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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또 교육…오늘도 새내기 의사는 나아간다

박성우
발행날짜: 2015-11-20 05:15:02

인턴 의사의 좌충우돌 생존기…박성우의 '인턴노트'[5]

끊임없는 교육

'병원'이라는 전장 속 실전 배치에 앞서 다시금 술기 교육을 받았다. 2010년부터 국시에 실기 항목이 추가되면서 새내기 의사들이 술기에 좀 더 익숙한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실제 쓰이는 술기와 방법을 다시금 배워야 했다. 요즘 웬만한 병원에서는 모든 기록들을 전자차트로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산 시스템에 대한 교육도 같이 받았다.

실기 교육은 아카데미 교육실이란 곳에서 응급의학과 선생님들께서 정성들여 설계한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되었다. 여러 술기 중에서도 전문심폐소생술(ACLS, advanced cardiac life support) 과정 교육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심폐소생술은 크게 기본심폐소생술(BLS, basic life support)과 전문심폐소생술 (ACLS)로 나뉜다.

기본심폐소생술은 평상시 응급상황, 즉 공항이나 쇼핑몰 혹은 길거리에서 쓰러진 사람에게 시행되는 심폐소생술로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교육받은 후 시행할 수 있는 자동제세동기AED를 이용한 응급 술기이다. 반대로 전문심폐소생술은 병원 안에서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때 전문 교육을 받은 의료인들로 구성된 팀이 환자 심폐소생을 위해 하는 술기로 제세동이나 정맥관 및 약물처치, 기도삽관까지 모두 포함될 수 있는 보다 전문적인 술기이다.

학생 때는 기본심폐소생술을 배워 자격증도 획득했는데 이번에는 병원 의료진으로서,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도 인턴이 전문심폐소생술의 팀 일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전문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었다.

'팀 리더'라고 해서 전문심폐소생술을 진두지휘하는 의사가 있고 흉부압박술을 시행하는 사람Compressor, 기도유지 및 호흡을 담당하는 사람, 환자 활력징후 모니터링 및 제세동Defibrillation을 시행하는 사람, 정맥관 삽입 및 약물투여를 담당하는 간호사, 그리고 기록자까지 5~6명이 팀이 되어 시행한다.

기록자를 제외한 5명이 한 팀이 되어서 연습했는데, 각자 역할을 바꾸면서 한 번은 팀 리더가 되어 보고, 다음에는 흉부압박을 시행하고, 다음에는 제세동을 하는 역할 실습을 했다.

여러 역할 중 팀 리더는 급박히 일원에게 지시하고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당혹스럽고 재밌는 역할이다. 다른 술기들에 비해 가장 '의사답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 드라마 '응급실ER'에서도 의사가 가장 멋있어 보이는 장면이다.

한 가지 주제 상황이 아니라 병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 설정이 주어지면서 진행되었다. 그래서 갑자기 새로운 상황이 주어지면 팀 리더를 맡은 동기가 허둥지둥 되는 모습도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 틀이 잡히고 익숙해지는 모습은 뿌듯했다.

새내기 의사로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응급실에서 혼자 당직 근무를 하고 있을 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의사 면허장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새내기 의사의 눈 앞에서 위급한 상황이 터지면 당황하고 겁먹을 수밖에 없다. 병원 안에서 이루어지는 심폐소생술은 인턴이 팀 리더를 하는 상황이 없다. 대부분 전문의 선배 의사가 지시하는 일을 보조하기 때문에 그렇게 모든 과정을 한 번 겪어본다는 것은 든든한 느낌을 들게 했다.

모든 교육과정이 실시간 촬영되어 실습이 끝난 후에 모두 모여 각자 팀에서 했던 동영상을 돌려보며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보충했다. 또한 서로의 어설픈 모습에 웃기도 했다.

모든 의사는 새내기에서 시작해 원숙한 경험을 갖춘 의사로 성장한다.

간혹 종합병원에서 인턴의 시술을 거부하는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이 있다. 물론 환자의 권리이고 때론 인턴 의사들이 잘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후대의 우리 자손들이 좋은 진료를 받기 위해 지금의 인턴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수련받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과정이 없다면 경험이 부족한 의사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환자를 위해서, 그리고 의사 스스로를 위해 새내기 의사들은 오늘도 나아간다.

<6편에서 계속>

※본문에 나오는 '서젼(surgeon, 외과의)'을 비롯한 기타 의학 용어들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에이티피컬 병원에서 사용되는 외래어 발음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 글은 박성우 의사의 저서 '인턴노트'에서 발췌했으며 해당 도서에서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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