가 하면 또다른 지역 보건소는 병원에 막무가내로 선별진료소 설치를 요구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는 국민, 정부, 전문가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방역을 철저히 하며 전문가 의견을 적극 수렴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신뢰가 공고해지면 사람들의 막연한 공포심과 불안감 역시 사그라들 것이다.
|수첩|병원간 무한경쟁 '의대교수 노조' 싹 자란다 2020-01-22 17:37:47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의료 시장'을 설명할 때 늘 붙는 수식어가 있다. '급변하는…' 한국은 눈부신 의학발전 이외 의료서비스 측면에서도 격동의 시기를 지나 세계적 수준에 올라왔다. 국제의료기관 JCI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이 넘쳐나고 어느새 국내 의료기관에 맞는 평가인증 기준을 갖출 정도로 내공을 쌓았다. 게다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한국 병원을 벤치마킹하고자 찾는 것은 물론 해외 의사들은 의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이처럼 눈부신 성장 그 이면에는 희생과 헌신으로 정신 무장한 의사들이 의료강대국 몫지 않은 의학발전을 이뤄보자는 지치지 않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의료시장과 의학발전 속에 열정을 갈아넣어 왔던 의대교수가 '노동조합'이라는 툴을 통해 병원장과의 교섭권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잠시, 의료계 밖으로 눈을 돌려보자. 1970년대 새마을운동 시대를 거쳐 2020년 현재 '워라밸'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근무시간제를 줄여나가고 있다. 정해진 시간 이상으로 근무를 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다시 의료계로 돌아와보면 일선 교수 특히 주니어 교수들의 삶은 처절할 정도다. 최근 대한의학회 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된 논문 중 울산대병원이 전공의 없이 교수들로만 중환자실을 케어한 결과 의료질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를 위해 스텝 즉, 교수들은 주당 평균 90시간을 근무하고 야간 당직 20시간을 소화해왔다는 대목이다. 주 90시간. 주5일 근무한다고 치면 1일 18시간을 일해야하고 주6일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15시간은 일한다는 의미다. 하루 24시간 중 15시간을 제외한 9시간 동안 수면, 식사, 휴식을 포함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40대에 접어든 의대교수에게 이같은 스케줄이 과연 지속가능할까. 극한 상황에 이른 교수들이 '노조'라는 창구를 통해서라도 변화해야만 지속가능해진다는 결론에 이른 듯 하다. 그렇다면 병원 경영진, 즉 병원장은 죽일 놈인가. 그렇게 결론짓기엔 명쾌하지 못하다. 대학병원장, 그들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환자를 진료했던 의료진 중 한명이었을테니 말이다. 병원장직을 맡고 경영을 이끌어야하는 입장이 돼 보니 의료진을 쥐어짜지 않으면 병원 경영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현실에 직면하고 악역을 맡게 되는 식이다. 누가 그 역할을 맡더라도 크게 다를 수 없는 게 지금의 대학병원 현실에 더 가깝지 않을까. 게다가 보장성강화를 외치는 정부는 뒷짐만 지고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를 효율을 이끌어낼 제도를 쏟아내고 있다.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도태하는 무한경쟁의 의료환경 속, 노조가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수첩|배민의 데이터 가치는 5조원…의료데이터는? 2020-01-20 05:45:50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최근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약 5조원 가량에 인수했다. 겨우(?) 배달 업체를 5조원에? 그렇다. 납득하기 어렵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건 또 있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회사가 요기요라는 경쟁 배달 앱 업체라는 점이다. 이미 기반 기술을 축적한 회사가 특수한 업종도 아닌 경쟁 배달 업체를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차라리 고작 몇 억으로 비슷한 카피 앱을 만드는 게 남는 장사가 아닐까, 본인도 그렇게만 생각했다. 정부가 15일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심의 의결했다. 주요 골자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료 데이터는 사실상 기록확인 및 증빙용에 머물렀다.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죽은 데이터(dummy)에 불과했다는 뜻. 그간 AI, 빅데이터, 4차 산업 혁명 등 말만 거창했지 결과물은 보잘 것 없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회를 최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의료데이터를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한 경우 제3자 제공이 가능해졌다. 이제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을 포함한 과학적 연구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복지부는 "의료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기반 제공과 새롭게 부상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등 신기술 개발 그리고 저평가 트랙을 확대해 인공지능과 정밀의료 등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 혁신성을 보다 넓게 인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만난 모 의료정보 데이터 업체 대표는 근거(evidence) 중심의 의학의 근본에는 결국 데이터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의학을 경험 기반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리얼월드데이터와 같은 실재적인 증거들을 기반으로 한 근거 중심 의학 시대라는 것. 