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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의료진 블랙리스트 비겁한 행위...용납 않겠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들에 대한 조롱과 모욕이고 개인의 자유를 사실상 박탈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최하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상황 ▲추석연휴 응급의료체계 유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들에 대한 조롱과 모욕이고 개인의 자유를 사실상 박탈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한 총리는 "최근 일부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소위 '블랙리스트'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로, 정부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최근 의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단사직에 참여하지 않거나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료진 등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가 유포돼 논란이 된 바 있다.한 총리는 "의료계도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직업적 윤리와 소명에 맞게 일부 의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바로잡는, 적극적인 자정 노력에 나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정부는 추석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지난 1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을 운영할 계획이다.이번 설 연휴에는 하루 평균 약 8000개 병·의원이 문을 열 예정으로, 이는 지난 설 연휴보다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또한 전국 150여개의 분만병원이 추석 연휴에 운영한다.정부는 의료진 지원을 위해 추석 연휴 전후 한시적으로 건강보험 수가를 인상한다고 밝혔다.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의 3.5배로 인상하며, 신속한 입원·전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응급실 진료 후 수술, 처치, 마취 등 행위에 대한 수가 또한 높인다.아울러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가 충분한 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력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응급의료센터에 신규 채용 인건비를 지원할 예정이며, 군의관, 의사, 진료지원 간호사 등의 대체인력도 최대한 투입한다.각 지역 응급의료체계 유지 및 관리를 위해 단체장 책임하에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설치 및 운영하고, 전국 409개 응급실에 1:1 전담 책임관을 지정하여 문제 발생 시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이외에도 병원 간 신속한 이송·전원이 가능하도록 지역 내 협력체계를 가동한다.중증·응급환자는 권역, 거점지역센터에서 우선 수용하고, 경증·비응급환자는 중소병원 응급실이나 가까운 문 여는 병의원에서 치료하여 응급실 쏠림현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추석 연휴 기간 의료기관을 이용하고자 하는 국민은 119, 129로 전화하거나 '응급의료포털' 누리집, '응급의료정보제공'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 가능한 의료기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한덕수 본부장은 "평소보다 적은 인력으로 명절 응급의료 체계를 유지하다보니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된다면, 우리의 응급의료 역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계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9-12 14:58:13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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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 소재 분만병원 수가 역차별 "인건비에 허리 휜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일선 분만병원에서 분만 지역정책수가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적용 기준이 획일적인데다가, 대도시 외곽 분만병원은 공연히 인건비만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관측되는 상황이다.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도시 외곽 분만병원들이 분만 지역정책수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정책수가를 적용받는 분만병원이, 그렇지 않은 분만병원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분만 지역정책수가 적용 지역■대도시 외곽 분만병원들 "인건비로 오히려 적자 늘어"이 제도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근하고 분만실이 있는 모든 의료기관에 분만 건당 최소 55만 원, 최대 110만 원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특별시·광역시 등 대도시는 55만 원을, 그 외 지역은 110만 원을 받는 식이다.하지만 그 구분이 단순히 행정구역을 따라가면서, 그 경계에 있는 분만병원들은 같은 생활권에서 한쪽은 55만 원, 다른 쪽은 110만 원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모습이다.이에 행정구역 경계에 있고 지역정책수가를 받지 못하는 분만병원들은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정책수가를 적용받는 인접 분만병원이 더 좋은 조건으로 인력을 고용하면서, 기존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인건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와 관련 서울특별시 외곽에 있는 한 분만병원 원장은 "지난해 11월과 비교했을 때 나가는 월 인건비가 4000만 원 정도 증가했다"며 "고개 하나 넘으면 임금이 더 높아지니 직원들이 빠져나가려는 것을 막으려면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이어 "그래도 55만 원을 받지 않느냐 할 수 있겠지만, 받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월급에 써야 그나마 버티는 상황이다. 우리도 그렇고 다른 병원도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들 한다"며 "임금을 높여 망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사람이 빠지면 당장 분만을 못 하니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다른 분만병원 원장 역시 "대도시 외곽에 있는 분만병원은 다 말라 죽게 생겼다. 110만 원 받는 곳은 직원 대우가 달라지니 55만 원을 받는 곳은 직원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하지만 분만병원은 3교대로 365시간 돌아가고 한 명만 나가도 팀이 휘청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어 "직원은 붙잡지 못하면 병원문을 닫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월급만 올려줄 수 없으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분만취약지도 아니고 같은 생활권에서 어디는 110만 원 주고 어디는 55만 원을 주는 상황이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주먹구구식 적용 기준에 "대도시 분만 취약지화 우려"지역정책수가 적용 기준이 주먹구구식으로 정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의 병·의원 밀집도나 인구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행정구역만으로 구분하는 방식은 정책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비판이다.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광역시는 지역정책수가 대상이 아니면서 특례시는 포함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광역시 승격 기준은 인구수가 100만 명 이상인 도시다. 이는 특례시도 마찬가지인데, 오히려 행정구역 면적이 광역시보다 좁아 의료접근성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다.대도시 외곽 분만병원들이 분만 지역정책수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일례로 같은 경남권인 울산광역시와 창원특례시를 보면, 두 도시의 의료인프라 수준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울산광역시는 상급종합병원 1곳, 종합병원 8곳 등 1866개의 의료기관이 들어서 있다.창원특례시의 경우 상종은 한 곳으로 똑같지만, 종합병원이 9곳으로 한 곳 더 많고 전체 의료기관 수는 1771곳으로 큰 차이가 없다. 두 도시의 면적은 울산광역시 1060.75㎢, 창원특례시 749.23㎢로 울산광역시가 더 넓다.의료접근성으로 보면 창원특례시가 울산광역시보다 뛰어난 것인데, 창원특례시엔 110만 원, 울산광역시엔 55만 원의 분만 지역정책수가가 적용되는 것. 더욱이 정부는 정책 시행 3개월 후 이 같은 문제를 교정하기로 한 바 있는데 아직도 묵묵부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이와 관련 한 산부인과 원장은 "이 정책으로 가장 딜레마인 곳은 도심 공동화가 일어나는 지역이다"라며 "특히 서울은 상주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분만율이 떨어지는 반면 경기도는 상주인구와 분만율이 같이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이어 "기존에도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서 분만하는 것이 낫겠다는 얘기들이 나왔는데 이제 경기도가 서울보다 더 많은 지원까지 받게 된 상황"이라며 "정책 변화가 없으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고착화되고, 오히려 서울 같은 대도시가 분만 취약지가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현장이 보는 개선 방안은 "행정구역 대신 적자 기준으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행정구역 대신 분만병원 적자를 기준으로 가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분만병원으로 해 수입지출내역서 등을 제출하게 하고, 적자가 큰 곳을 우선 지원하는 형태여야 한다는 제언이다.이와 관련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적자가 계속돼 폐원 일보 직전에 있는 분만 의료기관들에 대한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지역정책수가라도 감지덕지여서 겨우 연명하는 분만병원이 많다. 다만 대도시 외곽 분만병원은 오히려 지출이 커지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적자만 보전해 주는 식으로라도 분만병원을 유지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병원이 수입지출내역서 등을 제출하게 해 전년 대비 수입이 줄어든 부분이나 적자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정책 지원금을 제공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7-12 05:35:00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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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 인프라 어쩌나…배상보험료 '껑충' 누더기 대책 '무용지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분만 건수가 지속적인 감소세인 상황에서 일선 분만병원들이 인프라 붕괴로 인한 부담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 인력난으로 분만실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데다 보험료 상승이 예상돼 유지비까지 올라갈 전망이다.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선 분만병원들이 인프라 붕괴로 인한 인력난으로 호소하고 있다. 팀으로 움직여야 하고 당직이 필요한 분만병원 특성상 인원이 한 명이라도 빠지면 치명적이어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곳부터 문을 닫아가는 추세다.분만 건수가 지속적인 감소세인 상황에서 일선 분만병원들이 이로 인한 부담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인력난 심화하는 분만병원…한 명만 빠져도 '휘청'이와 관련 한 분만병원 원장은 "당직을 서야 하니 사람을 구하기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부인과로 빠지는 의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상황이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분만은 팀으로 움직여야 해 한 명이라도 빠지면 전체가 흔들린다. 