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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전공의들의 결정을 존명하자"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
발행날짜: 2024-02-12 10:12:30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회장(미래의료포럼 대회협력위원장)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다. 정부가 지난 6일, 의대 정원을 현재보다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탓이다.

출발은 지난 1일이었다. 이날 정부는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어 4일에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유사한 내용으로 방송 브리핑을 했다. 그리고 6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온 의료계를 뒤흔드는 발표를 한다. 25년도부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 이를 한 번에 65.4% 증원하겠다는 것. 의료계는 심각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정권에서 지역 의대를 통해 400여 명을 증원하겠다고 했을 때도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나서서 파업을 결의했다.

한데, 무려 5배를 한꺼번에 증원하겠다는 것이다. 관련된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대의원 임시총회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 의료계와 지난 1년여 동안 스물여덟 차례 논의했고, 또 대한의사협회에 지난 1월 17일 공문을 보내 의대 정원 증원을 한다면 몇 명으로 할 것인지 공식 질의도 했다고 누차 밝혔다.

형식적인 절차였다.

이번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에는 임상 수련제, 면허 관리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위주의 정책, 지역필수의사제, 의료분쟁 책임보험 강제가입, 혼합진료 금지 같은 내용이 있다. 대부분 공청회조차 없이 발표된 내용이다. 한마디로, 일방적이며 관료주의적 정책들이다.

먼저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을 다시 밝힌다. 외과(계) 의사들은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선조건으로 삼는다.

이게 해결된다면, 연간 300-500명의 증원에 대해 의사들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이런 사태가 일어날 때까지 필수의료로 대표되는 외과(계)의사들은 건강보험 급여 규정에 의해 수십 년 간 심각한 고통을 받아 왔다. 여기에 최근 들어 늘어나는 민사와 형사소송으로 인해 젊은 의사들이 외과(계)와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악화된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외과(계)에 대한 재정 지원과 법률 대책으로 요약된다.

현재 모든 외과(계)의료기관은 비급여 없이는 의료기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것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의사 업무량 정상화, 재정 지원과 법률적 보호 장치를 확립하는 정책을 수립해달라고 숱하게 요청했고 해결책도 제시했지만 정부는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때까지 외면해 왔다. 심지어 지난 정부에서는 문케어라는 선심성 정책에 과도한 재원을 들이다가 건강보험 재정이 힘들어지자 급여 기준을 강화했다.

의사들은 문케어에 빗대어 ‘윤케어’라는 이름으로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평가한다. 무엇보다 윤케어는 의사 직역 말살 정책이다. 정부가 지속한 건강보험 정책에 의해 현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절반 이상 장롱면허 상태다. 이 정책이 지속되면 의사면허증도 장롱면허로 둔갑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의대 정원 2000명을 급격하게 증원하면 의대생 교육 문제도 발생하고 전공의 수련과정의 문제도 발생한다. 여기에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의사들이 소득이 높고 워라밸 좋은 미용·성형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게 우리 필수의료의 문제”라며 경쟁을 통해 기대소득을 낮추면 의사들의 미용 시장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이번 정책에 심각하게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의사들이 정부 정책을 믿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00년 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의약분업 재평가를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고 있다. 둘째 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의사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일당처방료를 신설했으나 재정악화를 이유로 1년 만에 전면 폐기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문재인케어를 시행하면서 건강보험재정에 문제가 없다고 했으나, 의료계의 우려대로 재정이 악화되자 급여기준을 강화했다. 표변도 이런 표변이 없다. 당시 의사들은 문재인케어보다 외과(계)에 대한 수가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이번 필수의료정책패키지도 정부가 의사들의 뒤통수를 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행위별 수가제를 유지하면서 의사 숫자가 늘어나면 의료비가 즉각 증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이유로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를 총액계약제로 변경하는 것을 이번처럼 강행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 의사들이 일부를 양보한다고 해도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왜곡된 통계로 국민에게 오해를 일으키는 정책이다. 특히나 의료이용문화나 의료제도가 서로 다른 상태에서 정책 설득에 유리한 OECD 통계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국내 의사의 숫자는 적고 의사의 소득은 높다는 것만 부각하고 의료비 증가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전세계 최고의 입원일수와 외래이용 횟수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은 없다. 물론 의사들에게 제대로 된 설득도 하지 않았다. 정책을 강행하기 위한 기만이라는 판단이다.

그에 해당하는 예가 영국의 무상의료제도다. 모든 의료비가 무료이다. 영국 의사와 의료진들은 파업도 한국보다 훨씬 많이 하고 심지어 의사숫자를 늘리는 것을 원한다. 영국의 의사들은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의 환자들은 진료를 위해 오래 기다리고 수술을 위해서는 더 오래 기다린다. 영국인들은 국가가 제공하는 무상의료에 만족하지 못하여 약 14%의 국민이 우리의 실손보험과 유사한 개인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90% 이상의 의사가 공무원이 아니며, 의료기관도 민간의료기관이다. 그럼에도 이런 무리한 정책을 제안하고 강제로 추진한다.

이번 정책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의사들의 반발을 미리 알고 많은 준비를 하였다. 정책 발표 당일날 전국에 있는 시도의사회장들과 의사단체의 대표들에게 단체행동 금지를 요구하는 문서를 등기로 보냈다.

민간의료기관을 마치 공공기관 다루듯 행정명령을 내리고 전공의들의 전화번호를 사전에 수집하였으며 사직서 수리 금지를 수련병원에 요구하는 등 독재정권 시대에나 있을 각종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이유를 국민의 한사람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연설 때마다 자유를 수십 차례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이 의료정책에서만 이런 방식으로 적용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이 알고 있듯 대부분의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만으로 의사직역을 죽이기 위한 필수의료정책패키지에 동의할 의사들은 없다. 특히 의대생들과 젊은 의사들의 반발은 기성세대 의사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정부는 의료법상의 행정명령 규정과 의사면허취소법을 들먹이면서 사전 준비는 물론 연일 의사들 특히 전공의들을 겁박하고 있다. 지난 6일 의대정원 증원 발표이후 지금 이 순간도 비상회의를 연일 지속하여 의사들의 합리적인 의견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한다. 의사들의 반발을 충분히 예측했고 이에 따라 법률 검토를 치밀하게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의사들도 치밀한 계산을 한 뒤 합법적으로 움직여야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2000년 의약분업 때 보다 더 큰 사건이다. 특히나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의 미래가 걸렸기에 의사들 역시 우리나라 의료제도와 입시 제도를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할 때다.

이 문제의 대응과 해결방법은 기성의사들이 나서서 결정하기보다 젊은 의사들에게 최소한의 조언만을 하고 최대한의 조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젊은 의사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들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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