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블루 떴는데 CPR 멈추고 연명의료계획서부터 찾으라니"
연명의료법 일주일 임상 현장 혼란 연속…일부 대학병원에선 보이콧까지
이인복 기자 (news@medicaltimes.com)
기사입력 : 2018-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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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즈 이인복 기자|지난 4일 연명의료법이 시행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현장의 혼란과 갈등은 여전한 모습이다.

이로 인해 의료진들은 사실상 이를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대학병원은 아예 보이콧까지 선언하고 있다.

9일 병원계에 따르면 연명의료법(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시행 후 대학병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혹여 단 하나만 실수해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점에서 의료진들이 사실상 환자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 등의 소극적인 방어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A대학병원 임상교수는 "사실상 연명의료에 대한 결정 등을 해야 하는 시점은 전공의들이 주치의를 맡고 있는 시간일 경우가 많다"며 "전공의가 굳이 이에 대한 설명과 등록 절차를 하려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아직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못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환자나 보호자도 많고 솔직히 나도 정확한 법적인 내용을 모르니 대처하기 쉽지 않다"며 "이렇게 급박하게 추진할 법안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사전에 등록이 되어 있고 이를 그 병동의 의료진이 완전히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사실상 암묵적으로 방어적 태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특히 임종과정을 의사 2인이 판단해야 한다는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며 "당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임상 현장에서 의사 2인이 모일 동안 시간이 멈춰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특히 의사가 신도 아닌데 임종과정을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특히나 전공의가 어떻게 주체적으로 이를 판단할 수 있나"고 비판했다.

불안정한 전산시스템과 복잡한 등록과 확인에 대한 비판도 많다. 사실상 실제 임상현장에서 이를 적용하는 것은 담장위를 걷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전에 연명의료계획서가 등록돼 있다 하더라도 임종 시점에 주치의가 아닌 당직의 등이 있을 경우 이에 대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B대병원 임상교수는 "모든 의료진이 당장 코드 블루 사인이 나면 일분 일초를 아끼며 즉각적인 CPR(심폐소생술)에 들어간다"며 "당장 환자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최적의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 상황에 이 환자가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했는지 컴퓨터를 켜고 확인하며 대처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얘기냐"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아예 연명의료 등록 자체를 보류한 병원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대표적인 경우.

서울대병원은 긴급회의를 통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인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이 마련한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이 지나치게 불안정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행서 등록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혹여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병원 차원에서 환자 등록 자체를 거부한 셈이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연명의료법의 문제는 한두개가 아니지만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전산처리시스템"이라며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과 병원전산망이 연계돼 있지 않아 환자가 작성한 연명의료계획서를 입원중인 병원 전산망에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DUR 제도가 병원 전상망에 접속하는 순간 정부의 중앙 전상망과 자동 연계돼 중복 처방 메시지를 주듯 연명의료시스템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급히 달려온 의사가 시스템에 접속해 신분을 확인하고 환자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환자가 미리 계획서를 작성했다 해도 원하지 않는 심폐소생술을 받을 수 밖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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