요즘엔 간호사를 구하기도 어렵다. 이런 와중에 분만은 줄어가니 의원급 분만실은 거의 문을 닫는 추세"라고 우려했다.이렇게 상황이 급변하다 보니 분만 의사들도 한 병원에 정착하지 않고 보따리상처럼 떠도는 모습이다. 의료사고 가능성이 큰 분만병원 특성상 법적 분쟁이 잦은데, 이런 고용 형태가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소송이 수년간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사건 의사가 이미 다른 병원에 있는 경우가 생기고, 패소한다고 해도 이 의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가 어렵다는 것. 가뜩이나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한다는 우려다.다른 분만병원 원장은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은 원래 병원이 지는 것이 맞기는 하다. 다만 분만병원은 의료사고 우려로 고용 계약을 하면서 배상액의 일정 부분을 봉직의가 부담하도록 특약을 넣기도 한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병원이 봉직의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는 쉽지 않고 주의 차원에 그치는 정도"라고 말했다.이어 "가뜩이나 의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의료사고로 구상권을 청구했다는 소문까지 나면 신규 채용은 커녕 있던 사람도 나갈 판"이라며 "최근 분만병원 봉직의들이 한 병원에 정착하지 않고 옮겨 다니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의사 없이 병원만 소송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분만 인프라 붕괴로 유지비 상승…보험료 상승 어쩌나일선 분만병원들은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분만 인프라 붕괴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분만 건수는 22만7882 건이다. 이는 2019년 29만7993건 대비 23.5% 감소한 숫자다.이에 따라 분만 병·의원이 줄어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분만 산부인과는 최근 10년간 34% 줄어 전국 463곳만 남은 상황이다. 특히 의원급의 경우 2013년 409개에서 2023년 195개로 감소하는 등 그 폭이 컸다.분만 자체는 줄었지만 일선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고액 배상 판결이 계속되면서 배상보험 가입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인데, 보험료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배상액을 가입자들이 공동부담하는 배상보험 특성상 가입자가 많아야 보험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분만 인프라가 붕괴하면서 늘어난 유지 비용을 남은 분만병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실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의사회 배상보험 가입자가 상당히 감소한 상황이다. 앞서 산부인과의사회는 2001년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의사 및 병원 배상책임보험 계약체결에 따른 업무협정'을 맺은 바 있다.최근 10년간 현대해상 산부인과 의사배상 프로그램 추이를 보면 가입 의사·병원 수는 2015년 각각 967명, 233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793명, 178곳으로 감소세다.보험료는 무사고 할인 및 기본 보험료 인하 등으로 2013년 32억5900만 원에서 19억4500만 원으로 감소했다.다만 이 같은 보험료 감소는 의료사고를 본능적으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하는 의사들의 특성과, 높은 현대해상의 승소율이 반영됐다는 게 산부인과의사회의 설명이다. 배상보험은 과실이 없는 사고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데 배상액이 줄어드니 보험요율도 내려갔다는 것.분만을 유지하기 위한 배상보험 가입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이 기정사실화돼 분만병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하지만 여러 요인을 종합했을 때 이제부턴 보험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있었던 의료사고 배상액에 따른 보험료 인상분이 올해부터 적용된다. 더욱이 국민 소득 수준과 기대 여명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배상액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환자가 의료사고로 더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그의 임금과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반영해 배상액을 결정하는데, 이 두 요인 모두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산부인과의사회 임원은 "전체 의료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실제 배상 총액은 늘어나는 상황이다. 판결 배상액도 계속 올라가는 추세기 때문에 인상 요인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가입자 수가 줄어들수록 분담금이 늘어나니 이 역시 인상 요인이다. 실제 올해 초 우리 보험료가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이어 "지금은 보험사 교체나 지분율 감소 등으로 보험료를 동결해달라고 하고 있지만,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최근 고액 배상 판결은 법원이 악의적으로 낸 것이 아니라 늘어난 임금과 기대 수명이 반영된 결과다. 가입자 수도 그렇고 배상액도 그렇고 앞으로 보험료가 인하될 요인은 없다"고 우려했다.■의료분쟁 대책 만든다지만…"누더기에 무용지물"하지만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개정안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법안은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드는 분담금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하지만 이 법안의 예외 조항인 제51조 1항이 형사 특례를 무력화해 의료분쟁이 형사소송으로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조항은 '다만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해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내용이다.이후 마련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역시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해야만 의료사고 대상 공소 제기가 제한된다. 결국 의사가 부담을 지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비판이다.또 이 법안은 ▲배상 책임 판단 자료인 '진료기록 누락' ▲감정·배상 절차인 '의료 분쟁 조정 거부' ▲설명의무 위반, 기타 중과실 등 '의학적 상당성을 현저히 결여한 경우' 등을 면책 제외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 경우 반의사 불법 특례와 종합보험 특례 모두를 적용하지 않는 등 독소조항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와 관련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책임보험으로 가입을 강제한다면 보험료가 위험도 수가에 반영돼야 한다"며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의료비가 천정부지로 오를 수밖에 없고 국민은 실질적으로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필수의료 분야는 의료사고 시 사망이나 중증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이를 시작부터 뺀다면 보험을 들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의료분쟁 조정법 역시 누더기 예외 조항으로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다. 예외 조항이 더 많은데 어떤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하지만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은 국민이 반발할 것이고 정부 예산은 고갈 상태다. 결국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우리나라 의료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2024-07-06 05:30:00병·의원

분만병원 10년 새 34% 감소 "특단의 대책 필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 병·의원이 10년 새 305 넘게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산부인과 의사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는 최근 10년간 34% 줄어 전국 463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원급의 경우 2013년 409개에서 2023년 195개로 감소하는 등 그 폭이 컸다.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 병·의원이 10년 새 305 넘게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산부인과 의사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분만취약지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시·군·구 250곳 중 22곳이 산부인과 병·의원 자체가 없다는 결과다. 산부인과가 있어도 분만실이 없는 시·군·구는 50곳으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50곳 중 72곳(28.8%)에 분만실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간담회를 열고 포괄수가제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현 상황을 해결하긴 역부족이라는 게 산부인과 의사들의 지적이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 저수가 정책과 불가항력적인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고액 배상 판결을 지목했다.특히 정부 측은 분만 수가 인상 시 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들이 개원가로 탈출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는 정부는 의료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할 책임을 방기한 채, 산부인과 의사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사고·태도 전환 없안 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산부인과의사회는 관련 대책으로 분만에 적용된 포괄수가제 개선을 요구했다. 미리 책정된 일정액의 진료비를 지불하는 방식이어서 지난 4년간 물가상승률 12.8%와 인건비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이를 고려한다면 가치평가 기준으로 최소 10~15%의 제왕절개 포괄수가제 비용 인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산부인과의사회는 "근무환경 악화가 근본적인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잘못된 인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학병원 의사들은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 고위험 산모와 야간당직 등 무리한 업무를 강행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정부"라고 강조했다.이어 "정부가 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고 싶다면 사고와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분만 인프라 붕괴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지역가산제도에서 서울과 광역시가 제외돼 서울, 광역시의 분만실 유지가 어려운 실정이므로 이 역시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6-04 12:38:52병·의원

