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정부가 자기공명영상(MRI)에 대한 중복 촬영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 방안을 준비하자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무분별한 중복 검사를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MRI 검사의 특성상 불가피한 재촬영이 많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는 27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MRI 재촬영 규제 방안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했다.
자기공명의과학회 이활 총무이사(서울의대)는 "결국 정부의 방침은 CT와 MRI에 대한 횟수 제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불필요한 중복 검사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획일적 규제는 부작용을 동반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는 중복 검사라도 부위와 목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라며 "특히 중환자의 경우 추이를 보기 위해 3일 간격으로 촬영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정부 입장에서 보면 이는 중복 촬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은 '고가 의료장비 재촬영 현황'이라는 자료를 통해 동일 상병으로 30일 이내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CT나 MRI를 다시 촬영한 비율이 26.8%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지적에 공감하며 CT와 MRI 중복 검사를 줄여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막으라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가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중복 촬영을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자칫 진단과 치료에 꼭 필요한 검사가 제한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영상의학회도 성명서를 통해 "재촬영은 목적에 따라 무관 검사와 추적 검사, 중복 검사, 추가 검사로 구분된다"며 "환자의 상태 변화나 치료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추적 검사와 검사 범위를 조정하기 위한 추가 검사 등은 꼭 필요한 검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재검사 횟수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보다는 당위성이 없는 불필요한 재검사를 정확히 선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RI 전문가들인 자기공명의과학회 임원들도 마찬가지 의견이다. 중복 검사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추가 검사, 추적 검사, 불필요한 중복 검사를 명확히 나눌 수 있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기공명의과학회 이상훈 회장(울산의대)은 "일단 MRI는 그 특성상 CT와도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갖는다"며 "CT는 매우 정형화된 검사로 검사 기관과 촬영자에 따라 퀄리티가 변화하지 않지만 MRI는 그 품질이 천차만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결국 CT는 다른 의료기관, 다른 의사가 확인하더라도 동일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MRI는 그 자체가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의미"라며 "학회 차원에서 표준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있지만 질병의 진행 정도 등에 따라 재촬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자기공명의과학회는 MRI에 대한 표준 프로토콜을 확립하는 한편, 품질관리와 안전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다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자기공명의과학회 박희진 기획이사(성균관의대)는 "현재 MRI는 특수 의료 장비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관리되고 있지만 품질관리 규정만 있고 안전 규정은 전무한 상태"라며 "하지만 매우 안전한 장비라는 점을 감안해도 MRI의 운영에 대한 안전 문제는 늘 도사리고 있는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한영상의학회와 함께 공동 기구를 만들어 품질 관리와 안전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구체적 프로토콜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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