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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외래는 달라야 한다" 분당서울대의 실험

발행날짜: 2016-08-08 05:00:58

초진환자 15분 진료 도입 5개월째…환자·의료진 만족도 높아



#1.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중환자실에서 나쁜 사람들이 나를 잡았어요. 눈앞에 저 문만 열고 나가면 살 수 있을 것 같은데…자꾸만 나를 붙잡았어요."

"아, 그건 중환자 중 섬망증상을 보이는 경우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안전장치를 해두는 것 때문에요. 몸을 고정해뒀던 것을 누군가 잡았던 것으로 느끼는 거죠. 마치 꿈처럼요."

#2. 중환자실에서의 기억이 없어요. 퇴원해보니 상당히 오랜시간이 흘렀는데 그때의 기억이 없으니 불안하고 우울해요.

"아,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대부분은 그렇답니다. 치료 중에는 환자의 안정을 위해 수면제를 주기도 하고, 상태가 위중하기 때문에 기억을 못할 수 있어요."

이연주 교수
지난 4월,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 클리닉 외래 풍경이다.

이곳에선 시간적 제한은 없다. 일단 15분으로 제한하긴 했지만 최근까지 대부분의 초진 진료는 30분을 소요했다. 사실상 환자가 궁금한 모든 것을 해소한다. 심지어 환자를 병간호하며 힘들었던 보호자들의 하소연도 이곳에선 가능하다.

5개월 째 중환자 클리닉을 운영 중인 분당서울대병원 이연주 교수(호흡기내과)는 환자의 식사부터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치료 이후의 일상생활은 어떤지 등 의학적인 질문 이외 소소한 일상까지 질문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보호자가 그동안 병간호의 고충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환자는 물론 보호자의 심리적 위안의 순간이다.

3분 진료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것이 중환자 클리닉에선 가능하다. 환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만큼 환자의 약 복용, 생활습관 개선 등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협조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이연주 교수는 "환자 반응은 폭발적이지만 의학적으로 치료효과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그런 점에서 중환자 클리닉은 말 그대로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미국, 영국에서도 중환자실을 퇴원한 환자만을 위한 별도 클리닉 운영하는 게 시도가 있다"면서 "한국은 유병률 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이번 클리닉이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기존의 호흡기내과 외래(주1회)이외 추가적인 외래가 생겼으니 업무는 많아졌다. 그럼에도 이 교수가 중환자 클리닉을 기획한 이유는 뭘까.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이 교수는 중환자 클리닉은 환자 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는 "3분진료는 의사 입장에서도 굉장히 소모적인 일"이라면서 "쏟아지는 진료에 집중도는 떨어지고 분노지수는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는 앞서 임재준 교수(호흡기내과)와 함께 3분 진료의 폐해를 주제로 논문을 진행하며 직접 확인한 바 있다.

그는 "임 교수를 도와 연구를 실시한 결과 3분진료는 의사의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분노지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논문을 썼던 경험이 이런 시도를 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 또한 지난해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를 도입, 운영 중이다.

이 교수는 "이는 모든 환자에게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외과계 등 일부 진료과에 대해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각 병원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확대할 여지가 커질 것"이라면서 정부의 각별한 관심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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