고액 배상 판결 늘어나는 산부인과…치솟는 보험료로 이중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최근 산부인과 의료사고에 대한 고액 배상 판결이 늘어나면서 개원가 근심이 커지고 있다. 늘어나는 보험료 부담으로 분만을 포기하는 병·의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4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액의 보험료로 산부인과 의사들의 손해배상보험 가입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실제 현대해상 자료를 보면 계속되는 산부인과 의료사고 고액 배상 판결에도 올해 산부인과 의사 배상 프로그램 가입률은 1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산부인과 의사들의 손해배상보험 가입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현대해상 산부인과 의사배상 프로그램 지역별 가입현황 현장 의사들은 이 같은 저조한 가입률의 이유로 높은 보험료를 꼽고 있다. 의사 한 명당 연간 보험료가 900~1000만 원에 달해 의료사고 시 보험금과 보험료가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에 12억 원을 배상하라는 등 고액 배상 판결이 계속되는 상황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이 같은 배상액 역시 계속 증가할 전망인데, 의료사고에 휘말리게 된다면 보험료 증가로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와 관련 한 산부인과 원장은 "분만병원을 하면서 이런저런 보험에 가입하면 1년에 나가는 돈이 억대가 넘는다"며 "일례로 의사 8명이 근무하는 분만병원이라고 하면 연 보험료만 7000~8000만 원이 나간다"고 말했다.이어 "이 보험의 배상 한도가 3억 원일 때 3~4년 동안 의료사고가 1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굳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더 이득이 된다고 볼 수 없다"며 "아예 의료사고가 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오히려 보험료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산부인과 관련 손해배상보험의 상품 유형을 보면 병원 차원에서 가입하는 방식과 의사가 직접 가입하는 유형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병원 가입 상품의 보험료가 더 높은데, 반해 개인 의사가 가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병원 측이 대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더욱이 의료사고 발생 시 피해자가 개인 의사가 아닌 병원장을 고소하는 경우가 많다.의료사고에 대한 고액 배상 판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 대책이 돼야 할 보험이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 결국 높은 이는 분만병원이 분만을 포기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는 우려다.실제 현대해상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료사고 중 분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3년 57%에 달했던 분만 의료사고는 2022년 30%로 반토막 났다. 분만 건수와 의료사고율과 비례하는 것을 고려하면, 분만을 포기하는 병·의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산부인과 의료사고에서 분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3년 57%에서 2022년 30%로 반토막 났다.이와 관련 한 분만병원 원장은 "산부인과는 산모와 신생아를 함께 보기 때문에 의료사고 시 배상 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산모가 고소득자라면 배상 금액이 단위가 달라진다"며 "모름지기 보험료는 가입자 수가 많고 배상액이 적을수록 싸다. 하지만 산부인과 배상보험은 그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아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관련 대책으로 의료배상 책임보험과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국가보상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이 두 가지 모두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특히 의료배상 책임보험은 의료계 내부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모든 의사가 의사로 일하는 것이 아니며 은퇴 시기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전문과 별로 의료사고로 발생하는 배상액도 천차만별인데, 이를 일괄적으로 책임보험화하는 것은 내부 반발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또 책임보험화 시 높아진 보험료가 위험도 수가에 반영되면서 분만 수가가 현재의 10배로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국가보상제의 경우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로 구제 대상을 한정한다면, 어떻게든 과실이 인정돼 대부분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보상한다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관련 대책으로 형사고발이 불가능한 의료과실 항목을 만들고 의료사고 감정 기준을 강화하는 조치가 합리적이라고 봤다.현재 우리나라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도 형사 기소가 가능해 그 건수가 영국의 550배를 넘었다는 것. 의료사고 감정 역시 감정인에 대한 정보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그 비용 역시 비현실적이어서 악용 소지가 있다는 우려다.그는 "우리나라에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되면 바로 형사 기소를 해버린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에선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는 형사 기소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원이 과실 부분에서 형사 기소를 할 수 없는 요건을 상당 부분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이어 "의료 감정도 강화해야 한다. 누가 어떤 전문성에 기해 감정하는지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는데 적어도 법학을 10년 이상 공부했거나 관련 직종에 있는 사람으로 기준을 높여야 한다"며 "감정 비용도 감정서 분량에 따라 10~100만 원으로 천차만별이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비용이나 절차를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사건의 사안별로 감정인의 적합성을 심사하는 제도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2023-12-05 05:30:00병·의원

불똥 떨어진 필수의료…응급의료에 774억원 쏟아붓는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내년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관련 예산안에 필수의료 대책을 위한 증액이 대거 포함되면서 의료계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14일 메디칼타임즈가 조사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 결과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내년도 예산은 총 3조4919억6900만 원 순증하는 것으로 의결됐다.이중 필수의료 대책 일환으로 ▲응급의료 지원 ▲의료인 사법리스크 완화 ▲분만취약지 지원 등에 예산이 증액돼 의료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 결과■응급의료에 152% 증액…응급실 과밀화 해소될까특히 비중이 컸던 것은 응급의료다. 특히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및 응급의료서비스를 개선을 목표로 하는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 프로그램' 예산이 대거 증액됐다.306억2300만 원이었던 올해 예산이 내년 774억 원으로 152% 증가할 전망인데, 이는 애초 정부 예산안인 546억3200만 원에서 227억6800만 원 증액된 숫자다.수익이 낮아 의료시장이 기피하는 응급의료 영역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를 위한 응급의료기관 지원 사업에만 376억76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및 응급의료서비스를 개선을 목표로 하는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 프로그램' 예산이 대거 증액될 전망이다.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에 따른 국고보조금을 차등 지원으로 서비스 질 향상 유도하는 한편,▲배후 진료와의 연계 강화 ▲응급실 간 네트워크 강화 ▲외래진료를 통한 소아 경증환자 해소 등으로 응급실 과밀화 문제를 함께 해소한다는 목표다.구체적으로, 보다 원활한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련된 '응급의료기관별 실시간 상황정보'와 관련해, 그 정확성을 개선할 정보관리 전담인력 추가 배치한다. 이를 위한 예산은 106억2000만 원이다.현장 의료진의 주된 불만이었던 응급실 과밀화 문제해결을 위한 안배도 있다. 이를 위해 응급의료체계 효율화에 169억2700만 원이 투입되며,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한 '응급실 이용문화 정착'관련 홍보 등에도 30억 원이 증액될 전망이다.소아전문 응급의료체계를 위한 증액도 있다. 관련 운영지원 사업에서 인건비 지원단가 인상되면서 34억3200만 원의 예산이 늘어난다.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과 관련해서도 상담의사 수당 및 상담요원 추가 채용 필요성으로 31억5300만 원의 예산을 증액한다.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관련 예산 증액은 환영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향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응급의료에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다만 늘어난 예산이 정말 필요한 영역에 흘러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짚었다. 특히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은,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이와 관련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평가에 따라서 차등 지급을 하게 되면 잘하는 병원만 계속 잘 받게 된다. 이는 취약지 응급실을 도와준다는 개념에서 보면 약간 이상하다"며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 취약지가 상향 평준화 시키는 부분이 필요하다. 절대적인 액수 자체도 부족할뿐더러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명확한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이어 "결국 병원을 운영하는 오너만 보너스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현장 의료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돈이 될 수 있다"며 "관련 평가 지표가 객관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지원 방식을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중재원 예산 193억 원…불가항력 사고 100% 보상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지원에도 193억 원이 배정될 것으로 보여 의료인의 사법리스크도 완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는 올해 예산인 178억92억 원 대비 7.9% 증가한 숫자다. 애초 정부 예산안은 185억4600만 원이었지만, 복지위는 이를 7억6000만 원 증액했다.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금액 한도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이 같은 예산은 ▲결산잉여금 현실화 자체수입 감소 ▲인건비 처우개선 ▲임차료 증가분 및 보증보험료 ▲임차보증금 ▲정보화ISP 수립 ▲노후서버장비교체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의료계 요구였던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을 국가 100% 부담'하는 방안도 언급됐다.이는 최근, 사망 등 분쟁해결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고난이도 사건 증가한 것에 따른 조치다. 중재원 업무량 급증으로 사건처리일수가 증가하면서, 개중 법에서 정한 기일마저 초과하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하지만 이번 증액으로 의료사고 분쟁 해결로 관련 문제가 소송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 이로 인한 시간적·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이를 통해 의료인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의료의 질적 수준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중재원 역량 강화로 의료사고 유형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져 의료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기대효과도 담겼다.분만취약지 지원 및 불가항력 분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을 위해 관련 예산이 증액될 전망이다.■분만취약지 지원도 확대…일부 사업은 감액 위기분만 자체에 대한 지원도 있다. 