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이 취임 당시 품었던 '4차병원'의 꿈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서울대병원은 지난 16일 의료발전위원회 2기를 출범하고 중증환자 진료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하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가에 대한 미션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 전경
새롭게 출범한 2기 위원장은 과거 서울대병원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한 권준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가 맡고, 부위원장 1명, 내부위원 9명, 외부위원 11명 등 총 22명으로 운영한다.
앞서 의료발전위원회 1기 과정을 통해 입원진료 질 향상을 위한 입원의학센터 설치와 입원의학전담교수 정원 확보 등을 현실화 했다면 2기에서는 중증환자 진료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1기에서는 중증희귀난치질환 중심 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복합질환 분류체계 정립 사업을 추진했지만 2기에서는 이부분을 보다 집중해서 준비할 계획이다.
실제로 첫번째 열린 회의에서 김민선 교수는 중증환자 진료체계를 확립하려면 간호인력 배치와 더불어 근무환경 개선이 우선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즉, 중증환자를 돌볼 간호인력이 근무환경부터 챙겨야 환자의 사망률, 감염발생률도 낮출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적정한 간호인력을 배치하는 것 이외에도 2교대 근무제, 간호사 직무순환, 야간근무 연령제한 변경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김동기 진료운영실장은 중증환자 검사와 시술을 적절한 시점에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진료과나 센터별 개별지표 대신 통합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정된 의료자원으로 검사와 시술을 제때 결정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소통, 이를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의약정보파트 김아정 파트장은 중증환자에게 적정한 약제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과 관련해 치료이행기 약물관리서비스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치료이행기 약물관리서비스란, 입·퇴원시 혹은 외래에서 환자가 복용하는 약의 목록을 확인하고 조정하는 것. 김 파트장은 이를 통해 환자의 다제약물 복용이나 약물 이상반응 등 부작용 위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의료발전위원회 2기는 환자진료 이외에도 병원 내 직원들의 조직문화 개선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이 역할을 맡은 이한별 교수는 병원 내 공간 혁신을 통해 직원경험, 조직문화를 개선한 사례를 제시하며 적정 휴게공간과 소통 공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연수 병원장은 취임 이후 외래중심에서 병동중심으로 병원 운영 시스템을 전환하는 등 '4차병원'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대거 채용에 나서는 등 병동환자 케어에 인력을 대거 보강함과 동시에 경증환자 축소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의료발전위원회는 이 같은 방향성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한 조직. 실제로 앞서 1기에서도 이를 구심점으로 입원전담전문의 대거 확대 등을 추진한 바 있다.
권준수 위원장은 "앞으로 6개월 짧은 기간일 수 있지만 각 미션에 따른 방향성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까지가 미션"이라며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연수 병원장이 선언했던 4차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될 것이라는 게 권 위원장의 전망이다.
그는 "2기에서는 서울대병원이 중증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증환자 진료시스템부터 그에 필요한 근무환경 개선 등도 함께 해법을 제시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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