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망막 사진 하나만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것은 물론 향후 발생 위험까지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와 주목된다.
국내 의료진과 기업간 산학 협력을 통해 개발된 제품으로 정확도가 75%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치매 선별 검사 및 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자이메드 장주영 박사, 서울의대 의료빅데이터연구센터 한창호 연구조교수·의과학과 김재원 박사 공동 연구팀은 치매 선별 및 예측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치매는 단일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워 임상 평가와 인지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그러나 비용과 접근성으로 인해 대중적인 선별검사로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반면 망막은 중추신경계의 연장선으로 뇌의 혈관 및 신경 변화를 반영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으며 안저 사진은 치매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안저 촬영 전후 2년 이내 치매 진단을 받은 1001명(2868장)을 치매군으로 정의하고 치매가 없는 대조군과 1:4로 매칭해 개발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5종의 파운데이션 모델과 3가지 미세조정(fine-tuning) 전략을 조합한 총 15가지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어 연구팀은 각 모델의 예측 성능을 비교해 최적 모델을 선정한 뒤 해당 모델의 임상적 유용성과 설명 가능성을 평가했다.
설명 가능성은 AI가 안저 사진의 어느 부위를 근거로 판단했는지를 히트맵으로 시각화한 뒤 이를 시신경유두와 혈관 등 망막의 해부학적 구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수백만 장의 안저 사진으로 사전 학습된 파운데이션 모델 'RETFound-MAE'에 부분 미세조정 전략을 적용한 AI가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 AI의 현재 치매 선별 성능은 AUROC 0.750, 향후 치매 발생 예측 성능은 C-index 0.812로 기존의 임상 치매 위험 평가 도구인 CAIDE(AUROC 0.624, C-index 0.689)보다 우수했다.
나이, 성별 등 기존 치매 위험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AI 점수가 높을수록 현재 및 향후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는 안저 사진이 기존 위험인자 외에도 치매 위험을 반영하는 추가적인 정보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측 모델의 유용성을 평가하는 의사결정곡선분석에서도 해당 AI는 CAIDE 점수 및 전수검진·미검진 전략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다.
또한 CAIDE 방식과 AI를 함께 활용했을 때 예측 성능(AUROC)이 0.749에서 0.774로 향상돼, AI 모델이 기존 치매 위험평가 체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AI의 판단 근거를 분석한 결과 모델은 시신경유두와 시신경유두 주변 영역에 높은 주목도를 보였다.
시신경유두 전체의 주목도는 일반 주변 영역보다 5.72배 높았으며 특히 시신경유두의 귀쪽 영역에서 가장 높은 주목도가 나타났다.
또한 시신경유두와 황반을 연결하는 유두황반다발과 시신경유두 주변부에서도 높은 주목도가 확인됐다. 이는 기존 의학계에서 보고된 치매 관련 망막 부위와 일치하는 결과로 AI가 생물학적으로 타당한 망막 신호를 활용해 판단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추가적인 고비용 검사 없이 일상 검진 데이터를 활용하는 이번 AI 기술이 치매 예방과 조기 개입 전략에서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이메드 장주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AI의 예측 성능뿐 아니라 설명가능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함께 평가했다는 점에서 안저 영상 기반 AI 생체표지자 개발의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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