이중 의료 및 분만취약지 지원을 위한 사업 예산이 올해 168억3600만 원에서 207억5400만 원으로 23.3% 증액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정부 예산안인 171억5400만 원 대비 36억 원 늘어난 숫자다.이중 내역사업인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에 121억7400만 원이 투입되는데, 이를 통해 분만취약지로 지정된 의료기관을 선정·지원해 안전한 분만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복지위가 늘린 36억 원 역시 저출산 극복을 위한 분만인프라 유지에 그대로 투입된다.다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취약지 중심으로 한 예산 증액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관련 지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50%씩 부담하는 방식인데, 기존에도 지자체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가 있어 무의미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인력난이 계속되면서, 취약지에선 분만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중재원 예산 증액과 관련해서도 배상 액수 자체가 적고, 불가항력 의료사고를 인정받기가 어려워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도 중재원은 의사에게 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해 항상 일부 과실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관련 재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반반씩 부담하는데 정부 예산이 아무리 늘어도 어차피 지자체가 지급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분만취약지는 마취과 의사는 물론 간호사, 간호조무사조차 구하기 어려운 곳이다. 더욱이 월급을 주지 못하니 모두 떠나버린다. 차라리 취약지 분만병원의 적자를 모두 보전해주는 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이어 "중재원도 의미 없긴 마찬가지다. 통계를 보면 어떻게든 일부 과실을 부담해 의사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며 "의료사고 역시 교통사고처럼 책임보험을 들게 하고, 몇 가지 항목을 넣어 그 외에는 형사책임을 묻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만성질환 관리체계 구축 내역사업인 '지역 간 건강격차 원인규명'은 전액 감액 위기다. 이 사업은 건강문제가 심각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3년 동안 건강문제 해소 사업을 추진한 후, 자체적으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그 대신 2022〜2023년 건강격차 해소 사업을 시작한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해 33억7000만 원을 증액한다. 이들 지역에 지원을 중단할 시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아예 사업이 종료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3-11-15 05:30:00병·의원

폐업 계속되는 분만병원 "저수가·의료분쟁·CCTV 삼중고"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산부인과 의사들이 계속되는 저출산·저수가로 인한 인프라 붕괴를 호소하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현장 의사들의 워라밸이 급속도로 악화하는데다가, 의료분쟁 위험성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로 삼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22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만병원들의 폐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만병원들의 폐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통계청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 수는 2020년 517곳에서 2022년 470곳으로 약 9% 감소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739곳)과 비교하면 36.4%(269곳) 줄어든 숫자다. 산부인과가 있지만, 분만실이 없는 시·군·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50곳이다.특히 광주광역시에서 25년간 분만실을 운영해왔던 문화여성병원은 지난 8월 30일 경영 악화로 문을 닫았다.분만 전문의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연도별 신규 산부인과 전문의 배출 현황을 보면 2004년 259명에서 2023년 102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특히 남자 산부인과 전문의는 171명에서 7명으로 전체 6.7%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분만을 하는 산과보다는 암이나 내분비질환 등 부인과를 선택하는 이가 많다.인력 부족으로 현장 의사들의 업무과 과중되는 것도 문제다. 당직 인원이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분만·대학병원에서 조차 50~60대 의사 3~4명이 돌아가며 당직을 하고 있다는 것.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이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원가 이하의 수가정상화를 통한 의료 인력 유입을 강조했다. 인구가 밀집되지 않는 지역에서 분만실을 운영하더라도 최소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분만실을 유지하도록 비용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요구다.이와 관련 산부인과개원의사회 김재유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수가, 분만실 운영과 관련한 각종 규제, 분만 관련 상급병실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며 "분만 의사의 경우 밤낮 병원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고, 안전을 위해 구비해야 할 인력이나 시설이 막대하다"고 말했다.이어 "이에 대한 정당한 수가가 반영되지 않으면 결국 분만인프라는 붕괴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분만수가도 미국기준으로 설정하여 힘들더라도 보람과 보상을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 우리나라 초산 제왕절개 분만비는 약 250만 원으로 2017년 기준 미국 1500여만 원, 영국 1200여만 원보다 5~6배 낮다. 분만수가로 봐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건강보험 구조를 가진 일본과 비교해 5~10배 낮다는 설명이다.또 산부인과개원의사회 자료에 따르면, 의원급 산과 원가보존율은 2017년 64.5%에서 2018~2019년 54.9%, 2020년  53.7%,  2021년 52.9%으로 낮아져 경영난이 심각하다.분만은 의료사고 위험이 큰 분야라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분만수가가 낮다보니, 같은 배상판결을 받아도 외국보다 더 타격이 크다는 것.이에 대한 두려움은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산부인과 4년 차 전공의 82명, 전임의 2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47%가 '전문의 취득 및 전임의 수련 이후 분만을 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79%가 '분만 관련 의료사고 우려 및 발생에 대한 걱정'을 꼽았다.형사처벌 비율도 높다. 지난 2010~2020년 우리나라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1심 형사재판을 받은 의료인은 354명이며 이중 67.5%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일본은 15.8%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영국은 형사재판까지 넘어가는 사례 자체가 드물었다.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과실 분만사고 보상금 10억 원으로 상향 ▲의료사고처리특례법 통과 ▲분만 의료사고 갈등제거 및 민형사상 재판 판결 표준화를 통한 사법리스크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수술실 CCTV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산부인과 의사들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여성의 중요 부위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산부인과 특성상 환자들의 인권 침해가 우려되며 의사들 역시 수술 시 집중력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또 수술실 CCTV 의무화는 외과의를 잠재적 의료사고 가해자로 취급하는 것이어서 의사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수술을 보조하는 의료진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 산부인과개원의사회 김동석 명예회장은 "지난 9월 25일부터 시행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이후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촬영 요청이 한 건도 없다"며 "산부인과 및 비뇨의학과 등은 환자들이 자신의 음밀한 부위를 노출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쓸모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것.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제도개선 및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당초 취지는 대리수술 등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취지가 왜곡돼 의료현장, 특히 외과 및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인프라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3-10-23 11:53:01병·의원

뇌성마비 신생아 12억 원 판결에…의료계 "분만 현장 위축"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에 대해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가 12여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분만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1민사부는 신생아의 부모 등이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의사 측은 부모 측에 12억5552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에 대해 분만 담당 의사가 12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출산예정일 하루 전 입원한 임신부가 태동이 약하다는 증상을 말했지만, 의사가 직접 진료하지 않고 방치해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쳤다는 이유에서다.당시 병원 측은 임신부에 태동검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의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의사는 검사가 시작되고 40분이 지나서 태아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이 때문에 태아곤란증이 뒤늦게 발견됐다는 것. 입원 당시 의사가 곧바로 검사를 진행해 조치했다면 뇌성마비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재판부 역시 의료진의 임산부 관찰 소홀과 늑장 대응이 태아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임신부가 출산 경험이 있어 병원 측이 특별한 이상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점과, 태아를 소생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70%로 제한했다.이에 의료계는 이 같은 판결이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만은 본질적으로 위험성이 있는 의료행위로 의료진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더라도 의료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도 의료진에 책임을 지우면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분만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와 관련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신생아와 부모의 심정에 공감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하지만 이 같은 거액의 배상판결은 많은 분만의를 위축시키고 재정난에 빠지게 해 분만 인프라를 더욱 열악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만의 낮은 수가와 낮은 출산율만으로도 분만병원 운영비와 직원 인건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분만의료기관이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실제 2018∼2021년 분만의료기관 80곳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전국 250개 시·군·구 중 42%인 105곳이 분만취약지로 분류됐다.지난 5월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 보상을 국가가 모두 부담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지만, 본회의 통과 및 시행까진 갈 길이 멀다.이와 관련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재판부의 판결은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진료실과 분만실을 지키며 환자와 국민건강을 위해 헌신하는 분만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며 "종국적으로 전국의 분만의들로 하여금 가능한 책임질 일이 없는 방어진료나 분만의 중단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이어 "저수가로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서 고단하게 버티고 있는 의사들에게 정부는 각종 악법을 퍼붓고 있다. 사법부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지 못한 것을 죄로 천문학적인 거액의 배상판결을 내리고 있다"며 "해당 재판부를 포함한 전국 각급 법원에서 의료분쟁 소송을 진행하는 재판부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배상 판결을 내려 줄 것을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2023-07-25 12:58:37병·의원

