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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의사 총파업 동참 선언…2000년 상황 재연

발행날짜: 2014-01-20 06:38:06

유급제도가 도화선 작용…의협 천군만마, 복지부는 사면초가

|초점 = 복지부에 칼날 겨눈 전공의들|

전공의들의 의지는 단호했다. 서둘러 복지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전공의 유급제도로 불이 붙기 시작한 전공의들의 분노는 결국 의협 총파업 지지까지 이어졌다. 사실상 보건복지부를 향한 전쟁 선포다.

뜨거운 감자 전공의 유급제도…"주 80시간 근무제도 시기상조"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분노하게 한 것일까. 시작은 지난해 10월 24일 입법예고된 전문의 수련 및 자격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전공의가 해당 연차 수련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경우 그 연차의 수련과정을 다시 수련하게 할 수 있다는 문항. 전공의들이 말하는 유급제도다.

19일 대한의사협회 3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도 전공의들의 불만은 이 부분에 집중됐다.

말 그대로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와 수련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급을 시킨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A병원 전공의 대표는 "현재 4달 연속 당직을 서고 있으며 3년 동안 오프가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수련을 받았는지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대체인력 없이 전공의를 부려먹으면서 유급까지 시켜 1년 더 일을 연장하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의료인력이 부족해 수련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전공의에게 페널티를 주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전공의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전공의들에게 근로자의 의무만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 수련의 질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유급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이다.

주당 80시간 근무제도도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수련환경 개선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무런 대안없이 정책만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C병원 전공의 대표는 "복지부가 아무런 대안없이 80시간 근무제를 강제화 하면서 결국 대다수 병원에서는 2~4년차가 1년차 업무를 떠안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며 "결국 또 전공의들의 희생으로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서둘러 진화 나선 복지부…민심 돌리기는 역부족

이처럼 전공의들의 불만이 날이 갈수록 커져가자 복지부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날 보건복지부 의료정책자원과 고득영 과장이 갑작스레 정책 설명을 위해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고 과장은 주당 80시간 근무제와 유급제도, 나아가 원격의료 제도까지 전공의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조목조목 반박해 가며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고득영 과장은 "우선 전공의 주당 80시간 근무시간 상한제는 대전협 등이 포함된 수련제도 개편 TF팀에서 논의된 내용"이라며 "복지부가 단독으로 추진한 정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련환경 개선에 대해 2000년도 초반과 중반 두차례에 걸쳐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해 십년을 넘게 공회전을 해왔던 부분"이라며 "물론 하루 아침에 변화가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긍정적인 취지를 공감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공의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유급제도에 대해서도 오해이며 기우일 뿐이라고 설득에 나섰다.

고 과장은 "전문의 시험 부담을 줄여주고 제대로 수련을 시키지 못하는 수련병원에 페널티를 주기 위한 제도가 유급제도로 왜곡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며 "해당 규정에 대해 전공의들의 우려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제도를 시행하지는 않을 것인 만큼 믿고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커져만 가는 복지부에 대한 반감 "파업 불사"

하지만 전공의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복지부의 설득과 읍소에도 불구하고 이날 임총에서 사실상 만장일치로 단체 행동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우선 전공의들은 유급제도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은 우선 복지부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단체 투쟁과 소송, 나아가 파업까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단체행동에 대한 모든 권한을 대전협에 위임했다. 단체행동을 시작하기 위한 세를 굳힌 것이다.

대전협 장성인 회장은 "사실상 이날 참석한 모든 대의원이 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며 "내일부터 당장 단체행동에 들어가 조항이 삭제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당 80시간 근무제도는 연기와 수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또한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을 포함한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80시간 근무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근로기준법 등과도 연계되는 만큼 전국 전공의들의 위임을 받아 단체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복지부를 향한 반감이 커지면서 결국 이러한 분노는 대한의사협회 총파업 투쟁 지지로 이어졌다. 완벽하게 복지부를 향해 칼날을 겨눈 것이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우선 대정부 투쟁 지지를 선언한 뒤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의협의 투쟁 로드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투쟁 방법은 비대위가 꾸려지는 대로 확정하게 되며 만약 총파업이 예정된 3월 3일 전에라도 의협이 파업을 선언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대전협 장성인 회장은 "우선 비대위를 구성해 향후 투쟁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겠지만 필요하다면 파업 등의 강경책도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20일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대표자 지원 공고를 내고 대전협과 별도의 비대위 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다.

장 회장은 "비대위는 대전협과 별도의 조직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대표자가 선출되는 대로 조직을 꾸려 의협과 공동 투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군만마 얻은 의협…사면초가 빠진 복지부

이처럼 대전협이 의협의 행보에 힘을 보태고 나서면서 대한의사협회는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사실상 의사 투쟁은 전공의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전공의들의 파업은 상당한 폭발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우선 대학병원의 특성상 입원환자 관리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전공의들이며 외래 환자 또한 1차 관문은 전공의가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전공의들이 손을 놓을 경우 대학병원의 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특히 의협의 구조적 특성상 투쟁에 참여하는 대다수가 개원의라는 점에서 시너지가 상당하다.

노환규 의협 회장이 대정부 요구안에 급작스레 수련환경 개선 등의 항목을 넣으며 전공의들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복지부로서는 전공의들의 참여가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한 수련제도 개편안을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반대하고 나서면서 정책 추진의 명분 또한 잃을 위기에 놓였다.

복지부로서는 완벽하게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에 따라 과연 진퇴양난에 빠진 복지부가 전공의들의 요구에 어떠한 답을 내놓을지, 또한 전공의들의 총파업 동참이 의정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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