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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의 기적’ AED 시행 ‘심정지’ 위기…심폐소생 시급

정희석
발행날짜: 2017-07-26 00:37:49

정부 차원 AED 설치 확대·사후관리 ‘컨트롤타워’ 필요

위기상황서 빛난 고등학생의 침착한 대처

5월 22일 부산의 한 영화관. 커피를 제조하던 직원이 갑자기 쓰러졌다.

영화를 보기 위해 표를 끊던 부산세무고등학교 2학년 김태령 군은 갑자기 쿵 하는 소리를 듣고 사고 현장으로 바로 달려갔다.

김 군은 옆에 있던 다른 직원에게 119에 신고해줄 것을 요청하고 학교 간부수련회에서 배운 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그 시각 119 구조대는 장소를 잘못 전달받아 도착이 늦어지고 있었다.

김 군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구조대원과 통화를 하며 심폐소생술을 지속했고 응급의료장비 ‘자동심장충격기’(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AED)를 사용하라는 구조대원 말을 듣고 다른 직원에게 AED를 가져다 줄 것을 요청했다.

설상가상 영화관에는 AED가 비치돼 있지 않아 직원은 옆 건물 백화점에서 황급히 AED를 가져 왔다.

김 군은 AED 사용이 처음이었지만 장비 안내 설명에 따라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AED 전기충격과 심폐소생술을 번갈아 실시했다.

구조대 도착이 지연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김 군의 의연한 대처 덕분에 환자는 한 달 만에 병원에서 퇴원해 현재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령 군은 “사람들이 많은 영화관에서 일어난 사고였으나 실제 사고를 발견하고는 대부분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담대한 마음을 가지고 임한다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영화관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는 AED와 같은 응급의료장비 비치가 꼭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AED 사용 초동조치로 대학생 구명

5월 말 용인대학교. 러닝 인터벌 트레이닝 중이던 대학생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즉시 인근에 있던 교수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축구팀을 담당하는 박준홍 코치는 옆에서 쓰러진 학생의 기도 확보를 도운 후 곧바로 교내 설치된 AED를 가져 왔다.

박 코치는 민방위 예비군 훈련에서도 심폐소생술이나 AED 사용법 교육을 받았지만 실제로 AED 사용은 처음이었다.

그는 침착하게 장비를 작동시키고 그림 설명과 음성 안내에 따라 119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환자 주치의는 “조금만 늦었어도 뇌손상이 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신속하고 정확한 초동 대처 덕분에 환자가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쓰러졌던 대학생은 건강하게 퇴원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박준홍 코치는 “실제 사고 상황이 닥치면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다. 미리 AED 위치를 확인해두거나 응급처치 교육 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침착하게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정지 환자 두 번 살린 응급처치 교육

6월 1일 강원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 배드민턴 경기를 마치고 휴식 중이던 김 모 선수는 물을 마신 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인근 목격자가 횡성시설관리사업소 소속 청원경찰 오계영 씨한테 도움을 요청했고 오 씨는 곧바로 AED를 들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오 씨는 침착하게 AED를 켜고 음성 안내에 따라 환자 가슴에 패드를 붙여 전기충격을 실시하고 이어 심폐소생술을 반복했다.

다행히 쓰러졌던 환자는 차츰 의식을 회복했고 때마침 목격자 신고로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에게 환자를 인계 조치했다.

오 씨는 지난해 3월에도 길에서 정신을 잃은 주차관리요원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오계영 씨는 “횡성시설관리사업소에서는 1년에 두 번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한다”며 “두 번의 심정지 사고를 맞닥뜨리면서도 침착하게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기적인 교육을 받은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정지 사고는 누구라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AED 등 응급의료장비를 필수적으로 갖추는 제도가 도입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증가하는 심정지 환자, 저조한 AED 시행률

심장 기능이 순간적으로 정지되는 ‘급성 심정지’

환자는 심정지가 3분 이상 지속되면 뇌가 지속적인 손상을 받고 5분 이상 산소공급이 중단되면 사망에 이른다.

심정지 환자 생존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은 단 4분.

심정지 발생 후 응급조치가 1분씩 지연될 때마다 환자 생존율은 7~10%씩 낮아지지만 4분 이내 심폐소생술과 AED 사용을 병행하면 환자 생존율을 80%까지 높일 수 있다.

필립스코리아 임직원들이 심폐소생술 실습을 비롯해 자사 AED ‘하트스타트 HS1’을 이용한 사용 방법을 배우고 있다.
앞서 소개된 내용은 필립스 AED ‘하트스타트 HS1’을 사용해 심정지 환자 생명을 구한 ‘4분의 기적’ 실제 사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급성 심정지 환자들의 더 많은 ‘4분의 기적’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심정지 발생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심폐소생술과 AED 시행률은 극도로 저조하기 때문.