필수의료 국가책임 강화법 발의...의료계 "회생 계기될 것" 환영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필수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의료계가 환영하고 있다.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 처벌을 감경·면제하고 국가가 보상을 지원하도록 하면서 필수의료 분야를 살릴 수 있는 직접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14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은 필수의료 분야 의사단체들과 '필수의료 살리기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필수의료 분야 의사단체들과 '필수의료 살리기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이 법안은 필수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으로 관련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책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또 3년마다 필수의료 실태조사를 실시해 붕괴현상이 심각한 지역·진료영역 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필수의료 종사자 양성 및 전공의 수련비용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도 국가가 제공해야 한다.이와 함께 3년마다 필수의료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한편, '필수의료종사자의 전문성 향상, 근무환경 개선,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에 관한 사항'을 여기 포함하도록 했다. 특히 의료사고 가능성이 큰 필수의료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불가항력적인 경우는 형사처벌을 감경·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 보상비용은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이와 관련 신현영 의원은 "최근 무과실 분만사고 100% 국가책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필수의료 살리기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하지만 이미 심각한 수준의 필수의료 붕괴현상이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필수의료 붕괴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며 "더 이상의 피해사례가 속출하지 않도록 국가가 나서 필수의료체계의 대대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한의사협회는 이 법안이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필수의료 분야에서 있었던 의료분쟁이 의사들로 하여금 관련 진료과를 기피하도록 하는 요인이 됐다는 이유에서다.또 의협 차원에서도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수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취약점을 개선하고, 체계적 지원 방안이 지속 보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필수의료는 생명과 직결된 분야이기 때문에 고난도·고위험 수술이 많아 최선을 다하더라도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며 "하지만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이 뒤따르는 것은 의사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이어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며 "분만사고 뿐만 아니라 고위험의 응급·중증 수술도 추가하여 필수의료에 대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 피해보상을 국가가 모두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도 산부인과 의사들을 대변해 이 같은 법안이 발의된 것이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필수의료 인력 수급 정책에서 의대정원 등 단순히 의사 총량에 대한 논의만 진행할 것이 아니라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건강보험의 국고보조금 비율과 급여 중 건강보험료 비율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상황을 지적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김 회장은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보조금 비율은 13.2%로 대만 23.1%, 일본 27.4%, 프랑스 52.3%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급여 중 건강보험료 비율도 2020년 기준 6.12%로 일본 10%, 독일 14.6%, 프랑스 13% 등보다 낮다. 필수의료 인력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건강보험 재정 투입 계획이 없는 한  필수의료 및 지역 공공의료 기피 현상은 해결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국회에서 필수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의료계가 환영하고 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손문성 부회장은 전국에서 산부인과 분만병원 폐업이 계속되는 상황을 조명했다. 2004년 1094곳이었던 우리나라 분만병원은 2021년 345곳으로 3분의 2가 사라졌다는 것. 지금도 매년 20~30개의 병의원이 문을 닫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오는 9월 수술실 CCTV법이 시행되면서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손 부회장은 "분만병원이 사라지는 이유는 의료진의 고령화로 인한 폐업,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경영악화, 직원수급의 어려움, 빈번할 수밖에 없는 의료사고와 이에 대한 과다한 처벌 및 막대한 보상금, 끊이지 않는 실사와 행정처분 때문이다"라며 "젊은 의사들은 이제 더 이상 산부인과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산부인과 의사가 되었더라도 산과의사가 아닌 쪽으로 대부분 선회합니다. 다른 필수의료과가 모두 위태롭지만 저출산과 높은 의료사고 위험성으로 인해 가장 먼저 쓰러지게 될 과가 산부인과다"라며 "지금 당장은 어떻게 버티겠지만 향후 10년 이내엔 대도시에서조차 산부인과를 찾기 힘들어지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대한응급의학회 김현 기획이사는 법안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선 몇 가지 선결과제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필수의료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어느 부분에 구체적인 지원과 육성을 할 것인지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다.또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예산확보 방안과 폭행·폭언 등으로부터 환자·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반의사불벌제 폐지를 촉구했다.김 기획이사는 "필수의료는 어떤 임상과의 지칭이 아니라 급성기 질환, 사망률이 높은 질환, 적절한 치료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질환 등 골든타임 내 적정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경우 환자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질환으로 정의해야 한다"며 "필수의료 환자들이 결국은 응급센터를 통하여 중환자실이나 병실로 입원하기 때문에 응급센터와 응급센터에서 진료를 수행하는 모든 임상과에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한내과의사회는 내과 역시 중요한 필수의료 분야지만 관련 논의가 중증·응급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과 역시 다른 필수의료 분야와 마찬가지로 암울한 미래가 기다리는 상황이어서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원가에 못 미치는 저수가와 의료사고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며 내과를 전공하겠다는 젊은 의사들은 점점 줄어  만성 질환을 진료할 수 있는 내과 의사가 부족해질 것"이라며"위장관 출혈이나 급성 심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내과 전문의가 없어 환자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접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말씀드린다"고 전했다.마지막으로 대한전공의협의회 강민구 회장은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보건의료체계 붕괴 위기를 완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강 회장은 "젊은 의사들은 진료 현장에서 의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존중되며 충분한 지원 속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꿈꾸고 있다"며 "사명감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필수의료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필수의료 영역을 비롯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우리나라의 정부 보건지출은 약 60%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의 80%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앞으로 필수의료에 대한 충분한 투자와 재정지원만이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2023-06-14 12:07:57병·의원

강원대병원, 산모 분만대기시설 '안심스테이' 본격 운영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안전한 출산 인프라 구축 사업단(사업단장 황종윤)은 지난달 28일 춘천시 석사동 응급산모 안심스테이 '품안애'에서 첫 입주 기념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안전한 출산 인프라 구축 사업단(사업단장 황종윤)은 지난달 28일 춘천시 석사동 응급산모 안심스테이 '품안애'에서 첫 입주 기념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응급산모 안심스테이는 강원도 내 대표적 분만 취약지인 화천, 홍천, 양구, 인제, 철원군에 거주하는 임산부 중 분만기관과 거리가 멀어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고위험 임산부 혹은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의 안전한 출산이 가능하도록 분만기관 인근에 분만대기시설을 제공하는 사업이다.2018년부터 1개 호실로 시범운영 해왔던 안심스테이 사업은 강원도 및 LH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확대를 추진한 결과 올해 4월부터 6개 호실로 확대돼 운영된다.첫 입주 산모 중 한 명인 20대 남 모 씨는 출산예정일 3주 전 갑자기 양수가 터졌지만, 분만병원 근처 안심스테이를 이용하며 빠르게 병원으로 내원해 안전하게 출산했다.응급상황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한 응급산모 안심스테이는 사업단 등록 임산부라면 다니고 있는 병원과 상관없이 누구나 방문 또는 이메일로 신청할 수 있으며, 분만 예정일 6주 전부터 분만 후 3일까지 머물 수 있다. 교육·태교·상담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받으며 아기와 만날 날을 기다릴 수 있다.황종윤 사업단장은 "분만 취약지 임산부들이 안심스테이를 통해 시간적·거리적 한계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응급산모 안심스테이 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3-05-08 11:26:12병·의원

