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학교 경영난이 본격화됨에 따라 고신의대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고신대는 올해 신입생 868명 모집에 721명이 등록(83%)하는데 그치는 등 경영난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왔다.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5월, 고신대학교 본부에서 의과대학에 학사 운영비를 미지급하면서부터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상황이 2학기까지 장기화될 경우 의대생의 학습권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고신의대 학생들은 학사 운영비를 지급하고 의과대학으로 들어와야 할 자금 출처를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2학기 등록금 납부 거부 운동도 고려 중이다.
14일 고신의대 학생회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것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5월 15일, 고신대는 의과대학 학사 운영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한달 전인 4월에는 학사 운영비를 삭감조치한 바 있다.
의과대학 특성상 학사 운영비로 외래강사 초청부터 모의환자 실습 등 학사 운영비가 끊기면 당장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는 만큼 이는 중요한 부분.
고신의대 학생들은 지난 7월 성명문을 통해 의과대학 학사운영비 미지급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신의대 학생회 측은 "의과대학은 전액 학생 등록금으로 학사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대학 본부 측에선 재정악화를 이유로 지난 5월 학사 운영비 지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청소 용역업체도 끊기면서 의과대학 강의동 내 쓰레기는 쌓이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급기야 학사 중단 위협을 받지 않도록 단체행동까지 검토 중이다.
■ 의대교수들 "학생 학습권 침해 받을라 우려"
고신대복음병원은 1951년 장기려 박사가 부산 영동구 남항동에 복음진료소를 개설한 것을 시초로 1981년,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고신의대가 문을 열었다.
신학대학 주축의 고신대학교는 올해 1학기 교직원 급여를 제때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 여파로 의과대학에도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학사 운영비조차 제때 지급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의과대학 교수들도 지난 6월 급여지급일 하루 전 일방적인 통보를 받자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함으로써 교직원의 임금 체불문제를 해결한 상태다. 하지만 언제라도 임금체불이 발생할 수 있는 불안불안한 상황이다.
의대교수들은 '고신의대 교수 154인 일동'의 결의문을 통해 2학기부터 의과대학 등록금 회계를 대학본부로부터 분리 독립해 운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학기와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반기 의사국가고시 수기평가와 의과대학 인증평가, 6년 통합 학제개편을 앞두고 학사운영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의대교수들이 문제 삼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고신의대 학생들은 지난 7월 24일자로 TF를 꾸려 학사 운영비 미지급 사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학 본부 측에 재발방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고신의대 학생 TF팀 임정훈 팀장(본과 2년)은 "학사 중단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타협해보고자 시도를 했지만 본교 측의 일관된 무시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신찬수 이사장은 "최근 고신의대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의과대학생들의 수업권과 실습권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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