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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기 위한 시도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6-07-20 09:33:53

고주형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리더십'

고주형의 '헬스케어 스타트업 리더십'
8. 실패하기 위한 시도


위인전에는 주인공의 인생역전이 여지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반전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 내용을 다룬다. 이런 종류의 책에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이 주인공의 실패과정이다. 이유가 있다.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필연적 과정이다.

역경을 이겨낸 사람은 실패를 놓고 자신과 대화한다. 바둑에서 복기(復碁)하듯 단계별로 되짚어보며 사색한다. 실패를 했을 때는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실패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를 맛본 후, 다시 시도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볼 이유가 있다.

예정된 실패를 감행하는 자신감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선생을 지낸 경영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大前 研一, Kenichi Ohmae)는 "학교 성적이 좋았던 사람이 의외로 사회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느끼는 자만심 때문에 매일의 노력을 게을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실패를 실패 그대로 인식하거나, 실패를 내 모습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과정에서 게으름이 나타난다.

게으름이 과하면 자만심으로 발전한다. 자만심은 실수를 인정할 마음의 공간을 앗아간다. 가슴 시린 실패도 실수라고 인정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지식인들이 실패를 활용하는 심리과정은 다음 4단계를 거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거야(위험요인 예상)', '조금 더 했으면 됐을 텐데, 그래도 괜찮아(예정된 실수)', '배울 수 있는 기회였어(뜻하지 않은 경험)', '다음에는 잘할 수 있어(새로운 자신감)'이다.

순서상 '위험요인 예상'이 첫 번째이지만 여기에는 '예견된 실수'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실패를 실수로 받아들이고 언제든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수를 예상하는 단계가 '위험요인 예상'이다.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개인의 성향에 따라 예측하는 미래의 크기는 다르다.

그러나 성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나를 증명해야 하는 압박감이 강할수록 실패를 예상하지 않으려는 특징을 보인다. 실패의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실패를 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여건을 미리 정의해두는 섬세한 예측과정이 요구된다. '예견된 실수' 단계에 다다르면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할 때가 반드시 온다. 그리고 실패를 통해 '새로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성공하면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예정된 실수를 거치면 그에 못지않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감당할 수 있는 실패의 크기는 실패를 불러온 대상과 마음의 그릇 크기에 따라 정해진다.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동료와의 가벼운 게임에서 진 것도 엄청난 실패로 다가온다. 그에게 동료란 꺾어야 할 대상이고 작은 실패도 용납하지 못한다. 반면 항상 성공한다는 편견을 없애면 없던 기회를 찾기도 한다. 그래서 실패는 미래 예측력을 높이는 수업료를 내는 과정이라 말한다.

스키를 잘 타려면 많이 넘어지면 된다고 한다. 필자는 글을 잘 쓰려고 책을 수백 권을 읽었지만 아직 만 권쯤은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누구나 넘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위기를 허비하지 않는다

여러분에게 가장 큰 실패의 경험은 무엇인가? 수업시간 중 잠시 한눈팔아 과제물 점수가 클래스 중간 이하로 떨어진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인생의 오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졸업하면 잊힐 일이지만 지금 당장은 큰 무게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실패의 정의는 누가 뭐래도 당한 내가 내리는 것이다.

실패하기 위한 시도란, 실패하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인데 꼭 해내야 한다면 가장 깊은 곳으로 몸을 내던지라는 말이다. 남 앞에서 말하는 게 두렵다면 오히려 몇 백 명 앞에 설 기회를 만들고, 원시부족 언어를 배워야 한다면 아마존 밀림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재무학에서 흔히 쓰이는 '위기를 허비하지 말라(Never waste a good crisis)'는 금언은 이 상황에도 적용된다. 실패를 예견된 실수로 정의하면, 잠깐의 실수를 허용할 그릇이 생긴다. 쉬어간다고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균형이란 흔들림 뒤에 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실패하면 자서전 집필 중이라 생각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는 실패에 의연하게 다가서려 노력한다. 조금의 실패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촉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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