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임상 현장에서 감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일체형키트(RTU) 주사제 등 특수 제형으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 등에 특수 제형 주사제까지 휘말리면서 오히려 약가 인하 위협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 해외 선진국에서 독립 코드 신설 등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있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관련 의료기기 업체들은 일체형키트 주사제가 현행 약가 제도상 제형의 특수성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업들이 말하는 제품은 약제가 든 작은 병을 생리식염수 등에 체결하는 방식으로, 직접 주사할 필요가 없어 공기 노출 없이 무균 조제가 가능하다.

일반 주사제와 차이가 있는 특수 제형이지만, 같은 분류 코드로 묶이면서 함께 약가 인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업계 우려가 나온다. 높은 제조 원가와 임상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일반 제형과 동일한 단가 산정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
현재 정부는 기등재 의약품 약가 재평가로 제네릭 주사제 상한금액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관련 주사제 상한금액이 기존 53.55%에서 단계적으로 45%까지 인하될 전망이다.
아직 관련 고시나 공고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반 제형과 명확한 차이가 있는 일체형키트 주사제가 동일 분류로 엮여 덩달아 약가 인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인 것. 현행 제형 분류 코드는 일체형키트를 기존 병·바이알·앰플 제형과 동일한 주사제(IJ)로 묶어 두고 있다.
일체형키트 주사제가 우대 정책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도 이중고다. 정부는 필수 의약품 안정적 공급을 위해, 3개사 이하가 공급하는 제품을 국내에서 전 공정 직접 제조할 경우 약가를 가산해 주는 우대 제도를 마련했다.
일체형키트 주사제 역시 항생제 등 필수 의약품을 결합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반제품을 공급받아 조립·완성하는 방식 때문에 전 공정 자체 제조로 인정받지 못해 우대 대상에서 제외될 소지가 있다.
반면 해외에선 일체형키트 주사제에 대해 여러 가산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제형이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사침 찔림 사고 및 2차 감염 및 투약 오류 등을 방지하는 장점을 인정한 것.
구체적으로 유럽 주요국과 일본 등 제약 선진국은 보건의료기술평가(HTA)와 예외 보상제도를 통해 일체형키트의 특수성을 제도에 반영하고 있다.
일례로 유럽 국가들은 포괄지불체계(DRG)를 운영하면서도, 경제성 분석 및 병원 조달 평가 시 투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치료비용과 운영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병원 조달 단계에서 최고가치낙찰제(MEAT)를 통해 단가 외에도 무균 조제 단순화, 의료진 안전성, 운영 효율성 등을 종합 평가해 구매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식이다.
일본은 명시적인 제형 가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약가산정기준 보정가산을 통해 주사제 중 키트 제품에 대한 원재료비 기본 특례를 적용하는 식이다. 나아가 환자 감염 위험 경감, 조제 과오 방지 등 유용성이 인정되면 5%의 시장성 가산을 추가로 부여한다.
이에 국내에서도 특수 제형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가 보전이 어려운 약가 구조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 관련 제품이 생산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다.
이는 관련 기업의 신제품조차 출시를 포기하게 만들어, 결국 제약산업 파이프라인 확장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이를 막기 위해 일체형키트 주사제에 독립적인 제형 분류 코드를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특수 제형의 원가와 부가가치를 고려하는 약가 산정 특례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 의료기관 감염 관리 평가 시 키트 주사제 도입 병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간접적인 방안도 제시된다.
이와 관련 제약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체형키트는 임상 현장의 감염 관리를 돕고 간호사 등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안전한 제형"이라며 "하지만 획일화된 현행 약가 제도에선 원가조차 보전하기 어려워 기존 제품의 생산 유지나 추가 파이프라인 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본이나 유럽처럼 특수 제형이 가져오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인정하는 합리적인 보상 체계가 시급하다"며 "단순 약가 산정을 넘어 환자와 의료진에게 안전 인프라로서 가치를 평가받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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