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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진료하던 교수들 "전공의 다치면 사직서 내겠다"

발행날짜: 2020-08-27 05:45:58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 정부 행보에 격양 "면허 걸겠다"
"전공의가 맞고, 정부 틀렸다" 공공병원 의료진도 동참

|메디칼타임즈=이지현·문성호 기자| "전공의에게 행정처분을 내린다면 나 또한 의사면허를 걸겠다." "후배들이 다치면 나도 사직서를 내겠다." "정부는 의사없는 국가로 만든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2차 전국의사총파업에 돌입한 첫 날인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의원들까지 의료계를 압박하는 발언들이 연이어 쏟아지자 수도권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대교수 등 선배의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전임의들은 일괄 사직서 제출을 통해 정부 행보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까지는 의료현장의 '최후의 보루'라는 자존심으로 전공의와 전임의가 빠져나간 자리를 홀로 지켜왔지만 제자들이 (면허취소 등)다치는 일이 발생할 경우 참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전임의. 서울아산병원 전임의들은 복지부의 업무개시명령이 떨어지자 전원이 사표를 내면서 저항의지를 드러냈다.

임상강사 혹은 펠로우로 불리는 전임의는 서울아산병원에만 300명여명. 그동안 교수들을 도와 전공의들이 빠진 공백을 채웠지만 정부의 행보에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전임의들은 성명서를 통해 "후배 의사들과 동료들과의 연대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며 환자 진료에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오후부터 각 병원에 복지부 실사를 실시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수도권 중심 의과대학 교수들도 반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수련부장을 맡고 있는 수도권 대학병원의 교수는 "학생, 전공의가 다치면 교수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위급한 상황에서 부실한 정책과 압박책으로 일관한다면 교수들도 가만 있을 수 없다. 다음에는 교수들 차례라는 것을 정부도 알아야 한다"고 불통을 터뜨렸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전공의 공백으로 당직을 포함해 30시간 연속으로 근무를 서고 있다"며 "인턴과 레지던트가 없는 중환자실을 홀로 견뎌내고 있지만 견딜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한 정부의 일관된 압박책으로 고민을 하지 않게 됐다"고 총파업에 지지의사를 보였다.

전공의들은 정부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며 끝까지 철회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응급의학과 교수들과 각 병원 교육수련부장직을 맡고 있는 교수들은 당장이라도 사직서를 쓸 태세다.

이들에 따르면 복지부는 26일 수련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전공의 근무 현황파악에 나섰다. 중환자실은 전문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라 결국 응급의학과 전공의만 복귀명령서를 받게 된 상황.

응급의학과 과장이자 교육수련부장을 맡고 있는 서울권 한 교수는 "성명서를 통해 교수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이후에도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사직서를 내자는 교수들의 여론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정부가 건드려선 안되는 부분을 건드렸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은 교수들에게는 내 새끼를 건드리는 셈인데 어떻게 참겠나"라며 "소통하겠다고 하면서 결국 80년대식으로 밀어부치니 참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일선 교수들도 전공의들의 입장과 뜻을 같이하며 사직서 제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빅5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의사되고 처음으로 외래에서 처음으로 환자들에게 전공의들이 만든 유인물을 읽어봐 달라고 했다"며 "이번 사안은 전공의가 맞고 정부가 틀렸다. 전공의를 지지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면 우리(교수)도 면허취소를 각오할 생각"이라며 "정부가 의사를 몰아부치면 어쩌겠나. 대학병원 모든 의료진 면허를 취소하고 의사가 없는 국가로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이 이처럼 강경하게 나서는 배경에는 그동안 정부에 향한 울분도 뒤섞였다.

적십자병원 의료진도 전공의를 지지하며 일인시위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정부가 전공의 수련에 비용을 지원한 적도 없다. 의대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의료수가 100%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희생만 강요해왔다. 그런데 의사 증원으로 의료를 더 왜곡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꼬집었다.

그는 "지금도 비급여진료로 의료가 왜곡된 상황에서 의사를 늘려선 더 왜곡만 될텐데 어떻게 동의하겠느냐"며 "의사는 의사는 군인도 아니고 공무원도 아니다. 명령으로 움직이는 집단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공공병원 의료진도 전공의 행보에 동참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적십자병원 정형외과 의료진은 "국민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의사 증원이 아니라 의료환경 개선"이라며 "의대생과 전공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여기는 남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해볼테니 단체행동의 뜻한 바를 이루고 오라"면서 "전공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적었다.

한편, 앞서 서울의대, 울산의대, 고대의대 등 의대교수들은 줄줄이 성명서를 통해 "제자들이 피해를 볼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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