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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환자 늘어나자 에스컬레이터 속도부터 줄였다"

발행날짜: 2017-04-04 05:00:57

현장 건국대병원 시니어친화병원 선포 "마인드부터 노인 친화적으로"

|현장|시니어친화병원 선포한 건국대병원

'시니어 분들과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운행속도를 감속 조정했습니다.'

건국대학교병원 로비에 들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할 때 바로 눈에 띄는 문구다.

지난해 시니어친화병원을 선포하고 나서 건국대병원이 가장 먼저 바꾼 것 중 하나가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저속으로 조절한 것이다.

건국대병원은 2015년 9월 시니어친화병원TF를 꾸리고 노인이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 시스템과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노인'을 필두로 내세우며 환경까지 바꾸는 일은 처음이었기에 메디칼타임즈는 직접 건국대병원을 찾아 어떤 부분이 노인친화적으로 바뀌었는지 살펴봤다.

TF를 이끌고 있는 재활의학과 이종민 교수는 "65세 이상 환자 비율이 개원 초기만 해도 20%였는데 매년 조금씩 올라 30%까지 증가했다"며 "노인은 하나의 질환만으로 병원을 찾았더라도 다른 문제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료체계를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 환자는 입원 중 합병증 발생이 쉽고 다른 문제까지 동반해 입원기간이 젊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길다는 데 착안해 '노인친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시니어친화병원 로고를 만들고 대만과 캐나다를 벤치마킹해 진료 프로세스부터 개편했다.

병원 로비에 눈에 잘 띄는 노란색으로 '어르신 도움센터'를 만들고 자원봉사자를 배치했다.

병원 시스템이 전산화되다 보니 기계를 다루는 데 익숙지 않은 어르신을 위해 번호표 발행기, 자동수납기 등에도 노란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가 서 있었다.

자원봉사자는 80세 이상의 환자가 오면 가슴팍에 시니어 환자라는 표식인 노란 명찰을 달아준다. 그리고는 노인 환자가 헤매지 않도록 진료 과정을 직접 안내한다.

수납창구에도 어르신 전용 창구가 따로 있다. 80세 이상이면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병원비 계산이 가능하다.

병원 곳곳에는 어르신을 배려하고 있는 깨알 같은 장치들이 눈에 띄었다.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공간에는 돋보기안경부터 커다란 돋보기가 있다. CT나 X-레이 등 영상검사를 서서 해야 할 때는 몸을 의지할 수 있는 벨트를 설치했다.

이 교수는 "마인드만 노인 친화적으로 바꾸면 된다"라며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꿔 나가기로 하다 보니 환경을 가장 먼저 바꾸고 있다.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과 명칭을 없애고 진료과에 번호를 매겨 환자에게 번호를 안내하는 단순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8/6 모델 확산이 목표…인력 및 시설투자 위해 정부 지원 절실"

그렇다고 건국대병원이 환경을 바꾸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게 아니다. 진료시스템도 '노인'에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48/6 모델이 바로 그것. 노인 환자가 오면 48시간 안에 인지, 우울, 이동 능력, 배변, 통증관리, 복용약 등 6가지 영역에 대해 검사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간호사가 1차적으로 노인 입원 환자에 대해 6가지 영역을 스크리닝 한다. 의료진은 EMR에서 영양고위험, 다약제 고위험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3000~4000명에 대해 실시했다.

이종민 교수
이종민 교수는 시니어친화병원 운영 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첫째가 인력 부족이다.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필요한 만큼 내부 의료진의 관심과 참여도 고민인 부분이다.

그는 "노인 환자 혼자서 화장실은 갈 수 있는데 계단 오르는 게 쉽지 않으면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자원봉사자 확보가 쉽지 않다"며 "자원봉사자 활용이 활발한 외국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고 털어놨다.

또 "구성원의 마인드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며 "노인 환자 치료는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중요한데 의료가 전문화된 분야일수록 그 분야만 연구하기 바빠 구성원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봉사 인력 및 의료진의 관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건국대병원은 '교육'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달부터 병동별로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을 대상으로 입원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한 교육을 별도로 하려고 한다"며 "의노인 환자를 보지 않는 진료과는 없기 때문에 의료진도 지속적으로 교육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대만은 노인친화병원(age friendly) 자체를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친화적으로 진료 프로세스를 바꾸고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면 노인 건강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노인친화병원 진료 프로세스 확산을 위해서는 시설을 구축하고 인력도 고용한다"며 "적지 않은 비용을 병원 자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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