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복지부, 협의체 대면회의 "신경학적 검사 이상소견 전제" 고령층 검사 남발, 재정소요 감안…9월 회의에서 급여수가 구체화
올해 말 시행 예정인 척추 질환 MRI 급여 대상에서 퇴행성 질환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의료계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척추 MRI 급여화 협의체 대면회의를 열고 급여 대상 세부 질환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앞서 심사평가원은 지난해 2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척추 MRI 급여대상을 ▲추간판 탈출증, 척추협착증 등 퇴행성 질환 ▲척추염 등 감염성 질환 ▲골절, 출혈 등 외상성 질환 ▲신경근염 등 염증성 질환 ▲척추종양 등 종양성 질환 ▲혈관질환 ▲척수질환 ▲척추변형 ▲선천성 질환 ▲아밀로이드병증 희귀질환 등으로 제시했다.
또한 급여기준 관련 진단 시(diagnosis), 치료 후(postoperative), 증상 시(event) 등 모든 질환을 대상으로 1년에 3회 제한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협의체 논의 쟁점은 척추 관련 퇴행성 질환의 급여 인정 범위.
고령화로 인해 척추 관련 퇴행성 질환 환자 수는 전체 척추 질환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척추 관련 퇴행성 질환의 MRI 검사를 모두 급여대상에 포함할 경우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고령 환자들의 영상검사가 빈번해져 조 단위의 건강보험 재정 소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연간 1~2회에 불과한 뇌질환 MRI와 달리 척추 MRI는 환자들이 수시로 통증을 느껴 매달 검사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퇴행성 질환을 모두 급여화 할 경우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환자들의 검사가 급증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수 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퇴행성 질환 중 척추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급여 대상을 제한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체적으로 퇴행성 질환 환자 중 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소견을 확인되어 의사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의미이다.
이상소견이 없는 일반적인 퇴행성 질환의 척추 MRI 검사는 선별급여 또는 비급여 가능성이 농후하다.
협의체는 퇴행성 질환 급여 범위를 축소해 시행한 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척추 MRI 급여 수가의 관건인 관행수가 규모 적정성 판단은 통계학회에 의뢰했다.
의사협회는 의원급과 병원급 230여곳 설문조사를 토대로 척추 MRI 관행수가 규모를 약 1조 3747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와 달리 건강보험공단은 일부 의원급과 상급종합병원 건강보험 진료비 신태조사와 영수증 등 비급여 내역을 기반으로 약 4340억원으로 내다봤다.
협의체는 통계학회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9월 회의에서 척추 MRI 급여수가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척추 관련 학회 임원은 "척추 MRI 급여화에 수 천 억원을 투입하기보다 소아와 외상 등 필수의료에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면서 "보장성 강화를 명분으로 정작 필요한 필수의료는 소외되고 정해진 타임스케줄에 의해 뻔한 결론을 위한 논의에 매몰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복지부는 오는 12월 척추 MRI 급여화 시행을 목표로 9~10월 협의체 논의를 마무리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 의결 후 관련 고시 개정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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