2016년 국정감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심정지 발생 건수는 2011녀 2만4902건에서 2015년 2만9959건으로 증가했다.

발생 장소별로는 가정 등을 포함한 ▲비공공장소 65.8% ▲공공장소 20.1% ▲미상 11.2% ▲기타 3.0% 순으로 조사됐다.

심정지 발생에 따른 사망률은 90.1%로 하루 평균 68.6명이 심정지로 사망했다.

더욱이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5.2%를 제외하면 심정지 환자 생존율은 4.7%에 불과한 실정.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인원은 2013년 27만7598명에서 2015년 69만4786명으로 2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 건수는 전체 심정지 13만3844건 중 단 1만2850건으로 9.3%에 그쳤다.

특히 이 가운데 심정지 환자 심장리듬을 자동으로 분석해 소생을 돕는 일반인도 사용 가능한 AED 사용률은 ▲2011년 5건 ▲2012년 12건 ▲2013년 19건 ▲2014년 30건 ▲2015년 26건 등 매년 30건 미만으로 전체 심정지 건수의 0.07%에 불과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의무적으로 AED를 설치해야 하는 1만2319곳 중 미설치 비율은 37.2%에 달했다.

이밖에 법정 의무설치 대상은 아니지만 이용객 수나 시설 특성상 심정지 응급환자 발생 가능성이 높은 백화점 학교 영화관 놀이공원 고속도로 휴게소 등 다중시설 120곳의 AED 설치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32%에 해당하는 단 38개 장소에만 AED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AED 설치 확대·사후관리 ‘컨트롤타워’ 필요

심폐소생술과 함께 갑작스런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국내 AED 설치율은 대략 30~40%에 불과하다.

낮은 설치율과 비례해 일반인들의 AED 시행건수 역시 매년 30건 미만으로 극히 저조하다.

전문가들은 AED 설치가 강제사항이 아닌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동시에 설치 현황과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국가 차원의 중앙 컨트롤타워 부재를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AED 사용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일반인들의 인식 부족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에서는 적시적소 AED 사용이 가능한 인프라 구축과 그 활용에 대한 인식 제고로 심정지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일본은 건물 어느 곳에 AED가 배치돼있는지 정확한 표시로 일반인들의 AED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지하철 각 량마다 AED가 설치돼있고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AED 설치와 사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교육과정으로도 심폐소생술과 AED 사용법을 병행해 의무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필립스 AED ‘하트스타트 HS1’(HeartStart HS1). AED는 배터리 및 패드에 대한 사후관리가 이뤄져야 적시적소 급성 심정지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심정지 환자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AED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것은 물론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경우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된 AED를 찾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AED 사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심정지 환자 발생 시 휴대폰 앱을 작동시키면 인근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가진 사람에게 알람이 가는 동시에 AED 위치 또한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일반인들의 AED 보유 및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일례로 AED 보유 차량은 대형마트 같은 곳에 별도 주차구역 주차가 가능하고 주차비 감면 혜택도 받는다.

이를 통해 심정지 발생 시 누구라도 AED 보유 차량 트렁크를 열고 AED를 가져와 환자에게 심장충격을 시행할 수 있다.

국내 AED 사용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일반인들의 낮은 인식도 문제거니와 이미 설치·배치된 AED가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정작 사용이 가능할까하는 우려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아파트 단지 내 공중전화 부스 옆에 오랜 기간 방치되거나 다중이용시설 지하철·공항·백화점·극장 등 구석진 곳에 숨어 있는 AED가 과연 제대로 작동될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필립스 AED ‘하트스타트 HS1’(HeartStart HS1) 배터리와 패드 수명은 각각 4년과 2년.

수명이 다한 배터리는 방전되고 패드 역시 겔 성분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급성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적시적소 AED 사용을 위해서는 장비와 소모품에 대한 사후관리가 이뤄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AED 관리시스템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일반인이 사용하는 AED는 의료기기 추적관리대상 품목에 포함돼 식약처가 리스트를 받아 관리하지만 배터리 및 패드 등 소모품에 대한 관리까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AED 제조업체가 고객 DB 관리를 통해 배터리 및 패드 유효기간을 문자 발송으로 고지하지만 이마저도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심정지는 남의 일이 아닌 내 가족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피할 수 없는 급작스런 사고와 달리 급성 심정지 환자는 골든타임 내 심폐소생술과 AED 사용으로 충분히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소중한 생명을 AED 설치 및 인식 부족 때문에 살릴 수 없다면 이는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다.

급성 심정지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자동심장충격기 설치와 사후관리를 담당할 컨트롤타워 수립 등 AED 사용 확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심폐소생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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