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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증후군 환우, '자리끼'란 말을 아시나요?

원종혁
발행날짜: 2017-04-17 05:00:55

전국 오아시스 캠페인 진행, 한국쇼그렌증후군 환우회 최경석 회장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부터 환자들의 피해를 막는 게 환우회 본연의 목적이에요."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4월, 서울의 한 까페에서 만난 한국쇼그렌증후군협회 최경석 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건네받은 명함에선 쇼그렌증후군 '서포트 그룹(support group)'이란 영문 명칭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환우분들 가운데 인터넷에 범람하는 잘못된 치료정보와 낭설들로 속앓이 하시는 분들이 꾀나 많습니다. 완치가 가능하다는 광고성 글에 현혹돼 경제적인 피해까지 입기도 합니다."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은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들어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해 입마름(구강 건조)이나 안구 건조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눈물샘과 침샘 외에도 피부의 피지샘, 소화샘, 기관지샘, 질샘 등 정상적인 분비물이 같이 줄기 때문에 온몸 구석구석이 '바짝 마른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 셈이다.

치사율이 높은 중증 질환까지는 아니지만 삶의 질이 지극히 나쁜 희귀난치성 질환인 것.

환자수가 2만 명이 안 되는 국내 상황은 더 열악하다.

그나마 희귀면역질환으로 산정특례를 적용받고는 있지만, 사회적 인식이 저조하다보니 온라인상에 떠도는 한 줄 말에도 환자들은 당장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탓이다.

쇼그렌증후군을 진단받고 남은 생을 정리한다는 고령의 환자부터, 완치를 자신하는 말에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헛되이 써버린 사례까지.

이러한 피해를 바로잡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된 비영리단체가 한국쇼그렌 환우회다. 1997년 쇼그렌증후군을 진단받은 아내를 옆에서 돌보며 하루 하루 적어나갔던 최 회장의 수기가 지금의 환우회로 성장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20년 가까이 환우회 일을 도맡아 오기란 쉽지 않았을 터인데, 얼굴엔 그림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일년 네 번 발행하는 환우회 회보는 '자리끼'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잠자리에서 머리맡에 두고 마시는 물이라는 뜻의 순수 우리말이지요. 사회적 관심과 질환 인식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몸은 힘들지만 책임감이 막중합니다."

쇼그렌 극복을 위한 인식개선 프로젝트인 '오아시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최 회장을 만나 최근 근황을 들었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 쇼그렌증후군 환우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최경석 회장)-한국 쇼그렌증후군 협회는 2000년 '병준이네집 이야기' 홈페이지를 계기로 시작된 비영리 단체이다.

검증되지 못한 치료법으로 고통받는 환우들에게 올바른 치료 방법을 교육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되고자 한다. 또 국내 쇼그렌증후군에 인식을 넓히고 환우들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세계 쇼그렌증후군 환우들의 모임인 '국제쇼그렌증후군네트워크(ISN)'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국제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국내 환자 분포는 어떤가?

-쇼그렌증후군은 크게 두 종류로 분류된다. 쇼그렌증후군만 앓는 1차 쇼그렌증후군과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등 류마티스 질환이 동반된 2차 환자군이 그 예다.

환우회에는 모임 특성상 타 동반질환과 겹쳐있는 2차보다 쇼그렌증후군만 가지고 있는 1차 쇼그렌증후군이 더 많다.

희귀난치성질환이다. 진단을 받는데 애로사항은 무엇이 있나?

-정확한 국내 환자 집계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주로 류마티스내과와 안과에서 진단을 받는데, 환자 발굴에 사회적 저변 확대가 관건이다.

안구건조증이나 구강건조가 있다면 일찍이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해보고 협진을 통해 확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직 완치 방법은 없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환자 삶의 질을 끌어 올리고 합병증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계자료를 보면 통상 쇼그렌 진단을 받는데는 6~7년이 걸린다고 한다. 국내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구건조와 구강건조가 일상적인 증상인 만큼, 꼭 쇼그렌증후군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많은 탓이다.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특이적 증상으로 조기 내원과 진단이 이뤄지는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유독 '삶의 질이 나쁘다'는 말이 많이 거론된다.

-쇼그렌증후군 질환자체가 심각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이 굉장히 나쁘다는 것이다.

상담을 하다보면 밤에 잠을 못자는 환우분들이 너무 많다. 입이 바짝 마르고 코가 심하게 막히는 증상들이 매일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상쾌한 봄바람이나 가을바람도 두려운게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이다. 인공눈물이나 점안제, 안경, 고글이 없으면 외출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일상생활 자체가 고민거리가 된다.

아직 완치 대책이 없는데, 약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1990년대 후반 아내가 쇼그렌증후군을 진단받았을 당시만 해도 질환에 대한 자료가 전무했다. 약물이라 해도 증상에 따라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정도였다.

현재는 건조증상이 심한 경우 '살라겐'을 많이 처방받는다. 약효 지속시간이 있다보니 환자 증상마다 다르겠지만, 건조증상으로 불면을 동반하거나 증상을 견디기 힘들 때엔 이러한 약제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2004년부터는 산정특례 적용을 받게 되면서 환자 본인부담금이 10% 수준으로, 약을 사용하는 데엔 큰 부담이 없다.

환우들간의 소통과 정보 교류는 어떻게 이뤄지나?

-협회지가 이제 57호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20여 분의 류마티스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 전문 분과 교수님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리끼'라는 회지 이름은 순수 우리말로 '밤에 자다가 마시기 위해 머리맡에 준비해 두는 물'이란 의미다. 일년에 네 번 전국 병원에 배포하고 있으며 쇼그렌증후군의 인식확대와 해외 최신 정보교류를 목적으로 한다.

오는 7월엔 전 세계적으로 쇼그렌회의가 열린다. 이때 전국 단위 서울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쇼그렌 인식개선 '오아시스 캠페인'을 전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건조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 쇼그렌 환자에 조금이라도 갈증을 푸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환자 건강강좌를 전국으로 돌리자는 취지였다. 지난 3월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시작으로 서울성모병원, 울산대병원,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캠페인 강좌를 진행했고, 이제 창원지역에서 5회차를 앞두고 있다.

'3분 진료'가 태반인 상황에서, 그간 환자 본인이 진료실에서 묻지 못한 궁금증을 풀고 질환에 올바른 지식을 알고 돌아가는 데 집중했다. 류마티스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치과 교수님들이 강의를 진행해 주셨고 지역 환우분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환우 처우개선과 관련, 향후 수정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동반질환과 관련한 의료환경의 개선이다. 쇼그렌증후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데도 산정특례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속하는 하시모토갑상선염의 경우가 그렇다. 병원에서도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환자에서 많이 동반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쇼그렌증후군과 하시모토갑상선염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산정특례에서 빠진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대국민질환으로, 쇼그렌증후군 환자뿐 아니라 일반 환자에서도 많다는 게 그 이유다. 수정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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