그리고 이후 시대는 데이터 주도 의학(data driven medicine) 시대가 열릴 것이라 확신했다. 환자의 상태 변화 등이 기록으로 남고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고, 실시간 진단/치료 자료가 수집되고 이것이 신약 개발이나 의학적 근거 창출에 반영되는 구조. 말 그대로 데이터 주도의 의학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후에야 배달의 민족의 인수 합병 건에 보이지 않던 지점들이 보였다. 딜리버리히어가 정작 거금을 들여 구매하고 싶었던 건 플랫폼의 외형이 아니라 전국 유통망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음식 배달 및 취향, 지역별 선호도와 같은 '빅 데이터'였다고. 실제로 배달의 민족은 전국민의 절반 이상의 음식 취양, 행동 양태, 선호도 등 자료를 보유한 '데이터 회사'나 다름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의료정보 데이터의 활용을 가능케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이 바이오 산업 전체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런 수순. IT강국이면서 임상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 환경에서 데이터의 활용만큼 확실한 추진체도 없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이 축적한 데이터의 가치가 5조원에 달한다면, 그간 국내에서 축적된 의료정보의 값어치는 어떨까. 그 데이터로부터 향후 파생될 부가가치의 총합은 어떻게 될까. 작년 방한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한국이 집중해야 할 목표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을 꼽았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핵심은 질 좋은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했냐는 양에서 승부가 난다. 한국은 이제 막 신약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전화번호는 033 근무는 서울? 이상한 공단 예비급여부 2020-01-16 05:45:50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지방이전을 완료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에서 서울본부 혹은 지사, 지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소위 '선택받은 자'라고 불린다. 원주 혁신도시로 본부의 위치를 옮긴 탓에 직원들 중 소수만이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야 말로 서울 지역 근무자들은 기관 내에서 선망에 대상이 됐다. 심지어 심평원에서는 '중병'이 걸려야지만 서울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심평원 부서 이동 신청 1순위가 직원 본인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 진단'을 받았을 경우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건보공단 내에서는 지역본부와 지사에 더해 서울에 근무하는 부서가 추가로 하나 더 있다. 바로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수행을 위해 만들어진 '예비급여부'. 건보공단 예비급여부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TF로 신설된 조직으로, 2018년 정규직제에 편성돼 급여보장실 산하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예비급여부는 제도를 함께 설계하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과의 원활한 협의를 명분으로 내세워 서울 당산동 스마트워크센터에 사무실을 차렸다. 건보공단 본부의 편성된 부서 중 유일하게 서울에 위치한 부서가 된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도 역행한다는 것. 혹여나 정부와의 협의를 마친 사항이라고 한다 해도 형평성 차원에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형제나 마찬가지인 심평원은 본원 직원 단 한 명도 서울에 남기면 안 된다는 국토부 지침에 회의 공간만 남겨둔 채 원주 이전을 지난 달 완료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복지부와 심평원과의 원활한 협의를 이유로 내세웠던 명분조차 이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12월 부서 이름까지 똑 같은 심평원 예비급여부 조차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했으니 말이다. 여기에 이상한 점이 또 있다. 서울에서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 홈페이지 상 예비급여부의 민원 전화번호는 강원도의 지역번호인 '033'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전화를 걸면 서울에서 당겨 받도록 했단 것인데, 서울근무가 당당하다면 이 역시 떳떳하게 '02'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물론 부서 자체가 본부 소속인지라 전화번호를 일괄적으로 처리했던 이유도 존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 내 직원들뿐 아니라 타 공공기관 직원들이 바라볼 때 인기부서든 비인기부서든 상관없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앞으로 건보공단은 예비급여부가 서울에 있는 것이 더 나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내야 할 것이다. '선택적' 지방이전이라는 '꼼수'로 세간에 회자되기 싫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