심평원, 국내병원 평가정보 확인 가능 '통합포털' 오픈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 이하 심평원)은 국내 병원평가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병원평가통합포털(http://병원평가.kr, http://khqa.kr)'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병원평가통합포털은 의료 질 관련 평가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 평가정보 제공시스템으로 국민이 다양한 평가결과와 평가지표정보를 한 곳에서 조회하고 활용할 수 있게 구축됐다.병원평가통합포털 메인 화면심평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평가와 더불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의료기관인증평가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의 호스피스전문기관지정평가 정보를 제공한다. 심평원이 하고 있는 평가는 요양급여적정성평가, 상급종합병원지정평가, 재활의료기관지정·운영, 의료질평가지원금평가, 전문병원지정평가, 난임시술의료기관평가, 아동·분만병원운영 등이다.병원평가통합포털의 주요 서비스는 ▲평가정보와 연계한 사용자 위치 기반 병원 찾기 ▲맞춤형 평가결과 알림 서비스 ▲간편 인증 로그인이다.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로 우리지역의 우수한 의료기관 평가정보를 확인 할수 있다. 병원약국찾기 서비스는 네이버 지도 기반으로 요양기관을 찾아 요양기관의 상세정보를 제공한다. 관심 정보로 등록한 질병이나 요양기관의 최신 평가결과가 공개될 때 카카오톡으로 결과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네이버, 카카오 간편인증 로그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모바일에서는 간편번호와 지문인증을 통해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하다.더불어 '병원평가' 모바일 앱을 동시 출시해 언제 어디서나 요양기관과 평가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그동안 요양기관이 다양한 형태로 자체 디자인한 엠블럼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통일된 평가 인증 엠블럼을 사용해 우수한 평가등급을 받은 요양기관도 한눈에 확인 할수 있다.김애련 평가운영실장은 "국가 의료 질 평가정보 통합 관리 플랫폼인 병원평가통합포털을 통해 국민이 합리적 의료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지속적으로 병원평가통합포털의 평가정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03-06 19:17:00정책

열악한 근무환경에 기피현상 심화…마통학회 "정원 늘려달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마취통증의학과 지원율이 늘어나는 것과 반대로 수술현장 마취 인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학회가 손 걷고 나섰다.대한마취통증의학회 연준흠 회장은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증가세인 상황을 전하며 그 이유로 워라밸을 꼽았다.대한마취통증의학회 연준흠 회장전공의 수련 기간 중에 주 80시간 근무환경이 잘 지켜지며, 환자인계 후 병원을 벗어나면 더 업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젊은 세대에게 장점으로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비교적 환자·보호자와 갈등을 겪을 일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반면 의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기회가 많은데, 수술 중 환자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생체징후에서 가장 중요한 혈역학 및 호흡 관리를 가장 신속·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마취 분야 외에도 통증·중환자의학 영역에서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특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검사·시술 시 진정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으며 수술 전 마취자문 클리닉의 확대, 긴급 대응 참여 요구도 증가 등 그 영역이 점차 확대하고 있다.연 회장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전공의 수료 이후 취업 자리나 대학병원 TO가 늘어나고 있어서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만큼 학문적 관심이 있는 전공의들에게도 가치가 있다. 또 최근 국민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노인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통증클리닉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마취전문의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취전문의는 고위험 수술 마취 및 중환자 관리, 당직근무 등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반면 통증클리닉에 비해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부담을 느낀 전문의들이 개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실제 최근 10년 간 마취통증의학과 개원이 73.6% 증가했다.특히 분만·소아진료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분만 특성상 언제든 수술이 잡힐 수 있고 무과실 의료사고에도 소송이 잦아 마취전문의가 이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소아마취분야 역시 환자가 작아 마취를 위한 술기가 더 어렵고, 좁은 생리적 안전영역으로 약제  사용에 제한이 많아 관리가 힘들다고 전했다.이로 인한 마취전문의 고용난으로 마취 위험성이 높은 영역에서 비마취의나 마취전문간호사 같은 무자격자에 의한 마취가 시행되고 있어 환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연 회장은 "본 학회는 마취전문의 기피 현상과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의료계의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적 방법으로 변화를 유도하고 환자의 안전을 수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는 관련 대책으로 개원으로 부족해진 마취전문의를 보충할 인력 양성을 위해 정원책정 TO 증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존 진료 외에도 ▲각종 시술·검사를 위한 진정영역 ▲코로나19 환자 수술 마취 및 산소요법·인공호흡기 치료 ▲수술 전 마취평가 클리닉 등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연 회장은 "신설 의과대학에도 마취통증의학과 수련을 위한 전공의 정원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공공병원, 비수도권 병원도 충분한 지도전문의와 시설을 갖췄다면 적절한 정원을 분배해야 한다"며"이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필수의료 인력 양성·재배치 및 확충방안에도 부합한다. 복지부에 이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수가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취전문의 기피 현상은 근본적으로 저수가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분만병원의 근무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마취전문의가 늘어난다고 해도 인력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도서지역은 물론 수도권도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어 마취수가 정상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연 회장은 "학회 차원에서 전문의 초빙료 인상 및 의원·병원급 마취 수가 가산을 요청한다. 고난도·고위험 응급수술 등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항목과 야간·휴일 응급수술에도 적정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본 학회는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마취실명제를 통한 불법마취 근절 등으로 환자 안전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전문간호사의 마취행위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이 정해지면서 이들이 마취행위를 수행할 수는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문간호사가 불법마취를 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연 회장은 "수술실 CCTV가 도입된다면 이런 행위가 근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 같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어떤 환자는 마취전문의에게 마취를 받고 어떤 환자는 무면허의료 행위의 피해자가 돼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전문간호사 마취에 관한 사안이 일단락됐으므로 이런 범죄행위에 대한 당국의 엄격한 단속과 강력한 처벌 및 경제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복지부 진료지원인력(PA) 업무범위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에서 처방된 마취제는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선 부분적으로 수긍했다.대부분 마취제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직접 투여하는 것이 옳지만, 전신 마취 유도나 마취 회복 시 불가피하게 구두로 투여 지시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드물더라도 전달 불량으로 약물 투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약물투여 직전 약물 용량 재확인 및 투여 경로 등을 복창하게 하는 등 시스템 관리로 문제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뉴얼 만으로 PA가 단독 투여하는 상황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올해부터 연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중점사업으로 마취통증의학회 학술지 'Korean Journal of Anesthesiology'를 세계 3위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또 ▲정부 필수의료 대책 논의 참여 ▲마취전문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적 대안 제시  ▲외과계열과의 상생 ▲마취 프리랜서 팀 조직화 ▲표준마취안전기준 확립 ▲소아마취 및 진정 안전성 제고 등을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연 회장은 "현재 본 학회에서 추진 중인 통증 분과전문의 제도도 통증 진료와 관련된 타과의 반대로 쉽지는 않겠지만, 소통을 통해 논의를 해보고자 한다"며 "무엇보다 회원들이 학회의 존재를 피부로 느끼고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마취통증의학회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3-01-16 05:30:00병·의원

