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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맞는 의과대학…정원 불확정·신뢰 회복 과제

발행날짜: 2025-10-27 05:30:00

수업 재개 두 달…시뮬레이션·AI 기반 수업 확산
2027년 이후 의대 정원 미확정에 현장 혼란 지속

의정갈등으로 중단됐던 의대 수업이 재개된 지 두 달,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수업의 정상화 뒤에는 압축된 일정, 바뀐 교육방식, 그리고 정원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의과대학들은 학사 회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진정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방학도 주말도 반납한 의대생…'정상화' 속도 높이는 의과대학

의정갈등 이후 의과대학 교육 현장은 복귀와 재편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의정갈등이 끝나며 수업은 재개됐지만, 교육 현장은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방학 반납과 계절학기 운영을 통해 밀린 수업 만회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동아의대는 지난 9월 개강 이후 향후 1년 반 동안 방학 없이 교과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며, 의예과는 계절학기를 통해 부족한 수업시간을 채운다. 전남의대, 강원의대 등 또한 방학 기간을 통해 1학기 수업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한 국립의대는 개강 후 집중강의를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 주 6~7일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의 경우 지난 5월 학생들이 일찍 복귀한 만큼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편이다.

서울의대 교수는 "초반에는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기 벅차해 온라인 강의 중심으로 진행했다"며 "1달 정도만 적응기가 있었고 이후로는 빠른 속도로 안정화 돼 현재는 예년과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임상실습 축소와 학습 과부하 등은 해결이 필요한 새로운 과제로 남아있다.

이미 일부 대학은 기존 8주 과정의 임상실습을 7주로 축소했고, 실습 참여 인원도 한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의과대학 관계자는 "아무리 집중해도 1년 8개월이라는 공백이 있었던 만큼, 예년과 같은 수준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금도 학생들이 수업 진도를 따라오기 벅찬 상황이라 무작정 시간만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압축수업 및 임상실습 기간 단축은 불가피하다"며 "결국 올해 안에 학사 일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의정갈등 이후 1년 8개월만에 의대생들이 복귀해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 '뉴노멀' 맞는 의대 교육 패러다임…AI·시뮬레이션 강화

이러한 일정 조정 속에서도 의과대학들은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PBL(문제중심학습)과 TBL(팀기반학습)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기보다 실제 환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다.

교수진은 강의자가 아닌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맡아 학생들의 사고 과정과 판단력을 관찰하고, 토론 과정에서의 논리 전개와 팀워크를 함께 평가한다.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올해부터 PBL 세션 수를 기존 대비 1.5~2배 늘렸으며, 일부 대학은 임상실습과 연계된 PBL 통합 세션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러한 수업 방식은 실제 병동에서 경험하는 사례를 그대로 토론 과제로 옮겨와, 학생이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단순한 암기식 수업보다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줄어든 임상실습 기간은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으로 보완하고 있다.

대학들은 VR 시뮬레이터, 표준화환자(SP: Standardized Patient) 프로그램, 고성능 술기 트레이너를 도입해 실제 진료에 가까운 환경을 구축 중이다. 일부 대학은 야간·주말 실습을 병행하고, 1인 1기구 원칙을 적용해 실습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의과대학협의회에 따르면 2025년부터 모든 의대에 시뮬레이션센터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대체 교육이 아니라, 향후 의학교육의 표준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대학은 이와 함께 디지털 학습 플랫폼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학생 개인별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고, 교수-학생 간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운영 중인 학교도 늘고 있다.

의대 교수진 사이에서도 이번 계기를 통해 오히려 교육방식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 A씨는 "의정갈등 이후 의과대학 교육방식 전반이 재검토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밀린 수업을 메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의학교육의 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수도권과 지방 의과대학 간 교육환경 격차가 이미 큰 상황에서, AI 기반 학습시스템이나 시뮬레이션 인프라 도입은 그 차이를 더 벌릴 우려가 크다"며 "지방의대는 인력과 예산이 모두 빠듯해 자체적으로 이런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워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과대학은 임상실습 기간을 줄이고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 등으로 보완하고 있다.

■ 2027년 의대 정원 아직 '안갯속'…의대생 불안 여전

교수와 학생간 신뢰 회복 역시 해결돼야 할 문제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난 의정갈등 과정에서 생긴 감정의 골은 메워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의대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수업이 정상화됐지만, 교수와 학생 모두 아직 서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며 "갈등의 여파로 생긴 거리감이 여전히 남아 있고, 서로를 다시 믿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세에 따라 복귀했지만 여전히 휴학을 이어가야 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당장 내후년부터 의대정원이 어떻게 결정될지 알 수 없어 불안감 때문에 완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 여건의 불안정성도 여전하다. 당장 내년 이후 명확한 의대정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각 대학은 향후 교육 인프라와 실습 병상 확보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정원이 늘어날지, 그대로일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사일정을 계획하는 게 쉽지 않다"며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내후년까지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교육 운영 전반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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