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환자 폭증에 NIP 확대 검토…제약사 투자도 가속화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코로나 대유행을 지나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예방 백신을 향한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한 여름에도 독감 유행이 계속되면서 예방접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데다 보건당국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 확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일양약품 독감 백신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제품사진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양약품은 충북 음성의 독감 백신 공장 완제라인 증축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일양약품 음성 공장은 8만 9256㎡(2만 7000여평) 대지에 연면적 1만 3361㎡(4000평) 규모로 연간 최대 6000만 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백신 완제라인 증축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일양약품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 독감 NIP 입찰에 이은 공격적인 행보라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입찰 탈락 쓴맛을 본 일양약품은 이례적인 '최저가' 입찰 가격을 써내면서 올해 NIP에 다시 복귀했다. 이를 통해 일양약품은 자사의 독감 백신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이하 테라텍트)' 170만회분를 NIP에 공급하게 됐다.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해 NIP 탈락으로 인해 테라텍트 매출이 직전년도인 2021년(204억원)에 비해 32%에 추락한 139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NIP 재참여에 따른 매출 증대 및 공장 증축을 통해 백신 시장에서의 입지를 늘려나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독감백신을 생산하는 한 국내사 관계자는 "일양약품이 지난해 NIP에 탈락하면서 타격이 작지 않았던 것 같다. 예상보다 너무 낮은 금액으로 투찰가를 제시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도 다시 백신 물량을 공급하는 데다 글로벌 제약사까지 국내 백신 시장에 참전하면서 민간 백신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그는 "한 여름임에도 독감 유행이 계속되면서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데다 질병관리청이 독감 NIP 대상자를 확대하기 위한 검토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추가 유력 대상인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여겨져 제약사 시설 확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GC녹십자는 mRNA 시설 확충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자료 출처 : GC녹십자)여기에 임상현장에서 제약사 '백신' 맹주로 통하는 GC녹십자도 올해 안에 화순공장에 mRNA 시생산 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연내 mRNA 시생산 시설 구축을 완료한 뒤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한편, 2024년 중 mRNA 기반 독감 백신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mRNA가 독감 백신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서둘러 시설을 확충, 제약사 간 경쟁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참고로 국내 상용화된 독감 백신의 경우 유정란 방식과 세포 배양 방식 두 가지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약사가 유정란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유정란 방식보다 세포 배양 방식을 우선시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2023-2024절기 독감 백신 연령별 가이드'를 발표했는데, 접종 대상에게 4가 인플루엔자 세포 배양 백신 접종을 우선 권고하기도 했다.익명을 요구한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임원은 A 원장은 "녹십자의 경우 올해 NIP 물량이 크게 축소되면서 일반 비급여 백신 물량으로 많은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내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까지 시장에 참전하면서 녹십자 입장으로서는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설 확충과 백신 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