수술방서 사라지는 마취과 의사들…"마취도 필수의료"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이 마취에서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준 마련과 수술현장 마취 인력 보전을 위한 근무여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지난 12일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대한의사협회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마취로 환자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한 ▲한국표준마취안전기준 제정 ▲마취 영역의 필수의료 지원 대책 포함 ▲장애인 진료를 위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확보를 촉구했다. 이날 행사는 학회가 회장 1인 체제로 전환 이후 첫 공식 간담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12일 통합 제1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마취통증의학회 연준흠 회장.■의료사고율 높은 타 직역 마취…"43%는 예방 가능"마취통증의학회는 마취는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다년간의 임상경험이 필요한 고도의 의료 행위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2018년 부산 대리수술 뇌사 사건 ▲2021년 간호사 대리마취 산모 사망 사건 등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의료인에 의해 행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우려했다.실제 2013년 통계에 의하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아닌 사람에 의해 시행된 연간 마취 건수는 전신마취 3만6008건, 부위마취 14만3134건, 정맥마취 9만3864건에 달했다.또 2009~2018년 마취통증의학회에 의뢰된 마취 관련 의료사고를 분석해 보면 92%의 환자가 사망하거나 영구적 손상을 입었다. 이 중 43%는 표준적인 마취 관리를 했다면 예방이 가능했을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특히 정맥마취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영구장애 후유증이 생긴 의료사고의 경우 비마취통증의학과 의사에 의한 마취 비율이 92.3%에 달했다.마취통증의학회 박상진 홍보이사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비현실적인 수가 체계를 꼽았다. 2016년 발표된 '원가계산시스템 적정성 검토 및 활용도 제고방안 2단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취료의 원가 보전율은 72.7%에 불과하다.특히 집계되지 않은 병원의 인적·물적 투입을 고려한다면 실제 마취 수가는 원가 대비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고용에 의한 의료 행위는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수술 집도의가 마취의를 고용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마취를 시행해도 수가 청구가 가능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더욱이 이는 개별적으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고용해도 차이가 없어 고용 동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다.박 홍보이사는 "물론 우리나라 의료법에서는 의사는 모든 의료행위를 시행할 수 있으며 전문의만 해당과의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법적으로 제한이 없는 상황이라도 타과 전문의가 해당과의 진료행위를 시행할 경우 해당과의 전문의 수준에 맞는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저수가로 마취 기반 부실…"무면허 의료행위 조장"그는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수술을 진행하면서, 실시간으로 환자의 활력징후를 확인해 관리해야 하는 마취를 동시에 시행한다는 것은 환자 안전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하지만 신포괄수가제에 마취료가 별도 산정되지 않아 마취의, 회복실 담당 간호사 등 마취분야 인력 고용 및 시설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간호사에게 마취를 지시하는 등 불법 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대한마취통증의학회 박상진 홍보이사실제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한 2차 마취 적정성 평가 결과 상급종합병원은 97.4점이었던 반면, 종합병원과 전문병원은 각각 88.5점, 73.5점으로 차이가 있었다.특히 회복실 운영 비율은 상급종합병원은 100%인데 비해 종합병원 67.8%, 전문병원 55.4%에 불과했다. 마취관련 약물의 안전 관리 활동 여부 역시 상급종합병원 100%인데 반해 종합병원 65.7%, 전문병원 62.5%로 벌어졌다.박 홍보이사는 "경제적인 이유로 종합병원 이하의 병원에서는 환자가 마취 종료 후 회복실이 없어서 병실로 바로 이동되거나 수술실 간호사가 환자의 마취 회복까지 함께 담당하고 있다"며 "마취약제에 관한 교육이 전무하는 등 마취 환자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양질의 마취관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그 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현수가 제도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고용 및 시설 투자를 보장하지 못해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가 조장되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마취 필수인 중증·응급현장…"필수의료 포함해야"관련 대책으로 보건복지부가 마련 중인 필수의료 대책에 마취 영역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응급 환자가 검사 후 최종 수술까지 진행하려면 마취가 필수라는 이유에서다.특히 분만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존재는 필수불가결의 조건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과도한 당직과 고위험 수술, 소송의 위험 등으로 마취통증의학과 개원이 급증하면서 분만병원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수술에 난항을 겪는 산부인과 병원이 늘어나는 등 분만 인프라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실제 마취통증의학과 개원은 최근 5년간 매년 4~7% 증가하고 있으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73.6% 급증한 상황이다.박 홍보이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수술에 지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이 근무여건이 좋은 병원으로 이직하거나, 통증클리닉을 개원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필수의료 담당 의료기관의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충원 및 근무여건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증·응급 고난도 수술과 소아·분만 분야 마취 수가 정상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취통증의학회는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마취를 시행한 의사의 의사면허번호 기입하는 ‘마취실명제’가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비마취통증의학과 의사의 마취를 아예 금지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설명의무법 차원에서 어떤 의사가 마취를 시행했는지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측면이라고 부연했다.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마취를 전담으로 시행하는 경우 마취 수가에 차등급여를 적용하고, 신포괄수가제가 적용되는 수술에서도 마취료를 별도로 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한마취통증의학회 통합 제1대 기자간담회 현장■안전기준 제정 나서는 학회…"종별 고려할 것"한국표준마취안전기준 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마취 관련 의료사고나 합병증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현재 마취 관련 의료서비스에 관한 적정한 기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이에 마취통증의학회 차원에서 환자안전위원회를 구성해 전신·부위 마취 과정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 갖춰야 할 시설·약제·인력·교육과정 등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는 의료기관의 종별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하며 중소병원·의원급은 별도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하다고 봤다.또 향후 정기적인 인증시스템을 시행해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보다 안전한 마취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박 홍보이사는 "학회에서 관련 기준을 만들어 마취안전병원을 인증하고 의료기관평가처럼 2~3년 주기로 재인증 절차를 시행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국의료기관에서 위원들을 고르게 선임하고 평가 기준에 모든 의료기관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의료기관 규모에 맞는 공간·장비·인력·교육이수 등 세부항목을 정하고 구체적인 맞춤형 환자안전표준마취 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2023-01-13 11:23:18병·의원
인터뷰

"외과 의사 평균 53세…10년 후 수술대란 피할 수 없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병원에 확인해봤더니 성적 1등부터 6등까지 피부과와 재활의학과를 택했다고 하더라. 이게 임상현장의 분위기다." "쌍꺼풀 수술비는 평균 150만원이다. 맹장수술은 포괄수가제이지만 수술비만 29만원이다.""전국의 외과의사 평균 연령이 53세다. 10년 후면 신진의사의 유입이 적어 수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공식 취임 한 후 2024년까지인 임기 동안 필수의료 대책 개선 과정에서의 외과 수가 현실화를 목표로 제시했다.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순천향대 부천병원장)은 최근 만난 자리에서 임상현장에 놓인 외과의 현주소를 이같이 설명했다.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달 필수의료 대책을 발표하며 건강보험 재정을 중증·응급·분만·소아환자 치료에 대거 투입한 바 있다.구체적으로 복지부는 개선대책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40개를 중중응급의료센터 50개 내외로 늘리고 뇌출혈, 중증외상, 심근경색 등 최종 치료를 책임지도록 했다. 분만·소아진료 지원도 대폭 확대했다. 현재 분만병원, 산부인과 다인실 50% 규제를 20%로 완화하고, 51개 의료기관에 분만시설 설치 운영비를 지원했던 것을 54개로 늘리기로 했다.필수의료 대책이라고 하지만 우선순위 상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외과의 경우 필수의료 대책이라고는 하지만 이중에서 후순위로 밀렸다고 볼 수 있다.이를 두고 신응진 이사장은 소청과와 산부인과 상황과 마찬가지로 외과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외과학회 자체적으로는 정책위위원회를 신설해 정부에 정책 개선안을 적극 제안하기로 했다. 담당은 정책이사로 신촌 세브란스병원 이강영 교수(대장항문외과)가 맡기로 했다.특히 신 이사장은 쌍꺼풀 수술과 맹장수술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며 외과계에 놓인 현실을 설명했다. 신 이사장은 "쌍꺼풀 수술은 평균적으로 수술비가 150만원인데 맹장수술은 난이도에 따라 300만원이 넘는다"며 "다만, 맹장수술은 포괄수가제로 3박 4일 입원비와 치료재료비 등이 포함돼 있다. 엄밀히 의사 행위료는 29만원으로 이는 그대로 외과 의사의 봉급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신 이사장은 "맹장 수술비용으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외과 의사의 현실이 설명된다. 특정 진료과를 말할 수 없지만 이들보다 외과 의사가 월급이 절반 수준"이라며 "24시간 늘 대기하는 군인 장병, 소방관처럼 헌신과 희생하는 것이 외과 의사다. 의료계 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느끼더라도 그동안 참아왔지만 이제라도 필수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최근 외과 전공의 충원 관련, 매년 150명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피력했다. 최근 외과 전공의 수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착시현상'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매년 180명의 외과 전공의 수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대로 갔다간 10년 후 수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참고로 외과학회 자체적으로 국내 외과 의사의 평균 연령을 조사한 결과 53세로 나타났다.즉 10년 후 이들이 임상현장에서 은퇴할 경우 중소병원에서 근무할 외과 의사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신 이사장이 근무하는 병원에서도 올해 점수 면에서 1등부터 3등까지가 산하 3개 병원 피부과를, 4등부터 6등까지가 재활의학과를 택할 정도로 젊은 의사들의 진료과목 선호도가 명확하다고.  신 이사장은 "전공의 정원을 줄여 충족률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착시현상이다. 이대로 10년이 지난다면 중소병원 외과 의사를 찾기 힘들 수 있다"며 "이들이 은퇴한다면 수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단적으로 중증 외과수술은 가능하지만 맹장, 복막염, 단순 열상 수술을 하는 병원이 감소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마지막으로 그는 "24시간 당직을 서는 외과의사다. 검사를 중심으로 하는 의사의 월급의 반도 안 되는 페이로 근무 중"이라며 "수가 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진료과목 재원 분배가 아니라 전체적인 재원을 증대해야 필수의료가 살아날 수 있다"고 호소했다.
