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원내대표까지 팔걷고 나서면서 드라이브를 걸었던 '수술실 CCTV설치법'이 국민의힘 위원들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멈췄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3일 오전 9시부터 제1법안소위를 열고 해당 법안을 심의한 결과 계속심사키로 했다. 여당 측의 입김에 질주하던 CCTV설치법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이날 법안소위에선 예상대로 여야간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끝내 합의를 이끌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다만, 여당 측의 의지가 워낙 강한 터라 이후라도 재상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복지부는 대안으로 설치 의무화와 더불어 환자 동의시 촬영을 의무화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의료인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열람조건으로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및 법원의 요청이나 의사-환자간 합의시로 열람조건을 제시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기존 유보적 입장에서 수술실 내부 설치 의무화를 전제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여-야간, 의료계-시민단체간 시각차 첨예
해당 법률안은 의료계는 물론 정치권의 관심이 한곳에 쏠리면서 여야간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것은 크게 2가지. 수술장에서 의료행위에 대한 위축과 함께 외과 등 수술 관련 전문과목 전공의 지원율까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거듭 지적해왔다. 이와 더불어 해킹에 따른 2차 피해 우려도 또 다른 문제라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특히 세계의사회에서도 공식서한을 통해 수술실 내 CCTV설치 의무화에 반대입장을 전달하면서 의료계 입장을 지지했다.
세계의사회 데이비드 바브 회장은 공식 서한을 통해 "수술실 내 강제적인 CCTV 감시는 끊임없는 상호 불신을 일으킬 뿐 아니라 수술실에서의 의료행위와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그 어떠한 치료과정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반면, 환자단체는 법안소위 당일 성명서를 통해 "수술실 내부에 설치해야하며 의료인의 동의가 없어도 환자의 요구가 있으면 촬영을 해야한다"면서 국회를 압박했다.
여당 측 복지위 관계자는 "수술실 CCTV설치는 대리수술, 성범죄 등을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라며 "의료계의 주장은 논리가 약하다. 이미 설문을 통해 국민의 80%이상이 원하는 법안"이라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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