2023-01-09 05:30:00학술
인터뷰

나홀로 분만닥터 심상덕 원장…"정상적인 진료로 먹고 살아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저출산 기조와 연이은 의료분쟁으로 분만 인프라 붕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분만병원조차 문을 닫는 상황에서 최전선인 일차의료현장에서 분만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은 한 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원내에서 숙식하면서 분만을 이어가는 곳이다. 분만 의료기관은 그 특성상 의사가 1년 365일내내 24시간 상주해야 한다. 이런 곳에 의사가 한명 뿐이라면 휴가는 고사하고 의료기관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거리에조차 나갈 수 없게 된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은 이렇게 20년째 분만 현장을 지키고 있다. 입원실 한편에 숙직실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원 환자가 없을 때에만 틈틈이 본가나 처갓집에 다녀오는 게 다다.심 원장은 "산부인과를 한지 30년이 됐는데 그중 10년은 다른 의사와 동업했으니 20년은 혼자 일한 것 같다"며 "물론 20년을 쭉 혼자 한 것은 아니고 5~6년 전쯤에 여행을 다녀오긴 했다"고 회상했다.이어 "병원에서 멀리 떨어지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고충은 있는데 30분 이상 거리는 가급적 안 가려고 한다"며 "그래도 아예 개인생활이 없는 것은 아니고 근처에 놀러오는 친구와 동기를 만나는 것 정도는 한다"고 말했다.■홀로 현장 지킨 20년…"언제 아플지 몰라 불안해"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하루 이틀 꼴로 한 명의 산모를 받아 분만하는 게 심 원장의 일과다. 다만 진통과정에서 전문의에게 1:1 관리를 받을 수 있으니 이 같은 방식이 산모에게는 장점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산모주치의제도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으론 본인이 언제 아플지 모른다는 점을 꼽았다. 심 원장은 "혼자 진료하다보니 연속성이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혼자하다 보니 고된 것은 사실이다"라며 "특히 걱정스러운 부분은 아프면 어떻게 하냐는 것인데 이럴 때엔 산모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 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라고 말했다.그는 이런 생활을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도 이 같은 삶을 택한 이유에 예상과 다른 답변을 내놨다. 의사로서의 사명감으로 멍에를 진 것이었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그가 내놓은 답변은 '먹고 살려고'였다.더 편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진료가 널렸음에도 굳이 분만을 고집하는 이유와 관련해선 '이게 성격에 맞는다'는 것이 답변이었다.심 원장은 "남자 산부인과 의사가 외래만으로 병원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피부·비만진료를 해본 적이 있기는 한데 성격에 맞지 않아서 그만뒀다"며 "예전엔 3명이 동업을 했는데 여러 명이 나눌 정도로 수입이 생기지는 않아서 혼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돈을 벌기 위해 분만을 선택했다는 답변과 그렇지 않은 현실의 괴리를 지적하자, 그는 분만이야 말로 본인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가장 많은 돈을 벌수 있는 수단이라고 부연했다.그는 "의료는 제로섬이란 시장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아픈 사람을 치료한다고 다른 아픈 사람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 그냥 나으면 좋은 것이다"라며 "의사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으로 열심히 돈을 벌면 된다. 나도 봉사심이나 사명감으로 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이어 "의사가 정상적인 진료로 돈을 잘 벌면 환자에게도 득이 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의사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이라며 "그게 안 되니 비급여진료에 매달리거나 과잉진료의 유혹을 받는 문제가 있다. 요는 정상적인 진료, 분만 만해도 잘 먹고 잘살게끔 돼야 한다는 얘기다"라고 강조했다.■유일하게 제로섬 아닌 의료…"사람 살리는 일로 돈 벌어"산과 지원율이 떨어지는 것 역시 정상적인 진료로 돈을 벌 수 있는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아직까진 40대 의사도 분만 현장에 있어 원정 출산정도로 문제가 그치고 있지만 대책 없이 시간이 지나버리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다.2013년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을 만들고, 이 같은 뜻을 가진 진오비라는 이름으로 의원명을 바꾼 것도 정상적인 진료만으로 돈을 벌자는 취지에서다. 당시 산부인과가 음지에서 낙태수술을 하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했는데 이 같은 문제를 자정하자는 취지였다.심 원장은 "당시 낙태수술이 문제가 되니 현장에 문제가 있어도 산부인과 의사들이 제대로 된 항의를 못했다. 스스로 떳떳하지 않은데 수가가 좀 미진하다고 항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종교적인 이유나 큰 뜻이 있어서 한 것은 아니고 그냥 떳떳하게 일하자는 취지에서 뜻이 맞는 의사들과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지만, 진오비 활동이 낙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지금에 와선 낙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되지 않는 데다가, 낙태를 예방하기 위해 피임을 하자는 진오비 주장 역시 지금에 와선 상식이 됐다.다만 심 원장은 아직까지 경제적인 이유로 낙태를 선택하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진오비 활동을 절반뿐인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하다.심 원장은 "아직도 낙태의 이유 중 90%가 사회적인 인식이나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결혼을 통해서만 아이를 낳아야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미혼모라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아이를 낳는 것에 경제적인 걸림돌이 없어야 한다. 다만 이는 정부만 해야하는 일은 아니고 사회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진오비산부인과의원 심상덕 원장■은행 빚만 8~9억…"의료사고 트라우마로 남아"진오비산부인과의원 상황도 녹록지 않다. 심 원장은 현재 은행에서 진 빚만 8~9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이처럼 빚을 지게 된 이유는 그동안의 의료분쟁 때문이다. 매 의료사고마다 2~4억 원의 배상금을 물어준 탓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설명이다.심 원장의 탓만은 아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생긴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환자가 위험성이 높은 분만방식을 원해 각서를 쓰고 진행했음에도 배상금을 문적도 있다. 일전에 동업하던 의사의 사고로 예기치 않게 배상금을 부담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기억이 남는 사례로는 갑작스럽게 산모의 자궁이 파열돼 인근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한 뒤 수술실 앞에서 10시간 넘게 기다렸던 일을 꼽았다. 앞선 출산으로 자궁벽이 약해진 상황에서 아이를 가져 문제가 생겼다는 설명이다.다행히 발견이 빨라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했고 산모는 무사했고 산모 측도 이런 상황을 이해해준 덕에 상황이 의료분쟁으로 번지지는 않았다.그는 "보호자와 마주보고 있을 용기가 없어서 대기실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밤새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며 "출혈이 멈추지 않는지 10시간동안 계속 혈액백이 들어가는데 그걸 보고 있는 심정이 어땠겠느냐. 내가 왜 의사를 해서 이런 벌을 받고 있나 싶었다"고 회상했다.그는 순산을 한 경험이 훨씬 많고 이런 산모들에게 100일 떡이나 손 편지를 받은 경험이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이런 의료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더 강렬하다고 전했다. 또 본인이 분만실에 들어가는 순간을 참사 피해자가 사고 장소를 방문하는 일에 비유했다.■"출산 자체는 기쁘고 좋은 일"…유튜브가 버팀목 돼이 같은 상황에 그나마 버팀목이 되는 것은 유튜브다. 홍보 목적으로 가볍게 시작했지만 본인의 상황이 딱했는지 구독자가 늘어나 12만 유튜버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유튜브를 통한 수익도 꽤 돼 부족한 병원 적자를 메꿀 수 있게 됐다.진오비산부인과 유튜브 캡쳐심 원장은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거다. 이런 저런 일이 있다 보니 진료할 때 무뚝뚝한데 다른 면에선 인간적인 부분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이러니 저러니 해도 홍보 목적이 가장 컸는데 유튜브를 보고 왔다는 산모들이 꽤 있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 수입은 줄어들고 있는데 유튜브 수익 덕분에 현상유지는 하고 있다. 세무사가 요즘 다 매출이 줄어드는데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그는 본인 상황을 외줄타기에 비유하면서도 출산 자체는 기쁘고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심 원장은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 분들은 웃으면서 음식을 내주고 손님 웃으면서 먹는다"라며 "의사에게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삐끗하면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외줄 타기다"라고 말했다.이어 "그럴 확률을 줄이기 위해 경험을 늘리고 실력을 쌓고 책도 많이 보고 있는데 결국 복불복이다"라며 "그래도 출산 자체는 즐겁고 기쁜 일이다. 아이가 건강하게 나와 기뻐하는 모습은 상당히 좋다. 그리고 산모에게 그런 기억만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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